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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얼룩고양이의 장 제1막

잊힌 괴도


다시 나타난 괴도
폰타인성이 평소보다 더 북적거리는 듯하다. 한번 돌아다녀 볼까?
샤를로트와 대화하기
샤를로트:
그렇군요… 이게 정말 「괴도 위즐」이 보낸 예고장이라는 거죠?
애버그네일:
그렇다니까! 괴도 위즐은 절대 평범한 길을 걷지 않아. 10년 전에 죽은 건 분명 대역에 불과하다고
애버그네일:
괴도 위즐이 다시 나타났으니 놈을 쫓던 경비대도 골머리 좀 썩겠네. 뭐, 당분간 심심할 겨를은 없겠어
샤를로트:
동감이에요. 분명 특종거리가 쏟아질 거라구요!
샤를로트: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해요. 그럼 다음은 누구에게 가볼까나…. 어?! 너희도 여기 있었구나?
샤를로트:
잘됐다! 마침 인터뷰 중이었거든. 너흰 최근 괴도 위즐이 보내온 예고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페이몬:
그게 무슨 소리야? 처음 듣는 얘긴데?
샤를로트:
응? 아아… 미안. 십몇 년 전 일이니까 너희가 모를 만도 해
샤를로트:
그럼 이 전문가께서 차근차근 설명해 줄게! 크흠, 어떻게 된 일이냐면——
샤를로트:
십몇 년 전에 자칭 「위즐」이라는 도둑이 폰타인성에서 활동했는데, 아무도 그의 정체를 모르고, 경찰조차 실마리를 못 잡았다고 해
페이몬:
대단하다! 꼭 소설 속에서 밤에만 등장하는 신비한 대도 같아!
샤를로트:
맞아. 하지만 괴도 위즐도 처음부터 유명했던 건 아냐. 그는 다른 사람이 소중히 여기는 물건을 훔쳤는데, 그게 누구든 가리지 않았대
샤를로트:
부유한 거상이 금고에 숨긴 비싼 목걸이든 평범한 가정의 아이가 생일 선물로 받은 인형이든 전부 훔쳐 갔다는 거야
여행자:
이상한 사람이네
샤를로트:
그치? 소설 속 괴도는 보통 의적이기 마련인데, 이 도둑은 대상을 가리지 않았거든. 그래서 악명이 높았어. 다들 그가 얼른 잡히길 바랐고
페이몬:
그래서, 결국 잡혔어?
샤를로트:
음… 「잡혔다」고 하긴 어렵지? 10년 전의 그 사고가 아니었다면, 괴도 위즐은 여전히 법망 밖에서 날뛰었을 테니까
샤를로트:
10년 전, 세자르라는 마술사가 공중 탈출 마술을 펼치다가 추락해 사망한 사고가 있었어
샤를로트:
그런데 경찰이 그의 집에서 유품을 정리하다 대량의 장물과 범행 도구를 발견한 거야…. 그렇게 괴도 위즐의 정체가 밝혀졌지
샤를로트:
실제로 세자르가 사망한 후 절도 사건이 줄었는데, 10년이 지난 오늘, 괴도 위즐이 갑자기 예고장을 보내온 거야. 그것도 오페라 하우스 정문에 떡하니!
샤를로트:
그래서 아침에 난 인파를 뚫고 제일 먼저 사진을 찍어 왔지. 자, 이거야
샤를로트가 사진 한 장을 건네준다
페이몬:
이게 그 예고장이야? 어디 보자… 뭐라고 적혀 있나…
페이몬:
「3일 후 저녁, 오페라 하우스에서 당신의 가장 소중한 물건을 가져가겠다. 10년 전에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샤를로트:
그야말로 전형적인 범죄 예고장이지! 수년간 잠잠했던 괴도 위즐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거라고!
샤를로트:
역시 그때 그 사건은 간단한 게 아니었어. 괴도 위즐의 재등장이라니, 과연 목적이 뭘까? 반드시 진상을 파헤치고 말겠어!
페이몬:
다른 사람의 소중한 물건을 훔치는 괴도라… 설마, 우리도 노리는 건 아니겠지?
페이몬:
아, 안 돼! 그렇게 내버려 둘까 보냐! 지금 당장 가방에 든 간식을 전부 먹어치워야겠어!
샤를로트:
흐음, 일단 보다시피 괴도 위즐의 재등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불안에 떨게 됐고…
샤를로트:
예고장 사진, 길거리 인터뷰 기록… 이것들을 합하면 새로운 기사의 윤곽은 잡힌 건데, 아직 뭔가가 모자라단 말이지…
샤를로트:
그래, 「독점 정보」가 부족해!
샤를로트:
다음은 누굴 인터뷰하지? 「괴도」와 관계있는 사람 어디 없으려나…. 응? 저기 저건——
페이몬:
어? 리니잖아?
여행자:
마술 공연 중인가 봐
샤를로트:
마술… 마술사… 세자르… 괴도 위즐! 그래, 리니를 인터뷰해야겠어!
샤를로트:
10년 전에 괴도 위즐로 밝혀진 사람도 마술사 세자르였잖아? 괴도와 마술사 모두 신비로운 존재니까, 둘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지도 몰라!
페이몬:
이봐, 너무 막연한 추리 아니야?
샤를로트:
아니, 왠지 특종의 냄새가 나! 지금 당장 출발하자!
리니 인터뷰하기
데이비드:
오, 마술사 형아, 방금 제가 어떤 카드를 골랐는지 어떻게 알았어요?
리니:
간단해. 쉿… 이건 비밀인데, 사실 마술사는 「독심술」을 할 줄 알아서 마음속 비밀을 전부 꿰뚫어 볼 수 있거든
데이비드:
거짓말! 그럼 제가 지금 무슨 생각 하는지 맞혀 봐요
리니:
긴장 풀어. 마음의 문이 꼭 닫혀 있는 걸 보니, 「절대로 들켜선 안 돼」라고 말하는 것 같은걸…
데이비드:
앗…!
리니:
지금은 조금 당황했구나? 어떻게든 머리를 비우고 아무 생각도 안 하려고 애쓰고 있어. 하지만 비밀은 숨기려 할수록 오히려 드러나는 법이야
리니:
흐음, 가족 몰래 나왔구나? 놀러 나오려고 거짓말을 하다니, 나쁜 버릇이야
데이비드:
그런 것까지 보여요? 굉장하다!
리니:
물론이지. 자, 마술은 여기까지! 이제 슬슬 돌아가 봐. 걱정하고 있을 가족들한테 꼭 사과하고. 알았지?
데이비드:
네, 알겠어요…. 그럼 마술사 형아, 안녕!
페이몬:
저기, 리니…
리니:
오, 또 만났네. 날 찾아온 거야? 무슨 일 있어?
페이몬:
「독심술」 할 줄 안다며? 네가 맞혀 봐!
리니:
민망하게 하기는. 설마 그걸 진짜로 믿은 거야? 나한테 그런 대단한 능력은 없어
샤를로트:
하지만 리니가 그 아이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는 걸 분명히 봤는걸!
리니:
그건 그냥 일종의 트릭이야. 미세한 표정 변화를 보고 판단했을 뿐이라고…
리니:
마술이 끝난 후에 그 꼬마만 곁에 가족이 없고, 시선도 은근히 피하길래 어렵지 않게 속마음을 알아챌 수 있었지
리니:
그리고 너희가 온 건… 글쎄? 설마 괴도 위즐의 일은 아닐 테고, 그렇지?
페이몬:
어떻게 알았어?! 그것도 「트릭」이야?
리니:
아, 맞았어? 하하… 그런 거 아냐. 지금은 그냥 운 좋게 맞힌 거지
리니:
오늘 아침에 예고장 이야기로 동네가 떠들썩했으니까, 너희도 그 이야길 들었나 했거든
샤를로트:
맞아. 난 이번에 괴도 위즐의 최신 정보를 담은 칼럼을 게재할 생각이야!
샤를로트:
리니, 괴도 위즐이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리니:
글쎄… 솔직히 말하면 난 화가 나
페이몬:
화난다고? 왜?
리니:
너희도 그 예고장 봤지? 3일 후 저녁 오페라 하우스에서 범행을 한다고 예고했잖아. 그런데 그날은 마침 내 마술 공연이 있는 날이거든
페이몬:
이런 우연이?
페이몬:
잠깐, 설마 괴도 위즐의 타깃이… 바로 너?
리니:
정말 그렇다면 그 예고장은 나를 향한 도발인 셈이지
리니:
나를 겨냥한 게 아니래도 골치 아픈 건 매한가지고 말이야
리니:
다들 악명 높은 괴도 위즐을 피하려고 들 테니, 예고장에 관한 소문이 퍼지면 내 공연을 보러 올 사람은 많지 않을 거야
리니:
내가 이 공연에 공을 얼마나 들였는데, 괴도 위즐이 훼방 놓도록 두고 볼 수는 없지. 그래서… 난 공연 전까지 괴도 위즐의 정체를 밝혀낼 생각이야
샤를로트:
세상에! 그렇다는 건… 마술사와 괴도의 승부를 볼 수 있다는 얘긴가? 이건 엄청난 특종이 되겠어!
리니: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어. 10년 전의 괴도 위즐은 종잡을 수 없는 수법을 쓰는 유명한 도둑이었다고 하니까
샤를로트:
겸손하긴. 리니가 평소에 쓰는 마술 「트릭」이 훨씬 더 신기한걸!
리니:
칭찬은 고맙지만, 그 비교는 적절하지 않아
리니:
사람들은 마술사와 괴도 모두 무언가를 감쪽같이 사라지게 한다는 이유로 동일 선상에 놓곤 하는데, 사실 전혀 달라
리니:
간단한 마술로 예를 들어볼게. 자, 이건 조금 전에 딴 꽃이야. 눈 떼지 말고 잘 봐. 셋, 둘, 하나…
갑자기 리니의 손에 있던 꽃이 눈앞에서 사라진다
페이몬:
사라졌어!
여행자:
꽃이 어디로 갔지?
리니:
그러게, 어디로 갔을까?
리니:
——봐, 이게 바로 마술사와 괴도의 다른 점이야. 괴도는 소중한 것을 사라지게만 하지만, 마술사는 다시 나타나게도 할 수 있지
리니:
이제 다들 자기 옷을 확인해 봐. 「서프라이즈」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페이몬:
서, 서프라이즈? 어디 보자…
여행자:
!!!
리니에 손에 있던 꽃이 여행자의 가슴에 나타난다
페이몬:
꽃이다!! 대체 어떻게 한 거야? 넌 분명 거기서 전혀 움직이지 않았는데——
샤를로트:
정말 멋진 마술이야! 방금의 칭찬에 대해선 사과할게, 리니. 마술과 도둑질은 결코 한데 묶여서는 안 돼
리니:
괜찮아, 신경 안 써. 그냥 이번 기회에 마술사에 대한 모두의 편견을 고쳐주고 싶었을 뿐이야
리니:
세자르가 세상을 떠난 후로, 사람들이 마술사와 괴도를 연관 짓는 일이 많아서 고민이었거든
샤를로트:
그렇구나. 근데 방금 전 마술에 대해서 말인데. 리니, 너 혹시 「꽃말」에 대해 알아?
