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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타워의 장 제1막
최고의 진미
나비아가 드보르 호텔 입구에서 뭔가를 관찰하고 있다…
드보르 호텔 입구로 가기
페이몬:
어? 저기 나비아 아니야?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데, 인사하러 가자!
나비아와 대화하기
페이몬:
나비아 안녕~ 여기서 뭐 해?
나비아:
——앗! 쉿…!
여행자:
왜 그래요…?
???:
모니카! 똑바로 반성하기 전까진 드보르 호텔에 돌아올 생각 마! 너 같은 애가 주방에 들어오는 건 우리 호텔의 수치야!
모니카:
이,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
뭐? 불만 있어?
모니카:
아, 아뇨…! 반성할게요, 잘못했어요…
페이몬:
쟤는 왜 저렇게 사납게 구는 거야? 얘기도 안 들어보고! …이봐! 싸우지 말고 일단 사람 말부터 끝까지 들어봐…
나비아:
앗… 잠깐만…!
???:
응? 너희는 또 뭐야… 잠깐… 나비아?
???:
…흥, 얘네가 당신이 불러온 조력자야? 몇 번을 와도 변하는 건 없어
나비아:
하아…
나비아:
…사바나, 당신 평소에 부하 직원을 이런 식으로 대하는 거야?
사바나:
드보르 호텔 주방의 일은 전부 내 소관이야. 언제부터 가시 장미회가 간섭하게 됐지?
나비아:
물론 레스토랑 관리는 그쪽 내부 일이지만… 무리하다 몸져누운 직원을 위해 나서는 건 가시 장미회의 일이야!
사바나:
무리? 몸져누워? 흥, 몇 번을 말해? 그건 다 피르망이 나약해서 그런 거라니까. 그 녀석 일을 대신할 사람은 널리고 널렸어!
모니카:
하지만 피르망 씨는…
사바나:
——모니카! 당장 돌아가!
모니카:
네? 전 이제 드보르 호텔에 들어가면 안 되는 거 아니었나요…
사바나:
…들어가라고 했지! 쓸데없는 소리 말고 따라와
페이몬:
우와… 완전 말이 안 통하네…
나비아:
미안, 너희를 또 말려들게 했네…
여행자:
그래서 저 사람은 뭐예요?
나비아:
사바나라고, 드보르 호텔의 새로운 주방장이야
나비아:
취임한 이후 극단적으로 엄격한 업무 규정을 세워서, 직원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스트레스를 주고 있지…
나비아:
가장 심각한 직원은 과도한 피로로 몸져눕기까지 했어. 며칠 동안 병상에 누워 말도 제대로 못 했지…
피르망:
죄송해요… 죄송합니다…. 다 제 탓이에요… 전 요리할 자격이 없어요…
나비아:
…가시 장미회는 피르망 씨 가족의 의뢰를 받고 이 건을 중재하러 왔는데, 결과는… 방금 너희가 본 대로야
나비아:
사바나는 피르망 씨의 과로와 병을 전부 피르망 씨 본인 탓으로 돌리곤, 자기와 관련이 없다며 소통을 일절 거부하고 있어
나비아:
다른 요리사에게도 레스토랑의 근무 환경에 대해 들어보려 했지만, 주방은 사바나의 감시가 삼엄해서 아무도 입을 열지 못하더라
나비아:
그래서 잠복이라는 미련한 방법으로 기회를 엿볼 수밖에 없었지
페이몬:
…그러게!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 내가… 네 일을 망쳐버린 거야…? 미안해…
나비아:
아냐, 페이몬. 모니카가 저렇게 시달리는데, 네가 안 나섰어도 내가 가만 있지 못했을 거야
나비아:
휴, 잠복 같은 건 나한텐 안 어울리는 일인가 봐
나비아:
그러게… 단서를 찾기가 더 어려워지겠어. 음… 일단 잿빛의 강으로 돌아가서, 다시 계획을 세우든지 해야겠네
페이몬:
나… 나도 같이 갈래! …안 그러면 마음에 걸릴 것 같아
여행자:
그럼 저도요
나비아:
진짜 신경 안 써도 된다니까! 그래도… 잿빛의 강에 놀러 올 시간이 되는 거면, 내가 진수성찬을 대접할게!
나비아:
최근 가시 장미회의 술집에 엄청 유명한 셰프가 왔거든! 이름은 바로…
레온느:
저기… 실례합니다! 방금은 가게 내부 사정으로 못 볼 꼴을 보였네요, 죄송해요…
레온느:
이건 작은 사과의 뜻이니 받아주세요. 여러분께 꼭 전해달라며 모니카가 맡긴 사탕이에요…
페이몬:
너랑 모니카가 사과하는 거야…? 으, 아무리 생각해도 사과해야 할 사람은 사바나인데!
레온느:
그게… 요즘 저희 주방장님이 조금 예민하셔서요…. 정말 죄송해요!
페이몬:
알겠어… 이 사탕을 봐서라도 참을게!
레온느: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사바나 씨에게도 꼭 말씀 전할게요!
나비아:
단순히 예민한 것뿐이라…
페이몬:
어떻게 이런 사람이 주방장이 됐지? 이해가 안 돼…
나비아:
피르망 씨 가족들 말에 따르면, 그 셰프도 예전엔 이런 성격이 아니었대…. 말하자면 기니까, 일단 모니카의 솜씨부터 맛보자!
여행자:
여전히 단 걸 좋아하시네요…
페이몬:
헤헤, 나는 그 마음 알지! 어디 먹어볼까나…
페이몬:
…어라? 사탕 포장지에… 뭔가가 적혀 있어
페이몬:
「…에스코피에를… 찾아… 가세요…」?
잿빛의 강으로 가기
나비아:
에스코피에? 설마…
페이몬:
응? 나비아 너 그 이름을 알아?
나비아:
음… 일단 원래 계획대로 잿빛의 강으로 돌아가자. 어차피 에스코피에도 지금 거기에 있어
페이몬:
…그래서 에스코피에는 뭐 하는 사람이야?
나비아:
간단히 설명하면… 에스코피에는 드보르 호텔의 원래 주방장이었어
나비아:
「드보르 케이크」의 레시피를 복원하고, 호텔을 휘황찬란한 전성기로 되돌려 놨지…
나비아:
드보르 레스토랑 창립 이래, 「천재」 모데스트를 제외하고 가장 유명한 셰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페이몬:
「드보르 케이크」라면… 매일 한정 판매하는 그 케이크? 와——그런 셰프가 있는데 왜 사바나가 주방장이 된 거야?
나비아:
그게… 식품 안전사고가 있었거든. 누가 드보르 호텔의 요리에 금지 성분이 들어가 있다고 신고했어
나비아:
하지만 그게 어디서 섞여 들어왔는지 아는 요리사는 없었고… 결국 에스코피에는 주방장으로서 책임을 지겠다며 자진해서 메로피드 요새로 들어갔지…
페이몬:
메… 메로피드 요새에?!
나비아:
하하… 그렇네. 어쨌든 당시 검출된 금지 성분량이 많지 않아서, 경비대는 그걸 사고로 간주했어
나비아:
그래서 에스코피에도 금방 요새에서 나올 수 있었지. 다만 드보르 호텔의 주방장 자리는… 그대로 사바나에게 넘어갔어
페이몬:
그런 일이… 뭔가 불공평해
나비아:
비록 에스코피에는 이제 드보르 호텔 주방장이 아니지만, 여전히 요리사들 사이에서 명성이 높아
나비아:
모니카의 쪽지는… 우리 보고 에스코피에가 나설 수 있게 해달라는 뜻이겠지…
페이몬:
——오오! 완벽하게 이해했어! 모니카는 에스코피에가 사바나를 쫓아내 주길 바라는 거구나!
페이몬:
현임 주방장 성격이 난폭한 건, 원래 주방장을 복귀시키면 해결되는 문제니까!
나비아:
어… 그건…
???:
——크림 버섯 수프를 겨우 3분 30초 만에 다 끓였다고?!
???:
——그냥 끓는 물에 얼음을 띄워서 내보내지 그래?!
???:
——그럼 적어도 네가 낭비한 크림이랑 버섯에는 안 미안하겠다, 힐레르!
힐레르:
우으으… 크림아 미안해, 버섯아 미안해…
나비아:
보다시피… 에스코피에도 이런 성격이라서 말이지
에스코피에:
…가열 시간이 모자라면 크림과 버섯의 맛이 완전히 발휘되지 않아! 막 끓을 때의 향에 현혹되면 안 된다고, 알겠어?
힐레르:
예, 솊…
에스코피에:
그럼 당장 다시 끓여! 손님이 기다리고 있잖아——그리고, 방금 어디가 문제였는지 똑똑히 기억해!
힐레르:
예… 솊!
페이몬:
어… 저기… 있잖아…
에스코피에:
——식사하러 오셨나요? 죄송한데 기다리는 손님이 많아서, 일단 줄부터 서 주세요…
페이몬:
우, 우린 밥 먹으러 온 게 아니야!
에스코피에:
밥 먹으러 온 게 아니라고? ——그럼 더더욱 줄 서서 기다려야지!
나비아:
하하… 에스코피에는 한 번 스위치가 켜지면 대화하기 어려워…. 일단 앉아서 기다려 보자, 느긋하게 이야기도 할 겸
테이블에 앉아 바쁜 때가 지나가길 기다린다…
페이몬:
드디어 식사 시간이 끝났네…. 이 술집은 원래 이렇게 사람이 많아?
나비아:
음… 에스코피에가 잿빛의 강에 와서 임시 주방장을 맡은 뒤로, 손님이 최소 세 배는 늘었을걸
여행자:
드보르 호텔로 돌아가지 않는 건가요?
나비아:
글쎄… 「드보르 호텔엔 이제 내가 필요 없다」면서, 돌아갈 생각이 없어 보이더라…
힐레르:
그럼… 오늘은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에스코피에:
이 요리들도 가져가서 처리해. 어차피 손님에게 나가지도 못할 거, 그냥 두면 낭비잖아
힐레르:
앗… 감사합니다 솊!
에스코피에:
뭘 감사하는 거야, 난 그냥 낭비가 싫었을 뿐이라고! 그보다 피르망 보고 빨리 나으라 그래. 맨날 네가 나와서 일하지 않도록…
나비아:
훗…
페이몬:
피르망…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이름인데…
나비아:
…과도한 스트레스로 몸져누웠다던 요리사야. 힐레르는 그분의 아들이고. 어머니는 집에서 피르망 씨를 돌봐야 해서…
나비아:
힐레르가 생계를 위해 대신 일하고 있어…. 그래서 에스코피에는 힐레르의 가족들이 음식을 나눠 먹을 수 있도록, 매일 일부러 음식을 더 만들고 있지…
에스코피에:
이봐, 나비아! 다 들리거든!
에스코피에:
몇 번이나 말했잖아. 그건 전부 힐레르의 솜씨가 부족해서 만들어진, 손님에게 나가지 못할 쓰레기라고…
나비아:
음음, 맞아 맞아. 영양 밸런스를 완벽하게 고려한 쓰레기지, 맞지?
에스코피에:
……
에스코피에:
흥… 그래서, 유명하신 여행자(이)랑 그 동료 페이몬이 나한테는 무슨 일로 찾아왔어?
페이몬:
헤헤, 너도 우리를 아는구나! 그럼 자기소개는 안 해도 되겠네. 우리는 사바나의 일로 찾아왔어!
에스코피에:
…가시 장미회의 본부가 여긴데 어떻게 모르겠어? 나비아도 이 일로 날 여러 번 찾아왔고
에스코피에:
하지만… 난 더 이상 드보르 호텔 사람이 아니야. 전 주방장의 신분으로 호텔 일에 간섭해서는 안 돼
에스코피에:
게다가, 사바나에게 주방장 자리를 이어받으라고 설득한 사람이… 바로 나야
페이몬:
——뭐?!
에스코피에:
뭐랄까… 그때의 사바나는 지금보다 훨씬 착하고, 소심한 성격이었어…. 자기가 주방장을 할 능력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주저할 정도였지
페이몬:
말도 안 돼… 우리랑 같은 사람 얘기하는 거 맞아?
에스코피에:
지금의 모습은… 나를 따라 하는 걸지도 몰라. 나도 주방장 일을 할 땐 성질이 꽤 더러우니까…
여행자:
(…본인도 아는구나…)
에스코피에:
아무튼, 지금 내 입장에선 사바나를 탓하기가 좀 그래
에스코피에:
피르망 쪽도 어쩌면 내가 사바나를 망쳤다고 생각할지도 몰라…
나비아:
그건 아닐걸? 봐봐, 에스코피에. 모니카가 우리한테 준 거야
모니카의 사탕 포장지를 에스코피에에게 건넨다…
에스코피에:
이건…
나비아:
네가 말한 문제가 있다 해도, 최소한 모니카는 널 믿고 있어…. 다른 사람의 생각도, 직접 듣기 전까지는 모르잖아?
