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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제2막
이유 없이 내리는 비처럼
리니의 누명을 벗기는 데는 성공했으나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 자신과의 협력 관계를 꽤나 중시하는 나비아를 보며, 여행자는 우선 그녀의 「송별회식」 초대에 응하기로 한다…
드보르 호텔로 가기
나비아:
여긴 어렸을 때 아버지와 몇 번 와봤는데, 어른이 돼선 뜸했었어. 너희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네
페이몬:
괜찮아. 이런 데 밥 먹으러 오는 건 오랜만이라 기대되는걸!
나비아:
그럼 주문하고 올게. 잠깐 기다리고 있어
페이몬:
우와, 맛있어 보여. 폰타인 사람들, 좀 먹을 줄 아는구나?
나비아:
그렇지? 빨리 먹어봐. 맛있으면 다음에 가시 장미회에서 이곳을 통째로 예약할게
페이몬:
맛없으면?
나비아:
음… 그래도 해야지. 대신 녀석들한테 테이블당 음식 하나만 시키라고 할 거야
페이몬:
어… 음… 그것 참 좋은 생각이네
페이몬:
그나저나 송별회식이라곤 했지만, 축하연으로 봐도 되지 않아? 우리가 힘을 합쳐서 심판에서 이겼잖아
나비아:
오~! 일리 있어. 정말 축하할 일이지. 사장님, 주문 더 할게요!
페이몬:
우와, 그렇다고 더 시키란 건 아니었는데!
나비아:
하하하…
페이몬:
그나저나 오늘 사건 이후로 소녀 연쇄 실종 사건의 진짜 범인이 금방 잡힐 수 있을까?
나비아:
그냥 큰 진전이 있는 정도라 할 수 있겠지. 소녀들을 용해하는 조직이 있다는 건 알아냈지만, 그 목적은 아직 모르니까…
페이몬:
직접 보지 않았다면 사람이 물이 된다는 걸 믿지 못했을 거야…
나비아:
응, 그런 황당한 요소 때문에 소녀 연쇄 실종 사건 조사가 오랫동안 제자리걸음이었던 거야
페이몬:
정말이지, 마지막에 그 녀석이 말만 끝까지 했어도… 으, 거의 다 왔었는데
나비아:
이런 사건은 조금 진전이 있어도, 단서가 끊기는 순간 다시 바닥이 보이지 않는 깊은 구덩이에 빠지게 돼
나비아:
솔직히 난 공식 수사에 큰 기대는 안 하고 있어…
나비아:
그들의 능력을 의심하는 게 아니라, 때론 다른 시각이 필요한 법이거든
나비아:
획일적 시각에서만 보면 의도적으로 감춰진 정보를 못 보기 마련이지. 그럴 때 시각을 바꾸면 답이 보이기도 해
나비아:
그게 바로 우리 「가시 장미회」가 존재하는 이유야
나비아:
높은 곳에 계신 분들이 모든 걸 살피진 못하니까, 사각지대에 붙어 있는 은밀한 것들은 우리가 맡아서 처리하지
페이몬:
음…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한 모양이야…
나비아:
휴우, 자자, 「송별회식」인 만큼 이런 지루한 얘기엔 별로 관심 없겠지?
나비아:
다른 얘기나 하자. 예를 들면… 앞으로 너희의 계획은 뭐야?
페이몬:
그러게. 심판이 끝난 후에도 못 물어봤어. 아무래도 그땐 장소도 좀…
나비아:
아… 물의 신과 대화를 나누는 게 목적이었는데, 그럴 기회가 없었구나
나비아:
푸리나 님을 만나려면 줄을 엄청 서야 한다고 들었어. 오늘 있던 기회를 놓쳤으니 한참은 더 기다려야 할걸
페이몬:
응, 물의 신은 폰타인에서 인기가 많아서 말도 붙이기 어렵더라구
나비아:
음…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할 것 같은데? 「비공식적인」 루트라든가
페이몬:
역시 가시 장미회의 「보스」야. 꼼수가 가득하네…. 예를 들면 어떤 거?
나비아:
예를 들어 오페라 하우스의 공연팀에 들어가서 무대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출연을 거부하고, 푸리나 님과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거지…
나비아:
한창 흥이 올라 있는 푸리나 님은 공연을 끝까지 보기 위해 어떤 부탁이든 들어줄걸?
페이몬:
어… 좀 더 현실적인 방법은 없을까? 공연까지 배워야 한다니 가성비가 너무 떨어지잖아!
나비아:
그럼 푸리나 님 침대 밑에 숨어서 밤까지 기다리다 그분을 깨우는 건? 정보를 알려줄 때까지 절대 못 자게 하는 거지
나비아:
이건 확실히 먹힐걸? 난 졸음이 쏟아질 때 그런 일을 겪으면 잠들기 위해 뭐든 할 거야
페이몬:
으… 중요한 건 그게 아니잖아. 그런 상황이라면 분명 바로 체포될 거라구…
나비아:
아하하… 그것도 그렇네. 졸음을 이용할 생각만 하느라 그 점을 놓쳤어
여행자:
어떻게 그걸 놓칠 수 있죠?
나비아:
알았어, 농담은 그만할게. 이건 어때? 푸리나 님이 쉬시는 틈을 타 대기열에 끼어드는 정도는 가능할 거야
나비아:
게다가 넌 오늘 법정에서 푸리나 님을 「패배」시키고 그분의 백성을 구했잖아? 오히려 누명을 씌울 뻔했으니 자책하고 있을지도 몰라…
페이몬:
일리가 있어. 한마디로 휴식 시간에 찾아가면 우릴 쫓아내진 않을 거란 말이지?
페이몬:
말 나온 김에 밥 다 먹고 바로 가보자
나비아:
음? 페이몬, 내 「폰타」 네가 마셨어?
페이몬:
엇? 어… 이거 네 거였어?
페이몬:
에헤헤… 미안, 내 쪽에 가까이 있어서 몰랐네. 한 잔 더 시킬까?
나비아:
괜찮아, 식사도 거의 끝났으니 안 시켜도 될 것 같아
페이몬:
사실 별로 추천하고 싶진 않아. 짜고 맛도 없거든
나비아:
그래? 앞으로 이 집 폰타는 시키지 말아야겠네
나비아:
다 먹었어? 이만 계산할까 하는데…
페이몬:
응, 완전 배불러! 잘 먹었어, 나비아!
나비아와 대화하기
페이몬:
후아, 배부르다…. 이러다 추락할 것 같아…
페이몬:
그럼 너랑 똑같잖아! 너무 평범해서 싫어
나비아:
어… 이번 달 남은 조직 활동비가…
페이몬:
나비아, 거기서 뭐 해?
나비아:
아, 아무것도 아니야. 한 끼 식사 정도야, 우리 가시 장미회엔 푼돈이지! 하하… 하… 에휴…
페이몬:
우린 한 번 더 물의 신을 만나러 가볼게. 그럼 안녕, 나비아!
나비아:
결국 헤어지는구나, 하아…. 폰타인에서 곤란한 일을 겪게 되면 언제든지 가시 장미회를 찾아줘. 최우선으로 처리해 줄게
나비아:
그럼 행운을 빌어. 또 보자, 파트너!
페이몬:
응! 나중에 봐!
오페라 하우스 앞 분수 광장으로 가기
페이몬:
사람이 뜸하네. 아까 에리니에스섬까지 타고 온 레일 보트가 마지막 배편이었나 봐
샘물 쪽에서 낯선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물의 정령?:
「바셰…」
페이몬:
빙빙 돌아서 또 여기로 와버렸네…
페이몬:
여행자? 왜 그래? 설마 또 그 소리를 들은 거야?
페이몬:
으아아… 무서워. 우, 우리 낮에 다시 올까?
물의 정령?:
「바셰… 바셰…」
페이몬:
이, 이봐. 왜 자꾸 앞으로 가는 거야? 분수 안에 이상한 거라도 있으면 어쩌려고…
페이몬:
앗, 잠깐. 나도 살짝 들린 것 같아. 「바셰」라고 했지?
당신의 의식은 꼭 그 목소리에 소환된 것처럼…
페이몬:
여행자, 이제 그만 가! 이봐, 정신 차려!
물의 정령과 대화하기
물의 정령?:
……
물의 정령?:
…바셰? 아아… 나의 바셰인가?
물의 정령?:
잠깐… 아니네…. 혹시 바셰를 아니? 내 바셰는 어디 있어?
물의 정령?:
난… 난 누구였더라… 미안해, 기억이 나지 않아
물의 정령?:
물살에 기억이 흩어진 걸까? 파편들이 물에 녹아서 다시는 찾을 수 없을 것 같아
물의 정령?:
육지에 있을 때 겪었던 모든 게 다 소중한 추억인데, 기억을 얼마나 잃은 건지조차 모르겠어…
물의 정령?:
인간, 맞아. 난 인간이었어. 지금은 인간의 형태를 잃어버린, 인간의 의식이지
여행자:
「형태」를 잃어버렸다고…?
물의 정령?:
왜 이런 모습이 됐는진 나도 몰라. 분홍색과 파란색을 띤 물에 감싸이는 순간 눈앞이 흐릿해졌던 것만 어렴풋이 기억나…
물의 정령?:
아, 그리고, 난 많은 곳을 돌아다녔어. 각양각색의 험지를 모험하는 걸 좋아했어
물의 정령?:
그리고 어딜 가든 바셰가 곁에 있어 줬지. 그는 날 사랑했고, 나도 그를 사랑했어
물의 정령?:
하지만 이젠… 돌아갈 수 없네. 이별의 슬픔은 이렇게나 무겁구나
여행자:
그래서 바셰를 찾아오란 거야?
물의 정령?:
아니, 아니야. 더는 새로운 기억을 만들 수 없으니, 우리가 다시 만나도 아무런 의미가 없어
물의 정령?:
내 그리움은 바셰에게 좋을 게 없거든. 그러니 이 마음이 물속에 가라앉게 내버려 둬
물의 정령?:
혹시 바셰를 만나면 절대 날 찾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전해줘. 이게 내가 아직도 마음에 담고 있는 일이야
여행자:
바셰도 너를 잊지 못했을 것 같아
물의 정령?:
그럴지도 모르지…. 물에 감싸여 의식이 흐려질 때 물 밖에 있는 바셰를 봤어. 눈빛엔 고통과 미련이 가득했지
물의 정령?:
그때 그를 위로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적어도 그때 고통스럽지 않았다고, 오히려 아주 따듯했다고 말해주고 싶었어
물의 정령?:
그 과정을 「용해」라고 해야 할까? 오히려 내겐 「해방」에 가까웠어
물의 정령?:
두려움도 불안감도 없이, 그저 바람 한 점 없는 수면처럼… 평온했지
물의 정령?:
갈증에 익숙한 사람이 처음으로 물을 마시고 나서야 자신이 끝없는 욕망과 불안 속에 살았다는 걸 깨닫는 것처럼
물의 정령?:
너의 동료가 널 부르는 것 같아. 이만 가봐야겠네
물의 정령?:
잘 가. 날 「받아들여줘서」 고마워. 바셰를 만나면 날 찾지 말라고 꼭 전해줘
나비아와 대화하기
movie
당신의 의식이 흐릿한 그 순간, 정체를 알 수 없는 경비 장치들이 일행을 포위하고 해치려 했다. 나비아 일행은 일행을 지키려 했지만 적의 수가 너무 많아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웠다. 그 순간 다행히도 클로린드가 나타나 수많은 경비 장치들을 깔끔하게 제거했다. 그리고 나비아와 클로린드는 아는 사이인 것 같은데…
나비아:
도움을 받았으니 고맙단 인사는 해야겠지, 클로린드. 하지만 어째서 네가 여기 있는 거지?
클로린드:
나는… 요즘 네가 위험할 것 같아서 따라온 것뿐이야
나비아:
당사자가 모르게 쫓아왔으니… 「미행」이라고 하는 게 맞지 않을까?
클로린드:
칼라스 씨가 남긴 유지야. 난 널 반드시 지켜야 해. 칼라스 씨가 살아계셨다면 분명 그렇게 하셨을 테니까
나비아:
너… 내 아버지 얘긴 꺼내지 마
실버:
죄송합니다, 아가씨. 제 실력이 부족해서…
마르시악:
클로린드 씨, 도와주신 건 감사하지만 부디 말씀은 가려서 해주시죠. 서로 쓸데없이 감정 상할 필요는 없잖습니까
클로린드:
미안해. 네 기분을… 헤아리지 못했어
나비아:
됐어…. 그보다 또 뭘 알고 있는 거야? 왜 내가 위험할 거라 생각한 건데?
클로린드:
너보다 많이 안다고 할 순 없지만, 「소녀 연쇄 실종 사건」의 배후 세력은 범상치 않아
클로린드:
오늘의 행동으로 넌 확실히 그들의 표적이 됐을 거야…
나비아:
하하, 진작 날 노렸어야지. 오히려 이제야 움직이는 게 수상한걸?
나비아:
이 경비 장치들은? 「법률 집행청」 사람들만 제어할 수 있는 거 아니었어?
클로린드:
아까 살펴봤는데 이 경비 장치들은 일련번호가 없었어. 법률 집행청에서 쓰이는 기계가 아니야
클로린드:
돈 많고 권력 있는 집단에서 불법적인 수단으로 따로 빼돌려 개인 병사로 쓰려는 거겠지
나비아:
하아, 어쨌든 지금의 「가시 장미회」는 이길 수 없는 상대란 거지?
클로린드:
응, 그러니 조심해. 무모한 행동은 하지 마
나비아:
그래도 조사는 계속할 거야. 진실을 밝혀내는 게… 아버지의 진짜 「유지」일 테니까
나비아:
오늘은 고마웠어, 클로린드. 하지만 다음번엔 미리 말해줬으면 해. 미행당하는 건 질색이니까
클로린드:
당분간 공격해 오지 않을 것 같으니 더는 따라다니지 않을게. 그럼, 이만
클로린드가 떠났다
나비아:
그래, 그래. 오늘 들은 것 중 최고로 반가운 말이네…
마르시악:
아가씨, 클로린드 씨는 진심인 것 같았습니다. 이참에 어느 정도 관계를 회복하는 것도…
나비아:
하아, 나도 아는데 어쩔 수 없어. 저 녀석은…
페이몬:
여행자, 정신 차렸구나. 정말 끝장나는 줄 알았다구!
페이몬:
네가 의식을 잃자마자 매복해 있던 경비 장치들이 갑자기 튀어나왔는데, 나비아가 부하들을 데리고 나타나서 우리를 구해줬어
페이몬:
아, 클로린드라는 결투 대리인도 도와줬어. 아무튼 운이 좋았다니까, 나 혼자선 녀석들을 상대하지 못했을 거야
나비아:
인사는 넣어둬. 난 사실 아까 먹은 밥을 송별회식으로 생각한 적 없어. 난 너와 함께하는 모든 식사가 「축하연」이 됐으면 하거든
나비아:
우리는 여전히 파트너니까 고맙단 말은 됐어
실버:
제가 아가씨 같은 호방함을 가지려면… 50년은 더 단련해야겠죠?
마르시악:
아가씨가 이 정도로 호의를 표현하시다니, 저라면 바로 가시 장미회에 가입했을 겁니다
나비아:
이봐… 너희 둘, 그만둬…
페이몬:
그나저나 우리가 위험한 걸 어떻게 안 거야? 등장 타이밍이 너무 완벽했는데?
나비아:
그건… 페이몬 네 덕분이야
페이몬:
응? 나? 내, 내가 그런 대단한 공을 세웠다고?
나비아:
네가… 내 음료수를 마신 덕분이야
페이몬:
응? 그게 왜…
나비아:
너희와 헤어지고 폰타인성의 가시 장미회 거점으로 돌아가는 길에 문득 네가 했던 말이 떠올랐어…
나비아:
「이 폰타 짜고 맛도 없어」
나비아:
폰타는 단 음료라 짠맛이 날 리가 없거든. 게다가 음료 색깔도…
페이몬:
폰타에 원시바다의 물이 섞여 있었다는 거야?
