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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리병의 장 제1막
「의사의 마음」
불복려 앞에서 누군가가 도움을 청하고 있는 것 같다…
불복려로 가기
아규:
…꼬마야, 이름이 뭐니? 불복려에는 약 받으러 왔어? 부모님은?
치치:
길, 잃은 거야?
기우:
아니에요! 저기, 전 기우라고 해요. 사실 전…
페이몬:
안녕! 치치, 아규! 무슨 문제라도 생겼어?
치치:
여행자, 페이몬…
아규:
아, 마침 잘 오셨어요. 이 꼬마, 아무래도 리월항 밖에서 온 것 같은데 길을 잃었나 봐요…
기우:
——잠깐만요, 길을 잃은 건 제가 아니라 우리 아빠예요!
페이몬:
아빠? 아빠면 어른이잖아. 어른이 길을 잃었다고?
기우:
아빠는… 예전부터 자주 깜빡깜빡하셨거든요. 전에는 반응이 조금 느릴 뿐이었는데, 최근 들어 점점 심해지고 있어요
치치:
그럼, 엄마는?
기우:
엄마는 며칠 전에 아빠가 드실 약초를 따러 가셨다가 아직도 안 돌아오셨어요…. 아빠는 요 며칠 더 안 좋아지셨고요
기우:
예전에 해등절만 되면 불복려의 주인분이 경책 산장에 진료해주러 오셨던 기억이 나서, 그분을 찾으러 아빠랑 같이 리월항에 왔거든요…
기우:
근데 리월항에 막 들어서서 입구의 천암군 아저씨한테 길을 물어보는데, 갑자기 아빠가 사라진 거예요!
기우:
천암군 아저씨한테 아빠를 찾아달라고 부탁했지만, 천암군도 일손이 많이 부족하대요. 그래서 혹시 성안 사람들한테 도움을 청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페이몬:
걱정 마! 사람 찾는 건 우리가 전문이지! 그치?
여행자:
식은 죽 먹기지
치치:
장생도, 있어. 장생의 코는, 강아지보다 뛰어나…
장생:
흥! 누가 뒤에서 내 험담을 하나?
백출:
장생, 치치는 나쁜 뜻으로 말한 게 아니니까 너무 그러지 마
백출:
꼬마야, 방금 불복려의 주인을 찾아왔다고 했지? 무슨 볼일이라도 있어?
기우:
말할 줄 아는 뱀…? 앗——서, 설마 백출 아저씨세요?!
장생:
푸흡! 백출 아저씨래…
백출:
…장생, 중요한 일부터 해결해야지
백출:
꼬마야, 자세하게 말해 볼래?
기우:
네, 알겠어요. 백출… 선생님
기우가 백출에게 아빠의 상황을 설명한다…
백출:
그랬구나… 그럼 가족들은 경책 산장 근처에서 살고 있는 거니? 난 종종 그쪽으로 왕진을 가는데, 너희 가족을 본 기억은 없네
기우:
네… 엄마는 낯선 사람 만나는 걸 별로 안 좋아하셔서, 특히 해등절만 되면… 아빠랑 같이 집에만 있으라고 하셨거든요
백출:
…그렇구나
백출:
기우야, 어머니의 성함이… 혹시 강자, 리자 되시니?
기우:
엇! 맞아요. 백 선생님, 우리 엄마랑 아는 사이세요?
백출:
그래… 아규, 치치. 가게에 별다른 일은 없지?
백출:
기우의 부모님과 인연이 좀 있거든. 될수록 사람을 많이 불러서 기우의 아빠를 찾을까 해… 혹시 도와줄 수 있을까?
페이몬:
나랑 여행자도 있잖아! 방금 기우랑도 얘기 끝냈어!
백출:
정말인가요? 그럼 더할 나위 없죠. 그럼 여러분께도 부탁할게요
여행자:
맡겨주세요
아규:
전 치치랑 가게 대충 정리하고 바로 도우러 올게요!
치치:
가족, 중요해…
백출:
그래, 그럼 우선 불복려는 너희한테 부탁할게
백출:
여행자 님, 페이몬 님. 저희 셋은 일단 기우와 함께 성 밖의 천암군한테 가서 단서가 있는지 물어보도록 하죠
리월항 밖의 천암군에게 물어보기
채락:
…북쪽 일대는 다 찾아봤는데 인상착의가 비슷한 사람은 없었어
채심:
이거 큰일이네. 성안에도 소식이 없고, 더 먼 곳을 수색하려면 투입 인력을 더 신청해야겠는데
기우:
천암군 아저씨! 저희 아빠 소식은 있나요?
채심:
아, 너구나. 백 선생님도 오셨군요
백출:
꼬마 친구의 부탁을 받고 도우러 왔어요. 단서는 좀 있나요?
채심:
정말 잘됐네요, 마침 인력이 부족하던 참이었거든요
채심:
단서는… 죄송합니다. 이 일대는 샅샅이 수색해 봤는데 아직 찾지 못했어요
채락:
전방을 지키는 형제들도 본 적이 없다고 하고, 귀리 평원 쪽으로 간 건 아닌 것 같은데… 설마 녹화 연못 쪽으로 간 걸까요?
백출:
녹화 연못이면… 지형이 복잡한 곳인데, 별일 없었으면 좋겠군요
여행자:
그쪽은 우리한테 맡겨요
채심:
그럼 저희야 감사하죠!
채락:
꼬마야, 직접 아빠를 찾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기우:
괜찮아요. 그래도 고마워요, 천암군 아저씨!
기우의 아버지에게 접근하기
여행자와 그리 멀지 않은 장소에서 한 남자가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절벽을 향해 걷고 있다
페이몬:
아앗! 저쪽은… 이봐! 앞으로 가면 안 돼——
???:
——발 밑 조심해!
???:
…윽!
호두:
손님, 아무리 왕생당의 서비스를 받아보고 싶으셔도, 그렇게 급할 필요는 없잖아요! 괜찮으시죠?
???:
으… 으음…
호두:
…응?
기우:
아빠——
페이몬:
엇, 호두잖아!
호두:
이런, 이런, 이게 누구신가? 음… 여행자와(과) 페이몬! 그리고…
호두:
…에잉, 번거로운 녀석이네
장생:
하, 아직도 널 싫어하나 보네
백출:
후후, 호 당주님. 방금은 감사했습니다
기우:
아빠, 괜찮아요? 저 알아보시겠어요? 저 기우예요, 기우!
???:
넌… 기우, 그럼 난 누구지…
기우:
아빠의 이름은 가양, 경책 산장 서쪽에서 살고 있고, 리월항에는 진찰 받으러 왔어요… 어때요? 생각나요?
가양:
내 이름은 가양, 리월항에는 진찰을 받으러… 맞아, 내 이름은 가양이야. 진찰을 받으러 왔고… 그런데… 무슨 병이었지…
페이몬:
으앗, 이 정도로 심각했던 거야? 얼른 불복려로 데려가야겠어!
페이몬:
호두, 미안! 다음에 맛있는 거 사줄게!
호두:
——잠깐
호두:
설마 지금, 이대로 불복려로 데려가려는 건 아니겠지?
페이몬:
응? 무슨 문제라도 있어?
호두:
백출군, 눈치 못 챈 건 아니지? 아니면 설마 네 사부님이 까먹고 안 가르쳐 주셨나?
호두:
그것도 아니면, 이미 눈치챘으면서도… 「이걸로」 무슨 짓을 하려는 속셈인가?
백출:
……
페이몬:
그, 그게 다 무슨 소리야?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
백출:
…가양의 몸엔, 마신의 잔재 기운이 남아 있어요
호두:
남아 있는 정도가 아니라, 통제 불능의 지경에 이르렀지. 폭발하면 그 결과는 끔찍할 거야
페이몬:
——뭐어!
가양:
마신의… 잔재?