에스코피에:
모니카…
나비아:
너보고 그 주방장이랑 싸우라는 것도 아니야. 아직은 탐문 조사 단계니까… 요리사들이랑 얘기부터 해보자는 거지…
에스코피에:
모니카… 모니카…
페이몬:
…에스코피에?
에스코피에:
——모니카 이 자식! 사탕 포장지에 설탕을 이렇게 많이 바르다니! 신발 밑창보다 더 두껍잖아!
에스코피에:
안 되겠다! 돌아가서 한바탕 혼쭐을 내줘야겠어! 지금 당장!
페이몬:
어…? 갑자기 뭐야…?
나비아:
훗, 우리도 따라가자. 앞에서 한참을 기다리게 할 순 없지!
에스코피에와 대화하기
모니카:
——죄송합니다, 정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손님께서 주문하신 음식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어요!
르놀드:
어… 그 정도는 아닙니다…. 평소와 맛이 조금 다르긴 해도, 말해 주시지 않았으면 몰랐을 거예요…
모니카:
하… 하지만 손님께서 용서해 주시지 않으면, 주방장님이… 저, 무릎이라도 꿇을게요!
르놀드:
네, 네에——?!
에스코피에:
——일어나, 모니카! 손님이 곤란해하시는 거 안 보여?
모니카:
아… 에스코피에 님!
에스코피에:
용서받고 싶으면, 정정당당하게 요리사다운 방식으로 완벽한 요리를 만들어 와…. 자기 처지를 앞세워서 손님한테 동정 사지 말고!
모니카:
그치만… 흐윽… 주방장님이 잘못을 바로잡기 전까진 주방에 들어오지 말라고 하셨어요…. 주방에 들어가지 않으면 요리를 다시 할 수가 없는데…
페이몬:
완전 주객전도잖아? 피르망도 이런 상황을 겪었던 걸까? 못 버틸만했겠어…
에스코피에:
…식사를 방해했네요. 죄송합니다
르놀드:
아니에요. 사실 저는 별로 큰 차이를 못 느꼈는데… 먹다가 갑자기 누가 나타나서 사과하길래 깜짝 놀랐어요…
모니카:
그게… 사바나 셰프님이 제가 요리하고 냄비에 남긴 수프를 맛보시더니, 그 자리에서 절 쫓아내셨어요…
르놀드:
그렇게 엄격하게 군다고요? 전에 에스코피에 씨가 주방장일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잖아요. 다들 안색이 안 좋아 보여요
모니카:
…혼나는 건 전과 똑같지만, 그때는 다들 자기가 뭘 잘못했고, 어떻게 고쳐야 할지 알 수 있었어요…
모니카:
저희가 자기 수준까지 성장하길 바라는 에스코피에 님의 진심도 똑똑히 느껴졌고요
모니카:
하지만 지금은 무슨 실수를 해도… 그저 반성하라고 하거나… 계속해서 다시 만들라고 할 뿐이에요…
모니카:
에스코피에 주방장님이 잿빛의 강에서 일한다는 소식을 접한 후부터는 더 심해지셨어요…
에스코피에:
…모니카, 난 이제 여기 주방장이 아니야. 그렇게 부르지 말아줘
모니카:
사실 저희도 다 알아요! 그날 그 사고는… 절대로 당신의 책임이 아니었어요!
모니카:
그날의 연회는 규모도 크고 시간도 길었어요…. 어느 단계에서 식자재에 형광소가 들어갔는지는 모를 일이라고요…
페이몬:
「형광소」? 그게 뭐야?
나비아:
…폰타인 과학원이 형광별에서 추출해 합성한 새로운 약제야. 여러 감각을 날카롭게 만들어 줘서, 신경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 치료용으로 쓰인대…
르놀드:
오오——저도 들어봤어요! 그걸 요리에 넣으면 미각을 자극해서 중독성 있는 맛이 된다던데요!
나비아:
장기간 섭취하면 정신이 흐트러지고 신경이 손상될 위험이 있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경비대가 엄격한 통제에 들어갔어
나비아:
하지만 그 위험성이 발견되기 전에, 「형광소」를 첨가한 일부 식자재가 이미 시장에 유통되었지…
모니카:
…저흰 다 알아요. 그 사건은 분명… 누군가 실수로 문제가 있는 식자재를 구매해서 그런 거예요…
모니카:
그리고 당신은 직원들이 서로를 의심하느라 드보르 호텔의 분위기가 흉흉해질까 봐, 모든 책임을 떠안으셨죠!
모니카:
그 결과 지금은 잿빛의 강에서 요리하는 신세가 되셨고요…
나비아:
어… 가시 장미회의 술집이… 그렇게 초라한 곳은 아냐. 물론 드보르 호텔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르놀드:
오? 잿빛의 강이요? 이젠 거기로 밥 먹으러 가면 되겠군요!
에스코피에:
크흠! 모니카, 나는 지금의 일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으니… 과거의 일은 더 이상 따질 필요 없어
에스코피에:
…그리고,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든, 당시 주방장이었던 내게 책임이 있는 것도 맞아
모니카:
휴, 사바나 님이 당신의 반만이라도 상냥했으면 좋았을 텐데요…
???:
——그래서, 내가 주방장으로서 취하는 방침에 불만이 있으시겠다?
모니카:
주… 주방장님!
사바나:
흥, 주방장이 나인 건 아나 보지?
사바나:
에스코피에… 이제 와서 드보르 호텔에 뭐 하러 온 거야?
에스코피에:
사바나… 어떻게 된 거야? 대체 왜 이렇게 됐어? 드보르 호텔을 너한테 처음 맡길 때만 해도…
사바나:
…나한테 맡겼으면, 내가 뭘 어떻게 하든 신경 꺼!
사바나:
이제 주방장도 아니면서… 지적질하지 말란 말이야!
페이몬:
으아… 다짜고짜 시비를 걸어오잖아?
여행자:
자리를 피해줘야 하나…
에스코피에:
…사바나…
에스코피에:
——고작 며칠 사이에 성질을 많이 버렸구나?
에스코피에:
그럼 요리 실력도 그만큼 늘었어? 설마 아직도 장마 연꽃을 마코트 풀 대신 쓰지는 않겠지?!
사바나:
…네, 네 알 바 아니잖아!
페이몬:
——안 싸운다고 했으면서!
???:
허허—— 에스코피에 양이 돌아오자마자 이렇게 불타오르는 광경을 보게 될 줄은 몰랐군요!
에스코피에:
어? 바네겜 씨?
바네겜:
예, 접니다. 두 분… 요리사다운 방식으로 이 갈등을 해결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드보르 호텔의 가장 전통적인 방식으로요…
르놀드:
요리사다운 방식이라면… 설마 그 전설의——
여행자:
이번엔 또 어떤 새로운 설정이려나…
바네겜:
예, 맞습니다. 왕년에 모데스트가 세운 전통——요리 대결입니다!
르놀드:
드보르 레스토랑의 창립자 모데스트와 사벨리는 경영 방침부터 매주의 추천 메뉴까지, 어떤 영역에서든 의견이 엇갈리면…
르놀드:
…요리 대결로 승부를 가렸습니다! 의견을 관철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승자뿐이었죠!
페이몬:
…걔네도 할 짓 되게 없었나 보네!
바네겜:
그렇게도 보일 수 있습니다만, 이런 제도가 있었기에 모두가 솜씨를 갈고닦으며 요리를 한층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바네겜:
이 제도를 다시 세운 덕분에, 드보르 호텔은 지난 몇 년 간 폰타인 미식 랭킹 1위 자리를 연이어 차지했지요
페이몬:
몇 년 전에 다시 생겼다고? 대체 누구 생각이람…
바네겜:
——어떻습니까? 에스코피에 양. 당신이 세운 규칙이니 이의는 없으시겠죠?
여행자:
역시 너였구나…
에스코피에:
크흠… 그렇다 해도, 지금의 저는 드보르 호텔의 요리사가 아니에요. 그 규칙을 적용하긴 어려워요
바네겜:
하하, 양측 모두 동의한다면 평범한 친선 대결로 쳐도 상관없겠지요. 사바나 양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바나:
친선 대결? 흥…
사바나:
기왕 붙을 거면 정식으로 내기를 하자——네가 이기면, 날 어떻게 처리하든 네 마음대로 해!
에스코피에:
…난 널 어떻게 할 생각 없는데…
사바나:
대신 네가 지면… 《드보르 비전서》를 내놔!
르놀드:
뭣——《드보르 비전서》?!
나비아:
…초대 주방장 모데스트가 남긴 전설의 비전서야! 「드보르 케이크」를 포함해 수많은 비밀 레시피가 적혀 있다고 해!
나비아:
——폰타인 미식계 최고의 보물이지. 역대 주방장에게만 읽을 자격이 주어진다고 들었어!
페이몬:
역대 주방장이면… 어? 그럼 사바나도…
에스코피에:
사바나… 그걸로 뭘 하려는 거야? 너한텐 이미 비전서 사본이 있잖아
사바나:
사본? 흥… 이 상황에서도 뻔뻔하게 나오는구나…
사바나:
——내가 원하는 건, 네가 드보르 호텔을 떠날 때 가져간 원본이야!
에스코피에:
…이해가 안 되네. 사본이라고 해서 원본과 레시피가 다른 것도 아니고…
사바나:
뭐야? 왜 갑자기 말을 돌려? 나한테 질까 봐 무섭니? 아니면 원본이 내 손에 넘어올까 봐 겁나?
바네겜:
음, 사바나 양. 그건 호텔 측에서 에스코피에 양의 공헌을 기념하기 위해 준 겁니다. 내기에 거는 건 좀…
사바나:
아까 그러셨잖아요? 양측이 모두 동의하면 문제없다고요
사바나:
대결 주제는… 《드보르 비전서》에 나오는 드보르 케이크로 하죠! 에스코피에, 할 거야 말 거야?
에스코피에:
흠? …그렇게 자신 있어?
에스코피에:
——그럼 네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한번 확인해 볼까
에스코피에:
그동안 네가 성질만 더러워진 건 아니길 바랄게!
사바나:
흥… 두고 보시지
잿빛의 강으로 돌아가기
페이몬:
그래서… 사바나의 도전을 이대로 받아들여도 정말 괜찮은 거야?
에스코피에:
뭔가 말하지 못한 게 있어 보였어. 그렇다면, 요리사는 요리로 대화하는 게 가장 빠르지
페이몬:
엥? 정말 그런가… 난 전혀 몰랐어
나비아:
에스코피에도 평소에 진심을 잘 안 털어놓는 타입이거든, 그래서 바로 알아챈 거지
에스코피에:
크흠… 그런 거 아니야. 적어도 네가 만든 마카롱에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고 한 건 진심이었어
나비아:
——그런 건 좀 관대하게 봐주면 안 될까?
여행자:
《드보르 비전서》 얘기는 또 뭐야?
에스코피에:
《드보르 비전서》는… 레시피 책이라기보단, 호텔 창립자 모데스트가 남긴 모험 노트에 가까워
에스코피에:
당시 그는 친구 사벨리와 함께 폰타인 각지를 모험하며 새로운 식자재와 레시피를 발굴해, 폰타인 요리의 다양성을 크게 늘렸어
에스코피에:
그중 최초의 「드보르 케이크」는 모데스트가 모험 중에 발견한 조미료로 만든 거라고 해!
에스코피에:
그 조미료가 워낙 귀해서 하루에 16조각 이상 제작이 어려웠지만… 먹어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정신이 맑아지고 그 맛을 잊지 못했대…
에스코피에:
훗날 두 사람은 이를 기반으로 드보르 레스토랑을 창립했고, 단숨에 폰타인 요식업계 최고의 스타가 되었어
에스코피에:
특히 모데스트는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로 불리고, 모험 노트에 적힌 각종 레시피는 《드보르 비전서》라는 이름으로 전해졌지…
페이몬:
오호라, 그렇구나——그래서 이 비전서 덕분에 드보르 호텔은 폰타인을 평정하고 불굴의 인기를 누렸다… 그 말이지?
에스코피에:
응? 그럴 리가. 요리는 나날이 발전하기 마련인데, 백 년 전의 레시피만으로 어떻게 버티겠어?
에스코피에:
백 년은 고사하고, 레스토랑이 유명해진 지 십 년도 되지 않아 두 창시자가 갈라섰어. 그리고 모데스트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
에스코피에:
…이후 드보르 레스토랑도 인기를 잃어서,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테이블 몇 개 없는 작은 식당이었어
에스코피에:
몇 차례나 주인이 바뀌고 자리를 이전한 끝에, 오늘날 바네겜 씨에게 넘어가게 된 거야
페이몬:
음… 리월 소설에 나오는 무공 비급처럼 대단한 건 줄 알았는데… 막상 들어보니 별거 아니네!
에스코피에:
소설과 현실은 달라. 백 년 전의 레시피를 따라봤자 현재 사람들의 입맛을 따라잡진 못해
나비아:
지금 가게에서 한정 판매하는 케이크도, 사실은 에스코피에가 재현해 낸 거야!
