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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제2막
영혼의 야상곡
오데트가 「레레크」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품고, 진상을 밝히기 위해 코롤료프스키 극장의 시연 행사에 참가했다. 그사이 스네즈나야 성의 눈보라는 점점 거세지는데…
코롤료프스키 극장으로 가기
쿨리시:
날씨가 정말 춥네요, 이따가 눈이 많이 오진 않을지 모르겠어요…
쿨리시:
오데트 씨를 보러 오신 거죠? 표 좀 보여주시겠어요?
쿨리시:
…확인했습니다, 표는 이쪽으로 주세요. 밖이 많이 추운데, 어서 들어가시죠
공연 관람 준비하기
여행자:
(오데트가 「레레크」인지 아닌지는… 공연이 끝난 뒤에 가서 확인하자)
여행자:
(그러고 보니 타르탈리아가 원래 토니아랑 같이 오려 했다고 했지… 토니아는 왔으려나?)
여행자:
(어디 보자, 토니아처럼 보이는 애가 있나… 역시 시연이라 관객이 많지 않네. 익숙한 얼굴도 꽤 보이고…)
여행자:
(추구노프 씨는 또 공연을 보러 온 건가? 어, 저건 미탸잖아? 우인단 장교 발레리 씨까지… 또 미탸를 잡으러 온 거겠지)
여행자:
(아… 공연이 시작되려나 보네. 토니아 같은 아이는 안 보이니, 일단 앉았다가 공연이 끝나고 다시 찾아보자)
극장에서 함께 스네즈나야의 고전 발레극 「영혼을 찾아서」의 리허설을 감상한다. 하지만 공연 도중 극장의 조명이 갑자기 이상하게 깜빡이더니, 이내 원래대로 돌아온다…
관객들:
(박수 소리)
람파나:
방문해 주신 관객 여러분, 안녕하세요. 극장 스태프입니다
람파나:
오늘 공연은 스네즈나야의 고전 발레극 「영혼을 찾아서」의 첫 재연으로, 매우 기념비적인 무대라서요
람파나:
오늘 공연의 모든 출연진과 관객 여러분의 기념사진을 남기려고 합니다. 관객 여러분께서는 잠시 무대 위로 올라와 주세요
디모프:
자, 다들 조금만 더 붙어 주세요. 여기 보시고… 하나, 둘, 셋!
발레리:
이제 만족하십니까, 에너지 학자 선생님? 오늘은 더 이상 도망쳐서 제 일을 늘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군요
미탸:
하하, 무슨 말씀이세요, 장교님. 저는 그저 오데트의 새 공연을 같이 보려고, 조금 색다른 방식으로 초대 드렸을 뿐이에요
미탸:
멋진 공연이었죠? 장교님도 저처럼 업무 외 시간에 마음을 채워줄 즐길 거리 하나쯤은 찾아보시길 바랄게요
발레리:
공연은 분명 훌륭했습니다만, 한 가지 바로잡도록 하죠. 지금은 업무 외 시간이 아니라, 업무 시간입니다
미탸:
업무 시간 같은 건 결국 인간이 정한 개념이에요. 너무 틀에 박혀 있으면 인간의 기술도 발전하지 못한다고요, 장교님
발레리:
이제 가시죠
미탸:
벌써요? 이 분위기를 조금 더 느끼고 싶었는데… 알겠습니다. 제가 좀 과했나요?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았는데…
미탸:
그럼 가시죠. 장교님이 앞장서 주세요. 우리도 이제 「업무 시간」으로 돌아가도록 하죠
여행자:
(이 아이가 틀림없어. 여기서 나이대가 맞는 사람은 이 애뿐이야…)
여행자:
저기… 네가 토니아니?
토니아:
어…
여행자:
오늘 너희 오빠가 일이 있어서 내가 대신 왔어. 오빠는 너무 걱정하지 마
토니아:
네, 알겠어요. 와 주셔서 감사해요
토니아:
콜록콜록… 콜록콜록…
여행자:
괜찮아? 어디 아프니?
토니아:
콜록… 아니에요,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여행자:
(오늘 날이 추워서 오는 길에 감기라도 든 건가?)
추구노프: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리는 건 오랜만이군. 보기 드문 일이야
디모프:
그러게요. 온통 새하얘서 앞도 제대로 안 보입니다. 이렇게 많이 내리는 건 처음 봐요
슈람:
일단은 피하는 게 좋겠어. 이런 날씨에 나갔다가 길만 잃으면 다행이지, 자칫하면 얼어 죽을 수도 있다고
미탸:
굳이 서둘러 돌아갈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장교님 생각은 어떠세요?
발레리:
…일단 상황을 좀 더 지켜보죠
미탸:
너무 딱딱하게 굴지 마세요. 운명처럼 찾아온 근사한 휴식 시간을 마음껏 즐기지 않으면 손해라고요
디모프:
그러고 보니 근처에 작은 여관이 하나 있는데, 투숙객용 담요를 넉넉히 구비해 두는 편이에요
디모프:
제가 길을 아니까 가서 몇 장 빌려 올게요. 급하게 돌아가셔야 하는 분은 그거라도 두르고 가세요. 나중에 돌려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미탸:
아니에요, 굳이 그러실 필요까진…
디모프:
아유, 괜찮습니다. 다들 여기서 조금만 기다리세요
추구노프:
마음씨 좋은 친구로군, 아주 좋아. 난 아내와 딸이 집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담요를 받으면 바로 돌아가 봐야겠어
미탸:
설마 우리도… 담요를 두르고 군수궁까지 돌아가야 하는 건 아니죠?
발레리: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극장 작전」 개시 후 세 시간 반 안에 제가 군수궁으로 복귀하지 않으면, 무장 인력을 보내도록 해놨으니까요
발레리:
그들이 우리를 호위해 갈 겁니다. 당신은 군의 중요 인물이니, 날씨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은 전부 배제해야죠
미탸:
「극장 작전」이라니… 저를 다시 붙잡아 가는 일을 매번 거창하게 「작전」이라고 부르셔야 하는 건가요?
미탸:
확실히, 죄책감은 더 많이 들겠네요…
여행자:
눈이 엄청 많이 오네. 여기서 좀 기다렸다 가자. 너도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잖아
토니아:
네. 이따가 오빠가 데리러 올지도 모르고요
여행자:
(이제 무대 뒤로 가서 오데트를 찾자. 직접 만나서 「레레크」에 대해 확실히 물어봐야겠어)
쿨리시:
잠깐만요, 누구 찾으세요?
쿨리시:
아, 팬이시군요? 오늘은 시연이라 팬과 만나는 일정은 없어요. 오데트 씨는 지금 쉬고 계세요
쿨리시:
죄송하지만, 지금 무대 뒤는 관계자 외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요
여행자:
(음, 타이밍이 안 좋았나… 일단 조금 기다려 보자. 어차피 눈이 잦아들기 전까진 오데트도 떠나지 못할 테니까)
한 시간이 지났지만, 폭설은 조금도 약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토르고프:
그 담요 가지러 간 사람, 왜 이렇게 안 돌아오지?
슈람:
그러게 말이야. 눈도 계속 많이 오는데, 무슨 일이라도 난 거 아닌지
추구노프:
무슨 사정이 있었든 간에, 입으로만 번지르르하게 약속해 놓고 기대를 저버리는 인간은 질색이야
추구노프:
뭐, 내가 가끔 직원들한테 그러는 건 괜찮지만…
미탸:
조금 초조해 보이시네요, 발레리 씨
발레리:
제가 군수궁을 떠난 지 벌써 네 시간이 다 되어갑니다. 작전대로라면 저희를 데려갈 군대가 진작 도착했어야 해요
발레리: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게 시간을 엄수하지 않는 것과 계획이 틀어지는 거라는 사실을 잘 알 테니… 극단적인 상황이 아닌 이상, 아직도 나타나지 않을 리가 없습니다
미탸:
이 정도 눈보라면 충분히 극단적인 상황 아닌가요?
발레리:
이 세상에 스네즈나야 군을 막아설 수 있는 건 많지 않습니다. 눈보라 따위가 그중 하나일 순 없죠
미탸:
아니면 직접 나가 보시는 건 어때요? 밖에서 발레리 씨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발레리:
터무니없는 추측이군요. 당신을 군수궁으로 데려가기 전까지, 전 당신에게서 한 걸음도 떨어질 생각이 없습니다
소볼레바:
이 눈보라, 그냥 눈보라가 아닌 것 같아요…
소볼레바:
아까 그분이 나갈 때, 순식간에 모습이 사라졌거든요. 제가 잘못 본 걸 수도 있지만요
슈람:
「사람 잡아먹는 눈보라」라도 된다는 거야? 아직 밤도 안 됐는데 귀신 얘긴 말라고
알료샤:
여행자, 오늘은 왜 말도 없이 왔어?
알료샤:
나랑 보댜니차를 찾아온 게 아니었구나. 오데트는 아직 무대 뒤에 있어
알료샤:
어? 밖에 눈보라가 엄청 거세네. 무대 뒤에서 일을 돕느라 몰랐어. 어쩐지 관객들이 안 갔더라
여행자:
스네즈나야에서도 이런 날씨는 흔치 않은 편이야?
알료샤:
어. 이 정도면… 교외에서면 몰라도, 성에서는 처음 보는 수준이야
알료샤:
아니다… 교외에서도 이런 눈보라는 본 적이 없어. 이 눈… 비정상적으로 심해
여행자:
(알료샤가 이상하다고 느낄 정도의 폭설이라니… 최근 스네즈나야에 나타났다는 마물과 관련이 있는 걸까?)
알료샤:
여기 계속 갇혀 있을 수만은 없어. 누군가는 바깥 상황을 보고 와야 해
여행자:
내가 같이 갈까?
알료샤:
아니, 괜찮아. 난 폭설 속에서 활동한 경험이 많잖아. 게다가 난 여기 직원이고, 넌 관객이니까, 내가 나서는 게 맞아
알료샤:
입구에 계신 분들은 눈에 신발이 젖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눈보라 속에선 무엇보다 발가락부터 지켜야 해요
슈람:
나가 보려고? 조심해, 형씨. 아까 들었는데, 이 눈보라가 사람도 잡아먹는다는군
알료샤:
네, 안 그래도 신중히 움직일 생각이에요. 바깥 상황만 조금 살펴보고 올게요
알료샤:
후…
소볼레바:
왔어요, 왔어. 어때요? 지금 밖은 어떤 상황이죠?
발레리:
근처에서 순찰 중인 군인은 없었습니까?
알료샤:
이 눈보라… 뭔가 이상해요
알료샤:
밖에 사람이 없어요. 단 한 명도요. 분위기도 묘하게 섬뜩하고요
알료샤:
이건 평범한 눈보라가 아닌 것 같아요. 최근 국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과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니, 눈이 그치기 전까진 여기서 나가지 않는 게 좋겠어요
토르고프:
정말 그 정도라고?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야? 이 많은 사람이 눈 때문에 여기 갇혀 있어야 한다고?
소볼레바:
그럼 직접 나가 보실래요? 적어도 난, 이런 데서 내 귀한 목숨을 걸고 도박할 생각 없어요
미탸:
아무래도 일이 아주 「큰 골칫거리」로 번져버린 것 같네요
슈람:
담요 가지러 간 양반이 그냥 우릴 버려두고 집에나 간 거였으면 좋겠네
추구노프:
상황이… 그렇게 심각한가? 오늘 밤 우리 딸이… 자기 전에 내가 읽어주는 이야기를 못 듣게 생겼군…
보댜니차:
응? 왜 다들 아직 안 가고 있지…
보댜니차:
어머! 눈이 엄청 많이 오네…
사람들은 무대 뒤에 있던 출연진과 스태프에게 지금 상황을 알렸다…
보댜니차:
난감한 상황이네요. 완전히 갇혀 버렸어요… 오늘은 시연이라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네요…
보댜니차:
하지만, 극장에는 물자가 넉넉하게 비축되어 있어요. 늦게까지 눈이 잦아들 기미가 없으면, 다들 여기서 하루 주무셔도 돼요
보댜니차:
그래도 되지? 오데트?
오데트:
난 상관없어
발레리:
현 상황에선 확실히 합리적인 대안입니다. 극장 측의 제안에 감사드립니다
슈람:
형씨, 뭘 밖을 보면서 기도까지 해? 그렇게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어?
토르고프:
비나이다 비나이다, 여왕님의 가호 아래, 오늘 밤 눈보라가 절대 멎지 않게 해주소서…
토르고프:
…스네즈나야 최고의 스타 두 명과 한 지붕 아래서 밤을 보낼 기회라니! 이건 천금을 줘도 못 살 기회라고요!
오데트:
생각이 바뀌었어
보댜니차:
저기요, 조금이라도 이상하게 굴면, 제가 「톱스타」의 다른 면을 제대로 보여 드릴 거예요. 그대로 폭설 속에 던져버릴 거라구요
알료샤:
점점 추워지고 있어요. 실내 온도부터 유지해야 해요
알료샤:
정문을 닫고, 좀 더 따뜻한 곳으로 자리를 옮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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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파나:
오늘은 단순 시연인 데다 예상치 못한 일까지 있었지만, 오데트 씨의 연기는 본 공연보다도 훨씬 훌륭했어요!
쿨리시:
맞아요! 「사랑과 미련」처럼 깊이 있는 주제를 이렇게 완벽하게 풀어내다니…
오데트:
……
쿨리시:
…칭찬이 너무 과했나…. 오데트 씨가 또 대답이 없으시네
오데트:
넌? 오늘 공연을 어떻게 봤어?
오데트:
그래… 네 시선을 붙잡지 못한 건 내 잘못이겠지. 다음엔 제대로 보게 만들도록 더 노력할게
오데트:
정식 공연 때는 표를 한 장 챙겨 줄게
여행자:
(분위기도 그렇고 주변 상황도 그렇고… 지금 「레레크」 얘기를 꺼내긴 좀 그래. 따로 이야기할 타이밍을 찾아야겠어…)
쿨리시:
(…이건 차별이야! 차별!)
여행자:
(왠지 단단히 찍힌 것 같네)
오데트:
……
여행자:
너도 미탸를 알아?
오데트:
아니, 모르는 사이야. 하지만 저 사람… 어쩐지 위험한 인물 같다는 생각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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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
…이상하군요. 작전이 한 시간 이상 지연되면, 원칙상 「집행관」급 대응 절차가 가동됐어야 합니다. 정말 이 눈보라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문제가 있는 건지…
미탸:
하아… 이런 한가로운 순간을 즐길 줄 알아야, 삶의 진짜 묘미를 깨닫게 되는 법이에요, 장교님
미탸:
오~ 안녕! 전에 옛뜰 식당에서 내 옆 테이블에 앉아 있었지?
미탸:
극장 스타들의 친구면 내 친구이기도 하지. 만나서 반가워, 난 미탸라고 해. 에너지 협회 사람이야
발레리:
안녕하십니까. 군수궁 제1근위군 척탄병단 특수임무대 대장, 발레리 소령입니다
발레리:
현재는 미탸 씨의 신변 보호를 맡고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말씀하십시오
미탸:
저기… 여행자, 저쪽에서 오데트가 날 힐끔힐끔 쳐다보는데, 혹시 왜 저러는지 알아?
미탸:
아무리 생각해도 오데트의 기분을 상하게 할 짓은 안 했는데… 공연 보다가 딴생각한 걸 들켰나…
여행자:
있잖아, 네가 하는 일은 한겨울 계획과 연관이 있어?
미탸:
응. 우인단의 고위층이 날 에너지 협회에서 군수궁으로 불러들인 것도, 나보고…
발레리:
……
미탸:
이것도 말하면 안 돼요? 이 정도는 사생활의 범주라고 생각하는데…
발레리:
……
미탸:
알겠어요, 말 안 하면 되잖아요. 하아, 미안해, 여행자. 보다시피 즐거운 대화는 여기서 끝내야 할 것 같아
현장 상황 알아보기
보댜니차:
무대 뒤가 이렇게 북적거리는 건 처음이네. 너도 왔구나
보댜니차:
있잖아, 혹시 추구노프 봤어? 오늘 온다고 들었는데… 너 그 사람이랑 말 좀 해봤어?
여행자:
얘긴 거의 못 나눴어
알료샤:
무슨 뜻인지 알아. 확실히 흔치 않은 기회긴 하지
보댜니차:
응, 어떻게든 그 사람 입에서 정보를 끌어내야 해. 왜 갑자기 한겨울 계획에 대한 태도를 바꿨는지, 지난번 표결 전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같은 거…
알료샤:
포효단을 위해서야? 아니면 그냥 네 개인적인 호기심?
보댜니차:
쉿…! 여기 사람이 많아. 그 단어는 꺼내지 마!
현장 상황 알아보기
여행자:
몸은 좀 어때, 토니아?
토니아:
괜찮아요, 괜한 걱정을 끼쳐 드렸네요. 저한텐 익숙한 일이고, 평소엔 오빠가 약도 달여줘요
여행자:
(타르탈리아는 역시 동생을 잘 챙기는구나. 그치만 토니아가 자주 아프다는 얘기는 못 들었는데)
토니아:
사실, 저 지금 좀 신나요…
토니아:
눈보라 때문에 낯선 곳에 갇혀서, 재미있어 보이는 사람들과 하룻밤을 보내게 됐잖아요. 왠지 기대돼요
토니아:
그쵸? 꼭 학교에서 단체 여행을 갔다가, 신기한 사건을 겪게 되는 이야기 같아요. 저도 한 번쯤 겪어보고 싶었어요
토니아:
콜록콜록… 콜록콜록…
토니아:
아, 저 진짜 괜찮아요. 조금 들떠서 그래요
여행자:
몸 잘 챙겨. 안 그러면 나 너희 오빠한테 혼나
현장 상황 알아보기
소볼레바:
제 남편은 의심이 많아요. 아마 그이한텐, 이런 눈보라조차 제가 밖에서 묵고 갈 이유가 못 될 거예요
토르고프:
부잣집에 시집온 값이 그런 거지 뭐, 익숙해지면 돼. 간다면 말리진 않겠는데, 나까지 끌고 가진 마
토르고프:
왜? 무슨 일 있어?
현장 상황 알아보기
슈람:
…그러니까, 귀족 나리들을 상대할 땐 무력을 쓸 필요도 없어. 묶을 때 쓸 밧줄만 슬쩍 보여주면 되지. 왜인지 알아?
추구노프:
왜지? 어디 말해 봐
슈람:
그 양반들은 1모라도 안 되는 거친 밧줄에 수십만 모라짜리 외투가 구겨지는 꼴을 상상하고는, 순순히 따라오게 돼 있거든
추구노프:
하하하… 그건 생각도 못 했군, 하하! 하나 더 해 봐!
슈람:
오, 청중이 한 명 늘었군. 안녕하신가, 형씨. 통성명이나 하자고. 난 슈람이고, 용병이야. 그러니까, 돈 받고 부자 나리들 뒤치다꺼리해 주는 사람이지
추구노프:
나는 추구노프, 기업가다. 내 이름은 못 들어봤어도, 내 공장 이름은 들어봤겠지. 그 유명한 이스크라 설비 공장 말이야
슈람:
추구노프 양반, 당신 정말 그렇게 유명해? 난 그런 이름은 처음 들어 보는데
추구노프:
허? 지금 이거 농담이야, 진담이야?
슈람:
이따가 내 밧줄한테 물어봐야겠군. 그놈이 묶어본 양반 나리들의 숫자가 내가 들어본 이름보다 훨씬 많을 테니
추구노프:
하하하하…
갇힌 사람들과 대화하기
사람들은 한결 편한 분위기 속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점점 가까워졌다. 그러는 사이 어느덧 밤이 찾아왔다…
보댜니차:
알료샤, 확인해 봤어?
알료샤:
어. 오후에 봤을 때랑 똑같아. 눈은 여전히 쏟아지고 있고, 약해질 기미도 없어
보댜니차:
여러분, 오늘 밤은 눈보라가 그치지 않을 것 같아요. 밖은 낮보다 훨씬 더 위험해졌고요
보댜니차:
극장에서 여러분의 안전을 책임질 거예요. 그러니 다들 오늘 밤은 여기서 묵으시고, 가급적 나가지 말아주세요
보댜니차:
잠시 후 극장 안의 여러 공간을 안내해 드릴게요. 귀빈실, 사무실, 무대 뒤, 어디든 원하시는 곳에서 주무시면 돼요. 무대 위도 상관없어요
슈람:
무대 위 취침은 사양하지. 내일 아침 눈이 그치고 관객이라도 들어오면, 이게 무슨 신작 공연인가 싶을걸
추구노프:
자면서 하는 공연이라? 흥미롭군. 제목도 하나 붙여 줘야겠어
미탸:
괜찮네. 적어도 셀링 포인트는 확실해. 제법 흥행하겠어
쿨리시:
무대 위에서 자기 싫은 분들은 이쪽으로 와주세요. 방을 보여 드릴게요
여행자:
(오늘 밤은 일단 여기서 보내야겠네… 페이몬이 곁에 없으니까, 왠지 잠도 푹 못 잘 것 같아)
여행자:
(내가 안 돌아와서 걱정하고 있겠지? 그래도 창밖을 내다보면, 내가 못 온 이유를 짐작할 거야)
여행자:
(페이몬 몸은 좀 나아졌으려나. 지금까지 더 나빠지진 않았지만…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서둘러 움직여야겠어)
상황 파악하기
미탸:
일어났어? 이렇게 오래 자다니, 사치야. 「검은 안개」가 코앞까지 들이닥치려 해서, 막 깨우려던 참이었어
미탸:
응? 아직도 잠이 덜 깼어? 우리가 태어난 순간부터, 「검은 안개」가 발밑에서 우리를 쫓아왔잖아. 이보다 익숙한 게 또 어디 있다고
미탸:
가자. 계속 위로 올라가야만 살아남을 수 있어. 「검은 안개교」 사람들의 헛소리는 믿지 마
소볼레바:
하아, 또 가야 한다니… 정말 끝이 없어…
여행자:
(이게 무슨 상황이지… 심상치 않은 검은 안개가 계속 올라오고 있어. 일단 최대한 멀어지게 위로 올라가자…)
남으려는 두 사람 설득하기
소볼레바:
저… 진짜 더는 못 하겠어요. 끝도 없이 도망가는 것도 이젠 지긋지긋해요. 이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죠?
미탸:
전 이 모든 게 언젠간 끝난다고 믿어요. 조금만 더 버텨봐요. 분명 끝이 있을 거예요
소볼레바:
「검은 안개교」가 우릴 속인다고 했죠? 제가 보기엔 당신도 똑같아요. 이 길엔 애초에 끝이 없어요. 우리한테 처음부터 희망 따윈 없었다구요
미탸:
당신도 「검은 안개교」에 물들었군요. 소볼레바 씨, 포기할 생각인가요?
소볼레바:
그래요. 이 끝없는 고통을 견디느니, 여기서 제 운명을 걸어 보겠어요
토르고프:
나도 「검은 안개교」 놈들은 싫다만, 정말이지 너무 지쳐…
미탸:
……
미탸:
그럼 두 분과는 여기서 작별이네요. 지금만큼은 제 입장을 접어두죠. 검은 안개 속에서 평안을 얻으시길
여행자:
정말 저 둘을 포기하는 거야?
미탸:
운명은 언제나 복잡해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아주 단순하기도 해
미탸:
「의심」이 싹튼 순간, 결말은 이미 정해진 거야. 그 뒤론 모든 게 돌이킬 수 없이 그 결과를 향해 나아갈 뿐이지… 이만 가자
미탸:
이제 토르고프 씨랑 소볼레바 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그 둘도 「검은 안개」에 삼켜지는 날이 올 줄은 몰랐어. 이제 우리 둘만 남았네
여행자:
검은 안개가 멈춘 것 같아
미탸:
어. 잠시 「만족」한 모양이야
미탸:
가끔 이런 일이 있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생존자를 쫓기 시작하지. 어떻게 해야 완전히 멈추는지는 아무도 몰라
미탸:
자, 두 사람이 우리에게 벌어준 휴식 시간이니 소중히 누리자…
미탸:
어? 너 그렇게 졸려? 여행자?
눈보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코롤료프스키 극장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잠에서 깨어나 보니, 상황이 심상치 않은데…
잠에서 깨어나기
추구노프:
으아아아—— 누구 없어?! 빨리 와 봐!!!