백출:
…호 당주님, 너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제게 마신의 잔재를 억제할 방법이 있으니까요
백출:
의사란 병을 치료하고 사람을 구하는 자. 눈앞에 구해야 할 생명이 있는데 망설일 이유가 있겠습니까?
백출:
게다가 이 분을 구하는 건… 돌아가신 스승님의 유지십니다. 당주님, 스승님의 체면을 봐서라도 하루만 말미를 주십시오
호두:
이젠 종조부까지 들이대시겠다? 백출군, 대체 무슨 꿍꿍이야?
백출:
전 그저 사람을 구하고 싶을 뿐입니다. 제가 의심스러우시다면 불복려에 함께 가서 감시하시면 되겠군요
호두:
음? 너 줄곧 날 경계했잖아? 어째 이번엔 참 관대하네
호두:
음——그래. 가양을 여기 남겨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니까
호두:
종조부의 체면을 봐서… 그리고 여행자의 얼굴을 봐서 이 당주님이 같이 가줄게
장생:
여행자가 같이 와서 다행이네. 아니면 애 좀 먹었겠어, 백출
백출:
…한시가 급하니 바로 불복려로 출발하죠
불복려로 돌아가기
백출:
…심맥이 막혀 기혈이 원활하지 못하군요…
백출:
아무래도 이게 정신 착란을 일으킨 이유인가 봅니다
기우:
백 선생님. 아빠는… 나을 수 있나요?
페이몬:
백출은 엄청 대단하니까 분명 방법이 있을 거야. 걱정 마! 그치, 백출?
백출:
…기우야, 아빠한테 언제부터 이런 증상이 나타난 거니?
기우:
전… 잘 모르겠어요. 제가 기억하는 처음부터 이러셨는데, 하지만 그땐 이 정도로 심각하지 않았어요…
백출:
그렇게나 오래된 건가…
여행자:
상황이 심각한 건가요?
백출:
…아뇨, 방법은 찾았어요. 오늘 밤부터 치료를 시작하죠
백출:
내일 아침에 다시 오시죠. 아침이 되면 기우의 아버지도 의식을 차릴 수 있을 거예요
기우: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해요, 백 선생님!
백출:
호 당주님,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으신다면 근처에서 보고 계셔도 좋습니다
장생:
그래도 이 방은 벗어나도록 해. 치료할 땐 정신을 집중해야 하거든. 도중에 방해라도 받으면 일을 그르칠 수도 있어
호두:
그래, 그래——근처에서 꽃이나 구경하고 풀이나 보다가… 이상한 낌새가 느껴지면 바로 오지 뭐
여행자:
그럼 우린 이만 가볼게요
페이몬:
내일 봐. 백출, 그리고 장생!
백출:
내일 만나요, 여러분
장생:
…백출, 준비는 됐어?
백출:
…그래, 이젠 익숙하니까. 시작하자
불복려 떠나기
페이몬:
후우——잘 해결된 것 같네
페이몬:
근데 백출이 말한 그 분은… 누굴까? 좀 궁금해지는데
페이몬:
넌 안 궁금해? 흐흥, 우리 백출이 치료하는 동안 주변에서 물어보자!
사정을 아는 사람에게 소식 묻기
호두:
「한가로운 자 한가로이 꽃 구경을 하고, 바쁜 사람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네…」
호두:
여, 바쁘신 분들이잖아. 이 당주님한테는 무슨 볼일이야?
여행자:
사실…
호두:
잠깐——내가 맞혀 볼게! 후후… 표정들을 보니 뭔가 묻고 싶은 게 있는 것 같은데?
페이몬:
에헤헤… 저기, 조금 궁금해서 말이지. 백출의 사부님은 대체 어떤 사람이야?
페이몬:
그리고 또 있어, 너랑 백출은 어떻게 한눈에 가양의 몸에 마신의 잔재가 남아있는 걸 발견한 거야?
호두:
응? 전에 내가 말 안 했었나? 최초의 왕생당은 마신이 죽은 뒤의 「원념」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호두:
흐흥, 진부한 옛날 이야기지. 옛날 옛적 마신이 난동을 피우던 때, 선조들은 생과 사의 경계를 유지하기 위해 공기를 정화하고 유해를 불태웠어…
호두:
지금에 이르러선 마신의 원념에 대항하는 업무는 사라졌지만, 마신의 잔재를 판별하는 방법만은 아직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지
페이몬:
그렇게 된 거구나…. 엇, 그럼 백출은 어떻게 배운 거야?
호두:
아마 백출군의 사부님이 가르친 걸 거야——백출군의 사부님은 내 할아버지의 동생, 그러니까 내 종조부시거든. 왕생당의 이인자이기도 했지
페이몬:
왕생당 출신이었구나! 그… 근데 왜 백출의 사부님이 된 거야?
호두:
할아버지한테서 들은 건데, 할아버지랑 종조부는 젊었을 때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침옥 협곡에서 약사 한 분을 만나셨대
호두:
근데 그 약사가 종조부한테 무슨 수를 쓴 건지, 종조부가 돌연 가업을 포기하고 의술을 배우시겠다며 고집을 피우셨다는 거야
호두:
할아버지는 종조부와 대판 싸우셨지만, 결국 말리지 못하셨대
호두:
나중에 할아버지는 왕생당을 이어받으셨고, 종조부는 침옥 협곡 일대에서 의술을 펼치셨어…. 그리고 평생 서로 연락을 하지 않으셨대
페이몬:
장의사가 의사가 되다니, 정말 예상 밖이네…. 근데 평생 연락을 안 할 정도의 일은 아닌 것 같은데?
호두:
평범한 의사라면 그렇겠지. 왕생당도 처음에는 의사와 비슷한 업무를 해왔으니까
호두:
하지만 할아버지는 그때 만났던 약사에게서 불길한 역병의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고 했어!
호두:
…게다가 침옥 협곡의 치료 방법은 생사의 율을 위배한다고 하셨지
페이몬:
생사의 율을 위배한다고?
호두:
자세한 건 나도 몰라. 할아버지도 짐작만 하고 계셨을 뿐이거든. 백출군 그 녀석도 항상 날 경계했고…
호두:
——물론, 그게 그들에게 진짜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
호두:
게다가 백출군은 「불사」에 강렬한 집착을 품고 있는데… 그게 비밀과 관련이 있을지 모르겠네
여행자:
(불사…?)
호두:
아무튼, 지금은 그냥 지켜보는 게 좋겠어. 내일이 되면 정말 뭔가 확실해질지도 모르잖아?
페이몬:
음… 아리송한 일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네…
페이몬:
아이, 몰라. 그냥 내일 백출한테 직접 물어보는 게 좋겠어!
이튿날 오전까지 기다리기(8-10시)
페이몬:
꼬박 하루가 지났는데 가양은 어떻게 됐으려나…. 돌아가서 확인해 보자!
백출과 대화하기
기우:
——아빠!
가양:
기우… 기우야!
기우:
아빠! 제가 떠오르신 거예요?!
가양:
그래, 다 기억 났어! 기우야, 걱정시켜서 미안해…. 엄마는? 어쩐지… 며칠 동안 못 본 것 같은데
기우:
모험가 길드에 엄마를 찾아달라고 부탁했으니까 아빠는 걱정 말고 푹 쉬세요. 백 선생님도 엄마 찾는 걸 도와주신대요!
가양:
다행이구나, 다행이야…. 백 선생님, 고맙습니다
백출:
천만에요. 스승님이 남기신 당부니까 당연히 최선을 다해야죠. 오히려 오랫동안 두 분을 찾지 못해 죄스러울 뿐입니다
가양:
백 선생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다 강리가… 으음… 강리가… 뭐였더라…
백출:
…이제 낫기 시작한 거니 아직 한동안은 휴식을 취해야 할 겁니다. 모든 것은 때가 있으니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장생:
한동안 불복려에서 안정을 취하는 게 좋겠어
백출:
호 당주님. 가양에게 다른 문제가 있는지 한번 살펴보시겠습니까?
