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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활한 토끼의 장 제1막

기사의 이름


기사의 훈장
페보니우스 대성당 앞 광장, 기사들이 다가오는 훈장 수여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몬드성으로 가기
페이몬:
어? 요즘은 딱히 축제도 없는데 왜 이렇게 시끌벅적한 거지?
케이아:
…깃발을 좀 더 준비해 둬. 축하용 술과 음료는? 음… 내가 직접 확인해 보지
케이아:
원정군이 돌아온 후 처음으로 열리는 훈장 수여식이니, 성대할수록 좋아!
레이몬드:
맡겨주십쇼! 케이아 대장님!
여행자:
훈장 수여식이요?
케이아:
오? 명예 기사와 페이몬이잖아? 하하, 따로 사람을 보내 초대할 필요가 없겠어
케이아:
이렇게 귀한 손님이 와 줬으니, 원정군 동료들도 분명 기뻐할 거야
페이몬:
기사? 훈장?
케이아:
봐, 기사단에는 자기만의 「칭호」를 가진 기사가 많잖아?
케이아:
대단장님의 「북풍」이나 유라 대장의 「파도」 같은 거. 이어져 내려온 것도 있고,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도 있지…
케이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기사의 품행과 공적을 치하하기 위해 붙여져
여행자:
제 「명예」처럼요?
케이아:
음… 그렇다고 할 수 있지! 그때는 드발린의 침식 문제를 해결하느라 바빠서, 따로 수여식을 못 열어줬네…. 이번에 겸사겸사 같이 해줄까?
여행자:
아뇨, 이미 한참 지난 일이잖아요
페이몬:
게다가 이번 훈장 수여식은 원정을 마치고 돌아온 기사들을 위한 거잖아? 우리가 스포트라이트를 빼앗으면 안 되지!
페이몬:
그리고 훈장을 받는 것보단… 초청받은 귀빈으로 앉아 있는 게 더 있어 보여! 고참 선배님처럼 말이야!
여행자:
그것도 그렇네…
케이아:
오? 그럼 수여식에서 보여줄 선배님의 멋진 모습을 기대하고 있을게
페이몬:
그건 그렇고, 이번엔 어떤 기사들이 「칭호」를 받게 돼?
케이아:
이번 「칭호」는 원정에서 뛰어난 공을 세운 기사들에게 주어질 거야. 빈프리트, 레이프헬름…
케이아:
그리고 5소대의 부대장, 로엔
페이몬:
로엔? 걔는 칭호가 없었어?
케이아:
음… 능력으로만 따지면, 원정 전에 이미 칭호 하나쯤은 받았어야 했지
케이아:
하지만 기사단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기도 했고, 개인적인 이유도 있어서 지금까지 미뤄진 거야
케이아:
들리는 말로는 이번 수여식에서 칭호도 받고, 5소대의 대장직도 정식으로 물려받게 될 거라던데…
케이아:
후후, 어쩌면 누군가의 기록을 깨버릴지도 모르겠어
케이아:
「페보니우스 기사단 최연소 대장」——이전 기록 보유자는 전 기병대장, 다이루크였지
케이아:
훗… 「전임 대장」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는걸
여행자:
무표정이지 않을까요?
케이아:
글쎄? 적어도 이 기록을 처음 세웠을 땐, 꽤나 환하게 웃었거든…
페이몬:
환하게 웃는 정의의 사도라니… 상상이 안 가…
케이아:
자, 이 얘긴 여기까지 하고——로엔 부대장이 이번에 어떤 「칭호」를 받게 될지 한번 맞혀 볼래?
페이몬:
헤헤! 나한테 맡겨! 로엔… 로엔이라면… 「비수 기사」? 「썩소 기사」? 으음… 「맷집 기사」!
여행자:
감 떨어졌네…. 페이몬
페이몬:
아니거든! 그 녀석은 한마디로 요약하기가 너무 어렵단 말이야…. 그래서 정답이 뭐야?
케이아:
음, 현재 배당률… 아니, 가능성이 가장 높은 「칭호」는…
케이아:
「인애의 기사」야
페이몬:
…인…애?
페이몬:
——그 녀석이랑 눈곱만큼도 안 어울리잖아!
케이아:
하하, 이 이야기를 하려면 꽤 길어져. 아쉽게도, 누가 너를 찾는 것 같네
포르토:
명예 기사님! 명예 기사님! 다행이다, 정말 여기 계셨군요
여행자:
무슨 일이신가요?
포르토:
어… 대단장님이 기사단 본부로 부르십니다. 중요한 용건이 있으시답니다!
페이몬:
바르카? 걔가 우리한테 무슨 용건이지?
페이몬:
그럴지도…. 하지만 혹시 진짜 급한 일이 있으면? 바르카도 가끔은 진지할 때가 있잖아…
케이아:
잘 가. 훈장 수여식엔 꼭 오고
기사단으로 가기
바르카:
…훈장 수여식에 대해 더 물어볼 거 있나? 지금… 내 말 듣고 있는 거지?
로엔:
아, 네, 찬성이요
바르카:
…크흠! 로엔!
로엔:
아… 저 이제 가도 되나요? 그럼 갑니다, 단장님!
바르카:
——당장 이리 안 와!
바르카:
하… 요즘 젊은것들이란. 나 때는 칭호를 받을 때 너무 설레서 밤잠까지 설쳤는데 말이야…
로엔:
오? 그날 밤엔 술을 몇 통이나 비우셨어요?
바르카: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바르카:
하아… 됐다. 나도 알고 있어, 네가 기사 칭호나 대장 자리에 별로 관심 없다는 거
바르카:
하지만 네가 「인애의 기사」라는 칭호를 잇는 건… 아도르노의 정식 은퇴 전 마지막 바람이야
로엔:
……
바르카:
몬드에 돌아온 지도 꽤 됐고, 돈만 항구에 상주하고 있으면서… 아도르노 얼굴 한번 보러 갈 생각은 안 들던가?
로엔:
…복귀한 뒤로 제출해야 할 보고서가 너무 많아서요. 시간이 안 났어요
바르카:
그래? 하지만 네가 제출한 보고서는 귄터의 필체 같던데?
로엔:
칫… 이 정도 「작업」도 제대로 못 해내다니… 그 녀석, 아직 단련이 한참 부족하군
바르카:
아무튼——「인애의 기사」 칭호와 대장 직위가 무사히 이어질 수 있도록, 아도르노와 제대로 이야기하고 와라
바르카:
이건 대단장으로서 내리는 명령이다. 더 이상 일 핑계 댈 생각 마
로엔:
하아…
바르카:
그렇게 인상 쓰지 마. 「원정」 전에 너희가 나눈 약속은 대충 알고 있어. 도움이 필요하다면…
바르카:
…크흠! 아도르노의 사정이 특수한 만큼, 특별히 내가 같이 가주도록 하지
로엔:
…사양할게요. 두 분은 오랫동안 함께 일하셨으니, 거짓말을 하면 바로 들통날걸요
바르카:
음, 그건 그렇군…. 사실 나도 당장 처리해야 할 일도 있고… 그럼 함께 가줄 다른 사람은 없나?
바르카:
아도르노를 납득시킬 수 있으면서도, 너무 친하지는 않은 사람… 몬드성에 그런 기사가 있긴 한가?
로엔:
훗, 대단장님이 말씀하신 그 「기사」가… 마침 몬드에 온 것 같네요
로엔:
머리가 아프던 차에 마침 두 사람이 창밖으로 지나가더라고. 이게 바로 바람 신의 인도 아니겠어?
페이몬:
전혀 아니거든! 결국 우리한테 거짓말을 도와달라는 거잖아! 아직 정확한 상황은 모르지만…
로엔:
아냐, 아냐. 솔직함은 기사의 기본 덕목이잖아? 난 그냥 명예 기사가 내 「친구」 역할을 잠깐 「연기」해 주길 바라는 것뿐이야
로엔:
…겸사겸사 원정 때의 증인이 되어주면 좋고. 안심해, 내가 거짓말을 한 마디라도 하면… 바로 한 대 날려도 돼
페이몬:
그래도 문제가 많아. 우린 원정 막바지에 가서야 바르카랑 합류했다구. 심지어 너랑 만난 건 노드크라이도 아니었잖아…
로엔:
아, 맞다. 「친구」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친구 사이에는 관례가 하나 있다며?
로엔:
——여기 내가 준비한 「친구비」야
페이몬:
…마… 많아!
로엔:
특별 임무 때마다 받은 수당인데, 어쩌다 보니 쌓였어. 평소에 쓸데도 없으니, 「친구」한테 주는 게 낫지 않나 싶네?
페이몬:
Путешественник… 친구가 한 명쯤 더 생기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을까?
여행자:
아까 말한 문제들은 어떡하고!
페이몬:
무… 문제는 해결하라고 있는 거야! 치… 친구를 위해서라면…!
로엔:
…「인애의 기사」 아도르노. 5소대의 대장이자 내 직속 상관이야
페이몬:
「인애의 기사」! 그건 케이아가 말했던…
로엔:
내가 이어받을 기사 칭호? 다들 그렇게 말하는 것 같던데. 하지만 예전에 그와 한 약속이 하나 있어…
로엔:
원정대에 추천해 주는 조건으로, 원정 기간 동안 어떻게 해야 올바른 기사가 될 수 있을지 잘 생각해 보기로 했지
로엔:
그리고 원정이 끝나면, 아도르노한테서 「인애의 기사」라는 호칭과… 대장 직위를 이어받기로 했어
페이몬:
어, 잠깐만. 그러니까… 그 사람한테 인정받을 자신이 없어서, 우리한테 연기해 달라고 하는 거네?
로엔:
오해하지 마. 난 칭호나 직위엔 관심 없어. 그냥… 잔소리가 듣기 싫을 뿐이야
여행자:
그 사람은 원정에 참가 안 했어?
로엔:
마음 같아선 가고 싶었겠지. 대단장을 따라 수없이 원정을 떠났었는데, 가장 성대한 이번 원정을 놓치고 싶었겠어?
