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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제6막
네가 있는 시공
임무 목록
「비옥한 터전」 근처에서 얀사의 순찰을 돕기로 한다. 하지만 순찰 중 전혀 예상치 못한 물건을 발견하게 되는데…
「비옥한 터전」으로 가기
얀사:
오, 우리의 영웅 「투마이니」와 페이몬 아니야? 여기서 다 만나네
페이몬:
얀사! 왜 여기 혼자 있어?
페이몬:
미, 미리 말해두지만 널 일부러 찾아온 건 아니야! 아직은 네가 말한 다이어트나 근력 훈련에 관심 없다구!
얀사:
하하, 알겠어. 나도 무슨 마귀 코치 같은 건 아니라고. 언제나 수강생들의 뜻을 존중해
얀사:
그래도… 적당한 유산소 운동은 나쁠 것 없지. 예를 들면, 나 대신 근처를 한 바퀴 순찰해 준다든가?
얀사:
농담이야. 하지만 네 말대로, 난 지금 도와줄 사람을 찾고 있어
얀사:
최근 우리 「비옥한 터전」에서 보디빌딩 대회를 준비하고 있거든. 다들 급하게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서, 순찰 인력이 부족해
페이몬:
그래서 대신 순찰하고 있었던 거야? 넌 준비 안 해도 돼?
얀사:
난 괜찮아. 최상의 몸을 가꾸는 데 중요한 건 꾸준한 자기관리지, 벼락치기는 별 의미 없다고 생각하거든
얀사:
게다가… 보다시피 내 체격으로는 보편적인 중량급 대회에 나갈 수가 없어. 동체급에서는 나랑 견줄 상대가 없고
페이몬:
그렇구나…
페이몬:
앗! 왜 그렇게 쳐다봐? 난 너랑 겨룰 생각 없어! 우리가 같은 체급은 더더욱 아니고!
페이몬:
여행자, 순찰하는 거나 도와주자! 안 그랬다간 얀사한테 붙잡혀서 대회에 나가야 할지도 몰라!
얀사:
하핫… 좋은데? 눈짓만으로 의뢰를 맡길 수 있다니
얀사:
고마워, 이 일대에 이상이 없는지만 확인해 주면 돼. 아주 간단한 순찰 업무야
얀사:
난 다른 쪽을 둘러보고 올게. 이따 「비옥한 터전」에서 만나자
페이몬:
알겠어. 얼른 가봐, 얀사. 여기저기 둘러보는 건 우리 전문이라구
동굴 속 상황 확인하기
페이몬:
어라? 츄츄족이 있어. 쉬고 있는 건가? 공격적으로 보이지는 않아
페이몬:
왜 여기 숨어 있는 거지…?
페이몬:
앗, 깨워버렸다…
페이몬:
어? 도망갔어…. 나타에서 우리의 명성은 츄츄족마저 위협을 느낄 정도인 건가?
여행자:
뭔가 있는 것 같아
페이몬:
저 반짝거리는 거 말이야? 아까 츄츄족이 도망치다 떨어뜨렸나 봐
페이몬:
음… 보물을 주웠다고 생각해서 여기에 숨겨두려던 거 아닐까? 그런데 미처 숨길 새도 없이 우리랑 마주친 거지
페이몬:
어디 보자, 츄츄족의 지능을 생각하면 그렇게 좋은 물건일 것 같진 않지만…
여행자:
……!
페이몬:
응? 왜 그래? 왜 갑자기 심각한 표정이야?
페이몬:
그냥 평범한 열쇠잖아? 근데 모양이 좀 독특하네, 나타 스타일 같진 않은데…. 음… 어느 나라에서 만든 거지?
페이몬:
우주선 수면 장치? 우주선은 뭐고, 수면 장치는 또 뭐야…?
페이몬:
잠깐! 우주선 수면 장치…? 서, 설마! 네가 티바트에 올 때 탔다던 그거?
여행자:
맞아
페이몬:
그게 갑자기 여기 나타났다고?! 네가 방금 떨어뜨린 거 아니고?
페이몬:
오, 완전 똑같이 생겼네…. 이게 네 게 아니라면, 남은 가능성은…
페이몬:
역시 그렇구나…. 음, 네가 「외계인」… 아니, 「강림자」라는 게 문득 실감 나네
페이몬:
그럼 이 상황을 논리적으로 정리해 보면…
페이몬:
츄츄족이 이 열쇠를 주워서 숨겼다는 건, 네 여동생이 근처에서 열쇠를 떨어뜨렸다는 거야…
페이몬:
즉, 네 여동생은 최근 이 주변에 있었다는 거지…
페이몬:
응…. 얀사의 순찰을 도우려던 것뿐인데, 이런 엄청난 발견을 하다니. 네 여동생에 관한 단서까지 찾고 말이야…
페이몬:
주변에서 계속 단서를 찾아볼까? 아니면 일단 「비옥한 터전」으로 돌아가서 얀사를 만나볼까…
얀사:
여기 있었구나. 수고했어, 잘 둘러봐 줬네
페이몬:
얀사! 왜 여기 있어? 「비옥한 터전」에서 만나기로 했잖아?
페이몬:
안 그래도 너한테 갈까 생각하던 참이었어! 방금 엄청난 걸 발견했거든!
얀사:
순찰을 그만해도 된다고 알려주러 온 거야. 방금 보디빌딩 대회가 취소돼서, 이제 순찰할 인력이 생겼거든
페이몬:
엥? 갑자기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
얀사:
「심연 교단」이 쳐들어왔어
페이몬:
뭐?
여행자:
우리의 예상이 빨리도 들어맞았네
여행자:
(루미네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아)
여행자: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루미네와 만나겠어)
얀사:
심연 교단이라는 이름은 나도 들어봤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광범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건 처음 봐
얀사:
마치… 나타 전체와 전쟁이라도 벌이려는 것 같아
페이몬:
고작 「교단」 하나가 「전쟁의 나라」와 전쟁을 벌이려 한다고? 말도 안 돼…
페이몬:
심연 교단은 보통 암암리에 움직이는 걸로 알고 있어. 이런 상황은 우리도 처음 봐…. 대체 뭘 하려는 거지?
얀사:
「비옥한 터전」의 정보만으론 전황이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아
얀사:
지금은 「비옥한 터전」의 방위에 큰 문제가 없으니, 난 성화 경기장으로 가서 마비카 님께 상황을 여쭤볼 생각이야. 어쨌든 그곳이 나타의 중추니까
얀사:
나랑 같이 갈래? 나타의 영웅이 함께해 준다면 다들 안심이 될 거야
얀사:
잘됐다, 그럼 같이 가자
「회의소」로 가서 마비카 찾기
얀사:
마비카 님!
마비카:
아, 왔구나. 마침 널 부르러 사람을 보낼 참이었어, 얀사. 여행자도 있으니 더 잘됐네
얀사:
전황은 어때요? 전령을 통해 들어온 소식이 있나요?
마비카:
심연 교단 일당이 나타 각지에서 동시에 발견되고 있어.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움직임으로 보여
마비카:
적의 수도 만만치 않아. 이번 일이 아니었다면, 심연 교단의 세력이 이렇게까지 커졌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거야
얀사:
그렇다는 건… 총력으로 공격해 왔다는 건가요? 하지만 대체 왜…
마비카:
나도 그게 의문이야. 심연 교단은 지금까지 나타에서 활동도 거의 없었고, 우리와 별다른 인연도 없었으니까
얀사:
설마… 나타에 패배한 「심연」을 위해 복수라도 하려는 건 아니겠죠?
페이몬:
뜬금없긴 하지만, 그 녀석들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어
마비카:
아직 단정하긴 일러. 놈들의 진짜 목적은 아직 더 알아봐야 해
페이몬:
그래서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피해 상황은 어때?
마비카:
놈들이 총력전을 걸어온 건 맞지만, 지금 심연 교단의 상대는 진짜 심연에 맞서서 승리를 거둔 나타의 용사들이야
얀사:
맞아, 게다가 그런 용사가 온 나라에 가득 있지
마비카:
심연 교단의 전력은 진짜 「심연」과 비교하면 차이가 커. 그들에겐 불굴의 기세 같은 건 없지
마비카:
하지만, 그래도 전쟁은 전쟁이야. 신중하게 임해서 사상자를 최소화해야 해
마비카:
각 부족은 이미 방어 태세에 돌입했어. 여행자, 이번 일은 나타의 문제야. 이번엔 나와 함께 성화 경기장에 머물러 있어도 괜찮아…
여행자:
아뇨, 저와도 상관있어요
마비카:
응? 그게 무슨 말이야…?
페이몬:
응, 그런 상황이야
마비카:
그런… 관계가 있을 줄이야…
마비카:
그럼 네 가족의 목적이 뭔지 알고 있어?
여행자:
저도 그걸 알고 싶어요
페이몬:
적어도 지금은 둘 사이가 별로 좋지 않거든
페이몬:
여행자은(는) 줄곧 여동생을 찾아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확인하려고 했는데… 그쪽에서 계속 피하는 것 같아
얀사:
아하, 남매 간의 다툼인가…. 흔한 일이네, 음
페이몬:
그야 그렇지만… 아니, 제대로 이해한 거 맞아?!
마비카:
역시 너희야. 남매 간의 다툼이 세상의 운명을 뒤흔드는 스케일이라니
마비카:
내가 이해한 게 맞다면, 넌 여전히 우리 편이고, 이번 일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은데, 맞아?
마비카:
하하, 그럼 안심이야. 처음 네 말을 들었을 땐 난감한 상황이 될까 봐 걱정했거든
마비카:
정보에 의하면, 심연 교단은 주요 병력을 「연기 주인」 쪽에 집중 투입한 것 같아…
마비카:
나랑 여기서 중앙을 지킬 생각이 아니라면, 우선 「연기 주인」 쪽을 지원해 주면 좋겠어
여행자:
같은 생각이에요
얀사:
그럼 나도 같이 갈게. 「비옥한 터전」은 아직 압박이 크지 않으니까, 전력을 필요한 곳에 써야지
마비카:
그래, 그럼 부탁할게. 지원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
시틀라리와 대화하기
페이몬:
어? 시틀라리다!
시틀라리:
너희가 여긴 어쩐 일이야? 지원하러 온 거야?
얀사:
상황은 좀 어때요? 마비카 님이 보내서 왔어요
페이몬:
집에 틀어박혀 있지 않고 여기 있는 걸 보면, 「연기 주인」의 상황 꽤 심각한 거 아니야?
