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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월의 노래 제9막
멸망 속에서 피어난 지혜
노드크라이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다. 이제 캐서린에게 가서 최근 별다른 일은 없는지 물어보자
캐서린과 대화하기
캐서린:
여행자, 페이몬. 오랜만이야
캐서린:
마침 너희한테 온 편지가 있어. 잠깐만… 자, 여기
페이몬:
우리한테 온 편지라고? 누가 보낸 거지?
콜레이:
(내 이름은 콜레이. 나는 스승님을 따라 숲의 순찰자 일을 하면서, 아카데미아에서 공부하고 있다)
콜레이:
(요즘 아는 글자가 많이 늘어났다. 알하이탐 씨가 문자는 세계를 탐구하고 자신을 알아가기 위한 중요 매개체라고 하셨으니, 나도 일기를 써보려 한다…)
콜레이:
(하지만 무슨 내용을 적어야 할까? 최근 수메르는 아주 평화롭다. 난 이런 일상이 참 좋다. 하루하루가 알차고 즐겁다)
콜레이:
(비늘병이 발병했을 때나, 오래전 마신의 잔재를 주입받았던 날에 비하면, 지금의 나는 정말 행복하다. 이런 나날이 계속됐으면 좋겠다)
콜레이:
(오늘 일기는 여기까지 써야겠다. 스승님이 오늘 수메르성으로 같이 장 보러 가자고 하셨다. 마침 나도 바자르의 장난감 상인한테 가보고 싶었는데…)
세토스:
콜레이, 출발하자!
콜레이:
네, 스승님… 엣?!
세토스와 현재 상황에 대해 대화하기
세토스:
왜 그래, 콜레이? 그렇게 빤히 쳐다보고.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콜레이:
아, 아니에요. 타이나리 스승님이 절 데려오라고 하셨나요?
세토스:
타이나리? 스승님? 하하, 그게 무슨 생뚱맞은 소리야
세토스:
타이나리 선배는 대풍기관이잖아. 지금 수메르성에서 범인을 잡느라 바쁘다고. 설마 너도 그쪽에 관심 있어? 원한다면 이 스승님이 추천해 줄 수도 있는데…
콜레이:
잠깐만요, 타이나리 스승님이 대풍기관이라고요? 그럼 사이노 씨는요?
세토스:
사이노?
세토스:
아, 얼마 전에 입학한 인론파 후배 말이지? 듣기로는 침묵의 신전의 수장이라던데. 꽤 대단한 인물이야
세토스:
아카데미아에 다닌 뒤로 아는 사람이 많아졌네? 잘됐어. 그래도 숲의 순찰 일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콜레이:
(뭐지? 세토스 씨는 자기가 내 스승님이라고 하고, 타이나리 스승님은 사이노 씨의 일을 하고 있다니? 이것도 무슨 하이개그인가?)
콜레이:
(하지만 장난이라기엔 너무 황당해…. 게다가 세토스 씨의 표정은 전혀 장난 같지 않아.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세토스:
멍하니 있지 말고. 난 순찰 도구를 사 올 테니까, 주변 좀 둘러보고 있어. 수메르성은 오랜만일 거 아냐?
콜레이:
잠깐…
콜레이:
(수메르성… 오랜만이긴 하지. 근데 원래도 이런 모습이었나? 모든 게 익숙하면서도, 어딘가 조금씩 다른 느낌이야…)
콜레이:
(여긴… 정말 수메르성이 맞는 걸까?)
수메르성 탐색하기
카시미:
카베·바이 어르신, 이번 달 장부는 확인하셨습니까? 따로 지시하실 사항은 없으신가요?
카베:
하암… 보내주신 장부 말이죠? 며칠 전에 확인했어요
카베:
수익률이 너무 높지 않아요? 지난달에 협력 업체 몇 군데에 들러봤는데, 다들 남는 게 너무 없던데요
카시미:
우리 쪽 이윤을 일부 양보하자는 말씀이십니까?
카베:
돈이라는 게 너무 많이 벌어도 재미없어요. 이미 결정한 일이니, 다음 달부터 바로 실행해 주세요
카베:
그리고 그쪽에서 섭외한 설계사 말이에요, 제가 시안을 세 번이나 수정해 줬어요. 실력이 영… 하아
카베:
설계비 정산해 준 다음에 보내고, 키루스 씨 제자인 레일라를 데려오세요. 카자르자레궁을 설계한 사람이니, 그쪽이 훨씬 낫겠죠…
카베:
응? 거기 숨어서 엿듣는 사람, 누구지?
콜레이:
…카베 씨?
히샴:
카베 씨가 아는 사람인가요?
카베:
아, 괜찮아요. 세토스의 제자 콜레이네요. 전에 세토스랑 술 한잔할 때 옆에 있었어서 알아요
카베:
콜레이, 수메르성엔 어쩐 일이야? 스승님이랑 같이 왔어?
콜레이:
(아니, 아니야… 뭔가 잘못됐어! 왜 카베 씨까지 저렇게 말하는 거지? 내 스승님은 타이나리라고!)
콜레이:
(이건 가짜야…. 다른 사람한테도 가봐야겠어. 그래, 분명 나처럼 「올바른」 기억을 가진 사람이 있을 거야!)
카베:
…이봐, 잠깐만, 어디 가! 이상하네, 오늘따라 왜 저러지?
수메르성 탐색하기
라흐만:
오늘 많이들 왔네. 다들 오랜만이야
데히야:
라흐만, 귀금속 거리에서 파우더를 팔던 분이 요즘 안 보이던데, 어디 갔는지 아세요?
라흐만:
아한가르 말이야? 귀금속 거리에서 셰비르메랑 쌈박질하는 바람에 잠깐 영업 정지당했어
데히야:
그런 일이 있었어요? 아쉽네, 너한테 어울리는 화장품을 골라주려고 했는데…
닐루:
난 괜찮아
라흐만:
그 유명한 「화염 갈기의 사자」와 주바이르 극장의 수석 무용수가 함께 화장품 얘기를 나누다니, 참 보기 드문 장면이군
닐루:
화염 갈기의 사자라…
닐루:
언제부터 그런 칭호가 붙었는지 모르겠네요. 아마 단원들이 제가 얕보이지 않으려면 무시무시한 칭호 하나쯤은 필요하다고 생각했나 보죠?
닐루:
분위기만 놓고 보면, 이 호칭은 사실 데히야한테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데히야:
나? 하하, 사실 나도 생각해 본 적은 있어. 언젠가 무대를 떠나게 되면, 용병이 되어 사막을 누비고 싶다고 말이야
닐루:
그래?
데히야:
이상해?
닐루:
아니. 사실 나도 비슷한 생각을 했거든. 언젠가 이 떠돌이 생활이 지겨워지면, 주바이르 극장에서 일자리나 구해볼까 하고
닐루:
너의 화신의 춤을 처음 본 순간부터 춤에 완전히 빠져버렸어. 기회가 된다면, 나도 무대에 서서 직접 춰보고 싶어
데히야:
정말? 세타르 매니저가 지금 이 얘기를 들었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널 꼬셨을 거야
데히야:
진짜 그런 날이 오면, 내가 직접 메이크업해 줄게. 어때?
닐루:
좋아. 그때는 잘 부탁할게
수메르성 탐색하기
일리야스:
타이나리 님, 용의자를 체포했습니다
타이나리:
어리석은 자는 맹신하기 쉽다더니, 현자도 예외는 아닌 모양이네
타이나리:
시라즈, 더 변명할 게 남았나?
시라즈:
타이나리 네놈…! 그때 네놈이 현자에게 조언하는 바람에 내 연구가 물거품이 됐었지!
시라즈:
이번에도 날 방해할 셈인가? 너도 알 텐데. 기계 생명체야말로 미래야! 쓸모없는 육신 따윈 버려야 한다고——
타이나리:
그만해. 네 궤변엔 관심 없으니까. 게다가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는 네 사상이 얼마나 유치한지 지적했을 거야
타이나리:
카리나, 일리야스. 이자를 데려가도록 해
카리나:
알겠습니다
타이나리:
다음은… 응?
콜레이:
…스승님?
타이나리:
나 말이야? 자하 하디 스승님이 제자를 구하라고 하시긴 했지만, 설마 그분 소개로 왔나? 스승님 성질도 참
콜레이:
아니에요, 스승님. 저 콜레이예요!
콜레이:
수메르성이 뭔가 이상해요. 다들 완전 딴사람처럼 변해버렸다고요
콜레이:
스승님은 대풍기관이 아니라 숲의 순찰관이에요! 어제 저랑 같이 수메르성으로 장 보러 오기로 하셨잖아요——
타이나리:
진정하고 천천히 말해봐
타이나리:
이름이 콜레이라고 했지? 처음 보는 사이인데 이상하게 친근감이 느껴지네.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있을까?
콜레이:
으흑…
콜레이:
스승님, 스승님…
타이나리:
——나 불렀어?
콜레이:
어?
타이나리:
왜 그래, 악몽이라도 꾼 거야?
타이나리:
졸릴 땐 엎드려서 졸지 말고 침대에 누워서 자라니까. 자세가 불편해서 숨쉬기 힘드니까 뒤숭숭한 꿈을 꾸는 거야
타이나리:
울음 그쳐. 오늘 수메르성에 물건 사러 가기로 했잖아? 호상 씨네 가게에 새 장난감이 들어왔다던데, 같이 보러 가자
타이나리:
세수하고 마음 좀 가라앉혀. 이제 출발해야지
콜레이:
네, 네! 감사합니다, 스승님
콜레이:
(후우… 꿈이었구나)
???:
꿈은 때로 위험을 알리는 징조이기도 하지
콜레이:
누, 누가 말하는 거지?!
???:
이 꿈, 정말 생생하지 않았니? 조언 하나 할게…. 수메르성으로 가는 김에, 작은 쿠사나리 화신에게 꿈 내용을 빠짐없이 들려줘 봐
???:
혹시 모르니, 예전에 수메르를 구해주고 지금은 타지를 여행 중인 두 사람에게도 편지를 보내두렴
???: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아…. 운명 밖의 폭풍이 곧 들이닥칠 거야
페이몬과 편지 내용에 대해 의논하기
페이몬:
이런 일이 있었구나. 콜레이가 급하게 편지를 보낸 이유가 있었어
페이몬:
어느 날 잠에서 깼는데 주변의 모든 게 변해있고, 너까지 날 못 알아본다면… 으아, 상상만 해도 소름 돋아
페이몬:
빨리 수메르로 돌아가서, 무슨 일이 생긴 건지 확인해 보자!
수메르성에 들어가 상황 확인하기
페이몬:
콜레이!
콜레이:
여행자, 페이몬! 와줬구나. 다행이야!
페이몬:
안심해, 우리가 있으니까 아무 문제 없을 거야. 그나저나 수메르성 사람들이 짐을 나르고 있던데, 어떻게 된 거야?
콜레이:
응, 안 그래도 그 얘길 하려던 참이었어
콜레이:
너희한테 편지를 보낸 뒤에, 스승님이랑 같이 수메르성에 가서 풀의 신님께도 이 사실을 말씀드렸어
여행자:
나히다가 뭐래?
콜레이:
처음엔 아무 말씀 없으셨어. 뭔가 중요한 걸 떠올리신 것 같았지. 그리고 다음 날, 모두에게 즉시 카라반 수도원으로 이주하라는 명령이 내려왔어
페이몬:
온 수메르성 사람들이 전부 이사 가는 거야?
타이나리:
수메르성뿐만이 아니야. 로카팔라 숲, 아비디야 숲, 아샤반의 땅, 아르드라비 골짜기…
타이나리:
즉, 우림에 사는 모든 사람이 카라반 수도원으로 잠시 이주해야 해
페이몬:
세상에… 보통 일이 아니네!
타이나리:
맞아. 필수 물자만 챙긴다고 해도 상상 이상으로 번거로운 계획이지
타이나리:
수메르의 동물 짐꾼은 거의 다 징집됐어. 도리의 「동물 짐꾼 낙원」까지 말이야
타이나리:
풀의 신님께선 그게 꿈이 아니라, 일종의 「경고」라고 하셨어
타이나리:
6대 현자를 소집해 상황을 분석하고 대책을 논의하신 결과, 꿈속의 장면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고, 미지의 위험이 곧 닥쳐올 거라는 결론을 내리셨지
타이나리:
참, 이 얘긴 비밀로 해줘. 안 그러면 심각한 혼란이 초래될 수 있으니까
타이나리:
지금 대외적으로 공표한 명분은 우림 생태계의 대규모 개조야. 다들 반신반의하는 눈치지만, 아직 큰 사고는 터지지 않았어
콜레이:
풀의 신님이 걱정이 많아 보이셨어…. 너희가 오면 정선궁으로 오라고 하시더라
콜레이:
그리고 본인은 그곳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키겠다」고 하셨어
아미르:
타이나리 님, 콜레이——시간 되면 잠깐 와서 도와주세요——
타이나리:
잠시만요, 금방 갈게요!
타이나리:
이주를 돕는 것도 숲의 순찰관의 일이야. 지금은 일손이 부족해서 할 일이 태산이지
타이나리:
이번이 수메르성에서 철수하는 마지막 인원이야. 고향을 떠나 먼 길을 가야 하는 만큼, 여러 세력의 보살핌이 필요해
타이나리:
수메르를 도우러 와줘서 고마워. 보다시피, 이건 또 다른 위기의 시작이야
아리야데바:
젊은이, 미안하지만 내 짐에서 약 좀 꺼내줄 수 있겠나?
아미드:
엄마, 엄마 어디 갔어? 으앙…
아미르:
후우. 괜찮아, 침착하자…
하팀:
내 물건이 다 얼마짜린 줄 알아? 반드시 제일 안전한 곳에 보관하라고, 알겠어?
리마:
혼란스러운 틈에 슬쩍하면 내 눈을 속일 수 있을 줄 알았어?
여행자:
(대규모 이주에는 온갖 골치 아픈 문제가 따르기 마련이야. 정말 불가피한 상황이 아닌 이상, 나히다가 이런 결정을 내릴 리 없어)
여행자:
(콜레이가 꿈에서 본 기이한 현상이 수메르성에 나타났지. 설마 「이상 현상」이 여기서부터 확산되기 시작해서, 사람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려는 건가?)
타이나리:
우린 이만 도우러 가볼게. 나중에 또 보자
콜레이:
저기… 내 편지를 믿고 이렇게 멀리까지 와줘서 정말 기뻐. 꼭 조심해야 해
페이몬:
걱정 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진 몰라도, 우리가 힘을 합치면 분명 방법이 있을 거야!