로엔:
하지만 나이와 몸은 자기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니… 「인애」라는 이름이 머물 곳을 찾는 게, 아마 마지막 바람일 거야
페이몬:
그렇구나. 그럼 우리…
여행자:
…알겠어, 같이 가줄게
로엔:
——역시, 이렇게 말하면 넘어올 줄 알았어. 가자, 돈만 항구로
페이몬:
뭐어——너, 대체 어디까지가 진심인 거야! 설마 진짜로 사기 치는 건 아니겠지…
당신과 로엔이 떠난 후, 바르카는 편지 한 통을 보며 근심에 빠졌다…
바르카:
「수메르에서 일어난 상황은 위와 같습니다…. 이제 도토레가 몬드에 남긴 독을 처리할 때입니다」
바르카:
휴… 일록… 우르사… 오랜만에 듣는 이름들이군. 골치 아프게 됐어…
돈만 항구로 가기
로엔:
오, 영감! 아직 쌩쌩하네요?
아도르노:
허, 원정길에 객사한 건 아니었군? 하도 안 찾아오길래 어디 구덩이에라도 빠져 죽은 줄 알았지
로엔:
걱정도 팔자시네요. 그동안 다른 놈들 구덩이 파주느라 바빴던 건 저라고요
여행자:
…참 신박한 인사법이네…
아도르노:
이 둘은?
로엔:
제 친구, 「명예 기사」와 가이드 페이몬이에요
아도르노:
「명예 기사」라… 풍마룡 사건을 해결했던 그 「명예 기사」 말이냐?
로엔:
풍마룡 사건을 해결하고, 저희 원정도 도와줬죠——광란의 사냥, 「도토레」, 안드리우스 건까지… 다 이 친구의 공이 컸어요
아도르노:
오? 나도 돈만 항구의 기사들에게 원정길에 있었던 일을 좀 물어봤다
아도르노:
근데 왜인지 다들 말을 꺼내다 말더군…. 마치 누가 나를 피하라고 시키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야
페이몬:
(로엔… 설마 네가 꾸민 짓은 아니지?)
아도르노:
그럼 지금이라도 제대로 얘기해 볼까. 이렇게 위대한 기사가 어쩌다 네 녀석이랑 친구가 된 거지?
로엔:
음, 아마도 저희 둘 다 모라처럼 반짝이는 「기사도」를 가져서겠죠. 그렇지, 페이몬?
페이몬:
맞아… 모라처럼 반짝이긴 하지, 하하…
로엔:
대장이랑 한 약속은 제대로 지켰어요. 예를 들면…
로엔:
「친구」와 굳건한 신뢰를 쌓기 위해, 매주 기사들을 모아 단체 훈련을 했죠…
아도르노:
오오, 그게 바로 내가 말했던 「팀워크 훈련」이지. 신뢰와 호흡을 맞추는 데 딱 좋은 방법이야
로엔은 자세히——하지만 애매하게——자신이 진행한 「단체 훈련」에 대해 설명한다…
로엔:
또, 「친구」의 절대적인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매일 밤 거점 주변의 잠재적인 위협을 제거했어요…
아도르노:
음… 경계와 정찰인가. 그것도 한 부대의 대장으로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긴 하지…
로엔은 자세히——하지만 애매하게——자신의 「경보 방식」에 대해 설명한다…
로엔의 원정 행적 증명하기
로엔:
하… 「친구」들이 편안한 잠에 들 수 있다면, 이 정도는 별것도 아니죠
로엔:
물론 원정군을 위해 정보를 모으고, 「인맥」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친구」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아주 중요해요
아도르노:
하하, 밖에 한번 다녀오더니 제법 철이 들긴 했구나…
로엔은 자세히——하지만 애매하게——자신이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로엔:
어때, Путешественник, 페이몬? 내 말 거짓말 아니지?
여행자:
진짜… 거짓말은 아니네…
로엔:
그러니까 영감, 그 「인애의 기사」인가 뭔가 하는 건 마음 편히 물려주고 푹 쉬세요
아도르노:
어허, 아직 얘기 다 안 끝났다. 듣자 하니, 노드크라이에 있을 때 강적과 맞붙었다지?
아도르노:
이름이… 「달 사냥꾼」이었나?
로엔:
……!
페이몬:
그런 일이 있었어?! 왜 너랑 바르카한테 한 번도 못 들었지?
로엔:
…하, 말할 게 없으니까 말을 안 했지…
로엔:
…대단장님을 따라 매복에 나선 적은 있어. 하지만 도움은커녕 오히려 놈한테 흠씬 두들겨 맞기만 했지
로엔:
그 후엔 야영지에서 몇 날 며칠을 누워만 있었고. 침대 신세를 면할 때쯤엔… 너희가 힘을 합쳐 달 사냥꾼을 몰아냈다는 소식이 들리더군
페이몬:
아하…. 그래서 달 사냥꾼이랑 싸울 때 안 보였구나… 싸우는 걸 그렇게 좋아하는데 말이야
여행자:
페이몬…
페이몬:
아! 미안…
로엔:
사과할 필요 없어. 네 말이 틀린 것도 아니니까. 내가 실력이 부족한 인간이라서 그래…
로엔은 「과거」를 떠올린다…
로엔:
둔하고, 약하고, 한없이 평범한… 인간
바르카:
로엔! 이봐! 로엔… 젠장, 로엔을 데리고 먼저 철수하도록!
페이몬:
맞아! 우리도 결국 그 녀석 본인의 힘을 이용해서 겨우 추방했는걸…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
로엔:
…하지만 그자도 원래는 평범한 인간이었잖아. 안 그래?
여행자:
……
아도르노:
크흠, 그 뭐냐, 나는 그 「달 사냥꾼」을 직접 본 적은 없다만, 「기사」의 강함은 단순히 힘으로만 증명되는 게 아니야
아도르노:
난 이제 중요한 업무를 하러 가봐야겠다. 로엔, 너희들도 따라와
로엔:
중요한 업무요? 이미 반쯤 은퇴하신 상태라고 들었는데요
아도르노:
허, 따라오면 알 것 아니냐? 이건 「인애의 기사」가 되기 위한 필수 과목이야
아도르노를 따라 업무 완료하기
맥스:
앗! 「인애의 기사」가 왔어!
모리츠틸:
아도르노 할아버지!
북극묘:
야옹~
하넬로레:
얘들아——밀지 말고 천천히! 줄 서서 천천히 받아 가야지!
아도르노:
어이구, 괜찮네. 아이들이 기운 넘치면 좋은 거지. 자, 여기 오늘치 사탕이다
모리츠틸:
——고맙습니다, 할아버지!
맥스:
너무 맛있어요!
로엔:
…이게 「중요한 업무」입니까?
아도르노:
이제 겨우 시작이다, 「신병」. 잘 따라와!
로엔:
…네, 「대장」
무수히 많은 업무를 끝낸 후, 로엔은 피곤함에 지쳐 벤치에 쓰러지듯 주저앉는다…
로엔:
하아…
로엔:
오히려 내가 묻고 싶은데——넌 왜 그렇게 능숙한 거야?
로엔:
상상도 못 했네. 그 「명예 기사」가 온종일 이런 일이나 하고 다녔다니…
페이몬:
우리라고 맨날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녀석들을 상대하는 건 아니야…. 오히려 그런 녀석들이 매일 튀어나오면 더 무섭지 않겠어?!
로엔:
일상이라… 몬드로 돌아온 지도 꽤 됐는데, 아직도 적응이 안 되네
로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거친 비바람을 헤치며 사선을 넘나드는 게 우리 「일상」이었는데 말이야
페이몬:
그땐 원정 중이었잖아. 이젠 마음 놓고 지내도 돼!
로엔:
그런가? 난 오히려 「일상」이야말로 안심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
로엔:
몬드의 눈보라는 바람 신이 날려보낸 거고, 지금의 평화는 기사단이 싸워서 쟁취한 거야. 우연 하나만 잘못 겹쳐도, 언제든 무너질 수 있지
로엔:
그러니까… 평온한 「일상」이 누군가에게 엎어지길 기다리느니, 차라리 처음부터 「비일상」 속에 있는 게 안심이 돼
여행자:
……
아도르노:
——쉽게 무너질 수 있으니까, 우리 기사들이 지켜야 하는 거야
페이몬:
아, 사탕은 다 나눠 준 거야?
아도르노:
그래. 이쪽도 대충 마무리된 모양이군? 생각보다 성질을 잘 참고 있구나…
아도르노:
다음 일은 몸을 좀 풀 수 있을 거다——주변의 마물 상황을 순찰하러 갈 거거든
로엔:
마물이요? 기사단에 일손 딸려요? 몇 년 동안 검도 안 잡으셨잖아요
아도르노:
녀석아, 나 아직 은퇴 안 했어! 순찰 정도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아도르노:
얼마 전까진 좀 힘들긴 했다만… 봐라, 지금은 멀쩡하지 않으냐? 움직여질 때 부지런히 다녀야지, 나중엔 기회조차 없어
로엔:
정말 가만히 있질 못하시네요…. 알겠어요. 어디부터 갈 건데요?
아도르노:
최근 교외에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는 마물들이 나타났다. 아직 사람을 해친 전적은 없다만, 경계해서 나쁠 건 없지
아도르노:
평소였다면 마을 주변을 돌면서 마물이 접근하지 않는지 살피는 게 고작이었겠지만, 이번엔 너희가 있으니…
페이몬:
헤헤——순찰이 아니라, 싹 다 쓸어버려야 한대도 문제없어! 그치?
여행자:
식은 죽 먹기지
로엔:
…그래, 가자
페이몬:
어라? 이상하네. 난 로엔이 엄청 좋아할 줄 알았는데…
페이몬:
그… 그거 맞아?! 휴, 쟤는 진짜 알 수가 없다니까…
목적지로 가서 순찰하기
페이몬:
이상하네, 아무 흔적도 없잖아? 이쪽에 정말 마물이 나온 거 맞아?
