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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제4막

죽음의 진혼곡


사안
얼음 여왕이 생명의 집정관 라인도티르와 만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스네즈나야의 계획이 더욱 궁금해졌다. 「피에로」에게 물어보면 답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글루포프에서 「피에로」 만나기
「아를레키노」:
…지금 맡은 임무는 어느 정도 일단락됐어. 다음 단계 실험은 언제 시작할 예정이지?
「피에로」:
실험이 얼마나 위험한지 다시 한번 강조할 필요가 있겠군. 나중에 더 위험해질 가능성도 있지…. 정신이든 육체든, 항상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게
「아를레키노」:
됐어. 우유부단하게 구는 건 당신답지 않아, 총괄관. 실험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건 우리 둘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우리에겐 더 강력한 힘이 필요해
「아를레키노」:
여행자, 페이몬. 너희가 굳이 자리를 피할 필요는 없어. 큰 적을 앞둔 지금, 스네즈나야에도 「동맹」에게 숨겨야 할 비밀은 없으니까
페이몬:
아하… 그럼 다행이고. 우린 「피에로」를 찾으러 왔는데 바빠 보여서 방해하기가 좀 미안했어…
「피에로」:
……
「피에로」:
아를레키노, 지금까지 자네가 파악한 정보로 미루어 볼 때, 여행자의 능력이 실험의 위험 부담을 줄여줄 수 있겠나?
「아를레키노」:
혹시… 심연을 정화하는 능력을 말하는 건가? 흠…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군
「피에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여러 방책을 마련해 두긴 했네만, 실전에서 모두 통하리란 보장은 없으니 말일세. 구명줄은 하나라도 더 있는 편이 든든한 법이지
여행자:
왜 다들 내가 심연을 정화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거죠?
페이몬:
애초에 네가 그 능력을 딱히 숨긴 적은 없잖아
페이몬:
우리를 피해서 얘기할 생각도 없는 것 같은데, 뜸 들이지 말고 얼른 말해 줘! 이번엔 또 무슨 「실험」을 하려는 거야?
「피에로」:
신형 「사안」을 개발 중일세
페이몬:
「사안」? 아직도 그런 걸 만들고 있었어? 내 기억엔 그거 별로 좋은 물건이 아닌데…
「피에로」:
지금껏 우인단 내부에서 사용해 온 사안은 전부 반제품에 불과했네. 사용자의 생명력을 갉아먹는 부작용이 있었지
「피에로」:
우인단 역시 자발적 원칙에 따라 중대한 임무나 돌발 상황이 닥쳤을 때 필요에 따라 쓰도록 허락했을 뿐, 결코 억지로 강요한 적은 없네
「아를레키노」:
이제 로노바와의 정면충돌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야. 전력 보강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해
「아를레키노」:
지금 이 시점에 「사안」을 완성해 낸다면, 적어도 승산은 조금 더 높아지겠지
「피에로」:
그리고 아를레키노, 「붉은 달의 후예」야말로… 사안 완성의 결정적인 열쇠라네
페이몬:
뭐어? 그게 어쩌다 「아를레키노」랑 엮인 거야? 난 「아를레키노」가 사안 쓰는 걸 본 적이 없다구!
「아를레키노」:
목숨을 갉아먹는 대가로 힘을 쥐어짜 내는 사안의 능력은, 따지고 보면 「죽음」과 관련된 권능의 능력에 속해
「아를레키노」:
노드크라이에서 너희도 「세 달」의 힘을 직접 목격했겠지
「아를레키노」:
아주 오래전, 세상의 「생명」과 「죽음」, 「시간」과 「공간」의 권능은 모두 「세 달」의 것이었어. 그중에서도 무지개달은 가장 많은 「죽음」의 권능을 부여받았고
「아를레키노」:
「세 달」이 스러진 뒤, 드높은 위격의 권능들은 본래 천리가 회수해 새로운 규칙 아래 「네 그림자」에게 나누어 주었어
「아를레키노」:
하지만 부서진 무지개달이 심연과 얽히면서, 심연이 과거의 권능을 「모조」해 낸 거야. 달리 말하자면, 「권능을 빼앗기지 않은」 가능성을 세상에 드러낸 셈이지
「아를레키노」:
「두 세계의 불」이 증명하고 있어. 「죽음」의 권능은 여전히 또 다른 형태로 티바트에 남아, 붉은 달과 그 백성의 혈통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고
「피에로」:
그 옛날 켄리아 시절을 돌이켜봐도, 심비원은 붉은 달에 대한 연구를 단 한시도 멈춘 적이 없었네
「피에로」:
이제 사안을 완성해 로노바와 대등한 위격의 힘으로 맞서고자 한다면, 붉은 달이 품은 가능성이야말로 우리가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될 절호의 기회일세
페이몬:
그렇구나! 그러니까 지금 내가 이해한 대로라면…
페이몬:
예전에 「생명」의 권능으로 로노바한테 맞서려다 실패했으니까 이번에는 똑같이 「죽음」의 권능으로 맞서 보려는 거야?
「피에로」:
그렇게 볼 수 있네. 다만… 「죽음」의 권능을 응용하는 사안 계획은 사실 아주 오래전부터 밑그림을 그려두었지
「피에로」:
우리는 페르엘이 붉은 달의 유민이라는 걸 알아챈 순간, 드디어 사안을 완성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음을 직감했네
「피에로」:
다만 당시엔 지금만큼 절박하지 않았고, 이제 막 「하인」의 자리에 오른 아를레키노의 기량 역시 채 무르익지 않았을 때였지
「아를레키노」:
당신에게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르겠군, 피에로. 이 연구를 도토레 그 작자가 총괄했다면, 연구원의 목숨 따윈 안중에도 없었을 테니까
「아를레키노」:
물론 그자가 책임자였다면 애초에 순순히 협조할 생각 따윈 없었겠지만 말이야
「피에로」:
오히려 우인단, 나아가 스네즈나야 전체가 자네에게 감사를 표해야 마땅하네, 아를레키노. 자네가 먼저 날 찾아와 실험에 협조하겠다고 자청했을 땐, 나도 적잖이 놀랐으니 말이야
「아를레키노」:
그럴 필요 없어. 난 그렇게 고상한 위인이 아니거든. 어차피 조건은 이미 다 합의된 거잖아…
「피에로」:
「벽난로의 집」은 독립하여 더 이상 우인단 산하의 정보 기관도 아닐 테고, 아이들을 스파이로 육성하지도 않겠지. 그들은 「붉은 달」의 이름으로 널 따를 테고… 그렇지 않나
「피에로」:
자네는 벽난로의 집이 지닌 가장 본질적인 모순을 꿰뚫어 보았네. 바로 사랑과 이용이 늘 뒤섞여 있다는 사실 말일세. 많은 이들이 이를 잘 알고 있지만, 기꺼이 나와 이 거래를 하겠다고 나선 건 오직 자네뿐이었지
「아를레키노」:
아이들은 내게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지 묻곤 했지. 그에 대해 논하기 전에, 우선 가장 가족답지 않은 부분부터 도려내야 한다고 생각해
「피에로」:
그대가 여왕께 변함없이 충성을 바치고 스네즈나야인의 입장에서 행동하는 한, 자네 수하들이 독립하든 말든 별반 다를 건 없네…
「피에로」:
집행관이 감수해야 할 위험에 비할 바는 못 되지
「아를레키노」:
걱정 마. 위험 정도는 나도 분별할 수 있으니
「아를레키노」:
고마워. 그럼 난 먼저 가서 준비하도록 하지
페이몬:
아를레키노도 자기만의 목적이 있었구나
「피에로」:
아를레키노 쪽은 자네에게 맡기겠네. 난 당분간 이곳에서 프리즘 결정에 담긴 기억과 정보를 샅샅이 훑어볼 생각이네. 새로운 실마리라도 건지려면 말이야
「피에로」:
자, 그럼… 두 사람은 내게 무슨 볼일로 온 건가? 그러고 보니 아직 찾아온 용건을 말해주지 않은 것 같군
페이몬:
아~ 맞다, 하마터면 깜빡할 뻔했네…
「피에로」:
로노바를 상대할 계획이야 분명 존재하지만, 우인단 「총괄관」인 나조차 그 전모를 다 알지는 못한다고 한다면… 그대는 믿겠나?
페이몬:
너도 모른다고? 나, 난 못 믿겠는데… 넌 우인단의 최고 책임자잖아?
「피에로」:
우리가 맞서야 할 상대는 무려 천리의 「네 그림자」에 필적하는 존재일세. 저런 상위자들이 우릴 짓밟기 위해 어떤 수를 숨겨두고 있을지는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지
「피에로」:
그러니… 사방에 로노바의 눈과 귀가 깔려 있고 언제 어디서든 우릴 감시하고 엿듣고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네
「피에로」:
작전 계획을 떠벌리는 건 적을 우리 작전 회의에 초대하는 꼴이나 다름없네. 참으로 무의미한 짓이지
페이몬:
그, 그럼 어떡해야 해?
「피에로」:
오직 여왕 폐하를 믿는 수밖에 없네. 그분의 위대한 힘과 지혜를 굳게 믿는 것이지
「피에로」:
비록 아직 일곱 개의 신의 심장을 모두 거머쥐진 못하셨으나, 나는 지금의 여왕 폐하께서 이미 티바트의 규칙을 송두리째 뒤흔들 만한 힘을 갖추셨다고 굳게 믿고 있네
「피에로」:
앞서 폐하께서는 이미 치밀하게 판을 짜두셨네. 그 거대한 계획은 수많은 목표와 단계로 나뉘어 있지…. 라인도티르와의 만남 역시 그 큰 그림의 일부일 걸세
「피에로」:
앞으로 우린 그저 각자 맡은 바 임무만 완수하면 되네. 아는 게 많아질수록… 도리어 위험만 커지는 법이니까
페이몬:
그러니까 계획을 잘게 쪼개서 다들 자기가 맡은 부분만 알게 하면, 적의 눈과 귀를 감쪽같이 피할 수 있다는 거지?
페이몬:
왠지 그런 방식은 절대적인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 너희가 여왕을 믿어야 하는 건 물론이고, 여왕도 너희가 모든 단계를 제대로 해낼 거라고 믿어야 하잖아…
페이몬:
집행관들은 맨날 따로 노는 줄 알았는데, 막상 일이 터지니까 스네즈나야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똘똘 뭉친단 말이지…
「피에로」:
스네즈나야가 그대에게 「임무를 배정」할 입장은 아니네만, 여왕 폐하께선 결전의 순간에 최대한 그대의 협조를 구하라 신신당부하셨지
「피에로」:
어차피 그대와 내가 마주할 「전장」은 같은 곳일 걸세.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은 말이지…
「피에로」가 당신의 임무를 간결하게 전달한다…
페이몬:
엥? 그게 다야? 그렇게 쉽다고?
페이몬:
게다가 너무 밑도 끝도 없잖아. 설령 로노바가 듣는다고 해도, 우리처럼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를 거야…
「피에로」:
이제 아를레키노 쪽 일에도 그대가 힘을 보태줘야겠군. 일종의 추가 업무인 셈이지
「피에로」:
실험 준비는 거의 완료되었을 걸세. 내 그 동료는 자네에게 믿고 맡기도록 하지
연구원과 대화하기
페이몬:
우리 왔어, 아를레키노! 준비 다 됐어?
「아를레키노」:
컨디션은 괜찮아. 언제든 시작할 수 있어. 피에로가 워낙 매사에 신중을 기하는 바람에, 결국 너희한테까지 수고를 끼치고 말았군
페이몬:
우리가 걱정하는 건 네 안전이야. 솔직히 「피에로」의 제안은 꽤 괜찮았어
페이몬:
그래서 이 실험은 대체 얼마나 위험한 거야? 으음… 「심연」이랑 관련된 일이라 많이 위험할 것 같은데
「아를레키노」:
심연이 불러오는 위험이라면 이미 익숙해진 지 오래야. 「이것」이 그 증거지
「아를레키노」:
「사안」의 부작용에 관해서라면… 수명이 조금 줄어드는 것쯤은 기꺼이 감수할 수 있어. 붉은 달 유민의 사명을 완수할 시간만 허락된다면 그걸로 족하니까
페이몬:
너… 너 너무 태평한 소리 하는 거 아니야? 안 돼, 절대 안 돼! 네 수명이 줄어드는 꼴은 우리가 절대 못 본다구. 단 하루라도 너무 아깝단 말이야, 완전 낭비라구!
「아를레키노」:
그래? 마음만 받을게
페이몬:
연구원 아저씨, 똑바로 설명해 봐! 이 실험을 하면 정말로 「아를레키노」의 수명이 줄어드는 거야?
연구원: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만… 종합적으로 따져봤을 때 수명이 깎일 확률은 극히 희박합니다. 애초에 실험의 최종 목적 자체가 「사안」을 「완성」하는 거니까요
연구원:
신형 사안은 전투 능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걸 베이스로 삼고, 부작용은 최대한 없애는 방향으로 설계됐습니다…
연구원:
현재 사용자가 회복할 수 있는 생명력만을 소모하도록 해, 수명 자체를 갉아먹지 않는 선에서 안전하게 제어할 예정입니다
연구원:
실험 중 사안의 출력이 폭주하거나 심연의 침식이 심화되는 등 이상 상황이 나타나면 즉각 실험을 중단하고, 실험 대상에게 미친 영향을 긴급히 수습할 겁니다
페이몬:
오~ 제법 전문적인걸? 그렇게 들으니까 안심되네! 게다가 여행자도 있고
페이몬:
앗, 아를레키노! 벌써 준비 끝난 거야? 정말 행동력 하나는 빠르다니까!
연구원:
「아를레키노」 님, 제 목소리 들리십니까?
