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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제1막

신이 사랑하지 않은 설국


눈보라 너머 북쪽으로
마침내 당신과 페이몬은 여정의 다음 목적지인 스네즈나야로 떠날 준비를 한다…
페이몬과 대화하기
페이몬:
노드크라이를 떠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스네즈나야에 도착했네!
페이몬:
기억나? 떠나기 전에 나샤 마을에서 친구들이 배웅해 줬잖아…
페이몬:
드디어 스네즈나야 여왕을 만나러 갈 차례야! 여왕이 뭘 하려는 건지, 왜 신의 심장을 필요로 하는지도 곧 밝혀지겠지
페이몬:
거기가 네 가족이 말한 「여행의 종착지」일 텐데, 걘 너한테 뭘 보여주고 싶은 걸까…
페이몬:
휴, 스네즈나야에 오기 전까진 여정이 한참 남았다고 느껴져서, 먹고 놀 때도 별 부담이 없었는데…
페이몬:
종착지가 바로 눈앞이라고 생각하니까, 여러 생각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갑자기 긴장돼
페이몬:
응, 근데 이제는 생각 정리가 됐어. 이런 마음가짐으로 마지막 여정을 시작하는 건 옳지 않아!
페이몬:
우린 마룡과 바다 괴물도 상대했고, 신의 피조물도 물리쳤고, 예언이랑 심연의 위기에도 맞서 봤잖아. 얼마 전엔 달까지 다녀왔고!
페이몬:
이런 우리한테 더 무서운 게 뭐가 있겠어? 그치?
여행자:
네 말이 맞아. 용기를 줘서 고마워
페이몬:
천만에! 그럼 이 최고의 가이드 페이몬을 잘 따라오라구. 단숨에 끝까지 가는 거야. 출발!
???:
나는 안 보고 가?
페이몬:
으앗, 콜롬비나? 여전히 불쑥불쑥 나타나는구나…
페이몬:
나 쳐다보지 마! 이번엔 진짜로 내가 말한 거 아니야!
루오노타르:
——!
페이몬:
너였구나! 하긴, 그럼 숨길 수가 없지
「콜롬비나」:
다들 널 배웅하려고 「기함」에 모여 있어
「콜롬비나」:
산드로네도 불렀는데, 일이 바쁜지 스네즈나야로 먼저 돌아간다고 하더라
「콜롬비나」:
떠나기 전에 너희에 대해 듣기 싫은 말을 몇 마디 남겼는데, 들어볼래?
페이몬:
윽, 걔도 여전하네. 뭐라고 했는데…?
「콜롬비나」:
「걔들이 스네즈나야에 간다니, 십중팔구 여왕 폐하를 귀찮게 하려는 거겠지. 난 그런 애들이랑 친해 보일 생각 없어」
「콜롬비나」:
「걔들한테 전해. 스네즈나야에서도 당연히 우인단 집행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말라고」
「콜롬비나」:
「같이 보낸 시간은… 나름 나쁘지 않았지만, 입장이 다른 만큼 서로 곤란해질 상황은 만들지 말아줬으면 해」
페이몬:
뭐랄까, 태도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진짜 산드로네다운 말이네…. 알겠어, 우리도 최대한 거리를 두도록 할게
「콜롬비나」:
아니, 내가 보기엔 꼭 만나러 오라는 뜻 같아
여행자:
어, 어째서?
「콜롬비나」:
「서로 곤란해질 상황」까지만 안 가면 되잖아
페이몬:
그렇게도 해석할 수 있구나…
「콜롬비나」:
빨리 「기함」으로 가자, 다들 모여 있어. 예전에 네가 나한테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줬다고 라우마한테 말해뒀거든
「콜롬비나」:
오늘 이 기회에 「보답」하고 싶어. 음… 아니, 「선물」해 주고 싶어
페이몬:
헤헤, 이런 때까지 「받은 만큼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섭섭하다구?
「콜롬비나」:
응. 노드크라이의 달은 언제나 널 반길 거야
친구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며 지난 모험을 되새겼다. 시간이 유난히 빠르게 흘러갔다
웃음과 따뜻함을 배낭에 담은 채, 여정은 다시 새로운 장으로 접어들었다
스네즈나야에 도착하기
페이몬:
와, 온통 새하얘, 진짜 예쁘다! 빨리 따라와!
페이몬과 대화하기
페이몬:
사진 실력이 늘었나 확인해 볼까… 어? 잠깐, 저게 뭐지?
페이몬:
빨리 와봐, 이거 열차 칸 같아!
버려진 열차 확인하기
페이몬:
스네즈나야에는 철도랑 열차가 많다고 들었는데, 이게 그건가 봐! 근데 왜 버려진 걸까…
페이몬:
으으, 그나저나 너무 춥다
여행자:
아까 눈에 파묻혀서 그런가?
페이몬:
모르겠어, 그럴지도. 게다가 눈도 점점 더 많이 오는 것 같아
페이몬:
……
페이몬:
응, 나도 기온 때문은 아닌 것 같아…
페이몬:
음…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이런 느낌은 처음이야
페이몬:
몸도… 조금 무겁고, 머리도 좀 어지러워…
여행자:
우리 일단 돌아갈까?
페이몬:
아니, 아니야. 그냥 조금, 진짜 조금 기운이 없을 뿐이지, 별일 아니니까 그럴 필요 없어
페이몬:
응! 스네즈나야, 우리가 왔다!
앞의 다리 건너기
다리를 건너던 중, 당신은 눈보라에 휩쓸려 추락해 페이몬과 헤어졌다…
계속해서 탐색하기
???:
—접근자 감지: 권한… 승인, 원초의… 가동 중…
???:
안녕하세요, 이미 「내일」에 가까워진 초월… 강림자님. 「잿빛그라이아이의 눈 눈동자」가 당신을 모시겠습니다…
「잿빛 눈동자」:
마지막 가동으로부터…. 음, …의 영향으로 시간을 측정할 수 없습니다. 어쨌든 매우 오랜 시간이 지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행자:
너… 넌 뭐야?
「잿빛 눈동자」:
저는… 사명을 위해 태어난 존재입니다. 「내일」에 도달하기 위하여…
「잿빛 눈동자」:
저는 반드시… 이상하네요, 뭘 해야 했죠… 저는… 제 몸이 왜…
「잿빛 눈동자」:
어… 제 몸이 왜 이런 상태가 된 거죠…
「잿빛 눈동자」:
죄송합니다. 오랫동안 가동되지 않아, 많은 정보가 유실된 것으로 보입니다
「잿빛 눈동자」:
요약하자면, 저는 인간이 「내일」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제작된 존재입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불러올 수 없습니다…
「잿빛 눈동자」:
그러나 이와 별개로, 「인간」에게 봉사하는 것이 저의 최우선 목적입니다. 현재 당신에게 저체온 증상이 감지되었습니다. 이 상태로는 장시간 행동이 어렵습니다…
「잿빛 눈동자」:
사전 설정된 프로세스에 따라, 저는 재가동 시 저를 깨운 대상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드려야 합니다
「잿빛 눈동자」:
저를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초월자님. 「내일」에 도달하는 그날까지, 당신을 보조하고, 보호하며, 사명을 완수하겠습니다
「잿빛 눈동자」:
이해합니다. 다만 당신의 현재 신체 상태를 고려할 때, 바람직한 선택은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잿빛 눈동자」:
저를 가동하기 전, 어떤 이름을 부르셨더군요. 떨어진 동료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잿빛 눈동자」:
저를 수용하신다면, 당신이 이곳을 벗어나도록 돕고, 목표 대상의 위치를 탐색하여 표시해 드릴 수 있습니다
여행자:
…정말 그게 가능해?
「잿빛 눈동자」:
네. 가능합니다
여행자:
…그럼 수락할게
「잿빛 눈동자」:
현명한 선택이십니다
「잿빛 눈동자」:
수용 프로토콜이 체결되었습니다. 이제 당신은 저의 새로운 사용자입니다. 당신의 성함을 알려주세요…
여행자:
여행자(이)야
「잿빛 눈동자」:
확인되었습니다. 사명이 완수될 때까지, 이 이름을 기억하겠습니다
여행자:
사명?
「잿빛 눈동자」:
네… 저는… 제 육신을 되찾고, 「내일」을 여는 힘을 회수해, 고통받는 중생을 허무의 방주가 떠도는 저 너머의 피안으로 인도해야 합니다…
「잿빛 눈동자」:
제 힘이 얼음으로 뒤덮인 이 대지 곳곳에 흩어진 게 느껴집니다. 희미하지만 방향도 감지됩니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죠
「잿빛 눈동자」: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당신입니다. 살아남아서, 동료와 다시 만나셔야 합니다
나가는 길 찾기
「잿빛 눈동자」:
주변 환경 탐색 중… 출구가 얼음에 의해 봉쇄되었습니다…
여행자:
불을 쓰면 되지 않을까…
「잿빛 눈동자」:
그 방법은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인근에서 사용 가능한 「창조물 설계도」가 감지되었습니다…
「잿빛 눈동자」:
이를 활용하면 단단한 얼음을 보다 신속하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나가는 길 찾기
「잿빛 눈동자」:
「크레스니크 수정석」이 감지되었습니다. 수집하시길 권장드립니다…
「잿빛 눈동자」:
방금 전의 창조물은 「크레스니크 수정석」의 성질을 이용하여 높은 효율로 열을 공급할 수 있었습니다
「잿빛 눈동자」:
그러나 임시 「순얼음 창조물」은 유지 시간이 짧아, 개척기에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크레스니크 수정석」의 사용 권한이 개방된 것이죠
「잿빛 눈동자」:
…저는 「따뜻함」이 어떤 감각인지 잊어버렸지만요
여행자:
어쩌면 몸을 되찾고 나면…
「잿빛 눈동자」:
네. 그때가 되면 당신과 함께 난롯가에서 몸을 녹일 수도 있겠죠
「잿빛 눈동자」:
……
「잿빛 눈동자」:
어쨌든, 크레스니크 수정석을 수집하면 그 안의 에너지를 추출하여 체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이것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페이몬이 있을지도 모르는 집으로 가기
「잿빛 눈동자」:
목표 지점 접근 중. 생체 반응을 감지합니다… 감지된 개체 수는… 둘?
여행자:
페이몬 말고 또 누가 있어?
「잿빛 눈동자」:
그렇습니다만, 제 의문은 다른 데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이곳은 열차역으로, 생체 반응 수가 이처럼 적을 리 없습니다
「잿빛 눈동자」:
실시간으로 수집한 환경 정보를 종합한 결과, 이곳은 이미 버려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든, 경계를 유지하십시오
여행자:
일단 안으로 들어가서 확인해 보자
여행자:
……
여행자:
페이몬!
여행자:
…누구시죠?
???:
걱정하지 말게. 그저 잠들어 있을 뿐이니
???:
자네가 바로 여행자인가 보군. 이 아이는 눈보라 속을 헤매면서 계속 자네 이름을 부르고 있었지
???:
처음 이곳에 온 여행자라면 스네즈나야의 혹한에 적응하기 어렵지. 게다가 최근에는 강력한 마물이 폭설을 불러와, 현지인들조차 버티기 힘든 상황일세
???:
자네들은 서로에게 무척 소중한 동료인 듯하니, 괜히 떨어져 다니지 말게
여행자:
그 눈은… 당신… 켄리아 사람인가요?
???:
세상에는 여전히 재앙을 피한 켄리아 사람들이 남아 있네. 자네에게도 그리 낯선 이야기는 아닐 테지
???:
이곳에서 내 정체를 깊이 캐묻는 건 현명하지 않네. 그보다 이 아이에게 신경을 쓰는 게 좋을 것 같군
???:
곧 다시 보게 될 걸세
「잿빛 눈동자」:
상대가 떠났습니다. 범상치 않은 존재로 보이나, 관련 데이터를 찾지 못했습니다. 데이터베이스를 재검색합니다…
「잿빛 눈동자」:
다행히도 당신의 동료는 무사합니다. 방금 전 인물이 담요도 남기고 갔습니다
여행자:
물을 좀 끓여 올게
페이몬:
으… 으음…
페이몬:
아, 여행자! 무사했구나, 다행이야! 걱정돼서 한참 찾아다녔어… 콜록콜록!
여행자:
괜찮아, 천천히 말해. 몸은 좀 어때?
페이몬:
스네즈나야에 막 도착했을 때랑 비슷한 느낌이야. 감기에 걸렸나 봐. 너무 어지러워서 못 버티고 잠깐 잠들어버렸어…
페이몬:
어, 「피에로」는 어디 갔어?
여행자:
「피에로」? 그 사람이 「피에로」였어?
페이몬:
응, 우인단 총괄관, 「어릿광대」 피에로. 너도 만났어?
여행자:
(「피에로」라면 스네즈나야 여왕의 모든 계획을 알고 있겠지만, 쉽게 알려주진 않겠지. 결국 충돌하게 될 가능성이 커…)
여행자:
(음… 하지만 당장은 그 사람 말이 맞아. 지금 나한테 중요한 건 몸이 안 좋은 페이몬을 돌보는 거야)
「잿빛 눈동자」:
그는 자신의 의도를 설명할 생각 없이, 서둘러 자리를 떠났습니다
페이몬:
으앗, 누, 누가 말한 거지?
여행자:
이건 내가 얼음 동굴에서 찾은 거야
페이몬:
생긴 건 꼭… 안경 같네. 신기하다, 이런 물건이 자아를 가지고 말까지 한다니…
「잿빛 눈동자」:
스네즈나야는 한때 요정의 나라였기에 놀라운 고대 유물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같은 생명체 역시 제 데이터베이스에 없던 존재입니다…
페이몬:
그랬구나, 정말 고마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탕을 줄게… 윽, 너는 사탕을 못 먹겠구나
「잿빛 눈동자」:
상대방의 호의 감지. 최적의 방안을 제안합니다: 정기적으로 청소해서 제 작동 효율을 유지해 주십시오
페이몬:
헤헤, 넌 「안경」이니까 그게 좋겠다. 약속할게!
페이몬:
맞다, 그러고 보니 「피에로」의 행동에 좀 의아한 점이 있어
페이몬:
눈 속에서 처음 만났을 때, 그 녀석은 내가 페이몬인 걸 알고 있었어. 게다가 나도 자기를 알 거라는 듯한 태도였지…
페이몬:
그치만 나는 눈을 보고 켄리아 사람이라는 것만 알았지, 대단한 사람 같아 보이긴 해도, 「피에로」인 줄은 몰랐어
페이몬:
걔가 나를 눈 속에서 구해주고 자신을 소개한 후에야 누군지 알게 됐지
페이몬:
아닐걸. 걘 내 목소리를 따라 눈 속으로 뛰어든 거야. 표정도 엄청 급박해 보였고. 내가 여기 있을 걸 미리 알고 온 것 같진 않았어…
페이몬:
게다가 나를 여기로 데려온 다음엔 계속 눈 내리는 것만 쳐다보고 있었는걸. 나한테 뭘 하긴커녕, 말도 거의 안 했어. 뭘 물어봐도 대답도 없었고
페이몬:
아무튼 위험이나 악의가 느껴지진 않았어. 나를 조금이라도 상대해 줬으면, 나도 그렇게 잠들진 않았을 거야…
「잿빛 눈동자」:
대화 중에 실례합니다만, 「우인단」과 「총괄관」은 저에게 생소한 개념이군요.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페이몬:
우인단을 모르다니… 우인단은, 음… 스네즈나야 여왕의 오른팔 같은 존재야. 엄청 대단한 녀석들이지. 그리고 총괄관은 그 사람들의 대장이야!
「잿빛 눈동자」:
이해했습니다. 높은 지위에 있으며 신의 곁을 지키는 인물이라면, 행동 또한 기품 있겠죠. 참고로 저도 페이몬 님과 의견이 일치합니다. 상대에게서 악의는 감지되지 않았습니다
페이몬:
콜록콜록…
여행자:
미안, 내가 말을 너무 많이 시켰지
여행자:
페이몬, 우리 일단 스네즈나야에서 나가자. 날씨도 좋아지고 네 몸도 나으면, 그때 다시 출발하는 거야
여행자:
피에로가 지금의 폭설은 마물 때문일 가능성이 크대. 무리해서 스네즈나야성까지 가봤자 제대로 탐색을 못 할 수도 있어
페이몬:
날 배려해서 그러는 거 알아. 하지만… 콜록콜록, 난 네 발목 잡기 싫어…
페이몬:
우리 출발할 때 이번 여정을 엄청 기대했잖아. 여기서 찾아야 할 답도 너무 많고. 이렇게 미루다 보면 또 언제가 될지 몰라
「잿빛 눈동자」:
마물에 대해서는 추가 정보가 필요합니다. 또한, 현재 더 우선시해야 할 객관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잿빛 눈동자」:
저희는 이미 눈보라 속을 한참 이동해 왔습니다. 이제 와서 스네즈나야를 벗어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것도 걸어서는요
「잿빛 눈동자」:
다만 앞으로 나아가실 거라면, 더 효율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잿빛 눈동자」: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곳은 열차역입니다. 이곳이 폐기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철로는 여전히 남아 있죠
「잿빛 눈동자」:
열차를 이용하면 눈보라를 뚫고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는 스네즈나야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수단입니다
「잿빛 눈동자」:
전방에 작은 마을이 하나 있습니다. 페이몬 님이 잠시 머물며 휴식을 취하기에 적합합니다
페이몬:
난 「안경」의 말이 맞는 것 같아. 헤헤, 우리 그렇게 하자
여행자:
너무 힘들면 무리하지 마
페이몬:
에이, 걱정 마. 난 지금까지 아픈 적이 거의 없었잖아. 몸은 멀쩡한데, 그냥 기운이 좀 없는 것뿐이야
「잿빛 눈동자」:
알겠습니다. 앞으로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잿빛 눈동자」를 호출해 주세요
「잿빛 눈동자」:
그 외 시간에는 불필요한 간섭을 줄이기 위해 침묵을 유지하겠습니다. 이제 저를 따라 철로 쪽으로 와 주세요
열차를 몰고 눈보라를 탈출하기
「잿빛 눈동자」의 도움으로 열차에 탑승했다…
「잿빛 눈동자」:
여기서 북쪽으로 이동하면, 곧 목적지에 도달…
「잿빛 눈동자」:
오류가 감지되었습니다… 정상 연결된 철로가 감지되지 않습니다
페이몬:
응? 그게 무슨…
「잿빛 눈동자」:
여러분, 충격에 대비하십시오! 긴급 비행 모드로 진입합니다——
일행을 태운 열차가 추락했다…
페이몬, 「잿빛 눈동자」와 대화하기
「잿빛 눈동자」:
이상하군요. 열차역의 상황이 기록과 크게 다를 뿐만 아니라, 철로와 지형까지 변해 있습니다…
여행자:
페이몬, 괜찮아?
페이몬:
응, 네가 빨리 반응해 준 덕분에…
「잿빛 눈동자」:
위험에 노출시켜 죄송합니다. 저도 현 상황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잿빛 눈동자」:
네, 철도 데이터가 오래되어 발생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다만, 그걸 감안해도 변화의 폭이 예상보다 훨씬 크군요…
「잿빛 눈동자」:
그래도 다행히, 데이터에 따르면, 저희의 추락 지점은 마을 근처입니다
페이몬:
그 데이터, 맞긴 한 거지…
「잿빛 눈동자」:
이번에는 틀림없습니다. 저쪽을 봐 주세요. 저게 바로 크레스니크의 횃불입니다!
「잿빛 눈동자」:
결과적으로는, 최단 경로로 이동하게 된 셈이네요
여행자:
경로가 꽤 험하긴 했지만
「잿빛 눈동자」:
다음에는 이용자의 선호도를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반드시요——

그림자 속의 총성
우여곡절 끝에 평범하지 않은 방식으로 이슬 마을 근처에 도착했다…
페이몬이 눈을 피할 곳을 찾기
여행자:
안녕, 혹시 마을에 아직 영업하고 있는 여관이 있을까?
알료샤:
아마 다 문 닫았을 거야. 다들 크레스니크 수정석이 부족해서 난방도 못 때는 판국이니, 장사는 엄두도 못 내지
페이몬:
아, 이럴 수가…
알료샤:
아까부터 눈여겨봤는데, 너희 모험가야? 요즘 스네즈나야 내륙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
페이몬:
왜? 눈보라 때문에?
알료샤:
그것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한겨울 계획」이야. 여왕님의 뜻인 이상, 우리는 좋든 싫든 따를 수밖에 없거든
여행자:
난 「한겨울 계획」이 뭔지 잘 몰라
알료샤:
아, 미안. 이미 소문이 자자할 줄 알았어. 간단히 말하자면, 여왕님이 큰일을 하나 추진 중인데, 거기엔 어마어마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해
알료샤:
스네즈나야에 있는 크레스니크 수정석을 전부 끌어다 써도 부족할 정도지
알료샤:
그래서 평의회는 주민들의 일상 생활이나 공장에 소비되는 에너지를 줄이기로 결정했어. 그게 바로 「한겨울 계획」이야
페이몬:
어… 다 같이 한겨울을 버티자는 뜻인가?
알료샤:
비슷해. 사람은 어떻게든 「버티게」 돼 있거든. 돈이 없으면 아껴 쓰고, 추우면 서로 옹기종기 붙고, 어떻게든 살아가지
알료샤:
다만 이 상황이 길어지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지… 휴, 아니다. 직접 보면 알 거야
부르체프:
수정석 가격이 왜 또 3분의 1이나 오른 거죠? 할당량은 왜 또 줄었고요?