슈람:
왜 그래, 왜… 어?!
여행자:
(벌써 아침인가…? 밖이 왜 이렇게 시끄럽지…)
여행자:
(옆방에서 나는 소리 같은데, 무슨 일인지 가 보자)
옆방 상황 확인하기
보댜니차:
토니아, 보지 마…
토니아:
네…
슈람:
이게 대체 무슨…
내레이션:
실내에 누워 있는 두 사람은 놀랄 만큼 평온해 보였다. 마치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사람들처럼
내레이션:
하지만 그들 몸에서는 희미하게 어떤 기척이 스며 나오고 있었다. 생명이라면 본능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는, 분명한 「죽음」의 기척이…
여행자:
(두 사람이 죽어 있어.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런 일이 일어날 걸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것 같아. 죽는 게 저 둘이라는 것도…)
여행자:
(어디서 이런 장면을 봤나? 아니면 예감이 들었나? 잘 생각이 안 나…)
발레리:
제가 보죠
발레리:
두 사람 모두 활력 징후가 보이지 않습니다. 사망입니다
발레리:
외상이나 몸부림친 흔적도 없고, 독으로 인한 피부 변색도 보이지 않는군요…. 현재로선 사인 불명입니다
보댜니차:
어젯밤까지만 해도 웃고 떠들고 있었는데, 어떻게 갑자기…
미탸:
두 사람에게 지병이라도 있었던 걸까요? 음… 하지만 그렇다 해도, 같은 날 밤에 동시 발병해서 죽을 확률은 너무…
발레리:
자연사로 보이진 않습니다. 그렇다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한 동기도 없고요
여행자:
그 말은… 타살이라는 건가요?
발레리:
처음으로 시신을 발견한 분이 누구시죠?
추구노프:
나, 나야… 하지만 난 저 사람들 죽음이랑 관계없어. 난 그냥 일찍 일어나서 밖에 눈이 그쳤나 보러 가려던 것뿐이야…
추구노프:
근데 이 방 문이 열려 있고, 안에 남자 하나랑 여자 하나가 있길래, 슬쩍 들여다봤을 뿐인데… 설마 이런 상황인 줄은…
슈람:
내가 증인이야. 아까 무대 쪽에서 아침 훈련을 하다가, 추구노프 형씨가 가는 걸 보고 나도 따라갔거든
슈람:
이 형씨가 가기 전까지, 저 방 근처에 다가가는 사람은 못 봤어
알료샤:
밖에는 지금도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고, 밤새 그친 적이 없어요. 설마 밖에서 누가 들어온 건 아니겠죠
쿨리시:
밖에서요? 그건 불가능해요. 어젯밤에 제가 입구에서 자면서 문을 지켰거든요. 누가 문을 열었으면, 제가 눈치채지 못했을 리가 없어요
발레리:
여러분, 지금부터 두 사람씩 짝을 지어 극장 내부를 수색하겠습니다. 숨어 있는 자나, 수상한 흔적이 없는지 확인해 주시면 됩니다. 저도 곧 전체 순찰에 나설 테니, 신속히 움직여 주십시오
당신은 토니아와 한 조가 되어 극장 안을 꼼꼼히 살폈다. 하지만 안에는 외부 침입자의 흔적은 없었고, 모든 것은 어젯밤과 똑같았다
보댜니차:
…그쪽에도 아무것도 없어?
오데트:
무대 뒤는 이상 없었어. 수상한 흔적도 안 보였고
람파나:
지하실도 가봤는데 이상 없었어요. 제 생각에 다 큰 성인이 숨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여행자:
우리도 딱히 발견한 건 없어
발레리:
극장에 정말 뒷문은 없습니까? 사람이 드나들 만한 통로도요?
쿨리시:
그런 건 없어요. 표 없이 무단 입장할 만한 통로가 있었으면 진작 저희가 막아 버렸겠죠
쿨리시:
창문도 전부 안에서 잠겨 있었어요. 방금 확인했는데, 누가 드나든 흔적도 없었고요
미탸:
외부인이 드나들었을 가능성은 배제해도 되겠네요. 밖에 눈이 저렇게 오는데, 발자국이나 물기 하나 안 남기고 들어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요
추구노프:
그래… 그런 살인 사건인 거지? 소설이나 연극에 자주 나오는, 범인은 우리 사이에 있다, 그런 거
발레리:
아직 단정하긴 이릅니다
여행자:
(정말 그런 건가…? 현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믿기지 않아…)
여행자:
(눈보라… 극장… 살인 사건… 범인은 우리 안에 있다… 너무 「전형적」인 전개라서, 오히려 더 믿기 힘들어)
추구노프:
노린 대상도 그렇고, 흔적 하나 남기지 않은 수법도 그렇고…
추구노프:
흥, 전부 딱 들어맞는군. 누구 짓인지 알겠어…
알료샤:
뭘 알겠다는 거죠? 말해 보시죠
추구노프:
죽은 사람은 이 지역에서 꽤 이름난 거상들이야. 게다가 범인은 일부러 문까지 열어 둬서, 내가 첫 번째 목격자가 되게 만들었지…
추구노프:
이 악랄하기 짝이 없는 수법… 네 짓이지, 「레레크」?
보댜니차:
「레레크」?!
여행자:
!!!
알료샤:
지금 우리 안에 「레레크」가 있다는 건가요? 사람을 죽인 것도 「레레크」고요?
발레리:
그 이름이라면 군수궁에서 관련 기록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한겨울 계획에 반대하는 「포효단」의 멤버로, 늘 혼자 움직이는 인물이죠
발레리: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추구노프 씨? 「레레크」에 대해 뭘 알고 계시죠?
추구노프:
「레레크」… 나더러 뭘 더 어쩌라는 거야! 난 이미 스네즈나야성 평의회에서 반대표를 던졌어!
추구노프:
며칠 전 내가 자는 틈에 집까지 들어와 협박 편지를 남겼길래… 전부 시키는 대로 했잖아! 「풀치넬라」 님이 계신데 한겨울 계획이 쉽게 흔들리겠냐고
보댜니차:
(진짜로 「레레크」한테 협박을 받았구나. 그럼 다 설명이 돼)
추구노프:
이제는… 사람까지 죽여서 날 겁주는 거냐? 그래, 너희 「포효단」 놈들은 부자를 혐오하고, 우리 목숨 따윈 벌레 취급하지…
추구노프:
나와, 너희 중에 누가 「레레크」지? 그냥 말해, 하라는 대로 다 할 테니까, 더는 이상한 수작 부리지 말라고!
오데트:
……
여행자:
(정말 「레레크」가… 오데트가 한 짓일까?)
여행자:
(오데트가 정말 「레레크」라 해도, 이런 짓을 벌일 성격이라곤 생각되지 않아. 하지만… 내가 오데트를 잘 안다고 말할 수 있나?)
여행자:
(「레레크」의 정체에 관한 단서는 여기서 나만 쥐고 있어. 하지만 지금 그걸 밝히면… 오데트를 도마 위에 올리는 셈이야…)
여행자:
(어떡하지…)
보댜니차:
전 「레레크」가 사람을 죽였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보댜니차:
적어도 제가 들은 바로는, 「그」는 단 한 번도 타인을 죽이거나, 살인 사건에 연루된 적이 없어요
보댜니차:
게다가… 정말 「레레크」가 당신을 협박하려 했다면, 왜 이런 극단적이고 우회적인 방식을 썼겠어요? 이건 전혀 「그」답지 않아요
여행자:
(보댜니차는 「레레크」가 오데트일 수도 있다는 건 모르지만, 판단은 나와 다르지 않아)
추구노프:
보댜니차, 왜 갑자기… 「레레크」를 감싸려 드는 거지?
보댜니차:
감싸다뇨? 아니에요… 전 그저 다들 너무 성급하게 결론을 내릴까 봐 제 생각을 말했을 뿐이에요. 그리고 솔직히… 「포효단」이 그 정도로 형편없는 조직도 아닌 것 같고요
추구노프:
내 추측이 틀렸으면, 네 생각은 뭔데? 누가 사람을 죽였는지 말할 수 있어?
발레리:
아직 사건의 전모는 드러나지 않았고, 지금은 어디까지나 초기 논의 단계에 불과합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 표명을 막지 말아 주십시오
미탸:
하지만, 추구노프 씨가 최근 위협을 받아 왔다는 사실이 무시하기 어려운 단서인 것도 맞아요
쿨리시:
그 말은, 「레레크」가 진짜 우리 안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쿨리시:
안 되겠어요. 밖에 눈이 그쳤든지 말든지, 전 당장 여기서 나가야겠어요…
슈람:
말했잖아, 이 눈은 평범하지 않다니까. 군인들조차 못 들어오고 있는데, 괜히 나갔다가 목숨만 버릴 수도 있어
슈람:
그리고 그 「레레크」란 놈도 설마 대낮부터 사람을 죽이겠어? 그러니까 그냥 남아 있어, 형씨
발레리:
가능하면 이 말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군요. 다들, 당분간 극장을 떠나지 말아 주십시오
발레리: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우리 모두가… 「용의자」입니다
사람들:
……
발레리:
다른 정보가 없다면 일단 해산하겠습니다. 각자 추가로 단서를 찾아보되, 단독 행동은 삼가십시오
「포효단」 멤버들과 오데트의 일에 대해 의논하기
보댜니차:
…반성할게. 아까는 내가 좀 충동적이었어. 아무도 내 정체를 의심하지 않은 것 같아서 다행이야
여행자:
안녕
보댜니차:
꺄악! 휴… 너였구나, 누가 엿들은 줄 알았어
여행자:
(아까 보댜니차와 생각이 통했던 만큼, 「포효단」 사람들과 먼저 얘기해 보는 게 좋겠어…)
「타르탈리아」가 준 「레레크」 관련 정보와, 거기에 덧붙인 자신의 추측을 보댜니차와 알료샤에게 전했다…
보댜니차:
자, 잠깐만… 말도 안 돼. 네가 말한 이 「가십」이 진짜면, 이건 올해 최고 특종일 거야
보댜니차:
그러니까… 오데트라고? 세상에, 나 너무 바보 같아 보이지 않아? 「레레크」가 바로 옆에 있는데도 눈치채지 못했다니…
알료샤:
어쩔 수 없지. 원래 등잔 밑이 가장 어두운 법이니까
보댜니차:
네 말을 듣고 생각해 보니까, 진짜 그럴듯해 보여. 특징도 다 맞아떨어지고
보댜니차:
세상에… 그렇다면… 하나… 둘… 셋… 넷…
여행자:
뭐 해?
보댜니차:
오데트의 신분이 대체 몇 개인지 세고 있어. 내 동료, 그러니까 발레리나, 우인단, 「포효단」 단원, 「레레크」까지…
보댜니차:
너무 힘들었겠다, 꼭 안아 주고 싶어졌어
보댜니차:
난 오데트가 우인단에 들어간 걸 예전부터 알았잖아. 그래서 「포효단」에도 속해 있다거나, 심지어 「레레크」 본인일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어
보댜니차:
하지만 우인단인 오데트가 왜 이렇게까지 과격하게 「한겨울 계획」에 반대하는 걸까?
알료샤:
그건 본인한테 직접 물어봐야지
보댜니차:
이 얘기를 아까 사람들 앞에서 안 하고, 지금 나한테 따로 말한다는 건… 너도 나랑 생각이 같다는 뜻 맞지?
여행자:
오데트는 무고한 사람을 함부로 죽일 사람 같진 않아
보댜니차:
맞아. 「레레크」는 줄곧 「포효단」 상부의 지휘를 따르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 애가 하는 일은 나쁜 짓이 아니었어. 오히려 가난한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었지
보댜니차:
이제, 본인한테 직접 물어볼 때야
알료샤:
과연 자기가 「레레크」라고 인정할까?
보댜니차:
모르지. 상황을 봐 가면서 대응하자. 우선 오데트가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는 가정하에, 어디까지 정보를 끌어낼 수 있는지 봐야겠어
보댜니차:
지금이야, 오데트가 혼자 남았어… 가자!
보댜니차:
저기, 오데트…
오데트:
응? 왜 그래, 너희?
보댜니차:
쉿… 목소리 낮춰, 너랑 따로 할 얘기가 있어
보댜니차:
있잖아… 너… 사실 「레레크」지?
오데트:
……
보댜니차:
알았어 알았어, 아무 말 안 해도 돼… 일단 내 얘기부터 들어봐
보댜니차:
우린 네가 무고한 사람을 함부로 죽일 애가 아니라고 믿어. 어젯밤 그 두 사람을 죽인 범인은 네가 아닐 거야
보댜니차:
여행자은(는) 전부터 네 정체를 알고 있었대. 근데 사람들 앞에서는 일부러 말 안 한 거야
보댜니차:
지금 분위기를 보면, 다들 범인은 「레레크」라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 같아. 네 정체를 들키면 엄청 난감해질 거야
보댜니차:
우리는 네 극장 동료고, 네가 어떤 앤지 잘 알아. 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건 보고 싶지 않아
보댜니차:
그러니까… 네가 아는 걸 전부 말해줄래? 우리가 아는 게 많아져야, 너를 잘 지킬 수 있어
오데트:
……
오데트:
그래
오데트:
내가 「레레크」야. 사람을 죽인 게 내가 아닌 것도 맞아
오데트:
신경 써 줘서 고마워. 하지만 내 정체를 애써 숨겨 줄 필요 없어. 안 그래도… 내가 먼저 밝힐 생각이었거든
보댜니차:
뭐? 네가 「레레크」라는 걸 밝힌다고? 여기서?
오데트:
어. 처음에 추구노프가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알아맞혔을 땐 꽤 놀랐어. 좀 당황하긴 했지
오데트:
그래서 난 상황을 지켜보면서 사람들의 태도를 확인해 봤어. 이젠 더 거리낄 게 없지
보댜니차:
일단 우리 생각도 좀 들어봐. 지금 같은 때엔…
오데트:
후—— 발레리 씨——!
보댜니차:
아앗——!
무대 위로 가기
발레리는 사람들을 다시 불러 모아 주었고, 오데트는 곧장 본론으로 들어가 자신이 바로 「레레크」라고 선언했다
토니아:
오데트 언니가…
추구노프:
무슨 속셈인지 모르겠지만, 배짱 하나는 대단하군…
오데트:
그저 하나의 신분일 뿐이에요. 공개하지 못할 것도 없죠. 전 언제든 사라졌다가, 또 다른 신분으로 살아갈 수 있어요
오데트:
「레레크」가 된 순간부터, 그 정도 각오는 해뒀죠
오데트:
하지만, 전 범인이 아니에요. 진짜 범인은 따로 있어요
오데트:
그래도 제가 범인이라고 우기고 싶다면, 증거를 내놓으시는 게 좋을 거예요
오데트:
그러지 못할 거면, 경솔하게 행동하지 마시고요. 정말 제가 그 두 사람을 아무도 모르게 죽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절 노리는 사람도 무사하진 못할 테니까요
쿨리시:
그게 정말인가요? 오데트 씨…
슈람:
훗, 기세 한번 좋군. 난 네 말을 믿지
여행자:
(이 강단 있는 태도… 「산드로네」가 오데트를 보고 「시뇨라」의 뒤를 이을 재목이라고 한 이유를 알 것 같아…)
추구노프:
진짜 저 여자 말을 믿는 거야? 이봐, 장교 양반. 자기 입으로 「레레크」라고 인정했는데, 뭐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발레리:
글쎄요… 오데트 씨, 왜 하필 이런 때 스스로 정체를 밝히시는 거죠?
오데트:
…제가 말하지 않으면, 다들 「레레크 찾기」에만 온 신경을 쏟겠죠
오데트:
그건 범인이 가장 바라는 상황이에요. 전 범인의 방패막이가 되거나, 그 사람 뜻대로 흘러가게 둘 생각 없어요
미탸:
많은 사람들의 의심을 받으면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다니… 오데트의 재능이 정말 춤에만 있는 게 아니었네
보댜니차: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있었구나… 아, 정말. 항상 오데트한테 한 발 뒤처지는 기분이야…
발레리:
납득했습니다. 지금 최우선으로 처리해야 할 일은 살인 사건이니, 「레레크」라는 이름과, 그 배후에 얽힌 사건은 잠시 뒤로 미뤄두기로 하죠
발레리:
다만 그렇다 해도,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 당신의 혐의가 가장 큰 건 사실입니다. 이 점엔 이견 없으시겠죠, 오데트 씨
오데트:
네. 여러분이 절 24시간 내내 감시한대도 상관없어요
발레리:
추구노프 씨, 당신은요?
추구노프:
흥, 아내와 아이를 생각해서 일단은 넘어가지. 하지만 내 집에 무단 침입하고 협박 편지를 남긴 일은… 여기서 나가면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어, 「레레크」
오데트:
……
오데트와 대화하기
눈보라는 여전히 계속됐고, 사람들은 어느새 그 상황에 익숙해진 듯했다. 사건도 더는 진척이 없는 채, 그렇게 또 밤이 찾아왔다…
보댜니차:
「레레크」 감시조 두 분, 그리고 「레레크」, 모두 수고 많았어요. 따뜻한 물 좀 드세요
여행자:
(휴… 역시 발레리 씨는 내 「전적」을 알고 있었구나. 같이 「레레크」를 감시하게 됐어…)
오데트:
감시라면 제 쪽을 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지금 모습은 마치… 제 경호원 같네요
발레리:
당신 말대로 정말 「진범」이 따로 있다면, 이렇게 해야 「진범」까지 경계할 수 있습니다
보댜니차:
다 잘 풀릴 거야, 토니아
보댜니차:
눈이 그치면 전문가들이 올 거고, 사건 조사도 쉬워질 거야. 그때가 되면 우리도 안전해질 테고
토니아:
음… 그럼 눈이 그치면, 다 돌아가는 거예요?
보댜니차:
응? 아쉽니? 우리처럼 극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계속 여기 있을 거야. 나중에 내가 특별히 「무대 뒤 출입증」도 선물해 줄게!
토니아:
정말요, 언니? 우와, 너무 좋아요! 저 평생 언니 팬 할래요!
보댜니차:
으아… 있지, 너 진짜 너무 귀여워, 토니아
보댜니차:
좋아, 그럼 약속하자. 나는 너한테 출입증을 주고, 너는… 내 팬으로서 절대 변심하지 않기!
토니아:
네!
알료샤:
하아… 토니아, 그런 이상한 약속 안 해줘도 돼
람파나:
보댜니차 씨는 가끔 이상한 거에 집착한다니까요…
보댜니차:
참견하지 마!
토니아:
하하하…
보댜니차:
♪…♪…
슈람:
너무 겁먹지 마, 물 님프 아가씨. 다 같이 있으니까 무서울 거 하나도 없어
보댜니차:
제가 겁먹은 것처럼 보이나요? 그게 무슨…
슈람:
응? 아니 아니, 네 목소리가 겁먹은 것처럼 「들리」길래
보댜니차:
아… 잠깐만요. 제가 물 님프인 걸 아는 사람은 많으니까 그렇다 쳐도… 어떻게 물 님프 「본연의 표정」을 읽으실 수 있는 거죠?
미탸:
「본연의 표정」? 그게 뭐야, 보댜니차? 난 처음 듣는데
보댜니차:
뭐라고 해야 할까… 물 님프족은 얼굴 표정보다 노래로 감정을 전하는 데 더 익숙해
보댜니차:
노래로 전하는 감정이 표정보다 우선시되기 때문에, 물 님프 「본연의 표정」이라고 부르는 거야
추구노프:
다시 봤어, 슈람. 그냥 거칠기만 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런 것까지 알고 있다니
보댜니차:
알고 모르고의 문제가 아니에요. 이런 「표정」은 보통 물 님프끼리만 알아볼 수 있거든요. 노래가 밝게 들리냐 슬프게 들리냐 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에요
보댜니차:
…슈람 씨는 분명 인간이잖아요
슈람:
그게 뭐 대수라고, 나한테 이쪽 재능이 있나 보지. 나는… 음… 엄청 각별한 물 님프 친구가 하나 있거든. 아주 귀한 집 아가씨지. 하하, 이건 비밀이야
슈람:
아무튼 그 친구랑 자주 같이 있다 보니, 점점 표정을 알아듣게 되더라고
보댜니차:
음,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보다… 당신한테 물 님프 친구가 있었다니. 앞으론 슈람 씨 앞에서 함부로 노래 부르면 안 되겠어요
추구노프:
대체 무슨 노래를 불렀던 건데? 몰래 청중 욕이라도 했던 거야?
보댜니차:
글쎄요?
토니아:
하암——
발레리:
시간이 늦었군요. 오늘 밤을 어떻게 날지 상의하는 게 좋겠습니다. 「범인」을 경계하려면 불침번이 필요합니다
알료샤:
오늘 밤은 흩어지지 말고 다 같이 모여서 자죠. 그편이 안전해요
추구노프:
흥, 내가 보기엔 「레레크」만 잘 감시하면 아무 문제 없어
발레리:
그 말은, 범인이 오데트 씨인지 아닌지 목숨을 걸고 시험해 보겠다는 뜻입니까?
추구노프:
그런 뜻으로 한 말 아니야. 이상하게 몰아가지 마
발레리:
오늘 밤 불침번은 저, 여행자, 오데트 씨 세 사람이 서는 걸로 하죠. 돌아가면서 자되, 언제든 최소 두 사람은 깨어 있도록 하겠습니다
미탸:
절묘한 배치네요. 불침번도 서고, 「레레크」도 감시하고. 둘씩 짝을 지으면 여행자와(과) 발레리 씨가 서로를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는 문제도 해결되고요
미탸:
사실 꽤 오래 고민해서 떠올린 방법이죠?
발레리:
《부대 야외 작전 수칙》에 비슷한 방법이 나와 있습니다. 물론 책에서 상정한 상황은 야외 작전 중 포로를 감시하며 밤을 나는 거였지만요
발레리: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당신을 조금이라도 무시하려는 뜻은 없습니다, 오데트 씨
발레리:
오히려 「레레크」의 여러 비밀 작전은 군의 특수 요원에게도 교범이 될 만한 사례죠
오데트:
그런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방금 당신이 오늘 밤 제 수면 시간의 3분의 2를 빼앗았다는 거예요
오데트:
제가 첫 번째로 잘게요. 그럼 이만
동이 틀 때까지 밤을 지새우기
밤이 깊어지자, 당신은 발레리와 함께 첫 번째 당번을 맡았다
모두가 무대 위에서 잠들어 있었다. 마치 어딘가 뒤틀린 연극 한 편 같았다. 그러는 사이 어느덧 첫 교대 시간이 다가왔다…
발레리:
슬슬 오데트 씨를 깨울 때가 됐군요. 상태가 좀 어떠십니까?
발레리:
그럼 사양 않고 잠시 눈 좀 붙이겠습니다. 피곤해지면 언제든 깨우십시오
여행자:
(드디어 오데트와 불침번을 설 차례가 왔어. 슬슬 깨우자…)
여행자:
(애초에 여기 온 목적도 오데트한테 정보를 얻는 거였지. 깨운 다음에 뭐부터 물어볼지, 속으로 한번 정리해 두는 게 좋겠어…)
오데트:
……
오데트:
…뭘 그렇게 빤히 쳐다봐?
오데트:
머릿속이 복잡해서 잠이 안 오네
오데트:
또… 너한테 묻고 싶은 것도 있고
여행자:
너도?
오데트:
너도 그럴 줄 알았어. 이번 기회에 확실히 얘기해 보자
오데트:
내가 묻고 싶은 건 아주 간단해. 음…
오데트:
로잘린이… 마지막 순간에… 유언 같은 걸 남기진 않았어?
오데트:
후… 그렇구나. 그럼 난 더 궁금한 거 없어
여행자:
로잘린이 그리워?