시틀라리:
심각… 할 것까진 없는데, 좀 짜증 나
시틀라리:
듣자 하니 여러 부족 중에 「연기 주인」이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며? 참나… 우릴 얼마나 만만하게 본 거야? 으…
시틀라리:
생각할수록 열받아서, 집에 있어도 책이 눈에 안 들어온다구, 흥
페이몬:
화가 난 게 그런 이유구나…
시틀라리:
「심연 교단」 걔네는 이름부터 센스가 없어. 삼류 소설에나 나올 법한, 누가 봐도 악당이구나 싶은 싸구려 이름 같다고…
페이몬:
네 동생의 조직을 저렇게 말하는데…?
시틀라리:
잠깐, 뭐? 지금 얘 동생이 심연 교단 사람이라는 거야?
시틀라리:
(순간 혈압이 올라서, 말을 좀 심하게 한 것 같은데 어떡하지…)
얀사:
얘기는 나중에 다시 하죠. 적이에요
시틀라리:
잘됐다! 화풀이할 기회가 제 발로 찾아왔네. 덕분에 어색한 분위기도 풀리고, 뭐라고 돌려 말할지 걱정할 필요도 없어졌어
페이몬:
뒤에 말은 안 하는 게 나았을 것 같아, 시틀라리…. 아무튼, 다들 가자!
시틀라리와 대화하기
시틀라리:
후… 상쾌하구만
얀사:
역시 대단하시네요. 할머니가 계신 줄 알았으면 「연기 주인」을 지원하러 오는 건 재검토해 봤을 거예요
시틀라리:
심연 교단이야말로 공격 상대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지
얀사:
제 경험상, 방금 놈들이 온 방향에 심연 교단의 거점이 있을 거예요
얀사:
이 기세를 몰아서, 단번에 녀석들의 거점을 없애버리죠
수투라:
방금 여기서 전투가 있었나? 도움 필요해?
페이몬:
「연기 주인」의 전사들도 왔어!
얀사:
큰 전쟁을 겪은 참이라 다들 한 마음으로 움직이고 있어
얀사:
파이팅도 넘치겠다, 이 기세를 몰아 공격해 보자고!
시틀라리와 대화하기
얀사:
거점을 무너뜨렸어요. 모두 고생했어요
페이몬:
심연 교단 녀석들도 별거 아니네
시틀라리:
별로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냐. 녀석들이 머리를 조아리고 「연기 주인」의 실력을 인정하게 만들고 싶었는데…
시틀라리:
됐어, 돌아가서 축하주나 한잔하고 기분 전환하지 뭐
얀사:
거점을 없앴으니 당분간은 주변의 심연 교단 녀석들도 얌전하겠지만… 그래도 방심해선 안 될 것 같아요
얀사:
뭔가 이상해요. 보통 거점을 공격할 땐 뒤로 갈수록 적의 저항이 심해지기 마련인데…
얀사:
방금은 극히 일부만 필사적으로 싸우는 느낌이었어요. 나머지는 뭔가를 알아챈 듯이 철수를 택했단 말이죠
시틀라리:
엥? 그게 뭐? 전략상 거점을 포기한 거 아냐?
얀사:
그런 것 같지 않아요. 상대는 한 나라를 상대로 무모한 싸움을 걸어온 「심연 교단」이고, 줄곧 과격한 전략을 펼쳐 왔어요. 방금의 결정은 기존의 행동 양식과 안 맞아요
시틀라리:
그러니까 네 생각엔 녀석들이 뭔가를 꾸미고 있다는 거지?
얀사:
네. 아직 확실한 정보는 없으니, 경계를 풀지 말고 방어에 신경 쓰는 게 좋겠어요
여행자:
(결국 심연 교단의 목적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어. 정보가 부족해…)
여행자:
(하지만 루미네만 만나면, 내 문제와 나타의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을 거야)
페이몬:
역시 열쇠가 계속 신경 쓰이나 보구나…
페이몬:
하긴, 그 단서를 따라 네 가족을 찾을 수만 있으면, 전쟁을 빨리 끝낼 수 있을지도 몰라. 너희도 다시 만날 수 있을 거고
시틀라리:
어, 벌써 가려고? 지금 막 1차 축하주 자리에 초대하려던 참이었는데?
얀사:
어~ 어서 가봐. 여긴 나랑 시틀라리 할머니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나타를 향한 심연 교단의 공격을 마주한 당신은 열쇠가 떨어져 있던 동굴 근처로 가 전쟁을 멈출 기회를 찾기로 한다…
지난번 동굴 근처로 돌아가서 조사하기
페이몬:
돌고 돌아 다시 여기로 왔네. 그 츄츄족은 이 근처에서 열쇠를 찾은 거겠지?
페이몬:
다른 단서가 있는지 잘 찾아보자. 얀사 쪽도 기다리고 있으니까!
페이몬:
흐음… 어디에도 흔적이 없어. 그 츄츄족은 대체 어떻게 열쇠를 주운 거지?
페이몬:
설마 진짜로 네 여동생이 여길 지나가다가 주머니에서 흘린 거 아니야?
페이몬:
이렇게 중요한 물건을 흘리고 다닌다는 게 좀 칠칠맞아 보이긴 하지만…. 뭐, 이런 일은 누구에게나 있으니까
???:
살았다, 사람이 있어… 제발 도와줘!
페이몬:
어? 너는…? 무슨 일 있어?
???:
앗…
???:
아니, 지금 그런 걸 신경 쓸 때가 아니지…
???:
나 좀 도와줘! 마물한테 계속 쫓기고 있는데, 도저히 더는 못 움직이겠어. 제발 부탁해
페이몬:
그러게, 네가 말한 마물은 어디 있는 거야? 널 쫓아오는 건 안 보이는데
???:
어…? 미안한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
???:
마물이 바로 앞에 있잖아…. 이런 타이밍에 농담하지 말아줘
페이몬:
어… 농담이 아니라, 진짜 아무것도 안 보여
???:
그게 무슨… 됐어, 빨리 도망가자. 녀석들이 오고 있어!
페이몬:
정말 알 수가 없는 애네, 대체 뭘 본 거지?
???:
꺄악——!
페이몬:
으앗! 진짜 뭐에 다쳤나 봐!
페이몬:
빨리 가보자!
페이몬:
왜 그래, 어디 다쳤어? 대체 뭐가 있었던 거야?
???:
마물이… 바로 저기 있어…. 빨리 도망쳐, 위험해…
여행자:
일단 일으켜 줄게…
여행자:
(뭐지?!)
여행자:
(갑자기… 보이잖아…)
???:
어? 이제야 보이는 거야? 세상에…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고…
???:
응! 부탁할게, 「구세주」!
페이몬:
구, 구세주?
마물에 습격당한 소녀와 대화하기
페이몬:
엥? 벌써 끝났어? 여행자,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난 아직도 아무것도 안 보여
페이몬:
네가 맨 허공에 대고 싸우는 것 같아서 좀… 웃겼달까
페이몬:
손?
???:
응
???:
앗…
여행자:
왜 그래?
???:
아, 아무것도 아니야. 주변에 다른 마물은 없으니까 확인 안 해도 돼
???:
아까는 무서워서 못 느꼈는데, 긴장이 풀리고 나니까… 이렇게 제대로 손을 잡는 게… 조, 조금 부끄러워서
페이몬:
응? 잠깐 손잡는 것뿐인데,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구나?
틸레르:
그게… 아, 그러고 보니 내 소개도 못했네. 나는 틸레르라고 해. 방금 구해줘서 정말 고마워
페이몬:
아냐 아냐~ 난 페이몬, 얘는 여행자(이)야. 눈에 보이는 마물이라면 뭐든 해치울 수 있다구~!
페이몬:
근데… 아까 그 마물들은 대체 뭐야?
틸레르:
나도 잘 모르겠어…. 내 눈에는 계속 보였는데, 너희가 안 보인다고 해서 처음에는 날 놀리는 건 줄 알았어…
페이몬:
윽, 오해가 안 풀렸으면… 마물한테 쫓기는 여자애를 구경하면서 비웃는 사람이 될 뻔했네…
페이몬:
응응…
페이몬:
안심해, 우린 그런 사람 아니야. 안 보인다고 하면 진짜 안 보이는 거야
페이몬:
그나저나 방금 다치지 않았어? 괜찮아?
틸레르:
크게 다치진 않았어…. 근데 아까 발목을 삐끗했는지, 당장은 똑바로 걷기 힘들 것 같아…
페이몬:
좋은 생각이야. 우리가 데려다줄게
틸레르:
휴… 정말 고마워. 조금 다치긴 했지만 한결 나아졌어
틸레르:
밖에 나가면 마물을 또 마주칠지도 모르니까, 다 나을 때까지 여기 있을까 봐…
페이몬:
혼자서는 위험해. 틸레르, 넌 어디에서 왔어?
틸레르:
작은 마을에서. 먼 길을 오다 보니 길을 잃어버렸지 뭐야…. 휴, 이제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어
틸레르:
역시 「구세주」를 찾는 여정엔 시련이 따르는 걸까…
페이몬:
구세주? 그러고 보니 아까도 여행자을(를) 그렇게 불렀었지? 그게 무슨 말이야?
틸레르:
아, 미안. 아까는 너무 비슷해서 나도 모르게 그렇게 불러버렸어…
틸레르:
으음… 처음부터 설명해 줄게
틸레르:
옛날에 「성자」 한 명이 우리 마을을 지나갔대. 사람들은 그 여자가 모르는 것이 없다고 믿었지
틸레르:
그 성자는 이렇게 예언했어. 「『종말의 재앙』이 곧 도래한다. 그러나 동시에 『구세주』가 나타나리라」
틸레르:
시기상 그 성자가 말한 재앙의 때가 가까워져서, 할머니의 부탁으로 마을을 떠나 「구세주」를 찾으러 온 거야
페이몬:
「종말의 재앙」…?
틸레르:
난 어릴 때부터 「구세주」를 동경해 왔어. 모두의 이야기 속 「구세주」의 모습은 정말 인상 깊었지…
틸레르:
근데 너의 금발 머리를 처음 본 순간… 네 모습이 내가 머릿속으로 그려온 구세주의 모습과 완전히 똑같은 거야…
페이몬:
아~ 그래서 얘를 처음 봤을 때 그렇게 벙쪘던 거구나
페이몬:
이상할 것도 없네, 확실히 여행자은(는) 「구세주」가 될 만한 자격과 능력을 갖췄지. 호칭이라면 이미 수없이 많으니까, 하나쯤 더 늘어나도 상관없어
틸레르:
아니…. 여행자은(는) 아니야
페이몬:
엥? 특징이 다 일치한다며?
틸레르:
성별… 성별이 달라. 「구세주」는 소녀랬어
페이몬:
쉽지 않네, 구세주가 되는데 성별 조건까지 있다니…
페이몬:
맞네! 네가 아니면 걔겠구나!