???:
너희가 찾는 게 그 수상한 마물 무리라면, 한발 늦었어
다이루크:
아무래도 누가 기사단보다 먼저 와서 처리해 버린 듯해
아도르노:
다이루크? 여기서 자네를 볼 줄은 몰랐군
다이루크:
오랜만입니다, 아도르노 씨. Путешественник와(과) 페이몬… 그리고 로엔, 너희도
페이몬:
어, 그럼 여기 마물들은… 어떤 다크 히어로가 다 처리한 건가?
다이루크:
아니
여행자:
정말 아니에요?
다이루크:
…너희가 말하는 그 다크 히어로가 누군진 모르지만, 소문으로 전해지는 행적과 비교해 보면, 이 전장에 남은 흔적은 그의 방식과 맞지 않아
다이루크:
오히려 누군가… 마물의 정보를 미리 알고 와서 「정리」한 것처럼 보이는군. 잔해 하나 남기지 않고 말이야
로엔:
오? 조사하러 나온 것 같은 말투네요? 다운 와이너리의 사장이 갑자기 마물에 관심을 가지다니, 이상한데요
다이루크:
다운 와이너리의 캐러밴도 돈만 항구를 지나니까. 소문을 듣고 걱정돼서 직접 확인하러 온 거지
다이루크:
그나저나 기사단은 원정 때야 그렇다 쳐도… 복귀한 후에도 여전히 일손이 부족한 겁니까?
아도르노:
허허, 자넨 여전히 엄격하군 그래. 이 순찰은 내가 자진해서 나온 거네. 아직 움직일 수 있을 때 부지런히 다녀야지
아도르노:
수십 년을 이렇게 살아왔더니, 도무지 좀이 쑤셔서 말이야
다이루크:
…고생이 많으십니다, 「인애의 기사」 선배님
페이몬:
다이루크가… 선배라고 불렀어! 바르카도 저런 대접은 못 받아봤을걸!
로엔:
하, 그건 대단장 본인 문제지
아도르노:
휴, 일록은 대단장이 몬드를 비운 틈을 노렸을 뿐이야. 안 그랬으면 감히 그런 소란을 일으킬 수 있었겠나?
아도르노:
그때 대단장과 적양의 기사가 있었다면, 마룡을 물리친 자네 아버지 클립스의 공적이 그리 허무하게 지워지진 않았을 거야
아도르노:
…자네 아버지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이가, 몬드에 남은 우리 늙은이들뿐일 리도 없었을 거고
다이루크:
——하지만 그때 그들은 없었죠. 안 그렇습니까?
다이루크:
잡담은 이쯤 하죠. 단서가 없는 이상 저도 여기 더 머물 이유는 없겠군요. 그럼 이만, Путешественник, 페이몬
다이루크:
그리고… 부디 몸조심하십시오, 「인애의 기사」
아도르노:
하아… 우르사, 일록… 녀석들은 사라졌지만, 그들이 남긴 상처만큼은 쉽게 사라지질 않는군
아도르노:
……
로엔:
음? 제가 설명해요? 알겠어요——우르사라는 놈은 맷집 좋은 마룡이고, 일록은 매를 부르는 감찰장인데…
아도르노:
됐다… 역시 내가 설명하는 게 낫겠어. 우르사는 천 년 전 몬드에 나타나, 막강한 힘으로 재앙을 가져온 마룡이다
아도르노:
페보니우스 기사단이 창설된 후, 초대 대단장 바네사는 바람 신의 도움 아래 우르사를 봉인했고, 그 뒤로 마룡은 침묵에 들었지
아도르노:
그런데 약 10년 전, 녀석이 또다시 몬드에 나타났어!
아도르노:
그것도 대단장이 몬드를 비운 틈에 말이야. 뿐만 아니라, 기사단이 토벌에 나오면 조용히 숨었다가, 부대가 재정비에 들어가면 다시 출몰하곤 했지…
페이몬:
타이밍이 너무 딱 맞잖아!
로엔:
그러다 결국, 「때마침」 어느 우인단 집행관한테 「우연히 제거」당했어
로엔:
맞아, 너희가 잘 아는 「도토레」야. 정확히 말하면 놈의 조각 중 하나라고 해야겠지
페이몬:
그럼 마룡 우르사가 깨어난 건… 전부 그 「도토레」의 조각이 꾸민 짓이라는 거야?
아도르노:
전부는 아니야. 아무리 우인단 집행관이라 해도, 혼자 힘으로 몬드에 이 정도 소동을 일으키킨 어려워
여행자:
그럼 다른 배후가 있었던 건가요?
아도르노:
그래, 한 명 더 있었지. 초월적인 「힘」에 눈이 멀어, 뒤에서 몰래 「도토레」와 결탁했던 자…
아도르노:
당시 페보니우스 기사단의 감찰장이자, 기사단 백 년 역사상 최악의 배신자——일록
아도르노:
…다이루크가 갓 성인이 됐을 때, 마룡 우르사가 다운 와이너리의 캐러밴을 습격했다
아도르노:
그건 늘상 있던 습격으로, 놈들이 공포를 조장하기 위해 으레 쓰는 수법이었지
아도르노:
그런데 뜻밖에도, 마룡은 일개 상인——다이루크의 아버지 클립스에게 격퇴당했고, 그 대가로 클립스도 목숨을 잃고 말았어
아도르노:
마룡이 패했다는 소식은, 공포를 이용해 권력을 잡으려던 일록의 계획에 치명적이었다. 그래서 그는 「기사단의 명예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사건의 진실을 은폐해 버렸지
아도르노:
일록이 「도토레」와 한통속이라는 걸 내가 조금만 더 일찍 눈치챘더라면… 이 모든 걸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몰라
로엔:
허, 다 자기 탓으로 돌릴 필요 없어요. 일록 그놈은 「마룡 사건」 전까진 꼬리조차 보이지 않게 숨어 있었잖아요
로엔:
…심지어, 당시 피해자조차 자기가 누구에게 당했는지 모를 정도였죠
아도르노:
하아…
로엔:
…영감. 우린 그런 쓰레기들의 그림자 속에 갇혀 살 필요 없어요
아도르노:
…그래, 너희 말이 맞다. 앞길이 먼데 과거에 얽매여선 안 되지
아도르노:
자, 다음 업무로 넘어가자꾸나…. 이번엔 너희도 기운이 날 거다. 10소대의 연구를 돕는 일이거든
실험을 도우러 가기
설탕:
으음… 앨리스 님이 남기신 마법은, 역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네…
페이몬:
안녕, 설탕… 어라? 이건…
여행자:
저번에 원정군을 맞이할 때 썼던 그 거품인가?
여행자:
왠지 마녀회의 작품 같은데…
설탕:
아, Путешественник 님! 「모의 훈련 거품·02식」의 개발 테스트를 도와주러 오신 건가요?
로엔:
이건… 기억을 재현하는 마법 거품인가?
여행자:
너도 써본 적 있어?
로엔:
돌아오고 나서 들었어. 이걸 쓰면 원정 기간 동안 몬드에서 벌어진 일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고
로엔:
…하지만 이렇게 효과 좋은 마법을 이야기 듣는 데만 쓰면 너무 낭비 아닌가?
아도르노:
하하, 너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야. 수사대도 금세 그 잠재력을 알아보고, 이걸 「모의 훈련」에 적용하려 하고 있지
설탕:
선배님들의 기억 속 강적을 재현해서, 신입 기사들에게 실전 같으면서도 안전한 「모의 훈련」을 제공한다면, 전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설탕:
하지만 오랫동안 조정해 봤는데도, 원리를 완전히 파악하진 못했어요. 현실성과 안전성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도 쉽지 않고요…
페이몬:
「안전성」… 앨리스라면 별로 신경 안 썼을 것 같아
로엔:
오? 흥미롭네. 내가 해보지
로엔:
영감은 이번 일엔 굳이 안 나서도 되죠?
아도르노:
걱정 마라, 나도 내 분수를 알아. 이번에 여기 온 건 머릿속에 든 「기억」을 제공하러 왔을 뿐이야
로엔:
응? 그럼 원래 예정돼 있던 테스터는 누군데요?
테오도르:
설탕 씨, 테스트 준비 다 끝났… 아… 로엔?
로엔:
…테오도르?
테오도르:
네가 여긴 어떻게…
로엔:
——난 대장을 따라 우연히 이 「모의 훈련 거품」을 테스트하러 온 거야. 원래 예정된 테스터가 너였어?
테오도르:
아… 마, 맞아. 그럼 이분들은…
아도르노:
어흠, 소개는 내가 해주마. 이쪽은 「명예 기사」, 그리고 가이드 페이몬이다
테오도르:
명예 기사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었다니…
아도르노:
그리고 이쪽은 테오도르, 8소대의 견습 의사지. 너희랑 마찬가지로 로엔의 친구이기도 해
페이몬:
로엔이랑… 친구라고?
로엔:
그렇게 놀랄 거 없잖아. 내가 「친구」가 얼마나 많은데. 안 그래, 페이몬?
페이몬:
그, 그렇지…
페이몬:
(이 「친구」의 「친구비」는 얼마나 되려나…)
테오도르:
응…?
로엔:
테오도르, 네 보직은 구조랑 의료 쪽 아니었나? 어쩌다 테스터 일까지 맡게 된 거야?
테오도르:
그게, 나도 이 「모의 테스트」 제작에 참여해서, 기본적인 원리는 좀 알거든
테오도르:
게다가 나도 한때는 기사를 목표로 훈련했으니까, 무슨 일이 생겨도 응급 처치 정도는 할 수 있고…
설탕:
이제 로엔 부대장님이 맡아 주신다니까 굳이 무리하실 필요 없겠어요. 어차피 전선에서 뛰는 기사의 데이터가 참고 가치도 더 높을 거예요
테오도르:
그, 그러네요… 로엔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낫겠어요…
아도르노:
기운 내거라, 테오도르. 로엔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네가 치료를 맡아줘야 해
테오도르:
…네
로엔:
뭐, 기억 따위가 날 다치게 할 것 같진 않지만——시작하죠, 영감
기억 속 강적에게 도전하기
로엔은 거품 속의 「강적」을 가볍게 물리친다…
로엔과 대화하기
설탕:
통각 수치에 전혀 변동이 없어요…. 어, 좀 더 평범한 테스터로 바꾸는 게 낫지 않을까요…
로엔:
——바꿀 필요 없어. 계속 진행해
아도르노:
계속하려고? 내 기억에는 더 상대할 만한 게 없을 텐데…
로엔:
여기 한 명 더 있잖아요? 더 무시무시한 적을 상대해 본 「기사」가
로엔:
자, 보여줘…. 네 기억 속 「달 사냥꾼」을
여행자:
…진심이야?
