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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이리의 장 제2막

약속을 지키는 자


수상한 편지
당신과 페이몬은 친구들을 보러 수메르로 돌아간다
아카데미아로 가기
페이몬:
대낮의 아카데미아는 정말 시끌벅적하네!
페이몬:
음… 근데 다들 어디 있으려나…
사이노:
여행자? 페이몬?
페이몬:
어? 사이노잖아! 오랜만이야!
사이노:
수메르성에서 보니까 정말 반갑다
사이노:
근데 여긴 어쩐 일이야?
페이몬:
헤헤, 별일은 없어. 사실 길에서 엄청 큰 버섯을 봤는데, 갑자기 오랫동안 못 본 수메르 친구들이 생각나더라구
사이노:
우리도 얼마 전에 식사하면서 너희 얘길 했었어. 여행에서 수확이 많았나 보네, 한눈에 알아보겠어
페이몬:
정말? 우리가 그렇게 보고 싶었어?
사이노:
응, 그래서 지금 「네 근」해
여행자:
……
페이몬:
……
사이노:
설마 뒤에 말도 기다리는 거야? 심장이 「두근두근」
페이몬:
윽, 결국 말해버렸잖아!
여행자:
페이몬이 졌어, 돈 내놔!
사이노:
내 농담을 이렇게 기억하고 있다니, 어지간히 마음에 들었나 보구나. 역시 너흰 내 우수한 하이개그에 이미 굴복한 거야!
페이몬:
그래, 그렇다고 치자…. 자, 여기 500 모라…
사이노:
겨우 500 모라 가지고 뭘
페이몬:
그럼 내가 얼마나 더 잃어야 하는데!
사이노:
알았어, 내가 다음에 디저트 사 줄게
사이노:
본론으로 돌아와서, 사실 지금은 일하러 가는 중이라 휴가 때처럼 행동하긴 어려웠거든. 그래서 아까 농담도 하다가 만 거야
페이몬:
응? 무슨 일 있어?
사이노:
작은 사건인데, 당사자의 신분이 좀 특이해서 말이야. 고민하다가 결국 내가 맡기로 했어
페이몬:
도와줄까? 돌아오긴 했는데 딱히 할 것도 없고, 우리 데리고 다니다가 일이 끝나면 같이… 에헤헤
사이노:
엄청 적극적이네, 설마 내가 맛있는 거 안 사줄까 봐 그래?
페이몬:
어아으… 아니! 그런 게 아니라… 티 많이 나?
사이노:
그럭저럭? 근데 좋은 생각이야. 수메르의 두 영웅과 같이 일하는 것도 좋지
사이노:
같이 가자
사이노 따라가기
사이노:
저기 펄쩍펄쩍 뛰고 있는 어르신 보여?
페이몬:
응! 저 사람이 사건의 당사자야?
사이노:
응, 나랑 리사 선배의 선생님이자 전 소론파 현자이신 키루스 님이야
페이몬:
뭐?! 사이노의 선생님한테 문제가 생긴 거야?
키루스:
정말이지, 나 같은 노인네가 정원 가꾸고 술 한잔하러 돌아다니는 게 다지, 왜 이렇게 찾아와서 말썽들이야!
사이노:
선생님, 친구들을 데려왔어요
키루스:
오, 사이노. 이분들은…
키루스:
응? 가만 가만… 하늘을 나는 흰 요정에 이쪽은 딱 봐도 이방인 옷차림인 걸 보니…
키루스:
너희가 그 소문의 여행자와 페이몬이로군. 반갑구나. 수메르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지?
페이몬:
우리가 그렇게 유명한가?
사이노:
그냥 선생님께 친구 얘기를 한 거야. 평범한 일이지
여행자:
안녕하세요, 저희는 사이노를 도우러 왔어요
사이노:
그럼 간단하게 사건을 설명해 줄게
사이노:
약 이틀 전, 선생님께 갑자기 협박 편지가 왔어
페이몬:
협박 편지?!
키루스:
그러게 말이다. 이 노인네를 협박할 일이 뭐가 있다고
사이노:
이게 그 협박 편지야
페이몬:
「키루스, 난 네 비밀을 알고 있다. 들키고 싶지 않다면 천만 모라를 준비해 커피숍 후문에 둬라」
페이몬:
「날 찾을 생각은 말아라. 넌 내가 어딨는지 알 수 없고, 난 너와 네 모든 비밀을 감시하고 있다. 풍기관에게 신고한다면 각오하는 게 좋을 거다」
페이몬:
대놓고 협박하고 있네…
사이노:
돈이 엄청 급한 모양이야
키루스:
천만 모라라니! 농담도 유분수지!
키루스:
맨날 토마토하고만 사는 독거노인에게 천만 모라가 어딨어? 토마토한테 달라고 하리?
사이노:
현재 단서는 이 편지뿐이고, 목격자는 없어. 그러니 함께 조사해 보자, 여행자, 페이몬
여행자:
언제든지 시작해도 좋아!
페이몬:
나도 준비됐어!
사이노:
일단 한 번 봐봐. 뭔가 의심스러운 거 없어?
여행자:
(음…)
여행자:
(방금 얘길 종합해 보면… 협박 편지에 따로 봉투는 없어. 범인은 거친 질감의 종이에 협박 편지를 써서 키루스 씨가 사는 곳에 두고 간 거야)
사이노:
날카로운 지적이야. 이 종이는 촉감이 거칠어. 책에 쓰이는 일반적인 종이는 아니지
페이몬:
그리고 이걸 봐봐, 글씨가 조금씩 번져 있는데… 잉크 때문일까?
사이노:
잉크 때문일 수도 있지만, 종이 자체의 문제이기도 해
키루스: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종이는 대부분 이것보다 매끄러워서 잉크가 이렇게 번지지 않아. 종이의 결이 아주 투박한데… 만들 때 풀 같은 걸 넣었나?
사이노:
이건 아카데미아에서 쓰는 종이가 아니야. 오히려 잉크는 흔한 종류지. 검은 잉크는 종이에 닿으면 푸른색을 띠거든
페이몬:
대체 아카데미아랑 관련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어휴, 헷갈려
페이몬:
앗! 여길 봐, 무슨 액체가 묻은 것 같은데?
사이노:
물은 아닌 것 같고, 색이 있는 액체가 묻은 걸 물수건으로 닦은 모양이야
페이몬:
색이 있는 액체라면… 차일까? 아니면 술?
사이노:
너희도 떠올랐나 보구나. 이제 아라브한테 가자. 아라브가 해줄 일이 생겼거든
풍기관 아라브 찾기
키루스:
아라브, 아라브… 오, 저기 있군
아라브:
안녕하세요, 사이노 님, 키루스 님. 그리고 오랜만이야, 여행자, 페이몬
사이노가 아라브에게 상황을 설명한다…
사이노:
이 사건의 범인은 아카데미아 사람일지도 몰라. 나이는 많지 않고, 형편이 안 좋을 거야
사이노:
그리고 수메르성의 커피숍 위주로 조사하는 것도 좋겠어
페이몬:
아! 커피 마실 때 옆에 종이를 둬서 지저분해진 거구나
사이노:
응, 그건 커피를 흘린 자국 같았어
사이노:
게다가 술집과 커피숍에 이런 종이가 있다고 알고 있어. 향신료를 섞어 만들어서 손님들이 쓸 수 있도록 쌓아 두거든
키루스:
그러고 보니 확실히 기념품 상점에서 파는 특수 종이 같군…. 자하 하디도 새로 산 꽃병을 포장하겠다고 산 적이 있지
아라브:
알겠습니다. 곧바로 관련 지역에서 수사를 진행하겠습니다
키루스:
그래, 고생이 많아
사이노:
그리고 수메르성의 출입구를 단속하도록 해. 괜히 눈에 띄지 않게 옷도 평범한 걸로 갈아입고
아라브:
네
페이몬:
역시 사이노가 꼼꼼하다니까! 그나저나 범인은 지금 어디 있을까?
여행자:
설마 계속 커피숍에 남아 있진 않겠지
페이몬:
그러게, 어쩌면 이미 집으로 도망갔을지도 몰라. 키루스가 움직이면 다시 나와서 지켜보겠지…
사이노:
맞는 말이야, 페이몬
페이몬:
응? 뭐가 맞아?
사이노:
범인의 태도 말이야
사이노:
네 말대로 범인이 협박 편지를 쓴 목적은 돈이지. 풍기관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지만, 선생님은 분명히 뭔갈 하실 거고
사이노:
범인은 선생님과 모든 비밀을 감시하고 있다고 했어
페이몬:
어… 하지만 그렇다는 건…
사이노가 갑자기 근처의 책장 쪽으로 가더니 책을 읽는 척하던 학생을 막아선다…
페이몬:
와악?!
사이노:
찾았다
???:
으악!! 뭐, 뭡니까!!
사이노:
협박 편지를 쓴 범인이 너지?
???:
무슨 말씀이세요, 협박 편지라뇨?
사이노:
지혜궁에 들어왔을 때부터 미행은 눈치채고 있었어. 넌 선생님께 이런 편지를 쓸 정도로 무모하지만, 정체는 누구보다 조심스럽게 숨기고 있었지
사이노:
여긴 사람이 많아. 그래서 아라브를 찾아 온 거야. 안에서부터 대문까지 따라오는 사람 중엔 분명 선생님을 감시하는 자가 있을 테니까
???:
저, 전 그냥 무슨 얘기를 나누시나 궁금해서… 사이노 대풍기관 님이 계시단 건 큰 사건이 있다는 건데, 궁금해할 수도 있죠
사이노:
아라브가 떠날 때 웃는 걸 똑똑히 봤어
???:
웃는 것도 죕니까?!
사이노:
종이의 얼룩은 커피 자국이야. 넌 커피에 물을 섞어 종이에 묻히고 젖은 천으로 닦아내 이 편지를 커피숍에서 쓴 것처럼 보이게 했어
사이노:
성문을 걸어 잠가도 상관없지. 어차피 넌 이 성에 살고 있고, 커피숍으로 범위가 좁혀지면 풍기관도 널 의심하지 않을 테니까
사이노:
처음부터 커피숍은 연막이었어. 넌 늘 선생님이 보이는 곳에 있었던 거야
???:
이건 모함이에요! 전 아무것도 안 했다고요!
사이노:
그래? 그럼 왜 벌벌 떨고 있는 거지?
사이노:
죄가 없는 자는 풍기관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어. 하지만 넌…
사이노:
심장이 빨리 뛰고 눈꺼풀이 떨리는군. 넌 거짓말을 전혀 못 해
???:
…젠장! 전 아니…
사이노:
움직이지 마. 아니면 네가 저지른 일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테니. 그리고 이제, 날 따라와
페이몬:
우라카라는 녀석, 결국 이렇게 잡혀버렸네…
키루스:
그러게 말이다. 방금 담배를 피우러 나갔더니, 아라브도 돌아와서 사이노에게 가더구나
키루스:
에잉… 딱 봐도 서른은 넘은 놈 같던데 벌써 이런 짓을 벌이다니, 앞날이 깜깜하구만
사이노:
결과가 나왔어
페이몬:
벌써?!
사이노:
범인은 우라카, 르타와히스트 학부 학생이야. 올해 열여섯 살이고
키루스:
엥?
페이몬:
열여섯 살?! 키루스는 서른 남짓 같다고 하던데…
사이노:
확실히 확인했어. 열여섯 살이고, 입학한 지 이제 겨우 3년째야
키루스:
뭔 놈의 외모가 그렇게 성질이 급해!
페이몬:
내 말이!
키루스:
에잉, 꼬맹이 녀석… 벌써 이런 짓이나 하고, 어디서 뭘 배운 거야…?
아라브:
범행 동기도 알아내긴 했는데요, 그게…
키루스:
말해 봐, 어떤 일이든 다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
아라브:
네, 우라카는 평범한 학생입니다. 성적이 좋지 않아 최근 보충반에도 등록하고, 한편으론 도박에 빠져 돈도 많이 잃었다고 합니다
아라브: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이런 얘길 들었답니다. 키루스 님이 은퇴하신 후 고작 토마토 가지고 길거리 할머니랑 입씨름이나 하며 지내신다고요…
키루스:
길거리 할머니? 그건 묘론파 강사 자하 하디라고! 자하 하디를 모른다니, 학교를 다니긴 한 거야?!
사이노: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않나요?
키루스:
아 그렇지! 고작 토마토라는 게 뭔 말이야? 아니, 애초에 이런 걸 심고 살면 풍요로운 거냐?