틸레르:
걔? 누구 얘기하는 거야?
여행자:
내 여동생
틸레르:
너 여동생이 있었구나! 세상에, 분명 그 사람일 거야!
틸레르:
부탁이야, 그 사람을 만나게 해줘…
페이몬:
우연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도 계속 찾는 중이야…
틸레르:
응? 동생이라며?
페이몬:
휴, 남매 사이가 안 좋다는 걸 자꾸 말하고 싶진 않은데, 사실이 그러니까 어쩔 수가 없네
틸레르:
그렇구나. 그치만 너희도 그 사람을 찾고 있다면 우린 협력 관계인 거네? 조금은 희망이 보여
틸레르:
응. 재앙은 언젠가 반드시 찾아올 거라고, 다들 그렇게 말했거든
틸레르:
그리고 구세주는 모든 고난으로부터 모두를 구원할 존재야. 나는 그 사람을 늘 동경해 왔어…
페이몬:
(조금 이상하지 않아? 그 종말의 재앙이라는 거 말이야…)
여행자:
(거짓말하는 기색은 없는데…)
여행자:
(심연 교단에 현혹되었을 수도…)
틸레르:
……
페이몬:
(저거 봐, 눈을 피하는 걸 보니 뭔가 찔리는 게 분명해. 내가 캐봐야겠어)
페이몬:
틸레르, 왜 그래? 방금 반응이 좀 이상하던데… 혹시 뭐 떠오른 거라도 있어?
틸레르:
아… 나…
틸레르:
그게…
틸레르:
그러니까…
틸레르:
여행자(이)가 내가 줄곧 동경해 온 구세주의 모습과 너무 닮아서…
틸레르:
그리고 아까 내 앞에 서서 나를 위기에서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기도 하고…
틸레르:
그래서… 지금은… 3초 이상 못 쳐다보겠어. 한계야
페이몬:
…무슨 한계?
여행자: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지…)
틸레르:
…미, 미안, 아무것도 아냐. 어, 대화는 일단 여기까지 하자
틸레르:
난 당분간 여기 숨어 있다가, 부상이 다 나으면 출발할게
틸레르:
혹시 구세주를 찾으면 꼭, 꼭 나한테도 와서 알려줘! 정말 고마워!
페이몬:
혼자 정말 괜찮아? 배고프거나 하지 않겠어?
틸레르:
난… 괜찮아! 이래 보여도 숨는 데는 꽤 소질이 있거든. 배고프면 근처에서 먹을 만한 걸 찾아 먹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페이몬:
알겠어. 그래도 꼭 조심해야 해!
페이몬:
정말 의문투성이인 애야. 좀 더 신경 써서 지켜보는 게 좋겠어
페이몬:
그래도 너한테 꽤 호의적이었으니까, 다 나으면 네 동생 찾는 것도 도와주지 않을까?
페이몬:
당장은 다른 단서가 없으니까 일단 「연기 주인」으로 돌아가자. 전선에 우리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르잖아
「연기 주인」으로 가기
얀사:
오, 돌아왔구나. 어때? 수확이 좀 있어?
페이몬:
대단한 수확은 없고, 조금 이상한 경험을 하긴 했어…
얀사:
그럼 아직 전쟁을 끝낼 기회는 못 잡았다는 거네?
얀사:
그래도 괜찮아. 너희가 없는 동안 전쟁은 거의 교착 상태였어
얀사:
심연 교단이 더 공격해 오지 않았거든. 상대의 의도가 불투명한 이상 우리도 무모하게 공격할 수 없었고…
얀사: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대치 상태야. 보초병들이 고생하는 것만 빼면, 아직까지 큰일은 없어
페이몬:
그렇구나. 심연 교단의 속내는 정말 알 수가 없다니까
얀사:
저기, 여행자… 나 대신 보초병들한테 가서 격려의 말 몇 마디만 해주지 않을래?
얀사:
계속 교대로 망을 보느라 많이 힘들 텐데, 이럴 때 나보다는 대영웅인 네가 격려해 주면 훨씬 힘이 날 거야
페이몬:
얀사는 너무 겸손해! 헤헤…
얀사:
역시 시원시원하네! 그럼 부탁할게
전선의 보초병과 대화하기
수투라:
오! 우리의 영웅 「투마이니」잖아! 전에 같이 싸웠었는데 기억하고 있으려나? 하하…
수투라:
이야, 이거 영광인걸! 이번 전투에 참여하길 잘했어!
페이몬:
보초 서느라 고생이 많네
수투라:
아냐, 괜찮아. 사실 꽤 한가해. 저쪽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거든
여행자:
이상은 없었나요?
수투라:
전투에 관한 이상이라면 없어. 다만 조금 전에 심연 교단 녀석들이 공격은 안 하고 주변을 서성이는 걸 봤어…
수투라:
그러고는 이따금 「명상」 같은 동작을 취하던데, 심연 교단의 풍습 같은 건가 봐
수투라:
혹시 몰라서 부족의 샤먼을 불러다가 수상한 점이 없는지 확인해 봤는데…
수투라:
특별한 건 없었어. 그래서 단순히 놈들의 신앙과 관련된 거겠거니 하고 말았지
페이몬:
그렇구나…. 뭐, 우리한테 싸움을 걸어오는 것보다야 자기 할 일 하는 게 낫지
수투라:
샤먼들이 문제없다고 했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우리에게 위협이 되지만 않으면 무슨 의식을 하든 말든 알 바 아니지 뭐
수투라:
어차피 이따가 우리가 총공격을 가하면, 더는 아무것도 못 할걸
페이몬:
이런 게 바로 전력의 차이에서 오는 여유인가? 사기가 엄청 높네. 여행자, 계속 가보자
전선의 보초병과 대화하기
칸탈로:
…여, 영웅 「투마이니」 님? 여긴 어쩐 일로… 저희를 격려하러 오신 건가요?
칸탈로:
으아… 어떡하지. 너무 떨려요…
페이몬:
전장에서도 긴장 안 하면서, 왜 여행자 앞에선 그렇게 떠는 거야?
칸탈로:
그거랑은 다르죠…! 전장에 나갈 기회는 얼마든지 있지만, 대영웅과 일대일로 대화할 기회는 흔치 않다고요!
칸탈로:
어떻게 긴장을 안 하겠어요. 말실수하거나, 서 있는 자세가 이상하거나, 표정 관리를 못 해서 영웅님한테 안 좋은 인상이라도 남기면 어떡해요!
페이몬:
아무도 네 자세나 표정 가지고 뭐라 안 해!
칸탈로:
앗… 네, 알겠어요…
칸탈로:
저기, 영웅님…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페이몬:
사인이라면 물론 해줄게
칸탈로:
당신과… 겨뤄볼 수 있을까요?
페이몬:
야! 말투만 소심하지 내용은 하나도 안 소심하잖아! 아까 긴장한 척한 거 다 뻥이지!
칸탈로:
아니에요, 그럴 리가요…. 그치만 지금 이 부탁을 안 하고 돌아가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요…
칸탈로:
근데 제가 지금 당직 중이라… 페이몬 님, 잠깐 저 대신 보초 좀 서주시면 안 될까요…?
페이몬:
또 소심한 말투로 말도 안 되는 부탁을 하잖아!
칸탈로:
우와아——!!!
가볍게 몇 수 주고받은 후 승부가 갈렸다
칸탈로:
이길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이렇게까지 격차가 클 줄이야…
칸탈로:
하하, 그래도 영웅 「투마이니」와 겨룬 일은 평생 자랑거리로 삼을 거예요. 오늘 정말 횡재했네요!
페이몬:
어째 싸우고 나니까 말투가 완전 바뀌었다?
칸탈로:
사나이는 몸으로 대화하는 법이니까요! 이제 영웅님과 가까워졌으니 긴장할 필요가 없죠
페이몬:
휴… 나는 너랑 대화하기 싫어졌어…
여행자:
근처에 이상한 점은 없었나요?
칸탈로:
아뇨! 이상한 점이나 심연 교단의 수상한 동향은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페이몬:
역시 이쪽도 똑같네. 한 바퀴만 더 돌고 돌아가자
얀사와 대화하기
얀사:
왔구나. 어때? 보초병들한테 보고 받은 거 있어?
페이몬:
별로 중요한 정보는 없었어. 심연 교단 녀석들이 근처에서 명상 같은 걸 한다는데, 특별히 해가 될 것 같지는 않대
페이몬:
그리고… 음… 그 칸탈로라고 하는 보초병 말인데…
얀사:
응?
시틀라리:
여행자, 왔어? 휴, 왜 아무도 날 안 깨운 거야…
페이몬:
그 모습을 보아하니… 취한 널 깨우는 건 쉽지 않았을 거야, 시틀라리
시틀라리:
나, 난 취한 상태여도 정신은 멀쩡하거든! 으… 뭔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지만…
시틀라리:
아무튼, 방금 심연 교단이 「명상」을 한다고 하지 않았어?
페이몬:
맞아. 시틀라리, 뭔가 짚이는 거 있어?
시틀라리:
방금 꾼 꿈이 뭔가 이상했어…. 어렴풋한 감각이지만, 나타의 지맥에 「잡음」 같은 게 섞여 들어간 듯한 느낌…
페이몬:
잡음?
시틀라리:
그 잡음이 지맥과 밤의 신의 나라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진 않았어…
시틀라리:
마치… 두 개의 차원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무언가처럼, 어떠한 위험도 느껴지지 않았지. 하지만, 분명 뭔가 일어나고 있다는 느낌이었어
페이몬:
지맥과 밤의 신의 나라의 일에 가장 민감한 시틀라리도 흐릿한 감각밖에 안 느껴진 거야?
페이몬:
그럼 수투라라는 보초병이 부른 샤먼들이 아무것도 못 느낀 것도 당연하네
시틀라리:
얀사, 우리 이따 족장한테 가자. 이렇게 시간 끌어봤자 좋을 게 없어. 슬슬 선제공격을 해서 놈들을 몰아내야 해
얀사:
흑요석 할머니의 제안이라면 족장님도 당연히 동의하시겠지만, 병력이 모이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요
얀사:
전쟁은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니까요
시틀라리:
그런 건 내 소관이 아니니까 너희 마음대로 해. 출발할 때 날 데려가기만 하면 돼
시틀라리:
오? 뭐가 궁금한데?
시틀라리:
특정 사람에게만 보인다라… 쉽지 않은 문제네. 정신세계를 실체화한 마물? 부정적인 요소가 형태화된 개념체?
