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row_back 원신 퀘스트
공월의 노래 제10막

천 갈래 길과 소멸하는 인과


어둠의 시간
수메르 상황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위험하다.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사람들은 한데 모여 지혜와 힘을 합치고 있다
학자 기다리기
토트:
아카데미아를 대표해 아루를 개조하러 온 게 너희들인가?
카베:
네, 안녕하세요. 전 카베입니다. 이쪽은 테르메즈, 나이삽, 그리고… 야, 알하이탐, 너도 인사 좀 해…
알하이탐:
어차피 초면도 아니잖아. 이쪽은 따오기왕 토트고, 이쪽 둘도 알고 있어. 다들 반갑군
카베:
이 두 분은 벽화로밖에 못 봤잖아!
토트:
신전에 있는 그림 말이군! 우리가 카드 치고 장기 두는 장면이 기록돼 있지. 우리가 그런 걸 좋아하긴 해
소베크:
장기는 자네만 좋아하잖아! 우리는 그냥 어울려 준 거지!
헤리샤프:
그건 아닌 것 같네만
알하이탐:
본론으로 들어가지. 아카데미아의 분석대로면, 이번 프로젝트는 고대 문자 해독, 기계 공학, 고대 유적 복원, 원소학 등 다방면의 인력이 필요해
알하이탐: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관련 분야에서 가장 유능한 인재들이지. 이견이 없다면, 바로 작업에 착수하고 싶은데
벤누:
신왕 아흐마르를 위해 아루를 만든 장인들은 목숨을 바쳐 이 찬란한 걸작을 남겼다. 그대들도 이 일을 목숨처럼 여기고 최선을 다하도록 하라
알하이탐:
그래? 물론 최선은 다하겠지만, 목숨까지 바칠 순 없어
벤누:
무엄하도다! 오늘날의 인간은 신왕에게 이리 불경하단 말인가
카베:
아, 아니에요. 그런 뜻이 아닙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 이 녀석이 하려던 말도 비슷해요, 표현이 좀 달랐을 뿐이죠
알하이탐:
기대치를 관리하는 건 중요해
카베:
…무례한 말씀 드려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확실히 저희는 전설에 나온 대로, 공사를 마치느라 신께 목숨을 바칠 수는 없어요
카베:
여기, 저희가 작성한 프로젝트 초안이에요. 검토해 보세요. 추가로 요청하실 사항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시고요
카베:
평소였다면 더 멋지게 디자인했을 텐데, 이번엔 상황이 워낙 급박해서… 부족한 점이 있어도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헤리샤프:
물론이네
벤누:
흥… 경들이 이 얄팍한 경의를 받아들인다면, 나도 이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해 보도록 하지
토트:
계속 아흐마르 체면 따져서 뭐 하게? 그냥 편의 좀 봐줘. 나중에 이 젊은 친구들한테 노후를 맡겨야 할지도 모르잖아
소베크:
맞네!
벤누:
……
벤누:
이건 아루의 핵심 장치다. 다시 한번 당부하지만, 신중하게 다뤄라
카베:
조심해서 다룰게요.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베크:
원한다면 녀석들에게 천벌을 내려도 좋지만, 큰 의미는 없을 거네. 알다시피 아루에는 인간만이 조작할 수 있는 부품이 있지 않나
벤누:
폐하께서 인간에게 품은 기대는 결코 거짓이 아니었지. 다만 아루에 그런 부품을 배치한 건… 인간을 신뢰했다기보단, 경들을 견제했던 거였어
카베:
(그랬구나. 어쩐지 아루를 건설한 인간 장인이 있더라니… 위대한 업적을 이루는 데 정말로 인간의 도움이 필요했던 거였어)
헤리샤프:
그런가
카베:
너도 눈치챘지? 저 염소왕, 말을 계속 얼버무리고 있어
알하이탐:
적당히 얼버무리는 말솜씨가 있으니 재상들의 재상이 될 수 있었던 거지. 아흐마르의 안목이 나쁘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었던 모양이군
카베:
왠지, 너는 그걸 알아보는데 나는 안목이 없다는 뜻으로 들린다
알하이탐:
착각이야. 대화의 주제를 자신에게로 옮겨오는 게 꼭 나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은 것도 아니지
카베:
너…! 그래, 너랑 같이 일하면 이럴 줄 몰랐던 것도 아니고… 하아, 됐어! 제어대 좀 보러 가야겠다…
알하이탐:
이걸 가동하는 게 네 일이니, 어서 시작해
알하이탐:
나머지 사람들은 계획상의 절차대로 외부 검증과 준비 작업을 진행해 줘
토트:
안녕, 젊은이들
테르메즈:
우와! 살아있는 따오기왕이다!
토트:
그게 무슨 소리야? 살아있다니? 난 죽은 적이 없어!
나이삽:
저, 연구를 시작해도 된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혹시 걱정되는 게 있으신가요?
토트:
계획은 대충 훑어봤다. 이 위대한 단말기에 꽤 많은 짓을 하려 드는군. 자신감이 상당해
카베:
하하, 사실 자신 있는 건 아니에요. 상황이 워낙 안 좋으니까, 가만히 앉아서 죽기보단 뭐라도 해보려는 거죠
토트:
너희는 최정예 학자니, 아루와 허공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사실쯤은 알겠지?
나이삽:
아루랑 허공이요? 그건…
테르메즈:
허공은 아카데미아가 보유한 최고의 기술 성과물 아닌가요? 오래전 풀의 신님이 인간의 지식 습득을 돕기 위해 만드신…
토트:
너희 둘은? 너희도 모르나?
카베:
네가 대답해. 너 그 설명서 읽어 봤잖아?
토트:
설명서? 허공에 설명서가 있다고? 풀의 신께서 참으로 친절하시군
알하이탐:
예전에 지혜궁 가장 구석에 있는 책장에 꽂혀 있었어. 인기 있는 책은 아니었지
알하이탐:
책에 나온 내용이 사실이라면, 허공 시스템은 「아루」에서 영감을 얻은 거야
나이삽:
네?! 하지만 아루에 관한 기록은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사막을 조사해서 얻은 과학적 성과도 그거랑은 무관하고요
토트:
아하, 그럼 이건 너희가 모르는 일이군. 사막 이야기를 많이 들어 봤을 테니, 문제 하나 내지.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과연 뭘까? 여기 인론파 사람 있나?
테르메즈:
제가 인론파입니다. 어… 진실성이죠
토트:
그래. 그리고 진실성의 상당 부분은, 사건이 발생한 전후 순서에 달렸어
토트:
흠, 이건 말해도 괜찮겠지. 꽃의 신 나부·말리카타께서는 수메르에 강림해 하늘의 영광을 짊어지고, 우리 땅에 생기와 오아시스, 그리고 지식을 가져다주셨다
토트:
위대한 여주인은 지니를 창조하고, 그들에게 깨달음을 주어 자신을 따르게 하셨지. 다른 두 마신 역시 지혜가 스며든 이 땅을 거닐다가, 마침내 푸른 나무 아래에서 셋이 조우했다
토트:
그리하여 최초이자 가장 위대한 동맹이 맺어졌어. 시간과 생명을 초월한 세 왕의 맹약이니, 경건한 마음으로 대하도록! 아무튼 신들은 수메르에 지혜가 공유되게 하기로 맹세했다
토트:
수메르를 바꾼 사건의 시작과 끝은 결국 꽃의 신님이야. 그분은 폐하를 위해 셀레스티아의 비밀을 엿보는 위험한 선택을 했고, 그 대가로 분노의 불길에 휩싸여 재가 되었지
토트:
이에 폐하는 통탄하여 정사를 뒤로한 채 그분이 가져온 지식에만 몰두했고, 그렇게 셀레스티아에서 전해진 기술은 폐하가 「아루」를 구상하는 기반이 되었다
토트:
따라서 허공의 영감은 아루에서 왔으며, 아루의 기반은 셀레스티아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지
카베:
즉, 허공을 아루에 연결하는 구상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씀이군요… 두 기술은 근본적으로 동일한 부분이 있으니까요
토트:
예끼, 천상의 기술에 대한 경외심이 없구나!
카베:
경외하지 않는 게 아니라, 그럴 틈이 없어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고요. 전부 마감일 때문이에요!
알하이탐:
아니면 당신이 직접 하면 돼
카베:
하루에 기획안을 다섯 개나 제출해야 하는 날은 안 겪어보셨죠?! 하아… 경험하지 않는 편이 좋아요…
테르메즈:
맞아요. 따오기왕님… 직접 나서실 생각은 전혀 없는 거죠?
나이삽:
그냥 지식 과시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경험담이라고 해야 하나?
토트:
아하하하… 이 몹쓸 녀석들, 난 그런 귀찮은 일은 죽어도 안 해!
테르메즈:
하지만 아루가 그렇게 대단하다면… 왜 적왕님은 그걸 더 과감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않으신 거죠?
토트:
아루는 끝내 완성되지 못했거든. 폐하는 큰 기대를 걸었지만, 결국 완성 전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어
토트:
폐하의 염원은 세계에 필적할 만한 것을 창조하는 것이었고, 그 염원을 위해 꽃의 여주인은 모든 것을 바쳤다
토트:
폐하가 갈망하자 그분은 내어주었고, 그리하여 세상에 지식이 도래했지. 이러한 용기와 희생에 가장 아름다운 기념비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폐하는 이를 가장 큰 불의로 여기셨을 게야
토트:
이렇게 지식과 기술로 쌓아 올리고, 희생과 용감한 사랑이 새겨진 기념비는… 비록 미완성일지라도, 소중히 간직할 가치가 있지
토트:
당시 폐하는 풀의 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토트:
「그대와 나는 영원한 맹약을 맺었으니, 나는 결코 그대를 적으로 돌리지 않겠다. 그러니 이 천상에서 온 지혜의 열매를 삼킬 이유가 없지」
토트:
「명심해라. 나는 지혜의 적이 될 힘이 없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대와 그녀로 인해 더 많은 것을 깨닫고 선함을 배웠으니… 그 보답으로써 그대들을 소중히 여기겠다」
토트:
결국 아루는 일부 영혼을 보존하는 데만 쓰였다. 그것은 폐하가 그리던 이상의 초기 형태였을 뿐… 폐하가 아루에 품은 궁극적인 바람은, 모든 것을 다해 그녀가 있는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었어
알하이탐:
아흐마르가 상당한 힘과 식견을 갖췄음에도, 꽃의 신, 풀의 신과의 정 때문에 수많은 폭거를 멈췄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알하이탐:
그건 자비라고 볼 수도 있고, 마신과의 정에 얽매인 것으로 볼 수도 있겠군. 그건 세 동맹의 근간이기도 했지
카베:
…그래서 아루가 감옥이자 기념비였고, 세 질문에 대한 답은 시간이었구나…
토트:
인간과 인간의 만남은 불운의 시작이지. 신이라고 해서 다를 게 있겠나?
토트:
사랑도 마찬가지. 그건 감옥이면서 동시에 비석이야
토트:
자, 이야기는 이쯤에서 마치지. 너희가 부지런히 움직인 걸 봐서, 나도 도움을 좀 주마
토트:
이건 누가 맡고 있지? 너희 둘이었나?
카베:
네, 맞아요. 저희 둘이에요
토트:
그럼, 눈을 감거라…
토트:
「지혜란, 유형과 무형 사이에 감춰진 것. 지혜란, 가장 단순한 매개로 교류할 수 없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
토트:
「신왕의 힘을 빌려, 유형과 무형 사이에 드러나지 않은 비밀을 엿볼 수 있게 하노라」
카베:
이건… 새로운 장치인가요?
알하이탐:
그보단 모종의 정보가 구현된 결과물 같은데… 혹시 시각화 처리를 한 건가?
토트:
허공이 너희에게 더 많은 지식을 엿보게 해주듯, 신왕의 힘 역시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 정교한 것들을 「볼」 수 있게 해주지
토트:
이건 평범한 장치가 아니라, 아루 내부 구조와 호환되는 물건이야
토트:
더할지 뺄지, 버릴지 남길지. 자, 이걸로 너희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봐라
카베:
음, 뭔가 장치 같은데… 혹시 모르니까 내가 가 볼게. 근데 어떻게 올라갔더라…?
알하이탐:
뒤돌아봐
카베:
아, 승강기가 저쪽에 있었네!
비석 살펴보기
카베:
고대 사막에서 오벨리스크는 중요한 정보를 기록하는 매개체였지… 야, 알하이탐, 나 이것 좀 확인해 주라
카베:
너 쪽 화면으로 전송했는데, 보여?
알하이탐:
조금 흐릿하긴 해도, 보는 데는 문제 없어
카베:
한번 보고 뭐라고 쓰여 있는지 알려줘. 아, 그리고 앞으로 비슷한 내용이 나오면 바로 네 쪽으로 전송할게
알하이탐:
우선 이 비석부터 말하자면, 고대 문자의 변형이야. 「이곳에는 모래를 위해 쓰인 시가 새겨져 있다」라고 적혀 있어
알하이탐:
적왕 시대의 인문학 정보라고 할 수 있겠지
소베크:
그런 건 삭제하는 편이 좋아
토트:
하하… 심심풀이로 의미 없는 글자를 조합하며 놀았을 뿐인데, 아루가 이걸 기록했을 줄이야
알하이탐:
이게 사적인 정보라는 것만 확인해 주면, 그렇게 하도록 하지
헤리샤프:
중요하지 않은 내용이네
카베:
그럼… 조작을 시작할게요
비석 살펴보기
카베:
여기 또 있네. 추가로 보냈어
알하이탐:
…전부 구라바드 주변에서 발생한 전란에 관한 보고서군
카베:
삭제할까?
알하이탐:
대부분 이미 기록이 있는 내용이야. 지워도 돼
카베:
만약에 인론파가 발견 못 한 디테일이 섞여 있으면, 나중에 우리한테 따지지 않을까?
알하이탐:
그게 뭐?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 아카데미아와 인론파는 존재하지도 않을 텐데
카베:
맞는 말이네. 좋아, 다 처리했어
카베:
옆에 비슷한 형태의 비석이 또 있어. 가서 확인해 볼게
비석 살펴보기
카베:
또 다른 비석이야
알하이탐:
잠깐만
카베:
……
카베:
아직 다 못 읽었어? 그렇게 길어?
알하이탐:
오아시스 문명의 발전과 관리 과정이 기록되어 있는데, 대부분 지니에 관한 거야. 또, 아루를 건설한 장인이 남긴 기록도 있어
카베:
중요해?
알하이탐:
한 번에 다 읽을 수 있는 양이 아니라서, 감으로 중요한 부분만 걸러내서 남겼어
카베:
그 장인의 기록에는 무슨 내용이 적혀 있는데?
알하이탐:
장인들의 추측. 아루가 완공되면 적왕이 자신들을 죽여 입막음할 거라 보고, 대비책을 적어 둔 거지
카베:
…정말 신화다운 이야기네. 설마 사실은 아니겠지?
알하이탐:
기록에도 수많은 신화를 바탕으로 한 추측에 불과하다고 적혀 있어. 하지만 탈출 방법과 탈출 통로 설계도는 제대로 남아 있더군
카베:
그런 것까지 기록되어 있다고? 좋아, 사본 하나만 떠 놓고 삭제할게…
토트:
그럴 필요가 있나? 네가 쓸 일도 없잖아
카베:
아뇨, 이건 아주 중요한 도면이에요. 기념으로 남겨두고 싶어요
카베:
휴, 이 정도면 얼추 된 거겠지…
알하이탐:
정해둔 기준엔 도달했으니, 문제없을 거야
카베:
허상과 실체가 뒤섞인 느낌은 정말 기묘하네…
카베:
삶과 죽음, 현실과 꿈 사이를 표류하며, 원래라면 닿을 수 없는 환상을 내 손으로 조작하다니
알하이탐:
말 그대로 꿈을 좇는 경험이군. 제법 신선했어
카베:
만약에 내 정신이 떠내려가면 어떻게 되는 걸까?
알하이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 그리고 기뻐하기엔 아직 일러. 2차 프로젝트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카베:
알겠어, 계속 힘내볼게
적왕의 무덤 입구로 가기
소베크:
먼 곳에서 온 여행자여, 자네도 수메르 때문에 근심이 많은가?
페이몬:
와! 악어왕 소베크다!
여행자:
안녕하세요, 악어왕 님
소베크:
편하게 대하거라. 작은 쿠사나리 화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러 왔을 뿐이니
여행자:
나히다를 많이 걱정하고 계신가 보네요
소베크:
걱정도 되지만, 궁금한 점도 있지
페이몬:
그러고 보니 나히다는 지금 어떤지 모르겠네…
소베크:
잠깐 기다리거라
소베크:
……
페이몬:
어때?
소베크:
아펩을 불러 봤지만, 아무 반응이 없군
소베크:
아무래도 작은 쿠사나리 화신을 돌보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는 모양이야
페이몬:
적왕 휘하의 마신들은 아펩이 나히다를 도왔다고 하니까 다 놀라더라. 너희한테 아펩이 대체 어떤 존재길래 그래?
소베크:
적왕 아흐마르와 풀의 용왕 아펩 사이의 원한을 알고 있나?
소베크:
정말 박식하군. 너희 같은 사람이 수메르를 지탱해 줘서 다행이야
소베크:
적왕은 생명이 다하기 전 풀의 용왕을 속여 자신을 한입에 삼키게 했고, 그 결과 죄업의 고난은 모두 풀의 용왕이 짊어지게 되었다…
소베크:
풀의 용왕은 적왕을 멸시했지만, 결국엔 그분에게 한 방 먹은 셈이지. 재앙으로 남느니 풀의 용왕을 속여서라도 자멸을 택한 것은, 적왕이 백성을 사랑하는 방식이었어
소베크:
풀의 용왕 아펩, 구시대의 여광은, 아흐마르를 비롯한 모든 마신의 힘을 증오하고 있다
소베크:
그런 아펩이 풀의 신을 돕는다는 건 실로 믿기 어려운 일이야. 혹시 풀의 신이 예전에 아펩을 도운 적이 있나?
페이몬:
응, 나히다가 큰 도움을 줬지!
소베크에게 나히다가 아펩의 고통을 덜어준 이야기를 들려줬다…
소베크:
그런가… 작은 쿠사나리 화신이 오랜 세월 풀의 용왕을 괴롭혀 왔던 고통을 해결해 줬군
소베크:
풀의 용왕이 이례적인 행동을 한 데엔 다 이유가 있었어. 마신을 증오하긴 해도, 호의를 잊는 자는 아니니
페이몬:
응. 우리가 보는 아펩도 그런 이미지였어
소베크:
아펩은 다른 생명과 어울리지 못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공존하지 않는 길을 택한 것 같더군. 그런 그녀가 생명력을 상징한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해
소베크:
아펩의 도움에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거라. 아펩은 인간과 마신을 싫어하니까
페이몬:
기억해 둘게!
페이몬:
그런데 나히다는 거기 언제까지 있어야 돼?
여행자:
우리가 데리러 가야 하나?
페이몬:
우인단이 아직 사막에 있을지도 모르니까, 시간 되는 사람들을 모아서 같이 데리러 가자!
???:
그럴 필요 없어, 페이몬
페이몬:
어? 이건 나히다의 목소리?
소베크:
치료 효과가 좋아 보이는군
???:
누가 너희더러 내 언행을 평가하라고 했지?
페이몬:
으악!
나히다:
여기까지면 충분해
아펩:
나도 여기까지만 데려다 줄 생각이었다. 애초에 환대받을 생각도 없었어
나히다:
넌 늘 상냥함을 모래폭풍 속 오아시스처럼 숨겨두지. 폭풍을 뚫고 들어간 자만이, 그 오아시스가 얼마나 아름답고 희망찬지 알 수 있어
아펩:
감히 나를 평가하는가?
나히다:
아니, 이건 감사 인사야. 네 소중한 생명력을 공유해 줘서 고마워
나히다:
음…
아펩:
깨어났나? 생각보다 제법 강인하군
나히다:
아펩…
나히다:
한결 나아졌어. 고마워
아펩:
마신이든 마신의 감사든 내게 아무런 가치도 없다. 네가 해야 할 건, 세계수와 수메르의 지맥이나 잘 관리하는 것이지
아펩:
만약 지맥 문제로 내 심기를 거스른다면, 이곳의 신으로서 책임을 피하긴 어려울 거다. 너도 그건 달갑지 않겠지?
나히다:
알겠어, 그게 너의 요구사항이구나. 네가 말하지 않아도 그럴 거야
나히다:
수메르를 지키는 건 나의 책임이야. 서둘러 돌아가야 해
아펩:
…웃기는군. 넌 신이지만 대단한 힘이 없어. 스스로도 잘 알 텐데
나히다:
그것 역시 내 특징일지 모르지. 애초에 지혜의 신은 힘으로 남을 설득하지 않아
아펩:
준비해라. 출발할 테니
토트:
오! 맙소사, 저건 아펩이잖아?
토트:
내가 잘못 본 건 아니겠지? 풀의 용왕이 이곳에 나타나다니… 여기가 정말 적왕의 무덤이 맞긴 한가?
아펩: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아흐마르의 아랫것들은 여전히 벌레일 뿐이로군
헤리샤프:
풀의 용왕이여, 만나서 반갑네. 조금만 더 일찍 왔으면 일곱 기둥 회의에도 참석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아펩:
흥, 구역질 나는 놈들
아펩:
오는 길에도 어디서 굴러먹다 왔는지 모를 것들이 내 꼬리를 잡아당기더군. 왜 이 세상의 생물들은 시간이 흘러도 이토록 저열한 건지
소베크:
그들을 어떻게 했지?
아펩:
버렸다! 그럼 고이 모셔두기라도 할까?
아펩:
자, 부에르. 너와의 만남은 여기까지다. 꼭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다시는 너와 네놈들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구나
나히다:
너의 거처에서 평온하길 바랄게
여행자:
나히다를 도와줘서 고마워요
아펩:
상관없으니, 다시는 귀찮게 하지 말거라
소베크:
정말 무지막지한 힘이로군… 가끔은 아펩이 이 모든 것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 다행스럽게 느껴질 정도야
???:
젠장, 조금만 더… 버텨야 해, 곧 도착이야!
페이몬:
어? 잠깐, 이 목소리는…
여행자:
소루쉬?
소루쉬:
도착했다——!
아란나라:
!!
소루쉬:
다 풀의 신님이 걱정돼서 그런 거잖아! 오는 내내 페리의 힘으로 지탱하느라 내가 얼마나…
소루쉬:
안 돼, 나도 떨어진다!
여행자:
잡았다!
소루쉬:
휴, 살았다. 네가 받아줘서 다행이야…
헤리샤프:
이곳에서 풀의 신의 권속을 만나게 될 줄이야
페이몬:
어? 아란나라가 왜 여기에?! 너희 사막을 안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페이몬:
엄청 긴장돼 보이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런가 봐…
소루쉬:
그뿐만이 아니다! 인간이 아닌 존재까지 이렇게 많으니… 이러는 것도 당연하지
나히다:
날 위해 이렇게 멀고 험한 곳까지 와줬구나… 너희의 마음이 충분히 전해졌어. 정말 고마워
나히다:
새로 온 친구들부터 챙겨준 뒤에, 다 같이 모여서 앞일을 논의해 보자. 잠시만 기다려 줘
나히다:
여행자, 페이몬, 나랑 같이 이 친구들이 머물 곳을 찾아봐 줄래?