사이노:
선생님이 한가해 보이셨나 보네요
아라브:
은퇴하시기 전에 사막에서 불법으로 큰돈을 손에 넣고, 아카데미아에 보고 없이 독식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아라브:
최근 몇 년간 새로운 연구나 활동도 하지 않으셨고… 나이도 있으시니, 키루스 님에게 한몫 챙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더군요
키루스:
…아이고, 우라카 이 자식. 대체 어디서부터 화를 내야 할지 모르겠네
사이노:
헛소문은 누구든 지어낼 수 있지. 장담하는데 선생님은 불법으로 돈 버신 적 없어
키루스:
아라브, 이따 심문을 핑계로 우라카를 불러내서, 나 대신 몇 대만 때려 주거라
아라브:
키루스 님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방금 말씀하신 행위는 풍기관의 원칙에 어긋납니다
사이노:
애처럼 굴지 마세요, 선생님
키루스:
떼잉, 농담이다, 농담
페이몬:
그래서 이 사건은 어떻게 처리할 거야?
사이노:
그 학생에겐 아카데미아에서 징계를 내릴 거야. 선생님과 그 길거리 할머니에 관한 유언비어를 퍼뜨린 자는 풍기관이 계속 조사할 거고
키루스:
아, 길거리 할머니 같은 사람은 없다니까 그러네!
키루스:
저 어리둥절한 표정 보소? 하하, 아직도 이해가 안 되나?
키루스:
우라카는 어리니, 소문만 듣고 충동적으로 실수를 범할 수 있어. 나도 정말 천만 모라를 내준 게 아니니 심각한 일도 아니지
키루스:
굳이 손해라면 이 노인네의 명성에 먹칠한 것 정도랄까
사이노:
선생님, 아카데미아에서 합당한 징계를 내릴 테니 안심하세요
키루스:
그래, 아카데미아를 믿으마
키루스:
하지만 왕년에 선생이었던 사람으로서 아이의 부모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구나. 그 아이의 집은 수메르성에 있지?
사이노:
네
아라브:
우라카의 집에 대해서도 조사해 봤습니다만, 부모가 다 상인이라 바빴던 탓에 아이 교육을 소홀히 한 모양이에요
키루스:
아이고 원, 첩첩산중이구만…
키루스:
증거는 아직 갖고 있지? 그 편지 원본 좀 줘 봐. 저녁에 물증을 갖고 가족들이랑 이야기를 해야겠어
키루스: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해줘야지!
아라브:
관련 부서에서 증거를 확인하고, 우라카의 처분도 논의하기 시작했으니 편지는 드리겠습니다. 이틀 안에만 돌려주세요
키루스:
호오! 이틀이면 사건을 종결할 수 있다?
사이노:
거의요. 이런 일은 금방 처리하니까요
키루스:
좋아, 그럼 모두에게 감사를 표할 겸 밥이나 먹으러 가자꾸나. 내가 사마
아라브:
죄송하지만 전 다른 일이 있어서요. 다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키루스:
그래, 알겠다. 하지만 사이노는 남거라. 덕분에 빠르게 범인을 잡았으니 말이야
키루스:
참, 타이나리 녀석도 아카데미아에 있지? 같이 데리고 와
페이몬:
타이나리도 있었어?
사이노:
요즘 타이나리는 지도 교수님이신 나피스 씨가 부르셔서 콜레이랑 아카데미아에 와 있어. 지금쯤 아마 현자들의 사무실에 있을 거야
사이노:
근데 타이나리도 식사 자리에 부르시다니, 선생님, 설마 나피스 씨한테 뭔가 실수하신 건 아니죠?
키루스:
뭔 소리야? 그럴 일은 절대 없어, 그 반대면 몰라도
키루스:
됐고, 얼른 가서 불러와! 난 여행자, 페이몬과 함께 가게에서 기다리마
키루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라고
람바드 술집 2층으로 가기
키루스:
자랑은 아니지만 내가 현역일 때는 말이야, 르타와히스트 학부에 이런 일은 없었어. 못 믿겠으면 물어봐
키루스:
그때 아카데미아 다니던 학생들이 다 증명할 수 있지. 안 그러냐?
타이나리:
그때 전 받은 임무가 너무 많아서 일주일에 최소 나흘은 숲에 박혀 있었어요…. 꼬리 털도 엉망이었고, 다른 건 신경 쓸 겨를도 없었죠
타이나리:
대부분의 일은 나중에 사이노한테 전해 들은 거예요
사이노:
선생님께선 은퇴하신 뒤로 많이 부드러워지셨어. 전엔 진지하신 편이라 일하실 때 늘 강직하셨지
콜레이:
와… 정직하게 사는 것만도 대단한데, 심지어 현자시라니…
키루스:
그때 콜레이가 학교에 없어서 아쉽군. 내 학생이 됐으면 좋았을 텐데
사이노:
그랬으면 콜레이도 리사 선배를 선배라고 불렀겠네요…
페이몬:
그냥 리사 언니라고 불러도 괜찮잖아? 리사는 언니라고 불리는 걸 좋아하니까
키루스:
리사 그 아이는 학창 시절에 선배라고 불리는 걸 무척 좋아했지
페이몬:
와! 음식이 또 나왔네! 이렇게 많이 시켜도 돼?
키루스:
하하하, 걱정 말고 마음껏 먹거라. 모자라면 더 시키고! 오늘 일은 정말 고마웠다
모두가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낯익은 친구가 등장한다…
카베:
역시 너희였구나. 어, 키루스 씨도 계셨네요
키루스:
오, 카베! 오랜만이군. 저번 달에 자하 하디에게 소식은 들었어. 잘 지내지?
카베:
네, 키루스 씨도 좋아 보이셔서 다행이네요
키루스:
밥은 먹었나? 아니면 앉아서 한술 뜰래?
카베:
감사하지만 점심을 늦게 먹어서요. 저녁은 좀 늦게 먹으려고요
카베:
오늘은 람바드에 술 좀 사러 왔다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길래 올라와 본 거예요
카베:
다들 모여서 축하 파티라도 하시는 건가요?
키루스:
에잉, 그 반대야.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넨 짐작도 못 할걸?
키루스가 자리에 없던 사람에게 낮에 있었던 일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타이나리:
…저 때보다 엉망이긴 하네요. 입학할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이런 일은 들어본 적도 없어요
콜레이:
나이도 아직 어린데… 하아, 부모님이 알면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키루스:
아직 어리숙한 젊은이는 쉽게 나쁜 길로 빠지곤 하지. 어쩔 수 없는 일이야
키루스:
그래도! 이 편지는 말투가 이게 뭐냐 대체! 이것 좀 봐라!
카베:
…어, 확실히 이건 좀…
콜레이:
「너와 네 모든 비밀을 감시하고 있다…」라니, 그래놓고 키루스 님을 따라 지혜궁에 간 건가요…
키루스:
내 아들이 이랬으면 아주 그냥 혼꾸멍을 내줬을 거다, 흥
사이노:
제가 올곧은 사람이라 참 다행이네요
람바드:
카베! 포장 다 됐어!
카베:
네, 가요!
카베: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 다들 나중에 보자
페이몬:
응, 다음에 봐!
카베가 아래층으로 내려가면서 대답한다…
카베:
저 왔어요! 커피콩도 포장해 주셨죠?
람바드:
당연하지
키루스:
이야기도 좋지만 어서들 먹자고, 음식이 다 식겠어
한참 이야기를 나누느라 식사도 잊을 뻔했다
다행히 음식은 아직 식지 않았고, 그렇게 다들 즐겁게 식사를 하며 사건이 마무리되었다…
람바드 술집에서 나가기
키루스:
후——
페이몬:
배가 터질 것 같아. 너무 맛있었어…
키루스:
하하, 나도 그렇구나. 소화도 할 겸 걸어서 돌아가야겠어
콜레이:
대접해 주셔서 감사해요! 다음에 뵈면 저랑 타이나리 스승님이 만든 수면 약초차를 대접해 드릴게요
키루스:
그거 기대되는구만. 아, 조금 넉넉하게 가져다 주면 좋겠군. 다른 늙은이들도 나눠주고 부러움 좀 사게
타이나리:
걱정 마세요, 제가 잘 챙겨 올게요
여행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키루스:
그래, 다들 또 보자고~ 난 이제 밭을 가꾸러 가야겠어!
사이노:
조심히 가세요, 선생님. 토마토 생각하느라 늦게 주무시지 마시고요
키루스:
에잉, 허튼소리! 내가 자하 하디에게 질 순 없잖냐!
키루스:
그럼 난 간다~ 일찍들 쉬라고, 꼬마 친구들
페이몬:
안녕! 조심히 가!
사이노:
좋아, 이제 우리만의 시간이네
페이몬:
무슨 뜻이야?
사이노:
타이나리, 콜레이랑 얘기해 봤는데, 마침 요즘 여유롭기도 하고, 네가 수메르에 돌아온 기념으로 같이 캠핑 가지 않을래?
페이몬:
캠핑? 너무 좋아!
콜레이:
그렇지? 같이 노는 건 오랜만이라 정말 기대돼
타이나리:
그럼 내일 오후에 간다르바 성곽 남동쪽 강가에서 보자
타이나리:
준비는 우리가 다 했으니까 따로 챙길 건 없어. 기분 좋게 몸만 오도록 해
페이몬:
좋아! 그럼 그렇게 약속한 거야!
사이노:
그래, 내일 보자

여유로운 휴식
오랜만에 만난 김에, 당신과 페이몬은 사이노, 타이나리, 콜레이와 함께 캠핑에 가기로 한다
간다르바 성곽 동쪽으로 가기
페이몬:
얘들아, 우리 왔어! 우와, 진짜 빠르네! 벌써 텐트까지 다 쳤구나!
타이나리:
별거 아냐, 그냥 너희가 곧 도착할 거 같았거든
콜레이:
여행자, 페이몬! 같이 낚시하자! 생선 낚으면 저녁에 맛있는 거 해먹자
페이몬:
좋아, 우리에게 맡겨!
콜레이:
나도 힘낼게. 전에 다른 순찰관한테 낚시 스킬을 좀 배웠는데, 오늘 써먹어 봐야겠어!
타이나리:
난 근처에 괜찮은 버섯이 있길래 좀 따 왔어. 신선한 과일도 있으니 여기 둘게
페이몬:
우와, 숲의 순찰관이랑 놀러 오면 정말 좋구나~ 뭐든지 있고, 없는 건 채취하면 되고!
사이노:
그러고 보니, 정말 숲에서 고생해 본 적이 없네
타이나리:
요즘 여행은 어때?
페이몬:
음… 기쁜 일도 있고 슬픈 일도 있었지만, 모두 잊지 못할 추억들이지
타이나리:
그랬구나. 참, 이따 낙락베리 좀 먹어 봐. 아침에 시장에서 사 왔어
사이노:
그래, 기쁜 추억만 「낙낙」하게 챙기고 슬픈 기억은 전부 「베리」도록 해
타이나리:
…난 그냥 달달한 것 좀 챙겨주고 싶었을 뿐이야
콜레이:
아! 갑자기 과일 차가 땡기네! 재료를 가져와야겠다!
타이나리:
(도망갔네…)
여행자:
(도망갔어)
페이몬:
(혼자 도망치다니!!)
사이노:
훗. 콜레이 녀석, 도망쳐 버리다니…. 내가 뭘 할지 예상한 건가…
여행자:
(…?)
사이노:
친구, 넌 내가 무슨 말 할지 알지?
타이나리:
허…
사이노:
역시 내 친구야! 강자에게 도전하고 싶은 내 마음을 아는 거지?
사이노:
근데 지금 하면 혼날 거 같네. 일단은 자연을 즐기자
여행자:
(멀리서 새의 지저귐과 맑은 물살이 흐르는 소리가 들려. 지금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여유를 맘껏 누려도 돼)
페이몬:
어, 낚싯대가 움직였어!
사이노:
내가 할게
타이나리:
장작이랑 향신료, 후식에 음료까지 다 준비됐어. 콜레이가 돌아오면 바비큐를 시작하자
여행자:
(…편안하다)
여행자:
(친구들과 함께하는 캠핑은 정말 좋네)
타이나리:
텐트 세 개 중에 어디서 잘래?
페이몬:
왼쪽에 저거 어때?
여행자:
페이몬 말대로 할게
페이몬:
헤헤, 이쪽이 더 분위기 있어 보여서 말이야
타이나리:
음, 그렇네. 근데 이 텐트는 물가랑 가까워서, 버섯몬이 잠결에 텐트에 들어올 수도 있어
사이노:
안 그러길 바라지만… 내 무기를 빌려줄 테니 입구에 가로로 걸어둬
타이나리:
그럼 적왕의 빗장이 되는 건가?
사이노:
훌륭해, 듣기만 해도 든든하군
콜레이:
저 왔어요~ 다들 바비큐 할 준비됐죠?
페이몬:
갈게!
