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row_back 原神 任務
향료병의 장 제1막

꽃과 피


탑 노트·플로럴
요즘 오르모스 항구가 유난히 시끌벅적하다. 뭔가 큰 행사가 예정되어 있는 것 같다…
타이나리와 대화하기
타이나리:
…제가 막을 씌우기 전에 물을 적당히 뿌려서 습도를 유지하라고 하지 않았나요?
타이나리:
산제이가 또 유리백합을 선인장처럼 돌보면, 그 손실은 자기 식비에서 깎게 할 거예요
샴:
어휴… 그럼 다음 끼니는 선인장도 못 먹게 되겠구만! 내가 가서 충고하지
페이몬:
타이나리! 안녕——
타이나리:
어? 너희들이구나. 오랜만이네, 오르모스 항구에는 어쩐 일이야?
페이몬:
헤헤, 요즘 할 일도 별로 없고, 여기가 시끌벅적해 보이길래 구경 왔어. 그나저나 여긴 꽃이 엄청 많네?
타이나리:
응, 오르모스 항구에서 각국의 꽃을 전시할 「꽃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거든. 나도 그걸 도우러 온 거야
타이나리:
꽃들이 워낙 다양한 곳에서 와서 습성도 제각각이라, 주최측은 묘론파에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할 수 있는 특제 화분을 주문했어…
타이나리:
하지만 그래도 품종에 맞춰 운송과 관리 방법을 짤 전문가는 필요하지
페이몬:
아~ 그리고 네가 그 전문가구나, 맞지!
타이나리:
아니, 난 그냥 도와만 주러 온 거야. 담당 전문가는 따로 있어…
네리만:
——타이나리! 산제이가… 독이 든 구근을 마늘 줄기로 착각하고 먹어버렸어!
타이나리:
…어휴, 다음 식사 땐 진짜 선인장을 줘야겠네
타이나리:
旅行者, 페이몬, 미안하지만 잠깐 실례할게. 일만 수습하고 돌아올 거야
페이몬:
타이나리는 어디서든 항상 바쁘네…
페이몬:
맞아 맞아…. 야, 왜 날 쳐다보는 거야! 난 아무거나 안 주워먹거든!
페이몬:
흠, 타이나리는 바쁜 거 같으니까 일단 우리끼리 항구를 둘러보고 있자
주변 둘러보기
페이몬:
여기 좀 봐! 꽃이 엄청 많아! 향기 좋다…
페이몬:
…에——에취!
???:
…음?
페이몬:
…에취!
페이몬:
괘… 괜찮아… 갑자기 좀 간지러워서…
페이몬:
…에… 에취! 에취!
???:
…무지개 장미랑… 유리백합… 그리고 세실리아꽃? 아하…
페이몬:
왜… 왜 점점 심해지는 거지… 이상해…
페이몬:
——으에취!
페이몬:
조… 좀 전까지 멀쩡했는데… 이상한 것도 안 먹었고…
???:
두 사람, 잠깐만. 괜찮으면 이 향 한번만 맡아볼래?
페이몬:
향? …이건 무슨 냄새지? 되게 좋다… 어라?
여행자:
이제 괜찮아?
페이몬:
그러게… 신기하다! 갑자기 괜찮아졌어!
여행자:
그 향 덕분인 거지? 고마워
???:
아냐, 대단한 일도 아닌데 뭐. 옷차림을 보니까 수메르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
타지에 온 여행객끼리 서로 돕고 살아야지
페이몬:
여행객…? 그럼 너도 수메르에 꽃 전시회를 보러 온 거야?
에밀리:
응… 그런 셈이지. 난 폰타인에서 온 조향사 에밀리라고 해
페이몬:
난 페이몬이야!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 이쪽은…
에밀리:
旅行者 맞지? 《스팀버드》에 너희 이름이 자주 나오더라. 만나서 반가워
페이몬:
근데 방금은 어떻게 된 거지? 갑자기 재채기가 엄청나게 났었는데…
에밀리:
음… 너희 혹시 「꽃가루 알레르기」라고 알아?
에밀리:
쉽게 말해서, 특정 꽃가루를 들이마셨을 때 몸이 이상 반응을 보이는 거야
페이몬:
어? 그치만 이 꽃들은 전에도 봤었는데, 그땐 아무 이상 없었는걸?
에밀리:
사람마다 체질과 알레르기의 원인이 천차만별이야. 따로 맡으면 괜찮은데, 다른 것과 섞이면 자극성을 띠는 꽃가루도 있고
에밀리:
그래도 걱정하지 마. 약으로 중화하면 괜찮을 테니까
페이몬:
그렇구나…
타이나리:
旅行者, 페이몬! 여기 있었구나…. 별일 없었지?
타이나리:
아깐 너무 급하게 가느라 꽃가루 조심하라고 말하는 걸 깜빡했지 뭐야…
타이나리:
에밀리? 이거 정말 우연이네…. 네가 있는 줄 알았으면 걱정 안 하는 건데
에밀리:
나도 방금 막 온 참이야. 그러다 우연히 두 사람을 만나서 작은 도움을 준 거고
에밀리:
하지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요소는 다양한데, 이런 일이 있을 줄 어떻게 알았어? 전에 비슷한 일이 있었나?
여행자:
있었던 것 같기도 하네…
타이나리: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네가 「영분향」을 들이마시고 쓰러졌던 거 기억나?
페이몬:
그러니까, 그때 난 멀쩡했다구…. 진짜 이상하네!
타이나리:
이상할 거 없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요인은 정말 다양해서 일반화할 수 없거든. 아몬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있어
에밀리:
폰타인에 있을 때도 음식 알레르기 사례를 겪었어. 원인은 친척이 이나즈마에서 가져온 메밀국수 때문이었지…
페이몬:
으아… 난 음식 알레르기는 없어서 다행이야…
여행자:
에밀리는 의사인 거야?
에밀리:
음… 반쯤 맞아. 「진찰」 대상이 조금 특수하긴 하지만…
타이나리:
의술만이 아니야. 식물학에도 조예가 아주 깊지. 전에 나도 폰타인 꽃에 대해서 많이 배웠어
에밀리:
꽃만 조금 아는 정도야. 지식의 범주로 따지면 타이나리가 훨씬 넓어
페이몬:
꽃을 잘 안다라… 아! 알겠다——네가 타이나리가 말한 이번 전시회의 담당 전문가구나!
타이나리:
…아쉽지만 이번에도 틀렸어
에밀리:
난 「아우구스투스」에 대해 알아보려고 꽃 전시회에 온 거야. 따로 받은 일은 없어
페이몬:
또 틀렸네. 이번엔 틀림없을 줄 알았는데…
여행자:
「아우구스투스」라면…?
에밀리:
폰타인에서 잠깐 유행했던 꽃이야. 그 꽃으로 만든 향수를 일컫는 이름이기도 하고
페이몬:
「아우구」… 「스투스」… 발음이 뭐 이렇게 어려워!
에밀리:
고대 언어로 신성함과 고귀함을 뜻한대. 어떤 부모는 아이 이름으로 쓰기도 하지
에밀리:
…음, 너희 혹시 폰타인 역사 중에 「향수 열풍」이라고 들어봤어?
여행자:
잘 모르겠어…
에밀리:
약 20년 전에 폰타인에 「향수 열풍」이 불었었어…
에밀리:
처음엔 몇몇 상인들이 고가의 고급 향수를 출시하면서 「럭셔리」, 「디럭스」 같은 이름을 붙였을 뿐이야…
에밀리:
그런데 그게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가격이 나날이 치솟았어
에밀리:
그걸로 자기 몸값을 높이려는 사람이나, 가격 폭등을 이용해 사재기하려는 사람들이 생겨났지…
에밀리:
맹목적인 인기 속에 평범한 향수 한 병의 가격은 수십만 모라까지 치솟았고, 이로 인해 여러 분쟁과 사기 사건이 발생했어
에밀리:
하지만 향수는 결국 향수일 뿐. 본래의 가치를 아득히 넘어선 값은 한순간의 거품일 뿐이었지
에밀리:
다행히 이 풍조가 더 퍼지기 전에, 위험성을 알아챈 멜모니아궁이 많은 투기, 사기 조직들을 감옥에 보냈어…
에밀리:
그 덕에 이 거품이 꺼질 때 영향을 받은 건 일부 부유한 계층뿐이야
여행자:
그렇구나…. 불행 중 다행이네
페이몬:
근데 그게 「아우구」… 「스투스」랑 무슨 상관이야?
에밀리:
그 열풍 속에서 가장 잘 나가는 향수가 바로 「아우구스투스」였어. 한 병에 천만 모라에 육박하는데도 없어서 못 팔 정도였지
페이몬:
처… 천만 모라?! 그, 그럼 지금은?
여행자:
진정해, 페이몬…
에밀리:
「향수 열풍」이 가라앉은 후 대부분의 향수 가격이 정상적으로 돌아왔지만, 「아우구스투스」만은 달랐어…
에밀리:
…그 향수의 재료이자 이름인 꽃이 완전히 사라져서, 억만금을 줘도 못 구하는 희귀품이 됐거든
여행자:
사라졌다고?
에밀리:
응. 아우구스투스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꽃이 아니라, 이 향수를 위해 재배된 특수 품종이야
에밀리:
「향수 열풍」이 사그라들 때 아우구스투스 꽃을 재배하던 꽃밭이 불타버렸고, 그 뒤로는 누구도 그 꽃을 보지 못했어…
페이몬:
근데 좀 전에는… 그 꽃에 관한 소식을 알아보러 왔다며?
에밀리:
맞아. 이번에 여기 온 건 아우구스투스 꽃이 수메르에서 발견됐다는 소문 때문이야…. 그 덕에 폰타인 향수 시장에 또 파장이 일기 시작했지
페이몬:
旅行者! 우리가 찾는 걸 도와주자!
타이나리:
맞아. 전에 에밀리가 편지를 보내서 나도 알아봤는데, 순찰대에 최근 새로운 종을 목격했다는 보고는 없었어
에밀리:
그리고 페이몬이 실망할지도 모르지만, 난 아우구스투스 꽃을 찾아내도 그걸로 돈 벌 생각은 없어
페이몬:
엑——
에밀리:
「신성함」, 「고귀함」, 「유일함」… 물론 의미는 좋지만, 이런 건 사물의 본질을 가려버려
에밀리:
난 사람들이 향수를 논할 때 향기에 집중해 주길 바라. 가격이나 스토리보다 말이야
페이몬:
뭔가 숭고한 철학이네…
에밀리:
더 현실적인 이유도 있어. 최근 몇 년 간 폰타인 향수 시장에 「아우구스투스」의 저질 모조품이 계속 등장하고 있거든…
에밀리:
…「아우구스투스」의 독보적인 노트를 재현했다고 떠들어대니——그걸 내 작품이랑 비교하는 호사가도 생겨났지
페이몬:
완전 현실적이야!
에밀리:
그 소문이 퍼진 후로, 아우구스투스 꽃으로 만들었다고 홍보하는 향수가 최소 세 개는 늘어났어
에밀리:
이번에 그 환상을 걷어낸다면… 아니면 최소한 소문이 거짓이라는 것만 증명해도, 폰타인 향수 시장은 정상으로 돌아갈 거야
에밀리:
그러면 나도 「이야기」나 「의미」에서 벗어나 진짜 좋아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겠지
페이몬:
그렇구나…
에밀리:
음… 물론 도와줄 사람이 많으면 좋지만… 너무 번거롭지 않겠어?
페이몬:
헤헤, 「타지에 온 여행객끼리 서로 돕고 살아야지!」 안 그래?
에밀리:
훗… 맞아. 그럼 잘 부탁할게
타이나리:
지금 파악한 단서만으론 소문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
타이나리:
애드가 씨도 섣불리 결론 내리면 안 된다고 하셨는데… 아니면 직접 여쭤볼래? 당시의 목격자니까 새로운 단서가 있을지도 몰라
에밀리:
응, 안 그래도 여관으로 찾아가려던 참이야
페이몬:
애드가…? 그건 또 누구야?