페이몬:
재현? 그게 무슨 소리야? 비전서에 레시피가 다 적혀있는 거 아니었어?
에스코피에:
백 년 전의 골동품이라 훼손된 기록이 많거든…. 전설의 조미료는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었어
에스코피에:
그러니까 그건 재현이라기보다… 비전서에 남은 일부 레시피와 역사책의 기록을 참고해 새로운 「드보르 케이크」를 개발했다고 하는 편이 옳아
에스코피에:
똑같은 이름을 사용하고, 하루에 16조각만 한정 판매한 건… 으… 바네겜 씨의 비즈니스적인 아이디어였어
페이몬:
으엥… 뭔가… 환상이 깨진 느낌이야…
나비아:
똑같은 「드보르 케이크」가 아니더라도, 지금 폰타인에서 제일 맛있는 케이크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어! 이 시대 사람들의 입맛에는 이게 더 잘 맞을지도 모르지?
나비아:
당시의 케이크가 페이몬의 상상대로 완벽한 것이었다면… 레시피가 온전히 안 남아있을 리가 없잖아? 드보르 레스토랑이 몰락했을 리도 없고
에스코피에:
……
에스코피에:
…어쨌든, 나는 「드보르 케이크」를 포함한 각종 레시피를 개량했어. 그리고 그 사본을 사임하기 전에 사바나에게 넘겼고
페이몬:
그렇구나… 그럼 사바나는 왜 원본에 집착하는 거지?
페이몬:
설마… 원본을 빼앗는 걸로, 자기가 에스코피에보다 더 주방장 자리에 적합하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려는 건가?
나비아:
드보르 호텔은 에스코피에에겐 원본을 주고, 후임 주방장이 될 사바나에겐 사본을 줬어…
나비아:
사바나 입장에선 「너는 주방장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처럼 느꼈을 수도 있지…
에스코피에:
글쎄… 애초에 원본을 나에게 주자고 제안한 건 사바나와 바네겜 씨였는걸…
페이몬:
뭐?! 그럼 주방장이 된 후에 마음이 바뀐 건가… 으으…
에스코피에:
…괜한 추측을 하기보단, 요리 대결에서 요리로 대화하는 편이 낫겠어
여행자:
어떻게 요리로 대화를 해?
에스코피에:
승부에서 이긴 뒤에——머리를 붙잡고 모든 걸 실토하게 하는 거지!
여행자:
그런 방식이었어?!
에스코피에: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해도… 요리사로서의 자존심은 변하지 않았을 거야! 그러니까 요리 대결의 결과엔 승복할 거라고 믿어
나비아:
후후, 최소한 피르망 씨의 일은 해결할 수 있을 거야. 에스코피에가 나서면 승리는 식은 죽 먹기라구!
에스코피에:
단언할 수는 없어…. 「드보르 케이크」의 제작 과정은 매우 복잡해서, 보통 3명의 요리사가 함께 만들어
에스코피에:
어떻게든 혼자 해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역시 보조가 두 명 있는 편이 안전해
페이몬:
간단하네! 우리 셋은 경험만땅인 주방의 베테랑이라구! 여기서 둘을 고르면 되잖아?
에스코피에:
여행자의 요리 실력이 전투 실력만큼 뛰어나다고는 들었어. 하지만… 내 기준은 절대 낮지 않아
여행자:
얼마든지 시험해 보시지!
나비아:
나도! 저번에 마카롱에 관한 혹평을 들은 뒤로… 보름 넘게 열심히 수련했다구!
나비아:
아무리 상대가 여행자여(이어)도… 쉽게 지지는 않겠어!
에스코피에:
다들 자신감이 넘치네——그럼 가장 먼저, 칼질부터 볼까
에스코피에와 대화하기
에스코피에:
오? 아무래도… 이건 너희에게 어렵지 않았던 것 같네
페이몬:
칼질을 시험한다길래, 과일을 그물 모양으로 썰기라도 해야 하는 줄 알았어! 평범한 시험이라 다행이야…
에스코피에:
다음 건 「평범」하지 않아. 이 「저온 추출기」로 식재료의 맛 성분을 추출할 거거든
여행자:
이게 뭐야?
에스코피에:
폰타인 과학원에 부탁해 개발한 특수 가공 장치야. 저온 추출 방식으로 식재료의 진액을 분리해서, 맛 성분으로 맛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지…
에스코피에:
음… 흔한 장치가 아니라서 말만으론 이해하기 어려울 테니… 내가 먼저 시범을 보여줄게
「저온 추출기」를 사용해 맛 성분 획득하기
페이몬:
폰타인 과학원의 발명품이라… 요리에 이렇게 이상한… 아니, 신기한 물건을 쓰는 건 처음 봐!
에스코피에와 대화하기
에스코피에:
——됐어! 이게 바로 분리된 맛 성분이야. 너희가 아까 잘라준 과일도 같이 처리했어
페이몬:
…킁킁… 진짜로 향이 훨씬 진해졌어! 그럼 이제 이걸 전부 넣는 거야?
에스코피에:
아니, 아무 맛이나 다 집어넣으면 맛의 균형을 해쳐! 알맞은 맛이 나도록 신중하게 조합해야 해
에스코피에:
이번에도 내가 먼저 시범을 보여줄 테니까, 집중해서 잘 봐!
에스코피에와 대화하기
에스코피에:
——완성했다! 크흠… 자, 이제 너희들 차례야
에스코피에의 지도를 따라, 각자 조미 작업을 마쳤다…
에스코피에:
음… 그럭저럭 괜찮네. 다들 처음 시도한 것 치곤 나쁘지 않아…
에스코피에:
근데 예외도 있는 것 같네…. 너 정말 처음 해보는 거 맞아? 처음이라기엔 거의 완벽하잖아…
에스코피에:
크흠… 그건 당연한 거고! 하지만 네 실력도 무시할 수 없어
에스코피에:
다음 시험이 기대되는걸? 이번엔 각자 「드보르 호텔에 있는 요리」를 하나씩 만들어 제출해 줘. 종합적인 평가가 될 거야
여행자:
…종합 평가?
에스코피에:
요리 실력을 평가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준은 최종 완성된 요리야. 다들, 대결의 예행연습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줘!
드보르 호텔에 있는 요리를 제출하기
에스코피에:
어때? 어떤 요리를 제출할지 정했어? 네가 생각하기에 가장 「맛있는」 요리를 준비해 줘
당신이 요리를 내놓는 순간, 에스코피에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에스코피에:
아아… 이 흰기러기처럼 고상한 아우라! 바로 평가를 시작할게!
에스코피에와 대화하기
페이몬:
히히… 꽤 괜찮지? 자랑은 아니지만, 나 음식에 나름 조예가 있다고!
에스코피에:
음… 6점
페이몬:
에… 뭐, 알겠어… 난 원래도 요리를 잘하는 편은 아니니까, 합격점이면 나쁘지 않네…
에스코피에:
——백 점 만점에 6점
페이몬:
——뭐어?!
에스코피에:
이 요리를 만든 사람은 만드는 것보다 먹는 걸 더 잘할 것 같아
에스코피에:
——매일 푸리나 님의 곡을 백 번씩 듣는다고 다 가수가 되나? 같은 이치야
페이몬:
윽…
나비아:
나는 나는? 이번 마카롱엔 설탕을 두 스푼이나 덜 넣었어!
에스코피에:
100스푼에서 98스푼으로 줄은 건가? 네가 말 안 했으면, 설탕통에 남은 게 그것뿐이라 그런 줄 알았을 거야. 6점
나비아:
윽…
여행자:
윽, 진짜 엄격하네…
에스코피에:
마지막은… 음…
페이몬:
뭐, 뭐라고 하려나…
나비아:
…마지막 희망이야!
에스코피에:
…8점
페이몬:
에휴… 우리랑 별반 차이가 없네…
에스코피에:
아니야… 이 완벽한 색감과 매혹적인 향기, 그리고 노련한 솜씨는——
에스코피에:
——10점 만점에 8점! …아니, 9점도 가능해!
페이몬:
에에?! 대체 어떻게 한 거야?!
여행자:
너한테 밥해주다 보니 늘었어
에스코피에:
완벽한 맛이라곤 할 수 없지만… 수많은 연습과 시도 끝에 얻어낸 결과물이라는 걸 알겠어!
에스코피에:
이 요리에서 흰기러기 같은 고결함이 느껴져! 표류의 세월과 여정의 풍파, 그리고 길동무의 편식까지도…
페이몬:
——마지막 그건 대체 어떻게 느끼는 건데?!
나비아:
역시… 너는 못 이기겠다니까. 그럼 여행자이(가) 대결에 나가는 건 확정이네?
페이몬:
그치만 요리사는 총 세 명이 필요한데, 너랑 에스코피에가 있어도 아직 한 명이 부족해…. 음, 나랑 나비아가 더 연습해 볼까?
힐레르:
에… 에스코피에 셰프님!
페이몬:
어? 힐레르잖아? 여기까진 어쩐 일이야?
힐레르:
…드보르 호텔에서 케이크 만들기 대결을 하신다고 들었어요.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지 않으세요?
나비아:
오? 너를 추천하러 온 거야?
힐레르:
아뇨… 저는 실력이 한참 부족한걸요. 도와드리려는 건 제가 아니라 아버지세요…
에스코피에:
피르망…? 벌써 다 나은 거야?
피르망:
에스코피에 셰프님… 나비아 씨, 여행자 님… 저희를 위해 여러모로 나서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피르망:
여러분이 고생하시는 걸 집에서 보고만 있기는 싫습니다. 저도 이번 요리 대결을 돕게 해주세요!
여행자:
몸은 좀 괜찮으세요?
나비아:
맞아요, 게다가 아직 정신적 트라우마도…
피르망:
…괜찮습니다! 많이 나아졌으니 걱정 마세요…. 며칠 전까진 말도 잘 못 하고 도움이 못 되어드려 죄송했습니다… 그래도 이젠…
피르망:
…누가 뭐래도 전 드보르 호텔에서 일하던 요리사니, 에스코피에 셰프님의 페이스를 따라갈 수 있을 겁니다! 아마도요…
에스코피에:
피르망. 드보르 호텔을 떠난 후로… 다시 칼을 들어본 적 있어?
피르망:
아뇨… 없습니다. 그래도 충분히 휴식을 취했으니… 괜찮을 거예요…! 아니면… 지금 요리를 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피르망:
어…? 이상하다… 왜… 손이 떨리는 거지…?
사바나:
…이 요리, 네가 이렇게 만들었어?
피르망:
왜 식칼을 똑바로 못 잡겠지…?
사바나:
…다시 해! …다시! …다시!
피르망:
난… 나는…
사바나:
…재능 없는 놈은, 빨리 주방에서 나가버려
피르망:
으윽——쿨럭쿨럭…!
힐레르:
아… 아버지! 괜찮으세요?
피르망:
말도 안 돼… 이제 거의 다 나았을 텐데… 난… 나는…
피르망:
다시 이전으론… 돌아갈 수 없는 건가?
힐레르:
아버지! 이게… 어떻게 된 거죠…?
???:
…신체적인 부담보다, 마음의 상처가 더 컸던 거겠죠
페이몬:
어? 모니카? 여긴 언제 왔어?
여행자:
나도 눈치 못 챘어…
모니카:
하하… 여러분이 요리에 너무 몰두하고 계셨나 봐요. 저도 방해하기 싫어서 티 내지 않았고요…
모니카:
하지만… 죄송해요, 피르망 씨. 피르망 씨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 줄 알았으면 진작에 나섰어야 했는데!
피르망:
…그렇게 말하지 마, 모니카. 내가 요리를 다시 만드느라 밤늦게까지 남아있을 때, 날 위로하러 와준 건 너뿐이었어
모니카:
차 한잔 우려드린 것뿐, 별것도 아닌걸요…. 사바나 셰프에게 받으신 스트레스에 비하면 아무 도움이 못 됐어요
페이몬:
사바나… 걔가 대체 어쨌길래 그래?!
모니카:
에스코피에 님이 잿빛의 강에서 일한다는 소식을 접한 후로 더 엄격해지셨어요…. 저희가 어떤 요리를 해도 혼나기 일쑤였죠
사바나:
…이딴 요리를 올리다니, 그릇만 더럽혀졌잖아! 당장 버려!
피르망:
그러고는 몇 번이고 다시 만들라고 하는데… 문제는 어떻게 해야 만족할지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사바나:
…다시 해! …다시! …다시!
모니카:
다시 만들고, 또다시 혼나고의 반복이었어요…
사바나:
…한 번만 더 이러면 주방에서 쫓겨날 줄 알아!
피르망:
윽… 이제는 조리 도구만 만져도 귓가에 그 사람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페이몬:
으아… 그 정도로 심각하다고?!
피르망:
완벽하게 하려 할수록… 손이 더 심하게 떨립니다… 두려워하면 할수록 실수만 반복하고요…
에스코피에:
피르망, 언제 이렇게 나약해졌어? 내 밑에 있을 때는 이러지 않았잖아
에스코피에:
밤늦게까지 고생해 가며 완벽한 요리를 만들려고 했다는 건, 너 자신을 증명하고 싶었던 거 아니야?
