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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월의 노래 제4막
사라진 달빛의 애가
기지로 복귀한 후, 다음 작전에 대해 토론하는 중 예상 밖의 인물이 합류한다...
기지로 돌아가기
페이몬:
다른 사람들 쪽 상황은 어떠려나? 잘 풀렸으면 좋겠는데…
페이몬:
아, 저기 봐. 애들이 돌아왔어!
페이몬:
플린스! 라우마! 좀 어때?
라우마:
저희 쪽은 문제없어요. 네페르와 야호다는 정리할 정보가 남아서 비밀의 집에 남았고요
플린스:
돌아오는 길에 이네파 양과 아이노 양을 만났는데, 계획대로 조사 중이더군요. 금방 돌아오진 못할 것 같습니다
라우마:
플린스 씨는 기분이 좋아 보이시네요
플린스:
네. 주어진 임무를 마쳤고, 추가적인 수확도 있었으니까요
여행자:
추가적인 수확이요?
플린스:
전투는 지루했습니다만, 그 과정에서 젊고 용감한 두 전사를 만났습니다
알베도: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페이몬:
알베도! 여기까진 어쩐 일이야?
알베도:
순조롭게 너희를 찾아서 다행이야
플린스:
광란의 사냥과 싸우던 중에 여기 두 분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바르카 씨의 동료라는 소식을 듣고, 역시라고 생각했죠
플린스:
뛰어난 사람들은 끼리끼리 모이기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여러분과 아는 사이라고 들었을 때도 놀라지 않았습니다
페이몬:
「두 분」? 알베도 말고 또 누가 있어?
알베도:
나와서 인사 안 할 거야?
두린:
……
플린스:
이쪽은 다소 과묵한 신사분이시더군요. 왜 그러시죠? 친구가 아닌가요?
여행자:
머리에 뿔…? 잠깐, 너 설마…!
두린:
처음 만난다고 해야 할지, 오랜만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
페이몬:
너… 「꼬마 두린」이야?!
두린:
응, 나야. 만나서 정말 좋다
알베도:
이제 자기를 부를 때 「꼬마」라는 단어는 빼 달라고 하더라
두린:
응, 나도 이제 작지 않으니까
알베도:
재미있지 않아? 인간 사회에 녹아드는 첫걸음이 자신의 호칭과 외모를 매칭하는 거라니
페이몬:
세상에, 너, 지금 모습이… 아주 좋아 보여.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야
두린:
고마워, 페이몬. 나도 앞으로는 너를 존중하는 의미로, 너를 꼬마 친구 대하듯 하지 않을게
페이몬:
오? 말도 엄청 유창해지고 예의 발라졌네. 헤헤, 나쁘지 않은걸. 그럼 날 존경하는 가이드 페이몬이라고 불러줘!
라우마:
저도 페이몬의 조그만 모습이 사랑스럽다고 생각해요
라우마:
귀여운 사람에게 귀여운 호칭을 붙이는 건, 애정의 표시기도 하잖아요?
알베도:
라우마 씨 말씀대로예요. 제 형제는 아직 인간관계에 대해선 공부할 게 많네요
라우마:
그러고 보니, 쿠타르… 아니, 콜롬비나 님도 같이 가시지 않았나요? 콜롬비나 님은요?
페이몬:
콜롬비나는 친구랑 수다 떨던데. 중간에 차 마시러 샜나?
「콜롬비나」:
응? 나 얘기하는 거야? 나쁜 말은 아니었길 바라
여행자:
(옛 동료를 만나더니 기분이 좋아졌나 봐)
플린스:
여러분의 표정을 보니 이번 임무는 순조로웠나 보군요
라우마:
인원이 많네요. 서리달 아이로 가서 의자를 더 가져올게요…
알베도:
괜찮습니다. 의자 같은 건 연금술로 만들면 되니까요
「아를레키노」:
신경 써 줘서 고맙군. 하지만 나는 이 친구들을 데려다주러 왔을 뿐이야
「아를레키노」:
나는 산드로네와 상의할 일이 있어서 가봐야 하니, 여기서 작별하도록 하지
라우마: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여행자:
같이 움직여 줘서 고마워요
「아를레키노」:
진정한 친구라면 사소한 것에 예의 차리지 않아도 돼. 난 이 정도 성의는 기꺼이 보일 마음이 있어
「콜롬비나」:
알겠어. 그럼 잘 가, 아를레키노
바르카:
후, 정말 시끌벅적하군! 한 명이 갔는데도, 거점이 동료와 친구들로 가득 찼어
플린스:
설마 정말로 의자가 부족한가요?
바르카:
훗, 들어와 보면 알아
기지 진입
바르카:
……
데인슬레이프:
……
바르카:
입구에서 얘기하는 거 들었어. 콜롬비나 양의 동료가 방금 떠났으니, 지금 여기엔 기존 멤버랑 내 동료가 다여야 하는데 말이지
바르카:
여기 이분은 또 누구 동료실까?
데인슬레이프:
확실히, 여기서 내가 아는 사람이라곤 너랑 페이몬밖에 없군
페이몬:
이쪽은 위대한 가이드 페이몬과 티바트 최강 모험가 여행자의 동료… 아니, 친구인 데인슬레이프야
플린스:
다른 사람에게 소개를 맡길 정도라니, 아주 대단하신 분인가 봅니다
라우마:
뭔가 할 말이 있으신 것 같았는데…
데인슬레이프:
(내 입으로 소개할 타이밍을 놓쳐버렸군…)
페이몬:
데인이 찾아올 정도면 중요한 일이 있는 거지? 너도 광란의 사냥 일을 듣고 왔구나?
데인슬레이프:
회의를 하려는 것 같던데. 만약 광란의 사냥이 우리 공통의 적이라고 한다면, 내 자리도 만들어 주겠나?
바르카:
같은 적이 우리를 한 자리로 인도했으니, 물론이야
바르카:
하지만 다른 사람들 자리가 될지 모르겠군. 알베도, 의자 몇 개 더 만들어 와
알베도:
모처럼 오랜만에 만났는데 첫 명령이 의자 만들기라… 훗, 그리웠어요
두린:
…알베도, 정말 그리웠던 거 맞아?
페이몬:
쟤는 네 형제잖아? 그걸 왜 우리한테 물어봐?
두린:
이런 쪽으론 아직 많이 서투르거든. 알베도의 말투를 바로 알아듣는 건 어려워…
페이몬:
그렇구나. 괜찮아, 오래 살아도 못 알아듣는 사람도 있거든. 그에 비하면 넌 충분히 대단해!
라우마:
네페르 쪽은 아직인 걸까요…
플린스:
가서 상황을 확인해 보시는 건 어떤가요? 네페르 씨를 부르는 덴 라우마 씨가 적임자라는 걸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라우마:
전 이제 막 「비밀의 집」에서 돌아왔는걸요. 플린스 씨가 가보시면 어때요?
플린스:
네페르 씨는 정보 수집이 특기니, 비밀스러운 기술도 많을 겁니다. 그리고 그분은 비밀을 공유하기 싫어하는 타입이죠
플린스:
그런데 제가 어떻게 눈치 없이 찾아가겠습니까?
라우마:
제가 눈치 없이 구는 건 괜찮고요?
플린스:
라우마 씨는 친화력이 뛰어나시니까요. 두 분 다 여성분이니 저보다는 공통 화제도 많으실 테고요
라우마:
휴… 알겠어요
바르카:
하하, 정말로 갔군. 널 탓하지도 않고. 이건 정말 존경스러운걸, 친구
플린스:
라우마 씨도 언젠가는 깨달으실 겁니다. 삶의 지혜란 남이 책임질 땐 당당하게 등장하고, 자신이 책임져야 할 땐 선택적으로 나타난다는 걸요
알베도:
아니면 나타나지 않은 척하거나요
플린스:
맞습니다. 역시 지혜로운 분이시군요
바르카:
당장은 회의를 시작하기 어려울 것 같군. 그렇다면, 잠깐 쉬지
바르카:
자유 시간이니까 다들 편하게 얘기 나누도록. 두 여성분이 오기 전까지 수다나 떨자고. 본격적으로 바빠지기 전에 말이야
기다리는 동안 사람들과 대화하기
알베도:
조용하네요. 제가 먼저 입을 뗄까요?
「콜롬비나」:
응
알베도:
혹시 누가 초상화 그려준 적 있으세요? 없으면 나중에 제가 그려드릴게요
「콜롬비나」:
좋아. 넌 그림을 잘 그리나 보네
알베도:
조금 할 줄 아는 정도예요
두린:
아냐, 알베도는 진짜 잘 그려. 책상, 의자, 사람, 용… 전부 다
알베도:
과찬이야
「콜롬비나」:
기회가 된다면 나도 부탁하고 싶어
알베도:
네, 기억해 둘게요. 두린은? 어떻게 그려 줬으면 좋겠어?
두린:
나는, 아무거나 다 좋아
두린:
네 마음대로 그려도 상관없어, 응
알베도:
그래, 그럼 그때 가서 느낌대로 그려야겠다
「콜롬비나」:
어떻게 그릴지도 고를 수 있어?
알베도:
네, 참고할 그림이 있으면 가능해요. 최대한 원하시는 스타일로 맞춰볼게요
「콜롬비나」:
고마워. 나중에 참고할 만한 걸 가져올게
기다리는 동안 사람들과 대화하기
데인슬레이프:
할 말 있나?
페이몬:
여기까지 오면서 어떻게 우리한테 연락 한 번을 안 하냐!
데인슬레이프:
…나는 늘 이렇게 다녔다만
페이몬:
그건 그래…
여행자:
묵을 곳은 찾았나요?
페이몬:
맞아, 너도 숙소가 있어야지! 우리랑 같이 갈래? 인원이 많으면 할인해 줄지도 몰라
데인슬레이프:
좋아. 그러지
페이몬:
아싸! 이따 물어봐야겠다
페이몬:
그럼 지금부터 데인슬레이프가 우리 경호원인가? 좋은데!
여행자:
페이몬, 그런 말은 하지 마…
데인슬레이프:
그걸 원하는 거면 돌려 말할 필요 없어. 그냥 해줄 테니까
페이몬:
어… 그냥 말하면 해주는 거야…? 헤헤, 방금 그건 농담이었어
페이몬:
기왕 만났으니 가까이 머물면 좋잖아. 무슨 일 생기면 서로 도와주고! 우린 친구들이랑 늘 이렇게 지낸다구
데인슬레이프:
…그래. 고맙군
기다리는 동안 사람들과 대화하기
바르카: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사람이 많은 회의는 오랜만이군
플린스:
저도 그렇습니다. 저희 집단은 이렇게 많은 사람이 무언가를 논의하려고 한자리에 모이지 않거든요
바르카:
하하, 누가 아니래. 그래서인지 내가 아는 등지기는 너랑 일루가라는 친구가 다야
플린스:
일루가는 착하고 올곧은 친구죠. 주기적으로 제 등대로 물자를 보내주기도 하는데, 저보다 더 진짜 등지기에 가깝습니다
바르카:
그럼 뭐, 넌 가짜 등지기고? 그런 말을 하려는 건 아니잖아
플린스:
……
바르카:
……
바르카:
왜 갑자기 조용해져? 사람 어색하게
플린스:
죄송합니다만, 역시 쓸데없는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군요. 당신도 이미 눈치채지 않았나요?
바르카:
……
플린스:
……
플린스:
또다시 조용해질 필요가 있을까요?
바르카:
너랑 나만 알아도 되는 얘기야. 일루가한텐 말하지 말자
플린스:
물론입니다. 젊은 친구에게 너무 많은 걸 말할 필요는 없죠
바르카:
네 정체를 아는 사람 또 누구 있어? 음, 여행자(이)랑 페이몬은 알지?
플린스:
너무 예리한 사람은 명이 짧은 법입니다. 잘 아실 텐데요
바르카:
널 일루가에게 팔아넘기지 않겠다고 바람 신 바르바토스께 맹세하지
플린스:
술자리에선 바르바토스가 당신의 친한 친구라면서요. 그 맹세 정말 유효한 거 맞습니까?
바르카:
당연하지. 너도 내가 바르바토스랑 친한 거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안 된다!
플린스:
좋습니다. 서로를 협박하는 관계도 어떻게 보면 우정이라고 할 수 있겠죠. 기쁘네요
네페르와 대화하기
네페르:
……
라우마:
……
바르카:
오! 우리 친애하는 사장 네페르 씨가 드디어 왔군
바르카:
근데 야호다는?
네페르:
나도 잠깐 정보만 전해주려고 온 거야. 회의 끝나면 바로 돌아가서 달 사냥꾼 조사를 계속할 생각이라, 야호다는 비밀의 집에 대기시키고 왔어
바르카:
(훗, 「이번 한 번뿐이다, 다음은 없다」라고 한 사람이 누구였더라…)
페이몬:
조용히 해! 모처럼 잘 흘러가고 있는데 괜한 말 하지 마!
네페르:
……
라우마:
크흠… 방금 바르카 씨가 뭐라고 하셨나요?
바르카:
음? 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안 그래, 플린스?
플린스:
개구리였나 봅니다. 이 근방의 개구리는 무척 시끄럽거든요. 한밤중에 음악회를 열기도 하죠
바르카:
자, 본론으로 돌아가서, 우선 소개부터 시작하지. 이만한 유명 인사들이 모인 장소에서 소개를 맡게 되어 영광이군
바르카:
여기는 노드크라이 「서리달 아이」의 달을 읊는 사자, 라우마 씨. 이쪽은 비밀의 집의 주인이자 우수한 정보원 네페르 씨
바르카:
네페르 씨는 현재 달 사냥꾼에 관한 정보 조사를 담당하고 있다. 야호다와 라우마 씨가 서포트하고 있으니 이쪽은 순조로울 거야
바르카:
여긴 등지기의 일원이자, 버려진 등대의 수호자 플린스. 앞선 작전에선 광란의 사냥을 교란해 우리가 움직일 시간을 벌어줬지
바르카:
이쪽은 몬드 페보니우스 기사단의 수사대장 겸 유명 연금술사, 알베도. 그리고 같이 도와주러 온 우리의 새 친구, 두린
바르카:
여기는 달의 소녀이자 전 우인단 집행관인 콜롬비나 양
바르카:
이쪽은 여행자. 여행자은(는) 칭호가 너무 많아서 수식어는 생략하지. 그리고 여행자의 최고의 파트너이자 티바트 가이드인 페이몬이다
페이몬:
인원이 엄청 많네. 이번 작전은 스케일이 큰걸
바르카:
아, 네페르 씨에겐 새로운 의뢰가 있어. 장사가 잘되는데? 축하해
네페르:
이런 상황에서? 누구 의뢰?
데인슬레이프:
나다. 의뢰를 맡기고 싶군
네페르:
당신이 누군데?
데인슬레이프:
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달 사냥꾼에 관한 정보를 더 알아봐 줬으면 한다
네페르:
비밀의 집이 익명 의뢰를 안 받는 건 아니지만, 이번 건은 거절할게. 당신은 보통내기가 아니라, 의뢰를 받으면 손해일 것 같거든
데인슬레이프:
내 눈 때문인가?
네페르:
당신, 켄리아 사람이지? 가면을 쓴 건 얼굴을 드러내기 싫어서 그런 건가? 뭐 어쨌든, 켄리아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있는 건 보통 일이 아니잖아?
데인슬레이프:
……
데인슬레이프:
난 데인슬레이프라고 한다. 켄리아 사람이 맞아. 이미 알겠지만 달 사냥꾼의 원래 이름은 레리르고, 그는 나의… 옛 지인이다
플린스:
그럼 당신도 보통 인물은 아니겠군요
데인슬레이프:
아니, 이제 와서 그런 건 아무 의미도 없어. 지금 내가 이 얘길 하는 건, 의뢰를 맡기려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야
네페르:
같은 켄리아 사람이라면, 아마 친구였겠지? 당신 친구가 어쩌다 오대 죄인이 되었는지 정말 몰라?
데인슬레이프:
……
데인슬레이프:
그 점에 대해선 내가 가진 정보를 공유하지. 켄리아의 과거, 그리고 오대 죄인의 이름과 정체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으니까
데인슬레이프:
그동안 밝히지 않았지만, 세간의 말대로 오대 죄인은 저마다의 욕망을 갖고 있어. 그리고 심연이 켄리아를 분열시키고, 그들을 유혹해 타락시킨 수단이 바로 그 욕망의 증폭이었지
데인슬레이프:
미래를 읽는 「예언가」 베드르폴니르, 지식을 관장하는 「현자」 흐로프타튀르
데인슬레이프:
창조를 갈망하는 「황금」의 라인도티르, 강함의 극치를 추구하는 「극악 기사」 수르트알로기
데인슬레이프:
그리고 달을 미친 듯이 물어뜯는 「달 사냥꾼」——레리르
데인슬레이프:
다섯 명 중 유일하게 이해가 안 되는 게 바로 레리르야. 그는 원대한 이상 따위 품은 적이 없어. 그런데 어째서 하룻밤 사이에 다른 이들처럼 된 거지?
네페르:
그러니까 당신은 그자가 무엇을 경험했는지 모르고, 그의 변화가 갑작스러웠다는 거야?
데인슬레이프:
맞아
네페르:
심연이 그들을 유혹해 타락시켰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거야? 그때 있었던 사건을 알려줄 수 있어?
데인슬레이프:
…막상 이런 순간이 닥치니,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군
데인슬레이프:
그건 검은 태양 왕조 때의 일이다. 나의 형, 예언가 베드르폴니르는 검은 왕의 부름을 받아 궁에 들어갔어. 이후, 왕은 형의 눈을 찔러 멀게 한 뒤 감옥에 가두었지
데인슬레이프:
그 일을 알고 분노한 나는 동료를 모았다. 우리는 약속한 날 밤에 왕궁에 쳐들어가 폴니르를 구하기로 했지
데인슬레이프:
수백 년이 흘렀지만, 그날 밤은… 여전히 내게 끝나지 않는 악몽이야. 우리는 왕궁의 대문을 뚫고, 각자의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그리고…
데인슬레이프:
…그들이 날 배신했지. 구조 대상이었던 베드르폴니르조차 그날 밤 심연의 힘을 나눠 갖고 나를 버렸다
네페르:
당신들 사이에 사적인 원한이 있었군. 그럼 보수는? 데인슬레이프 씨, 모든 일엔 대가가 필요하다는 거 당신도 알지?
데인슬레이프:
어떤 가격을 매겨야 합당할지 모르겠군. 다만, 레리르가 옛날부터 미쳐 있었던 건 아니야. 그는 켄리아의 정보기관에서 일하던 평범한 인간에 불과했지
데인슬레이프:
레리르의 과거를 알아내는 건 너희에게 필수적인 일일 터. 결정을 내리기 전에, 너희가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레리르에 관한 일을 더 알려주지
바르카:
그거 잘됐군. 길을 가다 우연히 달 사냥꾼에게 원한을 품은 재야 고수를 붙잡은 느낌이야
플린스:
대단하군요, 여행자. 초상화를 주시면 등대에 걸어서 조명으로 삼고 싶을 정도입니다
페이몬:
넌 이미 등불 있잖아! 그걸로 충분하면서!
플린스:
칭찬일 뿐이었는데, 좀 과한가요? 다음에는 과장을 좀 빼야겠군요
네페르:
당신의 말은 진지하게 고려해 볼게. 회의 끝나고 따로 얘기하자
여행자:
그 전에 말씀드릴 일이 있어요
당신은 「콜롬비나」와 「아를레키노」를 만난 과정, 그리고 붉은 달 공간에서 무지개달의 정수를 구한 일을 상세히 설명했다
당신은 「아를레키노」가 의무가 아닌 개인적 의향으로 도움을 줬다고 강조하며, 끊임없는 노력 끝에 세 달의 심장을 모두 모았다고 말했다
라우마:
세 달의 심장을 전부 모았다면 힘이 대폭 늘어났어야 하는데, 아직 그런 상태까진 아니신 것 같아요
「콜롬비나」:
응,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아
「콜롬비나」:
그동안 도움을 많이 받았으니까, 나도 솔직히 말할게. 상태가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완전히 회복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거야
「콜롬비나」:
티바트가 날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난 태어난 순간부터 조금씩 힘을 잃고 있어. 세계에 거부당하는 결과는, 달이 모여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콜롬비나」:
해결 방법은 아직 찾지 못했어… 어쩌면, 내가 이곳을 떠나는 그날까지 계속 이어질지도 몰라
「콜롬비나」:
그래도 난 최선을 다해 너희와 함께 달 사냥꾼을 몰아낼 거야. 아를레키노가 말한 것처럼, 「보답」이 아니라… 친밀감과 감사의 표시로서
라우마:
「쿠타르」 님…
여행자:
(주변 사람과 일을 대하는 태도가 처음보다 더 적극적으로 바뀌었어)
「콜롬비나」:
달 사냥꾼을 물리치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야. 힘도 회복해야 하지만, 정보도 많이 필요해
플린스:
물론입니다. 그자는 까다로운 적이니까요
바르카:
몇 가지 실행 가능한 계획을 고안했다만, 그중 어떤 걸 고를지는 세 가지 문제의 답에 달렸다
바르카:
달 사냥꾼은 죽일 수 있는 존재인가? 그자는 무엇을 겪었는가? 또 무엇을 원하는가?