로엔:
기억 속 그놈을 마주하는 것조차 두려워할 만큼 나약해지진 않았어. 그냥 확인하고 싶을 뿐이야…
로엔:
지금의 내가, 여전히 놈이 말했던 것처럼… 약해 빠진 존재인지
[달 사냥꾼]에게 도전하기
환각 속에서 로엔은 거품 속의 「달 사냥꾼」을 다시 상대한다
하지만 전투 중 로엔의 비정상적인 힘이 폭발했고, 힘이 폭주하면서 환각 자체도 점점 불안정해지기 시작하는데…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환각 속에서 로엔은 갑자기 자신을 깨우려는 아도르노에게 창끝을 돌렸다. 절체절명의 순간 로엔은 겨우 창을 제어해 아도르노를 피했다…
로엔의 상황 살펴보기
아도르노:
하아… 하아…
설탕:
아도르노 님!
아도르노:
난 괜찮다… 허리를 좀 삐끗했을 뿐이야. 잠깐 쉬면 돼… 그보다 로엔은…
로엔:
——크윽! 하…
아도르노:
마지막 일격을 억지로 거두려다가… 자기가 다친 모양이군
아도르노:
테오도르, 로엔을 데려가서 검사해 주거라. 내상이 남지 않도록 꼼꼼히 살펴봐
테오도르:
네… 로엔, 날 따라와
로엔:
……
아도르노:
——쿨럭!
설탕:
아도르노 님! 괜찮으세요?!
아도르노:
괜찮다…. 나이가 들면 병들기 마련이니… 조금만 무리하면 이렇게 돼. 하아… 나중에 테오도르한테 약을 더 처방받으면 된다
페이몬:
로엔 저 녀석…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설탕:
마법이 잘못됐던 걸까요? 하지만 환각으로 재현한 기억에 문제가 있었다면, 명예 기사님께서 눈치채셨을 텐데…
아도르노:
그럼 문제의 원인이… 로엔 본인에게 있다는 말이냐?
아도르노:
설마 「달 사냥꾼」과의 싸움이 또 녀석을 자극한 건가…
아도르노:
그래…. 힘을 향한 로엔의 집착이 싹튼 건 아주 오래전의 일이야
아도르노:
기사단의 배신자 일록은 더 강한 힘을 탐한 나머지, 「도토레」와 손을 잡고 금단의 실험을 벌였고…
아도르노:
로엔은 하마터면 그들의 실험체가 될 뻔했지
페이몬:
「도토레」의 실험?!
여행자:
(설마 콜레이처럼…)
아도르노:
다행히 일록 일당이 손을 쓰기 전에, 기사단이 단서를 추적해 그들의 속셈을 알아챘다
아도르노:
놈들은 황급히 실험을 중단하고 피해자들을 옮기려 했지만… 우리가 그들을 저지하고 피해자들을 구해냈지
아도르노는 자신이 로엔을 구출했을 당시의 상황을 설명한다. 불안해하며 우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로엔은 무척… 특별해 보였다
설탕:
저도 그 얘긴 들었어요. 아도르노 님의 「인애의 기사」라는 칭호도 그 사건 직후에 수여된 거죠?
설탕:
하지만 로엔 부대장님이… 그 사건의 당사자일 줄은 몰랐네요
아도르노:
휴우… 그 칭호는 내게 과분해. 갇혀 있던 아이들은 구해냈지만, 정작 배후에 숨어 있던 일록은 잡지 못했으니까
아도르노:
…심지어 놈들의 실험 장소조차 찾아내지 못했지. 로엔이 그때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만들지도 못했고
아도르노:
로엔은 힘이 있어야만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는다고 믿어 왔다. 원정을 다녀오면 그 집착을 조금은 내려놓을 줄 알았건만…
페이몬:
그랬구나…
아도르노:
휴… 저런 녀석의 「친구」인 척해주느라 쉽지 않았지?
페이몬:
맞아…. 앗!
아도르노:
하하, 나이는 좀 먹었어도 눈까지 흐려지진 않았거든
아도르노:
수단이 어떻든 간에, 장단 맞춰 줄 동료를 구했다는 것만으로도, 나름 성장한 거 아니겠어?
아도르노:
연기라도 상관없다. 너희 같은 친구를 보고 배우다 보면, 언젠가 정말로 깨닫는 날이 올지도 모르니
설탕:
으음…
여행자:
설탕? 왜 그래?
설탕:
조금 마음에 걸리는 게 있어서요. 명예 기사님, 괜찮으시면 잠깐 같이 가서 봐주시겠어요?
설탕:
…이상해요. 아도르노 님은 로엔 부대장님의 「집착」이 환각의 폭주를 일으켰다고 하셨지만…
설탕:
「모의 훈련 거품·02식」의 각종 수치는 모두 정상 범위였어요. 오히려 로엔 부대장님이 내뿜은 힘이야말로 심상치 않게 느껴졌죠
페이몬:
설탕 너도 처음 보는 거였어?
설탕:
네. 그건 우리가 흔히 접하는 원소력도 아니었고, 알베도 님이 말씀하신 「허계의 힘」과도 달랐어요…. 혹시 짐작 가는 게 있으신가요, 명예 기사님?
여행자:
(그 순간, 확실히 뭔가 익숙한 힘이 느껴지긴 했지만… 확신할 수는 없어)
페이몬:
그럼… 로엔한테 뭔가 수상한 점이 있다는 거야? 으… 설마 위험한 짓이라도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설탕:
그,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 그냥 보이는 사실을 말씀드렸을 뿐이에요. 증거도 없이 함부로 동료를 의심할 수야 없죠
페이몬:
윽, 네 말이 맞아. 이런 상황은 많이 겪어 봤으니까… 역시 신중하는 게 좋겠어…
멀지 않은 나무 그늘 아래, 테오도르가 로엔의 상처를 살펴보고 있다…
테오도르:
오늘 여긴 왜 왔어? 전에 약속했잖아…
로엔:
대단장의 명령이라 어쩔 수 없었어
테오도르:
그래도 너무 경솔했어. 그렇게 큰 힘을 쓰다니… 하아…
테오도르:
——들키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로엔:
그럼 들키기 전에… 우리 실험을 더 서둘러야지

기사의 추적
평범함을 초월한 힘을 얻기 위해, 과연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가…
아도르노의 거처로 가기
어제 로엔과 테오도르가 아무 말 없이 사라졌다. 당신과 페이몬은 아도르노가 있는 곳으로 가서 그를 찾아보기로 한다…
페이몬:
아도르노! 우리 왔어!
아도르노:
오, 페이몬이랑 명예 기사로군
여행자:
몸은 좀 괜찮으세요?
아도르노:
하하, 괜찮고말고. 어제도 사실 다친 건 아니었어. 테오도르가 한번 봐주니까 더 멀쩡해졌지!
아도르노:
이 늙은 몸으로 아직 돌아다닐 수 있는 것도, 그 녀석이 잘 돌봐 준 덕분이야. 안 그랬으면 진작 흙바닥에 묻혔을 게다
페이몬:
테오도르라면… 그 8소대의 견습 의사 말이지? 그렇게 대단한 애인 줄은 몰랐네…
아도르노:
한때는 전선에서 싸우는 기사가 되고 싶어 했다만, 의사야말로 그 녀석에게 더 잘 어울리는 길일지도 몰라
아도르노:
자, 이 얘긴 이쯤 하고. 너희는 로엔을 찾으러 온 게냐?
페이몬:
응. 어제 「모의 훈련 거품」을 테스트한 뒤로 도무지 찾을 수가 없더라고…
여행자:
혹시 돌아왔었나요?
아도르노:
그래, 아침에 쪽지 하나를 남기고 갔더구나…. 어제 일을 사과하고 싶다면서 말이야
아도르노:
어제는 전부 연기였다고 인정했고, 지루한 일상을 도저히 못 견디겠어서 그런 거라고 하더군. 하지만 대신…
로엔:
「…성가신 마물은 제가 알아서 청소하고 올게요」
페이몬:
이게 사과야? 로엔다운 방식이네
아도르노:
흠… 어지간한 마물은 녀석에게 위협이 안 되겠지만, 어제처럼 또 그럴까 봐 걱정돼서 말이지…
아도르노:
너희가 옆에서 지켜봐 준다면, 든든할 것 같구나
여행자:
네, 저희가 잘 챙길게요
로엔 찾기
쓰러진 수많은 마물 사이에서… 다이루크를 발견했다? 하지만 그의 말에 따르면 이 모든 건 로엔이 한 일이라는데…
조금 전…
로엔:
마지막 한 놈… 날 더 즐겁게 해봐!
실험 마물:
——!
로엔:
…음? 누구냐!
실험 마물:
……!
로엔:
흥… 도망갔나…
로엔:
——와이너리 사장이 마물 사냥에 이렇게 진심일 줄은 몰랐네요
로엔:
아니면 쫓는 대상이 마물뿐만이 아닌 건가요?
다이루크:
그럼 네가 없애려는 것도 정말 「마물」뿐인가?