여행자:
좋아
페이몬:
좋아! 우리 같이 가자!
나히다:
그전에…
나히다는 몇 가지 질문을 통해 현 상황을 빠르게 파악했다…
나히다:
그랬구나. 설명 고마워. 그럼, 어서 가자
적왕의 무덤 내부로 돌아가기
아란파스:
흑흑… 나라가 엄청 많아… 방금 커다란 풀의 용한테 내던져져서 하늘을 날았어… 너무 무서워…
아란다샨:
정신 차려 아란파스, 다들 보고 있잖아! 아니… 안 보이려나?
아란리캔:
우리를 볼 수 있는 나라는 그렇게 많지 않을 거야… 나라들은 왔다 갔다 하느라 아주 바쁘니까
아란파스:
꼭꼭 숨어야 해, 나라한테 들키면 안 돼. 솥은 나라한테 줘도… 아니야! 나라한테 주면 안 돼. 동생이 자기 솥은 잘 지키라고 했어…
아란유타:
나, 나라가 오고 있어…
나히다:
안녕, 우리 왔어
아란바리카:
오! 풀의 왕님이랑 나라여행자, 그리고 하얀 털 슝슝이다
아란다샨:
풀의 왕님, 나라여행자, 페이몬! 오랜만이야
나히다:
바루카를모래 좋아하지 않는데도 여기까지 와 줬구나. 고생 많았어. 바나라나 친구들은 잘 지내?
아란바리카:
아란자는 바사라 나무고, 바사라 나무는 바나라나를 보호해. 그러니까 아란자가 바나라나를 보호하는 셈이지
아란리캔:
걱정 마. 남은 아란나라들은 잘 지킬 거고, 밖으로 나온 아란나라들도 책임을 다할 거야!
소루쉬:
다들 여기 있었군, 나도 왔다
페이몬:
너 괜찮아? 아까는 완전 죽을상이던데
소루쉬:
흥, 이 몸을 뭘로 보는 것이냐? 얕보지 말거라!
아란파스:
소루쉬는 대단한 빨간 슝슝이야
소루쉬:
빨간… 뭐? 나를 페이몬이랑 동급 취급하지 맛!
아란리캔:
좋은 거 아니야?
나히다:
다들 나 때문에 여기 와줘서 고마워. 보다시피 지금은 위급한 상황이고, 각자 바쁘게 노력하고 있어. 그러니까…
아란파스:
도와줄까? 아란파스가 도울 수 있어! 다른 애들도! 아란파스가 솥을 가져왔으니까 맛있는 수프를 만들어 줄게
아란유타:
응, 다들 도우러 온 거야!
아란바리카:
아란바리카, 아란리캔, 아란파스, 아란다샨, 아란유타, 아란사타, 아란사하가 도와줄게!
나히다:
정말 고마워. 아루의 개조를 도와주고, 불필요한 정보를 정리하고, 모두의 자신감을 되찾아 주는 것… 너희에게 어려운 일은 아닐 거야
소루쉬:
저도 거들게요. 일손이 부족한 곳이 있으면 어디든 불러 주세요
아란리캔:
같이, 같이!
아란바리카:
풀의 왕님, 아란바리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아란바리카:
바나라나를 떠나는 길에 나라 몇 명을 봤어. 몰래 이야기를 나누는데… 남자 나라는 뭔가 꿍꿍이가 있어 보였어
페이몬:
꿍꿍이?
아란바리카:
음, 나라 둘이서, 속닥속닥. 카… 카라…
아란리캔:
카라반 수도원!
나히다:
음… 확실히 평범한 상황은 아닌 것 같네
나히다:
여행자, 페이몬. 난 여기서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 아란바리카가 말한 일은 너희에게 부탁해도 될까?
페이몬:
물론이지! 우리한테 맡겨줘!
나히다:
고마워, 그럼 부탁할게
나히다:
수메르 사람들이랑 같이 일하려면 사람들 눈에 보여야 할 텐데… 다들 괜찮겠니?
아란파스:
으, 응… 꼭 그래야만 한다면…
아란리캔: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괜찮아
아란사타:
아란파스, 겁내지 마. 넌 맛있는 수프를 만들 줄 아니까 다들 널 좋아할 거야
나히다:
안심해. 여기 있는 사람들은 너희를 해치지 않아. 그래도 불안하면 내 이름을 불러. 바로 가서 곁에 있어 줄게
아란바리카:
응
나히다:
그럼, 모두에게 작은 축복을 내려줄게. 사람들은 아름다운 꿈을 꾸듯 너희를 바라보고, 눈을 마주치며, 대화를 나눌 거야
나히다가 살며시 손을 들어 올린다. 뭘 어떻게 한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좋은 꿈처럼 아름다운 무언가가 느껴진다
금빛으로 반짝이는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들고, 나무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흐르는 물은 음악을 연주한다… 당신의 마음속 작은 풍선 하나가 즐거움으로 부풀어 오른다
아직 해결해야 할 끔찍한 일들이 많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평온함과 우정, 그리고 사랑이 느껴진다. 당신은 수많은 생명과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숲속에 있다
주변 사람들도 고개를 돌린다. 그들도 숲에서 들려오는, 모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유구한 목소리를 느낀 듯하다
무서워하지 마, 두려워하지 마. 비바람에 지지 마
나히다:
「두려워하지 마. 우리 모두 여기에 있어. 다 지나갈 거야」
아루의 그림자로 가기
나히다:
모두 모여 있었구나, 잘됐다
나피스:
풀의 신님! 돌아오셨군요!
카베:
몸은 좀 괜찮으세요? 절대 무리하시면 안 돼요
나히다:
다들 걱정해 줘서 고마워. 난 괜찮아
학자들이 나히다에게 아루 개조 상황을 보고했다…
나히다:
그래… 아루의 힘으로 허공을 재가동하고, 그걸 매개체 삼아 세계수에 접속하겠다는 거구나
나히다:
확실히 나쁘지 않은 계획이긴 한데…
나히다:
찬물 끼얹을 생각은 없지만, 지금 세계수의 상황상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접근할 수 없어. 허공의 힘을 빌려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거야
나피스:
…휴. 그런 가능성도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닙니다
알하이탐:
다른 방법은요?
카베:
다른 방법?
나피스:
설마…
알하이탐:
비상시국이니,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죠
카라반 수도원으로 돌아가기
페이몬:
얘들아——! 우리 왔어!
사이노:
너희구나. 상황은 좀 어때?
사이노:
아란나라는 사람을 보는 눈이 정확해. 즉, 우리 안에 첩자가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야
네페르:
지금 상황에 없는 게 더 이상하지
사이노:
네페르 씨, 당신은 프로 정보상이니까 방법이 있겠지?
네페르:
내가 자진해서 나설 것 같아?
사이노:
당신의 모든 행동을 정보 사업 확장을 위한 시연으로 간주하겠어. 상인이라면 능력을 보여줄 기회가 소중하지 않나?
네페르:
좋아, 당신의 태도가 마음에 들어
사이노:
당신은 수메르를 떠난 지 오래됐으니, 카라반 수도원에 당신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야
네페르:
이 근방 사람들의 기본적인 정보는 다 훑어봤겠지?
사이노:
그래. 이주 명단은 다 살펴봤고, 동향도 대부분 파악하고 있어
네페르:
의심 가는 용의자는?
사이노:
남성이면서 행동이 의심스러운 인물은… 총 셋이야
사이노:
아란나라가 두 사람의 대화를 살펴봤는데, 현재로서 의심할 만한 대상은 한 명뿐이었어. 다른 한 명은 접선만 하는 것 같고, 이미 카라반 수도원을 떠나버렸지
네페르:
다들 사막으로 대피하는 상황에 거기로 돌아가려는 자라면, 십중팔구 우인단일 거야
사이노:
이 시간대를 골라 움직인 건 절대 즉흥적인 판단이 아니야. 첩자 노릇을 하루이틀 한 게 아닌 것 같아
사이노:
이 깊숙이 박힌 못을 뽑아내야겠어
네페르:
말하는 걸 보니 이미 계획이 있나 봐?
사이노와 네페르는 관련 있어 보이는 모든 정보를 빠르게 교환하고 정리했다…
네페르:
…그렇군. 합리적인 의심이야. 나였어도 그 사람을 주시했을 거야
사이노:
하지만 아직 그자가 매수당했다는 증거는 없어. 금전을 받았다기엔 최근에 이렇다 할 지출도 없었고
네페르:
혹시 모르니까 내가 접근해서 확인해 볼게. 난 오랫동안 수메르에 없었으니까, 카라반 수도원에 날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야
사이노:
노드크라이에서 이자를 본 적 없는 거 확실해?
네페르:
확실해. 어차피 난 제트 빼고는 수메르 용병이랑 직접 만나는 일이 거의 없어. 그자가 내 얼굴을 알 리가 없지
네페르:
사이노,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내 신호를 기다려. 그 사람한테 문제가 있으면 대로변으로 유인할게
사이노:
좋아. 나도 바로 움직이지
네페르:
그래. 즐거운 협력이 되겠는걸
수상한 인물 조사하기
네페르:
(…검은 피부에 흉터라… 사막을 자주 드나들고, 전투 경험도 풍부한 사람이군)
네페르:
(옷차림이나 행동거지는 정상이야… 응? 저 사람이 보고 있는 건…)
네페르:
(동전? 재미있네, 접선 상대에게 보수를 저걸로 받는 건가? 그렇다면 확실히 눈에 띌 일은 없겠어. 만약 저게 값나가는 물건이라면…)
네페르:
실례지만 뭐 하나만 물을게. 여기 있던 사람들 전부 철수했어? 모자 쓴 여자는 못 봤고?
카나피야:
아가씨, 왜 여기에 혼자 있어? 본대는 진작에 철수했는데. 길에서 안 마주쳤어?
네페르:
친구랑 가다가 뭘 좀 잃어버렸거든. 장사에 차질이 생길까 봐 친구 먼저 손님한테 보내고 물건을 찾으러 돌아왔는데, 이 시간까지 찾았지 뭐야…
네페르:
휴, 이럴 줄 누가 알았겠어? 모래바람이 심해서 길을 돌아왔나 봐. 사람 무리 같은 건 보지도 못했어
카나피야:
안전을 위해 하나만 확인하지. 그 친구는 어떻게 생겼어?
네페르:
금발에 모자를 썼고, 흰색 원피스를 입었어. 한 번이라도 봤다면 기억할 거야
카나피야:
그런 사람이 있었던 것 같긴 하군… 아, 미안. 시국이 시국이라, 타인과 접촉할 때 각별히 주의하라는 30인단의 명령이 있었거든
네페르:
이해해. 그럼, 더 확인할 거 남았어? 없으면 빨리 사람들을 쫓아가 봐야 해서
카나피야:
아, 잠시만!
카나피야:
그 사람들 떠난 지 좀 됐는데, 어떻게 따라잡으려고? 내가 태워다 줄게. 마지막 몇 명을 데리러 온 거라 마차가 있어. 한 명쯤 더 태운다고 문제는 안 돼
네페르:
그럼 나야 고맙지! 사람이 많으면 안심이야. 보수는 물론 지불할게
카나피야:
돈 얘기는 일단 접어둬. 잠깐 기다려 봐, 가져갈 물건만 챙기고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 줄 테니
네페르:
그래, 고마워. 아니면 나도 짐 옮기는 것 좀 도와줄게
카나피야:
하하하, 됐어. 나 힘세
네페르:
도움이 되고 싶어서 그래. 이런 곳에서 상황을 아는 사람을 만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당신은 내 생명의 은인이나 마찬가지라고
카나피야:
뭐, 틀린 말은 아니지. 근데 어떤 물건이길래 목숨 아까운 줄 모르고 찾으러 왔어? 엄청나게 비싼 건가 보지?
네페르:
아, 그건…
네페르:
도움받은 게 있어서 당신한테만 특별히 알려주는 거야. 다른 사람한테는 절대 말하면 안 돼! 괜히 골치 아파져
카나피야:
오? 대체 뭐길래 그래?
네페르:
우린 장물 장사를 하거든… 무슨 말인지 알지? 출처가 불분명한 물건은 팔 때도 찾을 때도 남의 눈을 피해야 하잖아
카나피야:
어쩐지…
카나피야:
…그러면 말이야, 아가씨. 나도 부탁이 하나 있어
네페르:
미리 말해 두는데, 우린 수수료가 비싸. 잘 생각하고 말해줘. 길에 오르기도 전에 우리 사이를 망치고 싶진 않으니까
카나피야:
그런 건 상관없어. 사실… 내가 가진 물건이 평소에 처분하기가 좀 까다롭거든, 봐봐…
용병이 낡은 동전 하나를 보여주었다. 노드크라이의 친구 덕분에 평소 골동품을 많이 접해본 네페르는 그것이 흔치 않은 상등품임을 알아봤다
보수로 사용된 이 고대 주화는 순금으로 만들어졌으며, 한눈에 봐서는 어느 나라 것인지 알기 어려웠다. 가치를 아는 수집가에게 넘긴다면 비싼 값에 팔릴 터였다…
네페르:
황금이네… 흥미로운걸. 설마 고대 무덤에서 도굴이라도 한 거야?
카나피야:
후후, 적왕의 무덤엔 널린 게 보물이지
네페르:
(스네즈나야의 문장이 없으니 적왕의 무덤에서 파냈다고 거짓말을 하는군. 괜한 일 생기지 않도록 몰래 팔아치우려는 거고…)
네페르:
원래 거래하던 곳은? 이런 건 안 받나? 내가 대신 팔아주다가 업계 사람 눈 밖에 나면 곤란해
카나피야:
그 가게는 요즘 손해를 봐서 자금이 잘 안 돌아. 그래서 그쪽에 넘기기가 망설여지더라고. 만에 하나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내 물건이…
네페르:
하긴, 자금 문제가 생긴 가게는 금 보길 무서워하지. 그런 거면 알겠어. 이번 일, 받을게
카나피야:
나도 대충 정리 끝났는데, 갈까?
네페르:
그래, 가면서 얘기하자
카라반 수도원 떠나기
네페르:
……
사이노:
순순히 항복해!
카나피야:
대풍기관?! 젠장, 무, 무슨 짓이냐?!
사이노:
이 동전인가? 좋아
사이노:
이걸 처분할 기회는 없을 거다
네페르:
역시 일 처리가 빠르네. 수메르의 풍기관이 꽤 믿음직스러운 조직이 됐어
사이노:
문장 없는 동전인가. 이런 물건은 분별이 어렵지. 고맙군, 당신 덕분에 증거를 잡았어
사이노:
그럼 이제…
사이노는 고개를 끄덕인 뒤, 용의자를 데리고 떠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이노는 용의자가 털어놓은 정보를 가지고 돌아왔다…
사이노:
남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바람을 등진 언덕. 놈은 거기서 거래 상대와 접선해
네페르:
수완이 좋네. 캔디스한테 들었는데, 심문 기술이 수준급이라며?
사이노:
캔디스도 만만치 않아. 최근엔 더욱 숙달되고 있지
사이노:
이제 네가 나설 차례야
{REALNAME[ID(1)|HOSTONLY(true)]}:
고작 내 발이 빠르다는 이유로?
사이노:
너는 미행을 잘하잖아. 공중에서 보면 놈들의 동향도 더 쉽게 파악할 수 있고
{REALNAME[ID(1)|HOSTONLY(true)]}:
…알겠어. 최대한 빨리 끝내고 오지
사이노:
그리고 방금 여행자이(가) 풀의 신님의 말씀을 전해 줬어. 이 일 다 끝나면 같이 적왕의 무덤으로 가자
{REALNAME[ID(1)|HOSTONLY(true)]}:
어
페이몬:
혼자서 괜찮겠어?
{REALNAME[ID(1)|HOSTONLY(true)]}:
왜? 안 괜찮으면 같이 가 주게?
페이몬:
어… 응! 내가 같이 가 줄게!
{REALNAME[ID(1)|HOSTONLY(true)]}:
진심이야? 은밀히 움직여야 하는 일인데, 가능하겠어?
여행자:
페이몬? 진짜 갈 거야?
페이몬:
나… 나도 한번 해보고 싶어. 그런 말이 있잖아,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고!
페이몬:
나는 티바트 최고의 가이드니까, 이런 일 정도는 충분히 해내야지
{REALNAME[ID(1)|HOSTONLY(true)]}:
……
{REALNAME[ID(1)|HOSTONLY(true)]}:
좋아, 끼워주지. 미리 말해 두는데, 문제가 생기면 바로 입을 틀어막고 덤불에 처박아 버릴 거야
페이몬:
그럴 일 없을 거야! 조심할게!
{REALNAME[ID(1)|HOSTONLY(true)]}:
그럼 뭘 꾸물거려? 가자
페이몬:
아, 응! 가자 가자!
지정된 장소로 가기
페이몬:
모자! 잠깐만, 같이 가! 혼자 빨리 날면 어떡해!
{REALNAME[ID(1)|HOSTONLY(true)]}:
도착했어. 여기서 기다려
페이몬:
아아, 응, 알겠어…
{REALNAME[ID(1)|HOSTONLY(true)]}:
……
{REALNAME[ID(1)|HOSTONLY(true)]}:
너 대체 무슨 생각이야?
페이몬:
어? 내… 내가 뭐…
{REALNAME[ID(1)|HOSTONLY(true)]}:
예전엔 기껏해야 길 찾기랑 먹고 자는 거에만 관심 있었잖아. 왜 갑자기 이런 위험한 일에 끼어드는 건데?
페이몬:
무슨 소리야! 내가 위험한 곳을 얼마나 많이 다녔는데!
{REALNAME[ID(1)|HOSTONLY(true)]}:
하지만 혼자 행동한 적은 거의 없지. 넌 여행자 옆을 떠나지 않잖아
페이몬:
…으…
{REALNAME[ID(1)|HOSTONLY(true)]}:
지금은 여유가 있으니, 말하고 싶으면 들어줄 수는 있어. 싫으면 말고. 네 맘대로 해
페이몬:
……
페이몬:
모자… 있잖아, 넌 내가 쓸모없는 사람 같아?
{REALNAME[ID(1)|HOSTONLY(true)]}:
뭔 일이 있었길래 그딴 생각을 해?
페이몬:
노드크라이에서 깨달았어. 난 늘 여행자 옆에 붙어 다니지만, 막상 위험한 순간에는 아무런 도움도 안 돼
페이몬:
평소에는 이런 생각 잘 안 하는데, 그땐 진짜 너무 무서웠어… 혹시라도 여행자(이)가 영영 못 돌아오면 어쩌나 하고…
페이몬:
…생각하면 할수록 난 정말 쓸모없는 것 같아… 그치만 짐이 되긴 싫어. 도움이 되는 친구가 되고 싶다구
페이몬:
넌… 이 마음 이해돼? 나 자신이 쓸모없다고 느껴지는 기분 말이야… 휴,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람
{REALNAME[ID(1)|HOSTONLY(true)]}:
……
{REALNAME[ID(1)|HOSTONLY(true)]}:
사람을 제대로 찾아왔네. 그런 거라면 내가 잘 알지
페이몬:
모자…
{REALNAME[ID(1)|HOSTONLY(true)]}:
훈수 둘 생각은 없지만, 자기 불신에 빠졌을 때 선택지는 두 가지뿐이야. 포기하든가, 아니면 달라지든가
{REALNAME[ID(1)|HOSTONLY(true)]}:
네가 스스로 걸어 나오지 않는 한, 타인의 위로 같은 건 아무 의미도 없어
{REALNAME[ID(1)|HOSTONLY(true)]}:
그러니까… 강해지고 싶든, 더 많은 걸 배우고 싶든, 네 마음대로 해봐. 그럼 적어도 후회는 남지 않을 테니까
페이몬:
…응!
{REALNAME[ID(1)|HOSTONLY(true)]}:
(그나저나 이상하군. 시간은 이미 다 되지 않았나?)
{REALNAME[ID(1)|HOSTONLY(true)]}:
페이몬, 주변에 아무 기척도 없지?
페이몬:
어디 보자…
{REALNAME[ID(1)|HOSTONLY(true)]}:
한 시간만 더 기다렸다가, 아무 일 없으면 철수하자
페이몬:
응!
시간이 흘렀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페이몬:
이상하다…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 아무도 안 오잖아? 접선을 펑크 내는 경우도 있나?
페이몬:
왜 그래? 뭐 짐작 가는 거라도 있어?
{REALNAME[ID(1)|HOSTONLY(true)]}:
……
{REALNAME[ID(1)|HOSTONLY(true)]}: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위화감이 들어
{REALNAME[ID(1)|HOSTONLY(true)]}:
사이노가 잡은 첩자는 움직였는데, 접선책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 윗선이 잡혔다기보단, 첩자가 버림받은 것 같아
페이몬:
그치만 걔들은 그걸 어떻게 알았지? 최소한 사람을 보내서 확인했어야 하는 거 아니야?
{REALNAME[ID(1)|HOSTONLY(true)]}:
그게 문제야. 놈들이 이쪽 소식을 알 리가 없는데. 설마…
{REALNAME[ID(1)|HOSTONLY(true)]}:
칫, 익숙한 감각이군… 어쨌든, 일단 돌아가자
나히다와 대화하기
나히다:
정식 회담은 아니지만,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 여기까지 와주고, 힘을 보태줘서 고마워
헤리샤프:
셰세프앙크와 벤누는 학자들을 도와 아루를 유지 보수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헤리샤프:
그리고 세상을 떠난 헤르마누비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나히다: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상상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막상 실제로 모이니 감회가 새롭네
나히다:
시간은 많은 것을 앗아갔지만, 남겨진 것들은 더 단단해졌어
소베크:
한 가지, 의외이자 지적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소베크:
작은 쿠사나리 화신님, 겉으론 좋아 보이십니다만, 저는 느껴집니다. 풀의 용왕이 준 생명력만으론 문제가 다 해결되지 않았어요…
페이몬:
말도 안 돼… 아펩의 힘도 효과가 없단 말이야?