호두:
…뭐, 마신의 잔재 기운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네. 설마 정말 억누른 건가…
호두:
——하지만 대체 어떻게 하룻밤 사이에 그 기운을 억누른 거지?
백출:
하하, 그건 저희 사문의 비밀입니다. 그래도 걱정되시면 얼마든지 남아서 지켜보셔도 괜찮아요
백출:
다만, 그 기간 동안 왕생당의 피해는 책임 못 져드립니다
호두:
…나도 그 정도로 막무가내는 아니니까 걱정 마
백출:
……
여행자:
(백출의 표정이…)
여행자:
(뭔가 이상한 것 같은데?)
장생:
으아——안에만 틀어박혀 있으니 답답해 죽는 줄 알았네! 백출, 얼른 나 데리고 나가서 바람 좀 쐬게 해줘!
백출:
그래, 그래… 그럼 여러분, 저와 장생은 바람 쐬러 먼저 나가보겠습니다
백출:
…쿨럭! 쿨럭, 쿨럭!
장생:
그러게 누가 억지로 버티래? 꼴 좋다. 내 임기응변이 아니었으면 어쩔 뻔했어?
장생:
근데 모두한테 비밀로 할 필요는 없잖아. 적어도 믿을 만한 사람 한 명 정도는——
백출:
——거기 누굽니까?
페이몬:
——으아악!
백출:
…왜 따라오신 거죠?
여행자:
방금 표정이 안 좋아 보여서요…
백출:
후후, 답답해서 그런 것뿐입니다. 바람 좀 쐬니까 많이 나아졌어요…. 콜록!
장생:
억지로 버티지 말래도… 휴
장생:
여행자, 페이몬. 사실 가양의 병은 완치된 게 아냐…
장생:
…백출이 자신의 생기를 양도해서 잠시 독성을 억누른 것뿐이지
백출:
후…
페이몬:
백출…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백출:
…제 사문은 장생과 계약을 맺었고, 역대 계약자들은 장생이 전해준 비법에 따라 사람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백출:
가양의 심맥에 이상이 생긴 건 아마 마신의 잔재로 만든 독에 중독되어서 일 겁니다
백출:
그리고 그 독은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어요. 장생을 다리 삼아 제 생기를 가양의 체내에 주입해 독소를 잠시 억눌렀을 뿐입니다
페이몬:
장생한테… 그런 능력이 있다고? 그냥 백출 목에 감긴 액세서리인 줄 알았는데…
장생:
얌마! 침옥 협곡에 있을 땐 선인도 나한테 한 수 접어줬다구! 굳이 말하자면 이 녀석이 내 뱀타워겠지!
장생:
백출이 의서란 게 뭔지도 몰랐을 때부터 난 이 녀석의 사부랑도, 그 사부의 사부의 사부랑도 같이 사람을 구하러 돌아다녔다구!
페이몬:
으앗, 전혀 안 그래 보이는데…
백출:
자아, 그만… 콜록 콜록!
페이몬:
앗… 호두가 너희가 좀 수상한 치료 방법을 사용한다던데… 설마 생기를 양도하는 게 네 몸에 해로운 거야?
백출:
괜찮습니다. 장생이 제 기운을 다스려 주고 있어서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는 아닙니다…
장생:
…하지만 백출의 생기에도 한계가 있어. 최대한 빨리 해독 방법을 찾아서 가양을 치료해야 해
장생:
여행자, 페이몬. 괜찮다면 이 녀석 좀 도와줄래? 너희가 나서지 않으면 이 녀석은 또 혼자 억지로 버틸 거야
백출:
……
여행자:
우리가 도와줄게요
장생:
…백출, 이것도 기회라고? 평생 모두한테 비밀로 할 순 없잖아. 인생은 길어. 언젠간 분명 들키게 될 거라구
백출:
후우… 평생이라…
백출:
…고마워요, 여행자, 페이몬
페이몬:
헤헤, 백출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네. 전에 백출도 우릴 많이 도와줬잖아! 고마워할 필요 없어!
여행자:
그럼 어디서부터 시작할까요?
백출:
가양은 하루아침에 중독된 게 아니에요. 가양의 거처로 가서 독에 대한 단서가 있는지 확인해 볼 생각입니다
여행자:
거처요?
백출:
네. 여행자가 오기 전에 기우한테 물어봤더니, 기우네 가족은 경책 산장의 서쪽에 은거해 있다고 하더군요
백출:
우선 아규와 치치한테 가게의 일을 당부한 후에 그쪽으로 같이 가보시죠
백출:
…독약의 단서 외에도 실종한 기우의 어머니에 대해서도 알아봐야 해요——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제 선배시거든요
페이몬:
헤헤, 백출의 저런 모습은 처음 보네
여행자:
그럼 어디서부터 시작할까요?
백출:
가양은 하루아침에 중독된 게 아니에요. 가양의 거처로 가서 독에 대한 단서가 있는지 확인해 볼 생각입니다
여행자:
거처요?
백출:
네. 여행자가 오기 전에 기우한테 물어봤더니, 기우네 가족은 경책 산장의 서쪽에 은거해 있다고 하더군요
백출:
우선 아규와 치치한테 가게의 일을 당부한 후에 그쪽으로 같이 가보시죠
백출:
…독약의 단서 외에도 실종한 기우의 어머니에 대해서도 알아봐야 해요——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제 선배시거든요
가양이 중독된 독에는 숨은 사정이 있는 것 같다…
경책 산장 서쪽 교외로 가기
페이몬:
으앗, 저쪽에 집이 있었네? 진짜 은밀하다. 지금까지 전혀 있는 줄 몰랐어…
백출:
경책 산장 주변은 종종 왕진을 가는데 이쪽은 유의해서 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어쩌면… 선배가 사람들한테 모습을 드러내기 싫었던 걸지도요
페이몬:
참, 전에는 시간이 급해서 물어보는 걸 깜빡했어. 실종된 강리가… 백출, 네 선배였어?
백출:
네. 과거 전 선배와 함께 스승님을 따라 침옥 협곡 근처에서 의술을 배웠어요
백출:
선배는 저보다 연상이셨고, 일찍부터 각지를 여행하셨죠. 그래서 선배와 함께한 시간이 긴 건 아니에요
장생:
각지를 돌아다니다 어느 약초꾼과 사랑에 빠져 가정을 이뤘다고 하던데, 그게 가양이었나 보네
페이몬:
응? 장생, 그럼… 전에 가양과 기우를 본 적이 없었던 거야?
백출:
…선배는 종종 저와 스승님을 보러 침옥 협곡으로 돌아오셨지만, 가족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으셨죠
백출:
마지막으로 협곡에 돌아온 선배는 스승님과 말다툼을 했던 것 같았어요…. 그 뒤로 선배는 연락을 끊으셨고, 종적도 숨기셨죠
페이몬:
응? 말다툼? 무슨 일이 있었던 건데?
장생:
몰라. 그땐 나도 그 자리에 없었거든
백출:
스승님은 그 일에 대해 아무 말씀 없으셨어요. 다만, 나중에 선배나 선배의 가족을 만나게 된다면… 최대한 도우라고 당부하셨죠
페이몬:
아… 그래서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가양을 구했던 거구나
백출:
아뇨. 스승님이 남기신 유지가 아니었어도, 아픈 환자를 돌보는 건 의사의 의무이니 분명 똑같이 했을 겁니다
장생:
…하아
페이몬:
백출, 너 엄청 착한 사람이었구나… 미안, 전에는 네가 항상 뭔가를 꾸미고 있다고 생각했거든
백출:
후후, 말 한마디에 의심이 바로 풀리신 건가요? 그럼 조심하셔야겠네요. 착한 사람도… 자신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으니까요
페이몬:
에엣——갑자기 또 수상해졌잖아!