「아를레키노」:
잘 들려
연구원:
좋습니다, 통신 상태 양호합니다. 그럼 이어서 현재 버전 사안의 출력 효율과 그에 따른 부작용 반응을 동시에 테스트해 보겠습니다
연구원:
이제 「산드로네」 님께서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신 「실험용 기계」를 상대하시게 됩니다. 최대한 실전이라 생각하고 임해 주십시오. 저희는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측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를레키노」:
실전이라… 뭐, 어려운 일은 아니지. 언젠가 산드로네가 내 적으로 돌아선다면, 그녀가 그토록 자랑하는 이 앙증맞은 수공예품들을 치우느라 꽤나 손이 갈 테니까
페이몬:
진짜 그런 날이 오기라도 할 것처럼 말하네…
연구원:
전투 중 확산되는 심연 파동의 강도를 측정해 보면, 현재 아를레키노 님께서 심연의 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계신지 대략적으로 수치화해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연구원:
심연 영향 지수가 상한을 돌파할 경우, 실험 예측을 벗어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수명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죠
페이몬:
안 돼, 안 돼! 우리가 여기서 지켜보고 있을게!
연구원:
전투 중에는 호흡과 템포를 적절히 조정해서 심신이 한계에 내몰리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요. 만약 수치가 위험 수준까지 올라가면, 제가 즉시 전투 기계를 강제로 정지시키고 실험을 중단하겠습니다
연구원:
기계 역시 아를레키노 님의 전투 동작을 감지해, 필요할 땐 알아서 보호 모드로 전환될 겁니다
「아를레키노」:
알겠어. 그러니까 너무 무리하지는 말라는 거군. 전력을 다하지 않는 전투는 내 방식이 아니지만… 뭐, 좋아. 일단은 장단에 맞춰 드리지
1차 사안 실험 진행하기
연구원:
1차 실험을 시작합니다. 테스트 유닛 가동. 사안 출력 효율 20% 개방
연구원:
모든 데이터 정상. 심연 영향 지수 역시 안정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연구원:
「아를레키노」 님, 몸 상태는 좀 어떠십니까?
「아를레키노」:
힘이 강해진 게 느껴지는군. 다만 어느 정도인지 시험하려면… 좀 더 튼튼한 녀석들을 준비해 두는 게 좋을 거야
「아를레키노」가 첫 번째 사안 실험을 손쉽게 마무리했다…
실험 데이터 확인 기다리기
연구원:
1차 실험 데이터 수집 완료. 테스트 유닛을 종료하고 현장 정리에 돌입합니다
연구원: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를레키노」 님. 혹시 어디 불편하신 곳은 없으십니까?
「아를레키노」:
나쁘지 않아. 힘과 전투력이 확실히 한층 더 향상된 게 느껴져
「아를레키노」:
다만 이와 함께 깨어난 또 다른 힘이 기회를 엿보며 꿈틀대고 있어. 아직까진 손쉽게 진압할 수 있지만…
연구원:
별다른 이상이 없다면, 바로 2단계 실험을 준비하겠습니다
연구원:
사안의 출력 효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전투력도 상승할 테니, 수시로 본인의 몸 상태를 체크해 주십시오
「아를레키노」:
어서 시작하지
2차 사안 실험 진행하기
연구원:
2차 실험을 시작합니다. 테스트 유닛 가동. 사안 출력 효율 50% 개방
「아를레키노」:
이 정도면… 그나마 상대해 줄 만하군
두 번째 실험이 끝났다. 「아를레키노」는 더 강한 힘을 사용했고, 약간 피곤해 보인다…
실험 데이터 확인 기다리기
연구원:
데이터가 좀 아쉬운데… 걸러내야 할 변수도 산더미고, 심연 파동의 영향도 너무 강해…. 하아, 꼼짝없이 야근이군
연구원:
역시 「아를레키노」 님이십니다. 데이터가 아주 훌륭합니다. 정말 이상적인 실험이었습니다
페이몬:
어때, 아를레키노? 지금까지는 꽤 순조로워 보이는데
「아를레키노」:
역시 피에로가 주도하는 프로젝트라 그런지 나쁘지 않아
「아를레키노」:
하지만 고작 이 정도로 로노바와 정면 대결을 하려 한다면 터무니없는 망상이겠지. 이 물건의 극한이 어디까지일지 궁금하군…
페이몬:
데이터는 어때, 과학자 아저씨? 계속 진행해야 해?
연구원:
「아를레키노」 님의 기초 전투 데이터가 저희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음… 족히 세 배는 더 높겠군요. 정말이지 경이로울 따름입니다
연구원:
저희도 그에 맞춰 템플릿을 조정 중입니다. 사안의 출력 한계 역시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겠군요…
페이몬:
우와…
연구원:
좋습니다. 이번엔 사안의 출력 효율을 이론상 한계까지 조정할 겁니다. 3차 실험을 준비하죠
「아를레키노」:
드디어 전력을 다할 셈인가? 좋아, 어디 한번 지켜보도록 하지
연구원:
3차 실험을 시작합니다. 테스트 유닛 가동. 사안 출력 효율——전면 개방
「아를레키노」:
음… 온몸에 힘이 솟구치는군
「아를레키노」:
음? 분위기가 바뀌었어…
「아를레키노」:
어떻게 된 거지? 설마 아직도 실험 중인 건가?
「아를레키노」:
이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나. 「그녀」가 벌써 공격해 오고 있군…
3차 사안 실험 진행하기
세 번째 실험이 시작되고, 「아를레키노」는 섬뜩한 붉은 빛 속에서 자신의 「그림자」를 발견한 것 같다…
연구원:
심연 영향 지표에 이상이 감지되었습니다. 실험 대상자의 신체 수치가 급격히 요동치고 있습니다…
연구원:
「아를레키노」 님, 괜찮으십니까?
연구원:
대답해 주십시오, 「아를레키노」 님!
여행자:
아를레키노!
여행자:
상태가 이상해요. 빨리 실험을 멈춰 주세요!
연구원:
데이터 이상 수치가 계속 치솟고 있습니다! 어서 테스트 유닛을 정지시켜요!
「아를레키노」:
이 변화는… 실험이 멈춘 건가? 아니, 「그녀」는 아직 존재해…
여행자:
아를레키노, 괜찮으세요?!
「아를레키노」를 도와 심연의 힘 정화하기
실험이 중단되었고, 당신은 서둘러 「아를레키노」 체내의 심연 에너지 흡수해 심연의 힘이 그녀에게 영향을 줄 수 없도록 막아냈다…
연구원:
사안 출력이 종료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심연 영향 지수도… 방금 순식간에 0으로 떨어진 것 같습니다…
연구원:
「아를레키노」 님의 신체 지표도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으니, 이제 안심하셔도 됩니다
페이몬:
아를레키노의 수명은 좀 어때? 영향은 없었어?
연구원:
여행자님의 긴급 처치 덕분에 심연의 힘이 깊숙이 침식하지는 못했습니다. 아무런 영향도 없을 테니 안심하십시오
「아를레키노」:
실험은 실패한 건가?
연구원:
대단히 죄송합니다, 「아를레키노」 님. 실험 중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는 바람에 위험에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아를레키노」:
잔말은 됐어.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실험은 무의미한 법이니까
여행자:
그래서 방금은 대체 무슨 일이었나요?
연구원:
음… 현장 상황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신형 사안에 「사망」 이외의 붉은 달 권능이 잘못 섞여 들어가면서 불안정해진 것 같아요…
연구원:
환각 증세와 함께 힘이 폭주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죠. 전부 붉은 달에 담긴 권능을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한 저희 불찰입니다…
「아를레키노」:
그 일로 자책할 필요는 없어. 500년 전 켄리아 심비원의 그 「괴물」들조차 붉은 달의 힘을 완벽하게 밝혀냈다고 장담하진 못했으니까
「아를레키노」:
지금 스네즈나야의 기술력을 감안하면, 너희는 이미 충분히 제 몫을 다한 거야
연구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를레키노」 님…. 계속해서 새로운 방안을 연구해 불안정한 요소를 최대한 없애고 부작용을 줄여 나가겠습니다
페이몬:
정말 아쉽다. 결국 실험은 실패한 거네. 오늘 스네즈나야의 새로운 비밀 무기가 탄생하는 걸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를레키노」:
솔직히 말하자면, 딱히 아쉽진 않아
「아를레키노」:
적어도 방금 3차 실험을 막 시작했을 땐, 신형 사안의 최대 출력을 제대로 느껴봤으니까…
여행자:
어떠셨나요?
「아를레키노」:
한참 부족해. 너무 보수적이야. 이렇게 몸을 사리는 식의 「강화」 따위로는 판도를 뒤집을 수 없어. 그래 가지고는 로노바의 상대조차 될 수 없지
「아를레키노」:
지금 단계에선 실험에 성공한다 한들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어
페이몬:
그럼 아직 갈 길이 한참 멀었네. 진짜 늦기 전에 끝낼 수 있는 거야?
「아를레키노」:
참, 괜찮다면 실험 결과와 내 의견을 피에로에게 대신 전해 주겠나?
「아를레키노」:
방금 전 실험은 확실히 내게도 적잖은 부담이 되는군. 아무래도 휴식을 좀 취해야겠어
페이몬:
당연히 문제없지! 아를레키노가 이번에는 전혀 무리하지 않네. 쉬는 건 좋은 일이야!
「아를레키노」:
방금은 너희 덕분에 큰 탈 없이 넘길 수 있었으니까. 하루빨리 상태를 회복하는 게 너희의 도움에 보답하는 길이겠지
「아를레키노」:
고마워, 여행자
페이몬:
헤헤

새겨진 시간
사안 개량 실험은 진척이 더디고, 연구 개발에 남은 시간도 얼마 없다. 다른 돌파구를 찾을 방법은 없을까?
「피에로」에게 실험 결과 보고하기
페이몬:
역시 여기 있었네, 「피에로」. 실험이 방금 막 끝났어
「피에로」:
아를레키노가 안 보이는군… 실험에 차질이라도 생긴 건가?
페이몬:
완전 예리해! 그게 사실은…
「피에로」:
아를레키노의 현재 상태는 어떤가?
페이몬:
겉보기엔 멀쩡해 보였어. 연구원들도 큰 문제는 없다고 했으니까 괜찮겠지? 그냥 좀 쉬고 싶다고만 하더라구
「피에로」:
인정할 수밖에 없군. 그녀의 날카로운 통찰이 정곡을 찔렀어. 그게 바로 현재 사안 계획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일세…
「피에로」:
어쩌면 「죽음」의 권능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아직 한참 부족한 걸지도 모르지…. 하루빨리 「결단」을 내려야겠군
페이몬:
너희 쪽은 어때? 뭐 새로 알아낸 거라도 있어? 예를 들면… 로노바나 라인도티르에 관한 거라든가!
「피에로」:
새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이제 거의 바닥을 드러냈네. 그마저도 몹시 단편적이라, 거의 대부분 이미 아는 내용이거나 전혀 쓸모없는 것들뿐이지
「피에로」:
어쩌면 절대적인 힘의 격차 앞에선, 상위자가 애당초 많은 것을 숨길 필요조차 없는 걸지도 모르겠군
페이몬:
그렇구나… 정보전 치르느라 고생 많았어, 피에로
페이몬:
그럼 지금까지 얻은 정보 중에 제일 가치 있는 건 역시 로노바랑 라인도티르가 나눈 그 대화라는 거지?
「피에로」:
음, 수중의 정보를 극한까지 쥐어짜 보는 것도 돌파구를 찾는 한 방법이라 할 수 있지
「피에로」:
잠시만 기다리게. 내가 불러오겠네
페이몬:
무려 우인단 총괄관을 부려 먹다니, 여행자, 너 정말 대단하다
「피에로」:
자, 보시게
「역행의 거울」 만지기
「역행의 거울」을 만지자, 다시 한번 그 기억을 엿보게 되었다…
라인도티르:
죽음은 남용해선 안 돼, 로노바. 너도 잘 알고 있잖아
라인도티르:
천리는 인간을 아끼지. 명도 없이 함부로 죽음을 내리는 건… 천리가 용납 못 할 대죄야
로노바:
물론 알아. 하지만 그분이 잠드신 동안, 셀레스티아는 그저 주기적으로 우리 동태를 살필 뿐이야
여행자:
음… 「피에로」의 말대로, 절대적인 힘의 격차 앞에서 상위자는 애초에 많은 것을 숨길 필요가 없는 건가
여행자:
더 많은 정보를 알게 된다 해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 같아
여행자:
로노바는 「천리」가 깨어나면 스네즈나야를 심판할 거라고도 했지…
여행자:
이보다 더 절망적인 상황은 없을 거야. 스네즈나야마저 제2의 켄리아가 되어버리는 걸까? 천리가 정말 그런 짓을 저지를까?
여행자:
따지고 보면, 난 사실 천리에 대해 잘 몰라
여행자:
내가 티바트에서 여행을 시작하기 한참 전부터, 천리는 이미 깊은 잠에 빠져 있었을 거야. 혹시 켄리아 재앙 때부터였을까?
여행자:
어느덧 스네즈나야까지 왔는데도, 이 세계는 여전히 내가 모르는 비밀투성이야…
여행자:
……
페이몬:
여행자?
여행자:
…예전의 나라면, 천리와 셀레스티아, 그리고 세계의 비밀이 나랑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했을지도 몰라
여행자:
난 그저 티바트에서 내 가족을 되찾고 싶었을 뿐이니까
여행자: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 세계가 소중해지기 시작했어
여행자:
그동안의 만남, 여정에서 마주한 풍경들… 그 모든 게 위협받는다면, 더 이상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진 않을 거야
여행자:
루미네, 이것도 여행의 의미인 걸까?