나비아:
응, 페이몬이 내 음료를 마셔버리지 않았다면 난 아마…
마르시악:
가시 장미회의 보스를 구해주신 당신을 위해 최고 명예 훈장을 준비 중입니다
페이몬:
와, 정말이야?!
나비아:
드보르 호텔에 사람을 보내서 단서를 찾아봤지만, 먼지 한 톨도 남기지 않았더라
나비아:
그러다 너희가 위험에 처했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어서, 곧바로 부하들을 데리고 달려온 거야
페이몬:
우리까지 노린다고? 리니를 변호하고 누명을 벗겨준 것뿐인데, 우리도 완전히 말려든 모양이네
나비아:
그야 너흰 놈들이 자신만만하게 준비한 계획을 망친 데다 치명적인 단서까지 얻을 뻔했으니까
나비아:
그나저나 원시바다의 물을 마시고 이상한 증상은 없었어?
페이몬:
그러고 보니 여행자이(가) 아무 이유 없이 의식을 잃은 건 아니야. 그 전에 「바셰」라고 말하는 소리가 또 들렸다고 했거든…
페이몬:
아, 이번엔 나도 좀 들렸는데… 설마 원시바다의 물 때문일까?
페이몬:
그러니까 폰타인 출신이 아닌 사람이 원시바다의 물을 마시면… 물 원소 감지력이 올라간다는 거지?
나비아:
딱히 나쁜 일은 아닌 것 같네
여행자:
그리고 새로운 정보도 얻었어요
페이몬:
정보? 의식이 없었던 동안에?
나비아:
어떤 정보였어?
나비아:
오? 그건 확실히 중요한 정보네
「물의 정령」과 의식이 연결된 동안 겪은 일을 모두에게 전했다…
나비아:
바셰라… 처음 듣는 이름이네. 최근에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 적은 없던 것 같아
나비아:
하지만 소녀가 용해되는 걸 목격했다는 건 적어도 「범죄 현장」에 있었다는 말인데
나비아:
바셰란 사람은 여태까지 아무런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어. 사람이 원시바다의 물에 용해된다는 것도 오늘에야 밝혀졌지. 설마 입막음당한 걸까…?
나비아:
응, 정말 중요한 정보야. 고마워, 여행자. 계속 조사해 볼게
나비아:
뭐!? 그 말은… 너희도 같이 조사하겠다는 거야?
페이몬:
송별회식 같은 건 없었다고 했으니까 우린 아직 파트너라구!
페이몬:
게다가… 우리도 이미 말려들었잖아. 여행자도 우릴 노리는 사람들을 가만둘 생각이 없을걸?
마르시악:
아가씨, 아무리 좋으셔도 표정 관리는 하셔야죠. 저희 가시 장미회의 얼굴이잖습니까
나비아:
크흠… 조용히 해. 그럼 같이 폰타인성의 가시 장미회 거점으로 갈래? 묵을 곳을 마련해 줄게
나비아:
계획도 짜야 하고 파트너로서 서로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알아가야 하고… 어… 하나씩 하자
실버:
안심하십시오. 저희가 있는 한 거점은 안전합니다
가시 장미회의 폰타인성 거점으로 가기
나비아:
바로 앞이야. 근데 그 전에… 미행이 붙었는지 확인해야 해
실버:
걱정 마세요, 아가씨. 오는 내내 지켜봤지만 수상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나비아:
그럼 다행이고. 아직은 방심하면 안 돼
마르시악:
귀한 손님분들을 위해 먼저 가서 적당한 방을 준비해 두겠습니다
나비아:
부탁할게, 마르시악. 여행자, 우리도 계속 가자
나비아가 준비한 숙소로 가기
페이몬:
여기가… 가시 장미회 거점이야? 생각했던 거랑 많이 다르네…
마르시악:
두 분이 묵으실 곳이 준비됐습니다. 장담컨대 지금 가시 장미회에서 최고로 좋은 방입니다
나비아:
헤헤… 요즘 자금 사정이 좀 그래서…
나비아:
비도덕적이거나 불법적으로 폭리를 취하는 행위는 금하고 있거든. 우리를 지지해 주는 민중들에게 종종 금전적인 도움을 받기도 해
페이몬:
쉽지 않네…. 그래도 사람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으니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거지?
나비아:
사실 몇 년 전 아버지가 가시 장미회를 이끄실 때만 해도 상황이 훨씬 나았어. 다 내 능력이 부족한 탓이지
페이몬:
그 전엔… 너희 아버지가 이끌었다고? 그럼 지금은…
마르시악:
아가씨, 제가 말하겠습니다
나비아:
아니, 이 얘기를 피할 이유는 없어. 파트너로서 알아줬으면 하는 일이기도 하고. 그러니 내가 말할게
나비아:
우리 아버지의 성함은 칼라스야. 지금은 「불명예의 칼라스」라 불리고 있지
나비아:
약 3년 전, 친구를 죽인 범인으로 지목됐는데 심판을 거부하셨다가 결국 결투장에서 돌아가셨어
페이몬:
그럴 수가…
나비아:
하지만 난 아버지가 범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분명 억울하게 누명을 쓰신 거야…
나비아:
심판에 참석해 정식으로 조사를 받았다면, 진상이 드러나 결백을 증명했을 텐데
나비아: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버지는 결투를 고집하셨지. 게다가…
나비아:
…중상을 입고 패배 판정을 받을 수 있었는데도, 아버지는 항복하지 않았고 결투장에서 죽는 걸 택하셨다고 해
나비아:
3년이 지난 지금도 그 이유를 모르겠어…
나비아:
…그렇게 가버리면 명예를 지킬 기회가 사라지잖아…
나비아:
아버지가 그때 조사하시던… 「소녀 연쇄 실종 사건」과 가장 큰 연관이 있을 거라 생각해
페이몬:
아… 그래서 줄곧 소녀 연쇄 실종 사건을 조사한 거구나?
나비아:
맞아. 그때 아버지가 휘말린 살인 사건도 조사해 봤지만, 기록과 자료를 다 뒤져봤는데도 새로운 단서는 못 찾았어
나비아:
하지만 소녀 연쇄 실종 사건의 배후 세력과 관련이 있는 건 분명해. 녀석들은 확실히 뭔가 알고 있어
나비아:
위협을 당하셨든 모함을 당하셨든, 설령 아버지가 정말 살인을 저지르셨다고 해도 난 「진실」을 알아야겠어…
나비아:
하아… 아버지는… 살아계실 때도 뭐든 제대로 말해주는 법이 없었지
나비아:
어머니가 날 낳다가 돌아가신 일마저도 숨기셨으니까…
나비아:
아버지의 죽음마저 내 손으로 조사해야 한다니. 참 손이 많이 가는 아버지라니까
여행자:
그런 점에서 우린 닮았어요
실버:
아가씨…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시켜주십시오
마르시악:
칼라스 님과 아가씨 모두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들입니다. 칼라스 님이 범인이실 리 없어요!
마르시악:
생전에 좋은 일을 얼마나 많이 하셨는데, 사건에 엮이자마자 「불명예의 칼라스」가 되다니요…
마르시악:
게다가 가시 장미회를 지지하는 사람도 대폭 줄어서 재정 상태가 악화되었죠
페이몬:
하지만… 칼라스가 평소에 좋은 사람이었다면, 다들 의심부터 해야 하는 거 아냐?
나비아:
사람들은 「드라마틱」한 걸 좋아하니까. 폰타인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든 똑같을 거야…
나비아:
악한 사람이 개과천선하고, 선한 사람이 타락하는 걸 보고 싶어 하지
페이몬:
그럴 수가… 칼라스가 결백하다면 우리가 진실을 밝혀야만 해. 이건… 이건 진짜 아니잖아
마르시악: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당시 칼라스 님의 결투 상대가 바로… 클로린드 씨였죠
페이몬:
뭐? 그랬구나…. 그, 그러면… 칼라스는 클로린드와의 결투에서 목숨을 잃은 거야?
여행자:
나비아가 클로린드를 대하는 태도가 그래서…
페이몬:
그렇네. 쉽게 털어버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까…
마르시악:
클로린드 씨는 결투인의 명예를 매우 중시합니다. 상대가 포기하지 않으면, 절대 멈추지 않죠
마르시악:
클로린드 씨는 칼라스 님과 예전부터 알던 사이였고 그분의 성품을 늘 존경해왔습니다만, 결투 중 칼라스 님의 결의를 보게 됐고…
마르시악:
어쩔 수 없이 그런 선택을 한 거죠…
나비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야. 다만… 아직은 받아들이기 버거워
페이몬:
나도 이해해, 나비아. 너무 무리하진 마
마르시악:
후에 클로린드 씨가 그러더군요. 결투가 막 시작됐을 때 칼라스 님이 나비아 아가씨의 안전을 지켜달라 부탁하셨다고요…
마르시악:
저희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나비아:
하… 본인을 죽일 사람한테 딸을 부탁하다니… 아버지는 대체 무슨 생각이셨던 건지…
나비아:
아무튼 파트너로서 너희와 나누고 싶었던 정보는 이 정도야. 조금 하소연을 해버린 것 같네… 괜히 미안한걸
나비아:
응, 이제 어서 들어가서 쉬어. 오늘은 정말 많은 일을 겪었으니까
페이몬:
맞아, 하루가 정말 길었지…
실버:
오늘 밤은 제가 두 분을 지켜드릴 테니 마음 놓고 푹 쉬십시오
방에 들어가서 쉬기
가시 장미회의 보호 아래 평온한 밤이 지났다…
페이몬:
후암… 잘 잤다. 안전하다고 느껴져서 그런가…
페이몬:
엇, 나비아잖아? 부하들은?
나비아:
푸아송 마을로 가 있으라고 했어. 우리 가시 장미회의 근원지이자 본부지. 여긴 당분간 그 두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 거야
페이몬:
귀찮아서 떨쳐낸 건 아니지?
페이몬:
그나저나 언제 왔어? 계속 여기서 기다린 거야?
나비아:
아니, 조금 전에 돌아왔어. 간밤에 「바셰」란 이름을 조사해 봤거든
페이몬:
설마 밤새 한숨도 안 잔 거야!?
나비아:
중요한 정보가 손에 들어왔는데 어떻게 잠이 오겠어!
페이몬:
음… 난 잘 잤다고 하품까지 했는데…
나비아:
하지만 그 이름은 존재가 완전히 지워진 것처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어
나비아:
배후 세력이 조사를 막기 위해 뭔가 수를 써뒀겠지. 하지만 이로써 바셰란 사람이 결정적인 목격자라는 게 증명된 셈이야
페이몬:
그, 그럼 어쩌지? 우리가 한발 늦은 거야?
나비아:
아니, 아직 희망은 있어. 아무리 애를 써도 절대 손댈 수 없는 곳이 딱 한 곳 있거든…
나비아:
바로 최고 심판관 느비예트가 개인적으로 보관하는 자료야. 최근 몇 년 동안 일어난 모든 사건이 기록돼 있어
나비아:
네가 본 그… 물의 정령이 최근 실종된 소녀라면 분명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있을 거야
페이몬:
역시 최고 심판관이야. 사건 자료를 정리해서 따로 보관해두다니, 정말 열심히 일하는구나
페이몬:
그럼 당장 출발할까?
나비아:
……
페이몬:
응? 안 가, 나비아? 혹시 피곤해?
나비아:
아… 아니야. 가자, 최고 심판관을 만나러
「소녀 연쇄 실종 사건」에 완전히 휘말려 버렸다. 이전에 루키나 분수에서 얻었던 새로운 단서를 근거로 여행자와 나비아는 새로운 조사를 시작하기로 한다…
멜모니아궁으로 가기
나비아:
우리가 가려는 곳은 「멜모니아궁」이야. 4층에 최고 심판관 사무실이 있어
최고 심판관의 집무실로 가기
세드나:
잠깐, 최고 심판관님은 지금 공무 중이신데 무슨 일로 오셨죠?
페이몬:
으… 경비가 역시 삼엄하구나. 그럼 확실히 느비예트의 자료라면 안전하겠어
나비아:
오~ 그나저나 우리, 좀 낯익지 않아?
세드나:
음? 누구세요? 미리 말해두지만, 여기서 개인적인 지위나 혈연 같은 건 안 통합니다
나비아:
음~ 봐, 역시 마음이 놓이지?
페이몬:
엄청 믿음직스러워!
세드나:
…여긴 모두 바쁘니까 장난치러 오신 거면 이만 가주실래요?
나비아:
오해야. 우리는 대마술사 리니의 심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인데, 기억 안 나?
세드나:
아~! 기억나요. 《스팀버드》에 실린 기사를 봤거든요. 그… 리니의 변호인이었죠?
나비아:
오늘은 사건의 후속 정보를 보고하고 기록하기 위해 왔어
세드나:
네? 그런 절차가 있었나요…
나비아:
그럼, 그럼~ 정말 사건 때문에 온 거니까 안심해
세드나:
네, 그럼 가보세요. 느비예트 님은 안에 계세요
나비아:
고마워~!
느비예트와 대화하기
페이몬:
저, 저기… 실례할게… 느비예트, 우리도 이렇게 들어오고 싶진 않았는데…
느비예트:
괜찮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시죠?
페이몬:
응? 우릴 혼내지 않는 거야…?
나비아:
「바셰」란 사람을 찾고 있어요. 소녀 실종 사건의 목격자일지도 모르죠. 분명 엄청나게 중요한 실마리가 될 거예요
느비예트: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자료를 찾아볼 테니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페이몬:
이렇게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었다니…
느비예트:
유감스럽지만…
느비예트:
최근 몇 년 동안 발생한 사건에서 바셰란 이름이 언급된 적은 없군요…
느비예트:
제 기억에도, 자료에도요
페이몬:
네가 의식을 잃은 동안 그냥 꿈을 꾼 건 아니겠지…?
나비아:
…그렇군요. 감사해요, 느비예트 님. 그럼 이만 가볼게요
느비예트:
음…
느비예트:
…나비아 씨, 전 당신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느비예트:
부친이신 칼라스 씨는 훌륭한 분이었죠. 그런 분이 돌아가시게 되어 참으로 유감입니다
나비아:
……
나비아:
느비예트 님, 지금 뭐 하시는 거죠?
나비아:
동정? 위로? 아니면 그저 당신의 「유감」을 표하려는 건가요?
나비아:
아뇨…. 당신의 말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어요. 이런 상황에선 이런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뿐이겠죠
느비예트:
……
나비아:
그때 아버지가 결투장에 오르셨을 때 전 경비대의 만류에도 당신을 찾아갔어요…
나비아:
하지만 당신은 사건에 의문이 있다 말하면서도 결투를 묵인했죠
나비아:
당신에게 생명은 그깟 차가운 규칙이나 법률보다도 가치가 없나요?
나비아:
아버지의 죽음에 유감을 느꼈다면, 어째서 그때 말리지 않은 거죠?
나비아:
어째서… 저한테 아버지를 막을 권한을 주지 않은 거예요? 왜 오명을 쓴 채 죽게 내버려 뒀냐고요…
나비아:
그때 조금만 힘을 썼더라면 모든 걸 바꿀 수 있었을 텐데…
나비아:
아직 하지 못한 말이 많단 말이에요…. 아버지한테 들을 대답도 잔뜩 있다구요…
나비아:
만약 당신에게 정말 감정이 없다면, 제 눈을 보세요. 「유감」이 진짜 어떤 감정인지 똑똑히 보여줄 테니까요!
느비예트:
……
느비예트:
…미안합니다, 나비아 씨
나비아:
제 아버지와 닮으셨네요. 마음속에 꾹꾹 눌러 담은 채 남들에게 속내를 내비치지 않잖아요
나비아:
많은 걸 느끼면서도 절대 표현하지 않죠
나비아:
됐어요…. 최고 심판관이 차갑기 짝이 없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나비아:
죄송해요, 최고 심판관님. 무턱대고 화풀이만 했네요. 이만 가자, 여행자, 페이몬
멜모니아궁 떠나기
페이몬:
나비아… 괜찮아…?