페이몬:
안녕. 너희도 조심해야 해!
콜레이:
응, 또 봐!
페이몬:
휴… 방금 콜레이를 위로해 주긴 했지만, 사실 나도 좀 긴장돼
페이몬:
정선궁으로 가서 나히다를 만나보자
정선궁으로 가기
무타심:
누구냐! 사이노 님의 명령이다. 이곳은 함부로 드나들 수——
아라브:
크흠
아라브:
못 알아보겠어? 여행자(이)랑 페이몬이잖아. 전에도 본 적 있지 않아?
무타심:
뭐야… 진짜네. 미안, 요 며칠 잠을 설쳤더니 정신이 좀 오락가락해
무타심:
풀의 신님의 상태가 안 좋아. 적이 이 틈을 노리고 쳐들어올까 봐, 사이노 님께서 경계를 대폭 강화하라고 하셨어
아라브:
그래도 두 사람을 보니 마음이 좀 놓이네. 어서 들어가 봐, 다들 기다리고 있을 거야
사람들에게 상황 알아보기
사이노:
여행자, 페이몬, 왔구나
키루스:
오! 마침 잘 왔다. 믿음직한 조력자가 절실한 참이었거든
페이몬:
다들 오랜만이야! 콜레이한테 대충 전해 듣긴 했는데,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는 잘 모르겠어
페이몬:
대체 수메르성에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왜 사람들이 이주를 가야 해?
키루스:
아직 명확한 결론은 없어. 우리도 아직 조사 중이야
사이노:
콜레이가 이상한 꿈을 꿨다는 건 알고 있지?
페이몬:
응. 꿈속에서 수메르성 사람들이 다 이상하게 변했었대. 너희까지 전부 딴사람이 된 것 같았다고 하더라
사이노:
맞아. 콜레이와 타이나리의 보고를 들은 풀의 신께선, 그게 단순한 꿈이 아니라 세계수와 관련 있는 일이라고 여기셨어
키루스:
타당한 추측이지. 세계수를 통하지 않고서는 짧은 시간 내의 사람들의 기억과 인식을 대량으로 수정할 수 없으니까
사이노:
콜레이가 왜 그런 꿈을 꿨는지, 그 꿈으로 경고를 보낸 게 누군지는 모르지만, 풀의 신님은 만일을 대비해서 세계수에 연결해 자세한 조사를 하기로 하셨지
여행자:
그래서 뭐 좀 알아냈어?
나피스:
지맥과 긴밀히 연결된 세계수는, 지맥이 모여 형성된 중추라고 볼 수 있네. 그 가장 중요한 기능은, 세상의 모든 지식과 기억을 기록하고 저장하는 거지
나피스:
하지만 지금은 세계수 내부에 심각한 혼란이 발생해서, 이 핵심 기능이 뒷전으로 밀려버린 상태야
나피스:
정보는 고도로 집중되고, 지맥의 흐름은 느려졌네. 이대로 가면 기록돼야 할 내용은 누락되고, 이미 기록된 내용에도 오류가 생기고 말 걸세
알하이탐:
쉽게 말해, 죽은 자의 영혼은 안식처를 잃고, 산 자의 인지 또한 왜곡된다는 거지
알하이탐:
이대로 가면 콜레이의 꿈이 꿈으로만 남으리란 보장이 없어. 어쩌면 현실에서 그 꿈보다 더 끔찍한 재앙이 나타날지도 몰라
여행자:
(세계수… 지맥…)
「카피타노」:
내가 여기까지 걸어온 것은, 나의 「죽음」으로 그들에게 지맥의 문을 열어주기 위해서다
여행자:
(나타에서 「카피타노」는 지맥으로 돌아가지 못한 영혼을 자기 심장에 보관했었어. 그 영혼들은 밤의 신의 나라의 규칙을 바꾼 뒤에야 해방될 수 있었지)
여행자:
(세계수에 문제가 생겨 지맥이 영향을 받으면, 훨씬 더 큰 규모의 재난이 닥쳐올 거야)
나피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풀의 신님은 자신을 세계수에 연결해, 정체된 데이터를 직접 기록하고 처리하려 하셨네
키루스:
이건 원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야. 보통은 그렇게 방대한 지식과 기억이 한 사람의 머릿속으로 쏟아지면, 의식이 한순간에 타버리고 말거든
키루스:
아무리 신이라 해도… 하아. 아무리 신이어도 엄청난 고통이 수반되는 일이지
나피스:
풀의 신님의 힘은 세계수에서 비롯되네. 세계수에 문제가 생기면 그분도 큰 영향을 받게 되지
나피스:
게다가 이번엔 데이터를 처리하고 기록하는 임시 단말기 역할까지 하셨으니, 상상을 뛰어넘는 고통을 감내하셔야 했을 게야
나피스:
그분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세계수 내부 조사를 포기하지 않고, 수집한 정보를 최대한 우리에게 전달해 주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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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데이터 분석이 끝났어. 우리의 추측과 달리, 세계수가 외부 공격을 받은 흔적은 없더군
키루스:
그럼 내부 질환인 건가? 말도 안 돼. 나는 반평생 동안 지맥만 연구했다고. 이렇게 쉽게 고장 날 물건이었으면 세상은 진작에 끝장났어
사이노:
……
페이몬:
사이노, 혹시 뭐 짚이는 거라도 있어?
사이노:
얼마 전 30인단 용병들에게 들은 정보가 있어. 최근 정체불명의 캐러밴이 베이다 항구로 대거 들어왔다고 해
사이노:
처음엔 이번 일이 그자들과 연관이 있을 거라 보고, 사람을 보내 조사했어. 하지만 세계수가 외부의 공격을 받은 게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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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가 누군지 추측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지 않나?
{REALNAME[ID(1)|HOSTONLY(true)]}:
벌써 12시간 넘게 새로운 정보가 전달되지 않고 있어. 세계수의 관리자까지 이 상태라면, 내부 상황은 안 봐도 뻔하잖아
나피스:
풀의 신님…
페이몬:
나히다!!
키루스:
상태가 어때?
나피스:
호흡이 약하네! 원소력도 극도로 위험한 수준까지 떨어졌어——
알하이탐:
긴급 대비책을 실행해야겠군
페이몬:
긴급 대비책?
사이노:
풀의 신님을 모시고 수메르성을 떠나는 거지
사이노:
세계수의 입구는 정선궁 바로 밑에 있어. 그래서 세계수에 문제가 생기면, 이곳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게 돼
키루스:
풀의 신님은 세계수와 강하게 연결된 존재지만, 이론상으론 거리가 멀어질수록 그 연결도 약해져
키루스:
세계수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라면 여기서 최대의 힘을 발휘하시겠지만, 세계수가 통제를 잃은 지금은 이분을 모시고 여길 떠나는 게 최우선이야
나피스:
사태가 급박해서 더 따질 시간이 없네. 다들 동의하겠지?
사이노:
제가 조치하겠습니다. 가는 길에 풍기관과 30인단도 순차적으로 철수하라고 전하죠
알하이탐:
가시죠. 돌이킬 수 없는 일에 미련을 가질 필요는 없어요
나피스:
그래, 우린 반드시 다시 돌아올 게야
수메르성을 떠날 준비하기
키루스:
수메르성의 마지막 백성까지 대피를 마쳤어. 풀의 신님의 마차도 행렬을 따를 거고, 사이노와 모자가 곁을 지킬 거다
여행자:
표정을 보니 한시름 놓았다는 눈치가 아닌데요
키루스:
풀의 신님이 혼수상태에 빠진 이상, 우린 세계수를 조사할 수단을 잃어버린 셈이야
키루스:
게다가 세계수의 상태가 악화돼서, 우리도 수메르성에서 철수해야 하는 상황이지. 꼭 보이지 않는 손에 떠밀리는 기분이야
나피스:
자꾸 한숨 쉬지 마, 키루스. 우리 같은 스승들이 더 든든한 모습을 보여줘야지. 안 그래?
알하이탐:
현명한 판단이에요
나피스:
가지, 카라반 수도원으로
이와 동시에…
보르트니코프:
보고드립니다. 아군 부대가 지정된 위치에 도착했습니다
???:
전부 계획대로군요. 수메르성에 대한 개입은 필수적인 조치입니다. 세계수의 영향은 여러분께 닿지 않을 테니, 주저할 것 없습니다
???:
이쪽도 서둘러 움직여야겠군요. 손님을 오래 기다리게 하는 건 예의가 아니죠
베레샤기나:
네, 반드시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
???:
……
???:
염원이 간절하면, 신의 인정을 받아 신의 눈을 얻게 된다고들 하죠
???:
하지만 우린 예외인가 보군요. 염원이 간절하지 않아서일까요, 아니면… 그 염원이 이 세계의 본질을 건드렸기 때문일까요?
상황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것 같다. 세계수에 이상이 생겼고, 나히다도 의식을 잃은 채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단 사람들을 따라 수메르성을 떠나 카라반 수도원으로 가자
카라반 수도원에서 대책 논의하기
사이노:
풀의 신님 상태는 좀 어때?
타이나리:
호흡은 안정적이야. 치유 효과가 있는 향을 피워봤지만, 효과는 크지 않아
타이나리:
생체 반응이 여전히 미약해. 네가 가져온 정보를 보면, 세계수의 영향도 있겠지만, 힘이 급격히 쇠약해지면서 몸의 균형이 무너진 것도 원인인 것 같아
타이나리:
체내의 원소력은 보통 일정한 속도로 순환하고, 신체도 그 리듬에 익숙해져 있어. 그 균형이 깨지면, 신체에도 이상이 생기게 돼
사이노:
지맥과 비슷한 거지? 과부하와 고갈은 지맥의 활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심지어 돌이킬 수 없는 손상까지 초래하잖아
타이나리:
맞아.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힘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건 생명력을 끌어다 쓰는 것과 같아. 풀의 신님은 단순히 힘만 쇠약해진 게 아니라, 생명력 또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사이노:
회복시킬 방법은 없을까?
사이노:
지맥은 자가 치유 능력이 뛰어나서, 막힘이나 오염만 제거하면 금세 활력을 되찾는다고 들었어. 인간… 아니, 신의 자가 치유 능력의 한계는 어디지?
타이나리:
한계를 논하기 전에, 모순이 하나 있어. 풀의 신님의 힘을 회복시키려면 세계수를 복구해야 하는데, 풀의 신님의 힘 없이는 그걸 해내기가 어렵다는 거지
페이몬:
…난 무슨 얘긴지 못 따라가겠어
여행자:
(타이나리와 사이노가 현 상황에 대해 쉼 없이 논의하고 있어.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대화를 못 따라가겠는걸)
콜레이:
(스승님이랑 사이노 씨의 표정이 엄청 진지해…. 스승님이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말씀하시는 건 처음 봐)
나피스:
타이나리
타이나리:
스승님… 그리고 현자님들
발라두리:
오랜만이군, 타이나리!
발라두리:
…못 본 새 키가 좀 큰 것 같은데? 아니면 귀가 길어진 건가?
타이나리:
전자였으면 좋겠네요, 발라두리 씨
알킨디:
사이노, 자네 스승은 어디 있나?
사이노:
세계수의 이상 현상이 곧 현실 세계에 영향을 미칠 거라면서, 야외 조사를 나가셨습니다
알킨디:
늙은이가 부지런하기도 하군. 어느 쪽으로 갔나? 이따가 내가 직접 찾으러 가지
페이몬:
저기… 이 사람들은…?
나피스:
마침 잘됐군. 이참에 정식으로 소개하겠네
나피스:
여행자와(과) 페이몬… 이 두 사람은 말할 것도 없겠지. 수메르를 도와 아자르의 음모를 저지하고, 이 나라를 구한 영웅이니까
나피스:
나를 포함해 여기 있는 이들은 아카데미아의 현 6대 현자라네. 나와 발라두리는 기존 멤버고, 나머지 네 사람은 아자르 일당이 물러난 뒤에 취임했지
나피스:
순서대로 스판타마드 학부의 현자 알킨디, 크샤흐레와르 학부의 현자 피르나스
나피스:
르타와히스트 학부의 현자 샤키르, 그리고 하라바타트 학부의 현자 루슈드네
페이몬:
아, 안녕!
루슈드:
오래전부터 이름은 익히 들었는데, 오늘 드디어 실물을 보는군
샤키르:
하하, 생각보다 젊지만, 운명조차 흔들 수 없는 힘을 가졌어. 수메르에 돌아와 힘을 보태줘서 고맙네
발라두리:
사태가 진정되면 사진 한 장 찍어주지 않겠나? 내 딸한테 이사크라는 친구가 있는데, 너희 얘기를 자주 하더라고
페이몬:
물론이지! 영웅은 어린아이의 소원을 거절하지 않는다구
나피스:
크흠, 본론으로 들어가지. 알다시피, 풀의 신께서 혼수상태에 빠지셨네. 백성들이 카라반 수도원에 잠시 머물고 있네만, 여기서 오래 지낼 수는 없어
나피스:
최대한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하네. 피르나스, 뭐 좋은 생각 없나?
피르나스:
저도 같은 의견입니다. 데이터를 보니 세계수는 외부 공격을 받은 게 아니라, 마치 연산 오류로 불꽃이 튀며 굉음을 내는 기계 같더군요
피르나스:
복구할 방법을 찾으려면, 우선 내부의 근본적인 원인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게다가 이번 조사엔 풀의 신님의 힘을 빌릴 수도 없죠
알킨디:
우리에게 세계수에 직접 접근할 권한은 없네만, 지맥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면 「곁가지」를 통해 「줄기」를 엿볼 수 있을지도 모르네
알킨디:
(잠깐… 키루스, 설마 그걸 눈치채고 야외 연구를 나간 건가? 젠장, 또 한발 늦었군!)
루슈드:
정선궁에서 풀의 신님이 정보 흐름의 중추 역할을 하실 수밖에 없었다고 들었습니다. 세계수 내부 상황은 생각보다 더 심각하겠군요
루슈드:
세계수는 수메르뿐만 아니라, 티바트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저희는 이 세계를 지킬 책임이 있으니… 만일을 대비해 몇 가지 예비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발라두리:
세계수가 완전히 파괴되는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건가?
