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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제4막

적토의 왕과 세 순례자


실종된 마을 지킴이
아루 마을 주민 이사크의 의뢰를 받아 사이노와 함께 마을 지킴이에 관한 단서를 찾는다…
현지 주민들에게 물어보기
페이몬:
혹시 실종된 학자들이 어디로 가는지 봤어?
카산:
마을 지킴이를 말하는 거야? 음… 그 사람들이라면…
카산:
얼마 전에 저녁 먹을 때 그중 한 명이 길가에서 버섯과 나무뿌리를 먹네 어쩌네 하고 중얼거리는 걸 봤는데… 그런 걸 함부로 먹으면 안 된다고!
페이몬:
다른 건?
카산:
다른 건… 딱히 없는 것 같아, 미안
현지 주민들에게 물어보기
사이노:
혹시 마을에서 실종된 학자들을 본 적 있어?
샤니:
으아, 정말 매서운 눈빛이네! 딱, 딱 봐도 싸움을 엄청 잘하게 생겼어!
사이노:
말 돌리지 마
샤니:
아, 으응! 마을 지킴… 아니, 미쳐버린 학자들? 마지막으로 봤을 때가 대략 5일 전이네. 난 일찍 자는 편이라 저녁에 일어나는 일은 잘 몰라
샤니:
근데 난 그 사람들이 싫지만은 않아. 정신이 오락가락하지만 나를 도와준 적이 있거든. 그들이 없었더라면 우리 집은 이미 사라졌을 거야
이사크:
…누나도 할아버지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꺼?
샤니:
할아버지? 아, 이사크잖아! 돌아가신 할아버지랑 닮은 그 어르신을 말하는 거구나
샤니:
하하, 맞아, 그 사람이 우리 집을 지켜줬어! 내가 똑똑히 봤거든. 그날 그가 우리 집 근처에서 땅을 짚고 뭘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샤니: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믿기지가 않아. 누가 그런 걸 가르쳐준 걸까?
샤니:
어찌 됐든 그 사람뿐만 아니라 그에게 사람들을 지키는 법을 알려준 자에게도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 휴, 내가 미쳤더라면 절대 그러지 못했을 거야…
이사크:
예! 감사합니더!
현지 주민들에게 물어보기
이사크:
아저씨, 혹시 우리 할아버지 못 봤습니꺼? 마을 입구에서 자주 멍때리는 그 할아버지 말입니더…
자바리:
오, 이사크구나. 너희 할아버지는… 음, 한동안 보이지 않았어
자바리:
저번에 길가에서 넋을 놓고 있길래 집사람의 반대를 무릅쓰고 내가 만든 음식 좀 잡수실 건지 몰래 물어봤거든. 알잖아, 그들을 무서워하는 사람도 있어. 우리 집사람처럼 말이지
자바리:
에휴, 그러고 보니 집사람은 항상 내가 돈을 못 번다고 구박이야…. 그래서인지 내가 뭘 해도 마음에 안 들어 해
이사크:
할아버지를 보살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더
자바리:
하하, 녀석, 고맙긴! 할아버지를 찾고 있는 거니? 길이라도 잃어버리셨나?
이사크:
예…
자바리:
이런, 큰일이네… 할아버지를 찾고 나면 맛있는 걸 대접해 줄 테니 우리 집에 한번 오렴
자바리:
널 어렸을 때부터 쭉 봐왔는데, 이곳에선 다 가족이나 마찬가지지. 그러니 부담 가질 필요 없단다
페이몬:
정말 좋은 사람이네…
이사크:
예, 아저씨 진짜 감사합니더
사이노:
…!
여행자:
사이노? 왜 그래?
사이노:
잠시 조용히 해봐
사이노:
…이사크, 넌 여기서 잠시 기다려
사이노:
우리는 저기로 가자고. 최대한 조용히 움직여
사이노 따라가기
사이노: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자
샤칸:
그거 들었어예? 우리가 믿는 위대하신 적왕님께서 곧 부활하신다아입니꺼!
마칸:
물론이지. 적왕님이야말로 이 땅의 주인 아이가. 난 그분 외에 다른 신을 믿어본 적이 없다
마칸:
근데 곧 부활하신다고는 하는데 평소와 다를 게 하나도 없다이가… 무슨 근거라도 있나?
샤칸:
몰랐어예? 얼마 전에 마을에 온 미친 학자들이 평소보다 많았다아입니꺼!
샤칸:
델리바 말에 의하면, 적왕의 문명이 사라지기 전에 많은 사람들이 미쳐버렸다고 합니더. 이유는 모르겠지만서도 적왕님과 관련된 얘기에는 항상 「광기」가 빠지지 않네예
샤칸:
그 미쳐버린 학자들이 갑자기 사라진 것도 적왕님의 감화를 받은 게 아닐까예? 적왕님 부활에 필요한 제물로 선택된 게 분명합니더!
마칸:
꽤 그럴듯하네. 하하, 그럼 이제 호강할 날만 남았다는 말이가?
샤칸:
물론입니더. 도시 사람들 금마들 이제 다 망했습니더! 하하!
사이노가 담장 모퉁이에서 걸어 나왔다
사이노:
방금 했던 말들,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히 한번 말해보실까
샤칸:
으악?!
마칸:
당신 뭐꼬! 갑자기 어디서 튀나온 거고!
사이노:
내 인내심을 테스트하지 마. 내 말을 분명 들었을 텐데
샤칸:
히익——! 행, 행님, 임마 이거 보통이 아입니더. 산 채로 가죽이라도 벗길 기세라예…
마칸:
가, 가만히 있으라. 싸움으론 절대 몬 이긴다…
샤칸:
어, 어르신, 어… 어떤 게 알고 싶으십니꺼?
사이노:
적왕의 부활,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샤칸:
지… 지도 그냥 들은 얘기라예. 그날 술 마시러 갔는데 누가 미친 학자들이 사라지고 적왕님이 부활해가 이곳에 군림하실 거라고 했거든예. 절대 지어낸 얘기 아입니더…
사이노:
……
마칸:
얼른 아는 거 다 말해드리라, 얼른!
샤칸:
진짭니더, 모두 사실이라꼬요! 사막 백성들은 오래전부터 아카데미아 금마들을 아니꼽게 여겼습니더. 미친 학자들을 우리한테 던져주고, 제대로 된 삶도 보장 안 해주고…
샤칸:
어르신 같으면 이런 삶을 살고 싶으십니꺼? 급진파가 이 말을 듣더니 저보다 더 기뻐하더라꼬요. 저희 모두 적왕님이 하루빨리 부활하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더
샤칸:
델리바 걔가 적왕님이 부활하시기만 하면 방사벽 너머에 있는 땅을 차지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했습니더. 그들 모두 적왕님을 위해 일해가 공을 세우려고 하고 있지예
사이노:
…그래?
마칸:
궁금한 게 남으신 것 같으니 더 말해본나!
샤칸:
아 예! 처, 처음엔 술자리에서 나온 말을 우예 믿지라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마침 그 학자들이 실종됐다아입니꺼…. 마침 소문과 딱 맞아떨어지지요
샤칸:
소문에 대해 말했다고 저를 해코지 하시려 하는 건 아니지예! 만, 만약 그렇다면, 여기 있는 사람 다 죄인입니더! 다들 저와 같단 말입니더!
페이몬:
이곳 사람들은 다들 적왕을 지지하고 풀의 신은 싫어하나 보네…
여행자:
풀의 신보다 아카데미아 세력을 더 싫어하는 것 같아
사이노:
방금 말한 급진파 사람은 어디 있지?
샤칸:
그건 뭐, 통 안 보여가꼬… 마을에 없는 모양인데… 저기요! 혹시 못 봤어예?
마칸:
못, 못 봤습니더! 거짓말이 아니라 참말로 이곳에 없습니더
사이노:
급진파와 그렇게 가까운 건 아닌가 보군
마칸:
그람요, 그람요! 그냥 이름만 알고 있는 정도지예
사이노:
나에겐 너희들의 입을 막을 방법도, 소문을 퍼트릴 수 없게 만들 방법도 잔뜩 있지
사이노:
그러니 집에 얌전히 있어. 서로에게 연락할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사이노:
내 조사가 끝나기 전에 절대 허튼짓하지 마. 그랬다간 캔디스도 너희를 지켜주지 못할 테니
샤칸:
예, 예. 명심하겠십니더!
페이몬:
페이몬 등골이 오싹해졌어! 사이노, 너무 무서워…
여행자:
네가 우리의 적이 아니라서 다행이야
사이노:
그래
페이몬:
반박하지 않는 걸 보니 이미 익숙한가 봐. 그런 말을 수없이 들어서 그런 걸까…?
여행자:
그럼 더더욱 화나게 하면 안 되겠네…
사이노:
다 들려
페이몬:
미안해!
여행자:
미안해
사이노:
…풍기관이 하는 일과 직책이 원래 그런 거야
사이노:
아까 그 소문을 단서로 삼을 수 있겠어. 하지만 다른 곳들도 가봐야 해
사이노:
좋아
페이몬은 저 멀리 있는 이사크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페이몬:
이봐——! 이사크!
이사크:
아, 예!
사이노:
할아버지 집은 어디에 있지?
이사크:
제가 앞장설 테니까 절 따라오이소
이사크 따라가기
이사크:
할아버지는… 항상 혼자였어예.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고, 손가락으로 땅바닥을 끄적거렸지예…
이사크:
또 가끔은 막 소리를 질러대서 사람들이 무서워했으예. 하지만 정말 좋은 분입니더! 진짭니더, 꼭 우리 할아버지 같습니더
사이노와 대화하기
이사크:
여가 할아버지가 평소에 머물던 곳입니더
페이몬:
정말 썰렁해…
여행자:
음? 이 냄새는…
여행자:
사이노, 향냄새 나지 않아?
사이노:
아니
페이몬:
향냄새? 아! 설마 그 냄새는 아니지?
여행자:
그 냄새야
페이몬:
좀 어때?! 어지럽거나 그러진 않아?
사이노:
넌 맡을 수 있는데 난 못 맡는 냄새가 있다고…?
페이몬:
여행자는 옛날에 향냄새를 맡고 기절한 적이 있는데 타이나리가 구해줬거든. 그러고 나서 특훈을 엄청 받았어…
사이노:
타이나리랑 아는 사이였어?
페이몬:
응? 너도 알아? 둘이 친구야?
사이노:
맞아
사이노:
…정신을 집중하니 향냄새가 나긴 하네
페이몬:
너도 타이나리한테 특훈 받은 건 아니지?
사이노:
아니, 난 그럴 필요가 없어
여행자:
난 이 냄새에 좀 약하거든…
사이노:
지난번엔 타이나리네 집에서 이 냄새를 맡았던 건가?
여행자:
어떤 학자가 수행하던 숲속이었어…
사이노:
숲, 학자…
여행자:
단서가 더 있는지 찾아보자
근처에서 단서 찾기
여행자:
(여긴 쭉 사람이 살고 있었나 보네…)
여행자:
(안에 생필품이 있어…)
여행자:
(발자국도 꽤 뚜렷하고…)
여행자:
(여기로 올라갈 수는 없을 것 같은데…)
사이노와 대화하기
사이노:
……
페이몬:
뭘 찾는 거야?