나비아:
난 괜찮아…
나비아:
아… 비가 오는 것 같네…
페이몬:
그러게,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맑았는데, 오늘은 심판도 없잖아. 이상한걸
나비아:
아버지가 사건에 휘말렸던 날에도 비가 많이 내렸어
여행자:
비…
페이몬:
응? 여행자, 뭐 떠오른 거라도 있어?
나비아:
빗물이 닿을 수 있는 밖이었어. 비에 단서가 쓸려간 건 아닌가 싶은 거지?
나비아:
우리도 그 점을 고려해서 조사 범위를 넓혔지만, 빗물에 영향받은 단서는 없었어
여행자:
지금은 그때 몰랐던 정보가 있잖아요
나비아:
뭐? 그 말은… 설마…!
여행자:
인간이 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 말이에요
페이몬:
진짜 범인은 물이 됐다는 거야? 확실히 비 오는 날엔 어떤 흔적도 남지 않으니까…
페이몬:
그래, 만약 그런 거라면 나비아네 아버지가 아무리 설명해도 다들 믿지 않았을 거야
나비아:
너 정말 천재구나, 파트너…? 그래, 맞아,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나비아:
당장 푸아송 마을로 가자. 방금 말한 추리를 토대로 사건을 다시 조사해 보는 거야!
페이몬:
응, 이번엔 우리도 있으니까 뭔가 알아낼 수 있을 거야!
나비아:
바로 출발할까? 아니면 이따가 따로 올래?
나비아:
응, 어서 가보자
나비아와 대화하기
페이몬:
와, 엄청 큰 배야! 근데 배가 왜 이런 데 있지?
나비아:
후후, 놀랄 것 없어. 배처럼 보이지만 실은 우리 「가시 장미회」 본부거든
나비아:
아버지 취향대로 지어졌는데, 유일하게 미적 감각만큼은 나도 아버지를 닮았나 봐
나비아:
거대하고 화려한 배는 항해와 기회, 정복과 야심, 그리고 「가시 장미회」의 밝은 미래를 의미하지
여행자:
알 것 같아요
페이몬:
「가시 장미회」가 한때 잘 나갔다는 얘기가 거짓말인 줄 알았어
페이몬:
그렇게 대단했던 조직이 지하 수로에 살 리가 없다고 생각했거든
페이몬:
이 배를 보고 나니 조금은 믿어져
나비아:
푸아송 마을이 「가시 장미회」의 발상지니까. 이곳에서부터 점차 뻗어나갔지
배 위의 마르시악과 대화하기
나비아:
마르시악, 우리 왔어!
마르시악: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가씨, 그리고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
마르시악:
폰타인성에서 처리할 일이 있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생각보다 빨리 오셨군요!
나비아:
응, 파트너가 중요한 힌트를 줬거든. 아버지가 연루됐던 사건도 원시바다의 물과 관련이 있을지도 몰라
나비아:
기억해, 마르시악? 그날 밤도 비가 왔잖아
마르시악:
네, 리니 씨가 겪은 것과 같은 「불가능한」 사건이었죠
여행자:
같은 사람의 소행일까요?
페이몬:
그 전에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수 있어?
나비아:
응. 오래전, 푸아송 마을에서 「생트」라는 게 유행하기 시작했어
나비아:
평범한 음료처럼 보였지만,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한 환각이 나타났다고 해
페이몬:
잠깐, 그 물이 된 경관도 원시바다의 물로 물약을 만들 수 있다고 하지 않았어?!
나비아:
맞아, 아무래도 「생트」의 원료가 원시바다의 물인 것 같아
나비아:
장기적으로 마실 경우 집중력 저하나 정서 불안정 같은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지
나비아:
그렇다고 음료를 끊으면 종일 피로감을 느끼고, 이유 없는 불안감에 휩싸여. 백해무익한 물건이야
나비아:
푸아송 마을을 관리하시던 아버지는 이 사태를 두고 볼 수 없었고, 「생트」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셨어
마르시악:
보스의 강경한 태도에 판매상들은 적의를 드러냈지만, 그 어떤 협박이나 뇌물에도 그분은 뜻을 굽히지 않으셨습니다
마르시악:
그리고 더 나아가 사건의 근본을 해결하기 위해 「생트」 제조자를 찾으려 하셨죠
나비아:
맞아. 하지만 상대는 아주 교활했어…. 판매상들은 단순히 물건을 팔 뿐이었고, 배후에 관해선 아는 게 거의 없었지
나비아:
아버지는 그 배후를 알아내기 위해 몰래 판매상들과 연락했고, 그중 한 사람을 조력자로 설득하는 데 성공하셨어
나비아:
자크란 사람이었는데, 「생트」 때문에 패가망신한 사람을 여럿 봐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어
나비아:
그날 밤, 아버지는 야외 장원에서 연회를 여셨고, 그곳에서 자크와 만나 정보를 거래하려 하셨지
나비아:
그런데 갑자기 정원에서 두 발의 총성이 들려왔어. 우리가 황급히 밖으로 나왔을 때 보인 건 총을 든 아버지와 총에 맞아 사망한 자크였지…
페이몬:
뭐!? 대체 왜? 같은 편이었잖아!
나비아:
리니 사건과 아주 닮았지? 확실한 범인과 알 수 없는 동기까지 말이야
나비아:
그때 당시엔 쉽게 지나쳤지만, 지금 보니 매우 중요한 단서가 있었어. 바로 현장에 남은 옷가지들이지
여행자:
누군가 용해된 흔적인 걸까요?
나비아:
응, 네 덕분에 떠올랐어. 그땐 그저 자크가 들키지 않으려고 변장 도구를 가져온 거라 생각했거든
나비아:
이로써 현장에 「제삼자」가 있었을 가능성이 생겼어. 총이 두 번 발사된 이유도 다시 분석해 봐야 하고
나비아:
맞아. 내 직감이 말하고 있어. 줄곧 베일에 싸여있던 수수께끼가 서서히 풀려서 단번에 진상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고
마르시악:
자크는 온화한 사람이었습니다. 본인이 저지른 일을 줄곧 후회했는데, 갑자기 배신할 리가 없었죠
마르시악:
「제삼자」의 존재가 사건을 푸는 열쇠일 겁니다
마르시악:
아가씨, 찬물을 끼얹는 것 같아 죄송하지만, 칼라스 님과 아가씨의 집사로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마르시악:
상대는 아주 악랄합니다. 오랫동안 대항하시던 보스께서도 결국 목숨을 잃으셨죠
마르시악:
가시 장미회는 쇠퇴했지만, 푸아송 마을은 모처럼의 평화를 얻었고 저희도 무사히 살아있습니다…
마르시악:
아가씨께서 같은 길을 걸으실 필요는 없어요. 그게 현명한 선택이고, 칼라스 님이 바라시는 거겠죠
나비아:
그게 아버지의 바람이었다면 직접 내게 말해주셨어야지
나비아:
아버지와 가장 가까운 건 나인데, 나만 동떨어진 외부인 취급이라니
나비아:
아버지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와 함께 떠났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그래서 뭘 지켜냈는데?
나비아:
「생트」도 「불명예의 칼라스」도, 그리고 위태로운 「가시 장미회」도 그대로지. 아무것도 바뀐 게 없다고
나비아:
아버지는 내가 그런 의미 없는 죽음을 받아들이고, 무의미한 삶을 살 거라고 생각하신 건가?
나비아:
그날부터 나는… 한 번도 그걸 바란 적 없어. 단 한 번도
나비아:
난 모두에게 진실을 보여줄 거야. 실종자와 피해자를 위해, 그리고 날 위해서
페이몬:
나비아…
마르시악:
지금이 가장 좋은 타이밍이죠. 믿음직스러운 파트너도 있고, 무엇보다 아가씨도 준비되신 것 같으니까요
나비아:
역시 아는 게 있구나, 마르시악
마르시악:
네. 그 연회가 시작되기 전, 보스께선 이미 「생트」와 「소녀 연쇄 실종 사건」의 연관성을 알고 계셨습니다
마르시악:
하지만 갈등이 터진 원인은 바로, 아가씨가 「소녀 연쇄 실종 사건」의 표적이 되셨었기 때문입니다
나비아:
아…
마르시악:
아가씨께 말씀을 안 하셨지만, 보스는 희귀병을 앓고 계셨고, 의사는 남은 수명이 5년도 채 되지 않는다고 했죠
마르시악:
「소녀 연쇄 실종 사건」 때문에 보스는 무척 초조해하셨습니다
마르시악:
5년이란 시간은 이 분쟁을 해결하기에 부족했고, 발병이라도 했다간 아가씨께서 위험에 노출될 게 뻔했으니까요
마르시악:
그래서 손에 쥔 정보로 상대를 위협하기로 하신 겁니다. 상대의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했으며, 조직 내 일부 사람들과 이를 공유했다면서요
마르시악:
아가씨의 안전만 보장된다면 증거를 대중에 퍼뜨릴 일은 없지만
마르시악:
만약 아가씨가 실종되신다면, 보스 또는 조직 내 비밀을 아는 자가 즉시 「생트」와 실종 사건에 관해 폭로할 거라고 하셨습니다
페이몬:
그건… 양날의 검이잖아…
마르시악:
하지만 협박은 먹혔습니다. 보스가 안 계신 지금도 그쪽에서 아가씨께 손을 대지 않았으니까요
나비아:
믿을 수 없어! 그렇게나 멀쩡해 보이셨는데
마르시악:
딸에게 나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하는 아버지는 없습니다. 특히나 보스 같은 성격이라면 더더욱 그렇죠
마르시악:
결투 중 죽음을 맞이해 「불명예」란 칭호를 얻게 돼도 딸 앞에서 체면을 잃는 것보다 낫다는 겁니다
나비아:
그게 뭐야…
나비아:
…날 지키기 위해 침묵한 채 죽는 걸 택했다고…?
마르시악:
아가씨, 오해하고 계신 게 있습니다. 보스가 아가씨께 건네고 싶어 하셨던 건 「우산」이 아닌 「검」이었습니다
마르시악:
사건에 말려든 모든 이에게 진실을 보여줄 거라는 아가씨의 말을 보스께서 들으셨다면…
마르시악:
분명 기뻐하셨을 겁니다
나비아:
정말이지, 대체 어디까지 내다보신 거야…
나비아:
아니, 내가 아버지를 이해할 거라고 기대를 안 하셨겠지. 그러니까 이렇게 많은 걸 준비하신 거고…
나비아:
어째서 나를 그렇게까지 믿으신 거지? 만약… 내가 여기까지 못 오고 포기했다면?
여행자:
선택권을 주신 거예요
나비아:
그래, 그럴지도…. 내가 원한다면 평생 흥청망청 살아갈 수 있게 설계해 두셨으니
나비아:
다행히 서로 속 얘기를 잘 안 해서 나에 대해 잘 모르셨나 봐.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었어
나비아:
그래서 마르시악, 그 결정적인 단서란 게 뭐야?
마르시악:
「생트」의 제조소 위치입니다. 상대방의 본부인 셈이죠
마르시악:
상대를 위협하면서도 보스께선 이 패가 정확히 무엇인지 내보이지 않으셨어요
마르시악:
하지만 이 단서를 사용하기엔 큰 제약이 있습니다…
페이몬:
어째서? 어딘지 알았으니 바로 쳐들어 가면 되잖아
마르시악:
잊으셨습니까? 저희가 맞서 싸우려는 건 수십 년간 존재해 온 비밀스럽고 위험한 조직입니다…
마르시악:
그들의 본부 상황이 어떤지, 단서가 얼마나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아는 게 하나도 없죠
마르시악:
지금 쳐들어가는 건 선전포고나 다름없어요
마르시악: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보스께서 가장 원치 않으시던 일을 부추기는 꼴이 될지도 모릅니다
페이몬:
포, 폰타인 정부에 협조 요청을 하는 건 어때?
마르시악:
리니 씨 사건의 공범이었던 그 경관을 보셨지 않습니까. 그들이 어디까지 침투해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나비아:
동의해. 그래서 아버지도 달리 방법이 없으셨던 거야…
나비아: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 불법 약물과 소녀 실종 사건이 연결됐으니, 상대측의 죄를 증명하기 한결 수월해졌어
페이몬:
엄청 꼼꼼하게 고려한 것 같네
마르시악:
보스와 아가씨의 집사니까요. 두 분의 의지가 곧 제 의지입니다
마르시악:
아가씨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위험도 감수할 수 있지만, 제 능력이 부족한 탓에 그저 비밀을 간직한 채 기본적인 조사만 하며 때가 오길 기다렸습니다
나비아:
고마워, 마르시악. 그동안 혹시 새로운 정보가 있었어?
마르시악:
제가 보기에… 사건의 배후는 가시 장미회를 아주 잘 알거나 가시 장미회에 스파이를 심어놓은 것 같습니다
마르시악:
아가씨를 대신해 조직의 일상적인 명령을 전달할 때 일부러 몇 명을 빠트려서 「생트」 판매상들의 반응을 살폈어요
마르시악:
상대가 사전에 저희의 움직임을 알아채지 못하면 이번에 명령을 받은 자는 결백하다는 거고, 그 반대면 스파이가 있다는 거죠
마르시악:
이 방법을 반복하며 찾아낸 단서를 따라 조사해 보니… 용의자는 셋으로 줄더군요
마르시악:
가시 장미회의 참모, 플로랑
나비아:
뭐? 플로랑이?
마르시악:
네, 믿기 어려우시죠. 보스가 가장 신뢰하던 사람 중 하나니까요. 바꿔 말하면 보스를 그만큼 잘 안다는 것이기도 하죠
마르시악:
참모로서 조직의 움직임을 제일 먼저 알 수 있었기에 지금까지 들키지 않은 걸지도 모릅니다
마르시악:
그와 비슷한 용의자가 한 명 더 있는데, 바로 카브리에르 상회의 회장 마르셀입니다
나비아:
마르셀 아저씨가…
여행자:
어떤 상회인가요?
마르시악:
보스께서 일으켜 세우신 푸아송 마을의 현지 상회입니다
마르시악:
처음엔 저렴하게 들인 물건을 비싸게 팔며 장사하는 게 다였는데, 자금이 넉넉해진 지금은 도시까지 사업을 넓혔죠
페이몬:
그러니까 가시 장미회의 형제 조직이란 거지?
나비아: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생트」에 맞서 싸울 때도 아주 많은 자금을 지원해 줬거든
나비아:
그런데 그게 자기 자신과 싸우는 거였다고? 상상이 잘 안되는걸…
마르시악:
마지막은 가시 장미회와 폰타인 경비대 사이의 연락책, 티에리입니다
마르시악:
가시 장미회가 자유로운 편이긴 하지만, 보고하고 진행해야 하는 일도 많지요
마르시악:
보고를 통해 가시 장미회의 행동을 미리 알면 저희보다 한 발짝 빨리 움직이는 게 가능합니다
나비아:
흐음, 셋 다 자주 교류하는 사람들이네…
나비아:
그동안 맞서 싸워온 적이 바로 옆에 있었을 줄이야. 게다가 내가 가장 신뢰하던 사람이라니
마르시악:
경계심만 높아질 수도 있으니 조사는 신중하게 하셔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봤을 때 상대는 상당히 신중합니다
나비아:
알겠어. 고마워, 마르시악. 전부 유용한 정보야
마르시악:
별말씀을요, 그게 제 일인걸요
마르시악:
참, 보스의 누명을 벗겨드리려면 자크의 죽음 또한 조사해 봐야겠군요…
마르시악:
자크가 죽고 나서 그의 가족은 가시 장미회에서 보살피고 있습니다. 지금도 푸아송 마을에 살고 있죠
마르시악:
그들을 만나보시겠습니까? 원하신다면 약속을 잡아드리겠습니다
페이몬:
헤헷, 고마워. 정말 믿음직스러운걸!