오데트:
아니
오데트:
그 여자는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었어. 내가 그리워해선 안 되는 사람이지
오데트:
…그 여자의 방식엔 동의할 수 없고, 그 성격은 늘 갈등을 불러일으켰지만… 그래도 그 여자가 내게 은혜를 베풀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아
여행자:
산드로네한테 조금 들었어
오데트:
그랬구나… 하긴, 그분은 로잘린이랑 꽤 친했던 것 같아
여행자:
그래도 자세한 얘기까진 모르더라
오데트:
로잘린은 그런 일을 떠벌리고 다닐 사람이 아니니까. 하지만 나한텐 딱히 숨길 일도 아니야
오데트:
어렸을 때 나는, 나와 어머니를 위해 우인단에 들어가서 로잘린의 훈련을 받아야 했어
오데트:
훈련은 정말 혹독했어. 그리고 나도 이쪽에 특별한 재능이 없어서, 얼음과 눈뿐인 황야에서 연습하고 또 연습할 수밖에 없었지
오데트:
나는 집행관의 눈에 든 신참이었으니까, 「시뇨라 님」의 체면과 기대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야 했어
오데트:
매일 피로와 추위로 인한 고통을 견뎌야 했고, 잠 못 이루는 날도 많았지…
오데트:
그러다 보니, 지금의 나는 통각을 거의 잃어버렸어. 살아남기 위해 치른 대가라고 할 수 있지
오데트:
이런 일을 겪은 아이가, 자신의 운명을 미워하게 되는 건 당연한 일 아닐까?
여행자:
정말… 많은 대가를 치렀네
오데트:
내가 발레에 똑같은 노력을 쏟은 것도, 어린 시절의 내가 운명에 저항할 유일한 방법이 그거였기 때문이야
오데트:
그런 방식으로라도 로잘린에게 보여주고 싶었어. 우인단과 그 여자가 내게 기대하는 모습은 내가 원하는 게 아니라는 걸. 난 언젠가 반드시 떠날 거라는 걸
오데트:
그 여자는 아마, 내가 발레에 정신이 팔려 훈련 성적이 안 나온다고 생각했을 거야
오데트:
하루는 밤에 몰래 발레 연습을 하는데, 로잘린이 갑자기 들이닥쳤어. 난 그 여자가 날 잡으러 왔다는 걸 알았지
오데트:
그래서 말했어. 어머니에게 배운 이 춤을, 당신은 볼 자격이 없다고
오데트:
내가 먼저 화를 낼 줄은 몰랐는지, 무척 당황한 표정을 짓더라
오데트: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여자는 평소 훈련 때처럼 날 매섭게 몰아붙이지 않았어. 한동안 말없이 서 있다가 그냥 돌아섰지
오데트:
그날 이후 그녀는 일체의 간섭과 질문을 하지 않았고, 내가 춤출 때 보러 오는 일조차 없어졌어
여행자:
체면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니까
오데트:
맞아. 그런데 지금도 이 「불꽃 호박」을 꺼내면, 나도 모르게 그날 밤과 로잘린의 얼굴이 떠올라
여행자:
그럼 이건 로잘린이 선물해 준 거야?
오데트:
…「선물」이라는 표현은 너무 따뜻하게 들리네. 이건 로잘린이 자기 불꽃을 얼음에 봉인해 둔 거야. 누군가를 아낀다는 증표이자, 감시의 수단이었지
오데트:
로잘린은 모든 「불꽃 호박」의 위치를 알고 있어서, 이걸 지닌 사람이 수상한 행적을 보이면 바로 의심했어. 훗, 누군가를 「아낄」 때조차 숨 막히게 하는 사람이었지…
오데트:
그래서 로잘린의 사망 소식이 스네즈나야에 전해졌을 때, 많은 사람들이 곧바로 자신의 「불꽃 호박」을 부숴 버렸어. 족쇄를 끊어내듯 홀가분해 하면서 말이야
오데트:
하지만 난 아직 이걸 가지고 있어…. 통각이 약해진 뒤로, 이 「온기」는 내가 선명하게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감각이 됐거든
오데트:
그날 밤, 로잘린은 정말 날 막으러 온 거였을까? 잘 모르겠어. 그냥 너무 겁이 나서, 심한 말을 마구 퍼부어 버렸지
오데트:
역시, 그 여자는 아무 말도 남기지 않았구나… 괜찮아. 끝내 화해하지 못한 게 조금 아쉬울 뿐이야
오데트:
어, 화해? 이 일 말이야?
오데트:
아니야, 그 여자는 날 찾아온 적 없어. 그 여자가 몬드에 간 것도 떠나고 한참 지나서야 알았는걸
오데트:
혹시…
여행자:
그럼 「아를레키노」를 한번 만나봐
오데트:
응, 그럴게. 알려줘서 고마워
여행자:
나도 하나 물어봐도 될까? 난 페이몬의 병이, 한겨울 계획 뒤에 있는 에너지 연구의 영향이 아닐지 의심하고 있어
여행자:
페이몬은 내 가장 소중한 친구야. 넌 「레레크」니까, 더 아는 게 있지?
오데트:
…이 에너지 실험의 최종 목적은, 결전용 무기를 만드는 거야
오데트:
무기의 구조는 이미 노드크라이에서 완성됐어. 지금 하려는 건, 무기에 강력한 에너지를 주입하는 일이지
오데트:
응. 무기와 관련된 모든 연구 개발은 「어릿광대」 피에로 님이 총괄하고 계셔. 실험 장소는 군수궁 깊은 곳에 있고
오데트:
페이몬이 왜 그 실험 때문에 몸이 불편해지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직접 가보는 거라고 생각해
오데트:
여기서 나가면, 군수궁에 들어갈 수 있도록 출입 허가를 신청해 줄게
오데트:
말했다시피 난 그 신분을 좋아하지 않아. 네가 로잘린에 대해 얘기해 줬으니, 보답하고 싶은 것뿐이야…
오데트:
크흠…
여행자:
응? 왜 그래? 어디 아파?
오데트:
크흠흠…
발레리:
두 분, 꽤 말이 잘 통하는 모양이군요
오데트:
안 주무셨어요?
발레리:
극한의 상황에서도 빠르게 잠들어 체력을 확보하는 게 군인의 소양입니다. 당연히 잤습니다만, 왜 그러시죠?
여행자: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무것도…
여행자:
(안 자고 있었어도 안 들렸을 거야…)
발레리:
두 분 다 수고하셨습니다. 여행자, 이제 교대하고 주무시죠
여행자:
네
여행자:
(벌써 여기서 맞는 두 번째 밤이네. 다행히 페이몬의 몸 상태에 대한 단서는 얻었지만…)
여행자:
(페이몬은 이틀 동안 잘 잤으려나…)
여행자:
(어… 왜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지는 것 같지?)
오데트:
……
여행자:
(아까 내가 자는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고 복수하는 건가?)
오데트:
……
여행자:
(됐다, 잠이나 자자…)
상황 파악하기
쿨리시:
이봐, 왜 멍하니 있어? 너도 더 못 버티겠어?
람파나:
우리 얼마나 걸어왔지? 기억나?
쿨리시:
시간 개념은 진작에 사라졌어… 머리 위에 있는 저… 저게 뭐라고 했더라?
람파나:
「별의 열쇠」였나 「열쇠의 별」이었나… 됐어, 어차피 이름을 붙인 사람도 이미 「검은 안개」에 삼켜졌잖아
쿨리시:
머리 위에 저게 있다는 걸 발견한 후로, 우리는 계속 위로 올라왔지. 저기에만 도착하면 여기서 나갈 희망이 있을 것 같았어
쿨리시:
그런데 아무리 걸어도 거리가 줄어드는 것 같질 않아…
람파나:
하아, 그래도 이미 여기까지 왔잖아. 혹시 알아? 이제 진짜 조금만 더 가면 될지. 그만 투덜대고 가자, 「검은 안개」가 올라올 거야
「검은 안개」에서 탈출하기
쿨리시:
……
람파나:
쿨리시, 너 다쳤어?
쿨리시:
아니, 난 괜찮아. 근데 갑자기… 더는 걷고 싶지 않아졌어
람파나:
이해해… 사실 나도… 진작부터 한계였어. 이런 식의 「희망」은… 차라리 없는 편이 나을지도 몰라
쿨리시:
맞아. 저 별이라는 「희망」 때문에 지금까지 버텨 왔지만, 저건 애초부터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우리의 집단 환각이 아니었을까?
쿨리시:
그렇지 않으면… 왜 아무리 해도 손에 닿지 않겠어?
람파나:
마음은 고마워요. 저희를 다시 힘내게 하려고 그렇게 말씀하신 거죠?
쿨리시:
고맙지만, 이젠 됐어요. 여기서 희망은 독이에요. 더는 희망을 주지 마세요
쿨리시:
당신은 계속 갈 생각이죠? 대단하네요. 저흰 여기서 포기하지만, 언젠가 저 별을 「따서」 이 지긋지긋한 곳을 떠날 수 있길 바랄게요
「별」이 있는 곳으로 가기
오데트:
축하해! 여기까지 온 건 네가 처음이야!
여행자:
내가 진짜 해냈어…
오데트:
난 「별의 사자」야
오데트:
「검은 안개」가 더 올라오지 않네. 너의 두 동료를 삼키고 나서 잠깐 배가 찼나 봐
오데트:
이 틈에 좀 쉬어. 그러고 나서 다시 출발하자
오데트:
응? 나간다니? 이 「별」은 「시작점」을 의미해. 「시작점」의 표식이지
오데트:
시작점에 도착한 걸 축하해. 준비되면 다시 위로 출발하자. 내가 계속 같이 있어 줄게
여행자:
온갖 고생 끝에 여기까지 왔는데, 겨우 「시작점」이라고?
여행자:
……
오데트:
어? 왜 그래? 아직 출발도 안 했는데 쓰러지면 어떡해!
극장에서 사망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지만, 범인에 관한 단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다들 점차 이 사건이 평범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잠에서 깨어나기
보댜니차:
람파나! 람파나!
여행자:
(보댜니차의 목소리…? 무슨 일이지…)
보댜니차:
쿨리시! 일어나, 빨리 일어나!
내레이션:
그날 농담처럼 말했던 「무대 위에서 잠드는 연극」이 지금 무대 위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그것이 비극이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내레이션:
사람들은 두 「잠든 사람」을 가운데 두고 둘러섰다. 당신은 앞으로 나아갈 필요도, 생각할 필요도 없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미리 답을 알려 준 것처럼
발레리:
어제 그 두 사람과 완전히 똑같군요. 이번에도 사인 불명입니다
미탸:
이번에는 더 많은 요인을 배제할 수 있겠네요. 다 같이 무대에서 잤으니, 환경적인 요인과는 무관하다는 거겠죠…
오데트:
람파나, 쿨리시…
슈람:
하지만 어젯밤엔 불침번을 섰잖아? 셋이나 있었는데, 아무것도 못 봤어?
오데트:
저도 그게 이상해요. 적어도 제가 깨어있을 땐 아무 이상도 없었어요
발레리:
저도 마찬가집니다. 그리고 제가 지켜본 바로는, 오데트 씨와 여행자은(는) 믿을 수 있는 분들입니다
추구노프:
솔직히 말하면, 나도 어제 계속 깨어있었어… 이 일이 나를 노리고 벌어진 것 같아서, 계속 눈만 감고 있었지
추구노프:
하지만 여행자와(과) 「레레크」가 저쪽에서 잡담을 나누는 것 말고는, 딱히 이상한 소리를 듣지 못했어
토니아:
저… 저도요. 계속 기침이 나올 것 같은데 사람들이 깰까 봐, 신경 쓰여서 제대로 못 잤어요… 무슨 일이 있었으면 저도 알아차렸을 거예요
보댜니차: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한 번도 모자라서, 또 이런 일이 생기다니…
보댜니차:
람파나, 쿨리시, 우리랑 그렇게 오래 같이 일했는데… 무대 위에서 이런 모습으로 보게 될 줄은…
토니아:
보댜니차 언니…
여행자:
(이틀 사이에 벌써 네 명이 당했어. 그런데 아직 단서조차 없다니…)
여행자:
(어떻게 된 건지 빨리 알아내고, 토니아의 안전을 확보해야 해. 안 그러면 「타르탈리아」를 볼 면목이 없어…)
발레리:
눈은 아직도 안 그쳤습니까?
알료샤:
네. 확인해 봤는데, 밖에 사람 그림자 하나 안 보여요
슈람:
결국 우리끼리 해결해야 한다는 건가?
추구노프:
내가 보기엔, 범인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손을 쓸 수 있어. 보초 같은 건 애초부터 아무 의미도 없다고
추구노프:
「레레크」 이 녀석, 독을 다루는 게 분명해. 시신만 봐서는 절대 알아낼 수 없는 그런 독 말이야!
오데트:
또 시작이네요
추구노프:
어젯밤부터 계속 생각했어. 「레레크」가 정체를 밝힌 이유가 정말 그게 다일까? 아니, 난 확신해. 절대 아니야!
추구노프:
이 녀석은 우리를 우롱하려는 거야. 「레레크」라고 밝힌 뒤에 계속 사람을 죽이면 더 짜릿할 테지. 안 그래?
오데트:
그런 건 당신 같은 변태나 하는 생각이고요
추구노프:
너…!
보댜니차:
그만. 어제 당신이 「레레크」를 의심한 건, 피해자가 둘 다 거상이라서 「레레크」에게 동기가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어요…
보댜니차:
하지만 오늘 죽은 건 평민이고, 심지어 저와 오데트의 동료예요. 「레레크」가 이 둘을 죽일 이유가 뭐죠? 설마 이번에도 당신을 「겁주려」 했다는 건가요?
추구노프:
누가 알아? 넌 이 여자를 진짜 잘 안다고 장담할 수 있어?
추구노프:
흥, 다들 잘 생각해. 이 세상에 사람을 죽일 배짱이 있는 놈이 어디 흔한가?
추구노프:
「레레크」 같은 악독한 놈이 정체를 드러냈는데, 더 의심할 게 뭐가 있단 말이야?
발레리:
그 주장은 여전히 추측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실질적인 단서가 되기 어려우니, 증거를 제시해 주시죠
추구노프:
장교 양반, 왜 당신까지 싸고도는 거야? 어제 둘이 보초를 설 때 이 여자가 무슨 말이라도 했어?
추구노프:
아니다, 딱히 이상한 일도 아니지. 생각해 보면 뻔해. 당신네 군부는 원래 이런 범죄자들이랑 편을 먹고 우리 같은 부자를 노리잖아…
추구노프:
…우리 재산을 가로채려 들면서, 고분고분 말까지 들으라고 해! 우인단이니, 겨울군이니, 포효단이니… 제대로 된 놈들이 하나도 없어!
발레리:
……
추구노프:
뭐, 뭐…!
토니아:
……
토니아:
하지만… 어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막지 말라고 한 건 발레리 씨잖아요
토니아:
벌써 네 명이나 죽었어요… 어제만 해도 쿨리시 씨랑 얘기를 나눴는데, 이렇게 갑자기…
토니아:
지금 우리끼리 다투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토니아:
콜록콜록…
추구노프:
꼬마…
토니아:
아무리… 아무리 추구노프 씨가 제멋대로인 고집쟁이에, 입으로만 큰소리치는 한심한 사람이라고 해도…
토니아:
그래도 이분 역시 피해자라구요!
추구노프:
끙…
슈람:
풉… 크흠, 흠흠
발레리:
무력을 행사할 생각은 없었습니다만, 토니아 양의 말이 맞습니다. 제가 추구노프 씨의 말을 막을 필요는 없겠죠
발레리:
추구노프 씨도 어느 정도 진정하셨을 테니, 다시 논의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미탸:
아뇨, 더 논의할 것도 없어 보여요. 이건 평범한 상황이 아니에요
보댜니차:
뭔가 떠오른 거야, 미탸? 넌 우리 중에 제일 똑똑하잖아. 얼른 말해봐
미탸:
아까부터 생각해 봤는데, 지금 우리가 가진 단서는 전부 극장 밖의 일과 관련된 거야. 오데트의 정체라든가, 추구노프 씨가 받은 협박 같은 거…
미탸:
하지만 정작 두 번의 살인 사건에 관해서는 아무런 단서도 없어. 이건 이상해. 아무리 치밀한 범인이라도, 조금은 흔적을 남기기 마련이라고
알료샤:
그렇다는 건…?
미탸:
심령 사건일지도 몰라. 사람이 저지른 일 같지가 않아
보댜니차:
어… 내 기억이 맞다면, 너는 연구자잖아? 네가 내린 결론이라고 믿기 힘든데
미탸:
하하… 내가 연구 일을 하는 건 호기심이 많아서야. 지금 상황이 도저히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으니, 그 호기심을 심령 쪽으로 돌릴 수밖에
오데트:
그러고 보니… 내가 극장에 처음 왔을 때, 여기서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어
토니아:
귀신이요…?!
보댜니차:
어… 그런 얘기가 있었던 것 같긴 하지만, 소문은 소문일 뿐이야. 여기서 몇 년이나 일했지만, 이상한 걸 본 적은 한 번도 없다구
여행자:
(갑자기 귀신 얘기로 흘러갈 줄은… 페이몬이 있었으면 무서워하며 내 뒤에 숨었겠지?)
보댜니차:
그럼 다 같이 단서를 다시 찾아보는 건 어때? 관점이 달라졌으니, 보이는 것도 다를 거야
발레리:
좋습니다. 범인을 잡든 귀신을 잡든 다를 건 없죠. 저는 일단 시신을 한 방으로 옮겨 둘 테니, 다들 조심히 움직이십시오
극장 안의 단서 조사하기
알료샤:
응? 너도 왔구나, 여행자. 이것 좀 봐
미탸:
알료샤가 이걸 발견했는데, 네 의견을 들어보고 싶어. 이건 아마… 음… 조사 보고서 같은데, 아까 말한 「귀신 현상」과 관련이 있어 보여
여행자:
(조사 보고서? 꽤 오래된 자료 같아. 서명자는 수메르 사람이네, 수메르에서 온 조사원인가?)
알료샤:
극장 책임자가 이 일을 조사하려고 조사원까지 불렀었나 봐. 하지만 이 보고서는 아무도 못 본 것 같아
미탸:
「귀신 현상」에 위험이 있는지 걱정하면서도, 한편으론 소문이 퍼져 극장 영업에 지장이 갈까 봐 두려웠던 거겠지
미탸:
중요한 건… 귀신 얘기가 진짜 사실이었다는 거야. 원인은 지맥의 차단 때문이고… 이번 조사 방향은 맞았던 건가?
여행자:
(지맥에 문제가 생기는 건 이제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야. 실제로 영혼과 관련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고…)
여행자:
(하지만 정말 두 건의 사망 사건과 연관이 있을까?)
미탸:
보고서 마지막에 「천사 문명」, 「지맥 개조」 같은 키워드가 적혀 있어…
미탸:
내 연구 분야랑은 접점이 없어서, 솔직히 하나도 이해가 안 돼…
미탸:
어, 보고서에서 쪽지가 한 장 떨어졌어. 네 발밑에
여행자:
어디 보자…
쪽지에 적힌 글:
「죽음」은 이미 곁에 있다
미탸:
묘하게 사람 신경을 긁는 느낌이네… 보고서에 끼워져 있었으니, 작성자가 남긴 쪽지겠지
미탸:
「죽음」은 이미 곁에 있다… 지금 우리 상황을 가리키는 걸까?
미탸:
하지만 작성자는 아주 오래전 사람일 텐데, 어떻게 이 상황을 예견한 거지…
알료샤:
일이 생각보다 복잡한 것 같네
미탸:
이상해… 생각해 봐. 글을 보면, 보고서와 쪽지의 내용이 서로 모순돼
미탸:
보고서에는 분명 극장의 귀신 현상은 무해하고, 현실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없다고 나와 있어. 근데 쪽지는 마치 위험을 경고하는 것만 같아…
미탸:
여기서 말하는 「죽음」은 대체 뭘 의미하는 거지…?
미탸:
음… 키워드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해석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겠어. 분석은 일단 여기까지 하자. 정보가 더 필요할 것 같아
극장 안의 단서 조사하기
오데트:
발레리 씨, 이것 좀 보세요. 여행자, 너도 같이 봐
발레리:
이건… 뭘 기록하는 수첩이죠?
오데트:
극장의 당직 수첩이에요. 보통은 쿨리시가 사용하고 있어요
오데트:
보통 각 회차의 돌발 상황이나 관객 수, 퇴장 시간 같은 걸 기록하는 데 쓰이죠…
오데트:
맞아. 쿨리시는 입구에서 표를 확인하는데, 검표할 때마다 이 당직 수첩을 가지고 다녀
발레리:
이게 있다면 이번 공연에 관한 많은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겠군요. 그래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었습니까?
오데트:
인원수요. 몇 번을 세어 봐도, 인원수가 수첩에 기록된 수와 맞지 않아요
오데트:
여기에… 한 명이 더 있는 것 같아요
발레리:
수첩의 내용이 정확하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까? 누가 무단 입장했거나, 다른 변수가 있었을 가능성은요?
오데트:
쿨리시는 성실한 사람이에요. 이런 일로 실수하는 건 거의 못 봤어요
오데트:
게다가… 이번 공연은 시연이었잖아요. 관객 수도 적고, 표 수량도 제한되어 있었으니, 쿨리시가 틀렸을 리 없어요
발레리:
표는 입장할 때 모두 회수되었으니, 이제 와서 다시 표를 검사할 수도 없겠군요
오데트:
네… 저희는 표를 회수해서 다시 쓰거든요. 보통은 한 번 입장하면 공연이 끝나기 전까지 나가지 않으니까, 검표할 때 표를 걷어 가죠
오데트:
그러게. 하지만 인원이 맞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우리한텐 큰 단서야
발레리:
난데없이 사람이 하나 늘어났다라…
극장 안의 단서 조사하기
여행자:
토니아? 찾아낸 것 좀 있어?
토니아:
아직은 없어요. 찾아야 하는 게… 어… 심령 사건과 관련된 단서였죠? 우리 같이 찾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여행자:
손 글씨로 쓰인… 알 수 없는 수첩이네. 같이 볼래?
토니아:
수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로 봐서는… 내용이 무섭지는 않을 것 같네요…
토니아:
네, 같이 봐요
여행자:
(아무래도 이건 보댜니차가 쓴 것 같네…)
토니아:
으음… 저희 이래도 되는 걸까요? 실수로 남의 사생활을 엿본 것 같은 기분이에요…
토니아:
부모님한테 쓴 글일까요? 근데 왜 편지로 써서 안 보내고 수첩에 적어둔 거죠?
보댜니차:
왜냐하면, 작성자의 부모님이 과거 스네즈나야 여왕에게 쫓겨난 물 님프 귀족이었거든. 지금은 우편이 도착할 수 없는 새로운 영지로 떠나버렸지
토니아:
죄송해요!
보댜니차:
괜찮아. 내가 제대로 안 챙겨둔 탓이지 뭐. 단서를 수색하느라 그런 거니까, 너희 잘못이 아니야
보댜니차:
자, 내 수첩은 이리 줘. 이 방의 남은 부분은 내가 조사할게
보댜니차:
으아아아아아아아——어떻게 이걸 깜빡했지! 이 페이지, 이 페이지, 이 페이지까지, 진짜 창피해 죽겠네!
보댜니차:
으아아아아아아아——
극장 로비로 돌아가기
미탸:
…종합해 보면,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지 않을까요? 이건 자연스러운 추론이에요
발레리:
글쎄요, 전 연구자나 할 수 있는 상상이라고 생각되는군요. 아니면, 제가 아직 살인 사건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미탸:
휴… 좀 터무니없긴 하죠? 좋아요, 이건 일단 하나의 가설로만 두죠. 발레리 씨의 추측에도 일리가 있으니, 일단 그쪽으로 파봐요
발레리:
네. 시간도 다 됐고, 드디어 의미 있는 단서가 발견되었으니, 모두를 불러 모으도록 하죠
사람들은 다시 무대 위에 모여, 조사 중에 얻은 유용한 정보를 서로 공유했다…
발레리:
…지금까지 발견된 정보는 이 정도입니다
발레리:
일단 제 생각부터 말씀드리자면, 당직 수첩의 단서로 볼 때, 우리 사이에 「늘어난 사람」이 범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발레리:
정상적으로 표를 사서 입장했다면, 신원이 드러날 위험이 크게 높아졌겠죠
발레리:
그래서 범인은 극장 안에 미리 숨어 있거나, 어떻게든 검표원의 눈을 피해 우리 사이에 숨어든 뒤, 기회를 노려 살인을 벌인 겁니다
보댜니차:
그럼 「조사 보고서 안의 쪽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발레리:
범인의 악취미일지도 모르죠. 심리적으로 이상이 있는 살인범 중에는 이런 식으로 의미심장해 보이는 장난을 치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보댜니차:
역시 극장의 귀신 현상과는 관련이 없었던 거네요…
슈람:
듣고 보니 꽤 그럴듯하군. 관객들 사이에 난데없이 한 명이 늘어났다면, 그놈은 높은 확률로 공연을 보러 온 게 아니겠지
여행자:
(정말 그렇게 단순할까…)
추구노프:
그러니까, 그 늘어난 사람만 잡아내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거지?