타이나리:
네가 계속 궁금해 하던 이번 전시회의 「꽃 전문가」이자, 이 지역에서 가장 명망 높은 조향사셔
타이나리:
게다가 「아우구스투스」는… 그분이 폰타인에서 활동할 때 남긴 작품이지
에밀리:
그리고 그분은 수메르에서… 나를 이 길로 이끌어주신 선생님이기도 해
페이몬:
폰타인에서 활동했던 조향사가… 수메르에서 폰타인 사람의 선생님이 됐다고? 복잡하네…
에밀리:
말하자면 길어. 관심 있으면 선생님을 만나고 나서 얘기해 줄게. 선생님은 지금 아마 여관 쪽에 머물고 계실 거야
애드가와 대화하기
페이몬:
와, 여기도 꽃이 정말 많아!
에밀리:
주최측이 거금을 들여 여관과 주변 건물을 빌려서, 임시 창고랑 관계자의 거처로 쓰고 있대
여행자:
통이 엄청 크네…
페이몬:
그럼 미리 온 손님들은 묵을 곳이 부족하잖아? 게다가 이렇게 큰 여관을 빌리면 적자 나는 거 아닌가…
여행자:
이런 걸 부자의 심술이라고 하는 건가…
???:
…오랜만이군. 이제 전혀 못 알아보겠어, 애드가
애드가:
…그러는 너희 두 형제는 변한 게 없군 그래
???:
형, 애드가, 우리 일단 본론부터 얘기하자! 키리야 녀석이 지금…
애드가:
잠깐… 「손님」이 오는군
에밀리:
오랜만이에요, 애드가 선생님
애드가:
하하… 에밀리냐? 몇 년 못 본 사이에 벌써 이렇게 컸구나
애드가:
폰타인에서 유명한 조향사가 됐다지? 역시 젊은 애들은 무섭다니까…
에밀리:
다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덕분이죠
애드가:
아이고, 그런 말 마라. 입문 지식 좀 알려준 거 가지고 「선생님」이라니 부끄럽구나
애드가:
지난 수년간 수메르에서 많은 아이를 가르쳤지만, 너만큼의 성과를 거둔 아이는 없었단다…. 다 네가 노력한 덕분이지!
애드가:
그나저나 이 둘은 누구니…? 편지엔 안 써있었던 거 같은데…
에밀리:
새로 사귄 친구예요. 旅行者와(과) 페이몬이라고 해요
여행자:
안녕하세요, 애드가 씨
애드가:
오? 에밀리의 친구니? 만나서 반갑구나
에밀리:
여기 두 분은… 선생님의 친구분이신가요?
???:
흥…
???:
어… 하하, 맞아. 우리도 폰타인에서 온 향수 상인이야. 애드가와는 오랜 친구라 할 수 있지
에드:
나는… 에드야! 이쪽은 내 동생 브레이스고. 그렇지, 브레이스, 애드가?
브레이스:
…그래
에밀리:
상인 형제요…?
페이몬:
향수 상인…? 그럼 두 사람도 아우구스투스 꽃을 찾으러 온 거야?
브레이스:
……!
에드:
…후후, 「아우구스투스」의 명성을 모르는 폰타인 향수 상인이 어디 있겠어? 한번 보고 싶은 거야 당연하지
애드가:
우리도 마침 그 이야기 중이었단다. 에밀리, 너희도 아우구스투스 꽃 얘기를 들으러 온 게지? 그럼 같이 이야기해 주마
애드가:
도금 여단 용병들한테 조사를 맡겨봤지만, 수메르 어디에서도 아우구스투스 꽃을 목격했다는 소식은 없었단다
애드가:
다만 오르모스 항구에서 기이한 향을 맡았다는 사람들은 있었어. 꽃향기 같으면서도 조금 달랐다고 하더구나…
애드가:
그중에는 20년 전 폰타인에 머물렀던 상인도 있는데, 향기가 당시의 「아우구스투스」와 똑같았다고 해…
애드가:
「독보적」이고 「신성」하며 「고귀」했다지…
페이몬:
어… 그때 남은 「아우구스투스」 향수가 여기까지 팔려 온 건 아닐까?
에밀리:
아냐. 밀폐된 상태의 향수도 시간이 지나면 향이 변해. 묵힌 향을 내려 특별 제작한 게 아닌 이상, 수십 년 동안 변하지 않는 향수는 거의 없어…
에밀리:
「아우구스투스」는 특히 성질이 불안정해서, 폰타인에 남은 몇 병도 10년 전에 이미 완전히 변질됐지
에밀리:
다만… 비슷한 향이 나는 꽃은 아니었을까요? 아니면 「아우구스투스」의 어코드를 모방했다거나요
브레이스:
그건 불가능해! 대체하기 쉬웠으면 당시 그 가격에 팔리지도 않았어! 아우구스투스 꽃이 다시 나타난 게 틀림없다고!
에밀리:
기술적으로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죠…
에드:
에휴! 모방품인지 아닌지는 둘째치고… 애드가, 그 사람들이 어디서 향을 맡았다고 얘기는 했어?
애드가:
…아니, 그 향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옅어졌다더군. 굳이 물어본 게 아니었으면 대부분 그 일을 기억조차 못했을 거야
애드가:
보고 듣는 것에 비해 냄새는 쉽게 잊혀지기 마련이니까…
에드:
흠… 그 설명대로라면 누군가 「아우구스투스」의 향을 지닌 채 거리를 거닐었단 건데…
브레이스:
형, 설마…
에드:
하하, 그냥 추측일 뿐이야. 너무 개의치 마
애드가:
…지금으로선 단서가 전부 불확실해. 그 추측도 가능성이 없진 않으니까 다시 조사해 볼게
애드가:
멀리서 왔으니 여관에서 하루 쉬는 게 어때? 어… 에드, 브레이스, 여기 자네들 방 열쇠야
페이몬:
어? 무료로 여관을 쓰는 거야? 그럼 우리도 써도 돼?
애드가:
그게… 정말 미안하지만, 지금 여관 방은 대부분 창고로 쓰고 있어서, 전시회가 시작되기 전까진 사용할 수가 없단다
애드가:
저 둘이 쓸 방도 내가 임시로 정리한 건데… 에밀리가 편지를 보내 왔을 땐 이미 남는 방이 없었지
페이몬:
음… 그럼 우리처럼 갑자기 온 경우는… 여지가 없겠네
애드가:
하아… 여관을 다 차지하다니 우리가 생각이 짧았어. 모처럼 너희가 수메르에 왔는데 제대로 대접도 못하고 말이야…
에밀리:
괜찮아요, 저흰 배로 돌아가서 쉬면 돼요. 아니면 수메르에 온 김에 근처에서 식물 샘플을 채집하다 하루 야영해도 되고요
에밀리:
그래? 그럼 안심이네
에밀리:
다만… 여기에 짐 좀 맡겨도 될까요? 야영할 때 들고 다니긴 번거로워서요…. 아, 공간을 많이 차지하진 않을 거예요
애드가:
어… 그건 말이지…
여행자:
(…내가 생각이 과한 건가? 애드가 씨랑 이 형제들… 타인을 여관 근처에 머물지 못하게 하려는 것 같아…. 의심을 사긴 또 싫은 것 같고…)
에드:
아… 하하… 그럼, 물론이지! 에밀리 양만 괜찮으면 우리 형제가 맡아줄게!
애드가:
…그래. 에드, 그럼 에밀리랑 같이 들어가서 짐을 둘 만한 곳을 찾아봐 줘
애드가:
난 간단한 간식거리를 준비해서 가져다 줄게
여관 들어가기
페이몬:
…꽃향기가 엄청 진해! 애드가가 열심히 정리했다고 했는데 아직도 꽃이 이렇게나 많아
페이몬:
아까 창밖으로 슬쩍 봤는데 집안에 꽃이 가득 쌓여 있더라! 이번 전시회는 규모가 엄청 큰가 봐…
여행자:
조향사의 집에는 원래 이렇게 꽃이 많아?
에밀리:
…아니, 우리는 조향사지 원예사가 아니야
에밀리:
늘 다양한 에센셜 오일을 다루긴 하지만, 예민한 후각을 유지하기 위해 일상 공간은 향 없이 깔끔하게 유지하는 편이야
페이몬:
그렇구나. 그럼 전시회에 쓸 물건이 너무 많아서 쌓인 건가 보네…
여행자:
이 문 뒤쪽은 어떤 방이에요?
에드:
이 방은 스위트룸 같은데, 옆방이 내 동생 방이야
에드:
브레이스, 이따가 우리 짐도 같이 옮겨 줘
브레이스:
……
에드:
크흠, 브레이스!
브레이스:
아… 알겠어, 형
에드:
그럼… 에밀리 양, 짐은 어디에 있어? 브레이스한테 같이 옮기라고 할게
에밀리:
아직 항구에 있어요. 생필품 외에, 폰타인에서 가져온 「앰버 와인」도 한 박스 있죠…
에밀리:
…브레이스 씨께서 같이 가져와 주실 수 있을까요? 여러분께 대접하고 싶네요
에드:
하하, 그래그래. 브레이스 녀석이 다른 건 몰라도 술은 좋아하거든. 동생을 대신해서 감사 인사부터 해야겠는걸
에밀리:
…그런가요?
여행자:
(「앰버 와인」이라… 폰타인에서 그런 술은 들어본 적 없는데…)
에밀리:
에드 씨, 브레이스 씨, 두 분은…
집 밖에서 소리가 들린다…
애드가:
——이봐! 지금 뭐 하는 거야!
애드가:
——읍읍!!
에밀리:
이 목소리는… 선생님?
여행자:
빨리 나가 보자!
애드가의 상황 확인하기
여관에서 황급히 뛰쳐나오는데, 문밖에 독특한 향기가 맴도는 게 느껴졌다…
브레이스:
——애드가!
애드가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에밀리:
…선생님!
브레이스:
이봐! 애드가! 괜찮아?
에드:
제길… 대체 누가 이런 짓을?
애드가:
…키… 키리야가… 「아우구스투스」를…!
애드가:
으윽…
애드가는 말을 다하기도 전에 기절한다
에드:
…키리야라고?!
브레이스:
정신 차려! 애드가! 애드가!
에밀리:
잠시만요, 피해자를 심하게 흔들면 안 돼요. 선생님은 제게 맡기시고, 여러분은…
에밀리:
…응. 부탁할게
현장 조사하기
브레이스:
형, 다 둘러봤는데 주변에 누가 지나간 흔적은 없어
에드:
흠… 그 꼬마한테 날개가 생긴 것도 아닐 테고…
여행자:
그 꼬마요?
에드: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범인이… 하늘로 솟진 않았겠지 싶어서!
현장 조사하기
페이몬:
아까부터 근처에서 특이한 냄새가 나는데… 이 병에서 나는 건가?
병:
(병에 약간의 액체가 남아 있다. 병 입구와 일부 면에 액체가 튄 걸 보니 누군가 거칠게 따른 모양이다)
페이몬:
아앗… 설마!
현장 조사하기
페이몬:
범인이 화단에 숨어 있다가 갑자기 뛰쳐나와서 애드가를 습격한 건 아닐까?
화단:
(화단엔 발자국도 없고, 식물의 가지나 잎이 상한 흔적도 없다…)
페이몬:
그, 그건 그렇지…
에밀리와 대화하기
페이몬:
…다 살펴봤는데, 그 병 말고는 아무런 단서가 없는 거 같아…
에밀리:
지금은 사람을 구하는 게 먼저야. 선생님 좀 안으로 같이 옮겨줄래?
여행자:
그래
에밀리와 함께 애드가를 안으로 조심스럽게 옮겼다…
페이몬:
애드가는… 괜찮아?
에밀리:
응급 조치는 해뒀어…. 코랑 입에 남은 잔여물로 봤을 때, 누군가가 어떤 액체를 강제로 먹인 것 같아
에밀리:
다만 아직 혼수상태라 억지로 토하게 하면 기도가 막힐 수 있어서…. 다른 방법을 쓰는 수밖에 없겠어
여행자:
좀 전에 이런 병을 찾았어…
에밀리:
음… 냄새는 같네. 같은 액체가 맞는지, 어떤 성질이 있는지는… 좀 더 검사해 봐야 할 것 같아
에밀리:
다만 그전에… 이걸 알 만한 사람에게 물어보는 게 먼저겠지
에밀리:
——그렇죠? 실바인 씨, 루시엔 씨
브레이스:
너…!
에드:
야…!