루슈드: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는 거지
나피스:
그 가능성도 없진 않네만, 정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세계수 내부의 이상을 해결하고, 그걸 회복시킬 방법을 찾는 게 우선이네
샤키르:
콜레이, 이번 사태를 가장 먼저 예지했다지? 잠깐 얘기를 나눠도 괜찮겠나?
콜레이:
네! 하지만 제가 왜 그런 꿈을 꿨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피르나스:
외부에서 파괴된 흔적이 없다면, 피로가 누적되어 생긴 문제는 아닐까요? 오래된 금속이 그러하듯, 세계수도 수천 년간 존재해 왔으니…
알킨디:
일리 있는 추측이네. 하지만 자네 말대로라면 세계수는 혼란에 빠지는 게 아니라 아예 작동을 멈췄어야 해…
루크 샤:
현자님, 대풍기관님. 실례지만, 긴급 상황입니다
나피스:
무슨 일인가?
루크 샤:
이주 과정에서 수메르성에 문제가 있다는 걸 불신하는 자가 몇 명 있었는데, 수메르성으로 돌아가려고 대열에서 몰래 이탈해 버렸습니다
나피스:
인원은 대략 어떻게 되지?
루크 샤:
열 명 남짓입니다. 세큘라가 정찰 도중에 발견했는데, 정신 상태가 매우 불안정했고… 이상하게도 서로를 공격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사이노:
…!
루크 샤:
현장에 도착했을 때 생존자는 둘뿐이었습니다. 한 명은 중상을 입고 기절해 있었고, 나머지 한 명은 저희를 공격하려다 제압당했죠
알킨디:
그들을 어디서 발견했지?
루크 샤:
야스나 유경 근처였습니다
발라두리:
…카라반 수도원에서 멀지 않군
타이나리:
스승님
나피스:
그래. 세계수 혼란의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어. 벌써 야스나 유경까지 이르렀을 줄이야…. 우리를 집요하게 쫓아와서, 잠깐 숨 돌릴 틈조차 없군
루크 샤:
키루스 님도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제게 상황을 알리라 지시하신 뒤, 혼자 남아 조사를 계속하고 계십니다
사이노:
내가 가보지
여행자:
우리도 같이 갈게
알킨디:
나도 같이 가겠네. 나이를 좀 먹긴 했어도, 내 몸 하나 건사할 능력은 돼
나피스:
그래, 그럼 나눠서 행동하지. 우리는 여기서 대책 마련에 집중하겠네
루슈드:
빨리 다녀오십시오
발라두리:
지금 밖은 위험하니 각별히 조심하시고요
이상 상황 확인하기
세큘라:
여러분, 앞으로 가지 마세요. 수메르성에 이 이상 접근하면 어떤 위험을 맞닥뜨릴지 알 수 없어요
키루스:
이 녀석이 그 정신 나갔다는 놈이냐?
타우피크:
네놈들을 모조리 찢어발겨 주마! 크하하하——
알킨디:
키루스! 호위 하나 없이 여기까지 오다니, 실력에 그렇게 자신 있나?
키루스:
괜찮으니까, 일단 이쪽으로 와봐
페이몬:
이건…
여행자:
지맥의 꽃?
키루스:
그래. 지맥 분출구에서 피어난 꽃은 지맥의 이상 징후를 나타내지
알킨디:
이런 색깔은 난생처음 보네
사이노:
이 근방에서 발견한 건가?
세큘라:
여기뿐만이 아니에요. 사방에 널려 있어요! 저쪽으로 갈수록 더 많아지고요!
키루스:
흐음…
사이노:
방금 앞으로 가면 안 된다고 하지 않았나? 저쪽 상황은 어떻게 확인한 거지?
세큘라:
이 부근은 그나마 안전한 구역이지만, 계속 앞으로 가면 의식이 점차 혼란해져요
세큘라:
신의 눈을 가진 용병은 어느 정도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어서, 그들을 통해 정보를 전달받았죠
키루스:
사이노, 예전에 내가 해준 지맥의 꽃 해부 수업, 기억하고 있지?
사이노:
네, 스승님. 그 수업은 만점을 받았었죠
키루스:
오랜만에 실습이다. 이상 현상을 보이는 지맥의 꽃에는 분명 심상치 않은 정보가 숨겨져 있을 테지. 알킨디, 너도 와서 도와
키루스:
같이 과제하는 것도 참 오랜만이로군. 그렇지 않나?
알킨디:
좋아. 그럼 지체하지 말고 바로 시작하지!
페이몬:
우리가 도와줄 거 있을까?
여행자:
(나히다가 그랬지, 세계수에 내 정보는 없다고…. 그럼 이론상 난 세계수의 혼란으로 인한 영향을 받지 않을 거야)
사이노:
도와줄까?
여행자:
괜찮아, 별일 없을 거야
키루스:
너무 멀리 가지는 마라. 지금은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장담 못 해
사이노:
나중에 카라반 수도원에서 만나자. 너희가 안 오면 직접 찾으러 갈 테니까, 안심해
더 먼 곳 조사하기
여행자:
(하늘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어. 곧 닥칠 거센 광풍과 폭우를 예고하는 것만 같아)
여행자:
(이상 기후는 점점 확산되고, 우림의 생물들도 불길한 기운을 감지했는지 서둘러 도망치고 있네…)
여행자:
(시간이 별로 없어. 타이나리가 그랬지. 풀의 신의 힘을 회복시키려면 세계수를 복구해야 하지만, 정작 세계수를 복구하려면 풀의 신의 힘이 필요하다고…)
여행자:
(이 모순을 깨뜨릴 방법이 없을까?)
나히다:
「오아시스의 심장」인 거 같아. 「불씨」로 밝히면 아펩의 원소의 힘을 채워줄 수 있을 거야
나히다:
몸속에 훼손된 부분이 조금씩 복구되면 건강을 회복할 수 있겠지
여행자:
(맞다…!)
여행자:
(아펩의 「오아시스의 심장」을 이용하면, 세계수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나히다의 풀 원소 힘을 채워줄 수 있을지도 몰라!)
페이몬:
왜 그래? 뭐 생각났어?
여행자:
나히다를 구할 방법이 떠올랐어
페이몬:
정말? 그럼 빨리 돌아가서 모두에게 알려주자!
후속 계획 논의하기
카베:
무사히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야
데히야:
조금만 더 늦었으면 직접 찾으러 나갈 뻔했어
페이몬:
헤헤,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네. 든든하다
여행자:
다들 오랜만이에요
타이나리:
일에 진전이 있었어. 마침 단서를 정리하려던 참이었는데, 너희도 같이 들어
사이노:
지맥의 꽃을 해부해서 얻은 단서에 따르면, 세계수 내부에 이변이 발생한 건 맞지만, 외부의 접근이 완전히 차단되진 않았어
사이노:
사실 풀의 신님의 힘 외에도, 세계수와 연결할 방법은 존재해. 너희가 수메르에 처음 왔을 때, 사람들이 착용하고 있던 거 기억나지?
페이몬:
처음 왔을 때…? 아! 설마——
여행자:
「허공」?
사이노:
맞아
페이몬:
맞다, 허공이 있었지. 근데 지금은 작동을 멈추지 않았나?
카베:
허공의 메인 시스템은 작동이 중단됐지만, 허공 관련 기술은 사라지지 않았어
카베:
특히 누구누구는 근무 시간에 심심하다고 허공 관련 설명서를 전부 정독하기도 했거든
페이몬:
누구 얘긴지 바로 알겠네
알하이탐:
남을 칭찬하는 게 정 부끄러우면 안 해도 돼
카베:
흥, 좋은 말 해주긴 싫지만, 이 녀석 머리가 좋은 건 사실이야. 한 번 본 건 거의 잊지 않지
카베:
지금 수메르엔 허공이 필요해. 현재의 지식과 기계를 잘 아는 학자들이 있다면, 예전 상태로 복구하는 것도 가능할 거야
여행자:
허공은 신의 심장으로 작동해야 하는 걸로 아는데, 맞지?
타이나리:
맞아. 신의 심장이 허공에 공급하던 에너지를 다른 수단으로 메꿔야 하지. 이 난제를 해결하려면, 우리의 다음 목적지부터 이야기해야겠네
세토스:
침묵의 신전, 다들 기억하지?
세토스:
거긴 현재 적왕 문명과 관련된 지식이 가장 많이 보존된 기관이야. 너희가 찾는 답이 그 안에 숨겨져 있을지도 몰라
사이노:
응. 그럴 가능성이 높아
타이나리:
스승님이 현자분들과 논의해 봤는데, 세계수의 혼란으로 인한 여파가 계속 커지고 있어서, 카라반 수도원도 곧 위험해질 것 같아
타이나리:
우린 계속 사막 쪽으로 이동할 거야. 학자들은 침묵의 신전으로 가고, 주민들은 아루 마을에서 잠깐 휴식을 취할 예정이지
데히야:
도금 여단이 안전하게 데려다 줄 거야. 아루 마을에서는 캔디스가 도와줄 거고
알하이탐:
이제 고민할 문제는 하나뿐이군
사이노:
풀의 신님…
카베:
풀의 신님의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뭔가 방법을 찾아야 해…
페이몬:
있잖아, 사실 아까 조사하다가 여행자이(가) 좋은 방법을 떠올린 것 같았어
사이노:
정말?
데히야:
오? 역시 너희야!
일행에게 나히다와 함께 아펩을 구했던 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이노:
아무르타의 학자로서 어떻게 생각해?
타이나리:
이론상으론 가능해. 너희 설명을 들으면 원소 생명체와 원소력은 다르지만, 예전에 풀의 신님은 그 힘을 「모방」할 수 있다고 하셨어
타이나리:
그럼 반대로… 아펩이 원한다면, 자신의 힘을 전환해서 풀의 신님께 주는 것도 가능하겠지
알하이탐:
아펩이 도와준다면 어려운 일은 아니지. 다만 중요한 건 그녀의 의향이야
여행자:
제가 어떻게든 설득해 볼게요
페이몬:
응. 저번에 만났을 때도 친절한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대화를 거부하진 않았어
페이몬:
나히다가 위험에 처했는데, 가만히 지켜보지만은 않을 거야. 음… 아마도…
세토스:
지금으로선 몇 안 되는 방법이긴 해
데히야:
어쨌든 아무 방도가 없는 것보단 낫잖아!
타이나리:
나도 찬성이야. 수메르에서 세계수의 힘을 빌리지 않고 풀의 신님의 힘을 회복시킬 수 있는 존재는, 전설 속 풀의 용왕 아펩밖에 없을 테니까
타이나리:
시간이 없으니, 난 바로 스승님한테 상황을 설명하러 갈게. 스승님이랑 다른 현자분들이 동의하시면, 세 팀으로 나눠서 움직이자
타이나리:
학자들은 침묵의 신전으로 가서 허공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고, 도금 여단은 백성들을 아루 마을로 호송하고. 여행자와(과) 페이몬은 풀의 신님을 모시고 아펩을 찾아가 줘
카베:
잘 풀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방향은 잡혔네. 갈피도 못 잡던 처음 상태보단 훨씬 나아
사이노:
다들 이견 없으면 바로 움직이자. 하지만 출발하기 전에, 한 마디만 할게
사이노: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보이지 않는 실이 우리를 단단히 이어줄 거야. 지난날의 인연은 반짝이는 샛별이 되어, 우리가 나아갈 새로운 길을 열어 주겠지」
타이나리:
…이것도 《소환왕》에 나오는 대사야?
사이노:
아니, 《소환왕》 속편 대사
카베:
그게 아까 거랑 무슨 차이인데?
사이노:
더 멋지지
세토스:
그렇긴 하네
타이나리:
적절한 인용이었어. 감사의 의미로, 이번 일이 해결되면 모두에게 《소환왕》과 속편 세트를 하나씩 선물할게
타이나리:
자, 그럼 이제 움직이자
대현자에게 계획 알리기
나피스:
타이나리에게 설명은 들었네. 자네들이 말한 작전에는 찬성이야
나피스:
다만 이걸 전부 동시에 진행하기엔 무리가 있네. 백성들은 휴식이 필요하고, 사막이 처음인 이들도 많으니 수행 인원이 더 필요하거든
나피스:
그러니 두 사람이 풀의 신님을 모시고 먼저 출발해 주게. 나중에 침묵의 신전에서 합류하도록 하지
페이몬:
알겠어, 우리한테 맡겨
나피스:
고맙다는 말을 반복하진 않겠네. 무운을 빌지. 또 보세나
페이몬:
그럼 우리도 출발하자. 저번에 아펩을 어디서 만났더라…
콜레이:
여행자, 페이몬, 잠깐 시간 좀 내줄 수 있을까? 아주 잠깐이면 돼!
페이몬:
콜레이! 무슨 일이야?
콜레이:
사실… 그게…
콜레이:
스승님이 예전에 그러셨어. 「문제를 제시한 후에는 해결 방법도 고민하라」고. 하지만 그 꿈을 꾼 뒤로, 난 아무 도움도 못 되고 있는 것 같아
콜레이:
모두의 대화를 따라가려고 노력해 봤지만, 처음 듣는 이야기가 너무 많더라. 혹시 뭐라도 조언해 줄 게 있을까…?
페이몬:
헤헤, 그 기분이라면 나도 잘 알아
페이몬:
「페이몬의 노트·수메르 편」이 등장할 차례인 것 같네, 짜잔!
페이몬:
여기에 우리가 모험하면서 보고 들은 것들이 적혀있어. 음… 좀 대충 쓴 부분도 있긴 하지만, 알아보는 데 문제는 없을 거야
여행자:
언제 이런 좋은 물건을 만들었어?
페이몬:
흥, 티바트 최고의 가이드가 되기 위해서 나도 엄청 노력했다구
페이몬:
가끔 네가 다른 사람이랑 무슨 얘길 하는지 못 알아들을 때가 있거든. 그럴 때마다 내용을 적어놨다가, 나중에 천천히 연구해 봤어
콜레이:
정말 잘됐다! 나 좀 빌려줄 수 있어?
페이몬:
필요하면 이건 선물로 줄게. 난 하나 더 있어
페이몬:
원래는 여행자한테 주려고 만든 거야. 그때는 혹시라도 여행자한테 가이드가 필요 없어지면, 헤어질 때 선물로 주려고 했어…
페이몬:
하지만 이젠 필요 없을 것 같아. 앞으로도 함께 갈 곳이 잔뜩 남았으니까, 하나로 같이 나눠보면 돼
콜레이:
정말 고마워! 그래도 이건 너한테 소중한 거니까, 다 베끼고 나서 원본은 꼭 돌려줄게
콜레이:
그럼 더 시간 안 뺏을게. 무사히 잘 다녀와. 또 봐!