백출:
하하, 잡담은 여기까지 하죠. 여기가 선배의 은신처라면, 분명 단서가 남아있을 거예요
백출:
따로 흩어져서 찾아보죠. 단서를 발견하면 같이 분석해 봐요
근처에서 단서 수집하기
기둥 관찰:
(대들보에 얕은 칼자국이 새겨져 있다. 기우의 키를 기록한 듯하다)
기둥 관찰:
(「기우야, 얼른 커서… 걸음마도 배워야지…」 밑부분의 칼자국 옆에 이미 흐릿해진 글자가 새겨져 있다)
기둥 관찰:
(…칼자국의 수량으로 미루어 보건대, 이 가족은 이곳에 오랫동안 은거한 듯하다)
근처에서 단서 수집하기
장작 더미 관찰:
(반듯하게 절단된 장작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장작을 팬 사람은 꽤 기운이 넘치는 듯하다)
장작 더미 관찰:
(…밑부분의 장작은 습기가 차 있다. 한동안 새로운 장작을 패지 않은 듯하다)
근처에서 단서 수집하기
미숙한 글씨체로 쓰인 일지:
「…지붕의 기와가 부서졌다. 나랑 엄마는 키가 닿지 않았는데, 다행히 아빠가 금세 고쳐 주셨다!」
미숙한 글씨체로 쓰인 일지:
「오늘 밥을 먹을 때 상다리가 조금 흔들렸다. 아빠가 상다리를 고치려고 손을 댔는데 오히려 상다리를 부러뜨렸다…」
미숙한 글씨체로 쓰인 일지:
「…아빠가 또 깜빡깜빡하기 시작하셨다. 아빠 대신 잘 기록해 뒀다가 좀 나아지시면 들려 드려야겠다…」
장생:
여행자! 페이몬! 빨리 와봐——
백출과 대화하기
이상해 보이는 포션 한 병을 발견했다…
페이몬:
이게… 뭐지?
백출:
방금 안에서 비밀 서랍을 발견했어요. 그 안에 들어 있는 게… 이거였죠
여행자:
이건 마신의 잔재의… 기운?
장생:
너희도 느껴지나 보네? 맞아. 이건 마신의 잔재로 만든 독약이야
페이몬:
으악——수, 숨을 쉬고 있잖아?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백출:
네… 아무래도 이건, 「살아있는」 독약 같습니다
여행자:
「살아있다」고요?
백출:
「생명」 특성을 지닌 독을 《제병원후잡록》에서 읽은 적이 있어요. 과거 기이한 독이 있었는데, 상생관계로 나뉘며… 천 리가 떨어져 있어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했죠…
백출:
이 독이 그 방법대로 만들어졌다면, 가양의 독, 그리고 우리가 보고 있는 이 독은 모두 「새끼 독」… 단순한 분체일 거예요
페이몬:
분체? 그럼 본체도 있는 거야?
백출:
네. 독을 쓴 사람은 본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중독된 사람의 행위나 정신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그리고 중독된 사람도 어느 정도 본체의 부름을 받게 되죠
페이몬:
부름이라고… 앗! 설마, 가양이 처음 실종됐던 그 방향이!
여행자:
——경책 산장이었어!
백출:
가양을 유인한 건… 아마 그 독의 본체——약의 제작 원료인 마신의 잔재일 거예요
페이몬:
진짜 그런 일이 있다고? 대, 대체 누가 독을 쓴 건데!
백출:
……
여행자:
……
페이몬:
왜, 왜 갑자기 다들 아무 말도 없는 거야?
장생:
…독을 비밀 서랍에 보관했다는 건, 독을 쓴 사람이 이 집의 주인이라는 의미겠지
페이몬:
가양을 말하는 거야? 근데 가양이 자기 몸에 독을 쓸 이유가 없잖아?
장생:
조금만 더 생각해 봐. 약물에 능하고 이곳에서 지내고 있는 사람…
페이몬:
엇? 그 말은 설마… 강리!
페이몬:
아니지! 강리한테도 남편한테 독을 쓸 이유가 없잖아!
백출:
…저도 선배가 그런 짓을 할 사람이라는 생각은 안 들어요
장생:
하지만 마신의 잔재로 독을 정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리월을 샅샅이 뒤져봐도 몇 명 없잖아?
백출:
…근거 없는 억측을 하기엔 너무 일러. 가양을 치료한 뒤에 다른 단서를 알고 있는지 물어봐도 늦지 않아
여행자:
해독할 방법을 이미 찾아낸 건가요?
백출:
네. 《제병원후잡록》의 서술에 따르면, 어미 독을 제거하면 새끼 독은 자연히 사라진다고 했어요…
백출:
그러니 본체인 마신의 잔재를 제거하면 가양의 독은 치료하지 않아도 완쾌될 거예요
백출:
여행자, 경책 산장의 마신의 잔재에 대해 알고 있나요?
장생:
에휴, 역사책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일이라면 수천 살 먹은 그 늙은이들이나 기억하고 있을 것 같은데
페이몬:
엥? 장생이 예전에 선인들도 너한테 한 수 접어줬다고 그랬잖아. 근데 너도 몰라?
장생:
그건… 윽…
백출:
장생의 기억력과 법력은 전성기에 비해 많이 약해진 상태예요
백출:
지금은 평범한 인간과 계약을 맺고, 생기를 공유하는 방법으로 목숨을 유지하는 게 고작이라 예전 일은 기억하기 어려울 거예요
페이몬:
——응? 계약을 맺고 생기를 공유한다니… 뭔가 요마들이 할 법한 일 같은데?
장생:
야! 신선을 모시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 줄 알아?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라고!
장생:
내가 있어서 기운도 회복되고, 수명도 연장되고, 건강까지 관리해주니 뭘 먹어도 탈 하나 안 나는 거라고!
페이몬:
건강 관리! 오오——그렇구나…
페이몬:
헤헤, 백출. 나중에 은퇴하면 장생한테 나랑도 며칠만 계약해 달라고 하면 안 될까…
백출:
이 계약을 계승하려면, 심성에 엄격한 조건이 존재해요. 역대 계약자들 모두가 그랬으니, 유감이지만 그건 어려울 것 같네요
페이몬:
…심성? 잠깐만, 설마 지금 은근슬쩍 비꼬는 건 아니겠지?
여행자:
(전에 백출의 건강이 안 좋다고 들었는데…)
여행자:
(게다가 스승님도 돌아가셨다고 했으니, 지금까지 살아 계시진 않을 테고…)
페이몬:
으으으… 나 화나! 너네한테 요상한 별명을 지어줄 거야! 이——뱀타워! 하얀 밧줄!
장생:
에휴, 그래서 네 심성이 나쁘다고 한 거야!
백출:
자자, 이쯤 하고. 본론으로 돌아와서, 여행자, 선인한테 단서를 물어볼 방법이 있을까?
장생:
——선인이 만나고 싶대서 만나지나? 그 늙은이들은 할 수만 있다면 평생 사람을 안 만날 녀석들이야…
장생:
——그런 녀석이 있다고?!
백출:
후후, 역시 발 넓은 여행자답네요. 두 분에게 도움을 청해서 정말 다행입니다
페이몬:
음… 누굴 말하는 건지 대충 알 것 같긴 해. 그럼 난 이만 빠질게…
여행자:
……
옥상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소:
무슨 일이지?
페이몬:
으악!
페이몬:
…정말이지, 매번 이렇게 깜짝 놀라야 하는 거냐구!
장생:
…선인들은 다 이런 식으로 등장하는 거야?
백출:
이분이었을 줄은…
소:
…음? 너였나?
백출:
불복려의 백출이 선인님을 뵙습니다
백출:
…해등절 때 선인님을 몰라뵀습니다. 실수한 부분이 있다면 부디 양해해 주십시오
페이몬:
엥? 둘이 예전에 만난 적이 있었어?
소:
일면식이 있는 정도지
소:
…「요마」의 기운이 느껴지는군. 그것 때문에 날 부른 건가?