바르카:
그중 첫 번째 문제는 연금술사인 알베도가 맡아서 연구하도록
알베도:
알겠습니다
바르카:
그리고 남은 두 개는 네페르 씨가 맡아줘야겠어. 귀찮게 해서 미안하지만, 지금은 당신의 능력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군
네페르:
희망을 나한테 걸었다, 그거야?
라우마:
네, 정말 감사해요. 저로서는 이 광경이 좀처럼… 믿기지 않네요
네페르:
달을 읊는 사자님의 말투는 종잡을 수가 없다니까. 야호다처럼 무르다가도, 플린스처럼 가식적으로 구니 원
플린스:
아, 전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다툼은 두 분끼리 하시고 저는 잊어주시죠
「콜롬비나」:
음… 재밌네. 이 방에서 나가기 싫을 정도로
라우마:
네페르가 끝까지 저희를 도울 거란 예감이 드네요. 전 네페르를 믿어요
네페르:
오? 어째서? 내가 보수가 적다고 거절할 수도 있잖아?
라우마:
이건 그런 문제가 아니에요. 당신은 달 사냥꾼을 싫어하는 것 같거든요. 당신 성격이라면, 이유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죠
바르카:
두 숙녀분이 사이가 참 좋군그래!
플린스:
바르카 대단장님… 제 뒤를 이어 「가식적인」 남자가 되고 싶으신가 봅니다
네페르:
하, 라우마, 난 당신이랑 달라. 난 타인의 기대를 받는 건 딱 질색이라고
라우마:
그런가요? 하지만 전 기대를 품고 싶어요. 당신처럼 믿음직한 사람을 신뢰하는 건 두렵지 않죠
네페르:
……
네페르:
휴. 계획을 정했으면 빨리 움직이자
네페르:
데인슬레이프 씨, 잠깐 얘기 좀 해. 여행자, 별다른 일정 없으면 나랑 가자
바르카:
요즘 느끼는 건데, 네페르 씨랑 문제가 생기면 내가 나서는 것보다 라우마 씨한테 맡기는 게 훨씬 효과적인 것 같아, 하하
플린스:
이런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친구, 정말 웃긴 소릴 하는군요
바르카:
혹시 내 말이 틀렸어?
플린스:
너무 맞는 소리라서 웃긴 겁니다. 참 빨리도 깨달았다 싶어서요
네페르와 데인슬레이프가 한동안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의 진지한 표정에서 앞으로의 작전을 얼마나 중요시하는지가 보였다.
알베도와 두린은 당신과 인사를 나누고 바르카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 「샘플 채집」을 하러 간다고 했다.
라우마는 잠시 나갔다가 응급 약품을 가득 챙겨 돌아왔다. 그녀는 사람들이 늘 자기는 다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며,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모두를 지키는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당신과 페이몬은 이 모든 것을 묵묵히 기다렸다. 사람들이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는 광경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이내 네페르와 라우마가 당신을 비밀의 집으로 데려갔다…
네페르와 대화하기
네페르:
오래 기다렸지?
페이몬:
아냐. 우리도 데인슬레이프의 방을 잡아주느라 잠깐 나갔다 왔어
네페르:
친구를 참 잘 챙기네
네페르:
여행자, 페이몬, 너희도 레리르의 과거가 알고 싶은 거지? 게다가 너희는 데인슬레이프 씨와 친한 것 같던데
여행자:
네, 오래 알고 지낸 사이예요
네페르:
회의 끝나고 그 남자랑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어. 너희라면 실력도 충분하고, 어떤 비밀이든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더라
페이몬:
데인 그 녀석, 우리를 많이 신뢰하는구나
여행자:
둘 다 믿어줘서 고마워요
네페르:
난 네가 시원시원해서 마음에 들어. 예를 들면, 내가 왜 너를 불렀는지 묻지 않는 점이라든가. 언젠가 내가 설명해 줄 걸 아는 거지
페이몬:
그야 네페르도 시원시원하고 현명한 사람이니까! 첫 협력은 상황에 떠밀려서였을지 몰라도, 두 번째부턴 네가 선택한 거잖아
네페르:
그렇지. 한 번 결정한 이상, 남은 건 완벽하게 해내는 것뿐이야
네페르:
이제부터 나는 내 방식으로 달 사냥꾼의 의식을 파고들 거야. 너도 많은 곳을 모험하며 비슷한 상황을 겪어봤을 테니, 이게 얼마나 위험한지는 알겠지
네페르:
너희를 부른 건 나의 안정성 유지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야. 우리는 그자의 정신 잔재 영역에 들어가서, 내 주도하에 정보를 수집할 거야
네페르:
한 사람의 머릿속에 같이 잠수한다고 상상하면 돼. 내가 추진력을 맡는다면, 너희는 내 안전을 지켜주는 생명 유지 장치지
네페르:
의식이 시작되면 우리는 같이 비밀을 엿보게 될 거야. 안전을 위해, 의식 시작 후에는 반드시 침묵을 지켜줘. 이야기는 의식이 끝난 다음에 해
네페르:
신체적으로 나약한 개체는 의식에 참여하지 않는 게 좋아. 게다가 페이몬은 여기서 해야 할 일이 있으니, 방에 남도록 해
여행자:
(네페르는 상대의 정신 영역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언급하지 않았어…)
여행자:
(그게 네페르의 영업 비밀이겠지)
페이몬:
그럼 난 여기서 너희를 응원하고 있을게…
네페르:
아니, 그게 다가 아니야. 난 널 처음부터 여기에 남겨둘 생각이었어. 의식이 시작되면, 우리의 정신은 다른 영역으로 들어가게 되잖아?
네페르:
최대한 조심하겠지만, 만에 하나 무슨 일이 생기면 네가 빠르게 대처해 줘야 해. 추가적인 안전장치지
야호다:
응! 이번 작전은 난이도가 높다구. 이게 얼마나 중요한 역할인지 말 안 해도 알겠지?
페이몬:
내가 구조요원 같은 거구나? 알겠어. 맡겨줘!
네페르:
그래. 그럼 다들 자리에 앉아줘. 준비가 끝나면 시작할게
라우마:
데인슬레이프 씨가 추가로 알려준 정보는 없나요?
네페르:
아, 레리르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이 하나 있었다고 하더라. 그게 그자가 타락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인지는 모르겠다고, 이 점을 조사해 보래
라우마:
당신은 대가 없이 움직이는 사람이 아닐 텐데요
네페르:
물론 난 그렇게 고상한 사람이 못 돼. 난 상인이거든
네페르:
이번 의뢰를 받은 데엔 직업적인 이유도 있지. 이번 기회를 놓치면 켄리아의 과거 이야기를 어디 가서 듣겠어?
라우마:
오늘은 진지하게 임해 주세요. 저희도 최선을 다해 협조할게요
네페르:
흐응, 재미없어
여행자:
(향, 촛불… 강령 의식 같은 배치네)
여행자:
(네페르는 아직 자기만의 비법을 밝히고 싶지 않은 것 같아. 지금은 캐물을 때가 아니니, 호기심은 잠깐 접어두자)
여행자:
(진상을 엿보는 기술과 정보를 얻는 수단… 탁상 위에 있는 저 장기판이랑 연관이 있는 걸까?)
라우마:
준비됐어요
야호다:
보스, 나도 준비 끝났어
여행자:
저도 준비됐어요
페이몬:
꼭 조심해야 해!
여행자:
조심할게
네페르:
몸에 힘 풀어. 시작하자
네페르:
다들 눈을 감아줘
자신과 대화하기
네페르:
(…후)
네페르:
(이번엔 사무실인가?)
네페르:
(특별히 이상한 건 없네. 책장, 문서, 파일…)
네페르:
(데인슬레이프의 정보에 따르면, 레리르는 정보기관에서 일했어. 그렇다면 이 방에 숨겨져 있는 정보가 많을 거야)
네페르:
(당신의 비밀이 이곳에 있을까? 기대되는걸)
문서 심사 시작하기
레리르:
오늘의 서류가 도착했군. 평소처럼 확인해 볼까
문서 내용:
「■■■. 51세 남성, 요리사. 붉은 달의 유민. 지난 일 년간 다른 유민과 빈번하게 접촉한 바 있음. 왕조에 위협이 되는 인물」
문서 내용:
「■월 ■일 숙청 완료」
레리르:
이 문서는 숙청 대상 서류로 분류해서 저장해야겠어
문서 내용:
「■■. 23세 여성, 사무직. 붉은 달의 유민. 지난 일 년간 다른 유민과 빈번하게 접촉한 바 있음. 왕조에 위협이 되는 인물」
문서 내용:
「■월 ■일 숙청 완료」
레리르:
이 문서도 숙청 대상 서류로 분류해서 저장해야겠어
레리르:
(…이 여자는 방금 그 남자의 딸인가)
레리르:
(됐어.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
문서 내용:
「■■■■■. 40세 남성, 교사. 붉은 달의 유민. 지난 일 년 사이 다른 유민과 접촉한 사례 있음. 왕조에 위협이 되는 인물」
문서 내용:
「■월 ■일 숙청 완료」
레리르:
대단한 인물은 아니군. 이것도 저장
레리르:
(이 사람은 감시한 적이 있어. 솔직히 말해서 옛날이었으면 요주의자 축에도 안 드는 사람이었지. 붉은 달의 유민과 접촉도 거의 없었고)
문서 내용:
「■■■. 16세 여성, 무직 고아. 붉은 달의 유민. 지난 일 년 사이 다른 유민과 접촉한 사례 있음. 왕조에 위협이 되는 인물」
문서 내용:
「■월 ■일 숙청 완료」
레리르:
저장 완료
레리르:
(이 여자아이는 기억도 안 나. 중요한 인물은 아닌 것 같은데… 아니, 이 중에 정말 중요한 사람이 몇이나 되지?)
문서 내용:
「■■■. 13세 여성, 무직 고아. 붉은 달의 유민. 지난 일 년 사이 다른 유민과 접촉한 사례 있음. 왕조에 위협이 되는 인물」
문서 내용:
「■월 ■일 숙청 완료」
레리르:
저장 완료
레리르:
……
문서 내용:
「■■. 11세 남성, 무직 고아. 붉은 달의 유민. 지난 일 년간 다른 유민과 접촉한 사례 없음. 왕조에 위협이 되는 인물」
문서 내용:
「■월 ■일 숙청 완료」
레리르:
……
문서 내용:
「■■. 6세 남성, 무직 고아. 붉은 달의 유민. 왕조에 위협이 되는 인물」
레리르:
……
심연의 속삭임:
재미있군.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도, 한편으론 쉬워지고 있어
심연의 속삭임:
붉은 달의 유민은 계속해서 숙청당하고 있으니, 남은 유민을 찾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테지
레리르:
…그런 게 아니야
심연의 속삭임:
하지만 건장한 청년은 이미 대부분 처리됐고, 남은 것은 약자뿐. 일 처리는 점점 더 쉬워지겠어
레리르:
아니야!
레리르:
아니라고…
레리르:
검은 태양의 존속을 유지하고, 잠재적 위험을 제거한다. 내 일에는 아무 문제도 없어
레리르:
동료들은 모두 나의 공정함을 증명해 줄 거야. 사정을 아는 친구들은 모두 내 편이 되어줄 거고
레리르:
…그들이 정말로… 내 사정을 안다면 말이지
베드르폴니르 찾기
레리르:
베드르폴니르 씨. 술자리 이후로 오랜만에 뵙네요
베드르폴니르:
레리르. 날 찾아온 건 중요한 일이 있어서겠지
레리르:
……
레리르:
아, 죄송합니다. 방금 그 말이 질문이 아닌 게 좀 놀라워서요. 제가 올 걸 알고 계셨군요
레리르:
당신 같은 사람도 궁금한 게 생기긴 하나요?
베드르폴니르:
글쎄. 난 실제로 일부 미래를 예견할 수 있어. 네가 여기 올 거라든지
레리르:
저, 조만간 데인이랑 당신을 제 결혼식에 초대하게 될 것 같습니다
베드르폴니르:
이건 거짓말까진 아니고, 소원에 가깝군. 그렇지?
레리르:
역시 예언가라 그런지 예리하시네요
베드르폴니르:
그날 술자리에서 만났을 때부터, 언젠가 네가 찾아올 줄 알았어
레리르:
미래를 예지하는 기분은 어떻습니까? 좋은가요?
베드르폴니르:
좋다 싫다로 정의하긴 어려워. 미래를 예지하는 능력이 있으면, 그 예지력을 버리지 않는 한 두려움과 우울 속에서 살아가게 되지
레리르:
……
베드르폴니르:
넌 내 침묵이 두렵구나. 그날 내가 꺼내지 못한 말을 들려주길 바라고 있어
레리르:
맞습니다
베드르폴니르:
내가 말할 생각이 없다는 건 느꼈을 텐데. 그 예언은 너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말하지 않는 편이 서로에게 좋아
베드르폴니르:
너는 예언의 무게를 짊어질 필요가 없어
레리르:
그럼 당신의 「예언」을 들을 자격이 있는 사람은 누구죠? 존귀하신 폐하뿐인가요?
베드르폴니르:
그렇게 묻는다면, 과거의 폐하라고 답하마
레리르:
당신은 저보다 폐하와 가까우니, 그의 변화도 잘 아시겠죠
베드르폴니르:
좋은 일은 아니야. 그렇기 때문에 말을 더 조심해야 하지. 왕께선 현명한 성군이 될 수도, 끔찍한 악룡이 될 수도 있으셔
레리르:
그렇게 현명한 당신이, 저는 미지의 공포 속에서 살아가라는 겁니까?
베드르폴니르:
…하긴. 이미 넌 내 침묵으로 충분한 공포를 느꼈겠군
베드르폴니르:
좋아
베드르폴니르:
예언가가 아닌, 오로지 네 친구의 형으로서 충고하마——
베드르폴니르:
레리르, 네 결혼은 행복해지기 어렵다. 이유는 아주 많아. 행복한 결말을 원한다면 다른 짝을 찾는 게 좋을 거다
레리르:
……
공간 속의 검은 안개 조사하기
올로그:
일단 들어봐. 이번에 우리는 「달 사냥꾼」의 얼굴을 목격했어. 곧 그자의 정체도 알아냈지
올로그:
그자의 이름은 레리르. 밖에서는 친위대 병사라고 말하고 다니더라
솔린디스:
…뭐?!
올로그:
참 아이러니하지? 누나의 정혼자가 뒤에선 칼을 휘두르는 도살자였다니
솔린디스:
왜 갑자기 찾아와서 이런 얘기를 하는 건데?
올로그:
이유는 간단해. 난 누나가…
올로그:
그놈을 죽였으면 하거든. 놈은 누나를 경계하지 않을 테니
솔린디스:
말도 안 돼. 그런 일은 절대로 못 해!
올로그:
그럼 우리가 살해당하는 걸 보고만 있겠다고? 잊지 마. 누나 몸에도 붉은 달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걸!
솔린디스:
피… 왕조가 멸망한 지 한참이 지났어. 이제 와서 혈통을 논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거야?
솔린디스:
붉은 달과 관련이 있다고 해서, 꼭 모든 걸 바쳐 그걸 좇아야 해?
올로그:
그럼 아니라는 거야?
올로그:
누나도 나와 같은 붉은 달의 백성이었으면서, 짓밟힌 과거에 한순간도 분노한 적 없었어?!
솔린디스:
……
솔린디스:
너희가 국가의 부활을 꿈꾸지만 않는다면… 내가 레리르를 설득해 볼게. 아니면 검은 왕을 설득하라고 할게
올로그:
검은 왕? 하하… 하하하하하하!
올로그:
그놈이 왜 우릴 붙잡는 데 집착하는지, 왜 자꾸 그 비밀의 답을 캐묻는지 알아? 왜 우리가 붉은 달의 왕조를 재건하려 집착하는지 아냐고!
올로그:
검은 왕… 검은 왕… 세상 밖의 힘에 눈이 먼 폭군이자 편협하기 짝이 없는 소인배! 그자에게 왕좌가 어울린다고 생각해? 켄리아는 결국 그의 손에서 멸망할 거야!
올로그:
못 하겠대도 상관없어. 두고 봐, 조만간… 재앙이 닥칠 테니까
솔린디스:
…「달 사냥꾼」…
솔린디스:
레리르, 당신 정말 엄청난 비밀을 숨기고 있었구나
솔린디스:
하지만… 나도 원망할 자격이 없어. 어떻게 그러겠어? 나도 내 출신을 밝히지 못했는데…
솔린디스:
사랑은 솔직해야 하는데, 우리의 사랑은 거짓말 속에서 피었네. 하지만…
솔린디스:
살아가는 데 불리한 일을 숨기는 게 뭐가 잘못이야? 차마 밝힐 수 없는 부분을 가리지 않으면, 우린 평범한 척조차 할 수 없는걸
솔린디스:
베드르폴니르도 이런 사실을 알고 예언한 거겠지. 하하… 결국 숨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
솔린디스:
하지만 난 재앙이 일어나도록 보고만 있지 않겠어. 잃어선 안 되는 것들을 최대한 지킬 거야…
솔린디스:
상대가 누구든 간에
공간 속의 검은 안개 조사하기
???:
그 사람이 보이는 거랑 전혀 다르다는 거 알잖아! 벌써 많은 사람이 죽었다구! 다들 지금의 왕은 미쳐가고 있댔어…
???:
우리도 곧 죽겠지. 그치만 왜 죽어야 해? 출신 때문에…? 그건 너무하잖아!
???:
듣고 있어? 솔린디스 언니!
솔린디스:
…아, 미안, 프리드르. 잠깐 생각하고 있었어
솔린디스:
레리르를 말하는 거라면… 나도 알아
솔린디스:
하지만 그건 검은 왕의 명령 때문이야. 정보기관 소속으로서 반역자를 색출하는 게 그의 임무니까…
프리드르:
그 남자는 언니를 알기 전부터 사람을 죽이고 있었어! 처음부터 언니를 이용하려고 접근했을지도 몰라!
솔린디스:
그건 아냐. 레리르는 내가 붉은 달 출신인 걸 몰라. 난 방계 혈통이라 눈도 평범한걸
솔린디스:
스승님 외에 나와 붉은 달의 관계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어. 우리 집안은 붉은 달과 거리를 둔 지 꽤 됐거든
프리드르:
올로그가 그랬어. 그 미치광이 왕을 말릴 수 있는 사람은 이제 없대…
솔린디스:
내가 어떻게든 해볼게. 난 너희와 함께 있을 거야. 하지만 그때까지 너도 잘 숨어 있어
솔린디스:
레리르는 검은 태양의 첩보원이니까, 레리르와 나 모두를 조심해
솔린디스:
당분간 나를 찾지 말고, 나한테 무슨 일이 생겨도 모른 척해. 알겠지?
프리드르:
언니도…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뜻이야? 언니는 그 남자와 같이 살고 있잖아. 설마 진짜로 언니까지 해칠까?
솔린디스:
……
솔린디스:
그를 변호할 생각은 없지만, 명확히 답하기도 어렵네. 나는, 최선을 다해 이 모든 걸 막을 거야
솔린디스:
자, 받아. 도망칠 수 있을 때 도망쳐. 그때 이 돈이 요긴하게 쓰일 거야
프리드르:
이렇게 많이?! 그러면… 언니는 어떡하려고
솔린디스:
나야 또 벌면 되지. 넌 밖에도 못 나가니까, 꼭 조심해
공간 속의 검은 안개 조사하기
프리드르:
솔린디스 언니, 올로그 기억해?
솔린디스:
올로그…
프리드르:
꽃을 파는 척하던 그 남자애 말이야. 언니랑도 많이 얘기했었잖아
솔린디스:
…응
솔린디스:
걔가 왜?
프리드르:
올로그가… 이틀 전에 체포됐어. 아마 죽었을 거야…
솔린디스:
……!
솔린디스:
말도 안 돼… 이럴 수가…
프리드르:
난 언니를 이해할 수가 없어. 어떻게 이런 일을 저지른 사람을 감쌀 수 있어?
프리드르:
다른 사람의 죽음 따위는 상관없다는 거야?