샤를로트:
다른 마술사들은 꽃에 관한 마술을 펼칠 때 보통 「무지개 장미」를 사용하더라고. 무지개 장미는 「열정」과 「아름다운 만남」을 상징하니까
샤를로트:
그런데 넌 「등방울꽃」을 사용했어. 내 기억상 등방울꽃은 「이별」을 상징하는데, 혹시 이 꽃을 사용하는 특별한 의미라도 있어?
리니:
역시 유명 기자답게 날카롭네. 나는 꽃말에 대해서는 잘 몰라. 등방울꽃을 사용하는 건 그냥 습관일 뿐이야
리니:
나중에 《폰타인 꽃말 백과》를 사서 공부해 볼게. 지금은 괴도 위즐 조사에 착수해야 해서 시간이 없네
샤를로트:
알겠어, 그럼 인터뷰는 여기까지! 소문 속 괴도와의 멋진 승부 기대할게!
샤를로트:
뭐라도 진척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 줘. 나도 3일 후 리니의 마술쇼에 가려고 하는데, 그 전에 괴도 위즐이 무사히 붙잡혔으면 좋겠다
샤를로트:
그럼 난 먼저 가볼게! 방금 전 인터뷰로 특종에 쓸 자료가 충분해졌거든.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으니 최대한 빨리 보도해야지. 그럼 다들 또 봐!
페이몬:
리니, 그래서 아까 그 마술은 대체 어떻게 한 거야?
리니:
그건… 비~밀
페이몬:
으으… 마술에 비밀이 중요하다는 건 알지만, 영문을 모르니까 너무 답답해…
페이몬:
여행자, 너도 그렇지?
리니:
어째 괴도 위즐의 일을 네가 더 신경 쓰는 것 같다?
리니:
그럼 내 「임시 마술 조수」로서 같이 조사하지 않을래?
페이몬:
「임시 마술 조수」? 그거 괜찮은데? 우리도 마술사가 된 것 같잖아
페이몬:
게다가 녀석에게서 마술의 비밀을 밝혀낼 기회일지도 몰라. 어때?
리니:
좋아, 믿어줘서 고마워
리니:
지금 제일 중요한 건 세자르의 정체를 밝히는 거야. 그가 정말 괴도 위즐이었다면, 괴도 위즐은 이미 죽었으니 이번 예고장은 모방범의 짓에 불과하겠지
리니:
하지만 그가 괴도 위즐이 아니었다면… 흥미로워지겠어. 진짜 괴도 위즐은 산 채로 10년이나 폰타인 어딘가에 숨어 있었다는 뜻이니까 말이야
리니:
세자르를 조사하려면 약혼자 젬마부터 알아보는 게 좋겠어. 젬마가 묘지에 자주 간다는 소문을 듣고 리넷에게 미리 가서 기다리라고 해뒀지
리니:
슬슬 시간이 된 것 같으니, 묘지로 가서 리넷과 합류하자
리넷과 대화하기
리넷:
…늦었네
리니:
미안, 여행자와(과) 샤를로트를 만나서 잠시 이야기를 나눴거든
페이몬:
리넷, 오랜만이야!
페이몬:
우린 리니의 임시 조수로서 괴도 위즐의 조사를 도와주러 왔어
리넷:
고마워, 너흰 정말 착하네
리니:
젬마는 만났어?
리넷:
여기서 계속 기다렸는데 아무도 안 왔어
리니:
이상하네. 정보가 잘못됐나?
리니:
가만히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되겠어. 여행자, 페이몬, 주변을 수소문해 보자
주변에서 정보 수집하기
리니:
실례합니다. 혹시 젬마에 대해 아시나요?
발타사르:
젬마? 세자르의 약혼녀 젬마 말이야? 젬마는 왜?
리니:
그분한테 물어볼 게 있어서요. 묘지에 자주 찾아온다던데 맞나요?
발타사르:
맞아. 아휴… 젬마는 유명한 사랑꾼 아가씨지
발타사르:
세자르가 세상을 떠난 후 매주 찾아와 묘를 돌보고 있거든. 어쩔 땐 묘비 앞에 멍하니 앉아있다가, 또 가끔은 허공에 대고 혼잣말을 중얼거리기도 해
발타사르:
한번은 내가 뭐 하냐고 물었더니… 세자르와 다시 이야기하고 싶어서 그러는 거라고 하더라
발타사르:
땅속에서 영면에 든 약혼자가 더 이상 자기 목소리를 듣지 못해도, 이곳에 더 머무르며 근황을 전하고 싶다는 거야
페이몬:
세자르가 죽은 후로면… 벌써 10년이 다 됐잖아? 정말 대단한 사랑이네
발타사르:
정체가 밝혀진 후 세자르의 명성은 곤두박질쳤어. 아무도 그를 추모하러 오지 않았지. 오직 젬마만 빼고 말이야
발타사르:
저승에서 이 사실을 안다면 그래도 세자르는 기뻐하려나
발타사르:
솔직히 가끔은 젬마가 이해되지 않을 때도 있어. 약혼자가 비열한 괴도라는 게 밝혀졌는데도 이렇게 지극정성이라니
발타사르:
그나저나 확실히 오늘은 좀 늦네. 평소 같으면 이미 무덤 앞에 앉아있을 시간인데, 무슨 일이라도 있나?
발타사르:
미안하지만 이 이상은 나도 잘 몰라. 다른 사람에게도 한번 물어봐
리니:
네,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그럼 저흰 다른 사람에게 가볼게요
발타사르:
천만에. 어휴… 젬마의 마음속 응어리가 하루빨리 풀어졌으면 좋겠네
그라시아:
오늘 묘지가 평소보다 시끄러운 것 같지 않아?
줄리아노:
그러게. 무슨 일이라도 났나…
주변에서 정보 수집하기
그라시아:
그 얘기 들었어? 괴도 위즐이 다시 나타났대
줄리아노:
그게 무슨 소리야? 괴도 위즐은 이미 죽었잖아
그라시아:
나도 모르겠어. 온갖 소문이 떠돌아서 뭐가 진짜인지 알 수가 있어야지
그라시아:
만약에… 만약에 말이야, 이번에 나타난 게 진짜 괴도 위즐이면 세자르는 괜한 누명을 쓴 거 아니야?
줄리아노:
나는 10년 전부터 모함일 줄 알았어. 내가 아는 세자르는 거리에서 아이들에게 풍선이나 나눠주는 착한 사람이었다고. 그런 세자르가 괴도라니?
그라시아:
뭐래, 경찰이 괴도 위즐의 정체를 공표했을 때 제일 욕했던 게 너잖아. 「사람은 겉만 봐선 모른다」면서…. 내가 똑똑히 기억하거든?
줄리아노:
크흠, 그랬었나? 난 기억이 안 나네
여행자:
저기…
리니:
실례합니다. 괴도 위즐 얘기 중이셨던 것 같은데 맞나요?
리니:
사실 저희도 이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데, 아는 게 별로 없어서요. 혹시 괜찮으시면 세자르에 대해 이야기해 주실 수 있나요?
줄리아노:
오, 그렇다면 제대로 찾아왔어. 난 세자르가 길거리에서 마술을 할 때 본 적이 있거든
줄리아노:
세자르는 솜씨가 뛰어났어. 한 번은 투명한 풍선을 터뜨리니까 안에서 비둘기가 몇 마리나 날아올랐다니까
줄리아노:
가까이서 봐도 도무지 수상한 점을 밝혀낼 수가 없었어. 정말 신기했지
그라시아:
나도 봤어. 그 사람은 매번 마술이 끝난 후 공연을 본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곤 했어
그라시아:
가끔은 아이들에게 소원을 적게 하곤, 다음 공연에서 「소원 리스트」에 적힌 물건을 등장시키기도 했지
페이몬:
나쁜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네…
그라시아:
하지만 십년 전 당시에는 세자르가 아이들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 뭔지 파악하려고 그랬다는 소문도 있었어
그라시아:
…너희도 괴도 위즐이 훔칠 물건을 가리지 않는다는 건 들었지?
줄리아노:
어쨌든 괴도 위즐이 다시 나타나면서 세자르의 일도 재조명 받고 있어
줄리아노:
젬마도 기쁘겠네. 세자르의 누명이 벗겨지면 젬마도 더 이상 괴롭지 않겠지
줄리아노: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봐, 저게 젬마야. 세자르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젬마에게 물어보는 게 정확할 거야
페이몬:
저 사람이 젬마구나…. 그런데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페이몬:
앗, 아무래도 다친 것 같아! 어서 가보자!
젬마에게 세자르에 대해 묻기
페이몬:
안녕, 저기… 네가 젬마야?
젬마:
…너희는 누구야?
리니:
앗, 경계하지 않으셔도 돼요. 나쁜 의도는 없어요
리니:
다친 것 같은데 괜찮으세요?
젬마:
걱정은 고맙지만 너흰 대체 누구야? 나는 왜 찾은 거지?
리니:
전 리니고, 여긴 제 동생 리넷이에요
페이몬:
나는 페이몬이고, 이쪽은 여행자(이)야. 괴도 위즐을 조사하고 있어
리니:
오늘 아침에 괴도 위즐이 다시 예고장을 보내왔어요. 만약 괴도 위즐이 살아있다면 세자르는 무고해요
리니:
당신이 세자르에 대해 가장 잘 알 테니, 당신의 생각을 듣고 싶어요
젬마:
……
리니:
우릴 믿어줘요. 우린 당신을 해치려는 게 아니라, 오히려 힘닿는 데까지 도우려는 거예요
젬마:
난… 한 번도 세자르가 괴도 위즐이라고 믿은 적 없어
리니:
역시. 그럼 10년 전에 수상한 점은 없었나요? 다른 사람과 갈등이 있었다던가?
젬마:
…없었어. 난 아무것도 몰라
리넷:
……
리니:
그렇군요. 방해해서 죄송해요
젬마:
다른 용건 없으면 이만 가줘. 난 세자르와 둘이 있고 싶어
페이몬:
젬마의 표정, 왠지 부자연스러웠지…
리넷:
거짓말을 했어. 분명 뭔가를 알고 있는 거야
여행자:
우리를 신뢰하지 못하는 걸지도
리니:
응. 갑자기 나타나서 10년 전 일을 캐물었으니 경계하는 것도 당연해
리니:
당장 새로운 정보를 알아내긴 어려워 보이네.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하고, 내일 드보르 호텔 앞에서 만나서 다음 계획을 진행하자

마술사의 비밀
리니와 드보르 호텔 입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약속 시간이 되면 리니를 만나러 가자
리니와 합류하기
리니:
여기야
페이몬:
어라, 리넷은?