페이몬:
잘 가!
페이몬:
자, 이제 나히다를 데리고 아펩한테 가자…. 그 녀석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할 텐데
아펩과 협상 시도하기
아펩:
하, 누가 찾아올 줄 알았다
아펩:
지맥 상태가 엉망인 걸 보니, 세계수에 문제가 생겼나 보지?
아펩:
이 먼 곳에서도, 수메르가 파멸로 치닫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군
아펩:
우리의 터전을 빼앗아 간 자들이, 이제는 자기 세계가 위기에 처한 모습을 지켜보게 생겼어. 하하… 역사란 참으로 흥미로운 순환이야
페이몬:
아펩, 지금 웃을 때가 아니야. 나히다가 위험해! 좀 도와줄 수 있어?
아펩:
오? 그럼 어디 들어나 볼까. 내가 부에르를 도와야 할 이유가 뭐지?
아펩:
착각하지 마라. 수메르의 안위는 나와 상관없다. 난 이 땅의 신도, 이곳을 구원할 수호자도 아니야
아펩:
너희가 이 땅에 터전을 잡고 대대손손 번성하는 걸 묵인했다 하여, 내가 수메르를 책임져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아펩:
작은 부에르도, 너희도… 내 눈엔 그저 「천리」와 함께 찾아온 침략자일 뿐. 내게 너희를 구해줄 의무는 없어
아펩과 대화하기
페이몬:
……
여행자:
……
여행자:
(어색한 침묵… 용왕을 만날 때마다 거쳐야 하는 필수 코스 같은 건가?)
아펩:
되었다. 오아시스의 심장이 그녀에게 끊임없이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으니, 곧 정상으로 돌아올 거다
아펩:
하지만 미리 말해두지. 그녀의 존재는 세계수와 깊이 얽혀 있으니, 세계수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그녀의 힘도 완전히 회복될 수 없어
페이몬:
고, 고마워
아펩:
쓸데없는 감사 인사는 필요 없다
여행자:
나히다에게 힘을 주는 게 당신한테 영향이 있나요?
아펩:
가식적인 걱정도 집어치워라
여행자:
(안 돼…! 지난번과 똑같아. 제대로 된 대화가 불가능해!)
아펩:
용왕의 힘을 과소평가하지 마라. 오아시스의 심장이 메말랐을 때는 잠시 약해졌었다만, 작은 부에르에게 생명력을 공급하는 것쯤은 지금의 나에게 별일도 아니야
페이몬:
그럼 다행이야…
둥실 물 버섯몬·원소 생명체:
~♪
둥실 바람 버섯몬·원소 생명체:
…?
여행자:
(아펩이 예전에 말했던 것처럼, 한때 아펩과 한 몸이었던 원소 생명체들이 다시 태어났어)
여행자:
(과거의 지식, 기억, 감정은 모두 사라지고… 완전히 새로운 개체가 된 거야. 그런데, 왠지 모르게 나와 페이몬을 잘 따르는 것 같아)
아펩:
인기가 많군
페이몬:
하, 하하, 그게…
아펩:
이건 진심으로 칭찬하는 거니 받아두도록
여행자:
(그나저나… 아펩은 이렇게 먼 곳에서도 지맥의 이상을 감지하고, 세계수에 문제가 생겼다는 걸 알아차렸어)
여행자:
(어쩌면 우리가 모르는 정보를 알고 있는 건 아닐까?)
아펩:
…한때는 그랬지
아펩:
그 나무는 천리가 심은 게 아니다. 천리가 티바트에 오기 전부터 이미 존재했지
페이몬:
뭐?
아펩:
그때는 티바트의 것이자, 우리 용족의 것이었다
아펩:
모습도, 역할도 지금과는 크게 달랐지. 그때의 지맥은 친근한 원시 원소력… 너희가 말한 광계의 힘으로 가득 차 있었어
아펩:
천리는 세계수를 빼앗아 개조해서 인간이 사용하게 만들었고, 그걸로 세계의 운명을 고정했다. 하하… 결국 인간은 그걸 지켜내지 못하는군
아펩:
천리, 천리. 신 중의 신이라… 역겹군. 너희에겐 뼈에 사무치는 원한이 있다
아펩:
지금 와서 너희를 원망해 봤자 소용이 없으니까
아펩:
하지만 언젠가 때가 되면, 우린 다시금 이 세계를 손에 넣을 것이다
아펩:
느껴지더군——머나먼 곳의 물의 용왕이, 주제넘은 신에게서 권능을 되찾았다는 게
아펩:
아직 만난 적은 없으나, 밤낮으로 복수를 준비하고 있는 건 우리 모두 마찬가지일 거다
페이몬:
그건…
여행자:
(우리가 그 물의 용왕과 친한 사이라는 건 일단 비밀로 하는 게 좋겠네)
아펩:
…아까부터 바깥이 소란스럽군
페이몬:
어?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아펩:
모래 폭풍… 지니… 그런가
여행자:
무슨 일이죠?
아펩:
또 다른 재앙이 몰려오고 있다. 안절부절못하는 너희 꼴을 보니, 여기서 헤어지는 게 좋겠군
아펩:
부에르는 내 곁에 있으면 안전하다. 회복되면 너희 곁으로 보내주마
페이몬:
고마워, 그럼 부탁할게
아펩:
말했을 텐데. 가식적인 인사는 필요 없다고
여행자:
(또 시작이네…)
여행자:
(계속 여기 있어 봤자 도움도 안 될 테니, 일단 밖으로 나가 보자…)
여행자:
(…!)
페이몬:
이건… 나히다? 정신이 든 거야? 너 괜찮아?
아펩:
소리 지르지 마라. 방금 잠깐 정신이 돌아온 건 맞지만, 지금은 다시 의식을 잃었다
아펩:
물건이나 잘 챙기고, 할 얘기가 있다면 나중에 하거라
「수많은 신상이 하늘 장막 아래 거꾸로 매달려 있지만, 오직 하나만이 남달라」
「그것이 자리한 곳은——□□□□□□□. 절대, 그 누구에게도 말해서는 안 돼」
여행자:
(나히다가 건넨 열쇠를 쥐는 순간, 신비한 정보가 머릿속으로 흘러 들어왔어)
여행자:
(무슨 뜻인지, 어떻게 해독해야 할진 아직 모르겠지만, 머릿속에 또렷하게 새겨졌어)
여행자:
(엄청 중요한 정보인 것 같아…. 나히다가 왜 모두에게 비밀로 하는지는 몰라도, 일단은 말하지 않는 게 좋겠어)
침묵의 신전으로 돌아가기
사이노:
여기는 이렇게 많은 인원이 필요 없다. 현자님은 내가 호위할 테니, 나머지는 아루 마을로 복귀하도록!
아라브:
네, 사이노 님!
페이몬:
사이노, 무슨 일이야?
사이노:
왔구나. 풀의 신님은 좀 괜찮으셔?
나피스:
정말 다행이야…
여행자:
이 모래폭풍은 어떻게 된 거야?
사이노:
지니야. 수없이 많은 지니들이 사막 곳곳에서 모래폭풍을 일으키는 바람에, 침묵의 신전으로 가는 길까지 막혀버렸어
사이노:
타이나리랑 콜레이 쪽은 아루 마을을 도우러 돌아갔어. 난폭해진 지니로부터 아루 마을과 캐러밴을 보호해야 하거든
카베:
재수 없는 일이 줄줄이 터지네. 이 지니들은 대체 어디서 쏟아진 거야? 사막에서 이런 광경은 한 번도 본 적 없다고!
알하이탐:
구라바드 외에 다른 곳에서 나왔을 가능성은 없어
페이몬:
구라바드?
알하이탐:
발라두리라면 더 자세히 설명해 줬겠지만, 난 그저 사막을 조사할 때 소문을 들었을 뿐이야. 구라바드 지하에 지성 없는 지니가 대량 봉인돼 있다고
여행자:
(구라바드… 지니…)
여행자:
(머릿속에 익숙한 모습이 떠올라)
릴루페르:
구라바드는 내 운명의 땅이야. 난 그 도시로 다시 돌아갈 거야. 그곳에 내 사명이 있으니까
릴루페르:
주인님, 죄송해요. 곁에 있으면서 좀 더 친해지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게 됐네요
페이몬:
릴루페르…
여행자:
저희 구라바드에 좀 다녀올게요
페이몬:
응. 우린 거기서… 음… 친구라고 해야 하나? 최소한 여행 동료라고 할 수 있는 신비한 요술병 친구랑 헤어졌었어
페이몬:
그 녀석을 깨운다면, 구라바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몰라
알하이탐:
지니 말고 다른 것도 대비해 둬
사이노:
거기에 지니만 있는 게 아니라는 소리야?
알하이탐:
간단한 이야기야. 우리가 카라반 수도원에 도착하자마자 세계수 혼란의 영향이 근처까지 퍼졌고, 사막에 오자마자 지니와 모래폭풍이 나타났어
알하이탐:
우연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공교롭지
페이몬:
걱정 마, 우리도 엄청 강해졌으니까!
마물의 포효:
크앙——
페이몬:
히익! 이 녀석들, 언제 우릴 에워싼 거지?
나피스:
지니의 영향으로 사막에 살던 마물도 활발해진 모양이군 그래
사이노:
어서 가, 여긴 우리가 맡을게
여행자:
조심해
사이노:
너희도
카베:
절대 무리하지 마—— 알겠지——
우인단의 행동 조사하기
???:
…제 부하들은 당신들을 붙잡기엔 역부족이군요
발라쇼프:
죄송합니다, 대장님
???:
사과하실 필요 없습니다, 충분히 잘해 주셨어요. 저렇게 막강한 상대를 지금까지 막아낸 용기와 끈기는 칭찬받아 마땅하죠
페이몬:
네가 대장이구나? 구라바드의 혼란도, 세계수 문제도… 전부 너희가 뒤에서 꾸민 짓이지?
???:
그 질문엔 답해드릴 수가 없군요
???:
설마 적이 순순히 답을 내놓을 거라고 믿을 만큼 순진하진 않으시겠죠?
페이몬:
으… 얘 말투 완전 열받아!
페이몬:
아무리 봐도 이번 일은 너희랑 관련이 있는 게 분명해. 순순히 털어놓지 않으면 혼쭐을 내주겠어!
페이몬:
어서 혼내주자… 여행자? 왜 그래?
여행자:
(저자에게서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져… 방금 우릴 도발한 건가? 근처에 함정이라도 있는 건 아니겠지?)
여행자:
(막사와 물자 규모로 봐선, 여기에 주둔하는 우인단이 더 있을 거야. 다른 녀석들은 어디로 간 거지?)
???:
침착하시군요. 홀로 나타난 「원흉」을 눈앞에 두고도 평정심을 유지하다니, 적이지만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여행자:
고작 그 말을 하려고 모습을 드러낸 건가요?
???:
오, 대화의 주도권을 가져가시겠다? 아쉽지만 당신에게 할 말은 없습니다
???:
제가 여기에 온 건 단순한 호기심 때문입니다. 두 분의 이름은 우인단에서 아주 유명하거든요. 이 기회에 가까이서 관찰해 보고 싶었죠
페이몬:
그게 무슨… 우리를 신기한 구경거리 취급하지 마
???:
그럴 리가요? 그건 선입견에서 비롯된 오해입니다
???:
전 두 분이 명성이 자자한 영웅이라는 걸 잘 압니다. 여러 나라의 위기를 해결하고, 많은 동료를 사귀셨다죠…
???:
전 두 분의 모험을 높게 평가합니다. 유일한 아쉬움은, 그 여정이 저희의 목표와 상반된다는 거죠
페이몬:
우릴 높게 평가한다고? 왠지 이상하게 들리는데…
???:
이상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비록 대립하는 사이지만, 뿌리 깊은 원한이 있는 건 아니니까요. 적을 존중하는 건, 자신을 존중하는 것과 같죠
여행자:
우릴 관찰하고 싶었다고 했죠. 그래서 뭐라도 알아냈나요?
???:
최선을 다해 관찰하고 이해해 보려 했지만, 두 분의 실력은 꿰뚫어 볼 수 없더군요
???:
원래 무력은 제 전문 분야가 아니라서요… 전 굳이 검으로 승부를 보기보단, 이렇게 대화하는 걸 더 선호합니다
???:
세 달의 하늘조차 당신의 빛을 가릴 수 없다던데, 제가 굳이 사서 고생할 필요는 없죠
페이몬:
세 달?!
여행자:
당신, 집행관 「도토레」와 관련이 있나요?
???:
예리하시군요. 우리의 총대장, 집행관 도토레는 노드크라이에서 사망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떠났다고 해서 모든 일이 멈추는 건 아니죠. 저희는…
???:
이런, 말실수를 할 뻔했군요
페이몬:
너희 대체 뭐야? 도토레의 복수를 하려는 거야? 아니면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건가?
???:
대화는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네요. 계속 떠들어봤자 의미도 없을 테고… 두 분은 이곳을 꽤 잘 아시는 듯한데, 예전에 와 보셨나 보죠?
페이몬:
……
???:
제 짐작이 맞나 보군요. 그렇다면 구라바드에 전해지는 「지니의 어머니」 릴루페르와 3대에 걸친 복수극 이야기도 들어보셨겠네요
???:
바로 이곳에서 릴루페르는 현명한 자를 보좌해 왕위에 오르게 했습니다. 하지만 왕위에 오른 자들은 모두 권력에 취해 타락했죠
???:
타락한 왕은 나라의 통제권을 잃었고, 그 왕좌에 계속 앉을 자격 역시 잃었습니다
여행자: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죠?
???:
두 분의 모험을 칭찬한 건 빈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두 분의 여정은 이 세상의 규칙을 지킬뿐이었어요
???:
그 규칙이 정말 옳은 걸까요? 하늘 높은 곳에 있는 천리는 과연 현명할까요, 아둔할까요? 세계의 권력을 쥔 일곱 신이 타락하지 않을 거라고 누가 장담하죠?
페이몬:
너, 지금 우리를 설득하려는 건 아니지?
???:
설득? 하하, 제 상관이 이미 시도해 봤을 텐데, 제가 뭐하러요?