시틀라리:
아니면 단순히… 죽은 마물의 영혼일지도? 그치만 마물의 영혼에 관한 문제는 좀 까다로운데… 마물을 어떤 체계에 따라 분류할 건지도 연관돼 있고…
페이몬:
알겠으니까 그냥 결론을 말해줘, 박학다식한 흑요석 할머니
시틀라리:
아니, 난 그냥 생각난 대로 말한 것뿐이라구! 그 말투는 내가 꼭 지식을 과시한 것 같잖아
시틀라리:
결론은… 복잡한 상황에서는 그럴 가능성도 있다는 거야. 나도 지금까지 살면서 본 적은 없지만
페이몬:
흑요석 할머니가 한 번도 못 봤을 정도라면 거의 없다고 봐도 되겠다, 그치?
시틀라리:
나 그런 소리 들을 만큼 늙진 않았거든!
여행자:
쉽게 결론 내리긴 어려워
얀사: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말해줄 수 있어? 뭔가 의미심장한데
모두에게 아까 있었던 일을 들려준다…
시틀라리:
마물이 보이게 된 계기가 손을 잡는 것? 너무 의도적이지 않아?
페이몬:
에? 지금 신경 쓰이는 게 그거야?
얀사:
신체 접촉이 포인트인가 보네. 그땐 그게 손을 잡는 형태였고
얀사:
내가 신경 쓰이는 건… 그 사람이 네 가족… 그러니까 심연 교단의 현 지도자를 「구세주」라고 믿는다는 거야
얀사:
그 사람이 어느 편일지 의심할 수밖에 없어… 그 사람의 과거도 말처럼 그렇게 단순할지 의문이고…
얀사:
아무래도 전쟁 중이라 나도 모르게 의심이 많아졌나 봐, 미안
페이몬:
아냐, 나도 얀사 말이 일리 있다고 생각해…
시틀라리:
어쨌든 썩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아
페이몬:
그 말은 전혀 근거가 없어 보이는데!
얀사:
글쎄. 하지만 그 사람한테만 마물이 보였던 거나, 혼자서 헤매고 있었던 거, 적의 우두머리를 「구세주」라고 부른 것만 봐도…
얀사:
최소한 경계하면서 계속 지켜볼 필요는 있어 보여
페이몬:
이렇게 듣고 보니, 걔를 그 동굴에 혼자 두는 건 좀 아닌 것 같아…
얀사:
어차피 병력이 모여서 출격할 때까진 시간이 좀 걸리니까, 괜찮으면 다시 한번 가보는 게 어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잖아
페이몬:
좋았어! 그럼 그 틸레르라는 신경 쓰이는 애를 다시 만나러 가보자!
지난번 동굴로 돌아가서 조사하기
페이몬:
다시 여기로 돌아왔네. 틸레르는 아직 안에 있겠지?
페이몬:
너무 조용한데…. 단언하긴 그렇지만, 만약 얀사의 추측이 맞다면 여기 얌전히 숨어 있을 리가 없을 거야
페이몬:
앗! 조심해!
여행자:
……!!!
여행자:
(설마 틸레르가 진짜로…)
틸레르:
——하압!
틸레르는 몽둥이를 휘두른 후에야 당신인 걸 발견한다…
틸레르:
앗… 미안 미안! 너희였을 줄이야! 인기척이 느껴지길래 마물이 온 줄 알고 그만…
틸레르:
많이 아팠지? 진짜 미안해, 내가 너무 긴장하고 있었나 봐…
페이몬:
깜짝아! 순간 너한테 정말로 속은 줄 알았어…
페이몬:
우릴 마물로 착각한 거였구나. 뭐… 우리가 말도 없이 살금살금 들어온 탓도 있긴 하지…
틸레르:
사실 너희가 떠난 뒤로, 마물이 찾아올까 봐 계속 마음 졸이고 있었거든…
틸레르:
지금은 발을 다쳐서 움직이기도 어렵고…
틸레르:
여기는 요리를 할 만한 환경도 아니라서… 휴, 아마 한 시간 반 정도면 굶어 죽을 거야…
페이몬:
시간이 완전 구체적이야! 그래서 아까 때릴 때 힘이 없었구나, 배가 고파서 기운이 빠진 거였어…
페이몬:
너 혼자서는 얼마 못 버틸 거 뻔히 알면서, 왜 우리가 떠날 때 자신만만하게 괜찮다고 우긴 거야…
틸레르:
그게… 으… 생명의 은인에게 너무 나쁜 인상을 남기고 싶지 않아서…
틸레르:
이미 한번 도움을 받았는데 그 이상 폐를 끼치는 건… 도저히 용납이 안 돼서 그랬어
페이몬:
휴… 네가 폐를 끼치면 얼마나 끼친다고. 대체 왜 그랬어
틸레르:
이, 이유라면 이미 다 말했는데…
여행자:
(정말로 그냥 다친 소녀에 불과한 걸까?)
틸레르:
있잖아… 혹시 괜찮으면… 먹을 것 좀 만들어 주지 않을래?
페이몬:
나도 마침 배고팠어. 가자, 나랑 여행자의 식사 자리에 초대해 줄게!
틸레르:
후… 배부르다. 이걸로 굶어 죽을 운명에선 해방이야. 또 네가 나를 구해줬네
페이몬:
틸레르 너 진짜 잘 먹더라. 혼자 이렇게 멀리까지 올 힘이 거기서 났구나
틸레르:
앗…
틸레르:
(엄청 자제했는데도 이런 이미지를 남겨버렸어… 으…)
페이몬:
벌써 날이 어두워졌네. 여기 밤하늘 진짜 예쁘다!
틸레르:
그러게. 나, 너희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틸레르:
그동안 계속 동굴에 숨어 지내서 그런지, 바깥 공기가 더 상쾌하게 느껴져. 별하늘도 평생 본 것 중에 제일 아름다워
페이몬:
별로 오래 숨어 있진 않았는데…
틸레르:
어렸을 땐 자주 집 지붕에 누워서 별하늘을 바라봤어…
틸레르:
그러다 문득… 「이 별하늘이 정말 진짜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
여행자:
(잠깐… 이거 설마 「거짓된 하늘」에 관한 얘기인가?)
틸레르:
그렇지만 할머니는 그 의문에 의미가 없다고 했어
틸레르:
우리 마을 사람들처럼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마을에서만 사는 사람에겐 마을이 곧 세계의 전부래
틸레르:
마찬가지로 우리가 평생 이 별하늘 아래서만 살 수 있다면, 이 별하늘이 우리에겐 「진실」이랬어
페이몬:
음… 알 것 같으면서도 잘 모르겠어…
페이몬:
지금 나에겐 여행자와(과) 함께하는 여행이 내 세계의 전부인 것처럼 말이야?
틸레르:
난 나의 「세계」가 정말 소중해. 아주 오랜 세월 속에…
틸레르:
마을의 모든 것과 기억 속의 풍경, 그리고 어릴 적부터 동경한 「구세주」의 이야기가 나의 전부야
틸레르:
그치만 난 할머니의 말엔 동의하지 않아. 비록 내 세계는 작지만, 그 밖에서 어떤 일이 펼쳐지고 있는지 알고 싶어!
페이몬:
오! 파이팅 넘치는데!
틸레르:
헤헤, 「구세주」를 찾는 여정에 오른 게 바로 그 첫걸음이야
틸레르:
내 두 눈과 두 발로, 나의 세계를 조금씩 넓혀 나갈 거야… 별하늘 밖에 닿을 때까지!
틸레르:
그때가 되면 내 어릴 적 의문에 대한 답도 찾을 수 있겠지?
여행자:
별하늘 밖이라…
틸레르:
어쩌면 그땐 다른 세계의 사람과 이렇게 앉아서 이야기 나눌 수 있을지도 몰라
페이몬:
(설명하려면 골치 아프니까, 그 소원을 이미 이뤘다는 사실은 일단 비밀로 해두자…)
틸레르:
「구세주」를 찾아서, 나의 「세계」와 그 「세계」를 넓힐 기회를 지키는 것…
틸레르: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이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은 없어…. 그래서 나, 진심으로 노력하고 있어!
페이몬:
어느새 나까지 널 응원하고 싶어졌어
틸레르:
앗, 미안…. 할머니를 닮아서, 배가 부르면 말이 많아지는 편이라… 헤헤…
여행자:
(알면 알수록… 틸레르가 나쁜 사람으론 보이지 않아…)
여행자:
(심연 교단에 세뇌된 것 같지도 않고… 의심은 접어둬도 되려나?)
틸레르:
잠깐만, 쉿——또 왔어, 녀석들이야!
페이몬:
어디? 설마 또 보이지 않는 적인가?
다시 그녀의 손을 잡자, 보이지 않던 적이 눈앞에 나타난다
틸레르:
…이제 보여?
여행자:
응, 넌 잘 피하기만 해
페이몬:
난 아직도 안 보이지만, 꼭 조심해야 해!
틸레르와 대화하기
페이몬:
오? 다 해치웠나 보구나?
페이몬:
네가 허공에 대고 싸우는 모습이 슬슬 익숙해지려고 해…
페이몬:
틸레르, 괜찮아?
틸레르:
……
페이몬:
틸레르? 많이 놀랐어?
틸레르:
아… 괘, 괜찮아…. 잠깐 멍때려서 그래
페이몬:
방금처럼 위험한 상황에서 멍을 때리다니… 너 보기보다 꽤 강심장이구나?
틸레르:
아냐, 그냥… 날 지켜주는 사람의 뒷모습을 최대한 머릿속에 새겨두려던 것뿐이야. 그게 예의인 것 같아서
페이몬:
어… 그래
틸레르:
다른 마물도 안 보이고 시간도 늦었는데, 오늘 밤은 여기서 쉬고 가지 않을래?
페이몬:
괜찮은 제안인 것 같아. 어때, 여행자?
여행자:
(틸레르에게 의심스러운 점은 없어 보이지만… 일단 하룻밤 더 지켜보는 게 좋겠어)
페이몬:
좋아, 그럼 그렇게 하자. 어? 틸레르, 왜 혼자 먼저 들어가고 그래?
고요한 밤, 당신은 손 안의 「수면 장치 열쇠」를 바라보다 서서히 경계심이 풀리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이내, 꿈의 세계가 당신을 찾아왔다…
수면에 들어 꿈속으로 들어가기
여행자:
(여긴… 밤의 신의 나라?)
여행자:
(루미네! 그리고… 밤의 신?)
루미네:
……
여행자:
(——!!!)
여행자:
(머리 아파…!)
여행자:
(……)
여행자:
(두통이… 사라졌어?)
여행자:
(어둠 속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 것 같아…)
???:
…「종말의 재앙」이란 이름이 어울리겠네
???:
붉은 하늘…
???:
모든 것을 도륙하는 짐승 무리…
???:
끝없는 고통과 되돌릴 수 없는 저주…
???:
그리고… 「구세주」의 탄생
틸레르와 대화하기
여행자:
(——!!!)