에드:
…에밀리 양, 혹시 우릴 말하는 건가? 우린 그런 이름은 처음 듣는데…
에밀리:
그런가요…. 사실 수메르에 오기 전에 특별 순찰대의 친구를 통해 「아우구스투스」를 만든 이에 대해 알아봤어요…
에밀리:
대중에게 알려진 「조향사」 애드가 선생님 외에도, 「아우구스투스」의 배후에는 세 사람이 더 있었죠
에밀리:
한 명은 아우구스투스 꽃을 재배한 수메르 학자였고, 나머지 둘은 「아우구스투스」를 홍보하는 상인 형제였어요…
에밀리:
그 형제는 「아우구스투스」의 신화를 이용해 여러 투기꾼을 끌어들이며, 제품 가격을 한층 더 끌어올렸죠
에밀리:
그러다 결국 장부 조작과 시장 교란 등의 혐의로 심판청에 인계되어 메로피드 요새에 갇혔어요. 시간을 계산해 보면 아마 최근에 출소했겠네요
브레이스:
흥!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야? 폰타인에 상인 형제가 그렇게 많은데, 그럼 그 사람들이 다 범죄자게?
에밀리:
당신은 형이 「브레이스」라고 부를 때마다 대답이 느렸어요…. 근데 방금 제가 「루시엔」이라고 부를 땐 곧바로 반응하시네요
브레이스:
난…!
에드:
에밀리 양! 폰타인의 유명한 조향사인 점을 봐서, 지금이라도 무르면 농담인 셈 쳐주지!
에드:
앞날이 창창한데, 향수 상인들 사이에서 애먼 사람을 모함했단 소문이라도 퍼지면 곤란하지 않겠어?
에밀리:
향수 상인인가요…. 근데 제대로 된 상인이 「앰버 와인」이 술이 아니란 건 왜 몰랐을까요?
에드:
뭣…!
여행자:
(역시…)
에밀리:
그건 몇 년 전에 제가 만든 향수예요. 유명하진 않지만, 폰타인의 향수 상인이라면 다 알죠
에밀리:
두 분이 최근까지 향수와 연이 없는… 메로피드 요새 같은 곳에 있었다면 몰라도요
브레이스:
에밀리… 너…!
여행자:
허튼 생각은 버리세요
브레이스:
윽…!
에밀리:
실바인 씨, 전 당신을 질책하려는 게 아니에요. 10여 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든, 이미 심판청이 판결을 내렸으니까요
에밀리:
다만 애드가 선생님이 위험한 상황인 만큼, 범인에 대한 정보가 더 필요해요
에밀리:
만약 범인이 「아우구스투스」 때문에 선생님을 습격한 거라면, 두 분도 안전하진 않아요
에밀리:
그러니 알려주시겠어요? 그 「키리야」라는 사람에 대해서요
에드:
……
실바인:
…좋아, 말해주지
루시엔:
——형!
실바인:
루시엔, 이자들이 키리야를 찾아내면 우리한테도 나쁜 일은 아냐…. 어차피 거의 다 검률청에서 진술했던 내용이기도 하고
실바인:
…네 말대로, 우린 총 네 명이었어. 우리와 애드가… 그리고 꽃 재배를 담당하는 수메르 학자 비자야가 있었지
실바인:
어느 날, 그림자 수사청이 찾아와서 우리 죄명을 잔뜩 읊곤 장부를 조사했고… 우리 형제와 애드가는 바다 밑에 수감됐지…
페이몬:
이 녀석 엄청 억울하다는 듯이 얘기하네…. 어라? 그럼 애드가는 어떻게 수메르에 온 거야?
에밀리:
선생님은 단순 가담자로 여겨져서 몇 년 만에 출소하셨어. 그 후 더는 과거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서 수메르로 오셨고
에밀리:
…선생님은 꽤 오랫동안 낙담한 상태셨어. 더는 새로운 향수를 만들지 않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만 전념하셨지
에밀리:
난 부모님 일 때문에 수메르에서 잠깐 지내게 됐는데, 그때 선생님을 만나 일을 배우게 된 거야
에밀리:
…이런 건 나중에 다시 얘기하고… 지금은 그 학자, 「비자야」에 대해 말해주시죠?
실바인:
…우리와 마찬가지로, 비자야도 그림자 수사청의 조사를 받을 상황에 놓였어
실바인:
하지만 비자야는 그림자 수사청이 찾아오기 전에 꽃밭을 전부 불태워서, 아우구스투스 꽃과 우리가 번 돈을… 전부 잿더미로 만들어버렸지
페이몬:
그… 그건 증거 인멸이잖아… 그러면 죄가 더 늘어나는 거 아냐?
에밀리: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그녀 자신도… 그 불 속에 묻혀버렸으니까
페이몬:
뭐?!
루시엔:
흥, 꽤 열심히 조사했나 보군. 그럼 우리한테 더 물을 것도 없잖아?
에밀리:
응, 당시 사건 파일에 그 이름은 언급되지 않았어. 하지만… 두 분은 알고 계신 것 같네요?
실바인:
…키리야는, 비자야의 동생이야
실바인:
그땐 겨우 열 살 먹은 꼬맹이였지. 평소엔 누나 일이나 도울 뿐, 우리가 뭘 하는 건지도 몰랐어
실바인:
비자야가 키리야를 함부로 못 돌아다니게 해서, 비자야에게 동생이 있다는 건 우리 말곤 아무도 몰랐지
실바인:
우리한테 일이 터진 후, 녀석은 행방이 묘연해졌어…. 그러다 최근 수메르에 아우구스투스 꽃이 나타났다는 소식이 들려온 거야
에밀리:
…그러니까 두 분은 키리야가 비자야의 「무언가」를 가져가서 아우구스투스 꽃을 다시 재배해 냈다고 여기는 건가요?
루시엔:
흥, 비자야가 지 동생을 얼마나 아꼈는데! 자기한테 일이 생기면 돈을 전부 동생한테 남길 거라고 했다고…
루시엔:
그러니까 녀석이 죽기 전에 뭔가를 남겼다면, 분명 키리야의 손에 있을 거야!
실바인:
게다가 병에 남은 액체를 봐…. 키리야는 꽃을 재배했을 뿐만 아니라, 「아우구스투스」 향수까지 다시 만들어 냈다고…
페이몬:
진짜 「아우구스투스」였다고?! 이… 이거 독약도 되는 거야?
실바인:
크흠! 「아우구스투스」가 독약이라니? 애초에 향수는 먹는 게 아냐. 근데 한 병을 통째로 비웠으니 오죽하겠어?
실바인:
이게 독약이었다면 애초에 판매도 못 했어. 지금 애드가가 혼수상태인 건 키리야가 향수를 억지로 먹여서라고!
여행자:
(이상해… 실바인 씨가 갑자기 좀 긴장한 것 같아…)
여행자:
그치만 왜 애드가 씨를 덮친 걸까요?
실바인:
흥… 누나의 죽음이 우리랑 관련 있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그런데 솔직히 나도 비자야가 그때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는 몰라
실바인:
우리가 찾아온 것도 악의가 있어서가 아냐. 그냥 어떻게 지내나 궁금했을 뿐이지… 물론 가능하다면 다시 함께 「아우구스투스」를 제작하고 싶기도 했고
실바인:
그때 감옥에 들어간 건 장부 조작이랑 시장 교란 때문이지… 「아우구스투스」 자체엔 문제가 없었어
실바인:
얕은 수작 안 부리고 착실하게 향수만 팔면… 비자야를 볼 면목도 있을 거라고
에밀리:
…그래서 당시에 조사를 받을 때 키리야의 이름을 꺼내지 않은 건가요?
루시엔:
…그래, 맞아! 우린 좋은 마음으로 그런 거라고!
실바인:
우리가 아는 건 이게 다야. 「아우구스투스」의 성분이나 잘못 섭취했을 때의 조치 방법은… 애드가나 키리야에게 물어보는 수밖에 없어
에밀리:
…그럼 선생님이 마신 게 「아우구스투스」라는 건 확실한 거군요. 이후의 검사 방향이 잡혔으니 수확이 없는 건 아니네요
실바인:
그래? 그럼 다행이군
실바인:
루시엔, 일단 방에 돌아가서 좀 쉬자. 지금 상황을… 다시 생각해 봐야겠어…
루시엔:
알겠어, 형
에밀리:
……
여행자:
…아직 무언갈 숨기고 있어
에밀리:
너도 그렇게 생각해? 맞아, 분명 무언갈 숨기고 있는데… 증거가 부족해
에밀리:
실바인이 말하는 투를 보면, 지금 더 캐물어 봤자 거짓말만 늘어놓을 거야
페이몬:
그나저나 약간의 단서만으로 두 사람의 정체를 밝혀내다니, 엄청난 직감이네!
여행자:
정말 조향사 겸 의사… 맞아?
페이몬:
맞아! 반쯤만 의사라며, 진찰 대상도 특수하다고 그랬구…
에밀리:
응, 내가 만나는 「환자」는 대부분… 죽은 사람들이거든
페이몬:
혹시… 「법의학자」인 거야?
에밀리:
아니, 정확히는 「현장 정리원」이야. 법의학자와 그림자 수사청이 증거 수집을 마친 후, 「환자」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흔적을 지우는 직업이지
에밀리:
약제는 정제 방법에 따라 향수가 될 수도 있고, 세척제가 될 수도 있거든
에밀리:
범죄의 진실을 밝혀낼 사람도 필요하지만, 범죄 현장을 치울 사람도 필요해. 냄새, 핏자국, 기타 흔적들을 말이야…
에밀리:
이 일을 통해 난 수많은 「죽음」을 보고 관련 지식을 배웠어…. 하지만 이번엔 아직 늦지 않았어
에밀리:
旅行者, 타이나리와 오르모스 항구의 치안관에게 가서 상황을 설명해줄 수 있을까?
여행자:
물론이지
에밀리:
선생님은 내가 계속 돌볼게. 「아우구스투스」의 샘플도 있으니까… 분석이 어렵지 않길 바랄 뿐이야
타이나리와 대화하기
타이나리:
왜 그렇게 다급해? 무슨 일 있어?
방금까지 있었던 일을 설명한다…
샴:
뭐?! 애드가 씨가 습격당했다고?
샴:
그분이 이 일대에서 얼마나 유명한 조향사신데, 오르모스 항구에서 그분 도움을 안 받은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근데 어떻게 이런 일이…
타이나리:
샴 씨, 수상한 인물이 시장에서 도주했다는 보고는 없었나요?
샴:
없었어…. 다만 이 근방엔 우리 쪽 용병이 쫙 깔려 있어서, 분명 키리야를 본 사람이 있을 거야
샴:
절대 녀석을 놓칠 순 없지. 지금 바로 사람들을 불러올게!
페이몬:
타이나리,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야?
타이나리:
음… 현장 증거 수집과 추적은 샴 씨에게 맡기면 되고, 애드가 씨 쪽도 에밀리가 있으니까 내가 갈 필요는 없겠어
페이몬:
앗… 그치만 에밀리는 자기가 진짜 의사는 아니라던데…
타이나리:
그건 지나친 겸손이야. 에밀리는 현직 의사나 법의학자는 아니지만, 인체와 약리에 대한 이해는 웬만한 생론파 학자보다 나아
타이나리:
게다가 이번엔 「향수」에 관련된 사례잖아? 그럼 에밀리에게 맡기는 게 좋겠어
타이나리:
난… 아카데미아로 돌아가서 「비자야」와 「키리야」에 대해 조사해 볼게
페이몬:
맞다! 비자야는 수메르에서 온 학자라고 했었어…. 혹시 너도 들어본 사람이야?
타이나리:
에밀리가 보낸 편지로만. 아카데미아를 졸업한 학자들 중에 학파와 무관한 일을 하는 사람도 많거든
타이나리:
전에 제대로 조사를 못 했는데… 아무래도 비자야의 과거가 이번 사건과 깊게 연관된 거 같아
타이나리:
수메르성 친구들과 함께 조사해 보고, 이르면 내일 중에 소식 전해줄게
타이나리:
…오르모스 항구 쪽은 우선 너랑 에밀리에게 맡길게

미들 노트·블러디
「아우구스투스」 뒤에 얽힌 갈등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것 같다…
여관 근처로 가기
페이몬:
에밀리!