???:
남의 말 몇 마디에 쉽게 입장이 바뀐다면, 애초에 의지가 강하지 않았다는 뜻이겠죠
???:
저는 그저 제 입장을 밝히고, 서로를 더 이해하길 바랐을 뿐입니다. 오늘의 적이 영원한 적이란 법은 없으니까요
???:
아, 물론 아주 약간의 「꿍꿍이」도 있긴 했습니다. 시간을 조금 더 벌고 싶었거든요… 이제 헤어질 시간이네요
???:
바로 공격하지 않은 건 현명한 판단이셨습니다. 그랬다면 어쩔 수 없이 매복 병력을 내보내야 했을 테니까요
세도바:
이곳은 저희한테 맡겨주십시오
???:
좋습니다, 믿어보죠. 저는 다음 계획을 실행하러 갈 테니, 저들의 발을 묶으십시오
???:
수메르성과 세계수라… 후후
페이몬:
거기 서! 말은 똑바로 하고 가야지!
콜로미예츠:
전원 전투 준비! 놈들을 막아라! 대장님을 지켜야 한다!
배후의 용의자 추적하기
페이몬:
찾았다, 여기야!
???:
정말 끈질기군요
페이몬:
어딜 도망가! 똑바로 말해. 너희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여행자:
가지 마, 페이몬!
페이몬:
이, 이건…
???:
안심하세요. 이깟 함정으로는 두 분을 가둘 수 없을 테니까요
???:
구라바드의 모래바람은 금방 잠잠해질 겁니다. 하지만 그 정도면 저희가 다음 계획을 실행하기엔 충분하죠
여행자:
(매복이 한 군데가 아니었구나… 방심했어!)
???:
두 분의 탓이 아닙니다. 전 처음부터 누가 이곳에 올 걸 대비해서 계획을 세워뒀거든요
???:
두 분과 어디서 대화를 나눌지, 어느 문으로 나갈지, 어떤 장치에서 기다릴지까지… 전부 생각해 뒀죠
???:
반면 두 분은 저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들은 건 제 목소리뿐이고, 심지어 그 목소리조차 진짜라고 장담할 수는 없죠
???:
하지만 괜찮습니다. 이건 우리의 첫 만남일 뿐, 마지막은 아닐 테니까
여행자:
한 가지 질문이 있어요. 왜 아직도 도토레를 추종하는 거죠? 그는 잔인한 실험을 수없이 저질렀어요… 자기 부하조차 예외가 아니었죠
???:
추종이라는 단어는 적절하지 않군요. 당신 눈에 악당으로 비치는 자도 나름의 친구는 있을 수 있습니다. 그 관계에 진심이 거의 없다 해도요
???:
규칙이 세워지면 필연적으로 이득을 보는 자와 손해를 보는 자가 생깁니다. 사람들은 얻어낸 이익을 포장하거나, 겪은 고통을 표출하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죠
???:
저와 도토레는 세상의 규칙에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새로운 질서를 찾고 있습니다… 각자 그리는 청사진이 똑같진 않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길을 걷는 동행자인 셈이에요
???:
그럼 두 분, 안녕히. 곤경에서 빨리 벗어나시길 빌죠… 아, 너무 빨리는 말고요. 저한테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해서요
페이몬:
야, 이리 안 와——
페이몬:
잠깐만, 이 검은 벽은 설마… 전에 모험할 때 봤어. 사람을 집어삼키는 거잖아!
페이몬:
미안해, 섣불리 쫓아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페이몬:
알겠어! 흥, 이번엔 당했지만, 다음엔 꼭 갚아줄 거야!
아루 마을 수비 준비하기
타이나리:
사이노는 북쪽을 지키고 있으니까, 여긴 우리가 맡자
콜레이:
지니가 이렇게 많다니… 절대 아루 마을에 들여선 안 돼요
도리:
걱정 마, 이것도 내 예상 범위 안에 있으니까
타이나리:
오? 좋은 방법이라도 있어?
도리:
몰랐구나? 내 동료 보라 통통도 지니라구. 얘를 보내서 교섭하면 이 위기를 가뿐히 해결할 수 있어
도리:
가라, 보라 통통!
보라 통통:
우웅
도리:
가라니까?
도리:
…5천 모라
보라 통통:
우웅
도리:
2만 모라
보라 통통:
우우웅
도리:
10만 모라! 더는 안 돼!
보라 통통:
웅웅!
타이나리:
…알고 보니 고용된 동료였구나
도리:
고용된 동료여도 믿을 만해. 보라 통통은 말솜씨가 좋으니까, 교섭만 시작하면…
보라 통통:
우웅——
도리:
보라 통통——!!
도리:
이 경우도 없는 지니 자식들! 평화 교섭을 위해 찾아간 사절을 이렇게 험하게 다루다니!
도리:
가, 가만두지 않겠어!
도리:
으악——
타이나리:
……
콜레이:
……
타이나리:
우리가 나설 수밖에 없겠네. 조심해, 콜레이
콜레이:
네, 스승님!
수수께끼의 목소리의 인도를 따르기
콜레이:
점점 더 몰려들고 있어요!
도리:
방금 전투에서만 희귀 도구를 열두 종류나 써 버렸어. 으아… 이번 달 장부는 볼 엄두도 안 나! 적자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쓰라려——
발라두리:
타이나리, 이쪽 상황은 어떻지?
타이나리:
겨우 막긴 했는데, 곧 다시 공격해 올 것 같아요… 왜요? 무슨 일 생겼어요?
피르나스:
남쪽 한 곳이 뚫려서 지니들이 밀고 들어왔어! 지금 주민들을 북쪽으로 대피시키려는 중이야
타이나리:
압박이 심하네요. 돌발 상황이라도 생기면 대처하기 더 어려워지겠어요
발라두리:
맞아. 그래서 너희 상황을 확인하고, 다음 계획을 세우러 온 거야…
피르나스:
큰일이군! 방어선이 또 뚫렸어!
타이나리:
콜레이, 사람들이랑 상황을 확인하러 가. 여긴 나랑 도리가 지킬게
콜레이:
너무 무모해요, 스승님! 셋이서도 쉽지 않았는데…
타이나리:
내 말 들어. 안심해, 괜찮아. 도리한테 아직 숨겨둔 수가 많을 거야
도리:
뭐, 나한테 희망을 걸겠다고?!
도리:
(젠장… 도구는 거의 다 캐러밴 쪽에 있는데. 지금 가진 건 거의 바닥났다고. 조금 더 버틸 순 있겠지만…)
콜레이:
스승님…
???:
도움이 필요하니?
콜레이:
앗?!
타이나리:
왜 그래, 콜레이?
???:
이대로 가면 지니가 아루 마을로 들이닥칠 거고, 모래폭풍도 언제 여길 덮칠지 몰라. 방법이 하나 있긴 한데, 나도 성공은 장담 못 해
콜레이:
괜찮아요. 당신이 누구든… 제발 저희를 도와주세요!
???:
너만이 모두를 도울 수 있어. 난 그저 널 올바른 길로 인도할 뿐이란다
???:
「나는 원초로부터 만들어진 정령이고, 반짝이는 허상이며, 창조자의 눈에서 새어 나온 한 줄기 빛이로다」
콜레이:
그게 무슨 뜻이죠?
???:
못 알아들어도 괜찮아. 내가 선창하면, 그대로 따라 읊으렴
피르나스:
조심해, 지니가 온다!
???:
「나는 원초로부터 만들어진 정령이고」
콜레이:
후… 제발 통해라…! 「나는 원초로부터 만들어진 정령이고」…
보라 통통:
우웅…?
???:
「반짝이는 허상이며」
콜레이:
「반짝이는 허상이며」…
보라 통통:
우르릉!!!
도리:
뭐야? 보라 통통, 네가 이렇게 흥분한 건 처음 보는데?
발라두리:
이건… 네가 이걸 어떻게…
타이나리:
콜레이가 읊고 있는 게 뭔지 아시나요?
???:
「창조자의 눈에서 새어 나온 한 줄기 빛이로다」
콜레이:
「창조자의 눈에서 새어 나온 한 줄기 빛이로다」…
지니들:
크앙…
발라두리:
이건 꽃의 신께서 지은 시야. 남아 있는 기록이 적어서, 몇몇 잔본에서만 가끔 언급되는 건데…
발라두리:
콜레이가 역사를 이렇게 잘 알았나?
타이나리:
제가 알기론 아니요
피르나스:
지니가 얌전해졌어. 아니, 얌전해졌다기보다… 이건 「복종」에 가까워 보이는군
발라두리:
꽃의 신의 시에 녀석들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듯해. 적어도 흥분은 가라앉았어
피르나스:
그래? 그럼 나도 한번 해보지
피르나스:
「나는 원초로부터 만들어진 정령이고」
지니들:
크앙!!
피르나스:
으악! 오지 마, 다시는 안 읽을게!
발라두리:
이 기도문은 콜레이가 읊어야만 효과가 있나 보군. 하지만 왜지?
타이나리:
콜레이…
함정 돌파 시도하기
여행자:
하압!
페이몬:
좀 어때?
여행자:
(나갈 방법은 여길 강제로 부수는 것뿐이야. 하지만 힘을 너무 쓰면 유적이 무너질지도 몰라)
여행자:
(장치가 바로 밖에 있는데, 다른 방법은 없을까…)
???:
멀리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리길래 모래가 보물 창고 문이라도 부순 줄 알았는데, 너희였구나
페이몬:
어? 이 목소리는——
제트:
오랜만이야. 나 안 보고 싶었어?
붐붐:
삐삐, 삐——
페이몬:
제트, 붐붐!
제트:
얘기는 나중에 하자! 일단 너희부터 꺼내줄게…
제트:
이 장치인가. 붐붐, 할 수 있겠지?
붐붐:
삐!
제트:
이제 됐어
제트:
자, 일단 여기서 나가자
제트와 함께 구라바드 탈출하기
페이몬:
흥, 우인단 녀석들, 도망 하나는 재빠르다니까. 그림자도 안 보이네
제트:
우인단? 그 자식들이 또 사막에 온 거야?
페이몬:
응. 엄청 수상쩍게 구는 게, 또 무슨 나쁜 짓을 꾸미는 것 같아
여행자:
제트, 잘 지냈어?
제트:
나? 나는 너희랑 헤어진 뒤에 용병단을 하나 세웠어. 이젠 제법 유명해졌지
제트:
참, 기분 전환도 할 겸 좋은 소식을 하나 알려줄게
제트:
마세리아를 처리했어. 특별한 과정은 아니었지. 아주 평범한 어느 날, 숨어 있던 녀석을 찾아내 카펫에서 끌어내렸을 뿐이야
제트:
녀석은 또 그럴듯한 궤변을 늘어놓았지만, 이번엔 그 궤변도 녀석의 목숨을 구하진 못했지
제트:
너희는? 나랑 붐붐을 잊은 건 아니지?
페이몬:
그럴 리가? 우리는 제~일 친한 친구잖아!
제트에게 최근 여정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했다…
제트:
나도 시간 내서 다른 나라에 좀 가봐야겠다. 그나저나 구라바드엔 무슨 일로 온 거야?
페이몬:
아, 깜빡할 뻔했다. 우린 릴루페르를 찾으러 왔어!
제트:
그 요술병 말이야?
제트:
그 요술병 말이야?
페이몬:
응, 지니랑 모래폭풍을 멈추려면 릴루페르의 힘이 필요해
페이몬:
잘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구라바드에 이렇게 큰일이 생겼으니 깨어났겠지? 얼른 찾아보자
릴루페르 깨우기
구라바드에서 당신은 제트와 함께 릴루페르가 잠든 땅을 찾아내, 그녀를 깨운다…
페이몬:
릴루페르!
릴루페르:
긴 꿈을 꾼 것 같네요. 오랜만이에요, 주인님
릴루페르:
아, 너도 있었구나, 카라칼. 우리 넷이 또 모였네. 참 익숙한 풍경이야, 후후
릴루페르:
저번 작별 후, 제 몸은 구라바드 지하에 녹아들어 꿈틀거리는 칠흑의 재앙을 진압하고 있었어요
릴루페르:
재앙이 다시 지니의 복수심을 불태워, 구라바드를 혼란에 빠뜨렸거든요
릴루페르:
전 아주 오랫동안 재앙과 맞서 왔어요. 그러다 어느 날, 서쪽 이방에 무슨 변화가 생겼는지 칠흑 같은 심연도 잠잠해지더군요
여행자:
(서쪽 이방이라면… 나타? 우리가 나타에서 그소요토스를 쓰러뜨려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구라바드 지하의 심연까지 잠시 조용해진 건가?)
릴루페르:
그 칠흑의 힘이 당분간 지니를 현혹할 수 없다는 걸 확인하고 다시 잠들었다가, 방금 깊은 잠에서 깨어났답니다
릴루페르:
그런데 주인님, 왜 다시 구라바드에 오신 건가요? 모래에 묻힌 제 고향은 왜 또 이렇게 된 거죠?
페이몬:
음… 요약하자면, 수메르랑 우리 친구들이 위험에 빠졌어. 어떤 나쁜 녀석들이 세계수를 엉망으로 만들고, 구라바드의 지니까지 풀어버렸거든
페이몬:
방금 녀석들을 쫓아내긴 했는데, 그 틈새를 어떻게 막아야 할지 모르겠어. 모래폭풍을 멈출 방법도 모르겠고
릴루페르:
간단한 문제네요. 제가 지니의 재앙을 잠재우고, 모래폭풍도 가라앉혀 드릴게요
여행자:
고마워, 릴루페르
릴루페르:
그러실 필요 없어요, 주인님. 이건 제가 들어준 수많은 소원 중에서도 가장 사소한 거니까요
지니가 일으킨 모래폭풍 잠재우기
제트:
모래바람이 걷히니 다시 햇살 좋은 날이네
제트:
내가 전에 그랬지? 다음에 만날 땐 햇살 좋은 날이면 좋겠다고. 지금이 딱 내가 생각했던 재회야
페이몬:
헤헤, 잘됐다! 그치만 날씨가 별로인 날에도 너희랑 자주 만나고 싶어!
여행자:
나도 그래
페이몬:
음… 이제 지니가 더 나오지 않겠지? 우리 슬슬 돌아갈까?
여행자:
다 같이 침묵의 신전으로 돌아가자
제트:
좋아. 겸사겸사 네 친구들도 소개해 줘
릴루페르:
후훗, 또 새로운 모험인가요? 즐겁네요
지니가 일으킨 모래 폭풍이 잠잠해졌다. 침묵의 신전으로 돌아가 친구들과 현재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자
모두와 합류하기
제트:
여기가 침묵의 신전이구나. 나가르주나단 사람들에게 얼핏 듣긴 했는데, 이렇게 클 줄은 몰랐어
릴루페르:
침묵의 신전? 그들은 우림으로 이주하지 않았었나? 언제 또 사막으로 돌아온 거지?