사이노:
찾았어
사이노:
여기 이것 좀 봐
페이몬:
음…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사이노:
아주 미세한 흔적이야. 모래에 대부분 뒤덮였지만 이건 발자국이야
사이노:
크기를 보니 성인 남자가 남긴 거네. 이 무늬는… 이곳에서 흔히 보이는 신발 자국이야. 이 신발이라면… 마을 사람이 분명해
사이노:
냄새도… 아주 미세하지만 아직 남아있어. 발자국은 모두 저 문밖으로 향하지
여행자:
그러니까 다른 누가 여길 왔었다고?
이사크:
하지만 할아버지를 찾아올 사람은 없는데. 할아버지는 친구가 별로 없거든예
사이노:
그건 향으로 그를 유인해 간 사람에게 물어봐야지
여행자:
유인…? 그런 거였구나!
페이몬:
뭐? 냄새로 사람을 유인할 수 있다고?
페이몬:
맛있는 걸 좋아하는 게 잘못은 아니잖아. 사람마다 좋아하는 게 다 다르니까!
사이노:
맞아. 대부분의 학자들은 향냄새를 좋아해. 마음을 가라앉히고 지식을 탐구하는 데에 도움이 되거든
사이노:
이런 냄새에 이끌렸다는 건 그들이 미쳐버렸어도 지식을 좇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은 남아있다는 거지
이사크:
흑… 할아버지…
페이몬:
그런 약점까지 이용하다니…. 하지만 이런다고 범인에게 뭐가 좋은 걸까?
여행자:
적왕의 부활을 위해서인가?
페이몬:
그럼 소문이 진짜라는 거야?
여행자:
지금 유일하게 연관된 사건이잖아
페이몬:
미쳐버린 사람들만 데려가다니… 급진파 사람들과 연관이 있는 걸까?
사이노:
그럴 가능성이 커
이사크:
제발 할아버지 좀 구해주이소! 할아버지는 나쁜 일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으예. 도와주이소!
페이몬:
그러면 우리가 가서 사람들을 되찾아오자! 걱정 마, 우리가 나쁜 녀석들을 혼내줄게!
사이노:
일단 아루 마을로 돌아가서 수집한 정보를 관계자에게 알리고 나서 사람을 찾으러 가자
아루 마을 촌장의 집으로 돌아가기
캔디스:
…역시 짙은 색 옷이 예쁜 것 같아요. 저도 한 벌 갖고 싶어요…
페이몬:
우리 왔어! 캔디스, 너에게 보고할 일이 있어!
캔디스:
어서 와요!
데히야:
너희들 언제 그렇게 친해진 거야?
페이몬:
데히야도 있었구나!
데히야:
응, 조사는 잘 돼가?
사이노:
그럭저럭
데히야:
어라? 알하이탐이랑 같이 있는 거 아니었어?
페이몬:
우린 못 봤는데
데히야:
음, 마을 입구 쪽에 있길래 너희와 같이 움직이는 줄 알았는데… 설마 혼자 조사하러 간 건가?
캔디스:
알아낸 게 있나요?
방금 조사했던 일을 캔디스와 데히야에게 알려준다…
캔디스:
그렇군요, 누군가 향을 이용해서 아루 마을에 유배된 학자들을 유인해 갔다구요…?
데히야:
…적왕 부활? 처음 듣는 일인데
데히야:
방금 말했던 향은 방사벽 반대편에서만 유행하는 거라고 알고 있어
데히야:
향은 학자들이 애용하는 물건이야. 하지만 너희들도 봤다시피 이 근처에는 정상적인 학자들이 몇 없어서 잘 팔리지도 않거든
데히야:
향을 제작하려면 엄청 섬세한 기술이 필요한데, 사막에서 힘만 들고 돈은 안 되는 일을 하려는 사람은 없어
데히야:
이런 일을 할 수 있었다는 건… 방사벽 내부의 도움을 받은 게 분명해
사이노:
일리 있어
페이몬:
흠, 그럼 어떻게 하지? 아카데미아 근처에 가서 단서를 찾아볼까?
데히야:
평소 같았으면 그래야 했겠지. 하지만 오늘은 내가 있으니 수고를 덜 수 있을 거야
데히야:
방금 너희들에게 정보를 알려준 사람이 그 소문을 술집에서 들었다고 했지? 나도 술집에 자주 가는 편이라 그들이 말하는 급진파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어
페이몬:
급진파 대표의 이름이 아마 델리바였을 거야
데히야:
「둥근 눈의 도살자」 엔구르, 「곰보 대도」 델리바, 「수염 난 마체테 전사」 자바리. 다 유명한 사람들이지
여행자:
(음? 어디서 들어본 듯한 이름이 있는데…?)
데히야: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돈이 없다는 거야. 형편이 어려울수록 더 적왕을 믿는 경향이 있지. 그들에게 있어 적왕의 부활만이 아카데미아를 몰아낼 유일한 기회거든
데히야:
수메르를 엉망으로 만들어야만 근본적으로 이곳의 삶을 바꿀 수 있을 테니까. 그들은 그래서 급진파가 됐을 거야
페이몬:
정말 대단해! 넌 이곳에 대해 모르는 게 없네!
여행자:
데히야…
여행자:
(음? 데히야 씨가 나한테 눈짓을 하잖아? 아직 질문할 때가 아닌가?)
데히야:
하하하, 용병으로 먹고살려면 정보 수집을 소홀히 하면 안 되거든. 술 마시면서 쓴 돈은 한 푼도 낭비하지 않은 셈이지
사이노:
더 지체할 시간이 없어
데히야:
아니, 잠시만. 사이노, 넌 아루 마을에 남아
사이노:
왜지?
데히야:
아루 마을처럼 작은 곳에선 외부인들이 엄청 눈에 띄거든. 너희들에 관한 이야기도 벌써 곳곳에 퍼졌을 거야
데히야:
사막은 환경이 좋지 않아. 방사벽 너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각박하지. 이런 곳에선 인맥이 필수라고
데히야:
너에 비하면 나 같은 용병은 삼류 병사인 데다 전투력도 별 볼 일 없어. 하지만 때로는 장점도 있지. 정보를 더 쉽게 얻을 수 있거든
여행자:
(……?)
데히야:
이제 이곳저곳 정보를 알아보러 다닐 건데 네가 옆에 있으면 사람들에게 설명하기 어려워
사이노:
…알겠어
데히야:
좋아, 그럼 그렇게 하자고. 여행자와 페이몬은 나랑 카라반 수도원으로 가서 미쳐버린 학자의 행방을 찾아보고, 사이노는 마을에 남아서 자유롭게 조사하는 거야
페이몬:
응! 그렇게 하자!
카라반 수도원으로 가기
캔디스:
데히야는 아주 꼼꼼해서 이렇게 하는 것도 다 문제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서일 거예요. 그러니 사이노,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사이노:
난 상관없어
캔디스:
아… 먼 곳을 보고 있길래 데히야가 한 말을 생각하는 줄 알았어요
사이노:
다들 날 그렇게 보지만 전혀 아니야
사이노:
힘을 두려워하는 건 정상이니, 신경 쓰지 마
데히야와 대화하기
페이몬:
또 이곳으로 돌아왔네
데히야:
너희들도 이곳은 익숙하지?
페이몬:
매번 방사벽을 볼 때마다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큰 벽이 있는지 생각하게 돼…. 정말 비현실적인 것 같아
데히야:
맞아, 어릴 때 이곳을 지나갈 때마다 나도 같은 생각을 했었어
데히야:
이런 높은 벽이 왜 존재하는 거지? 이 벽으로 모래폭풍을 막을 수 있는 건가?
여행자:
……
데히야:
크고 보니 알겠더라. 방사벽은 모래폭풍뿐만 아니라 우리 같은 사람들도 막고 있었어
데히야:
수메르는 위대하신 현자들이 장악하고 있어. 그 사람들에게 사막의 백성은 안중에도 없지. 우린 필요할 때만 쓰이는 도구일 뿐이지
데히야:
값싼 노동력, 부려 먹기 좋은 가축… 딱 그 정도야
데히야:
사막의 아이들이 허공 단말기를 우연히 가지게 되어 지식을 신청하더라도 모두 거절당할 거야. 아카데미아 입장에서 우리는 자격이 없으니까
데히야:
세타르처럼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가 아니고서야 평범한 아이들은 그 환경을 벗어날 기회조차 없어…. 우리가 그들과 같은 사람이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야
페이몬:
어째서 그런 일이…
데히야:
…가능하다면 직접 이 벽을 무너뜨리고 싶어
페이몬:
이봐, 데히야. 설, 설마 지금 무서운 생각 하고 있는 건 아니지?
데히야:
아냐. 이곳에 오니 감상에 빠진 것뿐이야
데히야:
우린 정보를 수집하러 온 거잖아?
페이몬:
맞아! 여기엔…
데히야:
쉿!
데히야:
카라반 수도원 근처에는 유동인구가 많아서 입조심해야 해. 우리의 진짜 목적을 들켜서는 안 돼
데히야:
도착하는 순간부터 임무가 시작된 거야
데히야:
내가 아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 술집부터 가보자
데히야의 지인들에게 단서 묻기
데히야:
음… 이런, 아무도 안 보이네
페이몬:
응? 아무도 못 찾았어?
???:
데히야? 하하, 이런 우연이, 너도 술 마시러 온 거야?
데히야:
자키? 다행이다. 드디어 친구를 찾았네
자키:
무슨 일인데? 오, 옆에 있는 두 사람은 타지에서 온 손님인가?
여행자:
안녕하세요
자키:
오! 반가워, 난 자키라고 해. 데히야의… 뭐라고 해야 할까, 술친구?
데히야:
하하, 몇 번 같이 마셨으니 오랜 친구인 셈이지
데히야:
정말 예의 바른 친구들이지? 이렇게 우호적이고 겸손한 외부인들은 정말 보기 드물다고
자키:
맞아, 방사벽 건너편에 있는 녀석들보다 훨씬 낫네. 그래서, 지금 사람을 찾고 있는 거야?
데히야:
혹시 최근에 엔구르, 델리바 그리고 자바리 본 적 있어?
자키:
그럼. 며칠 전에도 이곳에서 같이 술을 마셨는걸
데히야:
나한테 외국에서 건너온 향신료 사업이 있는데, 델리바와 그의 친구들에게 도움을 구하고 싶어서, 혹시 어디 있는지 알아?
자키:
어이쿠, 아주 친절하구만. 설마 델리바가 요즘 벌이가 안 좋은 걸 알고 도와주려는 거야?
데히야:
소리 낮춰, 공개적으로 하는 사업이 아니거든. 카라반 수도원에서 같이 지내는 처지에 좋은 사업 있으면 같이 이득 봐야지. 델리바와 친구들이 워낙 힘이 좋으니 물건 나르기 딱이라고
자키:
하하하, 참 사려 깊네. 델리바는 내 친구이기도 하니 이렇게 좋은 일이 있으면 당연히 알려줘야지. 날 따라와
자키가 알려준 장소로 가기
데히야:
도착한 건가?
자키:
그래, 바로 여기야
데히야:
하지만 이곳엔 아무도 없는 것 같은데, 여기서 대체 뭘 하는 거야?
자키:
하하, 뭘 하긴? 그야… 사냥감들을 가두려는 거지!
데히야:
…!
페이몬:
이런, 함정이야!!
데히야:
이봐 자키, 지금 뭐 하자는 거지?