솔린디스:
아, 아니야! 내 말 좀 들어봐…
프리드르:
난 갈게… 그 사람들이 우리를 수색 중이거든. 언니도 몸조심해
프리드르:
혹시라도… 숨을 곳이 필요해지면, 언제든 찾아와
공간 속의 검은 안개 조사하기
솔린디스:
「기록자: 솔린디스」
솔린디스:
「이번 주는 47시간 동안 간섭 실험을 진행했다. 측정 수치는 다음과 같다…」
솔린디스:
「…그 안에 들어간 관측 대상은 전부 ■■■■■. 내부 상황은 예상보다 통제하기 어렵다」
솔린디스:
진전이 없네… 어쩌지? 너마저 내게 희망을 줄 수 없는 거니?
솔린디스:
날이 갈수록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어. 방법을 찾지 못하면 모두가 위험해질 거야
솔린디스:
하지만… 난…
솔린디스:
…후… 하아…
솔린디스:
이 연구가 무의미하다면… 난 어떻게 해야 하지? 언젠가는 내 차례가 올 거야… 그땐…
솔린디스:
레리르가… 날 죽일까?
솔린디스:
아니,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집무실로 돌아가기
레리르:
오늘의 서류가 도착했군. 평소처럼 확인해야겠지…
레리르:
아니… 난 내 일이 싫지 않아. 이건 구하기도 힘든 직업이야. 난 잘할 수 있어…
레리르:
…잠깐… 이건…?!
레리르:
……
레리르:
솔린디스?
레리르:
아니, 이럴 수가… 젠장!
레리르:
어째서? 대체… 어째서! 솔린디스, 너는 붉은 달의 특징 따위 없잖아!
레리르:
어떻게 그들과 관련이 있는 거야? 그럴 리가 없는데…
레리르:
…그랬군. 그동안 옅은 혈통을 감추고 있었던 거야… 너도 나처럼 그림자 속에서 살아왔구나…
레리르:
…그런데 난 우습게도 내가 공정하다고 믿으며, 친구들이 내 편일 거라는 헛소리나 지껄였어… 나는…
레리르:
검은 태양 엘민이여. 대체 어디까지 할 셈인가?! 직계가 끝나면 방계, 그다음은?
레리르:
지금은 붉은 달이지만, 다음은 누구지? 기필코 이 지하의 인간을 모두 죽여야만 만족할 텐가!
레리르:
아니! 그렇게는 못 해. 여기서 끝내겠어!
복도로 가기
프리드르:
정말… 날 놓아줄 거야?
레리르:
그래.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겠다면 말이야
프리드르:
알겠어. 내가 여기 왔던 거 아무한테도 안 들키게 조심할게
프리드르:
그렇지만… 당신은?
레리르:
왜?
프리드르:
날 보내주면… 임무를 완수할 수 없잖아
레리르:
그건 그렇군. 그럼 여기 남든지
프리드르:
안 돼! 싫어… 난 나갈래. 나가서… 나가서…
레리르:
살고 싶은 거지?
프리드르:
응! 당신이 약속을 지키는 사람인 거 알아… 그러니까 날 보내줘. 응?
레리르:
흠, 널 놓치면 내가 곤란해질 텐데
레리르:
농담이다. 가
레리르:
단, 오늘 일은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는 게 좋을 거다. 나랑 또 만나고 싶지 않다면 말이지
심연의 속삭임:
어둠 속 그림자도 나름의 도의는 있지. 하지만 네가 모두를 구할 순 없어
레리르:
…최근 제 귓가를 어지럽힌 게 당신이었군요, 베드르폴니르. 제 정신을 교란하는 겁니까?
심연의 속삭임:
네가 답을 구했으니 충고하는 거다. 그 여자를 포기해. 아니면 모든 걸 잃게 될 거야
레리르:
전 솔린디스를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심연의 속삭임:
그러려면 더 큰 힘과 경각심을 가져야 해. 이 세계의 변화를 잘 주시하도록. 기회의 순간을 놓치지 마라
레리르:
(흐릿하던 목소리가 이제는 누구인지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똑똑히 들려. 베드르폴니르…)
레리르:
(저자는 해답은 알려주지 않으면서, 계속 나를 꾀어내고 있어. 대체 무슨 생각이지?)
레리르:
…기회? 그게 무슨 말이죠?
레리르:
(사라졌나. 귀신 같은 자야. 내가 귀찮아할 때는 계속 달라붙더니, 정작 필요로 할 때는 답하지 않는군)
네페르:
검은 태양 왕조는 붉은 달의 후예를 숙청… 아니, 학살했어. 이건 검은 왕의 연구와 관련이 있던 듯해
네페르:
왕이 심연의 힘에 심취한 탓에 켄리아의 미래는 불투명해졌어. 레리르의 삶도 불안정해졌지
네페르:
그리고 약혼녀 솔린디스는… 아니, 아직 약혼녀라고 부를 수는 없나. 청혼을 수락하지 않았으니까. 아마도 붉은 달의 방계 혈통이기 때문이었겠지
네페르:
둘은 서로를 오랫동안 속여왔어… 검은 왕의 극단적인 행동이 없었다면, 둘 다 서로를 평생 속였을지도 몰라
네페르:
하지만 데인슬레이프의 형, 베드르폴니르는 왜 레리르한테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은 걸까? 흥… 많은 비밀을 쥔 사람 같네
네페르:
인간의 머릿속은 끝없는 모래바다와도 같지. 기억의 흐름만으론 당사자에게 보이는 부분만 볼 수 있어
네페르:
약간의 방법을 써야겠는걸
네페르:
지금까지 우리는 「레리르」의 생각 속에서 그를 해독해 왔지
네페르:
하지만 이제 장기판에 충분한 단서가 쌓였으니, 시뮬레이션 단계로 넘어가도 되겠어
네페르:
장기판은 내가 알고 싶은 일을 시뮬레이션해 줄 거야. 물론 시뮬레이션에 불과하지만, 정확도는 꽤 높아
네페르:
관찰 대상에 대한 인지 데이터를 토대로 행동 로직을 계산해서… 레리르가 숨긴 「진실」을 확인해 보자고
데인슬레이프와 대화하기
데인슬레이프:
레리르! 거기 있어?
데인슬레이프:
빨리 나와! 급한 일이야, 레리르!
레리르:
데인? 무슨 일이야?
데인슬레이프:
일단 따라와. 다른 사람도 만나게 될 테니, 모여서 설명해 줄게
레리르:
어… 알았어. 근데 솔린디스가 아직 심비원에 있어서, 쪽지 하나만 남기고 가자
데인슬레이프:
그래. 어서 서둘러
레리르:
(데인이 이렇게 조급해하는 건 처음 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건가?)
데인슬레이프 따라가기
라인도티르:
이 시간에 모인 건 처음이네. 켄리아도 상태가 좀 나아졌나 봐, 뜻을 품은 자들이 대낮에 당당하게 모일 수 있는 걸 보면
수르트알로기:
웃기는군. 우리가 언제는 밤에 숨었나?
라인도티르:
그건 기사가 검을 언제 들었는지 봐야겠지
라인도티르:
수르트알로기는 승리를 위해 비열한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아닌가 봐. 정말 비겁했다면 팔다리가 멀쩡했겠지?
수르트알로기:
오지랖 넓은 걸 보니, 팔다리라도 한 짝씩 내줄 셈인가?
라인도티르:
생물 연금술을 기대해 봐. 연구를 지원해 준다면 얼마든지 상담해 줄게
수르트알로기:
하, 미친 여자로군
수르트알로기:
그나저나 흐로프타튀르, 넌 어떻게 온 거냐?
흐로프타튀르:
물론 데인슬레이프가 불러서 왔지
흐로프타튀르:
라인도티르 씨, 경계할 필요 없어. 폐하께서 날 당신보다 총애하진 않아. 소문은 소문일 뿐이지
라인도티르:
심비원이 지지받는 건 사실이잖아? 이득은 다 챙기면서 불쌍한 척해 봤자, 재수 없을 뿐이야
라인도티르:
당신은 심비원 원장에, 「현자」라는 칭호와 궁정 수석 마법사라는 직함까지 받았어. 왕국의 네 기둥 중에서도 가장 총애받고 있고
라인도티르:
비트 부원장은 당신을 볼 때마다 질투심을 감추지 못하던걸?
흐로프타튀르:
그건 노력에 운이 따른 덕분이지. 폐하께서 급진적인 분이 아니셨다면, 이 나이에 수석 자리는 꿈도 못 꿨어
흐로프타튀르:
하지만 나라고 불만이 전혀 없는 건 아니야. 지금의 폐하를 모시는 게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진 않겠지?
흐로프타튀르:
에프티르비트는 이 자리에 앉지 않은 덕분에 여러 골치 아픈 일을 피할 수 있었어. 나쁘게만 생각할 건 아니야
데인슬레이프:
다들, 갑자기 불러서 미안하지만 긴급 상황이 발생했어
수르트알로기:
넌 레리르였던가?
레리르:
네, 수르트알로기 씨. 당신의 처벌 관련 기록을 담당하며 한 번 뵈었을 뿐인데, 기억해 주시다니 영광입니다
수르트알로기:
여기에 불려 온 사람은 다 한가닥 하는 인물이지. 데인, 우리를 왜 불렀는지 납득할 만한 이유를 듣고 싶군
데인슬레이프:
……
데인슬레이프:
오늘 아침, 베드르폴니르가 궁에 들어가 폐하께 간언을 올렸어. 그러자 분노한 폐하가 폴니르의 두 눈을 찌르고 감옥에 가두었지
라인도티르:
베드르폴니르가 감옥에 갇혔다고? 정말이야? 그 남자는 흐로프타튀르와 함께 폐하가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잖아
라인도티르:
지금의 폐하는 베드르폴니르조차 믿지 못하는 건가?
흐로프타튀르:
신뢰? 폐하께서 진심으로 갈망하는 게 무엇인지는 다들 알고 있을 텐데
흐로프타튀르:
나는 그저 그분을 만족시켜 심비원의 이익을 확보하고 있을 뿐이야
라인도티르:
당신은 교활하니까 괜찮겠지만, 베드르폴니르는 어떻게 되려나. 눈먼 예언가라… 훗, 이 켄리아에 너무 똑똑한 사람은 필요 없는 걸지도
수르트알로기:
그런 쓸데없는 토론이 오늘 밤의 계획보다 더 중요한가?
레리르:
데인, 넌 어쩔 생각이야?
수르트알로기:
베드르폴니르를 구하고 싶겠지. 안 그래?
데인슬레이프:
다들, 오늘 밤 나와 함께 왕궁으로 쳐들어가서 폴니르를 구해줬으면 해
흐로프타튀르:
무모하군! 잊지 마라, 데인슬레이프. 넌 왕좌에 충성을 맹세한 친위대장이다
라인도티르:
호오? 너, 충동적인 계획이 아니구나?
데인슬레이프:
반역을 일으킬 생각은 없어. 하지만 베드르폴니르는 충신이고, 왕조를 위해 노력하는 신하를 찌르는 건 명군이 할 짓이 아니야
데인슬레이프:
난 이 검으로 폐하를 깨울 거다
레리르:
(베드르폴니르의 예언이 폐하를 분노하게 했나 보군. 지금의 폐하는 「예언가」의 계시조차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가)
레리르:
(켄리아의 왕이 이토록 우매해지다니… 나 같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무사할 수 있을까)
레리르:
(데인, 너의 숭고한 사명은 나와 어울리지 않아. 나라를 구하겠다는 너의 고상한 뜻은, 나에겐 사면서 한 장만도 못 해)
네페르:
사면서라… 레리르는 그걸로 솔린디스를 구하려 했던 건가?
네페르:
그렇지만 과연 검은 왕이 붉은 달과 관련된 사람을 사면해 줄까?
장기판의 검은 안개 조사하기
솔린디스:
「기록자: 솔린디스」
솔린디스:
「이번 주는 60시간 동안 간섭 실험을 진행했다. 측정 수치는 다음과 같다…」
솔린디스:
「붉은 달 시대의 연구원은 달의 정수가 신의 권력과 관련이 있으며, 그 이면이 특수한 공간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즉, 달의 정수 자체가 공간의 문이다」
솔린디스:
「다만 이 문이 어디로 통하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문을 열려면 특수한 힘이 필요한데, 기록에 따르면 이 힘은 ■■■■…」
솔린디스:
「공간의 문을 유지하려면 막대한 힘을 계속해서 주입해야 한다. 실험 장치가 출력한 총에너지의 단위는…」
솔린디스:
「달의 정수 실험 연구원은 원래 나 말고도 더 있었으나, 최근 대다수의 심비원 인력이 심연의 힘 연구에 투입되면서 붉은 달 연구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었다」
솔린디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는 한 가지 미지의 힘에 너무 과한 희망을 품고, 다른 기술을 경시하고 있다」
솔린디스:
「불경한 발언일 수 있으나, 나는 연구자로서 달의 정수 뒤편에 있는 세계를 보고 싶다」
솔린디스:
「만약 그곳에 도달한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어느 미지부터 정복해야 할까? 끊임없이 상상해 본다」
다른 곳의 검은 안개 조사하기
솔린디스:
이거 받아. 부모님이랑 수도를 떠날 예정이지?
프리드르:
언니, 벌써 소식 들었어?
솔린디스:
아니… 지난 금요일에 레리르가 밤늦게 들어왔는데, 평소랑은 조금 다르더라고. 근데 잠을 아주 푹 자길래, 좋은 일을 했구나 싶었지
프리드르:
……
솔린디스:
넌 레리르를 만난 적이 없고, 나도 그 사람이 뭘 했는지 몰라. 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이인 거야. 알겠지?
프리드르:
그 남자는 언니가 비밀을 안다는 걸 눈치채지 않았을까?
솔린디스:
바보 같은 꼬마네. 레리르한테 무슨 비밀이 있다는 거니? 그 사람은 폐하의 평범한 심부름꾼인걸
프리드르:
…그 남자가 무서워?
솔린디스:
…모르겠어
솔린디스:
내가 아는 레리르는, 네가 말한 남자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거든
솔린디스:
무서워해야 맞을 텐데, 헤어지고 싶지 않아…
솔린디스:
…이 얘긴 그만하자. 어서 가, 내가 준 거 잘 지켜야 한다
프리드르:
여기 뭐가 들었는데?
솔린디스:
달의 조각. 내가 달에서 조금 따 왔다고 여겨줘. 이걸 가지고 있으면, 미래에 모두가 붉은색 달을 볼 수 있을 거야
프리드르:
붉은색… 달? 우리의 달 말이야?
솔린디스:
응, 우리의 달. 그러니까 잘 지켜줄 거지?
프리드르:
꼭 그럴게, 언니
솔린디스:
붉은 달의 혈통은 끊어지지 않을 거야. 핏빛 달빛이 우리 몸속에서 불꽃처럼 흐르고 있으니까
솔린디스: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흐른다 해도 말이야…
왕궁으로 가기
데인슬레이프:
계획대로 움직인다! 서둘러!
왕조 친위대 병사:
데인슬레이프 님?! 설마… 반역입니까?!
왕조 친위대 병사:
배신자의 말로는 잘 아시지 않습니까? 다시 한번 숙고해 주십시오!
수르트알로기:
배신? 먼저 켄리아를 배신한 건 그쪽이다
데인슬레이프:
아직 정의를 추구하고자 하는 신념이 남아 있다면, 내 편에 서라
레리르:
(계획대로 왕궁 병사는 데인 쪽이 해결할 거고, 흐로프타튀르와 라인도티르는 왕궁의 모든 보안 장치를 해제해 줄 거야)
레리르:
(그리고 내 임무는, 감옥에 가서 베드르폴니르를 구하는 거지)
레리르:
몸조심해. 나중에 만나자!
데인슬레이프:
폴니르를 부탁한다
데인슬레이프:
검을 뽑아라. 난 여기서 정의를 관철하겠다!
감옥으로 가기
레리르:
……
레리르:
더럽고 악취 나는 곳이군… 아무리 죄수라지만 이 정도로 일말의 존중도 없을 줄이야
레리르:
베드르폴니르 씨. 여기 있었군요
베드르폴니르:
너였군
레리르:
놀랐습니까? 아니, 당신 같은 사람도 놀란다는 감정을 느낍니까?
베드르폴니르:
두 눈이 머는 순간에는 조금 느꼈지. 폐하의 어리석음과, 진언하는 자에게 닥치는 세상의 불공평함에 말이야
레리르:
이번엔 어떤 예언을 했죠?
베드르폴니르:
그건 예언이 아니었어. 폐하께 드리는 마지막 간언이었지
베드르폴니르:
폐하께서 계속 그것에 사로잡혀 계신다면, 켄리아는 멸망할 거라고 말했을 뿐이다
레리르:
하지만 폐하는 당신의 눈을 멀게 하고 이곳에 던져버렸군요
레리르:
데인이 보내서 왔습니다. 지금 왕궁에서 벌어지는 일은 이미 그 능력으로 봤겠죠?
베드르폴니르:
모든 게 내가 본 대로다. 그러나 이 필연적인 운명 앞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탄식뿐이더군
베드르폴니르:
운명을 보는 능력은 사용자의 정신만 고갈시킬 뿐일지도 모르겠어
레리르:
베드르폴니르 씨, 미안하지만 폐하가 당신에게 품은 의심은 하루아침에 생겨난 게 아닐 겁니다
레리르:
남다른 지혜를 가졌으니, 받게 되는 시기와 의심도 남다를 수밖에요
레리르:
폐하는 자신이 바라지 않는 광경을 당신이 볼까 두려워, 당신의 눈을 멀게 한 겁니다. 그럼 당신의 예지도 멈출 거라 믿었던 거죠
베드르폴니르:
효과는 있었다. 실제로 난 미래를 보는 능력을 잃었었거든. 방금까지는 말이야…
레리르:
방금?
베드르폴니르:
그래. 방금 무언가가 보이더군
레리르:
우리는 당신을 구하려고 이곳에 왔습니다. 오늘은 켄리아에 가장 파란만장한 하루가 될 테니,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죠
베드르폴니르:
네 마음속의 분노와 기대가 보이는군. 폭군이 죽으며 이야기가 끝나기를 기대하고 있어
베드르폴니르:
그러나 이건 결말이 아니다. 새로운 장면, 새로운 전설의 시작이지
베드르폴니르:
레리르, 이 세상엔 용기와 정의를 품은 자가 많다만, 너는 아니다. 나를 찾아온 건 개인적인 이유가 있어서일 테지
레리르:
……
베드르폴니르:
흥미롭군. 단검인가? 이런 상황에서 가장 손에 익은 창을 들지 않고?
레리르:
당신의 능력이면 시력을 약간 회복했겠지만, 그래도 이 상황에서 저를 적으로 돌리고 싶진 않겠죠
베드르폴니르:
물론이야. 우린 한편 아닌가?
레리르:
당신이 솔직하게 답한다면요. 베드르폴니르 씨, 지금 당신은 나의 유일한 희망입니다
베드르폴니르:
너와 솔린디스의 미래를 위한 희망?
레리르:
왕조, 국가, 세계… 이런 건 너무 거대한 담론이에요. 미안하지만, 난 내가 제일 중요합니다
레리르:
난 사랑하는 사람을 포기하면서까지 날 지킬 생각 없어요. 당신이라면 더 먼 미래와 모든 난제의 해법이 보이겠죠? 답을 알려주십시오
베드르폴니르:
운명엔 맞고 틀림의 문제만 있어. 운명은 네가 행복을 위해 어떤 대가를 치를 의향이 있는지 묻지 않아
베드르폴니르:
이게 운명의 잔혹한 점이지. 운명은 네 희생에 관심이 없거든
레리르:
아니!
레리르:
당신이 내 귓가에 충고했잖아. 세계의 변화를 주시하라고! 사랑하는 것을 지키려면 더 많은 힘을 가져야 한다고!
레리르:
재앙을 보여주면서, 그걸 피할 방법은 알려주지 않는 건… 대체 무슨 속셈이지?
베드르폴니르:
충고? 네 귓가에?
베드르폴니르:
…하하, 하하하. 너도 들었나 보군. 그 목소리는 널 사로잡고, 설득해서, 널 미치게 만들었겠지
베드르폴니르:
우린 정말 별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겠어
레리르:
(그 순간 베드르폴니르는 무언가 중대한 비밀을 알아챈 사람처럼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 얼굴은 곧 피곤으로 물들었다)
베드르폴니르:
그렇다면 충고해 주지. 견뎌라. 모든 고난은 미래로 이어지는 다리임을 믿어야 한다
베드르폴니르:
살아있는 한 너희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아. 이것이 운명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이다
베드르폴니르:
내가 해줄 말은 여기까지다. 네가 믿든 안 믿든, 더 이상 내가 관여할 수 있는 건 없어
레리르:
……
레리르:
…가서 그 말을 확인해 보죠
베드르폴니르:
문을 열어줘서 고맙군. 그에 대한 보답으로 한 가지를 더 알려주마
레리르:
(이때, 왕도 곳곳에 비정상적인 에너지 파동이 일어났다. 우리는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다)
베드르폴니르:
내가 너라면, 난 심비원으로 갈 거다
레리르:
심비원? …젠장!