여행자:
(방금 그 꿈은…)
틸레르:
아… 깼구나. 아, 그게, 미안, 방금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여행자:
(틸레르가 방금 내 손을 잡은 건가?)
틸레르:
그냥 네가 악몽을 꾸는 것 같길래, 괴로워 보여서…
틸레르:
그래서 손을 잡은 거야, 조금이나마 안심이 될까 하고…. 내가 악몽을 꿀 때 가족들이 그렇게 해줬었거든
틸레르:
그런데 너한텐 효과가 없는 것 같더라. 오히려 역효과였을지도…. 진짜 미안해…
페이몬:
흐음, 그래…?
페이몬:
너 설마 여행자한테 무슨 짓 하려던 건 아니지?
틸레르:
아냐! 나… 완전 이성적인 사람이거든!
페이몬:
그게 이성이랑 무슨 상관인데?
여행자:
(안 돼, 기억이 안 나…. 방금 무슨 꿈을 꿨더라?)
여행자:
(루미네가 밤의 신의 나라에 있는 걸 본 것 같은데… 그다음이 기억나지 않아…)
여행자:
(됐다, 억지로 떠올린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페이몬:
이 난리를 겪고 나니까 잠이 안 와!
페이몬:
여행자, 너 먼저 자. 남은 시간 동안 내가 얘를 잘 감시할게!
틸레르:
에… 내가 진짜 그렇게 수상해 보여…?
페이몬:
틸레르, 여기 3일 치 음식이야. 상하기 쉬운 것부터 먼저 먹어야 돼…. 잘 구별할 수 있지?
틸레르:
응, 그 정도는 구별할 수 있어. 고마워 얘들아, 잘 먹을게!
틸레르:
3일 정도면 부상도 다 나을 거야. 그럼 다시 「구세주」를 찾으러 가보려고
페이몬:
그래, 그럼 우린 먼저 가볼게. 다음에 또 봐, 틸레르~!
틸레르:
잘 가… 아니, 잠깐만! 이렇게 헤어지는 거야? 그럼 앞으론 어떻게 연락해…?
틸레르:
어… 내 말은, 혹시라도 내가 먼저 네 가족을 찾으면 어떻게 알려주냐는 뜻이야
페이몬:
그건 그렇네, 우린 목적이 같으니까. 근데 우린 정해진 주소가 없는데…
페이몬:
이렇게 하자! 그땐 마비카한테 편지를 보내줘. 그럼 마비카가 사람을 보내서 우리한테 전해줄 거야!
틸레르:
마비카? 마비카…?
페이몬:
심연 교단 녀석들이 여기까지 왔어!
페이몬:
그런데 움직이는 모양새가 왠지 「행군」보단 「도망」에 가까운 것 같은데?
틸레르:
어디? 지금 무슨 소리야?
페이몬:
틸레르, 안 보여? 심연 교단 녀석들이 이쪽으로 오고 있잖아…
틸레르:
안 보여…. 이번엔 내가 마물을 못 보게 된 건가?
틸레르:
와, 진짜네! 이제 보여! 네가 전에 했던 말이 이제 믿어져. 이런 느낌이었구나…
페이몬:
희한하네, 틸레르 문제인지 마물 문제인지 모르겠어…. 아니면 우리 문제인가?
페이몬:
어쨌든 마주친 이상 여기서 녀석들을 막자. 부족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페이몬:
해치웠다! 근데 저 녀석들 사기가 낮던데… 진짜 여기까지 도망 온 건가?
틸레르:
이제 주변에 다른 적은 없지? 진짜 신기하다, 네 손에 닿아야만 보인다니!
여행자:
그건 원래 내 대사였는데 말이야…
여행자:
(정보를 수정해야겠어. 나에겐 보이고 틸레르에겐 보이지 않는 마물도 있었구나…)
페이몬:
그나저나 적의 움직임이 너무 미심쩍어. 설마 전선에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지?
페이몬:
얀사 쪽이 걱정돼. 빨리 「연기 주인」으로 돌아가자!
페이몬:
틸레르, 또 봐! 우리 먼저 가볼게
틸레르:
응, 잘 가…. 둘 다 조심히 다녀!
틸레르라는 이름의 소녀와 여러 이상한 일을 겪는 중에도 심연 교단과 나타의 전쟁은 그칠 줄을 모른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전쟁의 국면을 뒤바꿀 인물이 등장하려 한다…
「연기 주인」으로 가서 합류하기
페이몬:
얀사, 우리 왔어!
페이몬:
오면서 심연 교단 녀석들을 많이 마주쳤어. 전선은 괜찮아? 무슨 일 없었지?
얀사:
……
얀사:
전선은 이미 무너졌어
페이몬:
뭐어?!
얀사:
아니, 당황하지 마. 무너진 건 적의 전선이야
페이몬:
휴… 깜짝이야. 저쪽 전선이 무너진 건 좋은 일이잖아? 근데 표정이 왜 그렇게 심각해?
얀사:
아니… 병력은 아직 모이는 중이고, 우리도 아무 행동을 취하지 않았어
얀사:
그래서 나도 처음엔 어떻게 된 일인지 몰랐는데…
얀사:
방금 막 보초병의 보고를 받았어. 상대의 전선이 무너지는 과정을 전부 목격했다더라
페이몬:
대체 어떻게 된 거래?
얀사:
「누군가 혈혈단신으로 굶주린 짐승처럼 적진에 뛰어들어, 전장을 거침없이 휩쓸었다…」
얀사:
「그자는 전대미문의 힘으로 처음 보는 검술을 구사했으며… 정신을 차렸을 때, 심연 교단은 이미 초토화된 상태였다…」
얀사:
보초병의 말을 그대로 전하자면 이래. 다소 과장된 부분도 있겠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야. 중요한 건 그자의 정체지…
얀사:
중립 세력의 인물이라면, 이 정도의 수준의 강자를 어떤 태도로 대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그게 지금 내 고민이야
페이몬:
저기… 너무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네 이야기만 들어도 누군지 짐작이 가거든
페이몬:
안 그래도, 심연 교단이 이 난리를 피우는데 왜 아직 안 나타나나 했어…
여행자 & 페이몬:
…데인슬레이프!
데인슬레이프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기
데인슬레이프:
음? 너희… 날 기다렸나?
페이몬:
오랜만이야, 데인. 그렇게 큰 소동을 벌였으니까, 당연히 네가 왔구나 했어
페이몬:
그리고 여기, 음… 우리의 나타 친구 대표인 얀사가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대
얀사:
만나서 영광이에요, 데인슬레이프 씨
얀사:
교착 상태를 타파해 주셔서 감사해요. 당신 같은 강자가 같은 편에 서주시니 정말 든든하네요
데인슬레이프:
감사 인사는 됐어. 심연 교단을 섬멸하는 건 나 자신을 위해서니까
페이몬:
너무 불편하게 생각하지 말아줘, 얀사. 맨날 저런 식으로 말하지만, 사실 속은 착해
얀사:
신경 안 써. 「우웨조」의 얀사는 힘을 따르고, 이분에게 무례를 범할 의도가 없다는 것도 느껴지니까. 이분을 알게 돼서 기뻐
얀사:
옛 친구랑 오랜만에 재회한 거니까, 얘기 나눌 시간이 필요하지? 자리 비켜줄 테니까 편하게 대화 나눠
페이몬:
응, 전쟁이 끝난 건 아니니까 얀사도 아직 바쁘겠네. 이따 또 보자, 얀사
페이몬:
야, 데인 너, 우리 친구한테 좀 살갑게 대해줘!
데인슬레이프:
얀사라고 했나, 이름은 기억해 두지. 일곱 신의 백성과 교류할 땐 너무 많은 감정을 쏟지 않는 게 내 원칙이야
페이몬:
정말이지… 됐어. 아무튼 데인, 뭐 알아낸 정보 있어? 심연 교단의 이번 목적이라든가
데인슬레이프:
지금까지 심연 교단이 이렇게 대규모로 움직인 적은 없었어
데인슬레이프:
언뜻 보면 무모해 보이는 행동이야. 놈들도 현저한 전력 차를 모르지 않을 텐데,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게 분명해…
페이몬:
우리도 그렇게 생각해. 너도 진상을 알진 못하는구나
데인슬레이프:
시간을 들여 조사하고, 심연 교단 놈들을 붙잡아 심문도 해봤지만…
데인슬레이프:
이번 건은 보안이 아주 엄중한 듯하더군. 거의 아무런 단서도 얻지 못했어
데인슬레이프:
안 좋은 예감이 들어. 심연 교단이 이 정도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나타를 공격했다는 건, 배후의 목적에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일 테니까
페이몬:
그럼 이제 어떻게 하지, 데인?
데인슬레이프:
정보가 부족한 이상, 지금으로선 싸우는 것 외에 더 나은 대책은 없어
데인슬레이프:
놈들이 무슨 짓을 꾸미고 있든, 심연 교단이 병력의 희생을 감수할 생각이라면 난 그 「희생」을 극대화시킬 거야. 놈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데인슬레이프:
만약 이번 기회를 이용해 심연 교단의 병력을 대폭 썰어내서…
데인슬레이프:
놈들이 이런 규모의 작전을 두 번 다시 펼치지 못하게 된다면, 충분히 수지맞는 일이지
여행자:
기왕 할 거면 빠를수록 좋고요
데인슬레이프:
맞아, 놈들이 목적을 달성하기 전에 해치우면 더할 나위 없지
페이몬:
이해돼. 데인에게 있어서 심연 교단 녀석들을 한꺼번에 해치우는 것만큼 속 시원한 일은 없을 거야, 그치?
데인슬레이프:
그래
페이몬:
와, 데인이 이렇게 솔직하게 나오는 경우는 드문데
데인슬레이프:
너희 쪽은 어때? 쓸 만한 단서는 찾았나?
페이몬:
단서라면… 여행자의 동생이 가지고 있던 우주선 수면 장치 열쇠를 「비옥한 터전」 근처에서 발견했어…
데인슬레이프:
직접 나타에 온 건가. 하긴, 이 정도 규모의 작전이라면 왔어도 이상하지 않지
페이몬:
아 맞다! 거기서 이상한 여자애도 한 명 만났어
페이몬:
우리한텐 안 보이고 걔한테만 보이는 마물이 있더라…. 또 반대로, 어떤 마물은 우리한테만 보였어…
페이몬:
그리고 그 애는 「구세주」를 찾는다고 했는데, 그 「구세주」가 여행자(이)랑 똑 닮았대. 아마 여행자의 동생이 아닐까 싶어…
데인슬레이프:
그 소녀가… 그녀를 「구세주」라고 불렀다?