피르망:
저… 저도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때는 매일매일 손과 마음이 무거워지고… 다시 만들면 만들수록 희망이 사라지는 기분이었어요…
피르망:
어쩌면 사바나 셰프 말대로, 저는 아무 재능 없는 범부에 불과했나 봅니다…
힐레르:
아버지…
에스코피에:
그래… 아무래도 네 문제는 단순 배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네
에스코피에:
난 이번 대결에서 이길 거야. 그다음에, 사바나랑 제대로 이야기하러 가
피르망:
하지만 손이 이래서야… 지금의 저는 도움이 되지 못할 겁니다…
에스코피에:
흥, 설마 사람 하나 부족하다고 내가 사바나한테 질 것 같아? 너희 둘을 키운 사람이 나라는 거 잊지 마!
에스코피에:
설사 나 혼자 나서도, 완벽한 작품을 선보일 수 있어!
페이몬:
윽… 나, 나도 나비아랑 더 연습해 볼게!
힐레르:
저… 저도요!
모니카:
저기…
페이몬:
아니면, 가시 장미회한테 급구 공고를 붙여 달라고 부탁해서 임시 보조를 구하는 건 어때?
모니카:
저기… 사실——제가 도우려고 찾아온 건데요…
에스코피에:
……
에스코피에:
——진작 말하지!
모니카:
줄곧 말할 기회가 없어서요… 헤헤…
힐레르:
정말요?! 고맙습니다, 모니카 누나!
에스코피에:
알겠어…. 그렇지만 너 아직 사바나 밑에서 일하고 있잖아? 우리 쪽에 붙었다가 괜한 후환 없겠어?
모니카:
괜찮아요. 저 깨달았거든요, 계속 그 사람 밑에서 일하다간, 다음 피르망 씨는 제가 될지도 모른다는 걸…
피르망:
휴…
모니카:
억지로 참느니, 상황을 반전시킬 기회를 잡는 게 나아요! 이번 대결을 계기로 사바나 씨가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면… 저한테 나쁘게 굴진 않을 거예요!
여행자:
그랬으면 좋겠네요…
페이몬:
세 번째 멤버가 이런 식으로 구해질 줄은 몰랐네…. 어쨌든 모니카도 프로 요리사니까, 이번 대결은 문제없겠어!
나비아:
좋아! 그럼 결정된 거다! 우리 팀 결성을 축하하는 의미로… 축하연을 열자! 가시 장미회가 한턱 쏠게!
에스코피에:
가시 장미회가 한턱… 잠깐만, 그럼 내가 요리해야 하는 거잖아?
나비아:
하하, 전에 여행자한테 잿빛의 강에서 진수성찬을 대접하기로 약속했거든…. 너희도 기대하고 있었지?
페이몬:
진수성찬! 진수성찬!
에스코피에:
알겠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실력 발휘 좀 해볼까!
에스코피에가 모두에게 호화로운 요리를 대접했다…
여행자:
(에스코피에와 함께 다양한 요리를 만들었다…. 둘 다 실력이 좋아서 처음이었는데도 상당히 합이 잘 맞았다…)
에스코피에:
오오… 그 아이디어 좋은데… 아니지! 여기는 더 완벽하게 만들 수 있을 거야!
여행자:
(칭찬도 한참 받고 많은 것을 배웠다…. 시간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다)
에스코피에의 상황 살피기
에스코피에:
…사바나… 어째서…
여행자:
뭘 그렇게 봐?
에스코피에:
아… 별건 아니고, 《드보르 비전서》 원본
에스코피에:
내가 놓친 게 없는지 보고 있었어. 사바나가 그토록 집착할 만한 게 있나 해서
에스코피에:
그치만 아무리 찾아도 아무것도 없어…. 대충 휘갈긴 레시피와 모험 기록뿐인 데다, 대부분 훼손되어 있다고!
에스코피에:
그에 비해 내가 준 사본은 레시피를 보완하고 나만의 노하우와 주석까지 달아둔 버전이야…. 아무리 생각해도 이 골동품보다는 훨씬 실용적이라고
에스코피에: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난, 그 사바나가 타이틀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할 사람이라곤 생각이 안 돼…
여행자:
…친구인 거야?
에스코피에:
응…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했어
에스코피에:
조금 수줍음이 많긴 해도, 매사에 세심한 애였어. 문제가 있어도 곧바로 시정해서, 요리 실력을 꾸준히 늘려가던 친구였지…
에스코피에:
그래서… 드보르 호텔의 주방장 자리에 추천한 거야. 그런데 피르망과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고통받다니…
여행자:
너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에스코피에:
……
에스코피에:
…크흠! 없다고 할 수는 없지. 어쨌든 내가 밀어붙였으니까…
에스코피에:
그 애가 이렇게 변한 게 나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심란해…
에스코피에:
하아, 《드보르 비전서》를 쓴 모데스트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에스코피에:
응. 그의 옛 친구이자, 드보르 레스토랑의 또 다른 창립자인 사벨리
에스코피에:
모데스트는 드보르 케이크를 출시한 후, 「천재」라고 불리며 점점 인기가 많아졌어…. 반면, 사벨리와는 조금씩 멀어져 갔지
에스코피에:
신메뉴를 발표할 때마다 성공을 거둔 모데스트와 달리, 사벨리의 요리 커리어는 번번이 벽에 가로막혔어
에스코피에:
모데스트가 각계 유명 인사들에게 불려 다니면서, 사벨리와 요리 이야기를 나눌 시간은 점차 줄어들었지
에스코피에:
사벨리는 세간의 평판도 안 좋아지고, 모데스트와의 관계도 점점 악화되었어…
여행자:
그래서 어떻게 됐어?
에스코피에:
…갑작스러운 결말이었어. 젊은 「천재」가 돌연 병으로 세상을 떠난 거야
에스코피에:
그렇게 둘의 사이는 화해하지도, 갈라서지도 못한 채 끝을 맞이했지
에스코피에:
세간에는… 사벨리가 질투에 눈이 멀어, 그와 화해하려는 모데스트를 죽였다는 설도 있어…
에스코피에:
그냥 소문일 뿐이야. 적어도 폰타인성의 역사에 사벨리가 유죄 판결을 받은 기록은 없어
에스코피에: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은 추적할 방법이 없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현재」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는 것뿐이야
에스코피에:
그러니까——내일 대결에서 무조건 이길 거야! 조금 억지를 부려서라도 그 애가 무슨 생각인지 털어놓게 만들겠어!
에스코피에:
호오? 그렇게 자신 있어? …그럼 내일 너의 활약을 기대할게
에스코피에가 약속대로 찾아왔다. 이제 곧 뜨거운 요리 대결이 펼쳐진다…
이튿날까지 기다리기(12시-16시)
에스코피에:
…사바나의 요리 솜씨가 그 성질의 반만이라도 자라 있길 바라…. 아니면 우리가 이렇게 준비하는 의미가 없으니까!
드보르 호텔로 가기
페이몬:
드디어 결전의 날이야——빨리 드보르 호텔로 가자!
웅성거리는 손님:
그거 들었어? 에스코피에가 요리 대결을 하러 온대!
웅성거리는 손님:
에스코피에의 요리 대결이라니! 절대 놓칠 수 없지!
웅성거리는 손님:
그나저나… 에스코피에한테 도전하는 상대가 있다니 대단하네…
드보르 호텔 공지:
현임 최강 셰프 VS 사상 최강 셰프! 《드보르 비전서》를 걸고 「드보르 케이크」로 승부를 내는 전설의 「드보르 호텔」 요리 대결이 곧 시작됩니다!
에스코피에와 대화하기
바네겜:
——신사 숙녀 여러분! 이번 요리 대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에스코피에:
사바나, 네가 원하는 《드보르 비전서》 원본은 여기 가져왔어
사바나:
…모니카… 흥
모니카:
읏…
바네겜:
공정한 심사를 위해, 이번 대결은 이중 블라인드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완성된 요리는 뒷주방으로 보내 표식을 새기죠
바네겜:
양측의 표식은 접시 아래에 숨겨집니다. 심사위원들이 음식을 다 먹고 접시를 뒤집기 전까지는, 어떤 요리가 어떤 선수의 요리인지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엘로이즈:
…평의원으로서, 모든 요리를 공정하게 평가하겠어
르놀드:
어제 식사를 방해받은 것에 대한 보상이 오늘 대결의 심사위원 자리라니! 밥값이 아깝지 않네요!
바네겜:
양측 모두 자리에 모였으니, 그럼——드보르 호텔 특별 요리 대결을 시작하겠습니다!
케이크 첫 번째 층 제작하기
에스코피에:
모니카, 여행자, 정신 바짝 차리고, 시작하자!
사바나:
알퐁스, 가스파드, 발 빠르게 움직여. 내 체면 구기지 말고!
바네겜:
허허——시작하기 무섭게 양측 모두 기합이 들어갔군요! 현장의 열기가 오븐보다 뜨겁습니다!
케이크 두 번째 층 제작하기
사바나:
알퐁스! 지금 뭐 하는 거야! 이거 네가 이렇게 했어?! 빨리 다시 만들어!
알퐁스:
네! 넵…
바네겜:
음? 사바나 팀에 문제가 약간 생긴 것 같군요…. 요리 진도에 영향이 있을까요?
에스코피에:
(사바나… 대체 뭐 하는 거야? 휴… 됐다… 일단 눈앞의 요리에 집중하자…)
케이크 세 번째 층 제작하기
바네겜:
에스코피에 선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사바나 선수 쪽은 어떨지!
가스파드:
이 양념… 아직 조금 부족한 것 같아요!
사바나:
됐어! 이래서 재능 없는 놈들은… 다 냅둬! 내가 해!
바네겜:
이 무슨! 사바나 선수… 혼자서 작업 속도를 따라잡을 생각인가요?
원소폭발을 사용해 케이크 장식하기
에스코피에:
완성이야——「드보르 케이크」!
대결 결과 기다리기
바네겜:
——시간이 되었습니다! 양측 모두 완성된 요리를 가져오시기 바랍니다
페이몬:
음… 겉만 봐선 누가 만든 건지 전혀 모르겠어…
에스코피에:
그야 둘이 같은 요리를 했으니까. 그리고 사바나는 내가 한때 인정했던 요리사니까, 외관부터 수준이 떨어질 리는 없어
르놀드:
오… 이 요리 엄청 맛있는데요!
엘로이즈:
폭신한 식감에 적당한 당도… 교재에 실어도 될 만큼 수준 높은 맛이야!
사바나:
…흥
바네겜:
음… 점수를 매기자면… 10점 만점에 9.9점 드리겠습니다!
바네겜:
…다 좋은데, 케이크 시트의 맛이 전과 아주 약간 다른 것도 같아서요…
르놀드:
어? 그런가요? 저는 전혀 못 느꼈는데요!
사바나:
…칫!
바네겜:
하하, 두 번째 작품도 먹어볼까요! 음… 입에 넣기 전부터 완벽한 향기가 코를 간지럽히는군요!
엘로이즈:
박물관에 전시해도 좋을 명작일 거란 예감이 들어!
르놀드:
그 정도라고? ——어디 나도 먹어볼까!
바네겜:
앗…
엘로이즈:
어…
르놀드:
어… 이거… 설탕을 너무 많이 넣은 거 아닌가요?
엘로이즈:
맛의 균형이 하나도 안 맞잖아…. 이건 대체 누가 만든 거야?!
바네겜:
음… 모든 심사위원이 답을 내린 것 같군요. 저희 모두, 이 작품은 완성도가 많이 떨어진다고 판단했습니다
페이몬:
휴… 엄청 강한 상대인 줄 알았는데, 겨우 이 정도 수준이었나?
에스코피에:
…이상해. 아무리 실수했대도 이 정도일 리는 없는데…
바네겜:
그럼 승자는 첫 번째 요리로 정해졌군요. 이제 접시를 뒤집어 요리의 주인공을 확인해 보도록 하죠…
르놀드:
——사, 사바나의 표식?!
나비아:
어떻게 이럴 수가——?!
사바나:
흥
페이몬:
이봐——사바나! 네가 부정행위를 한 거지!
페이몬:
뭔가 손을 쓴 게 분명해! 너… 접시를 몰래 바꿔치기 한 거 아냐?!
사바나:
흥,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생각이야? 현장의 모두가 봤어. 케이크가 완성된 후 테이블에 올라갈 때까지, 나는 한 번도 건드리지 않았다고
사바나:
뒷주방에서 표식을 새긴 것도 바네겜 씨가 배정한 사람이야. 날 의심할 근거가 전혀 없지 않아?
사바나:
에스코피에가 실수했는지도 모르지. 아니면 너희가 발목을 잡았든지
페이몬:
너…!
나비아:
심판! 재경기를 요청할게요!