베드르폴니르:
레리르… 우린 곧 다시 만날 거다
레리르:
(베드르폴니르는 무언가를 더 말했지만, 나는 듣지 못했다. 심지어 나는 감옥을 나가는 그를 부축하지도 않았다. 시간이 없었으니까)
심비원으로 가기
레리르:
젠장, 이 마물은 어디서 나온 거지? 라인도티르 짓인가? 아니면 심비원?
레리르:
저리 비켜!
레리르:
(심비원이라… 그러고 보니 이런 소문을 들은 적이 있어——)
레리르:
(왕궁, 나아가서 왕도 전체에 폐하가 설치한 장치가 깔려 있다고. 하지만 거기에 어떤 힘이 담겨 있는지는 미지수야)
레리르:
(문제가 생기면 그 장치가 발동할지도 몰라…)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
사, 살려줘—!!
레리르:
버텨! 마물이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
살려줘, 나는… 아악——!
레리르:
(폭발음? 설마 그 소문이 사실이었나? 그렇다면 폐하는 이미…)
레리르:
(이게 폐하의 장치라면, 그걸 구동하는 힘은 뭐지? 심연인가?)
레리르:
(그럼 연구의 중심지인 심비원이 위험해. 서둘러야겠어!)
솔린디스가 있는 장소로 가기
솔린디스:
마물? 왜 갑자기 심비원에 나타난 거지?!
마수:
그르르…
솔린디스:
큰일이야. 들어오려고 해…
솔린디스:
안 되겠어, 책상이 오래 못 버틸 것 같아… 무기, 무기가 어디 있지?
솔린디스:
아, 저번 주 점검 후에 기자재가 교체되면서, 무기가 아직 배치되지 않았지…
솔린디스:
큰일이야… 거기 누구 없어요! 저 좀 살려주세요!
마수:
크르르——!
솔린디스:
……!
솔린디스:
오지 마… 가까이 오지 말라고…
movie
레리르는 심비원 실험실로 뛰어 들어갔지만, 목격한 건 절망과 고뇌 속에 빠진 솔린디스가 내린 선택이었다: 그녀는 자발적으로 미지의 공간에 발을 디뎠다.
완전히 무너진 레리르는 더 이상 심연의 유혹을 견딜 수 없었다. 솔린디스의 실종은 그의 저항을 무너뜨렸고, 레리르는 충동적으로 왕궁을 향해 달려갔다. 결국 그는 선택받은 다른 네 명과 함께 심연의 힘을 나누어 갖고 「오대 죄인」으로 타락했다.
따뜻한 추억과 잔혹한 현실이 교차하는 가운데, 레리르는 뒤틀리면서도 더욱 확고해졌다. 결국, 레리르는 새로 얻은 힘으로 미지의 공간으로 가는 문을 다시 열어 그 안으로 향했다. 그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솔린디스를 찾아내겠다고 맹세했다
생각 정리하기
네페르:
……
네페르:
이게 바로 달 사냥꾼의 인생인가… 정말이지…
네페르:
하지만, 시대가 낳은 괴물도 결국 괴물일 뿐이야
네페르:
(남의 마음을 너무 오래 들여다보면 안 좋은 기분이 들어. 지금 느끼는 이 강렬한 혐오감처럼)
네페르:
(켄리아의 이야기엔 거짓이 너무 많아. 각각의 거짓은 사소하지만, 한데 모여서 터무니없는 거짓이 형성됐지)
네페르:
후… 나도 슬슬 돌아가야겠어
네페르:
(불쌍해도 어쩌겠어? 멸망한 문명에는 모름지기 수많은 슬픔이 묻혀 있는 법. 이게 켄리아의 운명인 것을)
특별한 의식을 통해 「달 사냥꾼」 레리르의 과거를 알게 됐다.\n이제 이곳을 떠나기만 하면 된다
비밀의 집으로 돌아가기
네페르:
나 돌아왔어. 일어나서 박수 부탁해
페이몬:
네페르! 좀 어때? 괜찮아?
야호다:
보스는 베테랑이니까 괜찮을 거야!
네페르:
응, 별문제 없어
네페르:
다들 내 생각을 통해 달 사냥꾼을 봤지? 그 자신의 묘사대로, 그의 이야기는 평범한 사람의 비극일 뿐이었어
라우마:
확실히, 그의 기억에서 얻은 한정적인 정보로도 당시 켄리아의 상황을 일부 엿볼 수 있었어요…
라우마:
하지만 전 레리르를 평범한 인물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그는 이 시대에 충분히 깊게 관여했어요. 시대의 파도 앞에선 누구도 무사할 수 없을 뿐이죠
네페르:
의미심장한 말이네. 나보고 도망가지 말라는 뜻인가?
라우마:
그런 뜻은 아니었지만, 물론 끝까지 남아주셨으면 해요. 당신 없이는 작전 실행이 힘들 테니까요
네페르:
그럼 기억해 둬. 난 강압적인 거나, 남에게 지시받는 건 딱 질색이야
네페르:
참, 아까는 정말 잘해줬어. 의식에서는 침묵을 지키는 게 아주 중요하거든
야호다:
나 이해 안 되는 부분이 너무 많아. 보스, 빨리 설명해 줘!
네페르:
조급해하지 마. 필요한 정보는 다 공유할 테니까. 우선 사람들과 모여서 이야기하자. 그편이 효율적이야
네페르:
야호다
야호다:
응, 보스! 문 열어줄게!
네페르:
으흠. 아까는 반응이 없길래 근로 계약서 제1조도 잊어버린 줄 알았어
라우마:
실례지만, 제1조의 내용이 뭔가요…?
야호다:
보스가 움직이기 귀찮을 때, 내가 문을 열어주거나 차를 따라주는 등 잡일을 대신해 준다는 조항이야
라우마:
그렇군요…
네페르:
이곳의 근로 조항은 아주 잘 되어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이건 야호다도 원해서 맡긴 거라구. 괜히 악덕 사장이라고 오해하지 말아줘
네페르:
아까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만약 플린스나 바르카가 앉아서 차나 마시고 있으면… 흥
네페르:
난 말이야, 내가 고생할 때 남이 쉬는 꼴은 절대 못 보거든…
네페르:
……!
네페르:
이런
사람들과 대화하기
라우마:
이럴 때 방해해서 죄송하지만, 조금 문제가 생긴 것 같아요
네페르:
그런 것 같네. 너희를 두고 가지 않을 테니까 걱정 마. 난 악덕 사장도 아니고, 그건 아까 말한 근로 조항에도 어긋나거든
라우마:
네페르?
라우마: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네요. 저희는 근로 조항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요
네페르:
…잠깐만
네페르:
나 언제부터 여기 서 있었지?
여행자:
방금, 갑자기 문가에 나타났어요
네페르:
……
야호다:
보스, 왜 그래? 갑자기 표정이 안 좋아졌어…
네페르:
속았어. 우리는 아직 의식층을 벗어나지 못했던 거야. 아까 사무실로 돌아간 것도 내 환각이었어
야호다:
환각?! 하지만 누가 여기에서…
네페르:
그러게. 이 의식층은 내 장기판이고, 여기서 벌어지는 모든 건 내가 장기말을 움직인 결과일 뿐이야. 누구도 끼어들 수 없을 텐데…
라우마:
이곳을 당신이 지배하고 있다는 건가요?
네페르:
그렇게 생각해도 좋아. 이건 나만의 기술이니까
여행자: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나요?
네페르:
처음 장기 상자를 건드릴 때, 딱 한 번 있었어
라우마:
그때와 지금 상황에 비슷한 점이 있나요?
네페르:
굳이 말하자면, 처음 이걸 접했을 때 생각에 큰 동요가 일긴 했지
야호다:
내가 도와줄 일은 없을까?
네페르:
근로 계약서 1조 기억 안 나? 넌 내가 귀찮을 때만 나서는 거야
라우마:
지금은 안 귀찮다는 거네요
네페르:
야호다는 어차피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이건 내 거고, 이걸 잘 아는 사람은 나뿐이야. 그러니 길도 내가 찾아야지
야호다:
보스, 괜찮아. 나 막 시켜!
네페르:
그런 말 마. 내가 널 얼마나 아끼는데?
야호다:
어? 정말?
네페르:
당연하지. 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너처럼 말 잘 듣는 직원을 또 어디서 구하겠어?
야호다:
알겠어…
야호다:
그래도 이따 수원이 있나 찾아보고 물을 길어둘게
야호다:
다들 쉴만한 곳을 찾으면 잠깐이라도 앉아서 쉬어. 체력을 아껴야지
야호다:
이 장기판인지 뭔지가 아무리 정신적인 물건이래도, 여기서 느끼는 피로감만큼은 진짜야
야호다:
정신적인 피로를 무시해선 안 돼! 육체적인 피로만큼이나 위험하다고. 아무튼, 내가 잘 챙겨줄 테니까 안심해
네페르:
어때, 부럽지? 내 직원이 이렇게 훌륭하다니까
라우마:
다음에 야호다를 서리달 아이로 모셔서 일을 맡기고 싶은데, 어떠세요, 네페르?
네페르:
하, 우리 라우마 씨는 겉모습만큼이나 생각도 순진하시네
네페르:
자, 다들 기운 내서 날 따라와
네페르:
장기판이 흐트러지지 않게, 아까처럼 평정심과 침묵을 유지하도록 해
네페르:
내가 꼭 너희를 안전하게 데리고 나가줄게
레테누와 대화하기
레테누:
이 시간에 누구지… 어라? 너…
네페르:
(잠깐, 이 사람은…)
레테누:
너 여기 있었구나! 시누헤가 너한테 할 말 있다고 하루 종일 찾더라
어린 네페르:
레테누 아저씨, 방금 뭐 했어요? 용돈 숨겼죠! 헤헤, 다 봤지롱
레테누:
어허, 아저씨 나이가 몇인데 용돈이라니. 너무 곤란하게 하지 말고 못 본 척해주라
아포피와 대화하기
아포피:
꼬마야, 요즘 시누헤 씨는 뭐 하시니? 그분이랑 대화를 좀 나누고 싶어서 말이야
어린 네페르:
아빠랑요? 우리 아빠는 왜요, 아저씨?
아포피:
다음 축제에서 새로 만든 노래를 발표하려는데, 그분의 허가가 필요하거든
어린 네페르:
와! 저도 들어보고 싶어요. 근데 아빠가 절 찾고 있대서 가봐야 돼요
아포피:
하하, 시간 많으니까 이따가 다시 오렴. 저기 돌무더기 보이지? 저기 앉아 있으마
어린 네페르:
네, 알겠어요
시누헤와 대화하기
어린 네페르:
아빠! 저 찾았다면서요?
시누헤:
아이고, 우리 귀염둥이. 조금만 더 빨리 왔으면 아빠가 가져온 전리품을 맛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쉽구나
어린 네페르:
전리품이요? 누구랑 싸우고 왔어요?
시누헤:
모래폭풍이 막 지나갔잖니.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야
시누헤:
내가 전에 수원 문제를 해결하러 나간다고 했었지? 이 아빠가 돌아왔다는 건…
어린 네페르:
우물 문제를 해결한 거예요?!
시누헤:
그래. 새로운 우물을 발견해서 물을 길어왔어. 한동안 버틸 수 있을 거야
어린 네페르:
휴, 모래폭풍만 아니었으면 우물이 무너져 막힐 일도 없었을 텐데. 그럼 아빠도 고생 안 하고
시누헤:
족장으로서 모두를 고통과 빈곤에서 해방시키는 게 이 아빠의 책임이야
시누헤:
아빠가 들려준 이야기에 나오는 것처럼, 우리 선조는 우리보다 훨씬 부유했단다. 오랜 전쟁만 아니었으면 이렇게 비좁은 곳에서 살지 않았을 거야
시누헤:
그래도 괜찮아. 몇 달 전에 아카데미아와 손을 잡았거든. 그들은 내게 연락처를 주었고, 나는 그들에게 사막에서의 도움을 제공했지
어린 네페르:
그럼 아빠는 아카데미아의 조력자인 거예요?
시누헤:
협력 관계… 정확히는 「특사」란다
시누헤:
어쨌든 나쁜 일은 아냐. 우리는 사막에 너무 오래 갇혀 있었어. 이젠 밖으로 나갈 때야
어린 네페르:
특사가 되면 좋은 게 있어요?
시누헤:
있지, 이 아빠의 운이 좋아졌잖니. 앞으론 더 좋아질 거야. 언젠가 모두를 데리고 더 좋은 곳으로 이주할 거란다
계속해서 탐색하기
분노한 목소리:
일족의 족장이라는 자가 신분을 속이고 우리 우물을 건드리다니! 이대로 넘어갈 생각 마라!
분노한 목소리:
저 물은 우리 거야! 허락도 없이 그 많은 물을 가져가다니, 간이 부었군! 화신의 허락이라도 받았나?
분노한 목소리:
아카데미아 특사? 정작 거기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보니까 아무도 모르던데!
분노한 목소리:
이 사기꾼!
네페르:
……
네페르:
(야호다가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 어쩔 수 없지. 낭자한 피를 보면 본능적으로 공포를 느끼기 마련이니)
네페르:
(바닥에 시신이 널브러져 있어. 시미터와 단검… 전부 사막인들이 쓰는 무기야)
네페르:
(종이도 떨어져 있네. 뭔가 적혀있어)
편지:
「할리르 씨, 쉬임티족 족장 시누헤입니다. 전에 여러분이 모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드린 일, 기억하시죠?」
편지:
「이번이 두 번째 편지입니다만, 지난번 편지는 배송 도중에 분실되었는지 답장이 없더군요. 이번 편지는 꼭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편지:
「최근 모래폭풍으로 저희 부족의 우물이 무너졌습니다. 그래서 생존을 위해 이아브족과 우누족의 땅에서 물을 찾아야 했죠」
편지:
「다행히 이아브족의 우물은 무사하더군요. 저는 어쩔 수 없이 그곳에서 물을 길어 왔습니다만, 아무래도 발각된 듯합니다. 큰 문제로 번지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편지:
「필요할 때 이 주소로 편지를 보내면, 아카데미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하셨죠?」
편지:
「지금 그 도움이 필요합니다. 제 특사 자격을 인정할 파견 인력을 보내주십시오. 그래야 아카데미아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그들을 설득할 수 있습니다」
편지:
「한시가 급하니, 아무쪼록 최대한 빨리 부탁드립니다」
네페르:
(편지는 결국 발송되지 못했군)
네페르:
(작성자는 처참한 죽음을 맞이했고, 편지 역시 짓밟히고 찢어졌어. 자세히 봐야 겨우 알아볼 정도야)
네페르:
(…쉬임티족의 유민, 이 형편없는 사기꾼. 단 한 모금의 물 때문에 온 부족을 몰살시키다니)
아루 마을로 가기
안프 아저씨:
아, 교령관님! 환영합니데이, 어서오이소…
교령관:
흥, 좀 제대로 된 술을 내올 줄 알았는데
안프 아저씨:
이게 아루 마을에서 제일 좋은 술이라예
교령관:
흥…
교령관:
아카데미아가 너희에게 남겨줄 수 있는 자리는 하나뿐이다만, 그것도 과분해 보이는군. 이 사막에 무슨 인재가 있겠어?
안프 아저씨:
아이고, 엄청 똑똑한 아가 하나 있는디, 신님을 봐서라도 거둬가 주이소… 이런 재능을 썩히면 낭비라 안 캅니까
교령관:
처음 보는 얼굴인데, 새로 온 아이인가?
안프 아저씨:
사막을 떠돌다가 찾아온 떠돌이 얼랍니다. 엄청 똑똑허니 좀 도와주이소… 부탁합니데이
교령관:
어이, 너 어디서 왔어?
???:
보잘것없는 모래언덕에서요
교령관:
가족은? 형제는?
???:
없어요
교령관:
없다고?
???:
네
교령관:
부모님도, 형제도?
???:
모래 위에서 함께 잠드는 사람은 모두 형제죠. 그 외에는 없어요
교령관:
흠… 알겠다
교령관:
너, 이리 와서 신청서에 이름을 적도록
교령관:
…네페르? 그렇게 안 보이는데 사막인이었군
스승과 대화하기
마네토:
네페르 양, 과제 개요를 보냈네. 잘 읽고 정보를 찾아서 논문을 한 편 작성해 오도록
네페르:
네, 교수님. 그런데 두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마네토:
말해보게
네페르:
제 과제는 다른 동급생들의 과제보다 훨씬 쉬워 보이던데. 혹시 제가 멍청해서 그런 건가요?
마네토:
난 한 번도 자네를 멍청하다고 생각한 적 없네. 오히려 너무 영리하다면 모를까
네페르:
그 말은… 제가 멍청한 학생이었다면 이 사실을 발견해 질문할 일도 없었다는 뜻이겠죠?
마네토:
보게, 영리하지 않나. 자네라면 그 이유도 이미 눈치챘겠지
네페르:
제가 사막 출신이기 때문인가요?
마네토:
휴…
마네토:
미안하네, 네페르 양. 이건 내가 원해서 그런 게 아니라…
마네토:
…됐네. 다음 질문은 뭔가?
네페르:
……
네페르:
외부에서 아카데미아로 보낸 편지는 어디서 받을 수 있죠?
마네토:
가족이 편지를 보냈나? 자네 이름이 적혀 있었다면 배달부가 전해 줬을 텐데?
네페르:
가족의 편지도 아니고, 최근에 온 편지도 아니에요. 그냥, 미수령 편지는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서요
마네토:
그런 편지는 보통 지혜궁 구석에 있는 선반으로 옮겨지네. 거기 있는 커다란 종이 상자에 보관되지
마네토:
찾는 편지가 있다면 거기로 가보게
네페르:
네, 감사합니다
마네토:
됐네. 사실 난… 스승으로서 자네를 제대로 가르쳐주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야
네페르:
그런 말씀 마세요
네페르:
규정은 저도 잘 아는걸요. 사막인은 교수님 학생이 아니잖아요. 교수님은 진짜 학생만 잘 가르치면 되는 거죠
네페르:
저는 이미 오래전에 깨달았어요. 세상은 늘 성공한 자에게 기울고, 실패한 자에겐 불길과 칼날이 날아온다는 걸
마네토:
자네… 인생을 그토록 비관적으로 여기나?
네페르:
아니요. 저는 그저 성공한 자가 돼야겠다고 생각할 뿐이에요
상자 속 편지 보기
네페르:
오르모스 항구 노후 현황 보고서… 거기 주둔 중인 30인단의 책임자가 보낸 편지인가 보네. 용병이 도시 건설에 관심을 갖다니, 흥미로운 일이야
네페르:
열어보지도 않은 걸 보니, 수신인은 30인단의 생각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모양이지
네페르:
수신인은… 음, 처음 보는 이름이네. 어느 유명한 묘론파 교수겠지
네페르:
이건 생론파 현자에게 보낸 편지군. 《숲속의 광언기 증상 변화 관찰 현황》… 다들 무슨 편지 제목을 논문처럼 써놨대?
편지 내용:
「우리는 향의 인도 아래 숲에서 길을 잃었다. 우리의 의식은 여러 장벽을 넘나들며 돌고 돌아, 기댈 수 있는 장소를 찾았다…」
편지 내용:
「이 증상은 향료 중독 증세로 볼 수 있다. 생론파는 환각 효과가 있는 향료 사용을 엄격히 금지했지만, 명단에 빠진 향료가 있는 듯하다」
편지 내용:
「실제로 내 이웃은 향을 맡더니 춤을 추며 소리를 질러댔다…」
네페르:
이 편지는 꽤 유용한데? 왜 아무도 안 받았지?
네페르:
잠깐, 뒷면에 작은 글씨가 쓰여있어…
네페르:
「독버섯을 복용한 상태로 작성된 편지. 반송해야 하나 유효한 주소가 아니므로 폐기한다」 지혜궁 대사서가 남긴 비고네
네페르:
음…
네페르:
그다음 편지의 수신인은… 대현자 아자르?