???:
…맞아, 네 말이 맞아. 왜 나는 그걸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까?
여행자:
음? 누구 목소리지…
여행자:
설마 다른 「기억」이 나타난 건가?
여행자:
잠깐… 저건 젊은 시절의 「피에로」 ?
「역행의 거울」 속에서 다른 「기억」을 본 것 같다. 그 기억 속에서 젊은 시절의 「피에로」는 「현자」 흐로프타튀르와 함께 공부하며 연구를 이어갔다. 하지만 훗날 스승님을 구하는 사건에서 두 사람의 관계에 금이 갔고, 결국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movie
「피에로」:
끝났나? 이번에는 제법 오래 「본」 모양이군. 그래, 수확은 좀 있었나?
여행자:
흐로프타튀르… 켄리아의 오대 죄인 중 하나인 「현자」 맞죠?
「피에로」:
…오?
「피에로」:
내 기억의 한 자락을 엿본 모양이군…
「피에로」:
이상할 것도 없지. 요 며칠 내가 계속 이곳에서 정보를 훑어보고 있었으니, 프리즘 결정의 힘 일부가 나도 모르는 새 내게 영사된 모양이군
페이몬:
「피에로」의 기억을 봤다구? 무슨 내용이었는데? 앗… 이렇게 물어보는 건 좀 예의가 없으려나? 대놓고 남의 사생활을 캐묻는 것 같잖아…
「피에로」:
괜찮네. 그저 따분하고 실패로 얼룩진 인생일 뿐이라네. 거창하게 비밀이라 할 것도 없지
여행자: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
여행자:
「현자」가 그때 찾아낸, 원래라면 선생님을 구할 수 있었던 「비밀」은 대체 뭐였나요?
「피에로」:
……
「피에로」:
나 역시 한때 그 문제로 깊이 고뇌했다네. 하나 지금까지도 명확한 해답을 얻진 못했지
여행자:
답이 「현자」의 그 노트 안에 있을 가능성이 있나요?
「피에로」:
그래, 그 노트…
「피에로」:
켄리아 재앙이 휩쓸고 간 직후였지. 참혹하게 무너져 내린 왕국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
「피에로」:
심연의 힘을 흡수해 기어이 「죄인」으로 전락해버린 흐로프타튀르가 폐허 속에서 나를 찾아냈다네
「피에로」:
막상 그와 마주했을 땐, 그를 책망하거나 죄를 추궁할 기력조차 남아 있지 않았네. 내 눈엔 이미 그가 완전한 「마물」로밖에 보이지 않았으니 말이야
「피에로」:
하지만 흐로프타튀르는 그저 손에 들고 있던 「그 노트」를 내게 툭 건네더니 이렇게 말하더군…
「피에로」:
자신은 티바트를 떠나 우주 깊은 곳으로 가 심연과 하나가 되어 무한한 지식을 얻겠다고 말이야…. 정말 단단히 미친 거였지
「피에로」:
그리고 덧붙이더군. 그 노트엔 내가 한때 그토록 갈구했던 진실과, 자신이 끝내 포기하려는 마지막 「인간성」이 담겨 있다고 말이야
페이몬:
그, 그럼 열어본 거야? 그 노트…
「피에로」:
처음에 나는 그 노트를 극도로 혐오했네. 손대고 싶지도 않았지…
「피에로」:
아주 오랜 세월이 흘러, 조국을 등지고 스승을 배반한 그자를 향한 증오가 조금이나마 누그러진 뒤에야, 비로소 노트에 감춰진 비밀을 파헤쳐 볼 마음이 생겼네
「피에로」:
하지만 노트를 펼치자마자 깨달았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내용투성이더군.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 안의 내용들이 날 미치게 만들 뻔했다고 해야겠군
여행자:
설마 「금단의 지식」인가요?
「피에로」:
그때의 나는 이미 우인단 총괄관으로서 여왕 폐하의 휘하에 있었네
「피에로」:
나는 그 노트가 지닌 끔찍한 위험성을 뼈저리게 알고 있었지. 자칫하면 나라 전체를 파멸로 몰아넣을 수도 있는 재앙이었거든. 스네즈나야마저 켄리아의 비극적인 전철을 밟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네…
「피에로」:
그래서 난 여왕 폐하께 청을 올린 뒤, 모든 집행관을 이끌고 다 함께 그 노트를 봉인해 버렸다네
여행자:
제 생각에는… 지금 시점이라면 노트의 위험성도 많이 줄었을 것 같아요
「피에로」:
그 말은… 무슨 뜻인가?
여행자:
제가 수메르를 여행할 때, 풀의 신 나히다와 함께 세계수에서 「금단의 지식」을 완전히 삭제했거든요
여행자:
지금은 심연에 물든 금단의 지식이 어떤 형태로도 티바트에 존재할 수 없을 거예요
「피에로」:
그 일은 나도 전해 들었네. 다만 단번에 노트와 관련된 일이라고는 생각지 못했군… 흠, 자네의 판단을 인정하지
「피에로」:
마침 사안 연구도 벽에 부딪힌 참이었네. 과거 흐로프타튀르가 심비원을 이끌며 파고들었던 분야 역시 「붉은 달」이었으니…
페이몬:
노트 안의 내용이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거지?
「피에로」:
참 아이러니하군… 50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연구 분야에서 그에게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니. 그 가증스러운 「천재」를 말일세…
페이몬:
하지만 피에로, 너도 분명 많은 사람들 눈에는 엄청난 천재일 거야
「피에로」:
……
「피에로」:
고맙네, 페이몬
페이몬:
갑자기 그렇게 진지하게 고맙다고 하니까… 나까지 괜히 쑥스럽네…
여행자:
(페이몬의 인정은 「피에로」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네…)
「피에로」:
그럼 슬슬 모든 집행관을 소집할 채비를 해야겠군
페이몬:
모든 집행관? 그렇게 판을 크게 벌려서 대체 뭘 하려는 거야?
「피에로」:
노트를 봉인할 당시에 정해둔 규칙 때문이지…
「피에로」:
국가의 명운이 걸린 중대한 결정은 반드시 현직 집행관 전원이 한자리에 모여 표결을 진행해야 하며, 만장일치로 통과되어야만 비로소 실행에 옮길 수 있지
페이몬:
완전 까다롭네… 그래도 지금 상황을 봐선 반대표를 던질 사람은 없지 않을까? 분명 그 노트의 봉인을 풀 수 있을 거야!
「피에로」:
함께 가보겠나? 노트는 군수궁 자료실 가장 깊숙한 곳에 봉인되어 있지. 내가 직접 집행관들을 그곳으로 소집하도록 하겠네
「피에로」:
전원이 봉인 해제에 동의한다면, 500년 전의 진실이 마침내 베일을 벗게 될 걸세. 자네와 내가 품어왔던 의문도 비로소 해답을 찾게 되겠지
「피에로」:
증인이 한 명 더 있다고 해서 나쁠 건 없지
「피에로」:
「아를레키노」는 아직 쉬고 있을 테고, 각 집행관도 저마다 일이 있어 바쁠 걸세. 소집에는 시간이 조금 걸릴 터이니, 이따 그곳에서 다시 보세
봉인된 자료실로 가기
페이몬:
피에로가 말한 곳이 여기 맞지? 설마 우리가 1등으로 도착한 거야?
페이몬:
마음 내키는 대로 여기저기 여행 다니는 우리랑은 완전 딴판이네. 설령 나한테 스네즈나야에서 한자리 주겠다고 꼬셔도, 난 무조건 너랑 여행하는 쪽을 고를 거야!
여행자:
집행관의 생활이 조금 궁금하긴 한데…
페이몬:
왜, 설마 우인단 집행관 서열 12위 「여행가」라도 되고 싶은 거야?
여행자:
타르탈리아 다음 서열이라면, 됐어
페이몬:
하하하… 하긴 그래! 지금 그 녀석 실력으론 네 상대가 안 될 테니까!
집행관 전원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기
「타르탈리아」:
오? 여행자(이)랑 페이몬이네?
페이몬:
아… 안녕, 타르탈리아! 만나서 정말 반가워!
페이몬:
못 들었겠지…?
「타르탈리아」:
음…? 내가 번지수를 잘못 찾았나? 분명 피에로 님이 여기로 모이라고 하셨는데…
페이몬:
아니, 아니! 우리도 피에로가 불러서 온 거야. 와서 구경해도 된다고 했거든!
「타르탈리아」:
오~ 어쩐지. 한순간 피에로 님이 대체 얼마나 수완이 좋으시길래, 너까지 집행관으로 끌어들인 건가 했지
「타르탈리아」:
어때, 이참에 우인단 집행관 서열 12위 「여행가」가 되어 볼래?
페이몬:
어쩜 나랑 생각하는 게 완전 똑같아!
여행자:
넌 이미 「황금옥」 때부터 내 앞자리를 넘볼 자격을 잃었어
「타르탈리아」:
젠장… 치사하게 옛날 일을 들추긴! 기회 생기면 무조건 다시 한판 붙어! 네가 여행 다니는 동안 나도 피땀 흘려가며 엄청 강해졌거든!
페이몬:
이번에도 또 지면 진짜 두고두고 놀려줄 거야, 「타르탈리아 의원」
집행관 전원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기
「타르탈리아」:
어, 우리 시장님도 오셨네
「풀치넬라」:
반갑네, 타르탈리아. 그리고 스네즈나야의 두 귀빈도 진심으로 환영하네
여행자:
만나서 반가워요
「타르탈리아」: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풀치넬라 님. 듣자 하니 「한겨울 계획」이 시작된 뒤로 휴가 한 번 제대로 못 가셨다면서요
「타르탈리아」:
안 그래도 며칠 전에 테우세르가 그러더라고요. 풀치넬라 할아버지를 못 뵌 지 한참 됐다면서, 엄청 보고 싶다고요
「풀치넬라」:
하하… 요즘은 한결 살 만하네. 「한겨울 계획」이 잠정 중단되면서, 자원 배치 쪽 업무도 숨통이 확 트였거든
「풀치넬라」:
기회가 생기면 바다모래 마을에 다시 들러서 토니아와 테우세르 녀석들 얼굴이라도 좀 봐야겠어
「풀치넬라」:
자네 쪽은 어떤가? 듣자 하니 사람들을 이끌고 주변 일대의 마물을 소탕하느라 꽤나 바쁜 모양이던데…
「타르탈리아」:
여왕 폐하께서 마수를 처치하시고 남은 자잘한 여파일 뿐입니다. 덕분에 가볍게 몸 좀 풀었죠. 아시잖아요? 저한테는 따분한 서류 업무보다 이런 게 훨씬 구미가 당긴다는 걸요
여행자:
「풀치넬라」 씨,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풀치넬라」:
음? 궁금한 게 무엇인가. 마침 이곳엔 성가신 언론인들도 없으니 허심탄회하게 물어보시게
여행자:
당신과 「포효단」 사이엔…
「풀치넬라」:
「포효단」에 관한 얘기로군. 확실히 요즘 기세가 매서운 민간 조직이긴 하지. 조직원들도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고. 정 관심이 간다면 내가 사람을 시켜 조사해 줄 수도 있네
「풀치넬라」:
아, 참. 코롤료프스키 극장 사람들과 제법 친분이 두터운 모양이더군?
「풀치넬라」:
난 그들의 최근 「공연」을 참으로 인상 깊게 보았네. 특히 보댜니차 양, 오데트 양, 그리고… 아, 알료샤 씨까지
「타르탈리아」:
풀치넬라 님도 그런 공연에 관심이 있으신 줄은 몰랐네요. 평소엔 워낙 바쁘셔서 보러 가실 짬도 없으실 줄 알았거든요
「풀치넬라」:
후후, 사람은 누구나 남들이 모르는 면이 있는 법이니 당연한 일이지
집행관 전원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기
「산드로네」:
…판탈로네, 북국은행 금고가 중요한 건 알아. 그래도 이 보안 수준은 너무 과해
「판탈로네」:
아뇨, 아뇨, 산드로네 씨. 그렇게 접근하시면 곤란하죠
「판탈로네」:
이번 기회에 보안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하지 않고, 그저 단순한 복구 작업에만 그친다면…
「판탈로네」:
이번 사건에서 발생한 「손실」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그저 순수한 「손실」이 되고 말 겁니다
「산드로네」:
손실은 손실이지, 거기에 무슨 의미 타령이야? 진짜 이해가 안 되네
「판탈로네」:
평범한 상인은 눈앞의 손실밖에 보지 못하지만, 뛰어난 상인은 그 손실이 가져다주는 기회를 탐하는 법이죠
「산드로네」:
여행자(이)랑 페이몬?
「산드로네」:
너희가 스네즈나야에 온 뒤로 어딜 가나 보인다 싶었는데… 이번엔 심지어 우인단 집행관 내부 회의 현장이라고?
여행자:
인맥이 많아서 그런 걸지도?
「판탈로네」:
두 분, 또 뵙는군요. 마침 산드로네 씨와 북국은행의 보안 업그레이드 및 복구 작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참이었습니다
「판탈로네」:
두 분도 잘 아시겠지만, 산드로네 씨는 티바트 최고의 엔지니어 아닙니까. 그녀 말고는 이 의뢰를 완벽하게 해낼 수 있는 사람이 없거든요
「산드로네」:
아부 떨지 마, 하아… 네가 전에 제시한 방안대로 할 거라면, 일단 네가 부르는 값부터 들어볼까
「판탈로네」:
제가 드릴 수 있는 액수는… 이 정도입니다
「산드로네」:
나름 합리적이긴 하네. 근데 너, 명색이 티바트 제일의 부자 아니었어? 난 훨씬 더 예쁜 숫자를 부를 줄 알았는데
「판탈로네」:
하하… 전 그저 장사 수완이 가장 뛰어난 사람일 뿐일지도 모르죠
집행관 전원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기
페이몬:
앗, 아를레키노잖아! 아를레키노, 몸은 좀 어때? 우리가 엄청 걱정했다구!