추구노프:
일단 난 아니야. 내가 이번 시연을 보러 온다는 건 너희 극장 사람들도 다 알았잖아? 표가 없는 게 나일 리는 없지
보댜니차:
네, 이번 시연에 오려고 온갖 수단을 다 쓰셨단 얘기는 들었어요. 극장 문 앞에 드러눕는 거 빼고 다 하셨다죠?
추구노프:
그… 그 정도로 꼴사납진 않았어!
보댜니차:
별 의미는 없겠지만, 그래도 일단 물어볼게요. 이번 시연에 검표 받지 않고 들어오신 분?
사람들:
……
보댜니차:
역시 알아서 나오길 바라는 건 너무 순진한 생각이었네요…
미탸:
「레레크」가 스스로 튀어나와서 정체를 밝히는 것 같은 일은, 한 번으로도 이미 기적에 가깝죠
단서 분석하기
여행자:
슈람 씨, 정말 검표를 받고 들어오셨나요?
슈람:
뭐? 나? 왜 나한테만 묻는 거야? 내가 그렇게 수상해 보여?
알료샤:
당신이 수상하다기보다, 다른 사람들은 저마다 믿을 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래요
슈람:
허… 이틀을 꼬박 같이 있었는데, 내가 어떤 사람인진 너희도 봐서 알 거 아냐. 나는 두말할 것 없는 신사라고, 무단 입장 같은 짓은 절대로 안 해
보댜니차:
저도 슈람 씨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여기엔 당신을 아는 사람도, 당신의 신원을 증명해 줄 사람도 없는 상황이에요…
보댜니차:
그러고 보니 어젯밤에 그랬죠… 물 님프족 아가씨를 알아서, 물 님프 「본연의 표정」을 알아들을 수 있다고요
보댜니차:
제가 알기로 「떠나지」 않은 물 님프는 얼마 남지 않았어요. 그분에 대해 말해주실래요? 제가 아마 그분을 알 거예요
보댜니차:
…모두가 슈람 씨를 더 알게 되는 계기도 될 거고요
슈람:
아… 그건 말이지… 아하하하… 그러니까…
추구노프:
아니, 지금 부끄럼 타는 거야? 상황 파악 좀 해, 징그럽게. 「아하하하」는 무슨…
슈람:
참나, 내 어디가 징그럽다는 거야! 좋아, 인정하지. 사실 난 그 물 님프 아가씨와 연애 중이야…
슈람:
원래는 그 집안에서 고용한 경호원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아가씨랑 눈이 딱 맞아버렸지. 으하하, 나에게도 이런 꿈 같은 행운이 찾아올 줄이야
오데트:
중요한 얘기만 하시죠. 그 부분은 넘어가고요
슈람:
알았어, 알았어. 하지만 이름을 밝히긴 좀 그래… 다들 알잖아, 지금은 좀 특수한 시기인 거…
슈람:
내가 지켜준다곤 해도… 인간이랑 사귄다는 소문이 새어나가면, 요정 쪽이든 인간 쪽이든 다 아가씨를 곤란하게 만들 거라고
미탸:
말도 안 돼… 잠깐만요… 설마…
추구노프:
뭐? 슈람, 자네, 그게 무슨 말이야…
슈람:
응? 다들 반응이 왜 그래? 내 말이 그렇게 잘못됐어?
보댜니차:
「특수한 시기」… 「요정 쪽」… 「인간 쪽」…?
슈람:
그렇지…? 내전이니까. 다들 왜 그래? 요정과 인간이 전쟁 중인 거 아니었어?
발레리:
제가 알기로… 스네즈나야에서 가장 최근에 벌어진 대규모 내전은 약 400년 전으로, 여왕 폐하께서 막 즉위하셔서 통치가 불안정했던 시기의 일입니다
슈람:
400년… 전…?
여행자:
(어떻게 된 거지? 슈람 씨가 「과거」의 사람이라고?)
발레리:
미탸 씨, 당신이 이긴 것 같군요. 그 터무니없는 추측이… 정말 맞는 것 같습니다
미탸:
놀랍네요… 사실 저도 안 믿었거든요
알료샤:
누가 설명 좀 해줄래…?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야?
미탸:
표정을 보니, 여행자 너도 이미 눈치챈 모양이네?
미탸:
음, 이제 명확해졌네요.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맥이 차단된 탓에 계속 극장 안을 떠돌아다니는 영혼이 생겼어요
미탸:
슈람 씨는 아주 오래전에 이 극장에서 죽은 영혼이자, 동시에… 「늘어난 사람」이죠
미탸:
「『죽음』은 이미 곁에 있다」라는 문장에서 「죽음」은… 「죽은 자」, 즉 「이미 오래전에 죽은 사람」을 뜻하는 것 같아요
오데트:
「죽은 자」…「이미 오래전에 죽은 사람」…
미탸:
우리 중에 「죽은 자」가 섞여 있었고, 「늘어난 사람」은 과거의 망령이었던 거죠
슈람:
내가 죽은 사람이라고? 아니 아니… 그런 농담하지 마, 친구. 뭔가 오해가 있겠지
슈람:
그리고 내가 죽은 사람이든 아니든, 지난 이틀 동안 난 절대 사람을 죽인 적 없어!
보댜니차:
맞아. 무엇보다… 극장 안의 영혼은 현실에 영향을 미칠 수 없어서 무해하다고, 「조사 보고서」에 쓰여 있었잖아
미탸:
음… 문제가 「영혼」이 아니라, 「지맥」 자체에 있다면?
미탸:
지맥은 영혼을 강하게 끌어당기고 삼키는 힘을 가지고 있어. 만약 지맥이 영혼의 뒤를 쫓는 「검은 구멍」이고, 지맥으로 돌아가기 싫은 영혼이 거기서 도망치고 있다면…
여행자:
(응? 이 비유 속 상황… 왜 익숙하게 느껴지지?)
미탸: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검은 구멍」은, 무고한 영혼을 잘못 삼키거나, 다른 영혼을 대신 흡수하려 들 수도 있겠지? 물론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발레리:
최근 사망한 네 명에게선 사인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당신 말대로 영혼이 지맥에 삼켜진 탓이라면… 어느 정도 설명이 됩니다
보댜니차:
그러면 진짜 모든 의문이 설명되긴 하지만, 설마 그게 진실인 걸까…
여행자:
(미탸의 가설에는 추측이 너무 많아. 그중 몇몇은 실질적인 증거도 부족하고…)
여행자:
(하지만 지금 상황으로선, 이보다 나은 가설도 딱히 없는 것 같아…)
오데트:
그럼 슈람 씨는 왜 자기가 죽었다는 걸 몰랐던 거지? 며칠 동안 지내면서 자기 상태 하나 눈치채지 못했다고?
미탸:
극장 안을 몇백 년이나 떠돌아다녔으니, 자신의 존재나 여기 있는 의미에 의문이 들지 않았을 거야. 아주 당연한 일일 테니까
슈람:
…윽… 으음… 으…
슈람:
거기 천재 녀석, 네 추측이 정말 맞는지도 모르겠어…
슈람:
기억을 떠올려 봤는데… 윽… 고통스럽고 머리가 터질 것 같지만, 그래도 뭔가… 떠오르는 것 같아…
슈람:
「죽음」에 대한 기억은, 내가 떠올리기 싫어서 스스로 잊어버렸었나 봐
알료샤:
아무래도… 가장 고통스러운 기억이었을 테니까요
슈람:
그날 나는 아가씨와 몰래 나와서 데이트를 했어. 극장표를 사서 공연을 보러 왔지. 나야 공연은 관심 없었지만, 그냥 아가씨랑 있으니 행복했어
슈람:
그런데 갑자기 사람들이 극장으로 들이닥치더니, 물 님프는 전부 나오라고 소리치는 거야… 가수든 관객이든 상관없이 말이야
슈람:
난 바로 알아챘어. 인간과 요정의 갈등이 또 격해졌구나. 극단주의자들이 이번엔 전쟁과 상관없는 물 님프까지 해치려 하는구나
슈람:
난 내가 처세에 꽤 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윗옷을 벗어 아가씨에게 덮어주고, 혼란을 틈타 몰래 빠져나가려고 했지…
슈람:
하지만, 결국 걸리고 말았어. 그들은 나를 향해… 인간의 배신자라고 외쳤지
슈람:
상황이 그렇게 된 이상, 난 상대가 몇 명이든 아가씨가 빠져나갈 기회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했어. 경호원으로서도… 연인으로서도 말이야
슈람:
……
추구노프:
됐어, 친구. 더 이상 떠올리지 마, 거기까지만 해
슈람:
뭐랄까… 하아… 이런 현실은 조금 받아들이기 힘들군. 내가… 이미 죽었다니?
슈람:
다들… 미안하다
슈람:
나도 내가 죽은 사람인 줄 몰랐어. 괜히 모두를 휘말리게 만들어 버렸군… 하하. 내가 「죽음」을 가져온 거라면, 너희가 날 어떻게 벌해도 과하지 않아
토니아:
슈람 씨…
슈람:
아니, 너희에게 더 부담을 줘선 안 되겠지. 어떻게 해결할지는 이미 정했어. 내가 여기서… 수백 년을 떠돌았다고 했던가?
슈람:
이제 나도 나갈 때가 된 것 같아. 그러니까… 「죽음」을 데리고 저쪽으로 떠나는 거지. 아주 멋지게 말이야
발레리:
슈람 씨, 다른 해결 방식을 논의해 보는 게…
슈람:
친구, 내가 「죽은 자」라는 건 기정사실이야. 죽음은 내가 받아들여야 할 몫이고, 그 방식이 어떻든 이제 와선 차이가 없지. 설마 이게 당신들 군의 원칙에 어긋나기라도 하나?
발레리:
아뇨. 군의 원칙 때문이 아니라, 제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슈람:
그럼 됐어. 아, 참. 물 님프 아가씨. 내… 연인 말인데, 이름이 리티야야. 리티야·오제로바. 혹시 그 사람이 어떻게 됐는지 알아?
보댜니차:
오제로바… 그분이었군요. 다들 오제로바 아주머니라고 불러요. 자손이 많고, 무척 다정한 어른이셨던 걸로 기억해요
슈람:
하하하… 다행이다, 죽지 않았구나. 좋아, 자손도 많다니… 음… 그래. 평생 나만 그리워하면서 시집도 안 가고 살 리는 없으니까. 그렇지? 하하…
슈람:
아가씨가 행복하다면 됐어. 하아, 내가 죽어버렸으니 어쩔 수 없지. 영혼이 되어 계속 여길 떠돈 것도 아가씨가 걱정돼서인데, 이젠… 더는 미련이 없어
슈람:
배웅은 됐어, 친구들. 며칠 동안 함께해서 즐거웠다. 우리… 다음 생에서 만나자고
추구노프:
잘 가게… 친구
토니아:
이미 돌아가신 분이라는 건 알지만… 그래도… 너무 슬퍼요
미탸:
「죽음」이라는 명제는… 어떤 답을 내리든 참 잔인하네…
보댜니차:
저기… 그 시절에 요정과 인간 사이의 갈등이 그렇게까지 심했나요? 그때 전 너무 어렸어서 기억이 잘 안 나요. 평범한 사람들까지 이렇게 많이 휘말렸을 줄은…
보댜니차:
지금 남아 있는 역사 기록에는, 양측의 충돌을 자세히 다룬 내용이 거의 없어요
보댜니차:
다들 그저 여왕님이 우인단을 세우고, 대부분의 요정 귀족을 다짜고짜 추방한 뒤, 압도적인 무력으로 인간을 진압했다고만 알고 있죠
발레리:
여왕 폐하께서 모든 책임을 떠안으신 거겠죠. 양측의 갈등을 희미하게 만들고, 모든 원망이 자신에게 향하도록요
발레리:
그 덕분에, 그토록 처참한 내전을 겪었음에도 인간과 요정 사이에 큰 원한이 남지 않은 겁니다. 그래서 지난 수백 년 동안 평화로울 수 있었던 거죠
보댜니차:
그럼 여왕님이 요정을 추방한 건… 사실 성안의 요정들을 지키기 위해서였다는 건가요? 모두에게 미움받는 대가로 평화를 얻어냈다고요…?
발레리:
글쎄요. 제가 보기에 그분은 사람들의 원망을 크게 신경 쓰지 않으십니다. 그분을 진심으로 원망하는 자도 그리 많지 않고요
보댜니차:
전 지금까지 아무것도 몰랐던 거네요…
발레리:
자, 미탸 씨의 추측이 맞다면, 「죽은 자」 문제는 이제 해결됐습니다. 사건도 일단락됐으니, 다들 잠시 편히 쉬시죠
추구노프:
하아, 문제는 이 망할 날씨가 아직도 그대로라는 거야…
잠시 방으로 돌아가서 쉬기
여행자:
(잠깐은 쉴 수 있겠어. 이제 눈보라가 그치기만 기다리면…)
여행자:
(계속 같이 있던 슈람 씨가 몇백 년 전부터 극장에 머물던 망령, 즉 「죽은 자」였다니… 정말 기묘한 일이야)
오데트:
똑똑
여행자:
……
오데트:
똑똑똑
여행자:
이건… 노크하는 거야? 하지만 문은 안 닫혀 있어, 오데트
오데트:
일종의 암시라고 생각해 줘. 「남의 방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노크를 하는 쪽은 오데트고, 노크를 안 하는 쪽은 「레레크」야
오데트:
고마워
여행자:
그래서… 무슨 일이야? 혼자서 날 찾아오고…
오데트:
보댜니차한테 들었어. 너는 처음부터 내 정체를 알고 있었다며?
오데트:
사람들이 누가 「레레크」인지 한창 토론할 때, 내가 곤란해질까 봐 일부러 말 안 한 거지?
오데트:
정말 고마워
여행자:
아니야. 너도 이나즈마에서 「시뇨라」와 있었던 일로 날 탓하지 않았잖아. 나도 고마워
오데트:
사실, 용건이 하나 더 있는데… 지금 내 상황이, 네가 내 정체를 숨겨줬을 때랑 조금 비슷한 것 같아…
오데트:
그래서 너랑 먼저 의논해 보고 싶어
오데트:
미탸에 관한 일이야…
오데트:
나 예전에… 미탸의 「죽음」을 목격한 적이 있어
여행자:
뭐라고!?
오데트:
전에 내가 「레레크」로 활동하면서 한겨울 계획을 방해하려고 했던 건 알지?
오데트:
한겨울 계획과 관련된 실험의 기술 책임자가 미탸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나는 곧바로 미탸를 찾아가 실험에서 손을 떼라고 협박하려 했어
오데트:
여러모로 생각해 봤는데, 미탸는 극장에서도 자주 볼 수 있지만, 극장에서 손을 쓰면 내 정체가 드러날 위험이 너무 크더라고…
오데트:
그래서 군수궁에 잠입해, 미탸가 있는 실험실을 찾아가기로 했지. 그렇게 하는 편이 협박의 효과도 더 좋을 테니까
오데트:
음… 어느 정도는 운이 좋았지. 게다가 나도 어쨌든 우인단이니까, 군수궁의 내부 구조를 꽤 알고 있었거든
오데트:
아무튼 그렇게 해서 미탸의 실험실에 들어갔을 때, 미탸는 이미… 죽어 있었어
오데트:
호흡과 맥박 전부 확인했어. 모든 활력 징후가 완전히 사라졌던 건 확실해
오데트:
나는 한겨울 계획을 반대하는 다른 누군가가 먼저 나서서, 더 거친 방법을 쓴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서둘러 현장을 벗어났지
여행자:
여기 온 첫날 밤에 네가 미탸를 계속 경계하는 것 같았어. 그 이유 때문이야?
오데트:
맞아. 이번 공연에서 미탸가 객석에 앉아 있는 걸 발견했을 땐, 하마터면 표정 관리를 못 할 뻔했어…
오데트:
꼭 「죽었다가 되살아난」 사람처럼 보였거든. 그 후로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일이 복잡해지면서, 나도 잠깐 그 일을 잊고 있었어
오데트:
하지만… 미탸가 「우리 사이에 『죽은 자』가 섞여 있다」고 말하는 순간, 나도 더는 이 문제를 외면할 수가 없더라
여행자:
하지만… 아까 이 이야기를 꺼내기엔, 미탸가 표적이 될 거라고 생각한 거지? 사람들이 「레레크」를 몰아붙였을 때처럼
오데트:
응. 혹시 우리가 모르는 사정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오데트:
게다가 그땐 이미 슈람 씨가 「죽은 자」라는 걸 찾아낸 상태였어. 「늘어난 사람」은 한 명뿐이니, 슈람 씨가 바로 그 사람인 게 확실했지
여행자:
설마 또 다른 「죽은 자」 후보가 있을 줄이야…
여행자:
네 마음 이해해. 방금 전 논의만으로도 정보량이 상당했으니까, 거기에 미탸 문제까지 꺼냈으면 다들 더 혼란스러워졌을 거야
오데트:
이 일에 대해 너는 어떻게 생각해?
여행자:
먼저 하나 물을게. 네가 미탸의 「죽음」을 목격한 게 대략 언제야?
오데트:
대략 일주일 전 오후
여행자:
일주일 전… 생각보다 이르네. 사실 며칠 전에 식당에서 미탸를 봤어. 네가 미탸의 죽음을 목격한 뒤의 시점이야
여행자:
그날 미탸는 아주 정상적으로 보였어. 보댜니차와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 발레리의 추적도 피하려고 했지
오데트:
그렇다면 그날 미탸는 「살아 있는」 상태였다는 거네… 하지만 내가 잘못 봤다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아…
여행자:
게다가 오늘 얻은 단서에 따르면, 「죽은 자」가 존재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극장의 지맥 문제잖아…
여행자:
하지만 네가 본 미탸의 죽음은 군수궁 실험실에서 일어났어. 극장 일대의 지맥이 그렇게 먼 곳까지 영향을 주지는 못할 거야
오데트:
확실히 「죽은 자」가 될 조건에는 맞지 않는 것 같아
여행자:
응, 미탸가 「죽은 자」일 가능성은 아주 낮아. 그때 군수궁에서도 실제로 죽은 건 아니었을 거야. 정말로…
오데트:
정말로?
여행자:
정말로 「죽었다 되살아난」 게 아니라면 말이야
오데트:
…응. 나도 네 추론에 동의해. 사람들에게 이 정보를 공개하는 게 좋을까…
미탸:
오? 일대일 팬미팅 중이야?
오데트:
……
미탸:
번호표는 어디서 받으면 돼?
오데트:
…그런 거 아니야
미탸:
그래…? 가라앉은 분위기도 풀 겸, 사람들의 상태를 보러 다니고 있었어. 보댜니차가 먹을 걸 나눠주고 있으니까, 배고프면 거기로 가 봐
극장 무대에 모이기
눈보라는 아직 사람들을 놓아줄 생각이 없는 듯했다… 시간은 어느새 다시 밤이 되었다
추구노프:
이 눈보라는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설마 정말 스네즈나야에 나타난 그 「마물」과 관련이 있는 건가?
발레리:
정말 그런 거라면 오히려 나쁘지 않습니다. 여왕 폐하께서 직접 토벌에 나서셨으니까요. 그분이 승리하고 돌아오시기만을 기다리면 됩니다
추구노프:
죽은 사람도… 추위를 느낄까? 슈람 그 친구가 춥진 않을지 모르겠군…. 떠나기 전에 옷이라도 한 벌 챙겨줬어야 했는데
알료샤:
「죽음」은 원래 차가운 법이죠. 눈보라가 그를 받아줄 거예요
보댜니차:
가는 길이 편했으면 좋겠어. 슈람 씨가 그리울 거야… 람파나와 쿨리시의 죽음도 사실 그 사람 탓은 아니었고…
보댜니차:
이렇게 말하니까, 진짜로 죽을 고비를 넘긴 것 같은 느낌이 드네…
보댜니차:
근데, 여기서 나간 뒤에 람파나와 쿨리시의 가족들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
토니아:
콜록콜록… 콜록…
추구노프:
……
추구노프:
…괜찮아? 받아, 한 번도 안 쓴 거야
토니아:
…콜록… 감사합니다…
보댜니차:
태도가 훨씬 좋아지셨네요. 아침에 토니아가 도와줘서 그런가요? 은혜를 갚을 줄은 아시는군요
알료샤:
하긴, 토니아가 없었으면 얼마나 심하게 다쳤을지 모르죠
발레리:
하아… 전 무력을 쓸 생각이 없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추구노프:
…너희 다 시끄러워
추구노프:
그… 네가 내 편을 들어줄 줄은 몰랐어. 다들 나를 싫어하는 줄 알았거든… 그… 고맙다
토니아:
아… 아니에요. 저도 그때 아저씨 험담을 해버렸는걸요…
추구노프:
사실 말하기 좀 민망했는데, 어… 넌 내 딸이랑 참 닮았어
추구노프:
다른 사람들한텐 상냥한데, 나한테만은 절대 져주지 않거든… 근데 또 아내랑 다툴 때는, 언제나 내 편에 서 있는 것 같지…
추구노프:
특히 어렸을 때는, 내가 데리고 나갈 때마다…
토니아:
콜록콜록… 콜록콜록…
추구노프:
아이고, 세상에… 잠깐. 토니아, 너 그렇게 기침한 지 얼마나 됐어?
토니아:
콜록콜록… 기억은 안 나는데, 꽤 오래됐어요… 콜록콜록, 그래도 괜찮아요
추구노프:
평소에 약은 먹고?
토니아:
네. 오빠만 만나면 다 나을 거예요. 오빠가 눈서리꽃 잎을 따서 약을 달여 주는데, 그걸 마시면 훨씬 나아지거든요
추구노프:
……
추구노프:
…그래, 그럼 됐어
발레리:
이제 오늘 밤 일을 논의해 보죠. 「죽은 자」가 떠났으니, 더는 별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발레리:
그래도 만일을 대비해, 제가 오늘 밤 보초를 서겠습니다
오데트:
교대 안 해도 되나요? 저도 할 수 있어요
발레리:
괜찮습니다. 저녁에 잠깐 눈을 붙였더니 체력이 충분해서요. 지난 며칠간 다들 많이 긴장하셨을 텐데, 오늘 밤은 푹 주무십시오
여행자:
(정말 긴 하루였어… 극장에서 벌어진 일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하네…)
여행자:
(발레리 씨 말대로, 지금은 일단 긴장한 신경을 풀어주자. 그러지 않으면… 악몽을 꿀지도 모르니까…)
상황 파악하기
추구노프:
깨어났어… 깨어났다고! 덩치 큰 선생, 빨리 와봐!
발레리:
「문」 선생이라고 부르십시오. 「검은 안개」가 다가오고 있으니, 어서 가죠
추구노프:
어때, 걸을 수 있겠어? 방금 위로 올라가던 중에 마물의 습격을 받았는데, 저 「문」 선생이 우리를 지켜 줬어
추구노프:
어디서 나타났는지도 모르겠고 말수도 적지만, 마물을 상대할 때는 아주 가차 없더군…
추구노프:
젠장, 어느새 「검은 안개」가 또 올라오는군. 어서 가지
추구노프와 대화하기
추구노프:
윽, 힘들어. 「검은 안개」가 계속 밀려오는군… 후…
추구노프:
잠깐, 저기 봐! 왜 아래에서 마물들이 올라오는 거지? 「검은 안개」 속에서 튀어나온 건가?
추구노프:
젠장, 엄청 빨라, 우리보다 훨씬 빠르잖아! 어서 가자, 이대로 가다간 따라잡히겠어!
발레리:
……
추구노프:
어, 「문」 선생! 뭐 하는 거야, 빨리 가자, 놈들이 올라온다고!
발레리:
찾았습니다
발레리:
이게 저의 「문」입니다
추구노프:
지금 뭐라는 거야? 설마 여기 남겠다는 거야?
발레리:
저는 「문」이고, 이게 제 책무니까요
여행자:
「문」이라는 뜻이 설마…
추구노프:
안 돼! 우릴 구해준 사람을 어떻게 여기 두고 가라는 거야!