부르체프:
한 달에 고작 두 번 오시지 않습니까. 이 양으로는 일주일도 못 버팁니다!
폴론스키:
크레스니크 수정석의 공급량과 가격은, 현시점의 생산량과 시장 데이터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폴론스키:
우리 「우인단」은 운송과 치안 업무만 맡을 뿐, 계산 원리는 우리도 몰라. 지금 네 눈앞에 있는 숫자가 현실적이고 공정하게 산정된 기준이야
부르체프:
그럼 저희 생사는 안중에도 없다는 겁니까? 난방을 못 때면, 이런 폭설 속에선 하룻밤도 못 버팁니다!
폴론스키:
여기 올 때마다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되는군. 크레스니크 수정석은 독점 물자가 아니야. 부족하면 시장에서 따로 구매하면 돼
부르체프:
대체 어디서요? 있어도 부르는 값이 열 뱁니다. 그게 날강도랑 뭐가 다릅니까?
폴론스키:
그러니까 스네즈나야성 평의회에서 지원안이 통과된 거 아니야. 그거 아니었으면, 지금 눈앞에 있는 물량도 못 구했어
폴론스키:
계속 입씨름할 거면 저리 비켜. 뒤에 줄 서 있는 사람들도 얼어 죽기 직전이야
부르체프:
당신… 진짜…
시슈킨:
자자, 다들 진정하시게. 우린 다 같은 여왕 폐하의 백성이고, 그분의 위업을 위해 똑같이 힘쓰고 있지 않나
시슈킨:
날이 춥고 눈이 오면 살기 힘들어지는 건 다들 매한가지네. 다 저마다 고충이 있으니, 서로 너무 몰아붙이지 말자고
부르체프:
시슈킨 연락관님, 이번 할당량은 단단히 문제가 있어요! 바다모래 마을에 있는 제 친척은 저희보다 두 배는 넘게 살 수 있다고요
시슈킨:
사실 나도 처음 숫자를 받아 봤을 땐 내 눈을 의심했네. 그래서 편지를 보내 확인까지 해 봤는데… 휴, 이 숫자가 맞더군
시슈킨:
그래도 자네가 이해하게. 에너지 배분의 산정 방식은 생각보다 복잡해. 인구부터 마을 규모, 산업 구조까지 다 고려해야 하거든…
시슈킨:
가장 큰 크레스니크의 횃불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그다음 남는 자원을 각 가정에 나눠줄 수 있어. 형평성도 따져야 하고
시슈킨:
여기 군인 선생은 방금 말한 대로 운송만 맡을 뿐이야. 기록도 남겨야 하고, 데이터에 손댈 권한도 없지
폴론스키:
그래, 우리는 공무를 수행할 뿐이야
부르체프:
하아…
시슈킨:
자, 이렇게 하지. 다들 답답하고 화나는 걸 내가 왜 모르겠나. 안 그래도 촌장님과 상의하고 오는 길이네
시슈킨:
크레스니크의 횃불 하층의 연소실을 개방하기로 했네. 나한테 와서 접수하면, 내가 사용 시간을 공평하게 분배할 걸세
시슈킨:
모든 가정에서 충분히 사용하진 못하더라도, 매일 물을 끓이고 밥을 지을 정도는 보장하겠네. 그러니 조금만 더 버텨 보자고, 응?
부르체프:
…알겠습니다. 어차피 다른 방법도 없으니까요
페이몬:
그렇구나. 장사하는 사람이 없을 만하네. 다들 당장 먹고살기도 힘들 테니
알료샤:
넌 여기… 이 요정 친구가 묵을 곳을 구해주고 있는 거지?
페이몬:
난 요정이 아니야, 페이몬이라고 불러줘. 스네즈나야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아직 여기 추위에 적응이 안 되나 봐…
알료샤:
내가 이슬 마을에서 쓰는 임시 거처가 있어. 자주 머무는 곳이 아니라서 시설은 좀 단출하지만…
알료샤:
그래도 괜찮으면 일단 거기서 좀 쉬어. 담요랑 난로 정도는 있으니까
페이몬:
정말? 너무 고마워
여행자:
정말 고마워. 큰 도움이 됐어
알료샤:
그래, 그럼 따라와
알료샤의 거처로 가기
페이몬:
따뜻하다, 살 것 같아. 온몸이 녹아내리는 기분이야
페이몬:
참, 아까는 내 소개만 했네. 이쪽은 내 최고의 파트너, 여행자야
알료샤:
반가워, 알료샤라고 불러줘
알료샤:
스네즈나야에 처음 오는 사람들은 이곳 날씨에 적응을 잘 못하더라. 그래도 체온 유지만 잘하면 크게 문제 될 건 없어
알료샤:
물론 그렇다고 너무 가볍게 여기진 마. 몸을 춥게 방치하면 병의 화근이 되니까
페이몬:
너, 너무 겁주진 마. 난 아직 젊다구…
여행자:
이슬 마을에 의사 있어?
알료샤:
지금은 마을에 없고, 한동안 돌아오기도 힘들 거야. 에너지가 부족해지면서 열차역도 운영을 멈췄거든
알료샤:
나는 늘 야외에서 사냥하며 눈보라를 맞던 사람이지만, 이런 날씨에선 사람은 고사하고 사냥감조차 살아남기 어려워
알료샤:
눈이 잦아들기 전까진, 우리 모두 얌전히 마을에 머무는 수밖에 없어
여행자:
역을 복구할 방법은 없을까?
알료샤:
마음이 급한 건 아는데, 역이 복구된다고 해서 탈 수 있는 열차가 바로 생기는 것도 아니야. 오래 머물 각오를 하는 편이 좋아…
여행자:
사실… 나한테 열차가 한 대 있어
알료샤:
뭐?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설마…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져서 얼음에 처박힌 그게 너희 열차야?
페이몬:
헤헤, 운 좋게 동굴에서 찾았어. 근데 조종하다가 작은 사고가 나 버렸지 뭐야
여행자:
아무래도 스네즈나야성에 가서 의사를 찾아야 안심이 될 것 같아
알료샤:
산속에서 그런 걸 줍다니. 열차 문제가 없다면, 정말 스네즈나야성에 갈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알료샤:
전에 주변을 조사하다가 이곳의 수정석 일부가 빼돌려진 걸 발견했어. 이슬 마을의 에너지 위기는 이것 때문이지
알료샤:
하지만 모든 진상을 밝히려면 확실한 증거가 필요해. 그래서 난 지금 「토끼를 잡으러」 갈 생각이야
페이몬:
엥? 수정석을 토끼가 훔쳐 갔어?
알료샤:
…비유한 거야. 진짜 토끼는 그런 짓을 할 리도 없고, 수정석보단 당근을 더 좋아해
여행자:
의심 가는 사람 있어?
알료샤:
어. 아까 친절한 척하면서 사람들을 중재하던 시슈킨
페이몬:
그 사람이…
여행자:
나도 같이 갈래
알료샤:
응? 너도 간다고?
페이몬:
그, 그럼 나도…
페이몬:
알겠어. 억지로 무리하는 것도 안 좋지. 그럼 여기서 기다릴게. 조심해서 다녀와
알료샤:
참, 이 녀석 소개를 깜빡했네. 투가린, 들어와
페이몬:
와, 강아지다!
투가린:
멍멍——
페이몬:
엄청 사납네. 만지지도 못하게 해
알료샤:
애가 원래 좀 까칠해. 평소에 나랑 같이 사냥을 다니는 앤데, 이따 우리랑 같이 움직일 거야
알료샤:
꼭 필요한 「당근」 외에는 가급적 눈에 띄지 않게 움직여야 해. 괜한 소란을 피웠다간 토끼가 어느 동굴로 숨어버릴지 몰라
알료샤:
우선 봉쇄된 열차역으로 가서, 실제 화물 운송 데이터가 있는지 확인해 보자. 시슈킨이 가진 자료는 믿을 수 없어
알료샤:
그다음엔 투가린의 후각으로 수정석이 어떻게 운반됐는지 추적하는 거야…
알료샤:
너 지금 뭐 먹어?
페이몬:
이거 봐, 이 육포가 투가린의 「당근」이야
투가린:
멍멍멍——
페이몬:
멍멍아, 착하지
알료샤:
너도 강아지를 좋아하나 보네
페이몬:
난 토끼도 좋고, 당근도 좋아!
알료샤:
그래. 투가린, 배불리 먹었으니까 잘 도와줘야 해
알료샤와 함께 증거 수집하기
열차역 건물에 잠입했다…
알료샤:
역시 여기에 장부가 있어. 이건 우인단이 관리하는 거라 시슈킨은 손댈 기회가 없었을 거야
알료샤:
종이가 갓 인쇄된 것처럼 깨끗해. 다른 의도가 있는 사람이 아니면, 이런 건 들춰볼 생각도 안 했겠지
여행자:
그러니 빈틈이 생길 리도 없겠네
알료샤:
응, 이거면 충분해. 이제 나가서 수정석의 행방을 추적해 보자
여행자:
어떻게 추적하려고?
알료샤:
투가린은 믿음직한 사냥개야. 토끼를 잡는 건 이 녀석의 특기지
투가린이 수정석에 관한 단서를 찾았다…
수정석을 숨긴 사람을 추궁하기
알료샤:
찾았다, 「토끼굴」. 잘했어, 투가린
알료샤:
역시 지하 통로가 있었어. 내가 내려가서 살펴볼 테니, 넌 밖에서 망 좀 봐줘
조사를 마친 뒤, 당신과 알료샤는 우인단에 몰래 알렸고, 빼돌려진 수정석 일부를 찾아냈다
그리고 그 지하 통로의 입구는 바로 시슈킨의 거처와 이어져 있었다. 이제 정면으로 맞설 차례다
베트로바: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에휴, 갈수록 살기가 팍팍해지네요
시슈킨:
별말씀을. 여왕님이 계시니, 이 모든 희생에 의미가 있지 않겠나
시슈킨:
어떻게든 눈보라를 버텨내면, 이 고생도 끝이 날 걸세
알료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시슈킨 연락관, 당신은 전혀 고생하지 않은 것 같던데요
시슈킨:
어, 자네들은 누구지? 무슨 일이라도 있나?
알료샤:
하나 묻죠. 이렇게 힘든 상황에, 어째서 누군가는 수정석을 다 쓰지도 못할 만큼 쌓아둘 수 있었던 거죠?
알료샤:
여기 있는 상자들은 전부 이번에 운반된 물건이지만, 마을에 풀리지 않고 따로 빼돌려 숨겨졌더군요
알료샤:
말씀해 보시죠, 시슈킨 씨.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시슈킨:
음? 나도 잘 모르겠군, 수정석이 이렇게 많다니. 하지만 잘된 일이야. 다들 수정석을 쓸 수 있겠어
폴론스키:
이 수정석들은 알료샤의 신고를 받은 뒤, 당신 거처 옆 지하실에서 찾아낸 거요
폴론스키:
이건 일부에 불과하고, 나머지도 지금 수량을 확인하고 있지. 곧 정확한 규모가 집계될 거요
폴론스키:
그동안 우리와 이슬 마을 주민들 사이의 갈등을 중재해 준 점은 고맙소, 연락관 양반. 하지만 지금 보니, 그 갈등은 당신에게서 비롯된 것이었군
베트로바:
설마 이런 짓을 벌였을 줄이야…
오볼렌스키:
믿었는데! 그동안 우리를 속인 거였어요?
시슈킨:
나, 나는…
여행자:
증거도 다 나왔으니, 이제 사실대로 말하시죠
시슈킨:
미… 미안하네, 다들 정말 미안해
시슈킨:
하지만 이것만은 믿어주게. 이런 짓을 한 건 이번이 정말 처음이야…
시슈킨:
다들 알다시피 한겨울 계획이 지속되면서, 어디든 에너지가 부족하고, 살기 어려워졌지 않나
시슈킨:
나는 어릴 때부터 「창백한 돌 마을」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자랐네. 거긴 열차도 가지 않는 곳인데, 이제는 수정석조차 들어오지 않아서 다들 얼어 죽게 생겼지
시슈킨:
자네들만 수정석을 못 구하는 게 아니야. 나라고 다를 게 있겠나? 부모님을 떠올리면, 마음이 조급해졌어…
시슈킨:
에너지원은 부족하지, 당장 사람은 살려야지. 눈앞에 쌓인 수정석을 보니, 나도 모르게 나쁜 마음을 품고 말았다네…
시슈킨:
하아, 역시 나는 나쁜 짓엔 영 소질이 없나 봐. 미안하네… 잠시 후 우인단이 수량을 집계하면 알겠지만, 저들의 장부와 수는 맞을 거네
시슈킨:
스네즈나야 당국이 산정한 실제 구매 한도도 보여주겠네. 이미 에너지원을 사 간 사람은 나한테 와서 다시 절차를 밟아 주시게…
시슈킨:
그리고, 내 석 달 치 급여도 내놓겠네. 그걸로 수정석을 사들여 모두에게 나눠주도록 하지… 창백한 돌 마을 문제는, 내가 따로 방법을 찾아보겠네
베트로바:
어, 그럴 필요까지는…
오볼렌스키:
사과하셨으면 됐어요. 그래도 그동안 좋은 일도 많이 해주셨는데, 돈까지 받고 싶진 않아요
알료샤:
연기 그만하시죠
알료샤:
당신 지하실에 이번에 들어온 수정석만 있었던 건, 당신에게 공범이 있기 때문이에요
흐라포비츠키:
보고드립니다. 촌장의 자택을 수색한 결과 예상대로 대량의 수정석 상자가 발견됐고, 그중 절반은 운송 상태 그대로 보관돼 있었습니다
알료샤:
이번이 처음이다? 아니, 당신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슬 마을의 촌장과 손을 잡고 있었어요
알료샤:
지금의 열차역은 에너지원을 실은 열차가 들어올 때만 잠시 가동되죠. 그때마다 당신은 현장에서 수량을 확인하고, 인부들에게 하역을 지시했어요
알료샤:
그 인부들은 모두 촌장이 붙여준 사람이었죠. 밤이 되면 인부들은 지하 통로를 통해 촌장의 집으로 수정석을 옮겼고, 촌장은 그걸 타지로 팔아넘겼어요
알료샤:
열차를 동원할 수 없어 다른 수단으로 빼돌리느라 처분 속도가 느려서, 덕분에 제가 현장 증거를 잡을 수 있었던 겁니다
베트로바:
말도 안 돼, 촌장님까지…
시슈킨:
그게 무슨… 증거 있어?!
알료샤:
물론. 저는 눈보라 속에서 열차 칸 수를 수차례 세어 봤어요
시슈킨:
열차 칸?
알료샤:
열차 운행에 소모되는 에너지는 총중량과 연관이 있죠. 지금처럼 에너지가 귀할 때라면 모든 칸을 최대한 가득 채워 운행했을 거예요
알료샤:
크레스니크의 횃불에 소모되는 양과 당신이 판매한 수량을 더한 뒤, 이론상 열차에 실을 수 있는 적재량과 대조해 보면…
알료샤:
숫자가 안 맞더군요. 늘 한두 칸 분량씩 모자랐고, 이번에는 거의 세 칸 분량이 비었어요
시슈킨:
눈이 이렇게 쏟아지는데, 밖에서 그걸 지켜보는 사람이 있을 리가…!
알료샤:
사냥하지 않는 사냥꾼은 굶어 죽기 마련이라서요
폴론스키:
사건의 윤곽이 드러났군. 증거도 확보됐으니, 시슈킨과 촌장을 스네즈나야성으로 압송한다
시슈킨:
젠장! 이 빌어먹을 꼬맹이, 감히 내 돈줄을 끊어놔?! 어디 두고 보자——!
여행자:
오랫동안 조사해 왔구나
알료샤:
어, 약간 감이 왔거든. 난 셈에 약해서, 이건 전부 아버지한테 배운 거야. 숫자를 맞춰 보는 건 나한테 총 쏘는 일보다 몇 배는 어려워
폴론스키:
도와줘서 고맙다, 정말 용감한 녀석이군
폴론스키:
너희도 느꼈겠지만, 시슈킨은 실로 교활한 인물이야. 바로 눈앞에서 이런 짓을 벌이고 있는데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다니
알료샤:
사악한 면모를 드러낸 적이 없으니까요. 거짓말에 능숙한 자였어요
폴론스키:
불쌍한 척 연기한 것도 사람들의 눈을 속이기 위해서만이 아니었을 거다. 촌장을 숨기려는 뜻도 있었겠지
폴론스키:
네가 확실한 단서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넘어갔을지도 몰라
폴론스키:
이름이 알료샤라고 했나? 너 정말 사냥꾼 맞아?
알료샤:
동물이 있는 곳에서 몇 발 쏘게 해 주시면 입증해 드리죠
폴론스키:
네 신분을 의심하는 건 아니야. 다만 요즘 유명한 「포효단」이라는 조직에도 너 같은 능력자들이 모여 있어서 말이지
폴론스키:
표면적인 신분을 내세워 위장한 채 한겨울 계획에 맞서거나, 심지어는 여왕 폐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짓까지 벌이고 있다더군…
폴론스키:
폭력적인 조직은 아니고, 그 목적도 민생을 위한 거라지만, 그래도 「우인단」의 일원으로서 그냥 지켜볼 수만은 없어
알료샤:
그런가요? 전 성의 일은 잘 몰라서요
알료샤:
제가 아는 건, 성에서 괜한 일에 끼어들었다간 위험해지기 쉽다는 것뿐이죠
알료샤:
저는 시슈킨 그자가 못마땅했을 뿐이에요. 저도 창백한 돌 마을 출신이거든요. 다 떠나고 아무도 없는 마을에 수정석이 필요할 리가 없잖아요?
알료샤:
물론 그런 마을이 남아 있나 신경 쓰는 사람은 없으니, 당신은 몰랐겠지만요
폴론스키:
그랬나… 그건 좀 씁쓸하군. 아무튼 협조해 줘서 고맙다. 같이 조사해 준 친구도 그렇고
폴론스키:
이번 사건은 내가 스네즈나야성에 보고하도록 하지. 새 관리가 부임하기 전까진 「우인단」이 에너지 배급을 맡고, 역의 운영도 최대한 빨리 재개할 거다
폴론스키:
하하, 너처럼 나도 어릴 때부터 숫자는 질색이었다만, 이제 그 고생은 내 몫이겠군
여행자:
나도 고마워, 알료샤
알료샤:
아니야. 하아… 운송을 맡은 군인이라면 수정석의 총량을 확인했어야 해. 단순 실수였던 건지, 뒷돈을 챙긴 건지 모르겠네
알료샤:
실례합니다. 저도 수정석 좀 나눠 주세요
알료샤 따라가기
알료샤: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줘. 이분은… 이제 사람을 잘 못 알아보시거든
렙니나:
응? 아아… 우리 손주로구나. 날이 추운데, 감기 안 걸렸지?
알료샤:
할머니, 저는 알료샤예요
렙니나:
알료샤? 그게 누구더라…
알료샤:
오늘 난로에 쌓인 재도 치워 드리고, 이불도 두꺼운 걸로 바꿔 드리고, 등도 닦아 드린 알료샤요
렙니나:
어… 음…
렙니나:
모르겠는데
렙니나:
우리 손주, 모처럼 왔는데 바쁘게 일하지 말고 좀 앉거라. 이 할미가 뭐라도 만들어 주마
알료샤:
전 괜찮으니까 쉬고 계세요
렙니나:
얘는, 자주 좀 오면 어디 덧나니? 이슬 마을은 좋은 곳이야. 정도 많고, 없는 것도 없고, 관리들도 믿음직하고…
렙니나:
자자, 여기 앉거라. 과일이 좀 있었던 것 같은데, 내 가서 내오마
알료샤:
제가 갈 테니까 그냥 계세요… 과일 어딨어요?
렙니나:
문 앞에 있는 바구니였나… 아니면 침대 옆 서랍장이었나…
알료샤:
……
렙니나:
우리 손주, 맛있니?
알료샤:
맛있어요, 할머니
렙니나:
그럼 됐다, 그럼 됐어…
알료샤:
다음부턴 제 거 남겨 두지 말고 바로 드세요. 요즘은 신선한 과일이 귀하잖아요
렙니나:
아이고, 이 할미는 됐다. 맛있으면 다음에 또 와서 먹으렴
한참 더 이야기를 나눈 뒤, 알료샤는 할머니의 방을 정리해 드리고서야 떠났다. 손에는 이미 오래전에 상한 산딸기 한 봉지가 들려 있었다
알료샤:
누가 좋은 마음으로 가져다준 모양인데, 할머니는 아까워서 잘 안 드셔
여행자:
할머니랑은 무슨 사이야?