루슈드:
…이 방법은 너무 무모하지 않습니까?
샤키르:
그건 적왕조차 완성하지 못한 기술인데, 섣불리 사용했다가 다른 문제가 생기진 않을지…
알킨디:
허공 단말기를 대체할 다른 물건을 찾지 못하는 한, 이 방법밖에 없네
피르나스:
이 방안은 이론상 실행 가능하고, 위험도 감당 가능한 수준입니다. 다만 실행하려면 서두르는 편이 좋겠군요
피르나스:
이 정도로 큰 개조 프로젝트라면, 카베나 파루잔처럼 기계를 잘 아는 학자들을 다 불러 모아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겁니다…
카베:
돌아왔구나! 다들 괜찮아?
카베:
어… 이쪽은?
제트:
이 두 사람이 너희 친구야?
페이몬:
헤헤, 사실 침묵의 신전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 다 우리 친구야. 얘는 카베, 옆에 있는 애는 알하이탐이라고 해
제트:
안녕, 난 제트야. 이쪽은 릴루페르
알하이탐:
오? 역사 속 유명 인물인가
카베:
반가워. 친구의 친구면 우리도 친구인 셈이네, 그치?
제트:
그런가?
카베:
아니야?
제트:
사막에선 아니야. 친구는 신뢰할 수 있지만, 친구의 친구는 경계해야 해
제트:
그래도 난 여행자의 안목을 믿어. 너희도 나쁜 사람은 아니겠지
알하이탐:
모래폭풍이 걷힌 걸 보니 구라바드 문제는 해결된 모양이군. 뭔가 알아낸 건?
일행에게 구라바드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페이몬:
요약하자면, 얄미운 녀석이 함정으로 우릴 가뒀는데, 그걸 발견한 제트가 밖에서 장치를 열어줬어. 그러고 우리랑 릴루페르가 재앙을 잠재웠지!
카베:
와, 너희가 도와줘서 정말 다행이네
알하이탐:
……
알하이탐:
그자가 자신이 집행관의 부하일 뿐이라고 순순히 인정했단 말이지?
페이몬:
응. 왜 그래?
여행자:
(그러고 보니 좀 이상해…)
???:
설마 적이 순순히 답을 내놓을 거라고 믿을 만큼 순진하진 않으시겠죠?
???:
예리하시군요. 우리의 총대장, 집행관 도토레는 노드크라이에서 사망했습니다
여행자:
(처음엔 분명 대답을 피했는데, 왜 뒤늦게 자신이 도토레의 부하라고 인정한 거지?)
카베:
신분이 의심돼? 아니면 다른 음모가 있다고 보는 거야?
알하이탐:
음모까진 아니지만,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남한테 떠넘길 수 있도록 둘러댄 것 같아
알하이탐:
지금은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우선이야. 어쩌면 그 녀석도 너희가 뒷조사할 여유가 없다는 걸 알고 정체를 대충 숨긴 거겠지
제트:
하암…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네. 너희끼리 얘기해. 난 릴루페르랑 딴 데 둘러보러 갈래
데히야:
제트?
제트:
「화염 빛의 포식자」 사람이잖아? 우연이네, 여기서 다 만나고
데히야:
용병이니까 어디서 만나도 이상할 건 없지. 옆에는 누구야?
페이몬:
그나저나, 여기서 방법은 좀 찾아냈어?
카베:
응, 찾았어. 침묵의 신전에는 정말 없는 게 없더라
카베:
우리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검토해 봤어. 새 시스템을 만드는 건 당연히 불가능하고, 적왕의 무덤에 있을 자원으로 허공 시스템을 「개조」하는 수밖에 없겠더라
알하이탐:
침묵의 신전에 있는 일부 자료에 따르면, 적왕의 무덤에는 「아루」라고 불리는 코어 장치가 존재해. 학계에 관련 기록이 거의 없는 걸 보면, 아마 깊은 곳에 숨겨져 있겠지
알하이탐:
이 기록이 사실이라면, 아루와 그 안에 담긴 에너지가 허공 개조 계획에 힘이 되어줄 거야
알하이탐:
하지만 이걸 실현하려면 기술 융합 문제를 해결해야 해서, 현자들이 아직 논쟁 중이지
세토스:
논쟁을 얼마나 하든, 결국 타협하게 될 거야
세토스:
우림 사람들은 사막 기술에 늘 신중한 태도를 보이지만, 지금 이 위기 앞에 다른 선택지는 없으니까
페이몬:
잠깐만, 나 궁금한 게 있어
페이몬:
아루라면… 우리가 아는 그 아루 맞아? 거긴 감옥처럼 봉인된 곳이잖아. 염소왕, 따오기왕, 악어왕이 갇혀 있댔는데…
세토스:
페이몬, 기억력이 좋네. 아주 정확해
세토스:
침묵의 신전 기록에 따르면, 아루는 적왕의 위대한 구상에 따라 신과 인간 장인이 함께 건설한 기적이야. 적왕의 무덤 깊은 곳에 숨겨져 있다고 하지
세토스:
하지만 아루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또 무엇을 위해 지어졌는지… 이런 정보는 너무 깊이 숨겨져 있어서 파악이 안 돼
세토스:
저번에 세 간신이 아루에 갇혀 있다는 말을 본인에게 직접 듣지 않았다면, 나도 그런 곳이 정말로 실존한다고 확신하지 못했을 거야
페이몬:
맞아, 나도 처음 들었을 땐 진짜 신기했어
페이몬:
따오기왕이 했던 말 기억나? 아루에서 나오려면 세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했잖아
카베:
그래. 「무엇이 부흥과 쇠퇴를 만드는가?」 「무엇이 사랑과 증오를 지우는가?」 「무엇이 진실과 거짓을 가르는가?」… 이 세 개였지
페이몬:
응. 네페르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걘 따오기왕이랑 만나 봤으니까, 더 많은 걸 알지도 모르잖아… 아, 네페르는 우리가 노드크라이에서 알게 된 친구야
세토스:
…마침 말 잘했어. 너희가 말한 그 친구, 얼마 전에 여기 왔거든
페이몬:
뭐?
세토스:
정확히는 친구들. 너희 친구라고 밝힌 두 여성분이 우리를 돕겠다며 현자에게 연락을 해왔지
여행자:
정말? 우리를 도와주러 온 사람이 있다고?
카베:
어, 너희가 돌아오기 전에 있었던 일이야
카베:
그중에 한 명은 노드크라이에 산다고 했었어. 혹시 너희가 말한 사람이 그 여자라면…
알하이탐:
아루는 옳은 선택이었던 것 같군
세토스:
봐, 바로 저기 있어
페이몬:
니콜, 네페르!
네페르:
……
니콜:
얘들아, 우리가 도우러 왔어!
옛 친구 두 명과 대화하기
니콜:
일찍 출발했으니 망정이지, 하마터면 밖에 갇힐 뻔했다니까
페이몬:
밖에 갇힌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니콜:
아직 몰랐구나? 수메르 국경에 보이지 않는 배리어가 생겨서, 사람들이 오가지 못하게 됐어
니콜:
지금은 누구도 나가거나 들어올 수 없지. 수메르가 하나의 고립된 섬이 된 거야
페이몬:
그것도 우인단 짓이야?
니콜:
이건 우인단이랑 상관없어. 내 생각엔 세계수의 방어 기제에 더 가까운 것 같아
니콜:
세계수는 티바트 지맥의 근간이고, 수메르는 그 세계수와 가장 가까운 나라야
니콜:
어쩌면 세계수엔 오래전부터 이런 기능이 있었는지도 몰라. 큰 손상을 입으면 온 수메르를 폐쇄해서, 재앙이 티바트 전역으로 퍼지는 걸 막는 거지
페이몬:
그럼 세계수의 영향이 계속 커지면, 수메르 사람들은 다른 나라로 피난도 못 간다는 거잖아
니콜:
지금으로선 맞아. 내가 온 이유도 그것 때문이고. 이 세계는 지금 위험한 전환점에 놓여 있고, 수메르는 그 폭풍의 중심이거든
여행자:
그래서 네페르까지 데려온 건가요?
페이몬:
네페르가 수메르에 돌아오도록 설득하다니 대단하네…
니콜:
그건… 아무리 지혜롭고 언변 좋은 나라도 꽤나 힘들었어, 하하…
네페르:
…그래서, 수메르에 무슨 일이 생기든 나랑 무슨 상관인데? 설마 내가 수메르에 미련이라도 남았다고 생각해?
니콜:
그 말투를 보니, 진짜 아무 감정도 없나 보네
네페르:
내 과거를 잘 모르는구나? 당신은 모르는 이야기가 없는 줄 알았는데
니콜:
내가 아는 건 너의 힘이 따오기왕에게서 비롯됐다는 것뿐이야. 그는 꽤 유명한 달의 사자였으니까… 그에 대해선 나도 좀 아는 게 있거든
니콜:
그리고 너의 과거는… 캐려면 캐낼 수는 있어. 하지만 누구나 남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비밀 하나쯤은 있잖아, 안 그래?
네페르:
그렇게 생각해 줘서 고마워, 니콜 씨
네페르:
노드크라이는 내 터전이니까 나도 나름의 노력을 했지만, 수메르에서까지 세상을 구하러 나서는 건 사양이야
니콜:
이해해. 사람의 감정은 이유 없이 생기거나 사라지지 않지. 무언가를 구원하든 파괴하든, 다 명확한 이유가 있는 법이야
니콜:
하지만 긴 세월은 내게 또 한 가지를 더 가르쳐 줬어. 인간의 감정은 복잡하고 모순적이라, 생각도 쉽게 바뀐다는 거야
니콜:
그리고 우리 천사의 역할은, 인간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가장 진실된 소망을 인도하는 거지
니콜:
그러니까 난 네 과거를 듣고 싶어. 넌 단순히 증오만으로 이루어진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설령 우리의 결론이 엇갈리더라도 괜찮아
네페르:
……
네페르:
…거절할게
니콜:
잠깐만, 기껏 감동적인 분위기를 깔아 놨는데, 이럴 땐 조금 솔직해져야 하는 거 아니야?
네페르:
그래? 나는 분위기를 잘 못 읽는 사람인가 봐
네페르:
당신 말이 맞아. 나를 이루는 건 단순한 증오만이 아니야. 아니었으면 난 현재를 살지 못하고 영원히 과거에 묶여 있었겠지
네페르:
하지만 당신의 인도로 내 생각이 바뀔 거라고 생각하진 않아. 흩어지지 않는 모래, 불쌍하고 가증스러운 자들의 피… 그런 낡은 감정은 떨쳐낼 수 없는 그림자 같거든
니콜:
떨쳐버리고 싶니?
네페르:
…영원히 기억하고 싶어. 그 감정과 기억은 이미 내 일부가 됐으니까
니콜:
음… 그렇다면 내 생각도 한번 들어봐 줄래?
네페르:
물론이지. 천사의 의견은 흔히 들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니콜:
아주 오래전, 천사가 아직 대지를 자유롭게 거닐던 때. 그때 난 삶이 정말 재미없다고 느꼈어
니콜:
단조롭고 따분한 일, 냉담한 인간관계… 전부 지금보다 훨씬 재미없었지. 하지만 천사들이 소멸한 뒤로는, 그 과거를 너무나도 그리워하게 됐어…
니콜:
사람의 감정은 특정 인물이나 장면, 물건에 묶이는 경우가 많아. 그 요소가 사라지면 기억은 금방 흐려지고, 감정도 사라져 버리지
네페르:
……
니콜:
만약 수메르가 멸망해 사막과 우림이 사라지고, 네가 증오하는 대상마저 철저히 지워진다면… 네 마음속에 묻어둔 기억도 서서히 바래질 거야
니콜:
사랑과 증오는 아주 강렬한 감정이라, 사라지면 너에겐 더 큰 공허함이 찾아올 거고
네페르:
그건 궤변이야, 니콜 씨. 앞을 보고 사는 사람은, 증오의 대상이 파멸로 치달으면 박수 치며 기뻐할 뿐이지
네페르:
…하지만 난 다르긴 해. 전에 누가 그러더라, 사람의 기억은 상인보다 더 이익을 따진다고. 그러니까 현실과 대조하면서, 잊지 않게 스스로를 일깨워야 한다고
네페르:
수메르를 좋아하진 않지만, 이런 식으로 멸망하는 걸 보고 싶진 않아. 좋아, 조금은 도울게. 대신 공짜는 없어
니콜:
설마 이 기회에 한몫 챙길 생각이야?
네페르:
어떤 것 같아?
니콜:
으… 미리 말하는데, 나는 모라가 별로 없어. 원한다면 앨리스한테 좀 빌릴 수야 있지만… 아니면 조각상은 어때? 내 조각상은 꽤 비싸거든
네페르:
수메르로 돌아가는 비용은 당신이 내
니콜:
그게 다야?
네페르:
그거면 돼
네페르:
여러 사람한테 신세 진 것도 있으니, 내키진 않아도 수메르에 돌아가 봐야겠어
네페르:
야호다!
야호다:
응, 보스! 뭐 시킬 거 있어?
네페르:
수메르에 잠깐 다녀올 테니까, 그동안 네가 비밀의 집 사장 좀 해
야호다:
나, 나보고 사장을 하라고? 세상에… 걱정 마, 보스! 비밀의 집은 나한테 맡겨!
니콜:
그리하여 현명한 천사 니콜은 모두를 위해 믿음직한 동료를 데려왔어. 해피 엔딩이지
네페르:
설명이 지나치게 자세해. 살을 덧붙인 부분도 있고
네페르:
다시는 수메르에, 특히 사막엔 돌아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뭐, 인생은 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이지
네페르:
캔디스는? 못 본 것 같은데
데히야:
캔디스는 아루 마을의 일을 처리하는 중이라, 나중에 합류할 거야
데히야:
미안, 내가 대화를 방해한 건 아니지? 좋은 소식을 가져왔어
카베:
우린 적왕의 무덤으로 가서 아루를 찾고, 그걸로 허공 시스템을 재현 및 개조해 볼 생각이야
사이노:
침묵의 신전 자료에 따르면 적왕의 무덤에 「아루의 그림자」라는 게 있는데, 그걸 통해 아루와 연결할 수 있다고 해
타이나리:
출발하기까지 시간이 좀 남았으니, 서두를 건 없어
카베:
그나저나 여기 두 사람은?