다이루크:
이전 현장의 정리 상태를 보면, 정말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더군
로엔:
오, 그건 처음 듣는 얘기네요
다이루크:
그렇다면 같이 조사해 볼까? 이곳의 마물들이 대체 어디가 그렇게 이상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지 말이야
로엔:
…됐어요. 전 도망친 녀석이나 쫓아가 보죠. 조사 같은 건 별로 저랑 안 맞아서요
로엔:
그럼 이만, 다이루크… 「선배」
다이루크:
…너희가 오기 전까지의 일은 대략 이 정도야
페이몬:
로엔 그 녀석… 대체 뭐 하고 다니는 거야? 「맷집 기사」가 아니라 「매를 부르는 기사」라고 해줄까 보다
페이몬:
맞아! 어제 아도르노가 그랬잖아… 녀석들이 수상하긴 해도, 아직 사람을 해친 기록은 없다고
다이루크:
그건 누가 몰래 놈들을 처리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놈들이… 굶주리면 자기 동료를 우선적으로 공격해서일 수도 있어
여행자:
자기 동료를… 공격한다고요?
다이루크:
그래. 아직 목격 정보가 많지 않아 확신할 순 없지만, 이곳에 남아 있는 마물의 잔해에는 서로를 공격한 흔적이 대량 존재해
다이루크: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동족상잔이라니… 이건 자연적인 마물의 습성이 아니야
여행자:
확실히 이상하긴 하네요…
페이몬:
어? 근데 마물들이 서로를 공격한다면, 그냥 자기들끼리 죽게 놔두면 되는 거 아니야? 왜 이렇게까지 경계하는 건데?
바르카:
「우르사의 피와 살」을 지닌 마물이 나타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지
페이몬:
——바르카!
바르카:
오, 우연이군 그래. 명예 기사, 페이몬, 그리고 다이루크
다이루크:
…기사단도 이번 사태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건 아니었나 보군요
바르카:
그래… 일록의 비극은 두 번 다시 반복돼선 안 돼. 절대로
페이몬:
방금… 「우르사의 피와 살」이라고 했지? 그것도 일록이랑 관련이 있어?
바르카:
초월적인 힘을 손에 넣기 위해, 일록은 도토레의 조각과 손을 잡았다. 마룡 우르사의 피와 살에서 그 힘이 담긴 혈청을 추출해 냈지
바르카:
우리가 일록을 숙청하기로 하자, 녀석과 패거리는 그 혈청을 주사했어…. 덕분에 기사단도 꽤나 골머리를 앓았지
바르카:
힘은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피에 굶주리며, 광기에 휩싸이면 서로를 공격하기까지 했거든
바르카:
아이러니하게도, 일록은 결국 그 힘을 제어하지 못해 자기 패거리에게 칼을 휘두르다, 광기 속에서 자멸했다
페이몬:
마룡 우르사… 걘 대체 뭐길래 그렇게 무시무시한 힘을 지닌 거야?
바르카:
그래, 그런 일도 있었지
페이몬:
그… 그럼 왜 그때 봉인만 해둔 거래? 설마 초대 대단장도 해치울 수 없었던 거야?
바르카:
아니. 그건… 전설 속의 마룡 우르사가, 한때는 「천사」였기 때문이야
페이몬:
——에?
여행자:
——에?
바르카:
아주 먼 옛날… 모든 천사들이 아주 어려운 선택 앞에 놓였었다고 해…. 그때 우르사가 내린 선택은, 자신의 「힘」을 남기는 것이었지
바르카:
이성을 잃고 힘만 남은 천사는 여전히 인간의 도시를 동경했지만, 자신이 다가가기만 해도 수많은 생명이 스러진다는 사실은 더 이상 알지 못했어…
다이루크:
그래서 바네사가 녀석을 봉인하기로 한 건가요?
바르카:
그래. 하지만 우르사는 「도토레」의 유도에 의해 다시 깨어났지…. 이건 확실히 기사단의 실책이다. 변명할 생각은 없어
다이루크:
과거의 책임을 따지기보단… 눈앞의 재앙을 뿌리 뽑는 게 급선무겠죠
다이루크:
——마룡 우르사의 피와 살이, 왜 다시 이 마물들 속에 나타난 겁니까?
바르카:
…일록은 한때 우리가 큰 기대를 걸었던 기사였어. 기사단의 수법을 누구보다 잘 알았지
바르카:
그 녀석은 숙청당하기 전에, 실험 장소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파기해 버렸다
바르카:
우리가 오늘날까지도 실험 재료의 행방을 찾아내지 못한 데에는, 그 조각의 도움이 있었을 거야
바르카:
하지만 이제 도토레가 남긴 말은 전부 수메르에서 Путешественник에 의해 처단됐다. 너도 소문으로 들어서 알겠지?
바르카:
우리 추측으로는, 놈의 조각이 몬드에 남겨뒀던 「은밀한 수단」 역시 함께 무력화됐을 가능성이 커
페이몬:
아, 그럼 그 마물들은 다 그 실험 장소에서 튀어나온 거구나!
다이루크:
그게 다가 아닐지도 몰라——누군가 과거의 실험을 재개했을 거다
여행자:
(과거의 실험… 우르사의 피와 살… 천사의 힘…)
여행자:
(설마… 어제 로엔에게서 느껴진 힘은… 바로…)
바르카:
너도 눈치챘겠지? 어제 소동이 벌어졌을 때 말이야
여행자:
네, 그때…
다이루크:
그렇다면, 로엔이 초월적인 힘을 얻기 위해 금지된 실험에 손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까?
페이몬:
걔… 그렇게까지 나쁜 사람은 아니지 않아?
다이루크:
힘, 부, 권력… 「좋은 사람」을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이유는 차고 넘치지
다이루크:
우르사와 일록도… 그 선택을 내리기 전까진, 네가 상상하는 정도로 「나쁜 사람」은 아니었어
바르카:
로엔의 계기가 뭐였든, 녀석이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기 전에 되돌려놓는 게 내 의무야
페이몬:
그럼 이제 어떡해? 계속 몰래 조사할 거야?
바르카:
그렇게 번거롭게 굴 필요 없어. 내가 오늘 돈만 항구에 온 건——녀석을 직접 찾아가 묻기 위해서니까!
한편, 로엔은 전력을 다해 자신의 목표를 쫓고 있다…
로엔:
…교활한 녀석, 제법 잘 도망치는데?
로엔:
이제… 또 어디로 도망갈래?
테오도르:
야——로엔!
테오도르:
지금 실험체를 처리할 때가 아니야! 기사단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로엔:
…흥
테오도르:
오늘 돈만 항구에 처음 보는 기사들이 나타났어…. 어제 테스트 때 들킨 건가? 아니면 붙잡힌 실험체가 있었나? 설마 벌써 다 발각된 건…
로엔:
어차피 시간문제였어. 오히려 지금까지 버틴 게 운이 좋았던 거지
로엔:
훗… 평소엔 든든한 아군이었는데, 적으로 돌리니까 진짜 까다롭네
테오도르:
그럼 이제 어떡해! 빨리 숨어야 하는 거 아냐?
로엔:
…지금 숨으면, 다시는 목표에 접근할 기회가 없을지도 몰라
로엔:
네가 안 붙잡히고 여기 올 수 있었을 정도면, 아직 기사단도 확신하진 못했단 뜻이야. 이번에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자
로엔:
지금 나로 한 번 더 실험을 진행해
테오도르:
지금? 하지만 지난번 문제도 아직 해결이…
로엔:
뭘 그렇게 망설여? 처음부터 말했잖아, 난 너랑 다르다고. 이 일을 하는 건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해서야
로엔:
초월적인 힘을 얻으려면 그만한 위험도 감수해야지…. 난 이미 각오해 뒀어
테오도르:
그치만…
로엔:
머뭇거릴 시간 없어. 서둘러! 설마 네 목표를 잊은 건 아니겠지?
…하지만, 테오도르와 로엔은 여전히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 같다
테오도르:
……!
로엔:
——쿨럭!
테오도르:
안 돼! 역시 안 된다고! …용량이 부족했나? 농도가 너무 옅은가?
테오도르:
아니면… 애초에 완벽한 결과 따윈 존재하지 않는 걸지도…
테오도르:
로엔! 일단 도망가자! 실험은 마물을 더 수집한 뒤에 다시 하면 돼…
로엔:
…안 돼
로엔:
도망? 기사단이 우리한테 시간을 얼마나 줄 것 같아? 우린 처음부터… 이 잠깐의 시간에 모든 걸 걸 수밖에 없었어
로엔:
지금 도망치면 혐의를 인정하는 셈이야. 앞으로 얼굴만 내비쳐도 기사단의 표적이 될 텐데, 그런 상태로 어떻게 목표에 접근하려고?
테오도르:
그럼… 이제 뭘 어쩌자는 거야?
로엔:
…오늘 밤에, 목표를 데려와야겠어
로엔:
그리고 그 목표는… 우리와 함께 「지옥」으로 떨어질 거야
목표가 있는 곳으로 가기
로엔:
역시, 기사단이 벌써 움직이기 시작했군…
테오도르:
왜 저렇게 사람이 몰려 있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데…
로엔:
저건… 아도르노!
몇 시간 전…
아도르노:
후우… 드디어 찾았다!
북극묘:
야옹…
아도르노:
잘 간수하거라. 또 이렇게 멀리까지 도망치게 하지 말고
모리츠틸:
가…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아도르노:
그리고 성 밖으로 혼자 나오면 안 돼. 하넬로레가 얼마나 걱정하겠어? 이번엔 비밀로 해주겠다만, 두 번은 없을 줄 알거라
모리츠틸:
네…. 알겠어요
북극묘:
야옹…!
실험 마물:
구우…!
모리츠틸:
앗! 저, 저건… 마물?
아도르노:
마물? 어떻게 여기까지… 상태도 좀 이상한데…
모리츠틸:
아… 아아…
아도르노:
겁먹지 말거라! 내가 여기 있다! 어서 일어나서 집으로 뛰어!
모리츠틸:
하… 하지만…
아도르노:
어서 가래도! 이 할애비는… 기사란 말이다!
아도르노의 상황 알아보기
당신은 아도르노를 거처로 데려다줬고, 바르카는 모두에게 아도르노가 습격당하게 된 경위를 설명한다…
바르카:
…뒤이어 도착한 기사들이 마물들을 처리했다…. 그 힘은 절대 평범한 마물 수준이 아니었어
바르카:
아도르노는 시간을 벌기 위해, 마지막까지 필사적인 사투를 벌였다
테오도르:
아도르노… 아도르노 씨!