페이몬:
냄새 너무 좋다…. 벌써 침 나올 거 같아
타이나리:
급하기는. 음, 이제 조미료를 뿌려도 되겠어. 얼마나 익혀줄까?
페이몬:
에이, 이게 무슨 스테이크도 아니고!
콜레이:
스테이크 만드는 법을 참고할 수도 있지
사이노:
미디엄 웰던!
타이나리:
그럼 지금쯤 됐을 거야. 웰던은 조금만 더 기다려
여행자:
잘 먹겠습니다!
눈앞의 요리를 허겁지겁 해치운다…
페이몬:
맛있다. 배만 안 불렀어도 세 꼬치는 더 먹었을 텐데!
콜레이:
나도 너무 많이 먹어서 잠 올 정도야…
사이노:
피곤하면 자
타이나리:
페이몬도 졸리지? 여긴 나랑 사이노가 치울 테니까 먼저 쉬어
사이노:
오늘은 봐줄게, 신성한 결투는 다음에 하자
콜레이:
하암… 다들 잘 자요
페이몬:
으아… 눈꺼풀이 안 떨어져…
사이노:
참, 여기 적색 사막의 지팡이
페이몬:
진짜 주지 말라고!
사이노:
엄청 강해, 한 번 써봐
페이몬:
난 들지도 못해!
사이노:
알겠어, 정말 괜찮은 거지?
페이몬:
뭐가 들이닥쳐도 여행자은(는) 내가 잘 지킬 테니까 안심해
사이노:
훗, 《소환왕》에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지. 내일 얘기해 줄게
사이노:
지금은 쉴 시간이니까 어서 자. 좋은 꿈 꾸고
여행자:
(캠핑은 정말 좋구나. 나도 슬슬 눈이 감기네)
고요하고 아름다운 숲속에서, 당신은 자연의 비호를 받으며 편안하게 잠이 들었다…
텐트로 돌아가 휴식 취하기
카베:
…여기 있겠지
카베:
여행자, 페이몬! 텐트 안에 있지? 잠깐 나올 수 있어?
알하이탐:
여길 봐
카베:
이게 뭐야… 검이네? 아니 무슨 검이 텐트 안에 끼워져 있어? 방범용인가?
알하이탐:
방범용이지
페이몬:
응? 누구야… 오밤중에…
여행자:
(이 목소리는…)
페이몬:
검 좀 치울게! 영차 영차…
여행자:
(조금만 더 자자…)
페이몬:
알하이탐, 카베? 이 새벽에 무슨 일이야?
여행자:
(어? 다들 어쩐 일로 왔지?)
카베:
이 시간에 깨워서 미안한데, 지금 자고 있을 때가 아니야
타이나리:
일단 정리하고 밖에 나와서 얘기하자
알하이탐:
일이 좀 생겼어. 키루스와 사이노에 관한 일이라 너희도 알아야 할 것 같아
카베:
처음부터 얘기해줄게! 그러니까 어떻게 된 거냐면…
알하이탐과 카베가 모두에게 방금 전 상황을 설명한다…
카베:
응? 술잔을 닦고 여기에 둔 것 같은데…
카베:
아, 여기 있네
알하이탐:
나도 한 잔 줘
카베:
테이블에 같이 먹을 과자 있나 봐줄래?
알하이탐:
있네, 과일도 있고
카베:
음… 새로운 맛은 별로네….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사이노가 마시던 걸로 살걸
알하이탐:
어떤 거였는데?
카베:
아 그게, 어제 술집에서 식사 중인 키루스 씨를 만났거든. 사이노랑 타이나리, 콜레이, 그리고 여행자(이)랑 페이몬도 있었어
카베:
람바드 쪽에서 새로 나온 술을 마시는 것 같던데, 꽤 괜찮아 보이더라
알하이탐:
무슨 일이 생긴 모양이군
카베:
아, 너도 들었지? 키루스 씨가 협박을 당했는데, 범인이 고작 열여섯 살짜리였대
알하이탐: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얘기하는 걸 들었어
카베:
에휴, 나피스 씨 쪽은 어떻게 생각하려나
카베:
참, 키루스 씨가 그 협박 편지도 보여줬어. 투박하긴 한데, 편지지 무늬가 특이하고 예쁘더라
카베:
기다려 봐, 내가 종이에 그려서 보여줄게
카베:
…자, 봐봐
카베:
특이하지? 대체 어디서 산 건지, 이런 무늬의 편지지는 처음 봤다니까
알하이탐:
확실히 흥미롭군. 전부 사막 민족이 애용하는 상징적 요소야
카베:
뭐? 정말?
알하이탐:
이 뾰족한 건물 모양은 고대 궁전이랑 비슷하지. 교차된 모양이랑 그림자 모양도 그렇고
알하이탐:
어느 고대 문양의 구성이 이것과 아주 유사하지. 하지만 아주 오랫동안 쓰는 사람이 없었어
카베:
무슨 문양인데?
알하이탐:
「침묵의 신전」 휘장이야
카베:
우리 둘이 살펴보다가, 뭔가 이상해서 너희를 찾아온 거야
카베:
성에서부터 찾아왔다고. 알하이탐이 너희가 타이나리랑 있을 것 같대서 간다르바 성곽으로 갔더니, 너희가 캠핑을 갔다고 숲의 순찰관이 알려주더라
카베:
그러다 간다르바 성곽에 들른 사이노랑 마주쳤거든? 근데 얘기하다가 중간에 그냥 뛰어가버리는 거야!
페이몬:
자… 잠깐만, 「침묵의 신전」 휘장…? 그게 뭐 무서운 거야?
타이나리: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콜레이를 불러올게, 잠깐만 기다려
알하이탐:
잘 모르는 것 같으니 간단히 설명하자면, 「침묵의 신전」은 천 년 전부터 존재해온 수메르의 한 조직이야
알하이탐:
지금 아카데미아에 가면 침묵의 신전의 사무실을 찾을 수 있어. 명목상으론 널리 퍼지면 안 되는 정보와 문헌을 관리하고 있지
알하이탐:
하지만 그건 대외적인 이야기일 뿐이고, 사실 지금의 침묵의 신전은 아카데미아의 제도 아래 남은 허울에 불과해
알하이탐:
기록에 따르면 진짜 침묵의 신전은 적왕의 일곱 기둥 중 하나야. 가장 지혜로운 자 헤르마누비스가 만들었고, 구성원 대부분이 사막 출신이지
알하이탐:
그런데 그 사무실에는 사막 출신이 단 한 명도 없어. 그러니 사막인의 휘장을 사용하지도 않고
콜레이:
그럼 아카데미아의 침묵의 신전은 가짜라는 건가요? 세상에…
알하이탐:
그럴 가능성도 있어. 그렇다면 그건 무언가를 숨기기 위함일 테고
페이몬:
넌 이런 기밀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카베:
잊었어? 이 녀석은 현자 대행이었잖아. 게다가 그만두고서 감봉도 안 당했다고
페이몬:
아, 깜빡할 뻔했네…. 그러니까 현자 대행이 된 틈에 기밀 문서를 읽었다는 거지?
알하이탐:
사무실의 서류를 훑어보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잖아?
카베:
아무튼 이번 일은 수상해. 아카데미아 학생이 키루스 씨한테 쓴 편지에 어떻게 침묵의 신전 문양이 있는 거냐고
카베:
범인은 고작 열여섯 살에 사막인도 아닌데, 그 편지지랑 휘장은 어디서 구했냔 말이야?
타이나리:
아까 사이노랑 마주쳤을 때 이 얘기도 했어?
카베:
했지, 듣자마자 막 가버리더라니까!
타이나리:
키루스 씨와 관련된 일이라면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을 거야…
타이나리:
우리도 가 보자. 지금쯤 사이노는 키루스 씨가 요즘 머물고 계신 곳으로 갔을 거야
카베:
침묵의 신전은 아카데미아랑 관련된 데다 비밀까지 숨겨져 있으니, 갑자기 나타난 휘장 때문에 난리가 났겠구만…
카베:
역시 아카데미아에 가보는 게 좋겠어
타이나리:
응, 스승님은 생론파 현자시니까 진실을 알고 계실 거야. 가서 여쭤보자. 정보가 많을수록 아카데미아도 준비하기 좋을 테니까
알하이탐:
사건이 침묵의 신전과 정말 연관되어 있다면, 절대 단순한 오해일 리 없겠지
타이나리:
콜레이, 30인단 쪽에 소식을 전해서 사이노랑 키루스 씨의 행방을 신경 써달라고 부탁해줘
타이나리:
여행자(이)랑 페이몬은 나랑 같이 사이노를 쫓아가자
카베:
좋아, 출발하자고
키루스의 집으로 가기
타이나리:
도착했어. 바로 저기야
페이몬:
늦은 시간이라 아무도 없는 것 같은데…
페이몬:
사이노는 항상 빠르니까, 이미 왔다 간 게 아닐까…
자하 하디:
이 목소리는… 타이나리니?
타이나리:
자하 하디 씨!
자하 하디:
역시 너희구나. 세상에, 오늘 밤은 대체 무슨 일이니?
타이나리:
사이노가 왔었나요?
자하 하디:
그래, 조금 전에 우리 집 문을 두드리더니 키루스를 봤냐고 묻더구나
자하 하디:
내가 그랬지. 그 노인네는 낮에 나가서 줄곧 소식이 없었다고 말이야. 그래서 함께 키루스네로 갔는데, 아무도 없지 뭐니!
자하 하디:
그걸 본 사이노는 무슨 일인지 말도 안 해주고 황급히 떠났어…. 하아, 심각한 일이니?
페이몬:
키루스도 집에 없다니, 상황이 안 좋은 거 같은데…
타이나리:
자하 하디 씨, 키루스 씨가 협박당한 건 아시나요?
자하 하디:
알지. 그날 문을 열고 나갔더니 키루스가 꽃에 물을 주고 있더구나. 손에 종이를 쥔 채 생각에 잠겨 있었지
자하 하디:
고민이 있는 것 같은데 말은 또 안 해. 그래도 마침 사이노가 보러 온 덕에 사건이 빨리 해결된 거란다
자하 하디:
사이노는 편지를 보자마자 키루스더러 30인단에게 얘기하자고 했어. 키루스는 처음엔 자기 명성이 어쩌고 하면서 싫어했지만, 사이노가 계속 고집하니까 결국엔 따랐지
페이몬:
키루스가 싫다고 했다고? 그치만 저번에 봤을 땐 안 그래 보였는데
자하 하디:
사이노는 키루스가 전대 현자인 만큼 불만을 품은 사람의 소행일 수도 있다고 했어. 그래서 꼭 아카데미아에 보고해야 한다고 한 거야
타이나리:
(키루스 씨는 처음엔 이 사건을 공개하고 싶지 않으셨던 모양이네. 근데 왜지?)
여행자:
(사이노한테 들켜서 신고한 거였구나. 역시 키루스 씨는 침묵의 신전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거야)
자하 하디:
키루스가… 무슨 위험한 일에 휘말린 건 아니지? 하아, 이 노인네야…
자하 하디:
참, 사이노가 너희에게 편지를 남겼어. 너희가 찾으면 전해달라고 하더구나
타이나리:
감사합니다
페이몬:
뭐라고 썼어? 어디 보자…
페이몬:
「친구들, 이번 일은 복잡하고 공개도 할 수 없는 일이야. 그러니 내가 잠시 홀로 행동하는 걸 이해해 줘. 따라오지도 마」
타이나리:
사이노가 쓸 법한 말이긴 하네요…. 감사해요, 자하 하디 씨. 최선을 다해 사이노와 키루스 씨를 보호할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타이나리:
여행자, 페이몬, 일단 아카데미아로 돌아가 모두와 합류하자
아카데미아로 돌아가기
카베:
왔어? 왜들… 아, 못 찾은 모양이구나
타이나리:
키루스 씨가 살던 곳에 가봤는데, 사이노가 먼저 왔다가 바로 떠났대
카베:
어디로 가는지 안 알려줬대?
페이몬:
우리에게 따라오지 말라는 편지 한 통만 남기고 갔어
타이나리가 자하 하디에게 들은 정보를 공유한다…
알하이탐:
놀랍지도 않군
카베:
어휴, 사이노 그 자식
카베:
우리 쪽 상황도 알려줄게. 아까 기억나는 대로 그 휘장을 다시 그려봤어. 이번엔 좀 더 정교하게 말이지
알하이탐:
고서랑 비교해 보니, 책의 도안이 흐릿하다곤 해도 형태와 구성 요소가 아주 유사했어
카베:
맞아, 게다가 이 휘장은 거의 실전됐는지 도서관의 책을 전부 뒤졌는데도 이 오래된 책에만 관련 내용이 있었어
알하이탐:
참고로 아라브가 우라카에게서 정보의 출처를 알아냈다더군
알하이탐:
키루스 씨가 사막에서 거액을 챙겼다고 말한 자는 젊은 외모의 사막인 남성이라고 했어. 기품도 남다르고 지식도 갖췄다고 해
카베:
응, 술집에서 카드 게임을 하다 만났는데, 자기는 장사를 하러 캐러밴을 따라 도시에 왔다고 했대
카베:
그 소년의 말을 들은 우라카는 키루스 씨를 협박할 아이디어를 냈고, 소년은 좋은 생각이라며 종이와 펜을 건넸다는 거야
타이나리:
그랬구나. 누군가 손을 쓴 종이였던 모양이네
페이몬:
그럼 우라카가 말한 그 소년은 지금 어디 있는데?