네페르:
네페르라고 불러. 평소엔 노드크라이에서 지내고 있어. 그나저나 방금 「아루」라고 했지?
사이노:
맞아
네페르:
난 안에 갇힌 세 간신 중 하나인 따오기왕이랑 안면이 좀 있어. 돌아온 김에 도움을 주고 싶은데, 괜찮다면 나도 동행하게 해줘
타이나리:
그럼 우리야 좋지
데히야:
어… 네페르 씨, 당신 사막인이야?
네페르:
무슨 의미지?
데히야:
왠지 나랑 비슷한 느낌이 나서. 방금 캔디스 얘기를 하기도 했고… 미안, 캐묻는 건 아니야. 그냥 생각나서 물어봤어
데히야:
난 데히야라고 해. 도금 여단의 용병이고, 주로 사막에서 활동하고 있지
네페르:
도리 사장을 통해 여러분 얘기는 익히 들었어. 드디어 이름이랑 얼굴이 매치가 되네
네페르:
다만 내 옆에 있는 이 사람은 여러분을 잘 모를 테니, 서로 소개라도 주고받는 게 어때?
니콜:
사실 아예 모르는 건 아니야
콜레이:
…!!
카베:
이상하네, 내가 잘못 들었나? 이 사람은 분명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사이노:
설마 전설로만 듣던 「복화술」?
타이나리:
왜 그래, 콜레이?
콜레이:
당신이… 제 머릿속으로 말을 걸던 분인가요?
콜레이:
제 꿈을 풀의 신님께 알리라고 말해주시고, 신비한 시를 읊으라고 알려주신——
니콜:
음, 나는 수식어가 아주 많지만, 이 상황에 가장 잘 어울리는 걸로 말해볼게. 내 이름은 니콜·라인, 아주 오래 산 「천사」야
데히야:
천사? 꽤 있어 보이는 호칭인데… 그게 정확히 뭐죠?
니콜:
어, 음, 그러니까… 비교적 장수하는 종족이라고 할까? 마신은 아니지만, 이 세상의 옛이야기를 꽤 많이 알고 있어
페이몬:
맞아, 게다가 니콜은 엄청 대단한 조각가야!
여행자:
예술 종사자라고 할 수 있죠
데히야:
하하, 여행자(이)랑 페이몬이 그렇게 말할 정도면 정말 대단한 분이겠네
니콜:
그렇게까지 예의 차릴 필요 없어. 너무 높여 부르면 어색해
니콜:
다들 편하게 대해줘, 너무 긴장하지 말고
콜레이:
니콜 씨, 몇 가지만 더 여쭤봐도 될까요?
니콜:
그럼, 물론이지. 네 마음이 답을 갈구하는 의문으로 가득 차 있는 게 보이거든
니콜:
나한테 뭘 묻고 싶은지도 알아. 왜 네가 혼란스러운 수메르성 꿈을 꾸었는지, 왜 네가 읊는 시만이 지니를 진정시킬 수 있었는지 궁금하겠지…
니콜:
너를 진실로 인도해 줄게. 다만 이건 네 비밀과 얽힌 일이니까, 괜찮다면 둘이 따로 이야기하자
콜레이의 비밀에 대해 묻기
니콜:
따로 이야기하자고 했는데… 사람이 엄청 많이 왔네
사이노:
안 되나요? 비마르스탄의 의사도 환자 가족의 동행은 허락하는데요
니콜:
콜레이가 비밀이 알려져도 괜찮다고 하면, 난 상관없어
콜레이:
배려해 주셔서 감사해요, 니콜 씨. 저한테 어떤 비밀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게 뭐든 가장 친한 친구들에게까지 숨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카베:
가장 친한 친구라! 그 말 마음에 드는데
여행자:
저희가 콜레이와 함께 마주할게요
니콜:
좋아, 그렇다면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니콜:
콜레이, 네 몸에 마신의 잔재가 있다는 건 알고 있니?
콜레이:
…네, 알아요
콜레이:
어렸을 때 저는 비늘병에 걸렸는데, 아무리 치료해도 낫질 않았어요
콜레이:
그래서 부모님은 우인단의 말을 믿고, 저를 낯선 곳으로 보내셨죠
콜레이:
거기엔 저 같은 아이들이 많았어요. 무서운 사람이 저희에게 이상한 약을 주사했는데… 거기에 마신의 잔재가 들었다고 들었어요
콜레이:
지금 떠올려도 그 고통이 생생해요. 그래도 친구들이 곁에 있어 준 덕분에, 그때의 괴로움을 조금씩 잊을 수 있었죠
콜레이:
설마 제가 겪은 일이… 마신의 잔재와 관련이 있나요?
니콜:
응. 그건 꽃의 신 나부·말리카타의 파편이야
카베 & 사이노 & 릴루페르:
네? & 뭐?
알하이탐:
그랬군
타이나리:
……
사이노:
넌 왜 같이 안 놀라?
타이나리:
콜레이가 꽃의 신의 시를 읊어 지니를 진정시켰을 때부터, 짐작은 하고 있었어
페이몬:
방금은 깜짝 놀랐네! 릴루페르, 넌 또 왜 온 거야?
릴루페르:
지나가는데 꽃의 신님의 이름이 들리니, 나도 함께 놀라야 하지 않겠어?
릴루페르:
거기 모자 쓴 여자, 확실해? 난 저 소녀에게서 꽃의 여주인의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데
니콜:
어쨌든 조각일 뿐이니까. 특별한 방식으로 힘을 발현하지 않는 한,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알아채기 어려울 거야
니콜:
꽃의 신이 죽고 나서 그 유해는 사막 곳곳에 흩어졌어. 적왕은 유해를 최대한 찾아 영원의 오아시스에 안장했으나, 행방이 묘연한 조각도 남아 있었지
니콜:
세월이 흐른 뒤, 무슨 수를 썼는지 몰라도 우인단이 일부를 수집했어. 모종의 실험을 위해서였겠지. 놀라운 일도 아니야
콜레이:
……
니콜:
네가 이 정도로 놀랄 줄은 몰랐네. 이것도 참 묘한 인연이야. 이 힘을 원하는 자가 수도 없이 많았는데, 너는 너도 모르는 사이에 오래도록 함께해 왔잖니
콜레이:
뭐라고 해야 할지…. 이 힘으로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쁘지만, 꽃의 신의 조각이 제 몸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묘해요
알하이탐:
사람은 주체성을 중시하니까. 침입자에게 악의가 없다 해도 신경 쓰일 수밖에 없지
사이노:
난 이해해, 콜레이. 하지만 익숙해지고 나면 별로 신경 쓸 거 없어
카베:
음… 넌 그렇게 말할 자격이 있긴 해
사이노:
게다가 한 번은 낯설어도 두 번째부턴 익숙해지지. 참고로 내 몸은 헤르마누비스의 바를 최대 세 개까지 수용할 수 있어
타이나리:
설마 지금 숫자 가지고 말장난한 건 아니지?
사이노:
타이나리, 내 농담을 설명해 줘서 고마워
타이나리:
그런 거 전혀 아니거든!
릴루페르:
세상에, 난 그냥 가봐야겠다. 늑대 모자를 쓰고 저런 농담을 하는 사람이라니, 내가 기억하는 헤르마누비스랑은 차이가 너무 커
사이노:
어쨌든 콜레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내가 바를 몇 개 품든 네가 나를 헤르마누비스로 보지 않듯이, 너는 그냥 너라는 거야
콜레이:
네, 알아요
콜레이:
그럼 제가 꾼 꿈은 꽃의 신님이 저에게 보낸 경고인가요?
니콜:
맞아. 꽃의 신은 나처럼 본질적으로 원초의 인간이 만들어 낸 천사야. 태생적으로 중생을 인도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어
니콜:
육체와 영혼이 무너져 내렸어도, 뼛속 깊이 새겨진 본능은 변하지 않지. 미약한 잔해만 남더라도, 온 힘을 다해 경고를 보내는 거야
니콜:
꿈의 어머니이자 꽃과 오아시스의 여주인인 그녀는… 분명 무언가를 예감했기에, 그 꿈을 보낸 거겠지
콜레이:
저… 저희, 그분의 노력을 헛되게 하지 않을게요
콜레이:
하지만 여전히 이해가 안 돼요… 왜 하필 저죠?
니콜:
그러게, 왜일까? 마신의 잔재가 주입된 게 너만은 아니었는데, 꽃의 신의 조각은 네 체내에만 남아 있지
니콜:
내 생각엔, 네가 고통을 견디며 보여준 강인한 의지에 꽃의 신이 동화된 게 아닐까 싶어
니콜:
물론 그렇다고 해서 네가 짊어져야 하는 짐이 늘어나진 않아. 이 친구의 말처럼, 너는 그냥 너니까. 그 사실은 변하지 않아
니콜:
자, 「환자 가족」 여러분, 더 궁금한 거 남았니? 없으면 이제 적왕의 무덤으로 출발하자
사이노:
가자, 이제부터가 진짜야
카베:
계획은 그럴싸하지만, 정말 아루가 열릴까? 게다가 적왕의 일곱 기둥이 전부 동의해 줘도, 이 정도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타이나리:
네가 해본 제일 큰 프로젝트보다 더 커?
카베:
내가 했던 제일 큰 프로젝트라면… 음, 카자르자레궁이겠지? 이건 아예 체급이 달라. 진짜 골치 아프다고
알하이탐:
좋게 생각해. 적어도 이번엔 수메르가 널 필요로 할 때 현장에 있잖아. 나중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한테 물어볼 필요도 없고
카베:
지금 비꼬냐? 흥, 그럼 똑똑히 지켜봐. 내가 있는 이상, 그때보다 훨씬 순조롭게 해결될 테니까!
콜레이:
(카베 씨가 순식간에 기운을 차렸네…)
니콜:
다들 의욕이 넘치는 걸 보니 나도 기쁘네. 자, 그럼 짐 챙겨서 적왕의 무덤으로 출발하자
아루의 그림자 조사하기
토트:
손님이 이렇게 많이 찾아온 건 처음인데, 여기가 관광 명소라도 됐나?
토트:
오, 자세히 보니 다 익숙한 얼굴이군. 단체로 몰려온 걸 보면 우리 같은 늙은이랑 수다나 떨려고 온 건 아닐 테지?
사이노:
정확하시네요. 저희는 아주 거대한 일을 벌이러 왔습니다
토트:
허허, 거대한 일이라. 커봤자 얼마나 크다고? 우리 삶에 깃든 무한한 공허함보다 더 클까?
토트:
염소와 악어 영감도 웃음을 터뜨리는군 그래. 오늘은 아주 시끄러운 날이야
릴루페르:
풉. 푸하하하하하!
토트:
이 웃음소리는… 릴루페르?! 네가 왜 여기 있는 거지?!
릴루페르:
하, 웃겨 죽겠군! 오래 살다 보니 별꼴을 다 보게 된다니까!
릴루페르:
너희 셋은 언제 갇힌 거야? 그 주제에 거만한 태도로 젊은이들한테 거들먹거리는 꼴이라니, 우습지도 않아
토트:
네 이놈…!
토트:
시끄러워… 릴루페르 너나, 염소랑 악어 놈도 나랑 똑같은 문제를 겪고 있잖아
토트:
넌 폐하에게 봉인당한 것 아니었나? 어떻게 봉인을 깨고 여기까지 들어온 거지?
릴루페르:
글쎄? 나중에 시간 나면 내 주인님한테 직접 여쭤보든가
릴루페르:
「벌」을 집행했던 녀석들 중엔, 조각이 되어 인간의 몸속에 남은 놈도 있고, 조각조차 남기지 못하고 영원한 감옥에 갇혀 버린 놈도 있지
릴루페르:
옥살이 신세면서 폼 잡는 모습이 안쓰럽네. 사실은 궁금해 죽겠지?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어서 미치겠잖아
토트:
……
네페르:
이 요술병 아가씨, 마음에 드는걸
나피스:
크흠… 시간이 촉박하니,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죠
나피스:
세 고대 왕이시여, 아카데미아가 여러분의 도움을 청하는 바입니다. 저희가 자유를 되찾아 드릴 테니, 부디 힘을 빌려주십시오
나피스: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는… 말하자면 길어지니, 먼저 성의를 보이기 위해 세 분을 괴롭히는 문제부터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토트:
이 악어 놈아, 좀 진정해. 염소 너도 난리 치지 말고… 저 여자가 몇 마디 하면 좀 어때? 일단 화내지 마봐. 지금은 세 문제가 더 중요하잖아
토트:
너희, 정말로 답을 맞힐 방법이 있나? 네페르, 네가 마지막 문제에 낸 답으로는 봉인이 열리지 않았어
토트:
설마 시간이 흘러서 새로운 답이라도 찾았다는 거냐?
네페르:
그렇다고 할 수 있지. 「무엇이 진실과 거짓을 가르는가?」 당시 내가 내놓은 답은 「거짓말쟁이의 진심」이었어
네페르:
「거짓말쟁이」는 세상의 진실과 거짓을 누구보다 잘 꿰뚫어 보지만,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게 하려면 먼저 그들의 「진심」을 얻어야 하지
사이노:
일리가 있군
토트:
그래, 나도 아주 흥미로운 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걸로는 해방에 가까워지지 않더군
네페르:
간단한 이유야. 그건 내 답이지, 적왕이 원한 답이 아니었거든
토트:
아흐마르가 원한 답을 알고 있다고?
네페르:
…「시간」
네페르:
이건 마지막 문제의 답이자, 세 문제를 관통하는 해답이기도 해
네페르:
만물은 시간의 흐름 속에 부흥과 쇠퇴를 맞이하고, 사랑과 증오는 시간의 흐름 속에 허무로 돌아가지
네페르:
오늘날의 여러 사건과 논쟁 역시, 오직 시간만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어
네페르:
당신은 적왕을 「고고하다」고 표현했지. 고고한 사람일수록, 「시간」만이 자신을 평가할 수 있다고 믿기 마련이야
토트:
시간, 시간이라… 그랬군
토트:
폐하께서 아루를 지으신 건, 시간을 되돌려 모든 흥망성쇠와 애증, 시비를 최초의 원점으로 돌려놓고 싶었던 걸지도
아루의 그림자 조사하기
네페르가 자신의 답을 얘기하자, 봉인되어 있던 세 왕이 다시 세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한다…
소베크:
…후
토트:
이렇게 시끌벅적한 광경을 보는 건 참으로 오랜만이군.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지
키루스:
이분들이 바로 일곱 기둥 중 세 분이신가?