알료샤:
시장에서 알게 된 사이야. 나랑 같은 고향 출신인데, 그땐 아직 건강하고 시원시원한 분이셨어
알료샤:
창백한 돌 마을은 널리 알려진 곳도 아니고, 안다 해도 보통은 악명 때문이야. 거기서 도적 떼가 나왔거든
알료샤:
마을이 사라진 지금, 고향에 관한 좋은 추억을 나눌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아. 그래서 우리는 편지로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지
알료샤:
이슬 마을의 에너지 문제도 편지를 통해 처음으로 눈치챘어. 그 뒤로 할머니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자주 뵈러 오는 중이야
알료샤:
인지 능력이 전보다 떨어지셔서인지, 마을 형편이 기울어 가는데도 아직 여기가 북적이고 살기 좋던 이슬 마을인 줄 아셔
알료샤:
그래도 얼음과 눈뿐인 이 땅에서 낙관적인 사람은 귀중한 존재라고 생각해
여행자:
미안. 묻지 말았어야 했나 봐
알료샤:
아니야. 사람은 누구나 늙기 마련이잖아
알료샤:
스네즈나야엔 이런 전설이 있어.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이르면, 문득 익숙한 누군가가 곁에 와 있는 게 느껴진대
알료샤:
하지만 얼굴이 흐릿해서 누군지는 알아볼 수 없지. 어떻게든 알아보려고 애쓰다 마침내 또렷해진 순간——
알료샤:
「사신」이 손을 뻗어 목숨을 거둬 간다고 해
알료샤:
그래도 할머니는 날 아직 「손주」라고 부르잖아. 적어도 할머니의 세상에서 난 아직 흐릿한 존재가 아닌 거야
알료샤:
가자. 돌아가서 페이몬의 상태가 나아졌나 봐야지
알료샤의 거처로 돌아가기
여행자:
우리 왔어, 페이몬. 몸은 좀 나아졌어?
페이몬:
응, 이제 춥진 않고, 머리만 좀 어지러워. 아직은 날 때 조금 휘청휘청할 것 같아
페이몬:
헤헤, 너무 걱정하지 마. 스네즈나야에 들어올 때 머리에 눈덩이를 맞아서 그런 걸 수도 있어
알료샤:
안색도 많이 좋아졌네. 조금 더 쉬면서 지켜보자
여행자:
그래도 진료는 한 번 받아 봐야 할 것 같은데
페이몬:
응, 그보다 너희는 어땠어? 일은 잘 풀렸어? 문제가 생기진 않았지?
알료샤:
내가 설명할게. 조금 긴 얘기야
페이몬:
엄청 많은 일이 있었네. 연락관이랑 촌장이 한패였다니, 완전 나쁜 녀석들! 그래도 잘 붙잡아서 다행이야
페이몬:
이제 다들 수정석을 쓸 수 있게 된 거지? 열차역도 다시 복구되겠네?
알료샤:
맞아. 그래도 「한겨울 계획」이 끝나지 않았으니, 앞으로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아야지
알료샤:
나도 몰라. 「한겨울 계획」의 목적은 여왕님을 위해 에너지를 모으는 거지만, 그 에너지가 어디에 쓰이는지는 기밀 사항이라 공개된 적이 없어
알료샤:
문제는, 분명 반년만 시행하기로 했던 「한겨울 계획」이 계속해서 연장되고 있다는 거지…
페이몬:
연장? 여왕이 하려는 일이 잘 안 풀리고 있나 보네?
알료샤:
사람들은 그렇게 추측하고 있어. 사실 계획을 연장하려면 안건을 제출하고 스네즈나야성 평의회에서 과반 이상의 찬성표를 받아야 해
알료샤:
반대하는 사람도 점점 늘고는 있지만, 매번 「수탉」 풀치넬라의 정치적 영향력에 눌려 실패하고 있지
알료샤:
그 사람은 평의회의 의장이자, 표결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야. 배후에 막강한 권력을 가진 인물도 많고
여행자:
또 우인단이네…
페이몬:
우인단은 왜 스네즈나야에서도 평범한 사람들이랑 대립하는 거야?
알료샤:
그렇게만 말할 수는 없어. 우인단은 철저히 여왕님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움직이지만…
알료샤:
그렇다고 해서 평범한 사람들의 생사를 신경 쓰지 않는 건 아니야. 이슬 마을에 수정석이 공급되는 것도 「풀치넬라」가 낸 지원안 덕분이니까
알료샤:
우인단 병사들은 스네즈나야 전역에 파견됐고, 보수적이고 냉담하던 북국은행조차 구호용 모라를 내놓았어
알료샤:
하지만 높으신 분들이 화려한 궁전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은 우리와 다를 수밖에 없지. 그래서 마찰이 생기는 거야
알료샤:
음, 우리가 모두 여왕님을 믿는다 해도, 눈앞의 난국을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얼마든지 갈릴 수 있어
알료샤:
평범한 사람은 스네즈나야성에서 힘 있는 목소리를 내기 어렵고, 힘 있는 사람은 또 저마다 복잡한 사정 때문에 목소리를 내길 꺼려하지
알료샤:
「포효단」은 그런 사람들에게 가짜 신분을 만들어 주고, 불만을 표출할 수 있게 해주는 집단이야
알료샤:
물론 이런 조직은 회색 지대에 걸쳐 있어. 의원들이 선을 넘었다고 판단하는 순간 언제든 해산될 수 있지…
알료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평범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
여행자:
네가 하는 일이랑도 비슷하네
알료샤:
너도 같이 했잖아. 이런 일에 제법 익숙한 것 같던데?
페이몬:
그야 모험가니까. 모험가는 사람들의 의뢰도 해결해 주고,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직업이거든
알료샤:
우린 제법 잘 맞는 것 같네
알료샤:
근데 페이몬을 치료하러 가는 게 아니면, 스네즈나야성엔 왜 가?
여행자:
여왕을 만날 거야. 말하자면 조금 복잡한데… 난 지금까지 여러 집행관과 얽혀 왔거든. 여왕이 대체 뭘 하고 있는 건지 알아야겠어
여행자:
여왕의 목적, 신의 심장의 의미… 여기까지 도달한 이상,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진실을 밝혀낼 거야
알료샤:
설마, 너… 그 소문으로만 듣던…
페이몬:
우리 얘기를 들어본 적 있나 보구나? 헤헤, 우리 진짜 점점 유명해지네
알료샤:
너희가 이렇게 대단한 인물인 줄은 몰랐네
알료샤:
솔직히 말해서, 여왕님의 의중이 무엇인지, 왜 우리가 이 얼음벌판에서 추위에 떨어야 하는지 궁금해하지 않는 사람은 없어
알료샤:
하지만 그분을 뵙는 건 쉽지 않아. 알현할 자격이 없는 건 둘째 치고, 지금은 동쪽으로 마물을 토벌하러 가느라 성을 비우셨거든
여행자:
눈보라를 불러온다는 그 마물 말이야?
알료샤:
어, 너도 들었구나. 그 마물은 눈보라를 일으키는 능력이 있고 극도로 난폭해서 예측할 수가 없어
알료샤:
게다가 주변의 모든 물질을 흡수하며 계속 성장하고 있대. 지금으로선 여왕님이 가장 먼저 제거해야 할 위협이야
알료샤:
그래도 다행히 몸집이 커질수록 움직임은 둔해지고 있어서, 당장은 여기나 스네즈나야성에 위협이 되진 않아
알료샤:
여왕님과 직속 부대인 「겨울군」의 실력이라면 마물 토벌 자체는 문제없을 거야. 얼마나 걸릴지의 문제지…
알료샤:
그분을 뵈려면, 적어도 돌아오실 때까지는 기다려야 해
알료샤:
그래. 우인단이 당분간 열차역 관리를 맡기로 했어. 내일이면 정비가 끝날 거야
알료샤:
역이 복구되면, 그쪽에 얘기해서 너희 열차를 역 안으로 옮겨 달라고 하자
페이몬:
어, 그러려면 사람이 꽤 많이 필요하지 않나?
알료샤:
이번 일에선 우인단도 그리 떳떳하지 않아. 우리가 도와준 게 있으니, 이 정도는 어렵지 않을 거야
여행자:
난 열차를 움직이려면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가 더 신경 쓰이는데…
알료샤:
그런 건 열차가 만들어질 때 한꺼번에 발급된다고 들었어. 그런 걸 검사하는 사람은 한 번도 못 봤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알료샤:
열차가 있으니 스네즈나야성에는 금방 도착할 거야. 마침 나도 사냥품을 팔러 가려던 참인데 잘됐네
알료샤:
성 안에 믿을 만한 의사도 알고 있어. 가서 소개해 줄게
페이몬:
고마워! 그럼 오늘은 푹 쉬고, 내일 같이 출발하자
이슬 마을 열차역으로 가기
우인단 병사들에게 사정을 설명하자, 그들도 흔쾌히 도와주었고, 덕분에 추락한 열차는 무사히 철로 위로 옮겨졌다
폴론스키:
다음부턴 조심해라. 또 그런 데로 열차 몰고 가지 말고
폴론스키:
이건 신형인가? 이런 모델은 처음 보는데
여행자:
그런 셈이죠
폴론스키:
하하, 혀가 긴 성격은 아닌가 보군. 받아둬, 지금 쓰이는 스네즈나야 열차 노선도다
폴론스키:
열차를 주행하는 동안에는 선로가 자동으로 전환되니, 사고 날 걱정은 안 해도 돼
폴론스키:
열차 상태는 너희가 직접 확인해 봐. 이슬 마을에 이런 신형 열차를 고칠 기술자는 없을 테니, 고장이 안 났길 바라야 할 거다
알료샤:
그건 저희가 잘 확인할게요. 감사합니다
폴론스키:
그럼 조심히 가라. 출발하기 전에 이상 없는지 잘 확인하고
알료샤와 대화하기
페이몬:
목적지 설정은 다 된 것 같아. 출발하기 전에 한 번만 더 점검하자. 안경아 안경아, 이제 네 차례야
여행자:
부탁할게
「잿빛 눈동자」:
알겠습니다. 열차 상태를 점검합니다
알료샤:
이건 또 뭐야?
여행자:
열차 운행 장치라고 생각하면 돼
「잿빛 눈동자」:
엔진 정상. 바퀴 정상. 차체 구조… 일부 손상 있음. 다만 운행에는 지장 없습니다
「잿빛 눈동자」:
점검 완료. 정상 운행 가능합니다!
페이몬:
완전 편하다. 이렇게 유용한 안경을 동굴에서 주웠다니
여행자:
우연이 겹친 덕분이지…
알료샤:
스네즈나야에 이렇게 오래 살았는데, 말도 하고 열차까지 모는 물건은 처음 들어봐
「잿빛 눈동자」:
엄밀히 말하면, 저는 열차 운행만을 위해 설계된 존재는 아닙니다. 다만 가독성이 처참한 설명서에 큰 관심은 없으실 것 같군요
「잿빛 눈동자」:
설정이 완료되었습니다. 필요한 게 있으시면 다시 「잿빛 눈동자」를 호출해 주세요
여행자:
고마워
페이몬:
출발——
페이몬:
안 되겠다, 좀 더 따뜻한 데 앉아야겠어…
페이몬:
어? 어떻게 된 거지?
알료샤:
안 돼!
갑자기 「그림자 영역」 속에 빨려 들어갔다…
알료샤와 대화하기
페이몬:
으음… 여긴… 여기가 어디지? 여행자, 괜찮아?
여행자:
난 괜찮아… 페이몬 너는?
페이몬:
으, 분명 날고 있는데도, 끈적한 물속을 헤엄치는 기분이야… 완전 불쾌해…
알료샤:
재수도 없군, 하필 이런 곳에 들어오다니…
페이몬:
알료샤, 넌 스네즈나야 사람이잖아. 혹시 여기가 어딘지 알아?
알료샤:
여긴 「그림자 영역」이라고 불리는 특수한 공간이야. 바람도 원소도, 빛도 시간도 없는, 모든 게 멈춰 버린 듯한 세계지…
알료샤:
나도 거의 본 적이 없고, 직접 들어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그림자 영역」은 위험해서, 여기 삼켜지고 살아 돌아온 사람은 거의 없어…
알료샤:
설령 돌아온다 해도… 다들 정신이 이상해졌지
페이몬:
뭐? 그럼 이제 어떡해?
페이몬:
참, 안경이라면 뭔가 알지 않을까? 안경아?
여행자:
아무래도… 없어진 것 같아
페이몬:
이럴 수가…
알료샤:
진정해. 아직 겁먹긴 일러. 예전에 듣기론, 출구만 찾으면 「그림자의 세계」에서 빠져나갈 수 있댔어
알료샤:
일단 앞으로 가 보자!
그림자 영역의 환경 살펴보기
페이몬:
잠깐만, 저 파란 거… 「안경」 아니야?
알료샤:
저기까지 갈 방법을 찾아봐야겠네
「잿빛 눈동자」와 합류하기
페이몬:
안경아!
「잿빛 눈동자」:
안녕하세요. 세 분 모두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알료샤:
하지만 상황이 별로 좋지 않아
「잿빛 눈동자」:
네. 이곳은 「그림자 영역」이라 불리는 곳으로, 지고의 시선조차 머물려 하지 않는, 껍질 속에 자리한 가장 어두운 공간입니다
「잿빛 눈동자」:
이곳에서는 시간도 공간도 의미를 잃습니다. 수면 위로 떠오르는 기포처럼, 가끔씩 광계의 세계와 겹쳐질 뿐이죠
「잿빛 눈동자」:
이 공간이 다시 물속으로 가라앉기 전에, 어서 이곳을 벗어나야 합니다
알료샤:
방법이 있어?
「잿빛 눈동자」:
…네. 어쩌면 제가 만들어진 목적은… 그림자 영역에서…
「잿빛 눈동자」:
관련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는 듯합니다. 다만 지금은 그걸 확인해 볼 때가 아니군요
「잿빛 눈동자」:
그림자 영역의 출구를 표시해 두었습니다. 또한, 이동에 필요한 장비도 준비해 두었습니다…
「잿빛 눈동자」:
이게 제 본래 기능 가운데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스캔 완료. 구성 작업을 시작합니다…
「잿빛 눈동자」:
가동 암호: 「우리는 지난날 그림자에 잠긴 폐허 틈으로 옛 자취를 엿보았으니, 이는 황금성 휘페르보레아의 유산이라」
「잿빛 눈동자」의 도움으로 「그림자 영역」용 장비를 착용했다…
페이몬:
우와!
「잿빛 눈동자」:
「가자. 영적인 의복과 무기를 갖추고, 모든 장벽을 돌파하여, 사악한 자들의 화살과 불길을 꺾어 내자」
알료샤:
이건… 총이잖아?
「잿빛 눈동자」:
「인간」이 원소력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그림자 영역에서… 과거 누군가가 수많은 실험과 연구를 거쳤습니다. 이게 가장 효율적인 공격 수단입니다
「잿빛 눈동자」:
서두르십시오. 저희에겐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계속 전진하기
「그림자 영역」을 계속해서 나아간다…
그림자 영역 코어 앞에 도달하기
페이몬:
으음… 주위가 너무 심하게 흔들리는 것 같지 않아…?
알료샤:
이쪽 그림자 영역이 곧… 「가라앉을」 것 같아
「잿빛 눈동자」:
출구는 여기입니다…
페이몬:
출구가 이 이상한 거품이라고? …잠깐만, 윽, 어떡하지…
알료샤:
망설일 시간 없어. 이럴 땐 그냥 부딪혀 보는 수밖에…
알료샤:
아무래도… 틀리지 않은 것 같네!
「그림자 영역」에서 나왔다…
여명역에서 잠시 정비하기
알료샤:
그림자 영역이 철로 위에 나타나다니, 이런 경우는 진짜 드물어…
알료샤:
너랑 그 신기한 총이 아니었으면 위험했을 거야
여행자:
그림자 영역에서 휘페르보레아를 언급했었지…
「잿빛 눈동자」:
황금성의 이름을 알고 계셨군요
페이몬:
노드크라이에서 많이 들어봤어. 그 사람들이 너처럼 대단한 안경을 남겼을 줄이야
여행자:
이번엔 「잿빛 눈동자」 덕을 톡톡히 봤어
「잿빛 눈동자」:
정확히는 협력이었죠. 처음 다루는 총기로 이 정도의 실력을 내신 건 제 예상 밖이었습니다
「잿빛 눈동자」:
알료샤 님 말씀대로 그림자 영역은 보통 이런 곳에 나타나지 않습니다만, 앞으로 유사한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페이몬:
안 돼, 열차에서 또 무슨 일이 생기면, 나 진짜 트라우마 생길 것 같아…
「잿빛 눈동자」:
꼭 열차 안이 아니더라도, 그림자 영역은 어디서든 나타날 수 있습니다. 미리 대비해 두시는 게 좋습니다
「잿빛 눈동자」:
총기 조정 및 개조는 저쪽에서 진행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알맞은 부품을 수집하셨다는 전제하에요
「잿빛 눈동자」:
이제 잠시 쉬고 계십시오. 저는 열차 골조를 보수하겠습니다. 그러면 페이몬 님도 더 따뜻해지시겠죠
페이몬:
고마워 안경아, 넌 정말… 으, 「믿음직」스럽다고 하긴 뭐하고, 아무튼 제 몫은 확실히 하네…
여행자:
총도 개조가 되는 거야?
「잿빛 눈동자」:
네, 당연하죠. 「잿빛 눈동자」처럼, 총도 앞으로 여행자 님의 모험에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줄 겁니다!
알료샤:
「잿빛 눈동자」가 열차를 정비하는 동안, 잠깐 나가서 바람 좀 쐬자
여행자:
페이몬은 괜찮겠어?
페이몬:
응, 나도 잠깐 나갈래. 그림자 영역에서 느낀 이상한 기분을 빨리 떨쳐버리고 싶거든
페이몬:
분명히 열차역 근처인데, 왜 사람은 아무도 없고 버려진 집뿐인 거지…
페이몬:
으엑?! 이게 어딜 봐서 정비야. 열차를 통으로 바꿔 버렸잖아!
「잿빛 눈동자」:
원래 계획이 최대한 빨리 기록 속 원형대로 복구하는 거였습니다. 보수를 마친 열차는 성능이 향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트렌드 지수」 역시 대폭 상승했습니다
페이몬:
왜 트렌드를 숫자로 표현하려고 하는 거야…
「잿빛 눈동자」:
연산 결과, 이게 「잿빛 눈동자」가 「트렌드」라는 개념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해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알료샤:
(「휘페르보레아」? 이야기에서 들어본 것 같기도… 진짜 신기한 물건이네…)

설원의 위업
그림자 영역을 벗어난 뒤, 여명역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열차를 타고 스네즈나야성으로 향하기로 한다
열차를 타고 스네즈나야성으로 가기
페이몬:
선로가 이런 협곡에 놓여 있다니…
페이몬:
그건 아니고, 그냥 무슨 일이 생기지 않기만을 비는 중이야
알료샤:
고소공포증이 있으면 아래는 보지 마
페이몬:
진짜 웅장한 설산이네, 드래곤 스파인이 생각나
알료샤:
이 설산은 어떤 눈 요정 대공의 영역이래. 수많은 눈 요정이 홀로 살아가고 있어서, 신비한 전설이 많이 전해지고 있지…
알료샤:
순얼음을 캐며 살아가는 설산 근처의 오색얼음 마을 주민들도, 스스로 정상에 오르는 일은 거의 없어
알료샤:
봐, 저 앞에 보이는 게 스네즈나야성이야
알료샤와 대화하기
알료샤:
도착했어. 여기가 바로 스네즈나야성의 열차역이자, 이 나라 최대의 교통 요충지야
페이몬:
정말 웅장하다! 왼쪽에서 오른쪽까지 날아가려면 숨이 다 찰 것 같아…
알료샤:
운행 효율을 위해 이렇게 지어진 거야. 환승할 때 좀 힘든 건 사실이지
알료샤:
앞으로 너희도 이 역을 통해 스네즈나야 각지로 갈 수 있을 거야. 자, 일단 따라와. 페이몬부터 쉬게 해야지
알료샤:
이쪽으로 가면 극지의 별 구역으로 가는 「승강 객차」가 있어
「승강 객차」로 가기
페이몬:
저기 봐, 저기! 머리가 엄청 신기하게 생겼어…
페이몬:
저 사람들도! 나랑 키는 비슷한데, 날지는 못하나 봐…
알료샤:
「야수 요정」이랑 「난쟁이 요정」이야. 그 밖에도 날개 달린 「바람 요정」, 눈에서 태어나는 「눈 요정」 등이 있어
페이몬:
스네즈나야가 한때 요정의 나라였다는 말이 이제 좀 실감 나…
알료샤:
왼쪽에 보이는 건 잿불 구역 시장이야. 물건도 많고, 유용한 물품도 자주 건질 수 있지
알료샤:
저기 오른쪽 멀리 있는 건 「코롤료프스키 극장」이야
페이몬:
우와… 엄청 멋있다!
극지의 별 구역으로 가기
페이몬:
우와, 역시 스네즈나야성이네… 이렇게 멋진 도시를 보니까, 오는 길에 한 고생이 다 보상받는 기분이야
알료샤:
나도 처음 왔을 땐 멋지다고 생각했어. 근데 여기 물건은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가격도 터무니없이 비싸더라
알료샤:
나는 대단치 않은 사냥 전리품을 거래할 뿐이라, 대부분의 시간을 잿불 구역에서 보내
알료샤:
이쪽으로 가면 「옛뜰 식당」이야. 숙박도 같이 하니까 여기 묵으면 돼. 의사도 이쪽으로 불러 둘게
페이몬:
그럼… 여기도 엄청 비싼 거 아니야…?