카베:
모른대. 술집을 나온 이후로 본 적이 없고, 그 뒤로는 그냥 소년이 하란 대로 했을 뿐이라더라
알하이탐:
나피스 씨와 아라브가 성문 출입 상황을 확인하러 30인단에게 갔어
알하이탐:
그리고 나피스 씨는 현재 아카데미아의 침묵의 신전이 눈속임이란 걸 인정했어
알하이탐:
진정한 침묵의 신전은 한때 아카데미아와 손잡기 위해 우림에 왔었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현자들이 진부하고 어리석어졌지
알하이탐:
침묵의 신전은 당시의 아카데미아를 믿지 못해 협업을 그만뒀고, 약 400년 전에 사막으로 돌아갔어
알하이탐:
이 조직은 생겨날 때부터 적왕 문명과 신앙을 지키고 있었어. 그들은 도처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해로운 지혜를 봉인하고 관리했지
알하이탐:
세상을 올바른 길로 이끌 수 있는 정당한 기관이었던 거야
타이나리:
…협업 관계가 중단된 게 아카데미아의 명성에 좋지 않으니, 가짜 기관을 세워 진실을 숨긴 거구나
페이몬:
이런 일을 몇백 년 동안이나 계속해 왔다니…
타이나리:
하지만 침묵의 신전은 몇백 년 전에 사라졌는데, 키루스 씨는 또 어떻게 얽히신 거지?
카베:
그걸 사이노도 모르니까 그렇게 조급해 한 거겠지
알하이탐:
우라카를 이용해 키루스 씨를 협박하는 건 포석이었어. 범인은 키루스 씨가 편지지의 휘장을 보길 원했던 거야
카베:
키루스 씨는 분명 그 도안을 알아보셨을 거야. 밝히기 싫으셨을 뿐이지. 그래서 혼자 해결하려던 거고. 그런데 이걸 어째? 사이노한테 딱 들켜 버렸네?
알하이탐:
침묵의 신전이 사막에서 왔으니, 키루스 씨도 그쪽으로 갔을 가능성이 커
타이나리:
아무래도 내가 찾으러 가야겠어
카베:
사막으로 가겠다고? 괜찮겠어? 너 사막은 힘들어하잖아. 다른 사람이 가는 게 어때?
타이나리:
물만 충분하면 괜찮아. 게다가 왠지… 빨리 따라가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나피스:
다들 모여있군. 30인단 측에서 소식을 전해왔네
타이나리:
스승님
페이몬:
저 사람이 타이나리의 스승 나피스인가 봐. 와, 실물은 처음 보네
여행자:
안녕하세요
나피스:
그래, 만나서 반갑구나
나피스:
우선 키루스와 대풍기관 사이노가 각기 다른 시간에 카라반 수도원으로 향하는 걸 봤다는 목격자들이 나타났네
나피스:
해서 자네들을 30인단과 함께 움직이게 하고 싶었지만… 이건 침묵의 신전에 관한 일일세. 알하이탐과 카베에게 들어서 알고 있겠지
나피스:
아카데미아는 과거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일들을 저질렀네. 어쩔 수 없었다 한들, 결코 해서는 안 될 짓이었지
나피스:
이해를 바라는 건 아니네. 한시가 급하기도 하고
타이나리:
스승님, 심정은 이해하지만 사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복잡한 것 같아요…. 신중한 결정이 필요한 때입니다
나피스:
…맞는 말이야. 만에 하나 키루스가 상대와 무슨 연관이라도 있거나… 최악의 경우 벌써 상대의 손에 넘어갔다면…
나피스:
하아, 부디 키루스와 사이노를 찾아주게. 우린 그들을 잃을 수 없어
페이몬:
우리가 도와줄게! 우리한테 맡겨!
나피스:
정말인가? 잘됐군, 정말 고맙네!
나피스:
나와 아라브는 계속해서 우라카 쪽을 조사하겠네. 지혜궁의 업무는 알하이탐 서기관과 카베에게 맡기고 싶군
나피스:
그리고 타이나리, 사막으로 가려는 게냐?
타이나리:
네, 스승님. 카베, 이 일은 내가 할게. 넌 아카데미아에 남아서 알하이탐과 스승님을 도와줘
카베:
네 뜻이 그렇다면… 좋아, 대신 꼭 조심해
나피스:
그럼 다들 잘 부탁하네. 가지, 아라브
알하이탐:
서두르지.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도움 요청하고
페이몬:
그럴게! 타이나리, 우리도 사이노가 더 멀어지기 전에 서두르자
타이나리:
사이노라면 이미 한참 멀리 갔을 거야. 그래도 아직 늦은 건 아니니까 얼른 출발하자

모래 속 발자취
키루스의 이상한 동향에 모두가 주의를 기울이는 와중, 사이노는 혼자서 그를 뒤쫓는다. 친구로서 당신과 페이몬, 타이나리도 그의 곤경을 두고 볼 수는 없다
카라반 수도원으로 가기
페이몬:
카라반 수도원에 도착했는데, 이제 어디서부터 조사하지?
페이몬:
음… 근처 경비병들에게 물어봐야 하나…
타이나리:
잠깐, 저길 봐
페이몬:
저 뒷모습은… 데히야인가?
데히야:
꼭 혼자 사막에 가야겠어? 못 가게 하려는 건 아니지만…
사이노:
처음도 아니고, 괜찮아
타이나리:
사이노…
캔디스:
이미 결심했으면 최소한 우리 말이라도 들어줘. 예정보다 5일 치 물자는 더 챙겨야 해
사이노:
그래, 준비하러 갈게
타이나리:
역시 카라반 수도원에 있었구나. 키루스 씨를 따라온 거지?
사이노:
따라오지 말라고 했는데, 벌써 따라온 거야?
페이몬:
난 같이 안 간다고 한 적 없는데? 너야말로 왜 단독 행동을 하고 그래!
사이노:
다른 뜻은 없어. 사태가 복잡하니까 최대한 다른 사람이 휘말리지 않길 바라는 것뿐이야
데히야:
이야, 사이노가 카라반 수도원까지 쫓아오게 만드는 사람이라니, 보통 사람은 아니겠네
데히야:
근데 오늘은 좀 의외인걸? 그런 복장을 한 어르신을 본 적이 있냐고만 묻고, 이름조차 알려주지 않다니…. 설마 공개되면 안 되는 도주범인 거야?
데히야:
아 그리고, 다들 오랜만이야
페이몬:
오랜만이야 데히야, 캔디스. 이렇게 와서 얼굴 보니까 좋네, 헤헤
데히야:
건강해 보이네, 다행이야
여행자:
고마워요, 데히야 씨
데히야:
나랑 캔디스는 일이 있어서 카라반 수도원에 왔다가 사이노를 만난 건데, 누군가를 찾고 있더라고
데히야:
카라반 수도원 사람들이 그러는데 사이노가 말한 그 어르신이 혼자 동물 짐꾼을 데리고 사막에 들어가셨대. 나이도 많으신데 물자도 얼마 없이 말이야…
데히야:
이건… 무슨 사연이 있는 게 분명해
캔디스:
말하기 불편하면 안 해도 괜찮아, 사이노. 그냥 우리가 뭘 해주면 좋을지만 알려줘
캔디스:
뭐든 괜찮아. 돕는 사람이 많으면 네가 찾으려는 그분을 반드시 찾을 수 있을 거야
사이노:
…아니,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아마 우리를 피하고 계실 테니까
타이나리:
일을 홀로 해결하고 싶어 하신다는 건 자하 하디 씨께 들어서 알아. 사막에서 일부러 몸을 숨긴 사람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지
캔디스:
일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복잡한가 보구나
데히야:
어쨌든, 카라반 수도원에서 출발했다면 아루 마을을 지나갈 확률이 커. 아루 마을에서 혹시 본 사람이 있는지 한번 알아봐
사이노:
고마워. 일이 해결되면 돌아와서 감사 인사를 할게
데히야:
에이, 뭐 그렇게 진지하게 굴어. 나중에 성에서 술이나 한잔 사
사이노:
그래, 약속할게
데히야:
그럼 이제…
사이노:
우리가 해결할 수 있어. 고마워, 너희의 호의는 꼭 기억할게
데히야:
그래, 어서 가. 도움이 필요하면 다시 우릴 찾아오고
캔디스:
사양하지 마. 너희 일은 곧 우리 일이니까
페이몬:
걱정 마, 우리가 이 녀석을 잘 지켜볼게!
아루 마을로 가기
타이나리:
잠깐만, 나 할 말이 있어
사이노:
뭔데?
타이나리:
네가 캠핑장을 떠난 뒤에…
사이노:
…그래, 역시 침묵의 신전은 문제가 많았구나. 아카데미아의 그 조직이 가짜란 건 나도 어느 정도 짐작했어
타이나리:
너도 침묵의 신전이랑 관련이 있어?
사이노:
응, 내 힘의 원천이 헤르마누비스라는 건 알지? 침묵의 신전을 지은 게 바로 그자야
사이노:
난 체질이 특수해서 어릴 때부터 사막에서 온갖 시련을 받았어. 나중에 만난 선생님이 날 수메르로 데려와 주신 거고
사이노:
돌이켜 보면 전부 희미한 기억들이야
사이노:
카베가 편지의 휘장을 눈치채서 다행이었어. 아니었으면 우린 지금도 선생님이 이상하다는 걸 몰랐을 거야
사이노:
난 그 도안을 잘 몰라. 본 적이 없는 건지, 기억이 안 나는 건지 모르겠어
타이나리:
그래, 확실히 카베가 알아채서 다행이었지. 알하이탐이 현자 대행이었던 것도 다행이었고
페이몬:
키루스는 분명 그 도안을 알아채서 신고하지 않은 걸 거야. 어쩌면 너보다 침묵의 신전이랑 많이 연관되어 있을지도 몰라!
사이노:
나도 그렇게 생각해. 선생님은 한 번도 그 조직을 먼저 언급하지 않으셨어. 헤르마누비스나 빙의 얘기가 나와도 그냥 몇 마디 말로 넘어가시곤 했지
타이나리:
참, 나랑 여행자이(가) 쫓아온 이상 더 이상의 단독 행동은 없다는 거 알지?
사이노:
알아. 받아들였어
사이노:
…너희를 따돌리는 건 엄청 어려울 테니까, 고민 끝에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한 거야
페이몬:
그래! 현실을 받아들여! 그래야 무슨 일이 생겨도 서로 챙겨줄 수 있잖아
여행자:
우리 버리면 안 돼!
사이노:
그래. 나중에 너희한테도 술 살게
타이나리:
그래, 좋아. 자, 이제 이곳 경비병에게 물어보러 가자
사이노:
거기
포딜:
대풍기관 사이노 님!
사이노:
사람을 찾고 있어. 최근 아루 마을의 출입 상황을 좀 확인할 수 있을까?
사이노는 빠르고 정확하게 키루스의 겉모습과 그가 가지고 다닐 만한 물건에 대해 설명했다
포딜:
말씀하신 분은 얼마 전에 아루 마을을 지나셨습니다. 이곳에서 물과 음식을 챙기고, 동물 짐꾼에게 사료를 먹인 뒤 바로 떠나셨죠
사이노:
어디로 갔지?
포딜:
그러니까… 마을 입구에서 잠깐 물 배달 온 사람과 대화를 하셨는데, 뭐라셨더라… 오아시스 쪽으로 간다고 하셨는데, 어떤 오아시스라고는 말 안 하셨어요
포딜:
지도 있으신가요? 그분이 가신 방향이랑 주변 오아시스로 가는 길을 표시해 드릴게요
타이나리:
갖고 왔어요, 여기요
포딜:
네
포딜:
…됐습니다
사이노:
고마워. 정말 큰 도움이 됐어
페이몬:
너 기억력 진짜 좋구나!
포딜:
아니에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인걸요
포딜:
그럼 찾으시는 분을 무사히 찾길 바라겠습니다!
오아시스로 가서 단서 찾기
사이노:
잠깐만, 저기 사람이 있어
페이몬:
가서 한 번 물어볼까?