발레리:
가십시오. 모든 걸 영원히 「문」 밖에 막아둘 수는 없습니다. 어서요
추구노프:
하지만…
추구노프:
…알겠어. 가자, 「문」 선생의 희생을 헛되게 해선 안 돼!
추구노프:
「검은 안개」가 멈췄어. 하지만 마물들도 「문」 선생도 모두 사라져 버렸군
추구노프:
지금 생각하면, 방금 그 모든 게 내 환상이 아니었나 싶어
추구노프:
내가 너무 긴장해서 문을 사람으로 착각한 건가?
여행자:
하지만 나도 「문」 선생님이 아직 기억나는걸
추구노프:
그래… 둘이 동시에 똑같은 환상을 봤을 리는 없겠지
추구노프:
응? 졸린가? 좋아, 당분간 위험할 일은 없을 테니, 잠시 쉬도록 하지…
문제가 해결된 줄 알았지만, 사망 사건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대체 어떤 중요한 단서를 놓친 걸까? 극장에서 살아 나가기 위해 계속 분투하고 있다…
주변 환경 살펴보기
여행자:
(…지금 몇 시지, 아침인가? 악몽을 꾼 것 같아…)
여행자:
(다들 아직 안 일어났나. 지난 이틀 동안 너무 지쳤던 거겠지. 그럼 깨어있는 건 보초를 선 발레리 씨뿐이겠네…)
여행자:
(발레리 씨…?)
발레리의 상황 확인하기
내레이션:
그 모습은 평소처럼 침착하고 든든해서, 모든 불안을 그에게 맡기고 싶어지게 했다
내레이션:
하지만 그의 주위를 흐르던 시간은 멈춰 선 듯했다. 마치 신의 다정함이 그에게 잠시 쉴 시간을 허락한 것처럼
여행자:
여러분… 빨리 일어나요
미탸:
역시… 지난 두 밤과 마찬가지로, 사인은 불명이야
미탸:
계속 귀찮게 해드려서 죄송했습니다, 발레리 씨. 부디 편히 쉬시길
미탸:
당신과 심리전을 벌이는 즐거움을 잃고 나면, 자유마저 시시하게 느껴질 것 같네요, 나의 친구
오데트:
토니아는? 괜찮은 거지?
보댜니차:
내가 확인했어. 큰 문제는 없지만, 요 며칠간 너무 지친 데다 병도 낫지 않았으니, 조금 더 자게 두자
오데트:
그렇다면, 어젯밤에 죽은 건 발레리뿐이라는 거네
알료샤:
모두를 깨우지 않고, 깨어 있는 발레리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은 없어. 이것만은 확실해
보댜니차:
하, 진짜, 어제랑 완전히 똑같잖아.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어… 우리 이미 「죽은 자」를 찾아냈던 거 아니었어?
미탸:
달라진 점은 있어. 희생자가 두 명에서 한 명으로 줄었지. 이게 의미하는 건…
여행자:
매일 밤 죽는 사람의 수가 우리 곁에 있는 「죽은 자」의 수와 같다고 생각하는 거지?
미탸:
맞아. 어제 우리는 「죽은 자」인 슈람 씨를 찾아냈어. 그리고 슈람 씨가 극장을 떠난 날 밤, 사망자 수는 두 명에서 한 명으로 줄었지
미탸:
그 논리대로면… 우리 중에 아직 「죽은 자」가 한 명 더 있다는 뜻이야
보댜니차:
「죽은 자」가 더 있다고? 검표 상황으로 보면, 늘어난 건 한 명이잖아. 지금은 인원 수가 맞아야 하는 거 아니야…?
미탸:
사람이 한 명 늘어나는 건 이상하지만, 줄어드는 건 이상하지 않아. 검표 후 중간에 나갔거나, 눈보라가 심해지기 전에 떠난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까…
여행자:
(미탸가 말한 가능성은, 어제 내가 오데트와 나눈 이야기와 맞아떨어져…)
여행자:
(다만 그때 우리는 「더 이상의 죽은 자」가 없을 거라고 판단했었지)
여행자:
(이런… 어제 좀 더 진지하게 파고들었더라면,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오데트:
미안해. 전부 내 잘못이야. 내가 가진 정보를 너무 가볍게 여겼어. 바로 알리고 상의했어야 했는데
여행자:
나도 마찬가지야. 내가 너무 경솔하게 판단했어…
보댜니차:
너희 둘… 대체 나 몰래 무슨 얘기를 한 거야?
미탸:
아무래도 우리가 아직 모르는 중요한 정보가 있는 모양이네. 어서 말해줘
오데트는 자신이 미탸의 「죽음」을 목격했던 일과, 어제 있었던 관련 논의를 이야기했다
미탸:
「죽은 자」가… 나라고?
미탸:
어… 이건 좀 충격적인 정보인데…
여행자:
우리도 가능성이 너무 낮다고 생각해서, 이 정보를 꺼내지 않았던 거야
미탸:
이건 너희 탓이 아니야. 나였어도 똑같은 결론을 내렸을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되니까
미탸:
우선 내 변호부터 할게. 방금 오데트가 말한 그날 오후를 포함해, 최대한 기억을 더듬어 봤지만…
미탸:
나는 내 「죽음」에 관한 기억이 없어. 이 점은 슈람 씨와 달라
보댜니차:
응… 나도 그로부터 며칠 뒤에 미탸를 봤던 사람으로서, 미탸가 「죽은 자」라는 말은 쉽게 납득할 수 없어
알료샤:
미탸가 아니면 또 누가 있지? 투표라도 해야 하는 건가?
미탸:
미안한데, 여행자… 너 토니아의 오빠를 안댔지. 혹시 예전에 토니아를 실제로 본 적이 있어?
여행자:
실제로 본 적은 없어. 네 말은 설마…
추구노프:
이봐! 그게 무슨 뜻이야! 함부로 넘겨짚지 마…
추구노프:
본인이 의심받는다고, 황급히 다른 사람한테 혐의를 떠넘기는 거냐?
미탸:
싸우자는 겁니까, 추구노프 씨? 예전부터 남한테 시비만 거는 거 마음에 안 들었어요. 논의할 생각 없으면 입 다무시죠
추구노프:
너…! 이 자식…
여행자:
(방금 미탸가 토니아에 대해 물은 건, 토니아를 의심해서인가?)
여행자:
(처음 만났을 때를 돌이켜보면, 확실히 나이만 보고 토니아라고 짐작했었지. 설마 저 아이가…)
추구노프:
나… 나는 그냥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토니아가 어떻게 죽은 사람이라는 거야?
추구노프:
내가 증명할 수 있어. 난 예전에 토니아를 봤다고. 그… 집행관의 여동생이잖아? 「타르탈리아」라는 사람 말이야
미탸:
오? 그 말, 사실인가요?
여행자:
(난 극장에서 토니아의 오빠가 「타르탈리아」라는 얘기는 한 적이 없어. 설마 진짜로 본 적이 있는 건가?)
미탸:
추구노프 씨의 증언이 맞다면 토니아도 문제없어. 그러면 현재로선 더 이상의 「죽은 자」가 없어야 맞는데…
미탸:
……
미탸:
오데트, 미안하지만 내 「죽음」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해 줄 수 있을까?
오데트:
그래, 문제없어
미탸: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봐도, 「죽음」에 관한 기억은 떠오르지 않아. 그런데 문득 다른 일이 하나 생각났어…
미탸:
보댜니차, 저번에 같이 식사할 때 내가 말한 거 기억나? 「연구원들의 일시적인 기억 상실」 말이야…
보댜니차:
얼핏 기억나. 그 일 때문에 실험 진행에 차질이 있다면서, 연구원들의 업무 스트레스 때문일지 모른다고 했었지
미탸:
응. 그날 내가 「죽었다」는 기억은 없지만, 그때 내게도 그런 기억 상실이 일어났던 건 확실해
미탸:
그날 오후, 내 기억의 일부가 「사라졌」거든
오데트:
네 말은, 네가 잃어버린 그 기억이…
미탸:
왜 이제야 깨달았을까… 인간이 자신의 「죽음」을 반드시 인지한다는 보장은 없는데
오데트:
자각이 없는 상태로 살해당하거나, 잠든 채로 죽거나… 그런 경우 말이야?
미탸:
그렇다면 연구원들의 기억 상실이 의미하는 건…
미탸: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줘서 고마워, 오데트. 덕분에 그동안 나를 괴롭히던 문제에 돌파구가 생겼어
미탸:
좋아, 결정했어. 오늘은 내가 떠날게
보댜니차:
떠난다고? 아니 아니, 잠깐만. 너무 성급한 거 아닐까? 그 판단이 틀리면, 대가는 네 목숨이라고
추구노프:
이봐… 더 버텨 보지도 않는 거냐? 이렇게 갑자기 결정한다고?
미탸:
방금 말한 게 이유의 전부는 아니에요. 곰곰이 생각해 보면…
미탸:
오데트의 이번 공연을 보던 중에, 관객석에서 연구에 관한 멋진 아이디어가 떠올랐던 것 같은데, 갑자기 생각이 끊겨버렸어요
미탸:
아무리 애써도 떠오르지 않아서, 아무것도 기록하지 못했죠… 아마 그때도 「일시적인 기억 상실」이 일어났던 것 같아요
보댜니차:
아니, 그러니까 네 말은, 기억을 잃을 때마다 한 번의 「죽음」을 겪었다는 거잖아?
보댜니차:
그건 말이 안 돼. 사람이 어떻게 여러 번 「죽을」 수 있어?
미탸:
나는 오데트의 증언을 믿어. 기억이 없는 동안, 나는 사망, 또는 그와 유사한 상태에 놓였을 거야
미탸:
그리고 비슷한 일이 극장 안에서 일어났다면, 나는 극장 지맥의 영향 범위에 들어가 「죽은 자」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거지. 안 그래?
보댜니차:
하지만… 하지만…
미탸:
이제 「죽은 자」에 대해 이 이상의 실마리는 없어. 내가 연구자로서 이번 「실험」을 진행하게 해줘
미탸:
너무 걱정하지 마. 그렇게까지 나쁜 상황은 아니야. 내가 정말 「죽은 자」라면, 극장을 떠나는 건 나에게도 해방일 테지
미탸:
그리고 내가 만약 살아있다면, 너희도 최근에 내가 「죽었다 되살아난」 걸 봤잖아. 이번에도 「부활」하지 않으리란 법은 없어
여행자:
(지금으로선 이게 유일한 방법이긴 해… 미탸는 우리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일부러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거겠지…)
미탸:
연구자란 원래 실험이라는 「도박」을 반복하며 진실을 쟁취하려 하는 사람이야
미탸:
「눈보라」, 「지맥」, 「죽은 자」, 「기억 상실」… 수수께끼에 둘러싸인 채 아무것도 못 하는 거야말로 최악이지
미탸:
만약 내가 다시 「부활」할 수 있다면, 반드시 이 모든 일의 진실을 가지고 돌아올게. 기다리고 있어
밤이 내려앉고, 극장 안의 공기는 고요하고도 무겁게 가라앉았다. 첫날 밤에 비해 인원은 이미 절반 넘게 줄어 있었다…
보댜니차와 대화하기
토니아:
미탸 씨… 그분의 마지막 모습조차 보지 못했어요…
보댜니차:
못 본 게 오히려 다행일 수도 있어. 적어도 이별을 직접 마주하지 않아도 되니까
토니아:
전 이별이 싫어요. 왜 곁에 있는 사람들은 항상 점점 줄어드는 걸까요? 이곳에서든, 밖에서든…
보댜니차:
어쩌면 우리가 생의 끝에 다다를 때는, 원래 혼자인 법이기 때문일지도 몰라
보댜니차:
사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지금 살아있는 건 운이 좋아서야. 여기선 매일 아침, 누구든 영영 깨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있었지
보댜니차:
그리고 그건 사실 밖에서도 마찬가지야… 잠이 들 때, 무조건 다시 눈을 뜰 거라고 누가 확신할 수 있겠어?
보댜니차:
그러니까 만약 여기서 나가게 된다면, 깨어 있는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길 거야. 어떤 후회도 남기지 않도록
여행자:
(후회를 남기지 않는다라…)
여행자:
(이 며칠 동안, 나도 모르게 초조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아…)
토니아:
괜찮으세요? 많이 힘들어 보이세요…
보댜니차:
고민이 있으면 우리한테 다 털어놔. 여기엔 이제 우리 몇 명밖에 안 남았잖아. 더 눈치 볼 것도 없어
여행자:
나한텐 페이몬이라는 동료가 있어. 알료샤랑 오데트도 만난 사이지. 근데 요즘 좀 아팠거든
보댜니차:
그 친구가 걱정되나 보구나… 하긴, 여기 갇힌 지 벌써 며칠이나 됐으니까
여행자:
사실 처음엔, 이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며 나는 그저 「방관자」일 뿐이라고 느꼈어. 아마 내가 「강림자」라서 그랬겠지
토니아:
「강림자」?
여행자:
그러다 페이몬과 함께하게 되면서, 이 세계와 나의 연결이 점점 깊어지는 걸 느끼게 됐어
여행자:
페이몬은 먹고 자고 노는 걸 좋아하지만, 그래도 훌륭한 가이드야. 페이몬의 「진실함」은 나에게 이 세계의 「현실감」을 불어넣어 줬지
여행자:
떨어져 지내는 동안, 나도 모르게 자꾸 이런 생각이 들더라. 「페이몬이 있었으면, 지금 뭐라고 했을까?」
여행자:
하지만 정신을 차려 보면, 대화는 이어지고 있고, 나는 여전히 내 세계에 남아 있지
여행자:
이 괴리감을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그래도 역시… 페이몬이 보고 싶어. 어떤 의미에선, 페이몬은 나에게 「이 세계」의 상징이야
토니아:
당신이 없을 때 페이몬도 분명 그럴 거예요. 어쩌면 그분한테도 당신이 이 세상의 전부일지도 몰라요
보댜니차: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물 님프 일족이 스네즈나야성을 떠났을 때, 나도 온 세상이 텅 비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었어
보댜니차:
주변 사람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가 나와는 아무 상관 없는 것처럼 느껴졌지. 그래서 네 마음이 어떤지 잘 알아
보댜니차:
어쩌면 사람은 누구나 평생에 걸쳐, 사랑하는 사람이 늘 곁에 머물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배우는 걸지도 몰라
보댜니차: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함께」하는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뿐이지
보댜니차:
여기서 나가면, 꼭 최대한 빨리 그 아이 곁으로 돌아가. 난 후회로 끝나는 이야기가 제일 싫거든!
여행자:
응. 좋은 얘기 해줘서 고마워
토니아:
근데 언니, 언니도 이별을 싫어하면서, 왜 일족과 함께 떠나지 않은 거예요?
보댜니차:
그건 내 선택이었을 뿐이야. 한때 후회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후회하지 않아
보댜니차:
전에 말했듯이, 노랫소리는 물 님프 「본연의 표정」이야. 물 님프의 감정은 모두 노래 속에 담겨 있지
보댜니차:
극장에서는 수백 년째 사람들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어. 그 안에 담긴 희로애락은 마치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엮어내는 것만 같아
보댜니차:
하지만 읽는 이가 없는 이야기에 과연 존재 가치가 있을까? 나는 없다고 생각해
보댜니차:
그래서 나는 남기로 했어. 노래하는 자이자, 동시에 듣는 자로서. 그래야 그 노랫소리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
토니아:
기회가 되면, 물 님프의 노랫소리를 이해하는 법을 가르쳐주세요. 저도 슈람 씨처럼 특별한 청중이 되고 싶어요
보댜니차:
하하하… 고마워 토니아, 넌 내 최고의 팬이야. 그럼 내가 한 곡 불러줄 테니까 들어볼래?
토니아:
네! 열심히 들어볼게요!
보댜니차:
♪…♪…
토니아:
분명 처음 듣는 노래인데… 왠지 조금 「그리운」 느낌이 들어요. 왜 그런 걸까요?
보댜니차:
세상에, 토니아, 너 진짜 재능 있구나!
보댜니차:
보통 사람들은 기껏해야 노래가 「기쁜지」 「슬픈지」 정도밖에 모르는데… 이렇게 구체적인 감정을 느낄 줄은 몰랐어
토니아:
헤헤, 빨리 알려 주세요. 이건 뭐에 관한 노래예요?
보댜니차:
이 노래는 극장에서 공연한 적이 없어. 평범한 공연용 곡이 아니라, 물 님프들이 제사 때 부르는 노래에 가깝거든
보댜니차:
이 노래의 뜻은 대충 이래… 「세상을 떠난 가족과 친구가 우리를 지켜 주기를. 그들이 노랫소리를 따라 밤사이 잠시 돌아와 주기를」
토니아:
그래서 제가 「그리움」을 느낀 거군요. 세상을 떠난 가족과 친구에게 들려주는 노래라… 모두가 이 노래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보댜니차:
시간이 늦었어. 토니아 넌 아직 몸도 안 좋으니까 일찍 자자. 오늘은 아마… 보초를 설 필요도 없을 거야
토니아:
네. 저기… 언니, 저 잠들기 전에 방금 그 노래를 몇 번만 더 불러주실 수 있어요?
보댜니차:
그렇게 쉬운 부탁쯤이야 당연히 들어줘야지. 넌 내 1등 팬인걸
보댜니차:
♪…♪…
여행자:
(이번에 극장을 나가면, 다시는 여기 돌아오지 않을 거야)
여행자:
(하지만 그러면 보댜니차의 노래를 두 번 다시 들을 수 없겠지. 그건 좀 아쉽네…)
여행자:
(잠들기 전까지, 「함께」하는 이 순간을 소중히 여겨야겠어)
상황 파악하기
여행자:
(여긴… 어디지?)
여행자:
(너무 어두워. 머리도 좀 멍하고… 아무도 없나?)
여행자:
(응? 무슨 소리지…!)
보댜니차:
영혼이여, 수호의 약속에 따라 돌아오라…
여행자:
콜록콜록… 후우—— 후우——
여행자:
나, 아직 살아있는 건가? 방금 그건…
보댜니차:
질문은 나중에 하고, 이쪽으로 와서 「스위치」를 켜. 「빛」을 되찾아야 해!
보댜니차:
좋아, 이제 안전해졌어. 방금 나타난 건 「밤 기도」라는 영체야. 빛이 강할 때는 거의 움직이지 않지만, 어두워지면 공격적으로 변하지
여행자:
「귀신」… 같은 거야?
보댜니차:
음, 비슷해. 쉽지 않겠지만, 어떻게든 여길 계속 밝게 유지해야 해. 안 그러면 또 죽임당할 거야
보댜니차:
맞아. 내가 널 되살렸으니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진짜로 죽어 버려서 곤란했을 거야
여행자:
곤란한 정도가 아니지… 그보다 넌 사람을 되살리는 능력이 있는 거야?
보댜니차:
그야 당연하지. 난 네 「수호령」인걸
보댜니차:
안녕, 만나서 반가워. 내 특기는 「영혼 부르기」야, 잘 부탁해
여행자:
고마워… 나도 만나서 반가워
보댜니차:
아, 꾸물거릴 시간이 없어, 「검은 안개」가 벌써 쫓아왔어. 어서 가자, 「검은 안개」랑 「밤 기도」 둘 다 조심해야 해
「검은 안개」에서 탈출하기
보댜니차:
너무 어두워졌어. 늦을 것 같아. 더 빨리 움직여!
보댜니차:
여행자!!
보댜니차:
내가 있는 한, 널 이렇게 죽게 두진 않을 거야…
여행자:
후우—— 후우——
보댜니차:
또 되살아났네. 다행이다
여행자:
응, 고마워
보댜니차:
그럼 얼른 가. 아직 「빛」이 있을 때
여행자:
나만 가라고? 너는? 같이 안 가?
보댜니차:
아, 나는 이제 갈 수 없어. 이미 「소모」되어 버렸거든
보댜니차:
수호령은 「소모품」이야. 몇 번 되살리는 데 쓰이고 나면 더는 사용할 수 없게 되지
보댜니차:
지금의 나는 겉보기엔 아직 멀쩡해 보이지만, 「내면」은 이미 고갈됐어. 「존재」도 점점 옅어질 거야
보댜니차:
나는 이제 더 나아갈 수 없어. 「검은 안개」가 내가 돌아갈 곳이야. 괜찮아
여행자:
왜 진작 말 안 했어?
보댜니차:
말했더라도, 너와 나의 운명은 달라지지 않았을 거야. 오히려 네게 부담만 줬겠지… 그건 수호령의 존재 의의에 어긋나
여행자:
하지만…
보댜니차:
어서 가. 「밤 기도」의 발소리가 들려
여행자:
……
주변 환경 살펴보기
토니아:
으흑… 흑흑… 보댜니차 언니! 어떻게 이런 일이, 언니!
추구노프:
……
알료샤:
…시신을 확인할 필요는 없겠지
내레이션:
당신은 매일 아침 들려오는 비보와 죽음의 도래에 조금씩 무감각해지고 있었다…
내레이션:
그리고 곧, 극장 위로 뒤엉켜 울려 퍼지는 수많은 물 님프의 슬픈 노래가 들리는 듯했다. 그 노래들은 보댜니차를 향한 그리움과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었다
내레이션:
그 노랫소리는 당신 마음속의 감정을 일깨우고, 일정한 박자로 공명하며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오데트: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 당신, 거짓말을 했죠? 계속 거짓말한 거 다 알아요…
추구노프:
나는…
추구노프:
무슨 근거로 나를 몰아가는 거야! 너 자신은 왜 의심하지 않는 거지?
추구노프:
처음부터 의심받던 「레레크」, 너야말로 모든 죽음을 피해 지금까지 살아남았잖아. 네가 가장 의심스러운 사람이어야 하는 거 아니야?
추구노프:
그리고 사냥꾼 꼬맹이, 늘 한 발 물러서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처음에 아무도 밖으로 못 나가게 한 것도 네 짓이었지. 무슨 속셈으로 사람들을 여기 묶어둔 거야?
알료샤:
타인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건 보통 당황했거나 찔렸다는 뜻이죠
알료샤:
그 기세 하나는 지금까지와 완전 딴판이네요. 왜요, 마지막 발악이라도 해보려는 건가요?
추구노프:
협박하는 거냐? 해 봐. 이 극장에서 오늘까지 살아남은 사람이 죽음을 두려워할 것 같아? 어디 죽여보라고!
여행자:
(연이은 충격 때문에, 남은 사람들의 감정도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태야…)
여행자:
(발레리 씨와 미탸를 잃은 지금, 누군가 나서서 상황을 통제해야 해…)
여행자:
(하지만 그 전에, 생각 정리가 먼저야. 남은 사람들 중, 「죽은 자」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은 누구지?)
여행자:
[토니아 지목]
여행자:
토니아, 테우세르는 요즘 잘 지내?
토니아:
…테우세르요?
여행자:
너희 오빠 아약스가 편지에서 내 얘기 한 적 있지 않아? 「금발의 여행자」라든가. 기억나는 거 없어?
토니아:
없어요… 그리고 제 오빠 이름은 「라지크」예요. 아약스가 아니에요
추구노프:
쳇…
여행자:
추구노프 씨, 설명해 보시죠. 어제 그 「위증」은 어떻게 된 거죠?
오데트:
역시 당신 짓이었군요, 추구노프. 거짓말투성이 인간 같으니
오데트:
입에 달고 살던 아내와 아이 얘기도, 「가정적인 이미지」도 전부 거짓말이었죠?
오데트:
그날 밤 제가 「레레크」로서 당신 집에 잠입했을 때, 집에는 당신 혼자뿐이었어요. 그때는 마침 가족들이 외출한 거라고 생각했지만…
오데트:
생각해 보면 그럴 가능성은 너무 낮죠. 당신… 애초에 혼자 살고 있었던 거죠?