데인슬레이프:
……
페이몬:
응. 뭐 짚이는 거라도 있어, 데인?
데인슬레이프:
그 호칭을 마지막으로 들은 건 켄리아 재앙 전이야. 그리고… 확실히 그건 네 동생을 가리키는 단어였어
데인슬레이프:
켄리아 재앙 이후로 「구세주」의 존재를 믿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만… 뭐, 모르는 일이지
페이몬:
하지만 얘 동생은 계속 공주 전하라고 불린 거 아니었어? 「구세주」라는 호칭은 어떻게 생긴 거야?
데인슬레이프:
여행자의 가족이 켄리아의 공주 신분을 받은 시기…
데인슬레이프:
검은 왕과 켄리아 궁정 사람들은 그녀가 켄리아에 가져다줄 힘을 널리 선전했어
데인슬레이프:
그녀만 있으면 모든 고난이 구원받고, 켄리아에 아무도 상상할 수 없는 밝은 미래가 찾아올 것처럼 말이야…
데인슬레이프:
「구세주」라는 호칭은 바로 그 시기에, 이런 논조를 믿는 자들이 공주를 부르는 애칭이었어
데인슬레이프:
물론, 결말은 너희도 알겠지.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힘을 향한 검은 왕의 욕망이 반영된, 모순투성이 이름에 불과해
페이몬:
그때의 켄리아 사람은 그 정도로 걔한테 희망을 걸었구나…
여행자:
(그럼 루미네는 자기가 켄리아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생각해서, 켄리아를 부활시키는 데 집착하는 건가?)
여행자:
(하지만 이 정도 이유로 모든 게 설명되지는 않아…)
데인슬레이프:
그 소녀의 정체에 대해 간단히 추측해 볼까
데인슬레이프:
어쩌면 불사의 저주에 걸린 순혈 켄리아인의 후손이 외딴 마을에 정착했는지도 모르겠군
데인슬레이프:
오랜 전설이 잊히지 않고 대대로 전해져 내려와서, 지금까지도 여행자의 가족을 「구세주」라고 믿고 있는 거지
페이몬:
아~ 알겠다! 케이아처럼 말이지? 그럼 그 애의 마을은 외부와 많이 단절된 곳이었나?
페이몬:
음… 하지만 그걸로는 마물이 보였다가 안 보였다가 한 문제는 설명이 안 돼…
데인슬레이프:
음. 만약 그 소녀에게 유용한 정보가 없다면, 일단은 심연 교단 쪽에 집중하는 편이 좋겠어
페이몬:
데인도 오늘은 「연기 주인」에서 묵는 게 어때? 오늘 한바탕해서 피곤할 거 아냐
데인슬레이프:
생각해 보지. 다만 내일 아침엔 반드시 다음 계획을 논의해야 해. 심연 교단에 숨 돌릴 틈을 줘선 안 되니까
데인슬레이프와 대화하기
데인슬레이프:
…안 돼. 심연 교단에게 그렇게 많은 시간을 줄 수는 없어…
페이몬:
데인이랑 얀사? 전략을 논의 중인 건가? 어느새 많이 친해졌나 봐
페이몬:
좋은 아침! 무슨 얘기 중이야?
얀사:
왔구나. 마침 좋은 소식이 있어
얀사:
「나무살이」 정보원이 소식을 보내왔는데, 심연 교단의 나타 본부 위치를 알아냈대
얀사:
녀석들의 전선이 무너진 후 병력 대부분이 그쪽으로 철수했어. 지휘 중추도 거기 있는 것 같아
얀사:
위치는 「잿더미성」이야
페이몬:
딱 심연 교단이 고를 만한 장소네. 그럼 이번이 녀석들을 일망타진할 좋은 기회인가?
페이몬:
거기 네 동생이 있을지도 몰라!
얀사:
응. 병력은 거의 다 모였고, 마비카 님에게 보고도 보내놨어. 이런 대규모 작전을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으니까…
데인슬레이프:
너무 느려. 불필요한 짓이야
데인슬레이프:
정보를 얻은 즉시 움직여야 해. 일분일초를 지체할 때마다 심연 교단에게 기회를 주는 셈이라고
얀사:
이유는 방금 말씀드렸잖아요. 당신 생각은 알지만, 나타는 아직 출격할 조건을 갖추지 못했어요
데인슬레이프:
상관없어, 내가 가면 되니까. 정보에 감사하지, 얀사
페이몬:
혼자 가려고? 조금만 기다려 보는 게 어때…
얀사:
좋아요. 응원할게요, 데인슬레이프 씨
페이몬:
엥? 너라면 말릴 줄 알았는데!
얀사:
난 데인슬레이프 씨의 담력과 판단력을 높이 사고 있어. 그리고 이분의 실력이라면 해볼 만하다고 생각해
얀사:
설사 문제가 생겨도, 시간만 끌어주면 우리가 곧 「지원군」으로서 전장에 도착할 거야
얀사:
그럼 건승을 빌게요, 데인슬레이프 씨
데인슬레이프:
그래, 고맙군
페이몬:
음… 여행자, 데인이 널 보고 있어
페이몬:
휴… 데인 이 녀석, 쿨한 척하려면 끝까지 하라구
데인슬레이프와 대화하기
페이몬:
여기야? 심연 교단의 나타 본거지가?
데인슬레이프:
심연 교단은 잠복과 진지전에 뛰어나. 이건 내가 지금까지 놈들의 전력을 크게 깎지 못한 이유기도 해
데인슬레이프:
아, 전투 중에는 내가 널 못 챙길 수도 있으니 유의하고…
데인슬레이프:
심연의 힘으로 작동하는 장치 같은 게 있으면 나를 부르도록 해. 내가 해결하지
페이몬:
데인이랑 같이 싸우는 건 오랜만이네. 이 조합이라면 얀사가 오기 전에 여길 무너뜨릴 수 있을 거야!
페이몬:
네 동생을 만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그럼, 출발!
계속 전진하기
심연 침례자:
「여광의 검」 데인슬레이프… 이것이 네가 원하는 것이냐?
데인슬레이프:
그래, 난 너희를 사냥할 기회를 한 번도 놓칠 생각이 없거든
페이몬:
여행자의 동생은 여기 없나? 설마 이 녀석이 본부의 우두머리?
심연 침례자:
우리를 「사냥」한다라… 가엾구나, 데인슬레이프. 너에겐 「사냥당하는 것」조차 사치스러운 바람일 테지
심연 침례자:
게다가 네가 오랜 세월 우릴 쫓아 마침내 이뤘던 일도, 지금 이 순간 모두 무의미한 것이 되었다. 아느냐?
데인슬레이프:
의미심장한 척 구는 말투에 진저리가 나는군. 적어도 지금 「체크메이트」를 한 건 우리다. 결과는 이미 나왔어
데인슬레이프:
아직 다른 카드를 숨기고 있나? 아니면 이 판을 뒤집을 다른 요소라도 남아있는 건가?
심연 침례자: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교단의 입장에서… 공주 전하께서는 이미 다른 방식으로 「승리」를 거두셨다
심연 침례자:
게다가 이번 전투의 승리만이 아니지. 전하께서는…
심연 침례자:
…우리 심연 교단의 오랜 숙원을 이루신 것이다
데인슬레이프:
흥…
심연 침례자:
전하께선 은밀히 「밤의 신의 나라」에 침입하여, 밤의 신의 나라가 지맥을 재건했던 경험을 이용해…
심연 침례자:
「운명의 베틀」로 켄리아의 지맥을 다시 엮으셨다
페이몬:
뭐? 「운명의 베틀」을 사용했다고?!
페이몬:
설마 심연 교단이 「연기 주인」을 공격한 건, 네 동생이 밤의 신의 나라에 들어가는 걸 감추기 위한 눈속임이었나?
페이몬:
큰일이야. 아무래도…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아…
심연 침례자:
그래. 즉, 켄리아는 이미 부활을 마쳤다
심연 침례자:
데인슬레이프, 네가 죽인 나의 동료들은 이 500년 간의 고통을 잊고, 이미 부활한 켄리아에서 새로운 삶을 얻을 것이다
여행자:
……
데인슬레이프:
헛소리
데인슬레이프:
시시한 녀석이군, 네놈의 거짓말은 허점투성이야
페이몬:
그러게, 중간 단계가 좀 빠진 것 같아. 예를 들면… 켄리아의 지맥은 어디에 둬?
페이몬:
이게 그렇게 간단한 일이었으면, 심연의 재앙이 닥쳤을 때 마비카랑 「카피타노」가 고생하지도 않았을걸
데인슬레이프:
아주 간단한 문제다. 그 부활했다는 켄리아는… 지금 어디에 있지?
심연 침례자:
이렇게까지 어리석을 줄은 몰랐군. 아직도 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다니…
심연 침례자:
잘 생각해 보거라. 전쟁이 시작되고 나서 지금까지, 정말 아무런 이변도 느끼지 못했나?
여행자:
(이변… 내가 놓쳤을지도 모르는 단서들…)
시틀라리:
방금 꾼 꿈이 뭔가 이상했어…. 어렴풋한 감각이지만, 나타의 지맥에 「잡음」 같은 게 섞여 들어간 듯한 느낌…
페이몬:
잡음?
시틀라리:
그 잡음이 지맥과 밤의 신의 나라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진 않았어…
시틀라리:
마치… 두 개의 차원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무언가처럼, 어떠한 위험도 느껴지지 않았지. 하지만, 분명 뭔가 일어나고 있다는 느낌이었어
여행자:
(그리고 나도, 꿈속에서 루미네가 밤의 신의 나라에서 밤의 신을 만나는 걸 어렴풋이 본 기억이 나…)
여행자:
(잠깐… 이것 말고도, 증거가 될 만한 게 하나 더 있어…)
여행자:
(방금 저쪽이 말한 정보와 종합해 보면, 한 가지 가능성이 존재해…)
여행자:
(나와 틸레르가 다른 시공간에 있을 가능성…. 거기에 틸레르가 켄리아 사람일 수도 있다는 데인의 추측을 더하면…)
여행자:
(설마 부활한 켄리아가 정말로 존재하고… 「그 켄리아」에 사는 틸레르가 모종의 방식으로 이 세계와 연결된 건가?)
데인슬레이프:
지금 무슨 생각이 들든, 쉽게 믿지 마
데인슬레이프:
이런 허무맹랑한 일, 내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전까진 절대 인정 못 해
데인슬레이프:
지금 해야 할 일은, 눈앞에 있는 저놈을 영원히 입 다물게 하는 거야!