사이노:
좋아, 내가…
타이나리:
내가 할게
페이몬:
왜 타이나리가 하겠다고 나서는 거야?
사이노:
내 출신이나 겉모습이 사막인에게는 좀 특별하거든. 혹시 모르니 안전한 사람이 가는 게 낫지
타이나리:
안녕, 미안한데 우리가 어르신 한 분을 찾고 있어서, 혹시 뭐 좀 물어봐도 될까?
???:
아, 사람을? 좋아, 뭘 물어볼 건데?
타이나리:
이렇게 생긴 분이신데…
타이나리는 키루스의 외모와 옷차림 등을 설명한다
???:
긴 가운을 입고, 생기 있는 눈빛에 문인 기질인 백발노인이라…. 게다가 홀로 다닌다고
느긋한 사막인:
꽤나 특이한 사람이네
???:
그러게, 봤으면 기억할 텐데
타이나리:
(뒤를 보고 있잖아?)
페이몬:
어, 저 사람이 이쪽을 쳐다보는데
???:
저쪽도 충분히 특이하게 생겼는걸?
???:
이봐! 당신이 대풍기관 사이노야?
사이노:
그래
???:
남이 자길 알아보는 게 놀랍지 않은 모양이네
사이노:
처음이 아니라서 말이야
???:
네가 사람을 찾고 있는 거지?
타이나리:
(이 녀석 뭔가 이상해)
사이노:
……
???:
뭐야, 벌써부터 경계하는 거야?
???: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지 아니까 숨길 필요 없어. 근데, 먼저 길을 물은 건 너희 아냐?
타이나리:
평범한 상인인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네
사이노:
네 부하는 평범해 보이지만, 일반 용병보다 더 잘 싸울 것 같군
???:
어이! 너네가 내 부하라는데?
느긋한 사막인:
하하, 월급만 제때 주라고
조급한 사막인:
뭘 그렇게 돌려 말하는 거야? 짜증 나게
???:
그래그래, 알겠어
???:
다들, 날 따라와
여행자:
어딜 데려가려는 거지?
???:
사람을 찾는다며?
???:
긴 가운 차림의 백발노인, 거기에 문인 기질이라… 하하, 키루스가 이런 이미지였다니
사이노:
어디 있는지 아는 건가?
???:
따라 와. 금방 만날 수 있을 테니까
수수께끼의 인물과 대화하기
???:
여기야
페이몬:
여기? 여긴 아무것도 없잖아, 키루스는 어딨어?
???:
뒤로 물러나
수수께끼의 인물이 마치 무슨 의식을 수행하는 것처럼 일련의 동작을 취한다…
페이몬:
으악! 뭔가 튀어나오는데?!
타이나리:
…여기에 이렇게 큰 건물이 있었다고?
사이노:
게다가 숨겨져 있었어…. 적왕의 기술인가?
페이몬:
너, 너는… 아니, 너희는 누구야…?
사이노:
설마 여기가 침묵의 신전인가? 너, 침묵의 신전 사람이었어?
???:
조급하게 굴지 마. 아직 얘기할 때가 아니니까
수수께끼의 인물 따라가기
페이몬:
사막에 이런 곳이 있다니…. 게다가 오아시스 바로 옆에 숨겨져 있었어…
페이몬:
잉… 나 갑자기 조금 무서워졌어…
페이몬:
키루스도 분명 얘한테 잡힌 걸 거야. 이 녀석… 설마 우라카가 말한 그 사막인 아니야…?
사이노:
……
???:
왜? 네 선생님 생각해?
사이노:
후회할 짓은 하지 않았길 바라지
???:
그래, 나도 내가 한 짓이 너희를 화나게 만드는 게 아니었으면 좋겠어
수수께끼의 인물과 대화하기
???:
자, 여기에서 기다려
???:
이곳의 지도자에게 너희가 침묵의 신전에 도착했다고 알릴 거야. 그분이 나올 때까지 조용히 기다려
페이몬:
우릴 두고 혼자 가버렸어…. 우리를 잡으러 오는 사람도 없고
타이나리:
이 녀석들이 오아시스에 있던 건 우연이 아니었어.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거야. 그 지도자가 우릴 많이 기다렸나 보네
사이노:
……
사이노:
여기가 침묵의 신전인가?
사이노:
우림을 떠난 후 이런 곳에 숨어 있었던 거야?
페이몬:
앗, 저기 봐. 아까 그 녀석이 또 나왔어
???:
조급해하지 말라니까. 조금 있으면 누가 너희를 부르러 올 거야
사이노:
넌 이름이 뭐지?
여행자:
적어도 호칭은 알려줘야지
???:
아, 미안 미안. 너무 반가워서 그만 그걸 깜빡했네
세토스:
난 세토스야. 이곳에 있을 거지만 뭐든 대답해 줄 생각은 없어. 그러니까 다른 건 알아서 해
타이나리:
자유롭게 행동해도 된다는 뜻이야?
세토스:
그래. 어차피 도망갈 것 같지도 않아서 말이야
세토스:
키루스는 여기 있어. 다들 만나길 바라고 있잖아?
사이노:
…맞는 말이야. 아직 시간이 있으니 이곳을 둘러보자
잠깐 기다리면서 사람들과 대화하기
사이노:
진짜 침묵의 신전이 이런 곳에 숨겨져 있었다니…. 전에 지나칠 땐 전혀 눈치채지 못했어
타이나리:
적왕의 기술일 거야. 아직까지 이런 권능을 갖고 있었다니…
사이노:
조심해야겠어. 다만 적어도 지금은 선생님이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있겠어
페이몬:
세토스, 잠시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세토스:
그래
세토스:
근데 얘기보단 질문을 하고 싶은 거지? 하하하, 이해해
여행자:
사람들이 자주 뭔갈 물어보는 편이야?
세토스:
자주는 아니야. 사람들은 이곳까지 들어오지 못하거든. 침묵의 신전은 고독하고 조용한 곳이니까
세토스:
맞아, 나야. 근데 정확한 말은 아닌 게, 난 그 학생을 속이진 않았어. 녀석은 술집에서 빨리 돈 벌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거든
세토스:
빨리 돈을 벌 수만 있으면 범죄라도 괜찮다고 하길래, 난 키루스가 사막에서 큰돈을 얻어 몰래 숨겨뒀다고 했지
페이몬:
그건 그냥 키루스에게 누명을 씌운 거잖아!
세토스: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생각해 봐, 그 사람은 키루스의 비밀을 알고 있다고만 했지, 무슨 비밀이라고는 안 했잖아?
여행자:
네가 그렇게 쓰라고 시킨 거야?
세토스:
당연하지. 우라카는 정말 좋은 조수였어. 취하니 말도 잘 듣고 곧이곧대로 하더라고. 그렇게 줏대가 없으니 아카데미아에서 겉도는 거지
페이몬:
그럼 키루스는 왜 편지를 받자마자 밤새 마을을 떠난 거야?
세토스:
그건 키루스에게 직접 물어봐. 내가 답할 수 없는 것도 있거든. 있는 얘기 없는 얘기 다 할 순 없잖아?
세토스:
키루스가 우리 휘장을 알아본 게 스스로 미끼를 문 거나 다름없다는 것만 알아둬
대전으로 들어가기
세토스:
아, 오셨다
세토스:
할아버지, 할아버지께서 보고 싶어 하셨던 사람이에요
바문:
고생했다, 세토스
바문:
반갑군. 난 침묵의 신전의 현임 수장, 바문이다. 오랜 기다림에 보답부터 해주마…. 데려오거라
사이노:
선생님!
페이몬:
키루스, 괜찮아?
키루스:
윽!
사이노:
행동 조심해!
바문:
아, 미안하군. 기분 나쁘게 하려던 건 아니었다. 다만 키루스는 침묵의 신전에게 너무 특별한 존재라, 어떻게든 다시 불러야만 했지
바문:
키루스가 침묵의 신전에 빚을 좀 졌거든. 내게 목숨도 하나 빚졌고 말이야. 아주 오래전에 그를 놔줬었지만, 이제 다시 돌려받고 싶군
키루스:
흠, 원래는 너희들이 오기 전에 이 노인네와 빚을 청산할 생각이었는데, 다들 달리기가 아주 빠른 모양이야
키루스:
…돌아가거라, 사이노. 이건 노인네들의 일이야. 젊은이들과는 상관없어
사이노:
처음부터 이곳에 오려고 조용히 넘어가려던 거였군요. 저희를 따돌리기 위해 서둘러 떠나셨고요
키루스:
살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 생기는 법이야. 왜 따라온 게냐, 사람까지 이리 많이 데려오고
타이나리:
저희는 원해서 따라 온 거예요. 그러니 진실을 말해 주세요. 아니면 남겨진 사람들에게 너무 불공평하잖아요
키루스:
비밀이 비밀인 이유는, 말해 버리면 불행을 불러오기 때문이야
바문:
두려운가? 고생해서 키운 학생에게 과거를 들키고 싶지 않아서?
바문:
우리 휘장을 알아봤겠지. 넌 이곳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우리의 일원이 될 뻔했으니까
바문:
편지를 보자마자 우라카 배후에 우리가 있다는 걸 알았을 게다. 협박이랄 것도 없지. 자신이 한 짓을 아니 켕겨 한 것뿐
바문:
키루스, 배신자여! 한때 지식을 갖고 우리에게 와 함께 헤르마누비스의 권능을 재건하며, 우리에게 기회와 희망을 가져와 놓고는…
바문:
그런 우릴 배신한 것도 모자라 넌 헤르마누비스의 힘과 사용자를 데려갔고, 심지어 옛정을 방패막이 삼았다
바문:
내가 한 말을 기억하겠지? 수장으로서 네가 떠나는 걸 허락하지만, 사막이 네 그림자를 따라잡는 날이 오면, 대가를 치러야 할 거라고
키루스:
…흥, 뒤끝 긴 늙은이 같으니
페이몬:
헤르마누비스의 힘과… 사용자?
타이나리:
혹시 그게 너야?
사이노:
선생님, 아무 말도 안 해주실 건가요?
키루스:
…바문 말이 맞다. 난 이곳에 왔었어
키루스:
오래전 사막에서 조난당할 뻔한 날 바문이 구해줬지. 내가 학자라는 걸 안 바문은 함께 헤르마누비스의 힘을 재건하자고 제안했다
키루스:
그건 아주… 은밀하고 위대한 계획이었지. 침묵의 신전은 헤르마누비스를 잃은 지 오래라 무력과 신앙이 부족했거든…
키루스:
바문은 「바Ba」를… 그러니까 헤르마누비스의 조각을 적격자의 몸에 심자고 제안했다. 실험이 성공하면 그 사람은 빙의 상태가 되는 게지
키루스:
침묵의 신전에 지원자는 많았지만, 우린 성인의 몸이 그렇게 강한 힘을 견딜 수 없다는 걸 알게 됐다. 결국 바문은 양손자를 바치기로 했지
키루스:
한 명의 적격자가 더 있었는데, 그 아이는 부모가 돈을 받고 판 아이였어. 두 아이는 헤르마누비스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었지
사이노:
……
바문:
오래 전부터 침묵의 신전에는 헤르마누비스의 「바Ba」가 두 조각 있었다. 그건 그분의 본체가 만들어낸 힘의 결정으로, 아주 희귀한 물건이지
바문:
실험자는 마법진의 방으로 들어가 증폭된 「바Ba」의 주위에 일정 시간 동안 머물렀다. 그리고 배척 반응이 없으면 이런 힘을 받아들인다고 여겼다
바문:
실험은 원래 계획대로 공명, 이식, 생존율 관찰, 세 단계로 진행됐다. 공명까진 나름 순조로웠지
바문:
난 고민에 빠졌다. 순서대로 실험을 진행하고 효과에 따라 다음을 계획할지, 동시에 이식하고 비교할지를 말이야
바문:
바로 그때, 두 개의 「바Ba」가 전에 없던 활성의 빛을 내뿜었다. 만약 제때 이식하지 않으면 바가 깨져버릴 터였지
바문:
「바Ba」와 공명을 일으키는 것만 해도 이미 천부적인 건데, 젊은 육신이 동시에 두 바를 받아들이는 상황은 가히 상상도 못 할 일이었어
바문:
신앙과 힘을 이어가기 위해… 우리는 곧바로 개별 실험에 착수했다
키루스:
결국 나는 실험을 멈추고 한 아이를 데려갔지만 말이다
바문:
당시 난 옛정을 생각해 너희를 추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뒤로 더 참혹한 대가를 치러야 했지
바문:
늘 만나고 싶었다, 사이노. 너와 「바Ba」가 떠난 후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몰락하고 있었어
사이노:
그랬구나…. 내가 그렇게 힘을 얻은 거였어
키루스:
그냥 네 「바Ba」를 십몇 년 빌린 셈 치자. 나도 이제 늙었으니, 복수로 내 목숨을 가져간다면 얼마든지 내 주마
키루스:
하지만 사이노는 안 돼. 저 아이는 현임 대풍기관이야. 잘못하면 아카데미아에게 선전 포고하는 꼴이 된다고
바문:
사이노, 사랑하는 아이야. 넌 기억 못 하겠지만 우린 만난 적이 있단다. 당시 넌 어렸고, 우린 이곳에서 신의 강림을 기뻐했지
바문:
너와 저 아이, 세토스는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란다
사이노:
이 힘을 돌려받고 싶나?