여행자:
상황은 좀 어때?
에밀리: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 없어. 많이 허약해지셨지만, 좀 더 휴식을 취하면 의식을 회복하실 수 있을 거야
에밀리:
「아우구스투스」의 분석 작업도 순조롭긴 한데, 의아한 점이 있어…
여행자:
의아한 점…?
에밀리:
응. 샘플에서 향기를 더하는 성분 외에 이상한 원소력이 발견됐어
페이몬:
원소력?!
여행자: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에밀리:
…지금 단정하기 어려워. 바다에 향수 한 방울 떨어뜨린 것처럼 농도가 너무 희박해서…
에밀리:
나도 최근에 새로 개발된 검사 기술로 겨우 흔적을 발견한 거야
에밀리:
원소력에 극도로 민감한 사람이 아니라면, 십 년 넘게 사용해도 별 반응이 없을 정도지
에밀리:
선생님의 상태가 이 원소력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성분 때문인지는… 아직 섣불리 판단할 수 없어
페이몬:
참, 혹시 타이나리 왔었어? 와서 같이 봐달라고 할까?
에밀리:
글쎄? 어젯밤에 타이나리가 아카데미아로 조사하러 갔다고 누가 전해주긴 했는데, 그 후로 새로운 소식은 없었어
페이몬:
그래? 너한테 먼저 찾아오지 않을까 했는데…
???:
저어… 혹시 에밀리 선생님 계신가요?
여행자:
콜레이?
콜레이:
앗——旅行者, 페이몬! 너희도 있었구나! 아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야…
에밀리:
콜레이라면… 아, 타이나리의 제자구나? 타이나리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 만나서 반가워
에밀리:
그리고… 그렇게 예의 차릴 거 없어. 그냥 에밀리라고 불러
콜레이:
앗… 네, 넵! 저도 만나서 반가워요, 에밀리… 씨
페이몬:
콜레이가 여긴 웬일이야? 타이나리가 보냈어?
콜레이:
응… 스승님 쪽은 어젯밤부터 몇십 년 어치 명부를 뒤지느라 아직도 못 쉬고 계시거든…. 내가 발이 빠르니까 먼저 소식을 전하러 왔어
콜레이:
다만 지금까지 봤을 때, 아카데미아에 「비자야」라는 학자는 없었어
여행자:
설마 가명을 썼나?
콜레이:
스승님도 그 가능성을 생각하셔서 연구나 이력을 토대로도 조사해보셨지만, 여전히 일치하는 사람은 없었어
페이몬:
그럴 수가…
에밀리:
그럴 가능성이 높아. 비자야의 정체를 알아내려면 그 두 사람에게 물어보는 수밖에 없겠어…
실바인:
안 돼——
실바인:
루시엔——!
여행자:
이 목소리는…!
페이몬:
실바인이야! 설마… 키리야가 또 나타난 건가?
에밀리:
그럴 리가! 방금까지 여관에 출입한 사람은 없었는데…
여행자:
일단 들어가 보자!
여관 들어가기
복도로 달려간 일행은 실바인의 방에 들어가려 했지만, 방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에밀리:
이건… 잠겨있는 건가?
여행자:
내가 부술게
문이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일행은 안으로 들어갔다…
복도로 달려간 일행은 루시엔의 방에 들어가려 했지만, 방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에밀리:
이건… 잠겨있는 건가?
여행자:
내가 부술게
문이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일행은 안으로 들어갔다…
복도로 달려간 일행은 루시엔의 방에 들어가려 했지만, 방문은 마찬가지로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일행은 다시 한번 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갔다…
실바인과 대화하기
실바인:
——루시엔! 루시엔! 이 자식아! 정신 좀 차려봐!
콜레이:
아…!
에밀리는 루시엔의 상황을 자세히 살펴본다…
에밀리:
……!
여행자:
상태가 어때?
실바인:
에밀리… 에밀리! 내 동생 괜찮은 거지? 애드가처럼 의식만 잃었을 뿐인 거지?
에밀리:
…죄송해요, 실바인 씨. 이번엔… 저희가 너무 늦었어요
실바인:
아… 아아…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럴 수가…
에밀리:
…旅行者, 콜레이, 실바인 씨는 정신적 충격이 큰 상태니까…
에밀리:
가족의 시신을 계속 보지 않게 하는 게 좋겠어. 옆방으로 데려가서 잠깐 진정시켜 줘
콜레이:
…네, 알겠어요
여행자:
난 가서 치안관에게 알릴게
에밀리:
응, 부탁할게
에밀리:
…실바인 씨, 제 손 잡고 천천히 일어나세요
실바인:
아아…
에밀리:
여긴 저희한테 맡기고 잠깐 마음부터 추스르세요. 자, 이쪽으로요…
실바인:
하… 하하…
콜레이가 실바인을 데리고 떠난다…
페이몬:
어제만 해도 괜찮았는데, 이렇게 넋이 나가다니…
페이몬:
좋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너무 안타까워…
에밀리:
…착한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가족의 「죽음」이 주는 고통은 모두 같아
에밀리:
함께 겪은 추억도, 함께 느낀 감정도… 이제는 혼자만의 기억이 되는 거니까
여행자:
키리야도 이런 광경을 보고 싶었던 걸까…
페이몬:
키리야… 정말 키리야 짓이라면, 루시엔한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에밀리:
…죽은 자는 말이 없어. 오직 「흔적」만이 대신 진술해 줄 뿐이야
에밀리:
旅行者, 현장은 내가 지키고 있을 테니 치안관 쪽에 연락 부탁해
잠시 후, 치안관 샴이 황급히 도착했다…
샴:
이럴 수가… 어제 사건도 마무리가 안 됐는데 또 이런 일이 생기다니…
샴:
에밀리 씨, 경험 많은 법의학자라고 들었는데… 혹시 알아낸 게 있을까?
에밀리:
…전 법의학자가 아니에요. 관련 지식만 조금 알 뿐이죠
에밀리:
다만 시신의 온도와 경직 정도로 봤을 때, 사건은 어젯밤에 발생한 것 같아요. 다른 건 더 조사해 봐야 알겠지만요
샴:
그럼… 부탁해도 될까? 타이나리가 떠나기 전에 이런 상황이 생기면 네 판단을 믿으라고 했거든
에밀리:
네, 믿어주셔서 감사해요. 「흔적」은 시간이 지날수록 옅어지니 조사는 빠를수록 좋아요
페이몬:
우리도 도와줄게! 시신은 볼 줄 모르지만… 다른 단서라면 우리한테 맡겨!
현장 조사하기
문:
(여관 복도로 이어지는 문이다. 잠금 장치는 멀쩡하고 파손된 흔적이 없다)
여행자:
이 문, 어젯밤엔 분명 잠겨 있었는데…
페이몬:
창문도 굳게 닫혀있어…. 안으로 들어오려면 실바인의 방을 통하는 수밖에 없겠어
문:
(여관 복도로 이어지는 문이다. 잠금 장치는 아까 부수고 들어올 때 이미 망가졌다)
여행자:
이 문, 어젯밤엔 분명 잠겨 있었는데…
페이몬:
창문도 굳게 닫혀있어…. 안으로 들어오려면 실바인의 방을 통하는 수밖에 없겠어
현장 조사하기
향:
(고요한 공기 속에 향이 서서히 피어오른다…. 익숙한 느낌이 든다)
현장 조사하기
꽃:
(다양한 나라의 꽃이 있다. 꽃향기가 짙게 난다)
현장 조사하기
배낭:
(배낭 안에 갈아입을 옷가지와 여러 일상용품이 들어있다. 무게가 상당하다)
현장 조사하기
캐비닛:
(캐비닛 안쪽 공간은 파티션으로 나뉘어 있다…. 사람이 숨을 만한 공간은 없는 것 같다)
에밀리와 대화하기
샴:
어때, 뭐 좀 찾았어?
페이몬:
그림을 그려보면… 음… 대충 이런 느낌이야!
샴:
흠… 옆방에서 들어왔으면 실바인이 못 봤을 리가 없을 텐데? 설마 그 자식이 자기 동생을…
에밀리:
…가족을 잃은 반응이 연기 같진 않았어요. 그럴 동기도 없고요
샴:
그날 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실바인에겐 미안하지만, 지금은 진술을 부탁할 수밖에 없겠어
에밀리:
네. 저도 새롭게 발견한 단서가 있으니, 옆방에서 같이 얘길 나눠보죠
실바인의 방으로 들어가기
일행은 실바인의 방으로 들어갔다. 실바인은 아까보단 많이 진정된 듯하다…
샴:
…실바인 씨, 어제 오후부터 오늘 아침까지 동생분과 뭘 하셨죠? 혹시 이상한 걸 듣거나 보진 못하셨나요?
실바인:
…키리야가 애드가를 습격한 후로, 나랑 동생은 쭉 놈을 경계하고 있었어…
실바인:
우린 방에 돌아와서 복도로 통하는 문을 전부 걸어 잠갔지
실바인:
그리고 어느 한 사람 방에서 수상한 낌새가 느껴지면, 다른 한 사람이 중간 문으로 뛰어오기로 약속했어…
실바인:
…하지만 어젯밤에는 아무 소리도 못 들었다고! 근데 아침에 일어나서 문을 열었더니, 루시엔이… 루시엔이…
샴:
…즉 어젯밤 옆방에선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고, 이 방을 지나간 사람도 없었다는 거군요…
샴:
방에 싸운 흔적도 없고, 루시엔의 몸에 외상도 없었는데… 그럼 대체 사인이 뭐지?
에밀리:
시신은 동공이 커지고 피부가 붉어졌어요…. 어제 선생님이 습격당했을 때와 동일한 증상이죠
에밀리:
다만 코나 입에 비슷한 액체는 남아있지 않은 걸로 보아, 강제로 먹은 것 같진 않고… 무의식중에 일정량의 「아우구스투스」를 흡입한 것 같아요
실바인:
「아우구스투스」라니…? 말도 안 돼… 「아우구스투스」를 흡입한다고 죽지 않아! 게다가 겨우 하룻밤이라고!
실바인:
그… 그런 뜻이 아니라…!
실바인:
이봐! 에밀리! 「아우구스투스」를 검사해 봤지? 독이 있는지 없는지는 네가 더 잘 알 거 아니야!
에밀리:
…확실히 일반적인 독성은 발견하지 못했어요
실바인:
하… 그렇지? 「아우구스투스」가 무해하다는 건… 그때 폰타인 시장에서도 증명된 거라고!
애드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그렇겠지
에밀리:
선생님…!
페이몬:
——애드가! 너… 괜찮아진 거야?
애드가:
…쿨럭! 에밀리 덕분에… 잠시 죽음은 면한 것 같구나
애드가:
…실바인, 종이론 불꽃을 감쌀 수 없어
실바인:
애드가…!
애드가:
앞으로 수십 년을 더 숨긴들… 키리야가 우릴 마음대로 내버려 두겠어?
애드가:
아니… 옐레나를 위해서라도 우릴 절대 놔주지 않을 거야
여행자:
옐레나요…?
애드가:
……
애드가:
그게 「비자야」의 진짜 이름이지
애드가:
…그 친구는 수메르 출신의 학자가 아니라, 스네즈나야에서 도망친 우인단이란다
콜레이:
…우인단이요?!
에밀리:
우인단이라니… 그럼 「아우구스투스」에 섞인 원소력은 설마…!
애드가:
이미 눈치챘나 보구나…. 실바인, 이러면 더더욱 숨길 이유가 없어
실바인:
크윽…
애드가:
아우구스투스 꽃은… 「사안」의 힘으로 왜곡되고 변형되어 자란 꽃이란다
페이몬:
사, 사안이라고?!
에밀리:
우인단에 사안까지… 「아우구스투스」 뒤에 이렇게 많은 비밀이 있었을 줄은 몰랐네요…
애드가:
「사안」에서 탄생한 「아우구스투스」엔 뒤틀린 원소력이 담겨있어…. 장기간 접촉하면 인체에 해를 미치… 콜록콜록!
실바인:
…됐어. 나머진 내가 설명하지
실바인:
옐레나는 그걸 계속 개선하려고 했어. 하지만 「향수 열풍」이 얼마나 지속될진 모르는 거잖아?