사건의 자초지종을 소에게 설명한다…
소:
「요마」로 독을 만들었다니…
소:
안타깝구나. 우매한 망상은… 늘 인간에게 생과 사를 도외시하게 하지
소:
…네 염원은 잘 알겠어. 경책 산장의 아래에는 확실히 마신의 잔해가 숨겨져 있어
소:
과거 사악한 이무기가 이곳에서 난동을 피웠고, 암왕제군님이 놈을 진압하셨지…
소:
…제군께서는 백성들에게 더는 해를 끼치지 못하도록 존상으로 놈을 제압했고, 훗날 그 위에 경책 산장이 세워졌어
소:
봉인이 풀리지 않은 지금, 너희들이 찾고자 하는 「본체」는 아마 지하에서 유출된 일부 「교룡의 피」일 거야
소:
하지만… 기운이 너무 약해서 구체적으로 어디서 유출된 건지는 판단하기 힘들어. 더 자세한 조사가 필요해
여행자:
…그렇구나
소: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평범한 인간을 공격하고 싶진 않아
소:
하지만 요마가 기승을 부려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다시 내 이름을 불러줘
소:
……
장생:
…응?
소:
…됐어
소:
너희 인간들의 선택에 관여할 생각은 없어. 하지만…
소:
…불로장생은, 너희가 생각하는 것처럼 아름답진 않을지도 몰라
백출:
…선인님의 가르침, 반드시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소:
또 보자
장생:
정말 이상한 선인이야. 내가 알고 있는 선인과 뭔가 다른 것 같아
페이몬:
——그야 소는 소니까! 덕분에 이제 갈피가 좀 잡히는 것 같아
백출:
마신의 잔재는 지하에서 유출된 거예요. 선배가 「약을 채집」해야 한다면, 근처에 반드시 지하로 향하는 동굴이 있을 겁니다. 그곳만 찾으면…
아규:
사… 사부님! 사부님——큰일났어요!
페이몬:
아규? 불복려에 있어야 하지 않아? 여긴 어쩐 일이야?
백출:
무슨 일이야?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얘기해 봐
아규:
크… 큰일났어요…
아규:
가양… 가양 씨의 상태가 갑자기 악화됐어요!
장생:
——뭐어? 이렇게 갑자기?
장생:
예상대로라면… 적어도 사흘은 더 버텨야 하는데…
백출:
…가장 최악의 예상이 현실이 된 것 같네
백출:
——여러분, 당장 불복려로 돌아가죠!
불복려로 돌아가기
기우:
아빠! 왜 그래요? 아빠!
가양:
으… 으음…
치치:
걱정 마. 백 선생님, 금방 돌아와
백출:
상황이 어때?
기우:
백 선생님! 아빠가, 방금까지 괜찮다가 갑자기 피를 토하셨어요! 그리고… 그리고 횡설수설하기 시작했어요…
치치:
아규가, 떠나기 전만 해도, 의식이 있었는데, 지금은…
백출:
…아규, 일단 가양을 안으로 옮기자
아규:
네, 네!
백출:
기우야, 걱정 마. 아빠는 내가 꼭 치료해 줄게
기우 일행과 대화하기
기우:
아빠, 괜찮아요…? 아직도 어디 아파요? 또 갑자기 쓰러지시는 건 아니겠죠…
가양:
많이 나아졌어.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전보다 몸이 훨씬 가벼워진 느낌이야
가양:
응? 그러고 보니… 백 선생님은 어디 가셨니? 아직 인사도 못 드렸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자리에 안 계시더구나
아규:
사부님은 조용히 쉬고 싶으시다면서, 안으로 가양 씨를 부축하라고 이르시곤…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으셨어요
여행자:
……
가양:
그런가요… 하긴, 이틀 동안 백 선생님이 많이 고생하셨죠
가양:
휴,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네요. 강리를 찾으면 한번 의논해 봐야겠어요…
가양:
음… 그러고 보니, 강리의 소식은…?
기우:
모험가 길드에선 아직 소식이 없어요. 이따가 다시 가볼게요
가양:
그럼 나도… 윽!
아규:
가양 씨의 몸 상태는 아직 불안정하니, 한동안 불복려에서 안정을 취하라는 사부님의 분부가 있으셨어요. 기우는 제가 같이 가줄게요
가양:
…휴, 그럴 수밖에 없나… 정말 고마워요
가양:
차라리 잘됐지. 백 선생님이 충분히 쉬시면 만나서 감사 인사를 해야겠어
페이몬:
여행자, 백출이 계속 안 보이는데, 설마…
여행자:
…찾으러 가자
페이몬:
엇? 잠깐만 기다려!
안에서…
백출:
……
장생:
…깼어? 아무리 내가 회복시켜준다 해도 이러는 건 역시 너무 위험해
백출:
…시간이 급박해서 어쩔 수 없었어. 그리고 아무 수확도 없었던 건 아냐
백출:
선배의 계획은 정말이지 절묘했어. 참고할 게 많았지… 후, 정말 안타깝게 됐어
페이몬:
…백출은 얼마나 더 자려는 걸까…
장생:
네가 자는 동안 여행자(이)랑 페이몬이 계속 밖을 지켰어. 나가서 얘기 좀 나누는 게 어때?
백출:
…그래
백출과 장생이 안에서 밖으로 걸어 나온다…
페이몬:
설마… 설마 이대로…
장생:
——누가 뒤에서 쫑알거리는 거야?
페이몬:
앗! 백출! 장생!
여행자:
괜찮아요?
백출:
괜찮아요. 다만 생기를 적잖게 써서 장생이 회복해주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던 것뿐이에요
페이몬:
가양은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했잖아? 왜 갑자기 또 그 방법으로 치료를 해야 했던 거냐구…
백출:
제 첫 판단이 틀렸던 거죠——가양의 병은 한 가지 종류가 아니었어요
백출:
…그래서 생기의 소모 속도도 제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던 거고요
페이몬:
——뭐어? 마신의 잔재로 만든 독 외에도… 또 다른 병이 있다고?
백출:
가양의 독은 처음부터 기존의 병을 억누르기 위해 사용했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하겠네요
백출:
가양은 선천적인 희귀 심장 질환 때문에 심맥을 보호해야 합니다. 아니면 쉽게 출혈로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폐부까지 손상될 수 있죠
백출:
…그런 가양에게 있어, 마신의 잔재는 독이 아닌 약이었어요
장생:
그 약이 없었다면 가양은 오래전에 이미 죽은 목숨이었을 거야
여행자:
그래서 강리가…
백출:
하지만 독으로 독을 물리치는 건 임시방편이에요. 시간이 지날수록 독이 심맥에 쌓여 가양의 정신에 해를 끼치게 된 거죠
백출:
게다가 장기적인 복용으로 가양의 몸이 독에 내성을 보여, 약효도 떨어져 갔겠죠… 선배는 가양의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약을 계속 만드는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페이몬:
기우가 가양의 몸이 점점 안 좋아지고… 강리는 계속 약초를 따러 나갔던 게… 그래서였어?
백출:
마신의 잔재란 무척 흉포해 일반인이 견뎌낼 수 없는 것. 평범한 인간의 몸으로 그걸 자주 접했다면…
백출:
그 선인의 말씀처럼, 선배는 가양의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모든 걸 도외시한 것 같군요
장생:
강리까지 똑같은 길을 걷게 될 줄이야. 숙명이라는 건가…
장생:
누군가를 살리려 스스로를 희생하고, 사람의 힘으로 해낼 수 없는 기적을 위해 비인간적인 힘을 좇아 어떤 대가도 치르는 것…
여행자:
숙명…?
백출:
…벌써부터 숙명이니, 뭐니 하는 건 너무 일러
백출:
가양의 상황은 일단 안정시켰어요. 지금 가장 급선무는 경책 산장에 돌아가 선배를 찾는 거예요
백출:
마신의 잔재를 빈번하게 접했다면, 선배의 건강도 크게 악화됐을 거예요
백출:
게다가 며칠 동안 실종됐으니까, 아마 십중팔구…
가양:
…백 선생님, 여행자, 저예요
페이몬:
가양! 설마… 다 들은 건 아니겠지…
가양:
백 선생님… 저도 데려가 주세요!