「아를레키노」:
한숨 푹 자고 일어났더니, 당장이라도 다시 실험에 돌입할 수 있을 만큼 회복됐어
페이몬:
으…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아를레키노」:
내가 휴식을 취하는 동안 너희도 제법 성과를 거둔 모양이군…. 듣자 하니 이번에 우리를 소집한 이유가 「현자의 노트」 때문이라던데?
페이몬:
맞아! 피에로 말로는 그 노트가 「현자」의 붉은 달 연구랑 관련 있을 확률이 아주 높대. 어쩌면 큰 도움이 될지도 몰라!
「아를레키노」:
거부감이라… 딱히 그런 건 없어. 수백 년 전 심비원이 어떤 수단을 동원해 붉은 달을 연구했든, 이젠 다 지나간 역사에 불과하니까
「아를레키노」:
지금 내가 바라보는 건 붉은 달과 스네즈나야의 미래야. 그의 노트가 보탬이 된다면, 나야말로 가장 큰 수혜자가 되는 셈이지
페이몬:
이러면 제일 애먹을 것 같던 「그 한 표」도 문제없겠네…
집행관 전원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기
「피에로」:
제시간에 모여주어 고맙네, 제군들. 대략적인 상황은 다들 파악했으리라 믿네
「피에로」:
자, 그럼 시작하도록 하지
페이몬:
나 왜… 좀 긴장되는 것 같지? 이런 「거물」들뿐인 회의라 그런가, 괜히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야…
페이몬:
하, 하긴 그렇네…
「피에로」와 대화하고 집행관의 표결 지켜보기
「타르탈리아」:
지금 보니까, 사람이 많이 줄었네
「타르탈리아」:
그러고 보니 로잘린의 장례식 때도 이렇게 모였었지. 그때는 빈자리가 이렇게 빨리 늘어날 줄 몰랐는데…
「산드로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누군가가 그 망할 도토레까지 그리워하진 않았으면 좋겠어
「판탈로네」:
그래도 분위기는 그때보다 한결 편해지지 않았습니까?
「풀치넬라」:
그건 남아 있는 우리의 목표와 입장이 같다는 뜻이지
「아를레키노」:
당분간은 그렇겠지. 적어도 「죽음의 집정관」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는
「피에로」:
본론으로 돌아와, 오늘 우리는 「현자의 노트」 봉인 해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모였네
「피에로」:
지금부터 그에 따른 위험과 기회에 대해 설명하지…
「풀치넬라」:
흠…
「풀치넬라」:
이 노트를 봉인한 이유는 스네즈나야가 「천리」와 주관자들의 표적이 되어 켄리아와 같은 운명을 맞을까 봐 우려했기 때문일세
「풀치넬라」:
허나 「죽음의 집정관」의 눈엣가시가 된 이상, 우려할 필요가 없겠지. 난 찬성하겠네
「타르탈리아」:
그렇다면 심연 오염도 걱정할 필요는 없겠네. 우리에겐 오염 처리 전문가가 있으니까
「타르탈리아」:
안 그래, 친구? 네가 있는데 나야 무조건 찬성이지
「아를레키노」:
지금은 「수단과 방법을 가릴」 때가 아니야. 천리가 마음만 먹는다면 우리는 순식간에 멸망할 수도 있지
「아를레키노」:
마지막 순간에 몰려서야 비장의 카드를 아껴둔 걸 후회하고 싶진 않군. 난 찬성하지
「판탈로네」:
충분히 감수할 만한 위험입니다
「판탈로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는 오히려 「승부수」를 주저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죠. 저는 찬성합니다
「산드로네」:
……
「산드로네」:
하나만 확인할게. 그 노트의 주인인 「현자」도 켄리아의 「죄인」이야?
「산드로네」:
「달 사냥꾼」과 같은 부류 맞지?
「피에로」:
그래. 그들은 공범이지
「산드로네」:
그러니까 녀석은 다른 사람 따윈 안중에도 없이 연구에만 매달리다가 미치광이가 된 거지?
「산드로네」:
마치 도토레처럼?
「피에로」:
둘의 성격은 많이 다르지만, 행적만큼은 확실히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
「산드로네」:
아, 진짜, 불쾌한 기억이 다 떠오르잖아. 그 녀석들에 대한 기억은 싹 다 지워버리고 싶은데, 그런 작자들의 기술에 의지하려 하다니…
페이몬:
산드로네는 영 내키지 않나 봐. 설마 반대하려나…
「산드로네」:
그나저나, 그 녀석이 노트를 넘기면서 그 안에 자기 「마지막 인간성」이 담겨 있다고 했다고?
「피에로」:
그래
「산드로네」:
…알았어, 봉인 해제에 찬성할게
페이몬:
엥? 당연히 반대할 줄 알았는데!
「산드로네」:
그딴 자식이 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건지 아주 궁금하거든. 노트에 단서가 있을지도 모르니 살펴볼 가치는 있겠어
여행자:
독특한 관점이네…
「피에로」:
좋아, 제안한 사람이 나니까 굳이 내 의사를 밝힐 필요는 없겠군
「피에로」:
집행관 전원의 만장일치로 가결되었으니, 다들 나를 따라오도록
봉인된 자료실로 들어가기
「타르탈리아」:
투표만 끝나면 가도 되는 거 아니었어?
「풀치넬라」:
우려했던 위험이 현실이 된다면, 결정에 참여한 모두가 함께 책임을 져야 하는 법이지
「판탈로네」:
훗, 어쩌면 도망치는 편이 스네즈나야의 전력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죠
「산드로네」:
재수 없는 소리 좀 하지 마
「현자」의 노트 내용 확인하기
「아를레키노」:
「노트」 상태는? 별문제 없겠지?
「피에로」:
그래. 노트는 여기 있네. 내가 읽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주저 말고 즉시 처리해 주게
페이몬:
처리라니… 설마 널?
「피에로」:
음…
「피에로」:
여행자이(가) 예상한 대로군. 이 노트는 원래 이런 모습이 아니었어
「피에로」:
지금은 대부분이 공백으로 남아 있는데, 아마도 지워진 금단의 지식이겠지
「피에로」:
남은 건 흐로프타튀르 개인의 사색 기록과 심비원의 단계별 연구 성과 정도군
페이몬:
너희가 계속 궁금해하던 그 문제는? 선생님을 구하려던 신비한 방법은 찾은 거야?
「피에로」:
……
「피에로」:
「…내 짐작이 맞았군. 붉은 달은 역시 죽음과 관련된 권능을 품고 있었어. 최근 심비원이 심연의 힘을 한층 깊이 이해한 덕분이지」
「피에로」:
「이제 심비원의 기술력으로 이 권능을 일부 추출해 통제할 수 있게 됐다」
「피에로」:
「그렇다… 여태껏 가장 희망적이다. 아니, 이번엔 기필코 성공할 거다」
「피에로」:
「세계 규칙급 위격의 힘을 응용해 죽음의 굴레를 완전히 끊어내면, 미마메이드 선생님도 살릴 수 있을 거다」
「피에로」:
「서둘러 에프티르비트에게 알려야겠어. 이 성과에 이름도 붙여줘야지…」
「피에로」:
「『불사의 축복』이라 부르자…」
여행자:
응!?
페이몬:
「불사의 축복」? 어디서 들어본 거 같은데, 이게 정답이야? 왜 그래 피에로, 그래서 어떻게 됐어?
「피에로」:
……
「피에로」:
이 이름은… 나중에 흐로프타튀르가 지우고 개정된 이름으로 고쳐 썼군…
「피에로」:
…「불사의 저주」
여행자:
!!!
페이몬:
「불사의 저주」!
페이몬:
「현자」가 그때 심비원에서 혼자 「불사의 저주」를 연구해 냈단 말이야?
「피에로」:
뒤에 내용이 더 있군…
「피에로」:
「왜 진작 깨닫지 못했을까… 선생님을 살리겠다는 일념과 성과를 냈다는 기쁨에 눈이 멀어버리다니」
「피에로」:
「그건 축복이 아니야, 절대 축복일 리 없어… 끝없는 고통과 괴로움만 안겨줄 뿐이지. 차라리 선생님을 이대로 보내드리는 게 나았을 텐데…」
「피에로」:
「에프티르비트는 이해 못 할 테니 해명할 필요 없다. 검정과 흰색, 옳고 그름만 가리는 순진한 녀석이니까」
「피에로」:
「이 연구는 영원히 묻어둬야 해. 그 누구도 이런 고통을 감당해선 안 돼…」
「아를레키노」:
이제 이야기의 전말이 대충 그려지는군. 그 시절의 「현자」도 훗날 당신이 이런 식으로 자신을 이해하게 될 줄은 몰랐겠지
「산드로네」:
그래서 용서할 셈이야, 피에로?
「피에로」:
운명은 늘 우릴 조롱할 기회만 엿보지. 오래 살수록 뼈저리게 와닿더군
「피에로」:
허나 그에 대한 내 생각은 바뀌지 않아. 이건 흐로프타튀르와 내 갈등의 계기일 뿐, 내 증오의 근원은 아니니까
「피에로」:
설령 스승님을 배신하지 않았더라도 조국과 켄리아 백성, 나아가 이 세계마저 저버린 건 변함없지
「판탈로네」:
그래도 이토록 섬세한 마음을 지닌 걸 보면, 뼛속까지 「악인」은 아닐지도 모르겠군요
「판탈로네」:
이 노트에 자신의 「마지막 인간성」이 담겨 있다고도 하지 않았나요? 그건 또 무슨 뜻일까요
「산드로네」:
나도 그 답을 기다리고 있어
「피에로」:
……
「피에로」:
음? 이 페이지 사이에 뭔가 끼워져 있군
페이몬:
뭔데? 나도 볼래…
페이몬:
사진인가? 아닌 것 같기도 한데… 이 페이지엔 뭐라고 적혀 있어?
「피에로」:
「나는 떠나기로 했다. 티바트에서의 삶도 곧 끝이다」
「피에로」:
「진정한 심연을 마주하고서야, 내 삶이 얼마나 공허하고 보잘것없었는지 깨달았다」
「피에로」:
「마치 빛 한 줌 없는 고치에 영원히 갇힌 줄도 모른 채 말이다」
「피에로」:
「그럼에도 자꾸만 『나무 아래 연구회』가 눈앞에 아른거린다. 나무 아래의 풍경과 모든 게 희망으로 가득했던 그 시절이」
「피에로」:
「하지만 이젠 다 부질없다. 내가 마주할 미래엔 더없이 불필요하니까」
「피에로」:
「나는 그 기억을 『새겨』, 이 땅이 내게 빚어준 『인간성』과 함께 티바트에 남겨두기로 했다」
「피에로」:
「인생의 모든 『만남』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머물러야 하듯이」
페이몬:
마지막 두 문장은 무슨 뜻이야… 기억을 「새긴다」니?
페이몬:
자세히 보니까, 여기에 그려진 거 설마 그 「나무 아래 연구회」 풍경인가?
「피에로」:
「새긴다」라… 이건 사진이 아니군. 소재가 「프리즘 결정」 같아. 심연의 힘으로 장면을 조각해 낸 결정이지
「산드로네」:
「현자」가 남긴 프리즘 결정? 기억을 저장할 수 있다는 그 소재 말이야?
페이몬:
엥!?
「새겨진 기억」에 들어가기
「피에로」:
여긴… 내가 아는 곳이군
「피에로」:
흐로프타튀르의 기억 속이 분명해. 「나무 아래 연구회」를 그리워한 건 빈말이 아니었어
「피에로」:
하지만 보통 프리즘 결정에서 발현된 기억과는 좀 다른데, 심연의 힘이 영향을 끼친 건가
「피에로」:
아무래도 이곳에서 나는… 단순한 「방관자」가 아닌 것 같군
「피에로」:
일단 앞으로 가봐야겠어
흐로프타튀르:
이제야 왔네, 에프티르비트. 지각은 너답지 않은데
에프티르비트:
(이토록 생생하다니… 단순한 기억일 리 없어)
에프티르비트:
(노트 내용대로라면 눈앞의 이 흐로프타튀르가 바로… 그의 「마지막 인간성」이겠지)
에프티르비트:
(자신의 인간성을 이 기억 속에 봉인해 둔 건가? 흥, 역시나 하는 짓이 정상이 아니야…)
흐로프타튀르:
에프티르비트? 왜 아무 말이 없나, 영 오기 싫었던 눈치로군
에프티르비트:
솔직히 널 만나고 싶지 않았거든
흐로프타튀르:
어? 아직도 지난번 논문 주제 때문에 화난 거야? 사과했잖아. 우연히 방향이 겹쳤을 뿐이라고…
흐로프타튀르:
아무래도 우리 같은 학자들은 붉은 달의 매력을 거부하기 힘들잖아?
에프티르비트:
너와 같은 부류로 엮이는 것만큼은 사양이야
흐로프타튀르:
…오늘따라 유독 날이 서 있네, 에프티르비트
흐로프타튀르:
그럼 대신 오늘 토론 주제는 네가 정해. 나도 같이 고민해 줄게
에프티르비트:
지금 네 붉은 달에 대한 이해도로는 나를 도울 수 없을 거다
흐로프타튀르:
오? 방금 그 말은 그냥 못 넘어가겠는데? 무슨 뜻이지?
에프티르비트:
……
흐로프타튀르:
이봐, 에프티르비트. 사람 얕보지 말고 문제부터 말해 봐. 내가 해결해 준다면…
흐로프타튀르:
…다음 달 연구비 절반을 내 연구실로 넘기는 거야. 어때, 자신 있어?