편지 내용:
「수메르 교육 정책 변화에 관한 건의」
편지 내용:
「최근 몇 년간 아카데미아는 새로운 정책에 따라 사막 출신 학생을 모집하고 교육을 제공했네」
편지 내용: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평등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지」
편지 내용:
「그들의 과제는 간단하고, 교수의 지도는 형편없네. 심지어는 허공의 권한도 완전히 개방되지 않았지」
편지 내용:
「교육은 아카데미아의 토대이며, 지식과 지혜는 수메르의 근간이네. 이게 과연 올바른 이념의 실천이라 할 수 있겠는가?」
편지 내용:
「대현자여, 최고 결정권자 자리에 올랐다 한들, 우리 역시 한때는 학생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게」
편지 내용: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나와 주변 사람들의 의견도 들어보길 바라지」
네페르:
훌륭한 편지네. 안타깝게도 수신인에게 전달되진 못했지만
네페르:
발신인은… 음? 소론파 현자, 키루스?
네페르:
하하, 여기에도 사막인들의 고충을 이해하는 자가 있긴 했구나?
네페르:
그치만 소론파 현자가 대현자에게 보내는 편지를 폐기함에 넣다니, 아카데미아도 보통이 아니네
네페르:
됐어, 이건 내가 찾던 게 아니야. 계속 찾아보자
네페르:
사막의 편지가 여기 있을 거라고 단언할 순 없지만… 여기에 없으면 그땐 어디서 찾아야 할까…
네페르:
근데 진짜 엄청 많네. 몇 년은 방치되어 있었던 것 같아. 게다가 지혜궁의 다른 곳에도 이런 상자랑 서재가 꽤 많던데…
네페르:
지혜궁의 모든 문헌을 다 읽을 수 있는 한가한 사람이 존재하긴 할까?
네페르:
……! 이건…
소박한 편지:
소박한 편지봉투에, 질감이 거친 편지지가 들어있다
소박한 편지:
버려진 편지 중에서도 꽤 아래쪽에 묻혀 있고,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았는지 손댄 흔적조차 없다…
소박한 편지:
…봉투의 필체가 어쩐지 익숙하다
편지 내용:
「할리르 씨, 안녕하십니까. 쉬임티족의 족장 시누헤입니다. 전에 적색 모래바다에서 당신과 동료를 구한 그 사람이죠」
편지 내용:
「그때의 일을 얼마나 기억하실지 모르겠군요. 제가 여러분을 피신시키고 물과 물자를 제공하자, 당신은 기뻐하며 이름을 알려주셨습니다」
편지 내용:
「저희 부족에서 이름을 밝히는 건 신뢰의 표시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을 친구로 받아들였고, 당신도 연락처를 알려주셨죠」
편지 내용:
「당신은 사막을 유랑하는 저희 쉬임티족의 어려움을 이해해 주시고, 저를 특사로 임명하겠다 약속하셨습니다」
편지 내용:
「지금 저는 무척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당신의 도움이 간절합니다」
편지 내용:
「최근 모래폭풍으로 부족의 우물이 무너졌습니다. 생존을 위해, 저는 어쩔 수 없이 이아브족과 우누족의 땅으로 향했습니다」
편지 내용:
「이아브족과 우누족은 사무드의 후예이며, 저희는 꽃의 여주인을 섬기는 툴레이툴라의 유민입니다. 원래 아주 가까운 부족이었죠」
편지 내용:
「그러나 오늘날 그 우물을 차지한 이아브족은 지원을 거부했습니다. 저는… 물을 몰래 길어갈 수밖에 없었죠. 아마 그들이 반감을 표할 겁니다」
편지 내용:
「그때 저를 도와주겠다고 약속하셨지요. 이쪽으로 사람을 보내주실 수 있겠습니까?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편지 내용:
「그리고 저번에 아카데미아가 사막인 학생을 받을 예정이라 하여, 제 딸 네페르에 대해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편지 내용:
「사막은 자원이 부족하고, 제 능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부디 제 딸을 입학시켜 주십시오. 아주 영리해서 실망하지 않으실 겁니다」
네페르:
……
네페르:
아카데미아 사람들은 당신 따위 안중에도 없었어. 약속도 겉치레일 뿐이었지. 시누헤라는 이름조차 기억하지 않았을 거야
네페르:
그런데 운이 좋아졌다고?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고?
네페르:
…언젠가 모두를 데리고 더 좋은 곳으로 이주하겠다고… 사막의 위대한 지도자마냥 큰소리쳤으면서…
네페르:
새빨간 거짓말쟁이! 당신은 단 하나도 해내지 못했어!
네페르:
게다가, 누가 속기는 했나? 속은 건 기껏해야 나 정도뿐이지
네페르:
…당신은 최악의 사기꾼이야. 거짓말조차 제대로 못 하는…
네페르:
…이 일, 내가 대신 마무리해 주겠어
카타윤과 작별하기
네페르:
그동안 챙겨줘서 고마워. 오늘은 작별 인사하러 왔어
카타윤:
네페르? 짐까지 들고… 어디 가려는 거야?
네페르:
자퇴했어. 고향에 일이 생겨서 돌아가야 하거든
카타윤:
뭐? 하지만…
카타윤:
이건… 이건 네가 어렵게 얻은 기회잖아
네페르:
맞아. 하지만 이제 상관없어. 당장 처리해야 할 더 중요한 일이 생겼거든
네페르:
남는 향이 있는데 좀 무거워서, 네 책상에 두고 갈게
카타윤:
……
네페르:
향 좋아하잖아. 아, 근데 지혜궁의 어떤 문헌에서 봤는데, 너무 많이 맡으면 환각이 보인다더라. 너무 많이 쓰지는 마
카타윤:
그거 고향에서 가져온 귀한 향이라며… 그런 물건을 정말 나한테 줘도 돼?
네페르:
아, 그건…
네페르:
거짓말이야. 사실 하나도 안 귀해. 우리 고향 유적에서 엄청 흔하게 구할 수 있는 향료지
네페르:
돈 되는 물건도 아니니까, 그냥 받아
카타윤:
네페르…
네페르:
그럼 난 이만 가볼게, 잘 있어
카타윤:
네페르, 고향에서도 나 잊으면 안 돼! 나… 네 가장 친한 친구 맞지?
네페르:
응, 잊지 않을게
네페르:
(거짓말이야. 그 향료는 유적에서도 좀처럼 찾기 힘든 귀한 물건이 맞아)
네페르:
(마지막 약속도 거짓말이야. 나는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누군가를 기억할 여유 따위 없어)
네페르:
(…심지어 살아남을 수 있을지조차 모르지. 그러니, 금방 널 잊어버릴 거야)
이아브 부족의 족장과 대화하기
네페르:
만나서 반가워, 알리프 씨
알리프:
아카데미아의 특사가 찾아오다니, 큰 사업거리가 있는 모양이지? 괜히 부정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네페르:
뭐하러 그렇게 날을 세워?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특사로 온 걸 기뻐해야 하지 않을까? 난 이아브족을 아주 잘 알거든
네페르:
고대의 여러 사막 국가들이 그랬듯, 모래의 세계에서 쇠퇴는 한순간이야. 하지만 이아브족은 달라. 당신들은 쇠퇴에서 번영으로 나아가고 있지
알리프:
훗, 뭘 좀 아는군
네페르:
이 우물만 해도 그 증거가 아니겠어? 우누족의 것이었던 수원을 어느새 차지했잖아
알리프:
이봐, 고작 칭찬이나 전하러 온 건 아니겠지?
네페르:
물론이야. 난 당신들이 자유롭게 살 만큼 막대한 부를 안겨주러 찾아왔어
네페르:
인론파의 문헌에 따르면, 이아브족의 수원 밑에 고고학적으로 상당한 가치를 지닌 유적이 숨겨져 있다고 해
네페르:
오면서 지도로 확인했는데, 이 우물 아래더라. 아카데미아에서는 이곳의 발굴권을 5천만 모라에 구입하길 원해
알리프:
뭐… 5천만?!
알리프:
크흠, 그 정도로 중요한 유적에 겨우 5천만밖에 못 내겠다고?
네페르:
하… 적당히 해, 당신!
네페르:
우리가 모를 거라고 생각해? 이 우물은 무력으로 빼앗은 거잖아. 당신들의 번영은 우누족을 몰아내고 수원을 차지한 것에서부터 시작됐어
알리프:
흥… 그래서?
네페르:
걱정 마. 그게 떳떳한 행위는 아니지만, 아카데미아는 우물의 실 지배자하고 거래하길 바라거든
네페르: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지?
알리프:
그 말이 사실이길 바라지. 만약 날 농락한 거라면, 너희 모두를 찾아내 머리를 하나씩 베어버릴 거다
네페르:
하, 족장이란 사람이 시야가 좁네. 감히 아카데미아를 적으로 돌리려고?
네페르:
무엇보다 이 복장 안 보여? 아무리 우림에 안 가봤어도 그렇지, 아카데미아 특사의 옷도 몰라본단 말이야?
네페르:
야만족 주제에 뭘 그렇게 걱정해? 하, 아카데미아 사람인 내가 당신을 속여서 뭐 한다고
알리프:
…흥
알리프:
하긴, 수메르 최고의 권력 기관인 아카데미아가 이런 거짓말을 할 필요는 없겠지
알리프:
하하하, 좋아. 그럼 발굴권을 팔겠다
알리프:
그리고 이 멋진 소식을 전하러 온 특사님에게도 감사하지. 당신을 위한 연회를 열 테니 꼭 참석해 줘
네페르:
그거 좋지. 나도 술을 아주 좋아하거든
네페르:
실컷 마시면서 이 멋진 거래를 축하해 보자고
황금빛 미래를 본 이아브족은 아름다운 꿈과 술에 취해들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이아브 부족 사람:
족장님! 큰일입니다!
이아브 부족 사람:
우누족 놈들이 우리 우물을 강탈했습니다!
알리프:
뭐라고?!
알리프:
뭘 꾸물거려! 당장 우물을 되찾아와!
이아브 부족 사람:
넵!
네페르:
이아브족의 무력은 상당하지. 하지만…
알리프:
뭐지?
네페르:
거래를 논하자마자 우누족이 쳐들어오다니… 혹시 내부에 첩자가 있는 거 아니야?
알리프:
뭐? 아냐, 그럴 리가…
네페르:
족장, 아카데미아는 실 지배자하고만 거래한다는 거 잊지 마. 우물을 되찾지 못하면, 돈도 없어
알리프:
안 돼! 특사님, 조금만 시간을 줘. 우누족 놈들을 반드시 몰아내겠어!
알리프:
우물도 우리 거고, 돈도 우리 거야!
네페르:
좋아, 그럼 빠른 처리를 기대할게
알리프:
내부 첩자도… 내가 조사해 보지. 소식이 있으면 바로 알릴 테니, 편하게 기다리고 있어
네페르:
후후, 그럼 수고해 줘
네페르:
(몇 마디 말로 사람을 주무르는 거, 꽤 재미있네)
니자르:
특사님, 그러니까 아카데미아는 이아브족보다 저희와 거래하고 싶다는 말씀이시죠?
네페르:
이아브족은 너무 거칠고 잔인해. 게다가 그 야만인들이 이제는 아카데미아의 사막 연구까지 방해하고 있다고
네페르:
족장, 당신이 아카데미아면 어떻게 하고 싶겠어?
니자르:
당연히 전부 없애야죠
네페르:
그치? 아카데미아는 연구를 방해하는 자를 용납하지 않아. 이미 참을 만큼 참아왔어
네페르:
하지만 이번 일에 아카데미아가 나서긴 곤란해. 당신은 사막인이니까 무슨 말인지 알지?
니자르:
사막에는 사막의 규칙이 있습니다. 우림 사람은 이곳에서 힘을 쓰기 어렵죠
네페르:
맞아. 한 세력을 견제하는 최고의 방법은 적대 세력을 키우는 것. 적의 적은 친구라고 하잖아? 우린 좋은 친구가 될 거야
네페르:
(하, 친구라)
네페르:
(자원을 빼앗을 때 너희는 이아브족을 끌어들여 우리에게 창을 겨눴지. 네놈들의 이익을 위해서 말이야…. 그런데 이제는 너희가 그들과 싸우고 있군)
네페르:
잘 들어. 아카데미아는 사막의 실 지배자와 거래하길 원해. 그 우물의 발굴권에 5천만을 지불하겠어
니자르:
…무슨 말씀인지 잘 알겠습니다
네페르:
기다리고 있을 테니, 잘 해봐
네페르:
(봐, 아버지. 사람을 속이는 건 이렇게 간단한 일이야)
계속해서 탐색하기
네페르:
……
네페르:
후후… 하하하, 아하하하하!
네페르:
이 꼴 좀 보라지! 제아무리 악독한 놈도 죽으면 똑같은 피가 흘러. 네놈들도 우리와 다를 게 없어
네페르:
고작 이딴 놈들이 내 고향을 파괴했다니… 정말 웃기는군
네페르:
하하하하! 이제야 좀 깨끗해졌네
네페르:
애초부터 사막에 불필요한 인간이 너무 많았을지도
네페르:
시누헤… 아버지. 당신이 오늘의 나만큼 잔인했다면 부족을 지킬 수 있었을 거야. 족장이라면 이래야 했어
네페르:
…당신이 하지 못한 일을, 내가 대신 해낸 거야
라우마:
네페르, 이건 다 지나간 일이에요
네페르:
침묵을 지키기로 약속하지 않았나?
야호다:
그치만, 그래도 이건…
네페르:
…하
라우마:
(야호다, 분위기를 풀 방법이 없을까요?)
여행자:
(네 실력을 보여줘!)
야호다:
(알겠어. 내가 화제를 돌려볼게!)
야호다:
크흠, 아, 맞다! 그보다 우리 언제 여길 뜰 수 있는 거야?
야호다:
너무 오래 걸어서 힘들어 죽겠어. 사슴 언니도 힘들지?
라우마:
그렇네요. 저도 잠깐 앉아서 쉬고 싶어요
네페르:
거의 다 왔어. 조금만 더 가면 신전이 나올 거야
여행자:
시뮬레이션이 끝나가나요?
네페르:
어
야호다:
그러니까, 이야기가 신전에서 끝난다는 거지?
야호다:
음… 역시 사막답네
여행자:
저도 전에 사막 친구랑 비슷한 곳에 가봤어요
네페르:
사막인에겐 저마다의 운명이 있다고 해. 인정하기 싫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결국 나도 전형적인 사막인이었나 봐
라우마:
그 신전엔 뭐가 있나요?
네페르:
내 영업 비밀
라우마:
당신의 능력은 그 신전에서 얻은 것이었군요
네페르:
오? 서리달 아이의 성녀가 다른 신에 대해서도 알아?
라우마:
전 수메르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사막 출신이라면 높은 확률로 적왕과 관련이 있겠죠
야호다:
뭔가 엄청 대단해 보이네…
네페르:
헤르마누비스는 아카데미아의 대풍기관, 사이노의 몸에 빙의했지. 그라면 나도 알아
야호다:
역시 보스! 모르는 게 없다니까!
네페르:
사이노야 워낙 유명하니까. 난 세토스도 알고 있어
야호다:
그게 누군데? 걔도 대단한 놈이야?
네페르:
대단하긴 하지
여행자:
역시 전문가시네요
네페르:
이런 건 기본적인 정보야. 칭찬할 거 없어
네페르:
다들, 그동안 지켜보느라 고생했어. 저기가 바로 출구야
신전 입구로 가기
야호다:
으아, 모르겠다 모르겠어…
페이몬:
왜 그러시죠?
야호다:
아까부터 이해도 안 되고 표현도 안 되는 광경투성이야. 예를 들면 저기 저 조각상
야호다:
나도 저것들을 유창하게 소개하며 지식을 뽐내고 싶은데… 저런 건 진짜 태어나서 처음 봐!
라우마:
머리가 새 모양인 신상이라…
여행자:
적왕의 무덤에서 본 것 같기도…
네페르:
이건 적왕의 일곱 기둥 중 하나인 따오기왕 토트야. 악어왕, 염소왕과 함께 세 간신으로 불렸지
네페르:
가서 보자
movie
신전에서 네페르가 사랑하는 고양이 아슈르를 만났다. 네페르는 아슈르를 쓰다듬으며 「이야기는 곧 끝날 거야」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평화로운 순간은 순식간에 산산조각 났다. 아슈르의 형태가 갑자기 일그러지더니, 섬뜩한 손으로 변해 네페르의 목을 꽉 움켜쥔다. 격렬하게 솟구치는 심연의 힘이 네페르와 일행을 갈라놓는다. 솟구치는 검은 안개 속, 달 사냥꾼 레리르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자신의 비밀을 엿본 네페르를 제거하기 위해 잠복해 있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네페르의 목걸이가 갑자기 찬란하게 빛났고, 네페르에게 속박에서 벗어날 기회가 주어졌다. 달 사냥꾼이 다시 한번 공격하려던 그때, 두 개의 낯선 힘이 공간 속으로 뛰어 들어온다. 데인슬레이프와 「콜롬비나」의 지원이 어둠을 찢으며 네페르가 도망갈 기회를 만든 것이다. 도망치기 직전, 네페르는 마지막으로 전력을 다했고, 장기판의 힘을 빌려 달 사냥꾼을 가뒀다
달 사냥꾼이 노드크라이에 더 이상의 피해를 주지 못하도록 모든 힘을 모아 중요한 전투를 준비했다
네페르와 대화하기
「콜롬비나」:
나 늦지 않게 온 거 맞지?
여행자:
응, 고마워
「콜롬비나」:
응. 다친 데 없어서 다행이야
페이몬:
데인슬레이프, 방금 너도 나서준 거지?
데인슬레이프:
물론. 네페르 씨에게 의뢰를 맡긴 이상, 그에 따를 위험도 고려해야 하니까
데인슬레이프:
난 너희의 안전을 지킬 의무가 있어
네페르:
훗, 이게 기사도 정신이라는 건가?
데인슬레이프:
멀쩡히 말하는 걸 보니 안심이군. 수확이 있었겠지?
네페르:
그래. 게다가 덕분에 그자를 상자 안에 가둘 수 있었어
페이몬:
정말? 네페르, 뭘 한 거야?
네페르:
사실 신전에 도착하기 전부터 이상한 낌새를 느꼈어
네페르:
난 달 사냥꾼… 과거 레리르의 조각을 깊이 파고들었으니, 그가 나를 역추적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
야호다:
생각의 세계 속에서… 그런 게 가능해?
데인슬레이프:
레리르는 한때 검은 왕의 첩보원이기도 했으니까. 수색과 역추적은 녀석의 전문 분야야
페이몬:
그렇구나…
네페르:
교란된 장기 상자는 역으로 내 생각을 읽어 새로운 장기판을 만들었어. 그래서 우리가 벗어날 수 없었던 거야
데인슬레이프:
대단한 상자군. 혹시 넌 적왕과 관계가 있나?