자키:
적당히 해, 데히야. 네가 아루 마을에서 했던 말들이 우리 귀에 안 들어왔을 것 같아? 이방인들이 마을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 지켜보고 있었다고
자키:
네가 델리바를 찾고 있는 것도, 네 동료 중에 아카데미아에서 온 녀석이 있다는 것도 알지. 너희는 실종된 학자들을 조사하고 있는 거잖아
데히야:
보아하니 처음부터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나 보네
페이몬:
이럴 수가…. 이럴 줄 알았으면 사이노를 마을에 남겨두고 오는 게 아니었는데…
자키:
가장 강한 녀석을 마을에 남겨두고 온 거야, 그렇지? 근데 무슨 사업 핑계나 대다니. 네가 아주 똑똑한 줄 알았지?
데히야:
…쳇
데히야:
그러면 너도 델리바 일당과 한패인 건가?
자키:
하하하, 넌 오랫동안 밖에서 용병 일을 해왔으니, 정보를 놓치는 것도 정상이지. 우리처럼 매일 술집에 틀어박혀 있는 사람들은 네 생각보다 단합력이 좋거든
자키:
뭐, 네 말이 전부 틀린 건 아냐. 우리가 수메르의 대혼란을 바라고 있는 건 사실이거든. 우린 그 누구보다 사막의 백성들이 아카데미아를 끌어내리길 바라니까!
데히야:
내가 알고 있는 델리바라면 절대 그 장면을 놓치지 않겠지
???:
네가 마을에서 한 말을 듣지 못하고 방사벽에 대해 한 말만 들었으면, 정말 널 우리 동료라고 생각했을 거야
데히야:
델리바 그리고… 엔구르, 너도 있었네
엔구르:
오랜만이야, 용병 아가씨. 알다시피 우리 적왕의 지지자들은 배신자를 정말 싫어하거든
델리바:
데히야, 너도 사막의 백성으로서 적왕께서 풀의 신보다 뛰어난 분이라는 걸 알 줄 알았는데…. 넌… 우리의 동료가 될 자격조차 없어
데히야:
너희 동료가 되면 뭐가 좋은 거지? 급진파가 되어 무고한 학자들을 납치하는 거? 그 소문들을 증명할 방법이 전혀 없는데도?
델리바:
용병은 역시 신앙이라는 걸 전혀 모르고 돈만 바라보는군. 가엽기도 하지. 쥐들과 다를 바 없어
데히야:
맞아, 용병은 돈만 바라보지. 고용주가 나의 유일한 신앙이야. 이익을 챙길 수만 있으면 모두 내 친구가 될 수 있어
자키:
헛소리는 집어치워. 녀석들을 해치우자고!
데히야:
흥, 나도 같은 생각이야. 여행자, 준비해!
데히야와 대화하기
자키:
말도 안 돼! 네, 네가… 어떻게…
데히야:
아직도 네 정보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해, 자키? 뭐라고 했더라… 「넌 오랫동안 밖에서 용병 일을 해왔으니, 정보를 놓치는 것도 정상이지」였나?
데히야:
너에게 정보를 준 사람은 나를 두고, 상대할 가치도 없는 약골이라고 했겠지? 그야 내가 직접 인정한 사실이니까
데히야:
그리고 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겠지. 그야 너희들은 내가 용병이라는 것만 알고 내가 일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으니까
데히야:
우리가 같이 마수를 상대했다는 소식을 들었어도 캔디스가 모든 걸 처리하고 나머지는 한 게 없다고 생각했겠지
데히야:
「화염 갈기의 사자에 대한 소문은 다 거짓말이야! 다 인맥을 쌓고 신뢰를 얻기 위한 것뿐이라고 스스로 인정했어」
데히야:
그렇게 생각했겠지, 안 그래?
자키:
…마을에 우리 동료가 있을 걸 예상하고 가짜 소문을 퍼뜨리다니…
데히야:
여전히 멍청하네, 자키. 전에 술 마실 때도 스스로 똑똑하다고 여기는 너희들이 가장 불쌍하다고 생각했어
데히야가 발을 들어 자키를 걷어차자 자키는 그대로 기절했다…
데히야:
좋아, 다들 모였네
페이몬:
으아… 데히야, 설마 아루 마을에서부터 이 모든 걸 계획한 거야?
데히야:
준비 없이 완수할 수 있는 일이 어디 있겠어. 너희들이 조사하러 갔을 때 우연히 수상한 두 녀석을 발견했을 뿐이야
페이몬:
근데 녀석들을 안 잡고 일부러 정보를 흘리게 뒀구나…
데히야:
그 둘은 주범이 아니잖아. 이 일을 기획한 사람을 잡으려면 멀리 내다봐야지
여행자:
그럼 당신이 말한 그 이름들은…
페이몬:
아, 촌장네 집에서 말한 무시무시한 이름들 말이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둥근 눈의 도살자, 곰보 대도였던 것 같아…
데히야:
그건 다 술집에서 주워들은 말이야. 이 사람들은 술 마실 때 허풍 떠는 걸 좋아해서 자기를 「둥근 눈의 도살자」 엔구르, 「곰보 대도」 델리바라고 부르거든
데히야:
취중 진담이라는 말이 있잖아. 엔구르와 델리바는 적왕이 더 뛰어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
페이몬:
자키는?
데히야:
스스로 걸려든 멍청한 녀석이지. 자키는 그들 중 가장 잘 숨어있던 사람이야. 원래는 델리바를 찾고 그를 찾을 생각이었거든
여행자:
그럼… 「수염 난 마체테 전사」는요?
데히야:
아까 촌장님네 집에서 물으려던 게 이거지? 자바리는 너희가 봤던 마을 주민이야. 이사크와 할아버지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겠다고 한 그 사람 있잖아
페이몬:
그 사람도 급진파였어?!
데히야:
아니, 그건 일부러 잘못된 이름을 말한 거야. 내가 내 기억을 토대로 헛다리 짚고 있다고 느끼게 말이지
페이몬:
이런 방법이 있을 줄이야. 역시 실력 있는 용병은 달라!
데히야:
과찬이야, 약간 잔재주 좀 부려봤어
페이몬:
그럼… 방금 했던 말은 사실이야?
데히야:
무슨 말?
페이몬:
용병은 돈만 보고, 이익을 챙길 수만 있으면 모두 친구라는 말…
데히야:
그게 그렇게 신경 쓰여?
여행자:
당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데히야:
이유는?
여행자:
고용주가 없어도 우리와 같이 움직이고 있잖아요
데히야:
……
페이몬:
데히야, 너도 다른 사막 주민들처럼 풀의 신을 싫어해?
데히야:
…둘 다 정말 예리하네. 확실히, 난 다른 사막 주민들과는 달리 풀의 신을 그렇게 싫어하지 않아
데히야:
두냐르자드 아가씨가 작은 쿠사나리 화신에 대해 좋은 말을 많이 해줬거든. 그녀의 경건함과 감사하는 마음을 오랫동안 지켜봐 왔어
데히야:
아가씨는 평범한 인간에 불과해. 난 신이 인간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굳이 평범한 인간들의 삶에 나타날 리 없다고 생각하거든
데히야:
요즘 들어 아카데미아의 현자들이 이 모든 일을 꾸몄다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어. 급진파가 적왕이 풀의 신을 적대했다고 믿는 것 또한 속은 거지
데히야:
…난 아직 정신이 멀쩡한 탓에 그들처럼 잘못 없는 상대에게 창을 겨누진 못하겠어
페이몬:
데히야…
데히야:
좋아, 여기 일은 다 해결했네. 여행자, 와서 좀 도와줘. 녀석들을 묶어서 마을로 데려가야겠어
데히야와 대화하기
데히야:
범인은 다 여기 있으니 나머진 너한테 맡길게
캔디스:
알겠어요, 좋은 소식 기대해요
페이몬:
캔디스, 우리가 도울 건 없어?
데히야:
혼자서도 문제없을 거야. 캔디스를 믿어봐
데히야:
캔디스는 오랫동안 아루 마을을 지켜왔기 때문에 범인을 심문할 자격이 가장 충분한 사람이야
캔디스:
다들 제가 결과를 알아내기 전까지 주변에서 시간 좀 때우고 계세요
데히야:
여행자, 내일 아침에 여기서 보자
여행자:
좋아요
데히야:
그리고 이 녀석들은… 내일까지 살아있길 빌어야겠네
데히야와 대화하기
페이몬:
데히야, 우리 왔어!
데히야:
딱 맞게 왔네
여행자:
결과는 나왔나요?
데히야:
곧 나올 거야
페이몬:
전부터 궁금했는데, 넌 캔디스에 대해 잘 아는 것 같아. 둘이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 사이야?
데히야:
안 지도 꽤 됐지. 정말 재미있는 사람이야. 싸움을 아주 잘하는데, 그렇게 강력한 힘이 있는데도 절대 남들을 해치지 않아
페이몬:
알겠다. 리월에서는 그런 걸 「무인의 덕목」이라고 해!
데히야:
음, 그렇게 봐도 되겠어. 난 강한 신념이 있어야만 캔디스처럼 헌신적이고 책임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데히야:
허송세월하는 우리 용병과는 다르게 말이야
페이몬:
난 너도 대단하다고 생각해
데히야:
그래? 고마워
사이노:
……
페이몬:
사이노도 있었구나, 빨리 왔네!
사이노:
응, 어제도 와서 작은 도움을 줬었지
페이몬:
도움? 무슨 도움?
사이노:
고문하는 방법을 공유해 줬어
페이몬:
음… 그러니까 네가 캔디스에게 고문하는 방법을 알려줬다고?
사이노:
맞아
캔디스:
다들 들어오세요
데히야:
들어가서 확인해 보자
캔디스와 대화하기
페이몬:
캔디스, 우리… 으앗, 왜 그렇게 화가 났어!
캔디스:
음? 많이 티 나나요?
데히야:
살기라는 건, 감추려 해도 눈빛에서 바로 알아볼 수 있어
캔디스:
아직 수양이 부족한가 보네요…
캔디스:
근데 화날 만하죠. 너희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델리바:
물, 물론이죠…
엔구르:
제발 그만 때리세요, 이러다 정말 죽겠어요…
페이몬:
사이노가 정말 잘 가르쳤나 봐…
캔디스:
죽는 게 두려우면서 다른 사람들을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위험에 빠뜨리다니, 정말 웃기는군
캔디스:
너희들이 말하는 미쳐버린 학자들은 아루 마을에서 「마을 지킴이」라고 불리고 있어. 심지어 그들을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
캔디스:
근데 너희들은 그렇게 중요한 마을 사람들을 도구처럼 이용했어. 그런 너희들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
자키:
히익!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데히야:
다 자업자득이야
캔디스:
같은 사막의 백성으로서 이거 하나는 내가 너희보다 잘 알지. 적왕이 부활한다고 해도 전쟁을 불러일으킬 뿐이야…. 전쟁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캔디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사실 누가 신이고 누가 주인인지 관심 없어. 힘들고 어렵더라도 지금의 삶을 유지하고 싶어 하지
캔디스:
전쟁은 사람들의 모든 것을 앗아갈 거고 너희들은 그걸 책임질 능력도 없어
자키: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자키:
그 대가로 제가 아는 걸 다 말할 테니… 제발 한 번만 살려주세요…
캔디스:
말해봐
자키:
믿지 않으시겠지만 우리가 자발적으로 이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한 게 아닙니다. 누군가 술집에서 소문을 퍼뜨렸고 적왕께서 곧 부활하신다고 우리에게 알렸어요
자키:
그 수수께끼의 인물이 미쳐버린 학자들은 적왕의 부활에 있어 가장 좋은 「제물」이라고 했어요. 그들의 목숨만 있으면 우리의 소원을 모두 이룰 수 있다고 했어요
사이노:
「마을 지킴이」이라고 불러. 그렇게 부르는 건 더 못 들어주겠으니까
자키:
예, 옙!