리니:
뭔가 알아낼 만한 게 있는지 젬마를 따라가 보라고 했어. 두 사람은 지금 커피숍에 있을 거야
리니:
하지만… 젬마가 쉽게 마음을 열 것 같진 않아. 흠, 아무래도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게 좋겠어
리니:
오늘 조사할 사람은 로렌조야. 세자르의 제자 겸 조수였던 사람이지
리니:
세자르가 죽은 후, 그의 집에서 나온 장물은 모두 경찰에게 수거되어 원래 주인에게 돌아갔어. 그리고 세자르가 생전에 개발했던 마술 트릭은 전부 로렌조가 물려받았지
리니:
로렌조는 순식간에 세자르를 뛰어넘는 대마술사가 됐고, 엄청난 부를 쌓았어. 다만 지금은 이미 마술 업계를 떠나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는 거상이 되었지
리니:
적지 않은 노력을 들여 로렌조와 겨우 술 약속을 잡았으니, 같이 가자. 걸핏하면 화를 내고 보통 성질이 아니라니까 말조심하고
호텔에서 로렌조에게 질문하기
로렌조:
두 사람이나 더 데려온다는 말은 못 들었는데
리니:
죄송해요. 이 두 사람은 제 조수인데, 유명한 마술사였던 분을 만난다니까 꼭 따라오고 싶대서요…. 가능하면 사인도 받고요
로렌조:
흥, 인사치레는 됐어. 앉아
페이몬:
저 녀석… 말로는 「인사치레는 됐어」라지만, 리니의 말을 듣고 표정이 많이 좋아졌는데?
로렌조:
같은 마술사인 점을 봐서 약속에 응하기는 했다만, 용건만 간단히 말해. 술상에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리니:
시간 내주셔서 감사해요. 오늘 찾아온 것도 마침 마술에 관한 일 때문이에요
리니:
어제 아침, 괴도 위즐이 오페라 하우스 정문에 예고장을 붙였어요. 그런데 예고장에 적힌 시간이 마침 제 마술 공연 시간이더라고요. 아무래도 저를 겨냥한 것 같아요
리니:
공연을 무사히 진행하려고 어쩔 수 없이 괴도 위즐을 조사하기 시작했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세자르를——
로렌조:
조사할 게 뭐가 있어?
로렌조:
세자르가 바로 괴도 위즐이야. 10년 전에 이미 죽었지! 어제의 예고장은 누군가의 장난일 게 뻔해. 넌 그런 저급한 장난을 믿는 거냐?
리니:
진정하세요, 로렌조 씨. 물론 그럴 가능성도 있어요
로렌조:
「가능성」이 아니라, 그게 「사실」이야. 기껏 성질을 죽이고 대화해 주고 있으니, 내 말 잘 새겨듣도록 해
로렌조:
괴도 위즐은 죽었어. 이게 진실이고, 더 조사할 것도 없지. 만약 네 마술 공연에 정말로 사고가 일어나면 내가 손해를 전부 배상하마
리니:
어, 그렇게 말해주시니 기쁩니다만, 이건 배상의 문제가 아니에요
리니:
이건 마술사의 존엄이 걸린 문제라고요, 로렌조 씨. 상대가 절 명백히 도발했으니, 저도 한 방 먹여줘야죠
로렌조:
존엄? 하, 입바른 말이군. 솔직히 말해, 뭘 하고 싶은 거야?
리니:
괴도 위즐의 정체를 밝히고, 10년 전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고 싶어요
로렌조:
네가 왜? 10년 전 일이 너랑 무슨 상관이길래? 진상을 캐내는 건 마술의 최대 금기야. 쓸모없는 호기심은 접어둬
리니:
……
페이몬:
어쩌지, 분위기가 안 좋아…
술에 취한 남자가 계단 옆에서 다가온다
에드문도:
로렌조? 정말 너구나!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듣자마자 너인 줄 알았다니까. 어때, 같이 한잔할까?
로렌조:
다음에. 오늘은 선약이 있어
에드문도:
아이고, 넌 어째 하루 종일 일만 하냐. 그러다 쓰러져. 가끔은 자기 생활도 돌보고 그래야지
로렌조:
괜한 참견 말고 술이나 마시러 가
리니:
실례지만 당신은…
에드문도:
나? 난 에드문도라고 해. 이 녀석이랑은 몇 번 거래한 적 있는 사이지
에드문도:
너희는 이 녀석이랑 처음이야? 아휴, 이 녀석, 얼마나 콧대 높고 못된 말만 골라서 하는지 몰라
에드문도:
그러니까 서른이 훌쩍 넘도록 여자친구 하나 없지. 듣자 하니 좋아하는 여자가 있는데, 몇 년을 쫓아다녀도 진전이 없었다나~
로렌조:
입 다물고 썩 꺼져, 에드문도. 한마디만 더 하면 앞으로 장사 제대로 못 할 줄 알아. 알겠어?
에드문도:
……
에드문도:
하하, 내가 좀 많이 마셨나 봐. 미, 미안. 그럼 편하게 얘기들 나눠, 난 가볼게
로렌조:
나도 이만 가지. 리니, 계속 조사하고 싶으면 네 마음대로 해
로렌조:
나중에 안 말렸다고 탓하지나 말라고
리니:
대화는 무산된 것 같은데… 너희가 보기엔 어때?
여행자:
조금 이상해
페이몬:
맞아. 손해를 전부 배상해 준다니… 보통 그렇게까진 안 하잖아?
페이몬: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것 같아. 게다가 젬마가 「숨기는」 것과는 뭔가 달라 보여
리니:
나도 그렇게 생각해. 아무래도 로렌조를 더 조사해 봐야겠어
리니:
에드문도라는 사람이 로렌조에 대해 잘 아는 것 같았어. 방금 나간 지 얼마 안 됐으니까 쫓아가서 물어보자
에드문도 찾기
에드문도:
으으… 쿨럭쿨럭…
리니:
도와드릴까요?
에드문도:
누구야?
에드문도:
아… 너희구나. 괜찮아, 좀 많이 마셔서 술을 깨고 있던 참이야
에드문도:
방금은 정말 위험했어. 계속했다간 앞으로의 생활이 고달파질 뻔했다고
페이몬:
로렌조가 너한테 보복이라도 하는 거야? 으, 나쁜 녀석인 줄 알았다니까!
에드문도:
아잇, 목소리 낮춰!
에드문도:
너희도 슬슬 그만해. 놈의 뒤를 캐거나 놈에게 대항하는 사람은 전부 끔찍한 말로를 맞이했다고
리니:
끔찍한 말로라면…
에드문도:
자세한 건 묻지 마. 이 얘기는 여기까지 하자. 더 이상 선을 넘어선 안 돼
에드문도:
충고하겠는데, 괜한 짓 하지 마. 오늘 놈이 길길이 날뛰는 걸 보니, 아무래도 너희가 놈의 아픈 부분을 찌른 모양인데
에드문도:
그건 절대 좋은 일이 아니야. 모든 일에는 분수가 있는 법이라고. 그럼 난 이만
페이몬:
가버렸네…. 리니, 이제 어쩌지?
리니:
쉿… 저쪽에서 수상한 시선이 느껴져. 누군가가 우리 대화를 엿듣고 있어
리니:
소리 내지도 말고, 돌아보지도 마. 성안에서 소란을 피우면 경비대의 이목을 끌 테니, 밖으로 나가서 얘기하자
성 밖으로 가서 미행꾼 유인하기
리니:
이만큼 따라왔으면 슬슬 모습을 드러내시지
「매끈한 얼굴」 파치노:
네놈이 리니냐? 여동생은 오늘 같이 안 왔나 보군?
「매끈한 얼굴」 파치노:
여동생도 불러와라. 함께 해치우는 편이 우리 수고를 더니까 말이야
페이몬:
엄청 큰소리치네! 이봐, 너희 누가 보낸 녀석들이야?
「회반죽공」 드네로:
꼬맹이 자식이 캐묻기는. 곧 영원히 입 다물게 될 텐데 알아서 뭐 하려고?
리니:
하아… 아무래도 싸움을 피할 순 없겠어
리니:
난 싸움에 뛰어난 편은 아니라서, 너희한테 부탁 좀 할게
페이몬:
걱정 마, 우리한테 맡겨!
현황 분석하기
「매끈한 얼굴」 파치노:
젠장, 보통내기가 아니잖아…!
「회반죽공」 드네로:
신의 눈을 가진 놈은 위험하다니까. 그 여자를 협박했을 때처럼은 안 되겠어…
「매끈한 얼굴」 파치노:
쳇, 일단 가자!
페이몬:
이봐! 이 자식들이 어딜 도망가——
페이몬:
으익, 화나. 놓쳐 버렸잖아! 그런데 들었어? 방금 녀석들이 「협박」이라고 했어…
페이몬:
설마 우리 말고 다른 사람에게도 이런 짓을 했던 걸까?
여행자:
혹시 젬마에게?
페이몬:
맞아! 어제 만났을 때 젬마는 다친 상태였잖아. 게다가 말 못 할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 같았어…
페이몬:
저 녀석들에게 협박당해서 사실을 털어놓을 수 없었던 게 아닐까?
리니:
음… 정말 그런 거라면 이제 우리가 놈들을 처리했으니 젬마도 우리에게 정보를 알려줄지도 몰라
리니:
커피숍으로 돌아가서 젬마에게 정보를 물어보자
젬마에게 상황 알려주기
젬마:
……
리넷:
……
페이몬:
젬마?
젬마:
또 너희구나. 이번엔 또 무슨 일이야?
페이몬:
방금 널 협박했던 녀석들을 만나서 쫓아내고 왔어
페이몬:
이제 무서워하지 마, 우리가 지켜줄게!
젬마:
어째서… 난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는데, 놈들이 왜 너희를 찾아간 거지?
리니:
역시 그 사람들을 아는군요
젬마:
……
젬마:
「안다」고? 하하… 그뿐이겠어? 알다 못해 원한이 뼈에 사무칠 지경이야
젬마:
10년간… 내가 세자르의 사인을 조사하려고 할 때마다 놈들이 찾아와선 내게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협박했어——
젬마:
내가 너희를 믿어도 될까? 너희는… 정말 진실을 끝까지 파고들 생각이야? 왜?
리니:
지금은 자세한 이유를 밝히긴 곤란하지만 이것만큼은 약속할게요. 저는 반드시 괴도 위즐의 정체를 밝혀내고 말겠어요
리니:
이건 제게도 아주 중요한 일이에요. 그러니까, 부디 저를 믿어주세요
젬마:
…알았어. 내가 뭘 도와주면 돼?
리니:
세자르가 생전에 가지고 있던 마술 공방에 그의 개인 물품이 많다고 들었는데, 거길 조사해 보고 싶어요
리니:
마술 공방이 어딨는지 아세요?
젬마:
「잿빛의 강」에 있어. 세자르가 죽은 후, 마술 공방은 경찰에 의해 폐쇄돼서 아무도 가지 않았지
젬마:
잿빛의 강에는 여러 세력이 복잡하게 얽혀있다고 들었어. 거기로 갈 생각이면… 조심해야 해
리니:
네. 리넷, 넌 여기 남아서 젬마 씨가 위험하지 않게 지켜줘
리넷:
응. 그럼 그동안 디저트 시켜 먹어도 돼?