아도르노:
하아…
아도르노:
…괜찮다. 내 몸 상태야 네가 제일 잘 알지 않느냐…. 네가 없었으면 오늘까지 살지도 못했어
아도르노:
한 사람이라도 구하다 가는 게, 침대에 누워있는 것보단… 훨씬 기사답지! …쿨럭쿨럭!
아도르노:
다만… 그동안 날 치료하느라 고생이 많았는데… 미안하게 됐구나
테오도르:
으으…
아도르노:
로엔… 「인애의 기사」라는 칭호와, 5소대의 대장 자리 말이다…
로엔:
전…
아도르노:
——싫으면 다 관두렴. 꼭… 누군가의 모습이 될 필요는 없단다
로엔:
……
바르카:
…로엔, 잠깐 따라와라
바르카:
수사대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아도르노를 습격한 마물에게서… 우르사의 기운이 감지됐더군
로엔:
……!
바르카:
이런 상황에서도 침묵을 지킬 생각인가?
로엔:
……
바르카:
이건 심문이 아니니 입을 열지 않아도 된다만, 난 네가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좋겠다
로엔:
——말하죠
로엔:
…전부 털어놓고, 어떤 처벌이든 달게 받겠습니다. 다만…
로엔:
딱 하룻밤만 시간을 주십시오. 내일 기사단에 가서 모든 걸 설명하겠습니다
로엔:
…이건 기사로서 하는 맹세입니다
바르카:
하아——
바르카:
…함께한 지는 오래됐지만, 네가 기사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는 건 처음 듣는군
로엔:
하, 제 기사의 이름에 신용이 별로 없다는 건 알아요
바르카:
하지만 「인애의 기사」의 바람까지 더해진다면, 맹세의 무게는 충분해
바르카:
이번엔 이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 기사 로엔
테오도르는 아도르노의 침대 앞에 엎드려 후회하면서도, 여전히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 같다…
아도르노:
…미안하구나, 테오도르…
아도르노:
원래 대장 자리는 로엔한테 넘기고, 「인애」라는 칭호는 너에게 물려주려고 했어…. 네가 이 이름을 얼마나 동경해 왔는지 아니까…
테오도르:
아도르노 씨 잘못이 아니에요…
테오도르:
전 로엔 같은 재능이 없어서, 기사단 시험을 쉽게 통과할 수도 없는걸요…
테오도르:
몇 년을 노력해도 고작 견습 의사밖에 못 됐는데… 어떻게 기사의 칭호를 잇겠어요?
아도르노:
쿨럭… 의사면 어떻고, 기사면 또 어떠냐? 모두를 지키는 일이라는 건 같지 않으냐?
아도르노:
내 마음속의 너는, 「인애」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은 아이란다…
테오도르:
…아니요. 사실 전,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요
테오도르:
그리고 지금부터… 더 큰 잘못을 하나 저지르려고 해요
로엔이 떠난 후, 줄곧 침묵하며 지켜보던 다이루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바르카의 처리 방식에 불만이 있어 보인다…
다이루크:
…이렇게 쉽게 허락하셔도 되는 겁니까?
바르카:
그럼 어쩌겠어? 보고서를 써서 승인이라도 받게 할까? 서로 피곤해질 뿐이야
바르카:
난 녀석에게 아도르노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알아. 그러니 이 맹세의 무게도 믿는 거다
다이루크:
과거에도 기사의 이름을 걸고 아버지께 수많은 맹세를 했던 녀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 우정을 배신했죠
다이루크:
뒤틀린 집착과 시간의 흐름은, 바람이 방향을 바꾸는 것만큼이나 손쉽게 벗을 적으로 바꿔 놓습니다
바르카:
…클립스가 했던 말인가? 옛날 생각 나는군
페이몬:
너희는… 예전부터 서로 알던 사이였어?
바르카:
패기 넘치는 청년 셋이 모여, 저마다의 미래를 꿈꿨었지
바르카:
기사가 되고 싶었던 부잣집클립스 도련님은, 결국 와이너리 사업을 물려받았고…
바르카:
규칙을 어기기 바쁘던 치기 어린바르카 녀석은, 기사단 전체를 이끌게 됐어
바르카:
반면 마지막 한 사람은일록… 갈망하던 부도, 동경하던 힘도 끝내 손에 넣지 못했지
바르카:
오직 집착만이 나날이 쌓여, 탑을 이루고 말았어
페이몬:
그게… 일록이 「도토레」한테 넘어간 이유야?
바르카:
그 녀석이 무슨 말로 꼬드겼든, 결국 선택을 내린 건 일록 자신이야
바르카:
일록을 이해한다고 해서 그를 동정할 생각도, 같은 전철을 되풀이할 생각도 없어
바르카:
이번엔 무슨 일이 있어도 내 부하를 지키겠…
리츠베르크:
크——큰일 났습니다!
바르카:
——내 말 아직 안 끝났는데
페이몬:
이 소리… 아도르노가 있는 쪽에서 났어
바르카:
리츠베르크… 이게 무슨 상황이지?
페이몬:
아도르노가… 사라졌잖아? 설마 로엔이랑 테오도르도?
리츠베르크: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방금 순찰을 돌다가 문이 열려 있길래 들여다봤더니 이 상태였어요!
리츠베르크:
아도르노 대장님 몸 상태로는 거동이 안 될 텐데… 설마 누가 데려간 걸까요?
웨르너:
대단장님——긴급 상황입니다! 로엔 부대장이 순찰 중인 기사들을 뚫고 교외로 향했습니다!
바르카:
이 자식… 진짜…
다이루크:
남긴 말은 없었나?
웨르너:
남긴 말이요? …많이 급했는지, 「비켜!」 한마디만 남기고 뛰쳐나갔습니다
여행자:
쫓아갔나요?
웨르너:
물론이죠! 하지만 저희로선 로엔 부대장님 속도를 따라잡기가…
바르카:
쫓을 수 있는 데까진 쫓아 봐! 그다음은 우리가 맡지!
바르카:
다이루크, 「명예 기사」. 나랑 같이 좀 뛰어줘야겠다

기사의 결의
돌이킬 수 없는 운명 앞에서, 로엔이 최종적으로 내린 결의는 과연 그를 어디로 이끌까…
목격 지점으로 가기
바르카:
음… 추적은 여기서 끊겼나
바르카:
역시 5소대의 「가장 날카로운 화살」답군. 이렇게 빨리 사라지다니
페이몬:
지금 감탄하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다른 단서는 없어?
다이루크:
풀잎에 맺힌 이슬이 유난히 차갑군. 원소력의 영향을 받았어
바르카:
오? 제법인데? 역시 명예 기사다워!
바르카:
하지만 목격된 것도 모자라 흔적까지 남기다니… 평소의 로엔과는 좀 다르군
다이루크:
일부러 이랬다는 말씀입니까?
바르카:
급하게 끝내야 할 일이 있거나… 뭔가를 막으려는 상황이겠지. 어쨌든 우리가 할 일은 변하지 않아
페이몬:
응! 쫓아가서——확실하게 따져 묻자구!
로엔 추적하기
땅에 남은 흔적을 따라가다가 산속에서 은밀한 입구를 발견했다. 간단히 준비한 후, 깊은 곳으로 들어가 보기로 한다…
사람들과 대화하기
바르카:
이 철판이랑 기구들… 스네즈나야 일대를 원정하던 때로 돌아간 것 같군
다이루크:
전에 한 추측이 맞는 것 같군요. 여긴 분명 「도토레」의 조각이 남긴 실험장입니다
다이루크:
기사단이 오랜 세월 이 입구를 발견하지 못한 것도, 십중팔구 놈의 소행일 테지
바르카:
은폐가 풀린 후 누군가 우리보다 먼저 여길 찾아내고, 마룡의 피와 살로 실험까지 재개한 모양이야
페이몬:
그 누군가라는 건… 설마…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다 갑자기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그 후 기이한 광경에 휩싸이더니 굉음과 함께 정신을 차린다…
바르카:
방금 그건… 기억으로 만들어낸 환각인가?
다이루크:
저희 발목을 붙잡으려고 만든 함정 같군요
페이몬:
함정? 설마 또 로엔이…
바르카:
아니. 그 녀석이었다면, 이것보다 위험한 수단을 백 가지는 더 준비했을 거다
바르카:
과거에 일록에게 붙잡힌 적이 있고, 이런 환각 마법을 아는 사람은…
바르카:
…로엔 하나만이 아니야
실험 장소 깊은 곳에서 로엔은 마침내 테오도르를 따라 잡았다
테오도르:
…네 태도를 보니, 날 도우러 온 것 같진 않네
로엔:
난 오히려, 이 모든 걸 빨리 끝내는 게 널 돕는 거라고 생각해
테오도르:
하… 흥! 끝낸다고? 이제 와서 그런 소릴 하는 거야?
테오도르:
실험체들이 사방으로 도망쳐서… 모든 걸 포기하려던 그때… 계속하라고 부추긴 게 누구였는데!
분노한 테오도르가 로엔에게 따져 묻기 시작한다…
과거의 어느 순간에…
테오도르:
으… 젠장… 실험체들이… 전부 도망친 건가?
로엔:
…자신을 이렇게 빨리 실험대에 올리지 말았어야지, 테오도르
로엔:
일록의 실험 장소를 찾아내고, 도토레의 장치를 제어했다고 해서, 그들의 실험을 재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거야?
로엔:
지금 네 꼴 좀 봐——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어서, 실험체가 도망치는데 구경만 하고 있잖아
테오도르:
로엔… 너… 날 잡으러 온 거야?
로엔:
하, 정반대야. 네가 지금까지 마물들한테 안 잡아먹힌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테오도르:
설마… 네가 놈들을 해치웠어?