알료샤:
응. 잿불 구역에도 묵을 곳이 없는 건 아니지만, 너희가 썩 마음에 들어 하진 않을 거야
알료샤:
난로에 수정석이 안 들어있을 수도 있고, 창문 틈으론 바람이 새어 들어와. 밤엔 「네발 달린 손님」이 찾아와 대들보와 바닥을 갉아댈 수도 있지
페이몬:
으아, 안 돼, 그건 무서워… 나도 숙박비 절반 나눠 낼게. 모아둔 게 조금 있거든
여행자:
뭘 새삼스럽게 예의를 차리고 그래
페이몬:
치, 그럼 네가 사! 내 모라는 케이크 사 먹는 데 쓸 거야…
페이몬:
걱정 마, 네 것도 사줄 테니까
알료샤:
기운을 좀 차린 것 같아서 다행이네
알료샤:
나중에 더 둘러볼 생각이면, 갈 만한 곳을 몇 군데 알려 줄게
알료샤:
이쪽으로 가면 여왕 폐하의 알현실, 즉 얼음 궁전이 나와. 여왕님이 머무시는 곳이기도 해
알료샤:
그리고 옆쪽에 작은 성채처럼 늘어선 건물들은, 우인단의 본부인 「글루포프」야
알료샤:
안에는 「군수궁」이라는 군수 공장도 있어. 우인단이 사용하는 온갖 장비가 거기서 만들어지고, 중요한 실험도 많이 진행돼
알료샤:
저쪽은 스네즈나야성 평의회야. 각계의 거물들이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나라의 큰일을 결정하는 곳이지
알료샤:
——물론 이런 곳들은 멀리서 구경만 하는 편이 좋아. 이유는 말 안 해도 알 거라고 믿어
페이몬:
응. 경비도 엄청 삼엄할 테고, 우리도 괜한 문제를 만들고 싶진 않아
알료샤:
극지의 별 구역 중심부로 가면 상업 지구가 나와. 식당이나 서점, 기념품 가게 같은 건 전부 여기 모여 있어
알료샤:
그리고 또 유명한 건물로는… 북국은행이 있고
알료샤:
너희는 모험가 길드에 갈 일이 많지? 그것도 여기로 오면 돼
페이몬:
아, 모험 얘기하니까 생각났는데, 우린 연금술도 자주 쓰거든. 합성대는 어디 있어?
알료샤:
음… 스네즈나야성에는 연금술을 취급하는 가게가 없어. 전해 듣기론 역사적인 이유 때문이래
페이몬:
흠, 그럼 조금 불편해도 열차 안에 있는 걸 써야겠네. 어? 근데 왜 열차 안에는 있는 거야? 그것도 스네즈나야 물건 아닌가?
알료샤:
음, 나도 그 부분은 잘 모르겠네. 하지만 연금술이 없어도 다들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진 않아
알료샤:
마지막으로, 저쪽으로 가면 잿불 구역이 나와. 대부분 주택이랑 공장이고, 가게는 드문드문 있는 정도지. 궁금하면 나중에 한번 가봐
알료샤:
그럼 나는 의사 친구한테 연락을 넣고 올게. 너희는 숙소부터 잡고 있어
페이몬:
응, 고마워. 찬 바람을 쐤더니 머리가 또 살짝 아프려고 해
여행자:
그럼 얼른 가자
알료샤:
그래. 「옛뜰 식당」은 이쪽이야
「옛뜰 식당」으로 가기
입실 절차를 마친 뒤, 당신과 페이몬은 숙소 방으로 들어왔다
페이몬:
역시 비싼 건 돈값을 하는구나. 이 방 완전 마음에 들어!
여행자:
몸은 좀 괜찮아졌어?
페이몬:
응, 지금은 안 추워. 네가 너무 잘 챙겨줘서, 오히려 좀 미안할 정도야…
페이몬:
다른 나라였으면 벌써 조사도 하고 모험도 했을 텐데, 지금은 여기서 의사나 기다리고 있어야 하잖아
페이몬:
네 말이 맞아. 이럴 땐 억지로 무리하면 안 되지
페이몬:
성으로 오는 길에 많은 일이 있었으니까, 정보를 한번 정리해 보자. 다음엔 뭘 할지도 생각해 보고
페이몬:
가장 궁금한 건 역시 여왕이 뭘 하려는지겠지… 모든 의문이 결국 거기서부터 뻗어 나온 거니까
여행자:
원래 그걸 알아보려고 스네즈나야에 온 거니까
페이몬:
응, 맞아. 지금 알게 된 건, 그 계획에 일곱 신의 심장뿐 아니라 엄청난 양의 에너지도 필요하다는 거야
페이몬:
그런데 당장은 여왕을 만날 수가 없어. 알료샤의 말에 따르면, 여왕은 동쪽으로 마물을 토벌하러 갔으니까
페이몬:
스네즈나야 전역의 눈보라를 이렇게까지 심하게 만들다니, 그 마물도 엄청 강한 게 분명해
여행자:
그것도 결국 우리가 마주해야 할 위협 중 하나겠지
페이몬:
휴, 지금 우리한테 부족한 건 역시 정보야. 시중에 도는 정보 말고, 고위층만 알고 있을 만한 그런 정보
페이몬:
도움이 될 것 같은 사람이 몇 명 떠오르긴 하는데…
여행자:
전부 우인단 쪽 사람들이지?
페이몬:
응. 노드크라이를 떠날 때 산드로네도 그랬잖아. 스네즈나야에 오면 서로의 입장을 신경 써야 한다고
페이몬:
여왕의 대업과 직결된 기밀이니까, 걔들도 순순히 알려주진 못할 거야
페이몬:
그렇긴 해. 그 뭐더라… 글루포프도 바로 앞에 있는데 안 가 보면 아깝지
페이몬:
우리한테 제일 협조적일 만한 사람이라면… 아를레키노, 산드로네… 음, 타르탈리아 정도려나
페이몬:
하지만 아를레키노는 우리 속셈을 못 알아챌 리가 없고, 산드로네는 더 말할 것도 없어. 애초에 서로 조심하자고 한 것도 걔니까…
여행자:
타르탈리아도 못 본 지 꽤 됐네
페이몬:
그러게. 폰타인 때 이후로 못 본 것 같아. 노드크라이에서도 힘을 보탰다고 들었는데, 마주치진 못했지
알료샤:
여행자, 페이몬, 혹시 여기 있어?
페이몬:
알료샤 목소리야, 들어와!
루네바:
안녕, 난 의사 루네바라고 해. 알료샤가 이곳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지럼증을 겪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왔어
여행자:
진찰 좀 부탁드릴게요
루네바:
그래, 이쪽이 환자인 거지? 혹시… 요정이니?
페이몬:
나도 내가 정확히 뭔지 잘 모르겠어. 그치만… 열차역에서 본 요정들이랑은 다른 것 같아. 그게 무슨 문제가 돼?
루네바:
음, 뭐랄까, 우리가 주로 보는 건 인간 환자거든. 요정은 보통 가장 건강하고 장수하는 인간보다도 훨씬 튼튼하니까 말이야
루네바:
그래도 걱정 마. 난 요정을 진찰해 본 적도 있고, 고양이 강아지를 진찰한 경험도 많아. 꽤 폭넓게 배웠다고 할 수 있지, 하하
페이몬:
괜찮아. 난 내가 인간이랑 별 차이 없다고 생각해!
페이몬:
그치? 너도 내가 너랑 그렇게 다르다고 생각 안 하지?
페이몬:
그건 내가 너보다 먹는 걸 잘 안다는 뜻이거든. 흥
루네바:
후후, 그럼 이쪽에 앉아 봐
루네바:
음, 검사 결과는 모두 정상이야. 큰 문제는 없어 보이고, 단순 감기인 것 같네
루네바:
약을 처방해 줄게. 하루이틀 푹 쉬면 괜찮아질 거야. 그동안 체온 체크 잘하고
루네바:
미열이 너무 오래가거나 몸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 날 다시 불러줘
알료샤:
이제 한시름 놔도 되겠네
여행자:
응, 일단은 좀 더 지켜보자
페이몬:
고마워, 의사 선생님
루네바:
별말씀을. 그럼 난 이만 가 볼게. 다음 환자한테도 가 봐야 해서
알료샤:
조심히 가세요
알료샤:
의사 선생님 말대로 여기서 이틀 정도 푹 쉬어. 당장은 밖에 돌아다니지 말고
페이몬:
응, 알겠어. 어쩔 수 없지. 모처럼의 휴가라고 생각해야겠다!
알료샤:
나도 이만 가 볼게. 나한테 볼일 있거나 의사한테 연락할 일이 생기면 잿불 구역에 있는 사냥품 거래소로 와. 거기 사장님이 나랑 연락해 줄 거야
여행자:
여러모로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
알료샤:
그림자 영역에서 내 목숨을 구해 줬잖아. 이 정도는 별것도 아니지. 또 보자
「글루포프」에서 타르탈리아 만나기
유자닌:
잠깐, 초청장이나 통행증을 제시해 주십시오
유자닌:
글루포프는 사전 예약 없는 방문 요청을 받지 않습니다. 정식 예약 절차를 밟아, 초청장을 발급받으셔야 합니다
유자닌:
…누굴 찾아오셨죠?
여행자:
집행관 「귀공자」, 타르탈리아요
유자닌:
(자꾸 규정도 모르고 큰소리치는 사람들이 들이닥치는군. 집행관님을 아무나 만날 수 있는 줄 아나…)
유자닌:
(하아, 그래도 매뉴얼대로 대응해야겠지. 확인해 봐야 뻔하겠지만)
유자닌:
전달해 드릴 테니 잠깐 기다려 주십시오. 「타르탈리아」 님께서 만나기 어려우시다면, 정식 예약 절차를 밟아 주셔야 합니다
글루포프 정문 앞에서 우인단 병사와 다소 머쓱한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지만, 끝내 타르탈리아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유자닌:
「타르탈리아」 님은 공무로 바쁘셔서, 지금 글루포프에 안 계신 것 같습니다. 더 기다리셔도 의미가 없을 듯하군요
여행자:
타이밍이 안 좋았네요
유자닌:
정말 오랜 친구를 만나러 오셨다 해도, 우인단 집행관은 늘 공사다망해 글루포프에 상주하지 않으신다는 점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유자닌:
이곳의 규정을 따르는 게 서로에게 편한 길이니… 음?
유자닌:
안녕하십니까, 「산드로네」 님
여행자:
산드로네?
「산드로네」:
이 손님은 내가 맡지. 스네즈나야에 처음 온 사람한테 이곳의 규정까지 꿰고 있길 바라는 건 무리야
「산드로네」:
손님한테 무례한 말을 하거나, 괜한 마찰을 일으키진 않았겠지?
유자닌:
아닙니다,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유자닌:
(큰일 날 뻔했다… 짜증 난 티를 안 내서 다행이야…)
「산드로네」:
그래, 그럼 다행이네. 음… 잠깐, 페이몬은?
「산드로네」:
걔가 적응을 못 했다고? 어디서든 늘 팔팔한 줄 알았는데…
「산드로네」:
하긴, 여긴 노드크라이보다 더 추우니까, 처음 오면 적응이 필요한 사람도 많아. 의사는 불렀어? 내가 알아봐 줘?
「산드로네」:
그럼 됐어. 나중에라도 문제 생기면 연락해
여행자:
설마 날 보러 일부러 나온 거야?
「산드로네」:
아니면? 티타임을 가지고 있는데, 누가 밖에서 타르탈리아랑 오랜 친구 사이라며, 예약도 없이 만나게 해달라는 소리가 들리더라고
「산드로네」:
계속 기다리다가 못 만나면 딱하잖아? 그래서 다 마시지도 못한 차를 내려놓고, 대체 어떤 경솔한 손님인가 보러 나온 거야…
여행자:
처음부터 나인 줄 알고 있었지?
「산드로네」:
흥. 그래도 노드크라이에서 한동안 같이 고생한 정이 있는데, 계속 찬바람 맞으며 서 있게 두긴 좀 불편하지
「산드로네」:
아쉽지만 안으로 들이진 못해. 집행관인 나부터 모범을 보여야 하니까, 글루포프의 규칙을 깰 수는 없어
「산드로네」:
하지만 스네즈나야성은 그 초라한 나샤 마을이랑 달라. 「횃불 서점」의 디저트가 제법 괜찮으니까, 거기서 차 한잔하면서 얘기나 하자
「산드로네」:
물론, 네가 사는 거야
여행자:
왜?
「산드로네」:
왜긴? 네가 내 차 한 잔을 낭비시켰으니까
산드로네와 함께 「횃불 서점」으로 가기
「산드로네」:
주문은 다 해 뒀어. 다 내가 추천하는 메뉴인데, 괜찮지? 내 안목은 알 거라고 생각해
「산드로네」:
본론으로 돌아가서, 너 특별히 급한 용건이 있어서 타르탈리아를 찾는 건 아니고, 그냥 정보나 몇 가지 물어보려는 거지?
「산드로네」:
뭐 할 것 같아?
여행자:
또 누구랑 한판 붙을 약속이라도 잡고 있나?
「산드로네」:
훗,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정말이지 「타르탈리아 의원」을 너무 얕보고 있네
여행자:
의원?
「산드로네」:
스네즈나야성 평의회에 대해선 너도 어느 정도 들어봤겠지? 지금 타르탈리아는 다음 평의회에 올릴 자료를 준비하느라 바빠
「산드로네」:
다음 평의회에서는 또다시 한겨울 계획의 연장 여부를 두고 논의할 예정이야. 요즘 평의회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지
「산드로네」:
맞아. 겉보기엔 그냥 전투광에, 별생각도 없어 보이는데 말이야. 그렇지?
「산드로네」:
——시작은 「대장」 카피타노였어. 그는 나타로 떠나기 전에 「피에로」에게 상세한 내용을 적은 편지 한 통을 남겼지
「산드로네」:
그 편지에는 모든 부하의 향후 배치가 적혀 있었는데, 핵심 전력으로 꼽히는 인원들은 전부 타르탈리아 휘하로 배속되어 있었어
「산드로네」:
그때 그는 이미 영원히 떠날 준비를 마쳤던 것 같아. 나타의 일이 모두 끝나고 나서야, 피에로가 그 편지를 공개했을 뿐이지
여행자:
왜 하필 타르탈리아였는데?
「산드로네」:
후후, 지금 네 표정, 그때 타르탈리아가 지었던 표정이랑 똑같아. 「왜 하필 나지?」
「산드로네」:
타르탈리아는 카피타노가 말수도 적고 속마음도 좀처럼 드러내지 않아서, 자기 같은 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줄 알았을 거야…
「산드로네」:
하지만 카피타노는 내 티타임에 올 때, 종종 타르탈리아를 데려오곤 했어. 우리는 카피타노가 타르탈리아를 눈여겨보고 있다는 걸 알았지
「산드로네」:
여기서 우리란, 티타임의 단골 멤버를 말하는 거야. 아를레키노, 로잘린, 그리고… 됐다. 콜롬비나는 이런 건 알지도 못할 테니, 뺄게
「산드로네」:
그래서 리월의 그 일이 있었을 때, 카피타노가 드물게 크게 분노했어… 이 얘긴 내가 함부로 할 건 아니고, 기회 되면 타르탈리아한테 직접 물어봐
「산드로네」:
아무튼 피에로가 그 편지를 꺼내기 전까지, 타르탈리아는 카피타노를 조금 오해하고 있었던 것 같아
「산드로네」:
카피타노는 타르탈리아가 아직 미숙하지만 큰 잠재력을 지녔고, 우인단 단원에게 보기 드문 자질인 순수함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어
여행자:
그건 확실히 그래…
「산드로네」:
이 점만 놓고 보면, 두 사람은 확실히 닮은 구석이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카피타노가 그런 중책을 맡긴 데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어
「산드로네」:
카피타노는 본인이 떠나면, 여러 집행관들이 자신의 무장 부대를 탐낼 거란 사실을 알고 있었어
「산드로네」:
가장 직접적인 수혜자는 당연히 「수탉」 풀치넬라와 「거상」 판탈로네였지
「산드로네」:
무장 부대를 나눠 가지면 그들의 세력이 한층 더 커져서, 견제 대상이 사실상 사라질 테니까
「산드로네」:
여기까지 들었으면, 너도 왜 카피타노가 그 편지를 피에로에게 맡겼는지 알겠지?
여행자:
「피에로」는 균형을 잡아야 했으니까?
「산드로네」:
맞아. 피에로도 서둘러 집행관 하나를 키워 올릴 필요가 있었어. 여러모로 따져 봤을 때, 타르탈리아가 가장 적합한 인물이었던 거야
「산드로네」:
과거 꽤 오랜 시간 동안 북국은행이 타르탈리아의 뒤를 봐주긴 했지만, 타르탈리아가 판탈로네와 같은 부류는 아니었거든
「산드로네」:
카피타노가 사람 하나는 제대로 본 셈이야. 보통 사람이라면 그런 상황에 놓였을 때,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고만 느꼈을걸
「산드로네」:
필사적으로 선을 긋고, 판탈로네와의 「우정」을 유지하면서, 풀치넬라의 지지까지 얻으려 노력하는 게 가장 현명한 처신이었겠지
여행자:
이런 속사정까지 나한테 말해 줘도 괜찮은 거야?
「산드로네」:
훗, 티타임이라는 건 원래 「디저트」가 있어야 더 맛있는 법이거든
「산드로네」:
그리고 이게 뭐 대단한 비밀이라고. 가십을 캐고 다니는 기자 하나만 붙잡아도, 나보다 훨씬 실감 나게 떠들어 줄걸
「산드로네」:
스네즈나야성 평의회를 한 번만 방청해 봐도 알 수 있어. 그 작은 공간에서 각 세력들이 어떻게 힘겨루기를 벌이는지 말이야
「산드로네」:
평의회에서 발언권을 가진 사람만이 정책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어. 그 자리에 선 사람은 모두 한 집단의 축소판인 셈이지
「산드로네」:
네가 아는 사람들로 비유해 보자면, 판탈로네는 금융권을 대표하고, 타르탈리아는 우인단 병사를 대표해…
「산드로네」:
나는 의회 싸움엔 관심 없지만, 그래도 내 밑에 엔지니어와 연구원들이 있으니, 그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필요가 있지
「산드로네」:
그리고 평의회 한가운데 서 있는 풀치넬라는, 말 그대로 「정치」 그 자체를 대표하는 인물이야
「산드로네」:
모든 일이 그와 얽혀 있고, 어떤 일도 그를 거치지 않고서는 돌아가지 않아. 어떤 문제가 생기든 그는 조율안을 찾아내지. 이건 여왕님이 그에게서 가장 높이 사는 능력이기도 해
여행자:
그렇구나…
여행자:
(얘기를 듣고 나니, 다들 현 상황에 불만이 있으면서도 쉽게 어쩌지 못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아…)
여행자:
(각 세력의 이익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데다, 가장 위에는 여왕까지 있으니, 누구도 완벽한 답을 내놓기 어렵겠지)
「산드로네」:
많은 얘기를 해줬으니, 이제 네가 내 질문에 답할 차례야
「산드로네」:
나한테 와도 쓸 만한 정보를 들을 수 있는데, 왜 제일 먼저 떠올린 게 내가 아니라 타르탈리아였어?
「산드로네」:
그냥 이해가 안 가서. 궁금할 수도 있지
「산드로네」:
잠깐, 알겠다… 네가 노드크라이를 떠날 때, 콜롬비나가 내 말을 전해 줬구나?
「산드로네」:
입장 문제를 조심하라는 얘기 말이야. 그게 마음에 걸려서 날 찾아올 생각을 안 했던 거야?
「산드로네」:
너 진짜…! 에휴, 됐다. 내가 요즘 정치인들을 너무 많이 상대하다 보니, 말을 괜히 돌려서 했나 보네
「산드로네」:
너와 나 사이에 이 정도는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어. 다음부턴 그렇게 선 긋지 마
즈베레프:
「산드로네」 님
「산드로네」:
뭐야, 지금 쉬고 있는 거 안 보여? 서류라면 내 책상에 올려놓고 가. 이따가 볼 테니까…
즈베레프:
휴식을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긴급 상황이라서요…
「산드로네」:
하아, 그놈의 긴급. 선로 수리나 얼음 운반 같은 건 긴급으로 안 친다고 말했을 텐데…
즈베레프:
오색얼음 마을 설비에 긴급 정비가 필요합니다. 대량의 눈이 쌓여 장기간 과도한 하중이 실린 것이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즈베레프:
또한 설비 한 대의 지지대가 부러져 추락하며 자고 있던 마수를 깨워버려서, 현재 다수의 얼음 채취 인부들이 인근 얼음 동굴에 갇혀 있습니다
즈베레프:
오데트 소대가 마침 근처에 있어 곧바로 구조에 들어갔습니다만, 현재 구조 인력과 엔지니어 인력 모두 크게 부족한 상황입니다
「산드로네」:
……
「산드로네」:
어쩔 수 없네. 아무래도 티타임은 여기서 끝내야겠어. 엔지니어는 나 하나면 충분해
「산드로네」:
진짜 가고 싶어?
「산드로네」:
흥, 답례할 줄도 알고, 제법 기특하네. 페이몬은 내가 사람을 붙여서 돌보게 하고, 네 사정도 전하라고 할게. 급한 상황이니 페이몬도 이해할 거야
「산드로네」:
넌 경험도 많고 실력도 뛰어나잖아. 네 도움만큼 믿을 만한 게 또 어디 있겠어
여행자:
응, 고마워. 그럼 그렇게 하자
「산드로네」:
그럼 가자. 넌 사람을 데리고 「옛뜰 식당」으로 가서, 우리가 돌아올 때까지 페이몬의 방을 철저히 지키도록 해
「산드로네」:
페이몬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너희에게 책임을 묻겠어
즈베레프:
알겠습니다, 「산드로네」 님!