에프티르비트:
휴…
에프티르비트:
…만약 붉은 달이 지닌 「죽음」 권능을 다루는 무기가 있다면…
시간 낭비라 여기면서도, 「피에로」는 훗날 「사안」이 겪게 될 난제를 가정을 빌려 설명했다…
흐로프타튀르:
……
에프티르비트:
여기서 혼자 잘 생각해 봐. 난 할 일이 많아서 먼저 가볼 테니
흐로프타튀르:
고마워, 에프티르비트. 이거 정말 흥분되는걸
흐로프타튀르:
방금 네가 말한 이론들, 비록 가설이라도 미래엔 모두 실현될 것만 같아. 덕분에 시야가 확 트인 기분이야
에프티르비트:
고마워할 필요 없다. 굳이 할 거면 너 자신을 칭찬해도 좋겠지. 그 이론의 바탕은 대부분 네 연구 성과니까
흐로프타튀르:
내 생각엔… 이 가설의 문제는 그 「무기」의 설계가 너무 온건하다는 거 아닐까
에프티르비트:
음?
흐로프타튀르:
최종 목적이 격을 높여 「규칙급」의 힘에 도달하는 거라면, 왜 부작용을 없애는 데 힘을 쏟는 거지?
흐로프타튀르:
「죽음」을 관철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죽음」의 권능을 거머쥘 수 있겠어?
에프티르비트:
역시 넌 미쳤군
흐로프타튀르:
…이런 구조라면 붉은 달의 남은 권능을 매개체 삼아 힘을 한순간에 폭발시켜, 진정한 「필살기」를 발동할 수 있어
에프티르비트:
어쩌면 가능할지도… 이 짧은 시간에 이 정도까지 파악할 줄은 몰랐군, 흐로프타튀르
흐로프타튀르:
하하, 나도 그 분야에 완전 문외한은 아니거든. 전부터 자투리 시간에 연구 좀 해뒀지
에프티르비트:
이미 이때부터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 건가
흐로프타튀르:
휴, 방금 얘기한 방안들은 이론만 그럴싸할 뿐, 결국 탁상공론에 불과해…
흐로프타튀르:
한 번만 사용해도 목숨을 잃는 무기라니… 실전에서 무슨 의미가 있겠어
에프티르비트:
의미는 있지… 미래의 내가 사용할 테니까
흐로프타튀르:
미래에서는 어떻게 지내고 있어, 에프티르비트? 꽤나 고생이 많은 모양이네
에프티르비트:
눈치챘나? 그래, 나는 이 시간대의 에프티르비트가 아니다
흐로프타튀르:
그래, 내가 그 정도로 둔하진 않거든. 게다가 너도 딱히 숨길 생각은 없어 보였고
흐로프타튀르:
알려 줄 수 있을까? 미래는 어떤 세상이고, 그때의 난 또 어떤 사람인지
에프티르비트:
……
에프티르비트:
미래는 시궁창이고, 너는 몹쓸 자식이지
흐로프타튀르:
응…?
흐로프타튀르:
드디어 왔구나, 에프티르비트…
흐로프타튀르:
아, 미안. 사람을 잘못 봤네. 이 시간에 찾아올 사람은 그 친구밖에 없을 줄 알았거든
흐로프타튀르:
혹시 앞머리를 뒤로 넘긴 엄숙한 학자 못 봤어?
여행자:
어? 저한테 물으신 건가요?
흐로프타튀르:
물론이지. 여기엔 우리 둘뿐이잖아
여행자:
(이건 단순한 기억이 아니야… 기억 속 인물과 상호 작용까지 된다고?)
흐로프타튀르:
옷차림을 보니 심비원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길이라도 잃은 건가?
여행자:
아니요, 그냥 지나가던 길이에요
흐로프타튀르:
그래? 그럼 다행이네
여행자:
……
여행자:
(대화가 가능하다면, 지금이 「죄인」과 이야기를 나눌 흔치 않은 기회가 아닐까…?)
흐로프타튀르:
무슨 고민이라도 있어?
흐로프타튀르:
아, 별 뜻은 없어. 그저 무거운 짐을 짊어진 사람처럼 보여서 물어본 거야. 독특한 기운도 느껴졌고…
흐로프타튀르:
음, 그 기운의 근원이 뭘까… 이 세계에 속한 것 같진 않은데? 조금 흥미가 생기는걸…
여행자:
(「현자」가 이렇게 예리할 줄이야. 마침 먼저 운을 띄웠으니 이참에 한번 물어보자…)
여행자:
전 제 동생을 찾고 있어요. 우린 아주 오래전에 헤어졌거든요
여행자:
제 동생이 이 나라에 꽤 오래 머물렀는데, 혹시 보신 적 없으세요? 저랑 똑 닮은 금발이에요
흐로프타튀르:
가족과 헤어졌구나. 미안하지만, 너랑 닮은 사람은 못 봤어…
여행자:
(그렇다면 이 시점에는 루미네가 아직 켄리아에 오지 않은 모양이네…)
흐로프타튀르:
금발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아주 대단한 내 지인이 예전에 우화를 하나 들려준 적이 있어
흐로프타튀르:
내용이 좀 길긴 한데, 요약하자면 금발의 두 계승자가 창세의 진주를 찾아 떠난다는 이야기야
흐로프타튀르:
이야기를 다 듣고 나니, 그는 이 우화가 사실 미래에 벌어질 일을 상징한다고 말해줬지
흐로프타튀르:
그리고 첫 번째 계승자가 그런 운명을 맞이하는 건, 머지않아 내 부름에 응답하기 때문이라고 했어
흐로프타튀르:
설마… 그게 너와 관련된 건 아니겠지?
여행자:
(대체 무슨 뜻이지? 「계승자」라는 건 설마 당시 켄리아에 있던 루미네를 말하는 건가?)
여행자:
(「현자」의 부름에 응했다는 건 또 무슨 뜻이지… 아무래도 「피에로」에게 물어보는 게 좋겠어)
여행자:
적어도 저는 아닐 거예요
흐로프타튀르:
후후, 맞아. 우린 그저 스쳐 가는 인연일 뿐이니까
흐로프타튀르:
도움은커녕 괜히 엉뚱한 말만 늘어놓아서 미안하군
현장에 있는 집행관들과 대화하기
페이몬:
어… 어떻게 된 거지, 현실로 돌아온 건가?
페이몬:
여행자, 큰일이야. 나 방금 다른 공간에 들어갔다 왔는데, 거기서 본 녀석이 아무래도…
페이몬:
뭐야? 너도 그 녀석을 만난 거야?
「타르탈리아」:
너희뿐만이 아니야. 나도 그 사람이랑 얘기 좀 나눴거든. 기회 되면 내 「마왕 무장」을 개량해 주겠다던데…
「아를레키노」:
보아하니 우리 모두 「들어가」 본 모양이군
「아를레키노」:
「죄인」은 역시 심연의 힘을 훤히 꿰뚫고 있었지. 내 심연 오염을 제어할 유용한 조언도 몇 가지 해줬고
「산드로네」:
내 얘기는 됐어. 친한 척하면서 예의도 없는 그 녀석은 언급하고 싶지도 않아…. 그래도 켄리아의 기계 공학 수준은 제법이더라
「풀치넬라」:
「현자」가 베푼 친절이 과연 본래 성격일까, 아니면… 다소 「의도」된 걸까?
「판탈로네」:
무슨 뜻이죠, 시장님?
「풀치넬라」:
그 시절 「현자」는 티바트를 떠나기 전 일부러 피에로를 찾아와 노트를 남기고 갔지…
「풀치넬라」:
어쩌면 그가 말한 「마지막 인간성」엔 오랜 벗을 돕고픈 마음도 깃들어 있었던 게 아닐까?
「피에로」:
이제 와서 그의 속내를 짐작한들 무슨 소용이겠나. 스스로를 포기한 그 「현자」는 진작에 사라졌거늘
페이몬:
그럼 피에로 넌? 너희끼린 또 무슨 얘길 나눴어?
「피에로」:
「과거」와 마찬가지로 업무 중에 겪은 난제를 이야기했지
「피에로」:
아무튼 「사안」 개량에… 새로운 방안이 생겼네
상황이 일단락되자 「현자의 노트」는 잠시 다시 봉인되었고, 집행관들도 하나둘 자리를 떴다
페이몬:
드디어 의문도 풀리고 「현자」도 만났어! 우리도 회의에 참석하길 잘했네
페이몬:
가자, 여행자! 뭘 그렇게 멍때려? 아까 산드로네가 티타임에 초대했잖아
여행자:
피에로 씨, 궁금한 게 있어요
「피에로」:
무슨 질문이지? 음… 그러고 보니 자네는 흐로프타튀르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말하지 않았군. 그가 무슨 말이라도 했나?
여행자:
그가 대단한 지인에게서 들었다는데…
여행자:
금발의 「계승자」가 그의 부름에 응답할 거래요
페이몬:
금발의… 「계승자」?
「피에로」:
베드르폴니르가 귀띔해 준 거겠지. 그 「예언자」 말일세
「피에로」:
이제 와서 보면, 그가 누구를 가리킨 건지 쉽게 알 수 있지
「피에로」:
그러고 보니 말해준 적 없었군… 예전에 내가 셀레스티아에서 페이몬을 「소환」했듯, 같은 시기 흐로프타튀르가 「소환」했던 건…
「피에로」:
…바로 자네의 동생이네
페이몬:
나, 나처럼?
「피에로」:
이 정보가 너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몰랐기에, 굳이 먼저 언급하지 않았지
여행자:
(그러게… 이게 대체 무슨 의미일까? 그때 루미네는 왜 셀레스티아에 있었고, 그곳에서 무슨 일을 겪은 걸까?)
여행자:
(루미네의 과거에 대한 단서가 서서히 맞춰지고 있어. 곧 하나의 선으로 이어질 듯하면서도 좀처럼 손에 잡히질 않아)
여행자:
(계속 여행하다 보면 정말 모든 진실이 밝혀질 날이 올까?)

작별의 검은 깃털
죽음의 집정관과 정면으로 맞설 순간이 조용히 다가오고 있다. 인간의 몸으로… 과연 죽음을 관장하는 신에게 대항할 수 있을까?
「산드로네」의 티타임에 참석하기
「산드로네」:
이제야 왔네. 차 다 식어가잖아. 대체 뭐 하느라 이렇게 늦었어?
「산드로네」:
왔으면 됐어. 너랑 페이몬까지 넷이면 아쉬운 대로 예전 티타임 기분은 낼 수 있겠지
「아를레키노」:
생각보다 그 시절을 꽤 그리워하는군, 산드로네
「산드로네」:
단둘이 차 마시는 게 무슨 티타임이야. 딴 뜻은 없거든?
페이몬:
그럼 어쩌다 갑자기 차 마실 생각을 한 거야?
「산드로네」:
숨 좀 돌리려고. 너희는 못 느꼈어? 결전을 앞둔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서… 숨이 막힐 지경이잖아
「아를레키노」:
그래, 로노바와 맞서는 일은 늘 모두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지
페이몬:
하긴 「네 그림자」 중 하나이자 세계의 규칙을 손에 쥔 녀석을 쓰러뜨려야 하니까…
페이몬:
맞아, 그렇게 생각해 보면 다들 꽤 침착한 편이야
페이몬:
오히려 내가… 좀 더 긴장해야 하는 건가, 으음…
「아를레키노」:
피에로도 지금 꽤나 골머리를 앓고 있을 테니까. 내가 사안 연구에 기꺼이 협조하는 이유 중 하나지
여행자:
그럼 여왕은 어떤 것 같아?
「산드로네」:
여왕 폐하라면… 글쎄, 누가 알겠어
「산드로네」:
폐하의 마음은 이미 얼어붙은 호수 같아서, 그 무엇도 잔물결조차 일으키지 못해
「산드로네」:
호숫물이 맑고 투명해서 다 보일 것 같아도, 막상 바닥을 들여다보면 까마득하게 깊어… 결국 아는 게 하나도 없는 셈이지
「아를레키노」:
과장은 아니군. 다행히 적들에게도 여왕님은 종잡을 수 없는 존재로 보이겠지
「아를레키노」:
게다가 그분은 오래전부터 오늘을 내다보셨을 거야. 어쩌면 신좌에 오르기 전부터 천리와 정면으로 맞설 준비를 하셨을지도 모르지
페이몬:
다들 여왕을 믿는 모양이네. 「피에로」도 비슷한 말을 했어
「산드로네」:
「믿음」은 주고받는 거거든. 믿어줄수록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지니 참 성가시다니까
「산드로네」:
여왕님 속을 넘겨짚느니 내 할 일에 집중하는 게 나아
페이몬:
산드로네는 요즘 뭐 하느라 바빠?
「산드로네」:
당분간은 방어 시설이나 손보고 장비나 강화해 주고 있어. 쓰일지도 모를 전장도 구축하면서
「아를레키노」:
로노바 일은 시작에 불과해. 앞으로 스네즈나야에 어떤 위기가 닥칠지 아무도 모르니, 대비는 철저할수록 좋지
「아를레키노」:
내 경우엔… 「사안」의 새로운 방안이 실험 단계에 들어가기 전까지 잠시 쉬는 중이야
「산드로네」:
너도 참 고생이네, 아를레키노. 됐고, 딴 얘기나 해. 이러다간 티타임이 아니라 업무 회의가 되겠어…
「네 사람의 티타임」에서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며 평범하고 편안한 시간을 마음껏 즐겼다…
그 후 며칠간 스네즈나야 전역은 여왕의 질서 아래 차질 없이 「돌아갔고」, 어느덧 라인도티르와 약속한 날이 찾아왔다…
옛뜰 식당으로 돌아가 쉬기
다니카:
…테이블보엔 먼지 한 톨 없어야 합니다. 다기 방향 헷갈리지 말고 정확히 맞춰주세요
다니카:
트로피나, 조명이 어둡군요. 빛이 중요하다고 했잖습니까. 전부 닦았는지 확인했나요?