모니카:
……
에스코피에:
아니… 됐어
에스코피에:
어디서 문제가 생겼든, 결국 주방장… 아니, 팀 리더인 내가 감독을 소홀히 한 탓이야
에스코피에:
사바나… 나를 이기려고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네…. 요리사로서의 자존심까지 내다 버린 거야?
사바나: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는데
에스코피에:
《드보르 비전서》가 그렇게 갖고 싶으면, 얼마든지 줄게
나비아:
…에스코피에!
에스코피에:
——하지만 그 전에, 피르망에게 사과하고 배상하겠다고 약속해!
사바나:
뭐야 그 말투는… 대결에서 이긴 건 나거든? 비전서는 이미 내 건데, 내가 왜 네 말을 들어야 해!
에스코피에:
사바나, 대결의 승패는 속일 수 있어도, 너 자신은 속이지 못해. 나도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따지지 않겠어…
모니카:
……!
에스코피에:
하아… 대신 약속해 줘. 앞으로 직원들을 너무 압박하지 않겠다고
사바나:
…흥, 그러든지. 전임 주방장의 인수인계라고 생각할게
사바나:
그래서, 남길 말은 그게 다야? 전 주방장?
에스코피에:
이건 전 주방장으로서의 지적이 아니라, 같은 요리사 겸 친구로서 하는 조언이야
에스코피에:
지금 내 말이 네 귀에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사바나:
내가 뭘 하고 있는진 내가 잘 알아…. 네 조언 따위 필요 없어!
에스코피에:
그래? 그럼 다행이고
페이몬:
앗… 에스코피에!
사바나:
《드보르 비전서》…! 이번에야말로… 성공할 수 있을 거야!
나비아:
에스코피에! 진짜 이대로 물러설 거야?
페이몬:
맞아! 그 비전서… 너한테도 소중한 기념품 아니야?
에스코피에:
…괜찮아. 나는 한 번의 승패에 연연하지 않아
에스코피에:
그리고 결과도 나쁘지 않았어. 피르망에게 배상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잖아? 가시 장미회의 의뢰도 해결된 셈이네
에스코피에:
원본만 넘겨주고 간단히 해결될 일인 줄 알았으면, 요리 대결 같은 걸 할 필요도 없었는데. 괜히 오버했다니까!
여행자:
(사실은… 많이 힘들겠지. 하지만 지금은…)
사바나:
——아니야! 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알퐁스:
에?
사바나:
…없어? 아무 비밀도… 없다고…? 이럴 순 없어… 말도 안 돼!!
가스파드:
——셰프님! 사바나 셰프님!
에스코피에:
사바나…!
비전서 원본을 본 사바나가 갑자기 쓰러졌다…
바네겜:
…생명에 지장은 없습니다만, 평소에 스트레스가 심했는지 피로가 쌓였던 것 같군요. 휴…
에스코피에:
이 자식… 이럴 줄 알았어!
페이몬:
스트레스…? 사바나가?
알퐁스:
사실 셰프님이 제일 몰아붙인 건 저희가 아니라 셰프님 자신이에요…
가스파드:
물론 저희에게도 가끔 밤늦게까지 남아 음식을 다시 하라고 하셨지만, 셰프님은 거의 매일을 주방에 틀어박혀 연구에 매진하셨어요
가스파드:
아침에 누가 출근하면 그제야 자신이 밤을 새웠다는 걸 깨달으실 정도였죠…
나비아:
왜… 그런 거죠…?
알퐁스:
아마도… 에스코피에 셰프님보다 못하다고 여겨지기 싫으셨던 것 같아요
에스코피에:
역시…
나비아:
그렇다 해도, 그게 여러분에게 화풀이할 이유는 안 되잖아요
페이몬:
맞아! 그리고 대결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를 핑곗거리도 안 돼!
가스파드:
어… 솔직히 말해서, 저희도 셰프님이 뭘 어떻게 하신 건지 모르겠습니다. 저희한텐 케이크를 열심히 만들라고 하신 게 다예요…
바네겜:
뒷주방에서 표식을 맡았던 레온느 양과 아르갈리아 양에게도 물어봤지만, 아는 바가 전혀 없더군요
에스코피에:
괜찮아, 일단 밑으로 내려가자. 내가… 케이크를 직접 「심문」해 봐야겠어!
케이크 「심문」하기
사바나:
……
페이몬:
…어때? 어디 이상한 점 있어?
에스코피에:
…이 케이크, 차라리 시멘트로 반죽한 게 더 낫겠다! 그럼 최소한 맛이라도 안 느껴질 거 아니야
알퐁스:
그, 그 정도는… 접시에 담기 전에 분명히 맛을 봤는데…
에스코피에:
그야 이건 너희 작품이 아니니까——사바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접시를 바꾼 적이 없어
에스코피에:
이질적인 맛이 케이크 시트와 크림 층 사이에서 나는 걸 보면…. 누군가 요리 도중에 손을 쓴 거야
에스코피에:
즉, 문제는 우리 내부에 있다는 거지
모니카:
죄… 죄송해요! 저… 저 협박을 당해서!
모니카:
사바나 셰프님이, 저보고 협조하지 않으면… 그러면…
에스코피에:
진정해, 모니카! 말했잖아,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고. 정말 추궁하고 싶었다면, 대결이 끝난 그 자리에서 바로 말했을 거야
에스코피에:
곤란한 일이 있으면 솔직히 말해줘. 숨길 필요 없어
모니카:
전…
모니카:
…사실… 그때 실수로 안전사고를 일으킨 거… 아마 저일 거예요…
바네겜:
안전사고… 잠깐, 형광소를 말하는 겁니까?! 그날 문제의 식자재를 구매한 사람이… 당신이었어요?
모니카:
아마도요… 그날 매입 담당자가 저랑 사바나 셰프님이었거든요…. 제가 검수를 제대로 못 해서, 문제 있는 식자재가 섞여 들어간 거예요…
모니카:
…하지만 정말 실수였어요! 그게 문제가 될 줄도 몰랐고, 에스코피에 셰프님이 죄를 뒤집어쓰게 될 줄도 몰랐어요!
모니카:
…그리고, 사바나 셰프님께 협박을 당할 줄도요…
페이몬:
그랬구나! 그래서 사바나가 네 약점을 쥐고, 우리 대결을 망치라고 협박한 거야?
모니카: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저… 너무 무서웠어요! 에스코피에 셰프님이 제 탓이라는 걸 알게 될까 봐… 머릿속이 새하얘져서…!
모니카:
처음에는 그냥… 셰프님께 미움받기 싫었을 뿐인데… 결국 더한 죄를 저지르고 말았어요! 전… 정말… 흑…
에스코피에:
하… 고작 그거였어?
모니카:
…네?
에스코피에:
난 메로피드 요새에 얼마 살지도 않았어. 게다가 드보르 호텔을 떠난 데엔, 그 일 외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고
에스코피에:
이런 일로 미안해하는 건, 푸아그라를 구울 때 기름을 붓는 것만큼이나 쓸데없는 짓이야
모니카:
저를… 용서해 주시는 건가요?
에스코피에:
그래——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수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건 아니야
에스코피에:
돌아가면 바네겜 씨에게 몇 달 치 업무 평가를 깎고, 문제의 식자재의 유입 경로를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해. 고칠 부분이 있다면 하나도 빠트려선 안 돼. 알아들어?
모니카:
네, 넵…
에스코피에:
그럼 다른 질문으로 넘어갈게. 사바나가 왜 협박까지 해가며 비전서 원본을 손에 넣으려고 했는지… 아는 거 있어?
모니카:
이건… 증거는 없고 단순히 제 추측인데요…
사바나:
으… 나는…
모니카:
…에스코피에 셰프님이 떠난 후로 드보르 호텔의 맛이 변했다고 손님들이 얘기하는 걸 들었어요…. 특히 호텔의 간판 메뉴가요
여행자:
…드보르 케이크?
바네겜:
그러고 보니… 아까 대결 때도, 예전과는 맛이 조금 다른 것 같았습니다
바네겜:
…전문적인 미식가나 단골손님이 아니라면 알아채지 못 할 정도로 미세한 차이였지만요
모니카:
사바나 셰프님께선 그 미세한 차이조차 용납할 수 없으셨던 게 아닐까요?
모니카:
저 여러 번 봤어요. 늦은 밤, 그분이 에스코피에 님의 작품을 재현하려고 몇 번이고 케이크 시트를 만드는 모습을요. 하지만 매번 뭔가가 부족했죠…
알퐁스:
맞아, 나도 봤어…. 그땐 별생각이 없었지만…
가스파드:
지금 생각해 보면… 에스코피에 셰프님이 떠난 직후였지? 사바나 셰프님 상태가 안 좋아진 게
모니카:
「자기도 에스코피에 님만큼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이런 생각 아니었을까요?
모니카:
하지만 거듭된 실패는… 그분을 점점 극단적으로 만들었고,
모니카:
어느 순간부터 그분은 의심의 대상을 자기 자신에서… 에스코피에 셰프님으로 바꾼 거예요
페이몬:
에스코피에를 의심한다고? 의심할 게 뭐가 있어?
여행자:
…비전서 사본이겠지
모니카:
네. 그토록 원본에 집착한 건, 에스코피에 님이 주신 사본에 중요한 정보가 빠져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닌가 싶어요
모니카:
최고의 셰프라는 타이틀을 뺏기지 않으려고… 진짜 레시피를 숨겼다고 생각한 거죠
에스코피에:
이 바보… 멍청이!
모니카:
하지만 오늘 원본을 보고 난 후, 실제로는 아무 비밀도 없었다는 걸 깨달으셨어요…
모니카:
지금까지 믿어왔던 답이 무의미해지자, 마음속에 쌓여있던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터져 나와서… 쓰러져 버린 거죠
에스코피에:
……
페이몬:
그치만 이해가 안 돼…. 레시피가 똑같은데, 왜 똑같은 맛을 못 내는 거야?
페이몬:
요리 실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수십 번을 시도하면 한 번 정도는 성공할 법하잖아
모니카:
그게 바로… 천재와 평범한 사람의 격차겠죠
에스코피에:
……
사바나:
……
사바나:
…젠장…
「…에스코피에가 진짜 레시피를 숨겼어…」
웅성거리는 손님:
…새로운 주방장이라고? 이름이 뭐야? 처음 들어보는데…
웅성거리는 손님:
…드보르 호텔이 에스코피에 없이 계속 잘나갈 수 있을까?
웅성거리는 손님:
…맛이 좀 변한 것 같지 않아? 뭐랄까… 불 조절이 덜 된 것 같은…
사바나:
…빌어먹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진짜 비전서를 되찾아!」
에스코피에:
자, 이건 《드보르 비전서》 사본이야. 오늘부터 네가 가지고 있어
에스코피에:
남들이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마. 내가 할 수 있다면 할 수 있는 거야! 널 못 믿는 거야 그렇다 쳐도, 설마 나까지 못 믿는 건 아니지?
에스코피에:
야! 듣고 있어? …내가 떠나면, 드보르 호텔은 너한테 맡길게
「…네가 『형광소』를 반입시킨 거잖아?」
사바나:
…결국 나쁜 건… 나뿐인가?
에스코피에와 대화하기
바네겜:
…여러모로 폐를 끼쳐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사바나 양의 의식은 돌아왔지만… 아직 여러분을 뵙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바네겜:
내일 조금 더 진정되면, 모두와 얘기할 수 있을 겁니다
나비아:
그럼 난 피르망 씨에게 소식을 전하러 갈게. 이 결과를 들으면… 피르망 씨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네
페이몬:
여행자, 우리도 내일 다시 올까?
여행자:
응, 가자
나비아:
휴… 하루 종일 정신이 없었네. 돌아가면 당을 보충해야겠어…
페이몬:
이번에도 마카롱 먹게? 가끔은 다른 것도 시도해 봐…
에스코피에:
……
에스코피에:
…여행자, 흰기러기에 대해 알아?
에스코피에:
…흰기러기는 매년 더 적합한 터전을 찾아 장거리 이주를 해. 그때 무리를 이끄는 「선두」 기러기는 맨 앞에서 길을 개척해야 하지
에스코피에:
폰타인의 시인들은 이 선두를 기러기 무리의 리더이자 천재로 여겼어. 선천적으로 우월하며 항상 완벽한 존재로 묘사했지…
에스코피에:
옛 시인들은 몰랐던 거야. 흰기러기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선두」 기러기는 계속해서 바뀐다는 걸
에스코피에:
무리를 이끌던 흰기러기는 힘이 빠지면 뒤로 물러나 휴식을 취해. 대신 뒤쪽에 있던 기러기가 그 자리로 교대하지
에스코피에:
즉, 그들은 돌아가며 리더의 책임과 부담을 지고 있는데, 인간들이 마음대로 계급을 나눠버린 거야
여행자:
너랑… 사바나 얘기를 하는 거야?
에스코피에:
하… 난 역시 「천재」와 「평범한 사람」의 격차 따위 인정할 수 없어!
에스코피에:
요리는 과학이지 마법이 아니야. 같은 재료, 같은 과정, 같은 환경으로 왜 같은 맛을 못 낸다는 거야?