나비아:
또 새로운 사건이네, 파트너
여행자:
걱정 마요
나비아:
응, 우리가 함께 찾아낸 진실이 모든 걸 끝낼 수 있길
자크의 가족 방문하기
마르시악:
그럼 천천히 이야기 나누십시오. 전 먼저 가보겠습니다
나비아:
응, 고마워, 마르시악
코랄리:
저… 무슨 일로 오셨나요?
아델:
……
나비아:
……!
페이몬:
응? 나비아답지 않게 왜 말이 없지?
여행자:
일단 가만히 있자
나비아:
이제야 찾아봬서 죄송해요. 그 일이 있고 난 뒤로 당신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어요
코랄리:
사과할 필요 없어요.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가시 장미회에서 많은 위문품과 모라를 보냈으니까요…. 당신들의 죄책감과 미안한 마음이 충분히 느껴졌어요
나비아:
자크 씨가 겪으신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나비아:
저도 이해할 수 없는 사건으로 아버지를 잃은 기분을 이해해요
아델:
…언니는 이해 못 해요
나비아:
제가 그동안 찾아뵙지 못한 건 드릴 만한 위문품이 없어서였어요
나비아: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야만 두 분도, 저도 편안해질 수 있을 테니까요
아델:
으음…
코랄리:
아니에요, 당신이 이 정도로 죄책감 가질 필요는 없어요
코랄리:
남편의 사고에 관해서는… 저도 아이도 짐작 가는 게 있거든요…
나비아:
들려주실 수 있나요? 아버지가 자크 씨에게 총을 쏘셨다는 건 도저히 믿을 수 없어요
코랄리:
남편이 부당한 방법으로 돈을 벌었다는 건 알아요. 그이가 몇 번이나 말했거든요. 돌아갈 수만 있다면 절대 그 길을 택하지 않았을 거라고
코랄리:
「가족」이란 걸 너무 쉽게 여겼다며 후회했어요. 모라만 있으면 뭐든 가능할 거라 생각했죠…
코랄리:
그래서 칼라스 씨가 찾아왔을 때 그이는 망설임 없이 승낙했어요
코랄리:
하지만 아무리 신중에 신중을 기해도 결국 들키고 말았죠…
나비아:
정체가 들통난 건가요?
아델:
그런 말은 없었어요. 아빠는 절대 은혜를 원수로 갚지 말라고만 했어요
코랄리:
그날 그이가 집을 나서기 전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어요. 그게 작별 인사였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죠
코랄리:
잘은 모르지만… 제 마음은 이미 그렇게 답을 내린 것 같네요
코랄리:
그러니까 오히려 미안한 건 저예요. 칼라스 씨는 줄곧 우리를 돌봐주셨죠. 과거에도 지금도…
코랄리:
남편에게 총을 쏘셨다 하더라도 그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함이었을 테니, 그분을 미워할 수가 없어요…
아델:
그치만 아빠는 좋은 일을 했는데 왜 나쁜 사람이에요?
아델:
아빠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왜 마지막에 나쁜 일을 해야만 했던 거죠?
나비아:
꼭 그런 것만은 아니야. 넌 아빠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아델:
네, 아빠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람이에요…
나비아:
그럼 계속 아빠를 믿어줘. 좋은 사람이 나쁜 일을 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야
나비아:
널 위해 남긴 게 「우산」이든 「검」이든, 모두 널 위한 거니까
아델:
으음…
나비아:
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실은 반드시 찾아낼게요. 전 지금의 「현실」은 받아들일 수 없거든요
코랄리:
그렇게 말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코랄리:
성격은 다르지만, 말할 때 드러나는 굳은 결의는 칼라스 씨를 정말 닮았네요…
나비아:
그래요?
나비아:
…그런 얘기는 처음 들어요
플로랑과 대화하기
플로랑:
아, 보스시군요. 뭔가 분부하실 일이 있습니까?
나비아:
오페라 하우스에서 있었던 일 들었지? 현장에서 사람이 녹아서 물이 됐대
플로랑:
네, 들었죠. 사건이 사건이니만큼 기자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도시 전체에 퍼졌거든요
나비아:
아버지가 사고를 당한 날도 비가 내렸고 현장엔 옷가지가 널브러져 있었어…
나비아:
파트너의 얘기를 듣고 보니, 그 사건을 다시 조사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나비아: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시 떠올려 봐 줄 수 있을까?
플로랑:
음… 그날 칼라스 님은 기분이 꽤 좋으셨어요. 테이블에 앉아 술을 마시며 저희와 이야기를 나누셨죠
플로랑:
그러다 바람 쐬고 싶다며 나가셨고, 저희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그런데 갑자기 밖에서 총성 두 발이 들렸죠
플로랑:
칼라스 님이 위험하시단 생각에 전 총을 들고 곧바로 뛰쳐나갔습니다
플로랑:
하지만 너무 늦었어요. 칼라스 님이 총으로 사람을 쏘신 뒤였고, 저흰 어쩔 줄 몰라 하며 서로를 바라봤죠…
나비아:
네 기억에도 두 발이었지?
플로랑:
네, 경비대는 첫 발은 빗나갔고 두 발째에 살인이 일어난 거라고 했지만… 좀 이상하더라고요
플로랑:
칼라스 님의 총은 테이블 위에 있었거든요. 나갈 때 일부러 확인까지 했다구요
플로랑:
하지만 경비대는 그게 칼라스 님이 다른 총을 지니지 않았다는 증거는 못 된다더군요
플로랑:
옷가지가 있었다고 하셨는데, 현장에 물이 되어버린 「제삼자」가 있을 거라 생각하시는 거죠?
여행자:
그럴 가능성이 크죠
나비아:
적어도 우리가 아는 아버지라면 사람을 죽이실 리 없으니 두 번째 총을 챙기실 이유 또한 없지
나비아:
그 총은 자크나 「제삼자」의 것이었을 거야
플로랑:
음, 일리 있군요. 그렇다면… 총이 칼라스 님에게 있던 이유는, 상대에게서 뺏으신 걸까요?
플로랑:
아니지, 그런 거라면 어째서 칼라스 님은 저희에게 진실을 알리지 않으신 거죠?
플로랑:
「심판」도 거부하시고 「결투」로 명예를 증명하자고 하셨잖아요…
플로랑:
눈앞에서 사람이 물이 되는 장면을 봐서 「심판」이 무용지물로 느껴지신 걸까요?
나비아:
그거라면 마르시악에게 들은 게 있어. 나도 이젠 아버지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나비아:
진실이 밝혀진 후에 너에게도 말해줄게
플로랑:
알겠습니다. 그럼 칼라스 님의 명예는 보스께 맡기겠습니다
플로랑:
사실 「불명예의 칼라스」라는 칭호가 내내 가시처럼 마음에 걸렸어요
플로랑:
많은 이들이 벌써 몇 년 전 일인데 아직도 「칼라스 님」이라 부르냐며 비웃었죠…
플로랑:
하지만 그분께서 절 믿어주시지 않았다면 지금 같은 삶도, 가시 장미회에서의 지위도 없었을 겁니다
플로랑:
누가 뭐라건 그분은 제가 제일 존경하는 분이자 영원한 제 「보스」세요
나비아:
걱정 마,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거야
나비아:
너뿐만 아니라 가시 장미회의 형제들 모두 답을 기다리고 있어
폰타인성에서 티에리와 대화하기
나비아:
안녕, 티에리, 나야
티에리:
오, 나비아 아가씨. 여긴 어쩐 일이세요? 오페라 하우스에서 크게 한 건 하셨다면서요?
나비아:
하하하, 정보가 빠르네
티에리:
저도 경비대의 일원이잖아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잘못해서 푸아송 마을로 유배된 것처럼 들린다구요
나비아:
글쎄, 특별한 일이 없었다면 진작 이곳으로 돌아왔을 텐데, 안 그래?
티에리:
하하,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죠. 하지만 뭐랄까, 푸아송 마을은 뭔가 기묘한 분위기가 있어서요
티에리:
다 칼라스 님이 마을을 멋지게 관리해 주신 덕분이죠. 가시 장미회도 일으켜 세우셨고, 제 일도 많이 줄었죠
티에리:
이곳으로 돌아왔다간 지금처럼 일거리는 적은데 월급은 그대로인 자리는 절대 못 찾을 거라구요
티에리:
아무튼 그런 것보다 이쪽은 친구분들이신가요? 무슨 일로 오셨나요?
나비아:
응, 맞아. 내 파트너들이야
나비아:
오페라 하우스에서 있었던 일이 아버지가 휘말렸던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서 다시 조사 중이거든
티에리:
아, 그 사람이 용해된다는 것 때문이죠? 저도 듣고 깜짝 놀랐다니까요
티에리:
그때 당시의 자료가 필요하신 거라면 제가 도와드릴 수 있어요
나비아:
응, 고마워. 참, 혹시 경비대의 경비 장치들을 좀 움직일 수 있어?
티에리:
물론이죠. 푸아송 마을을 저 혼자서 관리할 순 없으니까요
티에리:
근데 그건 왜요? 혹시 폭력적인 방법으로 증거를 확보하시려는 거면 절대 안 됩니다
나비아:
얼마 전에 도심에서 일련번호가 없는 경비 장치들에게 공격받았거든
나비아:
네가 나를 해치고 싶으면, 경비 장치의 일련번호만 지우면 되잖아?
티에리:
하하하, 절 너무 과대평가하시는군요. 배치하는 것과 조종하는 건 전혀 다르거든요
티에리:
요리사에게 요리를 주문할 순 있지만, 안마를 해달라거나 물을 길어오라고 하는 건 불가능한 것처럼요
티에리:
그럼 요리사는 이상한 요구라 생각하고 무시해버릴 테죠. 경비 장치도 마찬가지입니다
티에리:
게다가 일련번호를 지우는 건 상당히 복잡한 데다 들키기도 쉬운 작업이에요
티에리:
그러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그것들은 개인 소유일 겁니다
티에리:
그 비싼 걸 개인이 소유하는 거면 상당한 부자인가 보네요…. 아, 「생트」 사업을 하면 돈이 많을 수밖에 없겠네요
여행자:
그렇네요
나비아:
좋아, 그럼 네 혐의는 풀렸어, 하하
티에리:
하하, 감사합니다, 아가씨
티에리:
자~ 장난은 이쯤 하죠. 조사가 잘 되길 바라겠습니다
티에리:
전 이곳에 한동안 머물 건데, 혹시 경비대의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찾아오세요
마르셀 찾아가기
칼카니:
안녕하세요, 무슨 일로 오셨죠?
나비아:
마르셀 회장님을 만나고 싶은데, 나비아가 왔다고 좀 전해줄래요?
칼카니: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얼마 후 마르셀이 급하게 달려왔다
마르셀:
아이고, 미안, 미안. 오래 기다렸지? 나이가 드니 다리도 둔해지네
나비아:
괜찮아요. 천천히 오셔도 되는데
나비아:
오페라 하우스에서 있었던 일에 관해 얘기하러 왔어요. 아저씨도 보셨죠?
마르셀:
그래, 그런 황당한 일은 정말 처음 봤구나
페이몬:
아저씨도 그때 있었어?
마르셀:
그럼, 나비아랑 같이 마술을 보러 갔거든. 근데 그런 사건이 일어날 줄이야
마르셀:
너희의 훌륭한 추리도 잘 들었어. 아주 멋지던걸
마르셀:
그런 상황에서 물의 신님을 이기다니, 폰타인 사람들 모두 술자리에서 그 얘기만 하고 있겠지
페이몬:
으, 안줏거리가 된 것 같아 별로인데
마르셀:
하하하, 미안하구나. 하지만 폰타인은 그런 곳이야. 다들 사건을 사랑하지
나비아:
아저씨도 눈치채셨죠? 사람이 물이 되는 일 말이에요…
마르셀:
그래, 바로 칼라스 씨가 떠오르더구나. 지금 조사 중인 건가?
나비아:
네, 증거는 없지만 상대가 움직이기 시작한 게 분명해요
마르셀:
흠, 왜 그렇게 생각하니?
나비아:
에리니에스섬에서 일련번호가 없는 경비 장치의 습격을 받았고, 누군가 제게 원시바다의 물을 먹이려 했거든요…
나비아:
파트너가 없었다면 아저씨와 다시 만나지도 못했을 거예요
페이몬:
겸손하긴, 네가 우릴 지켜줬잖아!
마르셀:
어휴, 일이 복잡해졌네. 칼라스 씨가 바라던 평화는 이제 없구나
마르셀:
걱정 말거라, 나비아. 적어도 푸아송 마을은 안전하니까 거기 숨어있으렴
마르셀:
놈들이 마을까지 건드린다면 카브리에르 상회는 모든 자금을 부어서라도 맞설 거다
나비아:
고마워요, 마르셀 아저씨. 하지만 이젠 숨지 않고 뒤쫓아 반격할 거예요
나비아:
예전에 그 사건 말인데요, 새로 생각 나신 거 있나요?
마르셀:
그건… 미안하구나, 나이가 드니 기억도 잘 안 나고 반응도 빨리빨리 안 되네
마르셀:
그 연회는 우리가 주최한 거였는데, 난 바쁘게 돌아다니느라 손님들과 인사도 못 나눴어
마르셀:
그러다 총성이 들렸고, 그다음 일은 너도 알 거야…
나비아:
무리하지 않으셔도 돼요. 단서가 더 없을지 다른 사람들한테도 물어볼게요
마르셀:
그래, 혹시 모라가 필요하면 언제든 말하렴
마르셀:
칼라스 씨의 은혜를 입어 모은 재산이니 그분의 명예를 회복할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쓸 수 있단다
나비아와 함께 단서 정리하기
나비아:
용의자 세 명을 전부 만나봤어.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땐…
페이몬:
수상한 사람은 없었어…
여행자:
셋 다 별문제 없어 보였어요
나비아:
예상했던 대로야. 대화 한 번으로 찾아낼 수 있다면, 아버지가 몇 년 동안 조사하셨을 리 없지
나비아:
정보는 적지만 일단 정리해 보자
페이몬:
음, 어디부터 시작할까?
여행자:
자크의 동기부터 하죠
페이몬:
아, 맞아. 플로랑의 말처럼 칼라스가 먼저 총을 쏜 건 아닌 것 같아
나비아:
자크 씨는 그날 집을 나서기 전에 가족들에게 이미 들켜서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지
나비아:
…아마 윗선에서 아버지를 살해하지 않으면 자크 씨와 그의 가족들을 없애겠다 협박했을 거야
페이몬:
그럼 첫 발은 자크가 쏜 건가?
나비아:
응? 어째서?
페이몬:
그러게! 자크도 본인이 범행 도구에 불과하단 걸 알았을 거야. 할 일을 끝내면 쓸모가 없어지겠지…
나비아:
그럼 범행 계획을 포기하고 아버지한테 도움을 청했겠네
여행자:
「제삼자」가 사태를 악화시킨 도화선이었던 거예요
나비아:
가능성 있어. 하지만 추리일 뿐이고, 뒷받침할 증거가 없어…
나비아:
자크 씨의 동기도 동기지만 경비 장치 일도 신경 쓰여
나비아:
원시바다의 물의 비밀이 공개돼서 확실히 상대가 조급해진 게 느껴진달까
페이몬:
우리가 끝까지 물고 늘어질 걸 진작 예상한 걸까?
나비아: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충분히 예상했을 거야
나비아:
그렇다면 마르시악이 추려낸 세 명 중, 개인 소유의 경비 장치를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굴까?
여행자:
플로랑이요
나비아:
플로랑? 확실히 아버지와 가장 가깝게 지낸 만큼, 쉽게 자크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었겠지만…
나비아:
조직의 참모로서 플로랑은 인사와 치안을 담당하지, 재무 쪽 일엔 관여하지 않아
페이몬:
음, 한마디로 돈이 없다는 거지?