바문:
헤르마누비스의 추종자로서, 난 이 힘을 너무 오랫동안 우림에 방치해 뒀다. 이제 다시 거둘 때가 됐지
키루스:
그건 하늘이 선택한 거야, 네겐 돌려달라고 할 권리가 없어!
바문:
아니, 선택은 사이노만 받은 게 아니야. 나의 아이, 세토스도 같은 재능을 지녔으니까
사이노:
그게 선생님을 돌려받는 조건인가?
바문:
이 비열함은 나만의 것이야. 침묵의 신전과는 상관없지. 내 아둔함이 침묵의 신전의 영광을 더럽혔으니, 난 과거의 결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
사이노:
당신 말은, 남은 「바Ba」의 힘에 한계가 있으니 내 바를 가져가서 세토스에게 이식하겠다는 건가?
키루스:
신의 힘은 고통을 가져온다. 넌 세토스가 견딜 거라고 어떻게 장담하지?
바문:
세토스는 성장했으니까. 게다가 이건 우리가 책임져야 할 일, 배신자의 이해는 필요 없어
사이노:
……
사이노:
아무리 생각해도 이 제안을 수락할 이유가 없어. 하지만…
키루스:
듣지 마! 사이노, 네 힘은 오직 너만의 것이야! 현명하게 생각해!
사이노:
알아요. 하지만 선생님의 목숨과 힘의 조각을 저울에 다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아요
타이나리:
죄송한데 한마디만 할게요. 제가 볼 때 이 일엔 아직 모순이 남아있어요
타이나리:
사이노가 힘을 돌려주지 않으면 당신도 키루스를 풀어주지 않겠죠. 이토록 정성껏 짠 계획이 설마 이게 다일까요?
타이나리:
당신은 지금 우리를 떠보고 있어요. 서로 더 재고 따질 필요 없이 패를 전부 보여주시죠
바문:
가만, 네 귀는… 바루카수나의 후예도 이곳에 온 건가? 역시… 하하하, 우리에게도 우리만의 운명이 있었어!
바문:
헤르마누비스께서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하사하실 게야. 어쩌면, 바로 오늘… 쿨럭! 쿨럭쿨럭…
바문:
쿨럭쿨럭… 크흐…
페이몬:
왜 갑자기 기침을 저렇게 하지? 엄청 허약해 보여…
여행자:
(…바문의 상태가 좋지 않아. 협상하던 모습은 억지로 버틴 거였어)
여행자: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픈 모양이야. 아니면 타이나리의 귀를 이제야 알아챘을 리 없어)
키루스:
바문, 너…
세토스:
수장님을 침실로 모셔
바문:
세토스… 쿨럭! 너는…
세토스:
할아버지, 무슨 말씀하실지 알아요. 여긴 제게 맡겨주세요
세토스:
복잡한 대화는 싫으니까 짧게 말할게
세토스:
그때 키루스가 실험을 임시로 멈추지 않았다면 계획은 성공했을 거야. 그럼 헤르마누비스의 지혜가 이곳에 강림했겠지
세토스:
하지만 그런 건 너무 오래돼서 다 의미 없는 얘기야
세토스:
난 할아버지와 달라. 침묵의 신전은 유래도 특별하고 숭고한 의무를 지고 있는 만큼, 수장은 자존심이 강할 수밖에 없지
세토스:
난 지금 침묵의 신전이 과거만큼의 위엄을 지녔다고 생각하지 않아. 시간이 너무 많은 것들을 변화시켰어
세토스:
그래서 강요는 하지 않아. 키루스를 제외하고 다들 여길 떠나도 좋아. 할아버지처럼 기회를 한 번 줄게
키루스:
하하… 꼬마야, 젊은 시절의 바문과 같은 패기와 안목을 가졌구나
키루스:
지금의 아카데미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길 진심으로 바라마. 수메르성에 가봤으니 상황이 변했다는 걸 알겠지
키루스:
모든 게 나아지고 있는데, 왜 아카데미아와 다시 손잡을 생각은 않는 게냐?
세토스:
당신이 할아버지를 배신하지 않았다면 그 의견을 받아들였겠지. 하지만 너무 늦었어, 키루스
사이노:
타이나리가 아까 그랬지, 당신들의 계획은 이것뿐일 리가 없다고. 나도 같은 생각이야
사이노:
너랑 바문이 원하는 건 결국 「바Ba」야. 선생님은 죄책감 때문에 너희의 복수를 받아들였지만, 선택은 줄곧 내 몫이었어
사이노:
결국은 내가 「바Ba」로 거래하길 바라는 거지?
세토스:
진지하게 고민 중인 모양이네
사이노:
선생님을 포기할 순 없어. 그리고 언젠가 마주하게 될 문제로부터 도망치지도 않아. 하룻밤의 시간을 줘
세토스:
좋아. 소식 기다릴게, 사이노
세토스:
아 참, 할아버지가 키루스랑 하고 싶은 얘기가 많으시대. 그러니까 일단 데려갈게
타이나리:
정말로 협상할 생각이야?
사이노:
생각 좀 해볼게. 다들 저녁에 다시 만나자. 그전까지 자유롭게 다니도록 해
페이몬:
그래, 너도 너무 무리하지 마.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얘기해줘!

현자들의 현자
세토스가 일행을 오래된 침묵의 신전으로 데려갔다. 그곳에서 일행은 키루스가 혼자 사막에 간 이유, 그리고 사이노의 힘의 출처를 알게 된다. 이젠 침묵의 신전의 요구를 직면할 차례다
동료들과 상의하기
약속 시간이 되고, 일행은 다시 한 자리에 모였다…
사이노:
진지하게 고민해 봤어. 선생님 성격에 홀로 사막에 온 건 다시 돌아갈 생각이 없으시단 거겠지
사이노:
호불호가 분명하고 원하는 대로 하는 분이니, 도망치라고 설득하긴 힘들 거야
타이나리:
나도 동의해. 나피스 스승님도 키루스 씨가 고집이 세다고 말씀하셨어
사이노:
그래, 그리고 다른 것도 생각해 봤어
사이노:
침묵의 신전의 정보는 너희도 다 아니까 내가 더 보탤 건 없어
사이노:
난 이곳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 아마 「바Ba」의 영향이겠지. 어릴 땐 자주 머리가 아프고 열이 나곤 했어
사이노:
갑자기 어떤 격한 감정이 들기도 했고, 흐릿한 모습이 보이기도 했지. 하지만 다 단편적이고, 기억나는 건 없어
사이노:
그땐 어려서 머릿속에 어떤 강인한 의지가 있다고만 여겼어. 지금 생각해 보면 헤르마누비스도 모종의 방식으로 인간을 격려하고 있었나 봐
사이노:
어쩌면 그들은 정신까지 닿는 그 힘을 신앙 삼은 거겠지. 헤르마누비스의 의지와 힘은 확실히 존재해. 그러니까…
페이몬:
녀석의 요구를 받아들이려고? 다른 방법은 없어?
사이노:
아니, 돌려주려는 게 아니야. 일곱 기둥의 힘에 대한 자격이 녀석들에게 있을지 몰라도, 수메르를 지키기 위해 난 이 힘이 필요해
사이노:
——난 정정당당하게 승부해서, 이 힘을 다시 쟁취할 거야
타이나리:
참, 오기 전에 알하이탐이 말해줬어. 과거 침묵의 신전은 오래된 귀족 같은 조직이었대. 그리고 귀족이란 무릇 자기들만의 예절에 매여있기 마련이고
타이나리:
카베도 사막에서 일하다가 들었는데, 사막 부족은 대부분 자기들만의 규칙이 있고, 혈통과 부족의 규칙을 절대 어기지 못 한대
타이나리:
그러니까 우리도 나름의 제안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
페이몬:
와… 그렇게도 할 수 있구나
사이노:
나도 같은 생각이야
사이노:
우리가 먼저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면 상대를 설득할 수 있을지도 몰라
여행자:
좋은 생각인 것 같아
타이나리:
그래, 내가 의학을 좀 아니까 할아버지의 상황을 봐주겠다는 식으로 세토스한테 접근하자
세토스와 대화하기
사이노:
세토스, 얘기 좀 하자
세토스:
생각은 잘했어?
타이나리:
그 전에 바문의 상태를 좀 볼 수 있을까? 내가 의술을 조금 배웠거든
세토스:
얼마든지. 하지만 우리 중에도 의사가 있으니, 수작 부릴 생각은 않는 게 좋을 거야
타이나리:
난 그저 답이 필요할 뿐이야
세토스:
따라와
세토스:
깨지 않으시게 조심히 해
타이나리가 갖고 있던 검사 도구로 바문에게 기본적인 검사를 진행했다
타이나리:
……
타이나리:
밖에서 얘기하자
타이나리:
바문은 혼수상태에 빠졌고, 상황이 좋지 않아. 너희 의사도 분명 같은 진단을 내릴 거야
타이나리:
젊었을 때 크게 다치신 것 같아. 거기에 과로가 누적됐고, 나이도 드셔서…
타이나리:
정말 안타깝지만… 이런 상황은 많이 봐서 잘 알아. 저 상태로는 며칠 못 버티실 거야
세토스:
…그런 거라면 나도 알고 있어
사이노:
네가 바문의 후계자지? 넌 바문을 존경하지만 그와 생각은 달라. 넌 더 넓게 고려하고, 더 현실적이지
사이노:
조건을 말해. 바문이 아직 앞을 볼 수 있을 때 일을 마무리 짓자. 네가 신경 쓰고 있다는 걸 알아
페이몬:
맞아, 어떤 일은 절대 미루면 안 돼. 너도 알지?
세토스:
……
타이나리:
사실 너희 둘의 상황은 비슷해. 둘 다 자신을 키워준 사람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
페이몬:
다른 세대의 모순인데, 결정은 너희가 해야 하는 것도 닮았고…
세토스:
맞는 말이야. 이 일에 대해 양측의 입장이 달라지고 있지
세토스:
동의해, 사이노. 모든 게 헤르마누비스로 인해 시작됐으니, 그의 방식대로 끝내는 것도 좋겠지
세토스:
전설에 따르면 헤르마누비스는 툴레이툴라에 왔을 때 사람들과 결투를 했대. 두 동료와 함께 며칠간 싸우며 인심을 사고, 뜻을 함께할 사람을 많이 모았다지
세토스:
그리고 그 사람들은 훗날 침묵의 신전의 일원이 됐어. 그게 우리의 시작이자 우리의 의식——「결투 의례」야
사이노:
의미 있는 방법이네. 그렇게 하자
세토스:
너도 헤르마누비스의 힘을 갖고 있고, 침묵의 신전과 깊이 연관되어 있어. 그러니 네 동료와 함께 참가해도 좋아
타이나리:
삼 대 삼이구나, 좋아
세토스:
대신 조건이 있어. 너희는 도전자로서 반드시 연속으로 세 번 이겨야 해. 그리고 사이노, 너와 난 우리가 가진 「바Ba」를 걸고
세토스:
키루스가 「바Ba」를 가져가게 둔 건 할아버지가 연민 때문에 저지른 실수이자, 침묵의 신전이 반드시 넘어야 할 문제야. 절대 양보할 수 없어
사이노:
나도 같은 생각이야
사이노:
만약 내가 이기면, 침묵의 신전은 반드시 선생님을 놓아주고, 과거의 일은 없던 걸로 해줘
사이노:
네가 이기면 이 힘을 다시 돌려줄게
세토스:
좋아. 그럼 내일 저녁 8시, 의식의 강당에서 만나자
사이노와 대화하기
타이나리:
여기까지 온 이상 돌이킬 순 없겠네
사이노:
어쩔 수 없지. 선생님이 몰래 도망치신 그 순간부터 내게 다른 선택은 없었어
타이나리:
반드시 이겨야 해. 대풍기관으로서도 너 자신으로서도, 이 힘이 필요하니까
페이몬:
맞아. 그리고 너랑 오랫동안 함께한 만큼 이 힘도 분명 너를 인정했을 거야
사이노:
…대풍기관으로서도, 나 자신으로서도…
사이노:
그래, 나도 겨우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 힘을 제압한 거야.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페이몬:
맞아 맞아!