네페르:
날 너무 고평가하지 마. 적왕의 부하인 따오기왕과 아주 약간의 연이 있을 뿐이야
네페르:
너희도 다 봤겠지만, 오래전 이아브족은 쉬임티족을 학살했고, 난 아카데미아에서 복수의 계기를 발견했어
네페르:
우누족과 이아브족은 존재하지도 않는 5천만 모라를 두고 싸웠고, 그 결과 이아브족은 전사 대부분을 잃는 대가로 승리를 거머쥐었지
네페르:
그러나 최후의 축하연에서, 이아브족의 족장은 바로 내 눈앞에서 우누족의 자객에 의해 목이 날아갔어. 그 후, 이아브족은 뿔뿔이 흩어졌지
네페르:
복수를 끝낸 나는 고향으로 돌아갔어. 내 부족은 이미 폐허만 남아 있었지만, 신전은 여전히 그 자리에 우뚝 서 있더군
네페르:
그 신전 앞에서 나는 따오기왕 토트가 빙의한 고양이를 만났어. 그는 나를 신전 깊은 곳으로 안내하고, 나와 거래를 맺었지
네페르:
이 상자는 따오기왕이 내게 하사한 거야. 이 안에 든 장기판은 적왕의 무덤에 있는 신의 장기판과 같은 것으로, 신이 가진 해석의 힘을 상징해
네페르:
이 상자로 나는 비밀을 볼 수 있게 됐지만, 따오기왕이 이 힘을 준 건 진실을 추구하라는 뜻만은 아니었어. 거기엔 편애도 담겨 있었지
네페르:
신도 저마다 호불호가 있어. 이걸 인정하는 신은 드물지만, 그들의 마음도 인간처럼 편향되고 자기중심적이야
데인슬레이프:
……
데인슬레이프:
강한 힘 역시 마찬가지다. 운명이든 힘이든, 무언가의 시선을 받는다는 건 편애를 받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지
네페르:
심연을 말하는 거라면… 맞아
네페르:
모두를 불러줘. 이번에 얻은 정보를 공유할게
일행이 금방 한자리에 모였다. 참석하지 못한 사람도 자신의 동향을 알려 왔다…
네페르:
다들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 많았어
네페르:
달 사냥꾼에 대해 더 조사해 보겠다고 약속했었지? 이번엔 아주 큰 성과를 거뒀어
네페르:
달 사냥꾼, 레리르. 그는 켄리아인이자, 검은 왕의 신하였어. 지금부터 자세히 설명할 테니 잘 들어…
네페르가 레리르의 과거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레리르는 검은 왕의 명령에 따라 정보를 수집하고, 붉은 달의 후손들을 처단해 왔다. 그러나 붉은 달의 방계 혈통인 연인만큼은 도무지 해칠 수 없어, 결국 정변에 가담한다…
그의 운명을 비춘 베드르폴니르의 말은 수면에 비친 달의 그림자 같았다. 아무리 손을 휘둘러도 부서지는 것은 찰나일 뿐, 그것을 진정으로 없애기란 불가능했다
반면 레리르의 삶은 마치 그 부서진 달의 그림자처럼, 운명의 폭풍 속에 산산조각 났다
신비한 공간의 문으로 뛰어든 여인, 솔린디스. 그녀가 숨긴 조각은 훗날 「아를레키노」에게 전해진 핵심 조각이었다
문 저편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정말로 신세계가 존재하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솔린디스도, 그녀를 따라 달에 뛰어든 레리르도 답을 주지 못했다
「콜롬비나」:
그렇구나. 그래서 달에 집착하는 거였어…
바르카:
안타까운 이야기군. 하지만 이 비극이 그의 죄를 정당화하진 못해
바르카:
그가 아무리 비참한 인생을 살았다 해도, 광란의 사냥이 되어 무고한 노드크라이를 해친 사실은 변하지 않아
바르카:
게다가 그의 위협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 이대로 뒀다간 티바트 대륙 전체로 번질 테니, 페보니우스 기사로서 두고 볼 수만은 없어
플린스:
콜롬비나 양, 실례지만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그자의 기억에 나온 문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콜롬비나」:
본 적은 없지만, 묘사를 들어보면 아마도 「달의 문」 같아
플린스:
라우마 씨 쪽에는 단서가 있으십니까?
라우마:
서리달 아이에는, 달에 고대의 지식, 또는 미지로 통하는 문이 숨겨져 있다는 기록이 있어요
라우마:
하지만 어디까지나 전설이고, 직접 본 사람은 한 명도 없죠. 그러니 확인해 드리긴 어렵겠네요
플린스:
그렇다면 달의 신인 콜롬비나 양께서는, 달의 문이 어디로 통하는지 아십니까?
「콜롬비나」:
미안, 나도 잘 모르겠어. 다만 나는 「서리달」의 권능이 있고 힘도 어느 정도 돌아왔으니, 이젠 그 문이 나에게 열릴 거야…
플린스:
그건 달의 신의 권능의 일부일 뿐 아닌가요?
「콜롬비나」:
응, 달의 신은 달의 문을 열 자격이 있어. 그건 달의 길이니까. 하지만 네페르의 말대로, 공간을 유지하려면 막대한 힘이 필요해
「콜롬비나」:
지금은 달 사냥꾼과의 싸움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하니까, 달의 문 속의 비밀을 풀러 가긴 어려워
플린스:
네, 확실히 지금은 그렇죠. 다만 문 너머의 세계에 대해, 대담한 가설을 하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플린스:
전 레리르와 솔린디스 모두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달 사냥꾼이 무수한 조각의 형태로 나타나는 게 그 증거죠
플린스:
레리르의 심연의 힘은 평범한 적이 조각낼 수 없을 만큼 강대합니다. 하지만 그의 조각에 이끌려 온 마물 무리인 광란의 사냥도 그 수가 너무 많더군요
알베도:
플린스 씨께서는 달 사냥꾼이 모종의 힘에 의해 무수히 많은 조각으로 분리되어, 여러 광란의 사냥 현상을 일으켰다고 보시는 건가요?
바르카:
흠, 그러면 광란의 사냥이 왜 그렇게 많았는지, 녀석은 왜 또 그걸 하나로 합치려 했는지 설명이 되는군. 원래는 완전한 하나였던 거야
알베도:
달 사냥꾼이 강력한 심연의 힘을 가지고 있지 않았더라면 산산조각 나던 순간 사망했을 거예요. 하지만 심연의 힘은 저주와도 같으니…
데인슬레이프:
…그래. 심연의 힘은 하나의 저주라고 볼 수 있지
알베도:
네. 생명은 저주에 의해 연장되었고, 어떤 형태로든 계속 존재를 이어갔다…. 이는 심연 생명체에 대한 제 인식과도 일치해요
알베도:
이 점에 관해 생각이 하나 떠올랐는데, 이따가 검증해 봐야겠어요
알베도:
실험 결과를 떠나, 네페르 씨의 조사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달 사냥꾼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었어요
네페르:
별말씀을. 이 정보가 모두의 계획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랄게
페이몬:
데인, 왜 그래? 안색이 안 좋아…
데인슬레이프:
……
데인슬레이프:
…레리르가 어쩌다 오늘의 모습이 되었는지…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야
라우마:
…그자의 친구셨다고 했죠? 제 말이 큰 위로는 못 되겠지만… 부디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콜롬비나」:
라우마의 말이 맞아
「콜롬비나」:
달과 별처럼 하늘에 보이는 모든 사물에도 비밀과 거짓이 숨어 있는데, 삶은 더할 수밖에 없지 않겠어?
데인슬레이프:
위로를 듣는 건 오랜만이군. 고맙다
라우마:
여러분, 회의는 여기까지 하죠. 네페르에겐 휴식이 필요해요. 오늘 가장 고생한 사람이니까요
네페르:
역시 우리 라우마 씨는 세심하다니까
라우마:
천만에요
바르카:
좋아. 그럼 각자 휴식을 취하고, 나중에 다시 모여서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하도록 하지
「기함」으로 가기
바르카:
이런. 혹시 내가 대화를 방해한 건 아니지?
여행자:
괜찮아요, 언제든지 환영이에요
바르카:
하하, 잠깐 밖에서 얘기 좀 나눌까?
바르카:
방이 좋아 보이는군. 아, 난 들어가지 않을게
페이몬:
괜찮아, 여관방인데 뭐
바르카:
이래 봬도 난 기사야. 숙녀가 있는 방에 함부로 들어갈 순 없지
바르카:
네페르 사장이 비밀의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몇 가지 정보를 전해줬는데, 너희도 알아야 할 것 같아서 말이야
바르카:
첫째, 따오기왕의 힘으로 달 사냥꾼을 상자에 가두긴 했지만, 오대 죄인의 힘은 상상을 초월해
바르카:
달 사냥꾼은 금방 봉인을 뚫고 나올 거야. 우리는 그전까지 함께 녀석을 처리할 방법을 찾아야 하지
페이몬:
역시 쉽지 않을 줄 알았어… 그럼 얼마나 버틸 수 있는데?
바르카:
음… 그걸 물으니 사장이 상자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더군. 그게 얼마나 귀중하고 대단한 내력을 가졌는지 말이야…
바르카:
한몫 뜯기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결론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채 이틀도 안 된다는 거였어
페이몬:
뭐어… 이틀?! 그동안 뭘 준비할 수 있지?
바르카:
두 번째 내용이 바로 그거다. 데인슬레이프 씨의 입장이 복잡한 건 알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우리도 그의 도움이 필요해
바르카:
넌 그와 잘 아는 사이니, 설득을 부탁하고 싶어
여행자:
한번 해볼게요
바르카:
그래. 고맙다
바르카:
세 번째로, 알베도와 두린, 내가 몇 가지 계획을 구상해 봤어. 완벽하진 않아도 틀은 잡혔지
바르카:
일단 너희랑 먼저 의논해 보고, 나중에 다른 사람들과 모여서 검토할까 해
여행자:
말씀하세요
페이몬:
엄청 궁금해!
바르카:
계획은 이래…
바르카는 목소리를 낮추고 현 단계의 계획을 말해주었다
당신과 페이몬은 그 내용에 깜짝 놀랐지만, 티바트 대륙 최고의 여행가와 가이드인 당신들은 빠르게 이를 받아들였다
바르카:
널 끌어들이는 게 마음이 편치는 않아… 넌 이곳 사람도 아니고 내 부하도 아니니, 싫다면 거절해도 돼
페이몬:
같이 달 사냥꾼이랑 싸우는 사이인데, 끌어들인다니 무슨 소리야
바르카:
크흠, 그냥 대화의 기술이라고 생각해 주면 고맙겠어
여행자:
바르카 씨, 이 계획에 제안하고 싶은 게 있어요
바르카:
말해봐
여행자:
인원 배치를 좀 더 조절할 필요가 있을 거 같아요. 제 생각은 이래요…
바르카:
일리가 있군. 하지만 이러면 네가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해
바르카:
…말해두지만, 널 못 믿는 게 아니야. 다만, 정말 이렇게까지 할 마음이 있나?
여행자:
달 사냥꾼은 심각한 문제이니, 최대한 힘을 보태고 싶어요. 제가 잘하면, 다른 사람들의 위험이 많이 줄어들겠죠
바르카:
편지에서 진이 너를 아주 성실하고, 조금… 남다른 자라 평가하더군
바르카:
사람이라면 보통 위험을 피하려는 법인데, 너는 늘 가장 위험한 곳으로 뛰어드는 것 같아
바르카:
다들 고마워하겠지만, 넌 우리 페보니우스 기사단의 명예 기사이기도 해. 대단장으로서 난 너도 안전하길 바란다
여행자:
고마워요, 바르카 씨
바르카:
네 의견은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 협조해 줘서 고맙다
바르카는 당신에게 기사의 예를 갖춰 인사하곤, 잠시 후 주점에 모여 다 함께 최종 계획을 논의하자고 했다
음료를 마시며 편안한 분위기 속에 이야기할 수 있도록, 회의 장소를 주점으로 변경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이를 위해 주점을 통째로 대관했다
달이 뜨자, 당신과 페이몬은 여관 밖으로 나섰다. 가는 길에는 주점에서 페이몬이 주스 말고 뭘 마실 수 있을지 토론했다
그곳에선 동료들이 웃고 떠들며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휴식을 취해서 그런지 다들 한결 나아진 모습이었다. 또, 뜻밖의 사람도 그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그 자리의 모두는 알고 있었다. 오늘 밤의 결정이, 노드크라이의 운명을 좌우하게 된다는 것을
무수한 목숨이… 설사 그들 대부분이 모르는 사람이라 해도, 어쨌든 그들 모두의 운명이 당신들의 어깨에 달려 있었다
사람들과 계획에 대해 토론하기
라우마:
작전 시작 전에 한 가지만 여쭤볼게요. 계획은 완벽하다고 할 수 있지만, 타깃이 위치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어떻게 보장하죠?
바르카:
알베도가 지금까지의 정보를 취합해 달 사냥꾼과 광란의 사냥의 행동 양식을 분석했어. 결론은 다음과 같아
바르카:
첫째, 지금까지 달 사냥꾼은 공간의 능력을 사용한 적이 없어. 그런 권능은 없을 거다
바르카:
둘째, 달 사냥꾼은 기본적으로 우리를 깔보고 있어. 우리를 상대로 도망칠 리는 없지
바르카:
셋째, 가장 중요한 점인데, 달 사냥꾼은 항상 증오에 차 있어. 달에게든, 적에게든 똑같이
바르카:
우리 중엔 달의 화신과 녀석을 화나게 한 염탐꾼이 있으니, 녀석이 우릴 두고 떠날 일은 전무해. 작전에 이상은 없어
플린스:
광란의 사냥을 자주 상대해 본 입장으로서 동의합니다
라우마:
네, 그럼 저도 여러분의 의견을 따를게요
바르카:
이상 이번 작전 내용이다. 알베도와 두린은 이미 자신의 역할을 수행 중이지
이네파:
계획 승인. 일정을 생성합니다…
아이노:
알겠어! 화력 지원은 나만 믿어. 전력으로 도울게!
라우마:
서리달 아이도 문제없습니다
바르카:
다른 사람들은?
바르카:
다들 동의한다면 이 계획대로 간다. 단 나의 오랜 규칙에 따라, 여기서 마지막으로 번복할 기회를 주지
페이몬:
지금 물러도 돼?
바르카:
누구나 후회할 때는 있잖아? 한마디 말로 사람을 사지에 몰아넣을 순 없어
네페르:
페보니우스 기사단은 인간적인 조직이라고 들었는데, 사실이었네
바르카:
훗, 다이루크가 그러던가?
네페르:
쉿, 내 업무 파트너의 본명을 거론하지 말아줘. 「밤올빼미」라고 불러주면 고맙겠어
라우마:
이건 반드시 필요한 작전이에요. 저와 플린스 씨는 반드시 도울 겁니다
플린스:
네. 사람은 많을수록 좋죠
플린스:
하지만 도리 양까지 여기 나타나실 줄은 몰랐군요
도리:
이야, 그렇게 불리는 건 정말 흔치 않은데. 업계 사람들은 날 산게마 바이 어르신이라고 불러
야호다:
이름이 길수록 있어 보여서 그런 건가?
도리:
아하하, 당신 이름도 꽤 길지, 플린스 씨? 당신 풀네임이…
플린스:
듣는 귀가 많으니, 여기선 삼가시죠
도리:
알았어. 아휴, 사실 나도 부탁을 받아서 온 거야. 원래 같으면 내 서비스 비용이 얼마인지 알아?
페이몬:
도리를 부려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도리:
그렇게 표현하면 좀 섭하지. 그 사람은 내 장기 협력자야! 너희 친구의 엄마이기도 해
도리:
그 사람이 준 물건을 저 여자가 완전히 망가뜨렸으니, 너희가 내 신세라도 지게 만들어야 손해를 만회할 수 있다구!
라우마:
그런데 그 목걸이는 대체 뭐였죠?
도리:
대마녀가 내게 준 호신 부적이지. 사업 파트너인 내가 혹시라도 해를 입지 않도록, 힘을 저장하는 그릇을 만들어 줬어
도리:
그런데 애써 모은 달의 힘을 저 사장이 다 써버린 거야. 아이고! 눈물이 날 지경이라니까!
네페르:
확실히 이번에는 내 실책이야. 목걸이는 배상해 줄게
도리:
정말? 그, 그럼, 장기 상자 나한테 줄 수 있어?
네페르:
후후, 그럴 줄 알았어. 좋아, 대신 안에 있는 달 사냥꾼도 같이 줘도 괜찮지?
도리:
윽… 그건 좀 곤란한데…
네페르:
상자가 유용하긴 하지만, 그자를 오래 붙잡진 못할 거야. 이틀 뒤에 상황을 보자
도리:
아이고, 그럼 결국 적자구만…
바르카:
너무 낙담하진 마. 이번 건만 성공하면 새로운 사업 기회는 얼마든지 생길 테니까
계획이 정해지자, 다들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각자 할 일을 하러 흩어졌다
당신과 페이몬 역시, 계획대로 각 파트의 진행 상황을 확인하기로 한다
도리 찾기
페이몬:
도리! 준비 잘 돼가?
도리: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 이틀뿐이야. 그러니 이 산게마 바이 어르신이 어떻게 준비를 안 하겠어?
도리:
명심해. 누구나 원하는 물건은 현물을 예약품보다 더 비싸게 팔아먹을 수 있다구!
도리:
짜잔! 물건 여기 있어
페이몬:
예쁘다! 직접 만든 거야?
여행자:
어르신한테 이런 재주가 있을 줄이야!
도리:
하하하, 당연히 외주 맡긴 거지. 아는 사람이라 가격도 저렴해
페이몬:
아, 회의에서 증폭기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니, 카베한테 사전에 의뢰해 둔 거야?
도리:
음, 조금 달라. 이건 내가 오래전부터 풀의 신님과 같이 상의해 온 프로젝트야
도리:
이 세계는 안전하지 않다, 언젠가 모두가 재앙을 마주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대마녀 앨리스 씨가 그랬어
도리:
내가 이 사실을 풀의 신님께 알리자, 그분은 비밀리에 우수한 학자를 모아 연구를 시작하셨지. 자세한 건 너네가 그분한테 직접 물어봐!
도리:
아무튼 이 장치는 풀의 신님이 카베에게 의뢰하신 거야. 카베는 묘론파에서 손꼽히는 인물이니 믿을만하지
도리:
근데 제작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설계안을 열 번 넘게 바꾸더라고… 휴, 정말 여전하다니까
도리:
며칠 전에 메흐락을 통해 물건을 보내왔는데, 편지로 이런 걸 묻더라. 왜 이런 중요한 장치를 나한테 보내냐, 이걸 어디에 쓸 거냐, 보고는 했냐
도리:
난 카베한테 개발 허가증까지 보내줬는데 말이야!
페이몬:
나히다도 사정은 설명했을 거야. 아마 평소에 네 주문이 워낙 특이했으니까 그런 거겠지
도리:
뭐, 그렇긴 해. 그래서 나도 카베한테 어디에 쓸 건진 모르는 게 약이라고 해뒀어
페이몬:
카베는 이런 쪽으론 진짜 신중하구나. 완성품의 사용처까지 확인하고
도리:
룸메이트 대신 물어본 걸 수도 있어. 전에도 몇 번 이랬거든. 내가 보기에 그 룸메이트는 전혀 관심 없는 것 같지만
도리:
어쨌든 수중에 물건이 있으니 이제 좀 마음이 놓여. 위험 앞에 대비는 필수적이지
도리:
음? 왜 그런 표정이야?
페이몬:
좀 놀랐달까… 네가 이렇게 진지한 건 처음 봐…
여행자:
이런 어르신은 낯설어…
도리:
……
도리:
난 말이야. 아주 오래전부터 웃고 살기로 다짐했어. 물론 이건 모라 때문이긴 한데… 하지만 말이야
도리:
이 세상엔 반드시 갚아야 하는 게 있어. 빚, 신세, 은혜 같은 거…
도리:
앨리스 씨는 내게 많은 도움을 준, 내 첫 투자자야. 나는 투자자에게 산게마 바이가 최고의 상인임을 증명할 필요가 있어
도리:
그리고,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누가 알아? 풀의 신님이랑 수메르가 대비해야 돼
도리:
하? 난 네페르한테 진 신세를 갚은 것뿐이야
도리:
나를 흔해 빠진 호구 취급하지 말아줘. 그런 건 질색이라고
도리:
필요한 양심만 지키고, 하고 싶은 장사만 한다. 이게 산게마 바이 어르신의 사업 철칙이야
페이몬:
알겠어,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도리:
그래, 상인의 사정을 너무 깊게 알 필요 없어. 내 말만 믿으면 돼~
도리:
아무튼, 이 물건을 목적지로 좀 배달해 줘! 정말 고마워~
알베도와 두린 찾기
두린:
여행자, 페이몬, 왔구나
페이몬:
준비는 잘 되고 있어?
알베도:
너희도 알겠지만, 얼마 전 나와 두린, 대단장님은 일부 광란의 사냥을 포획했어
알베도:
그리고 이 심연 생물을 해부해서 연구해 봤지. 과정은 나름 순조로웠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어
페이몬:
해부?! 광란의 사냥을 해부할 수도 있어?
알베도:
그건 「광란의 사냥」과 「해부」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져
두린:
정확히는 무해화, 비활성화… 에 가까울 거야
알베도:
흥미롭더라. 광란의 사냥 자체에는 인격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없지만, 그걸 소환하는 매개체는 합치면 하나의 영혼이 돼
알베도:
스승님은 「현자」 흐로프타튀르에겐 불만이 있고, 「극악 기사」 수르트알로기에겐 관심을 보였지만, 레리르는 거의 언급하신 적 없어
알베도:
그게 레리르의 신분이 낮아서만은 아닐 거야. 그리고 난 스승님이 달 사냥꾼의 새로운 생명의 형태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해
알베도:
광폭한 생명력을 지니고, 미지의 힘에 찢겨 분리된 형태로 존재하는 심연 생물…
알베도:
이 지경이 됐는데도 살아있는 걸 보면, 레리르는 개체의 존속을 위해 일부 자아를 포기했을지도 몰라
두린:
크흠
알베도:
아, 미안. 연구 얘기를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말이 길어졌네
알베도:
결론을 말하자면, 달 사냥꾼의 몸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연에 오염된 상태야
알베도:
이 정도까지 되면 더는 변이라고 부를 수 없어. 그와 심연의 힘은 일체화됐고, 그의 존재 자체가 일종의 심연의 발현이지
알베도:
우리는 아직 심연을 완전히 소멸시킬 수 없어. 그러니 달 사냥꾼도 완전히 없애는 건 불가능해
페이몬:
이럴 수가… 정말 녀석을 없앨 방법이 없는 거야? 세 달의 힘을 되찾은 달의 신도 불가능해?