리니:
물론이지. 하지만 꼭 조심해야 해. 내가 없는 사이에 놈들이 너희를 노릴 가능성이 높으니까
리넷:
응… 알았어. 「에너지 절약 모드」를 해제하고 진지하게 임할게
세자르의 마술 공방에 들어가기
리니:
젬마가 알려준 대로면 마술 공방은 바로 이 부근이야. 상자에 입구가 막힌 것 같은데 일단 저것들부터 치우자
리니와 함께 상자를 옮겼다. 이곳은 사람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인 것 같다…
리니:
좋아, 여기로 내려가면 금방 도착하겠어
마술 공방 탐색하기
소원 리스트:
「작은 비둘기를 가지고 싶어요」
소원 리스트:
「엄청 멋진 로봇이 갖고 싶어요!」
소원 리스트:
ps: 반려동물을 기르려면 부모님의 허락도 구해야 하고, 세심히 돌봐야 한단다
소원 리스트:
그래서 이번에는 비둘기 인형을 준비했어. 네가 정말로 준비가 되면, 다음에는 진짜 비둘기를 주마. ——세자르 아저씨가
계속해서 소원 리스트를 읽는다…
소원 리스트: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치킨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소원 리스트:
「새 책가방을 가지고 싶어요」
소원 리스트:
ps: 세상에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치킨은 없단다. 어른이 되지 않는 아이가 없는 것처럼 말이야
소원 리스트:
그리고 기름진 음식은 많이 먹으면 몸에 안 좋으니, 샐러드랑 꼭 같이 먹어야 해. 알겠지? ——세자르 아저씨가
계속해서 소원 리스트를 읽는다…
소원 리스트:
「엄마 아빠 사이가 좋았으면 좋겠어요」
소원 리스트:
「다음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고 싶어요」
소원 리스트:
「언젠간 여동생이 위험에서 벗어나 평범한 인생을 살기를」
소원 리스트:
ps: 꼬마 친구들, 어떤 고민이든 이 세자르 아저씨에게 털어놔도 좋지만, 실체가 없는 소원은 결국 자신의 노력으로 이뤄내야 한단다
소원 리스트:
모두의 꿈이 이뤄지길 바라마. ——세자르 아저씨가
계속해서 소원 리스트를 읽는다…
소원 리스트:
「세자르 아저씨는 언제 결혼해요?」
소원 리스트:
「어른이 돼도 세자르 아저씨의 마술을 보고 싶어요!」
소원 리스트:
「세자르 아저씨, 순회 공연 안 다니고 계속 여기에 있으면 안 돼요?」
소원 리스트:
ps: 어… 이번 소원은 정말 예상 밖이구나. 결혼식은 조만간 열릴 테니 때가 되면 너희도 초대하마
소원 리스트:
순회 공연은 이미 일정이 잡혀서 어쩔 도리가 없지만, 반드시 돌아올 거야. 너희가 바라는 한 영원히 내 마술을 볼 수 있을 거란다. ——세자르 아저씨가
계속해서 더 깊은 곳을 탐색하기
페이몬:
이상하다, 우리 끝까지 온 거 아니야?
페이몬:
여기도 아무것도 없어. 헛걸음한 것 같아…
여행자:
리니, 뭘 보고 있어?
리니:
이 공방은 마술 공방치고는 왠지 신비함이 부족해
리니:
우리가 오면서 겪은 장치가 꽤 되잖아? 어쩌면 세자르는 애초에 공방을 지을 때 여길 초대형 「마술 도구」로 설계했을지도 모르겠어
리니:
그렇다면 여긴 보이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을 거야. 숨겨진 통로 같은 게 있을지도 모르지
리니:
이거다, 책의 위치를 옮기면…
페이몬:
책장 뒤에 감춰져 있었구나! 넌 어떻게 알았어?
리니:
아무래도 같은 마술사니까 생각을 유추하기가 더 쉽지
리니:
안쪽에 넓은 공간이 있는 것 같아. 어서 들어가 보자
리니와 흩어져 조사하기
페이몬:
리니, 안 가고 뭐 해? 이 상자에 무슨 장치라도 있어?
리니:
음… 왠지 낯익어서. 난 잠깐 이걸 조사해 볼게. 너흰 먼저 다른 곳을 둘러봐
리니:
진전이 있으면 여기서 다시 모이자
페이몬:
그래, 그럼 이따 봐
숨겨진 방에서 단서 찾기
페이몬:
엄청 두껍네…. 뭐라 쓰여있나 보자!
여행자:
「소원 리스트」에 대해…
세자르의 일기:
며칠 전 마술 공연에서, 한 아이가 어떻게 모자에서 사탕을 만들어 내냐고 물었다
세자르의 일기:
나는 모자 속에 소원함이 있다고 농담처럼 대답했다. 그런데 오늘 아이들이 내게 잔뜩 몰려들어 이런저런 소원을 비는 것이 아닌가…
세자르의 일기:
나는 어쩔 수 없이 소원함이 작동하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둘러대며 소원을 적으라고 말했다. 그 결과, 허리가 휘청일 정도로 엄청난 양의 소원을 받게 되었다
세자르의 일기:
이번 달도 돈은 못 모으겠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다른 걱정이 앞선다. 이 많은 물건을 어떻게 모자에 숨기지?
여행자:
「마술을 배우는 아이」에 대해…
세자르의 일기:
오늘 공연이 끝난 후, 두 아이가 말을 걸어왔다. 이렇게 어린아이가 보호자도 없이 마술을 보러 오다니, 나쁜 사람이라도 만나면 어쩌려고? 너무 위험하다
세자르의 일기:
그 아이들은 내게 마술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마술에 흥미를 보이는 아이는 많지만, 이 정도의 의지를 보이는 아이는 처음이었다
세자르의 일기:
나는 마술을 배우는 건 아주 고되다고 얘기했지만, 그 둘은 알고 있다는 얼굴이었다. 두 사람의 진심 어린 눈빛에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여행자:
「로렌조의 고민」에 대해…
세자르의 일기:
최근 로렌조에게 고민이 있는 듯한데, 아무리 물어도 말해주질 않는다
세자르의 일기:
내가 그 두 아이에게 마술을 가르치는 게 불쾌한 걸까? 나중에 잘 달래봐야겠다
세자르의 일기:
그나저나 이 두 아이는 재능이 상당히 뛰어나다. 마술을 접해본 적도 있다고 한다
세자르의 일기:
둘에겐 참신한 아이디어가 넘쳐서, 나는 전문적인 각도에서 연습 계획을 짜주는 데 주력했다
세자르의 일기:
둘은 나를 「스승님」이라고 부르려 했지만, 나는 단호히 거절했다. 이 정도 훈련은 다른 마술사도 얼마든 시킬 수 있다. 내가 어떻게 이런 천재들의 선생이 되겠는가?
세자르의 일기:
훗날 이 둘은 나보다 위대한 마술사가 될 것이다. 유일한 걱정이라면 또래보다 너무 어른스럽다는 점인데, 아마도 여러 힘든 일을 겪었으리라
세자르의 일기:
젬마의 생각도 같았다. 젬마는 두 아이의 눈빛이 너무 날카로워 가까이하기 싫다고 했지만, 나는 둔해서인지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
여행자:
「작별」에 대해…
세자르의 일기:
이제 곧 순회 공연이다. 아이들에게 함께 가겠느냐고 물었지만, 아이들은 거절했다
세자르의 일기:
저번에 둘이 「아버지」나 「임무」 같은 소리를 하는 걸 들었다…. 부모가 다른 계획이 있는 거겠지. 아무래도 곧 작별인 듯하다
세자르의 일기:
열흘 남짓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두 사람의 성격을 많이 파악했다
세자르의 일기:
둘은 강인하지만 경계심도 강해 서로 외엔 아무도 믿지 않는다. 그건 별로 좋은 버릇이 아니다
세자르의 일기:
심지어 내게도 많은 것을 숨기고 있다. 집이 어디인지, 왜 마술을 배우는지를 물어도 늘 거짓으로 대답했다
세자르의 일기:
아무리 감춰도 어린아이일 뿐, 거짓말이 얼굴에 다 드러나는데 말이다…
세자르의 일기:
이 아이들은 평범한 아이와는 달리 매우 고되거나 위험한 환경에서 생활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나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지만…
세자르의 일기:
나는 고민 끝에 둘에게 내 생각을 전했다. 이 세상은 거짓과 허상이 가득하니, 그 안에서 자기만의 진실을 찾아야 한다고 말이다
세자르의 일기:
ps: 내가 잔소리한다고 싫어하진 않겠지? 요즘 애들은 주관이 뚜렷한데 겨우 안 지 열흘 남짓된 어른이 무슨 설교냐고 반발심이라도 가지면 어쩌지?
세자르의 일기:
ps의 ps: 과한 걱정이다. 저 나이대의 아이가 지루한 세상 이치 따위… 귀에 들릴 리 없지. 뒤돌면 잊어버릴 텐데
세자르의 일기:
아아, 세자르. 다음부턴 너무 오지랖 부리지 말자
리니와 합류하기
페이몬:
리니——
리니:
쉿… 조금 이따 얘기해. 역시 내 예상대로 이곳엔 많은 꿍꿍이가 숨겨져 있었어
페이몬:
꿍꿍이? 뭘 발견했길래 그래?
리니:
조급해하지 마. 단서를 분석하기 전에, 먼저 너희에게 소위 「공중 탈출 마술」이란 걸 소개해줄게
리니:
이 마술에서 연기자는 관중 앞에서 마술 상자에 들어가는데, 마술 상자는 공중에 매달려 흔들리다 잠시 후 자동으로 바닥이 열리지
리니:
이때 마술 상자에서 마네킹이 떨어져. 관중들은 진짜인지 가짜인지 헷갈려 하며 시선을 뺏기고,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기도 하지…
리니:
그리고는 어느새 인파에 섞인 마술사가 적당한 타이밍에 등장해서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과장된 연기를 펼치는 거야
리니:
「세상에, 내가 왜 저기 있지? 난 이미 죽은 건가?」
페이몬:
오오, 머릿속에 광경이 그려지는걸…. 그다음엔?
리니:
관중의 시선이 일제히 마술사에게 향하겠지. 정신을 차렸을 땐 땅에 떨어진 마네킹은 이미 사라지고 없을 거야. 방금 벌어진 모든 일이 환상이었던 것처럼 말이야
리니:
물론, 이건 내가 추측한 「정상적인 과정」에 불과해
여행자:
추측?
리니:
이 마술을 발명한 세자르는 성공하지 못했으니까. 마술 상자가 열렸을 때 바닥으로 떨어진 건 마네킹이 아니라 세자르 본인이었어
리니:
그는 오페라 하우스의 천장에서 바닥으로 추락했어. 신의 눈도 없는 평범한 인간이었으니… 그 높이는 그의 목숨을 앗아가기에 충분했겠지
리니: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아무도 이 마술을 시도하지 않았어. 방금의 과정은 공방의 도구와 메모를 보고 추측한 거야
페이몬:
그럼 지금까지 아무도 「공중 탈출 마술」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거네?