나히다:
걱정 마, 페이몬. 효과는 있었어
나히다:
나는 세계수와 깊게 이어져 있어서, 세계수의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진 완전히 회복할 수 없는 것뿐이야
나히다:
너희가 속세에 없는 동안 수메르는 많이 변했어. 마신이 떠나면 신앙은 필연적으로 약해지지. 너희도 자신의 힘이 예전만 못하다는 걸 느꼈을 거야
토트:
휴, 정말 슬프군요
나히다:
그리고 난 세계수의 영향으로 많이 허약해졌어. 우리 다 상태가 엉망이지
헤리샤프:
그 말씀은…
나히다:
비상시국인 만큼,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해
나히다:
수메르는 우리 모두의 터전이야. 그러니 나와 모두들, 신과 인간에 상관없이 모든 힘을 하나로 모아야만 해
헤리샤프:
신왕 아흐마르가 부재하더라도, 세 왕의 맹약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저희는 적왕의 신하로서, 수메르가 재앙을 극복하도록 도울 책임이 있지요
헤리샤프:
게다가 저희를 아루라는 감옥에서 풀어준 건 바로 수메르의 백성들이었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오늘날의 인간은 예전보다 더 지혜로워졌더군요
토트:
휴, 역시 염소가 말솜씨는 기가 막히다니까
헤리샤프:
그럼 저희도 계획을 더 자세히 알 필요가 있겠습니다
토트:
똑똑한 인간인 아카데미아 학자들이 아루를 개조하고 있습니다. 세계수랑 관련이 있다던데요
나히다:
맞아
나히다:
세계수는 태초부터 티바트에 존재해 왔지만, 용족이 모든 것을 지배하던 시절에는 지금처럼 중요한 존재는 아니었어
나히다:
「천리」가 강림한 후 광계의 힘을 원소력으로 나누고, 세계수를 모든 정보를 기록하는 저장 장치로 개조한 거지
나히다:
그때부터 이 세상의 모든 일은 세계수와 뗄 수 없는 관계가 됐어
나히다:
나는 풀의 신으로서 세계수를 보호할 책임이 있어. 그리고 수메르에게 세계수는 소중한 보물인 동시에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위기야
나히다:
최근 몇 년간 티바트에는 여러 이변이 일어났어. 얼마 전에는 노드크라이에 큰 위기가 닥치기도 했지. 수메르도 경계해야 했어
나히다:
그래서 난 외부에서 세계수 내부로 이동할 수 있는 모든 경로를 관리했어. 하지만 그럼에도 세계수에 큰 문제가 생기고 말았지…
나히다:
내 생각엔 어떤 존재가 침입한 것 같아. 그 침입자는 특정한 경로를 택하는 대신, 가장 흔하면서도 절대 막을 수 없는 방법을 사용했어
나히다:
——「죽음」을 통해, 세계수에 진입한 거야
토트:
그럼 확실히 막을 방법이 없었겠군요.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침입에 대비해 영혼이 지맥으로 돌아가는 걸 무기한 막을 순 없으니까요
나히다:
응. 외부의 적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죽은 자의 영혼에게 안식을 주는 일도 막아서는 안 돼
사이노:
풀의 신님의 고충을 이해해 주시면 좋겠네요
헤리샤프:
지키는 건 원래 어려운 일이지
나히다:
세계수가 침입당한 직후, 순식간에 내 권한이 제한됐어. 그리고 곧 세계수는 모든 연결을 거부했지…
헤리샤프:
자책하실 필요 없습니다. 누구도 모든 재앙을 예측할 수는 없고, 세상은 늘 고난을 겪기 마련이니까요
나히다:
하지만 수메르의 백성들이 이런 고통을 겪어서는 안 돼. 반드시 봉쇄를 뚫고 세계수와 연결할 방법을 찾아야 해
토트:
그래서 아루가 필요하신 거군요
나히다:
응. 수메르 전역을 통틀어, 종합적인 성능으로 세계수에 필적할 존재는 아흐마르가 남긴 아루뿐이야
나히다:
의식을 잃기 전에 내가 할 수 있었던 건 세계수에 미약하게 개입하는 것뿐이었어. 아루는 모두에게 불가피한 선택이자, 아주 위험한 모험이었지
나히다:
학자들의 원래 계획은 아루의 힘으로 허공을 다시 가동한 뒤, 세계수에 접속해 조사하는 거였어
나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세계수의 오염이 예상보다 훨씬 심해져서, 그 계획이 의미를 잃었지
나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계획을 더 혹독하게 밀어붙여야 했어. 어떤 대가든 감수하는 수준으로 말이야. 그렇게 해서 또 다른 예비안들이 탄생했어
나히다:
세계수를 되찾기 위해, 가장 영리한 학자들이 아루를 다시 개조해서 여러 목적을 이뤄보려고 해. 그들의 요청을 들어줘서 정말 고마워
헤리샤프:
못 본 사이 인간의 지혜가 많이 발전했더군요. 또 저희뿐만 아니라 지니와 아란나라, 페리까지도 당신을 돕기 위해 나섰습니다
나히다:
우린 전력을 다해 세계수를 구해낼 거야
토트:
아까 말씀하시는 걸 보니 그 침략자의 정체나, 그가 이런 짓을 벌일 걸 알고 계셨던 것 같더군요
나히다:
그 점에 대해 말하자면…
나히다와 대화하기
수메르성 근처에서 이상한 모습으로 자라고 있는 세계수가 선명하게 보인다. 그 모습은 이 광기 어린 실험이 다음 단계까지 진행됐다는 증거다
콜레이:
스승님… 저… 저게 뭐예요?
타이나리:
이건… 세계수?
세토스:
어떻게 된 거지?! 설마 내부가…
사이노:
사람들이 전부 대피해서 다행이군…
페이몬:
저게 뭐야?! 무서워…
여행자:
(나히다는… 지금까지 이런 재앙과 맞서고 있었던 건가?)
토트:
허어… 풀의 신님의 뜻이 명확하게 전해졌습니다
소베크:
오랜 세월 동안 세계수에 이 정도의 이상이 생긴 적은 없건만…
헤리샤프:
…아까 하던 말씀을 계속해 주시죠
나히다:
세계수의 뿌리는 지맥이야. 원래 사람들은 세계수를 마음대로 볼 수 없었고, 그건 늘 숨겨져 있었지. 그런데 지금은 사악한 침입으로 인해 모습을 드러냈어
나히다:
그건 탐욕의 나무가 되어버렸지… 광기 어린 실험이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는 신호야
???:
모독이라… 제 관점에선, 모독이라는 명목으로 실험을 진행한다는 게 매우 비정상적으로 들립니다
???:
하지만 「도토레」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저희는 계속 이래야만 하죠
나히다:
이 나무의 탄생으로, 이번 사건이 「그」와 관련되어 있다는 게 증명됐어
나히다:
이번 문제를 자세히 논하려면, 「그」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해…
나히다는 가장 간결하고 정확한 말로 우인단 집행관 서열 2위 「도토레」를 소개했다
그의 본명은 잔디크. 그와 얽힌 이야기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았다
토트:
잔디크… 그 녀석이었군요. 사막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오만하던 녀석이… 결국 그렇게 됐을 줄이야
페이몬:
하지만 도토레는 노드크라이에서 죽었잖아? 어떻게 또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는 거지?
나히다:
우인단에 그의 잔당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커. 하지만 그가 어떻게 세계수에 이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는지는 나도 아직 잘 모르겠어
니콜:
네 말대로, 우인단 병력이 이미 수메르성 안에 도착했어
니콜:
게다가 세계수 자체에도 이변이 생긴 것 같아. 사악하게 자라나면서, 이 세계에 속하지 않은 무언가가, 밖으로… 형성되고 있어
니콜:
미안, 이런 단어로밖에 표현이 안 돼. 그것들은 아직 완전한 실체가 아니지만, 점점 현실이 되어 가고 있어
헤리샤프:
죄악의 나무가 하늘을 향해 뻗어 오르고 있군…
{REALNAME[ID(1)|HOSTONLY(true)]}:
도토레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나도 약간의 정보가 있어
방랑자는 페이몬과 함께 접선 장소에 갔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공유했다
{REALNAME[ID(1)|HOSTONLY(true)]}:
아까는 밖이라서 말하지 못했는데, 내 추측으로 그 첩자는 붙잡혀서 버려진 게 아니라, 처음부터 버림패였던 것 같아
사이노:
우인단이 처음부터 그자를 신경 쓰지 않았다는 뜻이야? 그러면 첩자를 심어 둔 의미가 없잖아
{REALNAME[ID(1)|HOSTONLY(true)]}:
확실히 드문 방식이지. 보통 이런 행위는 배후의 목적이 아주 복잡해
{REALNAME[ID(1)|HOSTONLY(true)]}:
하지만 이런 방식을 좋아하는 녀석이 하나 있어. 목적도 아주 단순하지… 일부러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어서, 자신의 의도를 숨기는 거야
{REALNAME[ID(1)|HOSTONLY(true)]}:
그 녀석은 줄곧 도토레의 협력자였어. 이 점만 봐도, 이번 일이 도토레와 관련 있다는 건 확실해
다들 그 이름을 듣자 놀라거나 침묵했다. 이번 사태가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고 느낀 듯했다
그 뒤 나히다는 관련 인사를 불러 모아 긴 회의를 열었다
나히다는 적의 정체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태의 규모를 상세히 설명했다
일행은 니콜과 네페르가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계획을 세웠다. 이제 각자의 자리로 가서 실행할 차례다
아루의 그림자로 돌아가기
나피스:
아직 준비할 게 많네. 다들, 우리의 핵심 작전 계획을 꼭 명심하게
나히다:
방금 상의한 대로, 다음 인원은 바로 행동을 개시해 줘——
나히다:
알하이탐, 카베, 아루 개조 프로젝트는 즉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해. 부탁할게
카베:
최선을 다할게요
알하이탐:
계획에 문제는 없지만, 실현하려면 재료가 필요합니다
나히다:
단말기 개조에 필요한 재료는 대풍기관 사이노가 이끄는 인원이 담당할 거야
사이노:
네. 방금 다른 두 사람과도 얘기해 뒀어요. 세토스와 모자가 도와줄 겁니다
세토스:
이런 일은 발 빠른 사람한테 맡기는 게 확실하지. 안 그래 모자?
{REALNAME[ID(1)|HOSTONLY(true)]}:
효율로는 우리가 일류지
나피스:
원소력 증폭 장치 같은 경우는, 도리 양, 풀의 신님을 제외하면 이 분야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자네지
도리:
맞아 맞아, 이쪽 분야는 이 산게마 바이 어르신에게 맡겨
나피스:
그래. 도리 양 말고도, 기술 방면으로 파루잔 선배와 콜레이, 니콜 씨가 힘을 보태줄 거네
파루잔:
우리한테 맡겨
콜레이:
열심히 할게요!
니콜:
콜레이는 내가 잘 돌볼 테니까 걱정 마
나피스:
데히야 씨, 캔디스 씨, 네페르 씨는 각계 인사와의 교섭을 맡기로 했네. 목표는 확실히 기억하고 있겠지?
데히야:
저희 일 처리는 확실하니까 안심하세요
나피스:
좋아, 잘 부탁하네. 타이나리는 이 팀들의 기동 지원을 맡고. 문제없지?
키루스:
불쌍한 타이나리. 나피스의 학생이 되는 바람에 매일같이 고생하는구만
나피스:
이 망할 영감탱이, 이간질하지 마
타이나리:
괜찮아요. 스승님이 저희 능력을 믿고 계신다는 뜻이니까요. 지원이라고는 해도, 제가 직접 나서서 수습할 일은 아마 많지 않을 거예요
나피스:
음
나히다:
마지막으로… 여행자, 너와 나는 나타 국경으로 가자
나히다:
그리고 이 임무가 끝나면, 우리 중 일부는 나와 함께 영원의 오아시스로 갈 거야
콜레이:
영원의 오아시스… 그런 전설 같은 장소가 진짜로 존재하는 거였나요…
나피스:
나타라… 두 나라의 주요 인사라면 응당 격식을 갖춰 만나야 하건만, 지금은 수메르에서 외부로 통하는 길이 거의 단절됐으니…
나피스:
불의 신 마비카와 이런 식으로 만나게 돼서 체면이 말이 아니군… 아무튼 잘 부탁하네
여행자:
최선을 다할게요
{REALNAME[ID(1)|HOSTONLY(true)]}:
괜히 무리하진 마
키루스:
맞습니다! 특히 풀의 신님은 아직 많이 쇠약하시잖아요
나히다:
괜찮아. 풀의 용왕이 준 힘으로 버틸 수 있어
페이몬:
맞아. 우리도 있으니까, 나히다한텐 아무 일도 없을 거야!
나히다:
응. 난 나를 믿고, 모두를 믿어
나히다:
그럼——이제 움직이자

망념과 진리의 하늘탑
평범한 사람이 대응하기 어려운 긴급 사태가 발생했지만, 자신의 자리를 떠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봉쇄된 지혜의 나라에서 전례 없는 전쟁이 곧 시작되려 하는데…
알하이탐과 카베와 대화하기
알하이탐:
최종 계획을 어디까지 실행할 수 있을지는 허공의 개조와 설정 상황에 달렸어요. 그리고 설정이 목표한 대로 작동하려면 아루를 더 최적화해야 해요
카베:
맞아요, 이건 예상했던 바예요
알하이탐:
앞으로의 작전에서, 이미 허공 단말기가 있는 수메르인은 계속 기존 단말기를 쓰면 됩니다
알하이탐:
하지만 용병이나 사막인, 또는 특수한 사정이 있는 사람들은 단말기를 받아본 적이 없죠. 장비가 압도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에요
카베:
아루를 개조하고 새 단말기를 제작하려면 희귀 재료가 필요해요. 지금으로선 적왕의 무덤에 있는 태고의 구조체가 최적의 선택일 거예요
카베:
…이번 프로젝트는 시간이 진짜 촉박하네요
나피스:
아루 통합 개조 프로젝트는 두 사람에게 맡기지. 실패해선 안 되는 계획이니… 휴, 고생해 주게
나피스:
재료 쪽은 앞서 말한 대로 대풍기관 사이노와 모자 군에게 맡겼네
나피스:
세토스 군이 적왕의 무덤 지형을 잘 아니, 함께 가면 큰 어려움은 없겠지
알하이탐:
믿어도 되겠군요. 그전까지는 일단 쉬어도 되겠어요
카베:
네, 재료가 모여야 작업을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사이노:
열 맞추고, 잘 따라와!
{REALNAME[ID(1)|HOSTONLY(true)]}:
이렇게까지 각 잡을 필요 있어?
세토스:
사이노야 원래 이러잖아, 잘 알면서
사이노:
목표는 잊지 않았겠지? 여분의 태고의 구조체를 찾아서 재료로 만드는 거야
{REALNAME[ID(1)|HOSTONLY(true)]}:
적왕의 일곱 기둥이 반대 안 해?
사이노:
어차피 놀릴 거면 그냥 가져다 쓰라고 토트가 그랬어
적왕의 무덤에서 재료 수집하기
세토스:
총 몇 개 필요해?
사이노:
허공 단말기가 없는 사람에게 전부 하나씩 챙겨줄 만큼
세토스:
네가 그랬지? 허공 단말기는 엄청나게 강력해서, 너도 영향을 받은 적이 있다고
사이노:
아카데미아는 허공을 최강 최고의 지혜 보조 시스템이라 부르지.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해
{REALNAME[ID(1)|HOSTONLY(true)]}:
뭐, 그렇긴 하지
세토스:
나랑 모자는 허공 단말기가 없어
사이노:
가질 기회가 지금 왔네
사람들과 대화하기
도리:
아이고, 여기까지 옮기느라 고생 많았어! 멀리까지 오느라 힘들었지?
도리:
거기다 길까지 험하고 위험하잖아. 계획을 아는 사람은 적왕의 무덤을 떠나면 안 된다는 규칙만 아니었어도, 내가 직접 호송을 감독했을 텐데
파루잔:
훗, 내 조립 솜씨 좀 봐, 정말 완벽하다니까
파루잔:
근데 진짜 이렇게 많이 필요해?
도리:
우리 계획대로면 필요해. 이건 다 좋은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니까… 흑흑…
타이나리:
듣자 하니 자금을 거의 다 네가 댔다며?
도리:
아니야. 아카데미아가 꽤 많은 비용을 댔어. 난 성의만 보인 정도지
도리:
물론, 이건 절대로 남는 장사는 아니지만 말이야… 에휴, 큰 위기가 닥치니 돈 벌기도 힘들어지구만
파루잔:
음, 나쁘지 않은 디자인이네. 이렇게 작은 물건으로 광계의 힘을 환원할 수 있다니… 흥미로운걸
타이나리:
선배도 광계의 힘 강좌에 가셨었나요? 그날 못 뵌 것 같아서요
파루잔:
갔어. 조금 늦는 바람에 뒷문 밖에서 쭈그리고 앉아 듣긴 했지만… 크흠!
파루잔:
아무튼 광계의 힘, 원소력, 심연의 힘! 이 셋의 관계는 확실히 이해했어!
타이나리:
다행이네요
타이나리:
선생님이 따로 말씀해 주셨는데, 광계의 힘과 원소력 간의 전환은 원래 기밀 지식이라 함부로 퍼뜨리면 안 됐대요. 그럼에도 학자들은 그 정보를 공유했죠
도리:
헹, 그게 뭐야? 모두가 법을 어기면 결국 아무도 처벌할 수 없다 그건가?
타이나리:
처음에 풀의 신께서는 모두의 안전을 고려해 자세히 말하길 꺼리셨어. 하지만 나중엔 생각을 바꿔서, 모두가 함께 존망의 문제를 마주하게 될 거라고 선생님께 알리셨지
타이나리:
위험으로부터 한 사람을 보호하려면 그 이유를 모르게 해야 하지만, 어떤 지혜를 이해하고 실천하게 하려면 그 지혜의 본질을 알려줘야 해
타이나리:
이러한 지식을 알게 되면 우린 위험에 노출되지… 그건 마치 미끼 같아서, 해결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사람들을 유혹해 쫓게 만들어
타이나리:
아주 모순적이지. 하지만 이제, 이 중대한 일은 여러 작은 일로 쪼개졌어
도리:
작은 일?
파루잔:
아, 알 것 같아. 너랑 나는 비밀스러운 지식을 공유하고, 또 나랑 얘는 생사와 운명을 함께하고… 뭐 이런 거?
도리:
아니! 이런 큰일을 어떻게 작은 일이라고 할 수가 있어?
파루잔:
인론파에 이런 말이 있어. 하나의 사건은 당사자에겐 극도로 거대하지만, 역사의 관점에선 지극히 미미하다. 개인의 운명이란 원래 사소한 거야
타이나리:
유감스럽게도 저는 생론파 출신이라, 연구 대상을 보다 가깝게 여겨요. 저한테 있어서 사람과 관련된 일 중에 중요하지 않은 건 없죠
도리:
그러니까 거대한 존망의 문제가 서로 얽힌 수많은 작은 일로 나뉘었고, 그 작은 일들이 곧 우리 개개인이라는 거야?
파루잔:
같은 비밀을 공유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같은 운명으로 연결되는 사람도 더 많아져
파루잔:
…보통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겠지. 하지만 우리 학자들에겐 언제나 이 길이 존재했어. 결국 그 길을 걸을 뿐이야
타이나리:
지식을 공유하는 건 운명에 맞서는 효과적인 방법이죠. 저는 앞으로도 그렇게 믿을 거예요
타이나리:
됐다, 다 옮겼어
도리:
음, 둘 다 수고했어. 그럼 장치 테스트도 부탁할게~
도리:
이미 폐기
재료 점검 및 개조 시작하기
카베:
좋아, 재료는 다 준비됐어.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겠군
카베:
알하이탐, 그쪽은 어때?
알하이탐:
아루에 있는 정보는 대부분 고대 사막 문자로 적혀 있어. 이건 사막 문자로 쓴 부족어고, 이거는 모양을 보니 오아시스 문자의 변형체 같군
카베:
어, 설마 실전된 언어야?
알하이탐:
일부는. 비슷한 언어의 규칙을 토대로 추측하는 수밖에
알하이탐:
그래도 여기에 실전된 정보가 일부 보완되어 있어. 내가 베껴 적고 있으니, 아카데미아로 가져갈 수 있을 거야
카베:
아루가 가동된 후에 문장이 두 개 더 나타났는데, 알아볼 수 있겠어?
알하이탐:
「인간은 신의 문자를 『읽을』 수 없다. 그것을 읽으려 하는 한」
알하이탐:
「승리는 쉽게 얻어져서는 안 된다. 이는 신의 지혜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또한 인지는 흔들려서는 안 된다. 이는 외재적 한계를 지니기 때문이다」
카베:
암호구인가? 아니면 무언가를 상징하는 건가…
카베:
읽을 수 없다, 읽지 않는다… 승리는 지혜고, 인지에는 한계가 있다…
카베:
잠깐, 알겠어. 이거 은유 같은데? 뜻은…
알하이탐:
——장기판
헤리샤프:
과연 자네 말대로, 요즘 젊은이들은 수수께끼를 아주 잘 푸는군
토트:
하하, 모래 속에 파묻힌 수많은 비밀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잖아? 아루는 지혜가 닿는 곳이니,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
소베크:
난 복잡한 문장은 질색이야. 자네들은 읽고 쓰기 안 힘드나?
카베:
세 분! 마침 잘 오셨어요. 저희가 아루를 연구하다가 이 장기판을 작동해 버렸거든요
알하이탐:
세 사람은 매일 같이 이걸로 시간을 보낸다고 들었는데. 그럼 잘 알겠지?
헤리샤프:
그래. 신왕이 남긴 수많은 기적 중에서도 장기판은 유독 평이 좋지. 그대들이 「신의 장기판」에 가본 적이 있다면, 이 기물이 익숙할 것이네
카베:
이 장기판, 설마 아루 내부가 형상화된 건가요?
헤리샤프:
그렇지
헤리샤프:
방문자를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네. 규칙에 따라 장기판 위의 도전을 완료해야만, 아루를 덮어쓸 자격이 생겨
카베:
잠깐만요, 이거… 위험한가요?
토트:
아, 위험하냐고? 당연하지
카베:
그럼 내가 갈게, 넌 여기서 기다려
알하이탐: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빌려오기라도 했나?
카베:
무슨 헛소리야! 내가 선배잖아. 선배가 후배를 지켜주는 게 당연하지!
알하이탐:
마음은 고맙지만, 이런 건 보통 둘이서 두는 거야
알하이탐:
게다가 이런 종류의 게임은 안정성을 조절할 수 있는 게 당연해. 안정적으로 굴러가야 너희에게도 좋을 테지. 안 그래?
카베:
…알았어. 여러분, 이거 난이도 조정이 되면, 편의를 좀 봐주실 수 있을까요?
토트:
에휴, 벤누가 너희한테 본때를 보여주라고 하긴 했는데… 그러지, 뭐
카베:
감사합니다! 물론 저희도 조심할게요
카베:
이거 평범한 장기가 아닌 것 같은데, 상대를 쓰러뜨려야 하나요?
헤리샤프:
아니, 장기 대국으로 들어가 우리의 시련을 통과하면 되네
알하이탐:
준비됐어?
카베:
가자
장기 복기하기
알하이탐:
됐어
카베:
후, 드디어 끝났다…
카베:
근데 이거 엄청 흥미롭네! 장기판 위에 서 있으니까, 땅에 서 있을 때랑 느낌이 완전 달랐어. 그리고…
카베:
아, 감상은 여기까지만 해야겠다. 세 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까 많은 부분에서 저희를 이끌어 주셨죠?
헤리샤프:
미미한 힘을 보탰을 뿐이네
토트:
역시 우리 예상대로 잘 처리했군. 좋아! 도와준 보람이 있어
알하이탐:
지금 있는 기능 말고도, 당신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
알하이탐:
아루의 교란 배리어가 적왕의 무덤 전체를 덮을 수 있다면, 더 멀리까지 확산시키는 것도 가능할 거야. 당신들이라면 방법이 있겠지?
카베:
그러니까, 기존 기능에 추가로… 아, 이해했어!
알하이탐:
생각해 봐. 이 기능과 장치가 결합돼서 이상적인 효과를 낸다면, 어떨 것 같아?