다니카:
트로피나?
트로피나:
아, 앗… 죄송합니다, 다니카 하녀장님. 바로 다시 확인하겠습니다
다니카:
방금 왜 멍하니 있었던 거죠? 평소답지 않게
트로피나:
저… 그냥 좀 긴장해서요. 아무 일도 아닙니다…
다니카:
오늘 올 손님이 누군지 알고 있습니까? 누가 알려 줬죠?
트로피나:
죄, 죄송합니다! 저도 어쩌다 주워들은 거라, 비밀인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다니카:
비밀은 아닙니다. 오늘 오실 손님은 「생명의 집정관」 라인도티르 님인데, 굳이 미리 알릴 필요가 없었을 뿐이죠
다니카:
손님의 신분은 우리와 무관합니다. 하녀의 업무 표준은 오직 하나, 「완벽」뿐이라고… 제가 누누이 강조했을 텐데요
다니카:
모실 손님이 누구든, 하늘의 사절이든 길거리의 걸인이든 언제나 최고의 예우를 갖춰야 합니다
트로피나:
네, 맞습니다. 제가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네요
다니카:
괜찮습니다. 오늘 얼음 궁전도 평소와 다름없으니, 우리가 손님에게 좋은 첫인상을 남기면 됩니다…
다니카:
나머지는… 여왕 폐하께 맡겨야겠죠
옛뜰 식당으로 돌아가 쉬기
페이몬:
하아—— 오늘이 바로 여왕이 라인도티르를 만나기로 한 날이지?
여행자:
드디어 움직일 때가 됐어
페이몬:
좀 긴장되네… 시간도 있으니 얼음 궁전에 가서 준비 상황을 확인해 볼까?
페이몬:
그러게, 다니카는 일할 땐 누구보다 진지하니까. 그럼 우린 어디로 갈까? 아무튼 난 여기 가만히 못 있겠어…
페이몬:
좋은 생각이야! 어쩌면 우리가 도울 일이 있을지도 몰라
여명역으로 가기
페이몬:
자세한 계획은 몰라도, 피에로 말대로라면 이 시간쯤엔 미탸가 여깄어야 하는데…
페이몬:
어디 어디? 누굴 말하는 거야?
데인슬레이프:
오?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너희부터 마주칠 줄은 몰랐군
페이몬:
데인!
데인슬레이프:
일부러 마중까지 나와주다니 고맙군. 오래 기다리진 않았겠지?
페이몬:
이젠 익숙해질 지경이야. 데인슬레이프는 늘 색다른 방식으로 등장한다니까…
페이몬:
그래서 어쩐 일로 온 거야?
데인슬레이프:
당연히 에프티르비트의 연락을 받고 왔지
데인슬레이프:
요 며칠 동안 지명 수배라도 당한 줄 알았어. 우인단 부하들이 여기저기서 날 찾아다녔거든
여행자:
「피에로」 씨가 연합할 수 있는 모든 세력과 손을 잡겠다고 했는데, 당신까지 부른 걸 보니 빈말은 아니었네요
페이몬:
생각해 보니 그렇네! 라인도티르는 「생명의 집정관」일 뿐만 아니라 「황금」이자… 켄리아의 「오대 죄인」이기도 하네
페이몬:
「죄인」이나 「심연 교단」이 나타나는 곳엔 늘 데인슬레이프가 있잖아, 이쯤 되면 거의 세상의 법칙이라니까, 음…
데인슬레이프:
내가 이번에 온 건 단지 라인도티르가 나타나서만은 아니야…
데인슬레이프:
지난 500년의 고통, 내게 「불사의 저주」를 내린 원흉… 로노바 역시 직접 찾아갈 가치가 있지
데인슬레이프:
그리고 에프티르비트의 수하들이 전하길, 지금 스네즈나야가 과거의 「현자」와 대화할 방법을 손에 넣었다더군…
페이몬:
아, 그건 내가 장담할 수 있어. 진짜야!
데인슬레이프:
난 티바트에서 도망친 그 겁쟁이 녀석과 할 이야기가 아주 많거든
여행자:
(그 시간대의 흐로프타튀르는 아직 아무것도 모를 텐데…)
페이몬:
네가 참전하는 이유는 충분히 알겠어… 그나저나 피에로랑은 친해? 같은 고향 출신이잖아
데인슬레이프:
얼굴만 아는 사이라고 해두지. 예전 궁정에서 몇 번 마주친 게 전부거든
데인슬레이프:
이번엔 에프티르비트가 「전력을 다해 로노바에 맞서되 단독 행동은 삼가하라」고 당부하더군… 일단은 체면을 세워 주기로 했지
데인슬레이프:
안 그랬다면 제일 먼저 여왕 대신 라인도티르부터 찾아갔을 테니까
데인슬레이프:
흥, 나도 이런 일에서는 사리 분별을 할 줄 알아. 아무튼, 그가 말한 대로 하지
데인슬레이프:
이제 어디로 갈 생각이야? 에프티르비트는 어디 있고?
페이몬:
걔는 비밀 무기를 연구하고 있었는데, 연구가 끝났는지는 잘 모르겠어. 그리고 우린 동료 미탸와 합류하러 갈 거야. 너도 같이 가자!
미탸와 대화하기
보댜니차:
…이게 마지막 설비야. 이것만 옮기면 돼
미탸:
정말 빠르네. 다들 고생했어… 어, 너희가 여긴 웬일이야?
페이몬:
미탸, 우리가 도와주러 왔어! 어? 보댜니차도 있네!
보댜니차:
오랜만이야, 여행자, 페이몬. 둘 다 잘 지내는 것 같네
미탸:
지금은 도움이 필요 없어. 발레리 씨와 베스나를 비롯한 군 관계자분들도 계시거든…
미탸:
「포효단」 친구들이 열차역 주변을 잘 알아서 금방 해결해 줬어
페이몬:
우와, 오늘 정말 시끌벅적하네
보댜니차:
휴… 미탸, 「포효단」 얘기는 조심해서 해야지. 누가 보면 동네방네 다 아는 조직인 줄 알겠네
미탸:
아하하, 미안. 스네즈나야 사람들이 워낙 너희를 좋아하길래, 아예 공개돼도 나쁠 건 없겠다 싶었어
미탸:
어, 이분은…
미탸:
잠깐, 내가 맞혀볼게. 이분은 「피에로」 님의 옛 지인이시지? 로노바를 상대하는 걸 도우러 오셨고?
페이몬:
맞아! 이쪽은 데인슬레이프고, 500년 전 켄리아 사람이야. 데인의 눈을 보고 알아봤구나?
미탸:
안녕하세요, 데인슬레이프 씨. 눈뿐만 아니라 「피에로」 님과 같은 「불사의 저주」 기운도 느껴졌어요
미탸:
제 영혼에 로노바의 표식이 새겨진 뒤로, 이런 것들에 민감해졌거든요
보댜니차: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데인슬레이프:
만나서 반갑군. 난 「피에로」라는 이명을 들을 때마다… 운명을 비웃을 자격은 그보다 오히려 내게 더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하지
페이몬:
그나저나 스네즈나야성으로 뭘 운반하고 있었던 거야?
미탸:
하하, 몰랐구나. 원래는 기밀이었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말해줄 수 있어
미탸:
지난 휴가 때 문득, 로노바의 「과학 기술 봉쇄」를 피해 갈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거든
미탸:
그건 바로——극장을 새로운 실험실로 개조하는 거야
미탸:
이 화물은 새로 구매한 설비고, 옮기기만 하면 돼. 설치는 금방 끝나거든
보댜니차:
그거 알아? 얘들은 나한테 거절할 기회조차 안 줬다니까, 에휴
미탸:
미안해, 보댜니차. 하하
미탸:
저번 극장 사건으로 증명됐잖아. 극장 안에서 죽어도 영혼은 한동안 지맥으로 못 돌아가고 갇혀 있다는 거
미탸:
그럼 인원만 충분하다면 극장에서 「죽음의 저주」가 발동해도, 사후 세계에서 실험을 완료할 수 있지 않을까?
페이몬:
어? 무슨 소리야… 「사후」 세계에서 실험을 완료한다니?
미탸:
내 영혼엔 로노바의 표식이 새겨져 있어서, 사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도 다 기억할 수 있거든
미탸:
실험만 성공한다면, 내가 있으니 그 결과를 현실 세계로 고스란히 가져갈 수 있어
미탸:
극장의 지맥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야. 로노바도 당장 복구하긴 힘들 테니 지금이 절호의 기회지
보댜니차:
나도 미심쩍어…. 사후 세계는 어쨌든 로노바의 구역이잖아. 어떻게든 실험을 방해하지 않을까
페이몬:
난 너희 연구는 잘 모르겠지만, 사후 세계의 결과가 현실에서도 통할까?
미탸:
음, 좋아. 아주 합리적인 의문이야. 이 계획이 무조건 성공한다고 아무도 확신할 순 없지만, 바꿔 말하면…
미탸:
…로노바 역시 이 계획이 무조건 실패할 거라고 장담할 순 없다는 거지
데인슬레이프:
네가 노린 건… 로노바가 그 가능성을 무시하지 못할 거라는 거군, 맞지?
미탸:
뭐, 그런 셈이죠. 로노바가 외면할 수 없게 만들면…
로노바:
나를 성가시게 하는 게, 그렇게 재미있나?
여행자:
로노바!
페이몬:
——으악!
미탸:
쯧… 너무 이르잖아. 「장소」도 맞지 않고. 보댜니차, 얼른 발레리 씨와 베스나를 불러와! 그리고 사람들을 대피시키라고 「포효단」에 전해!
여행자:
걱정 마, 내가 지켜줄게
페이몬:
응!
로노바와 대치하기
얼마 전, 여왕의 초청을 받아 「생명의 집정관」 라인도티르가 얼음 궁전을 방문했다…
다니카:
이쪽으로 오십시오, 라인도티르 님
라인도티르:
오는 길에 숱한 시선을 느꼈지만 네 눈빛만은 다르네. 「두려움」이 보이지 않아
다니카:
이 세계의 「생명의 집정관」이신 건 알지만, 지금 얼음 궁전에서는 그저 「손님」이실 뿐이니까요
다니카:
주인을 모시는 하녀로서 두려워해서도, 그럴 필요도 없죠
라인도티르:
인상 깊었어. 길을 안내해 줘서 고마워, 하녀 아가씨, 정말 훌륭했어
라인도티르:
이제부터는 나와 네 주인의 시간이야
아나스타샤:
……
라인도티르:
좋은 아침이야, 아나스타샤 여왕
라인도티르:
집주인을 칭찬하는 건 당연한 예의라지만, 당신의 우아함과 미모만큼은 진심으로 찬사를 보내고 싶어
아나스타샤:
약속을 지켜줘서 고마워, 라인도티르 씨. 기분이 꽤 좋아 보이는군
라인도티르:
그래, 이 땅 곳곳엔 원시적이고 거친 자연의 힘이 넘쳐흐르거든…
라인도티르:
이런 곳에 세워진 문명에선 생명의 힘찬 고동이 느껴져 마음까지 상쾌해지지
아나스타샤:
스네즈나야 백성이 운명에 맞서는 걸 높이 산다는 뜻으로 받아들이지. 편히 앉아
라인도티르:
…켄리아 왕궁에 가본 적이 있어? 물론, 재앙이 일어나기 전 말이야
아나스타샤:
재앙 이후에 딱 한 번 가봤지
라인도티르:
그래? 난 그저 내 기준에선 검은 왕의 미적 감각이 너희랑 영 딴판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어
라인도티르:
그 점만으로도 너희를 위해 천리의 「청산」을 미뤄달라 청하고 싶어질 정도야
나베리우스:
하지만 문명의 존속 가치에서 미적 영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고 보는데
라인도티르:
나베리우스 씨, 이번 모임엔 관심 없다고 했잖아? 불쑥 끼어들어 내 생각의 흐름을 끊지 말아 줘
아나스타샤:
당신은 스네즈나야가 반드시 멸망할 것처럼 말하고 있군
라인도티르:
그래? 난 그런 말 한 적 없는데
라인도티르:
한 문명의 멸망을 선고하는 건 다른 누군가가 알아서 할 일이야. 난 관심 없어. 영 달갑지 않은 일이거든
아나스타샤:
그런가. 그럼 본론으로 넘어가도록 하지
라인도티르:
벌써 본론으로 들어가려고? 뭐, 좋아. 난 우리가 꽤 잘 통할 줄 알았는데, 넌 생각보다… 훨씬 감정을 절제하는 편이네
아나스타샤:
「공간의 집정관」 아스모데이라면, 최근 모습을 드러낸 걸 목격했지
아나스타샤:
스네즈나야에 눈보라를 몰고 들이닥친 미지의 마수를 토벌하러 출정했을 때였어…
아나스타샤:
그 마물은 나아갈수록 점점 더 강해졌고, 사방으로 뻗치는 기운에 내 부하들조차 버거워했지
라인도티르:
꽤 흥미로운 생물이네
아나스타샤:
어쩔 수 없이 혼자 깊숙이 들어갔고, 거센 눈보라 탓에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어
아나스타샤:
눈보라의 중심에 다다라 마물의 형체를 확인한 순간, 마물 가까이에 두 사람이 서 있더군
아나스타샤:
한 명은 후드를 푹 눌러써 정체를 알 수 없었지만, 다른 한 명은… 분명 아스모데이였어
라인도티르:
아스모데이 녀석이야 헷갈릴 리 없지. 근데 네가 말한 후드를 쓴 자는 대체 누굴까…
아나스타샤:
난 그들의 대화를 어렴풋이 들었어…
???:
「…확실히 지켜볼 만한 일이지, █████의 결말은…」
아나스타샤:
그러고는 내 존재를 눈치챘는지, 아스모데이가 공간의 권능을 사용해 둘 다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지
라인도티르:
그 사람이 「지켜보러」 왔다고 했지? 대체 무엇을 지켜본다는 거지, 마물의 존재를, 아니면 마물의 죽음을?