데인슬레이프와 대화하기
페이몬:
다 해치운 건가? 그럼 심연 교단의 나타 본부를 무너뜨린 거 맞지? 근데 왠지… 별로 안 기뻐하는 것 같네
여행자:
……
페이몬:
여행자, 방금 그 일 때문에 그래? 고민이 많아 보여…
데인슬레이프:
무슨 말인지 알겠군. 그 여자가… 부활한 켄리아에 있다고 의심하는 건가?
데인슬레이프:
난 지금도 켄리아의 부활이 그렇게 쉽게 이뤄졌으리라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그렇게 해서 네 의구심이 풀린다면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지
데인슬레이프:
난 여기 남아서 전장을 정리하고 있겠어. 다른 단서를 발견할 수도 있으니까
데인슬레이프:
……
데인슬레이프:
!!!
데인슬레이프:
…흥
데인슬레이프:
어쩐지 처음부터 목소리와 태도가 익숙하더라니… 너의 죽음을 똑바로 확인하지 않은 건 내 실수였어
데인슬레이프:
너도 불사의 저주를 받았군, 하덴
하덴:
500년 만의 재회인데, 넌 여전히 날 이름으로 부르는구나
하덴:
아무리 네가 고귀한 「여광의 검」이 되었다 한들, 지금 내 몸이 더 이상 검을 휘두를 수 없다 한들…
하덴:
…내가 네 검술 스승이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데인슬레이프
데인슬레이프:
과거 네놈의 오만함과 악독함 때문에, 존경심 같은 건 진작에 사라졌어
하덴:
훗, 그런가. 다만 더 이상 싸울 필요는 없겠지. 너나 나나 불사의 저주를 짊어진 몸, 어느 쪽도 서로를 완전히 죽일 수 없으니
데인슬레이프:
…아니, 난 일단 너를 백 번쯤 죽일 작정이야
하덴:
……
하덴:
후우… 후…
하덴:
쿨럭… 드디어 끝인가? 네 녀석… 진심이었군
하덴:
악몽에서조차 죽음의 고비를 백 번이나 겪은 적은 없건만… 쿨럭. 과거의 원한을 전부 나 한 사람에게 쏟아부을 셈이냐
데인슬레이프:
이건 심연 교단의 몫에 불과해. 과거 켄리아에서의 것까지 더하면 네 악몽이 얼마나 길고 어두워질지 상상조차 못 할걸
하덴:
그래, 그렇겠지. 너도 피곤할 텐데, 잠깐 앉아서 얘기나 할까
데인슬레이프:
……
하덴:
왜, 옛날이야기는 싫은가? 하긴, 너에게 과거는 안 좋은 기억뿐일 테지
데인슬레이프:
네가 심연 교단 편에 설 줄은 몰랐다, 하덴
데인슬레이프:
너희 공주 전하가 과거 너희를 배신했는데도 말이야
하덴:
그래… 켄리아 재앙이 일어났을 때 모두가 「구세주」의 구원을 바랐지만, 그분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지
하덴:
설사 그때 그분이 가진 절대적인 심연의 힘이 이미 분열되어 나뉘었다는 걸 알았다 하더라도…
하덴:
우리는 홀로 떠난 그분의 선택에 실망을 금치 못했을 거야
하덴:
하지만 난 지금 그분이 하는 모든 일이, 그분의 후회가, 전부 진심이라고 믿는다
하덴:
어차피 이제 와서 우리가 누굴 믿을 수 있겠나? 켄리아 사람이… 신에게 의지할 수도 없지 않나?
데인슬레이프:
흥, 500년 동안 성격이 많이 바뀌었군. 설마 공주를 용서할 줄이야
데인슬레이프:
네가 기사 학교에서 흑 뱀 검술을 가르치던 시절에 이런 성격이었으면, 나도 계속 너를 싫어하진 않았을걸
하덴:
훗… 그런가
데인슬레이프:
당시 나는 학교에서 내세우는 기사도 정신에 따라 선행을 실천했지만, 「냉정함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체벌을 받아야 했어
데인슬레이프:
그리고, 이름을 언급하고 싶진 않지만… 동급생이었던 수르트알로기도 기사도 정신을 실천하다 박해를 받고 사지가 온전치 않게 되었지
데인슬레이프:
이제 와서 말해봤자 아무 의미 없겠지만… 전부 네놈이 연관되어 있었지, 하덴?
데인슬레이프:
자신의 지위와 거짓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세대의 기사들을 악랄하게 탄압했으니까 말이야…
하덴:
……
데인슬레이프:
왜, 인정하지 않는 건가?
하덴:
미안하구나, 데인슬레이프. 마음 같아선 그 일들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만…
하덴:
…정말로 기억나지 않아
데인슬레이프:
……
하덴:
지금 내 모습을 보거라. 심연의 힘에 기대지 않으면 이런 몸조차 유지할 수 없어…
하덴:
기억이나 마음, 정신, 감정 따위는 이미 오래전에 닳아 망가졌지
하덴:
아무리 돌이켜 보기 싫은 과거라도, 외면하고 싶은 기억일지라도… 나는 진심으로 떠올리고 싶다
하덴:
이대로 다른 사람이 되어버릴까 봐… 두렵거든
하덴:
그러니 내가 저지른 일은 제대로 사과하고 싶다…. 그 시절 켄리아에 관한 기억을 조금만 더 말해주겠나?
데인슬레이프:
하긴, 나까지 네 성격이 변한 걸 눈치챌 정도였으니. 기억은 인격을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이지
데인슬레이프:
그 시절… 켄리아에 관한 기억이라…
데인슬레이프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켄리아에 관한 수많은 기억이 밀려왔다…
과거에 보고, 듣고, 느꼈던 것들, 마음과 머릿속에 각인된 모든 것이 그리움과 함께 끊임없이 떠올랐다…
그렇게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간 것만 같았다…
하덴:
떠오르는 기억이 많은가 보군. 켄리아의 황금 시대에 관해 얘기해 줄 수 있겠나?
데인슬레이프:
아니. 나한텐 그럴 시간도, 호의도 남아있지 않아
하덴:
그런가… 아쉽지만 이 정도면 됐어. 내가 듣지 못하더라도, 「운명의 베틀」이 듣는다면 그걸로 충분해
데인슬레이프:
「운명의 베틀」… 말해,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
하덴:
다시 한번 사과하마, 데인슬레이프. 아까 한 말은 거짓이 맞아. 나로서는 너의 통찰력을 이겨낼 수가 없더군
하덴:
켄리아의 부활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지맥도 아직 다 엮이지 않았어
하덴:
지맥은 모든 기억의 집합체. 과거 켄리아의 지맥을 엮으려면, 그 시대 켄리아에 관한 거의 모든 기억이 필요하지
하덴:
운명의 베틀은 기억이라는 「원료」가 없으면 아무것도 엮을 수 없어…
하덴:
그래서 우리는 심연 교단 전원의 기억을 긁어모아, 당시 켄리아의 모습을 최대한 복원하려 했다
데인슬레이프:
지금 이 순간에도 운명의 베틀은 돌아가고 있는 건가? 전에 교단 놈들이 하던 「명상」은 베틀에 「원료」를 공급하기 위한 거였고?
하덴:
그래. 500년 후의 유민인 우리가 함께 꿈속의 나라를 엮어 현실로 가져온다…. 아, 이 얼마나 위대하고 낭만적인 계획인지!
하덴:
하지만 아쉽게도, 500년이라는 세월은 우리의 기억을 거의 다 마모시켜 버렸어…. 이 몇 안 되는 원료만으로는 불완전한 세계밖에 엮지 못할 터였지
데인슬레이프:
그래서 날 떠올린 건가? 줄곧 너희를 사냥해 온 적을?
하덴:
그래. 너에겐 네 형이 남겨준 「반지」가 있으니까. 그건 네 육체를 몇 번이고 다시 재생해 주지…
하덴:
네 기억도 마모는 있겠지만, 넌 켄리아의 유민 중 마모가 가장 덜한 사람일 거다
하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설사 교단의 모든 전력을 미끼로 삼아서라도, 네 머릿속에 있는 기억만은 손에 넣어야 했어
데인슬레이프:
날 이곳으로 유인해서, 「명상」 상태로 이끄는 게 너희의 진짜 목적이었나…
데인슬레이프:
됐어. 너희의 모든 병력을 내 머릿속의 기억 한 줌과 맞바꾸겠다면… 나쁘지 않은 거래야, 고맙군
데인슬레이프:
운명의 베틀 하나에 매달려 이렇게 많은 말을 희생하다니, 썩 좋은 수는 아니야
하덴:
하지만 적어도 전하께선 대국에 참여할 자격을 가지셨지. 게다가 방금 네 도움 덕에… 운명의 베틀로 「새로운 켄리아」의 지맥을 완성하셨다
데인슬레이프:
네놈들이 흠모해 마지않는 전하 얘기는 일단 접어두지. 방금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라고 했나?
데인슬레이프:
그럼… 날 속인 대가로 백번쯤 더 죽을 각오는 됐겠지?
하덴:
……
틸레르와 대화하기
movie
틸레르는 당신의 부름이 듣지 못한 듯이 홀로 동굴 앞에 서서 먼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당신이 가까이 다가가자, 그녀는 그제야 당신을 발견했다. 틸레르가 옆에 나란히 선 당신의 손을 천천히 잡았다. 눈앞의 광경이 갑작스럽게 바뀌며, 붉게 물든 하늘과 타오르는 대지가 눈에 들어온다…
여행자:
(눈앞에 펼쳐진 이 광경이… 바로… 「켄리아 재앙」?)
여행자:
(이게 지금 이 순간… 틸레르가 있는 시공간인가? 그럼 틸레르는 역시…)
틸레르:
우리는… 같은 세계 사람이 아니지?
여행자:
응, 난 네 미래에 살고 있어
틸레르:
다행이다. 그럼 이건 세계의 종말이 아니겠구나
틸레르:
켄리아는… 내 나라는 어떻게 됐어?
여행자:
……
틸레르:
아니, 아니야. 안 물어볼래
틸레르:
미래를 몰라야 노력할 원동력이 생기는 거니까. 「구세주」라면 아직 이 모든 걸 바꿀 수 있다고 믿어
틸레르:
네가 지켜주지 않아도, 난 그 사람을 찾으러 갈 거야…
틸레르:
그치만… 그치만 있잖아…
틸레르:
사실 내 눈엔, 네가 바로 그 「구세주」야. 모든 걸 지키고, 모든 걸 바꿀 수 있는 사람이지
틸레르:
근데 안타깝게도… 넌 나의 시공간에 없네
틸레르:
……
틸레르:
참, 전부터 생각했는데, 네가 동생을 찾고 싶어 하는 만큼, 동생도 널 찾고 싶어 하지 않을까?