토트:
아이고, 둘이 이렇게 간곡히 부탁하는데 거절하기도 그렇고… 염소 영감, 악어 영감, 어때?
헤리샤프:
그렇다면 당연히
카베:
확실히 더할 나위 없는 방법이야. 여러분, 저희 좀 도와주세요!
나히다와 대화하기
나히다:
왔구나
나히다:
니콜 씨는 역시 천사라 그런지, 길을 밝혀주는 데 탁월한 지혜를 지녔어. 우리를 위해 나타 쪽에 미리 전갈을 넣어 놨더라
나히다:
게다가 다른 마녀회 사람들은 바쁘지만 자기는 한가하다면서, 수메르 백성들과 끝까지 함께해 주겠다고 했어
페이몬:
맞아. 니콜은 자상하고, 언제나 남을 돕고 싶어 해. 헤헤, 정말 좋은 사람이야
나히다:
응, 정말 선하고 친절한 사람이지
나히다:
자, 이제 우리가 움직일 차례야. 출발하자
국경선으로 이동하기
여행자:
여기가 수메르에서 나타와 가장 가까운 곳일 거야…
여행자:
저게 니콜 씨와 네페르가 말한 배리어구나. 수메르와 다른 국가를 완전히 격리하고 있어…
여행자:
하지만, 왜? 왜 하필 이런 때에 모두를 다른 지역과 갈라놓은 거지?
여행자:
그리고 내 기억으로… 세계수는 한때 오염된 적이 있어. 맞지?
여행자:
(내 기억이 맞다면, 금단의 지식이 제거됐어도 세계수가 오염됐던 사실은 변하지 않았을 거야)
???:
좋은 질문이야. 나도 같은 의문을 품고 있어
여행자:
이 목소리는… 마비카, 빨리 오셨네요
마비카:
오랜만이야, 여행자
나히다:
안녕
마비카:
반가워, 풀의 신 나히다
나히다:
마비카, 갑자기 국경지대로 불러내서 미안해
나히다:
이런 모습으로 대화하는 것도 미안하고. 지금 나는 여행자의 몸을 빌린 상태야. 적왕의 무덤 안에서 의식을 통해 너와 접촉하고 있지
나히다:
세계수가 「도토레」의 침입을 받아서, 그가 세계수 안에서 우리를 엿보는 걸 방지해야 했어. 그런데 마침 여행자은(는) 세계수에 기록되지 않고, 너는 나타에 있잖아?
마비카:
——나는 지맥이 아니라 밤의 신의 나라에 기록되니까, 밤의 신의 나라가 지맥에 연결되지 않는 한, 「도토레」는 내 행동을 알 수 없다는 거지?
나히다:
맞아
마비카:
우리 셋이 이런 식으로 만나는 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일이나 마찬가지겠네. 어쩐지 페이몬이 안 보이더라니, 페이몬이 세계수에 기록될 가능성을 염두해 뒀군?
마비카:
수메르 쪽 상황은 우리 나타도 들었어. 국경이 봉쇄되고, 캐러밴의 운송도 막히고… 상황이 꽤 심각하던데, 고생이 많았겠네
나히다:
너희가 아까 한 질문을 설명해 줄게. 다만 지금부터 하는 말은 조금 잔인할 수도 있어
여행자:
응
나히다:
단언하고 싶진 않지만… 세계수는 천리보다 먼저 존재했어. 나타 용족이 번성하던 시절에도 이미 존재했지
나히다:
설령 수메르 백성들 사이에 병이 퍼진다 해도 세계수의 입장에선 그리 심각한 문제가 아니야. 세계수 자체는 정상적으로 작동하니, 배리어도 발동되지 않지
나히다:
하지만 「도토레」가 침입해 세계수 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자, 배리어가 펼쳐졌어
나히다:
「세계수가 심각한 위기에 빠지면, 힘의 일부를 남겨 수메르를 격리한다」 천리가 이런 규칙을 세웠거든
나히다:
그래야 수메르가 멸망하더라도 바깥세상엔 숨 고를 시간이 생길 테니까
마비카:
그 점은 우리도 비슷해서 공감이 가
나히다:
천리는 티바트에 현존하는 대부분의 사물을 창조했어. 천리 입장에서는 다수를 존속시키는 게 수메르를 보호하는 것보다 우선순위가 높지
마비카:
그래서 너만의 방식으로 수메르를 지키겠다는 거야?
나히다:
응. 난 개체로서의 힘은 너보다 약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수메르의 죽음을 기다릴 생각은 없어. 필요하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거야
마비카:
마녀회의 니콜 씨가 자세히 말하진 않았지만, 지금 얘길 들어 보니 날 왜 찾아왔는지 대충 알 것 같네
여행자:
네. 나히다와 진지하게 의논해 봤어요. 실례되는 말이라는 건 알지만…
마비카:
——불의 신의 심장이 필요한 거지?
나히다:
응, 정확해
나히다:
원래는 「빌려달라」는 표현을 쓰려고 했지만, 사태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어. 그러니까… 부탁할게. 불의 신의 심장을 수메르에 넘겨줘
마비카:
하하하, 뭘 망설이는 거야? 미안해할 필요 없어
여행자:
신의 심장은 신한테 아주 중요한 물건이잖아요
마비카:
중요하긴 하지. 하지만 그게 없다고 해서 우리가 무력해지진 않아
마비카:
넌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수많은 신을 만나봤으니, 잘 알 텐데?
마비카:
나한테 신의 심장은 원소 증폭기나 다름없지만, 평소엔 쓸 일이 없어. 너도 알다시피… 난 꽤 강하거든
여행자:
그거야 알죠
마비카:
하하하, 그러니까 너무 부담 갖지 마. 자, 여기 불의 신의 심장
여행자:
어? 그냥 이렇게 주시는 거예요?
마비카:
꺼내는 게 뭐 어렵다고. 애초에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넘겨줄 생각이었어
마비카:
네가 나히다와 함께 온 건 설득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겠지? 실제로 너의 존재는 내가 설득된 이유 중 하나야
여행자:
정말 괜찮은 건가요? 신의 심장이 걸린 일인데…
마비카:
너의 노고를 수치로 따질 생각은 없지만, 날 믿어. 신의 심장을 투마이니에게 넘기는 건 내게 그리 터무니없는 일이 아니야
마비카:
그리고 네가 오지 않았더라도, 나히다, 난 네 요청을 받아들였을 거야
마비카:
세계수는 수메르뿐만 아니라 티바트 전체에 영향을 미쳐. 그리고 난 그걸 「수호」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잘 알지. 감정적으로든 이성적으로든 돕는 게 마땅해
마비카:
구체적인 계획은 알려줄 필요 없어. 신의 심장에 관한 일은 비밀로 할수록 성공 확률이 높아질 테니까
나히다:
마비카…
나히다:
너와 나타 백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할게
마비카:
별말씀을
마비카:
음,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걸 어떻게 전해주느냐야. 세계수가 만든 배리어가 우리 사이를 가로막고 있잖아
여행자:
저한테 생각이 있어요
나히다:
역시
마비카:
신기하네, 어떻게 한 거야?
여행자:
그냥 짐작해 본 거예요. 전에도 저만 상태가 다른 경우가 종종 있었잖아요? 이번에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죠
나히다:
세계수는 기록을 기반으로 영향을 행사하지. 그런데 여행자은(는) 강림자라 세계수에 기록이 없으니, 막을 수도 없는 거야
마비카:
그렇구나. 너, 참 재미있네
마비카:
자, 받아
여행자:
와!
여행자:
고마워요, 마비카. 이렇게 중요한 걸 넘겨주셔서요
마비카:
고맙긴, 됐어. 우리 사이에 그런 말 안 해도 돼
마비카:
그리고 아직 문제가 남았어. 넌 배리어를 통과할 수 있지만, 신의 심장도 그렇다는 법은 없잖아… 여행자, 이것도 방법이 있을까?
여행자:
제가… 한번 시도해 볼게요
여행자:
(불의 신의 심장이 내 손에 있어. 무게는 보통… 아니, 가벼워. 이게 신의 지고한 권력을 상징한다니…)
여행자:
(잘 생각해 보자. 불에 얽힌 추억… 나타를 여행한 기억… 모두 너무나도 소중한 경험이었지)
여행자:
……
나히다:
신의 심장이 사라졌어… 여행자, 몸은 좀 어때?
여행자:
멀쩡해
여행자:
그런데 불의 신의 심장이… 열소처럼 내 몸속으로 사라졌어
마비카:
넌 열소를 장악했으니 그 힘과 공명할 수 있는 거야. 지맥에 기록되지 않았다 해도, 넌 우리의 투마이니니까
여행자:
…후
여행자:
(진짜로 건너왔어, 신기하다)
나히다: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할게, 마비카
마비카:
내가 도울 수 있는 건 여기까지야. 뒷일은 너희에게 맡길게. 힘내
나히다:
꼭 성공할게
여행자:
네, 우린 절대로 지지 않아요!
나히다와 대화하기
나히다:
여행자, 페이몬, 기분이 어때?
페이몬:
조금 긴장되긴 하지만… 아주 조금이야. 나, 요 몇 년 동안 담력이 많이 세진 것 같아
나히다:
페이몬은 줄곧 여행자와(과) 함께 모험해 왔잖아. 경험이 많이 쌓였으니, 성장하는 것도 당연하지
여행자:
나도 괜찮아. 나히다, 네 몸 상태는 어때?
나히다:
세계수가 가져온 부정적인 영향은… 열매가 벌레에 파먹혀 썩은 것과 비슷해. 괜찮다고 할 순 없지
나히다:
하지만 걱정 마. 이미 각오와 준비를 마쳤으니까. 나는 모두를 믿고, 너를 믿고, 나를 믿어
나히다:
자신을 불태우는 것도 삶의 한 방식이지만, 필요할 때 동료에게 의지할 줄 아는 것 역시 위대한 지혜야
나히다:
난 동물 짐꾼에게서 털 뭉치를 뽑아내듯, 모두에게서 이런 지혜를 조용히 배우고 있어
여행자:
나도 그래. 계속해서 여행하고 배우면서 성장하지. 인생이란 원래 그런 여정이잖아
나히다:
아무래도,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한 명 더 있는 것 같네
{REALNAME[ID(1)|HOSTONLY(true)]}:
지나가다가 너희 얘기를 우연히 들었을 뿐이야. 내 의견은 신경 꺼
페이몬:
그게 무슨 소리야? 여긴 옥상이거든! 옥상을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 어딨어?
{REALNAME[ID(1)|HOSTONLY(true)]}:
여기 있잖아? 다른 사람이면 몰라, 너도 날 수 있으면서 그런 말을 하면 이상하지
여행자:
…왜인지 모르겠지만, 긴장이 더 풀린 것 같아
나히다:
우리의 존재가 네 부담을 덜어줬나 보구나. 너에게 수메르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곳이라는 뜻이야
나히다:
우리도 너에게 똑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어. 친구의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지
다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둘러보기
사이노:
내일 해가 뜨면 행동 개시야
타이나리:
좋아. 준비는 다 돼 있지?
사이노:
할 수 있는 준비는 다 했어
타이나리:
그럼 됐어.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차근차근 해보자. 우린 항상 그래왔잖아
콜레이:
스승님, 사이노 씨. 여기 계셨군요
콜레이:
주스랑 물을 좀 가져왔는데, 드실래요?
사이노:
넌 사막에서 탈수 오기 쉬우니까 물 마셔. 주스는 내가 마실게
타이나리:
하하…
타이나리:
그나저나 이런 때에 주스를 구할 수 있을 줄은 몰랐네
콜레이:
파루잔 선배가 긴장된다고 하시길래, 저한테 친구가 발명한 자동 착즙기가 있다고 했더니, 바로 가져가서 주스를 마구 만드셨어요
사이노:
착즙기? 설탕이 보낸 건가?
콜레이:
네. 물건을 받고 써보기도 전에 일이 터졌는데… 차마 간다르바 성곽에 두고 올 수가 없더라고요
타이나리:
주스 달다
콜레이: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사이노:
콜레이, 상태는 좀 어때?
콜레이:
몸은 괜찮아요. 하지만…
콜레이:
…아무리 생각해도 좀 이상해요. 이렇게 위대한 힘이, 왜 저한테 깃든 걸까요?
사이노:
그 마음 알아. 나도 어릴 때 매일 그 생각을 했거든
콜레이:
이젠 저도 사이노 씨랑 똑같네요
사이노:
그래서 네가 소론파로 가야 한다고 한 건데, 타이나리가 극구 반대했지
타이나리:
그거랑 이건 상관없는 일이잖아
파루잔:
무슨 얘기 중이야? 주스 마실래? 어라, 이미 마시고 있네…
콜레이:
선배, 전 방금 받았으니까, 남은 건 다른 사람 주세요
파루잔:
그래, 그래. 그럼 난 먼저 간다
사이노:
거대한 힘과 미약한 자신. 이 둘 사이에 아무 연관이 없다고 느껴지고, 그 괴리감에 적응이 안 되지?
콜레이:
하아,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 아직도 이런 일에 얽매이다니, 저도 참 유치하죠
타이나리:
콜레이, 평소에 깊은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고 해서, 나누면 안 되는 건 아니야
타이나리:
방금 네가 한 말,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넌 한 사건의 피해자였어. 악영향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이고, 절대 부끄러운 게 아냐
사이노:
선생님께서 그러셨어. 피해자가 다 지나간 일이라고 느끼기 전까지, 사건은 끝난 게 아니라고
사이노:
네 분노와 고통은 지극히 정당해
콜레이:
……
콜레이:
네
콜레이:
니콜 씨는, 이 잔재가… 한때 저를 그토록 고통스럽게 했던 물건이, 이제는 모두를 지키는 무기가 되었다고 하셨어요. 이건 저만의 「진화」라고요
콜레이:
무고한 피해자는, 그게 자기 잘못이 아니라는 걸 깨닫기까지 시간이 걸려요. 저도 그랬고요
콜레이:
하지만 금방 지나갈 거예요…. 내일이면 다 지나갈 거예요
타이나리:
눈치 못 챘어? 너 이제 말도 안 더듬고, 훨씬 긍정적으로 바뀌었잖아. 예전엔 안 그랬는데 말이야
사이노: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 네 손으로 매듭지어 봐. 지금의 너라면 할 수 있을 거야
콜레이:
네. 수메르는 제 가장 소중한 집이에요. 꼭 지키고 싶… 아니, 반드시 지킬 거예요
사이노:
그러고 돌아와서 소론파에 지원하자. 어때?
타이나리:
잠깐잠깐! 그건 아니지!
파루잔:
얘들아, 주스가 세 잔 남았는데 너희가 좀 마시지 않을래? 계속 들고 다녔더니 팔이 다 저려
콜레이:
풉… 선배, 어쩌다가… 자, 이리 주세요
타이나리:
고마워요, 파루잔 선배
파루잔:
이 선배의 손맛을 잘 맛보도록 해. 난 다른 걸 더 만들러 가야겠어
콜레이:
선배!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파루잔:
알겠어 알겠어, 나 참
다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둘러보기
데히야:
내일은 싸워야 하니까 술은 못 마시겠네. 아쉬워라
캔디스:
그럼 기도를 하자
도리:
기도라… 옛날 생각 나네
데히야:
산게마 바이 어르신도 바람 쐬러 왔어?
도리:
그렇지! 참, 안 그래도 널 찾으려던 참이었어. 데히야 네가 저번에 좋다고 했던 향고가 이번에 입고됐거든
데히야:
오? 정말? 두 개 살 건데, 그럼 좀 깎아주나?
도리:
에헤이, 그렇게 물어볼 줄 알았다…
도리:
짜잔! 이번엔 무료 나눔이야!
캔디스:
산게마 바이 어르신이 노드크라이에서 떼돈이라도 버셨나? 통이 크시네
도리:
거긴 돈 벌기가 영 쉽지 않아. 이것저것 손해도 좀 봤고… 그래도 이건 원래부터 데히야랑 너한테 주려던 거야
도리:
지난달에 너희가 사막에서 지켜준 그 캐러밴, 내 물건을 싣고 있었거든
데히야:
하하하하, 그게 네 물건이었구나. 어쩐지 기상천외한 물건이 잔뜩 있더라니
캔디스:
지난 몇 년간 도리 씨가 사막에 투자한 물자와 자금이 많은 이들을 도왔어. 그걸로 지은 피난처 덕분에 노인과 아이들의 삶이 한결 나아졌지
도리:
잠깐, 그건 또 어떻게 알았어? 아… 알겠다. 네페르 그 여자가 알려줬구만
도리:
으… 아니, 정보 브로커면 정보마다 값을 받고 팔아야 하는 거 아니야?
데히야:
둘은 예전부터 알던 사이니까, 친구끼리 얘기 좀 할 수도 있지
도리:
근데 왜 하필 내 얘기를 하냐고!
캔디스:
네페르는 당신을 생각해서 그런 거야.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우리가 알았으면 해서
데히야:
다들 밖에서 고생하는데, 우리끼린 알지만 모두가 다 알아주는 건 아니잖아
도리:
에휴… 내 생각에 절반은 호의지만, 절반은 날 골려주려는 거야…. 네페르 그 여자는 짓궂은 구석이 있거든
데히야:
나도 동의해
캔디스:
……
데히야:
기도하면 마음이 좀 진정돼?
캔디스:
터전을 지키는 건 정당한 일이지. 난 지금 분노와 기대로 가득 차 있어
도리:
분노라… 훗, 화가 난다는 건 좋은 일이야. 여전히 바깥세상을 느낄 수 있고, 무언가를 위해 불태울 투지가 남아 있다는 뜻이지
두냐르자드:
……
데히야:
응? 아가씨, 여기까진 어쩐 일이세요?
두냐르자드:
바람 좀 쐬려고 걷다 보니까 여기까지 와버렸네…. 기도하던 중이었어?
캔디스:
네, 아가씨. 같이 하실래요?
두냐르자드:
난…
데히야:
괜찮아요, 이리 오세요. 캔디스는 아가씨가 누구에게 기도하든 개의치 않아요
두냐르자드:
응, 알겠어
두냐르자드:
……
도리:
두냐르자드 아가씨라면 나도 기억나, 우리 가게에 물건을 사러 왔었거든. 아가씨가 가장 믿는 신은 풀의 신님이지?
두냐르자드:
네, 풀의 신님은 상냥하고 선량한 신이세요. 하지만… 그분을 향한 제 마음은 단순한 신앙심 이상이랍니다
두냐르자드:
그분은… 저에게 그분은 친구예요. 저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분은 저 높은 곳에 있는 신이 아닌 진정한 친구죠
도리:
음, 좋은 스승이자 친구지. 나도 동의해
두냐르자드:
이동하면서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봤어요. 다들 내일의 전투는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는 데다, 친구와 터전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는 걸 알고 있었죠
두냐르자드:
정말 기뻐요. 드디어… 저를 지켜줬던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으니까요
데히야:
하하하, 처음 만났을 때와 비교하면 정말 많이 성장하셨네요
두냐르자드:
그럼 나 좀 칭찬해 줄래?
데히야:
아가씨가 강인하고, 진취적인 분이란 건 의심의 여지가 없죠. 이건 칭찬이 아니라 사실이에요
두냐르자드:
……
데히야:
뭐라고 기도하고 계세요?
캔디스:
신앙은 저마다 다를 수 있어도, 우리의 소원은 하나야
두냐르자드:
(부디 모두가 어려움을 헤치고, 무사히 돌아오기를)
캔디스:
(부디 모든 동료가 안전하고 건강할 수 있기를)
다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둘러보기
카베:
흐아——! 드디어 끝났다…. 으으, 근데 아직 뭔가 덜 끝난 것 같은 기분이야…
카베:
아, 너 여기 있었구나. 하던 일은 다 끝났어?
알하이탐:
……
카베:
……
카베:
인정할게, 바보 같은 질문이었어. 당연히 나랑 진도가 똑같겠지
알하이탐:
정말 많이 피곤한가 보군
카베:
많은 일을 했잖아. 너도 그렇고
알하이탐:
퇴근할 때가 되면 칼같이 퇴근해야 해
카베:
슬슬 쉴 때가 됐지. 이 시간에 음료는 좀 그렇고, 물이나 마셔야겠네…
카베:
자, 이건 너 마셔
알하이탐:
고마워
카베:
뭐 좀 먹을래? 내가 가져올까? 아니면 옆에 화로가 있었던 것 같은데, 어디 보자…
알하이탐:
긴장돼?
카베:
…조금. 근데 넌 왜 하나도 안 긴장한 것처럼 보이지?
알하이탐:
앞으로의 일은 내 개인의 능력으로 좌우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내가 어쩔 수 없는 일을 걱정해서 뭐 하겠어
카베:
어쩔 수 없다니, 이번 계획 중에 상당수가 네 머리에서 나왔잖아
알하이탐: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니, 재량껏 책임을 다할 뿐이야
카베:
지난번에도 이랬어?
알하이탐:
아자르 때를 말하는 건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 그때는 상황을 지금보다 통제하기 쉬웠지만, 준비가 덜 되어 있었지
카베:
그러니까 적이 더 강력해졌지만, 우리도 그만큼 강해졌다는 말이네
카베:
흥, 난 똑똑히 기억해. 그때 도서관에서 네가 날 몰아세웠잖아. 수메르가 가장 날 필요로 할 때, 어디서 뭘 하고 있었냐고
알하이탐:
그렇다면 네가 먼저 싸움을 걸어왔다는 사실도 기억할 줄 알았는데. 대부분의 상황에서 갈등거리를 먼저 꺼내는 쪽은 너야
카베:
말을 걸 때만 해도 싸움으로 번질 줄 몰랐지! 어쨌든 이번엔 나도 참여했잖아, 어때?
알하이탐:
어떻긴? 당연히 좋지
카베:
내가 도우니까 나쁘지 않지, 그치?
알하이탐:
확실히, 너는 수메르인으로서 재난 앞에 더할 나위 없는 책임감을 보였어
카베:
맞아. 만약 상황이 수습되지 않으면, 세상이 어떻게 될지 짐작조차 안 가
카베:
있잖아… 이게 바로 재앙이 닥친 모습인 걸까?
카베:
하늘은 아직 이렇게나 맑고, 바람에서도 썩은 냄새나 멸망의 낌새조차 느껴지지 않는데… 인류의 미래가 이런 평범한 날에 끝장난다니
알하이탐:
어쩔 수 없는 일은 매일 일어나. 그걸 막아낼 수 있을 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있지
알하이탐:
너와 내가 하는 일은, 막아낼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는 거야
카베:
…「위대한 이상은 허무주의에 대항할 수 없을지라도, 작은 선택은 가능하다」…
알하이탐:
음?
카베: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카베:
내일 모든 게 잘 풀렸으면 좋겠네
알하이탐:
잘될 거야. 계획대로만 풀리면 승산이 없진 않아
카베:
휴, 넌 후배면서 자꾸 선배인 나보다 선배처럼 군다니까. 희한해
알하이탐:
아마도 카리스마의 문제겠지
카베:
내가 졌다 졌어…
다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둘러보기
니콜:
네페르, 무슨 고민이라도 있어?
네페르:
별거 아니야. 그냥 미래가 조금 낯설게 느껴져서
니콜:
미래는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 낯설 게 뭐가 있어?