페이몬:
아까까진 그 마술을 직접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나 위험하다면 섣불리 시도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
페이몬:
그런데 「마술 상자 안에서 마네킹이 떨어진다」고 했잖아. 그럼 진짜 마술사는 어딨어? 상자에서 어떻게 탈출하는 거야?
리니:
좋은 질문이야. 그게 바로 「마술 상자」의 비밀이지
리니:
이게 바로 세자르가 직접 제작한 마술 상자야. 겉보기엔 단순해 보이지만, 안에는 마술사 본인만 아는 장치가 숨겨져 있지
리니:
마술사가 들어간 상자가 공중에 매달리면, 아래에 있는 관중은 보이는 게 한정적일 수밖에 없어
리니:
그들은 상자의 정면과 옆면, 그리고 하단밖에 볼 수 없지. 상자의 뒷면과 윗면은 완전히 관중의 시야 밖이고
리니:
이때 마술사가 상자 안의 장치 버튼을 누르면, 상자 뒷면의 비밀 문이 열리는 거야
리니:
그렇게 비밀 문으로 빠져나가 오페라 하우스의 옥상으로 돌아간 뒤, 관중의 시선이 마네킹에 팔린 사이 몰래 지상으로 돌아오면, 끝!
페이몬:
생각보다 엄청 간단하네. 왠지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리니:
하하, 말처럼 간단하지 않아——이 마술의 가장 어려운 부분은 관중의 감정을 컨트롤하는 거야. 그러려면 여러 추가적인 「연기」가 필요하지
리니:
떨어지는 마네킹, 교묘한 등장, 과장된 대사에… 심지어 마술사는 공연 전에 자신을 묶어 「도망칠 수 없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도 해
리니:
오랜 연구와 연습, 그리고 피나는 노력이 모여 단 몇 분의 공연이 완성되는 거야. 놀라움이 즐거움이 되어 관중의 입가에 미소로 피어나도록 말이야
리니:
세자르는 마술에 매우 능숙했던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성공하진 못했어
페이몬: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리니, 아까 여기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했지? 넌 이미 모든 진상을 알아낸 거 아니야?
리니:
음… 짚이는 점은 있어
리니:
10년 전 자료를 찾아봤는데, 세자르가 그날 사용한 마술 상자는 장치 버튼이 내부 오른쪽에 붙어있었어. 실제로 세자르도 평소 사람들 앞에선 늘 오른손을 사용했지
페이몬:
그게 뭐?
리니:
하지만 공방에 있는 마술 도구 대부분은 장치가 왼쪽에 숨겨져 있어. 마술 상자까지도 말이야. 내 생각에 세자르는 아마 왼손잡이였을 거야
리니:
마술사의 습관은 너무 독특해서는 안 되거든. 예를 들어 사람은 어떤 일을 할 때 보통 본능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에 집중하기 마련이지
리니:
하지만 관중의 의심을 사지 않으려면, 마술사는 자신의 시선을 의도적으로 통제할 필요가 있어
리니:
마술의 본질은 진실과 거짓의 교차야. 그런데 「진실」이 사람들의 경각심을 끌어버리면, 거짓을 감추기가 더 어려워져
리니:
세자르는 자신의 습관을 대다수 관중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억지로 오른손을 사용했을 거야…. 위대한 마술엔 그만한 「대가」가 따르는 법이니까
리니:
하지만 조급함과 긴장감, 그리고 타인의 시선이 차단된 상황에서는 무의식적으로 왼손을 사용하겠지. 그게 바로 장치가 왼쪽에 붙어있는 이유야
여행자:
그럼 누군가가 그의 습관을 이용했다는 건가?
리니:
응, 나는 그렇게 생각해
리니:
탈출 마법은 시간이 아주 촉박해. 단 몇 초 안에 상자의 비밀 공간을 열어 관중의 시선을 유인할 마네킹을 꺼내고, 비밀 문으로 신속하게 빠져나가야 하지
리니:
그는 자신이 있었을 거야. 수없이 연습한 덕에 생각하기도 전에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수준이었을 테니까
리니:
그는 비밀 공간을 열고 마네킹을 꺼낸 뒤,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상자를 나가려 했을 거야. 근데 왼손으로 버튼을 더듬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겠지.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리니:
손끝에 익숙한 감각이 느껴지지 않자, 세자르는 상황을 파악할 시간이 필요했을 거야
리니:
그는 무의식적으로 계속 왼손으로 버튼을 찾았고, 그 사이에 1~2초의 시간이 흐르고 말았겠지…. 그 후, 상자의 바닥은 자동으로 열렸을 거고
리니:
이 정도로 위험한 마술에서 1~2초의 실수는 치명적이야. 경찰은 아무 이상도 발견하지 못하고, 세자르의 실수로 인한 사고라고 여길 수밖에 없었지
페이몬:
그러면 마술 상자를 바꿔치기한 사람이 진짜 범인이라는 거네?
페이몬:
하지만 공연용 마술 상자를 들키지 않고 몰래 바꾸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잖아?
리니:
세자르의 습관을 알고, 마술 도구까지 자연스럽게 바꿔치기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아주 가까운 사람이었을 거야
리니:
그렇지… 로렌조?
여행자가 눈치채기도 전에 로렌조는 부하들을 이끌고 공방에 도착한 상태였다
로렌조:
남의 일에 쓸데없는 관심이 많군
로렌조:
죽은 지 10년이나 된 마술사를 신경 쓰는 사람은 없어. 그래서 웬만하면 네놈들을 내버려 두려 했다. 괜히 손댔다간 더 귀찮아질 테니…
로렌조:
난 분명 기회를 줬다…. 그 여자처럼 알아서 물러났으면 좋았을 것을, 정말 실망스럽군
페이몬:
그 여자라면 혹시 젬마…? 역시 네가 젬마를 협박했구나!
로렌조:
그래. 사실 그 여자는 아무리 고집 부려도 별문제가 안 돼. 근데 오히려 세자르와 아무 관계도 없는 네놈들이 끈질기게 굴어댈 줄이야——
로렌조:
네놈들의 목숨도 여기까지다. 다들, 지금 당장 저놈들을 끝장내버려!
페이몬:
흥, 네 뜻대로 될 줄 알고?
세자르 사망 사건에 대해 묻기
로렌조:
크윽… 쿨럭! 이, 이 자식들——
리니:
이래도 계속할래, 로렌조? 당신이 데려온 사람들은 전멸인 것 같은데
리니:
이제 슬슬 이야기해 보시지. 왜… 세자르를 죽였지?
로렌조:
세자르, 세자르… 네놈들은 대체 언제까지 그 이름만 부를 셈이지? 모두가 세자르만을 주목해…. 진정한 마술 천재는 바로 나인데도!
로렌조:
꼬마들 상대로 장난이나 치던 반푼이가 대체 뭐가 대단하다는 거야? 마술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고, 귀족에게도 존경받은 사람은 바로 나란 말이다!
리니:
질투인가…
로렌조:
……
로렌조:
질투? 이건 「증오」다. 나는 세자르를 증오해! 그의 삶은 온통 마술뿐이었어. 마술이 그의 모든 것이었지
로렌조:
그는 길거리 마술에 심취해서 「순회 공연」 따위나 하고, 돈을 벌 궁리는 전혀 안 했어. 마술은 속임수인데, 속임수로 돈을 못 번다면 그게 무슨 의미야?
로렌조:
하지만 사람들은 되려 그를 존경하더군! 제자인 내겐 아무 관심도 없었고, 다들 「네 스승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라고 칭찬만 늘어놓았지!
로렌조:
뭐가 대단하다는 거야? 찢어지게 가난한 주제에. 다른 놈들은 저마다 스승 밑에서 호의호식하는데, 나만 그러지 못했어! 뛰어난 실력으로도 평범한 삶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로렌조:
놈은 내게 마술로 남을 속여 돈을 벌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고 했어. 그런 짓을 끔찍이도 싫어했지
로렌조:
게다가 놈은 폰타인에서 너무 유명했어. 놈이 죽지 않는 한 나는 재능을 마음껏 펼치지 못하고 비참한 신세가 될 거였다고
로렌조:
반드시 놈을 죽여야만 했어…. 어쩔 수 없었어. 그래, 어쩔 수 없었다고…
리니:
……
리니:
다른 이유는?
로렌조:
여기에 무슨 이유가 더 필요해?
리니:
난 다른 이유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예를 들면… 세자르의 약혼녀인 젬마를 좋아했다든가…
로렌조:
내가 젬마를? 노, 농담이 지나치군——
리니:
내가 잘못 짚었나 보네. 그럼 질문을 바꾸지. 당신이 괴도 위즐이야?
로렌조:
…그래
로렌조:
세자르는 엄격했어. 마술로 모두에게 즐거움을 준다든가 하는, 그가 옳다고 여기는 길로 나를 인도하려 했지
로렌조:
하지만 난 마술이 가져오는 실질적인 「가치」에 더 관심을 뒀어. 그래서 내 주머니에 여러 보물을 챙겼지
여행자:
괴도 위즐은 훔치는 물건의 값을 가리지 않았다던데
페이몬:
맞아, 샤를로트가 그랬어. 괴도 위즐은 물건의 가치와 상관없이 사람들의 소중한 물건을 훔쳤다고…
로렌조:
그건 뭘 모르는 놈들의 생각이지. 어떤 도둑이 아무거나 훔치겠어? 나는 오직 값비싼 물건만 타깃으로 삼았다고
로렌조:
싼 물건을 훔친 건 「연습」에 불과했는데, 덕분에 괴도 취급을 받았으니 웃기는 일이지
리니:
그랬구나. 그럼 심판에서도 그렇게 말할 거야?
로렌조:
다른 방법이 있나? 네놈들이 끈질기게 내 뒤를 캐 여기까지 찾아낸 데다, 너희를 제거하려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으니… 내가 뭘 더 할 수 있겠어?
로렌조:
지난 10년간 세자르가 주지 못한 권력과 부를 충분히 누렸으니, 이제 됐어. 내키진 않지만, 아쉬움도 없어
리니:
그래. 그럼 난 경비대를 불러올게
리니:
여행자, 페이몬. 로렌조를 잘 감시해 줘. 이따가 공방 밖에서 만나자
로렌조를 경비대에 인도하기
버넷:
이야기는 리니 씨한테 전해 들었습니다
버넷:
로렌조 씨, 세자르를 살해하고 괴도 누명을 씌운 혐의를 인정하십니까?
로렌조:
……
라우리:
흥, 그래도 잘못한 건 아나 보지?
라우리:
제자가 스승을 살해하다니 도무지 믿을 수가 없네. 얌전히 심판 날이나 기다리라고!
페이몬:
후… 어떻게 대략 해결된 것 같네. 리니, 이제 뭐 할 거야? 내일 공연 연습할까?