오색얼음 마을로 가기
「산드로네」:
진짜 위험하긴 하네. 지금 망가진 게 한 대뿐이라 그나마 다행이야…
「산드로네」: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 갇힌 사람들은 주로 저쪽에 몰려 있어
여행자:
내가 사람들을 구하러 갈게
「산드로네」:
그래. 난 다른 설비의 상태를 점검하고, 주변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있을게
「산드로네」:
이따 여기서 다시 만나자
사건 현장으로 이동해 갇힌 사람 구출하기
여행자:
(아마 여기겠지)
오데트:
안으로 더 들어가지 마
오데트:
지금 여기엔 위험한 마물이 돌아다니고 있어. 위험하니까 여기서 빨리 떠나
오데트:
스네즈나야성에서 보낸 지원 인력이었군. 나는 오데트야. 잘 부탁해
여행자:
(이 사람이 오데트구나. 먼저 구조하러 온 우인단 단원…)
오데트:
동굴 안에 갇힌 사람은 총 다섯. 마물의 종류와 위치는 파악되지 않았어
오데트:
가자, 시간이 없어
오데트와 대화하기
페브초바: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었으면 저희는 벌써 잡아먹혔을 거예요
라부신스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오데트:
아닙니다. 마물이 쉽게 돌아오진 못할 테니, 이 방향으로 대피하세요. 뒤는 저희가 맡겠습니다
고르노바:
고맙습니다. 자, 어서 가죠. 이쪽이에요
오데트:
주변을 확인해 봤는데, 그 마물은 물러간 것 같아
여행자:
여기가 원래 그놈의 소굴이었어?
오데트:
어. 우리가 있는 한 당분간은 돌아오지 못할 거야
오데트:
덩치는 작아도 본성이 사나운 마물이었어. 녀석의 눈에 보통 사람은 전부 먹잇감일 뿐이지…
오데트:
우리가 너무 늦지 않아서 다행이야
오데트:
갇혀 있던 사람들이 전부 빠져나갔으니, 우리도 나가자
여행자:
잠깐, 이 영역… 뭔가 좀 특이해
movie
얼음 동굴에서 이상한 검을 얻은 뒤, 무너지는 동굴을 무사히 빠져나왔다…
얼음 동굴을 빠져나온 뒤, 마물도 마침내 추격을 포기했다. 구조는 무사히 끝났고, 당신도 큰 탈 없이 오색얼음 마을로 돌아왔다
오색얼음 마을에서 산드로네와 합류하기
오데트:
인원수대로 모두 무사히 구출했어. 다시는 누가 가까이 가지 않도록, 얼음 동굴 입구에도 경고판을 세워 뒀고
오데트:
너 솜씨 좋더라. 이름이 뭐야?
여행자:
여행자. 모험가야
오데트:
전에는 못 본 것 같은데, 앞으로 기억해 둘게
오데트:
그럼… 또 보자
오데트:
「산드로네」 님, 안녕하세요
「산드로네」:
얘기 들었어, 구조를 잘 마쳤다지? 역시 너희에게 맡기길 잘했네
「산드로네」:
오데트, 넌 공연하러 온 거야?
오데트:
아뇨. 우인단의 임무로 근처에 있다가, 우연히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여행자:
공연?
「산드로네」:
본인 소개를 안 했나 보구나? 훗, 이쪽은 스네즈나야성에서 가장 주목받는 수석 발레리나야
「산드로네」:
코롤료프스키 극단의 두 진주라고 하면, 바로 여기 오데트와 수석 소프라노 보댜니차를 두고 하는 말이지
「산드로네」:
동시에 오데트는 아주 유망한 우인단 단원이기도 해. 현재로선 「시뇨라」라는 이름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가장 큰 인재지
「산드로네」:
한때 로잘린이 가장 아끼던 부하 중 하나였어. 지금의 기술도 대부분 로잘린한테 배운 거야
오데트:
…과찬이세요
여행자:
(로잘린이 가장 아꼈던 사람이라니, 그럼… 아니다. 굳이 어색해지게 이 얘길 먼저 꺼낼 필요는 없지)
여행자:
어, 어쩐지 솜씨가 심상치 않았구나
오데트:
「산드로네」 님 쪽 상황은 어떤가요?
「산드로네」:
이쪽도 완벽하게 끝냈어. 설비 보강을 전부 마쳤지. 풀로니아가 없어서 시간이 더 들긴 했지만, 흥, 결과는 똑같아
「산드로네」:
마물이 불러온 폭설이 석 달은 더 쏟아진다 해도, 이제 이 설비들이 무너질 일은 없어
「산드로네」:
일을 다 끝냈으니, 우리도 더 이상 이 눈보라 속에 머물 필요 없겠지
여행자:
여기는 이제 어떻게 수습되는 거야?
「산드로네」:
스네즈나야성에서 사람을 보내 조사한 다음, 보상안을 마련할 거야… 하아, 이번에는 내가 사고 보고서까지 써야 할 것 같아. 대형 설비 고장과 얽혀 있으니까
「산드로네」:
판탈로네 쪽에서 예산을 승인하고, 그다음 풀치넬라 쪽에서 보상안을 확정해야 해. 양쪽이 서로 싸우다가 그럭저럭 받아들일 만한 결론이 나오면, 그제야 시행되는 거지…
「산드로네」:
절차는 대충 이래. 빠르면 보름, 늦으면 두 달도 넘게 걸려
여행자:
그동안 그 사람들은 그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거야?
「산드로네」:
어. 어쩔 수 없어. 사무실에 비슷한 유형의 보고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거든
여행자:
……
여행자:
(지금은 눈이 좀 잦아들었지만, 마물의 영향으로 언제 또 거세질지 몰라…)
여행자:
(난방에 쓸 에너지도 없는데 보상까지 늦어진다니. 당장 치명적인 문제는 아니라 해도…)
여행자:
(현상황은 뭔가 단단히 잘못됐어)
오데트:
……
「산드로네」:
됐어, 멍 때리지 말고, 스네즈나야성으로 돌아가자
스네즈나야성으로 돌아가기
「산드로네」:
오? 평의회의 떠오르는 실세, 타르탈리아 의원 아니야?
「타르탈리아」:
하하, 방금 「높으신 분들」의 질문 공세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참이야. 너까지 그러지 말아주라
「타르탈리아」:
오, 파트너. 오랜만이야. 날 찾아왔었다며?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
「타르탈리아」:
그리고 오데트, 너도 왔구나. 오색얼음 마을에서 같이 돌아온 모양이지? 어때, 일은 잘 해결됐어?
오데트:
순조로웠습니다
「산드로네」:
그쪽은 어때? 특이한 상황 있었어?
「타르탈리아」:
똑같지 뭐. 「한겨울 계획」의 연장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어. 지금까지의 대책으론 버티기 어려울 것 같아
「타르탈리아」:
모의 투표 결과도 낙관적이지 않았어. 풀치넬라 영감조차 수염을 떨며 못마땅해할 정도였지
「산드로네」:
심각하네. 풀치넬라가 그러는 건 흔한 일이 아닌데
「타르탈리아」:
내 말이. 이 기세를 꺾으려면 강경한 수단을 쓰는 게 가장 쉽겠지만, 그래도…
여행자:
미안한데, 꼭 묻고 싶은 게 있어. 조금 무례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 괜찮을까?
「타르탈리아」:
오? 물론이지
여행자:
「한겨울 계획」을 반대하는 목소리에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하는 것 같은데…
여행자:
대체 뭘 위한 계획이길래, 너희 둘 다 스네즈나야 사람들 편에 서지 않는 거야?
세 사람:
……
「타르탈리아」:
(역시 내가 눈여겨 본 파트너야. 말 한번 거침없군, 하하, 재미있다니까)
「산드로네」:
(지금 이게 무슨 소리야? 내가 스네즈나야 사람들 편이 아니라니?!)
오데트:
(어떻게… 집행관님한테 이렇게 함부로 말하지?)
「산드로네」:
지금 우리를 몰아세우는 거야?
「타르탈리아」:
진정해, 산드로네. 이건 내가 설명할게. 난 무슨 말인지 이해해
「타르탈리아」:
할 수만 있다면, 나도 당장 네 쪽에 서고 싶은 마음이야
「타르탈리아」:
사실 내 입장은 너와 크게 다르지 않아. 평의회에서 반대표만 던지지 않을 뿐이지. 그렇게 했다간 여왕님이 날 가만두지 않으실 거거든
「타르탈리아」:
우인단 병사들 중엔 스네즈나야성 밖의 작은 마을 출신이 많아. 난 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그들을 책임져야 해
「타르탈리아」:
그런 마을들의 상황이 어떤지는 너도 봐서 알지? 아, 참. 나도 바다모래 마을 출신이야. 그쪽 형편도 썩 좋진 않아
여행자:
그렇다면 더 궁금해지는데
「타르탈리아」:
여왕님은 스네즈나야 사람들을 위해 보다 장기적이고 안전한 미래를 계획하고 계셔. 네 눈엔 「한겨울 계획」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타르탈리아」:
여왕님이 그리는 미래와 비교하면, 지금의 대가는 감수할 만해.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세상의 모든 일이 옳고 그름으로 명확하게 나뉘는 건 아니야
「타르탈리아」:
나와 산드로네는 「한겨울 계획」에 반대하지는 못하지만, 평의회에서 계속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타르탈리아」:
「한겨울 계획」을 멈추지 않더라도 시도할 수 있는 일은 많아. 우리도 움직이고 있고, 풀치넬라 영감도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지
「타르탈리아」:
난 여왕님의 뜻을 존중하고, 그들의 결정을 신뢰해. 하지만 동시에 이 땅을 사랑하는 평범한 사람이기도 하지. 내 가족도 여기서 살아가고 있고
「타르탈리아」:
그러니 내가 그들을 외면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어
「산드로네」:
평의회의 의견 대립을 낳는 건 사리사욕이나 악의가 아니야. 다들 이 시기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넘기길 바라고 있어
「산드로네」:
다만 지금 상황에서는 양쪽을 다 만족시키기가 어렵다 보니, 두 가지 악수 중에 차악을 고를 수밖에 없어. 겉보기에 썩 좋지 않더라도 말이야
「산드로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여왕님께 맹목적인 충성만 바치고, 스네즈나야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건 아니야. 우리 모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어
여행자:
(오색얼음 마을의 사고를 들었을 때, 산드로네는 곧장 사람들을 구하러 나섰었지)
여행자:
(싸움밖에 모르던 타르탈리아조차 이제는 의원이라는 직책을 짊어지고 분주하게 일하고 있어…)
「타르탈리아」:
우릴 너무 곤란하게 하지 말아 줘. 나도 알아, 여왕 폐하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 입장을 지지할 수도 없겠지
「타르탈리아」:
너도 아마 들었겠지만, 여왕님은 지금 군대를 이끌고 출정을 나가셨어. 눈보라를 거세게 만든 마물을 토벌하려고 말이야
「타르탈리아」:
그 마물만 쓰러뜨리면, 눈앞의 에너지 위기도 훨씬 완화될 거야
「타르탈리아」:
지금 여왕님이 오랜 염원을 이루는 일에 전념하고 계시는 건 맞지만, 그 와중에도 마물 토벌에 힘을 쓰고 계시잖아
「타르탈리아」:
그분이 그리는 미래에서 스네즈나야와 이 땅의 백성들이 아무 의미도 없다면, 뭐 하러 이런 일을 하시겠어?
「타르탈리아」:
하하, 방금 한 말은 다 진심이야. 번지르르하게 꾸며내는 말은 오늘 평의회에서 이미 다 써먹었어
오데트:
그래도 전 이 모험가의 생각을 높이 평가해요
오데트:
두 집행관님의 입장은 분명하지만, 평의회 안에는 여전히 자기 처지에 얽매여 본심과 다른 선택을 하는 이들도 많으니까요
오데트:
높으신 분들의 심기를 거스르더라도, 마음속의 옳고 그름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것. 전 귀한 품성이라고 생각해요
여행자:
그건 서로 익숙한 사이여서 그런 게 아닐까…
「산드로네」:
흥, 맞아. 사정을 뻔히 아는 사이가 아니었으면, 평범한 사람한텐 우리도 이렇게까지 설명 안 해
오데트:
실례지만, 이 모험가에게 다른 신분도 있나요? 두 집행관님과 이렇게 허물없이 이야기를 나누다니…
「산드로네」:
그건…
「타르탈리아」:
어, 아직 소개 안 했던가?
「산드로네」:
이걸 어떻게 소개해… 난 남의 상처를 일부러 들추는 사람이 아니라고!
오데트:
전 이 모험가의 이름만 알지, 이 사람이 어떤 일을 해왔는지는 잘 몰라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여행자:
(윽, 결국 로잘린 얘기를 피해 가긴 어렵겠네…)
「타르탈리아」:
아니…. 휴, 됐다. 이쯤 되면 더 숨길 수도 없겠네
「타르탈리아」:
이 친구는 여러 나라에서 명성이 자자한 그 여행자(이)야. 몬드에선 용의 재앙을 해결했고, 리월에선 내가 벌인 소동을 수습해 줬지. 그리고 이나즈마에선…
「타르탈리아」:
어전시합에 참가해 로잘린을 이겼어
오데트:
아…
「산드로네」:
미안. 너희 둘이 엮일 일이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굳이 이거까진 말 안 했어…
오데트:
아닙니다, 이미 오래된 일이고… 괜찮아요
오데트:
그러고 보니 극단에 연습이 있는 걸 깜빡했네요. 죄송하지만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산드로네」:
휴…
「산드로네」:
전에 내가 말했지? 오데트는 로잘린이 가장 아끼던 부하였어. 둘 사이가 좋지는 않았지만 말이야
「산드로네」:
로잘린 자체가 친구가 많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사람이 죽고 나면, 웬만한 갈등은 의미를 잃기 마련이잖아
「타르탈리아」:
너무 마음에 두지 마. 오데트 말대로, 이미 오래전 일이잖아
「타르탈리아」:
오데트는 로잘린이랑 성격이 달라. 조금만 시간을 주면, 스스로 잘 정리할 거라고 봐
여행자:
응…
「타르탈리아」:
아, 그러고 보니 페이몬은? 안 보이네?
「산드로네」:
몸이 아파서 「옛뜰 식당」에서 쉬고 있어. 우리가 나올 때 사람을 붙여서 지키게 해 뒀지
「타르탈리아」:
그랬구나, 힘들겠네. 토니아가 어렸을 때가 떠오르는걸. 걔도 찬바람을 못 견뎌서 늘 아팠거든…
「타르탈리아」:
침대에 누워 기침하는 걸 보면 나도 얼마나 마음이 쓰이던지. 그래도 워낙 속 깊은 아이라, 누가 보러 오면 항상 웃어주고, 한 번도 투정 부리지 않았어
「타르탈리아」:
페이몬도 분명 속 깊은 아이일 거야. 하하
「타르탈리아」:
너도 일손이 모자라지? 실력 좋고 믿을 만한 부하를 둘 보내서 교대시켜 줄게. 페이몬이 안전하게 쉴 수 있도록
「산드로네」:
그럼 좋지. 이쪽으론 네 부하들이 더 전문가잖아
여행자:
고마워
「타르탈리아」:
천만에. 너도 지금 하고 싶은 일이 있잖아. 안심하고 가서 해
「타르탈리아」:
나중에 내가 네 편에 안 섰다고 뭐라 하면 안 된다, 하하
「산드로네」:
그 사람을 만났어?
「타르탈리아」:
글쎄… 「총괄관」의 최근 행보는 우리한테도 비밀이라, 내가 따로 연결해 주긴 어려워
「타르탈리아」:
네가 말해주지 않았으면, 난 그 사람이 계속 글루포프에만 있고 남쪽엔 간 적 없는 줄 알았을걸
여행자:
그렇구나… 알겠어
「타르탈리아」:
그럼 난 페이몬을 지킬 경호 인력을 보내러 갈게. 마침 글루포프로 돌아가서 처리해야 할 일도 있거든
「산드로네」:
나도. 당장 사고 보고서부터 써야 해… 그럼 이쯤에서 헤어지자
여행자:
응, 잘 가
여행자:
(다들 쉽지 않은 상황이구나. 그래도 타르탈리아 말이 맞아. 나에겐 하고 싶은 일이 있고…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있어)
여행자:
(알료샤한테 가서 오색얼음 마을을 도울 방법이 없는지 물어보자)
잿불 구역으로 가기
여행자:
(이상하네. 이 검, 저절로 떨리는 것 같아)
여행자:
(일곱신상에 가까워질수록 떨림이 뚜렷해져. 육안으로 구분하긴 어려운 정도지만…)
여행자:
(설마 이 검, 일곱신상과 관련이 있는 걸까? 하지만 손을 대 봐도 떨리기만 할 뿐인데…)
여행자:
(이 검은 특수한 영역에서 손에 넣은 거였지. 그럼 얼음 원소의 힘을 한번 사용해 볼까?)
일곱신상 접촉하기
여행자: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진 모르겠지만, 검의 힘이 조금 강해진 것 같아)
여행자:
(다른 일곱신상을 발견하면 거기서도 시험해 봐야겠어. 이제 알료샤를 찾으러 가자)
잿불 구역에서 알료샤 만나기
타티셰프:
어서 와. 뭐 필요한 거라도?
여행자:
알료샤를 찾으러 왔어요
타티셰프:
아아, 그래. 잠시만 기다려. 지금 바로 연락을 넣지
알료샤를 만난 뒤, 당신은 오색얼음 마을에서 벌어진 일과 지금 아무도 뒤처리를 맡지 않고 있는 곤란한 상황을 그에게 전한다
알료샤:
하아, 그런 일이라면 나도 알지. 스네즈나야성에서 오는 지원은 일부러 늦어지거나 중간에 떼이진 않지만, 그걸 기다리는 며칠이 제일 힘들어
알료샤:
가장 모순적인 점도 이거야. 긴급 구호 물자가 제때 도착하지 않으면, 그걸 어떻게 「긴급」 구호라고 부를 수 있겠어?
알료샤:
음, 꼭 그렇진 않아. 이슬 마을의 수정석이 시장에 풀릴 수도 있어
여행자:
이슬 마을? 왜?
알료샤:
우리가 이슬 마을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했잖아. 그건 그동안 닫혀 있던 수문을 연 거나 다름없어
알료샤:
지금까지 누적된 횡령분이 주민들에게 한꺼번에 돌아갔으니, 당장은 다 써버리기도 어렵지
알료샤:
물론 수정석을 비축해 두고 천천히 써도 되고, 에너지원의 가격도 계속 오를 추세지만… 급전이 필요한 상황은 있기 마련이잖아
여행자:
그래서 시장에 내다 팔게 된다는 거구나…
알료샤:
어. 지금 수정석 시세면 보통 사람은 한몫 단단히 챙길 수 있는 정도거든
알료샤:
사장님, 장부에 제 물품 대금 남은 거 얼마나 돼요?
타티셰프:
확인해 볼 테니 기다려. 듣자 하니, 사비로 수정석을 사려는 모양이지?
알료샤:
네. 부족하면 제가 더 보태서라도 살 수 있는 만큼 사 보려고요
알료샤:
됐어. 넌 스네즈나야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먹고 입는 데도 돈이 들어갈 거 아냐. 나중에 수정석을 옮길 때 네 열차나 좀 빌려줘
여행자:
괜찮아. 내가 원해서 하는 일이니까
타티셰프:
자, 돈 여기 있어. 시장에 가서 한번 찾아봐. 남아 있는 수정석이 많진 않을 거야
알료샤:
그렇겠죠. 일단 한번 가볼게요
알료샤:
어디 보자… 응?
여행자:
오데트가 왜 여기 있지?
오데트:
알료샤, 그리고…
여행자:
아, 안녕…
오데트:
안녕
알료샤:
둘이 아는 사이일 줄은 몰랐네
알료샤:
성에서 자잘한 소일거리도 좀 하고 있거든. 극장 청소나 소품 운반 같은 거. 그래서 대스타 오데트랑도 몇 번 마주친 적이 있어
알료샤:
이렇게 눈보라 치는 날엔, 사냥에만 목매지 않을 줄도 알아야 돼
오데트:
맞아. 우리 쪽도 가끔 일손이 부족하고
여행자:
……
오데트:
……
알료샤:
(오색얼음 마을 일은 잘 해결됐다고 하지 않았나? 근데 분위기가 왜 이러지…)
알료샤:
소품이라도 고르러 왔어?
오데트:
아니. 극장에 돌아간 후에도 오색얼음 마을 일 때문에 마음이 어수선해서, 춤에 집중이 안 되더라고
오데트: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싶어서 와 봤어
여행자:
너도 마음에 걸렸어?
오데트:
음, 너도 그래? 그래서 여기 있는 거구나
오데트:
집행관님 앞에선 내 입장을 함부로 드러낼 수가 없어. 나 같은 평범한 우인단 단원은 「한겨울 계획」이 무엇을 위한 일인지 모르니까
오데트:
알 수 없으니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으니 두고 볼 수 없는 거야
알료샤:
휴, 요즘은 다들 비슷한 마음일 거야. 돕고 싶어도 마음에 걸리는 게 많지. 그래서 「포효단」 같은 조직이 생겨난 거고
오데트: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긴 하지. 하지만 그런 조직에는 다른 위험도 따라. 우인단에서 권장하는 방식은 아니야
알료샤:
통제를 잃기 쉽고, 그 뒤의 추적도 어렵다는 거지… 하긴, 그런 사건을 몇 건 듣긴 했어
여행자:
(산드로네는 오데트가 「시뇨라」라는 이름을 이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했지. 그렇게 된다면, 「한겨울 계획」 뒤에 숨은 사정도 알 수 있을 거야…)
여행자:
(하지만… 지금은 굳이 묻지 말자. 오데트한테도 사정이 있을지 모르니까)
오데트:
무슨 생각해?