자키:
그 수수께끼의 인물이 적왕의 부활 소식을 퍼뜨려 달라고 했고, 뭘 좀 도와달라고 했어요…. 답례로 적왕의 부활을 성사해주겠다고 했죠
여행자:
「마을 지킴이」들은 지금 어디에 있지?
자키:
그, 그건 저도 잘 몰라요…
사이노:
하나
자키:
네? 그게 무슨…
사이노:
내가 참을 수 있는 횟수. 세 번이 넘어가면 넌 죽게 될 거야
자키:
잠깐만요, 정말입니다! 우린 정말 몰라요, 그 사람이…
사이노:
둘
자키:
그 사람이 매일 저녁에 향을 피워 학자들을 마을 밖으로 유인한 다음 갈림길에서 사람들을 넘기기만 하면 된다고 했어요! 그 이후엔 그 수수께끼의 인물이 그들을 데려갔다고요!
사이노:
……
자키:
저, 정말입니다! 제가 말한 것 모두 사실이에요. 제발 믿어주세요! 못, 못 믿겠으면 저 둘한테 물어보세요!
사이노:
사실이군. 여행자, 계속해
여행자:
수수께끼의 인물의 신분에 대해 짐작 가는 건?
자키:
제발 믿어주세요. 이름을 알았더라면 아까 말했죠. 두들겨 맞으면서까지 그의 비밀을 지키고 싶진 않다고요!
자키:
그 사람은 항상 망토를 쓰고 얼굴을 가리고 있었어요…. 자신을 적왕의 사자라고 했습니다
안프 아저씨:
짐작가는 게 있습니더
캔디스:
안프 아저씨? 그게 무슨 뜻이죠…?
사이노:
……
사이노는 순식간에 세 사람을 기절시킨다
데히야:
깔끔하군!
사이노:
말씀하세요
안프 아저씨:
내 생각에 그 수수께끼의 인물은… 아카데미아 사람인 것 같습니더
사이노:
……
안프 아저씨:
전에 아카데미아에서 이곳에 사는 「마을 지킴이」를 데려가려고 했었는데, 그들도 우리 마을의 일부라는 이유로 거절했거든예
안프 아저씨:
지금 생각해 보니… 그자와 목적이 같았던 것 같네예
데히야:
그렇다면, 아카데미아가 일부러 가짜 소식을 퍼뜨려 급진파가 「마을 지킴이」들을 자기들한테 데려오도록 속인 거네요
데히야:
흥, 애초에 본인들이 쫓아낸 사람을 이제 와서 다시 데려가겠다니…. 그들이 원하는 대로 둘 순 없지
사이노:
…또 아카데미아군
데히야:
…역시
데히야:
근데 도대체 왜 「마을 지킴이」를 데려가려는 거지…?
사이노:
아카데미아는 사람을 도구로 생각해왔어. 이러한 변화가 생긴 건 그들에게서 새로운 「용도」를 발견했기 때문이겠지
사이노:
……
사이노:
어찌 됐든 지금은 「마을 지킴이」를 되찾아오는 게 급선무야
캔디스:
맞아요, 이사크도 아직 할아버지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어요…
데히야:
출발하자. 마을 밖에 가서 단서를 찾아봐야겠어
사이노:
응, 준비가 끝나면 바로 출발하지
데히야:
좋아, 캔디스 넌 남아서 급진파 녀석들을 처리해 줘. 마을 밖의 일은 우리에게 맡겨
캔디스:
알겠어요
페이몬:
그럼 조금 이따 여기서 다시 모이자!

비늘병 병원의 울음소리
데히야와 함께 급진파 사람들을 체포한 뒤 아루 마을로 압송했다. 모든 증언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와 그의 배후에 있는 세력을 가리킨다. 이때 알하이탐이 촌장의 집 앞에 나타났다…
촌장의 집에서 나가기
페이몬:
우리 일단 밥부터 먹고 나서… 으악!
페이몬은 그곳에 앉아 있는 알하이탐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여행자와 신나게 떠들고 있었다
페이몬:
갑,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온 거야!
알하이탐:
보다시피 이곳에 앉아 추리한 것들을 되짚어보던 중이야
페이몬:
오랜만에 나타나서 여기서 추리를 하고 있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잖아! 지금까지 어디 갔던 거야?
알하이탐:
……
페이몬:
이봐, 왜 말이 없어?
알하이탐:
넌 질문하기 전에 생각이라는 걸 안 하는 것 같아서, 생각할 시간을 준 거야
페이몬:
너…! 페이몬 화났어! 이상한 별명을 지어줄 거야!
여행자:
좋아, 막지 않을게
페이몬:
어, 음… 됐어, 아무것도 안 떠올라…
페이몬:
뚜렷한 특징이 없어서 별명 짓기 어렵다구
알하이탐:
내가 마을을 나섰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없으니까, 당연히 쭉 마을 안을 조사했겠지
알하이탐:
본론으로 돌아와서, 너희들 아루 마을 밖에서 계속 진실을 찾을 생각이지?
페이몬:
맞아, 이곳에서 더 얻을 정보는 없는 것 같아서 한번 나가보려고
알하이탐:
……
페이몬:
왜 또 말을 안 하는 건데!
여행자:
저희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는 건가요…
알하이탐:
아니, 너희와 같이 가는 사람이 한 명 더 있어서 놀란 것뿐이야
사이노:
알하이탐, 넌 아루 마을에 오고 나서 아무런 도움도 안 됐는데 우리가 하는 일을 의심하는 건가?
여행자:
맞아 맞아
페이몬:
맞아! 왜 비아냥거리는 거야!
알하이탐:
너희들이 조사할 때 나도 내 할 일은 마쳤어
페이몬:
정말? 못 믿겠어
알하이탐:
솔직히 말하면, 너희와 난 팀이 아니야. 너희에게 내가 한 일을 일일이 보고할 의무는 없다고 보는데
알하이탐:
흩어져서 움직이면 좋은 점도 있지. 너희들이 놓친 중요한 단서를 내가 찾았거든
페이몬:
뭐? 너도 마을에서 단서를 찾은 거야?
알하이탐:
그래
사이노:
어떤 내용이지?
알하이탐:
조금 있다가 사람 한 명을 만나러 갈 건데, 그전에 먼저 그 사람의 입장을 잘 파악해두는 게 좋을 거야
페이몬:
입장?
알하이탐:
아루 마을 사람들이 우리가 하는 일을 어떻게 생각하는 것 같아?
여행자:
……
알하이탐:
그러니까 지금까지 얻은 정보들이 다 사실이라고 생각해?
여행자:
…!
페이몬:
그 말은 누군가 우리를 속였다는 거야?
알하이탐:
숨기는 거와 속이는 건 다르지. 사람마다 입장이 다르니까
알하이탐:
캔디스 말처럼 아루 마을 사람들은 누가 수메르를 지배하는지 관심 없을지도 몰라. 적왕이든 풀의 신이든… 그건 그들에게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
알하이탐: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어려움 속에서 살아가고 있어. 그러니 가진 정보를 모두 알려주지는 않을 거야. 그게 너희들이 마을에는 단서가 없다고 느낀 이유이기도 하지
여행자:
그럼 우리가 만났던 사람 중에 단서가 있다는 거네요
알하이탐:
알아들었다니 다행이군
알하이탐:
너희들과 대화하던 사람 중에 정보를 숨긴 내부자가 있어. 사실상 그녀는 너희 외부인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지켜보고 있지
알하이탐:
그건… 평온한 삶을 원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모든 외부적인 요인이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야
일행은 전에 만났던 마을 주민을 떠올렸다…
샤니:
으아, 정말 매서운 눈빛이네! 딱, 딱 봐도 싸움을 엄청 잘하게 생겼어!
사이노:
말 돌리지 마
알하이탐:
그녀는 사이노의 신분과 힘을 무서워하는 눈치였어
샤니:
아, 으응! 마을 지킴… 아니, 미쳐버린 학자들?
알하이탐:
일부러 말을 바꾼 건 마을에 적왕의 충실한 지지자가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고, 마을 지킴이와 너무 친근하다는 걸 표시하면 급진파의 표적이 되기 쉬워서야
샤니:
마지막으로 봤을 때가 대략 5일 전이네. 난 일찍 자는 편이라 저녁에 일어나는 일은 잘 몰라
알하이탐:
기억해? 그 사람은 저녁에 일어나는 일은 잘 모른다고 일부러 강조했었어
샤니:
근데 난 그 사람들이 싫지만은 않아. 정신이 오락가락하지만 나를 도와준 적이 있거든. 그들이 없었더라면 우리 집은 이미 사라졌을 거야
알하이탐:
촌장을 찾아가 확인해보니, 「마을 지킴이가 아루 마을을 지킨 건」 늦은 밤에 일어났다 했어. 그러니까 그녀는 그때 잠들지 않았다는 거지
페이몬:
하지만 왜 굳이 거짓말을 한 걸까?
알하이탐:
외부인이 개입되면 이목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으니까. 그녀가 왜 그런 것까지 신경 쓰는지는…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도록 하자고
사이노:
잠깐, 난 빠질게
사이노:
네 말대로라면 상대방이 날 무서워하는 거니… 너희에게 맡길게
페이몬:
우리한테 맡겨!
알하이탐이 말한 사람 찾기
알하이탐:
샤니, 전에 말했듯이 도와줄 사람을 데리고 왔어
샤니:
……
샤니:
알하이탐 씨, 당신의 입장은 잘 알겠지만… 당신이 데리고 온 친구도 정말 당신과 같다고 보장할 수 있어요?
페이몬:
어? 무슨 뜻이야…? 우리의 입장도 밝혀야 하는 거야?
알하이탐:
직접 이야기를 나눠봐.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을 거야
알하이탐:
자, 일단 그녀의 신임을 얻어봐
페이몬: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잖아…
샤니:
여행자라고 불러도 될까?
여행자:
그럼요, 만나서 반가워요, 샤니 씨
샤니:
여행자, 반가워. 너에게 묻고 싶은 게 있어
샤니:
혹시… 적왕의 부활이 수메르에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여행자:
…아뇨
샤니:
왜 그렇게 생각해?
여행자:
그럼 전쟁이 일어나거든요
샤니:
…캔디스의 대답과 비슷하네. 두 사람이 같은 편이라는 걸 알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내가 너희에게 모든 걸 밝히진 않았지만, 너와 한번 대화해보고 싶었어
샤니:
옛날 같았으면 이런 질문도 하지 못했을 거야
샤니:
여행자, 수메르에서의 삶이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해?
여행자:
……
여행자:
확신은 못 하지만 나아지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페이몬:
맞아, 다른 나라에서 온 우리를 안 믿는 것도 이해가 돼. 따지고 보면… 우린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지만…
페이몬: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수많은 곳의 사람들을 만나봤고, 우리의 신념을 위해 싸운 적도 많아
페이몬:
수메르에도 우리의 친구가 있어. 그리고 우리가 해야 할 일과 찾아야 할 사람도 있지…. 그래서 난 이 녀석과 함께 이곳에 남아있는 거야
샤니:
……
샤니:
난… 너희들의 말을 믿고 싶어
샤니:
미안, 심문받는 기분이었지…? 솔직히 그때 너희가 나한테 정보를 물어보러 와서 깜짝 놀랐어
페이몬:
알하이탐이 너도 너만의 어려움이 있다고 말해줬어. 다 이해하니까 사과할 필요 없다구!