타이나리:
그래, 나랑 여행자도 절대 지지 않을 거야
사이노:
나도
사이노:
사막 문명은 아주 오래됐고, 여러 원인 때문에 우림과 간극이 생겼어. 데히야 말처럼 편견이 사람들을 갈라놓았지
사이노:
마음의 병은 모든 일의 근원이야. 난 바문이 신경 쓰는 게 이것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세토스도 나쁜 사람은 아니고. 자기만의 계획이 있겠지
사이노:
…모든 게 내일의 결과에 달렸어
의식의 강당으로 가기
두안르:
오늘, 가장 지혜로운 자 헤르마누비스 님의 권력과 권능의 증거 앞에서 우리는 다시금 결투 의례를 치를 것이오
두안르:
신성한 의식인 만큼, 참관인은 소란 피우지 말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엄숙히 관람하시길 바라오
두안르:
우선 수비 측, 침묵의 신전 대표
세토스:
오셨네요, 할아버지
바문:
…콜록… 세토스, 세월이 얼마나 흘렀는데 이 의식을 치르려는 게냐…
세토스:
제가 뭘 하고 있는지 알아요, 할아버지. 안심하고 지켜봐 주세요
두안르:
다음은 공격 측, 아카데미아 대표
사이노:
난 준비됐어. 오늘 우린 실력으로 발언권을 쟁취할 거야
두안르:
그럼 양측 선수들은 자리에 서서 출전 순서를 결정하시오
두안르: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갈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소. 오늘 이 결투는 헤르마누비스의 힘을 걸고 승부가 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오!
여행자:
내가 먼저 나갈게
페이몬:
뭐? 정말?
여행자:
응, 사기가 중요하니까
타이나리:
나도 동의해. 넌 엄청 강하니까 상대방의 기를 꺾어놓을 수 있을 거야
사이노:
그럼 네가 두 번째로 나가
타이나리:
응
사이노:
우린 결정했어
세토스:
우리도 마찬가지야. 시작하자
첫 번째 대결 준비하기
두안르:
첫 대결의 선수들은 앞으로 나오시오
여행자:
나에게 맡겨
두 번째 대결 준비하기
두안르:
첫 대결은 속전속결이었소. 이제 두 번째 대결의 선수들은 앞으로 나오시오
두안르:
준비가 됐다면 언제든 시작해도 좋소
타이나리:
시작하자
세 번째 대결 치르기
두안르:
두 번째 대결도 끝났소. 세 번째 대결의 선수들은 앞으로 나오시오
사이노:
난 준비됐어
세토스:
나 역시
두안르:
이제 본 의식의 마지막 대결이오. 양측에서 제시한 조건을 잘 기억해두길 바라오
두안르:
준비가 됐다면 언제든 시작해도 좋소
세토스:
……
세토스:
헤르마누비스의 힘에 걸맞는 사람은 나, 현 침묵의 신전 수장 바문의 손자, 세토스야
세토스:
침묵의 신전은 오랜 세월 헤르마누비스 님의 말씀대로 비밀을 굳건히 지켰고, 스스로를 지키고자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도 실험을 진행했어
세토스:
우리는 그분의 지식과 힘을 따르고, 그분의 영혼과 빛이 함께 내리길 기원하지
세토스:
그리고 이제 난, 그 힘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겠어!
사이노:
난 대풍기관 사이노, 현자 키루스의 학생이자 계승자다. 나는 나의 힘, 나의 선생님, 그리고 나의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우겠다
사이노:
너는 어떻지? 아직 못다 한 말이 있을 텐데. 이게 숭고한 결투라면 헤르마누비스 앞에서 네 진심을 드러내
세토스:
……
세토스:
(모두가… 이 전투의 결과를 기대하고 있어)
세토스:
할아버지는 현명한 지도자이자 피의 이름을 짊어진 수장이셔.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나에게 얼마나 많은 기대를 하시는지 알아
세토스:
하지만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신앙에 속박됐어. 난 우림에 나가 성안 사람들을 둘러봤지
세토스:
시대가 변했더군. 지금의 수메르인들은 더 자유롭고 행복해 보여. 난 높은 곳에 서서 발밑의 거리를 내려다봤어
세토스:
그리고 네 생각을 했어, 사이노. 너도 이 힘을 갖고 있지만, 나랑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잖아?
세토스:
헤르마누비스의 「바Ba」는 각각 권능과 영광… 그리고 풀리지 않은 비밀들을 상징하지
세토스:
난 우리가 가진 「바Ba」의 상징이 달라서 이런 차이가 생긴 게 아닌가 싶어. 아니면… 넌 이미 내가 얻지 못한 답을 찾은 걸지도 모르지
사이노:
난 전사인 동시에 나 자신이야
타이나리:
음…!
세토스:
……
세토스:
우린 헤르마누비스를 담는 용기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야. 그 이름은 우리의 삶을 바꿨어
세토스:
너라면 분명 내 질문에 답해줄 수 있을 거야. 이 힘과 신앙 말고 내가 뭘 해낼 수 있을지!
세토스:
와라!
movie
헤르마누비스가 지켜보는 가운데 사이노와 세토스가 공정하지만 치열한 결투를 벌였고 결국은 사이노가 승리한다
약속대로 세토스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바」를 사이노에게 넘긴다. 사이노가 바를 건네받는 순간, 그의 몸에서 깜짝 놀랄 만한 광채가 뿜어져 나온다
꺼져가는 촛불처럼 서서히 사그라들던 바문은 그 광경을 보고 마치 기적을 목격한 것처럼 격하게 반응한다. 그는 오래된 기억을 떠올린다. 헤르마누비스와 고대의 사막, 그리고 침묵의 신전과 관련된 일들…
페이몬:
사이노! 괜찮아?
사이노:
……
세토스:
……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사건이 일단락되었다. 일행은 오래된 땅과 작별을 고하고 아카데미아로 돌아간다…
대전으로 가기
세토스:
…할아버지
일행은 세토스, 그리고 침묵의 신전 사람들과 함께 바문을 떠나보낸다
관이 잠시 대전에 놓였다. 관을 둘러싼 사람들의 분위기가 무겁다
세토스:
……
페이몬:
세토스… 너무 슬퍼하지 마
세토스:
응. 그냥 그리워하는 것뿐이야
여행자:
부디 편히 잠드시길…
타이나리:
너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잖아
세토스:
맞아. 할아버지는 예전부터 건강이 안 좋으셨어. 오늘까지 겨우 버티신 거지
세토스:
…할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일을 마무리 지어서 다행이야
페이몬: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야?
세토스:
할아버지가 남긴 뜻대로, 침묵의 신전은 헤르마누비스의 힘을 가장 많이 가진 자가 이끌게 될 거야. 사이노, 이제 네가 새 수장이야
사이노:
안 된다는 걸 너도 알잖아. 난 대풍기관이야, 반드시 수메르 아카데미아에 남아야 해
사이노:
물론 이런 일은 예상했어. 난 이곳의 환경, 사람, 그리고 책에 대해 아는 게 적어서 지도자에 적합하지 않아
사이노:
세토스, 제일 적합한 계승자는 너야
사이노:
우리가 결투를 벌이지 않았다면, 혹은 네가 다른 준비도 했다면… 「바Ba」는 지금쯤 네 손에 있었을 거야. 바문도 분명 그렇게 생각했을 거고
세토스:
넌 할아버지를 그렇게 생각해?
사이노:
응
타이나리:
하지만 바문은 너희의 행동에 크게 놀라지 않은 것 같았어. 어쩌면 이런 결과를 진작에 예측했을지도 모르지
사이노:
아무튼, 「바Ba」는 지금 나한테 있으니까 내가 결정해도 되지?
사이노:
세토스, 네가 바문을 이어 새 수장이 됐으면 좋겠어. 네가 나보다 더 잘 해낼 거야. 그냥 내 부탁이라고 생각해
세토스:
그럼 전에 있었던 일은 의미가 없어지잖아
사이노:
아니야. 우린 이제 적이 아니라 친구잖아. 아카데미아와 침묵의 신전이 다시금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뜻이지
사이노:
이건 아주 큰 의미야, 세토스. 모든 게 좋아지고 있다고 믿도록 해
세토스:
…그래. 이게 최선의 결과겠지
사이노:
사실 나는 바문이 처음부터 우리가 「바Ba」를 걸고 승부하도록 압박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사이노:
그럼 「바Ba」를 다시 가져오든 내어주든, 헤르마누비스의 힘이 한 사람에게 모일 테니까
사이노:
네가 이기면 침묵의 신전은 두 배의 힘을 얻었겠지
사이노:
내가 이기더라도 침묵의 신전의 수장이 돼서 폭력으로 너희를 집어삼키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을 거야
사이노:
바문은 신의 지도 외에 아카데미아의 도움도 필요하다고 여겼어. 그래서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고, 후계자는 부담이 줄어든 침묵의 신전을 이어받게 한 거야
사이노:
후계자가 누구든 아카데미아와의 교섭은 쉬워질 테니까. 편지 하나로 선생님을 유인하면… 뒷일이 어찌 되든 이득이라 여겼겠지
세토스:
…대풍기관은 그런 사소한 일까진 신경 안 쓰는 줄 알았는데
세토스:
네 말대로야. 전부 나랑 할아버지가 고려했던 부분이지. 우린 반드시 아카데미아와 관계를 회복해야 했고, 그 의식을 어느 정도 이용했어
세토스:
그리고 고마워, 사이노. 보답으로 너랑 작은 쿠사나리 화신이 인정한 사람은 침묵의 신전에서 더 많은 지식을 누릴 영광을 주도록 할게
세토스:
침묵의 신전은 현재 세상에서 적왕 문명과 연관된 정보가 가장 많은 조직이야. 필요할 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힘이 있지
세토스:
하지만 반드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할 거야. 인간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말이야
세토스:
참, 타이나리. 할아버지가 널 보고 엄청 반가워하셨어. 넌 바루카수나의 후예고, 우리는 헤르마누비스의 의지를 계승한 사람이니까
세토스:
헤르마누비스의 이야기에서 그는 적왕이 타이나르인 중에서 고른 현자야. 숭고한 몸으로 신의 권속이 되었지
세토스:
이후 그와 타이나르인 친구들은 숭고한 목표를 위해 함께 싸웠어. 침묵의 신전을 세울 때부터 툴레이툴라가 멸망할 때까지 늘 함께였지
세토스:
툴레이툴라를 떠난 타이나르인들은 일반인과 함께 우림으로 향했어. 몇백 년 뒤 일부는 사막으로 돌아왔지만, 꽤 많은 타이나르인이 남아서 씨를 뿌렸어
세토스:
그 사람들이 어쩌면 네 조상일지도 모르지
타이나리:
그랬구나. 아버지가 내 이름을 「타이나르인」에서 따왔다고 하셨었는데… 나도 침묵의 신전과 연이 있을 줄은 몰랐네
사이노:
정말 훌륭한 이야기야
페이몬:
참, 너희 키루스는 봤어?
세토스:
키루스는… 아마 할아버지의 침실에 있을 거야. 할아버지가 그리운데, 우리 앞에서 티 내기는 또 싫은 모양이야
타이나리:
만약 모든 게 너랑 바문의 계획이었다면, 사실 키루스 씨한테 큰 원한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네
세토스:
휴, 누가 알겠어? 어쩌면 키루스도 너희도 그리고 나도, 궤도를 바로잡으려던 할아버지의 도구였을지 모르지. 참 나쁜 사람이라니까
사이노:
역사의 갈림길에서 누군가는 결정을 내려야 하니까
사이노:
이 일들을 작은 쿠사나리 화신에게 자세하게 보고하고, 너와 만날 아카데미아 대표를 사막으로 보낼게
사이노:
일이 다 정리되면 우림으로 와서 며칠 묵고 가. 그래야 모두와 연이 생길 테니까
사이노:
협력할 거라면 서로를 더 알아가야지
세토스:
그럴게
세토스:
그럼… 다음에 또 만나자
페이몬:
다음에 봐! 우리 만나러 꼭 와야 해!
여행자:
모든 게 다 잘 되길 바라, 세토스
아카데미아로 돌아가기
나피스:
나이도 지긋한 녀석이 그런 위험한 짓을 하면 어떡해! 잘못되면 어쩌려고! 뒷수습은 누가 해!
키루스:
아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별수 없었잖아!
나피스:
별수 없다니, 평생을 학자로 살아온 녀석이 할 말이야? 흰머리가 수북한 놈이 아직도 영웅 놀이나 하는 스무 살인 줄 알아?
나피스:
목숨 걸고 사막까지 가다니, 대체 뭔 생각인 거야? 바문이 널 사지로 몰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키루스:
그만 좀 해, 이 늙은이야. 너 대체 누구 편이냐? 네 동창이자 동료는 나거든?