여행자:
아무것도 아냐… 그냥 멍 때리고 있었어
오데트:
입장이 행동을 제한하는 이유가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점은 우리 둘 다 같다고 생각해. 하고자 한다면, 방법은 언제나 있는 법이지
여행자:
응
오데트:
로잘린이 다른 나라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알아. 네 판단은 틀리지 않았어. 그러니까 너무 마음에 두지 마
오데트:
너희는 여기서 뭐 해?
알료샤:
아, 시장에 수정석 재고가 있다고 해서 좀 사볼까 하고 왔어
오데트:
잘됐네, 나도 그것 때문에 왔거든. 그럼 돈은 내가 낼게. 임무 예산으로 경비 처리하면 돼
오데트:
본질적으로는 구호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서 생긴 문제잖아. 사비를 쓰기보단 나랏돈으로 처리하는 게 맞아
알료샤:
하긴, 꽤 큰 지출이긴 해
여행자:
도와줘서 고마워
오데트:
어디 보자… 전부 주세요. 영수증 하나 부탁드릴게요
오데트:
맞아. 신청 유형은 임무 예산으로 기재하되, 비고에 긴급 구호 건이라고 꼭 명시해 줘. 안 그러면 일반 경비 한도밖에 적용 못 받아
오데트:
그럼 이 열차로 준비해 주세요. 규정상 「한겨울 계획」 기간에 크레스니크 수정석을 운송할 경우, 출발 한 시간 전까지 열차 칸을 추가할 수 있어요
오데트:
이 정도면 문제없겠어. 열차는 우인단 경비가 목적지까지 호송해 줄 거야
알료샤:
네가 우인단 일을 하는 건 처음 봐. 무대 위에서 움직일 때처럼 막힘이 없네
오데트:
과찬이야. 그냥 어릴 때부터 우인단 일에 쏟은 시간이 춤에 들인 시간만큼 많았을 뿐이지
여행자:
이제야 마음이 좀 놓여
알료샤:
너 오늘 하루 종일 밖에 있었지? 페이몬은 좀 어때?
여행자:
너무 정신이 없었어. 지금 바로 돌아갈게
오데트:
왜 그래? 페이몬이 누군데?
알료샤:
여행자의 파트너야. 스네즈나야에 오자마자 감기에 걸려서 몸이 좀 안 좋아
오데트:
너한테 아주 소중한 사람이겠구나. 그런 와중에도 스네즈나야 사람들의 문제를 도우러 뛰어다니다니…
알료샤:
어차피 이제 할 일도 없으니, 나도 페이몬한테 갈래. 나아졌는지도 볼 겸
오데트:
나도 같이 가도 될까? 전에 오색얼음 마을에 갔다가 받은 사탕도 있고, 감기 기운이 있을 때 어떻게 하면 낫는지도 나름 알고 있거든
알료샤:
그래, 그럼 가자
알료샤:
(잘 모르겠지만, 둘 사이에 있던 어색한 기류는 사라진 것 같네… 뭐, 잘된 거겠지)
「옛뜰 식당」으로 돌아가기
시틴:
안녕하세요, 죄송하지만 방 안에 환자분이 휴식 중이셔서요. 무슨 일이신가요?
알료샤:
무슨 상황이야?
시틴:
아, 죄송합니다. 혹시 여행자 님이신가요? 그렇다면 모험 핸드북을 보여 주실 수 있을까요? 「타르탈리아」 님께서 그걸로 신분을 확인하라고 하셨습니다
여행자:
여기요
시틴:
정말 본인이시군요, 실례했습니다. 「타르탈리아」 님께서 이 방은 특별히 철저히 지키라고 당부하셨거든요
시틴:
그렇다고 「옛뜰 식당」 영업에 지장을 줄 수도 없었습니다. 너무 티 나게 경비를 서면 오히려 이 방만 수상해 보여 괜한 주목을 끌 수도 있고요
시틴:
지금은 저 말고도 몇몇 동료들이 식당 안팎에 흩어져 있습니다. 전부 사복 차림이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오데트:
이렇게 엄청난 대우를 받고 있을 줄이야
시틴:
「타르탈리아」 님께서 직접 지시하신 특별 임무인 만큼, 저희는 반드시 맡은 바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시틴:
더 이상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들어가시죠
페이몬:
여행자, 알료샤! 돌아왔구나! 그리고… 여긴 새로운 친구야?
오데트:
안녕, 난 오데트야. 오늘 여행자(이)랑 잠시 함께 움직였어
여행자:
아주 믿음직한 우인단 단원이야
페이몬:
우인단 사람이었구나. 넌 정말 우인단이랑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인가 봐
여행자:
몸은 좀 어때?
페이몬:
점점 나아지고 있어. 며칠만 있으면 같이 다닐 수 있을 거야. 그 의사 말이 맞았어!
페이몬:
근데 지금은, 헤헤… 손발이 아직 조금 차가워
오데트:
나한테 좋은 물건이 있어
페이몬:
우와, 이게 뭐야? 얼음 속에 든… 불꽃? 어, 이거 진짜 얼음 맞아? 어떻게 불도 타오르고 얼음도 안 녹지?
오데트:
눈썰미가 좋네. 맞아, 이건 「불꽃 호박」이라고 해
오데트:
나도 감기에 걸릴 때가 있었는데, 이걸 머리맡에 두면 금방 나아지곤 했어. 잠깐 빌려줄게
페이몬:
응! 따뜻한 기운이 느껴져. 헤헤, 신기하다…
페이몬:
아, 이름이 오데트라고 했지? 너희는 어떻게 알게 된 거야?
알료샤:
꽤 기운차 보이네. 마음이 놓여
알료샤:
조사한다던 일은 진전이 좀 있어?
알료샤:
음. 그래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 그쪽이 쉽게 정보를 흘릴 리가 없잖아
알료샤:
「포효단」이라…
알료샤:
…글쎄
알료샤:
「포효단」 멤버는 다 자기 정체를 숨기고 활동해. 그래도… 한 명쯤은 너한테 소개해 줄 수 있을지도 몰라
알료샤:
일단 준비는 해볼 테니까, 내일 코롤료프스키 극단으로 와. 결과는 그때 알려줄게
오데트:
다들 뭐 좀 마실래? 내가 바에 다녀올게
페이몬:
나는… 음, 따뜻한 우유! 오늘은 따뜻한 걸 마시는 게 좋겠어
페이몬:
둘이서만 계속 속닥거리지 말고, 이따가 다 얘기해 줘야 돼! 오늘 있었던 일 다 들려줘!
여행자:
그래, 알겠어
페이몬:
꼭 「테이블 극단」 같다. 듣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모험이 될 수 있구나

보호받지 못하는 침묵
오색얼음 마을의 사건을 해결한 뒤, 스네즈나야의 현 상황과 「한겨울 계획」에 의문을 품게 되었다.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의문의 「포효단」과 접촉하는데…
「코롤료프스키 극장」으로 가기
알료샤:
왔구나. 표는 내가 구해 뒀어. 「포효단」 일도 다 준비해 놨고
알료샤:
대신 공연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해. 괜찮지? 어차피 너도 코롤료프스키 극단의 공연은 본 적 없을 거 아냐
알료샤:
천만에. 자, 이쪽으로 들어가자
쿨리시:
극장 규정에 따라 간단한 검사가 있겠습니다. 협조 부탁드립니다
발레리:
……
여행자:
(이 사람은… 우인단인가? 뭔가를 기다리는 것 같네…)
쿨리시:
네, 확인 끝났습니다. 이쪽으로 입장해 주세요
알료샤:
왜 그래?
여행자:
경비가 생각보다 훨씬 삼엄하네
알료샤:
여긴 스네즈나야의 정재계 인사들도 드나드는 곳이니까, 경비가 삼엄할 만도 하지
알료샤:
근데 이번엔 우인단의 군수궁 부대까지 나와 있네… 봤어? 발레리라고, 맨 뒤에서 무표정하게 서 있던 사람
알료샤:
그 사람은 「특수임무대」 소속인데, 여기서 볼 때마다 하는 일은 딱 하나뿐이야. 미탸라는 사람을 찾는 거지
여행자:
그 사람은 또 누군데?
알료샤:
연구원이라는데, 사무실에 얌전히 붙어 있는 타입은 아닌가 봐. 그 사람이 제일 좋아하는 탈주 장소 중 하나가 극장이래
알료샤:
뭐, 우리랑은 별로 상관없는 일이지만. 가자, 곧 공연이 시작될 거야
극장 공연 관람하기
알료샤:
어때, 제법 근사하지?
여행자:
에피클레스 오페라 하우스가 생각나네
알료샤:
아, 폰타인에 있는 극장 말이야? 명성은 익히 들었는데,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는 못 봤어
알료샤:
자, 여기야. 공연이 곧 시작되겠다. 죄송하지만 실례하겠습니다
여행자:
실례하겠습니다
추구노프:
흥, 늦었으면 조용히 해
여행자:
(뭐야, 이 사람… 됐어, 굳이 상대하지 말자)
알료샤:
아, 나왔다. 저 사람이 오늘 내가 소개시켜 줄 사람이야. 극단의 수석 소프라노, 보댜니차
보댜니차의 공연을 감상했다…
알료샤:
이쪽으로 가면 대기실이야. 미리 연락해 뒀으니, 보댜니차가 기다리고 있을 거야
알료샤를 따라 배우 대기실로 가기
알료샤:
안녕. 실례할게
보댜니차:
아휴, 진짜 속 터져. 들어와!
오데트:
아, 너희구나
여행자:
여기서 보게 될 줄은 몰랐네
보댜니차:
응? 너희 아는 사이야? 아, 혹시 어제 네가 말한, 그 인상 깊었다는 사람?
오데트:
난 그런 말 한 적 없어
보댜니차:
왜 갑자기 모르는 척해? 내가 그 음침한 공장장 얘기를 꺼내기 전에, 네가 분명히…
오데트:
너희는 무슨 일로 온 거야?
알료샤:
아, 여행자한테 공연을 보여주려고 데려왔는데, 보댜니차의 무대가 감명 깊었다고 하더라고
알료샤:
그래서 잠깐 얘기도 나누고, 사인도 받을까 해서 왔지…
오데트:
극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면 이게 규정 위반이란 건 알 텐데? 대기실은 그런 용도로 쓰는 곳이 아니야
보댜니차:
에이, 뭐 어때. 이리 와, 사인? 지금 바로 해줄게. 같이 사진도 찍을까?
오데트:
…네가 좋다면야 뭐
오데트:
오늘 내 공연은 다 끝났으니까, 너희끼리 얘기 나눠
보댜니차:
나 방금 없는 말 지어낸 거 아니야. 오데트가 민망해서 아닌 척한 거지
보댜니차:
오데트가 널 높이 평가하던데, 나도 마찬가지야. 오색얼음 마을 일은 정말 잘해줬어
알료샤:
좋아, 오데트도 멀리 갔겠다, 이제 문을 잠글게
여행자:
왜?
알료샤:
「포효단」 일은 철저히 비밀로 부쳐야 하니까
보댜니차:
으악, 알료샤 너! 그걸 말해 버리면 어떡해! 아직 외부인이 있잖아!
알료샤:
진정해. 필요한 준비는 다 해 왔어. 이거 봐
보댜니차:
단장님의 회신이네. 오늘 아침에 온 건가… 가입을 승인한다고? 얘를?!
여행자:
나를?
알료샤:
어제 네가 「포효단」에서 정보를 얻고 싶다며. 아쉽게도 「포효단」의 정보는 내부에서만 공유되고 있어
알료샤:
하지만 네가 스네즈나야에 온 후로 우린 계속 같이 움직였잖아. 난 너의 행동 방식과 인품, 동기를 전부 지켜봤지
알료샤:
너의 방향은 우리 「포효단」이 가려는 길과도 일치해. 그래서 차라리 더 직접적인 방법을 쓰기로 한 거야…
알료샤:
단장님한테 편지를 써서 네 사정을 간단히 설명했어. 그랬더니 금방 승인 답장이 왔지
알료샤:
물론 들어올지 말지는, 네 의사에 달렸어
보댜니차:
오데트의 말이 전부 사실이고, 사람 보는 눈도 틀리지 않았다면, 네가 우리 정체를 폭로할 걱정은 안 해도 되겠지…
보댜니차:
그래도 깜짝 놀랐어. 날 찾아온 이유가 이거였다니
보댜니차:
그럼… 아까 한 말은 오데트가 있어서 그냥 둘러댄 거야? 사실은 내 노래를 그렇게까지 좋아한 건 아니네?
여행자:
아냐 아냐, 진짜 좋았어
보댜니차:
훗, 그치? 그래야지
알료샤:
간단히 소개해 줄게. 전에도 말했듯이, 「포효단」은 신분을 숨기고 비밀리에 움직이는 조직이야
알료샤:
웬만해선 멤버끼리 얼굴 맞댈 일도 없고, 서로 누군지도 몰라. 그만큼 독립성이 강하고 보안이 철저하지
알료샤:
그래서 결과가 조직의 원칙에 어긋나지만 않는다면, 어떤 수단을 사용하든 그건 개인의 자유야. 절대 구속받지 않아
보댜니차:
어쨌든 표면적으로는 서로 관련 없는 사람들이니까, 무슨 일이 생겨도 다른 사람한테 불똥 튈 일 없어
알료샤:
행동 방식만 자유가 아니라, 행동할지 말지 판단하는 것도 자유야. 실제로 「포효단」에는 아직까지 아무 활동도 안 한 멤버도 많아
알료샤:
여기에 들어온다고 해서, 네 활동에 제약이 생기진 않는다는 거지
알료샤:
관심 있으면 조직의 원칙을 읽어봐도 좋아. 익명성을 이용해서 악행을 저지를 생각만 아니면, 별문제는 없을 거야
보댜니차:
나도 다섯 번 정도 시도해 봤는데… 끝까지 읽은 적은 한 번도 없어. 삼류 작가 대본보다 더 재미없거든
알료샤:
좋아. 그럼 정식 신청서를 준비해 올게. 잠깐 기다려 줘
보댜니차:
그게, 알료샤가 강아지 기르는 거 너도 알지? 투가린 말이야. 예전에 알료샤가 투가린을 무대 뒤에 데려온 적이 있어
보댜니차:
나를 잘 따르는 것 같길래, 같이 놀아주고 고기도 좀 줬지
보댜니차:
그러고 나중에 각자 위장을 한 상태로 「포효단」 활동을 하는데, 투가린이 날 단번에 알아본 거야
알료샤:
우연이었지. 다만 이 일을 상부에 보고하진 않았어. 그랬다간 곤란한 일이 생길 게 뻔하니까
알료샤:
예를 들어… 하아, 먹고살려면 난 이 극장 일이 꼭 필요하거든
알료샤:
그나저나 아까 들어올 때 투덜대는 소리가 들리던데, 추구노프 쪽은 잘 풀렸어?
보댜니차:
잘 풀렸으면 내가 그렇게 화가 났겠어? 무대에 오르기 전에 일부러 그 사람한테 말을 붙여봤어. 「이스크라 설비 공장」 쪽 정보를 캐보려고
보댜니차:
근데 전혀 걸려들질 않더라. 무슨 말을 해도 다 피해 가는 거 있지?
보댜니차:
그 와중에 불만은 또 어찌나 많은지. 평소엔 늘 귀빈실이었는데 왜 이번엔 일반석이냐, 자리는 왜 이렇게 안 좋냐…
보댜니차:
그건 당연한 거 아니야? 귀빈실에 앉고 싶으면 표를 미리 샀어야지. 달랑 하루 남기고 편지를 보내 봐야 표는 다 팔리고 없다구!
보댜니차:
그 일반석 표도 내가 고생해서 겨우 마련해 준 거야. 그 사람 비위 맞춰 주려고. 근데 아무것도 말 안 해주더라
알료샤:
실제로 만나면 그런 사람일 줄 누가 알았겠어…
알료샤:
아, 넌 누군지 모르겠구나. 오늘 네 옆에 앉아 있던 그 아저씨야. 인상이 별로였지?
보댜니차:
시민들한텐 엄청 열정적이고 가정적인 사장님 이미지야
보댜니차:
하지만 실제로는, 호의와 권리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지. 특혜를 받아도 당연한 줄 안다니까
보댜니차:
극장표만 해도 그래. 전에 내가 귀빈실을 잡아준 적이 있는데, 하나도 안 고마워하더라. 오히려 이번엔 내가 자길 박대한 줄 알아
보댜니차:
돈은 한 푼도 안 내는 주제에. 단 한 번도 안 냈어! 흥
여행자:
그건 정말 너무하네…
보댜니차:
그렇게 가정적이면 아내랑 딸도 한번 데려오든지! 난 한 번도 못 봤어
알료샤:
진정해, 보댜니차. 좋게 말해서 안 통하면, 이제 강경책을 써야지
알료샤:
그 전에, 신청서 준비됐으니 이거부터 작성해 줘
「포효단」 신청서를 작성했다…
보댜니차:
좋아! 그럼 신청서는 잘 받았어
보댜니차:
조금 손볼 곳이 있네. 내가 살짝 고쳐줄게… 아무튼, 신청서는 잘 받았어
보댜니차:
이제부터 너도 우리와 같은 「포효단」 멤버야. 그리고 추구노프는, 우리가 지금 노리고 있는 대상이지
보댜니차:
최근 「포효단」은 이스크라 설비 공장을 조사해서, 그곳의 에너지 사용량이 기준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어
보댜니차:
직접적인 증거만 잡으면, 평의회에 신고해서 공장 가동을 중지시킬 수 있을 거야
알료샤:
그러면 크레스니크 수정석도 더 필요한 곳으로 분배되겠지
보댜니차:
원래는 추구노프랑 대화를 나누면서 정보를 캐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입이 무겁더라. 어쩔 수 없이 다른 방법을 써볼까 해
보댜니차:
오늘 저녁에, 극장 단골 중 한 명인 미탸를 만나기로 했어
여행자:
전에 알료샤가 그 이름을 말한 적 있어
알료샤:
근데 아까 보니까 발레리도 왔더라. 미탸를 잡으러 온 것 같던데, 미탸가 오늘 밤에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네
보댜니차:
후후, 걱정 마. 그 사람을 따돌릴 재주가 없었으면, 매번 공연 시간에 딱 맞춰 나타나지도 못했을걸
보댜니차:
미탸는 아주 유명한 에너지 전문가야. 에너지를 과다 사용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도, 미탸한테 자연스럽게 이 얘기를 흘릴 수는 있어
보댜니차:
미탸가 나서서 이스크라 설비 공장의 문제를 지적해 준다면, 정부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조사에 들어가겠지
보댜니차:
우린 현장에 갈 수 없지만, 미탸는 그럴 권한이 있어. 그러니까 우리는, 미탸의 협조를 끌어내기만 하면 돼
보댜니차:
맞아, 그게 우리가 밝혀내고 싶은 또 다른 일이지… 다만 이건 공장 건보다 성공 가능성이 훨씬 낮을 거야
보댜니차:
그래도 미탸는 입이 엄청 무거운 편은 아니래. 기분이 좋아지면 무심코 내뱉을지도?
알료샤:
어때? 너한테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지?
여행자:
응. 같이 가자
보댜니차:
좋아, 그럼 너희는 근처에 앉아 식사하는 척하면서, 중요한 정보를 기록해 줘
보댜니차:
미탸는 연극 팬이라 나는 경계하지 않겠지만, 너희는 절대 티 나면 안 돼. 너희를 눈치채면 입을 닫아 버릴지도 몰라
알료샤:
그래, 걱정 마. 우리는 제법 잘 맞거든
여행자:
그냥 친구랑 수다 떠는 것처럼 하면 되겠네
보댜니차:
맞아, 믿음직하네! 그럼 휴게실에 있는 잡동사니 치우는 것 좀 도와줘. 다 정리하고 출발하자
알료샤:
알겠어. 뭘 정리하면 돼?
보댜니차:
전부 다
「옛뜰 식당」으로 가기
알료샤:
우린 여기 자주 드나드니까 눈에 띄진 않을 거야. 여기 앉자
알료샤:
이제 보댜니차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어
보댜니차:
아, 미탸! 여기야 여기!
미탸:
오는 길에 시간이 조금 지체됐어. 미안, 안 그래도 시간이 부족한데…
미탸:
먹고 싶은 디저트랑 음료 마음대로 시켜. 어디 보자, 내 계획대로면… 25분은 남았을 거야
보댜니차:
오늘 그렇게 바빠? 그냥 가볍게 얘기나 나누려던 거라, 다음에 시간 널널할 때 봐도 괜찮아
미탸:
하하, 수석 소프라노와 만날 귀한 기회를 놓칠 순 없지
미탸:
여러 번 초대해 줬는데 매번 일정이 안 맞았잖아. 이 기회를 놓치면 다음이 언제가 될지 모른다고
보댜니차:
날 위해 일부러 시간 내줘서 고마워
알료샤: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스네즈나야에는 이런 신기한 물건이 많아서 다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잿빛 눈동자」와 페이몬 같은 것도 그렇고
여행자:
그래도 이동은 편하긴 하겠네
보댜니차:
오늘 널 부른 건, 극단에 대한 팬의 의견과 피드백을 듣기 위해서야
미탸:
난 완전 만족해, 진심이야. 네 노래를 들을 때마다 항상 새로워
미탸:
많이 듣다 보니 디테일이 더 잘 들려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공연할 때마다 네 실력이 늘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보댜니차:
칭찬 고마워.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줄 수 있어?