실바인:
어차피 평범한 사람한텐 영향도 없고, 출시가 늦어지면 그만큼 수익도 줄어드니까…
페이몬:
그래서 사람들이 중독될 위험을 무시하고… 이걸 시장에 유통한 거야?!
실바인:
구매자가 중독되면 우린 뭐 좋은 줄 알아? 게다가 장기적인 접촉이 해롭다는 건 옐레나의 추측일 뿐이고, 그마저도 아주 미미한 수준이야…
실바인:
애드가처럼 한꺼번에 들이키거나 원소력에 유난히 민감한 사람만 아니라면… 몇십 년을 써도 문제없다고!
에밀리:
…물론 폰타인에서 「아우구스투스」에 중독된 사례는 없었어요
에밀리:
하지만 중독된 사람이 없는 것과, 위험성을 알면서도 숨기고 판매한 건… 완전히 다른 문제죠!
실바인:
흥…
에밀리:
그래서 당시 금전적인 혐의를 빠르게 인정하고 키리야와 옐레나의 일을 숨겨왔던 거군요…
에밀리:
우인단, 사안, 「아우구스투스」… 그림자 수사청이 조사를 계속했다간 메로피드 요새에서 평생을 보낼 증거가 나올 테니까
실바인:
하… 수메르에서 키리야에게 노려질 줄 알았으면 메로피드 요새에 계속 남아있었지…. 그럼 루시엔도 안 죽었을 테고…
실바인:
몇 년을 소리 소문 없이 지내다가 루시엔과 내가 출소한 후에 움직이다니… 놈은 분명 우리를 노리고 온 거야!
실바인:
「아우구스투스」가 갑자기 사람을 죽일 정도의 위력을 갖게 된 것도 분명 놈의 짓이라고…
콜레이:
키리야라는 사람… 원한이 엄청나네요…
에밀리:
…그럼 옐레나의 죽음도 당신들이 위장한 건가요?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서?
실바인:
…인정하지. 처음엔 그런 마음도 품었었어
실바인:
시중에 유통되는 「아우구스투스」는 우리가 세심하게 위장해 뒀고, 옐레나의 가짜 신분도 아무 의심을 사지 않았는데…
실바인:
그림자 수사청이 옐레나의 꽃밭과 아우구스투스 꽃을 조사하면… 사안이든 우인단이든 전부 탄로날 거 아냐!
실바인:
하지만 우리가 계획을 세우기도 전에 옐레나는 꽃밭에 불을 질렀고… 자신까지 태워버렸어
콜레이:
말도 안 돼요! 아무리 증거를 없애고 싶었다고 해도, 자신까지 희생할 필요는 없었을 텐데…
페이몬:
맞아! 꽃밭을 불태우고 동생이랑 도망치면 그만이잖아
실바인:
…나도 오랫동안 고민해 봤어. 그리고 방금에야… 그 이유를 깨달았지
실바인:
…그건 전부 동생인 키리야를 위해서야
애드가:
……
실바인:
녀석들이 도망친 이유 중 하나는 사안의 과도한 사용을 옐레나의 몸이 버티지 못해서야…. 옐레나는 자기 동생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 거지
실바인:
폰타인에서도 계속 사안으로 「아우구스투스」를 기르는 바람에, 옐레나는 몸이 더 허약해졌어…. 심할 땐 거동도 어려웠어
콜레이:
…그래서 키리야랑 같이 도망치면 동생의 짐이 될까 봐 걱정한 건가요…
실바인:
…게다가 정체가 들통나면 둘은 스네즈나야와 폰타인 양쪽의 압박을 받게 되겠지
실바인:
사안의 기운이 담긴 꽃도, 사안에 침식된 몸도 전부 의심을 불러일으킬 요소였어…
실바인:
그래서 결국 불로… 꽃과 자신을 모두 태워버린 거야. 단서를 모두 지우고, 동생은 돈을 들고 도망칠 수 있게끔…
에밀리:
당신들이 「아우구스투스」로 모은 재산은 불탄 게 아니라 키리야에게 넘어간 거였나요?
실바인:
아마 그럴 거야. 생전에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재산을 동생에게 물려줄 거라고 했거든…. 우리 것까지 전부 넘길 줄은 몰랐지만!
실바인:
나랑 루시엔은 원래 키리야를 찾아다 그 돈과 아우구스투스 꽃을 되찾으려던 거였어. 근데 이 모든 게 함정이었을 줄이야, 하하…
페이몬:
근데 키리야는… 누나가 스스로 희생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거야? 왜 너희한테 복수하려는 건데?
애드가:
…아마도 몰랐겠지. 옐레나에게 살 날이 얼마 안 남았었단 걸 말이다
애드가:
옐레나는 동생 앞에서 늘 두꺼운 화장으로 노화를 감추고, 「바쁜 업무」를 핑계로 거동이 불편한 모습을 숨겼어…
페이몬:
그, 그럼 이제라도 키리야한테 진실을 알려주면 복수를 멈추지 않을까?
콜레이:
…그렇진 않을 거야
콜레이:
그걸 알더라도 누나가 사안을 사용한 걸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릴 거야. 누나가 아우구스투스 꽃을 기른 건 협박 때문이다… 라는 식으로
콜레이:
혼자 힘으로 증오에서 벗어나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야…. 그 안에서 오랜 시간을 홀로 보냈다면 더더욱
애드가:
그래…. 그리고 옐레나가 죽은 이유를 안 지금도, 난 내가 무고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실바인:
애드가…!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애드가:
실바인. 그때 우리가 「향수 열풍」을 쫓는 데 급급하지 않았다면, 옐레나가 그런 위험을 무릅썼을까?
애드가:
그때 우리가 탐욕에 빠져 끊임없이 농경지를 확장하지 않았다면… 옐레나의 몸에 그렇게 빨리 한계가 찾아왔을까?
애드가:
그때 우리가 법을 어겨 그림자 수사청의 주의를 끈 게 아니었다면… 옐레나가 그렇게 세상을 떠났을까…
실바인:
흥, 얼마 버티지 못할 몸이었다는 건 자기가 제일 잘 알았어! 그냥 동생을 위해 모라나 더 남기려고 했던 거라고!
실바인:
우린 그냥 돈이나 좀 벌려던 것뿐이야…. 그게 무슨 죽을 죄냐고! 나는 주모자라 쳐도, 루시엔은? 걘 처음부터 끝까지 내 말만 따랐을 뿐이야!
실바인:
루시엔이 정말… 목숨을 잃을 만큼의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나?
애드가:
……
에밀리:
…저희는 심판관이 아니니 답을 드릴 순 없을 것 같네요
실바인:
하… 하하…
실바인:
후… 그래, 난 할 말 다 했어. 폰타인으로 데려가 심판을 받게 하든 뭘 하든, 마음대로 해
샴:
하아… 폰타인 사람 셋에 스네즈나야 사람 하나가 오르모스 항구에서 저지른 사건이라…. 정말 골치 아프네…
여행자:
어떻게 처리하시게요?
샴:
…일단 아카데미아 사람을 기다리는 수밖에. 폰타인에 연락하지 않을까 싶은데… 어쨌든 내일은 돼야 결론이 나겠어
샴:
하아, 지금은 전시회 준비 때문에 오르모스 항구에 수감할 만한 공간이 없는데… 곤란하게 됐네…
애드가:
그럼… 이 여관을 계속 쓰면 어떻겠나? 대신 나와 실바인에게 감시를 붙이면 될 테지
애드가:
어차피 실바인과 나는… 한쪽은 도망갈 생각이 없고, 한쪽은 도망갈 상태가 못 되니까
샴:
애드가 씨, 그게 무슨…?
애드가:
…실바인이 심판을 받게 되면 나도 발을 빼진 못할 걸세. 주모자든 가담자든, 범죄자는 범죄자니까
애드가:
다만 폰타인으로 돌아가기 전에 정리도 좀 하고, 직접 돌본 식물들과 작별 인사도 하고 싶구먼
애드가:
그리고 실바인도… 작별 인사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 걸세
실바인:
……
애드가:
샴, 이 늙은이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겠나?
샴:
후… 알겠습니다. 아카데미아 쪽엔 제가 얘기해 보죠. 당신이 과거에 무슨 일을 하고 무슨 죄를 지었든…
샴:
수메르에서 당신은 좋은 사람이었으니까요. 그 정도 부탁은 들어드릴 수 있습니다
애드가:
고맙네
에밀리:
변수? 키리야가 또 습격해 올 수도 있다는 말이야?
페이몬:
맞아! 「아우구스투스」로 해를 입힌 것까진 알겠는데, 어떻게 안을 드나든 건진 아직 전혀 모르잖아…
페이몬:
키리야가 애드가랑 실바인의 목숨을 노리기라도 하면 너무 위험해!
애드가:
반대로 생각해 보면… 키리야가 우리보다 더 조급하지 않겠니?
여행자:
조급하다고요?
애드가:
이 상황을 이용하면… 키리야를 유인해서 제대로 대화해 볼 수 있을 것 같구나
에밀리:
안 돼요! 선생님, 그건 너무 위험해요…
실바인:
하… 하하… 그런 뜻이었나
실바인:
우리가 내일 잡혀간다는 걸 키리야가 알게 되면, 복수를 위해 반드시 오늘 안에 움직일 거야
실바인:
——바꿔 말하면, 우리를 미끼 삼아 키리야를 붙잡으란 소리지!
애드가:
…붙잡는다기보단, 녀석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을 뿐이야. 왜, 키리야가 두려운가 보지?
실바인:
두렵냐고? 천만에! 이건 루시엔의 복수를 할 절호의 기회야
실바인:
난 남은 평생을 감옥에서 썩어야 하는데… 루시엔의 목숨까지 빼앗은 녀석이 우리 돈을 펑펑 쓰면서 유유자적 살아가는 꼴은 절대 못 보지!
실바인:
흥… 그리고 위험은 너희가 사전에 잘 대비하면 되잖아?
샴:
…확실히 불가능한 계획은 아닙니다. 애드가 씨 일행이 내일 떠난다는 소문을 주위에 퍼뜨리면 되겠죠
샴:
그리고 우리 쪽 사람을 여관 주변에 잠복시키는 겁니다…. 도와줄 사람이 많으면 더 쉽게 성공할 수 있겠죠
에밀리:
전 영 마음이 안 놓이지만… 그래도 굳이 그러시겠다면, 한 명이라도 더 있는 편이 안전하겠죠
여행자:
그럼 우리도 남아서 지킬게요
콜레이:
나도 도울게!
애드가:
…다만 인력을 배치할 때, 나와 실바인은 각자의 방에 혼자 있는 게 좋겠구나
애드가:
방 안에 다른 사람이 있는 걸 알면 키리야는 계획을 포기할 수도 있어. 게다가 「아우구스투스」를… 강력한 독가스로 개조했을 수도 있단다
페이몬:
앗——궁지에 몰리면 복수를 위해 무차별 공격을 할 수도 있단 거구나!
샴:
그럼 주변의 경비병들이나… 항구의 무고한 시민들까지 위험해질 겁니다!
애드가:
그래,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은 숨어서 지켜보는 편이… 크윽! 쿨럭쿨럭!
에밀리:
…아직 무리하시면 안 돼요. 일단 들어가서 좀 쉬세요
애드가:
하아, 이 늙은이는 이제 힘이 부치는구나. 그럼 나머지는 부탁하마
샴:
음… 인원 배치 문제는 나중에 다시 얘기하고, 시간이 촉박하니 일단 흩어져서 정보부터 퍼뜨리도록 하자
소식 퍼뜨리기
모두의 협조 덕분에, 「아우구스투스」에 관한 소문과 두 사람이 곧 잡혀간다는 소식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웅성대는 사람들:
…그 얘기 들었어? 애드가 씨가 내일 잡혀간대!
웅성대는 사람들:
말도 안 돼! 우리 가게에 놓는 디퓨저는 전부 그분이 만들어 주신 건데…
웅성대는 사람들:
우리 애도 그분한테 향 조합을 배웠었는데… 이럴 수가…
웅성대는 사람들:
…아직 심판도 안 받았으니 괜한 추측은 하지 말자…
페이몬:
지금 거리에선 온통 이 얘기뿐이야… 이 정도면 키리야가 어디 숨었든, 분명 소식을 들었겠지?