샤니:
사실 난… 사막의 백성과 외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야. 수메르에서 가장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지
샤니:
풀의 신을 믿는 사람도 있고 적왕을 믿는 사람도 있지만, 난 둘 다 아니야. 그래서 양쪽 모두에게 필요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어
페이몬:
그러고 보니, 급진파 사람들이 배신자를 제일 싫어한다고 했어…. 혼혈도 배신자 취급받을 수 있겠네…
샤니:
맞아. 혈통과 신앙은 가끔 아주 편협한 시각으로 비춰질 때가 있거든…. 내가 무슨 말을 하든, 어떠한 태도를 보이든, 다른 의도가 있다고 여겨지지
샤니:
그래서 난 점점 아무것도 말하지 않게 됐고, 아무것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것처럼 지내고 있어. 평화롭게 살아갈 수만 있다면 다 괜찮았어…
샤니:
…그러다 불행한 일이 발생했지. 날 도와줬던 마을 지킴이가 갑자기 실종됐고, 난 이 일을 오늘날까지…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했어
알하이탐:
이 둘에게는 알려줘도 돼. 분명 비밀을 지켜줄 거야
샤니:
좋아. 그럼 알하이탐 씨에게 알려준 이야기를 너희에게도 알려줄게
샤니:
실은 내 청력이 남들보다 좋은 편이라 저녁에 가끔 이상한 울음소리를 듣곤 해
페이몬:
뭐?! 유령 아니야?!
샤니:
글쎄, 잘 모르겠어. 하지만 그건 울음소리가 분명해… 아주 멀리서 강렬한 감정이 섞인 울음소리가 들려
샤니:
옛날에는 울음소리가 더 선명하고 빈도도 높았지만, 너희들이 마을에 오고 나서부터 소리가 점점 작아지고 횟수도 줄었어. 정신을 집중해야만 들리게 됐지
알하이탐:
그 점에 대해선 마을에서 야간 당직을 서는 사람에게 확인해 봤어. 그들 중에서도 청력이 뛰어난 사람이 있었는데 비슷한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고 했어
알하이탐:
하지만 이곳은 사막이니 유령보다는 야수의 울음소리라고 믿고 싶었나 봐
여행자:
소리의 출처를 알아낼 수 있나요?
샤니:
이 근처에는 그럴만한 곳이 없어…. 마을 근처에 있는 병원을 제외하곤 말이야
알하이탐:
비늘병을 치료하던 병원 같던데… 폐쇄된 지 몇 년은 족히 지났어
여행자:
그 병원에 한번 가봐야겠어요!
페이몬:
좋아, 그럼 바로 출발하자!
비늘병 병원으로 이동하기
페이몬:
여기야? 전부 황폐해졌는데… 엄청 낡았고 대부분 모래로 뒤덮여있어
알하이탐:
병원엔 아무도 없으니 실종자를 숨기기 좋겠어
마물 처치하기
페이몬:
으아! 몬스터야, 조심해!
알하이탐과 대화하기
페이몬:
으아… 다행히 생각했던 것보다 상대하기 쉬웠던 것 같아…
여행자:
어떤 상대를 생각했길래 그래?
페이몬:
음, 엄~청 강한 도적이나 하늘에서 건물보다도 큰 상대가 떨어질 줄 알았어… 헤헤
알하이탐:
……
페이몬:
되게 진지하네. 우리도 질 수 없지!
알하이탐:
…이거야
알하이탐은 이곳을 봉쇄한 장치를 해제했다
페이몬:
으아!
알하이탐:
들어가 보자
버려진 병원을 자세히 살펴본다…
페이몬:
이봐——! 알하이탐, 여기 아무것도 없는데, 허탕 친 거 아니야?
알하이탐:
조급할 필요 없어. 샤니가 울음소리는 밤에만 들린다고 했으니 조금만 기다려보자고
알하이탐:
그전까지…
알하이탐:
잠깐 쉬도록 하지
페이몬:
진짜 당당하게 앉아버리네! 책까지 꺼냈어!
페이몬:
무슨 책이야? 나도 볼래!
알하이탐:
좋아
페이몬:
……
페이몬:
으… 윽… 「『자연 위치』, 즉 『강제 운동』과 상대적인 개념인 『자연 운동』이… 음? 가리키는 위치에서는 모든 사물이… 자연스럽게…」
알하이탐:
왜 그렇게 더듬더듬 읽어?
페이몬:
난 포기, 너 혼자 천천히 읽어… 그럼 이만!
페이몬:
이런 곳에서 저런 어려운 책을 읽다니, 정말 여유로운 녀석이야
페이몬:
이봐, 난 너의 티바트 가이드야. 나도 엄청 교양적이라고!
페이몬:
수메르 사람들이 너무 어려운 책을 보는 거지, 내 탓이 아니야…
여행자:
알았어, 페이몬은 정말 훌륭해. 착하지~
페이몬:
음, 졸려서 잠들 것 같아…
멀리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여행자:
…!
페이몬:
응? 무슨 소리지?
알하이탐:
왔군
알하이탐:
저기서 들렸어
페이몬:
소리가 이곳에서 난 거야? 아무것도 없는걸?
알하이탐:
……
알하이탐:
아래쪽인 것 같아
페이몬:
뭐?! 근데 여긴 못 내려가는데?
알하이탐:
안에 뭐가 있는 모양이야
알하이탐:
…음
알하이탐:
역시 건물 안에 숨겨진 구조가 있었네
페이몬:
으윽… 병원 밑에 또 하나의 병원이 숨겨져 있는 느낌이야…
페이몬:
아직 풀지 못한 장치가 있는 것 같으니 계속 조사해보자!
앞에 있는 사람과 대화하기
페이몬:
저기 좀 봐, 사람이 있어!
여행자:
조심해야겠어
페이몬:
맞아, 놀라게 하지 말고 천천히 다가가자…
알하이탐:
……
알하이탐:
당신은…
???:
으윽… 아… 으아…
페이몬:
말도 못 하고 눈도 완전히 풀렸어…. 근데 전혀 할아버지처럼 안 보이는데?
페이몬:
게다가 근처에는 아무도 없고 이 사람 혼자잖아?
알하이탐:
여기서 당신을 만나게 될 줄이야
페이몬:
아는 사람이야?
알하이탐:
이름은 라자크, 아카데미아의 선배야
페이몬:
이 사람도 학자인 거네? 이 사람도 숲속에서 정신 나간 채로 수행하는 사람이야?
알하이탐:
아니, 나도 그게 의아해
알하이탐:
선배는 그런 걸 일절 하지 않았고 숲속에 수행하러 간 적도 없어. 숲속의 광언기에 도달한다는 건 더더욱 말이 안 돼
여행자:
그럼 왜 이렇게 된 거죠?
알하이탐:
이유는 나중에 생각하고… 선배 혼자 이곳에 나타났다는 건 우리가 한발 늦었다는 거야
알하이탐:
녀석들이 사람들을 벌써 다른 곳으로 빼돌린 것 같아. 선배는 아마 어떠한 이유가 있어서 남겨졌거나 빼돌릴 시간이 부족했거나 둘 중 하나겠지
알하이탐:
……
알하이탐:
음, 땅에 무언가를 끌고 간 흔적이 있고, 문에 가까워질수록 흔적이 짙어지고 있어. 누군가 무거운 물건을 실은 수레를 끌고 간 모양이야
페이몬:
…설마… 사람을?
알하이탐:
그럴 가능성이 없지는 않아. 잡힐까 봐 황급히 떠난 것 같아…. 급하게 떠난다고 구석에 숨어있던 라자크 선배를 못 봤겠지
라자크:
아… 흑, 흑흑…
알하이탐:
완전히 일치해. 살아있는 「증거」를 찾은 셈이네
페이몬: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알하이탐:
오르모스 항구에서 겪었던 일들을 떠올려봐
알하이탐:
지금 저 모습이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지 않아?
여행자:
……
미쯔리:
으악!!
movie
여행자는 전에 오르모스 항구에서 만났던 도금 여단 단원 미쯔리가 생각났다
여행자:
…! 미쳐버렸던 도금 여단 사람!
페이몬:
아! 그러고 보니… 반응이 완전히 똑같잖아!
알하이탐:
맞아, 아카데미아가 이 모든 일의 배후였어
알하이탐:
그들이 움직이는 논리를 추측하는 건… 음,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야
알하이탐:
처음에 아카데미아는 사람을 보내 적왕이 부활할 거라는 가짜 소식을 퍼뜨렸고, 「마을 지킴이」——그러니까 아루 마을에 유배된 미친 학자들이 관건이라는 걸 강조했지
알하이탐:
이 일은 각지에 있던 급진파를 자극했고 아루 마을에 있던 사람들은 바로 행동을 개시해 비밀리에 그 학자들을 아카데미아에 넘겼어
알하이탐:
그들은 이 헛소문을 퍼뜨려 급진파를 최대한으로 움직일 수 있었을 뿐 아니라, 교묘하게도 모든 리스크를 적왕의 신도에게 돌렸어
알하이탐:
적왕은 오래전에 죽었고 사막 백성들의 삶은 편치 않았어. 그들의 감정은 사막의 폭약통처럼 쉽게 터지기 마련이지
알하이탐:
감정에 지배당한 사람들을 움직이는 건 사나운 말을 날뛰게 하는 것처럼… 아주 손쉬운 일이야
알하이탐:
사건이 발생해도 잡을 수 있는 건 적왕의 신도들뿐이지. 공식적으로는 신앙 때문에 생긴 문제고, 비공식적으로는 종족 간의 갈등에 불과해
알하이탐:
그러면 아무도 아카데미아의 짓이라고 생각 못하겠지. 아주 간단한 수법이지만 지금의 수메르에서는 아주 효과적이야
페이몬:
그랬구나…. 일리 있는 것 같아, 촌장님의 추측과도 맞아떨어지고
페이몬:
하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중요한 문제가 남았어…. 애초에 학자들을 아루 마을로 보낸 건 아카데미아잖아? 왜 이제 와서 데려가려는 걸까?
알하이탐:
그 과정에서 바뀐 게 하나 있어. 그건 바로 학자의 「신분」이야
알하이탐:
처음에는 「학자」, 그 후에는 「미친 사람」, 그리고 「유배된 자」가 되었고 마지막에는… 「실종자」로 바뀌었지
여행자:
그렇군요…
알하이탐:
유배당한 미친 학자는 그래도 인간이라고 볼 수 있어. 하지만 실종자는… 장담할 수 없지
알하이탐:
특정된 사람을 찾을 수 없으면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다는 말이야, 그 말은 즉 「사라진 사람」은 아주 이상적인 자원이라는 말이지
페이몬:
자원? 그들을 이용할 곳이 있다는 거야?
알하이탐:
한 가지 가능성이 있어. 그들의 뇌를 항아리 지식을 추출하는 용도로 쓸 수도 있지
페이몬:
추출…? 항아리 지식이 인간의 뇌에서 추출된 거란 말이야?!
알하이탐:
수메르 아카데미아의 기술이라면 충분히 가능해
알하이탐:
아마 그런 이유 때문에 고통을 받았을 거고, 감시를 받지 않는 고요한 저녁에 울음소리를 냈던 거야
페이몬:
인간의 뇌를… 더 이상 생각하기 싫어, 너무 끔찍하잖아…
여행자:
어떻게 그 기술을 알고 있는 거죠?