여행자:
(그런 것까지 거짓말이었다고? 하지만 대체 왜…)
추구노프:
……
추구노프:
젠장… 젠장할. 이 빌어먹을 눈보라는 대체 왜 안 그치는 거야… 눈보라만 그쳤더라면…
토니아:
저… 떠오른 것 같아요. 아주 먼 과거 같기도 하고, 어제 일 같기도 한… 제가 여기 왔을 때의 기억이요
토니아:
제가 계속 기침을 한 건 「서리침식증」에 걸렸기 때문이에요. 이곳 사람들은 보통 「서리 감기」라고 부르죠
토니아:
흔한 병은 아니에요. 기후나 유전적 영향을 받고, 목숨에 치명적이죠. 병이 발견된 후 저는 병원에 입원해서, 아주 오랫동안 침대에 누워 지냈어요…
토니아:
몸이 점점 약해지는 게 느껴졌어요. 병원의 치료도, 눈서리꽃 잎으로 만든 오빠의 약도 소용이 없었죠
토니아:
저는 오빠한테, 한 번만 예전처럼 밖에 나가서 놀고 싶다고 말했어요. 친구들도 만나고, 새로운 경험도 해보고 싶다고요…
토니아:
그래서 오빠가 몰래 저를 병원에서 데리고 나왔어요
토니아:
극장에 와서 표를 사고 입장하는 동안 얼마나 신났는지 몰라요…. 그러고 아주 멋진 공연을 보는데, 점점 졸음이 쏟아졌어요…
추구노프:
토니아…
토니아: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오빠는 이미 옆에 없었어요
토니아:
오빠는 절대 저를 두고 갈 사람이 아니니까, 여기 남아서 기다리기로 했죠… 그때는 오빠가 약을 달이러 간 줄 알고, 돌아오면 투정을 부리려고 했어요
오데트:
토니아, 그때 넌 이미…
토니아:
네, 알아요. 이제 알겠어요. 저는 이미… 죽은 거죠? 지금 기침하고 아픈 건 제 몸에 남은 기억일 뿐이고요
토니아:
정말이지, 오빠를 탓하면 안 됐네요. 제가… 오빠를 두고 떠난 거니까요
토니아:
죄송해요, 여러분. 제가 너무 늦게 알아차렸어요. 「죽음」이 제 인지에 영향을 줘서… 모두를 휘말리게 하고 말았네요
여행자:
그럼 네 이름도 사실 「토니아」가 아닌 거지? 이 며칠 동안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았어?
「토니아」:
토니아는, 어릴 때 오빠랑 읽은 동화책에 나오는 이름이에요
「토니아」:
저희가 병원에서 몰래 빠져나왔을 때, 가족들이랑 병원 경비들이 저희를 찾아다녔거든요
「토니아」:
그래서 오빠 대신 절 찾으러 왔다면서 절 「토니아」라고 부르셨을 때…
「토니아」:
저는 오빠가 일부러 저희 둘만 아는 「가짜 이름」으로 부르게 한 줄 알았어요… 근데 저 혼자만의 착각이었네요
오데트:
적어도, 죽음에 관한 너의 기억이 고통스럽진 않아서 다행이야…
오데트:
그럼 이제 당신 차례예요, 추구노프. 말해 보시죠. 전 이유 없이 생겨나는 거짓말은 없다고 믿거든요
추구노프:
나는… 네 말이 맞아. 나는 거짓말을 했어. 집행관 「타르탈리아」와 여동생 토니아도 표를 구했다는 걸 알고, 그들을 안다고 속였지
추구노프:
내 가족 얘기도 전부 거짓말이었어
추구노프:
사실… 난 오래전에 가족을 잃었어. 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남은 평생을 자기기만 속에서 살아왔지
추구노프:
내 딸 이름은 이스크라… 그래, 「이스크라 설비 공장」의 그 이스크라야
추구노프:
내 딸도… 「서리 감기」로 세상을 떠났어. 그때 겨우 여섯 살이었지. 만약 살아 있었다면, 지금 딱 「토니아」만 했을 거야…
추구노프:
이스크라가 죽고 나서, 내 아내도 그 기억을 견디지 못하고 날 떠났어
추구노프:
어느 날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서 텅 빈 방을 보는데… 숨이 막히더군. 그래서 나도 모르게 상상하기 시작했어… 가족들이 아직 곁에 있는 모습을
추구노프:
그게 내가 버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거든.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속이기 시작한 거야
알료샤:
불쌍한 현실 도피지만, 적어도 그게 죄는 아니죠
알료샤:
이제 「위증」에 대해 얘기해 보시죠
추구노프:
그젯 밤, 「토니아」가 그러더군. 오빠가 눈서리꽃 잎으로 약을 달여준다고
추구노프:
거기에 토니아의 여러 증상을 떠올리니까… 전부 알겠더군. 그 아이가 「죽은 자」라는 사실까지도
추구노프:
예전의 「서리 감기」는 불치병이었어. 나도 이스크라를 위해 눈서리꽃 잎을 따다 약을 달였었지. 아주 오래, 정말 오래도록…
추구노프:
그러다 내 딸이 세상을 떠난 다음 해, 우인단의 「피에로」 님이 「서리침식증」, 즉 「서리 감기」의 치료제가 개발됐다고 발표했어…
추구노프:
…이전의 치료법은 전부 잘못됐으며, 누군가 멋대로 지어낸 것에 불과했다는 사실도 밝혀졌지
추구노프:
난 정말…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 1년, 고작 1년 차이라니!
추구노프:
그래서 난 잘 알아. 지금 이 시대에 「서리 감기」를 치료하려고 눈서리꽃 잎을 달여 먹이는 사람은 존재할 수 없다는 걸…
추구노프:
「토니아」도 분명, 「서리 감기」가 아직 불치병이던 불행한 시대의 사람이겠지
오데트:
그래서 딸에 대한 집착을 이 아이에게 투영한 건가요? 이미 「죽은 자」라는 걸 알면서도요?
알료샤:
말이 안 돼요. 이미 죽은 사람인 걸 뻔히 알면서, 그렇게까지 집착한다고요?
추구노프:
난 애초에… 너희가 말하는 그 빌어먹을 이론을 믿지 않아. 너희가 하려는 짓도 인정 못 해
추구노프:
누군가를 「죽은 자」라고 단정하고, 눈보라 속으로 내몰겠다고?
추구노프:
미탸도 쫓겨났고, 내 친구였던 슈람도 쫓겨났으니, 다음은 「토니아」 차례인가? 그렇지?
추구노프:
앞의 사람들은 알 바 아냐. 하지만 우리 앞에 꿋꿋이 서 있는 「토니아」를, 자꾸 죽은 사람이라고 몰아가려고 하니까…
추구노프:
난 그냥 토니아를 살리고 싶었을 뿐이야… 눈보라만 그치면, 당장 밖으로 나가 최고의 「서리 감기」 치료제를 구해 올 거라고!
추구노프:
내가 토니아를 고치기 전까지, 절대 이 아이를 내몰게 두지 않을 거야!
추구노프:
이번에는! 이번만큼은! 절대 「간발의 차이」로 떠나보낼 수 없어! 그러면 난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고!
「토니아」:
아뇨, 추구노프 아저씨. 그러지 마세요
추구노프:
「토니아」…?
「토니아」:
아저씨는 그제 밤부터 제가 「죽은 사람」이라는 걸 알고 계셨던 거죠?
「토니아」:
발레리 씨, 미탸 씨, 제가 좋아하는 보댜니차 언니까지, 모두 저 때문에 죽었어요
「토니아」:
저는 싫어요. 사실 아저씨는 저에게서 마음의 「구원」을 찾고 있을 뿐이잖아요. 이제 그 족쇄가 저한테 옮겨 와 버렸어요
추구노프:
아니, 아니야, 난 정말로 널 구하고 싶어서…!
「토니아」:
저는 제가 이미 죽었다는 걸 확실히 알아요. 아저씨의 구원보다, 지금 이 시간이 훨씬 더 소중해요
「토니아」:
안 좋은 일들이 일어나긴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재미있는 분들이랑 많은 날을 보냈잖아요
「토니아」:
병원에서 나온 순간부터 지금까지, 이건 제가 감히 꿈꿔보지도 못한 모험이었어요
「토니아」:
저는 여러분이 정말 좋아요. 가능하다면 제 영혼을 바쳐서라도 죽은 분들을 되살리고 싶을 정도로요…
「토니아」:
그래서 저는, 아저씨가 정말 미워요
추구노프:
…미안하다
「토니아」:
제가 아니라, 모두에게 사과하셔야 해요
「토니아」:
…여기까지 할게요. 제 모험도 이제 끝낼 때가 됐어요. 더는 모두를 휘말리게 할 수 없으니까요
알료샤:
…벌써 가려고? 오늘은 아직 많이 남았어. 조금 더 있다 가
「토니아」:
괜찮아요, 감사해요. 아, 참…
프타슈카:
제 이름은 「프타슈카」예요. 모두를 만나서, 정말 기뻐요
오데트:
분명 이별의 순간인데, 꼭 처음 만날 때 하는 자기소개 같네…
추구노프:
프타슈카…
알료샤: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미쳤어요?
추구노프:
나도 나가게 해 줘. 난 이제… 더는 나를 속일 수가 없어…
오데트:
꿈도 꾸지 마시죠. 당신의 거짓말 때문에 많은 사람이 죽었어요. 이런 식으로 해방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하지 마세요
오데트:
여기서 나가면, 「레레크」가 우인단 창설 이래 쌓아 온 고문 기술을 당신에게 선보여 드리죠
(눈보라는 영원히 그치지 않을 것처럼 계속 내리고 있었다. 또다시 밤이 되었다…)
오데트:
밖으로 나가자. 이 눈보라, 애초에 멈출 생각이 없는 것 같아. 어쩌면 스네즈나야, 아니, 온 세상이 눈보라 속에서 멸망했는지도 모르지
알료샤:
오늘 겨우 「죽은 자」 문제를 해결했잖아. 그러니까 일단… 하룻밤만이라도 맘 편히 쉬는 게 어때?
오데트:
그건 그렇네. 게다가 나도 추구노프와 함께 죽고 싶지는 않아
추구노프:
그런데 넌 내가 먼저 죽는 것도 허락하지 않잖아
오데트:
이봐요, 당신. 혹시라도 여기서 무사히 나가게 되면, 당신 공장부터 닫으세요. 그 공장 때문에 많은 사람이 추위에 떨고 있어요
추구노프:
지금 그런 얘기할 때는 아니잖아…
추구노프:
알겠어, 닫을게. 이제 그런 건 중요하지 않으니까
노크 소리:
「똑똑똑——」
여행자:
!?
오데트:
환청인가? 노크 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노크 소리:
「똑똑똑——」
오데트:
진짜잖아… 하지만 눈보라는 아직 안 그쳤을 텐데?
알료샤:
문 열까?
여행자:
(드디어 모든 게 끝나는 건가?)
여행자:
(아니야, 지난 며칠간의 경험으로 볼 때, 이런 상황에서 너무 낙관적으로 생각하면 안 돼…)
여행자:
(어쩌면 문밖에 있는 건… 지금 상황보다 더 끔찍한 존재일지도 몰라…)
미탸에게 상황 알아보기
여행자:
……
미탸:
콜록콜록… 안녕… 나 돌아왔어
오데트:
…어때, 좀 괜찮아졌어?
미탸:
고마워, 훨씬 나아졌어. 너희가 있어서 다행이야. 돌아왔을 때 극장에 아무도 안 남아 있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거든
미탸:
어디 보자… 토니아와 보댜니차가 보이지 않는다는 건…
미탸:
어젯밤에 보댜니차가 죽었고, 그 후 마지막 「죽은 자」인 토니아를 발견한 거구나. 맞지?
추구노프:
토니아가 아니라, 프타슈카야
알료샤:
우선 어떻게 돌아왔는지부터 말해 봐. 지금 바깥 상황은 누구도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이 아냐
미탸:
콜록콜록… 맞아. 나를 돌아오게 만든 건… 「노랫소리」였어. 노랫소리가 들렸거든
미탸:
눈보라 속으로 걸어 들어간 뒤, 나는 의식이 점차 흐려지기 시작했어.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의식이 완전히 흩어지려던 순간…
미탸:
갑자기 노랫소리가 들렸어. 순식간에 내 정신을 되돌려 놓으며, 나는 의식을 되찾았지
미탸:
나는 그 노랫소리를 따라 계속, 계속 나아갔어. 그러다 방금… 극장의 정문이 눈앞에 나타난 거야
여행자:
노랫소리…
보댜니차:
이 노래는 극장에서 공연한 적이 없어. 평범한 공연용 곡이 아니라, 물 님프들이 제사 때 부르는 노래에 가깝거든
보댜니차:
이 노래의 뜻은 대충 이래… 「세상을 떠난 가족과 친구가 우리를 지켜 주기를. 그들이 노랫소리를 따라 밤사이 잠시 돌아와 주기를」
여행자:
보댜니차의 「초혼곡」이구나, 정말 효과가 있을 줄이야
오데트:
「초혼곡」… 그렇다는 건, 미탸 넌 이미…
미탸:
역시 그런 건가, 내 짐작이 맞았나 보네. 내가 서둘러 너희에게 전하려 했던 일도 이거야
미탸:
극장 문을 막 나섰을 때는 아직 의식이 또렷해서, 기억도 꽤 남아 있는데…
미탸:
바깥 세계는 내가 예상했던 것과 달랐어. 그건… 「눈보라만 존재하는」 세계였지. 인간도, 건물도 전부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어
미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도무지 「현실 세계」 같진 않았어
미탸:
그리고 「초혼곡」 문제는… 보댜니차의 노래에 이끌려 돌아왔다는 건, 내가 이미 죽어서 「영혼」 상태에 있다는 뜻일 거야
미탸:
하지만 난 밖에서 「죽음」을 겪지 않았고,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내가 눈보라 속으로 들어가기 전의 나와 다르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어
오데트:
나도 네가 딱히 달라진 것 같진 않아. 그리고 사실 전부터 한 가지 의문이 있었어. 영혼은 원래 실체가 없지 않나?
오데트:
그런데 슈람 씨도 그렇고 프타슈카도 그렇고, 죽은 사람의 영혼이 우리한테 보이고 만져졌어. 우리와 큰 차이도 없었고
여행자:
(이 얘기를 듣고 있으니, 머릿속에 아주 불길한 생각이 떠올라… 미탸의 말은 설마…)
여행자:
미탸, 설마… 극장 안의 모두가 애초부터 이미 죽어 있었다는 거야?
미탸:
응. 내 생각에… 이곳은 「죽은 뒤의 세계」 같아
추구노프:
뭐라고?
미탸:
현실의 우리는 이미 이 극장에서 죽었다는 거죠. 극장의 지맥이 차단돼서 우리 영혼이 여기에 갇혔고, 밖은 끝없는 눈보라만 펼쳐진 거예요
미탸:
참 아이러니하죠. 그동안 계속 「죽은 자」를 찾으려 애썼는데, 사실 우리 모두 「죽은 자」였다니. 오래전에 죽었느냐, 방금 죽었느냐의 차이만 있었을 뿐이에요
미탸:
그 쪽지 기억해? 「『죽음』은 이미 곁에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그 뜻을 잘못 이해했던 것 같아
미탸:
쪽지의 의미는 생각보다 훨씬 단순했어. 말 그대로 우리가 모두 죽었다는 사실을 나타내고 있었던 거야
오데트:
우리가 「살아남으려고」 했던 노력도, 「죽은 자」를 찾으려 했던 행위도… 전부 아무 의미 없었다는 건가…
미탸:
글쎄. 적어도 우리는 길을 잃은 두 영혼이 가야 할 곳으로 갈 수 있게 도왔잖아
미탸:
두 「죽은 자」의 존재가 우리 영혼을 지맥에 흡수되게 만든 건 맞을 거야. 지난 며칠간 우리 눈에 비친 「죽음」은 사실 영혼이 지맥으로 돌아가는 거였던 거지
추구노프:
말은 그렇지만, 이제 「길을 잃은 영혼」은… 우리가 된 거잖아?
추구노프:
어쩐지 이상했어. 오후에 보댜니차의 시신을 옮기면서 보니까, 방 안의 시신들이 며칠이 지나도 전혀 부패하지 않았어
미탸:
그 점을 통해서도, 그게 진짜 육체가 아니라, 우리가 「사후 세계」에서 지닌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걸 알 수 있죠
여행자:
(나도… 이미 죽은 건가? 전혀 실감이 나질 않아)
여행자:
(아냐, 그럴 리가 없어. 모든 게 이렇게 끝나버릴 리 없다고)
오데트:
우리가 전부 죽었다는 사실을 아직도 믿기 어려워. 그렇다면 현실의 우리는 대체 어떻게 죽은 거지? 다들 죽음에 관한 기억이 없지 않아?
추구노프:
칫… 내가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른다니, 너무 말도 안 되잖아. 빌어먹을… 최소한 이유라도 알려 줘야 할 거 아냐
미탸:
맞아요.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르면, 보통은… 편히 눈을 감지 못하겠죠. 저도 눈보라 속에서 계속 그 문제를 생각했어요…
미탸:
나의 사인, 내가 죽은 순간, 이 모든 일의 근원을, 의식이 사라지기 직전까지 계속 고민했죠…
미탸:
잠깐… 의식이 사라지기 전에, 뭔가를 본 것 같은데…
여행자:
뭘 봤는데?
미탸:
기억이 안 나… 젠장, 만년필이랑 노트도 전부 잃어버린 것 같네…
오데트:
미탸, 너 손… 손가락에 피가 묻은 것 같아
미탸:
어? 언제 묻은 거지? 오른손 손끝에 피가 말라붙어 있어
미탸:
이건…?!
여행자:
……?!
미탸:
의식을 잃기 직전에, 내가 필사적으로 피로 기록해 둔 건가?
미탸:
왜 그래? 혹시 이 표식이 뭔지 알아?
여행자:
로노바——「죽음의 집정관」
사람들:
……
여행자:
알료샤, 네가 나한테 들려준 스네즈나야 전설 기억나?
여행자:
한 사람이 죽음을 앞두면, 사신이 그 사람에게 익숙한 얼굴로 나타나 영혼을 인도해 간다는 이야기였지
여행자:
죽을 자가 그 얼굴을 알아보는 순간, 생명이 끝난다고 했어
미탸:
나도 어릴 때 비슷한 전설을 들었어. 그 전설 속의 「사신」이 네가 말한 「죽음의 집정관」이란 뜻이야?
여행자:
맞아. 「『죽음』은 이미 곁에 있다」는 말은… 「사신」이 우리 곁에서, 익숙한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뜻일 수도 있어
미탸:
하하… 「죽음」, 「죽은 자」, 「사신」이라. 참 많은 의미를 담고 있었군
미탸:
처음 이 쪽지를 봤을 때는 조사 보고서의 내용과 충돌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일부러 그런 거였어
오데트:
「사신」이 의도적으로 유도했다는 말이야? 우리가 서로를 의심하고 「죽은 자」를 찾게 만들어서, 자신을 더 잘 숨기려고?
여행자:
(이 단서를 바탕으로 보면, 「사신」의 화신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은…)
여행자:
너야, 알료샤? 처음 그 조사 보고서를 발견한 건 너였어. 너라면 그 유도 정보를 끼워 넣을 시간이 충분했지
알료샤:
뭐? 고작 그런 걸로 날 의심하는 거야?
알료샤:
누군가 먼저 조사 보고서를 발견해서 쪽지를 끼워 넣고, 다시 원래 자리에 돌려놓은 거라면?
미탸:
그런 가능성도 부정할 수는 없어. 쪽지는 아주 오래전부터 끼워져 있었고, 나중에 발견된 것뿐일 수도 있지…
여행자:
하나 더 있어. 표면적으론 상황을 주도한 게 발레리 씨나 미탸, 때로는 나였지만…
여행자:
지금 돌이켜 보면, 넌 말수는 적어도 항상 자연스럽게 모두를 이끌었던 것 같아
알료샤:
예를 들면?
여행자:
밖은 위험하다고 강조하며 모두를 여기 머물게 한 것도 너고, 다 같이 모여서 자자고 한 것도 너였어…
여행자:
게다가 오늘 낮에는 평소와 다르게 프타슈카를 붙잡으려고 했지. 아직 네 의도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알료샤:
의도는 모르겠지만 그냥 의심된다? 그런 건 너무 억지 아니야?
여행자:
(인정하지 않는 건가. 하지만 나에겐 결정적인 증거가 하나 더 있어…)
미탸:
무엇보다… 정말로 사신이 알료샤의 모습으로 변한 거라면, 진짜 알료샤는 어디에 있고, 또 언제 「대체」된 거지?
여행자:
처음에 공연이 끝나고 눈보라가 거세지기 시작했을 땐, 다들 그냥 평범한 폭설 때문에 여기 갇혔다고 생각했어
여행자:
둘째 날 아침, 시신을 발견하고 나서야 우리는 이번 사건이 예사롭지 않다는 걸 깨달았지
여행자: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사건은 「그때」 이미 시작됐어. 디모프라는 사람이 눈보라 속으로 걸어 들어간 뒤 다시 돌아오지 않았던 순간부터
미탸:
사실 첫 번째 희생자는 첫날 밤의 소볼레바 씨와 토르고프 씨가 아니라, 디모프 씨였다는 거구나…
여행자:
그때가 사건의 시작이라면, 한 가지 분명해지는 게 있어…
여행자:
「초혼곡」도 없던 상황에서, 알료샤, 너는 눈보라 속으로 들어갔다가 돌아온 유일한 사람이야
미탸:
실제로 돌아온 건 알료샤가 아니라… 「사신」이었던 거지
알료샤:
……
알료샤?:
제법이군. 나를 이 정도까지 몰아붙였으면, 더 연기할 필요도 없겠지
오데트:
알료샤…?
미탸:
네가 바로 「사신」인가?
로노바:
나는 전설에나 나오는 진부한 이름은 좋아하지 않아. 평범한 인간은 나를 「죽음의 집정관」이라고 불러야 하지
로노바:
「전멸」하기 전에 두 「죽은 자」를 찾아내고, 내 존재까지 알아차리다니… 내 예상을 뛰어넘은 「성적」이군. 칭찬할 만해
미탸:
넌 영혼을 인도할 수 있다지. 밤마다 벌어진 그 죽음들도 네가 한 짓인가?
로노바:
너희의 처음 판단을 믿어도 좋아. 두 「죽은 자」의 존재 때문에, 지맥은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은 영혼을 갈구하고 있었거든…
로노바:
그래서 매일 밤 같은 수의 영혼을 집어삼켜 빈자리를 메운 거지. 내가 나설 필요도 없었어. 물론, 영혼을 인도하는 게 내 권능인 것도 맞아
로노바:
자, 보여주지
미탸:
이게 무슨 짓이야!
로노바:
오늘 몫의 두 사람은… 이걸로 끝이야
로노바:
그렇게 긴장하지 마. 너희는 이미 죽은 자들이고, 영혼도 지맥으로 돌아가야 마땅하니까
미탸:
우리가 이미 죽었다는 건 알아. 네가 죽인 거겠지
로노바:
「죽여」? 아니. 살육은 평범한 인간이 내 권능을 흉내 내는 것에 불과해. 나는 본래부터 죽음을 관장하는 존재… 내가 누군가의 죽음을 원한다면, 「살인」 같은 우회적인 방식은 필요 없어
로노바:
너희는 단지 「조건」을 충족시켜, 내 「죽음의 저주」를 발동시켰을 뿐이야
여행자:
(「불사의 저주」는 알았지만, 죽음과 관련된 다른 저주도 있었던 건가…)
여행자:
저주? 언제 우리한테 저주를 건 거지? 대체 왜?
로노바:
인간은 종종 내게 기도하지. 죽음이 언제, 어떤 형태로 찾아올지 알려달라고…
로노바:
하지만 죽음이 왜 찾아오는지 묻는 이는 드물어. 꼭 답을 해야 한다면, 죽음이 찾아오는 이유는 그저 「죽을 때가 되었기 때문」이야
미탸:
말할 생각이 없으시다?
로노바:
얕은 수작은 멈추도록. 본래라면 나와 대화할 자격조차 없는 존재여
로노바:
예전에 그 천사들이 이곳의 지맥을 멋대로 개조하지만 않았어도, 이번 일이 이렇게 복잡해지진 않았을 텐데. 정말 성가시게 됐어
미탸:
일? 우리를 여기 가둬 두고, 친구들이 하나씩 죽어 나가는 걸 지켜보는 게 네 일이라고?