나피스:
후… 더 할 말도 없다. 내 눈에 너는 툭 치면 쓰러질 것 같은 늙다리라고
키루스:
뭐야? 난 노년 영웅이라고! 온몸으로 수메르 풍기관의 힘을 지켜냈단 말이야!
키루스:
…하지만 뭐, 에잉, 그래, 이번엔 내가 졌다. 돌아가면 한 달 동안 일해주면 되잖아? 그렇잖아?
나피스:
한 달? 세 달은 해야지!
페이몬:
타이나리의 스승이 키루스를 신나게 혼내는 모양이야…. 우리 저쪽으론 가지 말자…
여행자:
어른들 싸움에 애들은 끼는 거 아니랬어…
사이노:
선생님이 자초하신 거니까 신경 쓰지 마
타이나리:
와, 저렇게 생기 넘치는 스승님은 오랜만인걸
타이나리:
신나게 혼내시는 건 내가 학교 다닐 때 이후로 처음인데…
사이노:
모두에게 사건이 해결됐다고 소식을 전하고 싶은데, 같이 갈래?
사이노:
끝나고 나면 같이 밥 먹자, 내가 살게. 어때?
타이나리:
좋아, 나도 갈게
페이몬:
나도 갈래! 가자!
사이노 따라가기
사이노:
아, 저기 있다. 콜레이, 여기야!
콜레이:
앗, 다들!
파루잔:
오? 마침 잘 왔네, 대체 무슨 일인지 묻고 싶었다고! 사막까지 가서 엄청난 위기를 맞이했다며?
사이노:
다 잘 해결했어
파루잔: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너, 그리고 너! 아 그리고 너희 둘도! 왜 이렇게 부주의해?
파루잔:
무슨 일이 생기면 도움을 요청해야지. 그럼 선배인 내가 얼마나 잘 도와줬겠어! 게다가 사막은 내 전문이라고
타이나리:
지금은 파루잔 선배한테 말대답하지 말자
사이노:
나도 동의해
페이몬:
응!
파루잔:
전에도 얘기했잖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할 줄도 알아야 된다고! 안 그래? 아니…
사이노:
(콜레이, 네 힘이 필요해, 빨리 도와줘!)
콜레이:
(앗! 나한테 보내는 신호잖아! 그럼… 그럼 역시 필살기를…)
콜레이:
저… 저기, 파루잔 선배, 일단 화 좀 가라앉히시고요. 저번에 저 아카데미아 구경시켜 주신다고… 하셨잖아요?
파루잔:
응?
파루잔:
어머? 잠깐만, 진짜야? 콜레이, 기억하고 있었구나! 잘 됐다. 그럼 이 선배가 수업을 들었던 곳을 구경시켜줄게~
페이몬:
파루잔이 콜레이를 끌고 갔어…. 자기가 무슨 아카데미아 가이드냐구…
타이나리:
콜레이! 컵!
콜레이:
네? 에? …앗, 네!
파루잔:
응? 컵이 무슨 뜻이야?
콜레이:
별거 아니에요. 그냥 잊지 말고 물 많이 챙겨 마시라는 뜻이죠, 아하하…
사이노:
컵은 커피숍으로 모이라는 뜻이야. 학창 시절에 나랑 타이나리도 썼던 암호지. 일종의 전통이랄까
페이몬:
아, 그런 거였구나!
사이노:
응
사이노:
이제 두 녀석 남았네. 부르러 가자
사이노 따라가기
사이노:
나 헛것이 보이는 것 같아. 설마 열심히 공부하는 거야?
카베:
다 본 책들 정리하는 거거든! 젠장, 뭐가 이렇게 많아!
알하이탐:
서두를 것 없어. 어차피 보는 사람도 없는 책이니까
타이나리:
이번 일은 정말 고마웠어
사이노:
맞아, 너희 덕분에 사건이 잘 해결됐어. 결과도 생각보다 좋았고
사이노가 이번에 일어난 일을 알하이탐과 카베에게 상세히 들려 준다
알하이탐:
그랬군. 그런 특별한 자기방어 수단이 있으니 침묵의 신전이 오랫동안 숨어있을 수 있던 거였어
카베:
게다가 그렇게 많은 문헌을 보존하고 있었다니… 직접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사이노:
언젠가는 가능할 거야. 어찌 됐든 침묵의 신전의 의미는 아주 커
사이노:
이번 일의 답례로 내가 커피 한 잔씩 살게
알하이탐:
아주 흥미로운 제안이군
카베:
좋긴 좋은데, 요 며칠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셔서 말이지…. 난 다른 거 마실게
사이노:
그래, 가자
커피숍으로 가기
페이몬:
…그래가지고, 얘가 갑자기 확 달려들어서 상대한테 푹!
페이몬:
그리고 타이나리도 엄청 잘 싸웠어! 그래서 우리가 연속으로 세 번이나 이겼지!
콜레이:
우와… 그때 모습이 궁금하다고 해야 할지, 모두가 걱정된다고 할지…
알하이탐:
이야기를 잘하는군. 대충 얘기하면서도 모두를 집중하게 만들다니
페이몬:
무슨 소리야, 내가 말했잖아? 이렇게 달려들어서 요렇게 푹! 그리고 뒤돌아서 쾅!
카베:
세 번 연속 이겼는데도 수장 자리를 양보하다니, 매너가 넘치네
사이노:
당연하지. 강자는 강자의 품격을 보여야 하니까
타이나리:
이번엔 나도 강자였어. 사막에서 싸운 적은 별로 없는데, 꽤나 특별한 경험이었지
여행자:
전투 장소도 엄청 격식 있었어
페이몬:
맞아 맞아, 분위기가 장난 아니었다니까! 들어봐, 그게 말이지…
사이노:
페이몬, 말만 하지 말고 봐, 디저트가 왔어
다들 대풍기관이 대접하는 커피를 마시며 카페에서 한참이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침묵의 신전이 일으킨 파란은 잠잠해져 갔다
알하이탐: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
카베:
집에 가기 전에 지혜궁에서 책부터 마저 정리해야 하지 않아?
알하이탐:
맞는 말이야. 그럼 다음에 보자고
카베:
먼저 갈게, 다음에 보자. 다들 푹 쉬어
콜레이:
전 30인단 쪽에 감사 인사도 전해야 하고, 나피스 님도 아카데미아의 작업 절차를 알려 주신다고 해서 이만 가볼게요
사이노:
콜레이는 사람들이랑 지내는 게 훨씬 자연스러워졌네
페이몬:
다들 천천히 성장하고 있으니까
사이노:
그래
사이노와 대화하기
페이몬:
후아——! 이제야 겨우 모든 게 끝난 것 같아
페이몬:
바쁜 일을 끝내면 맛있는 것도 먹고, 쉬면서 수다도 떠는 게 인생이지. 사이노가 사준 디저트 정말 맛있었어. 다음에 또 오고 싶어!
여행자:
그럼 다음에 또 오자
사이노:
여행자, 페이몬, 타이나리, 혹시 이 다음에 무슨 일정 있어?
사이노:
없으면 나랑 같이 어디 좀 가줄 수 있을까?
여행자:
좋지, 어딘데?
사이노:
비밀이야. 서프라이즈거든
타이나리:
대충 짐작이 가는데… 서프라이즈 맞네
페이몬:
이러면 더 궁금해지잖아. 빨리 가자, 빨리!
사이노가 말한 장소로 가기
타이나리:
진짜 오랜만에 온다
페이몬:
이런 곳이 있구나, 엄청 높다…
타이나리:
도와줄까?
타이나리:
하하, 그래
사이노:
여기 괜찮지?
페이몬:
응! 완전 높아, 경치도 좋고
사이노:
여행자
여행자:
왜 그래?
사이노:
뒤에 봐봐
여행자:
…예쁘다
사이노:
여긴 내 비밀기지야. 친구들만 데려오는 곳이지
사이노:
학창 시절에 자주 와서 멍때리곤 했어. 그땐 어려서 지금처럼 친구가 많지 않았지
사이노:
예전의 나도 세토스랑 같은 의문을 가졌어. 나는 누굴까? 왜 이런 힘을 가졌고, 무엇을 위해 싸우는 걸까?
사이노:
힘은 우리가 사람들 속에서 자리를 찾도록 도와줘. 난 그랬고, 세토스도 그럴 거야
타이나리:
너흰 정말 형제 같아
사이노:
나도 그렇게 생각해
사이노:
당연하지. 겸손하지 않아야 할 때는 겸손 안 떨어
타이나리:
예전엔 여기에 와서 수다도 떨고 숙제도 했었어. 사이노가 실수로 과일을 떨어뜨리기도 했지. 다행히 재빨리 낚아챘지만 말이야
사이노:
한 번뿐이었고, 지금은 못 그래. 이제 더 이상 놓치지 않거든
타이나리:
그립다, 학생 시절이 벌써 까마득하네
페이몬:
사이노가 이런 걸 하는 게 상상이 안 돼야 정상인데, 왠지 모르게 상상이 돼…
사이노:
상상하지 마
사이노:
응? 저건…
사이노:
…선생님이네
사이노:
얘기 나누고 있어, 잠깐 다녀올게
타이나리:
그래
페이몬:
응? 야! 그냥 뛰어내리는 거야? 조심하라구!
키루스와 대화하기
키루스:
세상에, 이건 뭐 바보도 아니고…
사이노:
선생님, 혼자 무슨 말씀을 하고 계세요?
키루스:
사이노! 마침 잘 왔다. 내가 예전 노트에서 이런 걸 찾았지 뭐냐?
키루스가 누렇게 바래버린 오래된 사진 몇 장을 꺼냈다. 그 사진에는 아카데미아에서 사이노와 함께 보냈던 시절이 기록되어 있다…
사이노:
옛날 사진이네요?
키루스:
현자의 사무실에 쌓여있던 잡동사니에서 찾아냈어. 챙기는 걸 줄곧 깜빡했던 게지
키루스:
아까 나피스 돕는 일을 상의하러 아카데미아에 갔다가 사무실에서 발견한 거란다
키루스:
세월 참 빠르기도 하지. 사진 속 너는 고작 요만한 꼬맹이였는데 말이야
사이노:
사진 속 선생님도 젊어 보이세요
사이노:
아, 이 사진! 기억나요, 리사 선배가 찍은 거죠?
키루스:
확실하네. 이렇게 무자비한 각도로 못생기게 찍는 건 리사밖에 없지…
사이노:
그리고 이것도요. 저희가 같이 졸고 있는 사진이네요
키루스:
이 녀석이, 우리 몰래 찍은 거구만
사이노:
선생님, 저한테 하실 말씀 없으세요?
키루스:
뭔 말을 해, 사진 잘 나왔다고?
키루스:
……
키루스:
…에휴, 막상 이런 순간이 오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키루스:
…난 좋은 사람이 아니야. 바문이 날 미워하는 건 당연하지. 네가 날 미워해도 당연하고
사이노: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세요, 선생님
키루스:
에잉, 그 말이 듣고 싶어서 그러는 거 아니냐!
키루스:
사막을 떠난 후로 그곳 꿈을 여러 번 꿨단다. 때론 연구하는 꿈이었고, 때론 그들이 나를 구해주는 꿈이었지
키루스:
정말…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어. 우린 항상 서로에게 많은 걸 배웠거든
키루스:
그동안 너도 참 많이 컸구나, 사이노
사이노:
제 은사이신데, 쓸데없는 말씀이 너무 많다고 할 수도 없고… 그냥 아무 대답도 안 할게요
키루스:
말만 그렇게 하고 결국 다 말했잖냐!
키루스:
에잉 정말이지, 노인네나 괴롭히는 녀석이 뭔 놈의 영웅이라고
키루스:
가만가만, 여기 사진이 하나 더 있구만…
사이노:
이것도 선배가 찍은 거네요. 대체 얼마나 찍은 거지?
키루스:
역시 어릴 때가 더 귀엽구만. 말도 더 잘 듣고 말이야
사이노:
선생님도 예전이 더 좋아 보이세요
키루스:
하여간 개그도 그렇고 말대꾸도 그렇고, 못 당하겠다, 이 녀석아
사이노:
그런 말씀 마세요. 전 선생님을 늘 존경하니까요
키루스:
흥, 그래야지
키루스:
…그 뭐냐, 다음에 같이 리사하고 모여볼 테냐?
사이노:
좋죠, 시간 날 때 같이 몬드로 가요
키루스:
좋군, 일정에 적어두마. 다음 주에 바로 출발이다
키루스:
아니지! 다음 주는 토마토 대회야. 자하 하디랑 결판을 내야 돼!
사이노:
다른 취미도 좀 찾아보세요,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