페이몬:
여관에서 잠깐 쉬면서, 다른 사람들 준비는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 살펴보자
여관 근처로 돌아가기
콜레이:
에밀리 씨! 샴 씨가 이따 旅行者(이)랑 같이 야간 경비 건으로 상의하실 게 있대요…
에밀리:
알겠어. 다만 그 전에… 마음이 진정되는 꽃차를 준비했으니까 이것부터 마시자
콜레이:
아, 전 괜찮아요…
에밀리:
오늘은 긴 밤이 될 텐데, 계속 긴장하고 있으면 안 좋아. 게다가 아까부터 계속 불안해 보이던걸
콜레이:
앗! 그… 티가 많이 났나요…
에밀리:
키리야의 「복수」가 신경 쓰이나 보네…. 괜찮으면 나랑 잠깐 얘기 좀 할까?
콜레이:
그게… 저는…
페이몬:
에밀리! 콜레이… 어… 내가 혹시 방해한 거야?
콜레이:
아냐, 너희가 있으면 말하기 한결 편할 것 같아…
콜레이:
사실 좀 신경 쓰이는 게 있어. 키리야에게 완전범죄를 저지를 수단이 있었다면, 왜 어젯밤엔 실바인 씨를 해치지 않았을까?
콜레이:
두 형제 사이엔 방문 하나밖에 없는데,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하잖아?
콜레이:
옆방에서 실바인 씨를 달랠 때, 그 충격에 휩싸인 모습을 바라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
콜레이:
키리야는 실바인 씨에게도 가족을 잃는 고통을 알려주고 나서… 복수를 완성하려는 게 아닐까?
페이몬:
그럼 첫날 애드가를 습격한 것도 일종의 경고였을까…? 그들에게 「공포」를 심어주기 위해서…
에밀리:
지금까지 키리야에 대해 들은 얘기로 보면 그럴 가능성이 높아
콜레이:
누나를 잃고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키리야는 어떤 일을 겪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콜레이: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게 돼. 내가 키리야였다면… 난 증오를 내려놓을 수 있을까?
여행자:
콜레이…
콜레이:
미안. 잘못된 생각인 건 알지만, 이런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
에밀리:
…잘못이랄 건 없어. 공감은 인간의 본성이니까
에밀리:
현장을 정리하다 보면 수많은 유족을 만나게 돼. 그들의 울음소리와 분노의 외침이 지금도 귓가에 맴돌아
에밀리:
심지어 날 막아서서 가족의 마지막 흔적을 지우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도 있었어…. 하지만 이런 감정에 사로잡히면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해
에밀리:
향기를 오래 맡으면 후각이 무뎌지듯, 강렬한 감정에 오래 빠져있으면… 이성이 마비되지
에밀리:
그래서 난 그들에게 공감하는 동시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에밀리:
실바인 형제는 정말 죽어 마땅할까? 두 사람은 사안과 우인단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옐레나에게 꽃 재배를 강요했을까?
에밀리:
이런 질문의 답을 얻으려면 오랫동안 증거를 모으고 검증을 해야 해…. 반면 답을 포기하는 건 간단하지. 「복수」 한 번이면 되니까
에밀리:
난 폰타인에서 많은 「죽음」을 봤어. 어떤 일은 사람이 죽은 후에도 여러 흔적을 통해 알아낼 수 있지만…
에밀리:
대부분의 일은 당사자의 죽음과 함께 영원히 묻혀버리고 말아
콜레이:
…원한에 얽매인 사람은 이런 생각을 못하겠죠. 그들에게 옳고 그름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에밀리:
맞아. 이 문제들을 이렇게 바라볼 수 있는 건, 우리가 저들보다 이성적이라서가 아니라… 단지 운이 좋았기 때문이야
에밀리: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제삼자의 입장에서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해
에밀리:
키리야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난 그래도 그를 막고 싶어. 나는 선생님과 실바인, 그리고 키리야가… 살았으면 좋겠어
콜레이:
운이 좋았을… 뿐인 건가…
애드가:
……
샴:
에밀리! 旅行者… 어? 애드가 씨도 계셨군요?
페이몬:
어… 두 사람이네? …근데 애드가, 넌 방에 쉬러 간 거 아니었어? 더 안 쉬어도 돼?
애드가:
하하… 몸을 좀 써야 회복에도 도움이 되지
애드가:
게다가 여기서 남은 시간도 얼마 없으니, 마지막으로 꽃들을 돌볼 생각이야
에밀리:
저희가 좀 도와드릴까요, 선생님?
애드가:
괜찮다. 내가 정을 준 아이들인 만큼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구나…. 내일부턴 잘 부탁하마
애드가:
…그보다 샴, 자네 쪽 일이 더 시급하지 않나?
콜레이:
아, 전에 말씀하신 야간 경비 문제요?
샴:
맞아. 부하들을 근처 곳곳에 배치해 뒀는데, 실바인 씨 옆방은 아직 비어있거든
샴:
응. 우리가 상의해 봤는데, 실바인 씨가 습격당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 근데 아무래도 여기선 네가 가장 잘 싸우니까…
샴:
게다가 에밀리 씨의 지식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테니… 두 사람이 거길 맡아주면 좋겠어
여행자:
난 상관없어. 에밀리는?
에밀리:
합리적인 판단이네. 그럼 오늘 밤은 잘 부탁해, 旅行者
루시엔의 방으로 들어가기
루시엔의 방에서 한참을 기다린다…
페이몬:
이상하네… 너무 조용한데? 설마 복수를 포기한 걸까?
여행자:
그렇게 쉽게 포기하진 않을 거야…
페이몬:
으음… 그럼 좀 더 기다려 보자!
또다시 한참이 흘러 밤이 깊었다…
페이몬:
…진짜 아무 일도 없는데? 방금 문틈으로 옆방을 살짝 봤거든, 근데 실바인은 벌써 잠들었어
여행자:
샴 씨 쪽도 경보를 안 울렸고…
에밀리:
설마 키리야의 목적은 애초부터 실바인이 죄를 시인하게 하는 거였을까?
에밀리:
아냐… 실바인이 계속 복역하길 원했을 뿐이라면 그림자 수사청에 고발했으면 그만인데…
에밀리:
우리가 뭔갈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아주 중요한 무언가를…
페이몬:
일단 차라도 마시면서 마음을 진정시켜 볼까? 전에 마신 꽃차 되게 맛있던데…
페이몬:
그렇네… 그럼 다른 거라도 할까? 예를 들면… 꽃 구경 같은 거?
페이몬:
어, 여기 유리백합도 있어. 낮에 왔을 땐 몰랐는데!
에밀리:
꽃… 유리백합… 향…
에밀리:
——큰일이야, 어서 옆방으로!
페이몬:
에에——?!
에밀리가 옆방을 박차고 들어갔다… 방 안에는 기이한 꽃향기가 가득했다. 침대 위의 실바인은 이미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다음 날, 사람들이 여관 밖에서 웅성거린다…
웅성대는 사람들:
이봐, 들었어? 어젯밤에 또 누가 당했대!
웅성대는 사람들:
…상인 형제 중에 형이랬나?
웅성대는 사람들:
이름이 실바인이라던가? 어휴, 끔찍해!
웅성대는 사람들:
그저께는 애드가 씨에 어제는 루시엔이라는 상인이…
샴:
…다들 조용히 해주세요. 안에서 공무 집행 중이니 여기 모여 있지 마십시오…
웅성대는 사람들:
…사흘 동안 범인 그림자 하나 못 봤다는데,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래…
웅성대는 사람들:
설마 원한 들린 귀신이 그런 거 아닐까…
웅성대는 사람들:
그게 아니면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 눈을 피해서 움직였겠어…
샴: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다들 여기 모여 있지 마세요!
한편, 애드가의 방에서는…
애드가:
콜록콜록…!
애드가:
…이제 다음은 내 차롄가?
에밀리:
……
에밀리:
…아직은 몰라요. 어쩌면 선생님은 죽을 죄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이 정도로 멈춘 걸지도 모르죠
애드가:
네가 아니었으면 난 이미 그때 세상을 떠났을 거다…. 그러고 보니 감사 인사를 잊었구나
에밀리:
제가 없었어도, 항구엔 타이나리가 있었으니까 괜찮았을 거예요
애드가:
그러냐…? 그럼 난 참 운이 좋은 사람이구나…
애드가:
뛰어난 제자와 날 걱정해 주는 친구, 썩 괜찮은 평판까지… 이대로 죽어도 아쉬움은 없겠어
애드가:
하지만 「키리야」에겐 이제 아무것도 남지 않았지…. 옐레나도, 원수도
애드가:
…계속 살아간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에밀리:
그건 키리야를 붙잡은 다음에 직접 물어봐야겠죠
애드가:
후, 그래… 행운을 비마
애드가:
…에밀리, 부탁이 하나 더 있다…. 이렇게 큰일이 벌어졌으니 꽃 전시회는 열리지 않을지도 몰라
애드가:
하지만 여기 쌓인 꽃들은 고향을 떠나 먼 길을 왔는데, 이대로 수메르에서 시들게 둬선 안 되잖니…
애드가:
난… 키리야가 찾아오든, 폰타인에 돌아가 재판을 받든… 더는 이 아이들을 돌봐줄 수가 없단다
애드가:
번거롭겠지만… 이 꽃들을 네게 맡겨도 되겠니?
에밀리:
물론이죠, 선생님
애드가:
그래… 그럼 다행이야
애드가:
이제 안심하고 떠날 수 있겠어…
에밀리:
…샴 씨가 물어볼 게 남았다고 하셔서, 전 이만 가볼게요
애드가:
그래, 어서 가보거라. 그 친구는 성격이 급하니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렴
에밀리:
…죄송해요, 선생님
힘겹게 무성한 화분대에 도착한 애드가가 화분에서 향수를 한 병 꺼낸다…
애드가:
……
애드가:
…으… 으윽…
애드가:
하아…
그 시각, 실바인의 방에서는…
콜레이:
에밀리 씨가 늦으시네…. 무슨 일이 생기신 건 아니겠지?
콜레이:
응, 맞아…
샴:
旅行者, 너희 말대로 소문을 퍼뜨리고 인파도 해산시켰어…. 근데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샴:
어젯밤엔 에밀리의 계획대로 재료랑 인력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샴:
솔직히 아직도 이해가 안 돼. 범인은 어떻게 밤에 범행을 저지른 거지?
여행자:
사실 엄청 간단해요…
페이몬:
——결정적인 증거는 줄곧 우리 눈앞에 있었단 말씀!
여행자:
그 대사를 읊을 타이밍만 기다리고 있었구나?
페이몬:
이제 범인이 「아우구스투스」를 숨긴 장소를 알려주러 가자!
「아우구스투스」의 위치 지목하기
꽃:
(다양한 나라의 꽃이 있다. 꽃향기가 짙게 난다)
꽃:
(살랑이는 유리백합은 아직 꽃이 피지 않았다. 꽃잎의 가장자리는 젖어있는데 조금 끈적거린다)
페이몬:
——바로 이거야!
샴과 대화하기
샴:
…유리백합? 나도 들어는 봤어. 리월의 꽃이라고 했던 거 같은데…
에밀리:
그럼 유리백합이… 낮엔 오므리고 밤에 핀다는 사실도 아시나요?
콜레이:
아, 에밀리 씨! 오셨군요!
여행자:
일은 잘 됐어?
에밀리:
응, 전부 예상대로였어
샴:
낮엔 오므리고 밤에 피는 꽃이라… 아, 수메르의 달 연꽃이랑 똑같네!
에밀리:
맞아요. 하지만 달 연꽃은 꽃잎이 오므렸을 때 틈이 너무 넓어서 이 방법을 쓸 수 없죠
에밀리:
그래서 「키리야」는 유리백합에 장치를… 「아우구스투스」를 설치한 거예요…
에밀리:
키리야는 희석한 슬라임 응축액으로 꽃잎을 이어붙인 뒤, 꽃 안에 「아우구스투스」를 넣었어요
에밀리:
그럼 낮에 꽃잎 안에서 「아우구스투스」가 휘발될 일도 없고, 미리 설치된 독을 발견할 사람도 없죠
에밀리:
그러다 밤이 되면… 슬라임 응축액으로 붙어있던 유리백합이 만개하고, 피해자는 그 안에 숨겨진 「아우구스투스」를 흡입하게 되는 거예요…
콜레이:
그래서 방에 들어가지 않고도 복수를 할 수 있었던 거군요…
에밀리:
다시 하룻밤이 지나 「아우구스투스」 향이 옅어지면 잔향은 방의 꽃향기에 묻히고, 유리백합은 다시 오므리게 돼요…
여행자:
…그렇게 계획 성공인 거죠
샴:
자, 잠깐만… 그러니까 「아우구스투스」의 독성이 그 정도로 강해졌다는 거야?