가양:
백 선생님은 이미 저희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셨어요. 더 이상 선생님이 강리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는 걸 지켜볼 순 없습니다
가양:
게다가 강리는 저 때문에 그런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된 거잖아요… 저에게 강리를 구할 능력이 없다는 건 알지만, 적어도 길을 안내할 순 있어요
가양:
…강리가 매번 어디로 「약을 구하러」 가는지… 어디서 저와 작별 인사를 하는지 정도는 떠올릴 수 있어요… 아뇨, 반드시 떠올려야 해요! 젠장… 쿨럭!
장생:
조심해! 기혈이 역류하면 심맥이 상한다고. 넌 여기 남아있는 게 좋겠어
가양:
아뇨! 어서… 어서…
가양:
제가 또 잊기 전에 어서…!
백출:
후…
백출: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겁니다. 죽음을 불사할 각오는 되셨나요?
가양:
하하… 몇 년 전에 진작 죽을 목숨이었어요. 이제 와서 무서울 게 있나요?
가양:
전 그냥… 강리를 찾기 전에 또 그녀를 잊게 될까 봐, 그게 두려워요…
백출:
…그렇다면, 따라오세요
어둠 속에서 옷자락이 움직이더니, 그림자 하나가 자리를 뜬다…
치치:
백 선생님, 또 외출하시는 건가요?
백출:
그래. 좀 멀리 다녀와야 될 것 같아. 치치, 평소의 그 약을 준비해 줄 수 있을까?
백출:
안개꽃 가루, 그리고 약장의 세 번째 칸과 다섯 번째 칸에 있는 약재를 추가해 줘… 효과가 있으면 좋으련만
치치:
백 선생님… 이건…
백출:
가봐. 약풍로가 타지 않게 잘 지켜보는 거 잊지 말고
치치:
…알겠어요
독과 약의 경계는 모호해졌고, 생과 사의 경계도 흔들리는데… 만병을 통치할 약은 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경책 산장 서쪽 교외로 돌아가기
백출:
……
가양:
윽… 이 느낌은…
가양:
그날 길을 잃었을 때와 똑같아요… 제 몸에 있는 무언가가 절 인도하는 것만 같아요…
백출:
「본체」의 영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요. 거리가 가까워져서인지, 아니면 유출이 더 심해졌기 때문인지…
백출:
가양, 구체적인 방향이 느껴지나요?
가양:
아마… 이쪽일 거예요!
가양 일행과 대화하기
백출:
이곳에…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네요. 저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요
가양:
여기는, 뭔가 익숙해요… 윽…!
페이몬:
가양! 괜찮아? 아니면 우리가 내려가서 찾아볼 테니까 여기서 좀 쉬는 게 어때?
가양:
안 돼… 강리가 분명 날 기다리고 있을 거야…
가양:
후우… 얼른 출발하죠!
백출 일행과 대화하기
페이몬:
으와… 엄청 음산해. 앞에 대체 뭐가 있는 걸까…
장생:
착굴 흔적이 조잡한 거로 보아 꽤 시간이 오래된 것 같네. 도굴용 동굴 같아
페이몬:
도굴용 동굴? 그러고 보니 이 근처에 보물과 관련된 전설이 돌았는데, 혹시 보물 사냥단이 판 동굴 아닐까?
백출:
곳곳에 남겨져 있는 도구를 보면, 그럴 가능성은 충분해요
백출:
…하지만 왜 도구도 가져가지 않고 그대로 버려뒀을까요?
가양:
…생각났어요. 강리는 동굴 안에서 절 구할 방법을 찾았다면서 절 이곳에 데려왔어요…
가양:
하지만… 하지만 강리는 이 방법을 쓰면 제가… 젠장, 왜 생각이 안 나는 거야! 젠장…!
백출:
무리하지 말고 일단 앞으로 가보죠
백출 일행과 대화하기
페이몬:
우와, 여기에도 향로가 있네? 보물 사냥단 녀석들, 삶을 즐길 줄 아는 녀석들이잖아~
여행자:
…이건 보물 사냥단이 남긴 게 아닐 거야
백출:
…이 향로에 피운 건 마물을 쫓는 용도의 향인 것 같네요
페이몬:
마물을 쫓는다니? 근데 방금까지 마물을 만났잖아?
백출:
며칠 전에 다 타버렸으니까요. 게다가 방금 우리가 만난 마물은 아마 더욱 깊은 곳의 「무언가」에 의해 이끌려 온 걸 겁니다
백출:
분명 이 동굴을 판 보물 사냥단도 우연히 깊은 곳의 「무언가」를 만나 황급히 도망친 거겠죠
백출:
나중에 이곳을 발견한 선배는, 그 「무언가」를 가양을 치료할 수 있는 마지막 동아줄로 여겼을 테고요…
가양:
맞아… 이 향로… 이 향로는 강리의 물건이에요! …맞아요, 바로 이곳이에요!
가양:
바로 이곳에서… 강리한테… 제가 강리한테… 저한테… 쿨럭! 쿨럭, 쿨럭!
페이몬:
——가양!
가양:
난 괜찮으니까… 계속 내려가자. 강리가… 아래에서 날 기다리고 있는 게 느껴져
백출 일행과 대화하기
가양:
아——강리!
페이몬:
가양, 조심해! 주변에 마물이 있어!
백출:
마신의 잔재에 유인되어 온 건가… 여행자, 뒤는 당신한테 맡길게요!
함께 마물들을 처치한다
가양:
백 선생님, 어떻게 됐어요? 강리는…
백출:
맥은 짚이지만,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에요
백출:
이곳에 도사리고 있는 마신의 잔재는 당신의 몸에 있는 독소처럼 선배의 정신을 침식했어요…
백출:
빨리 제거하지 않는다면, 목숨을 부지한다 해도 아마… 깨어나지 못할 겁니다
페이몬:
그럼 뭘 더 기다려? 얼른 마신의 잔재를 제거하자!
장생:
…그렇게 쉬운 일이 아냐. 백출이 아까 했던 말, 기억나?
장생:
가양의 독은 이곳의 마신의 잔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장생:
…마신의 잔재를 제거하면 가양의 독도 효력을 잃게 돼
페이몬:
어… 가양의 독은 심장 질환을 억누르기 위한 건데? 그 독이 효력을 잃는다면…
페이몬:
헉! 설마——
백출:
네. 이곳의 마신의 잔재를 제거한다면, 가양, 당신의 명도… 다하게 될 거예요
가양:
…역시, 그렇게 되는 건가요…
페이몬:
잠깐! 지금까지 애쓴 게 다 가양을 치료하기 위해서였잖아! 어떻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페이몬:
백출, 넌 아는 게 많으니까 분명 다른 방법을 알고 있을 거야… 그치!
백출:
…아니면 계속 독을 복용해 우선 시간을 버는 것도 방법입니다. 선배의 상황은… 따로 방법을 생각해 보죠
장생:
강리는 아마 정신을 잃기 전까지도 전심전력으로 널 위해 약을 만들었을 거야——어쩌면 강리도 네가 그러길 바랐을지도 모르지
가양:
…백 선생님, 솔직하게 얘기해 주세요. 강리는…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 건가요?
백출:
마신의 잔재가 폐부까지 침투한 이상, 보통은 길어도 사흘이겠지만, 제가 비법으로 치료한다면…
가양: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가양:
백 선생님. 여기 오기 전에 이미 마신의 잔재의 위험에 대해 들었어요
가양:
계속 마신의 잔재에 의지해 살아간다면, 강리가 위험을 무릅쓰고 약을 만드는 건 물론이고, 나중에 폭주라도 하면 주변 사람들, 강리와 기우까지도 위험해질 거예요…
가양:
…어차피 십몇 년 전에 죽었어야 할 목숨이에요. 지금까지 살아서 기우가 크는 걸 지켜본 것만으로도 암왕제군님이 보우해 주신 덕분이죠!