나비아:
응, 한 번에 그 정도로 많은 경비 장치를 부릴 순 없을 거야
여행자:
티에리요
나비아:
티에리? 확실히 경비 장치를 사적 소유로 바꿀 순 있겠지만…
나비아:
아까 경비 장치 얘길 할 때 거짓말하는 것 같진 않았어. 거짓말할 이유도 없고
페이몬:
맞아. 경비대를 조사해 보기만 하면 바로 들킬 테니까
페이몬:
경비 장치가 분실됐다면 금방 들켰을 거야
여행자:
마르셀이요
나비아:
마르셀 아저씨? 음, 아버지가 무척 신뢰하셨고 동업도 많이 했으니, 자크 씨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었을지도 몰라
나비아:
카브리에르 상회의 재력이라면 그 정도 경비 장치를 살 수도 있었을 테고…
나비아:
그치만 상상이 안 돼. 마르셀 아저씨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알던 분인데…
나비아:
게다가 그 많은 모라와 시간을 들여 굳이 본인의 「생트」 사업을 망치려 한다고?
여행자:
다른 사람일지도…
나비아:
음, 그럼 대체 누구지?
여행자:
제 생각엔…
당신은 용의자 정보를 자세히 분석했고, 상대적으로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마르셀이라고 판단했다
나비아:
응, 그렇다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건 역시 마르셀 아저씨인가…
페이몬:
근데 범위가 너무 좁은 건 아닐까? 마르시악이 범위를 좁힐 땐 사람이 물이 되는 걸 몰랐잖아?
나비아:
마르시악은 아주 꼼꼼하니까 근거 없이 추려낸 건 아닐 거야. 제시한 근거도 일리 있었고
나비아:
가시 장미회 내부 사정을 알고, 경비 장치를 움직일 만큼의 재력이 있으며, 신중하고 통찰력 있는 사람이라…
나비아:
아무리 부정하고 싶어도 점점 이 추측을 받아들여지게 돼…
여행자:
아무래도 잘 아는 사람이니까요
페이몬:
추측만 하는 것도 방법은 아니지. 우리에겐 그게 있잖아!
여행자:
「생트」 제조소의 위치요
나비아:
응… 마르시악 말처럼 무턱대고 쳐들어가는 건 아주 위험하지만, 현재로선 유일한 방법이야…
나비아:
지금 우리가 가진 정보로는 범인을 「고발」하기에 한참 부족해
티에리:
나비아 아가씨, 여기 계셨군요. 허억… 헉… 찾고 있었습니다
페이몬:
응? 그 경비대 사람이잖아? 무슨 일인데?
티에리:
여러분이 가시자마자 「에리니에스섬」에서 또 「심판」이 열린다는 소식이 들려왔어요!
나비아:
거긴 심판을 위해 지어진 곳이니까 이상할 거 없잖아?
티에리:
아뇨, 문제는 심판의 대상입니다. 타르탈리아였나? 우인단의 집행관이더라고요!
여행자:
「타르탈리아」!?
나비아:
왜 그래, 아는 사람이야?
페이몬:
들어본 정도가 아니라 악연이 아주 깊지
티에리:
「소녀 연쇄 실종 사건」의 범인으로 고발됐다는데, 이거 너무 황당하지 않습니까?
나비아:
어떻게 된 거지? 우리가 조사한 것과 일절 상관없는 사람이잖아
티에리:
저도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급하게 알리러 온 거예요
티에리:
이대로 혐의가 입증되면, 과거의 사건을 조사하려 해도 경비대의 도움을 받을 수 없을 겁니다
나비아:
그래… 범인은 이미 잡혔다고 생각할 테니까…
티에리:
네, 칼라스 님의 결백을 증명하기 훨씬 복잡해지겠죠
나비아:
알겠어. 어떡할까, 파트너? 우리에겐 아직 결정적인 증거가 없는데…
페이몬:
으, 음…
여행자:
흩어지죠
나비아:
그게 무슨 소리야?
나비아:
하하하, 역시 내 파트너야. 자신감이 넘치네!
나비아:
소녀 연쇄 실종 사건의 심판인 만큼 상대의 신경은 온통 오페라 하우스 쪽에 쏠려있을 테고, 뒤를 신경 쓸 겨를은 없겠지…
나비아:
절호의 찬스야…. 그럼 그렇게 하자. 난 오페라 하우스로 가서 「고발」로 시간을 끌어볼게
나비아:
하지만 지금의 단서로는 절대 이길 수 없으니, 네가 결정적인 증거를 가져오길 기다릴게
여행자:
걱정 마요
페이몬:
전에 심판에서 네가 우릴 도운 것처럼 말이지!
마르시악:
아가씨, 저희도 동행하게 해주십시오
실버:
전 준비됐습니다
나비아:
마르시악, 실버, 너희가 왜 여기에 있어!?
마르시악:
푸아송 마을을 떠나시는 걸 보고, 도움이 필요하실 거라 생각했습니다
마르시악:
저희가 곁에서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드리겠습니다
나비아:
하하, 고마워, 바로 출발하자! 그럼 페이몬, 여행자. 오페라 하우스에서 봐!
페이몬:
응, 거기서 봐!
조사의 결론을 내기도 전에 오페라 하우스가 새로운 죄인을 심판의 자리에 세웠다. 이제 나비아와 흩어져서 최선을 다해 진실을 찾는 수밖에 없다…
페이몬과 대화하기
페이몬:
드디어 찾았다. 근데 이게 진짜 「생트」 제조소 입구라고? 진짜 눈에 잘 안 띄게 생겼네…
페이몬:
하긴, 중요한 곳이니까 분명 이런저런 보안 장치가 있을 거야
페이몬:
지금쯤 나비아는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열심히 변론 중이겠지…?
오페라 하우스에 범인 지목하러 가기
같은 시각, 「에피클레스 오페라 하우스」에서는…
느비예트:
한 번 더 질문드리겠습니다, 타르탈리아 씨
느비예트:
「소녀 연쇄 실종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혐의를 받아들이시겠습니까?
「타르탈리아」:
솔직히 복잡한 심판 절차 같은 건 잘 모르겠고, 왜 나한테 생뚱맞은 죄명을 씌운 건지도 모르겠지만
「타르탈리아」:
피고발인은 결투로 결백을 증명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타르탈리아」:
한마디로 죄를 받아들이면 결투 대리인 클로린드와 신나게 싸울 수 있다는 거지?
「타르탈리아」:
이것 참 거절하기 힘든 제안인데?
「타르탈리아」:
저번에 사적으로 대결했을 땐 전력을 다하지 않은 게 느껴졌거든. 재미없게
푸리나:
넌 실종 사건의 용의자라고. 싸움이나 하라고 법정에 부른 줄 알아?
「타르탈리아」:
오? 우리 물의 신님께서 오페라 하우스의 규칙을 알려주고 싶으신 것 같네
「타르탈리아」:
전 격렬한 전투로 배우는 걸 선호하는데, 한번 해보시겠습니까?
푸리나:
앗, 아, 아니, 난 그런 뜻이 아니라…
느비예트:
하아,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듯하군요
느비예트:
한 번 더 설명하죠. 이번 심판의 목적은 「소녀 연쇄 실종 사건」의 범인을 찾는 겁니다…
나비아:
저 자는 사건과 무관해요! 범인은 따로 있어요!
놀란 관객:
응? 무, 무슨 일이지?
의심하는 관객:
또 저 사람이야?
확신에 찬 관객:
그러게, 우인단 집행관이 범인일 리 없다니까
느비예트:
나비아 씨, 이걸로 두 번째군요. 지난번엔 결정적인 증인을 데려오셔서 당신의 행동을 묵인했습니다만
느비예트:
이는 법정 질서에 어긋납니다. 당장 「법정 모독죄」로 당신을 고발할 수도 있죠
나비아:
설마 제가 이곳에서 벌어지는 촌극에 일말의 경외심을 가질 거라 생각하는 건 아니죠?
나비아: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요. 전 「소녀 실종 사건」의 진범을 고발하러 왔어요
나비아:
제 고발이 성립되면 타르탈리아 씨는 무죄가 되는 거죠?
「타르탈리아」:
음? 내 무죄를 증명해 주겠다며 나서는 사람이 있잖아? 재밌군. 마침 법률이니 뭐니 지루해지던 참이었거든. 고맙게 됐어
「타르탈리아」:
그럼 난 이제 가봐도 되지, 심판관 나으리?
느비예트:
…그렇다고 용의자 신분을 벗은 건 아니니 일단 관객석에 앉아 계십시오
느비예트:
그래서 나비아 씨, 누굴 고발하겠다는 거죠?
나비아:
제가 고발할 사람은…
나비아는 여행자 일행이 제공한 조사 분석 정보를 곰곰이 떠올리며 용의자가 마르셀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나비아:
카브리에르 상회의 회장, 마르셀입니다!
의아해하는 관객:
뭐? 무슨 상회? 처음 들어보는데
생각에 빠진 관객:
아~ 알지, 알지. 근데… 거긴 가시 장미회와 형제 조직이지 않나?
고조된 관객:
오호, 배신이구나!
느비예트:
누군가를 고발하는 건 매우 엄숙한 문제입니다. 그만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죠
느비예트:
고발이 성립되지 않는다면 무고죄란 죄명을 쓰게 될 겁니다. 그래도 고발하시겠습니까?
나비아:
네
느비예트:
그렇다면 고발 성립입니다. 나비아 씨와 대리인분들은 자리에 서주시기 바랍니다
느비예트:
경비대는 당장 마르셀 씨에게 심판 참석을 요청하십시오
얼마 후 마르셀이 당혹감과 놀라움이 뒤섞인 얼굴로 「피고발인」 위치에 섰다
느비예트:
마르셀 씨, 대리인은 따로 없으신 거 맞습니까?
마르셀:
아… 죄송합니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되네요
마르셀:
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나비아가 뭔가 오해한 것 같군요
느비예트:
좋습니다. 양측 모두 자리했으니, 고발 측은 발언을 시작하십시오
나비아:
이 일은 우선 3년 전에 발생한 「불명예의 칼라스」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나비아:
그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야만 모든 「소녀 연쇄 실종 사건」을 연결할 수 있어요
마르셀:
설마 칼라스 씨 사건을 내가 벌인 거라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마르셀:
내겐 그럴 이유가 없어. 칼라스 씨는 내 은인이기도 하고, 그때 당시 나도 너도 총성을 듣고서야 달려갔잖니
마르셀:
내게 혐의가 있다면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다 용의자겠구나?
푸리나:
지, 지금 그걸 말할 단계는 아닌 것 같은데? 나조차도 기억이 잘 안 나는데… 그 사건을 모르는 관객도 있을 거라고
나비아:
맞습니다, 심판관님. 현장에 있는 분들이 사건을 제대로 파악하신 후에 제 결론을 들려드릴게요
느비예트:
좋습니다. 그럼 제가 「법률 집행청」에서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사건을 진술하겠습니다
느비예트:
사건 당일, 가시 장미회와 그 손님들은 카브리에르 상회 소유의 장원에서 연회를 열었습니다
느비예트:
그리고 연회 도중, 모든 손님이 밖에서 울린 두 발의 총성을 들었죠
느비예트:
현장에 도착한 사람들은 손에 총을 쥔 용의자 칼라스와 총을 맞고 사망한 자크를 발견했습니다
느비예트:
경비대는 현장에서 다른 총기를 발견하지 못했기에, 용의자의 첫 번째 총알은 빗나갔고 두 번째 총알이 피해자를 사망케한 거라 판단했죠
느비예트:
용의자는 이를 부정하지 않았으며, 항변 또한 거부하고 결투로 명예를 증명하고자 했습니다
느비예트:
그리고 결투 중, 용의자는 결투 대리인 클로린드에게 패배해 사망했습니다
느비예트:
이상입니다
나비아:
(살의를 가진 쪽은 아버지가 아닌 자크였어. 그리고 자크에겐 총을 쏠 이유가 없었지)
나비아:
(두 발의 총성——첫 발은 자크를 명중했고, 두 번째는 총을 뺏은 아버지가 「제삼자」를 쏘신 거였어)
나비아:
(사건의 배후가 「제삼자」를 물로 만들어서 범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던 거야)
나비아:
진술 감사합니다. 저희도 얼마 전까진 말씀하신 추론이 가장 그럴듯하다고 생각했어요
나비아:
하지만 원시 모태 바다의 물이 사람을 용해할 수 있다는 게 밝혀지고 상황은 크게 변했죠
일행은 그 전 조사로 알게 된 원시 모태 바다의 정보를 토대로 「제삼자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결론을 내렸다
나비아:
사건 현장엔 옷가지들이 남아있었는데, 경비대는 그걸 자크 씨의 분장 도구라 생각했어요…
나비아:
하지만 그건 현장에 제삼자가 있었으며, 그가 용해됐다는 것에 대한 증거였던 겁니다
나비아:
심지어 그날은 비가 내렸죠. 용의자는 빗물로 용해된 흔적을 감출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을 거예요
일행은 그 전 조사에서 들었던 자크 씨 가족의 증언을 토대로, 당시 자크가 칼라스를 해칠 동기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지적했다
나비아:
자크 씨 가족의 증언에 따르면 자크 씨는 그날 칼라스 씨를 죽이려 했습니다
나비아:
그러나 그는 계획을 실행하는 대신 칼라스 씨에게 모든 걸 털어놓고 보호를 요청했죠
나비아:
사건의 배후는 이를 예상했기에 미리 사람을 보냈어요
일행은 칼라스 사건 기록 중 언급된 범행 현장의 수상한 옷들이 제삼자의 것일 거라고 판단했다
나비아:
그 사람은 총으로 자크 씨를 살해했고, 뒤이어 칼라스 씨까지 처리하려 했으나 반대로 총을 뺏기고 말았죠
나비아:
사건의 배후에 의해 그 사람은 물이 되었고, 그렇게 모든 죄를 칼라스 씨에게 뒤집어 씌웠습니다——이게 사건의 진상이에요
깨달은 관객:
그랬구나…
놀란 관객:
원시바다의 물 같은 위험한 물건이 벌써 몇 년 동안이나 사용됐다고?
마르셀:
일리 있어. 이러면 칼라스 씨와 자크 씨의 동기도 설명이 되네…. 둘은 싸운 적이 없었던 거야
느비예트:
마르셀 씨, 당신은 지금 고발된 상황이니, 반박 의견을 내주십시오
마르셀:
아, 하지만 나비아 말이 맞는걸요. 딱히 제가 범인이라는 얘기도 아니었고…
푸리나:
그, 그럼 내가 질문하지. 두 가지 의문점이 있어…
푸리나:
우선, 방금 말한 내용을 증명할 증거는 있어?
나비아:
죄송하지만 아직 못 찾았어요
비웃는 관객:
하하하, 증거도 없었던 거야?
나비아:
지금은 없지만 검증할 수 있어요. 현장에 남아있던 옷을 면밀히 조사하고…
나비아:
그때 실종된 사람들의 기록을 대조해 보면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나비아:
연쇄 실종 사건인 만큼 실종된 게 소녀가 아니라도 경비대에서 주의를 기울였겠죠?
푸리나:
음, 동의해…. 느비예트, 조사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아
나비아:
어쩐지 푸리나의 태도가 평소랑 다른데?
실버:
또 창피당하기 싫은 거겠죠
마르시악:
지난번에 애먼 사람에게 누명 씌울 뻔했으니 좀 더 신중해진 걸지도 모르겠군요
푸리나:
두 번째 질문은 결투에 관한 거야. 만약 네 추리가 맞다면…
푸리나:
칼라스는 어째서 항변하지 않은 거지? 사람이 용해됐다고 말하면 심판에서 반박할 여지가 있었을 텐데?
나비아:
그건 저도 생각해 봤는데, 답은 간단합니다——본인이 원치 않았던 거예요
나비아:
「소녀 연쇄 실종 사건」의 원흉에게 원시바다의 물의 효능은 매우 중요한 비밀이었어요
나비아:
제 아버지 칼라스는 비밀을 밝힐 수도 감출 수도 있었죠…
나비아:
그 당시 가시 장미회는 매우 불안정했고, 아버지의 명예도 무너진 상태였어요. 중요한 단서를 밝혀도 범인을 잡을 거란 보장은 없었죠…
나비아:
——단, 저를 지킬 수 없다는 건 확실했어요
마르시악:
보스께서 직접 말씀하셨습니다. 아가씨께서 「소녀 실종 사건」의 목표가 되셨다더군요
푸리나:
뭐!?