로엔:
실험장을 빠져나온 마물들도 내가 처리해 주지. 그대로 뒀다간 기사단이 단서를 쫓아, 내일 당장이라도 들이닥칠 테니까
테오도르:
너… 왜 날 돕는 거야?
로엔:
네가 마룡 우르사의 피와 살로 뭘 하려는지 알고 있어. 아도르노를 위해 작성한 검사 보고서, 이미 다 읽어봤거든
로엔:
늙고 쇠약한 몸에, 묵은 상처들까지… 어느 날 아침 갑자기 눈을 뜨지 못해도 이상할 게 없더군——어떤 「초월적인」 힘이 없다면 말이야
테오도르:
분명히… 제대로 숨겨놨는데! 아도르노 본인조차 눈치채지 못한 걸 네가 어떻게!
로엔:
겨우 이런 걸로 놀랄 거 없잖아?
로엔:
똑같이 「인애의 기사」에게 구출된 「동료」로서, 네 이상함을 눈치채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어?
테오도르:
…그게 네가 눈감아주려는 이유야?
로엔:
아니——오해는 마. 나도 아도르노가 더 살아주길 바라는 건 맞아. 그래야 내가 불필요한 책임을 이어받지 않아도 되니까
로엔:
하지만 내가 더 관심 있는 건, 「힘」 그 자체지
로엔:
마물 실험은 한계에 부딪혔고, 네 몸으로는 우르사의 힘을 감당하지 못해서 골머리를 앓고 있지?
로엔:
——그럼 나를 실험 재료로 써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동료」의 추궁 앞에서 로엔은 침묵에 빠진다…
로엔:
……
테오도르:
…너만 아니었으면, 우리도 여기까지 오진 않았어!
테오도르:
혈청을 정제하고, 실험을 강행하고, 아도르노를 납치해 온 것까지… 전부 네 생각이었잖아, 로엔!
로엔:
맞아. 그래서 나도 실패할 각오는 해뒀어
테오도르:
실패? 거의 다 됐었어… 딱 한 걸음 남았었다고… 네가 들키지만 않았어도 아직 기회는 있었어!
과거의 어느 순간에…
테오도르:
로엔! 들어봐, 우르사의 혈청이 진짜 효과가 있었어!
테오도르:
아도르노 씨의 몸 상태가 눈에 띄게 호전됐어. 이제 침대에서 내려와 걷기까지 해! 네가 도와주지 않았으면 지난주를 채 넘기지 못했을 거야…
테오도르:
물론 지금은 식사와 물약에 저농도 혈청을 조금씩 섞는 게 고작이라, 근본적인 치료까지는 못 하고 있지만 말이야…
로엔:
그래? 다행이네…
로엔:
——어쨌든 네 실험이 잘될수록, 내가 그 힘을 손에 넣을 가능성도 커지는 거니까
테오도르:
음… 아도르노 씨를 한 번쯤 만날 생각은 없어? 널 자주 찾으셔…
로엔:
…됐어. 난 그 잔소리 듣고 싶지 않아
로엔:
게다가 불필요한 접촉은 노출 위험만 키울 뿐이야…. 우린 시간이 얼마 없어
로엔:
기사단도 조만간 이상한 낌새를 눈치챌 거야. 잔꾀가 통하는 것도 그때까지겠지. 완전히 제어하려면 얼마나 더 필요해?
테오도르:
이제 곧이야! 얼마 안 남았어! 네가 도와준 덕분에 혈청에 담긴 힘이 많이 안정됐거든. 아직 온순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로엔:
…시간이 급하다고 냅다 영감한테 써버리진 마
테오도르:
그럴 리가! 괜한 걱정 마. 내가 뭘 하고 있는진 내가 제일 잘 알아
로엔:
글쎄? 다들 큰코다치기 전까진, 자기가 주제 파악을 잘한다고 착각하던데
테오도르:
하하, 진짜 그런 날이 오면, 네가 와서 한 방 날려줘!
지금 이 순간…
테오도르는 로엔을 설득해 실험을 계속 진행하게 하려 하지만, 로엔은 이미 테오도르의 비현실적인 환상을 깨뜨리기로 결심했다…
로엔:
들키지만 않았어도? 기사단이 여태 아무 의심도 안 했을 것 같아? 지금까지 조사를 늦춘 게 누구라고 생각해?
로엔:
처음부터 이건 도박이었어. 우리의 시간, 기사단의 시간, 아도르노의 시간까지 모조리 건 도박… 내가 몇 번이나 말했잖아
로엔:
싸움에서 지면 물러나야 하고, 내기에서 지면 승복할 줄 알아야 해…. 미련하게 맴돌아봤자, 더 처참하게 패배할 뿐이야
테오도르:
——그럼 어쩌란 말이야! 이대로 아도르노가 죽게 내버려두자는 거야?!
로엔:
하… 정신 차려. 아도르노의 지금 상태로는 혈청을 감당 못 해. 네 손으로 직접 숨통을 끊을 셈이야?!
테오도르:
난 포기 안 해! 로엔… 네가 오기 전에 이미 마지막 정제까지 다 끝내뒀어!
테오도르:
이건 반복 정제를 거친 고농축 혈청이야… 이것만 있으면… 아무리 너라도 날 막을 순 없어!
테오도르:
네가 협조할 마음이 없다면, 처음 계획대로… 이 실험은 나 혼자 마무리하겠어!
실험 기록과 현장의 흔적을 바탕으로 이곳에서 벌어진 일을 하나씩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바르카:
…테오도르는 어릴 적의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 먼저 이곳을 찾아냈고, 아도르노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일록의 실험을 재개했어
바르카:
실험이 실패하고 마물이 탈출했을 때, 로엔이 이 사실을 알아채고 합류해서, 마룡 우르사의 혈청을 계속 추출해 왔던 거지…
바르카:
——이곳에서 벌어진 일의 전말은, 대략 이런 셈이겠군
다이루크:
둘을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십니까?
바르카:
에휴… 이런 골치 아픈 일은 나중에 진한테나 떠넘겨야겠어. 알아서 처리하라고 하지, 뭐
바르카:
지금 내가 더 신경 쓰이는 건, 오히려 이 지하에 숨겨진… 「우르사의 피와 살」이야
깊은 곳으로 가기
테오도르는 고농도 혈청을 주사한 뒤 아도르노를 강제로 데려가려 했지만, 로엔에게 저지당한다
테오도르:
크윽——
테오도르:
어째서… 분명히… 최고 농도의 혈청까지 썼는데!
로엔:
넌 약해…. 그리고 그 사실을 자각조차 못 하고 있지
테오도르:
…자각? 네가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해…. 너도 폭주한 적 있잖아!
로엔:
맞아——그러니까 아는 거야, 더 계속해선 안 된다는 걸!
로엔:
생명을 연장하는 대가가 자아를 잃는 거라면, 우리가 구해내는 건 아도르노가 아니라, 그가 변한 괴물일 뿐이야!
로엔:
지금 네 꼴을 봐——이게 정말 그가 「인애」라는 이름을 맡길 만한 모습인지!
테오도르:
난… 나는…
테오도르:
…인정 못 해…. 인정 못 한다고!
로엔:
……
아도르노:
…마지막으로 너희를 이렇게 안아줬던 게 언제였더라?
아도르노:
눈 깜짝할 사이에… 너희를 안아줄 힘조차 없어졌구나
테오도르:
아도르노…?
로엔:
영감…
아도르노:
다 들었다…. 나를 지금까지 버티게 해준 게 너희지?
아도르노:
너희가 내게 기회를 준 거야…. 예전처럼 너희를 품에 안을 기회를…
아도르노:
그러니…
아도르노는 두 소년의 어깨에 손을 얹고 부드럽게 위로한다. 마치 그 옛날 아직 아이였던 두 사람을 구했을 때처럼…
아도르노:
왜 울고 그래. 「인애의 기사」가 마지막에 아이를 울리고 가서야 쓰나?
아도르노:
약속해 다오, 웃는 얼굴로 보내주겠다고
테오도르:
저는…
테오도르:
저는 당신을… 떠나보낼 수가 없어서…
아도르노:
너희가 곁에 있어 준 것만으로, 이미 충분하단다
바르카:
——아도르노! 테오도르!
여행자:
——로엔!
다이루크:
…보아하니 너희 문제는 이미 다 해결했나 보군?
로엔:
…아직 다는 아니에요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포효:
쿠르릉——
페이몬:
이, 이게 무슨 소리지?!
로엔:
역시… 혈청을 두 개 추출하려고 우르사의 피와 살의 활성을 한계치까지 자극했구나
로엔:
이대로 힘이 계속 새어 나가면, 주변 생물들이 전부 영향을 받게 돼…. 이곳에 있는 식물들이나, 아까 그 마물처럼 말이지
테오도르:
난…!
로엔:
아직도 센 척하려고? 이제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도 힘들 텐데? 그 감각이라면 나도 잘 알거든
로엔:
순순히 넘길 거 넘기고, 이제… 얌전히 구경이나 해
테오도르:
…내 상의 안쪽 주머니에, 지하로 통하는 열쇠가 있어
테오도르:
마룡 우르사의 피와 살… 그리고 놈의 힘까지… 전부 철저히… 폐기해 줘
로엔:
저 갑니다… 영감
아도르노:
가거라. 그런 힘은 이 세상에 남아 있어선 안 돼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포효:
쿠르릉——
페이몬:
이쪽으로 가면… 「도토레」랑 일록이 우르사로 실험했던 곳이 나오는 거야?
바르카:
그래. 힘을 좇는 광인에, 힘을 택한 천사… 정말 한바탕 소동이었어
다이루크:
그렇다면 이제, 이 소동의 막을 내릴 시간이군요
바르카:
마룡 우르사의 남은 힘은 결코 얕볼 수 없다. 쉽지 않은 싸움이 될 테니——모두 단단히 준비하도록!
날뛰는 마물:
쿠르릉——
페이몬:
으악——저쪽은 또 뭐지!