미탸:
음, 오늘 부른 「나무서리 아래에서」를 예로 들자면…
미탸:
왜 그래? 멋진 공연에는 그에 맞는 찬사를 보내야지
미탸:
처음엔 그냥 차갑고 쓸쓸한 곡인 줄 알았는데, 들을수록 이 「차가움」이 전하는 건 공허함이 아니라, 가장 밑바닥에서 싹튼 조그만 희망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보댜니차:
그런 것까지 알아채다니 대단한데? 나도 작곡가랑 얘기해 보고 나서야 이런 창법을 시도해 본 거거든
보댜니차:
——물론 「나무서리 아래에서」는 오늘 공연 리스트에 없었지만 말이야
미탸:
아, 그래?! 그건 워낙 명곡이라서… 매번 나오잖아
보댜니차:
대부분은 나오지
미탸:
아… 하하, 그… 그럼 그 곡 얘기를 해볼까? 「바람 따라 날아오르며」! 오페라 「산과 참새」에 나오는 명곡이잖아
보댜니차:
오늘은 그 노래도 안 불렀어. 목 상태가 안 좋아서 급하게 바꿨거든
미탸:
어… 그, 그럴 수가…
보댜니차:
미안하지만, 미탸. 오늘 극장에 있었던 건 맞지?
미탸:
그야 물론이지. 공연 시작 전에 극단 단원들한테 인사도 나눴잖아. 너랑 오데트한테
보댜니차:
그럼 오데트는 오늘 무슨 공연을 했게?
미탸:
「흰기러기의 만가」, 맞지!
보댜니차:
맞아. 그렇구나, 이제 알겠어
보댜니차:
내 노래가 너무 지루해서 한 곡도 기억에 안 남은 거구나. 다음부턴 곡 수를 줄여보도록 할게
미탸:
아니야, 진짜 오해야!
미탸:
휴, 솔직히 말할게. 미안해, 오늘 네 공연 때 잠깐 딴생각을 했어
미탸:
내가 극장에 와서 공연 보길 좋아하는 건, 너희 공연이 정말 훌륭하기 때문이야.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켜서, 늘 내 연구에 영감을 주거든
미탸:
그래서 난 하던 일이 막히면 기분 전환차 극장에 오곤 해
미탸:
오늘 오데트가 춘 「흰기러기의 만가」는 정말 최고였어. 새로운 깨달음이라도 얻은 게 아닌가 싶었지…
미탸:
슬퍼하면서도 절대 고개 숙이지 않는 그 모습에, 영감이 번뜩 떠오르더라고. 그래서 바로 노트에 적기 시작했어
미탸:
대단한 진전은 아니었지만, 나름의 수확은 있었지. 그러고 정신을 차려 보니, 공연이 이미 다 끝나 있더라…
보댜니차:
그래서 내 노래는 하나도 안 들은 거네. 맞지?
미탸:
나도 내가 연극 자체를 즐기는 게 아닐 때가 많다는 걸 알아. 그래서 이런 태도랑 네 공연을 놓친 것 중에, 어느 쪽이 더 실례인 건지 잘 모르겠어…
여행자:
(분위기가 별로 안 좋은 것 같네… 응?)
여행자:
왜 그렇게 굳었어?
알료샤:
미탸가 완전히 잘못 건드렸어. 보댜니차는 공연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을 제일 싫어하거든…
알료샤:
겨우 성사된 자리인데, 이러다 대화가 끝나는 건 아니겠지…
보댜니차:
…흥
보댜니차:
괜찮아, 난 이것도… 나름의 인정이라고 생각해. 적어도 우리 공연이… 마음에 와닿았다는 뜻이잖아. 그치?
보댜니차:
신경 쓰지 마. 나도… 그렇게까지 신경 안 써
알료샤:
용케 참고 있군…
여행자:
정말 힘들겠다
보댜니차:
네가 오데트의 공연에 보낸 찬사는 내가 대신 전해줄게
미탸:
그렇게 말하지 마. 난 네 공연도 정말 좋아해. 오늘은 영감이 찾아온 타이밍이 좀 안 좋았을 뿐이야. 평소엔 진짜 열심히 듣고 있어
보댜니차:
나도 알아. 그게 보이니까 네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야
보댜니차:
그리고 난, 누가 내 앞에서 동료 칭찬 좀 했다고 발끈하고 그런 사람 아니야. 진짜로 아니야
미탸:
알겠어. 그래도 사과할게…
보댜니차:
그보단 고상한 척 허세 부리는 사람들이 더 별로야. 대화도 안 통하고 역겹기만 해
미탸:
맞아, 그런 사람 진짜 많지. 심지어는 극장을 나서기도 전에 무대에서 뭘 했는지 다 잊어버리잖아
미탸:
왜 그래? 쌓인 게 많아 보이는 표정인데
보댜니차:
너도 들어봤는지 모르겠는데, 이스크라 설비 공장의 사장이 극장 투자자도 아니면서 자꾸 투자자와 똑같은 특권을 요구해
보댜니차:
무조건적인 귀빈실 표와 최고급 술… 심지어는 공연 곡을 지정할 권리까지 원하지
알료샤:
역시 보댜니차야. 기분이 상한 걸 이용해서 자연스럽게 화제를 바꿨어…
미탸:
음, 나도 그 사람을 만난 적이 있어. 뭐랄까… 다들 그 사람을 선량한 기업가의 대표처럼 말하는데, 난 전혀 모르겠더라
보댜니차:
맞아. 그 사람은 무대에서 뭘 하는지 하나도 관심 없고, 그냥 자기의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려는 것뿐이야. 하지만 난 그런 사람을 위해 공연 리스트를 준비해야 하지
보댜니차:
그 사람이 운영하는 공장이 그렇게 대단해? 조금만 알아봐도 안 좋은 소문이 수두룩하던데, 완전 악덕 자본가 같아
미탸:
아, 정말?
보댜니차:
응! 별 얘기가 다 있어. 임금은 낮고, 근무 시간은 길고, 설비는 밤새 풀가동에… 직원들한텐 어떠한 형태의 인터뷰도 못 받게 한대
보댜니차:
「한겨울 계획」이 수차례 연장돼서 일상생활에 쓸 수정석도 부족한데, 그 사람은 거기까지 손대서 자기 이윤만 늘리려 한다는 거야…
보댜니차:
이 소문이 사실이면, 엄청 심각한 규정 위반이야
미탸:
그렇구나, 너도 그 얘기를 들은 모양이네
보댜니차:
뭐야, 진짜로 그런 일이 있었어?
미탸:
하하, 아니. 나도 소문으로만 들었을 뿐이야. 그래도 완전히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닌 것 같아
미탸:
최근에 「풀치넬라」 님이 모든 수정석의 흐름을 추적하라고 압박을 넣으셔서, 에너지 부서 사람들이 아주 죽을 맛이야…
보댜니차:
「풀치넬라」 님이 직접 신경 쓰고 계신다고?
미탸:
응. 수정석이 자유롭게 유통되는 자원이라곤 해도, 부자들이 계속 사재기하게 두면 얼어 죽는 건 결국 가난한 사람이잖아. 그건 너무 불공평하지
미탸:
아무래도 이스크라 설비 공장의 조사 일정을 서둘러 잡아야겠어
미탸:
네가 극장 밖의 일까지 신경 쓰고 있을 줄은 몰랐는데, 꽤 세심하네
미탸:
무리를 떠난 요정들은 보통 인간에게 무관심하잖아
보댜니차:
인간의 도시에서 계속 살아가려면, 세상사에도 관심을 가져야지. 「풀치넬라」 님도 요정이잖아?
보댜니차:
하지만 그렇게 경험이 풍부한 사람마저 「한겨울 계획」 때문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니. 이 계획은 대체 뭘 위한 걸까…
여행자:
(드디어 중요한 얘기로 들어가는 건가…)
알료샤:
미탸도 이게 떠보는 질문이라는 건 눈치챘을 거야. 그래도 꽤 편한 분위기니까, 뭔가 말해줄지도 몰라
미탸:
하아, 나도 머리가 터질 지경이야. 내 연구의 진척이 조금만 더 빨랐으면, 한겨울 계획도 이렇게 오래 지속되진 않았을 텐데
보댜니차:
네 일이랑 관련이 있어?
미탸:
응. 군수궁에는 새로운 에너지원이 필요하거든. 광계의 힘도, 원소력도 아닌 거
미탸:
현재로서 이 조건을 충족하는 건, 「별의 쐐기」에 깃든 힘뿐이야
미탸:
그 힘을 추출 및 정량화하고, 전환을 시도하는 모든 과정엔 막대한 양의 크레스니크 수정석이 들어가지
미탸:
연구는 좀처럼 속도가 안 나고,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상태도 점점 나빠지고 있어. 자꾸 멍한 상태에 빠지곤 해
보댜니차:
그 에너지에 부작용이 있는 거 아니야?
미탸:
아니, 우리한테는 아무 영향 없을 거야. 왜냐하면 이 에너지의 용도는…
미탸:
아아아, 알았어, 알았다고. 목 조르지 마, 켁켁… 미안, 이건 말 못 해줘
미탸:
그냥 우리가 너무 지친 거겠지. 오랫동안 연구했는데 진척은 더디니, 기운이 안 나는 것도 당연해
보댜니차:
미안, 아까는 공연을 열심히 안 봤다고 괜히 화부터 냈네
미탸:
하하, 괜찮아. 솔직히 난 여왕 폐하와 더 가까운 자리보다, 지금 내 위치가 더 좋아. 적어도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진 않아도 되니까
알료샤:
완전히 새로운 에너지원을 만들려는 거였나?
여행자:
더 못 들어서 아쉽네
알료샤:
그러게. 저 머플러가 입단속까지 할 줄이야
미탸:
큰일 났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난 이제 가봐야겠어
미탸:
미안. 결국 극장 이야기는 거의 못 했네
보댜니차:
아니야, 난 충분히 즐거웠어
미탸:
다음에 또 얘기하자. 음… 일이 좀 한가해지면, 그땐 공연을 제대로 볼게
미탸:
오늘 여기서 한 얘기는 꼭 비밀로 해줘
보댜니차:
나쁘지 않네
알료샤:
잘했어. 근데 미탸는 왜 저렇게 급하게 간 거지…
발레리:
실례합니다, 잠시 검문이 있겠습니다
여행자:
발레리…?
발레리:
……
발레리:
이만 가지
보댜니차:
일 때문이 아니라, 25분 뒤에 발레리가 여기 올 걸 계산하고 있었던 거야? 너무 정확하잖아…
알료샤:
「특수임무대」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중요 인물이 「언제나」 정해진 일정대로 움직이게 하는 거거든
여행자:
정말 미탸의 「천적」 같네
보댜니차:
자, 그럼 우리도 슬슬 가자. 저기요, 계산할게요
알료샤:
저희 것도 같이 계산해 주세요
네페도프:
아뇨, 미탸 씨가 이미 계산 다 하고 가셨습니다
네페도프:
보댜니차 씨랑 두 분과 함께 티타임을 즐길 수 있어 영광이었다는 말씀을 전해 달라고 하시더군요
알료샤:
그게 무슨…
여행자:
(우리가 있는 걸 알고 있었구나. 보통 상대가 아니네. 설마 에너지원 얘기도 일부러 들려준 건가?)
여행자:
(어쩌면 미탸의 연구 자체는 기밀이 아닐지도 몰라. 진짜 중요한 건 그 새로운 에너지의 용도겠지… 그래도 더 파고들 단서는 생겼어)
미탸가 떠났다…
여행자:
(보댜니차와 알료샤도 떠났으니, 오늘은 이만 돌아가서 쉬자)
방으로 돌아가 정보 정리하기
페이몬:
왔구나. 오늘은 일찍 돌아왔네
여행자:
몸 상태는 어때?
페이몬:
안 그래도 그 얘길 하려던 참이었어. 오늘 일어나니까 체온은 다 돌아온 것 같은데, 기운 없는 느낌이 사라지질 않아…
페이몬:
그래도, 이 불편한 느낌이 어디서 오는 건지 조금은 느껴져
페이몬:
마치… 어떤 신비한 힘이 나한테 영향을 주는 느낌이야. 다른 곳을 여행할 때는 한 번도 못 느껴봤는데…
페이몬:
스네즈나야에 오자마자 이런 감각이 생겼어…
여행자:
어떤… 힘…?
미탸:
응. 군수궁에는 새로운 에너지원이 필요하거든
여행자:
(설마 그거 때문인가?)
페이몬:
왜 그래? 넌 뭔가를 떠올릴 때마다 그런 표정을 짓잖아
여행자:
오늘 알게 된 일을 다 말해 줄게
페이몬:
스네즈나야는 새로운 에너지를 연구하고 있구나… 내가 아픈 것도 그 연구의 영향일 수 있다는 거야?
여행자:
응
페이몬:
미탸는 그 에너지에 부작용이 없다고 했지만, 실제로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한텐 주의력 저하나 기억 상실 같은 증상이 나타났댔지…
페이몬:
그치만 이 증상은 나랑은 달라
페이몬:
너무 희미해서 잘은 안 느껴져. 그래도 느낌상 군수궁 쪽 방향인 것 같아
여행자:
그렇다면 연구 목적을 더더욱 알아내야겠네
페이몬: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포효단」이 가진 정보도 한정적이잖아…
페이몬:
아, 거긴 한겨울 계획 문제로 매일 논쟁을 벌인댔지? 한 번이라도 들어가면 중요한 단서를 많이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
여행자:
알료샤한테 편지를 써볼게
페이몬:
좋아. 아, 맞다. 네가 나가 있는 동안 옛뜰 식당에서 먹어 보고 싶은 디저트를 다 먹어 봤어
페이몬:
이건 네 입맛에 딱 맞을 것 같아서 하나 남겨놨지! 편지 다 쓰고 나서 먹어
「스네즈나야성 평의회」로 가기
미로노바:
코롤료프스키 극단의 수석 소프라노 보댜니차 씨를 여기서 뵙게 될 줄은 몰랐네요. 오늘 평의회를 방청하러 오신 건가요?
보댜니차:
죄송하지만, 오늘은 인터뷰할 생각이 없어서요…
보댜니차:
여행자, 왔구나. 평의회가 곧 시작돼. 얼른 들어가자
미로노바:
잠시만요, 보댜니차 씨…! 이 새로운 분도 좀 소개해 주세요!
관객석에서 방청하기
자리에 앉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스네즈나야성 평의회가 시작됐고, 「한겨울 계획」을 계속 이어갈지에 대한 논의는 맨 마지막 안건으로 올랐다
「수탉」 풀치넬라가 에너지원 관련 수치를 여러 건 공개하자, 회의장 분위기도 초반의 답답함에서 벗어나 한층 술렁이기 시작했다
「풀치넬라」:
——이상과 같이, 지난 주기 에너지 관리에 대해 약속된 사항은 대부분 이행되었고, 수정석의 생산 및 소비도 점차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소
「풀치넬라」:
전문 기관의 평가에 따르면, 현 상태는 다음 주기까지 유지 가능한 것으로 전망되오. 자세한 수치는 각자 배부받은 산업 보고서를 참고하시오
「풀치넬라」:
먼 곳의 마물이 불러온 폭설로 인해 주민들의 에너지 소비가 크게 늘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단기적인 영향에 불과하오
「풀치넬라」:
여왕님께서 조속히 이 사안을 처리하실 테니, 신뢰를 가지고 기다려야 할 것이오
「풀치넬라」:
구호 재정 내역 또한 이번 보고서에 포함되어 있소. 판탈로네가 작성한 자료요
여행자:
왜 분위기가 점점 더 시끄러워지는 것 같지?
보댜니차:
하아, 어차피 매번 하는 소리니까. 저걸 지겨워하지 않는 사람은 「풀치넬라」 님뿐이야
보댜니차:
모두에게 부족한 건 신뢰, 그리고 자기한테 떨어지는 이익이지. 그런 건 탁자 위에 놓인 보고서엔 안 적혀 있어
미로노바:
그러게요. 저 서류만 없었어도 적당히 지어낼 수 있었을 텐데
미로노바:
신경 쓰지 마세요. 인터뷰 실적 같은 게 좀 있거든요. 혹시 「크바스 한잔!」이라고 아시나요? 판매량 1위 신문인데
보댜니차:
판매 허가도 없어서 노점에서밖에 못 파는 걸로 아는데…
미로노바:
노점에서 하는 1위도 1위죠
「풀치넬라」:
정숙
「풀치넬라」:
이어서 대표 발언 순서로 넘어가겠소. 더 이상의 유의미한 논의가 없을 경우, 본 안건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겠소
「타르탈리아」:
스네즈나야에는 예로부터 우인단 단원과 그 가족을 우대하는 관례가 있습니다
「타르탈리아」:
그러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변방 지역 출신 단원의 가족이 구매할 수 있는 수정석은 스네즈나야성에 사는 일반 시민보다 15%나 적더군요
「타르탈리아」:
이는 매번 반복되어 온 문제입니다. 수정석 하나의 배분에도 납득할 만한 근거가 있지 않으면, 백성의 불만은 순식간에 쌓일 겁니다
「판탈로네」:
늘 제 말을 귀담아듣지 않으시는군요… 세상에 절대적인 근거란 없습니다. 공평함 역시 상대적인 것이죠
「판탈로네」:
당신 눈에는 분배가 그저 생산량과 인구를 단순 계산한 것으로 보이겠지만, 생산 설비가 고장 날 가능성은 고려해 보셨습니까?
「판탈로네」:
또, 스네즈나야에서 마지막으로 시행한 인구 조사가 언제였는지는 알고 계십니까?
「타르탈리아」:
전문적인 수치를 가지고 너랑 실랑이할 생각 없어. 그게 됐으면 내가 「거상 귀공자」였겠지
「타르탈리아」:
내가 말하는 건 문제 그 자체야. 설마 우리가 추진해 온 우대 정책을 부정하려는 건 아니지?
「판탈로네」:
이게 문젭니다… 반대만 하는 사람은 대개 무책임하죠. 「한겨울 계획」을 멈춰야 한다고 떠들어 대는 자들처럼요
「판탈로네」:
마치 「원흉」 하나만 쓰러뜨리면 모든 문제가 단칼에 해결될 것처럼 군단 말입니다
「판탈로네」:
모르실 것 같으니 말해두죠. 「한겨울 계획」이 이어지든 말든, 그것 때문에 제가 보고서를 한 장이라도 덜 쓰는 일은 없을 겁니다
「타르탈리아」:
애초에 이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 없다는 거군?
「판탈로네」:
언제나 문제를 해결하는 건 저뿐이었습니다만
미로노바:
「타르탈리아」가 병사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자 「판탈로네」가 우아한 반격을 펼치면서, 두 사람의 설전이 시작되었다!
미로노바:
본보는 즉시 현장에서 관중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누구를 더 지지하시나요?」
미로노바:
그렇다! 「타르탈리아」가 현장의 환호를 끌어내며, 연이은 추궁으로 「판탈로네」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정말 보기 드문 장면이다
보댜니차:
이 신문이 왜 판매 허가를 못 받았는지 알겠지?
여행자:
응…
여행자:
(엉터리 보도는 신경 끄자. 리월에서 처음 만났을 때 타르탈리아는 「북국은행」을 대표하는 사람이었어)
여행자:
(적어도 그때는 둘 사이가 이렇게 험악하지 않았을 거야…)
「산드로네」:
둘 다 딴 데로 새지 마. 수치에 관한 문제는 수치로 따져야지
아라포프:
판탈로네 님, 제가 대신 설명해도 괜찮을까요?
「판탈로네」:
네, 부탁드립니다. 저는 요즘 말을 좀 줄이고 싶어서요
아라포프:
배분 방식의 조정은 매 주기마다 계속 이뤄지고 있고, 궁극적인 목적 역시 가장 합리적인 배분 방식을 찾는 데 있습니다. 그 점은 타르탈리아 씨의 발언과도 다르지 않습니다
아라포프: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일부 극단적인 세력의 선동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한겨울 계획」은 문제의 근본 원인이 아닙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배분 체계일 뿐이죠
아라포프:
최근 각종 보고서만 봐도, 스네즈나야는 강한 회복력과 적응력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 배분 체계 역시 점차 자리를 잡아 가고 있고요
아라포프: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은 채 큰 폭으로 손을 대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힘들게 쌓아 온 경험과 기준이 다시 무너질 수도 있으니까요
미로노바:
저명한 금융학자 아라포프가 일어나 재정 논리를 펼쳤으나, 그의 발언은 명백히 「포효단」과 같은 사회 조직을 겨냥한 것이었다
미로노바:
특히 논란의 중심인 「레레크」는 여전히 활동 중인데, 과연 「포효단」이 이를 책임져야 할까? 아니다, 진짜 책임져야 할 자는 따로 있다!
보댜니차:
저 사람은 그냥 「판탈로네」의 말을 바꿔 말한 것뿐이야. 「포효단」은 저들이 말하는 「무책임한 반대자」지
보댜니차:
그리고 「레레크」는… 넌 아직 모르겠지만, 지금 「포효단」에서 가장 유명한… 아니, 가장 악명 높은 멤버야
보댜니차:
「한겨울 계획」을 멈추려는 그의 의지는 거의 집착에 가까워. 게다가 우리처럼 점잖은 사람들과 달리, 중요한 건 표결뿐이라고 여기지
보댜니차:
그래서 협박하든, 선동하든, 매수하든, 표만 바꿀 수 있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해
여행자:
그런 사람도 있구나…
미로노바:
여기까지 얘기한 김에 묻겠습니다. 당신은 「레레크」를 지지하시나요?