네페르:
재앙이 닥칠 걸 아는 사람과 전혀 모르는 사람. 이 둘은 서로 상상하는 미래도 다르고, 같은 미래에 도달했을 때 느끼는 감상도 달라
네페르:
환경은 사람의 차이를 만들고, 그 차이는 사람의 생각을 결정하지
니콜:
아카데미아 인론파의 관점은 언제나 날카롭네
네페르:
노드크라이가 가장 위험했던 시기에도 사람들의 인식에 차이가 있었어. 하지만 이번은 달라…
니콜:
그래
니콜:
신앙, 성별, 재산, 피부색과 눈동자 색에 상관없이… 모든 수메르 사람이 내일 일어날 일을 알고 있지
네페르:
이 불공평한 세상에 오늘처럼 공평한 순간이 찾아오다니. 재미있네
네페르:
…아버지도 살아서 이 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니콜:
시대라. 나에게 그 단어는 훨씬 큰 간극을 상징해. 하지만 난 가끔 무서워. 그 단어가 두렵거든
네페르:
천사도 무서운 게 있어?
니콜:
그럼. 적어도 나는 그래. 갈수록 심해지는 간극, 그리고 종점 없는 시간이 두렵지…
니콜:
시간은 기억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찬란했던 모든 것의 무게를 앗아가. 하지만 내가 가장 잃기 싫은 게 바로… 그 기억들이야
네페르:
그런 점은 인간과 똑같네
니콜:
천사는 인간과 너무 가까워지면, 인지라는 불꽃에 의해 날개를 잃고 속세로 떨어져. 나도 인간과 너무 오래 지내는 바람에 영광을 많이 잃었어
네페르:
…나쁘지 않다고 봐
네페르:
당신은 몇몇 인간들보다 훨씬 인간적이야
니콜:
요 며칠 콜레이랑 많은 이야길 나눴어. 우리 둘의 상황이 딱 정반대더라. 대조군이라고나 할까?
네페르:
그런 걸 대조해서 누구 보여줘?
니콜:
어쩌면 나 자신일지도 몰라. 비교해 보니, 내가 바라는 게 더 많아졌다는 걸 문득 깨닫게 됐거든
니콜:
평범함, 따스함… 사람들이 영광과 기적을 좇듯, 나도 나만의 기적을 좇고 있지
니콜:
인간이 마음속에 품은 기적을 현실로 만들도록 인도하는 것. 나에겐 그게 기적이야
니콜:
후후, 나쁘지 않지?
다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둘러보기
하이파시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빨리 돌아가야… 앗!
하이파시아:
죄송합니다. 급하게 걷느라 앞을 못 봤네요…. 괜찮으세요?
{REALNAME[ID(1)|HOSTONLY(true)]}:
쳇, 괜찮아
{REALNAME[ID(1)|HOSTONLY(true)]}:
…너는…
하이파시아:
절 아세요?
{REALNAME[ID(1)|HOSTONLY(true)]}:
그냥 지혜궁 근처에서 스쳐 지나간 정도야
하이파시아:
음… 아! 당신은 인론파의 모자 씨죠?
{REALNAME[ID(1)|HOSTONLY(true)]}:
날 어떻게 알아봤지?
하이파시아:
수수께끼의 답은 수수께끼 속에 있는 법이에요, 모자 씨
{REALNAME[ID(1)|HOSTONLY(true)]}:
그래…
하이파시아:
후후, 시간이 늦었는데 모자 씨는 안 쉬세요?
{REALNAME[ID(1)|HOSTONLY(true)]}:
밖에 있는 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내 기억이 맞다면, 명론파 쪽 작업은 진작에 끝났을 텐데?
하이파시아:
숲속의 광언기에서 깨달음을 얻은 학자로서, 풀의 신님을 도와 준비 작업을 하다 보니까, 이 시간이 되어버렸네요…
{REALNAME[ID(1)|HOSTONLY(true)]}:
…그때의 경험에서 얻은 게 있다고?
하이파시아:
솔직히 처음엔 따분하고 재미없었어요. 하지만 나중엔 뭔가 위대한 진리를 느낀 것만 같았고… 그 안에서 많은 고통마저 맛봤죠
하이파시아:
제가 명상하다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제 말에 괜히 놀라신 게 아니면 좋겠네요
{REALNAME[ID(1)|HOSTONLY(true)]}:
아니. 그건 네가 성공한 학자라는 증거야
{REALNAME[ID(1)|HOSTONLY(true)]}:
자라. 내일 모든 일이 순조롭길 바라지
하이파시아:
감사합니다, 모자 씨. 당신도요

공허 겁회의 푸라나
「소녀는 아주 길고 긴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사람들은 서로 손을 잡고 맞잡고 빙글빙글 돌았다. 현자와 어리석은 자, 무용수와 용사, 인형과 신상까지… 종족, 연령, 성별에 상관없이. 모두의 흥겨운 춤에는 지혜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적왕의 무덤 입구로 가기
소베크:
이런 기분은 참으로 오랜만이군
소베크:
높은 계단 위에 서서, 휘몰아치는 모래를 굽어보는 것… 자유를 잃지 않고는 자유의 의미를 깨우칠 수 없는 법이지
헤리샤프:
황금빛 꿈은 이름 그대로 꿈의 땅이지. 모래가 있고 신기루가 아무리 찬란하다 한들, 진정한 아름다움에는 비하지 못해
토트:
풀의 신님, 무슨 생각 하십니까?
나히다:
난… 내가 품은 의문을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지 생각 중이야
토트:
어떤 의문이요?
나히다:
너무 많아서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렵네
나히다:
전에 한 친구한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어. 「우리는 봤고 인지했으며 이해했으나 여전히 문제 속에 갇혀있다」
나히다:
세상의 수많은 재난 또한, 결국 답 없는 문제들의 모음집이야
토트:
지금 가장 큰 의문은, 어떻게 승리를 쟁취할지겠지요
나히다:
맞아. 하지만 난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어
나히다:
난 실패해선 안 돼. 그러니 지금 내가 가장 궁금한 건, 승리로 가는 길이 험난한지 여부야
헤리샤프:
새싹도 하늘을 찌를 거목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몽매함을 버리고, 시간의 장막 너머로 바라보기만 한다면요
페이몬:
나히다! 우리 왔어!
나히다:
제때 왔네. 내 쪽도 거의 다 준비됐어
여행자: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어
니콜:
우리도 왔어!
콜레이:
니콜 씨, 니콜 씨, 너무 빨라요!
콜레이:
후우… 자주 단련하는 순찰자인 저도 못 따라잡을 정도예요…
니콜:
어머, 미안. 마음이 급해서…
콜레이:
풀의 신님, 기기 다 준비됐어요. 아루 내부 개조 작업도 다 끝났고요
나히다:
회의에서 세운 계획대로면…
카베:
현 단계에서 허공을 통해 세계수에 접속하는 건 불가능해요. 하지만 다른 방법도 있어요. 다소 과격한 데다, 더 많은 기술력이 필요하지만요
카베:
계획은 네가 설명해
알하이탐:
허공 단말기 메인 시스템의 구조와 기능은 아루와 상당 부분 겹칩니다. 이 둘은 개발 순서상 선후 관계가 있거나, 같은 근원의 기술을 사용했다고 볼 수 있죠
알하이탐:
이식과 합병에 성공한다면, 이론적으로 아루는 허공보다 크고, 세계수와 맞먹는 규모를 갖추게 됩니다. 현 단계에서 티바트의 가장 큰 연산 시스템이 되는 거죠
알하이탐:
이런 종류의 시스템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습니다. 과거 허공은 대개 단방향으로 외부에 정보를 전송했지만, 제가 보기엔 연결 중추도 될 수 있어요
알하이탐:
더 많은 지식을 얻기 위해, 일부 학자들은 단말기, 향, 명상 등으로 세계수에 의식 연결을 시도하기도 하니까요
타이나리:
맞아. 학계에서는 그런 학자를 「숲속의 광언기」에 있다고 불러. 하이파시아도 그런 명상을 여러 번 했었고, 내가 한동안 간호해 주기도 했지
알하이탐:
그래. 적어도 세계수 내부에 연결 가능한 구역이 존재한다는 뜻이야
나히다:
응. 사람들에게 지혜를 제공하는 것도 세계수의 존재 의미 중 하나지. 네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했어. 계속 설명해 줘
알하이탐:
결론부터 말씀드리죠. 아루를 추가로 개조해서 허공과 통합시키고, 단말기를 제작해 연락 가능한 모든 인원에게 배포할 겁니다
데히야:
모든 인원? 사막인까지?
알하이탐:
그래, 전부
카베:
필요한 재료의 양은 내가 이미 계산해 뒀어
콜레이:
그 말은, 새로운 허공 장치를 받게 된다는 건가요…?
알하이탐:
이번에는 지식을 얻기 위해 사용하는 게 아니야. 중요한 건 세계수와 연결하는 행위 자체지
카베:
수메르성에서 철수할 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지혜궁의 중요 자산들을 전부 옮겨 나왔어. 그중엔 허공 메인 시스템도 포함돼 있지
카베:
관련 기록을 전부 확인해 봤는데, 역사상 이 정도 규모의 작전은 한 번도 없었어. 즉…
알하이탐:
모든 수메르인이 계획의 일부가 된다. 모두를 조율하고, 나아가 국면 전체를 장악하는 거야
나히다:
세계수의 해당 기능은 탄생 이후 몇 안 되는 학자들에게만 제공돼 왔어
나히다:
이번엔 대상의 범위를 모든 수메르인으로 확대하고, 간단한 연결 행위를 반복해서 「부하」를 걸 거야
나히다:
평소라면 세계수가 영향을 안 받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이미 다른 행위에 심각하게 점유돼서 부담을 견디기 힘든 상태지
나히다:
부하를 더 가하면, 세계수를 멈출 수 있을지도 몰라
적왕의 무덤 입구로 가기
movie
모두의 힘을 모아 엄청난 부하를 만들어 세계수를 방해했다. 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결국 세계수를 멈출 수 있었다
페이몬:
성공이야! 사악한 세계수가 성장을 멈췄어!
여행자:
좋았어!
토트:
오, 참으로 대범하군. 세계수가 멈추는 걸 내 눈으로 보게 될 줄이야… 이것도 인간의 지혜인 건가?
소베크: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지. 마신은 저렇게 많지도 않잖나
헤리샤프:
지식을 전파하기 위해 존재했던 가능성이, 되레 이용당하다니… 후후, 훌륭한 방안이야
나히다:
세 사람, 아루의 간섭 기능이 모든 단말기에 적용되도록 힘써줘서 고마워
나히다:
이제 단말기를 착용한 사람의 움직임은 세계수에 정확하게 기록되지 않을 거야. 도토레에게 눈이 몇 개가 있든, 녀석은 우리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어
나히다:
그리고…
나히다:
우린 아직 너희의 지고한 힘이 더 필요해
헤리샤프:
저희가 무엇을 해드리면 되겠습니까? 풀의 왕이시여
나히다:
난 지금 당장 영원의 오아시스로 가야 해
페이몬:
지금 당장?!
헤리샤프:
그렇다면 따오기여, 우리의 오래된 수법이 좋은 선택이지 않겠나?
토트:
네페르, 너 그 장기 상자 아직 가지고 있지?
네페르:
훗, 한 번 준 선물을 도로 뺏어가기라도 하려고?
토트:
내가 그런 놈팽이로 보여? 너한테 그 상자의 또 다른 사용법을 보여주려는 것뿐이야
토트:
「신의 장기판」——연결
콜레이:
신의 장기판? 사막에서 신의 장기판이라고 불리는 곳이요?
헤리샤프:
토트의 장기 상자, 그 힘의 근원은 신왕께서 우리와 함께 사막에 놓은 장기판이네. 상자의 모든 의식은 신의 장기판을 통해 발동되지
헤리샤프:
즉, 그 상자는 장기판의 연장이라 볼 수 있네. 그리고 과거에는, 말을 움직이는 게 신성하고도 중대한 행위였지
토트:
이전 시작——실전 태세 돌입
「도토레」와 대화하기
우인단 병사:
사막 쪽 첩자에게서 아무 소식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수메르인에게 붙잡힌 것 같습니다
???:
괜찮습니다
우인단 병사:
하지만 그자는 저희가 몇 년 동안 매수한 현지인인데요…
???:
세상에 밑천 없는 장사는 없고, 손실에도 의미는 있습니다. 작은 투자로 그들은 한정된 시간을 잃었으니, 아주 가치 있는 일이죠
우인단 병사:
…예
???:
사람은 살면서 득실을 따져야 합니다. 다만 손해를 논하자면, 전 이 일이 처음 시작됐을 때부터… 수백 년 전부터 계속 손해를 봤죠
「판탈로네」:
예를 들어, 은행가가 왜 유언 집행인 역할을 맡아야 하죠? 당신이 북국은행에 개인 물품을 맡기지만 않았어도, 제가 이 시간에 여기 나타날 일은 없었을 겁니다
「판탈로네」:
도토레, 계약 내용에 따라 당신의 마지막 데이터는 지맥에 백업해 뒀습니다. 이거면 당신이 지불한 보관료 값은 다 치른 듯하군요
도토레:
우리 사이에 이렇게 깐깐하게 굴 필요가 있나?
「판탈로네」:
이해 득실을 따지는 건 원칙입니다
도토레:
네가 오늘까지 살아있는 건 내 덕분이란 걸 잊지 마. 다시 말해, 날 알게 된 후 너의 모든 날들은 네가 이 세계로부터 빌린 시간이야
「판탈로네」:
그 말은 공정하지 못하군요. 당신의 순간의 변덕으로 제가 살아남았다 해도, 집행관 자리는 제가 스스로 쟁취해 낸 겁니다
「판탈로네」:
돈 관리는 다른 일과 다릅니다. 당신의 추천만으로 오를 수 있는 자리도 아니고, 실력 없이 지금까지 버틸 수 있는 자리도 아니죠
도토레:
지맥의 정보는 아주 온전해. 네 자존심이 얼마나 강한지 잊지 않았으니 안심해도 좋아
도토레:
어때? 나랑 대화하는 데 위화감은 없지?
「판탈로네」:
남은 영혼을 둘로 나눠 절반은 노드크라이로 보내고, 나머지 절반은 북국은행 가장 깊은 곳의 금고에 저장해 뒀으니, 이렇게 치밀한 조치에 오차가 생길 리는 없겠죠
「판탈로네」:
저는 당신이 조각을 싫어하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잔디크가 곧 당신이고, 당신이 곧 잔디크잖아요? 잔디크가 조각을 만들었는데, 조각인 당신은 오히려 그를 부정하더군요
도토레:
「나」, 즉 잔디크는 말년에 각 연령대의 조각을 제작했어. 그 목적을 위해 그는 「시간」을 응고시키고 영혼의 일부를 사용했지
도토레:
얼핏 들으면 꽤 건설적인 일 같지만, 그건 「나」의 유일성을 말살했어. 모든 내가 나라는 건, 그중 누구도 내가 아닐 수 있다는 뜻이지
도토레:
영원히 과거에 사는 영혼이 말년의 그와 완전히 똑같은 관념을 품는다는 건 불가능해. 나의 포괄성이, 곧 나의 편협함이지
도토레:
너도 스스로에게 물어봐. 넌 인생의 어떤 단락을 남기고 싶지? 사업에 실패한 날? 아니면 갱단에게 당해서 남의 의학 연구실에 생체 실험체로 팔려 간 날?
「판탈로네」:
…그런 건 말 안 하셔도 됩니다
도토레:
불쾌한 방안은 결국 버려졌어. 작은 쿠사나리 화신의 말이 맞았지. 나에겐 계기가 필요했어… 스스로를 없애버릴 계기가
도토레:
그 후로 난 생각했지. 영혼을 직접 나누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고. 영혼을 전이시켜 보면, 육체를 만드는 게 인형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쉽거든
「판탈로네」:
하지만 당신의 영혼의 절반은 노드크라이에서 처참하게 패배했죠
도토레:
대신 줄곧 원하던 정보를 얻었지. 안 그래? 드디어 어디가 최고의 실험장인지 알게 됐잖아
「판탈로네」:
저도 한때는 당신의 최종 목표가 신이 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실험의 일환에 불과했더군요
도토레:
실험에는 다양한 형식이 있어. 사람들은 성공을 지나치게 갈망하고 목적에 집착한 나머지, 실험 과정 역시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곤 하지
도토레:
공석인 자리, 낯선 얼굴… 너라면 알 텐데? 존재하지 않는 건 누군가가 「기록」에 손을 댔기 때문이야
「판탈로네」:
제가 뭐라고 말해드릴까요? 그 고생을 하더니, 정말로 세계의 비밀을 알아냈군요. 그래서——당신이 약속한 「신세계」는 거짓말이었습니까?
도토레:
아니, 거짓말인 적 없었어. 내부에서 세계수를 조종해, 세계 속에 또 하나의 신세계를 창조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쁜 상태야
도토레:
거의 모든 사람은 죽음을 맞이해. 하지만 사후 세계에서 스스로의 의지로 자유롭게 실험을 진행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
도토레:
이 난관을 극복한 내가 마음껏 실험해 주지 않으면, 이 세계에 대한 실례 아니겠어?
「판탈로네」:
영혼의 양은 당신의 자아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모든 「당신」 중에서도 당신이 가장 미쳐 있고 급진적이에요
도토레:
나와 협력하기로 한 이유가 그건가? 미쳐 있어서? 아니면 급진적이어서?
「판탈로네」:
리스크 높은 투자에는 그에 어울리는 방안이 필요하고, 당신의 방안이 마침 적절했으니까요
도토레:
그럼 네가 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외였다고 말해야겠군. 은행가 판탈로네가 아니라, 내 옛 부하라는 신분으로 나선 점은 더더욱 의외야
「판탈로네」:
굳이 극단적으로 굴 필요가 있나요? 이런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는 건 스네즈나야와 수메르의 외교 관계를 악화시키고 감당 못 할 결과를 초래할 뿐인데요
「판탈로네」:
사건의 원흉이라는 명목으로 나타난 건, 당신의 체면도 세워주고 우리 스네즈나야의 입장도 고려한 최선책이었습니다
「판탈로네」:
그리고 제가 왜 왔냐고 하시는데… 당신의 신용이 마이너스라고 생각된다면, 저도 이견 없습니다. 다들 그렇게 말하고요
도토레:
네가 적극적으로 구는 데에는, 내가 죽으면 너도 몇 년 못 산다는 이유가 큰 비중을 차지하겠지. 생사를 함께한다는 점이 우리의 이해관계를 돈독히 해주고 있어
도토레:
한 사람과의 관계는 이득과 손해를 모두 잘 따져봐야지. 안 그래?
「판탈로네」:
후후, 제 말이 당신 머릿속에 들어가긴 했군요. 전 당신이 너무 빨리 죽지 않길 바랍니다만, 이 말도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당신은 이미 꽤 오래 살았잖아요
「판탈로네」:
——특히 원래 「인간」이었던 존재치고는요
도토레:
너만 결백한 것처럼 선 긋지 마. 우린 같은 부류잖아? 이 세계의 기존 법칙을 혐오하고, 남에게 제약받는 걸 싫어하지
「판탈로네」:
세상을 움직일 새로운 규칙을 원한다는 게, 그렇게 탐욕스러운 겁니까?
도토레:
물론 아니지, 친구. 내가 전에 말했듯이, 이익으로 묶인 유대야말로 가장 견고한 법이야. 네가 그 증거지
「판탈로네」:
후후, 제가 그걸 증명하느라 애써야 할 날이 오지 않길 바라죠
우인단 병사:
「판탈로네」 님! 누가 수메르성에 접근 중입니다!
「판탈로네」:
병사가 당신의 세계수보다 더 빨리 발견했군요…. 그들도 아무 대책이 없는 건 아닌가 봅니다
「판탈로네」:
뭐, 상관없지만요. 도토레, 당신도 알잖아요? 사실은——
도토레:
녀석들이 왔어. 곧 눈앞까지 들이닥치겠군
「판탈로네」:
그렇다 해도, 세계수는 참 편리하군요. 당신이 진짜로 신세계를 창조하게 된다면, 제 사무실 앞에도 한 그루 부탁드립니다
도토레:
생각해 보지
「판탈로네」:
전 뭘 해드리면 되죠? 시간 끌기?
도토레:
실험에는 시간이 필요해. 오래 끌수록 좋지
「판탈로네」:
도둑놈 심보가 따로 없군요
「판탈로네」:
이 이야기 들어보신 적 있습니까? 한 죄인이 성당 중앙에 무릎을 꿇고 있고, 문밖에는 그를 심판하려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판탈로네」:
그는 신에게 마지막 한 번의 기회를 간청했습니다. 자신이 죄를 모두 참회한 후에 판결을 내려달라고요
「판탈로네」:
하루하루가 지나고 계절이 바뀌도록 그의 하소연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마치 시간의 끝까지 이어질 것처럼요…
도토레:
널 신으로 모셔달라고 제안하는 건가? 아니면 널 고해성사 상대로 여기라고?
「판탈로네」:
후자는 물론 아닙니다. 그랬다간 제 삶이 끔찍해질 테니까요
도토레:
신에 대해…근황에 대해…앞으로의 계획에 대해…또…그럼 이만
도토레:
넌 신을 혐오하는 사람치고는, 내가 신을 만들거나 신이 되는 것에 대해 별다른 불만이 없어 보이더군
도토레:
난 네가 불같이 화를 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판탈로네」:
제가 당신과 협력을 끝낼까 봐 걱정한 게 아니고요?
도토레:
그렇진 않아. 너에겐 협력을 계속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으니까
「판탈로네」:
재미있지 않습니까? 사람들은 하늘에서 내려온 신에게 아무 의심 없이 신앙을 바치고, 타인이 정한 규칙을 맹목적으로 따릅니다
「판탈로네」:
하지만 평범한 사람이 노력해서 신에 가까운 능력을 얻으면, 오히려 동족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죠
도토레:
날 칭찬하는 건가?
「판탈로네」:
아뇨. 그저 당신을 동족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불쌍하단 생각이 들어서요
도토레:
그렇게 자신을 욕하진 마
도토레:
이제 와서 묻긴 좀 늦은 감이 있지만,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판탈로네」:
후후, 「도토레」 님께서 바쁘신 와중에 걱정해 주시다니 감사합니다
「판탈로네」:
노드크라이로 보낸 당신의 영혼 조각이 좋은 일을 너무 많이 해서, 조직 내부의 각종 절차가 재개됐습니다. 거의 모든 사람이 골머리를 앓고 있죠
도토레:
어이쿠, 너에게 큰 폐를 끼쳤군
「판탈로네」:
제 말이요. 풀치넬라와 함께 여왕님 앞으로 불려 가서 추궁받는 영광을 누리다니 황송할 따름이죠
「판탈로네」:
그래도 괜찮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엉망이어도, 저는 모든 걸 똑똑히 계산하고 있으니까요
도토레:
그거 궁금하군. 어떻게 수습하는데?
「판탈로네」:
아주 간단하죠. 자리에 없는 사람한테 덮어씌우면 그만이니까요
「판탈로네」:
아무도 제가 서열 2위의 「강경한」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는 기대하지 않을 겁니다
도토레:
억울하네. 난 말이 아주 잘 통하는 사람인데 말이야
도토레:
그동안 내 명예가 실추된 데에는 네 책임도 무조건 있어
도토레:
이번 일이 끝나면 어떻게 할 생각이야?