리니:
글쎄…
리니:
일단 리넷과 젬마에게 가자. 로렌조가 잡혔으니 젬마도 더는 위험하지 않을 거야
페이몬:
그래! 젬마가 안심할 수 있도록 어서 가서 알려주자
젬마와 리넷에게 상황 알려주기
리넷:
…아, 돌아왔구나
리넷:
이번엔 빨리 왔네. 이제 막 세 번째 디저트를 끝낸 참인데
리니:
벌써 세 개나 먹었다고?! 리넷, 식습관에 신경 쓰기로 했잖아? 디저트를 이렇게 많이 먹으면 저녁은 어떻게 먹어?
리넷:
괜찮아. 「운동 모드」로 좀 달려서 당분을 소모하면 되니까
리니: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아휴, 진짜 못 말린다니까. 다음부턴 그러면 안 돼
리넷:
알았어
젬마:
너희들… 괜찮아?
페이몬:
물론이지! 로렌조는 우리한테 상대도 안 된다구. 방금 로렌조를 경비대에 넘겨주고 오는 길이야
젬마:
그렇구나. 정말 다행이다…. 미안, 사실 지금까지 너흴 완전히 믿진 못했어
젬마:
나도 로렌조를 의심했었지만, 하지만 난… 흐윽…
페이몬:
알아, 협박당한 거지? 나였어도 낯선 사람을 쉽게 믿진 못했을 거야
페이몬:
이제 걱정하지 마. 다 해결됐으니까!
젬마:
미안… 미안해…. 조금 울컥해서…. 이날을 너무 오랫동안 기다려 왔어
젬마:
세자르의 모든 재산을 가져간 로렌조가 의심스러워서 줄곧 신고하고 싶었어. 하지만 늘 나를 감시하는 사람이 있어서 도저히 조사할 수가 없었지…
젬마:
정말 두려웠어. 그들이 내게 무슨 짓을 할까 봐, 그래서 더는 세자르의 무덤에 찾아갈 사람이 없을까 봐…. 그래서 지금까지 용기를 내지 못했어
젬마:
고마워. 정말 고마워…
리니의 제안으로, 일행은 묘지에 가서 로렌조의 체포 소식을 알리고 다 함께 세자르를 추모했다
묘지에 가서 세자르 추모하기
발타사르:
세자르의 누명을 벗겨줘서 고맙다
발타사르:
로렌조가 괴도 위즐이었을 줄이야…. 녀석은 밖에서 단 한 번도 세자르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적이 없었어. 그래서 다들 둘 사이가 좋은 줄만 알았지
발타사르:
하아, 그 비열한 놈이 승승장구하는 동안 세자르는 억울하게 욕이나 먹고 있었다니. 정말 불공평해…
발타사르:
그래도 너희 덕에 세자르의 영혼도 마침내 편히 쉴 수 있겠어
젬마:
……
젬마:
만약… 내가 조금만 더 빨리 알아챘더라면…
그라시아:
자책하지 마, 젬마. 네 잘못이 아니야
돌로라:
그래, 인생은 길잖아. 세자르도 네가 우울해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을 거야
리니:
……
리넷:
슬퍼하지 마, 젬마
리넷:
오빠가 내일 오페라 하우스에서 마술 공연을 여는데, 젬마도 올래? 기분 전환도 할 겸
리넷:
세자르를 「기리는」 특별 공연을 준비했거든
젬마:
세자르를 기리는… 공연? 정말?
젬마:
고마워, 꼭 보러 갈게
리니:
그럼 내일 저녁에 만나요. 여행자, 페이몬, 너희도 늦지 마
페이몬:
걱정 마. 공짜 마술 공연을 놓칠 수는 없지! 내일 보자!

진실
괴도 위즐이 체포되어 리니의 마술쇼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모든 게 순조롭길…
오페라 하우스에 가서 마술쇼 관람하기
페이몬:
헤헤, 리니의 마술 공연을 또 볼 수 있다니! 어, 그런데 리넷은 무대에 안 올라가?
리넷:
응, 이번 공연은 오빠의 단독 공연이거든
리넷:
난 여기서 너희랑 같이 볼 거야
로베르·우댕:
다들 준비되셨나요? 대마술사 리니의 마술쇼가 곧 시작됩니다!
로베르·우댕:
오늘 아주 다양한 마술을 펼친다고 하는데요. 그중에는 지금까지 한 번도 선보이지 않은 「피날레」도 준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페이몬:
와! 새로운 마술이 있나 봐!
리니:
신사숙녀 여러분, 그럼 환상의 밤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무대 위에서 리니가 현란한 마술 공연을 펼치기 시작했다…
젬마:
……
리넷:
오빠의 마술, 정말 멋지지?
젬마:
응. 보고 있자니… 그 사람이 떠오르네
페이몬:
아… 세자르도 엄청 유명한 마술사였댔지…
페이몬:
그러고 보니, 젬마는 세자르랑 어떻게 알게 된 사이야?
젬마:
응? 아아… 길을 걷다가 세자르가 아이들에게 마술을 펼치는 모습을 봤거든…
젬마:
아이들은 항상 마술 보는 걸 좋아해.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걸 진심으로 믿으니까. 세자르의 신기한 마술은 아이들을 꿈에 젖게 해줬어
젬마:
나도… 마찬가지였고. 그래서 그에게 다가가 내게도 마술을 보여달라고 했어
페이몬:
뭔가 낭만적이다. 그래서 어떤 마술을 보여줬어?
젬마:
꽃에 관한… 마술이었어. 세자르가 손가락을 튕기자, 분명 그의 손에 들려있던 꽃이 어느새 내 머리에 달려있었지
젬마:
그때 난 정말 기뻤어. 이 세상에서 누군가가 내게 꽃을 주는 건 그게 처음이었거든
페이몬:
와아… 그러고 보니 전에 리니도 그런 마술을 했던 것 같아
젬마:
그래? 리니도 세자르처럼 낭만적인가 보네… 부디 너희도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길 바랄게
젬마:
소중한 사람이… 언제 떠나갈지 모르니까 말이야
페이몬:
그래, 이제 전부 끝났어
페이몬:
으음…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제 널 괴롭히는 사람은 없을 거야. 그러니까… 마음에 여유를 가져도 좋지 않을까?
리넷:
…그래
리넷:
이제 한숨 돌려도 돼. 진짜 괴도 위즐
페이몬:
봐, 리넷도 이렇게 말하잖… 어엉??
페이몬:
괴, 괴도 위즐이라니? 로렌조가 탈출한 거야? 어, 어디, 어디 있어?!
젬마:
괴도… 위즐?
리넷:
전에 오빠가 그랬어. 무대에 선 사람은 관중에게 최고의 무대를 선사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 연기해야 한다고
리넷:
그리고… 모든 패를 다 쓰고 나면 무대에서 내려올 차례라고. 「빈손」으로는 더 이상 무대에 서선 안 된댔어
리넷:
벌써 10년째야, 젬마. 당신도 지쳤지 않아? 이제 연극을 끝낼 시간이야
페이몬:
대체 무슨 소리야?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
페이몬:
여행자, 어째 분위기가 이상해…. 너도 뭐라고 말 좀 해봐
젬마:
……
로베르·우댕:
여러분, 리니의 멋진 공연 어떠셨나요?
로베르·우댕:
여기서 잠깐 휴식을 가지겠습니다! 휴식 후에는 리니가 오늘의 하이라이트 마술을 선보인다고 하는데요!
로베르·우댕:
이 마술은 오페라 하우스 밖에서 진행될 예정이니 모두 질서 있게 나가서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
리넷:
괴도 위즐이 사람들 앞에 나타나는 건 적절하지 않겠지?
리넷:
괜찮아, 여긴 곧 조용해질 거야. 우린 자리를 옮겨서 얘기하자
조용한 곳으로 가서 진실에 대해 묻기
리니:
어라, 분위기가 어색하네…. 미안한데 지금은 마술 도구를 다 써버려서 마술로 분위기를 풀어줄 수도 없어
리니:
마술사로서 이것도 일종의 「실수」네. 그래도 대책이 있지——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데 들을 사람?
페이몬:
리니, 지금 그보다 중요한 일이 있어!
페이몬:
방금 리넷이 젬마를 「진짜 괴도 위즐」이라고 부르던데,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리니:
조급해하지 마. 마술사는 언제나 다른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지. 네가 뭘 묻고 싶은지 알아. 내가 하려는 이야기도… 마침 그것과 연관이 있거든
페이몬:
정말? 빨리 얘기해 줘.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리니:
이야기는 십수 년 전——괴도 위즐이 폰타인성에서 활동하던 시기부터 시작돼. 그때의 괴도 위즐은 매번 완벽 범죄를 펼치며 손에 넣지 못하는 보물이 없었어
리니:
하지만 유명해질수록 경찰의 경비도 삼엄해졌어. 괴도 위즐의 범행 기회는 줄어들고, 반대로 신분이 노출될 위험만 커졌지
리니:
물론 그녀는 이런 상황을 보고만 있지 않았고, 금방 궁지에서 벗어날 계획을 생각해냈어. 바로 가짜 괴도 위즐을 내세우는 거야
리니:
대상을 물색하던 그녀는 유명 마술사 세자르를 타깃으로 삼았어. 마술사와 괴도는 비슷한 점이 많으니, 대중이 가장 쉽게 받아들일 「진실」이라고 생각한 거지
페이몬:
그, 그래서?
리넷:
괴도 위즐은 능수능란한 거짓말로 손쉽게 세자르의 신뢰를 얻어냈어. 이제 다음은 함정에 빠뜨릴 차례였지
리넷:
그런데 문득 불만 가득한 세자르의 제자가 눈에 들어온 거야. 「아, 내 손을 더럽힐 필요도 없겠다」…. 괴도 위즐은 이렇게 생각했어
리넷:
결국 그녀에게 설득된 로렌조는 세자르의 마술 상자에 손을 댔고, 세자르를 죽게 만들었어
리넷:
그 후 로렌조는 스승의 마술 재산을 몽땅 차지했고, 괴도 위즐은 자신의 오명을 세자르에게 뒤집어씌웠어. 훌륭한 콤비의 멋진 범죄였지
젬마:
리니와 리넷은 이야기를 참 잘 지어내네. 듣고 있자니 나조차도 정말 배후에 흑막이 있었다고 생각될 정도야
젬마:
하지만 이야기의 악역이 아무래도 나인 것 같네? 왜 그렇게 생각해? 로렌조가 무슨 말이라도 했어?
리니:
걱정하지 마, 로렌조는 아무 말도 안 했으니까
리니:
난 처음부터 로렌조가 괴도 위즐 같지 않았어. 그리고 조사하면서 더 확신이 들었지. 로렌조가 너무 순순히 인정했거든. 꼭 무언가를 숨기는 사람처럼
젬마:
슬프네.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넌 나보다 그 녀석을 믿는다는 거야?