라인도티르:
그래서 그 후에 네가 직접 그 마물을 죽인 거야?
아나스타샤:
그래, 그 마물은 자의식이 거의 없어서, 본능에 따라 약간 저항했을 뿐이었지
라인도티르:
꽤 가치 있는 정보네. 그 마물에게 뭔가 특별한 점이라도 있었던 걸까…
라인도티르:
셀레스티아는 그 마물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어. 네 마신급 힘에 쓰러질 정도면 그리 큰 위협은 아니었을 테니까
나베리우스:
나도 딱히 경고받은 건 없어. 보통 이런 건 마물이 스스로 진화한 정도로 치부하거든
라인도티르:
그렇다면 의문이 한두 가지가 아니네. 이런 마물이 대체 어떻게 아스모데이의 흥미를 끈 걸까
라인도티르:
그리고 후드를 쓴 그 사람은, 설마 정말로… 아스모데이의 「새로운 주인」인 걸까?
나베리우스:
아직도 그 생각 못 버린 거야, 라인도티르? 십중팔구 이스타로트의 변덕일 텐데. 정작 본인은 이미 까맣게 잊었을걸
라인도티르:
내 철저한 성격상 이런 가능성을 허투루 넘길 순 없거든, 나벨 씨
라인도티르:
우린 그 마물의 입장에서 사건을 다시 조사해 볼게. 고마워, 스네즈나야 여왕
아나스타샤:
천만에, 애초에 내가 했던 약속이니까
라인도티르:
천리의 환심을 사려고 스스로 정보를 제공한 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
라인도티르:
말해 봐. 원하는 대가가 뭐지? 내게서 뭘 알아내고 싶은 거야
아나스타샤:
천리의 상태와 깨어날 시기를 알려줬으면 해
라인도티르:
생각보다 꽤 직설적이네. 마치 속마음을 전부 드러낸 것 같아, 여왕
나베리우스:
제안 하나 할게, 오늘 방문은 여기까지 하는 게 좋겠어, 라인도티르
라인도티르:
동감이야, 나벨
라인도티르:
미안하지만, 아나스타샤 여왕. 서로 입장이 다르니 방금 한 말을 받아들이기도, 답하기도 어려워
라인도티르:
서로의 체면을 위해 만남은 이쯤에서 마무리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아나스타샤:
그래, 라인도티르 씨. 당신 뜻을 존중하지. 내가 헛된 기대를 품었던 것 같아
아나스타샤:
절대적인 힘을 지닌 셀레스티아는… 상대를 존중할 필요조차 없나 보군. 아스모데이에 대한 정보는 내가 주는 선물이라고 해 두지
나베리우스:
「상대를 존중」?
라인도티르:
「상대를 존중」?
아나스타샤:
안 그런가? 하지만 정보 쪽에선 내 생각보다 훨씬 신중하게 스네즈나야를 대하는군
라인도티르:
어설픈 도발이네. 내가 지금 물러난다고 해서 스네즈나야를 셀레스티아의 상대로 인정한 셈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아나스타샤:
물론, 이곳에 남아 함께 차를 끝까지 마시는 선택지도 있지
라인도티르:
어떻게 생각해, 나벨 씨?
나베리우스:
불쾌한 발언이지만, 돌이켜 보면 방금 전 우리의 태도에는 확실히 여유가 부족했던 것 같아
라인도티르:
좋아, 난 개인적으로 손님의 예의를 다해 당신과 차를 마저 마셔주지
라인도티르:
마찬가지로 난 개인적으로 당신의 질문에 답하지 않을 수도 있어. 우리 다른 얘기를 해 볼까?
아나스타샤:
얼마든지
라인도티르:
네 과거에 대해… 지금은 어디까지 알고 있지?
아나스타샤:
그 질문엔 답할 수 없겠군. 천리가 내 기억을 「조작」한 뒤론 내 기억조차 믿지 않게 됐거든
아나스타샤:
만약 강제로 「지워진」 그 기억을 말하는 거라면, 하얀 차르에게 한 번 들은 적은 있지…
아나스타샤:
하지만 남 이야기 같아서 전혀 와닿지가 않아. 게다가… 난 하얀 차르를 그다지 신뢰하지도 않지
라인도티르:
사실 상황은 생각만큼 나쁘지 않을지도 몰라
라인도티르:
천리가 당신 머릿속에서 지워버린 건… 오직 「제3의 강림자」와 그에 얽힌 모든 기억뿐이거든
라인도티르:
게다가 당신뿐만이 아니야. 그때 천리는 세계수를 통해 제3의 강림자가 세상에 존재했던 흔적을 완전히 지워버렸어…
라인도티르:
「그림자 영역」으로 숨어든 하얀 차르만이 그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으니, 그의 말은 사실일 거야
아나스타샤:
과거가 진짜든 가짜든, 제멋대로인 천리가 존재하는 한 난 그저 현재를 살아갈 뿐이야
라인도티르:
오? 그래… 그럼 내 「관점」도 한번 들어볼래
라인도티르:
난 예전에 셀레스티아에서 제3 강림자 사건 기록을 찾아봤는데, 제법 흥미로웠어
아나스타샤:
좋아, 차 마시면서 남이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흔치 않은 경험일 테니까
나베리우스:
노파심에서 하는 말인데, 네가 하려는 그 얘기… 아무래도 공개하기엔 적절하지 않아
라인도티르:
정보를 거저 얻고 싶진 않으니, 작은 답례로 치자… 당신도 가끔은 눈감아 줄 수 있잖아
라인도티르:
이야기를 꺼내기에 앞서, 켄리아인으로서 당신께 먼저 정중히 예를 갖춰야겠지… 「켄리아의 어머니」
라인도티르:
켄리아인이 당신과 제3 강림자의 혈통이 융합되어 탄생했다는 건 이미 알고 있겠지
아나스타샤:
그래, 내겐 그 부분의 기억이 없어 한참 뒤에야 알게 됐지만… 줄곧 그대들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몰랐지
라인도티르:
네 탓이 아니야.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해. 나 역시 「어머니」니까
라인도티르:
모성애는 본능이라지만, 「자신이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해서 생기지는 않지
라인도티르:
더군다나… 마신인 당신의 사랑은 이미 천리에 의해 왜곡되어 버렸잖아
라인도티르:
정작 사랑해야 할 이는 사랑할 수 없고, 남은 거라곤 천리가 부여한 사랑뿐이지
라인도티르:
켄리아인들은 참 불쌍해. 당신의 사랑을 잃고 말았으니까. 그리고 그들의 불행은 바로 그 사건에서 비롯됐지…
라인도티르:
그날, 아직 궁정 전령이던 당신은 하얀 차르의 꼬드김에 넘어가 제3 강림자와 함께 「심연」의 문을 열어버렸어
라인도티르:
그 후 천 년 동안 일어난 수많은 심연 재앙은 전부 그 일에서 비롯됐지
라인도티르:
의심할 여지 없이 이는 티바트에서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죄야. 물론 따지고 보면 그 책임은 하얀 차르에게 물어야겠지
라인도티르:
하지만 당시 천리는 앞뒤 사정 따윈 안중에도 없는 듯, 즉각 징벌을 내려 당신의 존재를 지워버렸지
라인도티르:
정작 하얀 차르 그 녀석은 그림자 영역에 숨어 화를 면했고, 그 후로도 딱히 추궁받지 않았어
라인도티르:
제3 강림자는 셀레스티아에 올라 천리와 협상했지. 목숨을 바쳐서라도 널 되찾으려 했거든
라인도티르:
그의 체질은 티바트 인간계의 힘과 매우 높은 친화력을 지녔고, 심지어 원소력까지 증폭시킬 수 있었기에 협상의 밑천이 되었지
라인도티르:
천리가 당신을 되살려 주고, 그의 후손, 즉 훗날의 켄리아인들에게 영원히 손대지 않겠다고 약속만 한다면…
라인도티르:
기꺼이 자신의 시신을 일곱 조각으로 분해해 천리의 통치 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 바치겠다고 했어
아나스타샤:
순진하군. 절대적인 상위자와 거래해 봤자 돌아오는 약속은 공수표에 불과하지
라인도티르:
하지만 제3 강림자도 제법 수완이 좋았어. 천리가 약속을 어기는 순간 발동하게끔 아주 깊고 지독한 저주를 걸어 뒀거든
라인도티르:
그래서 천리도 타협했지. 널 되살려주는 대신, 그에 대한 모든 걸 지워버리겠다고…
라인도티르:
어쨌든 그의 힘과 지식, 마지막 행적은 모두 천리에게 위험 요소였을 테니까. 불안정한 요소는 전부 배제해야만 했겠지
아나스타샤:
그러니까 천리가 깊은 잠에 빠진 건 켄리아 재앙 때 제3 강림자의 저주가 발동했기 때문이군, 맞나?
아나스타샤:
덕분에 천리의 현재 상태를 알 수 있었어. 답변 고맙군
라인도티르:
답변이라니? 천만에, 난 그저 이야기를, 그것도 네 이야기를 들려줬을 뿐이야. 딱히 답해준 건 없으니 고마워할 거 없어
라인도티르:
그나저나 제3 강림자가 널 위해 치른 희생보다 여전히 천리에게 관심이 쏠려 있다니, 조금 놀라운걸
아나스타샤:
말했을 텐데? 난 현재를 산다고
로노바와 대치하기
여행자:
걱정 마, 내가 지켜줄게
페이몬:
응!
로노바:
무슨 뜻이지? 싸울 작정인가?
로노바:
의외로군. 설마 진심으로… 나와 정면으로 맞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데인슬레이프:
신도 허세 부리는 걸 좋아하나?
로노바:
후후, 원래는 연구원 몇 명만 벌해서 가볍게 교훈만 주고 떠나려 했는데
로노바:
이렇게 된 이상, 더 높은 수준의… 「신의 벌」을 내리도록 하지
사람들의 「전투 태세」를 마주한 로노바는 「신의 벌」을 내릴 준비를 한다. 그녀는 엄청난 힘이 담긴 일격을 가해 여명역을 심판의 전장으로 바꿔놓았다
로노바와 대치하기
여행자:
(휴… 현실로 돌아온 건가…)
여행자:
(다들…)
로노바:
…벌써 「돌아온」 건가? 죽음에 꽤 익숙해진 모양이군
로노바:
이러면 곤란한데… 다음에 널 죽일 때는 육체까지 파괴해 버려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 중이야
여행자:
……
여행자:
(지금이야. 「피에로」가 말했던 계획과 내 「임무」를… 드디어 실행에 옮길 때가 왔어…)
「피에로」:
구체적인 계획은…
「피에로」:
…여왕께서 「생명의 집정관」을 만나는 날, 미탸가 여명역에서 설비 여러 대를 스네즈나야성으로 옮길 걸세
「피에로」:
자네는 그저 기회를 엿보다가, 로노바가 나타나 모든 사람을 죽이고 나면… 그녀의 발을 묶어 현장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면 되네
페이몬:
엥? 그게 다야? 그렇게 쉽다고?
로노바:
음? 내 말을 듣고 있나?
여행자:
날 죽여놓고 이제 와서 수다나 떨자고?
로노바:
흥, 맘에 안 드는 녀석이군. 천리가 왜 너 같은 「강림자」를 그리 중시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
로노바:
하지만 선은 넘지 않는 게 좋을 거다. 천리도 나도, 인내심엔 한계가 있으니까
로노바:
눈앞에 선례가 버젓이 있지 않나. 제3 강림자의 유골은 수백 년 동안 마신들의 장난감으로 전락했거늘…
로노바:
내가 너라면 비참한 최후를 떠올리며 숨죽여 살거나, 당장 이곳을 떠나는 선택을 했을 테지
여행자:
내가 너라면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진지하게 생각해 볼 거야
여행자:
겉보기엔 높은 곳에서 사람들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고, 수많은 규칙을 관장하는 것 같지만…
여행자:
정작 네가 관장하는 규칙보다 널 옭아매는 규칙이 훨씬 더 많아서, 하고 싶은 것도 맘대로 못 하잖아
로노바:
……
로노바:
내가 진정 너희를 완전히 소멸시킬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나?
로노바:
난 그저 아스모데이가 돌아와 「그림자네 그림자」와 함께 권한을 활성화할 때까지 기다리거나… 직접적인 「단죄」의 증거를 찾아내기만 하면 돼…
로노바:
아니면 가장 간단하게, 천리가 깨어나기를 기다리거나…
로노바:
스네즈나야라는 문명은 오래전부터 풍전등화였지. 이제 너도 완벽한 공범이니… 널 감싸주지 않겠다
여행자:
결국 당장 쓸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거잖아
여행자:
내가 보기엔, 둘 다 셀레스티아의 피조물이지만 페이몬이 너보다 훨씬 대단해
여행자:
넌 페이몬에게 아무런 힘도 권능도 없다면서… 마치 물건 다루듯 회수하려 했지
여행자:
하지만 페이몬은 여정 내내 날 이끌어 줬어. 수많은 이들이 우리 여정을 지켜봤고, 알게 모르게 많은 이들의 운명에 영향을 미쳤지
여행자:
이건 인간과 생명체만이 맺을 수 있는 유대야. 페이몬도 자신의 운명을 써 내려가고 있어
여행자:
오히려 도구나 물건에 가까운 건 바로 너야…
여행자:
넌 자유조차 누려본 적 없는, 천리가 인간을 속박하는 데 쓰이는 한낱 족쇄일 뿐이라고!