알하이탐:
난 아카데미아의 서기관이라 그런 연구 프로젝트를 접할 수 있었어
알하이탐:
아무튼 라자크 선배의 증상은 신의 항아리 지식을 채우기 위한 과정에서 무슨 문제가 생긴 것 같아…
알하이탐:
그게 아니면 그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그 지식을 이용했거나
페이몬:
지금 좀 헷갈리는데… 그래서 누구의 뇌든 다 쓸 수 있는 거야?
여행자:
(아니야. 미쳐버린 학자들은 대부분 숲속에서 「신의 의식」을 접했던 사람들이야…. 아마 아카데미아도 그걸 원했을 거야)
여행자:
(이 지식은 우인단, 도토레 그리고 스카라무슈와도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어. 이걸 이용해 스카라무슈를 「신」으로 만들려는 거지)
알하이탐:
표정을 보아하니 눈치챈 모양이네
여행자:
아카데미아는 「신의 의식」을 접한 사람이 필요했던 거네요
알하이탐:
맞아. 일부 학자들은 평생 동안 신의 지식을 추구하지. 항아리 지식을 추출하는 건 그들의 과격한 방법 중 하나야
알하이탐:
하지만 신과 관련된 지식을 통해 대체 뭘 얻을 수 있는 거지?
알하이탐:
아카데미아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금기라고 불리는 것을 쫓는 이유가 과연 뭘까?
알하이탐:
신의 항아리 지식을 분석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지만, 눈에 띌만한 성과는 없었어. 나와 그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많이 다른 것 같군
페이몬:
알하이탐, 넌 「금기」라고 불리는 것들을 얻고 싶지 않아?
알하이탐:
학자들은 모두 지식의 극한을 추구해. 하지만 난 신에게 큰 흥미가 없기 때문에 그들처럼 미친 듯이 쫓고 그러고 싶진 않아
알하이탐:
사람을 물건 취급해서 지식을 착취하는 게 그들이 말하는 학술적 진전이라면 아카데미아는 문을 닫아야 해
페이몬:
넌 이런 일을 엄청 반대하나 보네…
알하이탐:
물론이지, 이건 「규칙」에 대한 나의 이해에 어긋나거든
알하이탐:
학술, 지식… 이 모든 것엔 경계가 있어. 경계를 넘어서는 순간 만물의 「규칙」과 「질서」는 무너지게 되어있지
알하이탐:
이건 마치 책에 있는 잘못된 글자처럼 수정할 필요가 있어
페이몬:
잠깐, 그 사람들이 불쌍해서 도와주려던 게 아니었어?
알하이탐:
미안하지만 난 그렇게 한가하지 않아
알하이탐:
네 말대로면 수메르에는 불쌍한 사람들이 널렸고, 티바트에도 마찬가지인데, 네가 모든 사람을 다 구할 수 있을 것 같아?
페이몬:
윽… 아, 아니…. 나도 잘 모르겠어…
여행자:
당신의 동기는 훨씬 특별하고 개인적이네요
알하이탐:
그렇게 생각해도 돼. 간단히 말하면 난 힘과 영웅주의를 맹신하지 않아.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는 거지
알하이탐:
신의 항아리 지식은 내가 밝히고 싶은 문제야. 그렇다고 해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는 건 아니지
여행자:
(…거대한 정의 구현이나 책임에 대해선 부인했지만, 개인의 극단적인 행동 논리에 대해서는 인정을 했어)
여행자:
(이런 사람이 오히려 동료로서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어)
페이몬:
아카데미아에는 나쁜 사람이 정말 많지만 넌 달라… 넌 아카데미아의 괴짜야!
알하이탐:
…그럴지도
알하이탐:
하지만 남들과 다른 느낌도 나쁘지 않은 것 같네
알하이탐:
「특별」한 것도 일종의 재산이잖아, 안 그래?
페이몬:
좋은 자세야. 정말 대단해. 샤니도 너의 사고방식을 가졌다면 그렇게 조심스럽게 살지 않았을 텐데
알하이탐:
내 성격이 샤니보다 좀 더 좋은 것뿐이니 신경 쓸 필요 없어
페이몬:
……
여행자:
근데 이 사람은 어떻게 하죠?
알하이탐:
이곳에 남겨두면 살아남기 힘들 거야. 우리가 데려가자
알하이탐:
우선 아루 마을로 돌아가 다음 계획을 세우자고
아루 마을 촌장의 집으로 돌아가 모두와 합류하기
페이몬:
우리 왔어——!
캔디스:
다들 고생했어요. 물 한 모금 마시면서 좀 쉬어요
사이노:
상황은 어때?
캔디스:
음? 이분은…
알하이탐:
너무 젊어서 이사크의 할아버지가 되어줄 수는 없지만, 우리가 찾던 대상 중 한 명이야
버려진 병원에서 겪은 일과 추리 결과를 사람들에게 알려준다…
사이노:
그러니까 비늘병을 치료하던 그 폐병원이 아카데미아가 신의 항아리 지식을 추출하던 거점이었다고?
페이몬:
맞아, 그렇다고 보면 돼
사이노:
이 모든 건 우리가 아루 마을에 오기 전부터 계획된 게 분명해. 신의 항아리 지식은 최근 들어 유행한 게 아니니까
사이노:
하지만 우리가 아루 마을에 오자마자 그 사람들은 미리 알기라도 한 듯 다 빠져나갔어. 이유가 뭘까?
페이몬:
음… 그러게, 왜 그런 거지…
캔디스:
이런 경우에 가능성은 보통 하나죠——「스파이」
캔디스:
우리 중 누군가 상대방에게 정보를 흘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요…
페이몬:
뭐? 우리 관계가 고작 이 정도였단 말이야?
사이노:
……
알하이탐:
다들 아직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나 보군
여행자:
뭐 떠오른 거라도 있나요?
알하이탐:
사이노, 그들이 우리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었던 건 네가 여기 있기 때문이야
페이몬:
잠깐, 그게 무슨 말이야!
사이노:
말조심해. 그렇지 않으면 나도 가만있지 않을 테니
알하이탐:
합리적인 의심일 뿐이야. 이런 의심도 다 이유가 있거든
캔디스:
사이노가 그 스파이라는 건가요?
캔디스:
재미있네요. 전 그쪽이 가장 의심스럽다고 생각했거든요. 계속 단독 행동을 했잖아요
알하이탐:
네 말도 일리가 있어. 하지만 병원에서 오는 길에 깨달은 게 있지. 그건 바로… 사이노는 우리와 다르다는 거야
사이노: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알하이탐:
자신이 누군지 벌써 잊은 거야? 「대풍기관」 사이노
사이노:
……
알하이탐:
그래, 넌 아카데미아의 풍기관이고 항상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었어. 누가 뭘 했는지, 어떤 오점이 있는지… 그걸 알아야만 너도 행동을 개시할 수 있으니까
알하이탐:
쉽게 말해 아카데미아가 너에게 특별한 루트로 정보를 제공해왔다는 거지. 하지만 과연 아카데미아에서 널 조금도 경계하지 않았을까?
알하이탐:
사나운 늑대를 키우려면 늑대에게 물리지 않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하거든
사이노:
아카데미아가 나를 감시하고 있다는 거야?
알하이탐: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아카데미아는 수메르의 모든 것을 감시하고 있어. 다만 너에게는 특별한 처리 방법이 있을 뿐이고
알하이탐:
사람들은 정해진 기간마다 「식장일(識藏日)」을 맞이하게 돼. 이날만 되면 아카데미아는 항아리 지식을 통해 허공에 정보를 입력하지
알하이탐:
한 번은 제어대 옆에서 두꺼운 노트를 발견했는데, 안에 대풍기관 사이노에 관한——행동 보고, 처형 습관… 등이 기록되어 있었어
사이노:
그러니까 아카데미아가 나의 정보를 허공에 입력했다는 소리야?
사이노: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내 행동은 허공에 기록될 만큼 중요한 정보가 아닐 텐데
알하이탐:
허공은 연산이 가능하거든
사이노:
——!!
알하이탐:
허공의 계산 능력은 입력된 데이터를 토대로 너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어. 언제 출발하는지, 어떤 루트로 가는지, 어디로 가는지… 전부 알 수 있지
사이노:
내 행동을 전부 예측했다고…!
알하이탐:
아카데미아는 오래전부터 널 경계해왔어. 네가 사직하고 아카데미아를 떠났으니 그들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고 볼 수 있지
캔디스:
그렇군요… 사이노는 원칙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들에게는 눈엣가시가 되었던 거네요
캔디스:
그들에겐 완강한 의지와 충성스러운 신앙이 필요 없는 거죠. 임기응변에 강하고 기회주의자처럼 이익만 좇는 것이… 그 학자들의 진면목이었군요
캔디스:
사이노, 너무 신경 쓰지 마요. 이걸로 오히려 당신이 믿을 만한 동료라는 게 증명됐으니까요
사이노:
……
사이노:
나 때문에 그들이 사전에 도망칠 수 있었던 거야
페이몬:
너무 자책하지 마. 이럴 줄 누가 알았겠어!
여행자:
맞아
사이노:
…아니, 생각났어
사이노:
그렇다면 나도 그들이 어디로 갔을지… 알 것 같아
데히야:
오, 바로 기운 차렸구나!
알하이탐:
안전은 항상 위기와 위기 사이에 숨어 있지
페이몬:
그렇구나! 나 알 것 같아!
페이몬:
그들이 피하고 싶은 건 사이노니까 가장 안전한 곳은…
여행자:
사이노가 방금 지나왔던 곳
페이몬:
맞아!
사이노:
그들은 내 동선의 반대 방향으로만 도망치면 되니까
여행자:
똑똑해졌네, 페이몬!
사이노:
난 바로 출발할 거야
알하이탐:
나도 조사할 일이 남았어
페이몬:
다 같이 가자. 바로 녀석들을 쫓아가는 거야!
이사크:
저기 잠깐만예, 저도 같이 갈래예!
캔디스:
이사크? 너도 가려고? 그럼… 반드시 조심해야 해
이사크:
할아버지를 꼭 찾고 싶습니더. 절대 폐 안 끼치게 조심할게예
캔디스:
여러분, 이사크를 잘 부탁드려요
여행자:
네, 알겠어요
페이몬:
그럼 출발하자. 다들 먹을 거 잘 챙겨!
페이몬:
근데 한 명이 빠진 기분인데…? 음…
사이노와 대화하기
페이몬:
이제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해?
여행자:
사이노, 동선 기억하고 있어?
사이노:
어, 마을을 나가서 사막을 가로질러 계속 앞으로 나아가면 돼
사이노 따라가기
이사크:
사막은 제가 잘 알고 있어예!
페이몬:
이 근처에서 자주 놀아서 그런 거야?
이사크:
예! 한번은 할아버지가 사막에서 길을 잃어버릴 뻔했는데 제가 찾아서 데리고 왔어예
사이노와 대화하기
사이노:
여기 뭐가 있어
사이노:
이건…
알하이탐:
파묻혀있군…. 이제부터 힘을 좀 써야 할 것 같네
페이몬:
이렇게 걷는 것도 계속 힘이 들어간단 말이야!