리니:
마술사는 관객을 원하는 결론으로 유도하는 데 능하지. 젬마, 당신은 꽤 잘해 냈어
리니: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약혼자를 굳게 믿는 약혼녀…. 로렌조의 도움 덕에 당신은 고집스러운 사랑꾼을 훌륭히 연기했지
리니:
10년 동안 모두가 세자르는 혐오했지만, 당신은 한없이 동정했어
리니:
매일같이 묘비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아름다운 여인이 진범일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 그저 애틋한 눈빛만 보내겠지
페이몬:
잠깐만… 그럼 「협박당한」 것도 처음부터 로렌조와 젬마의 연극이었다는 거야?
페이몬:
하지만 로렌조가 왜? 로렌조는 마지막까지도 젬마를 고발하긴커녕 자기가 괴도 위즐라고 인정했잖아…
리니:
그러게, 왜일까? 이 질문엔 젬마 당신이 직접 대답해주는 게 좋겠네
젬마:
글쎄, 리니 네가 스스로 지어낸 이야기를 믿는다면 답은 뻔하지
젬마:
로렌조는 세자르를 죽인 죄책감이 극에 달해있었던 거야
젬마:
어차피 진짜 괴도 위즐을 고발해 봤자 아무 이득도 없으니, 차라리 괴도 위즐이 감옥 밖에서 자기 가족을 돌봐주길 바랐던 거겠지
리니:
멋진 대답이었어. 재미는 없지만
젬마:
그럼 네가 듣고 싶은 「재미있는」 답은 뭔데?
리니: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어
리니:
진짜 괴도 위즐은 왜 다른 사람의 소중한 물건을 훔쳤을까? 젬마, 당신의 생각을 들려줄래?
젬마:
그래, 어차피 「지어내는 이야기」에 불과하니까
젬마:
내 「생각」엔, 진짜 괴도 위즐은 분명 끔찍한 어린 시절을 보냈을 거야
젬마:
부모님을 일찍 떠나보내고 홀로 방황하는 삶. 속고, 조롱당하고, 얻어맞는 삶…
젬마:
그녀는 쓰레기통에서 찾아낸 폐지에 길에서 주운 나뭇가지로 더러운 그림을 그렸어. 또 조각난 천을 모아 못생기고 어설픈 인형을 만들었지
젬마:
고작 그게 삶의 유일한 행복이었지만, 그녀는 만족했어. 하지만 세상은 그런 행복조차도 허락하지 않았지
젬마:
속아서 모든 것을 빼앗기고 삶은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졌어. 행복해야 할 나이에 어두운 구석에 서서, 세상을 부러워할 수밖에 없었지
젬마:
너무나도 잔인한 일이었어. 그리고 그 고통은 점차 그녀의 머릿속에 어두운 생각을 드리웠지——
젬마:
「세상 모두의 행복이 나는 미워」
젬마:
「그들의 행복, 그들의 『진실』을 모조리 빼앗아 내 마음속 공허함을 채울래」
페이몬:
어떻게 이럴 수가…
리넷:
…이제야 말이 되네
젬마:
이 이야기는 만족스럽니, 리니?
리니:
마음에 쏙 들어. 내 의문을 해결해 줘서 고마워
여행자:
그럼 3일 전 그 예고장은…
페이몬:
그러게. 젬마, 왜 갑자기 예고장을 보낸 거야? 대체 뭐에 꽂혀서?
페이몬:
그 예고장만 아니었으면 들키지도 않았을 텐데
리니:
예고장은 그녀가 보낸 게 아니야
젬마:
벌써 10년. 괴도 위즐도 이젠 역사 속으로 사라져야 하는데, 누군가가 그녀를 내버려 두질 않네
젬마:
리니… 아니, 「괴도 놀이를 좋아하는 꼬마」가 맞으려나? 오페라 하우스의 예고장은 네가 보낸 거지? 왜 그런 거야?
리니:
역시 진짜 괴도 위즐. 사건의 전말을 이렇게 빨리 알아챌 줄이야
리니:
그럼 나도 솔직하게 말할게. 우리의 목적은 세자르의 누명을 벗기는 거였어
리니:
대중에게 박힌 세자르의 이미지를 뒤집으려면, 괴도 위즐이 다시 나타나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었거든
젬마:
그게 다라고? 다른 이유는 없어?
리니:
물론 있지. 예고장에 똑똑히 적어뒀잖아? 10년 전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당신의 가장 소중한 걸 가져가겠다고
젬마:
10년 전이라면… 세자르의 죽음을 말하는 거니? 너, 세자르를 알아…?
젬마:
잠깐, 생각났어! 너흰 그때 그 짜증 나는 꼬마들이었구나?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서 바로 못 알아봤어
젬마:
그때 세자르가 너희에게 마술을 가르쳐주긴 했지만 고작 열흘 남짓이었는데, 그 은정을 지금까지 기억한단 말이야?
리니:
은정을 얼마나 받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우린 전부 기억하니까
리니:
10년 전 세자르는 누명을 뒤집어썼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누구도 그의 억울함을 신경 쓰지 않아
리니:
하지만 우리는 잊지 않았어. 그래서 당신을 찾아온 거야
젬마:
그래? 하지만 내게서 뭘 가져가려고? 보다시피 나는 여기에 멀쩡히 서 있는걸. 로렌조가 모든 죄를 인정했으니, 나는 자유야
리니:
「자유」라… 정말 그렇게 생각해?
리니:
세자르가 그랬어. 세상이 거짓과 허상으로 가득 차 있더라도, 반드시 그 안에서 자기만의 진실을 찾아야 한다고
리니:
당신도 마찬가지야. 진실은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지. 추억이 가득한 보물이나, 원대하고 열정적인 꿈, 그리고… 「대체할 수 없는 사람」처럼 말이야
리니:
운명은 당신에게서 많은 것을 빼앗았고, 나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겨 고요한 밤마다 아파하게 했어. 그런 당신에게 도둑질은 고통을 덜어주는 마취제나 다름없었을 거야
젬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리니:
지난 10년 동안 당신은 범행을 저지르지 않고 바라던 평범한 삶을 살았어. 「도둑질」의 약효를 대신할 무언가가 생겼던 건 아닐까?
리니:
다시 로렌조를 생각해 봐. 그는 자기 스승을 해하고 당신의 연극에 동참하며, 일말의 의심까지 전부 뒤집어썼지. 이게 과연 이익만을 위해서였을까?
리니:
그는 당신의 정체와 죄를 알고 있었지만, 당신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했어. 그런 그가 있었기 때문에, 당신도 10년 동안 도둑질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거지
리니:
당신들은 세자르를 죽인 공범이자, 서로를 보듬어 주던 친구였어. 이제 당신도 느꼈을 거야. 그가 당신에게 있어 대체할 수 없는 「진실」이라는 걸
리니:
장담하건대, 이런 「진실」은 다시는 당신에게 찾아오지 않을 거야
젬마:
……
리넷:
자, 「자유」의 몸이 된 걸 축하해, 젬마
리니:
자유의 대가로 당신은 거짓과 허상만 남은 세계에서 고독히 살아가게 될 거야. 부디 잘 버텨내길 바랄게. 인생은 기니까 말이야
로베르·우댕:
자——시간이 다 되었군요. 다들 준비되셨나요? 리니가 곧 무대로 돌아옵니다!
로베르·우댕:
과연 오늘의 피날레 마술은 뭘까요? 그것은 바로… 「공중 탈출 마술」입니다!
페이몬:
공중 탈출 마술?!
로베르·우댕:
여러분 모두 마술사 세자르를 기억하시겠죠? 당시 그는 이 마술을 펼치다 목숨을 잃고 괴도 위즐이라고 판명되기도 했는데요
로베르·우댕:
하지만 최근 입수한 소식에 따르면 그건 누명이었다고 합니다! 진짜 괴도 위즐이 혐의를 인정했다고 하네요——
리니:
난 슬슬 가봐야겠다. 후우… 이 마술은 정말 오랫동안 연습했는데도 여전히 좀 떨리네
리니:
여행자, 페이몬, 그럼 잘 감상해 줘. 여기 수많은 관중 중에 오직 너희만이 진정한 증인이니까
젬마:
잠깐만, 기다려 봐, 리니
젬마:
너희는 세자르에게 많은 걸 숨겼어. 심지어 그가 죽을 때까지도. 지금은 어때? 다른 사람을 솔직하게 대할 수 있게 됐어?
젬마:
고독으로 향하는 길엔 거짓만 있지 않아. 너도 언젠간 내 말을 이해하게 될 테지. 그날을 기다릴게
리니:
아니, 틀렸어. 난 당신과는 다르거든
젬마:
……
페이몬:
어… 우린 이제… 어쩌지?
리넷:
오빠가 말한 것처럼, 마술 공연을 보러 나가자
페이몬:
하지만 젬마는…
리넷:
괜찮아, 젬마도 곧 깨달을 거니까. 참, 마술이 끝난 후에 오빠를 만나고 싶으면 「거기」로 가봐
페이몬:
알겠어. 그럼 일단 리니한테 가자! 공중 탈출 마술은 엄청 위험하다고 했는데, 리니는… 괜찮겠지?
공중 탈출 마술 관람하기
movie
10년 전, 마술사 세자르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마술 테크닉을 리니와 리넷에게 전수했다. 하지만 그가 두 아이에게 가르쳐 준 가장 중요한 것은 마술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10년이 지나 세자르가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지금, 오페라 하우스의 무대에서 다시 한번 공중 탈출 마술 공연이 벌어진다. 공연 도중 무대 위 높은 곳에 쇠사슬로 묶여 있던 탈출 상자의 자물쇠가 열리고, 수년 전의 운명적인 마술처럼 리니는 상자에서 탈출하여 무대를 향해 떨어진다. 그러나 이번에는 무대 위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별을 상징하는 등방울꽃의 꽃잎으로 변해 관중들의 눈앞에서 사라진다. 「신비함, 놀라움, 그리고 비상식… 이 영광을 당신에게 바칠게, 세자르」
자넷:
방금 봤어? 떨어지던 사람이… 꽃으로 변했어!
랜돌프:
대체 어떻게 한 거지…
올리비아:
진짜 신기하다! 눈도 안 깜빡이고 있었는데, 눈앞에서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어!
샤를로트:
이런 멋진 마술을 보다니, 오길 잘했어!
샤를로트:
세자르는 누명을 벗고, 신인 마술사 리니는 그를 대신해 숙원을 이뤘다…. 정말 최고의 결말이야! 내일 스팀버드의 헤드라인 감이라고!
페이몬:
휴… 다들 리니가 준비한 마술이 마음에 드나 봐!
여행자:
정확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페이몬:
그런데 리니가 안 보이네. 어디 갔지?
페이몬:
리니가 「거기」서 기다릴 거라고 리넷이 그랬잖아? 음… 근데 거기가 어딜까?
여행자:
묘지…?
페이몬:
세자르가 있는 묘지 말이야?
페이몬:
그러네. 이 마술도 어떻게 보면 리니가 세자르에게 작별을 고하는 무대나 다름없었으니까…. 마술이 끝난 후 묘지로 갔을 가능성이 높겠어
페이몬:
자, 그럼 우리도 묘지로 가자!