에스코피에:
이 세상에는 선천적으로 미각이 예리한 사람도 있고, 선천적으로 대담하거나 세심한 사람도 있어. 하지만 이건 전부 설명 가능한 변수야
에스코피에:
천재만이 완벽에 도달할 수 있다면… 뭔가를 요구할 필요가 어디 있겠어? 나는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모두에게 엄격하게 요구하는 거야!
에스코피에:
음, 정했어. 여행자 나 사바나가 실패한 원인을 찾아볼래
에스코피에:
그리고 내일… 그 애가 실수한 부분을 철저히 지적해서… 뭘 잘못했는지 똑똑히 깨닫게 해주겠어!
몰아친 폭풍 뒤에 차가운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
이튿날까지 기다리기(5시-7시)
에스코피에:
크흠… 아무튼 격려해 줘서 고마워…. 난 드보르 호텔에 돌아가서 하룻밤 연구하고 올게. 내일 보자
에스코피에:
천재와 평범한 사람의 격차? 이런 불명확한 변수는… 받아들일 수 없어!
드보르 호텔로 가서 에스코피에 만나기
페이몬:
바네겜과 약속한 시간까진 아직 좀 남았잖아? 왜 이렇게 일찍 온 거야?
여행자:
에스코피에의 상태를 빨리 확인하고 싶어서…
페이몬:
어? 에스코피에? 에스코피에는 왜?
에스코피에가 비몽사몽 테이블에 엎드려 있다. 주변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드보르 케이크가 쌓여 있다. 어젯밤 내내 고군분투한 모양이다…
에스코피에:
으…
페이몬:
앗…! 에스코피에! 어떻게 된 거야…!
에스코피에:
…난 괜찮아. 커피 한 잔만 더 마시면 돼…
여행자:
역시 하나도 안 쉬었구나…
에스코피에:
어… 커피가… 없잖아? 언제 다 마셨지…
에스코피에:
응… 그럼 부탁할게…
에스코피에의 기운 되찾아 주기
페이몬:
옆에서 요리를 하든, 뤼테스 카페에 가서 사든… 빨리 움직이자!
아루에:
어서 오세요
여행자:
사장님! 커피 한잔 주세요!
아루에:
네, 드시고 가시나요?
아루에:
오? 오——이 계절의 첫 번째 커피인가요? 알겠습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이런 서프라이즈를 좋아하는군요
여행자:
(사장님이 뭘 알았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빨리 커피를 가지고 돌아가자)
에스코피에에게 커피를 건넨다…
에스코피에:
——아아… 커피의 쓴맛이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더욱 완벽해졌어! 부드러운 풍미와 맞물려서 최고야!
에스코피에와 대화하기
에스코피에:
후우… 하아—— 훨씬 나아졌어! 고마워, 여행자, 페이몬
페이몬:
기운이 나서 다행이야…. 나중에 꼭 푹 자!
여행자:
그래서 원하는 건 알아냈어?
에스코피에:
응… 대충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페이몬:
원하는 거? 결과? 무슨 소리야?
에스코피에:
사바나랑 사람들이 다 모이면 얘기해 줄게. 참나, 그 난리가 벌어진 게 겨우 이런 일 때문이었다니…
에스코피에:
크흠! 전부 성공을 위해 필요한 실패였어!
바네겜:
——에스코피에 양! 혹시 사바나 양 못 보셨습니까?
에스코피에:
네? 사바나라면… 아직 안 돌아왔는데요. 무슨 일 있나요?
바네겜:
어제 사바나 양을 돌려보낸 후… 아무래도 걱정이 돼서, 아침에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바네겜:
——그런데 문은 열려있고, 안에는 아무도 없지 뭡니까!
바네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돼서, 그쪽은 알퐁스 군 쪽에 맡겨두고 드보르 호텔에 확인하러 와본 겁니다
바네겜:
하지만 여기로 안 왔다면, 대체 어디로 간 건지…
알퐁스:
사장님! 에스코피에 셰프님! 큰일이에요!
바네겜:
알퐁스 군? 사바나 양의 집을 지키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가스파드:
사장님이 떠나신 직후, 사바나 셰프님의 집에서 이걸 발견했어요——
페이몬:
이건… 지도? 동그라미랑 선이 잔뜩 쳐져 있네…. 근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에스코피에:
잠깐만, 이거… 분명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에스코피에:
앗——이거, 비전서에 기록된… 모데스트가 과거 모험을 했던 장소야!
에스코피에:
응. 하지만 여기에는 훨씬 상세한 장소가 표시되어 있어…. 비전서에 있는 모험 기록은 이미 훼손된 상태인데, 어떻게 된 거지?
바네겜:
《드보르 비전서》? 그럼 저기 하트 표시가 된 해역은, 「드보르 케이크」가 탄생한 곳일까요…?
페이몬:
아직도 포기하지 않은 건가? 거기서 드보르 케이크의 오리지널 레시피를 찾아서, 에스코피에에게 이길 생각이라든지
에스코피에:
이 바보! 그건 수천 년 전의 유적이란 말이야! 목숨 아까운 줄도 모르고!
알퐁스:
그건 아닐 거예요…. 지도 말고 편지도 몇 통 있었거든요…
바네겜:
「…네가 『형광소』를 반입시킨 거잖아?」
바네겜:
이건… 협박 편지? 설마 형광소나 안전사고 건은… 모니카 양이 아니라 사바나 양이 저질렀던 건가?
페이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진짜 비전서를 되찾아!」
페이몬:
그럼 사바나가 대결에 응한 것도,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도, 전부 배후의 누군가가 조종한 일이라는 거야?
에스코피에:
「…에스코피에가 진짜 레시피를 숨겼어…」
페이몬:
으으… 머릿속이 복잡해졌어. 한번 정리해 볼게…
페이몬:
어제 우리는 사바나가 모니카를 협박해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사바나도 협박을 당해서 모니카를 협박한 거였어…
여행자:
…사바나가 모니카를 협박했다?
여행자:
만약 진실이… 그 반대라면?
그 시각, 바다 밑 어느 곳…
사바나:
…드디어 왔구나
사바나:
…역시. 편지로 모니카를 협박하라거나, 대결을 벌이라고 지시했을 때 깨달았어야 했어. 안전 사고도, 요리 대결도…
사바나:
에스코피에가 레시피를 숨겼다고 믿게 한 것까지… 전부 네 짓이지? ——모니카!
계속해서 깊이 들어가기
페이몬:
와… 이 유적, 뭔가 해저 레스토랑 같은 느낌이야! 특별한 조미료를 찾았을 만하네
에스코피에:
모데스트의 비전서에 따르면, 이곳은 레무리아 시대에 지어진 공공 목욕탕이었대. 그러니 레스토랑으로서의 역할도 어느 정도 있었겠지…
페이몬:
어? 안에 탱탱 물범이 있어…. 어디로 들어온 거지?
탱탱 물범:
——!
페이몬:
앗! 도망쳤다!
에스코피에:
쉽지 않네…. 앞쪽 문이 뭔가에 막혀있어
페이몬:
어? 혹시… 모데스트의 노트에 어떻게 지나갔는지 안 쓰여 있었어?
에스코피에:
생각해 볼게… 음… 이렇게 쓰여 있었던 것 같아…
모데스트:
「우리는 낯을 가리는 작은 손님들을 위한 잔치를 열었다…. 음식이 물살을 타고 흘러가자, 그들은 기뻐하며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길이 열렸다…」
페이몬:
윽… 설마 먹을 걸 주라는 건가… 이럴 줄 알았으면 간식 좀 가져올걸…
페이몬:
여기엔 바다 이슬 꽃이랑 형광별뿐이야. 우리 일단 뭍에 다녀오자…
에스코피에:
시간이 촉박하니까, 여기 있는 재료를 쓰자. 바다 이슬 꽃과 형광별… 인간의 레시피에는 잘 안 쓰이지만, 저 친구들은 좋아할지도 모르잖아?
페이몬:
오——그런가?!
주변의 바다 이슬 꽃과 형광별을 수집했다…
에스코피에와 대화하기
페이몬:
으… 이거 진짜 먹을 수 있는 거 맞아…?
에스코피에:
훗, 내 판단을 믿어!
여행자:
그런데… 이걸 어떻게 전해주지?
페이몬:
그러게, 그냥 던져주면 아까처럼 도망갈 거 아냐. 그럼 언제 다시 돌아와서 먹을지 모른다구…
에스코피에:
지금은 느긋하게 기다릴 시간이 없어…. 전에 그 사람들은 어떻게 해결했지? 「음식이 물살을 타고 흘러가자…」
계속해서 깊이 들어가기
조금 전…
모니카:
휴… 야, 물 좀
사바나:
…자
모니카:
응? 이거 말고, 니가 마시던 걸로 줘
사바나:
…어
모니카:
꿀꺽… 꿀꺽… 하——
모니카:
너랑 에스코피에 밑에서 대체 몇 년을 굴렀는지. 오늘 마침내 이자까지 돌려받은 기분이야!
모니카:
사벨리가 숨긴 유적을 찾은 데다… 널 이렇게 마음대로 부려 먹을 수 있으니까
사바나:
…흥
모니카:
야, 앞쪽에 폭탄으로 길 열 만한 곳 더 있는지 찾아봐
사바나:
……
모니카:
안 들려? 가서 찾으라고!
사바나:
…찾고 싶으면 네가 가면 되잖아
모니카:
어쭈? 반항하려고? 왜, 처음에 편지를 받았을 때는 시키는 대로 순순히 다 하더니?
사바나:
——그건 네가 형광소 일로 협박해서 그런 거잖아! 그것도 네 음모인 줄 알았으면… 나는…!
모니카:
흥, 이제 와서 착한 사람 행세할 셈이야? 에스코피에를 질투한 적 없다고는 말 못 할걸! 그게 아니면 내 말을 곧이곧대로 다 믿었겠어?
모니카:
형광소 일을 들키기 싫었다고 하지만, 한편으론 걔 명성에 열등감을 느꼈으면서…
모니카:
그래서 넌 핑계를 댄 거야. 에스코피에가 레시피를 숨겼다… 에스코피에도 완벽한 사람은 아니다… 걔한테 딱히 미안할 이유가 없다… 하!
모니카:
동경, 질투, 의심, 자기 합리화… 아무리 포장한들 결국 이거야. 과거 사벨리가 내 조상에게 했던 짓과 똑같다고!
모니카:
친구라고 했으면서, 놈은 결국 헛된 명성 때문에 모데스트를 죽였어…
모니카:
협력하자고 했으면서, 놈은 둘의 모험 노트를 찢어발겼어! 내가 여기를 찾으려고 찢어진 조각을 얼마나 주워 모았는지 알아?
모니카:
…흥. 그때의 사벨리랑 지금의 넌, 완전히 똑같아. 안 그래?
사바나:
…난 사벨리처럼 되지 않을 거야
모니카:
그러셔? 에스코피에가 레시피를 숨기지 않았다는 걸, 네 원망과 질투가 혼자만의 착각이었다는 걸 깨닫고 나니까, 갑자기 막 죄책감이 들어?
모니카:
걔가 호텔을 그만둘 때나, 걔랑 대결할 때는 멀쩡했던 주제에, 이제 와서? 뻔뻔하긴!
사바나:
그래, 난 걔를 볼 면목이 없지…. 그래도 더 이상 너에게 휘둘리지 않을 거야!
모니카:
하? 그 말투는 뭐야? 그렇게 말해도 괜찮겠어?
사바나:
아직도 모르겠어? 난 두 개의 물통 모두에 독을 탔어!
모니카:
——! 뭐라고?
사바나:
진실을 깨달은 후로… 너에게 계속 협조한 것도, 여기까지 온 것도… 전부 이걸 위해서야! 지금까지 나를 속인 것… 이자까지 쳐서 돌려받겠어!
모니카:
너… 너도 그 물을 마셨잖아!
사바나:
…이게 우리가 맞이해야 할 결말이야…. 에스코피에를 함정에 빠뜨린 대가로… 나와 함께 바다 밑으로 가라앉자, 모니카!
모니카:
너… 너…
모니카:
…하하——하하하!
사바나:
뭘 웃는 거야!
모니카:
하하… 휴… 웃겨 죽겠다 진짜. 연극에 잠깐 어울려 줬더니 혼자 복받쳐하는 꼴이란
모니카:
네 잔재주 따위 진작에 꿰뚫어 봤어. 물통에 든 물도 이미 교체한 지 오래야!
사바나:
뭐…!
모니카:
분노에 눈이 먼 멍청이의 얄팍한 속임수에 내가 속을 거라고 생각했어?
모니카:
넌 요리사로서도 악인으로서도 재능이 없어. 너무 평범해서, 평생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룰 수가 없지!
사바나:
나는… 결국 끝까지… 해내지 못한 건가?