나비아:
비밀이 공개됐다면 범인은 가시 장미회와 정면으로 부딪혔을 테고, 저뿐만 아니라 조직 내 다른 사람들도 위험했을 거예요
나비아:
후에 경비대에서 사건을 해결하고 가시 장미회의 명예를 되찾아줬을지도 모르지만요…
나비아:
그게 다 무슨 소용이죠? 그게 목숨을 지킬 수 있나요?
나비아:
이 오페라 하우스의 「정의」를 조금이라도 신뢰할 수 있었다면, 아버지가 가시 장미회를 설립할 일도 없었겠죠!
나비아:
그리고 비밀을 감춘 건 계속해서 서로를 위협하며 교착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예요
나비아:
제가 가시 장미회를 이어받으면 절 없애긴 더 힘들어질 테고, 저도 더 많은 시간을 벌 수 있으니까요
나비아:
그리고 진실을 알아내 모든 준비를 마치면, 오페라 하우스가 아닌 제가, 진실과 명예를 아버지께 돌려드릴 겁니다!
푸리나:
그 말은… 칼라스가 일부러 죽었다는 거야?
나비아:
맞아요
푸리나:
증거는 있어?
나비아:
물론이죠
나비아:
——그건 바로 그때 당시 아버지의 상대였던 클로린드입니다
클로린드:
……
나비아:
난 네 사과도, 죄책감도, 보호도 필요 없어. 나한테 떳떳할 필요도 없고
나비아:
하지만 아버지한테 부탁받은 게 있으니, 아버지한텐 떳떳해야겠지
푸리나:
어, 그러니까… 결투 중에 칼라스가 죽길 원하는 게 느껴졌어?
클로린드:
네, 그렇습니다
클로린드:
결투 대리인으로서 전 수많은 전투를 치러왔고, 불명예스러운 자들의 목숨을 수도 없이 베어왔습니다
클로린드:
그 과정에서 생명을 향한 다양한 갈망을 보았습니다. 뜨거움, 확고함, 광기, 뒤틀림 등 여러 감정이 느껴졌죠
클로린드:
그렇기에 살려는 자와 죽으려는 자는 한눈에 구분할 수 있어요
클로린드:
결투 대리인의 신분과 명예를 걸고 맹세합니다. 칼라스 씨는 살아 돌아갈 생각이 없었어요
나비아:
……
푸리나:
그렇다면… 난 더 이상 질문 없어. 아무래도 그 사건은 다시 조사해 봐야겠는걸…
느비예트:
동의합니다. 하지만 나비아 씨, 그 사건과 피고발인이 무슨 연관이 있죠?
동의하는 관객:
그래, 훌륭한 발언이긴 했지만…
경악한 관객:
소녀 실종 사건 얘기가 아니었어?
나비아:
두 사건의 연관성은——「타이밍」에 있습니다
나비아:
사건의 범인이 자크 씨와 제 아버지를 죽이려면 두 발의 총성이 울린 후에 움직였어야 해요
나비아:
리니의 심판에서도 사건의 배후가 드러나려던 순간 결정적인 증인이 용해되어 버렸죠
나비아:
만약 범인이 현장에 없었다면,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타이밍을 맞출 수 있었을까요?
나비아:
3년 전 연회에도, 리니의 심판 때도 마르셀 씨가 현장에 계셨죠
마르셀:
어휴, 그것 때문에 의심받은 거였군. 하지만 그래도 아직 이해가 잘 안되는걸
마르셀:
뭐, 익숙해. 나비아 넌 어릴 때부터 충동적이었고 쉽게 감정에 휘둘렸지. 그런 점이 귀엽지만
실버:
감성팔이는 하지 마시죠
마르셀:
음, 그럼 이것만 묻겠네. 일단 방금 그 추리가 사실이라 쳐. 하지만 두 현장에 모두 있었던 사람은 나 말고도 있을 텐데?
마르셀:
그리고 현장에 없어도 정확한 타이밍을 맞출 방법이 있다면? 원격으로 감시하거나 도청할 수도 있지 않나
나비아:
윽…
동의하는 관객:
이 점은 확실히 반박할 수 없지
마르셀:
그럼 넌 이렇게 생각하겠지. 좀 더 조사하면 나 혼자 남을 때까지 범위를 좁힐 수 있다고 말이야
마르셀:
어휴, 가장 아끼던 아이에게 아버지를 죽인 원수라고 지목당하다니, 누군들 가슴이 안 아플까?
마르셀:
하지만 진지하게 임하지 않으면 분명 내가 널 무시한다고 생각할 테니, 어쩔 수 없지. 내 오늘 한 수 알려주마
마르셀:
네 논리의 가장 큰 구멍이 뭔지 아니?
나비아:
…뭐죠?
마르셀:
역시나 「타이밍」이야
마르셀:
난 장사하는 상인이다. 소녀들을 사라지게 할 동기도, 이를 통해 얻을 이익도 없는데, 리스크는 또 너무 크지
마르셀:
난 젊었을 때 고향인 스네즈나야를 떠나 푸아송 마을로 와서 사업을 시작했어. 칼라스 씨의 도움으로 사업은 천천히 궤도에 올랐지
마르셀:
하지만 「소녀 실종 사건」은 내가 폰타인에 오기 전부터 일어났어
나비아:
아…
마르시악:
죄송합니다, 아가씨. 제 실수입니다
나비아:
네 탓이 아니야. 미리 다 준비해둔 거겠지…
마르셀:
또 할 말이 있니? 사업 신청 날짜가 최초의 「소녀 실종 사건」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확인해 볼래?
마르셀:
아니면 입국 기록도 살펴보고, 스네즈나야에 있는 지인들에게 내가 언제 떠났는지도 얼마든지 물어보렴
마르셀:
그러면 갈 곳 잃은 네 고통이 조금은 나아지겠니?
한숨 쉬는 관객:
아무래도 무고한 사람인가 보네
흥분한 관객:
이거 반대로 나비아가 고발당하겠는걸
마르셀:
그 당시 칼라스 씨의 심경에 대한 분석은 나도 동의한다
마르셀:
하지만 지금 네 행동이 아버지의 기대에 어긋난다고 생각하진 않니?
마르셀:
그분은 네가 너 자신만 신경 쓰는 게 아니라 더 면밀하고, 냉정하고, 이성적이길 바라실 거다
마르셀:
네가 타인을 고려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법을 깨닫게 된다면, 네 아버지도 만족하시겠지
나비아:
이건 처음부터 저 혼자만의 일이 아니었어요…
나비아:
제가 사건의 다른 피해자들과 다른 점은 제겐 진실을 파헤칠 힘이 있다는 거예요
나비아:
「생트」 때문에 가정이 무너진 사람들이나 「소녀 연쇄 실종 사건」으로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 또 정의감 때문에 숙청된 사람들까지…
나비아:
제 머릿속에 무수한 이름이 떠오른 것처럼, 여러분 머릿속에도 스쳐 지나간 이름들이 있겠죠…
나비아:
마르셀 씨는 누굴 떠올리셨나요?
나비아:
「바셰」인가요?
마르셀:
……!
나비아:
흥, 역시 그 이름을 아는군요
마르셀:
생판 처음 듣는 이름을 말하길래 조금 놀란 것뿐이다
나비아:
그 말을 기다렸어요
한층 더 깊이 조사하기
조금 전, 사건 배후의 본부 입구
페이몬:
고생고생해서 겨우 안쪽까지 왔네
페이몬:
사건의 범인은 역시 여기 없나 봐
페이몬:
그렇네. 그럼 우리도 우물쭈물하지 말고 가서 도울 수 있게 바로 조사를 시작하자
「본부」 깊은 곳에서 단서 조사하기
페이몬:
이 안에는… 으아, 전부 「생트」야! 원료가 든 병도 있는데, 원시바다의 물이겠지?
여행자:
정말 많다
페이몬:
이것 좀 봐. 「제조 중」, 「제조 완료」, 「샘플」… 으, 잘도 나눠놨네
페이몬:
과일 맛까지 있어
여행자:
이곳에서 「생트」를 만드나 봐
페이몬:
맞아, 확실해!
「본부」 깊은 곳에서 단서 조사하기
페이몬:
이 안엔 뭐가 들었지…? 음, 전부 귀여운 것들이네
페이몬:
분홍색 액세서리, 머리띠, 목걸이, 게다가 화장품 보관함까지 있어…
여행자:
이름이 있어
페이몬:
아, 나도 봤어. 각자 다른 이름으로 구분해 놓은 물건들이 뭘 의미할까?
여행자:
「소녀 실종 사건」의 피해자들 거겠지
페이몬:
뭐!? 그럼 실종자들이… 이곳에 끌려왔다는 거야?
페이몬:
그다음 물로 변한 거라면…
페이몬:
이 많은 상자는… 너무 끔찍해
「본부」 깊은 곳에서 단서 조사하기
페이몬:
여긴 뭐지? 뭔가를 연구하는 곳 같은데
페이몬:
「제16호 실험. 원시바다의 물에 관한 야코브·잉골드의 연구 결과를 검증하고 한 단계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페이몬:
「실험 실패. 원시바다의 물에서 다시 나타난 사람 없음. 22호, 23호, 24호 소녀가 용해됨」…
페이몬:
으아아아악——!
여행자:
진정해, 페이몬
페이몬:
미, 미안, 최대한 진정할게. 이렇게 끔찍한 글은 처음 읽어봐…
페이몬:
어떻게 이런 잔인한 내용을 담담하게 쓴 거지!?
페이몬:
이, 이거 너 줄게. 난 더 못 보겠어
페이몬:
그래서 이 많은 실험을 한 거라니…
페이몬:
용해를 여러 번 반복하면 방법을 찾을 거라고 생각한 거야!? 정말 미쳤어!
페이몬:
응? 네가 분수대에서 들은 그 이름이잖아? 용해의 목격자였지?
페이몬:
뭐? 바셰가 실험자라고? 이 실험을 한 사람?
페이몬:
그럴 수가…. 그러니까 바셰는 피해자가 아니라 자기 연인을 직접…
페이몬:
아니지, 그럼 구할 이유가 없잖아
여행자:
뭔가 비밀이 있을 거야
페이몬:
그, 그래. 아무튼 일단 기록해 둘게
「본부」 깊은 곳에서 단서 조사하기
페이몬:
여길 좀 봐, 뭐가 적혀 있는데? 뭔가 단서가 있지 않을까?
페이몬:
음… 칼라스? 나비아의 아버지잖아? 아무래도 칼라스에 대한 보고서 같은데
여행자:
과거의 사건과 연관이 있을 거야
페이몬:
보자, 보자. 음, 응! 맞아, 자크가 임무를 완수하지 못할 것 같으니 자크와 칼라스를 죽일 사람이 필요했대…
페이몬:
이게 「제삼자」가 있었다는 증거가 되겠지?
여행자:
또 뭐라고 적혀있어?
페이몬:
음… 「칼라스가 조직 내부에 전파한 정보가 무엇인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페이몬:
「끈질긴 녀석 같으니. 설사 약속을 지킨다 해도 주도권은 녀석에게 있다」
페이몬:
「녀석은 언제든지 우리를 상대할 준비가 끝난 것이다. 해결 방법은 녀석을 없애는 수밖에 없다」
페이몬:
「그래, 사람을 보내 제거하자. 나비아만 건드리지 않는다면 놈이 절대 폭로하지 않을 것이다」
페이몬:
아무래도 누구랑 주고받은 편지의 일부 같은데…
여행자:
오래전부터 계획하고 있었구나
페이몬:
응, 하나같이 나쁜 놈들이야
「본부」 깊은 곳에서 단서 조사하기
페이몬:
물이 가득 차 있는 거대한 곳이 있어!
여행자:
원시 모태 바다의 물일 거야
페이몬:
응, 여긴 「생트」 제조소니까, 이 안에 든 건 원료인 거겠지?
페이몬:
물을 섞으면 「생트」가 되고, 이대로 사용하면 사람을 물로 용해하는 거야
페이몬:
좋았어, 기록해 둘게!
페이몬과 함께 단서 분석하기
페이몬:
볼만한 건 한 번씩 본 것 같아. 우리가 추측한 것과 비슷한걸. 근데…
여행자:
「바셰」가 누구지…
페이몬:
그러니까, 바셰가 누군지 알 수 있는 증거가 없어
페이몬:
느비예트가 알아내지 못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네. 바셰에 관한 모든 걸 없앴나 봐…
페이몬:
그럼 이 증거들을 가지고 오페라 하우스에 가봤자 범인을 지목할 수 없잖아
페이몬:
응, 여기서 포기할 순 없지!
「바셰」와 관련된 단서 찾기
페이몬:
난 이쪽을 찾을 테니, 넌 저쪽을 찾아봐. 이것저것 자세히 살펴보면 분명 뭔가 나올 거야
얼마 후…
페이몬:
하아, 아무것도 없어. 증거가 없을 거면 간식이라도 있을 것이지…
여행자:
페이몬, 찾았어
페이몬:
뭐, 정말!? 나도 볼래!
페이몬:
「비녜르」, 이건 바셰의 연인의 이름이잖아!
페이몬:
그럼 이건 비녜르의 노트인가? 어디 보자…
페이몬:
음, 평범한 연애 일기 같은데? 달달한 내용을 보니 비녜르가 더 불쌍해…
페이몬:
한 페이지 가득하네. 다 그어버린 걸 보니 마음에 안 들었나 본데?
페이몬:
마지막에 남은 이름은…
페이몬:
「마르셀」!?
페이몬:
그럴 리가. 마르셀은 나이가 많던데. 바셰와 비녜르의 아들이라면, 소녀 실종 사건이 그 정도로 오래됐다는 거야?
페이몬:
이, 이봐! 난 아직 모르겠다구!
결정적인 증거를 찾은 일행은 최대한 빠르게 「에피클레스 오페라 하우스」로 향했다…
마르셀에게 추궁하기
나비아:
마르셀 씨는 누굴 떠올리셨나요?
나비아:
「바셰」인가요?
마르셀:
……!
나비아:
흥, 역시 그 이름을 아는군요
마르셀:
생판 처음 듣는 이름을 말하길래 조금 놀란 것뿐이다
나비아:
그 말을 기다렸어요
페이몬:
우리 왔어! 나비아!
나비아:
역시 내 파트너! 제시간에 올 줄 알았어!
느비예트:
절차에 어긋나는 일이 대체 몇 번이나 일어나는 건지…
푸리나:
괜찮잖아, 느비예트. 저렇게 자신 있는 걸 보면 그만큼 결정적인 증거를 찾은 거 아니겠어?
여행자:
바셰를 모른다고 하셨죠…
여행자:
그야 「바셰」는 바로 당신이니까요!
마르셀:
……!
페이몬:
네 아지트를 조사해 봤어. 우린 다 알고 있다고!
페이몬:
넌 용해된 연인 비녜르를 되돌리기 위해 계속해서 소녀들로 인체 실험을 진행했어
페이몬:
마르셀이라는 가짜 신분까지 만들어서 바셰와 관련된 모든 걸 없앴지!
푸리나:
그랬구나. 오페라에서도 이 정도로 잔인한 악당은 거의 없었는데…
푸리나:
그럼 마르셀의 동기도 설명이 되겠어…
나비아:
방금 당신이 말한 「타이밍」 이론은 더는 성립되지 않아요
나비아:
마르셀, 당신의 패인이 뭔지 알아요?
마르셀:
……
나비아:
사라진 연인에게 집중하느라 다른 사람들을 둘러보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나비아:
그래서 우리의 변화와 성장을 알아채지 못했죠
마르시악:
아가씨를 향한 보스의 기대도 읽어내지 못했고요
실버:
그리고 우리의 각오도요
마르셀:
너희의… 각오라… 흐… 흐흐흐흐…
느비예트:
마르셀 씨, 더 하실 말씀이 있다면 하십시오. 없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겠습니다
마르셀:
나라고… 그러고 싶었을까!