미로노바:
이와 같이, 「레레크」의 지지자는 점점 늘고 있다. 우리가 바로 그의 든든한 후원자다!
「타르탈리아」:
그래도 말이 통하는 사람이 있긴 하네. 나도 그 문제는 생각해 봤어. 너희에게 필요한 건 더 정확한 지역별 수치라는 거지?
「타르탈리아」:
그건 우인단이 맡아도 돼. 원래도 수정석의 운송을 맡고 있으니, 데이터 수집을 겸해도 크게 문제 될 건 없어
「타르탈리아」:
필요한 게 있으면 우인단한테 조사를 맡겨. 감독은 겨울군이 맡아주면 될 거고. 원래는 베스나랑 이 문제를 의논하려 했는데, 지금은 자리에 없네
아크빌리나:
제가 의견을 정리해 뒀다가, 베스나 님이 돌아오시면 의견을 여쭙겠습니다
아크빌리나:
베스나 님도 「한겨울 계획」을 늘 신경 쓰고 계십니다만, 겨울군은 기존 임무만으로도 벅차서 실질적인 지원까지는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풀치넬라」:
확실하고 실행 가능한 방안이 있기 전까지, 섣부른 추측성 발언은 삼가시게
아크빌리나:
제가 실언했습니다, 「풀치넬라」 님
「풀치넬라」:
인력 배정부터 시간 배분, 보고 체계 수립 등 아직 따져봐야 할 문제가 많다만…
「풀치넬라」:
그래도 초안을 꾸려 행정 절차를 밟는 데에는 동의하는 바네. 별도 안건으로 다뤄 각 측의 의견을 받도록 하지
샤로바:
그렇다면 한 가지 제안이 있습니다. 아까 현 보고서에 시의성이 부족하다는 말이 나왔는데, 그건 아마 정부 자료 이야기겠죠?
샤로바:
저희 에너지 협회에서도 각 마을과 주변 지역 상황을 바탕으로 정기적인 통계를 내고 있습니다. 그 자료를 활용해 볼 수는 없을까요?
「산드로네」:
좋은 생각이네. 오색얼음 마을의 보고서는 나도 매번 챙겨 보고 있어. 내가 관심 있는 건 설비 가동 쪽이지만, 에너지 소비량을 토대로 여러 수치를 역산할 수 있지
「풀치넬라」:
하지만 지역 자료를 바탕으로 수정석 배정량을 정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위험 부담이 크네
「판탈로네」:
북국은행 본부의 보고서와 대조하면 절 속일 순 없을 겁니다. 어디까지나 참고 자료일 뿐이고요
「풀치넬라」:
좋네. 그렇다면 각 측 모두 이견은 없는 듯하군
「타르탈리아」:
네, 저도 동의합니다
미로노바:
관료들이 우인단 병사의 처우 개선에 대해 대략적인 합의에 이르렀다… 하암…
여행자:
(기자가 몇 줄 적다가 갑자기 전부 지워 버리고, 새 줄에 다시 쓰기 시작하는 걸 보았다)
미로노바:
금일 평의회에 「코롤료프스키 극단」의 수석 소프라노가 멋진 신사 한 명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심상치 않아 보이는데…
보댜니차:
또 그런 내용을 쓰면, 다음부턴 극단 인터뷰도 못 하게 될걸요?
이후 논의는 에너지원, 의료, 기술, 산업 등 여러 분야로 번져 갔고, 각 측은 그 기회를 빌려 「한겨울 계획」에 대한 입장을 드러냈다
미로노바는 여전히 과장 섞인 기사를 써 내려가고 있었다. 이제 더는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어쩐지 직접 듣는 것보다 그 기사를 읽는 쪽이 더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들기 시작했다
「풀치넬라」:
더 발언할 대표가 없으면, 이제 마지막 표결 절차로 들어가겠소
보댜니차:
저기 봐, 저기!
여행자:
저건… 추구노프?
보댜니차:
왜 지금 반대표를 던진 거지…
「풀치넬라」:
개표가 끝났소. 「한겨울 계획」 연장 건에 찬성표는 61퍼센트로, 과반을 넘겼소
「타르탈리아」:
(이번엔 진짜 아슬아슬했네… 지난번보다 또 몇 퍼센트나 줄었어. 추구노프가 표를 바꾼 영향이 커…)
「산드로네」:
(분명 그 「레레크」 짓이겠지… 풀치넬라한테 무슨 방법이 더 남았을지 모르겠네)
「판탈로네」:
(추구노프…. 설마, 「레레크」인가)
미로노바:
(「레레크」, 진짜 대단한데! 「한겨울 계획」이 뒤집히면, 「레레크」를 지지해 온 우리 「크바스 한잔!」도 엄청 뜰 거야! 하하, 대박이라고!)
「풀치넬라」:
투표 결과에 따라, 「한겨울 계획」은 다음 평의회 주기까지 연장되었소. 모두 명심하시오——
「풀치넬라」:
「우리의 논쟁은 오직 오로라와 동토를 지키기 위함이요, 영광과 단결을 이룩하기 위함이다」
「풀치넬라」:
이만 산회하겠소
보댜니차와 대화하기
보댜니차:
추구노프가 「한겨울 계획」에 반대표를 던질 줄은 상상도 못 했어
여행자:
그게 그렇게 이상한 일이야?
보댜니차:
응. 상식적으로, 스네즈나야의 정재계 인사들은 「한겨울 계획」에 반대할 가능성이 가장 낮은 사람들이야
보댜니차:
아까 들었다시피, 「한겨울 계획」의 본질은 다 함께 겨울을 나기 위한 분배 체계일 뿐이거든
보댜니차:
이 정책이 없어져도, 여왕님은 여전히 그만큼의 에너지를 사용하실 거야. 그럼 그 부족분은 공장이 메워야 하겠지
여행자:
그렇구나…
보댜니차:
미탸가 평의회 전에 편지를 보내왔어. 이스크라 설비 공장에 실제로 초과 생산과 에너지 과잉 소모 문제가 있다는 게 밝혀졌대
보댜니차:
절차대로면 「풀치넬라」 님이 보고를 받은 뒤 공장에 작업 중단 명령을 내리고, 심사를 거쳐 처벌을 내리게 될 거야
보댜니차:
하지만 그 절차엔 최소 일주일은 걸려. 이번 평의회 일정이랑은 안 맞지. 저쪽도 아직 우리 움직임을 눈치채지 못했을 거야
여행자:
알겠다. 공장 작업 중단이냐 생산 축소냐, 그걸 두고 선택하게 만들 생각이었던 거구나…
보댜니차:
응. 너도 알다시피 그 남자는 이기적인 사람이잖아
보댜니차:
원래는 정부의 제재 통보가 내려진 뒤에 그를 슬쩍 부추길 생각이었어. 이 일이 불공평하다고 믿도록 말이야
보댜니차:
자기 공장만 멈춰서 손해를 볼 바엔, 「한겨울 계획」이 중단되는 게 낫다고 여기게 만드는 거지. 그러면 모든 공장의 에너지 사용량이 제한돼서, 다 같이 돈을 못 벌게 될 테니까
보댜니차:
근데 그 사람은 이번에 반대표를 던졌어… 누군가가 더 직접적인 압력을 가해서, 다른 사람들처럼 표를 바꿀 수밖에 없게 만든 거야
여행자:
「레레크」인가
보댜니차:
응. 「레레크」가 왜 이렇게 한겨울 계획에 집착하는지는 아무도 몰라. 근데 지금 상황을 보면, 정말로 조금씩 성공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네
여행자:
(이 정도 행동력이면, 그에 상응하는 동기도 있을 거야. 어쩌면 「레레크」야말로 「한겨울 계획」의 내막을 아는 인물일지도 몰라)
여행자:
(앞으로는 이 사람을 더 주의 깊게 조사해 봐야겠어)
보댜니차:
이제 넌 뭐 할 거야? 같이 나갈래?
「타르탈리아」:
안녕, 파트너. 아까 위에서 네가 보이더라
「산드로네」:
네가 정치에도 관심이 많을 줄은 몰랐네
보댜니차:
두 분, 안녕하세요. 오늘 마침 시간도 비고, 이 친구도 평의회에 관심이 있다길래 같이 와봤어요
「타르탈리아」:
알겠다, 오데트가 소개해 준 거군? 하하, 둘이 잘 지내고 있는 모양이네
보댜니차:
그럼 천천히 얘기 나누세요, 전 극단으로 돌아가 볼게요
「산드로네」:
그래, 남은 공연 잘해
「산드로네」:
관심이 있다라, 훗. 여행자은(는) 그런 관심만으로 여기까지 쫓아올 사람이 아니지. 내 말이 틀려?
「타르탈리아」:
누구는 신출귀몰한 인물이라 말하고, 누구는 이를 갈 만큼 미워하지
「타르탈리아」:
「포효단」 내에서도 유명하지 않았던 인물이,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킬 줄은 아무도 몰랐을 거야
「타르탈리아」:
뭐? 네가 직접? 하하, 그럼 그 사람도 오래 숨어 있진 못하겠네. 넌 어떻게 생각해, 산드로네?
「산드로네」:
좋지. 여행자이(가) 정말로 「레레크」를 잡아낸다면, 풀치넬라도 걱정을 좀 덜 테니까
「산드로네」:
그 보수로서, 「레레크」가 쥐고 있는 정보 정도는 알려줘도 될 거야
「타르탈리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안 그러면 우리 둘 다 너무 매정해 보일 거야
「타르탈리아」:
글루포프로 가서 「레레크」 관련 자료를 가져오도록. 출입 절차를 새로 밟는 것보단, 자료를 가져오는 게 훨씬 간단해
리하초프:
알겠습니다, 타르탈리아 님
「산드로네」:
그럼 나도 사람을 시켜 홍차를 준비하라고 할게. 어차피 기다리는 김에 말이야
「타르탈리아」:
「레레크」가 얽힌 사건의 당사자는 보통 그의 정보를 털어놓길 주저하더군. 아마 협박을 받은 거겠지
「타르탈리아」:
그자는 소리 소문 없이 현장에 잠입해 경고장을 남기고 사라져. 편지에도 현장에도, 추적할 만한 단서는 전혀 남기지 않아
「타르탈리아」:
그래서 지금 있는 자료도 당사자의 간단한 진술을 옮겨 적은 수준에 불과해. 유용한 정보는 적을 거야
「산드로네」:
적어도 보통 실력자는 아니라는 뜻이야. 역추적을 피하는 법을 잘 아니까
「타르탈리아」:
맞아. 게다가 사건의 상당수가 보안이 철저한 곳에서 일어났어. 원래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일수록 안전 문제에 민감하잖아?
「타르탈리아」:
그런데도 「레레크」는 매번 아무도 모르게 그들의 방까지 들어갔어. 목격된 적도 없고, 약간의 흔적조차 남긴 적이 없지
「타르탈리아」:
잠입할 수 있다는 건, 언제든 해칠 능력도 있다는 뜻이야.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진 적은 없지만, 그 가능성만으로도 사람들을 잠 못 이루게 하긴 충분하지
「타르탈리아」:
인간이 이렇게까지 완벽하게 잠입했다는 걸 믿기 어려워서 요정 쪽을 파보기도 했지만, 별 소득은 없었어
여행자:
너도 못 해?
「타르탈리아」:
나를 너무 얕보는 거 아니야? 뭐, 내 방식은 정면 돌파라서, 흔적을 남기지 않긴 어렵겠지만
「산드로네」:
그래서 인간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진 않았지만, 이 정도 실력을 갖춘 인간은 티바트 전체를 뒤져도 손에 꼽아. 요정은 특이능력은 있지만, 이런 일을 할 동기가 부족하고
「타르탈리아」:
「나보다 많이 약하진 않은」 정도지. 네가 말하는 조건의 사람은 존재하지 않아
「타르탈리아」:
아픈 데 찌르지 마. 강하고 치밀한 자라는 건 인정하지만, 최소한 스네즈나야와 관련 있는 인물로 예를 들어 달라고
「산드로네」:
여행자은(는) 그냥 대략적인 인물상을 그려 보는 거잖아. 누가 더 강한지 약한지에 집착하지 마
「타르탈리아」:
나한텐 그게 제일 중요한 문제야
여행자:
그래, 그래. 두 단계쯤 낮춰서 생각해 볼게
「산드로네」:
오데트? 음, 그러고 보니 대충 비슷하네. 실력도 좋고, 성격도 침착하고
「타르탈리아」:
우인단이라는 점에서 입장은 많이 다르지만 말이야. 뭐, 그래도 아까 예시들보단 훨씬 정확해졌네
「산드로네」:
…아니, 잠깐만. 그 전제를 무시하고 생각해 보면?
「타르탈리아」:
전제를 무시해? 너 설마…
「산드로네」:
우인단이라는 신분이 완벽한 방패가 되어주진 못해. 생각해 봐. 「포효단」은 마침 정체를 숨기기에 딱 맞는 조직이잖아
「타르탈리아」:
수완이 뛰어나서 흔적을 안 남긴 게 아니라, 우인단의 내부 사정을 잘 알아서 최적의 타이밍에 움직일 수 있었다는 건가…
「타르탈리아」:
이거 큰일이네. 그냥 한번 던져 본 말이었는데, 진짜 말이 되잖아?
「타르탈리아」:
하지만 오데트가 그렇게까지 「한겨울 계획」을 멈추고 싶어 할 이유가 있나?
「산드로네」:
글쎄. 오데트를 가장 잘 아는 건 아를레키노인데, 아직 돌아오지 않았으니
여행자:
아를레키노?
「산드로네」:
예전에 로잘린도 오데트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거든. 그래서 아를레키노와 따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
「산드로네」:
너도 알다시피, 아를레키노는 로잘린보단 아이를 훨씬 잘 다루잖아
「산드로네」:
아를레키노가 로잘린에게 조언해 준 덕분에, 로잘린은 떠나기 전에 오데트와 화해할 수 있었어. 적어도 영원한 후회를 남기진 않게 됐지
「산드로네」:
여기에 담긴 자세한 이야기는 잘 모르지만, 오데트에게 「한겨울 계획」을 원망할 이유가 있는 건 사실이야
「산드로네」:
——오데트의 아버지가 「한겨울 계획」의 초기 작전에서 목숨을 잃었거든
「산드로네」:
그때는 아직 준비 단계라 「한겨울 계획」이라는 이름도 붙기 전이었지만, 내용 자체는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내려온 거야
「타르탈리아」:
그랬군… 로잘린은 자기 자신이 세상의 중심인 사람이었으니까, 그런 로잘린이 오데트를 신경 쓰기 시작했을 땐 나도 좀 의아했어…
여행자:
너도 이 얘긴 몰랐어?
「타르탈리아」:
하하, 네가 지금까지 봐온 걸로만 해도, 나랑 로잘린이 친해 보이진 않잖아? 그냥 오며 가며 차나 몇 번 마신 정도야
「산드로네」:
오데트의 과거가 비밀은 아니야. 당시 그 애의 아버지는 우인단이었고, 어머니는 아주 유명한 발레리나였어
「산드로네」:
이렇게 들으면 부모의 일을 완벽하게 물려받은 아이 같지? …실제론 전혀 그렇지 않아
「산드로네」:
아버지가 임무 중에 목숨을 잃은 뒤, 어머니는 큰 상심에 빠졌어. 그 상태로 공연하다 다리를 다쳐서 다시는 춤출 수 없는 몸이 됐지
「산드로네」:
오데트는 원래 발레만 좋아하던 아이였지만, 집안을 지탱하던 두 기둥이 무너지자, 당장 생계를 유지하기조차 어려워졌어…
「산드로네」:
카피타노의 주장으로 인해, 임무에서 희생된 우인단 단원의 유가족은 마땅한 보호와 충분한 지원을 받아야 했어
「산드로네」:
그래서 로잘린은 내키지 않아도 오데트 일가의 생계를 해결해 줘야만 했지. 그 방법은, 오데트를 우인단에 들어오게 하는 거였어
「타르탈리아」:
이해했어. 오데트가 우인단에 들어오지 않았으면 일회성 위로금만 받고 끝났겠네… 여기 들어오는 편이 확실히 나았겠어
「타르탈리아」:
하지만 그러면, 오데트 본인의 뜻에는 어긋났던 거네? 오데트는 우인단을 좋아하지 않았으니까
「산드로네」:
이건 어디까지나 추측이야. 그런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지. 적어도 오데트가 「레레크」가 될 동기로서는 성립해
「산드로네」:
오데트가 실제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로잘린과의 갈등이 정확히 뭐였는지는 나도 잘 몰라
「산드로네」:
로잘린이랑 사이가 안 좋은 사람이 어디 한둘이었어야지. 난 그런 것까지 다 파고들 생각 없어
여행자:
「시뇨라」는 원래 그 관계를 되돌려 보려 했던 거구나…
「산드로네」:
맞아. 하지만 이제 와서 이 얘길 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어
「타르탈리아」:
다시 「레레크」 얘기로 돌아가자. 지금까지의 조사에서 별 성과가 없었으니, 새로운 방향으로 파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어
「타르탈리아」:
마침 내일 토니아랑 극장에 가서 오데트의 시연을 보기로 했는데, 「레레크」 일 때문에 또 야근하게 생겼거든
「타르탈리아」:
그러니까 이번엔 네가 대신 가 줘. 표도 아깝고, 가는 김에 토니아도 만나보면 좋잖아
여행자:
리허설?
「산드로네」:
어, 「영혼을 찾아서」의 시연이야. 고전 발레극이지. 오데트 어머니의 가문에서 대대로 이어 온 작품인데, 수년째 공연이 중단된 상태였어
「산드로네」:
오데트가 오랫동안 피나게 연습한 끝에, 공연을 다시 무대에 올릴 수 있게 됐지. 관객들의 기대가 엄청나서, 본공연 표는 진작에 매진됐어
「타르탈리아」:
토니아도 어떻게든 보고 싶다고 난리더라. 솔직히 난 그런 건 잘 모르지만, 동생이 원한다면 오빠로서 방법을 찾아야지
「산드로네」:
난 몇 번 본 적이 있어. 줄거리는 단순해. 주인공이 영혼이 남긴 흔적을 따라가며, 잃어버린 기억을 하나씩 되찾는 이야기지
「산드로네」:
주제는 「사랑과 미련」이야. 지금 기준으로 보면 별로 새롭진 않지만…
「산드로네」:
그래도 익숙한 선율이 흐르고, 주인공이 춤을 추기 시작하면, 그 장면은 여전히 아름답게 느껴져
「산드로네」:
그 감정을 춤으로 끌어내기란 쉽지 않아. 이 작품을 하는 게 오데트의 꿈이었던 건 알지만, 정말 준비가 됐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네
「타르탈리아」:
내 생각엔, 설령 오데트가 정말 「레레크」라고 해도, 공연이 끝난 뒤에 처리하는 게 맞는 것 같아
「타르탈리아」:
이 일은 너한테 맡길게, 파트너
「옛뜰 식당」으로 돌아가기
페이몬:
오늘 이렇게까지 진전이 있을 줄은 몰랐어. 헤헤, 잘 풀려서 다행이다
페이몬:
그러면, 다시 한번 극장에 가서 오데트한테 제대로 물어봐야겠네
페이몬:
그래도 난 오데트가 나쁜 사람 같진 않아. 좀 과격한 일을 했더라도, 분명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거야
페이몬:
너무 넘겨짚는 말일 수 있지만… 음, 그런 일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더 거칠게 몰아붙이는 편이 더 효과적이잖아?
페이몬:
예를 들면 경고장을 보내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으음, 아무튼 상대를 더 압박할 방법도 있었을 텐데, 오데트는 그러지 않았어…
페이몬:
오데트도 자기 나름의 원칙과 선이 있다는 뜻이겠지
여행자:
나도 오데트를 믿어 보고 싶어
페이몬:
응, 어쨌든 중요한 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야
여행자:
오늘 몸 상태는 어때?
페이몬:
크게 달라진 건 없는데, 어제 너한테 말한 그 느낌이 조금 더 또렷해졌어
페이몬:
휴, 네 얘기를 듣고 있으면 나도 마음이 근질근질해. 너랑 같이 모험하면서, 이 일들을 함께 경험하고 싶어
여행자:
걱정 마. 내가 다 밝혀낼게. 나도 네가 없으니까 적응이 안 돼
페이몬:
헤헤, 어쩔 수 없네. 그럼 난 계속 얌전히 쉬고 있을게
여행자:
(오데트가 정말 「레레크」라면, 한겨울 계획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알 가능성이 커…)
여행자:
(아버지는 「한겨울 계획」 초기 작전에 참여했다가 목숨을 잃었고, 지금의 오데트는 그 계획을 뒤엎으려 하고 있지…)
여행자:
(여왕이 하는 일을 하나도 모른다면, 이런 일을 하긴 어려웠을 거야)
여행자:
(우인단의 신분으로 우리와 대화할 때, 어디까지 말하고 어디까지 숨겼을까?)
여행자:
(…일단 내일을 기다려 보자. 어쩌면 모든 답이 드러날지도 모르지)
페이몬:
봐, 밖에 눈이 와. 내일은 힘든 하루가 될지도 모르니까, 꼭 따뜻하게 입고 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