샴:
며칠 전에 애드가 씨는 한 병을 마시고도 목숨을 건졌잖아?
에밀리:
「아우구스투스」의 독성은 변하지 않았어요. 10여 년 전과 마찬가지로, 극소수의 사람에게만 큰 영향을 끼치죠
샴:
그… 원소력에 쉽게 영향을 받는 사람 말이지? 설마 실바인이랑 루시엔이 마침 「아우구스투스」 알레르기였다는 거야?
샴:
아니지… 그 둘은 「아우구스투스」를 직접 판매했던 사람인데… 알레르기가 있었다면 진작부터 알고 있었을 거야!
에밀리:
정확히는 「알레르기」가 아니라 「민감」한 정도에 가깝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에요
에밀리:
「키리야」는 어떤 방법을 써서, 그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체질을 바꿔놨어요. 원소력에 쉽게 영향을 받도록 말이죠…
에밀리:
…연금술로 제조한 각종 오일과, 얼마 전 폰타인에서 파란을 일으킨 원시 모태 바다의 물은 전부 원소력에 대한 감지력을 높여줘요
여행자:
그리고 키리야가 선택한 건… 영분향이었어요
페이몬:
수메르에 처음 왔을 때 우리도 이거 때문에 고생 좀 했지…
콜레이:
응, 나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지
에밀리:
실내에 향을 피우는 건 수메르에서 흔하니까 의심을 사지 않았을 거예요. 실내의 꽃향기로 냄새도 감출 수 있고요…
샴:
그것도 꽃을 이용한 건가… 리월의 유리백합이 때마침 수메르에 나타나 준 것도 그렇고, 꽃 전시회 덕을 많이 봤군 그래…
에밀리:
…아뇨, 그건 우연이 아니에요
페이몬:
어쩐지 거금을 들여서 여관을 빌렸더라…
콜레이:
그 돈은 아마 옐레나가 남겨준 돈이었겠지? 그 사람이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콜레이:
그런데 결국… 복수의 도구가 됐네
에밀리:
폰타인의 법의학자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어. 「사람이 지나간 곳엔 반드시 흔적이 남는다」
에밀리:
하지만 아직까지 「키리야」의 흔적은 발견된 게 없어. 그건 그가 소리 없이 움직여서도, 귀신이어서도 아니야
에밀리:
줄곧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 위장해 왔기 때문이지…
샴:
그게 무슨… 키리야는 그때 겨우 열 살 남짓이었어. 아직 마흔도 안 됐을 거라고!
샴:
게다가 애드가 씨가 여기에서 몇 년을 사셨는데, 변장을 아무리 잘해도 티가 안 날 리가 없잖아…?
인남:
——크, 큰일이야! …애드가 씨가 습격당했어!
샴:
——뭐라고?!
인남:
방안에서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튀어나왔다니까! 온몸에 불길한 기운이 가득했다고…
인남:
우리가 반응할 새도 없이 귀신처럼 사라지길래… 방 안에 들어가 봤더니, 애드가 씨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셨어…!
인남:
설마 키리야가… 애드가 씨를 잡아간 건가?
샴: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봐! 그 그림자… 애드가 씨는 아니었어?
인남:
그건… 애드가 씨는 아직 허약하신데, 그렇게 빠르게 움직이실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에밀리:
선생님은… 사용하지 말아야 할 힘을 쓰신 것 같네요
콜레이:
아아… 지금의 몸 상태로 그랬다간…
여행자:
…자멸이지
샴:
그런… 이미 복수를 다 끝낸 거 아니었냐고!
에밀리:
아뇨… 복수의 대상이 옐레나를 죽음에 이르게 한 「모든 사람」이라면…
콜레이:
어제 실바인 씨를 살려둔 것도… 단순 원한 때문이 아닌 누나의 죽음의 진실을 알기 위해서였다면…
에밀리:
그럼 「복수의 대상」은 아직 한 명이 더 남은 거지!

베이스 노트·아우구스투스
마침내 「키리야」의 진짜 정체가 드러났다…. 그의 복수도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다
키리야 추적하기
인남:
그 그림자는 승강기 쪽으로 도망쳤어. 내 동료가 급하게 뒤를 쫓아가긴 했는데…
에밀리:
…아직 싸우기 전이었으면 좋겠네요. 빨리 가보죠
페이몬:
대체 어디로 간 거지… 그래, 근처 상인들한테 물어보자!
목격자에게 질문하기
바바크:
…불길한 기운을 내뿜는 검은 그림자?
바바크:
미안하구나, 물건을 정리하느라 보지 못했어…
목격자에게 질문하기
베르베레:
귀… 귀신이야!
에밀리:
긴장 풀고 심호흡부터 하세요…. 혹시 뭘 봤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베르베레:
후… 하… 검은 그림자가… 이쪽으로 지나가는 걸 봤어…
베르베레:
이런 대낮에… 왜 그런 불길한 게 돌아다니는 거야…
키리야 추적하기
페이몬:
으… 조금만 더 가면 오르모스 항구를 벗어날 거야! 그럼 목격자도 더 적어질 텐데…
에밀리:
괜찮아. 어렴풋이 냄새가 나기 시작했거든. 여길 지난 지 얼마 안 됐을 거야
에밀리:
…이 방향에서 느껴져. 이쪽이야
비밀 꽃밭으로 들어가기
에밀리:
기운이 짙어지고 있어. 바로 여기야
오우즈와 대화하기
인남:
앗, 오우즈!
인남:
괜찮아? 혹시… 습격이라도 당한 거야?
오우즈:
으… 아, 아냐…. 그냥 그 그림자를 쫓아서 여기까지 왔는데, 갑자기 몸이 불편해졌어…
에밀리:
제가 한번 확인해 볼게요
페이몬:
진짜로 뭔가 공기가 답답하네… 향은 좋은데 숨이 잘 안 쉬어져…
콜레이:
이 느낌… 어디서 느껴본 거 같은데…
에밀리:
큰 문제는 없어요. 급하게 움직인 데다 환경의 영향까지 받아서 몸이 불편했던 거 같네요. 여길 나가서 쉬면 괜찮아질 거예요
오우즈:
안 돼! 애드가 씨가 안에 계실 거야… 그분은 내 여동생을 가르친 분이라고…
오우즈:
——그렇게 좋은 분이 키리야의 손에 죽게 내버려 둘 순 없어!
샴:
오우즈… 진정하고 내 말 들어. 애드가 씨가 바로… 우리가 쫓는 키리야야
오우즈:
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키리야는… 30대 청년이라면서요?
오우즈:
애드가 씨는 이미 일흔이 넘으셨어요…. 아무리 변장해도 그런 노인으로 위장하는 건 불가능해요!
에밀리:
그래서 키리야는 비정상적인 수단으로 자신의 신체를 노화시켰어요
여행자:
…사안을 이용해서요
에밀리:
키리야는 사안으로 아우구스투스 꽃을 기르는 동시에, 자신의 수명을 갉아먹었어요…. 키리야의 누나처럼요
오우즈:
아… 아니야, 애드가 씨가 오르모스 항구에서 얼마나 오래 사셨는데! 누군가 그분으로 위장했다면 우리가 분명 알아챘을 거라고!
에밀리:
그 위장이 10여 년 전부터 이미 시작된 거라면요?
오우즈:
그런…
에밀리:
…아직은 추측이지만, 진짜 조향사 애드가 씨는… 폰타인에서 출소한 지 얼마 안 돼서 키리야에게 살해당했을 거예요
에밀리:
애드가 씨가 감옥에 있던 몇 년 동안, 키리야는 바꿔치기할 준비를 했겠죠. 노화한 몸, 조향 지식… 그리고 후속 계획까지요
에밀리:
당시의 「애드가」가 과거를 잊겠다는 핑계로 수메르에 온 것도, 조향사 일을 그만두고 학생을 가르친 것도… 전부 들키지 않기 위해서인 거예요
에밀리:
아는 사람이 없는 수메르에선 수염 좀 기르고 안경만 써도… 다들 그를 진짜 애드가 씨라고 믿을 테니까요…
에밀리:
십여 년에 걸쳐 서서히 외모를 바꾸고 계속해서 기술을 연마했다면… 주변의 누구도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을 거예요
페이몬:
그래서 실바인이 처음 애드가를 봤을 때 늙어서 못 알아볼 정도라고 했구나…
페이몬:
하지만 복수를 위해 청년에서 노인이 된다니… 정말 그럴 가치가 있는 거야?
오우즈:
난… 난 애드가 씨를 만나봐야겠어…. 그분이 그런 사람일 리가 없어… 쿨럭… 쿨럭!
샴:
오우즈, 일단 빨리 나가서 쉬어!
오우즈:
전 아직 버틸 수 있어요…!
콜레이:
잠깐만요… 이곳의 환경도 사안의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지금은 약간 불편할 뿐이라도 방심하면 안 돼요
콜레이:
오우즈 씨, 제가 이 증상을 완화할 방법을 알아요…. 일단 저랑 같이 나가서 좀 쉬어요
콜레이:
키리야… 아니, 애드가 씨도… 분명 무고한 사람까지 휘말리는 건 원치 않을 거예요
에밀리:
콜레이 말이 맞아요. 뒷일은 저랑 旅行者한테 맡기세요. 소량의 「아우구스투스」와 접촉해도 별 문제가 없었던 걸 보면…
에밀리:
저희처럼 신의 눈이 있거나 원소력을 잘 다루는 사람은 이상 원소력에 대한 내성이 높은 것 같아요. 상대적으로 안전한 셈이죠
에밀리:
샴 씨, 오우즈 씨, 이 거점에 다른 출입구가 있을 수도 있어요. 범인이 그리로 도망가면 다시 붙잡긴 어려울 거예요…
에밀리:
…그러니까, 밖에서 좀 찾아봐 주시겠어요?
오우즈:
난…
샴:
훗… 고맙다
샴:
——어이, 들었지? 빨리 따라 나와. 아직 할 일이 남았다고! 당장 항구로 돌아가서 사람을 더 불러와야겠어!
오우즈:
알겠어요…
콜레이:
에밀리 씨… 그리고 旅行者, 페이몬, 조심해
콜레이:
복수만을 위해 사는 사람이… 그 길의 끝에서 어떤 일을 저지를지… 난 감히 상상이 안 돼
에밀리:
걱정하지 마. 우리도 키리야도, 여기서 끝나지 않을 테니까
에밀리:
…「아우구스투스」가 가져온 죽음은, 이제 그 신화와 함께 끝을 맺을 때야
계속해서 깊이 들어가기
페이몬:
아… 이게 바로… 아우구스투스 꽃?
페이몬:
이렇게 많다니… 얼마나 걸렸을까? 이 많은 걸 혼자 키우려면…
에밀리:
텃밭을 만드는 데 걸린 시간보다, 사안으로 인해 깎인 수명이 더 길지도 몰라…
페이몬:
근데 아우구스투스 꽃이 이렇게나 많이 필요했을까?
페이몬:
계획을 실행하는 덴 「아우구스투스」 몇 병이면 충분하지 않아?
에밀리:
…원한 말고 다른 감정도 「아우구스투스」에 실어둔 거겠지
여행자:
…다른 감정?
에밀리:
키리야는 나한테 여관에 있는 꽃이 이국의 땅에서 시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어
에밀리:
근데 스네즈나야에서 도망치고, 폰타인도 떠나고, 가면을 쓴 채 수메르에서 살아온 키리야에게… 과연 고향은 어디일까?
에밀리:
어쩌면 그는 누나처럼, 아우구스투스가 만개한 꽃밭에서 죽는 게… 최고의 결말이라고 여겼는지도 몰라
계속해서 깊이 들어가기
키리야는 꽃밭에서 걸어가려고 애쓰고 있다…
에밀리의 소리가 멀리서 들려온다…
키리야:
헉… 헉… 크윽! 쿨럭쿨럭…
에밀리:
꽃향기가 더 진해졌어… 이제 거의 다 온 것 같아…
키리야:
…벌써 따라잡힌 건가?