여행자:
트집 잡지 마, 페이몬
페이몬:
알겠어, 저걸 파내면 되는 거지? 엄청 깊숙이 파묻혀 있을 것 같은데
한바탕 소동 끝에 모래 아래에 파묻혀 있던 물건을 꺼낸다…
알하이탐:
이 파편들은 아카데미아에서 개발한 장비야. 원래는 머리에 쓰는 용도인데…
알하이탐:
마을 지킴이는 한두 명이 아니야. 그들이 이곳을 지나던 중에 부서진 장치의 파편이 근처에 떨어진 모양이군…
알하이탐:
흩어져서 찾아보자, 이 일대에 다른 물건이 더 있을 거야
다들 흩어져 사막 한가운데서 발굴을 시작한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근처의 모래더미에서 또 다른 장치를 찾아낸다
페이몬:
혹시 이거야? 좀 무서워 보이는데…
알하이탐:
신의 항아리 지식을 추출하는 장치가 확실해
사이노:
장치를 흘리고 갔다는 건… 뭔가 이상이 있었다는 건데
사이노:
철수하다가 습격을 받은 것 같아
페이몬:
뭐?!
이사크:
할아버지… 제발 무사해야 할 텐데…
페이몬:
할아버지는 괜찮을 거야, 걱정하지 마
알하이탐:
병원에 남겨졌던 라자크한테서 오랜 기간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어. 철수한 지 얼마 안 됐다는 거지
사이노:
그럼 늦지 않았을 거야
알하이탐:
그리고 이 습격은 모래폭풍이 불기 전에 일어난 것 같아
알하이탐:
근거는… 장치가 모래에 완전히 뒤덮여있었다는 거지
여행자: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사이노:
얼마 못 갔을 거야. 서두르자
사이노를 따라 계속 조사하기
페이몬:
근데 사막 위를 달리는 건 너무 힘들다구…
이사크:
페이몬은 날고 있는 거 아이가? 날아댕기는 것도 힘드나?
페이몬:
흑흑흑, 물론이다 아이가…
데히야와 대화하기
사이노:
…저기서 누군가 다투는 소리가 들려
페이몬:
와, 정말 귀가 밝구나…
사이노:
들킬 위험이 있으니 더 이상 다가가지 마
알하이탐:
데히야와 도금 여단? 재밌군…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자고
데히야:
…일찍 알려줬으면 충분히…
라흐만:
…넌 동료야… 우리는 절대 속이지 않아…
데히야:
학자… 내가 당신보다 잘 알아… 내가 필요하다고…
라흐만:
하하, 그럴 줄 알았어… 잘했다…
이사크:
…데히야 누나… 어째서…
이사크:
——데히야 누나!
페이몬:
이 바보야! 뭐 하는 거야!
데히야:
음?
이사크:
우리 할아버지 찾아준다 했잖습니꺼?! 대체… 와 저 사람들이랑 같이 있는 겁니꺼!
라흐만:
하하, 빨리도 왔군
데히야:
후우, 귀찮아졌네
사이노:
…아루 마을을 배신한 건가?
라흐만:
…네가 그 명성이 자자하신 풍기관인가? 흠
라흐만:
데히야, 저들 편에 서느니 날 도와주는 게 어떤가? 보다시피 나에겐 다 방법이 있고, 저들보다 훨씬 숭고하고 눈부신 이상이 있지
데히야:
난 그렇게 쉽게 흔들리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잘 알잖아요, 라흐만
페이몬:
어떻게 된 거야… 데히야, 너 도대체 누구 편이야?
데히야:
페이몬, 너 바보야?
라흐만:
상관없어, 누구랑 같은 편이든 적왕님을 깨우는 우리의 원대한 계획엔 지장 없거든. 고대의 왕께서 이 땅에 돌아오시면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될 거야
데히야:
정신 차리시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건 당신이 더 잘 알 텐데요. 용병을 그렇게 오래 했으면서 어떻게 통치자에게 요행을 바라는 겁니까?
라흐만:
난 사막의 백성이자 적왕님의 충실한 신자야. 내 삶이 평탄하든 아니든 신앙은 늘 나의 영혼 깊은 곳에 존재하지
데히야: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사람들을 풀어줘요. 마을 지킴… 아니, 미친 학자들로는 적왕을 부활시킬 수 없다고요
라흐만:
아직도 모르겠나? 신앙을 좇는 건 내 일생의 소원이야. 만 분의 일의 확률이라도 기꺼이 시도하겠어
데히야:
그럼 당신의 존재가 아카데미아의 시야에 노출될 텐데요? 그들이 당신이 어렵게 이끌어 온 도금 여단을 없애버린다고 해도요?
라흐만:
그래
라흐만:
우린 이날을 오랫동안 기다려왔어. 해와 달은 빛을 잃었고, 대지는 갈라져 균열이 생겼지…. 하지만 지금은 운명이 나에게 아카데미아에 대항할 비장의 카드를 주었어
라흐만:
이 학자들만 있으면 우린 놈들을 뒤엎고 방사벽 건너편까지 손쉽게 침입할 수 있다고
데히야:
…과연 그럴까요? 그렇게 적은 세력으로 수메르 전체를 뒤덮은 아카데미아를 상대하겠다니
데히야:
내 말을 못 믿겠으면 저 둘에게 물어보세요. 저들도 아카데미아와 대립 중이지만 당신처럼 거만하지 않죠
라흐만:
…흥, 충견의 냄새가 나는군. 내가 왜 룩카데바타의 백성과 말을 섞어야 하지?
라흐만:
비겁한 배신자, 너희들의 신이 적왕을 배신하고 의리를 저버렸어. 사막의 백성들은 더 이상 풀의 신의 백성들을 믿지 않아!
사이노:
…적대감이 너무 강해서 말이 안 통하는군
사이노:
보아하니…
알하이탐:
——그 학자들만으로 아카데미아와 담판 지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여행자:
알하이탐?
알하이탐:
그 사람들은 담판에 사용될 만큼의 가치가 없어. 하지만 내가 인질이 된다면 말이 달라지겠지
알하이탐:
그들은 아카데미아에서 버린 패들이지만, 난 아카데미아의 현임 서기관이야. 너희들에게 아주 괜찮은 패가 될 텐데
데히야:
이봐, 지금 뭐 하는 거야
라흐만:
내 손에 있는 인질을 상대로 거래하겠다는 건가?
알하이탐:
맞아, 네가 현명하다면 내 제안을 받아들이겠지
페이몬:
대체 무슨 생각이야! 저들이 약속을 안 지키고 너를 죽이면 어쩌려고!
알하이탐:
그래? 그럼 그게 내 운명이겠지
알하이탐:
이 기회를 통해 그가 데리고 있는 학자들과 만나 진실을 밝힐 수도 있잖아
사이노:
……
라흐만:
그런 허세로 날 설득할 수 있을 것 같나?
알하이탐:
이건 설득이 아니야. 이런 방식으로 너희 반항 세력에 들어가려는 것뿐이지
라흐만:
현임 서기관이 아카데미아를 배신할 이유가 뭐가 있지?
알하이탐:
사막에 산다고 다 적왕을 믿는 것도 아닌데, 아카데미아라고 뭐 다르겠어? 지식을 추구하는 사람이 왜 꼭 아카데미아의 방법을 따라야 하지?
라흐만:
하하… 하하하하하!
라흐만:
겉으로는 점잖아 보이더니! 아카데미아 사람들은, 아니… 방사벽 건너편에 있는 사람은 모두 똑같아! 말했잖아. 난 절대 풀의 신의 백성을 믿지 않을 거라고
데히야:
잠깐
데히야:
알하이탐, 지금 그 말에 책임질 수 있어?
알하이탐:
난 쓸데없는 맹세는 하지 않아
데히야:
이런 선택이 위험하다는 건, 너도 잘 알고 있지?
알하이탐:
그래
데히야:
좋아! 라흐만, 한마디만 하죠. 이 사람들은 내 친구예요. 풀의 신의 백성은 못 믿어도, 내 말은 믿을 수 있겠죠?
라흐만:
그동안 알아 온 시간이 있으니 넌 당연히 믿을 수 있지
데히야:
그럼 내 오른팔을 걸고 이 사람들을 위해 보증을 서죠
라흐만:
……
데히야:
겁쟁이처럼 굴지 마요. 아카데미아를 상대하려면 이 정도 각오는 해야죠. 무서울 것도 없잖아요, 안 그래요?
라흐만:
하! 「화염 갈기 사자」의 오른팔? 그 정도면 흥미가 생기는군
라흐만:
근데 누가 알아? 네가 나중에 아니라고 잡아뗄지도 모르지. 데히야, 용병들이 똑똑하다는 건 너도나도 잘 알고 있지. 그야 멍청하면 오래 못 사니까
데히야:
맞아요,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요.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거든요——마을 지킴이들을 반드시 데려오겠다고 친구와 약속했다고요
라흐만:
하! 그럼 이렇게 하자고. 너의 결심에 대한 증거로 오른팔을 두고 가
데히야:
……
페이몬:
절대 안 돼! 저 사람은 협상을 하는 게 아니라 일부러 널 난처하게 만드는 거잖아!
데히야:
…좋습니다
페이몬:
너 제정신이야?!
데히야:
사람을 구하는 게 우선이야. 팔 하나로 여러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이득이지. 라흐만, 하라는 대로 할 테니 당신도 날 실망시키지 마세요
라흐만:
좋아. 이봐, 저자의 오른팔을 잘라서 내 앞으로 가져와
이사크:
그러지 마이소!
페이몬:
데히야! 어떡하지, 빨리 방법을 생각해 봐!
알하이탐: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
데히야:
그건 너희들이 판단할 게 아니야
라흐만:
어서 잘라!
여행자:
데히야——!
페이몬:
데히야, 어서 도망가!
사이노:
…흠
데히야:
……
라흐만:
그만!
데히야:
…왜 멈춘 겁니까?
라흐만:
「화염 갈기의 사자」도 사막의 백성인데, 네 팔을 자르면 내 손가락을 자르는 거나 마찬가지지. 형제자매끼리 싸우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잖아
사이노:
흥
라흐만:
네 결심은 이미 확인했어. 이만 가 봐. 내일 점심에 네 친구들을 데리고 사막으로 와
데히야:
…후우!
데히야:
다행이야, 역시 자르지 않았어
이사크:
데히야 누나!
페이몬:
미쳤어 진짜! 다들 단단히 미쳤다구! 정말로 팔을 잘랐으면 어쩌려고 그래!
데히야:
그럼 왼손으로 칼을 들면 되잖아?
데히야:
미안… 그런 상황에서는 도박을 해야 할 것만 같았거든
사이노:
다음에는 그런 도박하지 마. 나 혼자서도 저 사람들을 다 처리할 수 있으니까
사이노:
최악의 상황에도 네가 질 일은 없어
데히야:
난 네 말을 믿어. 하지만 그건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야. 그들은 개개인이 아닌… 하나의 커다란 신앙을 대표해
데히야:
급진파 하나를 처리한다고 해도 똑같은 존재가 계속 나타나겠지…. 그들을 죽인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야
사이노:
…네 말대로 하지
이사크:
미안합니더, 데히야 누나. 다 제가 누나를 배신자라고 의심하고 앞으로 뛰쳐나가서…
데히야:
괜찮아, 할아버지를 찾아준다고 약속했으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찾아줄게
알하이탐:
그렇게 과격한 걸 보니 학술 연구를 하면 딱이겠어
데히야:
하? 진심이야?