틸레르:
그래서 말인데… 네가 가진 물건 중에, 내가 널 만났다는 증거로 삼을 만한 거 있어?
틸레르:
그럼 내가 그 사람을 찾으면, 너도 똑같이 찾고 있다고 전해줄 수 있잖아
여행자:
내가 가진 물건…
여행자:
(잠깐…!)
틸레르:
응…? 왜 그래?
여행자:
(만약 이게 틸레르의 미래라면… 이게 틸레르의 운명이라면…)
당신이 결정을 내리는 순간, 틸레르가 있는 시공간이 멈췄다
루미네:
그렇게 된 건가… 여기엔 분명 「시간의 집정관」 이스타로트의 영향도 있었겠지…
루미네:
…아니면 이 만남은 결코 성사되지 못했을 거야
루미네:
결과만. 그리고 그 과정을 줄곧 알고 싶었어
루미네:
500년 전에 켄리아 재앙이 막 시작됐을 때, 난 당시 켄리아의 공주로서 필사적으로 막으려 했어
루미네:
그런데 그때 이 소녀… 틸레르가 나를 찾아왔지
루미네:
아이러니하게도, 틸레르는 「세계를 구해달라」고 절박하게 부탁하면서 동시에 오빠의 소식도 전해줬어
루미네:
오빠가 나를 찾고 있대서 놀라면서도 반신반의했지만… 오빠의 수면 장치 열쇠를 본 순간 믿을 수밖에 없었지
루미네:
티바트에서 눈을 뜨자마자 오빠랑 떨어지고 이 행성 어디에서도 오빠를 찾을 수 없었는데, 하필 이런 순간에…
루미네:
그때의 나에겐, 정말 어려운 선택이었어
루미네:
나는 오빠가 간절히 그리웠지만, 켄리아는 그 이상으로 간절하게 나의 「구원」을 바랐으니까
루미네:
어떤 선택을 하든, 앞으로 계속 후회하게 될 거란 걸 알았지
루미네: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나는 결국 내 선택을 고수했어. 무엇보다 오빠를 만나고 싶었거든
루미네:
하지만 오빠를 찾아냈을 때, 오빠는 아직 깨어나지도 않은 상태였어. 수면 장치 열쇠도 멀쩡히 갖고 있었지
루미네:
나는 혼란스러웠지만,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일단 오빠를 데리고 도망쳤어…. 우리의 기억은 바로 거기서 교차한 거야
루미네:
이 의문이 500년 내내 나를 따라다녔는데, 이렇게 우연히 답을 얻게 될 줄은 몰랐네
루미네:
500년 후의 내가 한 일이 이 모든 걸 일으켰을 줄이야…. 나를 놀리는 건가, 이스타로트
여행자:
(틸레르가 연결한 건… 500년 전의 루미네와 나구나…)
여행자:
(틸레르는 루미네가 켄리아와 세계를 구해주길 바랐지만… 내 소식을 전해주는 바람에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어…)
여행자:
(젠장, 이게 틸레르의 운명과 결말인 건가…)
루미네:
아직. 하지만 중요한 단계는 마쳤어. 이제 켄리아의 지맥이 완성됐거든
루미네:
처음엔 티바트의 지맥이 천리에 의해 「고정」되어 있어서, 추가나 교체가 불가능하다고만 알았어
루미네:
그런데 나타의 「밤의 신의 나라」는 예외인 것 같아서, 계속 궁금했지
루미네:
그래서 난 심연 교단을 이끌고 나타를 공격해 시선을 끈 뒤, 밤의 신의 나라로 들어가 밤의 신과 대화와 교섭을 시도했어
루미네:
아쉽지만 밤의 신의 나라도 특수한 사정이 있어서 새로운 지맥을 담을 수는 없더라. 지맥을 엮을 공간을 제공해 주는 게 최선이었지…
여행자:
(전에 밤의 신이 자기는 지맥 「재구축」만 가능하다고 했었지. 이것도 같은 원리려나…)
루미네:
그래서 난 밤의 신의 허락을 받고 운명의 베틀을 작동시켰어
루미네:
「인티바트」 꽃 한 송이를 기반으로 500년 전 켄리아에 관한 공간을 만들어, 지금의 나타 시공간에 덧씌웠지
루미네:
이 시공간 중첩으로 인해, 오빠랑 틸레르가 만날 수 있었던 거야
여행자:
(그 광경이라면 꿈에서 확실히 봤어, 루미네 말은 거짓이 아니야. 그렇지만, 밤의 신이 루미네의 행동을 허락했다니 놀라운걸)
루미네:
이후 모든 신도의 명상과 회상으로, 지금의 시공간에 중첩된 켄리아는 점차 풍성해지며 완전하고 진실된 것으로 변해갔어
루미네:
기억을 원료 삼아, 중첩 상태의 공간을 틀 삼아… 운명의 베틀은 마침내 제 일을 마쳤어
루미네:
지금 내 손에 있는 게 바로 「신세계의 좌표계」야
루미네:
운명의 베틀로 엮인 그 안에 얽혀 있는 게 바로… 「새로운 켄리아」의 지맥이고. 켄리아라는 나라는 이걸로 다시 태어날 거야
루미네:
난 언젠가… 이걸 담아낼 공간을 찾아내고야 말겠어
루미네:
……
루미네:
500년 전, 처음 켄리아에 왔을 때… 난 기억이 없었어
루미네:
켄리아의 공주로서 오랜 시간을 왕궁에서 보낸 후에야… 조금씩 모든 게 떠올랐지. 오빠에 관한 것도 말이야
여행자:
(뭐? 기억이 없었다니…)
루미네:
그렇다고 해서 켄리아에서 보낸 시간을 부정하진 않아. 난 켄리아를 「제2의 고향」으로 여기고 있어
루미네:
그게 바로 내 죄책감이 이토록 무거운 이유지…. 하지만, 죄책감이 다는 아니야
루미네:
그보다 중요한 건…
루미네:
천리와 대등하게 대화할 자격을 얻으려면, 「하나의 온전한 세계」로 맞서야 한다는 거지
여행자:
……
루미네:
……
루미네:
…?
루미네:
오빠가 늘 운명을 바꾸려고 하는 거 알아. 우리는 똑같지. 하지만 이번만큼은 오빠를 막을 거야
루미네:
어찌 됐든, 나도 500년 전에 오빠랑 재회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으니까
movie
당신은 만감이 교차했다. 눈앞에 있는 익숙한 가족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오히려 낯설기만 했다. 「네가 말하는 것들이, 그 계획이, 우리한테 정말 의미가 있어?」 질문 앞에서 루미네는 멈칫하더니, 잠시 후 입을 열었다. 「처음부터, 이 모든 건 우리 둘만의 일이었어」 그리고 그녀는 「신세계의 좌표계」를 손바닥 위에 띄웠다. 켄리아가 있는 공간이 그 안으로 흡수된다. 마지막 순간, 당신과 동생는 서로를 바라보며 침묵에 빠졌다. 이내 그녀와 틸레르, 그리고 공간 전체가 사라졌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광활한 대지 위에 홀로 선 당신만이 남았다
「연기 주인」으로 가서 얀사와 대화하기
얀사:
우리의 영웅이 돌아왔네. 다들 기다리고 있었어
얀사:
주력 부대가 전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심연 교단이 전부 철수하더라…. 이것도 분명 「투마이니」의 활약 덕분이었겠지? 아, 그리고 데인슬레이프 씨도
얀사:
응? 왜 그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해 보여…
페이몬:
나도 잘 모르겠어. 아까 여행자(이)랑 틸레르가 손을 잡더니, 마치 이세계로 들어간 것처럼… 내 눈앞에서 사라져 버린 거야
페이몬:
주변을 한참 찾아다녔는데, 나중에 보니까 어느새 제자리에 다시 나타났더라고. 이 우울한 얼굴로 말이야
시틀라리:
하암——
시틀라리:
대충은 알고 있어. 네 여동생에 관한 일이지? 방금 꿈에서 밤의 신님을 만나서 많은 얘길 들었어
페이몬:
어? 너 동생을 만났어?
페이몬:
왜 나한테 바로 말 안 했어! 으… 알아, 기분이 안 좋아서 그랬겠지. 나중에 나한테도 자세히 들려줘
시틀라리:
네 동생이 아주 굉장한 일을 했던데? 나도 듣고 깜짝 놀랐어
시틀라리:
밤의 신님이 그걸 허락하셨다는 게 더 놀랍긴 하지만…
시틀라리:
밤의 신님한테 이유를 들었는데, 뭐랄까, 꽤 복잡하더라
시틀라리:
심연의 재앙이 닥쳤을 때, 마비카와 「카피타노」가 논쟁을 벌인 적이 있대…
시틀라리:
한쪽은 사람들의 문화와 기억을 지키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했고, 다른 한쪽은 지맥의 파괴를 막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했어
시틀라리:
그리고 「운명의 베틀」과 지맥을 창조하는 그 능력을 알게 된 밤의 신님은 큰 흥미를 느끼셨나 봐
시틀라리:
네 동생의 방법을 합리적인 세 번째 선택지라고 생각하신 거지…. 나라 전체를 「좌표계」의 형태로 보존한다면 어떨까? 하고 말이야
얀사:
나라 전체를요? 지금 무슨 얘기를 하시는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페이몬:
윽… 너만 그런 거 아니야, 나도 모르겠어
시틀라리:
그래서 밤의 신님은 운명의 베틀이 지금의 나타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걸 확인한 후, 작동을 허락하신 거야…
시틀라리:
다만, 그때 「추가 조건」을 하나 제시하신 것 같아…
페이몬:
추가 조건? 밤의 신이 무슨 조건을 걸었어?
시틀라리:
모르지. 나한테 말씀 안 해주셨거든
페이몬:
에…
얀사:
자자, 머리 쓰는 건 거기까지. 모처럼 전쟁에서 이겼으니 한 잔 마시죠
얀사:
나는 밤의 신님을 전적으로 믿어. 우리를 위해 많은 일을 해주시는 분이니, 괜한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얀사:
안 그래, 여행자?
얀사:
같이 「비옥한 터전」으로 돌아가자. 바레사도 있을 거야, 이번엔 완전 제대로 대접할게
얀사:
엥?
시틀라리:
내버려둬, 얀사
시틀라리:
너 같은 성격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가끔은 「에너지를 회복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법이야
페이몬:
여행자…
지난번 동굴로 가기
복잡한 생각 속에, 당신은 어느새 깊은 잠에 빠졌다
어렴풋이, 누군가 당신의 손을 잡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손이 당신을 평온한 단꿈으로 이끌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