로노바:
그렇게 궁금한 게 많다면, 지난 며칠간 보여준 활약에 대한 보상으로, 선을 넘지 않는 질문 몇 가지는 답해 주도록 하지
로노바:
육체가 죽은 뒤, 영혼이 지맥으로 돌아가야만 비로소 하나의 완전한 「죽음」으로 간주된다
로노바:
내 일은 아주 광범위해. 그 안에는 너희가 잘 아는… 영혼을 지맥으로 인도하는 일도 포함되지
로노바:
나타의 밤의 신의 나라를 알 테지? 당시 나는 그곳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줬어. 그편이 나타의 영혼을 인도하기에 편리하니까
로노바:
이 극장과 이어진 지맥 역시 천사들에 의해 개조된 적이 있어. 몇몇 특수한 피조물의 영혼까지 수용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모양이지만…
로노바:
오히려 그 때문에 평범한 영혼을 수용하는 데 장벽이 생겼지
로노바:
너희가 저주로 인해 극장에서 죽은 뒤, 그 영향이 드러났어. 너희는 이 「사후 세계」에 머무를 뿐, 완전한 죽음에 이르지 못하게 된 거야
로노바:
하지만 「죽음의 저주」로 죽은 영혼이 짧은 시간 내에 지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시기」를 놓쳐버리면…
로노바:
그 영혼은 영원히 삶과 죽음의 경계에 머무르며, 더는 죽음과 생명의 권능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게 돼
미탸:
즉 네가 빨리 이 일을 처리하지 못하고, 우리의 영혼을 전부 지맥으로 돌려보내지 못하면, 우리는 네 통제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말이군
여행자:
(미탸가 아주 날카롭게 짚었어. 이거야말로 로노바가 우려한 일이자, 이번 사건에 개입한 이유일 거야)
여행자:
하지만 너에게 영혼을 인도하는 권능이 있다면, 왜 직접 나타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알료샤의 모습으로 우리 사이에 숨어 있었던 거지?
로노바:
신의 생각을 이해해 보려는 건가? 좋아, 그럼 말해 주지
로노바:
여긴 극장이잖아? 난 이 「죽음의 연극」을 가까이서 감상하는 데 큰 흥미를 느꼈어. 너희가 무대를 주요 활동 구역으로 삼도록 유도할 정도였지
로노바:
나도 모르게 조금 몰입해 버렸다고 할까. 너희가 「얌전히 죽어 주지」 않아서 내게 끼친 수고를 보상했다고 생각해. 이 정도 답이면 만족하나?
미탸:
아니, 별로
로노바:
만족스럽지 않다고? 인간이 신에게 가진 이미지는 이런 거 아니었나?
미탸:
아까 이번 일이 복잡해져서 성가시다며 불평했지?
미탸:
일이라는 게 원래 그래. 너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을 테지
로노바:
너는 인간치고 관점이 제법 독특하군. 그래, 확실히 까다로운 부분이 있었지
로노바:
극장의 지맥에 장벽이 존재하는 탓에, 지맥이 하루에 받아들일 수 있는 영혼의 수에는 명확한 제한이 있어. 그래서 내가 너희 영혼을 한 번에 인도할 수가 없었지
로노바:
섣불리 정체를 밝히면 불필요한 저항에 부딪힐 게 뻔했고, 달아나려는 영혼들이 흩어져 버릴 위험도 있었어
로노바:
그리고 너희가 말하는 두 「죽은 자」에 대해 말하자면, 너희가 「죽은 자」 문제를 해결하도록 내가 의도적으로 유도한 게 맞아
여행자:
거기에도 의문이 있어. 지금 보면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죽은 자의 영혼인데, 왜 그들의 존재만 그렇게 특별했던 거지?
로노바:
그들은 수백 년 동안 지맥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하며, 천사 문명이 만들어낸 장벽을 이용해 지맥의 인도에 저항해 왔어…
로노바:
그 과정에서 수백 년 치 집념이 쌓였지. 이 집념은 죽은 자의 원념과도 같으며, 수백 년 치의 원념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나 다름없었어
로노바: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었지. 그들이 자신의 죽음을 인지하고 마음의 매듭을 풀어, 스스로 눈보라 속으로 걸어 들어가야만…
로노바:
나의 인도를 거쳐 지맥으로 돌아갈 수 있었어. 그러지 않았을 때의 결과는… 너희가 별로 보고 싶은 장면은 아닐 거야
여행자: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 같아… 무서운 모습의 프타슈카를 본 적이 있어. 꿈속이었나? 그게 설마 진짜로 일어날 수도 있던 결과야?
로노바:
꿈을 통해 많은 계시를 얻은 모양이군. 사실 「죽음」도 인간에게 지혜를 줄 수 있어. 영혼은 세상 만물과 모든 인과에 이어져 있으니, 이상할 건 없지
로노바:
어쨌든 나는 영혼에게 「심리 상담」을 해주는 덴 서툴고…
로노바:
이 일은 천사급의 지위와 얽혀 있어 권능으로 직접 해결할 수도 없으니, 너희에게 「폭탄 해체」를 맡긴 거야
로노바:
게다가 두 「죽은 자」의 존재로 인해 매일 밤 너희 영혼이 알아서 지맥으로 돌아가니… 내 입장에서는 일거양득인 셈이었지
로노바:
두 난제가 내 앞에서 서로를 갉아먹으니, 나는 가까운 곳에서 상황을 통제하다가 내 권능으로 마지막 마무리만 하면 됐어
로노바:
덤으로… 평범한 인간의 시선으로 죽음을 해석한 「연극」도 감상할 수 있었고
미탸:
수를 잘 썼네, 「사신」
미탸:
방금 계산해 봤어. 네 말대로 이곳의 지맥이 하루에 받아들일 수 있는 영혼의 수에 명확한 한계가 있다면, 그건 아마 「두 사람」이겠지?
로노바:
그 정도는 평범한 머리로도 뻔히 알 수 있는 사실이야
여행자:
(전체 과정을 되짚어 볼 때야. 지맥이 하루에 두 사람밖에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지난 며칠간의 「죽음」 상황을 정리해 보자)
그동안 있었던 일을 되돌아보기
여행자:
(이걸로 모든 과정이 명확해졌어)
미탸:
네 일은 아직 안 끝난 거 아닌가? 나랑 여행자은(는) 아직 멀쩡히 여기에 서 있어
로노바:
물 님프의 노랫소리가 작은 변수를 만들긴 했지만, 딱 그 정도일 뿐이야
로노바:
지맥은 이미 네 영혼을 붙잡아 뒀어. 내일 아침 첫 햇살이 너를 다시 데려갈 거야. 나도 물 님프라는 종족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다시 생각해 봐야겠군
여행자:
보댜니차도 그랬지… 영혼들이 밤사이에 잠시 돌아와 주기를 바라는 노래라고. 오래 있을 순 없나 보네
로노바:
그리고 너, 여행자. 내 권능으로는 네 영혼을 육체에서 잠시 떼어놓는 것밖에 할 수 없더군. 티바트의 지맥은 애초에 너를 받아들이지 않으니까
로노바:
게다가 네 영혼은 너의 의지로 육체에 단단히 붙들려 있지…
로노바:
티바트의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 강림자인 너에겐, 가장 거친 방식으로만 죽음을 실현할 수 있어… 예를 들면 육체나 영혼을 직접 파괴하는 식으로
로노바:
당장은 강림자와 관련된 일에 끼어들 생각 없어. 아스모데이가 계속 행방불명이거나, 네가 끝까지 이 일에 개입한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미탸:
마지막으로 하나만 묻지… 우리가 여기서 발버둥 치고, 누군가를 희생시킨 일들은 처음부터 아무 의미도 없었다는 거야?
로노바:
죽음은 늘 제멋대로지. 네가 말하는 「희생」도 결국은 인간이 만들어 낸 개념에 불과해
로노바:
내 눈에는 그저 죽음 앞에서 느끼는 자기만족으로 보이는군. 자신의 행동으로 내게서 무언가를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우습기 짝이 없어
movie
당신과 미탸는 알료샤로 위장한 「사신」을 공격했다. 당신의 검이 「사신」의 위장된 껍데기를 베어 상처를 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미 목적을 달성한 「사신」은 떠나버렸다. 그 후 극장 안의 사람들도 「사후 세계」에서 돌아오게 되는데…
극장에서 지내는 동안 페이몬을 걱정하고 그리워했다. 하지만 숙소로 돌아오자 뜻밖의 일이 벌어졌는데…
극장 현장 스태프와 대화하기
여행자:
오데트, 너 괜찮아?
오데트:
어떻게 된 거지…
여행자:
어디까지 기억해?
오데트:
응? 그게 무슨 말이야…? 공연은 다 끝났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안 나…
여행자:
(오데트는 전부 잊어버린 건가…)
미탸:
……
여행자:
미탸?
미탸:
응…? 미안, 잠깐 딴생각을 하느라… 너는…
여행자:
혹시 기억나?
미탸:
……
미탸:
응, 기억났어, 전우. 우리 예상이 맞았네
미탸:
오데트가 군수궁에서 내가 죽은 걸 봤을 때처럼, 죽음의 집정관에게 죽임을 당한 후, 모종의 이유로 다들 되살아난 거야…
미탸:
…다만, 죽어 있던 동안의 일은 잊어버리는 거지
여행자:
오데트랑 다른 사람들은 다 잊어버린 것 같은데, 이번에 너는 어떻게 기억하는 거야?
미탸:
설마… 이것 때문인가? 이게 죽음의 집정관의 표식이라고 했지?
여행자:
난…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미탸:
어… 안 보인다고? 하긴, 사후 세계에서 내가 손에 새긴 게 현실에서 보이진 않겠지
미탸:
그럼… 이 표식은 내 영혼에 새겨졌다는 건가? 조금 찝찝하지만, 그래도 덕분에 이 일들을 기억할 수 있게 됐어
미탸:
너는? 죽음의 집정관이 말한 「강림자」라서 그런 거야?
여행자:
설명하자면 좀 복잡하지만, 맞아
미탸:
이제 대충 일단락된 것 같으니까, 지금까지 얻은 정보를 정리해 보자
미탸:
우선 확실한 건, 이곳의 모든 게 우리가 「죽기 전」 상태 그대로라는 거야. 즉, 사후 세계의 시간과 현실 시간은 똑같이 흐르지 않아
여행자:
사람이 죽기 직전엔 시간이 느리게 흐르고, 짧은 순간에 자기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
미탸:
그때 이미 사후 세계에 반쯤 발을 들인 거겠지? 어쨌든, 우리가 사후 세계에서 겪은 그 며칠은 현실 세계의 몇 분에 불과했던 것 같아
미탸:
이건 예전에 군수궁 사람들이 대규모로 단기 기억 상실을 겪은 일과도 맞아떨어져. 다들 그 사신이 말한 「죽음의 저주」로 인해 잠깐의 죽음을 겪었던 거야
미탸:
진상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죽었다가 되살아나는 일이 특정 시간대의 기억을 잃은 것처럼 느껴졌던 거지
미탸:
그렇다면 지금 남은 의문은, 「죽음의 저주」가 대체 어떤 조건에서 발동되는지, 그리고 죽은 뒤에 왜 다시 부활하는지야
여행자:
우리를 죽이는 게 그녀의 최종 목적이 아닌 건 확실해. 하지만 왜 사람을 「죽이는」지는 여전히 미지수야
미탸:
응. 이번에는 극장의 지맥 문제 때문에 특수하게 처리해야 했던 것뿐, 지금까지 연구원들의 기억 상실 상황을 보면, 우리를 죽이는 건 이미 일상이었던 것 같아
미탸:
그러고 보니… 내가 「죽기」 전에 뭔가를 적으려고 했던 것 같은데
미탸:
도무지 떠오르질 않네… 연구 프로젝트와 관련된 거였는데…
미탸:
……
미탸:
미안, 여행자.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 지금은 군수궁으로 돌아가 봐야겠어
발레리:
제가 조사했던 바로는, 미탸 씨에게 당신 같은 친구는 없었습니다
발레리:
그런데 방금 두 분이 꽤 친해 보이시더군요…. 미탸 씨가 어딜 저렇게 급하게 간 건지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발레리:
아, 그리고… 혹시 저희도 예전에 만난 적이 있습니까? 실례되는 질문입니다만, 어쩐지 당신에게서 설명하기 어려운 「친근함」이 느껴지는군요
여행자:
마침 그 얘기를 하려던 참이었어요. 극장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불러 모아 주실 수 있을까요?
사람들은 다시 한번 무대 위에 모였다. 다만 이번에는 현실 세계였고, 극장 밖의 모든 것이 눈보라에 삼켜진 것도 아니었다
극장 지맥의 특수성 때문인지, 사람들은 사후 세계에서의 경험을 완전히 잊지는 않은 듯했다
모든 것이 아득한 꿈속의 기억처럼, 당신의 이야기를 따라 끊임없이 되살아났다. 모두가 생각에 잠겼다…
사람들은 서로의 「운명」을 확인했고, 마침내 오늘의 공연도 막을 내리게 되었다
극장 나가기
오데트:
추구노프가 정말 공장을 닫기로 했어. 극장에서 벌어진 일이 우리에게 조금은 좋은 쪽으로 작용한 셈이네
오데트:
사후 세계의 내가 너를 군수궁에 데려가 주기로 약속했댔지? 난 널 믿어. 어렴풋이 그런 약속을 한 기억이 나는 것 같기도 해
오데트:
그래, 가서 페이몬의 상태를 확인해 보자. 어차피 군수궁에 가는 것도 페이몬에 관한 걸 알아내기 위해서니까
숙소로 돌아가 페이몬의 상황 살펴보기
여행자:
(드디어 돌아왔어. 내 시점에선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페이몬한테는 짧은 공연 한 편 정도의 시간이었겠지)
여행자:
(이따 페이몬을 만나면 감정을 좀 조절해야겠어. 안 그러면 너무 이상해 보일 거야…)
오데트:
잠깐만, 여기 분위기가 좀 이상해
오데트:
쉿… 조용히 움직여. 들어가서 확인해 보자
우인단 병사:
…아직 「타르탈리아」 님께 연락이 닿지 않았어? 다른 지시는 없고? 혹시 그분께서 곧 돌아오시기라도 하면…
우인단 병사:
아…
우인단 병사:
죄송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저희도 정말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여행자:
빨리 말해요! 페이몬은 어떻게 된 거죠!
우인단 병사:
아, 아… 「피에로」, 「피에로」 님입니다. 그분께서 직접 이곳에 오셔서 페이몬 님을 데려가셨습니다
우인단 병사:
「피에로」 님은 우인단의 「총괄관」이시라, 그 권한은 무엇보다 우선하며 누구도 따져 물을 수 없습니다. 저, 저희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여행자:
「피에로」!?
오데트:
그분이 떠난 지 얼마나 됐지? 페이몬의 상태는 어땠고?
우인단 병사:
아마 한 시간 전쯤이었을 겁니다
우인단 병사:
당시 페이몬 님은 깊이 잠들어 계셨고, 「피에로」 님께서 아주 자연스럽게 데려가신 것 같았습니다. 절대, 절대 거칠게 대하시진 않았습니다…
여행자:
어디로 갔는지 아세요?
우인단 병사:
그건…
오데트:
군수궁일 거야. 그분은 요즘 군수궁의 실험을 감독하면서 진행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계시거든. 이건 우인단의 모두가 아는 얘기야
오데트:
그분이 직접 여기까지 온 건 정말 의외네. 페이몬을 데려간 목적이 뭐든, 일단은 군수궁으로 돌아갔을 가능성이 커…. 마침 우리도 원래 그쪽으로 가려던 참이니…
여행자:
길을 안내해 줘, 오데트
오데트:
그래, 출발하자
군수궁으로 가서 페이몬 찾기
오데트:
이 앞이야. 빨리 들어가자
여행자:
아니, 나 혼자 들어갈게. 내가 「강행 돌파」할 생각이라는 건 알잖아. 우인단인 너는 밖에 남는 게 나아
오데트:
나도 널 데리고 군수궁의 출입 「절차」 같은 걸 밟을 생각은 없어. 똑같이 강행 돌파할 거야
오데트:
난 우인단이지만, 한겨울 계획에 반대하는 「레레크」이기도 하니까
오데트:
지금 제일 중요한 건 페이몬의 안위야. 내가 있으면 전력에도 보탬이 돼. 안에 「내부자」가 있어야 처리하기 쉬운 장치가 있을지도 모르고
여행자: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오데트:
가자, 망설일 시간 없어
로노바의 「죽음의 저주」에 대응하기
여행자:
(뭐지… 앗! 이 느낌, 기억나…)
여행자:
(「죽음의 저주」야! 안 돼, 하필 이런 순간에… 「죽음의 저주」가 이렇게 금방 다시 찾아온다고?)
여행자:
(오데트…)
「사후 세계」에서 탈출해 현실로 돌아가기
여행자:
(여긴… 또 「사후 세계」인가?)
여행자:
(어떻게든 현실로 돌아가야 해. 저건… 오데트의 「불꽃 호박」? 방금 저게 날 깨워 준 건가…)
페이몬 찾기
여행자:
오데트… 오데트!
여행자:
(활력 징후가 없어.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면, 얼마 후에 다시 「부활」하겠지?)
여행자:
(오데트가 일부러 「불꽃 호박」으로 내 영혼을 인도해 준 건가? 예전에 꿈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 같아…)
여행자:
(오데트 덕분에 내 영혼이 빠르게 육체를 되찾고 깨어날 수 있었어… 고마워)
여행자:
(하지만… 미안해. 지금은 널 지켜줄 시간이 없어. 네가 벌어준 이 시간으로, 페이몬을 되찾아야 해!)
페이몬 찾기
당신은 전속력으로 군수궁에 뛰어들어 페이몬이 있는 방의 스위치를 찾아냈지만, 문을 여는 순간 「죽음의 집정관」 로노바가 갑자기 강림한다…
여행자:
(찾았다! 페이몬은 역시 여기 있었어!)
로노바:
아직도 교훈을 얻지 못한 건가
여행자:
로노바!?
로노바:
이미 한 번 집단 죽음에 휘말렸는데, 이번에 또 현장에 나타났군
로노바:
한 번은 우연으로 봐줄 수 있어. 하지만 두 번째라면, 네가 의도적으로 스네즈나야 일에 개입하고 있다고 봐도 되는 건가?
여행자:
……
로노바:
표정을 보니, 아는 게 많지는 않은 모양이군
로노바:
그럼 이번에는 충고해 두지. 스네즈나야 일에 끼어들지 마
로노바:
교훈을 배울 줄 모르는 문명은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소모하다, 결국 존재 의의마저 잃게 돼
로노바:
그리고 강림자인 너는, 곧 사라질 문명이 필사적으로 붙잡을 「지푸라기」 삼기에 딱 좋은 존재지… 네 입장을 잘 생각해 보도록 해
여행자:
내가 직접 판단할 거야. 네 충고는 필요 없어
로노바:
마음대로 해. 「청산」의 날이 오면, 설령 강림자라 해도 혼자만 무사할 수는 없을 테니
로노바:
음, 「부활」의 시간이 거의 다 됐군. 이 땅의 인간들은 아직 내 모습을 엿볼 자격이 없으니,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movie
당신과 대치하던 중, 로노바가 갑자기 페이몬을 「회수」하려 했다. 하지만 다행히 「피에로」가 나타나 로노바의 공격을 막아 냈고, 그 후 당신은 로노바와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격전이 이어지던 중, 「죽음의 저주」로 인해 잠시 죽음을 맞이했던 사람들이 점차 「부활」하기 시작했고, 이를 알아챈 로노바가 다시 사라졌다…
페이몬과 대화하기
여행자:
진짜 보고 싶었어, 페이몬
페이몬:
무슨 소리야, 하하, 우리 별로 오래 떨어져 있지도 않았잖아
여행자:
이번엔 달라
여행자:
몸 상태가 괜찮아 보이네?
페이몬:
응, 이제 완전히 회복된 것 같아. 잠깐 자고 일어났더니 여기에 와 있는 거 있지…
페이몬:
「피에로」랑, 저기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저 사람이 내 몸에 어떤 「에너지」를 불어넣어 줬어. 그게 나를 불편하게 만들던 힘을 상쇄해 준 느낌이야
여행자:
미탸도 널 도와줬다고?
미탸:
아까 극장에서는 갑자기 가서 미안해. 급하게 검증해 볼 가설이 있었거든
미탸:
네 친구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실험 에너지가 이 친구에게 미친 영향을 되돌려 놨어. 「피에로」 님이 특별히 그렇게 당부하셨거든
「피에로」:
이번이 정식으로 만나는 자리라고 해야겠군, 여행자. 페이몬의 상태가 지체할 수 없는 상황이라 직접 데려왔다네. 부디 개의치 않았으면 좋겠군
페이몬:
근데 있잖아… 너 같은 거물이 왜 나를 이렇게 신경 쓰는 거야…?
「피에로」:
자네가 스네즈나야에 처음 왔을 때, 내가 말했었지. 우리는 예전에 함께 지낸 적이 있다고… 아주 먼 과거에 말이야
페이몬:
응, 그랬지. 나도 널 처음 봤을 때부터 왠지 모를 친근감이 느껴졌어…
「피에로」:
옛이야기는 나중에 나누도록 하지. 미탸, 아까 하던 보고를 계속하도록. 에너지 연구의 최종 실험을 앞당겨 진행한 결과는 어땠지?
미탸:
좋은 소식은, 「죽음의 집정관」에 대한 제 추측이 입증됐다는 겁니다
미탸:
나쁜 소식은… 실험과 「겨우살이 계획」을 전면 중단하길 권고드린다는 거고요. 현재로서는 돌파구가 전혀 없습니다… 이건 연구자로서 지극히 이성적으로 내린 판단이에요
「피에로」:
……
「피에로」:
네 의견을 존중하마. 계획은 중단한다… 「죽음의 집정관」을 처리할 때까진
페이몬:
뭐, 뭐? 지금 그게 무슨 소리야? 「죽음의 집정관」 로노바를 처리하겠다니? 어떻게? 죽이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미탸:
더 이상 위협이 안 되게 만들 수만 있다면, 어떤 방식이든 상관없어. 그전까진, 우리가 어떤 일을 하든 다 헛수고일 거야
미탸:
방금 일을 겪고 나서, 난 로노바의 목적을… 또는, 「죽음의 저주」의 발동 조건을 확신했어
여행자:
그게 뭔데?
미탸:
로노바가 하고 있는 건, 스네즈나야의 기술 발전을 「봉쇄」하는 거야. 스네즈나야가 천리를 위협할 수단을 갖지 못하게 막는 거지
「피에로」:
천리의 충견…
미탸:
기술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모든 발상, 연구, 실험이 「죽음의 저주」의 발동 조건이 될 수 있어
미탸:
방금 전, 나는 에너지 연구의 최종 단계 실험을 앞당겨 진행했어. 성공만 하면, 결정적인 돌파구를 얻을 수 있는 실험이었지
미탸: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실험이 시작되자마자 모든 연구원과 실험자, 관측자가 저주로 인해 「죽어버렸어」
미탸:
우리의 모든 노력도, 한겨울 계획으로 모은 에너지와 재료도 전부 날아가 버렸지…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로 말이야
여행자:
그럼, 우리가 극장에 있을 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는 거야?
미탸:
맞아. 공연 도중에 내가 실험에 관한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려서, 그 때문에 모두가 휘말린 거야
미탸:
저주의 내용은 대충 이런 식이겠지… 「기술 발전으로 이어질 요소가 나타나면, 그 장소에 있는 모든 생명을 빼앗는다」
페이몬:
윽… 너무 극단적인 방식이야
미탸:
저주가 발동하는 장소는 보통 군수궁 내부였을 거야. 외부인의 출입이 금지된 곳이라, 이런 집단 사망 현상이 지금까지 관측되지 않았던 거지
미탸:
오데트가 아마 첫 번째 목격자였을 거야. 오데트가 군수궁에 잠입하기 직전에, 「죽음의 저주」가 발동했던 거지
페이몬:
근데 방금 「최종 단계 실험」이라고 하지 않았어? 그럼 너희도 진전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네?
미탸:
맞아. 신이 핵심 요소들을 봉쇄하더라도, 인간은 여전히 아주 작은 축적을 통해 기술을 쌓아갈 수 있어…
미탸:
하지만 로노바도 알았을 거야. 그런 축적은 언젠가 한계에 도달한다는 걸. 그때가 되면, 「진리」를 증명하기 위한 실험이 반드시 행해질 거라는 걸
페이몬:
그게 너희가 하려던 그 실험이야?