모니카:
다음 생에는 희극 배우라도 되어보지 그래? 차라리 그쪽에 소질이 있겠어. 뭐, 이제는 네 연극도 슬슬 질리고…
모니카:
원래는 유적에서 나 대신 길이나 찾게 하려고 했는데, 협조를 거부하는 이상… 너랑은 여기까지야!
에스코피에:
——멈춰!
페이몬:
모니카! 넌 이미 포위됐다!
사바나:
에스코피에…?
모니카:
…젠장! 아무래도 넌 나랑 조금 더 어울려 줘야겠네!
사바나:
너… 으윽!
모니카:
——험한 꼴 보기 싫으면 다가오지 마!
모니카:
에스코피에… 여행자… 흥, 너희를 이길 순 없지만, 이 요리사를 죽이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야!
에스코피에:
모니카… 대체 목적이 뭐야? 고작 레시피 하나에… 이럴 가치가 있어?!
모니카:
레시피 하나? 풉… 푸하하! 설마 나를 너희처럼 요리에 돌아버린 얼간이로 생각하는 거야?
모니카:
모데스트가 천재로 불리는 이유와 「드보르 케이크」의 진정한 가치는——바로 이 유적 안에 숨겨져 있어!
에스코피에:
…모데스트? 드보르 케이크? 대체 무슨 소리야!
모니카:
…드보르 케이크가 뭐 대수라고. 이 유적의 「조미료」야말로 진짜 보물이야!
모니카:
그 두 인간도 참 멍청하지. 레무리아의 보물을 고작 케이크 만드는 데 사용하다니
모니카:
정신이 맑아지고 감각이 날카로워지는 효과… 그건 「조미료」 따위가 아니야. 미지의 약물이지!
모니카:
그래… 이미 조사도 끝냈어. 그건 레무리아가 전쟁을 위해 준비한 약물이야! 그걸 보물 사냥단과 우인단에게 팔면, 난 돈방석에 앉을 수 있다고!
에스코피에:
우리보고 돌았다더니, 진짜 미친 건 너잖아…!
모니카:
흥, 내가 레무리아의 보물을 손에 넣고 나면, 누가 어리석은지 깨닫게 될걸!
페이몬:
앗… 이건… 무슨 소리지?!
에스코피에:
콜록콜록… 이런 해저 유적에 폭약을 쓰다니…! 무너지면 어쩌려고!
페이몬:
어라… 사바나도 안 보여!
에스코피에:
모니카한테 끌려갔을 거야…. 이 비겁한 자식! 널 못 이길 것 같으니까 이런 비열한 수단을 쓰고!
페이몬:
맞아. 모니카가 그 보물을 손에 넣는다 해도… 안전하게 빠져나가려면 인질이 있어야 하니까, 사바나를 해치진 않겠지
에스코피에:
후… 네 말대로야. 앞쪽 길로는 못 지나갈 것 같으니… 어서 다른 길을 찾아보자
근처에서 나아갈 길 찾기
에스코피에:
수심이 깊어 보이는데, 다른 곳과 이어져 있지 않을까?
탱탱 물범을 위한 요리 제작하기
에스코피에:
또 문인가? …이곳의 손님들을 배불리 먹여야 지나갈 수 있을 것 같네
에스코피에:
오, 바다 이슬 꽃의 식감을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네
에스코피에:
형광별을 이렇게 다룰 수도 있구나. 음… 기억해 둬야겠어…
계속해서 깊이 들어가기
에스코피에:
…이상해. 이것들은 레무리아 스타일이 아니야. 오히려 백여 년 전 폰타인의 것에 가까워
페이몬:
백여 년 전이라… 아! 혹시 모데스트랑 사벨리가 머물던 쉼터인가?
에스코피에:
크기를 봐선 두 사람이 머물긴 무리였을 거야…. 어쩌면 첫 번째 모험 후에 한 사람만 다시 돌아온 걸지도?
에스코피에:
에이, 설마 그런 우연이 있겠어?
페이몬:
헤헤, 우리의 모험 경험은 네 요리 경험만큼이나 풍부하다구! 한번 믿어봐!
여행자:
주로 내 경험이지
페이몬:
윽… 그래도 보물상자를 뒤지는 경험만큼은 나도 만만치 않게 쌓았어!
여행자:
찾았다, 여기 있어
페이몬:
——나한테도 실력 발휘할 기회 정도는 남겨 달라구!
에스코피에:
정말로 있다니…. 모험가들은 원래 이렇게 일지 남기는 걸 좋아하나? 하긴, 나도 요리하면서 메모를 자주 하니까, 신기한 일은 아닐지도…
페이몬:
크흠… 어쨌든, 여기 왔던 게 누구인지 어서 확인해 보자!
???:
…여기에 온 것도 벌써 몇 년 만이다
???:
바다 밑의 모든 것은, 수천 년 동안 그러했듯 여전히 그대로다
???:
하지만 바다 위에서는… 너무나도 많은 일이 있었다
사벨리:
레무리아의 보물——적어도 우리가 그렇게 이름 붙인 그것은, 모데스트의 생각대로 드보르 케이크를 화려하게 빛내주었다…
사벨리:
보물의 양이 한정되어 있어 케이크 판매량도 제한됐지만, 그게 역으로 케이크의 인기를 드높였다…. 모든 게 모데스트의 예상대로였다
사벨리:
반면 그것에 수차례 이의를 제기한 나는, 곧 재능 없고 평범한 자로 낙인찍혔다…
사벨리:
모데스트는 나를 몇 번이고 위로해 줬지만, 내가 녀석 곁에 설 자격이 없음을 가장 크게 통감한 사람은, 바로 나였다…
사벨리:
우리는 점차 대화가 줄어들고, 만나는 횟수도 적어졌다. 그래, 이제 녀석에겐 새로운 친구와 새로운 일이 생겼는데, 구차하게 들러붙어서 뭐 하겠는가?
사벨리:
언젠가 내가 녀석에게 뒤지지 않는 걸작을 만들어 내면, 그땐 가슴을 펴고 녀석을 마주할 수 있었을까?
사벨리:
언젠가 이 비루한 자존심을 버리고 나면, 웃으며 녀석에게 또 시시한 모험이나 떠나지 않겠냐고 물을 수 있었을까?
사벨리:
안타깝게도… 이제 그런 날은 오지 않는다
페이몬:
…사벨리야! 이 내용은… 모데스트가 죽은 후에 혼자 이곳으로 돌아온 건가?
에스코피에:
설마 소문이 사실이었나? 두 사람이 정말 여기서 비밀의 조미료를 찾아내고, 드보르 케이크의 오리지널 레시피를 만들어낸 거라고?
페이몬:
그, 그럼 모데스트의 사인은? 진짜로 사벨리와 관련이 있는 거야?
여행자:
계속 읽어보자…
사벨리:
드보르 케이크의 맛이 변했다——주변 사람들은 차이를 모르겠다고 했지만, 모데스트는 확신했다
사벨리:
완벽을 추구하는 모데스트는 일말의 결함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래서 녀석은 드보르 케이크의 판매를 즉각 중단하고, 주방에 틀어박혀 밤낮없이 연구에 매진했다
사벨리:
하지만 몇 번을 만들고 몇 번을 맛봐도, 본래의 맛과는 점점 멀어져 갔다——
사벨리:
모데스트는 커피의 단맛과 쓴맛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서야 깨달았다. 변한 것은 드보르 케이크가 아니라, 자신의 미각이라는 걸
사벨리:
레무리아의 보물은 사람들에게 궁극의 경험을 선사하고, 감각을 자극하며 정신을 각성시켰지만, 동시에 지각 능력을 서서히 앗아갔던 것이다!
사벨리:
그렇다. 육신을 짐으로 여긴 레무리아가 어찌 식욕 따위에 관심을 가졌겠는가? 하지만 너무 늦게 깨달아 버렸다. 너무 늦었다…
사벨리:
무수히 반복되는 실험 속에서, 모데스트는 우리가 가지고 나온 보물을 전부 자신에게 사용해 버렸다
사벨리:
천재라고 칭송받던 요리사는 영원히 미각을 잃었고… 그 절망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벨리:
그때의 나는 이미 녀석과 소원해진 상태였다. 녀석을 막을 틈도, 달랠 틈도, 작별을 고할 틈도 없었다
사벨리:
하지만 녀석이 마지막으로 남긴 유서는… 나에게 보내졌다
페이몬:
레무리아의 보물… 정말 모니카가 조사한 대로 약물이었나 봐!
에스코피에:
모데스트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거였구나…. 근데 왜 사벨리가 그를 해쳤다는 소문이 돌았지?
에스코피에:
게다가 비전서와 역사책에는 보물에 관한 내용이 전혀 기록되어 있지 않아…. 누가 일부러 지우기라도 한 건가?
사벨리:
…모데스트는 유서로 나에게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 천재도 실패할 수 있었다. 그것도 이토록 비참한 실패를…
사벨리:
내가 이 유서를 보고 마음이 편해지길 바랐던 걸까? 아니면 드보르 케이크의 위험성을 만천하에 밝히고, 내가 옳았음을 증명하라는 뜻이었을까?
사벨리:
시대를 풍미한 천재가 자기 이름을 알린 작품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면, 천재라는 이름도, 드보르 레스토랑의 미래도 우스갯거리가 되고 말 것이다
사벨리:
세상은 그를 어떻게 평가할까? 우리가 쌓아 올린 모든 것을 어떻게 바라볼까? 아마 그 시선은, 내가 지금까지 마주했던 것보다 더 차가울 것이다…
사벨리:
——그러니까, 그런 일이 벌어지게 두지 않겠다
사벨리:
설사 그의 노트를 훼손해, 우리의 추억을 불완전하게 만드는 한이 있더라도…
사벨리:
그의 가족에게, 내가 불리한 증거를 숨기려 한다는 의심을 받더라도…
사벨리:
세상에 내가 천재라는 이름 때문에 녀석을 질투했다는 소문이 돌더라도…!
에스코피에:
…남는 것은, 이 바다 밑에 남겨진 증거뿐이다…
여행자:
——! 빨리 모니카를 쫓아야 해!
페이몬:
어? 왜, 왜 그래? 사바나는 당분간 안전할 거라며?
에스코피에:
아니야… 모니카가 보물의 현재 상태를 발견하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라!
모니카 저지하기
모니카:
…레무리아의 보물…! 드디어 찾았다!
모니카:
하하! 사벨리! 아무리 너라도, 모데스트의 아이에게 노트의 일부가 남겨졌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겠지!
모니카:
훗… 네가 가져온 비전서 덕분에, 마지막 조각을 채울 수 있었어…. 그리고 마침내 여기에 도달했지…
모니카:
전설의 보물을 찾아낸 거야… 병사들을 각성시켜, 불패의 군단을 만드는 레무리아의 보물을!
모니카:
……
모니카:
…비어있어?
모니카:
——비어있다고?!
에스코피에:
모니카!! 젠장, 한발 늦었어!
페이몬:
에스코피에… 저건…?
에스코피에:
…보물의 진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그리고 더는 그게 사람을 해치지 않도록…
에스코피에:
사벨리는… 이곳에 와서 모든 것을 파괴했어!
모니카:
…이럴 리가 없어…. 내가 조사하느라 몇 년을 고생했는데… 얼마나 많은 계획을 세웠는데…
모니카:
——그 결과가 고작 빈 항아리라고?!
에스코피에:
모니카! 진정해! 이 유적엔 위험한 게 많아…
모니카:
——웃기지 마!
화난 모니카가 빈 항아리를 던졌고, 공교롭게도 유적의 방어 장치를 작동시켰다…
골렘 근위대:
신왕의… 이름으로!
골렘 근위대:
야만족을… 멸하리!
모니카:
아아… 악!
유적 탈출하기
페이몬:
으악——이 유적… 아직도 흔들려!
페이몬:
——어느 쪽이든, 이게 다 모니카 때문이야!
페이몬:
이럴 때가 아니야! 빨리 나가자! 여행자, 에스코피에——
에스코피에:
알겠어! 지금 바로… 어?
모니카:
…빠져나갈 생각 마! 흥… 난 이미 글렀는데, 너희만 멀쩡하면 억울하지!
모니카:
하하, 평생을 쓸모없는 일에 허비했지만, 마지막 순간 천재를 길동무 삼을 수 있으니… 충분해!
에스코피에:
…이 미친!
???:
——핫!
모니카가 에스코피에에게 총을 쏘려는 순간, 옆에 있던 사바나가 깨어났다. 사바나는 근처에 있는 깨진 항아리를 주워 모니카를 향해 힘껏 던진다…
모니카:
…사바…나…?
모니카:
언제… 깨어난 거야…
사바나:
후우… 하아…
사바나:
…평범한 나지만, 그래도… 하나는 해냈네
에스코피에:
여행자… 알겠어!
모니카:
……
사람들과 대화하기
사바나:
…콜록… 콜록콜록!
알퐁스:
에스코피에 셰프님! 사바나 셰프님!
바네겜:
여행자! …페이몬!
페이몬:
바네겜? 너희도 왔구나…?