가양:
마지막으로 제 목숨으로 강리를 구할 수 있다면… 전 얼마든지… 얼마든지…
페이몬:
가양…
가양:
…하하, 역시 사람이 떠나야 될 때 떠나지 않으면 점점 욕심이 커지네요
가양:
백 선생님, 여행자. 조금만 시간을 더 주세요. 강리를… 한 번만 더 볼게요. 한 번만요
백출:
…알겠어요
가양: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해요. 여러분의 은혜는… 다음 생에 갚아야 할 것 같네요
페이몬:
가양은… 백출, 장생, 정말 아무런 방법이 없는 거야?
백출:
일반적인 수단은 선배도 전부 시도해 봤을 거예요. 다른 방법은, 저도 크게 확신이 없네요…
장생:
무릇 인간이라면, 생로병사는 결코 피할 수 없는 숙명이야. 그렇게 쉽게 구할 수 있다면 강리도 사람이 아닌 존재에 손을 내밀지 않았겠지
페이몬:
이럴 수가… 강리가 그렇게 애를 써서 가양을 구했는데, 가양이 또 스스로를 희생해서 강리를 구하다니… 이게, 이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거냐구!
백출:
난 아직도 생사의 이별을 지켜보는 게 익숙하지 않아… 몇 번을 겪었어도 말이야
장생:
이별은 언젠간 찾아와. 가치 있는 죽음이라면, 괜찮은 결말이지 않을까?
장생:
…적어도 네 사부들은 그렇게 생각했어
백출:
그들의 선택이 감동적인 건 사실이지만, 그 「가치 있는」 목숨이야말로…
백출:
…사라지지 말아야 할 목숨인 것을
가양:
…우리 약속했었지. 기우가 약초 따는 걸 도울 수 있을 때까지 크면, 그땐 정말 떠나기로…
가양:
봐봐. 이젠 날 데리고 진찰 받으러 리월항까지 올 수 있다구. 게다가 널 찾는 의뢰까지…
가양:
…그러니까, 내가 없어도 둘이서 잘 살아갈 수 있을 거야
가양:
…!
장생:
……
가양: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아요. 이제 그만… 절 떠나게 해주세요
백출:
알겠습니다
「본체」가 사라지자, 독약으로 억눌러 오던 병마와 기억들이 가양의 마음속으로 밀려든다…
가양:
…윽 …크윽…
강리:
…네 정신과 기억이 전부 침식될 거고… 결국엔, 죽은 거나 다름없게 될 거야
가양:
…괜찮아. 적어도… 기우가 클 때까지는 너희 곁을 지킬 수 있잖아
가양:
…하아 …하아!
기우:
…엄마! 아빠가 뭔가 이상해요…
강리:
…괜찮아, 괜찮아. 엄마가 얼른 약초를 따올게. 우리 가족은 다 괜찮을 거야…
가양:
하… 이럴 때 예전 기억 같은 걸 떠올려서 어쩌겠다고…
강리:
…!
가양:
인간이란 참, 살면 살수록 욕심이 생긴다니까…
강리:
——! ——!
가양:
다시 한번… 네 목소리가 듣고 싶어
불복려로 돌아가기
어둠 속에서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
…양 …가양 …!
강리:
——가양! 가양!
기우:
——아빠! 깨어나셨어요?
가양:
음… 강리… 기우?
가양:
…난 …응? 이것들은…?
가양이 불복려 실내에서 눈을 떴다. 몸에는 부적이 잔뜩 붙어있다…
장생: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기분이 어때?
백출:
아프거나 불편한 곳이 있다면…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가양:
백 선생님! 전… 전 분명 이미…
백출:
후후, 당신은 분명 한 번 죽었습니다. 지금의 당신은, 인간보다 강시에 가까워요
가양:
…강시요?
백출:
네. 출발하기 전에 치치한테… 당신의 육체를 생과 사의 틈새에 묶어 둘 「불사의 약」을 준비해 달라고 했거든요
백출:
진정한 선가의 법술보다는 한참 부족해서 수명을 한동안 유지하는 게 고작이지만요
백출:
그게 며칠이 될지, 몇 달이 될지, 아니면 몇 년이 될지는… 저도 이번 기회에 좀 더 관찰해 보고 싶네요
백출:
하지만 그게 얼마든 충분한 작별을 갖기엔 충분할 겁니다——호 당주님, 이런 결말은 어떠신가요?
호두:
「불사의 약」이라니… 대체 배후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일을 꾸민 거야? 이런 것까지 만들어 내다니
백출:
이름값 못 하는 반쪽짜리일 뿐이에요. 가양의 굳은 의지가 아니었다면 그만큼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을 수도 있죠
백출:
결국 전 한낱 의사일 뿐입니다. 생사의 순환이나 음양의 이치 같은 건 몰라요
백출:
그냥 제 앞에 구해야 할 목숨이 있다면, 구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뿐이죠
백출:
——게다가 우리가 출발하기 전에 가양한테 길 안내를 맡긴 사람은 다름 아닌 호 당주님이시잖아요?
호두:
——에헤이, 역시 들킨 건가
백출:
호 당주님이 일부러 힌트를 주시지 않았다면, 우린 분명 제때 선배를 찾지 못했을 거예요
호두:
어쩐지 그때 불사의 약은 언급도 안 하더라니… 그럴 때조차 날 경계하는 거냐…
가양:
어… 하하. 호당주님이 말조심하라고 당부까지 하셨는데. 역시 백 선생님은 못 속이겠네요
장생:
흐흥, 내 후각을 무시하지 말라구!
호두:
…난 그냥 가양이 실종된 가족한테 미련을 못 버리길래, 안심하고 떠날 수 있게 얼른 소원을 들어주려던 것뿐이야. 한이 맺혀서 속세를 떠나지 못하면 골치니까…
호두:
——근데 불복려가 결국 고객을 채갈 줄이야! 에이, 됐어. 거래가 연기된 셈 치지 뭐
호두:
휴, 치치만으로도 골치가 아픈데 또 한 명 늘게 될 줄은…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왕생당으로 끌고 갈걸…
기우:
저… 전 나중에 꼭 백 선생님이랑 엄마보다 더 뛰어난 약사가 돼서 아빠를 치료할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 아빠 데려갈 생각은 버려요!
가양:
……
호두:
호오? 왕생당의 경쟁 상대는 운래해를 두 번 꽉꽉 채우고도 남을 정돈데, 꼬마 손님, 아주 열심히 노력해야겠어?
호두:
그럼 여행자, 페이몬——나중에 또 봐!
치치:
후… 드디어, 간 건가…
페이몬:
어쨌든 일단락됐네! 오랜만의 재회니까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페이몬:
——헤헤, 이럴 땐 맛있는 걸 잔뜩 먹으면서 축하해야지!
가양:
하하, 마지막으로 밥상에서 가족들과 대화를 나눈 게 지난 생의 일처럼 아득하네요
페이몬:
오오——듣기만 해도 구미가 당기는걸!
페이몬:
우선 시장에서 가장 신선한 식재료부터 사야지——출발!
기우:
형아! 저, 저도 도울게요!
강리:
백출. 이번 일은… 정말 고마워
백출:
천만에요. 전 그냥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에요
강리:
해야 할 일이라… 백출, 장생. 괜찮다면 밖에서 회포나 좀 풀자
강리 따라가기
강리:
협곡에서 마지막으로 만난 뒤로 어느새 이렇게나 오랜 시간이 흘렀네
강리:
장생은 예전 그대로야. 하나도 안 변했어
장생:
넌 많이 변했네
강리:
…맞아. 그때의 난 오늘 같은 날이 올 줄 상상도 못 했을 거야
강리:
…백출, 네가 이렇게 될 줄도 몰랐지
강리와 대화하기
강리:
…네 불사의 약은 봤어. 약리 부분에서 내가 만든 독과 유사한 점이 많더라
백출:
…독소로 생전의 상태를 유지하는 건 기발한 발상이었어요. 선배, 멋대로 따라했다고 혼내려는 건 아니죠?