「판탈로네」:
…글쎄요
「판탈로네」:
알다시피 외근을 다녀오면 심신이 지치지 않습니까. 돌아가면 담배부터 한 대 피워야겠네요
도토레:
이 의사가 특별히 바꿔 준 폐를 함부로 하면 쓰나?
「판탈로네」:
불만 있으면 어디 막아보시죠
「판탈로네」:
무슨 생각하십니까?
도토레:
인간의 한계
도토레:
아쉽군. 무수히 계산해 봤지만, 개체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영혼의 질료를 더 이상 줄일 수는 없었어
「판탈로네」:
당신이 무언가를 못 한다고 인정하는 일은 드문데 의외군요
도토레:
그런 일은 꽤 많아. 전에 말하지 않았나? 원래의 「나」는 운동 감각이 흐트러지기 쉬워서 장거리 열차를 잘 못 탄다고
「판탈로네」:
아, 기억나네요. 그건 「당신」이 「당신」을 밖으로 자주 내보내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죠
도토레:
……
「판탈로네」:
또 무슨 생각하십니까?
도토레:
새로운 실험
도토레:
내 영혼이 전부 소모된 상태에서, 만약 타인이… 예를 들어 네가, 기억 속의 나를 데이터로 추출하고, 너의 온전한 영혼을 기초 원료로 삼는다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까?
「판탈로네」:
그건 역설입니다
도토레:
오?
「판탈로네」:
만약 당신의 현재 영혼이 계속 존재한다면 새로운 개체는 필요 없죠. 「단 하나의 도토레만 남긴다」는 현 상황에 동의한 건 바로 당신입니다
「판탈로네」:
반대로 만약 당신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면… 그 실험을 진행할 수 있는 사람이 있긴 합니까?
도토레:
하하… 하하하!
도토레:
넌 항상 곤경에서 벗어날 핑곗거리를 잘 찾아낸다니까. 내가 너를 처음 만났던 날처럼
「판탈로네」:
작별 인사를 하기엔 너무 이르지 않나요? 물론 당신이 일하는 걸 반대할 생각은 없습니다
「판탈로네」:
그럼 대화는 여기까지 하죠
사람들과 대화하기
캔디스:
적왕의 일곱 기둥의 힘은 역시 대단하네. 신의 장기판으로… 부대 하나를 물리적으로 이동시켜 버렸어
데히야:
누가 도와주니까 싸우기 진짜 편하네. 저번에 성으로 쳐들어갈 때보다 수고가 훨씬 줄었어
타이나리:
성으로 쳐들어가는 일을 인생에서 두 번이나 겪을 줄이야…
라흐만:
나도 그 생각 중이었어. 살면서 예상치 못한 일을 너무 많이 해버린 것 같아…
라나:
전 처음이에요. 저희는 평소에 간다르바 성곽 쪽에 있거든요…
{REALNAME[ID(1)|HOSTONLY(true)]}:
난 다시는 하기 싫어
제트:
꼭 다들 한 마디씩 얹어야 돼? 그냥 싸우면 안 되는 거야?
벤누:
재미있는 평가군. 너희 인간은 잡담을 통해 긴장을 풀지 않던가?
페이몬:
캔디스의 방패가 말을 한다!
벤누:
이 방패에 그려진 게 나니까. 내가 강림하고 싶은 곳에 강림할 수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제트:
오!
데히야:
그거 멋진데요? 저한테도 어떻게 안 되나요?
벤누:
건틀릿이 말을 하길 원하나? 그것도 좋지
셰세프앙크:
크흠. 이 위에는 나의 존상을 조각했네
데히야:
고맙습니다. 정말로 강해진 게 느껴져요
셰세프앙크:
별말씀을. 그대는 나에 의해 강화되었네
여행자:
사이노, 상황은 어때?
사이노:
입구마다 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예상이랑 똑같아. 정면 돌파하면 돼
사이노:
다들 작전을 명심해. 우린 정문으로, 너희는 지혜궁 옆문으로 가는 거야
사이노:
그럼 가자!
항구로 가기
사이노:
항구 수로 확보 완료
도금 여단 용병:
형제자매들!
데히야:
좋아, 딱 맞춰 왔네
라흐만:
어서 와라. 합류 후 계속 위로 간다
30인단 병사:
분대가 계획대로 북쪽 대문에 도착했습니다
사이노:
좋아, 계속 전진한다
수메르성 점령하기
데히야:
조심해, 매복이야!
사이노:
기다리고 있었어!
사이노:
서둘러. 가운데 길부터 막아!
30인단 병사:
사이노 님! 이쪽은 다 제압했습니다!
캔디스:
긴장 풀지 마. 오른쪽에서 우인단이 몰려오고 있어!
사이노:
세계수는 우리의 행동 궤적을 읽을 수 없어. 필요할 땐 흩어지도록 해
제트:
겁낼 거 없어, 우리가 다 쓸어버릴 거니까
사이노:
보다시피, 우리 쪽도 의욕이 넘치네
30인단 병사:
네, 그러네요
제트:
여행자 쪽은 어때? 타이나리가 잘 지켜줄 수 있을까?
사이노:
타이나리가 숲의 순찰관이라고 얕보지 마. 문제없어
제트:
알겠어. 그런 뜻으로 한 말 아니라는 거 알잖아
사이노:
그래
정선궁에 잠입하기
타이나리:
사이노 일행과 후발 부대가 우인단의 화력을 끌었어. 이제 우리 차례야
타이나리:
꽃잎 주머니를 이용하면 특정 지형을 소리 없이 넘어갈 수 있어
{REALNAME[ID(1)|HOSTONLY(true)]}:
애써라. 우린 바로 날아간다
페이몬:
어? 맞다, 나 날 수 있었지…
타이나리:
준비됐어?
여행자:
응!
정선궁에 잠입하기
{REALNAME[ID(1)|HOSTONLY(true)]}:
위에 우인단 병사가 있어
타이나리:
조심해
{REALNAME[ID(1)|HOSTONLY(true)]}:
상대할 준비해
라나:
어, 저기 누가 있어요
사이노:
뻔뻔한 녀석들, 감히 수메르성 한가운데 서 있다니
???:
예상대로 빨리 오셨군요
데히야:
이 녀석은 평범한 우인단 사관 같지 않은데
사이노:
(주변에 배치된 인원이 많아. 우릴 기다리고 있었나. 하지만… 뭔가 이상해)
사이노:
(이 사람, 모든 게 너무 작위적이야. 도토레의 일개 부하 따위는 절대로 아니고, 평범한 사관 같지도 않아… 훨씬 더 높은 직급이야. 우리 예상보다도 더)
사이노:
여기서 우리를 기다린 건, 전투보다 대화를 위해서인가
???:
똑똑하시네요. 대풍기관 사이노 씨, 당신이 이번 공성 작전의 책임자시죠. 당신과 거래하고 싶습니다
사이노:
공성 작전? 수메르성은 원래 우리 땅이야!
???:
상황은 늘 변하죠. 저희 부대도 사람이 꽤 많습니다. 예를 들면…
30인단 통신:
북문 쪽에 우인단의 매복이 더 있습니다!
데히야:
상대할 수 있겠어?
30인단 통신:
아직은 문제없습니다!
???:
네, 아직은 전투가 과열되지 않았으니 양쪽 다 버틸 만하겠죠
???:
하지만 이제부턴 어떨까요? 피를 봐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이 사람들 중에 당신의 친구는 없나 보죠?
???:
전쟁이 시작되면 사상자는 필연적으로 발생합니다. 그 속에 당신의 지인이 섞여 있길 바라진 않을 텐데요
사이노:
(아니, 이 녀석——진짜로 저기 서 있는 게 아니야!)
사이노:
수작을 부리는군!
라흐만:
사라졌잖아? 저건… 환영이었나?
사이노:
젠장, 녀석은 처음부터 저기에 없었어. 저건… 우릴 유인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투영한 그림자야
데히야:
더 말할 거 뭐 있어? 가자!
???:
후후, 중요한 순간 함께해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꼭 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어서요. 그럼 이만
「판탈로네」:
수메르의 대풍기관은 꽤 무자비하군요. 제가 저 자리에 없어서 다행입니다
도토레:
환영으로 시간을 끄는 게 확실히 효과가 있군. 하지만 이러면 저들은 네가 내 연막에 불과하다는 걸 눈치챌 거야
「판탈로네」:
제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저들이 곧 당신 쪽으로 갈 거라는 사실이죠
도토레:
곧이 아냐. 이미 왔어
정선궁에 잠입하기
페이몬:
도착이야!
여행자:
여기까지면 됐어. 타이나리, 이제 우리한테 맡기고, 넌 사이노를 도우러 가
타이나리:
내가 문을 안 지켜줘도 괜찮겠어?
{REALNAME[ID(1)|HOSTONLY(true)]}:
어. 연결이 시작되면 우린 정선궁에서 사라질 거야. 가서 다른 사람들을 도와줘
타이나리:
알겠어. 그럼 난 가볼게. 몸조심해
세계수에 진입하기
{REALNAME[ID(1)|HOSTONLY(true)]}:
정선궁에 내장된 보안 시스템을 통하면 세계수 내부에 연결할 수 있어
{REALNAME[ID(1)|HOSTONLY(true)]}:
너라면 이 과정이 낯설지 않겠지?
여행자:
길은 지난번이랑 똑같아?
{REALNAME[ID(1)|HOSTONLY(true)]}:
거의 같아. 매개 변수도 그대로야
여행자:
그럼 문제없어
{REALNAME[ID(1)|HOSTONLY(true)]}:
페이몬은? 너희 둘 다 준비되면 출발하자
페이몬:
잠깐만, 이번엔 엄청 급한 상황인 거지? 그럼 난 밖에서 다른 사람들을 도울게. 너희 싸우는데 나까지 챙기려면 힘들잖아
페이몬:
응? 갑자기 왜 그렇게 봐?
{REALNAME[ID(1)|HOSTONLY(true)]}:
…아니야. 갑자기 부쩍 성장한 것 같아서
여행자:
너도 적잖이 성장했잖아? 너희 둘 다 똑같아
페이몬:
흥, 나도 알 건 다 안다구. 난 티바트 최고의 가이드인걸! 게다가 나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
{REALNAME[ID(1)|HOSTONLY(true)]}:
알하이탐이 괴짜가 아니라고 하자니 네 아카데미아 입학을 추천했고, 그렇다고 괴짜라고 하자니… 네가 생각보다 공부를 꽤 한단 말이지
페이몬:
그래서 추천인이 중요하다는 거야! 그리고 어차피 너도 나히다의 추천으로 아카데미아에 다니는 거면서
{REALNAME[ID(1)|HOSTONLY(true)]}:
그래, 수메르에서 많은 걸 배우긴 했지
{REALNAME[ID(1)|HOSTONLY(true)]}:
참, 나한테 지어줄 듣기 싫은 별명은 생각해 냈어?
페이몬:
뭐? 아니 아니, 우린 친구잖아. 그런 생각은 진작에 접었어! 게다가 「모자」도 별명이잖아…
{REALNAME[ID(1)|HOSTONLY(true)]}:
하… 그래, 그러든가
여행자:
우린 이만 가봐야겠다. 밖에 남을 거면, 꼭 몸조심해
페이몬:
응, 난 가서 타이나리랑 사이노를 도울게. 너희야말로 꼭 조심해야 돼!
여행자:
그래, 가자
{REALNAME[ID(1)|HOSTONLY(true)]}:
연결 시작!
#{REALNAME[ID(1)|HOSTONLY(true)]}와(과) 대화하기
{REALNAME[ID(1)|HOSTONLY(true)]}:
…또 여기군
{REALNAME[ID(1)|HOSTONLY(true)]}:
그러고 보니, 난 아직 구체적인 목적지도 모르네
여행자:
단말기가 있어서 읽히지 않을 테니, 내가 말해줄…
{REALNAME[ID(1)|HOSTONLY(true)]}:
아니, 너만 알고 있으면 돼. 말해주지 마. 그래야 내 쪽에 무슨 일이 생겨도 네 진도에 영향이 안 가지
여행자:
…잘 들어, 네 안전도 내 안전만큼 중요해
여행자:
널 희생해서 무언가를 지키겠다는 생각은 하지 마. 함께 왔으니까, 돌아갈 때도 함께야
{REALNAME[ID(1)|HOSTONLY(true)]}: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약속할 수밖에
세계수 탐색하기
여행자:
여기… 예전에 우리가 봤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졌어
여행자:
주변이 엉망이야. 꼭 누가 헤집어 놓은 것처럼…
{REALNAME[ID(1)|HOSTONLY(true)]}:
아마 도토레랑 관련 있겠지. 필요한 정보를 찾고 있었거나, 아니면…
여행자:
아직도 변하고 있어
{REALNAME[ID(1)|HOSTONLY(true)]}:
그 녀석은 우리가 세계수에 들어온 걸 알고 있을 거야. 다만 상황이 특수해서 정확한 위치까지는 파악 못 하고 있겠지
{REALNAME[ID(1)|HOSTONLY(true)]}:
조심해. 놈에게 들키지 마
니콜의 안내 따라가기
여행자:
갇혀버렸어…!
{REALNAME[ID(1)|HOSTONLY(true)]}:
쳇, 뭐가 이렇게 견고해?
???:
얘들아, 얘들아—— 들려?
여행자:
니콜 씨? 니콜 씨예요?
니콜:
응, 나야. 지금 영원의 오아시스 내부에서 너희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어. 으음, 이 단말기 진짜 좋은데? 너희를 추적하기가 훨씬 편해
니콜:
원래는 아무것도 안 보였는데, 너희가 들어가고 나서 너희 위치를 토대로 단말기의 보조까지 받았더니, 세계수의 내부 상황이 조금은 보여
니콜:
시야가 흐릿하긴 한데, 아무 도움도 못 주는 것보단 낫잖아. 그래서 내가 왔지!
니콜:
직접 개입할 순 없어도, 너희가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게 안내할 수는 있어. 지금부턴 내 지시를 따라 움직여 줘
추격 피하기
여행자:
휴! 여기까지 왔으니 좀 낫겠지…
니콜:
정말 쉽지 않네
{REALNAME[ID(1)|HOSTONLY(true)]}:
괜찮아?
여행자:
괜찮아. 걱정하지 마
니콜:
잠깐 쉬자. 그러고 나서…
여행자:
니콜? 니콜 씨?
{REALNAME[ID(1)|HOSTONLY(true)]}:
연결이 끊겼어. 설마…
???:
서로 의지하는 모습이 참 감동적이야
여행자:
도토레?!
{REALNAME[ID(1)|HOSTONLY(true)]}:
흥, 생각보다 더 무능하군. 이제서야 찾아오다니
도토레:
그래? 난 내 방법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데
도토레:
난 찾는 것보단 방임을 택했어
도토레:
내가 너희의 발자취를 못 찾는다고 여기고, 기고만장하게 이곳을 돌아다니는 너희를 내버려뒀지…
도토레:
도망치는 건 동물의 습성이지만, 난 너희가 도망다니는 걸 보는 게 좋아. 우리에 한번 갇히면 다시는 뛰지 않으려는 것들도 있거든
{REALNAME[ID(1)|HOSTONLY(true)]}: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왜 굳이 찾아온 거지?
도토레:
그야 당연히 너희를 가까이서 보고 싶어서지
도토레:
오해하지 마. 난 싸우러 온 게 아니야. 너희는 내 오랜 지인이잖아? 얼굴 좀 볼 수도 있지
도토레:
——오랜만이야, 스카라무슈
{REALNAME[ID(1)|HOSTONLY(true)]}:
——!!
여행자:
(기억해 낸 건가? 말도 안 돼. 아닐 거야…)
도토레:
왜 두려워하는 거지? 난 특별히 무슨 짓을 하거나, 너에 관한 이야기를 공들여 캐낸 적이 없어
도토레:
자기 자신을 지울 생각을 하다니, 아주 대담한 행동을 했더군. 그리고 세계수는 완벽한 기록 장치답게, 널 위해 몇 가지 일을 실현해 주었지
도토레:
고정된 인식은 평범한 인간을 속박했고, 네가 존재했던 흔적은 전부 지워졌어. 정말 훌륭한 「죽음」이었지
도토레:
하지만 노드크라이에서 널 만났을 때, 난 아주 신선한 느낌을 받았어. 굳이 널 알아볼 필요도 없이, 널 본 것만으로 몇몇 간단한 이치를 깨달은 것 같았지
도토레:
오히려, 나의 위치에서 이 정도 디테일조차 연결 짓지 못했던 게 더 뜻밖이야
{REALNAME[ID(1)|HOSTONLY(true)]}:
흥…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 것 같아서 자랑스러운가? 그럼 네가 저지른 죄도 자랑스러워해야지. 너답게 말이야
도토레:
아니, 그럴 필요는 없다고 봐. 게다가 지금 네 마음속엔 일말의 기대… 혹은 두려움이 있지 않나?
도토레:
안심해. 난 너에 관한 어떠한 기록도 복구할 생각이 없어. 사실상 그러기도 어렵고. 내가 왜 그러냐고 묻는다면…
도토레:
넌 지금의 삶을 잃는 게 그렇게까지 두렵지 않을 테니까. 내 생각에… 후후
도토레:
다시는 잘못을 만회할 기회가 없는 것. 너에게 가장 잔인한 일은 이거야. 안 그래?
{REALNAME[ID(1)|HOSTONLY(true)]}:
도토레——!!
전력을 다해 상대 처치하기
movie
방랑자와 함께 세계수 내부로 들어가 도토레와 맞서 싸운다. 계획대로 도토레를 약화시키는데 성공했지만, 그는 또다시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는데…
행동의 필연성 선언하기
movie
계속해서 도토레와의 전투가 이어진다. 당신과 방랑자가 힘을 합쳐 도토레에게 맞서는 순간, 나히다가 당신의 신체에 보관하고 있던 「불의 신의 심장」을 꺼냈다
죽음의 집정관:
위대한 쿠살라 다르마, 쿠사나리 지혜의 주인. 정말로 세계수를 파괴하는 최고 권한을 행사할 건가?
죽음의 집정관:
이건 너의 기반이자, 네가 목숨 걸고 지켜온 업적이야. 지금 이걸 포기하겠다고?
나히다:
이게 내 판단이야. 세계수는 이미 완전히 오염됐어
시간의 집정관:
세계수는 원초의 티바트의 나무이자, 천리가 운명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명맥이야. 천리에게 권력을 이어받은 일곱 집정관은 응당 세계수를 따르고 공경해야 해
나히다:
세계수를 따르고 공경하기 때문에, 세계수가 지키는 인간을 위해 싸우는 거야
나히다:
지혜란 헤아릴 줄 알고, 선택할 줄 아는 것이지. 너희가 정말 이 세계의 흥망성쇠를 신경 쓴다면, 날 지켜야만 해
생명의 집정관:
후후…
생명의 집정관:
심어진 씨앗, 인과의 시작. 너 스스로가 이미 커다란 나무인데, 다른 나무를 잃을까 봐 걱정할 필요가 있을까?
생명의 집정관:
또 보지, 풀의 왕
movie
정화의 화염이 모든 것을 불태웠다. 모두는 화염의 안내를 따라 출구로 향한다. 하지만 그 공간을 떠나려는 순간 도토레가 힘을 사용해 당신을 속박한다. 나히다와 방랑자가 힘을 합쳐 당신을 구출했고, 도토레는 세계수 속 자신의 과거의 잔영에 끌려갔다…
「판탈로네」와 대화하기
movie
우인단 집행관 서열 2위, 「도토레」. 그의 이름은 잔디크, 그의 이야기는 수백 년을 넘나든다
「판탈로네」:
…불이 거세게 타오르는군요
「판탈로네」:
스네즈나야에선 추위를 막기 위해 불을 피우죠. 불꽃은 추위, 동결, 불변 같은 단어와는 천성적으로 상극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도토레」:
그럴지도 모르겠군. 짐승을 쫓아내고, 몸과 마음을 데워주니까. 불은 인간 마음속의 공포를 치유하는 치료법이기도 해
「판탈로네」:
마음속의 공포라… 하하, 아득히 멀게 들리는 단어네요
「도토레」:
이 단어가 나오면 절로 네가 떠올라. 우리가 처음 불로장생약에 대해 논할 때, 넌 수명을 늘리는 게 더 많은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고 했었지만, 실제로는 어때?
「도토레」:
초라한 모습으로 이 세상을 떠나는 게 두려운가?
「판탈로네」:
저도 인간이니, 초라해지는 건 무섭죠
「판탈로네」:
이미 잊었는지도 모르지만, 도토레 당신도 결국은 한때 인간이었습니다. 당신의 마음에 이런 두려움이 없다는 말은 안 믿습니다
「도토레」:
그럴지도. 하지만 난 이미 오래전에 그걸 버리고 실험에 몰두했어. 그 뒤로는 어떤 두려움도 느끼지 않게 되었지
「판탈로네」:
처음부터 당신이 이번 판을 이길 거라곤 생각 안 했어요
「도토레」:
하지만 넌 왔어. 계약서를 들고 와서, 약속을 지켰지
「판탈로네」:
전 신용을 지키는 협력자니까요
「도토레」:
그리고 우리가 얘기했던 것처럼, 실험은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도 중요해. 난 여기 와서 내 아이디어를 완성했으니… 나쁠 게 없어
「판탈로네」:
당신의 여정은 여기까지인 것 같군요
「도토레」:
내가 죽으면 불로장생약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없지. 네 재고로 버틸 수 있는 시간도 기껏해야 몇 년이야. 그럼 네가 이 사건으로 죽은 게 아니라는 걸 어떻게 증명할 거지?
「판탈로네」:
전 제가 눈독 들인 시장의 환경을 억지로 주무르진 않습니다. 시장엔 나름의 방향성이 있거든요. 그리고 저 역시 하나의 환경이죠
「판탈로네」:
작위적인 부분은 이미 충분히 많았습니다. 적어도 죽는 방식만큼은 덜 작위적이고 싶군요
「도토레」:
진짜로 해탈한 사람처럼 말하는군
「판탈로네」:
당신도 그러길 바랍니다. 도토레, 아주 오랜만에 듣는 말이겠지만, 전 당신이 보기 드문 천재라고 생각합니다
「도토레」:
…하
「도토레」:
내 눈에는 보여. 내가 계속 진행해 오던, 모독에 관한 실험이…
「도토레」:
그건 아주 기나긴 실험이지만, 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결과에 집착하지 않아
「판탈로네」:
당신 실험의 목적이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이라면, 그 실험에 끝이 있어선 안 되죠
「도토레」:
그렇지. 이제… 실험은 정식으로 종료됐어
「판탈로네」:
당신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잔디크? 아니면 「도토레」가 더 좋습니까?