가스파드:
에스코피에 셰프랑 여행자이(가) 위험에 빠졌는데, 어떻게 호텔에서 가만히 있겠어요?
알퐁스:
뭐 결과적으론, 여기에서 여러분이 올라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지만요… 하하
사바나:
나는… 이 많은 사람에게 도움받을 자격이 없어… 주방장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사바나:
에스코피에를 그만두게 만들었으면서… 정작 음식은 똑같이 못 만들고… 모니카에겐 조종당해 목숨까지 잃을 뻔한 데다… 주방 관리도 똑바로 못 했지…
사바나:
…에스코피에, 돌아와 줘! 난… 네가 자리를 양보할 만한 사람이 아니야…!
에스코피에:
너… 내가 그만두기 전에 했던 말은 하나도 안 들은 거야?
사바나:
응? 그땐 머릿속이 복잡해서… 온통 형광소 생각뿐이었거든…. 뭐라고 했었지?
에스코피에:
아니야, 됐어——어차피 널 위해서 자리를 넘긴 것도 아니었고… 애초에 넌 네 생각만큼 못 나지 않아
에스코피에:
——그게 아니라면, 다들 여기서 널 기다렸을 리가 없잖아?
알퐁스:
그럼요! 저희를 매번 혼내며 다시 만들라고 하셨지만, 손님들께 만족스러운 음식을 내놓기 위해…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셨는걸요!
가스파드:
에스코피에 셰프님이 그만둔 후에… 사바나 셰프님이 없었다면, 저희는 그 침체기를 극복하지 못했을 거예요…
바네겜:
지금의 손님들은 주방장이 바뀐 것을 알고도 여전히 드보르 호텔을 방문해 주고 있습니다. 당신을 인정했다는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바네겜:
우리는 모두 평범한 사람이고,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잘못을 인정하고 고쳐 나가는 겁니다
사바나:
…아뇨… 설사 그렇다 해도… 피르망과 에스코피에한테 한 짓은… 용서받을 수 없어요!
알퐁스:
그건… 셰프님, 누가 왔는지 좀 보실래요?
피르망:
…오랜만입니다, 사바나 셰프님
사바나:
…피르망? 나는…
사바나:
…미안해, 나… 너를 그렇게 압박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네가 쓰러진 후에 한 번이라도 찾아갔어야 했는데…
사바나:
하지만… 이런 말을 하기엔 너무 늦었겠지? 들었어, 칼을 똑바로 쥐기도 어렵다고…
피르망:
그게… 곧 괜찮아질 것 같습니다
사바나:
…어?
바네겜:
원래는 단순한 심리적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만… 협박 편지가 발견된 후, 피르망 씨는 모니카 양이 줬던 차를 떠올렸습니다
바네겜:
그 차에는 사실——형광소가 들어 있었습니다
페이몬:
아… 형광소가… 사람의 신경을 손상시킨다고 했나?
바네겜:
예. 대량 섭취 시 신경과 지각 능력에 영향을 주지만, 섭취량과 기간을 계산하면 그 영향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바네겜:
성격을 크게 변화시켜, 정신적으로 나약하거나 난폭하게 만드는 게 가능하다는 겁니다…
에스코피에:
전보다 약해졌다고 느낀 게 착각이 아니었구나…
피르망:
하하… 폰타인 과학원 친구한테 물어봤는데, 이 정도 양은 크게 위험하지 않답니다. 금방 치료해 주겠대요
여행자:
전보다 자신감이 많이 붙으셨네요
피르망:
하하, 마음속에 희망이 생겼으니까요
바네겜:
게다가 모니카 양이 손을 댄 건… 피르망 씨만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사바나:
저를… 말하는 건가요?
페이몬:
아하——그래서 사바나가 갑자기 난폭해진 거구나?
에스코피에:
흥, 그렇다고 모든 걸 형광소 탓으로 돌릴 생각 마. 그건 그냥 증폭 장치 같은 거야. 맛있는 건 더 맛있어지고, 맛없는 건 더 삼키기 힘들어지는…
에스코피에:
——그러니까, 반성도 사과도 빠짐없이 해
사바나:
……
사바나:
…응
사바나:
——그래도 한 가지만 묻고 싶어. 내가 만든 드보르 케이크는, 왜 네 거랑 맛이 다른 거야?
사바나:
혹시… 내가 진짜로… 천재가 아니어서…?
에스코피에:
……
에스코피에:
——네 오븐의 열선이 접촉 불량이어서 그래, 바보야
사바나:
뭐?
페이몬:
뭐어——?
여행자:
——겨우 그런 이유였어?
에스코피에:
요리 대결 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나중에 조사해 보니, 역시나 설비에 문제가 있더라고… 실제 온도가 설정 온도보다 0.5도나 낮더라
에스코피에:
게다가 가게의 모든 오븐이 같은 상태였어——그때는 이유를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역시 모니카가 판 함정이었겠지
에스코피에:
대결 때 우리 케이크가 정상적으로 나왔다면 너와 같은 문제를 발견했겠지만… 안타깝게도, 이것까지 모니카가 손을 쓴 거야
사바나:
아니…
사바나:
똑같은 문제라도, 너는 원인을 찾았는데 나는 알아채지 못 했어…
사바나:
…이것도 천재와 평범한 사람의 차이 아닐까?
에스코피에:
——됐거든!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굴지 마! 이 레시피를 개량한 사람이 누군지 잊었어?
에스코피에:
난 이 요리를 완성하는 데 장장 3년이 걸렸어! 너보다 이해도가 높은 게 당연한 거잖아?
에스코피에:
너 주방장이 된 지 얼마나 됐어? 반년도 안 됐지? 겨우 몇백 번밖에 실패 안 한 주제에, 모든 걸 「천재」 탓으로 돌릴 셈이야?
에스코피에:
내가 몇 번을 실패했는지 알아? 만족스러운 레시피가 나오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 아냐고!
에스코피에:
천재든 평범한 사람이든, 모데스트든 사벨리든… 실수는 누구나 해
에스코피에:
거기서 교훈을 찾지 않고, 원인을 분석하지 않고, 신세 한탄이나 하고 있으면… 그거야말로 진짜 멍청이야!
에스코피에:
내가 그때 가르쳐준 건 전부 잊은 거야?——난 드보르 호텔을 이런 사람한테 맡긴 적 없어!
사바나:
난…
사바나:
…잊지 않았어. 절대 잊지 않아
알퐁스:
아… 셰프님!
바네겜:
아무래도… 드보르 호텔의 주방장을 또 바꿀 필요는 없겠군요
페이몬:
휴우… 이런 원만한 결말은 정말 오랜만이야…. 다들 기뻐하고 있어!
에스코피에:
흥… 이제야 좀 정신이 들어?
사바나:
응… 너 덕분에… 아니, 모두 덕분에
페이몬:
헤헤, 두 사람 사이의 응어리도 다 풀린 것 같네
에스코피에:
좋아, 기운을 차린 것 같으니…
에스코피에:
——지난번 대결에서 저지른 부정행위부터 청산해! 지금 당장 다시 대결하러 가자!
페이몬&알퐁스&가스파드:
…에?
사바나:
어… 그게… 무슨?
알퐁스:
그, 그때 셰프님은 반쯤 협박당한 거잖아요?
바네겜:
맞습니다…. 게다가 사바나 양은 이제 막 기운을 차렸고, 여러분도 방금 위험에서 벗어난 참인데… 지금 대결이라니요?
에스코피에:
변명 사절! 셰프 간의 요리 대결이 그런 사소한 일에 영향을 받아선 안 되죠!
에스코피에:
——너 이제 주걱 들 기운 있지? 그럼 대결하러 가자! 지금! 당장! 바로!
페이몬:
너——승패에 완전 연연하고 있었잖아!
movie
두 번째 요리 대결이 시작된다. 에스코피에는 전력을 다해 대결에 임하고, 당신과 페이몬도 최선을 다해 돕는다. 드디어 완성된 완벽한 드보르 케이크를 먹은 심사위원들은 그 훌륭한 맛에 감동한다
에스코피에 팀의 완벽한 활약 앞에서 사바나는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마음이 없는 듯하지만, 이때 에스코피에가 타이밍 좋게 격려의 말을 건넸다…
에스코피에 배웅하기
페이몬:
…예상대로, 에스코피에의 압승이었어!
에스코피에:
뭐, 너무 당연한 결과라 할 말이 없네
여행자:
(꼬리가… 엄청 기쁘게 움직이고 있어)
페이몬:
그런가…. 근데 사바나는 졌는데도 저번보다 표정이 훨씬 밝은 것 같아!
에스코피에:
……
에스코피에:
…크흠,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이번 일에 대해 더 궁금한 거 남았어?
에스코피에:
어? 나비아한테 들었을 줄 알았더니… 하긴, 사실 사바나한테도 그만둘 때 말한 건데, 제대로 안 들은 모양이더라
에스코피에:
내가 드보르 호텔을 떠난 덴 두 가지 이유가 있어. 하나는 형광소 사건 때문이고, 하나는 호텔이 나 없이도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야…
에스코피에:
——그리고 나도, 드보르 호텔을 떠나 더 많은 발전 가능성을 찾고 싶었어
페이몬:
…발전 가능성?
에스코피에:
응…. 얼마 전에 리월에서 온 동종업계 친구를 알게 됐는데, 그 친구한테서 큰 가능성을 느꼈어
에스코피에:
…그리고 과거 모데스트와 사벨리가 모험에서 보여준 개척 정신도! 슬라임 점액이나… 도마뱀 꼬리 같은…
에스코피에:
…우리가 평소 식재료로 여기지 않는 것 중에, 수많은 풍미가 숨어있는 거야
에스코피에:
이번에 바다 밑에서 본 바다 이슬 꽃이 바로 그 예시지. 아까 내가 대결에서 썼는데, 혹시 느꼈어?
페이몬:
뭐어?! 전혀 몰랐어!
에스코피에:
후후… 요리라는 과학은, 과거의 레시피를 해석해서, 무엇이 맛을 내는지, 어떤 물질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 알아내는 거야
에스코피에:
그리고 미래에는, 기존 주방의 틀에만 얽매이지 않고 더 많은 가능성을 찾아나가야 해!
페이몬:
으… 나 갑자기 네 요리를 먹기 무서워졌어…
에스코피에:
후후, 걱정 마. 지금이 모데스트 시대도 아니고, 유해 물질이 함유되어 있는지부터 철저하게 조사할 테니까
에스코피에:
이 「드보르 미니 케이크·개량형」 레시피를 줄게. 너희 여행 패턴에 맞춰 개량한 버전이니까, 잊지 말고 피드백해 줘!
페이몬:
알겠어…. 그럼 나중에는 드보르 호텔에 돌아갈 거야?
에스코피에:
물론이지. 바네겜 씨와도 약속했어. 가끔씩 돌아와서, 드보르 호텔의 음식 퀄리티가 너무 떨어지지 않도록 체크해 주기로
여행자:
(사바나 씨, 앞으로 조심해야겠네…)
페이몬:
…그래도 조금 아쉽다. 결국 레무리아의 보물은 못 봤네…
페이몬:
최초의 「드보르 케이크」가 그렇게 전설처럼 전해졌으니… 모니카도 자신의 꿈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거겠지?
페이몬:
모데스트의 기록을 찾아 조사하고, 드보르 호텔에 잠입까지 했지만… 결국 그 노력은 물거품이 되어버렸어…
에스코피에:
그건… 사실 모데스트의 경험과 그 해역의 환경을 보면 대충 유추할 수 있어…
에스코피에:
——소위 말하는 레무리아의 보물은, 레무리아 사람이 형광별에서 추출한 형광소야
페이몬:
뭐——? 그럼 왜 당시 「드보르 케이크」가 그렇게 추켜세워졌던 거야?!
에스코피에:
그 시대에는 아직 당분을 정제하는 기술이 미숙했을 거야. 그러니 디저트는 고사하고, 적당히 미각을 자극하는 맛으로도 극진한 취급을 받았겠지
에스코피에:
그리고 형광소도… 고대에는 나름의 가치가 있었지만, 지금은 폰타인 과학원이 모든 분석을 끝낸 물질이야
에스코피에:
사벨리가 파괴하지 않았더라도, 오늘날에는 별 가치가 없었을 거야
페이몬:
그럼 그 유적에… 값나가는 물건은 하나도 없었다는 소리야?!
페이몬:
…모니카가 조금 불쌍해졌어…. 그 많은 대가를 치렀는데, 결국 이런 결말이라니…
나비아:
얘들아——
에스코피에:
응? 나비아?
나비아:
너희 너희, 방금 그 해저 유적에서 나왔지? 이 호외 좀 봐!
나비아:
너네 이거 봤어? 「레무리아의 신비한 해저 유적에서 발굴! 천 년 전의 아름다운 항아리!」
나비아: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엄청난 예술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가 있어서… 감정가가 1억 모라에 육박한다나 봐!
페이몬:
이건… 그 보물이 담겨있던 항아리잖아?!
나비아:
——근데 이미 부서져 있었대. 휴~ 너무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