묘지에 가서 리니 찾기
페이몬:
리니, 정말 여기 있었구나!
페이몬:
괜찮아? 사슬이 끊어졌을 땐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고 깜짝 놀랐다구
리니:
마술은 공연 예술이야. 마술사는 언제나 관중의 마음을 움직일 장치를 준비해야 하지. 그래서 난 세자르의 트릭을 살짝 수정했어
리니:
솔직히 공연 땐 조금 떨렸어. 추락할 때 무중력감이 점점 심해지는데, 온 세상이 뒤집혀 빙글빙글 돌았지…
리니:
가끔은 궁금해. 10년 전 세자르는 떨어질 때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리니:
젬마와 로렌조를 거둔 걸 후회했을까? 아니면… 마지막까지도 그걸 자신의 「실수」라고 믿었을까?
페이몬:
마술 공방에서부터 묻고 싶었는데… 넌 세자르에게 마술을 배운 거지? 그게 정확히 언제 일이야?
리니:
벽난로의 집에 들어간 후야. 사실 그때 나랑 리넷은 목적을 가지고 세자르에게 접근했었어
여행자:
목적?
리니:
전에 얘기해 준 내 과거 기억해? 먹고살기 위해 거리의 마술 공연을 관찰하면서 몰래 트릭을 공부했다고 했잖아
리니:
하지만 이내 「관찰」만으론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어. 그들의 화려한 공연만 보고, 그 뒤에 숨겨진 피나는 노력은 보지 못했던 거야
리니:
어떻게 해야 손동작이 더욱 날렵해질지, 어떻게 시선을 유도할지, 어떻게 더욱 정교한 장치를 만들지…
리니:
우리는 천부적인 재능으로 우리만의 길을 걸었지만, 전문 마술사의 지도 없이는 노력만큼 결과가 따라주지 않더라고
페이몬:
그래서… 세자르를 찾아간 거야?
리니:
응. 솔직히 처음에는 운에 맡기자는 마음이었는데, 세자르가 그렇게 기꺼이 가르쳐 줄 줄은 몰랐어
리니:
열흘 남짓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세자르는 우리에게 정말 잘해줬어. 그에 비해 우리는 많은 것을 숨겼지만
리니:
우리에게 마술을 배우는 이유를 물었을 때도 「열정」 때문이라고 대답했으니 말이야…
리니:
하지만 당시 우리는 너무 많은 일을 겪은 직후였어. 마술적 재능 때문에 귀족에게 거둬졌다가 배신당해서… 마술을 향한 순수한 애정이 남아있지 않았지
리니:
신기한 건 사실을 털어놓을지 말지 고민하는 사이에 이미 거짓말이 먼저 입 밖으로 튀어나오더라는 거야
리니:
타인을 믿을 줄 아는 것도 일종의 미덕인데, 그때의 나는 그런 능력이 없었어
페이몬:
리니…
리니:
날 신경 써주는 거야? 너흰 정말 다정하구나
리니:
이미 익숙해졌으니 걱정하지 마. 귀족가부터 벽난로의 집에 이르기까지, 거짓말과 이익은 나와 리넷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녔거든
리니:
세자르가 순회 공연을 떠난 후엔 우리도 각지에서 임무를 수행했어. 다시 그의 소식을 접했을 땐, 그는 이미 10년 전에 사고로 죽은 괴도 위즐이 되어있었지…
리니:
그날 밤 세자르의 미소를 다시 떠올린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어
리니: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높은 벽이 되었고, 마음을 나눌 사람도 점점 줄어들었어. 마치 공연이 끝난 후의 관객석처럼… 이것도 내가 짊어져야 할 「대가」겠지
리니:
누군가를 완전히 잃어봐야 그 사람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깨달을 수 있어…. 그래서 젬마가 고통스러우리란 것도 아는 거야…. 내가 직접 겪어봤으니까
페이몬:
그래, 슬퍼하지 마
페이몬:
사실 우리도 여행하면서 수많은 「이별」을 봐왔어. 그래도… 나는 분명 더 즐거운 내일이 찾아올 거라고 믿어!
페이몬:
세상엔 맛있는 것도 많고, 재밌는 것도 많고, 여행자도 내 곁에 있고… 이런 생각을 하면 안 좋은 기분도 순식간에 날아가!
페이몬:
그러고 보면… 여행자 네가 내 「진실」인 건가? 헤헤
리니:
그래. 나와 리넷처럼, 너희도 서로에게 둘도 없는 진실인 거야
리니:
운명은 우리에게서 많은 걸 빼앗아 갔지만, 우리가 그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도록 가장 소중한 서로만은 남겨줬어
리니:
그래서 나는 젬마처럼 되지 않을 수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우리는 늘 어두운 밤에 살지만, 우리를 비추는 모든 빛을 기억하거든
리니:
자, 이제 좀 밝은 이야기를 해볼까? 오늘 내 마술 어땠어? 괜찮았어?
페이몬:
최고였어! 하지만 뭔가 더 보고 싶어…. 오페라 하우스에선 이야기에 집중하느라 전반부는 보지도 못했단 말이야
페이몬:
리니, 있잖아…. 마술 하나만 더 보여주면 안 돼?
리니:
음, 어쩌지? 지금은 막 공연을 끝낸 차라 완전히 「빈손」이거든
페이몬:
으으… 어떻게 안 될까? 마술사 리니는 못 하는 게 없잖아! 그렇지?
리니:
알겠어, 그럼 한번 해보지 뭐
리니:
자, 여기 내 손에 꽃 한 송이가 있어…
페이몬:
거짓말, 아무것도 없잖아. 막 지어내기 없기야!
리니:
어라? 정말이네. 분명 꽃을 가져왔는데…. 그럼 이렇게 하자, 같이 숫자를 세보는 거야. 셋… 둘… 하나…
페이몬:
셋, 둘, 하나!
리니:
이제 다시 찾아봐. 꽃이 나타났을지도 몰라
페이몬:
정말? 어디 보자…
여행자:
……
분홍색 꽃이 여행자의 가슴에 나타난다
페이몬:
정말 나타났어! 근데 저번이랑 다른 꽃이네? 이 꽃은 아마… 맞아, 「무지개 장미」였어!
페이몬:
그보다 리니, 빨리 이 마술을 어떻게 했는지 알려줘!
리니:
마술을 배우고 싶다면 먼저 날 「리니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게 어때?
페이몬:
으… 리니 선생님, 좀 가르쳐 주라!
리니:
어휴, 성의를 봐서 한 가지 알려줘야겠네. 마술사는 다른 사람이 먼저 비밀을 말해주기만을 기대해선 안 돼. 관찰과 생각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아야지
페이몬:
그게 뭐야!
리니:
시간이 늦었으니 우리는 슬슬 가봐야겠다. 오늘 내 마술을 보러 와줘서 고마워
리니:
…다음에 또 보자
페이몬:
응, 잘 가!
페이몬:
여행자, 우리도 슬슬 돌아갈까?
페이몬:
헤헤, 내일 발매될 「스팀버드」가 기대되는걸. 분명 리니와 세자르에 대한 기사가 실리겠지?
페이몬:
내일 아침에 스팀버드사에 가서 상황을 살펴보자!

인터뷰
오늘 신문엔 어떤 기사가 실려 있을까? 스팀버드사로 가서 살펴보자
스팀버드사 입구로 가보기
리니:
미안, 샤를로트. 오늘은 나랑 동생이 좀 바빠서 인터뷰하기가 여의치 않네…
샤를로트:
잠깐만, 진짜 잠깐이면 돼——부탁할게, 제발, 리니 씨!
페이몬:
뭐야, 왜 그래?
샤를로트:
밤을 꼬박 새워서 쓴 괴도 위즐 특집 칼럼이 오늘 아침에 인쇄될 예정이었거든?
샤를로트:
그런데 새벽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온 거야! 글쎄 세자르의 약혼녀 젬마가 경비대에 찾아가서 자기가 진짜 괴도 위즐이라고 자백했대!
페이몬:
벌써?!
리니:
크흠!
샤를로트:
응?
리넷:
이미 늦었어, 오빠
샤를로트:
우후후… 「벌써」라고라고라? 역시 너희는 이미 다 알고 있었구나
페이몬:
아앗!
샤를로트:
역시 내 직감이 틀리지 않았어. 너희 나한테 숨기는 게 있지! 젬마가 자수한 이유도… 분명 어제 리니의 마술 공연과 관련이 있는 거야!
리니:
아마 내 공중 탈출 마술을 보곤 세자르와의 추억이 떠올라서 양심에 가책을 느낀 게 아닐까나?
샤를로트:
그런 거였구나——라고 할까 보냐! 그렇게 쉽게 찔릴 양심이었으면 10년 동안은 어디서 뭐 하셨대?
리니:
그건 뭐…
여행자:
(샤를로트… 기자의 혼이 불타오르고 있어. 어떻게든 주의를 돌려야 해…)
샤를로트:
기억났다! 어제 공연이 끝난 후에 너희랑 젬마랑 다 안 보이던데, 설마 그때?
샤를로트:
기습 인터뷰다! 너희 어제 공연 끝나고 어디 갔었어?
페이몬:
마술 공연 끝나고? 우린 리니랑 묘지에 있었어. 거기서 리니가 마술도 보여줬어!
페이몬:
참! 전에 네가 알려준 덕분에, 이제 리니가 마술에 「무지개 장미」를 쓰더라!
리니:
크흠…
리넷:
…응?
리넷:
나도 오빠한테 무지개 장미를 받아본 적이 없는데…. 오빠, 나보다 쟤들이 더 소중해?
리니:
아냐! 그건 그게 아니라…
페이몬:
뭐야, 왜 너까지 그런 반응이야? 내가 또 말실수한 거야?
페이몬:
분위기가 이상해졌어…. 여행자, 어쩌지?
샤를로트:
에휴, 아무래도 오늘은 인터뷰할 날이 아닌 것 같네. 됐어, 다음에 다시 올게
샤를로트:
고집부려서 미안하지만, 난 이 엄청난 특종을 놓칠 수 없어! 젬마의 사건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난 반드시 이 일의 진상을 알아내고 말 거야!
샤를로트:
참, 젬마가 경비대에 「마지막 소원은 로렌조를 만나는 거」라고 했대. 아아… 엄청 복잡한 관계야, 궁금해 죽겠어!
샤를로트:
어쨌든 난 먼저 갈게. 이야기 잘 나눠!
페이몬:
어, 리넷, 그게 사실은 말이지…
리넷:
괜찮아, 화 안 났어. 방금은 저 애의 주의를 돌리려고 일부러 그런 거야
페이몬:
그랬구나! 어휴, 깜짝 놀랐네…
리니:
휴, 하마터면 나도 속을 뻔했네…. 그래도 효과는 좋았던 것 같네, 그렇지?
리넷:
…무지개 장미, 소중히 간직해 줘
리넷:
잃어버리면, 나도 슬플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