마르셀:
주변을 보라고? 왜? 그러는 너희는? 내 고통을 느껴 본 적 있나? 눈앞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지는 그 고통을!
마르셀:
누구도 날 도와주지 않았어. 믿어주는 사람조차 없었지! 수십 년 전, 법률 집행청에서 그러더군…
마르셀:
…사람이 어떻게 물이 되냐고, 사고의 후유증으로 내가 미친 거라고. 비녜르의 죽음은 그렇게 모두에게 잊혔지!
마르셀:
하, 이젠 알겠지? 다 늦었어! 물이 되어버린 사람들은 돌아올 수 없다고!
마르셀:
다 너희 때문이야. 겉만 번지르르한 심판으로 정의를 추구하고 어처구니없는 촌극을 벌이느라 평범한 사람의 고통엔 귀 기울이지 않았잖아!
마르셀:
비녜르는 죽었어! 난 그녀와 약속했단 말이다. 어딜 가든 늘 함께하겠다고!
마르셀:
하지만 난 폰타인 사람이 아니야. 난 용해될 수가 없단 말이다!
페이몬:
으악, 원시바다의 물을 마신 거야!?
마르셀:
용해가 안 돼, 용해가 안 돼, 용해가 안 된다고!
마르셀:
봤지? 난 따라갈 수 없어. 불가능하다고…. 그러면 그녀를 되돌릴 수밖에 없잖아?
마르셀:
하지만 결국 칼라스 그 교활한 놈의 계략에 빠졌구나…
마르셀:
평생을 조심했는데, 그 녀석의 멍청한 딸에게 당하다니, 하하하, 하하하——!
느비예트:
피고발인의 정신 상태가 온전치 못한 듯하니, 경비대는 즉시 제압하십시오
마르셀:
오지 마! 가까이 오지 마. 난 비녜르를 구해야 해.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마르셀:
비녜르, 비녜르…
마르셀:
날 탓하지 말아 줘, 날 탓하지 마… 난 그저 약속을 지키고 싶었던 것뿐이야…
느비예트:
심판 결과가 나온 듯하군요. 나비아 씨의 고발이 성립되었으니, 타르탈리아 씨에 대한 고발은 더 이상 성립되지 않습니다
「타르탈리아」:
하아, 뭐, 상관없지. 지루하던 참이었는데, 재미있는 변론도 봤고, 기분도 좋으니까
느비예트:
「소녀 연쇄 실종 사건」의 진상을 재구성하기 전에, 여행자은(는) 증거를 경비대에 제출해 주십시오
느비예트가 증거 정리를 마쳤다…
느비예트:
마르셀의 본명은 바셰로, 연인 비녜르와는 모험가 파트너였습니다
느비예트:
과거 물속을 탐색하던 도중, 원시바다의 물에 접촉한 비녜르는 바셰의 눈앞에서 용해됐죠
느비예트:
바셰는 누군가의 도움으로 원시바다의 물의 존재를 알게 됐고, 비녜르를 되돌리기 위해 소녀들을 납치해 연구했습니다
느비예트:
범죄자의 신분을 감추기 위해 그는 「마르셀」이란 가명으로 푸아송 마을에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느비예트:
이후 연구 과정 중에 희석된 원시바다의 물이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한다는 걸 알아냈고, 「생트」를 판매하기 시작한 겁니다
느비예트:
하지만 연구 자금을 모으고 연구를 이어가던 도중 가시 장미회와 충돌이 발생했죠
느비예트:
오랜 분쟁 끝에 그는 연회를 열어 가시 장미회의 회장 칼라스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느비예트:
그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으나 범행자를 용해하는 방법으로 칼라스를 용의자로 만드는 데 성공했죠
느비예트:
그리고 얼마 전, 바셰는 같은 수법으로 소녀 실종 사건을 리니에게 뒤집어씌우려 했습니다
느비예트:
그러나 계획은 실패했고 원시바다의 물이 공개되는 바람에 바셰는 허점이 드러났고, 결국 고발당했습니다
느비예트:
이상, 베일에 싸여 있던 「소녀 연쇄 실종 사건」의 전말입니다
관객:
(박수 소리)
느비예트:
그럼, 바셰 씨의 최종 판결은 「계시 판결 장치」에 맡기겠습니다
모두가 「계시 판결 장치」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느비예트:
「계시 판결 장치」의 심판 결과에 따라, 「바셰」 씨에게——
느비예트:
유죄를 선고합니다
마르셀:
……
푸리나:
경비대, 바셰를 끌고 가!
흥분한 관객:
좋았어! 자업자득이지!
여운이 남은 관객:
「소녀 연쇄 실종 사건」도 드디어 막을 내리는 건가…
감탄한 관객: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했네. 범인이 저런 성인군자 같은 얼굴일 줄 누가 알았겠어
페이몬:
다행이야! 우리가 도움이 됐어!
페이몬:
무고한 사람을 그렇게 많이 해친 녀석이 드디어 벌을 받네
페이몬:
응? 왜 그래?
여행자:
나비아…
나비아:
……
실버:
아가씨, 정말 잘하셨습니다
마르시악:
보스께서 바라시던 순간이군요, 아가씨. 이제 한숨 돌리셔도 됩니다
나비아:
응… 드디어 끝났네. 다 너희와 파트너 덕분이야
나비아:
봤죠, 아버지? 저도 가시 장미회를 잘 이끌고 있다구요…
「타르탈리아」:
이거 참, 멋진 공연이었어. 진범은 잡혔고, 누명도 벗었고, 최고의 결말이네~
「타르탈리아」:
이런 훌륭한 공연을 보게 해줬으니 애먼 사람 잡은 건 봐줄게. 그럼 난 볼일이 있어서 이만…
느비예트:
잠깐 기다리십시오, 타르탈리아 씨
「타르탈리아」:
음? 무슨 일이지? 내 분량은 끝난 줄 알았는데
느비예트:
이번 심판은 당신 때문에 열린 거니 절차에 따라 당신에게도 판결을 내려야 합니다
「타르탈리아」:
어이, 어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진범은 잡혔으니 나 같은 조연은 이만 빠져줘야 하는 거 아닌가?
느비예트:
줄곧 존재해 온 규칙이니, 폰타인의 법을 따라 주시길 바랍니다
「타르탈리아」:
알겠어, 정말 번거롭네. 저기 서면 되는 거지? 빨리 좀 끝내줬으면 해
느비예트:
…공개 심판의 결과에 따라 타르탈리아 씨는 소녀 연쇄 실종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이 증명됐습니다
느비예트:
범인은 바셰 씨이므로 타르탈리아 씨는 무죄 판결을 받아야 마땅하죠
느비예트:
그럼… 「계시 판결 장치」에 최종 판결을 맡기겠습니다
느비예트:
흠…
느비예트:
「계시 판결 장치」의 심판 결과에 따라, 「타르탈리아」 씨에게——
느비예트:
…유죄를 선고합니다
페이몬:
뭐라고!?
「타르탈리아」:
이봐, 무슨 그런 질 나쁜 농담을… 방금 무죄일 거라고 했잖아
「타르탈리아」: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기계가 고장 난 거 아닌가?
확신에 찬 관객:
뭐지? 「계시 판결 장치」와 최고 심판관님의 판결이 다른 경우는 처음 봐…
생각하는 관객:
우인단 집행관이라 악행을 잔뜩 저질러서 「계시 판결 장치」가 다른 죄목으로 정의 실현을 한 거 아냐?
의심하는 관객:
하지만 이번 건은 소녀 연쇄 실종 사건인데? 관련 없는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내릴 리는 없잖아?
느비예트:
「계시 판결 장치」의 판결 결과에 따라 우리는 「유죄」 판정을 받아들이겠습니다
느비예트:
경비대는 절차에 따라 공무를 집행하십시오
movie
「타르탈리아」는 판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는 심판 절차에 협조하는 걸 거절했지만, 이미 경비 장치가 주위를 에워싸고 있었다. 「타르탈리아」는 사안의 힘으로 경비 장치에 맞섰고, 경비 장치는 그를 막지 못했다. 그가 「마왕 무장」을 발동하려는 순간 최고 심판관 느비예트가 손을 올렸고, 강제로 이 상황을 마무리 지었다
느비예트에게 상황 묻기
페이몬:
이봐, 느비예트. 대체 어떻게 된 거야! 타르탈리아는 누명을 벗은 거 아니었어?
느비예트:
죄송합니다. 저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지만, 폰타인 법정 최초의 규칙에 따라 최종 판결은 「계시 판결 장치」를 기준으로 합니다
느비예트:
전 그저 공무를 집행한 것뿐입니다. 「계시 판결 장치」가 어째서 그런 결론을 내렸는지는 저보다 더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야겠죠
푸리나:
아… 왜, 왜 날 보는 거야? 나, 난 모르는 일이라고…
푸리나:
이,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내가 어떻게 알았겠어? 날 그렇게 보지 말라니까…
놀란 관객:
푸리나 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지…?
생각하는 관객:
푸리나 님도 모르신다고? 그럴 리가, 「계시 판결 장치」를 만든 장본인이시잖아?
의심하는 관객:
맞아. 이 판결 믿어도 되는 거야? 이렇게 제멋대로인 게 「정의」라고?
푸리나:
……
푸리나:
흠흠… 내 관객들아, 설마 정말 그런 황당한 오판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방금의 판결이 정말 실수이고 사고일까?
푸리나:
설마… 어떻게 된 일인지 내가 모를 거라 생각한 건 아니겠지?
페이몬:
으… 방금 전까지 딱 그랬으면서
푸리나:
이렇게 된 이상 전부 말하는 수밖에. 방금은 「극적인」 요소를 극대화하기 위한 연출이었어. 내 반응도 마찬가지고
푸리나:
각본 없는 연극이 없듯이, 모든 게 다 예상대로야. 「계시 판결 장치」는 곧 「정의」의 화신, 절대 근거 없는 판결을 내리지 않지!
푸리나:
타르탈리아가 소녀 연쇄 실종 사건과 무관하다고 느껴지는 건 표면적인 것에 현혹됐기 때문이야…
푸리나:
그의 행적과 위험성은 가늠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어!
푸리나:
시간이 증명해 줄 거야! 언젠간 너희도 이 몸의 깊은 뜻을 깨닫고 오늘의 판결이 옳았음을 알게 되겠지! 하하하!
푸리나:
…자, 궁금증이 남았겠지만 오늘의 연극은 막을 내릴 때가 된 것 같네. 주연으로서 가장 먼저 퇴장하는 것도 내가 돼야겠지. 그럼, 이만
느비예트:
…흥, 저 녀석은 결국 도망을 택한 건가
페이몬:
어… 그 말은, 방금 물의 신이 한 말은 믿을 필요 없다는 거지
느비예트:
네. 억지로 태연한 척했지만, 본인도 이유를 잘 모를 겁니다
여행자:
체면을 전혀 안 지켜주시네요…
느비예트:
제 개인적으로 이 사건을 조사할 예정이니 걱정 마십시오. 약속했듯이 누명을 썼다면 반드시 벗겨드리겠습니다
페이몬:
응, 타르탈리아가 좀 불쌍하지만 널 믿을게
페이몬:
그 녀석, 나쁜 짓을 많이 했으니까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라 예상했겠지?
오페라 하우스 떠나기
에스몬드:
이봐, 뭐 하는 짓이야! 어서 녀석을 막아!
마르셀:
여행자! 이봐! 여행자!
페이몬:
으엑! 마르셀이잖아? 또 뭘 하려고?!
에스몬드:
저항하면 형이 가중될 줄 알아!
마르셀:
아니, 잠깐만요. 여행자에게 할 말이 있습니다. 도망치려는 게 아니에요. 부탁입니다. 잠깐이면 됩니다…
느비예트:
들어보도록 하죠
마르셀:
감사합니다…
마르셀:
호송되던 도중에 갑자기 떠올랐어…. 너희들, 「바셰」란 이름을 어떻게 안 거지?
마르셀:
난 모든 기록을 깨끗이 지웠어. 그럼 남은 가능성은 딱 하나인데…
에스몬드:
사건 얘기를 왜 해? 당신은 이미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고…
마르셀:
뭐…? 정말이야? 그녀를 만났다니… 대체 어떻게, 어떻게 한 거지?
마르셀:
루키나 분수? 줄곧…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었다고? 그럼 나는 대체…
마르셀:
제발 부탁 드립니다. 그녀가 있는 곳으로 가서 한 번만 만나게 해주세요. 제 생의 마지막 부탁입니다. 이후에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요…
에스몬드:
…적당히 해. 중범죄자가 뭔 부탁이 이렇게 많아?
페이몬:
흥, 내 말이. 극악무도한 범죄자의 부탁을 왜 들어줘야 하는데?
느비예트:
그게 당신의 생명만큼 중요한 부탁입니까?
마르셀:
네, 아뇨, 제 생명보다 더 중요합니다…
느비예트:
인간은 정말 정신적인 요구를 위해 생명의 본능을 등질 수 있는 겁니까…
느비예트:
좋습니다. 그 부탁을 들어 드리죠
에스몬드:
최고 심판관님, 하지만 그랬다가…
느비예트:
저도 같이 갈 테니 범인이 도망칠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에스몬드:
네… 알겠습니다. 느비예트 님이 계신다면 마음이 놓이죠
마르셀: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마르셀과 분수 광장으로 가기
마르셀:
여기라고…? 여기에서 어떻게 뭘 해야 그녀를 만날 수 있는 거지?
페이몬:
맞아, 그걸 마셨더니 나도 그 소리가 들렸어. 아까 무대에서 잔뜩 마셨으니까 아마 너도…
물의 정령?:
「바셰」…
마르셀:
!!
페이몬:
맞아, 이 소리야! 너도 들리는구나?
마르셀:
비녜르! 나야! 바셰라고, 비녜르!
물의 정령?:
「바셰」… 「바셰」…
마르셀:
그래, 나 여기 있어… 어디 있는 거야, 비녜르, 내가 지금 당장 찾으러 갈게…
페이몬:
자, 잠깐! 조심해, 이봐…!
또 익숙한 목소리가 당신의 의식을 부르고 있다
「비녜르」와 대화하기
마르셀:
비녜르… 너야? 나야, 비녜르… 나 바셰야…
물의 정령?:
바셰… 왜 왔어. 내가 말했잖아… 오지 말라고…
물의 정령?:
많이 늙었구나. 시간이 얼마나 지난 거야?
마르셀:
벌써… 20년도 넘었어. 네가 떠난 그날부터 20년 넘게 견뎌왔다고
마르셀:
그동안 널 되돌리기 위해서만 살았어…. 다른 건 내게 아무 의미도 없었지…
마르셀:
아, 난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내 마음을 너에게 전할 날이 올 줄이야…
마르셀:
비녜르… 넌 내 전부야. 너 없이 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어…
물의 정령?:
나는… 바셰, 네가 없었으면 좋겠어
마르셀:
그게… 무슨 말이야?
물의 정령?:
너만 없었다면 난 법 공부를 마치고 일류 「대리인」이 됐을지도 몰라…
물의 정령?:
너만 없었다면 난 화가의 꿈을 이어가며 언젠가 멜모니아궁을 내 그림으로 채웠을 거야…
물의 정령?:
네가 없었다면… 최소한 엄마 곁을 지켰을 텐데. 홀로 외롭게 눈물을 흘리며 돌아가시게 두지 않았겠지…
물의 정령?:
다 너의 이기심 때문이야, 바셰. 다 너 때문이라고
마르셀:
뭐…? 잠깐, 넌 비녜르가 아니야…. 넌 누구냐!?
물의 정령?:
맞아, 난 비녜르가 아니야. 나는… 「희생양」이지
물의 정령?:
네 손에 죽은 소녀들의 의식은 육체와 함께 사라져 원시바다로 돌아왔어
물의 정령?:
우리의 의식은 바닷속을 돌고 돌아 바다에 모여든 물줄기처럼 하나가 됐지
물의 정령?:
난 클라리스이자 리모니이며, 아즈나이지만…
물의 정령?:
비녜르는 아니지
마르셀:
어째서… 그럼 비녜르는?