로노바:
……
여행자:
(말이 좀 과했나… 대화로 시간 좀 끌려던 건데, 페이몬 생각에 나도 모르게 그만…)
로노바:
충분히 교훈을 얻었을 테니, 이번엔 이쯤에서 끝내려 했거늘…
로노바:
그래… 좋아. 마음이 바뀌었어
로노바:
천리가 너희를 완전히 죽이는 걸 허락하지 않으니, 나도 굳이 그럴 필요는 없겠지
로노바:
죽음은 안식이야. 끝없는 고통은 살아있어야만 느낄 수 있으니까. 그런 쪽이라면… 내게 수단은 얼마든지 있어
로노바:
어째서 너희를 완전히 죽이도록 허락하지 않았는지 천리를 뼈저리게 증오하게 해 주마
여행자:
(으… 큰일 났네. 이젠 진짜 빠져나갈 구멍도 없어)
로노바:
시간도 거의 다 됐군. 이제 라인도티르가 너희를 되살려주기만 기다리면…
여행자:
……
로노바:
…음?
로노바:
…어찌 된 일이지, 아직 부활이 시작되지 않은 건가?
로노바와 대치하기
라인도티르:
…보아하니 천리에 대한 적의는 과거의 원한 때문이 아니라 스네즈나야의 이상과 미래를 위한 거였군…
라인도티르:
켄리아는 당신 같은 「어머니」를 둔 걸 자랑스러워해야겠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나라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
아나스타샤:
……
라인도티르:
왜 그러지? 안색이 좀 안 좋아 보이는데
라인도티르:
나와 얘기하는 게 거북한가? 「생명의 집정관」으로서의 위압은 진작 거뒀을 텐데
라인도티르:
참, 처음부터 묻고 싶었는데… 여기서 날 「접대」하며 한가롭게 노닥거려도 정말 괜찮은 거야?
라인도티르:
스네즈나야의 정예 백성이든 특별히 부른 「지원군」이든, 지금쯤 다들 목숨 걸고 로노바와 사투를 벌이고 있을 텐데
라인도티르:
여섯 개의 신의 심장을 보유한 당신이 전력으로 참전한다면…
라인도티르:
어쩌면 전혀 없던 승산을 만 분의 1이라도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모르지
아나스타샤:
아니, 난 당신과 얘기하는 게 더 중요해
라인도티르:
그래, 좋을 대로 해
라인도티르:
로노바를 상대하지 않아도 되는 건 누구에게나 행운일 테니까
라인도티르:
겉모습만 보면 꽤 열심인 것 같지만, 사실 뼛속까지 제멋대로인 여자거든
라인도티르:
방금도 또 한바탕 피바람을 일으키는 게 느껴졌어… 당신이 희망을 걸었던 병력은 아마 전부 「한 번씩 죽었을」 거야
라인도티르:
그럼… 즐거운 대화는 이쯤 해두지. 나도 이 제멋대로인 동료를 위해 「뒷수습」을 하러 갈 시간이 됐거든…
라인도티르:
……
라인도티르:
응? 잠깐… 시간의 흐름이…
로노바는 부활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을 깨닫고, 원인을 찾기 위해 자리를 떠나려 한다. 하지만 당신과 데인슬레이프, 그리고 「피에로」가 온 힘을 다해 그녀를 막아섰고 결국 로노바의 권능은 셀레스티아에 회수되었다. 얼음 궁전으로 시선을 돌리자, 놀랍게도 이 모든 일의 근원은 6개의 신의 심장을 손에 쥔 얼음 여왕이 라인도티르 주변의 시공에 손을 썼기 때문이었음이 드러나는데…
movie
라인도티르:
천리의 「감시 주기」까지 파악해 낼 줄이야. 셀레스티아도 너희의 반역 의지를 단단히 얕잡아 본 모양이야
라인도티르:
마찬가지로, 제3 강림자 유골의 증폭 효과도 과소평가했지…
라인도티르:
얼음 원소로 시간과 공간에 간섭하고 좁은 범위에서나마 세계의 규칙을 새로 쓰다니… 이건 분명 마신이 다룰 수 있는 힘이 아니야
아나스타샤:
신의 심장은 일부일 뿐, 지난 천 년간 나 스스로 깨우친 힘이기도 하지
라인도티르:
고작 「마신」에 불과한 자가… 이런 경지까지 다다르다니
라인도티르:
그러니까 네 상식을 초월한 얼음 원소력의 영향으로, 우리가 있는 홀 안의 시간 흐름이 바깥세상보다 확연히 느려진 거군…
라인도티르:
다시 말해, 우리가 긴장감 없이 한가롭게 잡담을 나누는 동안… 바깥세상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던 거지
라인도티르:
「감시 주기」를 피하기 위해 로노바와 약속했던 「부활」의 시간마저, 나도 모르는 새 놓쳐버렸고…
나베리우스:
지금쯤 로노바의 처지도 영 말이 아닐 거야. 아마 「죽음의 권능」도 이미 회수됐을 테지
아나스타샤:
되짚어 봐야 소용없어. 이런 수작이 너희한테 또 통할 리 없다는 건 아니까
아나스타샤:
그리고 지금 당신은 로노바에게 죽은 사람들을 되살려야 하잖아? 그게 당신의 의무 아닌가?
라인도티르:
맞아, 셀레스티아는 이 사태를 감지하자마자 곧장 수습책을 내놓았어
라인도티르:
지금 이 순간에도 내 머릿속엔 셀레스티아의 명령이 맴돌고 있어. 권능을 사용해 로노바의 과오를 바로잡으라고 말이지
라인도티르:
설마 이것까지 계산한 거야?
아나스타샤:
난 그저 「버림패」를 전제로 한 전술이 싫을 뿐이다
라인도티르:
좋아, 당신 뜻대로 하지
라인도티르:
자, 아나스타샤 여왕. 일이 이쯤 됐으니 다음엔 내가 무슨 짓을 벌일 것 같아?
나베리우스:
아쉽게도 이런 「반역」 행위는 셀레스티아가 판정할 수조차 없고, 「심판의 못」을 내릴 기준에도 한참 못 미치지
나베리우스:
하지만 방금 권능의 선을 넘은 것만으로도 그녀 개인을 「징벌」할 명분은 충분해
아나스타샤:
……
라인도티르:
……
나베리우스:
라인도티르?
라인도티르:
…후후, 너무 긴장할 거 없어, 농담이니까
라인도티르:
로노바가 막 벌을 받았고 나와 나베리우스도 사실상 「공범」이라, 지금 셀레스티아가 우릴 주시하고 있어
라인도티르:
난 「생명의 권능」을 회수당하고 싶진 않아
나베리우스:
…왜 그런 핑계를 대는 거지? 정말 얼음 마신을 놓아줄 셈이야?
라인도티르:
덧붙이자면 난 당신의 담력과 지략을 높이 평가하고 있어. 존경할 만한 「상대」야
라인도티르:
오늘은 이만 일어나지. 손님이 계속 폐를 끼치면 주인이 곤란할 테니까
아나스타샤:
소홀한 대접을 양해해 주길 바라지
라인도티르:
「생명의 집정관」이라는 신분은 제쳐두고, 「마녀 R」이나 켄리아의 「황금」 입장에서 말하자면…
라인도티르:
스네즈나야가 정말 「대업」을 도모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어
나베리우스:
실망스러운 대처야, 라인도티르. 이번 일로 스네즈나야가 한술 더 뜰 게 뻔해…
라인도티르:
어…? 방금 뭐라고 했어, 나벨 씨? 이쪽 신호가 잘 안 잡히네
나베리우스:
휴… 너란 「마녀」는 진짜…
로노바와 대치하기
로노바:
권능이… 설마 네놈들이 노린 건, 이거였나…
미탸:
현실로 돌아온 건가… 어떻게 됐나요? 성공했나요?
「피에로」:
돌아왔으면 전투 태세부터 갖춰라. 이대로 순순히 물러설 그녀가 아니니
「피에로」:
가장 까다로운 「죽음의 권능」을 잃었어도 로노바 본인의 실력까지 줄진 않았을 테지
로노바:
따지지도 않고… 이렇게 권능을 앗아가다니…
로노바:
차라리 잘됐어. 「구속」은 이미 지긋지긋하니까… 이제 마음껏 죽음을 선사할 수 있겠어
로노바:
잠시나마 뜻을 이룬 건 인정하지…. 허나 내 족쇄를 푼 대가를… 과연 너희들이 감당할 수 있을까
권능을 잃은 로노바 처치하기
권능을 잃었지만, 로노바는 여전히 네 그림자와 비등한 힘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모든 힘을 다할 것이다. 전황은 갈수록 처절해졌으며, 마침내 서서히 결말에 다다르게 되는데…
전우들과 대화하기
당신과 데인슬레이프의 견제 덕분에, 영혼과 생명을 불태운 「피에로」의 일격이 로노바에게 명중했다. 연기가 걷히자 로노바는 이미 자취를 감춘 뒤였다.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의 승리였다…
movie
페이몬:
끄, 끝난 거야? 로노바는… 죽었어?
보댜니차:
죽음의 집정관도… 죽는 걸까?
「피에로」:
사실 셀레스티아가 로노바의 권능을 회수한 순간, 스네즈나야는 이미 목적을 달성했다…
「피에로」:
하지만 여기까지 온 건 필연이나 다름없지
「피에로」:
어쩌면 「불사의 저주」가 내려진 순간부터 이미 한쪽이 「죽어야만 끝날」 악연이었을 테니까
미탸:
이걸로 스네즈나야의 과학 기술 봉쇄도 풀렸으니, 「겨우살이 계획」도 드디어 계속 추진할 수 있겠어
미탸:
계획을 위해 죽음의 집정관까지 쓰러뜨려야 할 줄 알았더라면… 애초에 합류할지 좀 더 신중하게 고민했을 텐데
데인슬레이프:
네 마지막 일격으로 로노바를 완전히 죽였다고 확신하나?
「피에로」:
우리가 모르는 수를 써서 전장을 빠져나간 게 아니라면 모를까…
「피에로」: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돌이킬 수 없는 큰 타격을 입었을 테지
「피에로」:
어찌 됐든, 우린 언제 닥칠지 모를 보복에 단단히 대비해야 하네…
「피에로」:
신과의 싸움에서는 그 누구도 운명의 전모를 알 수 없으니까
페이몬과 대화하기
페이몬:
…드디어 끝났네. 여왕을 만나러 오기 전까진 좀 긴장했는데, 지금 보니…
페이몬:
공개 표창식이나 다름없었어. 우리가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다구!
페이몬:
헤헤, 사실 내가 보기엔 여왕의 공로가 제일 컸어
페이몬:
우린 다 함께 로노바를 상대했지만, 여왕은 혼자 라인도티르를 상대했잖아. 누군가 나서서 여왕을 표창해 줘야 한다구
페이몬:
나, 난 절대 못 해! 안 그래도… 여왕이 날 셀레스티아 첩자로 의심할까 봐 계속 조마조마했다구…
페이몬:
좋아! 네 옆에 딱 붙어 있을게
페이몬:
어, 저기 데인이다! 궁에 있을 때부터 하고 싶었던 말인데, 이런 곳까지 올 줄은 정말 몰랐어…. 데인!
데인슬레이프:
왜 그러지? 무슨 일 있나?
페이몬:
왜 그렇게 급하게 가? 어디 가려구?
데인슬레이프:
얼른 자리를 뜨고 싶을 뿐이야. 이런 자리는 영 거북하거든
페이몬:
그럼 왜 온 거야? 솔직히 네가 여왕을 알현하러 올 줄은 꿈에도 몰랐어
데인슬레이프:
여왕은 경우가 다르지. 가벼운 알현 정도라면 나도 「켄리아의 어머니」 체면을 세워 줘야 하지 않겠어?
페이몬:
음… 「어머니」는 세상에서 제일 대단한 신분이구나
페이몬:
그러고 보니, 피에로는 약속을 지켰어? 「현자」는 만났고?
데인슬레이프:
만났지. 좀 실망스럽더군
데인슬레이프:
그 젊은 「현자」와 나눌 수 있는 건 옛이야기 정도야. 그는 아직 켄리아의 어두운 면을 모르거든
데인슬레이프:
오히려 에프티르비트 녀석은 자기 업무를 그와 의논하기 바쁘더군
데인슬레이프:
아무래도… 생각보단 「과거의 앙금」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인 것 같아
데인슬레이프:
어쩌면 「마모」에 맞서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데인슬레이프:
로노바와의 전투에서 그의 정신과 영혼이 크게 소모됐거든
데인슬레이프:
그토록 강력한 힘을 다루려면 반드시 돌이킬 수 없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니까
페이몬:
어쩐지 오늘 피에로가 코빼기도 안 보이더라니, 푹 쉬어야겠네
데인슬레이프:
이번 전투는 스네즈나야의 대승이나 다름없어…. 상대가 무려 「죽음의 집정관」 로노바였으니까
데인슬레이프:
500년 전, 재앙 속에서 그녀를 올려다보던 켄리아의 모든 사람들에게 그녀는 결코 닿을 수 없는 신이었지
데인슬레이프:
응, 하지만 확실한 건… 결코 평탄한 시대는 아닐 거야
스네즈나야의 또 다른 곳에서…
「죽음의 집정관」인 로노바는 처음으로 「죽음」이 임박했음을 느꼈다. 쇠약해진 그녀는 「대지 원형질」을 스네즈나야의 「심판의 못」과 융합해, 땅 신성화와 함께 「죽음」의 감각을 티바트 전역에 강림시키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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