두린:
콜롬비나의 상황은 좋지 않아. 이 「세계」가 그녀의 존재를 받아들이지 않으니, 영원히 완벽해질 수 없어
두린:
창조자에게 버려져 환영받지 못하는 곳에 떨어진 것처럼… 존재해 나가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힘이 들 거야
알베도:
하지만 상황이 아무리 절망스러워도, 작전은 진행되어야 해
알베도:
이제 예비 작전을 실행할 차례야
페이몬:
참, 여기 도리가 전해달라는 물건 가져왔어
알베도:
수고해 줘서 고마워. 난 이따가 두린이랑 같이 출발할게
두린:
이번에는 가까이서 지켜줄 수 없어서 미안해… 꼭 몸조심해
여행자:
걱정 마
알베도:
그래, 몸조심해
서리달 마을로 가기
바르카:
라우마 씨, 다들 모였나?
라우마:
네. 저희 서리달 아이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신도:
사자님, 설마…
라우마:
여러분, 우리는 곧 사상 최대의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라우마:
비록 이것은 우리의 책무가 아니나, 저는… 옳은 일을 실천하고, 그 선행이 보답받는 선순환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라우마:
그러니, 저는 노드크라이를 위해 싸우겠습니다
라우마:
이분은 몬드 페보니우스 기사단의 대단장, 북풍 기사 바르카 씨입니다. 제가 없을 땐 이분의 지시를 따라주세요
바르카:
다들 반갑군
바르카:
뭘 소개해야 하나… 전투 경력은 꽤 있는 편이라고 해두지, 하하하
바르카:
장점은 성실하고 노력한다는 점일까? 아무튼 라우마 씨가 맡겨줬으니, 최선을 다해 모두를 지키도록 하겠다
데인슬레이프와 대화하기
데인슬레이프:
……
「콜롬비나」:
무슨 생각 중이야?
데인슬레이프:
넌… 콜롬비나였지. 다들 그렇게 널 부르던데
「콜롬비나」:
응. 흥미로운 일이야… 너는 태어날 때부터 데인슬레이프라고 불렸지?
데인슬레이프:
음? 이름을 꽤 어렵게 얻었나 보군?
「콜롬비나」:
난 이름에 대한 정의가 너희와 달라. 그래서 이걸 이름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어
「콜롬비나」:
다들 그렇게 부르니까 받아들였을 뿐이야. 예전의 나는 주변 일에 별로 관심이 없었거든
「콜롬비나」:
호칭의 유래나, 거기에 담긴 마음 같은 건 신경 써본 적이 없어… 내 부족한 점이지
데인슬레이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네가 평범한 인간과는 다르다고 느끼긴 했어
「콜롬비나」:
넌 오랜 세월을 겪으며 많은 것들을 봐온 자니까
「콜롬비나」:
데인슬레이프, 너는 종종 켄리아를 떠올리곤 해?
데인슬레이프:
……
데인슬레이프:
대답하기 어렵군. 난 수많은 꿈을 꿨어. 그 안에서 적과 싸우기도 하고, 쓰러져 있기도 했지
데인슬레이프:
하지만 너무 오래된 과거라, 그 시절의 기쁜 일은 잘 기억나지 않더군
「콜롬비나」:
증오라는 감정은 애정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 걸까?
데인슬레이프:
그런 변명은 하고 싶지 않아. 난 그저 아름답고 허황된 것들을 붙잡지 못했을 뿐이야
데인슬레이프:
…레리르의 일은 고마웠다. 너희 덕분에 감춰져 있던 진실을 알게 됐어
「콜롬비나」:
천만에, 그 사람은 네 친구잖아
데인슬레이프:
친구라… 하
데인슬레이프:
그는 나를 배신했고, 나는 그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했지… 이런 우리를 과연 친구라고 할 수 있을까?
「콜롬비나」:
그럼, 넌 우리랑 함께 싸울 거야?
데인슬레이프:
난…
「콜롬비나」:
봐, 망설이고 있잖아. 그의 행동을 더 이상 예전처럼 바라볼 수 없게 된 거야
데인슬레이프:
…시간이 필요해
「콜롬비나」:
괜찮아. 누가 너라도 똑같이 곤란했을 거야. 이해해
「콜롬비나」:
나 요즘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조금 넓어진 것 같아. 예전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일들도, 이제는 소중하게 느껴져
데인슬레이프:
그러고 보니, 우인단을 떠난 널 아직도 도와주는 집행관이 있다고 했지
「콜롬비나」:
응
「콜롬비나」:
예전엔 그걸 집행관 간의 당연한 도움이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이제 난 지명수배를 받고 있지…
「콜롬비나」:
이런 상황에서도 그 애들은 계속 나를 도와주고 있어. 내 생각이 틀렸던 거야
데인슬레이프:
그들은 널 친구로 여기는군
「콜롬비나」:
그래서 조금 죄책감이 들어. 이런 소중함을 그동안 몰랐으니까…
「콜롬비나」:
너도 나와 같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을 테니, 이런 대화를 나눠보고 싶었어
「콜롬비나」:
그나저나 눈치챘지? 여행자와(과) 페이몬이 우리 대화를 엿듣고 있는 거
데인슬레이프:
훗. 인사하러 갈까?
「콜롬비나」:
그래
「콜롬비나」:
안녕
페이몬:
으악! 잡혔다!
여행자:
죄송해요. 그냥 걱정돼서…
데인슬레이프:
걱정을 끼쳐서 미안하군
데인슬레이프:
레리르… 아니, 달 사냥꾼의 일은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 조금만 시간을 줘
페이몬:
정말? 다들 고마워할 거야!
데인슬레이프:
그럴 필요 없어. 어차피 나도 언젠가는 마주해야 했던 문제니까
「콜롬비나」:
그렇다 해도 고마운 마음은 변하지 않아
「콜롬비나」:
이거 받아줘. 그리고 우리와 함께할지 잘 생각해 봐
데인슬레이프:
……
약속 장소로 가기
플린스:
아, 생각보다 일찍 오셨군요
페이몬:
플린스, 오래 기다렸어?
플린스:
두 분보다 조금 일찍 온 정도입니다. 생각할 게 있어서요
페이몬:
앞으로의 전투가 걱정돼서 그래?
플린스:
아뇨, 반대입니다. 과거의 전투를 회상하고 있었어요
플린스:
등지기가 저를 깨우기 전까지, 저는 오랫동안 무기를 들지 않았습니다. 싸움은 저와 무관한 일이었죠
플린스:
하지만, 최근 광란의 사냥과 싸우면서 깨달았습니다… 저도 절대적인 평화 속에선 살아갈 수 없다는 걸요
플린스:
불꽃의 요동이, 악을 뿌리 뽑고자 하는 제 마음속 갈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페이몬:
그럼 별로 나쁜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여행자: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플린스:
과거 긴 잠에 들려 했던 요정에게는 꽤나 나쁜 일이죠
플린스:
하지만 지금은 저도 잘된 일이라 생각합니다. 당신과 함께 이런 일을 하게 되어 기쁩니다
라우마:
와 계셨군요
플린스:
라우마 씨
페이몬:
잘 쉬었어?
라우마:
긴장해서 푹 쉬진 못했지만… 잠은 충분히 잤으니 괜찮을 거예요. 걱정 마세요
여행자:
이따가 잘 부탁드려요
라우마:
저야말로요
페이몬:
네페르, 우리 여기 있어!
플린스:
아이노 양의 전언이 있었습니다. 이네파 양은 주요 전장 밖에 있는 모든 보호 구역을 순찰 및 지원할 예정이고,
플린스:
아이노 양은 자신의 최신 역작으로 멀리서 지원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네페르:
좋아, 모두 수고했어
페이몬:
상자의 상태가 불안정해 보여…
네페르:
이젠 슬슬 한계야. 언제든 전투에 임할 수 있게 준비해
플린스:
차라리 이쪽에서 먼저 선수를 치죠
네페르:
나도 동의해. 페이몬, 어서 숨어
페이몬:
아, 알겠어! 여행자, 꼭 조심해야 해!
여행자:
그럴게
라우마:
전투가 시작되면 다들 정해진 위치로 가주세요
라우마:
여러분, 모두 전력을 다해 싸웁시다
네페르:
다들 준비됐지?
사람들:
시작하죠
달 사냥꾼:
또 벌레들의 하찮은 수작인가. 시시한 학살을 계속할 때군
네페르:
승자가 누구일지는 모를 일이지
달 사냥꾼:
너희는 내가 달을 떨어뜨리기 전에 즐기는 찰나의 여흥일 뿐이다
네페르와 대화하기
이전 회의에서 달 사냥꾼을 상대할 작전을 세웠다…
바르카:
달 사냥꾼을 이기기 위해선, 결국 녀석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어
바르카:
그러려면 콜롬비나는 반드시 「사라지고」, 너희 둘은 끝까지 버텨야 해
바르카:
어떻게든 놈이 전력으로 너희를 공격하게 유도하도록
여행자:
네페르! 눈에서 피가!
달 사냥꾼:
하. 그런 꼴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달 사냥꾼:
내가 손짓만 해도 사라질 하찮은 먼지 같구나
네페르:
그 먼지가 당신의 기억에 들어간 건 잊었나 보지?
네페르:
(어떻게든… 버텨야 해)
달 사냥꾼:
더 발버둥 칠 게 남았나?
달 사냥꾼:
무척 기대된다만… 안타깝게도 이미 궁지에 몰린 쥐 신세군
네페르:
내 눈엔 당신의 공포가 똑똑히 보여
네페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녀석을 자극해서, 전력을 끌어내야 해!)
네페르:
이기지 못한 것에 대한 공포, 연인을 영원히 되찾을 수 없다는 공포…
네페르:
당신은 운명을 거스를 수 없어, 레리르
달 사냥꾼:
하… 그래?
달 사냥꾼:
그럼 너희에게도 공포를 선사해 주지
movie
전투가 극에 달했다. 당신과 네페르는 달 사냥꾼을 자극해 그가 파멸적인 공격을 하도록 유도했다. 위험해 보였지만 사실 이는 모두가 기대하던 상황이다. 현재 상황에서 일행이 절대적인 힘의 우위를 점할 수 없었기에, 달 사냥꾼이란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가 전력을 다하도록 유도하고 그의 힘을 역이용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아주 은밀하게 숨겨져 있던 연금술 마법진이 조용히 작동하며, 달 사냥꾼이 방출한 에너지를 모두 흡수한다.
계획이 드러났다: 특별한 출신을 가진 두린이 두린만의 독특한 특성으로 마법진이 흡수한 심연의 힘을 불 원소력으로 전환해 「콜롬비나」가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 방법으로 그녀는 잠깐이지만, 달 사냥꾼과 맞설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다. 그녀는 모든 동료들과 일시적으로 정신 공명을 이루었고, 시야와 특성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강해진 「콜롬비나」는 달 사냥꾼과 치열한 전투 끝에 전세를 역전시키는 데 성공한다. 결정적인 순간, 예상치 못한 인물——데인슬레이프가 뒤쪽에서 「달의 문」을 유지했고, 「콜롬비나」의 전력이 담긴 일격과 함께 달 사냥꾼은 성공적으로 문 안으로 밀려들어 갔다
네페르와 대화하기
네페르:
후… 후…
여행자:
네페르, 눈 괜찮아요?
네페르:
괜찮아. 안 보이는 것만 빼면
「콜롬비나」:
아직 늦지 않았어
라우마:
제가 치료할게요
네페르:
……
라우마:
네페르… 늘 냉정한 사람이면서, 왜 이렇게 무모한 행동을 한 거죠?
네페르:
상황이 워낙 급했거든. 뭐라도 하지 않았으면 죽었을 거야
라우마:
그래도…
라우마:
휴, 그래요. 당신의 판단은 현명했어요. 단 한 쌍의 눈을 희생해서 많은 일을 이뤄내셨죠
라우마:
장사꾼 입장에서 이 정도면 남는 장사인가요?
네페르:
아니라고는 못 하지
라우마:
하지만 그 결과가 당신의 눈이 머는 거라면, 전 기쁘지 않아요
라우마:
없었어야 할 희생을 감내하는 건 괴로운 일이에요. 신앙도 힘도… 하물며 눈이라면 더더욱이요
라우마:
당신이 더 완벽하게, 무사히 승리하길 바랐는데…
네페르:
……
네페르:
…고마워
라우마:
됐어요
라우마:
며칠 동안은 눈 뜨지 말고 회복에 전념해 주세요. 며칠 뒤에 경과를 지켜보죠
라우마:
자세한 주의사항은 야호다 씨에게 전해 드릴게요. 안심하고 푹 쉬세요
라우마:
여러분, 저희는 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노드크라이에 드리웠던 먹구름이 걷혔어요… 노드크라이의 모두가 여러분께 감사할 거예요
「콜롬비나」:
달이 이 순간을 기억할 거야. 고생했어
야호다가 달려와 네페르를 부축해 갔다. 페이몬도 당신을 데리고 숙소로 돌아간다
네페르가 눈을 감고 걷는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발을 옮겼지만, 떠나는 뒷모습이 어쩐지 득의양양해 보였다
「콜롬비나」:
너한테 할 말이 있어
라우마:
무슨 일이신가요?
「콜롬비나」:
아까 두린이 모두의 힘을 연결해 줬을 때, 잠시 동안 모두의 감각도 공유받았어
「콜롬비나」:
근데 네페르가 눈을 다쳤잖아. 그래서, 나도 눈이 조금 아파…
라우마:
네? 잠시만요, 지금 바로…
「콜롬비나」:
감각만 공유받은 거라 실제 상처는 없어. 그냥 알려줘야 할 것 같아서 말한 거야
라우마:
…휴. 상처는 없다니 다행이에요
라우마:
그런데 쿠타르 님이 이런 말을 하실 줄은 몰랐어요. 원래 본인 이야기는 거의 안 하셨잖아요
「콜롬비나」:
예전과는 달라졌으니까. 나도 동료들에게 내 진짜 감정을 전하도록 노력할 거야
라우마:
동료라… 그렇게 생각해 주셔서, 정말 기뻐요
「동료」라는 단어를 듣자, 당신의 입가에 절로 훈훈한 미소가 지어졌다
동료들로부터 모든 것이 일단락되었다는 연락이 하나둘씩 전해져 왔다. 라우마는 당신이 달 사냥꾼과 직접 싸운 장본인인 만큼 반드시 쉬어야 한다고 말하며, 당신을 강제로 눕혔다
……
페이몬과 대화하기
페이몬:
아, 깼구나!
페이몬:
어때, 어디 불편한 곳은 없어? 잠은 잘 잤고?
여행자:
괜찮아. 걱정하지 마
페이몬:
다행이다. 침대 옆에 앉아서 계속 걱정했어! 하루를 꼬박 자니까, 밥도 나 혼자 먹어야 하구…
여행자:
잘 챙겨 먹었어? 굶은 건 아니지?
페이몬:
당연히 너랑 있을 때만큼은 안 들어갔지…
페이몬:
힝, 너도 알잖아. 너한테 무슨 일이 있으면 난 밥도 안 넘어가고 잠도 안 와
여행자:
이제 내가 돌아왔잖아
페이몬:
응… 아까 알베도가 왔었어. 바르카랑 애들이 축하연을 준비했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일어나면 주점으로 오랬어
페이몬:
알베도가 약도 가져왔는데, 네 상태를 보니까 약은 필요 없겠다. 헤헤
페이몬:
그럼 어서 가자. 다들 기다리고 있을 거야!
「기함」으로 가기
페이몬:
짜잔! 우리 왔어——!
야호다:
여행자, 페이몬!
야호다:
다행이다. 너희 없는 축하연은 의미가 없으니까, 너희가 안 오면 미루려고 했거든
알베도:
몸은 좀 어때?
여행자:
많이 좋아졌어. 걱정 마
알베도:
그럼 안심이야. 도움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해줘. 언제든 다시 검사해 줄게
두린:
응, 우리는 계속 있을 테니까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해
페이몬:
그나저나 네페르는?
여행자:
네페르의 눈은 어떻게 됐어?
두린:
네페르 씨는 저쪽에 있어
두린:
가서 얘기 나눠봐
네페르와 대화하기
페이몬:
네페르!
네페르:
여행자(이)랑 페이몬이구나. 좀 어때?
여행자:
괜찮아요. 네페르도 많이 나아진 것 같네요
네페르:
우리 달을 읊는 사자님 실력이 좋아서, 이삼일 쉬니까 많이 좋아지더라. 이젠 눈도 뜰 수 있어
야호다:
그래도 사슴 언니가 눈에 무리 가는 행동은 하지 말랬잖아
네페르:
그래그래, 알지
라우마:
야호다, 도와줄 사람이 필요한데 잠깐 와주실 수 있나요?
야호다:
어, 알겠어! 바로 갈게!
야호다:
들었지? 난 저기 좀 도와주러 다녀올 테니까 떠들고 있어. 돌아올 때 음료 가져올게. 페이몬 너는 단 거 좋아했지?
페이몬:
응! 에헤헤, 잊지 말고 꼭 가져와!
야호다:
오케이!
네페르:
……
여행자:
무슨 생각해요?
네페르:
달 사냥꾼 말이야, 어쩐지 뱀 같지 않아?
여행자:
전 늑대에 더 가깝다고 생각했어요
네페르:
독사는 미친 듯이 주변에 독을 뿜어대지. 증오에 사로잡힌 사람처럼
네페르:
내 아버지는, 증오로 인해 복수심에 빠진 사람은 뱀과 같다고 했어
여행자:
복수에 빠지는 게 나쁘다고 생각하셨나 봐요
네페르:
그럴지도. 넌 그걸 관용과 지혜로 여기겠지만, 난 증오도 정당한 감정이라고 생각해
네페르:
그렇지 않다면, 삶의 의미를 잃은 사람이 무엇에 기대 살아갈 수 있겠어?
네페르:
걱정하는 거라면 그럴 필요 없어. 난 과거에 얽매여 사는 사람은 아냐
네페르:
문득, 아버지를 사기꾼이라 비난하면 안 됐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지. 그는 아카데미아에 버림받고 타인에게 살해당한 바보일 뿐인걸
네페르:
아버지가 정말로 사기꾼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네페르:
따오기왕 토트… 그 입만 산 사기꾼처럼 말이야. 난 아버지보다 토트랑 더 부녀지간 같다니까
네페르:
토트도 직접 말하진 않았지만, 나와 같은 생각일걸?
네페르:
아니면 내게 진실을 보는 눈과 거짓말하는 법을 전해주지 않았겠지
네페르:
적왕은 토트를 아루라는 감옥에 가두고, 세 가지 문제를 냈어. 그는 그걸 전부 맞혀야만 아루를 벗어날 수 있었지
네페르:
그래서 토트는 몸을 빌려 나를 찾아왔어. 내가 그의 사자가 되어 대신 답을 찾기를 바랐던 거야
네페르:
하지만 일이 그렇게 간단히 풀릴 리 없지. 그 늙은이는 나갈 수도 없고, 나에게 준 것도 돌려받지 못할 거야
네페르:
고작 이걸로 그가 착하다고 생각해?
네페르:
따오기왕은 감옥에 갇힌 공포 때문에, 이른바 선행으로 타인의 호의를 얻으려 했을 뿐이야
네페르:
이래서 사기꾼은 무섭다니까. 레리르도 똑같아. 평생 첩보원으로 산 주제에, 행복한 결말을 꿈꾸다니
네페르:
뭐, 기막히긴 해도 이해는 돼. 떳떳하지 않더라도 살아가고 싶은 건 인간의 본성이니까
네페르:
…거짓말쟁이의 진심만큼 무가치한 게 없다는데, 네 생각은 어때?
네페르:
이걸 이해하다니, 넌 똑똑하고 객관적인 사람이구나
네페르:
하지만 내 생각은 달라. 거짓말쟁이의 진심은 가치가 없어. 그들은 누구보다 이기적인 족속이거든
네페르:
나만 해도 그래. 나는 좋은 일이 생겨도 절대 바로 남에게 말하지 않아. 빼앗기면 안 되니까
야호다:
…풉
라우마:
……
여행자:
누가 엿듣는 거 같은데요
네페르:
어쩔 수 없지, 귀가 밝은 걸 어쩌겠어? 못 막아
여행자:
사이가 좋아졌네요?
네페르:
네 눈에는 그렇게 보여?