「도토레」:
맘대로 해. 잘 있어라, 페오판. 이번이 마지막 인사야
「판탈로네」:
제가 그걸 모를까요. 안녕히 가시길, 잔디크
「도토레」:
난 더 많은 실험을 완성할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풀의 주인, 지금의 결과도 나에겐 그리 나쁘지 않아
나히다:
너의 말을 믿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너의 모든 것은 이제 끝났어. 이 실험도, 실험의 모든 성과도, 너의 것이 아니야
「도토레」:
「실험」이라. 내 분야에서 네가 나보다 한 수 위라는 뜻으로 들리는군
나히다:
지혜란 사람들이 가장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정보를 전하는 거지. 넌 내 말을 이해할 텐데
「도토레」:
…확실히 더 이상의 결과는 보이지 않아
「도토레」:
하… 넌 머리도 비상하고, 내 생각보다 더 용감했어. 자신이 의지하던 걸 불태워 버리다니…. 저번에 네가 했던 협박은 가짜였지만, 이번엔 진짜였지
나히다:
지혜는 필요할 때 불처럼 맹렬해지기도 해. 너를 태우는 불꽃 안에는, 너 자신도 포함되어 있어
「도토레」:
네 말이 맞을지도. 사람 마음 깊은 곳을 꿰뚫어 보는 것, 그게 바로 네 지혜인가
나히다:
넌 결국 여기서 멈추게 됐어. 미지의 모든 것은, 여전히 존재하는 생명인 우리의 것이야
「도토레」:
…나는 계속 무의식중에 너와 대치하고 있었던 것 같군. 하지만 이젠 다 끝났어
나히다:
너의 영리함을 부정하진 않을게. 다만 난 이 일들을 절대 「실험」으로 정의하지 않아
나히다:
이건 세상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야. 데이터보다 훨씬 큰 의미를 지녔지
나히다:
잘 가. 우리가 다시 만날 일은 없을 거야

꽃밭 같던 지난날
지적 생명체는 험난한 길을 걷는 운명을 타고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행히도, 따스하고 부드러운 햇살이 비춰 우리가 서로를 알아볼 수 있고, 깊고 긴 사랑의 도움 아래 사람들은 진정한 자신을 되찾을 수 있다. 고난 뒤에는 만개한 꽃들이 언제나 우리를 안아줄 것이다
카라반 수도원으로 가기
데히야:
…이제 명단에 적힌 사람들은 모두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어
캔디스:
먼 길이었지만, 그래도 결국 모두를 집으로 보냈네
캔디스:
모두를 위해 기도할게. 이제 다시는 떠날 일 없이, 우리가 선택한 평온한 낙원에 오래도록 머물 수 있기를
세토스:
낙원… 침묵의 신전의 기록에 따르면, 이 단어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어. 신이 안식처에 품는 기대와 갈망을 뜻하지
데히야:
신에게도 안식처가 필요한가?
세토스:
사람들은 늘 자기만 정처 없이 떠돈다고 생각해. 신에게도 발붙일 곳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잊어버리지
세토스:
「신은 백성 없이 존재할 수 없다」는 염소왕의 말대로, 신과 신도는 서로를 필요로 하는 법이야
데히야:
수천 년 동안 사막의 신앙이 얼마나 희미해졌는지 우리는 잘 알지.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신에 대해 논하게 되네. 마치 그들이 우리 삶의 일부인 것처럼 말이야
캔디스:
신과 인간이 어울리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지만, 그들은 본래 우리 삶의 일부야. 두냐르자드 씨가 풀의 신님을 친구라고 부르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겠지
세토스:
친구라는 표현, 나쁘지 않네. 격차를 줄이고 거리감도 덜어주니까
데히야:
친구… 몇 년 전의 나한테 이렇게 많은 친구가 생길 거라고 말하면, 절대 못 믿었을 거야
캔디스:
믿음이 선택의 문제이듯, 인연을 맺는 것 또한 마찬가지야. 우린 이미 전투를 통해 올바른 선택을 내렸어. 안 그래?
세토스:
난 이제 침묵의 신전으로 돌아가 볼게. 염소왕이랑 따오기왕이 우리 신전에 갔다더라고. 너희는?
캔디스:
우린 아루 마을로 돌아갈게. 아직 나눠줘야 할 물자도 남아 있고, 돌봐야 할 사람들도 있거든
데히야:
다음에 또 봐, 친구. 시간 나면 아루 마을에도 놀러 오고
세토스:
너희도 시간 날 때 언제든 침묵의 신전에 들러
세토스:
일곱 기둥의 다른 두 사람, 셰세프앙크와 벤누도 침묵의 신전에 놀러 올지도 몰라. 너흰 그분들의 힘을 상징하는 문장을 지녔으니, 만나러 오면 딱 좋겠네
데히야:
놀러 간다고? 침묵의 신전을 이웃집 정도로 생각하는 건가?
세토스:
침묵의 신전은 헤르마누비스가 세운 곳이니까, 그분들한테는 이웃집이나 다름없을걸…
데히야:
하긴, 맞는 말이네
캔디스:
나중에 시간 내서 들를게. 조심히 돌아가
세토스:
그래
사람들과 대화하기
사이노:
음, 일리 있는 말씀이군요
토트:
그렇지? 안 그래도 노후 대비가 문제인데, 감옥까지 다녀온 우리는 오죽하겠어? 나와 보니 바깥세상이 홀랑 변해버렸다고!
헤리샤프:
그랬지
사이노:
레일라, 넌 어떻게 생각해?
레일라:
아앗! 왜… 왜 저한테 물어보시는 건가요? 저, 저는…
레일라:
적왕 신하분들의 거취를 제가 무슨 자격으로 정하겠어요…
사이노:
그게 아니라, 이분들의 조각상을 여기에 두는 건 좀 뜬금없지 않나?
토트:
어허! 난 그런 말 안 했어! 어떻게 우리 조각상을 헤르마누비스의 집에 두라고 하겠어? 그건 남의 집에서 강도질하는 거랑 다를 바가 없지
헤리샤프:
신앙은 공존할 수 있어도, 서로에 대한 존중은 지켜야 하네
나히다:
그러니까, 침묵의 신전에 잠시 머물 뿐, 조각상을 이곳으로 옮길 생각은 없다는 거구나
나히다:
흠, 너희한테는 일종의 가정방문 같은 걸지도 모르겠네?
토트:
가정… 가정이라…
헤리샤프: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요. 이곳은 헤르마누비스에게 어떤 의미로는 집인 셈이니
헤리샤프:
정말 웅장한 신전이군요. 저희 셋은 투자 방향을 잘못 잡았던 것 같습니다. 지어야 할 건 안 짓고 시간 낭비만 했으니
토트:
무슨 시간 낭비?
헤리샤프:
자네들과 어울렸던 것도 어느 정도는 시간 낭비지…
토트:
내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 휴, 마음대로 생각해
헤리샤프:
그래도 앞으로 자네들과 함께할 날들을 생각하면, 그동안 감정을 허투루 투자하진 않았던 것 같네
나히다:
침묵의 신전 현임 수장인 세토스가 돌아오면, 여기 머무는 일에 대해 더 자세히 논의할 수 있을 거야
나히다:
하지만 침묵의 신전 멤버들의 표정을 보니, 둘은 여기서 성대한 환영을 받을 것 같네
나히다:
수많은 지식이 축적된 신성한 곳이니, 적왕의 신하가 이곳에 강림해도 이상할 건 없겠지
사이노:
아니면 같이 식사부터 하시죠. 그동안 신선한 음식은 거의 못 드셨을 텐데
토트:
오, 그거 좋군. 수백 년이 지났으니 사막 요리도 꽤 다양해졌겠지?
레일라:
모임을 가지시는 건가요? 괜찮으시면 저도 음식 준비를 도울게요. 저번에 사막에서 토트 님께 큰 도움을 받았는데, 제대로 감사 인사도 못 드렸거든요
토트:
오호라! 꼬마 아가씨, 그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니, 기쁘구만
헤리샤프:
세월이 흐르면서, 오늘날의 따오기 경은 꽤 친근하고 따뜻한 마신으로 비춰지는 듯하군요
나히다:
그럼 헤리샤프 너는? 어떤 마신이 되고 싶어?
헤리샤프:
전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풀의 신님은요? 본인의 미래에 어떤 기대를 품고 계십니까?
나히다:
난… 지금의 삶에 만족해
헤리샤프:
풀의 신님은 아흐마르 님에 비하면 위엄이나 힘으로 백성을 이끄시는 편은 아니지요. 장단이 있을 듯한데, 어떻습니까?
나히다:
네 말대로야. 하지만 난 위엄을 내세우는 게 어울리는 타입도 아니고, 나와 모두는 단순한 신과 백성의 관계가 아닌걸
헤리샤프: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편이 오히려 더 찬사받을 수도 있겠군요
나히다:
맞아. 난 각자 요리를 하나씩 가져와서 다 같이 즐기는 모임을 좋아해. 너희도 한번 참여해 보는 건 어때?
사이노:
네, 지난번에 아비디야 숲 근처에서 다 같이 피크닉을 했는데 무척 즐거웠어요. 여러분도 계시니… 다음번엔 사막에서 해도 좋겠네요
나히다:
정말? 그럼 타이나리가 물을 잔뜩 짊어지고 와야 할 텐데?
사이노:
괜찮습니다, 제가 도우면 돼요. 레일라, 다음번에 같이 올 거지?
레일라:
네? 아, 네에!
사이노:
사람을 많이 부르자. 그래야 우리가…
토트:
별 뜻이 있어서 하는 말은 아닌데, 자네 그거 아나? 우리는 장기 두는 걸 더 좋아해
사이노:
그럼… 풀의 신님은 어떠신가요?
나히다:
너랑 겨루면 반드시 이길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한 판 해보는 건 좋아
토트:
소베크 놈은 어디로 간 거야? 한번 맞붙게 해줘야 하는데. 카드라, 카드… 난 장기를 택하겠어
레일라:
장기라… 어떤 방식일지 궁금하네요. 토트 님, 혹시 거기에도… 점성술적인 요소가 숨어 있나요?
토트:
오! 말 잘했다. 침묵의 신전 수장이 허락해 주면, 헤르마누비스의 소굴을 싹 뒤져서 장기 교습 책을 찾아보자고
알하이탐, 카베와 대화하기
카베:
이렇게 큰일이 있었으니, 전투 중에 여러 건물이 부서지고 엉망이 된 건 알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카베:
정리할 게 완전 산더미잖아…. 아카데미아 바로 밑에 사는 것도 꼭 좋은 것만은 아니네
알하이탐:
이 난장판의 수습을 도우려는 내 성의와 노력이 충분히 전해졌을 거라 생각했는데
카베:
도와? 노력? 여긴 네 집이니까 당연히 네가 노력해야지! 따지고 보면 나야말로 도와주는 입장이라고
알하이탐:
여기서 널 도와주는 역할로만 정의하는 건가? 그렇다면 놀라운걸
카베:
나도 여기 사니까 정리할 의무가 있다는 뜻이라면… 그래, 의무가 있긴 하지만…. 아니, 이건 완전히 다른 얘기잖아
카베:
에휴, 그래도…
알하이탐:
폭풍으로 지붕이 날아가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지
카베:
나만 이 집을 신경 쓰는 것처럼 말하지 마. 집이 이 꼴이 됐는데 넌 슬프지도 않아?
알하이탐:
확실히 번거롭긴 하지만, 슬퍼할 일까진 아니야
카베:
네가 매일 지내는 집이잖아. 물건은 어질러지고, 브로마이드는 떨어지고, 유리창까지 깨졌는데… 이걸 보고도 마음이 안 아프다고?
알하이탐:
나에게 있어선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니까
카베:
역시 너랑 감정을 논하는 건 사서 고생하는 짓이야. 에휴, 진정한 집에 얼마나 많은 디테일이 필요한지 넌 하나도 몰라…
알하이탐:
이런 일이 널 꽤 고통스럽게 하는 모양이군
카베:
집? 아니면 브로마이드?
알하이탐:
감정을 논하는 것 말이야
카베:
어, 뭐 그렇지…. 근데 당장은 그렇게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아
알하이탐:
보통은 고통이 일상이 되면, 변화를 시도하기 마련이지 않나?
카베:
……
카베:
살다 보면 바꾸기 어려운 사람이나 일도 있는 법이잖아. 억지로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카베:
…고통이 때로는 영감의 원천이 되기도 하거든. 어쩌면… 나도 모르게 이런 자극을 필요로 하는지도 모르지
알하이탐:
그렇게 생각한다면 다행이고
카베:
그 반응은 뭐야? 방금 내가 한 말은 예술에 관한 진리이자 명언이라고. 고난은 창조의 요람이라는 거, 너도 부정 못 하지?
알하이탐:
부정하는 게 아니라 기뻐해 주는 거야. 모르겠어?
카베:
뭐가 기쁘다는 건데?
알하이탐:
항상 자신에게 어울리는 이유를 찾아내는 거
카베:
너…
알하이탐:
삶이란 문제를 발견하고 이유를 찾아내는 과정이지. 넌 특히 더 그래
알하이탐:
누구나 자신에게 딱 맞는 핑계를 찾을 수 있는 건 아니거든. 그런 점에선 계속 발전하고 있군
카베:
하, 그럼 넌?
알하이탐:
그 상자 이리 줘
카베:
어? 어
알하이탐:
이걸 내 발전이라고 생각해도 좋아
카베:
뭔 소리야!
카베:
잠깐, 방금 그 상자 내 물건 같은데… 맞아, 선반에서 떨어지고도 겨우 살아남은 거였지. 야 알하이탐! 그 상자에 들은 거 내 물감이랑 잉크야!
알하이탐:
네 침실에 둬?
카베:
어? 뭐, 그러면 좋긴 한데…
카베:
(이걸 발전이라고 한 거야? 이런 식으로 날 매수하려는 건가? 아니, 매수라고 하기도 좀…)
카베:
바닥에 이 책들… 완전 엉망이네. 그리고 이건 그 녀석의 소장품인 절판본 아닌가? 먼지투성이에, 몇 장은 아예 찢어졌잖아…
카베:
뭐, 복원해 줄까. 그리고 이거랑, 이것도…
도리, 네페르와 대화하기
도리:
현지의 동물 짐꾼, 그리고 수입품들! 아아, 벌써부터 황금빛 미래가 그려진다. 모라가 쏟아진다 쏟아져…
도리:
후후, 우후후… 으흐흐흥!!!
네페르:
당신도 알지? 방금 소 울음소리 같았어
도리:
난 지금 내 위엄을 떨치는 중이라고! 위압감이 느껴지지 않아?
네페르:
어머, 무서워라. 산게마 바이 어르신, 어떤 분부를 따를까요?
도리:
이이, 네페르 사장, 당신! 캔디스랑 사람들한테 내 얘기를 전부 불어버렸지! 맞아 아니야?
도리:
아 정말! 걔네가 날 보는 눈빛이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고!
네페르:
잘된 거 아닌가? 예전보다 당신을 더 좋아하고, 친구로 여기게 된 거잖아
도리:
그건 내 비밀을 동정으로 맞바꾼 거나 마찬가지야. 이제 그 둘은 나한테서 거상의 위엄이나 투자자의 기백 같은 건 전혀 찾아볼 수 없게 됐다고!
네페르:
산게마 바이 어르신의 암흑 시대가 지나갔으니, 이참에 진정한 친구나 몇 명 사귀어 보지 그래?
도리:
친구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당신은 성녀 타입을 왜 이렇게 좋아해? 이 성녀 저 성녀 다 얽히더니 어느새 친구가 되어 있던데. 참 신기하단 말이지
네페르:
어쩌다 보니 인연이 닿았을 뿐이야. 좋고 싫고랑은 관계 없어
도리:
뭐, 그래도 하나는 맞는 말이네. 상인한테 친구를 사귀는 건 좋은 일이지. 다만…
도리:
다만… 흑흑, 이번엔 손해가 보통이 아니었어!
네페르:
……
도리:
흑흑… 뭘 봐?
네페르:
진짜 우는 거 맞나 보는 중이야
네페르:
산게마 바이 어르신은 돈을 벌 땐 눈 가운데서 눈물이 흐르고, 손해를 볼 땐 눈가에서 눈물이 흐른다던데. 지금은 어느 쪽이야?
도리:
진짜 얄밉게 구네. 그만 얘기할래
카타윤:
네페르! 다행이다, 여기 있었구나. 한참 찾았어
도리:
오? 지혜궁의 도서관 사서, 카타윤 씨잖아? 뭐 필요한 거 있어?
카타윤:
아뇨 아뇨, 재미있는 책이 있어서 네페르한테 주러 왔어요. 적왕의 무덤 입구에서 약속했거든요. 아, 이건 빌린 거 아니고 내 돈으로 직접 산 거야
네페르:
《추리는 밤낮을 가리지 않지만, 미스터리는 언제나 눈보라가 친 뒤에 등장한다》… 진짜 제목이 이거네
도리:
아! 이건 그거잖아…
카타윤:
사람들이 어떻게든 빌려보려고 애쓸 만큼 유행했던 책이죠. 등장인물의 이름이 전부 동그라미 쳐져 있어서, 다들 그 안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믿었잖아요
도리:
말도 마. 완전 초대형 사기극이었지
네페르:
이 책이라면 나도 들어봤어…. 별로 중요해 보이진 않았지만. 그래서, 진실은 뭔데?
카타윤:
인론파인 네가 나한테 진실을 묻는 거야? 내가 보기에 진실은 이 사건에서 제일 안 중요한 부분이야
카타윤:
이 책을 가져온 건, 최근 몇 년간 지혜궁에서 가장 사연이 많은 책이라서지. 소설 자체의 완성도는… 네가 직접 읽고 판단해 줘
도리:
이게 진짜 재밌어?
카타윤:
산게마 바이 어르신은 모르시겠지만, 네페르는 평판이 미묘한 책을 즐겨 읽거든요
도리:
좀 괜찮은 책을 보면 안 되는 거야?
카타윤:
형편없는 책에 흥미로운 정보가 감춰져 있기 때문일까요? 음, 저도 잘 모르겠네요. 네페르는 책보단, 책이 만들어내는 화두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기도 해요…
네페르:
정보상인 나한테 딱 어울리는 방식이잖아, 안 그래?
네페르:
꽤 흥미롭네, 고마워. 가져갔다가 다 읽고 나서 돌려줄게
네페르:
나도 줄 게 있어
카타윤:
…향?
네페르:
내가 예전에 준 거 다 썼지? 좀 더 챙겨 왔어. 이번 건 노드크라이산이라 예전에 준 거랑은 좀 다르지만
카타윤:
사실… 음… 예전에 받은 거, 아까워서 차마 못 썼어
카타윤:
아, 그래도 이건 받을 거야! 이건 덜 아까워하면서 쓸 수 있을 것 같아
네페르:
카타윤, 넌 여전하구나
사람들과 대화하기
폭죽 소리:
펑!
폭죽 소리:
펑!
타이나리:
콜레이, 축하해!
나피스:
정말 잘됐구나, 콜레이!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더니 드디어 정식 일원이 됐어!
자하 하디:
이 아이, 정말 고생 많았지. 에휴, 내 기분까지 다 좋아지네
키루스:
다 컸구만! 이제 견습이 아니라 정식 순찰자라고! 하하, 다음엔 아카데미아에서 한자리 꿰차는 건가?
콜레이:
다들 감사합니다! 네, 저 정식 일원이 됐어요
콜레이:
스승님, 그동안 가르쳐 주시고 곁에 있어 주셔서 감사해요. 사이노 씨도 계셨으면 직접 감사 인사를 드렸을 텐데
나피스:
사이노는 일이 있어서 침묵의 신전에 갔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돌아오면 다 같이 모이자꾸나
타이나리:
스승님, 모임은 조금 더 미뤄야 할 것 같아요. 콜레이도 일이 좀 있어서요
나피스:
콜레이가? 혹시… 몸이 안 좋은 건 아니지?
콜레이:
그런 거 아니에요, 저 아주 멀쩡해요. 그냥 마무리할 일이 조금 남아서요
콜레이:
여행자, 페이몬이랑 같이 몬드에 다녀오기로 했어요. 타이나리 스승님이랑 사이노 씨도 같이 갈 거예요
나피스:
그래. 그럼 모임은 다녀와서 가지자꾸나. 그때쯤이면 네 상태도 지금보다 훨씬 낫겠지
콜레이:
네. 꼭 그렇게 될 거란 예감이 들어요
페이몬과 대화하기
며칠 후…
페이몬:
가던 곳에서 푹 자고, 바자르에서 배 터지게 먹었더니 이제야 좀 살 것 같아
여행자:
페이몬은 회복에 걸리는 시간은 긴데, 회복 방식은 참 단순하단 말이지
페이몬:
나도 엄청 고생했다구. 성안을 계속 날아다니면서 여기저기 도와줬단 말이야
여행자:
고생한 거 알아
페이몬:
헤헤, 그래도 사실 제일 고생한 건 너잖아. 네가 배불리 먹고 자야 나도 마음이 놓여
페이몬:
근데 오면서 보니까 성이 꽤 빨리 복구됐더라. 나히다 쪽은 어떨지 궁금한데, 우리 한번 가보자
정선궁으로 가기
페이몬:
나히다! 모자도 있었네!
나히다:
여행자, 페이몬
여행자:
무슨 얘기 중이었어?
{REALNAME[ID(1)|HOSTONLY(true)]}:
내 심신 건강을 걱정하더군
페이몬:
그 일이라면 여행자한테 들었어. 걱정 많이 했다구…. 좀 어때?
{REALNAME[ID(1)|HOSTONLY(true)]}:
그렇게 물어보면 진짜 안 좋아 보이잖아. 난 너희 생각보다 훨씬 멀쩡해
{REALNAME[ID(1)|HOSTONLY(true)]}:
도토레의 의도만 명확히 알면, 녀석이 미치는 악영향은 줄일 수 있어. 난 이런 일을 잘해
나히다:
예전보다 훨씬 낙관적으로 변했구나. 역시 바후마나 학파에 들어가라고 권유한 건 옳은 판단이었어. 너랑 참 잘 맞는 곳이야
{REALNAME[ID(1)|HOSTONLY(true)]}:
이것 좀 봐. 수메르는 뭐든 교육이나 학습이랑 연결 짓는다니까
여행자:
내가 보기에도 네 상태가 많이 좋아진 것 같아
나히다:
도토레가 너에게 했던 말들은 일종의 세뇌에 가까웠지. 다행히 이젠 거기서 완전히 벗어난 것 같네
{REALNAME[ID(1)|HOSTONLY(true)]}:
이 나이에 또 성장했다는 건가…
나히다:
아니면 조금 늦게 컸다고 생각해. 어차피 표현의 차이일 뿐, 네가 어떤 기준으로 보느냐에 달렸어
나히다:
인형이라면, 이 나이도 딱히 이상할 건 없지. 하지만 늦게 컸다고 표현하면——조금 더 자신을 인간으로 보는 느낌이야
여행자:
어쨌든 축하해!
{REALNAME[ID(1)|HOSTONLY(true)]}:
뭐, 그래. 너희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알겠어
여행자:
앞으로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
{REALNAME[ID(1)|HOSTONLY(true)]}:
뭐 어쩌겠어? 일단 눈앞의 수업부터 끝내고, 다른 건 그다음에 생각해야지
{REALNAME[ID(1)|HOSTONLY(true)]}:
됐어, 잡담은 여기까지 해. 성안에 도울 일이 남아서 난 이만 간다
페이몬:
모자의 상태가 생각보다 좋아 보이네. 다행이야
페이몬:
하지만… 나히다, 너는? 괜찮은 거야?