로엔:
…예전에 실험용으로 잡아 온 마물들이야. 「도토레」의 장치와 우르사의 힘으로 지금까지 살아남은 거지
로엔:
하, 최근에 내가 잡아 온 녀석들도 꽤 많은데, 다들 가만히 있질 못하는군
여행자:
——많아도 너무 많잖아!
페이몬:
이 우리 튼튼한 거 맞지? 마룡을 상대하다가 저것들까지 튀어나오면 큰일인데…
로엔:
튼튼했으면, 내가 도망친 녀석들을 처리하러 애쓸 필요도 없었겠지
로엔:
하지만 걱정 마. 녀석들이 너희를 방해할 일은 없을 테니까…. 장담하지
여행자:
설마 너…
로엔:
옛 부하의 야망, 가족의 피맺힌 원한… 그건 여러분이 직접 끝맺어야 할 숙명이죠
로엔:
그러니, 제가 붙잡아 온 마물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로엔:
아, 그렇지…
로엔:
페보니우스 기사단 5소대 부대장——출격 요청합니다
바르카:
하, 출격 전에 보고부터 해야 한다는 걸 드디어 깨달은 거냐?
바르카:
——가라, 로엔
바르카:
그리고 살아서 돌아와라. 단장으로서 내리는 명령이다
로엔:
그럼 우르사는 맡기고 갑니다, 「선배」님들
페이몬:
Путешественник… 우리가 가서 좀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바르카:
오? 그 녀석의 「친구비」가 헛되진 않았나 보군?
다이루크:
…혼자서 괜찮을까요?
바르카:
녀석이 우리를 믿어줬으니, 우리도 믿어줘야지. 어쨌든 네 뒤를 이어 최연소 대장이 될 녀석이니까
로엔:
일록, 달 사냥꾼, 도토레… 하, 이번엔 우르사까지. 결국 난 이놈들이랑 맞붙어 볼 운명이 아닌가 보네
로엔:
하지만 평범한 인간에게도… 그들만의 싸움이 있는 법이지
바르카:
그럼, 가서 각자의 「집착」과…
바르카 & 로엔:
…결판을 내자고!
마물 저지하기
맹렬한 기세로 몰려드는 수많은 마물에 맞서 로엔은 전력을 다해 막아냈지만, 다른 쪽에서도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바르카:
나를 따라 돌진하라!
다이루크:
지금 선고한다!
여행자:
사라져라!
과거의 포효:
쿠르릉——
「우르사」의 포효와 함께, 마물들은 피와 살점 냄새에 이끌려 이곳을 벗어나려 한다
날뛰는 마물:
쿠르릉——
로엔:
여길 떠나려고? 우르사의 부름을 들었나… 아니면 혈청 냄새를 맡은 건가?
로엔:
그건 곤란해. 내 뒤엔 마룡과 혈투를 벌이는 영웅들뿐만 아니라, 연약하고 평범한 인간들도 있거든
로엔:
그러니까…
로엔:
——전부 나한테 덤벼!
로엔은 혈청이 담긴 병을 깨뜨려 스스로 가장 위험한 미끼가 된다…
날뛰는 마물:
쿠르릉——
마물 저지하기
많은 마물을 처치했지만, 로엔도 점차 체력의 한계를 느꼈다. 피로가 몰고 온 몽롱함 속에서 수많은 기억이 로엔의 머릿속으로 밀려들기 시작하는데…
일록:
「영광으로 알아라. 너희는 범인을 초월해, 비범한 존재로 거듭날 테니——」
???:
넌 한때 힘을 얻으면 운명을 통제할 수 있다 착각했었지
달 사냥꾼:
「둔하고, 약하고, 한없이 평범한… 인간」
???:
그 보잘것없는 오만이… 더 무자비한 힘 앞에서 부서지기 전까진 말이야
로엔:
……
로엔:
「…노드크라이 쪽 싸움은 가장 강한 사람한테 맡길 수밖에」
???:
넌 자신이 특별하지 않다는 사실을 이미 받아들였다고 믿었을 거다
테오도르:
「——그럼 어쩌란 말이야! 이대로 아도르노가 죽게 내버려두자는 거야?!」
???:
하지만 네 곁으로 찾아온 평범한 죽음만은… 받아들이지 못했지
로엔:
……
로엔?:
너는 틀리지 않았어. 단 한 번도! 힘이야말로 세상 만물의 유일한 해답이다. 운명의 목을 움켜쥐고, 죽음마저 거부할 수 있는 존재지!
로엔?:
유일한 문제는, 네 힘이 아직 한참 부족하다는 거다. 이 선물을 받아들이지 않는 한 말이지
로엔:
……
로엔?:
힘과 수단에는 본래 선악이 없다——줄곧 그렇게 믿어오지 않았던가?
로엔?:
심연의 힘을 나눠 가지고, 마녀에게 도움을 청하고, 신의 가호에 기대는 것…
로엔?:
이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지? 평범한 인간은 힘을 가질 자격조차 없단 말이냐?
로엔?:
——그러니, 이 힘을, 「천사」의 인도를 받아들여라
로엔:
네 말이 맞아…. 힘은 그저 힘일 뿐이지. 그러니까…
로엔:
——파멸을 불러오는 건, 언제나 인간의 오만과 어리석음이야
로엔?:
무슨…!
로엔:
하아… 하아… 이제야 좀 조용해졌군
로엔?:
너… 이대로 평범함에 안주할 셈이냐? 내 인도를 포기하겠다는 거냐!
로엔:
내가 원하는 건 내가 알아서 손에 넣어. 네 「인도」를 받아들인다 해도, 그 힘을 지배하는 건 「내」가 아니겠지? 그러니…
로엔:
사라져라. 통제되지 않는 힘 따윈 필요 없어
로엔?:
안 돼——
로엔의 상황 살펴보기
페이몬:
로엔! 정신 차려! 로엔!
여행자:
…로엔!
로엔:
…그렇게 소리 안 질러도 돼. 잠깐 쉬고 있었을 뿐이야…. 이번 싸움, 꽤 힘들었거든
바르카:
허, 네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때도 다 있군?
로엔:
주사하진 않았어. 마물을 유인할 미끼로 썼을 뿐이야. 폭주한 마물을 상대하겠다고, 나도 같이 폭주할 수는 없지
로엔:
모두가 우르사를 처리하고 돌아온 후, 그 다음 상대가 내가 되면 곤란하니까 말이야
로엔:
뭐, 예전 실험 때 몸에 남은 부분 때문에… 잠깐 골치 아프긴 했지만
다이루크:
우르사의 피와 살은 완전히 제거됐어. 더 이상 활성화될 위험은 없을 거다
로엔:
…그렇군. 전부 제거됐나…
로엔:
아도르노랑 테오도르는요?
바르카:
지원 나온 기사들에게 맡겨서 먼저 돌려보냈다
바르카:
테오도르… 그리고 너에 대한 처분은, 나중에 시간을 두고 다시 따지도록 하지
바르카:
…마지막을 잘 지키도록 해
로엔:
…고맙습니다. 대단장님
로엔과 대화하기
그리고 얼마 후…
아도르노:
「내 평생을 눈물을 닦아주는 데 바쳤으니, 내 무덤 앞에서 눈물 흘리지 말기를」
아도르노:
「…인애의 기사, 이곳에 잠드노라…」
로엔:
흥, 영감… 묘비명이 제법 잘 어울리네
페이몬:
아니, 성묘하는데 풍선껌은 왜 부는 거야…
로엔:
응? 너희도 영감 보러 왔어? 좀 줄까?
여행자:
사, 사양할게…
로엔:
영감은 예전부터 이런 걸 만들길 좋아했어. 애들이 먹고 좋아한다면서 말이야
로엔:
저쪽 세상에 가서도 사탕을 받을 수 있다면, 본인도 기뻐하겠지
로엔:
근신 중이라 다른 할 일도 없어서, 시간이나 때우려고 만든 거야
페이몬:
어쩐지 저번 훈장 수여식에서 안 보인다 했더니… 근신 중이었구나
로엔:
하아… 근신만 받았게? 「사려 깊은」 진 단장이 처벌을 두 가지나 더 내려줬지
여행자:
어떤 처벌?
로엔:
——기사단은 내게 수여할 훈장과 대장 직위를 박탈하기로 결정했어
로엔:
「인애의 기사」라는 칭호는 아도르노와 함께 땅에 묻히고, 5소대 대장 자리도 당분간 공석으로 남게 됐지
페이몬:
아니… 그래도 괜찮은 거야?!
로엔:
대단장은 이러던데? 「봐라, 몬드성은 대단장 없이 대행만 있어도 잘만 돌아갔잖냐!」
여행자:
설득력이 너무 넘치는걸…
로엔:
「인애의 기사」라는 칭호는, 더더욱 이게 맞아
로엔:
이 이름에 걸맞지 않은 자가 이어받는 건… 그게 나라고 해도 용납 못 해
페이몬:
방금 잠깐이었지만, 네가 그 칭호에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어… 내 착각이었겠지?
로엔:
그래? 난 다른 칭호가 더 땡기는데. 「막가파 기사」? 「이기면 장땡인 기사」? 「맷집 기사」도 나쁘지 않고
로엔:
하지만 죄인인 내가 다음에 훈장을 받으려면, 승전보를 몇 번은 더 울려야겠지
로엔:
그야 당연하지. 누가 나한테 이랬거든…. 크흠, 「자신의 한계와 평범함을 인정하는 거야말로, 초월과 비범함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로엔:
난 계속 이길 거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여행자:
……
로엔:
걱정 마. 아픈 만큼 성장하는 법이잖아? 이것도 다 강해지는 과정이라고. 게다가 난 내가 무엇을 위해 힘을 추구하는지, 똑똑히 알고 있어
로엔:
자신이 처음에 뭘 원했는지까지 잊어버리는 게 진짜 패배지. 내가 그런 멍청이로 보여?
로엔:
음… 네 말도 맞아.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붙잡아 줄 사람이 있는 게 좋겠지
로엔:
그러니까 넌, 내가 모든 걸 짊어질 수 있을 만큼 강해지기 전까진…
로엔:
…나보다 먼저 늙어 버리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