사이노:
이렇게 보니, 신상의 재현도가 꽤 높네요
네페르:
셋 다 기뻐 보이네
토트:
감옥은 사람을 성장시키고 소중함을 깨닫게 하지. 하지만 넌 날 많이 도왔으니, 이런 일은 겪지 않길 바라마
토트:
반갑구나, 네페르
네페르:
나도 반가워, 따오기왕 토트
세토스:
음음, 잘 얘기하는 걸 보니 안심이네요
키루스:
자기소개 같은 건 안 해도 되나?
세토스:
해도 되죠. 저는 침묵의 신전의 현 수장 세토스, 이쪽은 대풍기관 사이노, 그리고 이쪽은 전 소론파 현자 키루스입니다. 하지만 이런 소개는 별 의미가 없겠죠?
소베크:
그래, 우리에게는 다 지극히 새로운 것들이거든. 우리가 속세를 떠나 있었던 시간은 자네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길어
토트:
급하게 소개할 필요 없어, 네페르한테 들으면 되니까. 내가 고른 제자와 이야깃거리도 생기고 딱 좋아
헤리샤프:
훗, 무력한 가장처럼 구는군
헤리샤프:
고대의 신과 인간은 지금 세상에서 환영받기 힘들지 모르네. 둘 다 나의 뛰어난 자각심을 본받길 바라지
토트:
글쎄? 난 우리가 잘 적응할 것 같은데? 세 문제도 네놈들이 내 끈기에 무임승차한 거잖아!
네페르:
당신의 끈기는 확실히 칭찬할 만하지
토트:
너희의 지혜 역시 칭찬해 주마. 소원을 말해 보아라, 젊은이들이여
네페르:
소원?
토트:
이 위업은 포상해야 마땅하지 않겠나? 당연히 소원 정도는 들어줄 수 있어
네페르:
대풍기관 씨, 당신 생각은 어때?
사이노: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죠. 수메르는 지금 전대미문의 재앙 속에 있습니다. 세 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사이노와 나피스는 세 왕에게 최근 수메르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설명했다…
헤리샤프:
재앙은 언제나 우리와 깊게 얽혀있지. 우리가 재앙을 낳거나, 아니면 재앙이 우리를 낳거나
사이노:
세계수에 미지의 문제가 발생해, 그 영향으로 풀의 신님이 혼수상태에 빠지셨습니다. 현재는 풀의 용왕에게 이송해 치료받고 있고요
토트:
풀의 용왕? 지금 풀의 용왕이… 풀의 신을 치료하고 있다고 했나?
소베크:
아펩이 확실한가? 잔인하고 흉포하며 본능 외에 다른 성품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그 아펩이? 세상에!
헤리샤프:
마신을 혐오하는 풀의 용왕이 그대들을 돕는다고? 작은 쿠사나리 화신과 얽힌 이야기라도 있나 보군… 하지만 작은 쿠사나리 화신이 이런 곤경에 처하다니, 음…
세토스:
여러분도 이 이야기의 일원이 되어보시죠
토트:
하하하하, 좋다! 요 녀석, 사람을 꼬드기는 재주가 있군!
사이노:
지금 세계수에 접속하거나 연결할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루를 연 뒤 개조해서 방법을 찾을 생각이에요
헤리샤프:
유감스럽지만, 폐하가 사라지는 순간까지도 아루는 완벽한 상태에 도달하지 못했네. 그것으로 세계수에 맞서려면 공을 좀 더 들여야 할 게야
헤리샤프:
게다가 고작 그런 이유로 아루를 내놓으라 하는 건, 흠…
나피스:
기록에 따르면 아루는 건설 과정이 길긴 했지만, 인간의 힘으로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신기술의 도움을 받으면 작업 효율도 오를 테고요. 해볼 수밖에 없습니다
사이노:
협박은 절대 아닙니다만, 저희가 어떻게든 여러분을 아루에서 꺼내드린 건 협상을 위해서입니다
사이노:
아까 소원을 말해 보라고 하셨죠. 여기 있는 사람들과 모든 수메르인이 원하는 건, 여러분의 도움과 아루입니다
토트:
어때? 영감들. 찬성할 거야 말 거야?
헤리샤프:
이 정도로 말한다면 당연히
토트:
당연히 찬성한다는 거야? 아니면 당연히 반대한다는 거야?
헤리샤프:
당연은 당연일 뿐이네
헤리샤프:
자네들은 아루를 열겠다고 했지? 그렇다면 그 안에 적왕이 만든 황금빛 꿈이 저장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사이노:
알고 있습니다. 그 안에 있는 위험도 이해하고요
토트:
속세는 영원히 폐하의 경지에 닿을 수 없어. 그런 이상향을 다시는 실현할 수 없다는 뜻이야. 그래도 정말 괜찮겠나?
사이노:
괜찮습니다. 사람은 이상을 꿈꾸기 전에,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야 하니까요
헤리샤프:
자네들의 결심이 확고하다면… 좋네. 옛 동료들의 이름을 불러, 이 일을 논의해 보도록 하지
헤리샤프:
성자·셰세프앙크, 성자·벤누, 폐하를 위해 순장되어 스스로 침묵한 마신들이여, 우리의 목소리로 그대들을 깨우노라
여행자:
(마음속에 아주 기묘한 느낌이 들어. 그리고 땅이 마치… 염소왕의 부름에 응답하듯 흔들리고 있어)
벤누:
성자·벤누, 호출 수신. 세 왕 감지, 자율 의지 가동…
셰세프앙크:
성자·셰세프앙크, 호출 수신. 세 왕 감지, 자율 의지 가동…
벤누:
오, 헤리샤프 경, 오랜만이군. 그간 별고 없었나?
헤리샤프:
벤누 경은 여전하군. 눈앞에 누워 있는 게 시체든 잔해든, 일단 안부부터 묻고 보니 말이야
셰세프앙크:
아흐마르는 이미 떠났거늘, 경들은 어찌하여 이곳에 모였는가?
토트:
깨어났나? 지금 아루를 개방해 현 수메르인들에게 개조를 맡길지 여부를 두고 투표 중이야. 경들에게도 투표권이 있지
벤누:
아루는 아흐마르 님의 자랑이다. 아루를 개방하려면 일곱 기둥이 모두 찬성해야 하니, 내가 납득할 합당한 이유를 대면 좋겠군
헤리샤프:
수메르에 재앙이 발생했네. 적왕 아흐마르께서는 엄격한 왕이셨으나, 지혜의 전도자이기도 하셨지
헤리샤프:
신은 백성 없이 존재할 수 없으며, 백성을 지키는 것이 곧 폐하의 뜻이니, 경들도 올바른 판단을 내려주길 바라네
셰세프앙크:
비꼬는 건 아니지만, 「만장일치」가 된다 한들 무슨 소용인가? 마지막 기둥 아펩은 우리와 교류조차 없거늘
소베크:
믿으라고 강요할 생각도 없고, 그대의 기계 머리가 믿기도 어렵겠지만… 아펩이 지금 풀의 신을 치료하고 있다더군
셰세프앙크:
……
셰세프앙크:
직접 확인했나? 누가 그 일을 보증할 수 있지?
벤누:
세 왕 중에 누가 그 일을 보증하겠는가?
헤리샤프:
당연히 따오기왕 토트시지
토트:
뭐?!
헤리샤프:
토트의 제자가 우리에게 전해 준 사실이네. 책임은 토트가 질 테니 진위 여부를 따질 필요도 없어. 경들도 안심하시게
토트:
헤리샤프, 이 악독한 소인배 놈!
헤리샤프:
나는 자네를 위해 동료를 깨우고, 자네 의견에 찬성했으며, 자네 계획까지 지지했는데, 어찌 나를 악독한 소인배라 모욕하는가?
셰세프앙크:
헤르마누비스가 있던 때가 그립군. 이런 상황이라면 그가 보증을 섰을 텐데
토트:
무슨 뜻이지? 내 보증이 헤르마누비스만 못하다는 건가?
셰세프앙크:
토트 경은 기만적이나, 실로 유쾌하지. 우리가 어찌 경과의 교류를 거부하겠나? 성자·셰세프앙크, 염소왕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네
벤누:
폐하께서 안 계시니, 이 주제넘는 결정을 탓할 이도 없겠군. 다만 이 일의 실행자가 자신이 하려는 일의 의미를 알기를 바라지
벤누:
명심해라. 아루가 해방되면 황금빛 꿈 속의 수많은 영혼이 지맥으로 돌아갈 것이다. 지맥이 다시 흐르기 시작하면, 그들 역시 세계수에 받아들여지겠지
벤누:
계획을 실행하는 순간, 왕의 완벽한 피안은 영원히 사라질 것이니라
사이노:
알지만, 그래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날 인간의 관점에서 영혼을 속박하는 건 별로 좋은 일이 아닙니다. 죽은 자는 진정한 안식을 얻을 권리가 있어요
벤누:
왕께서 창조하신 곳 또한 진정한 안식처다. 여러 관점과 맞지 않았을 뿐이지. 뭐, 됐나… 성자·벤누, 찬성하도록 하지
헤리샤프:
헤르마누비스의 대행자와 풀의 용왕 아펩은 이미 선택을 내렸으니, 염소왕, 따오기왕, 악어왕도 이곳에서 아루의 해방을 허가하겠네
헤리샤프:
폐하의 은혜를 업고, 지혜와 의지를 모아… 이곳에서 아루의 문을 다시 여노라
아루 재가동하기
사람들과 잘 교류하지 않는 아펩을 제외하고, 적왕의 일곱 기둥 중 나머지 여섯 명이 당신을 인정했고, 아루의 문이 다시 열렸다…
페이몬:
어! 저기 좀 봐!
제트:
뭐지? 적습인가?
제트:
아니야… 이건…
여행자:
(이건 영혼인가… 빛 속에서 그림자가 다가오더니, 바람이 커튼 사이를 지나가듯 우리 몸을 통과했어)
???:
여기 있었나… 겹겹이 쌓인 모래와, 켜켜이 쌓인 시간을 넘어… 네가 보이는구나
제트:
아버지…? 정말 아버지예요?
페이몬:
제트의 아빠 제브라엘이야! 마지막에 제브라엘도 황금빛 꿈으로 들어갔었지…
아루의 문이 열리자 황금빛 꿈속의 수많은 영혼들이 모두 지맥으로 돌아갔다. 제트는 자신의 아버지 제브라엘과 다시 만났다
제브라엘:
피와 모래 냄새가 배어 있군… 많이 컸구나. 이제는 야수처럼 강인해져서, 눈물조차 흘리지 않아
제트:
바로 떠나야 해요? 그럼… 이것만 알려주세요! 제가 아버지를 위해 뭘 할 수 있는지!
제브라엘:
이번 만남은 신의 은총이란다. 사마일과 함께 갇혀 있던 영혼이 풀려나 너를 다시 만날 수 있게 되다니, 참으로 감격스러워
제브라엘:
산 자와 죽은 자의 만남은 찰나면 충분하지. 이거면 안심이야
제브라엘:
제트… 슬퍼하지 마라. 넌 나보다 더 멀고 높은 곳까지 가서, 더 훌륭한 일을 해낼 거야. 그러니, 부디 몸조심하거라
제트:
아버지! 아버지!
제트:
…아버지…
페이몬:
어, 제트… 으, 뭐라도 좀 먹을래? 네가 슬퍼할까 봐 걱정돼…
제트:
…괜찮아. 고마워, 페이몬
제트:
그냥 조금 갑작스러웠을 뿐이야… 아버지를 다시 만난 건, 나한테 아주 큰 의미가 있으니까
제트:
아버지는 우릴 위해 황금빛 꿈에 갇히셨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라도 안식을 얻게 돼서… 정말 기뻐. 마음이 놓여
여행자:
제트는 강하구나. 믿음직한 어른이 됐어
제트:
응. 가족, 기쁨, 그리고 고통… 이제 이 모든 걸, 내 추억 속에 고이 묻어둘래
제트:
잘 가요, 아버지
토트:
오, 뭔가 감동적인 재회가 있었나 보군. 좋은 일을 하나 한 셈인가
소베크:
좋은지 아닌지는 간신이라 불리는 우리가 판단할 일이 아니지. 어쨌든 아루는 열렸고, 이제 자네들은 기회와 골칫거리를 동시에 손에 넣은 셈이야
소베크:
아루는 신의 위업이긴 하나, 결국 인간 장인의 손을 빌려 만들어진 현세와 이어지는 문이네. 마신과 인간의 관계 또한, 이와 같을지도 모르지
토트:
개조 후 어떤 기능을 남길지는 우리가 결정할 수 없으니, 알아서 진행해라. 다만 가장 믿을 만한 학자를 보내는 게 좋을 거다. 그렇지 않으면 벤누의 심기를 건드리게 될 테니
헤리샤프:
괜찮네, 문제가 생기면 따오기왕이 책임지겠지. 늙은 따오기여, 제자를 들인 이상 인간과의 교류에 따르는 위험도 감수해야 하지 않겠나?
토트:
쳇, 네놈들을 영원히 아루에서 못 나오게 가둬버려야 했는데
소베크:
「네놈들」이라니? 왜 나까지 엮어?
헤리샤프:
지금은 날 비방할 때가 아니네. 학자들이여, 그대들이 아루를 해방했으니, 나도 선물을 하나 주도록 하지
헤리샤프:
우리가 아루의 힘으로 폐하의 무덤에 방어 시설을 세워 주겠네. 그대들은 세계수도 대비해야 하니, 편의를 제공해 주는 것이지
헤리샤프:
「듣지 말고, 보지 말라」 지금 이 순간부터, 누구도 이 안에서 오가는 대화를 엿들을 수 없으며, 적왕의 무덤 내부의 일을 엿볼 수 없네
사이노:
놀랍군요… 아루라는 장치가 이런 일까지 할 수 있었나요?
토트:
신왕의 기술은 하늘에서 온 거야. 그분이 하지 않았다 해서 못 한다는 뜻이 아니지. 이는 너희가 마땅히 받아야 할 보답이니, 마음껏 환호하도록
네페르:
좋아, 보안 문제는 해결됐고. 기술적인 문제는 어쩔 거야? 일손은 있어?
나피스:
아, 있지. 이미 연락을 취해 뒀으니 곧 올 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