강리:
그럴 리가. 너 정도의 재능이라면 선례가 없었어도 언젠가 자연히 구상해낼 수 있었을 거야
강리:
하지만 가양과 만난 지 며칠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 독을 이 정도로 빈틈없이 연구할 수 있다니…
강리:
게다가 기존의 처방전까지 개량한 건——재능으로 설명할 수 있는 범주가 아냐
강리:
백출, 솔직하게 얘기해 줘. 너… 네 몸에 직접 독을 실험해본 거지?
장생:
하, 그것 봐. 오래 못 숨길 거라고 했잖아
강리:
장생의 계약으로 이전할 수 있는 건… 생기만이 아니지?
백출:
…역시 선배는 못 속이겠네요
백출:
맞아요. 장생의 비법은 생기 외에도 독소와 질병을 이전할 수 있어요
백출:
두 번째로 가양을 치료할 때 저한테 일부 독소를 전이했어요. 가양의 부담도 덜어주고, 독성도 연구할 수 있으니까요…
백출:
하지만 그 여독은 마신의 잔재를 제거하면서 함께 사라졌으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강리:
…너무 위험하잖아. 그때 마신의 잔재를 제거하지 않았다면, 네 몸까지——
강리:
…하, 아니다. 내가 무슨 자격으로 너한테 뭐라고 하겠어?
강리:
과거 내가 문파를 떠나 사부님과 연락을 끊은 것도, 얼마 남지 않은 수명을 계속 깎아가면서 가양을 치료하는 사부님을 두고볼 수 없었기 때문이야
강리:
결국 난 가양의 목숨을 구하려 독을 만들고, 넌 직접 독을 몸에 실험하고… 사부님처럼 목숨으로 목숨을 구하는 옛길을 걸어버렸지만
강리:
이게 우리의 숙명인 걸까? 사람을 구하겠다는 집념 하나로 단명을 마다하지 않고, 생사를 거스르는 기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 말이야
백출:
…숙명이라, 의사가 입에 담을 단어는 아니네요
강리:
백출, 그동안 계약을 통해 수많은 병과 독을 네 몸에 이전시켰지? 그중에는 나도 모르는 독도 제법 있는 것 같은데…
강리:
이제… 그만 멈출 수 없을까?
백출:
선배, 선배도 아시잖아요. 우리 문파는 다들 이렇다는 거…
페이몬:
이봐——빨리 와서 밥 먹어——
기우:
엄마! 얼른 와서 식사하세요!
기우:
형아가 아빠도 맛볼 수 있는 요리를 잔뜩 가르쳐 주셨어요! 얼른 와서 드셔 보세요!
강리:
그래, 그래. 바로 갈게… 엇, 천천히 가!
강리:
…백출. 널 말리기 어렵다는 건 알아. 하지만… 잊지 마. 네가 떠난다면…
강리:
치치, 아규… 그리고 너와 가까운 모든 친구가 슬퍼할 거야
백출:
조심할 테니까 걱정 마세요, 선배
강리:
하…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
백출:
……
페이몬:
백출… 방금 강리가 네가 떠난다고 했는데, 그게 무슨 뜻이야? 서, 설마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지?
여행자:
그리고 장생이 전에 말했던 「숙명」이란 건…
여행자:
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장생:
…이 녀석의 사부를 포함해서 내 역대 계약자들은, 모두 단명했어——
페이몬:
어——어떻게 이럴 수가! 장생, 넌 수명을 연장시켜줄 수 있다고 했잖아!
백출:
그건 아주 길고, 긴 이야기예요…
movie
먼 옛날, 한 약사가 장생과 공생 계약을 맺어 초인적인 힘으로 생사를 뒤집고 역병을 다스렸는데, 정작 그 자신은 생기를 다하여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러나 그 약사의 의지와 장생과의 계약은 그 제자에게 계승되었고, 제자는 비술로 계속해서 사람을 구했다…. 그다음 세대도, 또 그다음 세대도 그러했다.
의사는 병을 치료하고 사람을 구하는 자이다. 그러한 의사들이 계약 때문에 일찍이 생을 마감하는데, 그들 또한 구원해야 하는 존재가 아닐까? 계약은 그들에게 독일까, 아니면 약일까?
——마지막 순간, 스승은 이 질문을 백출에게 남겼다. 그리고 스승의 무덤 앞에서 백출은 자신만의 답을 얻었다…
장생:
…계약을 계승하는 조건에는 사람의 심성도 포함돼. 그래서 역대 계약자들은 지극히 순수한 심성을 지녔지
백출:
하지만 선한 사람일수록, 이 비법을 얻은 후 누구보다 훨씬 쉽게 생사를 뛰어넘는 기적에 이끌리게 됩니다
백출:
누구보다 결과를 잘 알아도, 사람들의 비명과 친우, 혈육의 생로병사를 볼 때면, 결국 그 힘을 사용하게 되죠
백출:
…불에 뛰어드는 나방처럼, 모두가 고통받는 기나긴 밤 속에서 생과 사를 초월한 희망을 좇게 되는 거죠
페이몬:
그럼… 백출, 넌…
백출:
후후… 전 대략, 빛을 좇고 싶으면서도 불에 타고 싶진 않은 나방이라고나 할까요?
백출:
장생의 비법은 질병과 고통을 이전시킬 뿐, 세상의 고통을 줄일 순 없어요——가양이 선배의 위급한 상황에 당황하고, 선배도 가양의 희생에 슬퍼한 것처럼요
백출:
…전 이상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선배들을 존경하지만, 선배들처럼 될 생각은 없어요. 이 계약을 후대에 계속 전하는 것도 바라지 않아요
페이몬:
엇… 하지만 넌 이미 네 몸에 수많은 질병을 이전시켰잖아…
백출:
——독이란 뭔가요? 병은 또 뭐죠? 본질로 따지자면, 다 인체에 영향을 주는 방식이 아닌가요?
백출:
「평범」한 것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전부 「병」이라고 칭할 수 있어요. 그럼 「불사의 약」도… 일종의 「독」이 아닐까요?
백출:
백 가지 독과 백 가지 병으로 불사의 경지에 이른다는 건… 평범한 인간이 봐도 천리에 어긋나는 일이지만, 제겐 선조들이 백 가지 약초를 맛보고 병들을 극복한 것과 다를 바 없어요
백출:
전 후대들이 계약으로 단명하는 것도, 장생이 계약을 잃고 목숨을 잃는 것도 바라지 않아요… 그럼 답은 하나밖에 없지 않을까요?
백출:
맞아요——마지막 계약자로서, 전 계약의 계승을 제 세대에서 끝낼 생각이에요
장생:
…진정한 불사는 예전의 마신들도 다다르기 어려운 경지였어. 사람도 구하고, 너 자신도 구하고, 거기에 나까지 구하고 싶다니. 욕심이 너무 과해
백출:
후후. 탐욕이 없으면 그게 인간이겠어?
백출:
…빛을 두려워하면서도 빛을 좇는 이기적인 나방은——달을 향해 날아가는 수밖에 없는 거야
페이몬:
에휴… 나도 이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
기우:
백 선생님! 형아! 무슨 얘기 해요? 얼른 와서 식사하세요!
치치:
그리고 장생, 페이몬, 와서, 코코넛우유 마셔…
페이몬:
으음… 에이 몰라. 역시 밥 먹는 게 제일 중요하지! 일단 배부터 채우고 생각하자!
장생:
에휴, 가끔은 페이몬이 정말 부럽다니까. 배불리 먹고 마시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니…
백출:
후후, 우리 같은 사람들이 평생 좇는 게 바로…
백출:
…이렇게 사소한 행복이 아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