나히다:
오염된 세계수는 불의 신의 심장에 의해 불탔어. 꼬박 7일이 지나서야 불길이 사그라들었지. 이제 세계수는 지표면 아랫부분만 남았어
나히다:
지금은 아루가 기존 세계수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어. 사태를 제때 수습한 덕분에, 티바트의 가장 중요한 정보 대부분을 보존할 수 있었지
여행자:
세계수는 너한테 영향이 크잖아. 세계수가 사라지면 앞으로 어떻게 하게?
나히다:
그 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니콜 씨가 비범한 힘을 발휘해서, 나와 세계수 사이의 연결을 아루에 이전해 줬거든
페이몬:
천사가 그런 일도 할 수 있어?
나히다:
응, 그게 바로 천사의 위대한 점이지. 꽃의 신 나부·말리카타도 옛날에 보통 사람은 할 수 없는 일을 해냈다고 그랬어
나히다:
내가 보기엔, 그 뒤에 해낸 일들도 보통 사람은 넘볼 수 없는 경지였지만 말이야. 참 흥미롭고 위대한 천사들이지
여행자:
그럼 지금 네 상태는 꽤 안정적이라는 거지?
나히다:
응. 아루가 새로운 세계수가 되었고, 내 존재의 기반도 아루와 연결되었다고 생각하면 돼
나히다:
수메르의 지혜가 이런 통합체로 모이게 되다니. 이건 운명일까, 아니면 우연일까?
페이몬:
어쨌든 네가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나피스:
풀의 신님! 풀의 신님, 아, 여행자와(과) 페이몬도 있었군, 잘됐어
나히다:
나피스, 급한 일이라도 있어?
나피스:
네, 보고드릴 일이 있습니다. 방금 스네즈나야에서 서신이 도착했습니다
나히다는 나피스가 건넨 편지를 읽었다…
나히다:
우인단 집행관 「풀치넬라」가 보낸 위문편지야. 겉치레 말이 가득해
나히다:
요점은 이거야. 「지난 노드크라이 사태로 도토레는 이미 내부 탄핵 처분을 받았고, 그의 광기 어린 행보는 개인의 일탈일 뿐이다. 스네즈나야의 공식 입장과 연관 짓지 말아달라」
나피스:
역시… 예상대로군요
나히다:
도토레를 막기 위해 스네즈나야 측도 큰 대가를 치렀고, 작전 중에 집행관까지 한 명 희생됐다고 해
여행자:
……
나히다:
또, 스네즈나야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자국 법에 따라 도토레의 옛 부하들을 처분하고 관련자들에게도 책임을 묻겠다고 했어
나히다:
게다가 원조 자금과 물자도 이미 보냈다면서, 수메르의 재건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써 있더라
페이몬:
흥, 말은 번지르르하네
나피스:
그래도 외교적 대응으로서는 꽤 효과적이네. 감정적으로나 이치상으로나 빈틈이 전혀 없어
나히다:
이번 재난은 수메르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어. 난 이 모든 일들을 마음속에 새겨둘 거야
나히다:
도토레의 일은 일단 여기서 마무리된 셈 치자. 앞으로 또 얽힐 일이 있을 테니, 스네즈나야도 자기 책임을 다하고 선을 넘지 않는 게 좋겠지
나히다:
세계수가 불타버린 이상, 운명에는 더 많은 가능성이 생겼어. 난 그걸 지켜볼 거야
나피스:
이런 얘기는 이쯤 하고, 자질구레한 일만 마무리되면 함께 식사라도 하시죠. 다들 축하하고 싶다며 풀의 신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히다:
좋아. 두냐르자드랑 사이노, 하이파시아도 같은 얘기를 하더라. 사람이 너무 많으면 두 끼로 나눠서 모여도 괜찮아
나피스:
물론 좋지요. 메뉴는 뭘로 할까요? 음…
나히다:
또 토마토는 아니지?
나피스:
네? 풀의 신님, 또라뇨?
나히다:
네 친한 친구 두 명이 맨날 토마토 얘기를 하잖아. 가끔 성안을 걷다 보면 밭에서 말다툼하는 소리가 들리던데. 네가 더 잘 알지 않아?
나히다:
토마토… 토마토라… 마법 같은 단어네. 마치 가을날 동물 짐꾼의 솜털처럼 바람 속을 맴돌다가, 가끔 코 안으로 쏙 들어오는 듯해
나피스:
…토마토… 토마토로 무슨 요리를 만들 수 있죠? 음… 어? 아니, 그보다 왜 하필 토마토를?
나히다:
천천히 생각해도 돼. 나랑 여행자, 페이몬은 잠깐 가야 할 곳이 있거든. 내가 돌아올 때까지 시간은 충분할 거야
나피스:
나타로 가시는 거죠? 이번에는 직접 가신다니, 먼 길이 되겠군요
나히다:
응. 그래도 꼭 직접 가야 해
나히다:
여행자, 페이몬, 준비됐으면 출발할까?
여행자:
응, 언제든 출발해도 돼
페이몬:
좋아 좋아! 가는 길에 먹을 것도 좀 사자. 여행 가는 기분으로 출발하자구!
나히다:
좋아, 나도 정말 기대된다
나타 성화 경기장으로 가기
나히다:
나타는 정말 활기차네
페이몬: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나라지!
나히다:
응, 그런 것 같아. 어딜 가든 운동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게, 참 건강해 보여
마비카:
왔구나? 어서 와. 배는 안 고파? 뭐 좀 먹을래?
페이몬:
아냐, 괜찮아. 오는 길에 많이 먹었거든. 모둠 버섯에 샤흐리삽스 스튜, 버터 치킨, 파디사라 푸딩까지… 잔뜩 먹었어!
마비카:
그만! 거기까지만 말해도 돼. 나까지 배고파지겠어
나히다:
그래, 다음에 또 얘기하자. 배고파지면 다 같이 식사하면 되지
마비카:
하하, 일단 어디 앉아서 얘기하자
마비카와 대화하기
마비카:
사실, 너희가 찾아온 이유는 대충 짐작이 가
나히다:
우리가 왜 찾아온 것 같아?
마비카:
감사를 전하러 온 거겠지
여행자:
맞아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죄책감도 느끼고 있어요
마비카:
불의 신의 심장이 사라져서? 그건 이미 느끼고 있었어
나히다:
세계수의 잔해를 샅샅이 수색해 봤지만, 불의 신의 심장은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어. 재가 되어버린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았지
마비카:
이상하긴 하네. 하지만 세계수의 소멸이 가져올 잠재적 영향이 적지 않으니, 불의 신의 심장이 사라진 것도 어떤 운명의 연장선일지도 모르지
마비카:
이 일로 죄책감 가질 필요 없어. 말했잖아? 이건 「빌려주는」 게 아니라 「넘겨주는」 거라고
나히다:
감사라는 말은 참 흥미로워. 아주 사소한 일에도 쓰이지만,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호의 앞에서도 똑같이 쓰이니까
나히다:
그건 우리의 어휘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진심 어린 감정을 표현할 때는 간결한 단어일수록 울림이 크기 때문일 거야
마비카:
그래, 나타 사람들도 이런 간단한 단어를 자주 입에 담아. 동료, 우정, 응원… 거창한 표현은 아니지만, 거기에 담긴 마음만큼은 진심이지
나히다:
좋네. 지혜도 종종 마음속에 숨어 있거든
마비카:
세계수가 소멸됐는데도 상태가 괜찮아 보이네. 다행이야
나히다:
앞으로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야. 그래도 자잘한 일들을 시작하기 전에, 꼭 널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싶었어
여행자:
네. 감사를 전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당신을 만나는 게, 저희한텐 따스한 햇볕을 쬐는 것과 같거든요
마비카:
귀여운 표현이네, 마음에 들어
마비카:
난 너무 무거운 만남은 좋아하지 않아. 어차피 다른 볼일 없으면 같이 햇볕이나 쬘까? 오늘 날씨가 유난히 좋네
페이몬:
좋은 생각이야! 난 잠깐 누울래!
나히다:
읏차. 으음——
여행자:
그럼, 다음 목적지로 출발하기 전에 저도 잠깐 누워야겠네요
마비카:
다음 목적지는 어디야?
여행자:
몬드요
여행자:
페이몬하고 콜레이랑 같이 몬드에 다녀오기로 했어요
나히다:
오래전부터 콜레이 몸에 있는 마신의 잔재가 꽃의 신이라는 건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어. 하지만 난 이 비밀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
나히다:
그 잔재는 지금의 콜레이에게 악영향을 주지 않고 평범하게 존재할 뿐이었거든. 게다가, 난 콜레이의 갈망을 느꼈어
나히다:
평범한 삶에 대한 갈망… 어렵게 찾아온 행복에 대한 갈망 말이야. 그런 아이의 비밀이라면, 지켜줄 책임이 있었어
여행자:
지금의 콜레이라면 이 문제를 똑바로 마주할 수 있을 거야
마비카: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따뜻한 가능성이 피어나기 마련이지. 모든 아이는 결국 어른이 되지만, 어떤 사람 앞에서는 계속 아이로 남기도 해
페이몬:
맞아, 사실 나히다도 내 마음속에선 가끔 꼬마아이야
나히다:
그래? 그럼 꼬마의 친구인 너도 꼬마겠네?
페이몬:
하하, 그것도 나쁘지 않지. 우리는 곧 또 다른 꼬마 친구를 찾아가서, 그 아이가 어른이 되는 모습을 지켜봐 줄 거야
콜레이:
설탕, 네가 이 편지를 받을 때쯤이면 난 아주 바쁘게 지내고 있을 거야. 물론 좋은 일로! 나, 이제 견습 딱지를 떼고 정식 순찰관이 됐거든!
콜레이:
정말 멋지지? 사이노 씨도 견습보다 정식이 훨씬 강해 보인다고 하셨어. 예전의 나도 충분히 훌륭했다고 황급히 덧붙이시긴 했지만
콜레이:
들었을지 모르겠지만, 수메르에 큰 일이 있었어. 물론 지금은 다 해결됐으니까 걱정 안 해도 돼. 조만간 몬드에 갈 예정인데, 시간 되면 만나지 않을래?
콜레이:
나 말고도 몇 명 더 같이 갈 거야. 예전에 윈드블룸 축제 때 같이 갔던 조합으로!
사람들과 대화하기
이틀 후, 몬드성 입구…
사이노:
타이나리, 저건…
타이나리:
잠깐! 내가 먼저 할게. 대풍 기관, 대풍 기관, 대풍기관
사이노:
이제 선수 치는 법까지 다 배우고… 많이 변했네!
콜레이:
그러게요, 이제 농담을 아주 공격적으로 잘하시네요!
사이노:
콜레이! 역시 내가 할 말을 아는구나!
타이나리:
부탁이니까 좀 봐주라…
페이몬:
얘들아——!
콜레이:
여행자, 페이몬, 시간 딱 맞춰 왔네
여행자:
오래 기다리진 않았지?
설탕:
콜레이——!
콜레이:
설탕! 오랜만이야, 그동안 잘 지냈어?
설탕:
응, 나야 잘 지냈지! 너는? 할 일은 다 끝났어?
콜레이:
응, 대충. 참, 네가 준 착즙기 되게 좋더라. 파루잔 선배가 엄청 좋아하셨어!
설탕:
정말? 다행이다. 혹시 더 자세한 후기는 없을까? 어떤 과일을 썼는지랑, 결과물의 식감은 어땠는지도 궁금해!
알베도:
설탕, 진정하고 천천히 물어봐
페이몬:
알베도, 너도 있었구나!
알베도:
다들 오랜만이야. 이번에도 지난번처럼 진행할까? 어때?
사이노:
친구, 넌 절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구나
알베도:
그럼 이번 신분은 뭐야?
타이나리:
얘한테 그런 거 묻지 마
사이노:
이번 신분은——정식 숲의 순찰관 콜레이와 그녀의 동료들이야
타이나리:
솔직히, 따뜻한 감동 스토리에나 나올 법한 설정이네
사이노:
우리는 따뜻한 감동 스토리 맞잖아. 《소환왕》에도 이런 명장면이 있어
콜레이:
따뜻함뿐만 아니라, 멋진 모습도 우리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죠. 음, 아무튼 전 그렇게 생각해요
몬드 도서관으로 가기
당신은 콜레이 일행과 함께 기사단 사람들을 만나 인사를 나눈 뒤,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건…
니콜:
아! 벌써 왔어? 난 도도코 털을 정리하는 중이니까, 잠깐만 기다려 줘
페이몬:
털 정리? 도도코도 주기적으로 관리해 줘야 하는 거였어?
니콜:
그럼, 소중한 건 잘 돌봐줘야 하는 법이잖아
니콜:
난 자매들을 위해 이런 사소한 일을 자주 처리해 주는 편이야. 왜냐하면 난 천사고, 천사는 어느 정도 티바트의 수호자 같은 존재니까
페이몬:
오오, 그렇구나. 뭔가 대단해 보여…
타이나리:
지금 뭘 적는 거야?
사이노:
멋져 보이는 대사를 적고 있어
알베도:
카드 뒷면에 적으면 되겠네
사이노:
그래!
니콜:
어흠! 역시 내 대사는 최고야. 그치?
콜레이:
니콜 씨…
니콜:
콜레이, 조금 긴장한 것 같네
콜레이:
그게… 소원을 이뤄줘야 하는 사람이 누군지 생각하고 있었어요
타이나리:
소원?
콜레이:
네. 니콜 씨가 모든 일이 마무리되면 몬드에서 만나자고 하시면서, 제가 어떤 친구분의 소원을 이뤄줘야 한다고 하셨거든요
사이노:
그건 처음 듣는 얘기네. 우린 두 사람이 몬드에서 만나기로 했다는 얘기만 들었어. 마신의 잔재와 관련된 일일 거라고 짐작만 했지
니콜:
응, 둘 다 사실이야. 게다가 그 친구는 이미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
니콜:
자, 이제 만나러 가볼까?
바람이 시작되는 곳의 큰 나무 아래로 가기
콜레이:
당신은…
릴루페르:
많이 놀랐지? 머나먼 나라의 아름다운 나무 밑에서 나 같은 여인을 만나다니
릴루페르:
후후, 지니가 머무는 곳에는 오아시스가 탄생한다…. 이 말은 몬드에선 통하지 않겠어. 원래부터 녹음이 우거진 곳이니까
페이몬:
릴루페르?! 네가 왜 여기 있어?
릴루페르:
니콜 씨와 친구가 됐거든. 그래서 날 여기로 데려온 다음, 콜레이를 불러 달라고 부탁했지
릴루페르:
그리고 이야기의 서론부터 말하자면, 내겐 수천 년 동안 마음속에서 요동쳐 온 소원이 하나 있어. 원래는 그저 아흐마르의 거짓말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진실이 되었지
여행자:
설마…
콜레이:
꽃의 신과 관련이 있나요?
릴루페르:
꼬마 아가씨, 나의 여주인께서 마지막으로 이 세상에 남긴 흔적이 너에게 깃들어 있구나. 널 만나게 되어 참으로 기쁘단다
릴루페르:
난… 너의 마음속을 들여다보았어. 넌 고난을 겪고 좌절을 견뎌냈지. 보통 사람의 세 배는 되는 시련이 너에게 닥쳤지만, 그건 오히려 널 더 강인하게 만들었어
릴루페르:
하지만 난 그 뒤에 숨은 작은 갈망 하나를 보았단다. 그저 원래의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고 싶은 갈망. 맞지?
콜레이:
…네. 전 저에게 속하지 않은 모든 걸 버리고 싶어요
릴루페르:
무엇이 너에게 속하는 건지, 어떻게 정의할 거지? 타인이 너에게 남긴 흉터도, 너에게 준 사랑과 다정함도, 모두 너의 일부가 아니니?
콜레이:
맞아요. 저도 니콜 씨와 이런 얘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콜레이:
니콜 씨는 저에게 기준을 세우라고 하셨죠. 저는 그저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가고 싶어요. 그 이상의 것들은 필요하지 않아요
릴루페르:
후후… 꽃의 신의 잔해에서 무언가를 얻고 싶진 않고?
콜레이:
그분이 저에게 계시를 주셨으니, 그걸로 이미 충분해요
릴루페르:
예전의 너였다면 이토록 풍요로운 마음을 갖지 못했을 거야. 짧은 삶이 너에게 아름답고 선한 것을 품에 안도록 가르쳤구나…
릴루페르:
아, 정말로 흥미로워. 넌 나부·말리카타와 전혀 달라. 너는 나의 여주인이 아니야
콜레이:
그, 그야 당연하죠…. 전 절대로 그렇게 위대한 존재가 아니에요, 릴루페르 씨
릴루페르:
하지만 나는 지니지. 우리는 꽃의 여주인으로 인해 존재하고, 그분을 존경하며 사랑해. 나의 소원은 그분을 다시 만나 나의 모든 것을 바치는 거란다
릴루페르:
콜레이, 날 도와주지 않겠니?
콜레이:
하지만… 이 잔재는 그렇게 쉽게 꺼낼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정말 확실한가요?
릴루페르:
그건 다음 문제야. 먼저 대답해 다오. 이 외롭고 가엾은 떠돌이 여인의 영혼을 도와줄 의향이 있니?
콜레이:
네… 도와 드릴게요
릴루페르:
하지만 봐, 넌 사실 날 전혀 모르잖아. 이야기를 뒤져봐도, 내가 온갖 악행을 저질러 마땅한 벌을 받은, 전설 속 악인이라는 것밖엔 알 수 없을 테지
릴루페르:
그런데도 너는, 입술과 눈꺼풀을 떨면서도… 기꺼이 날 위해 무언가를 해주려 하는구나. 삶이 널 가혹하게 대했는데도, 여전히 선한 마음씨를 간직하고 있어
릴루페르:
사랑스러운 소녀야, 너의 선량함에 보답하기 위해, 나도 움직이도록 할게
니콜:
릴루페르, 정말 결정한 거야?
릴루페르:
여주인을 다시 한번 뵙고 싶어. 이 순간을 위해서라면 온 세상이 잿더미가 되고 온 우주가 불타올라도… 난 상관없어
릴루페르:
콜레이, 너에게 작은 선물을 줄게. 넌 이제 평범한 사람이 될 거야
콜레이:
릴루페르 씨, 그럼 당신은 어떻게 되나요?
릴루페르:
내 소원은 이루어지고, 난 행복하게 죽겠지
콜레이:
왜, 왜 그래야 해요?!
릴루페르:
길고 끝없는 생명은 가져보지 못한 자에겐 선망의 대상이지만, 이미 얻은 자에겐 고통일 뿐이야. 내 잔해는 사막 곳곳에 흩어졌고, 내 영혼은 안식을 취할 수가 없었어
릴루페르:
소원을 이뤄주겠다고 약속했으니, 그것들을 내게 다오. 죽을 자는 죽고, 망자는 안식에 들게 해줘. 고마워
니콜:
콜레이, 부담 갖지 않아도 돼. 릴루페르가 하는 말은 모두 사실이야. 소원이란 원래 진실된 갈망이지
콜레이:
이러면 당신이 마지막 생명을 바쳐, 저에게 아름다운 미래를 남겨주시는 것 같잖아요…
릴루페르:
아니, 우리는 서로의 미래로 상대방의 소원을 이뤄주는 거란다. 이건 숭고한 일이자, 여자들 사이의 아름답고도 은밀한 거래야
콜레이:
……
콜레이:
알겠어요. 그럼… 릴루페르 씨, 부탁드릴게요
릴루페르:
눈을 감으렴, 콜레이. 그리고 네 영혼을 펼쳐 봐. 내가 그곳에서 나의 주인을 껴안을 테니
릴루페르:
쏟아지는 꽃비는 당신의 손길이지요. 마치 태초로 돌아간 듯, 당신의 은총 아래 엎드린 듯합니다… 나의 여주인이시여
릴루페르:
사람들은 충성이 아름답고도 고통스럽다 말하지만,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저에게는 아름답고 순수한 것이거든요. 충성은, 저의 사랑이에요
릴루페르:
…고맙다
페이몬:
릴루페르… 사라진 거야?
요술병이 조용히 바닥에 떨어졌다. 그 안에 더 이상 지니의 기운은 없었다
여행자:
떠났어. 꽃의 축복을 안고
니콜:
콜레이, 괜찮니?
콜레이:
…전 괜찮아요. 게다가… 이 잔재들을 제거하고 난 후, 저는…
콜레이:
예전의 저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
여행자:
……
나히다:
그 잔재는 지금의 콜레이에게 악영향을 주지 않고 평범하게 존재할 뿐이었거든. 게다가, 난 콜레이의 갈망을 느꼈어
여행자:
(콜레이가 갈망하던 것이, 이미 콜레이에게 찾아왔구나)
콜레이:
전 아주 멀쩡하고, 후련해요. 걱정하지 마세요
니콜:
그럼 내 소원도 이루어진 셈이네
콜레이:
평범해지는 거요?
니콜:
아, 그건 소원 중 하나일 뿐이고, 다른 것도 있어. 예를 들면, 내가 만난 사람들을 지켜주고 행복하게 해주는… 그런 거
콜레이:
그럼 저랑 릴루페르 씨까지 해서 벌써 두 개의 소원이 이뤄진 셈이네요. 니콜 씨가 두 사람을 지키셨어요
니콜:
응, 나도 정말 기뻐
콜레이:
이걸로 여기 일은 해결됐네요
사이노:
이제 이다음은 뭐야? 성으로 돌아가면 뭐부터 하고 싶어?
콜레이:
저는…
설탕:
콜레이, 엠버 님을 모셔왔어!
엠버:
콜레이! 너희 무슨 비밀 이벤트를 하고 있다며? 나만 빼고 시작하면 어떡해
콜레이:
어? 아, 아니야! 그냥… 친구를 배웅하고 있었어
엠버:
정말? 누구?
콜레이:
예전의 나
엠버:
그렇구나…. 그래서 몬드로 돌아온 거였어. 우리는 예전의 너를 아니까, 지금의 널 증명해 줄 수 있잖아
콜레이:
응. 예전의 나는 이제 떠났어. 하늘을 향해 숨을 불자, 그 아이가 분홍빛 구름이 되어서 조용히 날아오르다가 사라져 버렸지
설탕:
그럼… 그 하늘에서 플라스크를 든 친구랑, 활을 든 친구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페이몬:
그렇다면 나쁘지 않네!
콜레이:
니콜 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니콜:
음, 그럴 수 있지 않을까?
니콜:
적어도 나에게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나도 이런 엔딩이 좋아
콜레이:
설탕, 난 원래도 어린애는 아니었지만, 이 짧은 시간 동안 조금 더 성장한 것 같아. 전보다 강인해져서, 무언가를 지탱할 수 있게 됐지
콜레이:
신비로운 너는 이런 친구를 흥미롭게 느낄까? 늘 식물처럼 성장하는 그런 친구 말이야
콜레이:
난 과거의 나를 배웅하러 왔어. 이번에 그 아이가 반드시 떠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 막상 그렇게 생각하니까 조금 쓸쓸하더라. 늘 나를 따라다니던 나약함이 날 떠나는 날이 오다니
콜레이: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진심으로 벅찬 기쁨이 느껴져.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오늘의 나를 향해 나아갈 이 한 걸음을 소망해 왔던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