미탸:
응. 우리는 가장 중요한 지점에 서 있었어. 양적 변화가 질적 변화로 바뀌기 직전의 순간이었지. 실험 하나만 성공하면, 지금까지 쌓아 온 모든 것들이 결실을 맺을 수 있었어
미탸:
그런데 지금은, 어둠 속에서 더듬거리며 나아가다, 끝내 빛 한 줄기 새어 나오지 않는 벽에 닿아 버린 것 같아
미탸:
로노바의 「죽음의 저주」가 존재하는 한, 우리는 실험을 진전시킬 수도,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도 없어…
「피에로」:
한겨울 계획이 현 단계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현재 스네즈나야의 국력으로는 이런 상태의 시행착오를 반복할 여력이 없다
「피에로」:
로노바를 처리해야만, 계획을 계속 추진할 수 있어
페이몬:
하지만 「죽음의 집정관」은… 누구든 죽이고 싶으면 바로 죽일 수 있는 거 아니야? 제일 무서운 권능 같은데,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상대를 정말 이길 수 있어?
미탸:
아니, 뭐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닐 거야. 가장 확실한 증거는…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거지
페이몬:
아…
미탸:
우리 같은 연구원들을 죽여버리면 끝날 문제인데, 왜 굳이 몇 번이고 되살려 놨을까? 기술이 지금 수준까지 발전하도록 말이야
페이몬:
그러니까… 「죽음의 집정관」한테도 우리가 모르는 제약이 존재한다는 거네?
미탸:
응. 내 생각에 돌파구는 여기에 있어
「피에로」:
어쨌든 「죽음의 집정관」은 우리가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이다. 「생명」, 「죽음」, 「시간」, 「공간」 모두 우리가 맞서야 할 대상이지. 결국…
「피에로」:
…우리의 목표는 「천리」니까
페이몬:
우인단은… 「천리」에 도전하려는 거야?
여행자:
(우인단과 스네즈나야 여왕의 목표가 「천리」일 거라고 어렴풋이 짐작은 했지만…)
여행자:
(「피에로」의 입으로 직접 이런 말을 들으니 충격적이고 놀랍네. 여왕의 목적이 일반 백성들에게 비밀로 부쳐진 것도 이해가 돼)
여행자:
(스네즈나야에게 이건 과연 어떤 길이 될까…)
미탸:
그럼… 「피에로」 님, 저 휴가를 신청하겠습니다. 이 기간을 이용해 생각과 데이터를 정리하고 싶어서요
「피에로」:
그래. 실험에 관한 일은 더 생각하지 말고, 「죽음의 저주」가 민간인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조심해라
「피에로」와 대화해 더 많은 정보 알아보기
「피에로」:
아직 시간이 있으니, 스네즈나야의 「귀빈」인 자네를 대접하도록 하지. 알고 싶은 것이라도 있는가?
여행자:
「겨우살이 계획」에 대해…
여행자:
콜롬비나한테 「겨우살이」라는 단어를 들은 적이 있어요
페이몬:
맞아. 나도 아까 듣고 물어보고 싶었어. 스네즈나야가 「한겨울 계획」을 추진 중이라는 건 아는데, 「겨우살이 계획」은 또 뭐야?
「피에로」:
「한겨울 계획」은 자네들도 알다시피 국가 자원을 관리하기 위해 시행한 일련의 조치일세. 그 목적은… 「겨우살이 계획」을 지원하는 데 있지
「피에로」:
그대들이 지금까지 보아 온 많은 일들은, 본질적으로 모두 「겨우살이 계획」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었네
「피에로」:
노드크라이의 달의 힘 실험설계국도 마찬가지라네. 달의 힘을 연구하는 건 표면상의 목적일 뿐, 핵심 임무는 현지의 자원과 연구 성과를 이용해 「겨우살이」를 제조하는 것이지…
여행자:
「천리」와 결전을 치르기 위한 무기, 맞죠?
페이몬:
어? 넌 그걸 어떻게 알아?
여행자:
전해 들은 정보가 있어서 추측한 거야
페이몬:
그러니까… 저기 있는 저거구나! 노드크라이에 그렇게 많은 인력을 배치한 것도 저것 때문이었어. 나도 자세히 구경해 봐야겠다…
「피에로」:
단순히 달의 힘에만 의지해서는 셀레스티아의 방어선을 돌파할 수 없네. 「천리」에 도전하는 건 더더욱 불가능한 일이지
「피에로」:
광계의 힘에 맞서는 건 「천리」도 익숙할 것이고, 원소력은 「천리」가 전환해 낸 인간계의 힘이니 창조자를 상대하는 데 쓸 수 있을 리 만무하네
「피에로」:
그래서 우리는 잠시 「제3의 강림자」와 「별의 쐐기」에 관련된 에너지에 주목했네. 그것은 「겨우살이」가 진정으로 「천리」에 맞설 수 있게 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
「피에로」:
다시 말해, 별의 쐐기에 담긴 관련 에너지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는 일종의 「셀레스티아 대항용 에너지」를 얻을 수 있네
페이몬:
달의 힘 실험설계국… 「한겨울 계획」… 신에너지 연구 실험까지, 전부 「겨우살이 계획」으로 이어져 있었던 거네
페이몬:
게다가 그 계획은 완성 직전인 상태고. 그래서 「죽음의 집정관」이 막으러 나타난 거야…
여행자:
스네즈나야 여왕에 대해…
「피에로」:
여왕 폐하께서는 직접 마물을 토벌하러 나가셨네. 그렇지 않았다면, 여왕 폐하께서도 기꺼이 자네를 만나셨을 걸세
여행자:
(스네즈나야는 과거 나와 우인단 사이에 있었던 충돌을 문제 삼을 생각이 없는 모양이네…)
「피에로」:
집행관들은 신의 심장 회수와 관련된 일에서 자율권을 갖고 있지만, 그들이 스네즈나야의 공식 입장을 완전히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
여행자:
제 생각을 꿰뚫어 보셨네요
페이몬:
나 예전부터 진짜 궁금했던 게 있어. 스네즈나야 여왕은 왜 신의 심장을 모으는 거야? 그것도 「천리」에 맞서기 위해서야?
「피에로」:
신의 심장은 「천리」에 맞서기 위한 핵심 수단이네. 그 밖의 이유는… 여왕님에게 직접 묻는 것이 좋을 걸세. 내가 제공해도 되는 정보인지 확신할 수 없으니
페이몬:
그렇게 높은 사람인데도 확신을 못 한다구…? 휴, 알겠어
여행자:
「천리」를 상대하는 건 평범한 사람이 보기엔 허황된 꿈 같은 일이에요. 여왕은 왜 이토록 이 일에 집착하는 거죠?
「피에로」:
지금의 티바트에서 「문명」은 허망한 표상에 불과하네. 언제든 「부정」당할 수 있는 존재지
「피에로」:
우리의 문명은 항쟁 속에서 멸망할 수는 있네. 하지만 「천리」의 생각 하나만으로 존재 자체를 완전히 부정당하고, 사라지는 운명을 받아들일 수는 없네
「피에로」:
이 상황을 바꿔야만, 「천리」를 전복해야만, 우리의 문명은 비로소 뿌리를 내렸다고 할 수 있겠지…
「피에로」:
그렇지 않으면 켄리아와 휘페르보레아 같은 나라의 사람들이 겪었던 일이 계속 반복될 뿐이네
페이몬:
「멸망」은 해도… 「부정」당해서는 안 된다…?
「피에로」:
그리고… 그대들에게는 아직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이 세계의 모든 규칙이 「저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페이몬:
엥? 전부 다? 난 「죽음의 저주」랑, 너와 데인슬레이프가 걸린 「불사의 저주」 정도밖에 몰라…
여행자:
츄츄족의 탄생이나… 나타의 「환혼시」 규칙도 저주라는 거죠? 푸리나의 긴 수명도 포칼로스가 건 저주 때문이라는 건 알고 있어요…
「피에로」:
그렇네. 그리고… 「인간을 향한 마신의 사랑」 역시 천리가 마신에게 부여한 저주라네
페이몬:
그, 그것까지?
「피에로」:
여왕 폐하께서는 줄곧 「천리」를 증오할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계셨네…
「피에로」:
만약 폐하께서 「천리」의 권능을 빼앗는다면, 그분은 이 세계 전체를 재구성하실 것이네. 그때가 되면, 사람들은 저주와 거짓에서 완전히 해방되겠지
「피에로」:
기대하게. 그것은 자네들의 상상을 넘어서는 세계가 될 것이니
「피에로」:
스네즈나야의 백성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나, 늘 환경과 맞서 싸워야 하는 이 설국에서, 한 번도 신의 편애를 받은 적 없는 이 나라에서…
「피에로」:
다 같이 여왕 폐하 밑에 뭉쳐 「항쟁」한다면, 더 나은 새로운 세계를 맞이할 수 있다고 믿고 있네
여행자:
당신과 페이몬의 관계에 대해…
페이몬:
나, 난 정말 기억 안 나. 내 기억 속에는 우리 둘 사이에 아무것도 없어. 믿어줘!
여행자:
뭘 그렇게 긴장하고 그래…
「피에로」:
내가 설명하지. 페이몬이 군수궁에서 연구하는 「셀레스티아 대항용 에너지」에 반응한 이유는 바로…
「피에로」:
…페이몬이 셀레스티아에서 온, 셀레스티아의 피조물이기 때문이네
페이몬:
내가… 셀레스티아의 피조물이라고?
여행자:
(맞아, 그때는 분노에 차서 생각을 못 했지만, 분명히 로노바도 그랬어. 페이몬은 셀레스티아의 피조물이지만, 셀레스티아의 힘이나 권능은 담겨 있지 않다고…)
「피에로」:
노드크라이의 달 조각… 알고 있겠지만, 그것은 우인단의 기술로 하늘에서 「끌어내린」 것이네
「피에로」:
그 기술이 처음 사용된 것은 500여 년 전 켄리아에서였지…
「피에로」:
내가 하늘을 향해 그 기술을 사용했을 때 돌아온 응답… 그것이 바로 셀레스티아에서 강림한 페이몬이었네
「피에로」:
나는 페이몬을 「검은 왕」께 바쳤으나, 「검은 왕」께서는 이 선물에 어떠한 흥미와 만족도 느끼지 않으셨지
「피에로」:
그 뒤 페이몬은 내 궁전에서 잠시 머물렀네. 그러다… 「켄리아 재앙」이 찾아왔지
페이몬:
잠깐만… 나 너무 혼란스러워. 지금 500년 전 켄리아 때 일을 말하는 거야? 그게 내 얘기라고?
여행자:
페이몬이 최소 500살은 됐다는 건가요?
페이몬:
하지만 난 네가 말한 것들이 하나도 기억 안 나.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누군가에게 선물로 바쳐진 것도…
「피에로」:
켄리아 재앙을 겪었으니, 자네도 어떤 저주를 짊어졌을지도 모르네. 기억 상실은 내가 본 대가 중 가장 가벼운 축에 속하네
페이몬:
켄리아 시절의 기억만이 아니야. 난 내가 지난 500년을 어떻게 지나왔는지 몰라. 아무리 떠올리려고 해도, 최근 몇 년간의 기억밖에 없다구…
페이몬:
켄리아 시절의 나는 어땠어? 셀레스티아에서 내려왔으니까, 아는 게 엄청 많았으려나? 아니면 되게 되게 똑똑했나?
「피에로」:
유감스럽지만, 자네가 켄리아에 강림했을 때 의식 수준은 갓 태어난 아기와도 같았지… 셀레스티아에서 자네가 어떤 존재였는지는 아무도 모르네
「피에로」:
켄리아에서 지내던 동안에도, 성격은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았네
페이몬:
야! 우씨, 기억을 찾고 똑똑해지려던 계획이 시작도 전에 물거품이 됐잖아…
페이몬:
그래도 그때 네가 날 잘 챙겨준 거지? 안 그랬으면… 음… 기억을 잃고 나서도 네가 친근하게 느껴질 리 없잖아…
「피에로」:
…오히려 그 반대네. 당시의 나는 줄곧 자네 존재를 외면했고, 정신은 온통 「현자」 흐로프타튀르와의 싸움에 쏠려 있었지…
「피에로」:
하지만 지금의 자네는 내 눈에, 그 광기의 시대에서 유일하게 미치지 않은 존재처럼 보이는군. 보호받을 가치가 있지
페이몬:
으… 그런데도 네가 친근하게 느껴지다니, 나한테 문제가 있나 봐
페이몬:
하지만 제일 신경 쓰이는 건… 있잖아, 여행자… 혹시 내가 「셀레스티아의 피조물」이라서 필요 없어진 건 아니지…?
페이몬:
헤헤, 그, 그럼 안심이야. 나도 지금 알게 된 사실이라 아직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거든
여행자:
더 궁금한 건 없어요. 이제 앞으로의 일에 대해 얘기해 보죠…
여행자:
많은 걸 알려줘서 고마워요. 솔직히 좀 의외네요. 몇몇 정보는 저한테 이렇게까지 다 말해주진 않을 줄 알았거든요
「피에로」:
상황이 이러하니, 우인단이 「동맹」에게 정보를 숨길 필요는 없지
페이몬:
「동맹」?
「피에로」:
「겨우살이 계획」을 추진하려면 우리는 반드시 「죽음의 집정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너도… 그녀를 용서할 생각은 없겠지
여행자:
네. 로노바가 다음에도 페이몬을 「회수」하겠다고 한 순간부터, 화해는 불가능해졌어요
「피에로」:
이 정도 상대를 앞에 두고, 입장 문제로 다툴 시간은 없다. 연합할 수 있는 모든 힘과 손을 잡는 것이 행동의 전제가 되어야 하지
페이몬:
정말 날 지키려고 「죽음의 집정관」한테 도전하려는 거야? 하지만… 난 그저…
페이몬:
응… 고마워… 으아, 네가 이러니까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 아무튼, 진짜 감동이야!
「피에로」:
여왕 폐하께서 곧 승리하여 돌아오실 것이네. 우인단 내부에서도 대적할 방안을 논의할 테니, 우리는 금방 다시 만나게 될 걸세
여행자:
네, 페이몬의 일은 감사해요. 당분간은 제가 잘 지킬게요
페이몬:
저기… 나 하고 싶은 얘기가 하나 더 있어. 아니… 부탁이라고 해야 하나. 천리에 맞서기 위한 「겨우살이」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어!
페이몬:
기밀인 건 알아! 그냥 한번 물어본 거니까, 곤란하면 안 보여줘도 돼…
「피에로」:
가능하네
페이몬:
어? 진짜? 아니야, 역시 됐어. 로노바가 갑자기 틈을 노리고 나타나면 어떡해…
「피에로」:
기술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이미 셀레스티아의 피조물이 그것을 파괴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네. 그 점은 안심하도록
페이몬:
오… 하긴,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내 몸이 불편할 정도였으니까. 좋아, 그럼 안심하고 구경할게!
군수궁 떠나기
페이몬:
어? 오데트!
오데트:
페이몬? 무사해서 다행이야… 기운이 있어 보이네. 몸은 회복된 거야?
페이몬:
응, 설명하자면 길어… 넌 왜 여기 있어? 우리를 기다린 거야?
오데트:
응. 깨어난 후에 안으로 쫓아 들어가려 했는데, 그 경비들도 같이 깨어났더라고… 혼자 상대하긴 버겁고, 당당하게 「잠입」할 수도 없어서…
오데트:
…왔던 길로 돌아와 여기서 너희를 기다리고 있었지
여행자:
그때 네 덕분에 내 영혼이 빨리 몸을 되찾을 수 있었어. 고마워
오데트:
정말 효과가 있었어? 안 좋은 예감이 들었을 때, 운에 맡기고 시도해 본 것뿐인데
오데트:
고마워하려면… 이 물건한테 해야겠네…
오데트:
이곳의 일이 일단락됐으니, 나도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러 가야겠어…
극장을 떠난 일행
공장 직원:
아, 공장장님, 돌아오셨군요. 안 그래도 방금 「한겨울 계획」 중단 통지를 받고 긴급회의를 열었습니다
공장 직원:
여기 저희가 구상한 계획안입니다. 단순 생산량 확대에 그치지 않고, 인력 감축을 통해 재정 구조를 전면 개선하는 방향으로 검토했습죠
공장 직원:
계산상 앞으로는 공장의 이익을 최소 3할 이상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공장장님께서 분부만 내려 주시면…
추구노프:
됐어
추구노프:
에너지원은 필요한 사람들한테 남겨줘. 먹고사는 데 쓰든, 장사하는 데 쓰든, 마음대로 하라고 해
추구노프:
생산 중단하고 접을 준비해. 노동자들한테 줄 보상도 빠짐없이 지급하고. 그동안 다들 고생 많았어
공장 직원:
제, 제가 잘못 들은 거 아니죠? 대체 왜요? 그 힘든 시기를 다 버텨내고, 이제 좀 벌어볼 차례인데…
추구노프:
그냥 하기 싫어졌어. 이유 같은 거 없어
추구노프:
「이스크라」도… 이제 쉴 때야
알료샤:
「포효단」 여러분께 알립니다. 「레레크」의 과격한 행위가 조직의 명예와 사회 안정을 해쳤기에, 논의 끝에 해당 이름을 영구 봉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알료샤:
다만 그 동기가 국민의 이익이었음을 감안해, 「포효단」은 정부와 협상하여 모든 처벌을 면제받았습니다
알료샤:
「레레크」에게는 정직 처분을 내리며, 이후 행보에 따라 다른 코드 네임으로 「포효단」 활동을 재개하도록 허가할 예정입니다
알료샤:
위 내용을 공지하는 건, 그림자 속에서 활동할 때 동기와 수단이 동등하게 중요함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알료샤:
「한겨울 계획」이 중단되고 「포효단」이 단계적 승리를 거뒀다 할지라도, 교만함과 조급함을 버리고 성과를 더욱 공고히 다져야 합니다
알료샤:
「우리의 행동은 오직 오로라와 동토를 지키기 위함이요, 영광과 단결을 이룩하기 위함이다」
보댜니차:
「우리의 행동은 오직 오로라와 동토를 지키기 위함이요, 영광과 단결을 이룩하기 위함이다」
보댜니차:
정말 일단락된 것 같네
알료샤:
우리 말이야?
보댜니차:
그냥 감상에 젖어 본 거야
보댜니차:
과거의 스네즈나야성 평의회는 이렇게까지 떠들썩하지 않았거든
「시뇨라」의 무덤으로 가기
오데트:
(내가 여기에 오게 될 줄은 몰랐는데…)
오데트:
(이제야 전부 알겠어요, 로잘린)
「시뇨라」:
「영혼을 찾아서」를 여러 번 봤어. 네 어미가 추는 것도 봤고
오데트:
…갑자기 그 얘기는 왜 꺼내시죠?
「시뇨라」:
똑같은 극본이라 해도, 추는 사람에 따라 다른 분위기가 묻어나더군
오데트:
당신이 발레 이야기를 꺼낼 줄은 몰랐는데요
「시뇨라」:
명맥이 끊기는 게 아쉬울 뿐이야. 그 여자가 널 가르치진 않았지?
오데트:
…흥. 빙빙 돌려서 도발하는 게 당신답진 않네요
「시뇨라」:
「우리는 눈보라 속에서 서로를 끌어안고, 시간의 무정함을 녹이네…」
「시뇨라」:
「끝내 몸이 산산이 부서진다면, 그 또한 사랑이 남긴 증명일까」
오데트:
……
오데트:
노래를 못하시나 봐요?
「시뇨라」:
조용히 해
movie
이 이야기는 「불꽃 호박」, 「시뇨라」, 「기억과 망각」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오데트는 결국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선택한다
페이몬과 함께 주변 둘러보기
페이몬:
바깥 공기 진짜 좋다! 머리도 안 어지럽고, 몸도 안 뜨겁고, 날고 싶은 대로 날 수 있어——
페이몬:
드디어 내가 어디서 왔는지 알게 됐네. 처음엔 좀 긴장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마음이 놓여
페이몬:
내가 「셀레스티아의 피조물」이라 해도, 아마 별로 중요하지 않은 존재였을 거야. 「먹고 노는 꼬마 요정」 같은 거였겠지
페이몬:
그리고 너도 이런 일 때문에 내가 필요 없어지진 않는다고… 어, 빨리 와! 왜 이렇게 천천히 걸어?
여행자:
너 요 며칠 동안 침대에 누워서 먹기만 했으니까, 이렇게 빨리 날 수 있을 줄 몰랐지
페이몬:
무슨 소리야? 난 언제나 날렵한 「하얀 둥실이」라구
페이몬:
원래는 스네즈나야성에 있는 서점들을 둘러보려고 했는데, 지금은 그냥 막 날아다니고 싶어. 서점 구경은 조금 뒤로 미룰래…
페이몬:
잠깐, 여기에도 야에 출판사의 라이트 노벨이 있네… 어? 이건 폰타인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던 추리 소설이잖아? 후속작이 나왔어!
페이몬:
스네즈나야의 현지 책들도 다 재밌어 보여. 무거워서 들고 다니기 힘든 게 문제지…
여행자:
막 날아다니고 싶은 기분이라며?
페이몬:
날면서 볼 거야!
페이몬:
여기 두 인형 중에 어떤 게 더 예쁜 것 같아?
페이몬:
헤헤, 좋아! 사장님, 이거 두 개 다 줘! 난 나머지 하나 가질래!
여행자:
하나만 사려던 게 아니었구나… 알았어, 내가 계산할게
블류시코:
네, 구매 감사합니다
페이몬:
그럼 가져갈게… 어?
페이몬:
어어?
페이몬:
에에——
여행자:
풉…
페이몬:
도대체 몇 겹이나 있는 거야! 우씨, 너 왜 웃어,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
페이몬:
저기 봐,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 있어… 어, 저기 타르탈리아 아니야? 야, 타르탈리아!
「타르탈리아」:
이 목소리는… 역시 너구나, 페이몬, 그리고 내 파트너. 몸은 좀 회복됐나 봐?
페이몬:
응, 「피에로」가 원인을 알아서 치료해 줬어. 헤헤, 날 지키려고 사람을 보내줘서 고마워
「타르탈리아」:
아, 그 얘기를 하니까 좀 민망하네. 설마 「총괄관」이 직접 널 찾아갈 줄 누가 알았겠어. 미안 미안
「타르탈리아」:
참, 소개할게. 이쪽은 내 여동생, 토니아야
페이몬:
토니아, 안녕
토니아:
안녕하세요. 저희 오빠가 늘 폐를 끼쳐서 부끄럽네요
「타르탈리아」:
하하, 만나자마자 그런 말을… 사실이긴 하지만
여행자:
(이 아이가 진짜 토니아구나…)
「타르탈리아」:
토니아한테 들었는데, 너희 극장에서 못 만났다며? 아무리 기다려도 내가 안 오니까 걱정돼서 극장 밖으로 나왔다더라
토니아:
네, 그런 말은 하나도 안 했어요! 온 성안을 다 뒤지고, 마지막에 글루포프 앞에서 오빠를 붙잡고 나서야 그 얘기를 들었죠
「타르탈리아」:
요즘 너무 바빠서 집에 돌아갈 시간이 없었어… 여행자이(가) 사정을 아니까, 너한테 설명해 주겠거니 했지
토니아:
흥, 눈은 점점 쏟아지는데, 웬만해선 안 늦던 사람이 늦으니까 걱정했다구! 그냥 바람맞힌 거였을 줄이야…
「타르탈리아」:
미안 미안. 다시 한번 사과할게. 부모님한테는 이르지 말아주라
여행자:
(이 우연 때문에 여러 오해가 생기긴 했지만, 진짜 토니아가 그 혼란에 휘말리지 않아서 다행이야)
여행자:
(그리고 타르탈리아도 평소에 약속을 어기는 사람이 아닌 게 보여. 이번엔 「레레크」를 추적하느라 나한테 표를 넘긴 거겠지)
토니아:
신경 쓰지 마세요, 어차피 결국 못 봤는걸요… 참, 공연은 어땠어요? 공연을 처음 본 사람 중 한 명이잖아요!
여행자:
내 생각에…
여행자:
진짜 볼거리는 이 뒤에 있을걸
토니아:
에, 그게 무슨…?
페이몬:
어, 저기 봐!
movie
스네즈나야를 위협하던 마물을 토벌한 후, 여왕은 이미 귀환하여 스네즈나야성의 왕좌에 앉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