여행자:
이제는 평범한 친구처럼 대하는 것 같아요
네페르:
너희는 이제 내 과거를 알잖아? 제거할 수 없다면 친하게 지내는 수밖에
네페르: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리면 관계자를 가까이 두고 감시한다. 이건 정보상의 기본이야
네페르:
아무튼, 내 입장을 알았다면 비밀을 지켜줬으면 해. 내 감시 대상이자 친구로서 말이야
여행자:
알겠어요
네페르:
좋아
페이몬:
아! 일이 다 해결되고 긴장이 풀리니까 생각나는 게 있어!
여행자:
뭐?
페이몬:
결국 이번에 그 「신비한 도움의 손길」은 한 번도 안 나타났네!
소리:
(방 안에서 무슨 소리가 난다)
네페르:
…응?
네페르:
잘못 들었나?
「산드로네」와 대화하기
「아를레키노」:
그래서, 너랑 같이 남았던 그 「동료」는 요즘 뭐 하고 있지?
「산드로네」:
난들 알아? 보스코 2호도 그 녀석보단 사람 같겠다
「산드로네」:
그러고 보니 요즘 그 녀석이 찾아와서 귀찮게 한 적이 없네. 설마…
「아를레키노」:
알아서 자취를 감췄다면 세상에 이로운 일이겠지만, 그자가 그럴 리는 없지
「아를레키노」:
녀석은 절대 잠자코 있지 않을 테니… 우리 모두 주의하는 게 좋겠어
사람들의 대화 듣기
네페르:
오, 산게마 바이 어르신도 있었네
네페르:
증폭기가 큰 도움이 됐어. 그거 아카데미아에서 개발한 거지?
도리:
다 알면서 뭘 물어?
네페르:
감사 인사를 하고 싶어서
도리:
으흐흥, 그럼 됐어. 이 어르신은 은혜를 아는 사람이 좋더라~ 앞으로도 내 공급 업체로서 잘 부탁해
네페르:
나도 당신처럼 마음씨 넓은 투자자와 협력할 수 있어서 영광이야
도리:
응? 마음씨가 넓어? 무슨 마음씨? 난 모르겠는데
네페르:
노드크라이에 막 왔을 때 투자한 부동산이랑, 예전에 사막에 사둔 땅, 그리고…
도리:
그, 그만! 뭐야, 갑자기 왜 내 투자 내역을 공개하는 건데!
네페르:
정당한 투자인데 뭐 어때? 당신이 구매한 땅 일부를 피난처로 개조하려고 했던 사실도 아는걸
도리:
아… 아니… 어떻게 그것까지…
네페르:
선행을 들키는 걸 두려워하다니, 산게마 바이 어르신은 참 재밌는 사람이라니까
네페르:
하지만, 아쉽게도 세상에 비밀은 없어. 당신 계획은 무산됐지만, 그 소식은 내 귀에 들어왔지
도리:
……
네페르:
수메르를 위해 준비했던 거지?
도리:
어차피 빈 땅인데 놀려서 뭐 해. 적당한 건물을 지어 두면 비상시에 유용하게 쓸 수 있잖아
도리:
…재앙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오지. 난 이미 그것 때문에 가족을 잃었어. 더 이상은 친구나 동료를 잃고 싶지 않아
도리:
피난처는 우리 언니의 꿈이었어. 언니는 식량과 약이 충분한 곳에서 모두와 행복하게 살고 싶어 했지
도리:
그래서 처음엔 혼자 하려고 했는데… 나중에 풀의 신님과 이야기해 보니까, 더 효율적인 방식이 있더라고
도리:
기술을 가진 사람은 기술을, 모라를 가진 사람은 모라를 내는 거지. 이보다 합리적일 수가 없어
네페르:
당신의 이런 생각을 아는 사람은 지극히 드물어. 세상은 당신을 돈에 눈이 먼 장사치라고 평가하더군
도리:
그게 뭐가 문제야? 난 진짜로 모라를 사랑한다고! 모라를 좋아하는 건 인간의 본능이야. 부끄러울 게 없어
네페르:
당신의 꿈은 계속 모라를 버는 거야?
도리:
뭘 모르는구만! 내 꿈은 다른 사람의 꿈에 투자하는 거야. 그리고 거기서 약간의 이득을 챙기는 거지
도리:
상상만 해도 행복한걸. 헤헤, 모라가 굴러 들어오는 소리…
네페르:
…어쨌든 고마웠어
도리:
증폭기만?
네페르:
목걸이도
도리:
나도 신세를 갚은 것뿐이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
네페르:
당신도 집을 떠난 지 오래됐지?
도리:
어, 가족의 얼굴이 가물가물할 정도야
네페르:
가족이라면, 부모님이랑 언니?
도리:
응. 근데 언니는 오래전에 세상을 떠났어
도리:
나도 잊고 싶진 않은데, 사람의 기억이라는 건 상인보다 더 이익을 따지더라. 시간이 지나면 도움이 안 되는 건 전부 지워버리더라고
도리:
언니에 관한 세세한 것들이, 기억 속에서 점점 흐릿해지고 있어
네페르:
떠나간 사람은 기억 속에서 영원히 아름다운 법이야. 자세한 모습이 어떻든
도리:
맞아. 그것만큼은 확실히 위안이 돼
네페르:
좋은 쪽으로 생각해. 적어도 예전보단 생활이 훨씬 나아졌잖아?
도리:
그럼! 난 모라도 많고 커다란 집도 있다고. 매일 같이 큰 사업과 큰 기쁨이 따르지!
도리:
당신도 유망한 사람이니, 큰 부자가 될 잠재력이 있어!
네페르:
후후, 덕담 고마워
사람들의 대화 듣기
바르카:
몸 좀 나아졌어? 어디 불편한 곳은 없고? 있으면 꼭 말해야 된다
두린:
저 괜찮아요, 대단장님. 그리고 저는 한 일도 별로 없는걸요…
바르카:
하하하, 너무 겸손한 거 아냐?
알베도:
노드크라이의 이번 전투는 네 공이 컸어. 다들 고마워하고 있고
알베도:
칭찬을 들으면 그냥 기분 좋게 받아들이면 돼. 칭찬받을 줄 아는 것도 사회생활의 일환이야
바르카:
예를 들면… 「알베도 네 연금술은 아주 훌륭했다! 효과도 좋고, 연성진도 엄청 빨리 그리던데!」
알베도:
네,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 혼자 해낸 건 아니에요. 두린이 연성진 그릴 때 많이 도와줬어요
바르카:
이거 봐, 얘 얼마나 잘하냐
두린:
음… 네, 제가 도와준 건 사실이니까, 칭찬 감사히 받을게요
페이몬:
여기 있었구나
여행자:
다들 정말 고생 많았어요
바르카:
오, 여행자, 많이 좋아졌군그래!
알베도:
상태가 양호해 보이네. 더 이상 약은 필요 없겠어
두린:
뭐 마실래?
페이몬:
오? 며칠 사이에 벌써 주점에서 주문하는 법도 배운 거야?
두린:
연금술에 비하면 주문은 간단한걸. 걱정하지 마, 나 인간 사회에 금방 녹아들 거야
페이몬:
배우는 게 엄청 빠르네. 역시 알베도의 형제라고 해야 하나…
페이몬:
근데 있잖아, 나 사실 그때 너희 계획을 제대로 못 알아들었어… 에헤헤…
두린:
못 알아듣는 게 정상이야. 연금술을 모르면 그 과정과 원리를 이해하기 어렵거든
알베도:
간단히 설명하면, 레리르가 예전에 달의 힘을 훔쳤던 것처럼, 이번엔 우리가 레리르의 힘을 훔쳐 그를 상대한 거야
알베도:
이길 수 없는 적을 만났을 때 최고의 방법은 싸움 자체를 멈추는 거지
알베도:
그래서 나는 다 같이 몰려들어 싸우기보단, 콜롬비나 씨가 그와 맞먹는 힘을 얻도록 돕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어
알베도:
그러기 위해선 달 사냥꾼의 전투 습관과 증오 대상을 파악해, 그가 연성진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제일 중요했지
알베도:
혹시 몰라 총 네 곳에 연성진을 설치했는데, 전투 범위를 보니 결국 마지막으로 선택한 장소가 가장 이상적이었어
알베도:
그 후엔 연성진으로 추출한 심연의 힘을 두린이 「특수 가공」해서, 콜롬비나 씨가 쓸 수 있는 힘으로 변환한 거야
알베도:
그렇게 해서 콜롬비나 씨는 원래라면 불가능했을 일을 해낼 수 있었지
바르카:
하지만 데인슬레이프 그 남자가 정말 도와줄 줄은 몰랐어
바르카:
돕지 않아도 전혀 상관없는 입장이었는데 말이야… 그에겐 감사하고 있다
두린:
괴롭겠지만, 그래도 선택을 내리는 게 흔들리는 것보다 나았을 거예요
바르카:
그래
바르카:
고통 속에 흔들리다가도, 결국 자신의 길을 택해 나아간다… 그는 그런 사람이더군
바르카:
어쨌든 다들 정말 잘해줬다! 이제 마음껏 축하해 보자고!
「산드로네」 찾기
「산드로네」:
고작 그 말 하려고 여기까지 온 거야?
「콜롬비나」:
응. 고민해 봤는데, 너랑 나랑 아를레키노는 「친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
「콜롬비나」: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알려주려고 왔어
「산드로네」:
참나, 너무 감동적이라 목구멍으로 차도 안 넘어가네…. 말 다 했으면 이제 나가
「콜롬비나」:
나랑 「친구」 하기 싫어? 아니면 예전처럼 동료로 지내는 게 더 좋은 거야?
「산드로네」:
이봐, 콜롬비나. 내 인내심의 임계값을 시험하고 있는 거야? 한마디만 더 하면 내 예의 모듈을 꺼버릴 줄 알아
「콜롬비나」:
예의 바른 상태면 「부탁」을 해야지
「산드로네」:
풀로니아! 여기 콜롬비나 님을 배웅해 드려
「콜롬비나」:
다음에도 나를 티타임에 초대해 줄 거야?
「산드로네」:
…뭐?
「콜롬비나」:
응, 그럴 거라고 믿어. 그럼 또 봐, 산드로네
「산드로네」:
이번엔 광란의 사냥 말고 내가 직접 쫓아내 줄까?
페이몬:
여러 가지 일이 일단락됐으니까, 상황을 살펴보러 온 것뿐이야…
「산드로네」:
나한테 무슨 일이라도 있을까 봐? 설마 「달 사냥꾼」이 만반의 준비를 마친 나를 해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페이몬:
어쨌든 너한테는 신세를 졌으니까, 괜찮은지 확인하러 온 거야. 로봇은 다 고친 것 같네…
「산드로네」:
됐어. 너희 앞에 찾아온 손님 덕분에 이미 차 마실 기분은 아니야
「산드로네」:
마시고 싶으면 너희 잔이라도 꺼내서 마셔. 어차피 그냥 버리긴 아까우니까
「산드로네」:
컵 받침이 안 보이네. 이 노트라도 대신 쓰든지
페이몬:
와, 엄청 두꺼워…. 안에 계산식 같은 게 잔뜩 적혀 있어…
「산드로네」:
신경 쓰지 마. 그냥 낙서장 같은 거니까
「산드로네」:
난 심심할 때 여기에 이런저런 걸 끄적여. 그러면서 아득한 과거를 떠올리기도 하고, 먼 미래를 내다보기도 하지
「산드로네」:
가끔은 엉망진창인 지금의 현실을 기록하기도 해. 신문에 난 낱말 퍼즐을 하면서 시간을 때우는 거랑 비슷하달까
「산드로네」:
미래를 연산하는 건 꿈을 꾸는 것처럼 막연하고, 현재를 기록하면 속이 뒤집혀. 역시 과거가 좋아. 모든 게 이미 결정되어 있으니 머리 쓸 필요가 없잖아
「산드로네」:
뭐… 이렇게 말해도, 내 과거에서 즐겁다고 할 만한 기억이라곤 「오토마톤 공」에 관한 것밖에 없지만
「산드로네」:
그게 아니면 누구겠어? 폰타인의 장치는 기본적으로 다 그 사람 손에서 탄생한 거야
페이몬:
너… 알랭·기요틴이랑 아는 사이야?
「산드로네」:
아는 사이라… 친분이 있다고 할 수 있지
「산드로네」:
맞아. 이 세상에 그와 친분이 있는 「정상인」은 이제 나밖에 안 남았을 거야
「산드로네」:
그는 살아있을 때 가끔 나랑 이야기를 나눴어. 그리고 임종 전에 나한테 자신의 모든 문서를 파기해 달라고 부탁했지
「산드로네」:
나는 부탁대로 그것들을 파기했지만, 그 전에 전부 한 번씩 읽어봤어
「산드로네」:
무려 「오토마톤 공」 알랭·기요틴의 지혜가 담긴 문서인데, 그냥 사라지면 너무 아깝잖아
페이몬:
그럼 노트에 적힌 계산식들은 설마…
「산드로네」:
그건 낱말 퍼즐 같은 거라고 했잖아. 이 유치한 계산식들은 그냥 시간 때우기용 연산식일 뿐이야
「산드로네」:
알랭의 진짜 계산식에 비하면, 전부 얄팍한 수수께끼에 불과하지
「산드로네」:
하지만 이런 수수께끼도 나쁘지 않아. 적어도… 계산이 누군가를 해치진 않으니까. 뇌세포가 조금 죽기는 할지언정 말이야
「산드로네」:
기왕 알랭 얘기가 나왔으니, 그 사람의 「친구」들의 운명을 얘기해 줄게
「산드로네」:
알랭·기요틴에겐 르네와 야코브라는 벗이 있었어. 세 사람은 「수선화 십자원」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지
「산드로네」:
그 셋은 어릴 적부터 좋은 라이벌이었어. 그 안에 깊은 우정도 싹텄겠지
「산드로네」:
그 우정 밑바닥에는, 과거에 대한 짙은 향수가 깔려 있었고
「산드로네」:
그러나 어린 시절은 끝나기 마련. 예언은 실현되고, 종말은 도래하며, 미래는 찾아오지 않게 되었어
「산드로네」:
「세상을 구원한다」——미치광이나 꿀 법한 꿈이, 그들의 마음속에 뿌리를 내렸지…
「산드로네」:
…만약 르네와 알랭이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그 꿈은 노년의 이야깃거리로만 남았을 거야
「산드로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들은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어. 그 꿈은 싹을 틔우고 무성하게 자라나, 그들의 영혼까지 집어삼켰지
「산드로네」:
이 광기 어린 꿈에 처음으로 마음을 삼켜진 건 르네였어
「산드로네」:
그는 자신의 뜻에 따라 친구의 생명을 다시 만들었지. 그 행동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알랭은 홀로 떠나갔어
「산드로네」:
알랭은… 르네가 진심으로 친구를 향한 그리움 때문에 그런 것이라 믿고 싶어 했지만, 내게 이 일을 이야기할 때 그의 목소리엔 의구심이 서려 있었지
「산드로네」:
…악몽에 싸인 씨앗은 그때 이미 르네의 마음속에서 싹터 있었는지도 몰라
「산드로네」:
그들이 다시 만났을 때, 르네는 이미 「구원」이라는 꿈에 잠식돼 있었어. 그가 일으키려 한 운명의 파도는 종말이 오기도 전에 이 세계를 집어삼키려 했지
「산드로네」:
그때 그 파도는 결국 물러갔지만, 듣기로는 얼마 전에 다시 돌아왔었다고 해
「산드로네」:
르네는 그 구원의 꿈을 다시 한번 재현하려 했고 말이야
「산드로네」:
물론 돌아온 파도는 결국 다시 적막으로 돌아갔고, 르네 역시 꿈에서 깨어났어. 비록… 모든 것이 늦어버린 뒤였지만
「산드로네」:
여행자, 너는 르네를 어떻게 생각해?
「산드로네」: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어떤 대가도 마다하지 않았던 비범한 천재라며 존경하려나?
「산드로네」:
아니면 자신의 환상을 위해 주변 사람들의 운명까지 망쳐놓은 미치광이라며 혐오하려나?
「산드로네」:
흥, 어느 쪽이든 결국 똑같지만
「산드로네」:
놀랍지도 않네. 너랑 그 녀석은 세상을 「구원」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니까
「산드로네」: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네 꿈은 현실이 되었고, 그의 꿈은… 자신의 힘으로 실현되지 않았다는 거지
여행자:
그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산드로네」:
난 이상만 좇는 광인도, 망상에 사로잡힌 우인도 싫어
「산드로네」:
르네처럼 현명한 사람조차 마음의 미궁 속에서 길을 잃는데… 평범한 사람이라면 어떻겠어?
「산드로네」:
자, 르네 이야기는 여기까지. 이제 「오토마톤 공」 알랭·기요틴 얘기를 해보자
「산드로네」:
르네가 일으킨 첫 번째 파도를 막은 후, 알랭·기요틴은 친구와 가족을 잃었어
「산드로네」:
혹시 몰라 두둔해 주자면 그건 어디까지나 사고였지, 무언가를 위해 그들을 희생시킨 건 아니야
「산드로네」:
——그 후 그를 계속 움직이게 해준 동력은, 친구를 심연으로 끌어들인 그 꿈이었지
「산드로네」:
친구의 일이 어지간히 충격이었는지, 폰타인을 구하기 위해 폰타인 과학원을 설립한 뒤에도 알랭은 인간의 지식을 넘어선 모든 것을 일체 혐오했어
「산드로네」:
아마 「인간의 지혜의 범주에 있는」 수식과 장치만이 그의 마음에 위안이 되었을 거야
「산드로네」:
하지만 알랭의 지혜는 너무나도 방대한 나머지, 그의 삶에 잠깐의 여유조차 주지 않았어
「산드로네」:
그는 생명의 불씨가 꺼져갈 때가 돼서야 한 가지 사실을 받아들였지. 「수선화 십자원에서 한 명은 인간으로서 결말을 맞이해야 한다」
「산드로네」:
그는 계산을 멈추고, 어른이 된 뒤로는 거의 펼쳐보지 않았던 동화책을 집어 들었어
「산드로네」:
그 이야기들은 「수선화 십자원」의 원장이 아이들을 재우는 데 쓰던 특효약이었대
「산드로네」:
그때 그의 유일한 소망은 그저 슬픔 없이 잠드는 것뿐이었을 거야. 그 외에 모든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었을 테지
「산드로네」:
마지막 순간, 그는 「수선화 십자 고아원」의 폐허 옆에서 조용히 잠들었어. 그리고 그가 세운 폰타인 과학원은 계속해서 묵묵히 일을 이어갔지
「산드로네」:
수년 후 과학원의 연구자들도 저마다의 꿈을 위해 갈라져 나갔지만… 그 멍청이들이 무슨 짓을 벌였든, 그건 더는 알랭과는 관련이 없어
「산드로네」:
이게 바로 「수선화 십자원」에서 같은 꿈을 꾸었지만 다른 운명을 맞이한 두 사람의 이야기야
「산드로네」:
한 사람은 모든 것을 버리고 구원의 환상을 좇다 깊은 물속에 고요히 가라앉았고…
「산드로네」:
한 사람은 자신의 생명을 태워가며 어디로 향하는지 보이지 않는 길을 걸어갔지
「산드로네」:
후… 가끔 이런 생각을 해. 왜 그들 같은 사람은 「세상을 구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는 걸까?
「산드로네」:
아무리 커다란 나무도 그 시작은 작은 씨앗이야. 어쩌면 그들의 시작은 단지 「자신을 구하기 위한」 것이었을지도 몰라
「산드로네」:
소중한 친구와 가족, 밝혀지지 않은 생명의 의미, 아직 이루지 못한 위업… 이 모든 것의 파멸을 지켜볼 수 없었던 거지
「산드로네」:
아니면 단지 혼돈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 싶어서, 파도와 바람에 휩쓸려 사라지기 싫어서였을지도
「산드로네」:
「자기 구원」을 위해, 운명의 파도에 발을 들인 거야
「산드로네」:
……
「산드로네」:
여행자, 자신을 구하고 싶다는 소망이 세상을 구원하는 이유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해?
「산드로네」:
알랭이랑 비슷한 말투네. 그 사람이 한창 일하던 시절에도 같은 문제를 물어본 적이 있어
「산드로네」:
그때 알랭·기요틴도 너랑 똑같이 대답했지
「산드로네」:
그렇게 짧은 대답만을 남긴 후, 평소처럼 다시 일에 몰두했어
「산드로네」:
자, 티타임은 여기까지야
「산드로네」:
이 이야기를 들으려고 아를레키노에겐 신세를 졌어. 다음에 「벽난로의 집」에 갈 때 선물을 많이 챙겨갈까 해
「산드로네」:
난 다시 풀로니아를 손 보러 가야겠어. 너희가 뭘 하든 상관없는데, 나를 방해하지만 마
「산드로네」:
풀로니아, 휴면 종료하고 자가 점검 시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