물의 정령?:
널 만나고 싶지 않대. 그녀의 모든 의식이 널 피하고 있어
물의 정령?:
네 이기심이 불러온 결과야. 넌 우리의 삶을 앗아간 주제에 그녀를 위해 뭐든 하겠다 말했지…
물의 정령?:
하지만 정작 비녜르가 그걸 원하는지, 이런 너에게 실망하지 않을지는 미처 생각을 못 했나 봐?
마르셀:
나는… 나는…
물의 정령?:
넌 거짓말쟁이이자 살인마이고, 자아도취에 빠진 겁쟁이야
물의 정령?:
하지만 절대 비녜르가 사랑하는 사람은 아니지
물의 정령?:
네가 죽인 첫 번째 소녀의 의식이 비녜르와 융합된 순간부터 그녀는 널 증오했어
여행자:
(이곳에서 처음 만났을 때 봤던 것도 비녜르가 아니었구나. 마르셀을 이곳으로 유인하기 위해 날 이용한 건가…)
마르셀:
아니야… 비녜르가 날 증오하다니… 제발… 제발 비녜르를 만나게 해줘…
물의 정령?:
아직도 모르겠어? 내가 날 찾으러 오지 말라고 했었지. 그게 진짜 비녜르의 뜻이야. 널 만나길 거부하고 있으니까…
물의 정령?:
하지만 다른 뜻도 있어. 너에 대한 마지막 연민이랄까
물의 정령?:
네가 이곳에 오면… 「우리」가 널 놓아주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거든
물의 정령?:
「바셰」… 「바셰」… 「바셰」… 「바셰」… 「바셰」… 「바셰」… 「바셰」… 「바셰」… 「바셰」… 「바셰」… 「바셰」…
비녜르:
「죽어버려」
마르셀:
으아아아아악——————————
이후 경비대는 혼을 뺏겨버린 듯한 소녀 연쇄 실종 사건의 범인, 마르셀을 발견했다.
하지만 결국 의사는 그가 극도의 공포를 느껴 죽은 거라고 진단했다
폰타인성 돌아다니기
그로부터 며칠의 시간이 지났다…
페이몬:
이제야 거리를 천천히 둘러볼 수 있겠네. 이런 한가로운 분위기는 정말 오랜만이야
나비아:
파트너! 오늘 아침 눈뜰 때 기분이 좋더라니, 이렇게 너희를 만나려고 그랬구나!
마르시악:
이런 날씨도 아가씨의 기분을 망칠 수 없나 보군요
실버:
또 뵙게 돼서 기쁩니다
페이몬:
나비아잖아! 안 그래도 며칠 못 봤더니 보고 싶었다구
나비아:
그래? 그 말 믿어줄게. 나처럼 합이 잘 맞고 항상 승리를 가져다주는 파트너는 당연히 소중히 여겨줘야지!
페이몬:
헤헤, 기분이 좋은가 보네. 그동안 뭐 하고 지냈어?
나비아:
하아, 바빠 죽는 줄 알았다니까. 심판이 끝나고 푸아송 마을과 폰타인성을 여러 번 오갔거든…
나비아:
가시 장미회에서 아버지를 위한 추모회를 열어드렸어. 당시엔 명예가 실추된 상황이었으니 추모회를 열어봤자 아무도 오지 않을 거라 했거든
나비아:
이번엔 푸아송 마을 사람들과 소문을 듣고 찾아온 폰타인성 사람들이 추모회에 참여해 줬어
페이몬:
칼라스의 명예가 완전히 회복됐구나. 정말 잘됐다
마르시악:
아가씨께서 줄곧 바라셨던 일이죠
나비아:
하하… 역시 아버지를 믿길 잘했어. 포기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여행자:
행복한 결말이네요
나비아:
그러다 나중에 추모회장을 나오자마자 샤를로트에게 붙잡혔어
나비아:
에휴, 사실 그 애가 올 걸 예상했어. 날 순순히 놔줄 리가 없지
페이몬:
응? 너도 《스팀버드》의 샤를로트랑 아는 사이였어?
나비아:
맞아. 내가 막 가시 장미회 보스 자리에 올랐을 때도 엄청 붙잡고 늘어졌었지…
나비아:
그래서 결국 《깊은 어둠 속의 심장——노란 장미의 비밀》이라는 기사를 냈어
나비아:
날 엄청 멋있게 묘사해 주긴 했더라고, 하하하…. 그때부터 제법 친하게 지내왔지
나비아:
이번에도 친하다는 걸 핑계로 「소녀 연쇄 실종 사건」의 단독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찾아온 거였어
페이몬:
맞아, 안 그래도 「소녀 연쇄 실종 사건」에 관심 있다고 들었거든. 샤를로트도 소원 성취 했네
나비아:
너희가 가장 중요한 단서를 가져오는 부분도 멋있게 써달라고 미리 말해뒀다구
페이몬:
후후, 기대되는걸! 샤를로트의 필력은 믿을 수 있지
나비아:
참, 클로린드에게 식사도 대접했어
페이몬:
뭐? 둘이 화해한 거야?
나비아:
응…. 너희가 「본부」에서 한창 단서를 찾고 있을 때 클로린드가 법정에서 아버지를 위해 증언을 해줬거든
나비아:
덕분에 전세를 좀 역전시킬 수 있었어. 그래서… 음, 계속 어색하게 지낼 수도 없으니까… 이 기회에 화해하자 싶었지
페이몬:
응응~ 잘됐네. 클로린드가 나쁜 사람 같진 않았어. 친구는 많을수록 좋잖아
나비아:
아무튼 드디어 사건이 일단락됐어. 이제 「소녀 연쇄 실종 사건」도 점점 사람들에게 잊혀지겠지
나비아:
아, 그러고 보니 할 일이 하나 더 남아있었네…
페이몬:
뭔데?
나비아:
…아버지께 성묘하러 가려고. 이야기의 「결말」과 「진실」을 들려드려야지
나비아:
여전히 사람들이 아버지를 사랑하고 있다고도 말해드릴 거야…
나비아:
…나도 그렇고
실버:
나비아 아가씨…
마르시악:
그렇고 말고요
여행자:
저도 가도 돼요?
페이몬:
응, 우리도 가고 싶어. 칼라스는 정말 존경스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해
나비아:
좋지, 너희를 소개해 드릴게. 내 파트너들이 없었다면 이런 결말도 없었을 테니까
마르시악:
그럼 바로 출발하시죠. 요즘 날씨가 날씨인 만큼 어두워지기 전에 푸아송 마을로 돌아가야 하니까요…
나비아:
응, 그러고 보니… 요즘 계속 비가 내리네
푸아송 마을 옆 묘지로 가기
나비아:
아버지가 계신 묘지야. 나도 간만에 와보네…
페이몬:
어? 누가 먼저 와있는데… 저건 설마…?
나비아:
……
페이몬:
느비예트잖아? 심판관이 여긴 무슨 일이지…. 엇, 나비아?
느비예트:
…음?
나비아:
……
느비예트:
…미리 양해를 구하고 왔어야 하는데, 미안합니다
나비아:
그런 말 마세요
느비예트:
죄송합니다
나비아:
하아, 사과하지 말란 뜻이었어요
나비아:
아버지께 제가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만… 이 나라의 최고 심판관에게 사과받을 정도까지는 아니라고요
느비예트:
알겠습니다, 그럼 우선 사과는 하지 않겠습니다
나비아:
휴… 역시나 꽉 막힌 분이네요, 느비예트 님은
나비아:
그래서… 무슨 일로 오신 거예요?
느비예트:
음… 그날 이후로 정의란 무엇인지 줄곧 고민했습니다…
느비예트:
인간에게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게 있다는 걸 한때는 믿지 못했죠
느비예트:
아니, 인간이 생물로서의 본능과 생명의 「규칙」에 저항하며 무언가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길 수 있을 거라 믿지 않았습니다
느비예트:
그게 그때 당신의 아버지가 결투장에 오르는 것을 막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고요…
느비예트:
죄가 없는 자가 삶을 포기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세상에 존재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없다고…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느비예트:
하지만 칼라스 씨가 제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버리셨죠
느비예트:
그의 희생이 없었다면 「소녀 연쇄 실종 사건」은 풀리지 않았을 겁니다
느비예트:
칼라스 씨는 가족을 위해, 주변 사람들을 위해, 심지어 자신과 무관한 사람들을 위해… 그런 선택을 하셨죠…
느비예트:
돌이켜보니 그 모든 게… 「정의를 위한」 것이었던 겁니다
느비예트:
생명보다도 중요한… 「정의」 말입니다
느비예트:
저에게 왜 왔냐고 물으셨죠?
느비예트:
칼라스 씨에게 사과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더 빨리 알아차렸어야 했어요
느비예트:
그 사실이… 절 슬프고 괴롭게 했습니다
느비예트:
오페라 하우스의 그 높은 자리에선 역시 많은 게 보이지 않는군요. 그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가시 장미회 여러분
나비아:
어… 음… 전에 화풀이해서 죄송해요
나비아:
당신은… 겉보기엔 차갑지만 속으론 혼자 고민이 아주 많은 타입이었군요? 실버라는 제 부하와 닮았어요…
느비예트:
미안합니다, 제 생각을 표현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요
나비아:
아잇, 사과하지 말라니까요…
페이몬:
나비아랑 느비예트도 화해한 것 같지?
페이몬:
외부인은 일단 빠져주자. 조금 있다 다시 오지 뭐…
나비아와 느비예트의 뒤를 이어, 페이몬과 함께 칼라스에게 애도의 뜻을 표했다
페이몬:
됐다. 성묘는 잘 안 해봤는데, 실수한 건 없겠지?
여행자:
묘지에선 날면 안 돼
페이몬:
뭐? 그런 규칙이 있었어? 그치만… 내가 원래 이런 걸 어떡해…
페이몬:
휴, 나비아가 화내지 않았으면 좋겠네
여행자:
(이걸 진짜 믿다니…)
페이몬:
참, 느비예트가 아직 저기 있는 것 같아. 모처럼인데… 찾아가 볼까? 물의 신은 만나기 힘들지만, 느비예트랑 얘기하는 건 괜찮겠지?
느비예트와 대화하기
느비예트:
아, 두 분이군요. 나비아 씨와 함께 오신 겁니까?
페이몬:
응, 아까 우연히 만나서 우리도 따라왔어
느비예트:
그렇습니까. 제겐 무슨 볼일이시죠?
페이몬:
아… 그게… 평소에 넌 무진장 바쁘잖아.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뭐 좀 물어보려고…
느비예트:
물론입니다. 외부인임에도 폰타인의 중대한 사건을 해결해 주셨으니 보답을 드려야죠
여행자:
원시 모태 바다의 물에 대해…
페이몬:
법정에서 범죄 조직이 그걸 원시 모태 바다의 물이라고 부르던데, 그게 정확히 뭐야?
느비예트:
그렇게 불러도 무방합니다. 바셰의 조직은 상세한 조사를 통해 그 개념을 알아낸 거겠죠
느비예트:
이 별에는 특수한 바다가 있었습니다. 그 바닷물의 수질은 오늘날 우리가 보는 바다와 달랐죠…
느비예트:
티바트의 대다수 생명이 그 바다에서 탄생했습니다. 이 별의 수많은 생명을 낳았다고 할 수 있겠군요
페이몬:
그래서 원시 모태 바다구나…. 제법 맞는 말이네
느비예트:
하지만 그 바다는 더 이상 이 별의 표면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느비예트:
바셰 일행이 발견한 건 특별한 사례이거나 고대의 잔재였을 테죠
페이몬:
그렇구나, 넌 아는 게 참 많네. 그러면 인간… 아니, 폰타인 사람은 어째서 그 바닷물에 녹는 거야?
느비예트:
생명을 창조하고 탄생시킨 원시바다가… 어째서 역으로 생명을 집어삼키는 걸까요…
느비예트:
제 상식에 어긋나는 현상입니다. 폰타인 사람들에게 분명 특별한 비밀이 있을 테죠
여행자:
폰타인에 퍼진 예언에 대해…
느비예트:
해수면이 상승하면 모두 바다에 용해될 것이며, 푸리나만이 남아 눈물을 흘릴 것이고 비로소 폰타인 사람의 죄가 씻겨나갈 것이다…
느비예트:
대충 이런 내용의 예언 말입니까?
페이몬:
맞아, 리니가 말해줬는데 대충 그런 뜻이었어
느비예트:
음,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 예언을 직시할 때가 온 것 같군요
느비예트:
그 예언이 폰타인의 전대 물의 신이 죽기 전에 남긴 말에서 왔다는 소문이 있죠
페이몬:
전대 물의 신이 남긴 예언이라고? 그 얘긴 처음 듣는걸…
느비예트:
해수면 상승과 폰타인 사람의 용해, 벌써 두 가지가 들어맞았으니, 또 다른 징조가 있는지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느비예트:
그러고 보니 푸리나가 그 예언을 무척 신경 쓰는 것 같았습니다. 티바트 곳곳에서 정보를 모으는 것 같더군요
느비예트:
소문이 사실이라면 전대 물의 신이 푸리나에게 남긴 「난제」일지도 모르겠네요
페이몬:
물의 신이… 정말 해결할 수 있을까?
여행자:
「타르탈리아」에 대해…
느비예트:
죄송하지만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느비예트:
하지만 「계시 판결 장치」가 이유 없이 그런 판정을 내놨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페이몬:
뭐? 하지만 넌 그때 무죄 판결을 내렸잖아…
느비예트:
그동안 「계시 판결 장치」가 기계적으로 제 판결을 따라 해 온 게 아니란 걸 잘 압니다
느비예트:
그건 신이 만든 장치로서 「정의」를 향한 사람들의 믿음을 통합해 왔죠
느비예트:
강력한 「판결 에너지」를 생성할 뿐 아니라, 일종의 「자의식」을 갖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느비예트:
그러니까 이번처럼 판결이 엇갈리는 상황은 이미 각오하고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페이몬:
그러고 보니 리니가 그랬어. 「계시 판결 장치」의 코어가 있는 방에서 사람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느비예트:
그런 일이 있었군요…. 제 추측을 뒷받침할 증거가 될지도 모르니 조사 범위에 포함시키겠습니다
느비예트:
어찌 됐든 전 「계시 판결 장치」의 판정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단서를 찾지 못했을 뿐이죠
느비예트:
그때 당시 푸리나의 반응으로 봤을 때 아마 본인도 모를 겁니다. 그래서 그런 허세를 부리며 연기한 거죠
느비예트:
하지만 우리는 조사를 계속할 겁니다. 진실을 찾을 때까지 그 우인단 집행관은 메로피드 요새에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군요
느비예트:
결백이 밝혀진다면 최대한의 보상을 드릴 수 있게 하겠습니다
페이몬:
지금 그 녀석한텐 너랑 있는 힘껏 싸우는 게 최대의 보상일걸…
여행자:
제 가족에 대해…
느비예트:
당신의 가족 말입니까? 또 다른 금발의 여행자라… 죄송하지만 본 적 없습니다
느비예트:
만약 가족분이 폰타인에 오셨다면, 폰타인의 법을 준수하신 덕분에 오페라 하우스와 인연이 없었던 거겠죠
여행자:
더 궁금한 건 없어요
느비예트:
네, 질문에 답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아주 즐거운 대화였어요
느비예트:
좀 더 이곳의 적막감을 즐기다 「멜모니아궁」으로 돌아가야겠군요
페이몬:
느비예트는 정말 바쁘구나. 오늘 일부러 휴가 내고 온 줄 알았는데
느비예트:
죄는 쉬지 않으니, 정의도 쉴 수 없죠. 심판관이란 그런 직업입니다
페이몬:
그래그래, 확실히 그렇지
페이몬:
아, 그러고 보니… 비가 멎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