키리야:
아니… 내 힘이 다한 거로군…
빛을 잃은 사안이 땅에 떨어진다
키리야:
…하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됐어
키리야:
후…
키리야가 「아우구스투스」를 꺼내 단숨에 들이킨다
키리야:
헉——
키리야가 고개를 들어보자 주위는 불바다로 변해있다…
키리야:
…여긴… 「아우구스투스」 꽃밭?
키리야:
…내 꽃밭이 아니라… 그날 폰타인에서 불타버린 그…
키리야:
…누나?
그는 불바다에 서 있는 옐레나에게 달려가 누나를 힘껏 끌어안는다
키리야:
——누나!!
키리야:
나… 실은 알고 있었어!
키리야:
누나가 사안을 계속 쓴 것도, 꽃밭을 불태운 것도 전부 나 때문이었다는 걸!
키리야:
…그날, 누나 말대로 돈을 가지고 폰타인성을 떠나는 게 아니었어…
키리야:
뭔가 잘못됐다는 걸 눈치챘을 땐… 꽃밭도… 누나도… 이미 사라진 후였지…
키리야:
…더 일찍 왔었어야 했어… 10년 전에 누나한테 왔어야 했어!
키리야:
그날 누나랑 같이… 죽었어야 했다고…
옐레나:
……
키리야:
…누나?
키리야:
——!
옐레나는 갑자기 키리야를 밀어낸다
키리야는 흔들거리며 뒤로 넘어졌지만, 옐레나는 불바다에 선 채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한다
키리야:
——누나?!
옐레나:
……
키리야:
안 돼——날 두고 가지 마…
키리야:
옐레나——!!
키리야:
으… 으윽…
깨어난 키리야는 옆에 있는 당신과 에밀리를 발견한다…
키리야:
…에밀리?
키리야:
나는… 아직 안 죽었나? 어떻게? 분명 누나를… 봤는데…
에밀리:
…몸에 남은 독소와 아우구스투스 꽃가루 때문에 환각을 봤을 뿐이에요. 생명에 지장은 없어요
키리야:
말도 안 돼…. 복용한 「아우구스투스」 양은 충분했을 텐데…
키리야:
…모조품? 그게 무슨…
에밀리:
…어젯밤부터 준비했어요
에밀리:
…「아우구스투스」의 어코드를요
movie
에밀리가 키리야에게 모든 사실을 설명한다…
그녀는 어젯밤에 키리야의 계획을 간파하고 「아우구스투스」의 어코드를 만들었다
단서를 통해 키리야가 「아우구스투스」를 숨긴 위치를 추리하고 오늘 아침 바꿔놓았다…
키리야:
…그때 「아우구스투스」를 바꿔치기한 게냐? 실바인이 죽었다고 알리는 척하면서…
에밀리:
복수를 이뤘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경계를 풀 때니까요
키리야:
말도 안 돼…. 바꿔치기는 그렇다 쳐도, 「아우구스투스」 어코드는 어떻게 만들어 낸 거지?
키리야:
그렇게 쉽게 모방할 수 있는 물건이었다면, 누나도…
에밀리:
무지개 장미와 유리백합… 그리고 세실리아꽃을 썼어요…. 10여 년 전만 해도 어우러지지 않던 조합이죠
에밀리:
하지만 이제는 조합할 방법이 생겼어요
키리야:
…무지개 장미에… 유리백합… 그리고 세실리아꽃이라고…?
에밀리:
…「아우구스투스」는 벌써 십수 년 전의 향수예요. 그동안 사람들은 분석과 모방을 멈추지 않았죠
에밀리:
조향 기술도 나날이 발전해서, 오일 추출법과 분리법 외에도… 향을 섞는 다양한 방법이 개발됐어요
에밀리:
10여 년 동안 깨지지 않던 신화도… 이젠 과거가 될 차례가 된 거죠
키리야:
「과거」…인가…
에밀리:
조향사로서 틀에 박힌 분이 아니시니, 이론적인 가능성에 대해선 내심 알고 계셨을 거예요
에밀리:
그저 「아우구스투스」의 의미에 너무 집착하셨을 뿐이죠…. 「향수 열풍」에 빠진 사람들처럼요
에밀리:
당신은 그 「신성함」과 「고귀함」, 「독보적임」을 믿느라…
에밀리:
당신이 「아우구스투스」에 보인 집착 덕분에… 저희는 당신이 원하는 「결말」을 예측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었어요
페이몬: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지만…
여행자:
심지어 사안까지 사용할 줄은요
키리야:
하… 하하하…
키리야:
정말이지… 완전히 간파당했구나
키리야:
그럼… 실바인은 안 죽었을 테군, 그렇지?
키리야:
어젯밤부터 「아우구스투스」 어코드를 준비했다면… 이미 내 수법을 파악한 후였겠구나?
키리야:
오늘 아침의 사망 소식과 몰려든 인파도 모두 샴과 너희가 꾸민 연극이었니?
에밀리:
…맞아요. 아니면 당신은 사안의 힘을 끝까지 쥐어짜거나, 「영분향」과 「아우구스투스」로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었으니까요…
키리야:
글쎄다… 어쩌면 나 자신에게 끝을 선사했을지도 모르지
에밀리:
그럼 「애드가」의 죽음과 이 꽃밭의 위치는… 영원한 수수께끼가 되었겠죠…. 전 더 이상 어떤 죽음도 보고 싶지 않아요
에밀리:
어젯밤 실바인은 가벼운 중독으로 그쳤어요. 지금은 압송되는 중이고요
에밀리:
십수 년 전에 은폐한 죄는 이제 공개적인 심판을 받고, 모든 비밀이 세상에 드러날 거예요…. 선생님도 마찬가지고요
키리야:
나도인가…. 남은 생은 감옥에서 보내게 되겠군 그래
페이몬:
어… 되게 빨리 받아들이네…
키리야:
…내 행동을 변명할 생각은 없다. 후회할 마음도 없고
키리야:
해야 할 일은 다 했어. 결국 너희한텐 졌지만 전부 스스로 내린 선택이니, 처음으로 다시 돌아간다 해도…
키리야:
훗… 하지만 어떻게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멀리서 콜레이 일행의 소리가 들린다…
콜레이:
…다들 조심하세요…. 제가 앞장설게요…
샴:
…다들 바짝 따라와…. 애드가 씨를 죽게 둘 순 없어…
키리야:
시간이 얼마 안 남은 것 같구나…. 에밀리, 마지막으로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
에밀리:
…말씀하세요, 선생님
키리야:
「아우구스투스」 어코드 제작에 어떤 타입을 사용할지는… 어떻게 판단했니?
에밀리:
…「아우구스투스」의 향기는 다채롭고 복잡한데, 정작 주재료는 아우구스투스 꽃 하나뿐이에요
에밀리:
그래서 며칠 전에 잔액을 분석할 때… 애초에 꽃을 재배하는 단계에서 타입을 혼합해 놓은 건 아닐까 생각했죠
키리야:
그러니까… 「아우구스투스」가 애초에 몇 가지 꽃의 노트를 본따 만든 꽃이라는 게냐?
에밀리:
무지개 장미, 유리백합, 세실리아꽃… 이 꽃들의 오일은 원래 서로 어우러지질 않았어요. 몇 년 전만 해도 이건 답이 없는 난제였죠
에밀리:
하지만 이 꽃들의 특징을 모두 갖춘 새로운 꽃을 개발하면 이 문제를 피할 수 있어요…. 확실히 당시로서는 천재적인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키리야:
무지개 장미와 유리백합, 그리고 세실리아꽃… 훗, 정말 누나다운 선택이구나…
키리야:
…옐레나
그 후, 도금 여단이 황급히 뛰어 들어왔다….
키리야는 묵묵히 운명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아우구스투스」로 인한 소동이 일단락되었다…. 몇 주 후, 에밀리가 폰타인에서 만나자는 편지를 보내왔다…
드보르 호텔 2층 약속 장소로 가기
웅성대는 사람들:
…그거 알아? 에밀리 씨가 새로운 향수를 출시한대!
웅성대는 사람들:
아, 나도 들었어. 이름이… 「옐레나」였던가…?
페이몬:
…요즘 폰타인에선 다들 네가 출시할 향수 얘기만 하는 것 같아
에밀리:
조용히 내려고 했는데 이렇게 소문이 빨리 퍼질 줄 몰랐어
에밀리:
또 다른 「신화」가 되진 않았으면 좋겠네…. 아니면 「아우구스투스」의 환상을 깬 의미가 없으니까
에밀리:
응. 배합을 좀 손봐서 지속력을 더 높여봤어…. 오늘 마침 샘플을 가져왔는데 너희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네
에밀리:
그리고… 정식 출시 전에 먼저 향을 맡고 감상을 알려주면 좋겠어
페이몬:
좋아! 미각이 예민한 사람은 후각도 날카롭다구! 나한테 맡겨!
페이몬:
…음… 엄청 향기로워! 너무 좋다!
여행자:
별로 도움은 안 되는 감상평이었네…
에밀리:
하하, 괜찮아. 이것도 충분히 가치 있는 고객의 피드백이야
에밀리:
게다가 향수에겐… 「향기롭다」는 말이 가장 핵심적인 평가인걸. 너무 깊은 뜻을 담으려고 할 필요는 없어
여행자:
깊은 뜻이라… 그러고 보니 키리야의 마지막 질문은…
페이몬:
맞아…. 그 꽃들… 무슨 특별한 뜻이라도 있는 거야? 꽃 이름을 들으니까 태도가 바뀌던데…
에밀리:
아마도… 「꽃말」 때문일 거야
페이몬:
꽃말? 아, 들어본 적 있어. 세실리아꽃의 「꽃말」은 「탕아의 진심」… 이었지 아마
에밀리:
꽃은 시기와 사람에 따라 다른 꽃말을 가지곤 해… 아우구스투스 향을 구성하는 꽃들도 마찬가지야
에밀리:
폰타인에 돌아와서 좀 찾아봤는데… 재료의 꽃말을 다시 조합해 보니까 이런 문장이 나오더라…
에밀리:
「…과거는 잊고, 꿋꿋하게 살아가라」
에밀리:
세상 사람들에게 아우구스투스의 꽃말은 고귀함과 신성함이었지만, 정작 이 꽃을 키운 옐레나에겐… 이런 의미였을지도 몰라
여행자:
혹은… 동생을 향한 그녀의 바람이었을지도…
페이몬:
맞다! 그럼 키리야는… 이거에 대해서 알아?
에밀리:
심판이 열리기 전에 가서 내 생각을 얘기해 줬는데… 별로 신경 쓰진 않는 것 같더라
에밀리:
「글쎄? 어쩌면 그땐 아무 생각 없었을지도 모르지 않겠니?」 키리야는 이렇게 말했어
에밀리:
「…누나는 이미 세상에 없으니,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단다. 우리의 해석은 전부 추측에 불과하니까」
에밀리:
「게다가 정말 그런 의도였다 해도, 난 누나를 잊고 살아갈 수 없어」
에밀리:
「…누나를 위해 복수하는 것이, 내 삶에 부여된 의미란다」
에밀리:
…키리야는 이미 자신이 바란 대로 피어났어. 비록 원하던 열매는 맺지 못했지만 말이야
여행자:
…키리야…
에밀리:
그래도 너희한텐 「고맙다」고 전해달라 하셨어
에밀리:
「…그때 날 살려줘서 고맙구나. 덕분에… 아우구스투스의 『꽃말』에 그런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여행자:
……
에밀리:
사랑도 증오도, 모두 산 자의 특권이지
에밀리:
떠난 이의 생각은 생명과 함께 사라졌고, 아우구스투스의 진짜 꽃말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았어
에밀리:
그렇지만… 추측에 불과하다 해도, 난 내 해석을 믿고 싶어
에밀리:
꽃말이나 향수의 이미지는… 비록 끊임없이 변하는 세상 속에서 왜곡되고 이용당하지만…
에밀리:
그 시작은 사람들의 가장 단순하고도 가장 아름다운 염원에서 비롯된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