알하이탐:
도금 여단 사람들도 날 미치광이라고 했거든. 아무래도 미치광이들이 학술적인 분야에서 성공을 많이 하나 봐
데히야:
왜 날 칭찬하는 것 같으면서도… 자기 자랑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데히야:
좋아, 다들 멍하니 서 있지 말고 마을로 돌아가자. 내일 점심에 귀찮은 일을 해결해야 하잖아
일행은 아루 마을로 돌아가 내일 있을 인질 교환을 대비하기 위해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한다
하지만 성공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과연 순조롭게 풀릴까? 이 모든 것이 미지수다…

뜨거운 모래의 비밀
약속에 따라 라흐만이 알려준 장소로 가서 인질 교환을 준비한다…
마을 입구에서 모이기
페이몬:
다들 일찍 왔네
데히야:
…다 모였군. 근데 이사크, 너 정말 우리를 따라갈 거야?
이사크:
멀리서 지켜볼게예, 데히야 누나. 꼭… 할아버지를 데리고 오고 싶어예
데히야:
좋아, 그럼 출발하자
캔디스:
잠깐, 데히야!
데히야:
왜 그래?
캔디스:
어제 무모한 일을 벌였다고 들었는데… 오늘은 절대 그러지 마요, 알겠죠? 안 그럼 화낼 거예요
데히야:
…알았어
도금 여단과 거래하기
알하이탐:
우리보다 먼저 도착해 있다니
페이몬:
내가 5분 늦잠 자서 그런 건 아니겠지…
여행자:
그런 건 굳이 말 안 해도 돼, 페이몬
라흐만:
어때 준비는 잘 마쳤나?
알하이탐:
물론이지, 다만…
알하이탐:
…데려온 사람이 내가 생각했던 거보다 적은 것 같은데
라흐만:
데리고 와
이사크:
아! 할아버지!
페이몬:
왜 한 사람밖에 없는 거야?!
데히야:
라흐만, 난 그래도 당신이 약속은 지키는 영웅일 줄 알았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거죠?
라흐만:
한 명씩 교환하는 게 공평한 거 아닌가?
라흐만:
아니… 풀의 신의 백성이 한 요구를 들어준 것만 해도 엄청난 양보를 한 건데, 뭘 더 원하는 거지?
알하이탐:
……
데히야:
…하, 다들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마!
movie
라흐만의 궤변에 분노한 데히야는 칼을 뽑아 라흐만 일행에게 달려들었다. 위기의 순간, 땅이 흔들리고 모래밭이 아래로 꺼졌다. 갑작스러운 지진에 모두가 땅속으로 빨려 들어갈 찰나, 제정신이 아닌 늙은 학자가 갑자기 놀라운 힘을 내서 달려가 이사크를 와락 껴안았다. 곧이어 학자의 몸으로부터 초록색 빛이 퍼져나가 거대한 배리어를 형성했고, 일행은 그것에 휩싸였다…
라흐만과 대화하기
페이몬:
윽… 어지러워…
여행자:
윽…
여행자:
다들 괜찮아요?!
데히야:
아, 정말 재수 없는 날이네…
알하이탐:
흥, 귀찮아졌군
사이노:
모래 언덕이 무너져내렸어
사이노:
방금 결계를 봤는데… 마을 지킴이가 우리를 지켜줬어
사이노:
초록색 풀 원소의 힘, 너희들이 말한 것처럼 작은 쿠사나리 화신이 그 학자에게 남겨준 힘인 것 같아
여행자:
아마 그럴 거야
여행자:
이제 내 말이 믿어지지?
사이노:
…현임 풀의 신이라…
이사크:
할아버지, 할아버지? 와 또 정신이 없는 기고…
알하이탐:
주위를 좀 봐
데히야:
여기에… 신전이 있었던가?
알하이탐:
모래 언덕이 무너지면서 지하 구조가 드러난 것 같아
알하이탐:
문에 있는 부호들은 모두 적왕 문명 때의 것들이야. 이 건축물은 아주 오래되었고 모래바람 때문에 완전히 파묻혀 지금의 모습으로 변한 모양이군
알하이탐:
…이곳은 고대에 움푹 파인 지하 궁전이었던 것 같네
라흐만:
아아… 이건 적왕님의 기적이야!
페이몬:
으, 저 사람이 왜 여기 있는 거야! 부하들도 있잖아!
데히야:
우리랑 같이 떨어진 것 같아. 목숨 한번 끈질기네
도금 여단 단원:
으… 으윽…
데히야:
다른 녀석들은 다 맛이 갔어. 상태가 괜찮아 보이는 건 한 명뿐이네
라흐만:
…흥
사이노:
조심해, 머리통이 날아가는 수가 있어
라흐만:
아니,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야…. 숭고하신 우리의 왕께서 오늘 우리를 이 성전으로 이끌었다
페이몬:
설마 저 안으로 들어가려는 건 아니겠지…
알하이탐:
이런 우연이, 나도 들어가 보고 싶던 참인데
페이몬:
무슨 짓을 하려고!
알하이탐:
재미있지 않아? 작은 쿠사나리 화신의 힘이 우리를 재난 속에서 지켜줬는데… 갑자기 이곳에 적왕 문명의 건축물이 나타났어
알하이탐:
두 신 모두 각자의 힘을 과시하고 있는데 그냥 지나치긴 아쉽지
페이몬:
넌 신에게 관심 없다고 했잖아!
알하이탐:
맞아. 나에게 있어 신은 나보다 더 높은 형태의 생물에 불과해. 동물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알하이탐:
새로운 것들은 연구해 볼 만한 가치가 있잖아. 그게 신과 연관이 있는지 없는지는 아무래도 좋아
데히야:
라흐만, 부하들은 어떻게 할 거죠?
라흐만:
그냥 여기 두지 뭐. 적왕님이 그의 백성들을 보살펴 주실 거야. 난 성전으로 들어가야겠어
사이노와 대화하기
사이노:
이곳에서 생명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져
사이노:
신기하군…. 버려진 것처럼 보였는데 내부에 엄청난 힘이 흐르고 있어
페이몬:
맞아, 식물이 많아서 정말 예뻐
알하이탐:
라흐만 씨
라흐만:
…날 부른 거야?
알하이탐:
여기 당신 말고 라흐만이라는 자가 또 있어?
라흐만:
날 그렇게 부르다니, 일부러 비아냥대는 거지?
알하이탐:
좋을 대로 생각해. 대신 이것만은 알아줬으면 좋겠군. 적왕의 문명인 이 건축물 내부에 흐르고 있는 건 풀의 신의 힘이라는 걸 말이야
라흐만:
……
라흐만:
난 신의 눈이 없으니 네놈들이 무슨 말을 하든 상관없어
알하이탐:
화낼 것 없어. 학술적인 여정일 뿐이니까
데히야:
이상하긴 해. 그게 사실이라면… 그 원인은 이곳을 전부 살펴봐야만 결론이 나겠네
알하이탐과 대화하기
사이노:
잠깐
사이노:
저게 뭐지?
페이몬:
꽃이 정말 많네…. 중간에 뭔가 있어…
여행자:
누군가의 무덤처럼 보여
라흐만:
이건 적왕님의 표시야…
알하이탐:
유물이 있어. …음, 고대 문자로 쓴 추모글이야
데히야:
뭐라고 쓰여있어?
알하이탐:
「우리의 충성스러운 제사장 카살레, 이곳에 영원히 잠들다」
알하이탐:
「그의 지혜는 사람들 중에 기적과도 같았고, 높은 찬사와 존경을 받았도다」
라흐만:
고대 적왕의 문자를 읽을 줄 안다고?
알하이탐:
대단한 건 아니야. 다들 졸업하기 전에 최소 20가지 언어를 배우지 않아?
페이몬:
지금 농담하는 거지?
사이노:
아직 뭔가 이상해…. 이곳의 원소의 힘은 이상할 정도로 강해
사이노:
생명의 냄새… 우리에게 뭔가를 알려주고 있는 걸까?
알하이탐:
……
알하이탐:
이건가?
시스템 음성:
『분석 중…』
알하이탐:
……
알하이탐:
이 유골에 숨겨진 정보가 더 있는 것 같아
알하이탐:
마침 무덤에 적왕의 문명이 남긴 기기가 있으니, 정보를 그 장치들로 보낸 뒤에 투사해서 보여줄게
라흐만:
지식을 공유하는 건 너희 원칙에 어긋나는 거 아닌가?
알하이탐:
어긋나지. 하지만 당신 같은 사람이 있는 이상 이 정보를 직접 봐줬으면 해
알하이탐:
보고 나면 다 이해하게 될 거야
movie
유골에 남은 기록은 오래전의 과거를 보여주었다. 「지식은 문명을 낳고, 마찬가지로 문명을 멸망시킬 수도 있지.」 「재앙은 부지불식간에 찾아왔소. 그건 이 세상의 지식이 아닐세.」 「적왕께서 『금단의 지식』을 세상에 가져오시자 전염병처럼 퍼져나갔네.」 「머릿속엔 미친 자들의 속삭임이 가득하고, 잿빛 비늘이 등을 뒤덮는구나.」 「대지 역시 생명을 빼앗긴 듯 절망적인 고요함만 남았네.」 「숲속의 위대한 룩카데바타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모든 것을 돌이킬 수 없었으리.」 「그녀는 제사장들을 모아 신전을 짓고 생명의 신력을 불어넣었지.」 「재앙이 기적적으로 멈췄고, 아루 마을에는 문명의 불씨가 보존되었소.」 「그러나 『기적』은 오래가지 못했소. 금단의 지식이 존재하는 한, 그것은 영원히 이 세상의 『병폐』일 테니.」 「결국, 사막의 고고한 왕… 나의 왕께서는… 희생을 택하셨지.」 「나는 수많은 신전 중 하나를 지키며 여생을 보냈고, 이제 그 의무도 끝나가는구려.」 「완전히 눈을 감으면 눈앞에 또다시 고결한 신의 모습이 아른거리는구나….」 「적왕과 함께 금단의 지식을 근절하고자 과도한 힘을 쓴 그녀는 어린아이의 몸이 되었지.」 「참으로 이상하군. 그녀를 생각하면 죽음이 두렵지 않아….」 「내가 잠들 때… 생명의 기운이 함께해 줄 것을 알기에.」 「사막의 백성들이여, 더 이상 미워하지 말라.」 「이 은혜만은 절대 잊지 말아 다오.」
데히야:
방금 그건… 대체 뭐지?
알하이탐:
이 유골의 기억
라흐만:
아니…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사이노:
위대한 룩카데바타… 전대 풀의 신이 적왕과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었다니
라흐만:
어떻게 그럴 수 있지?! 풀의 신의 백성들은 분명…
페이몬:
그게 전대 풀의 신이었구나…. 마지막에 엄청 작아졌어…
여행자:
(……)
여행자:
(룩카데바타가 적왕과 그의 백성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어. 금기된 지식을 뿌리뽑기 위해 이렇게 큰 힘을 쏟았다니…)
여행자:
(결국 두 신의 백성들은 서로 미워하며 적이 되어버렸지만, 이렇게 생사를 같이한 사이였다는 걸 전혀 몰랐어)
알하이탐:
허공은 못 믿어도, 적왕의 기술이라면 믿을 수 있겠지
알하이탐:
이건 모두 적왕의 제사장이 남긴 「유언」이야
라흐만:
난… 그 어느 곳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
라흐만:
과거에 적왕님의 백성 중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모두 아루 마을로 모였지. 우리의 신은 절대 실수하실 리 없어. 우리는 그 소문들을 믿고 싶지도, 믿지도 않을 거야
라흐만:
적왕님의 죽음으로 인해 우리의 문명은 완전히 파괴될 뻔했고… 그건 모두 룩카데바타가 나타났기 때문이야!
라흐만:
우리에게 있어 룩카데바타는 재난이 일어났을 때 우리를 배신한 자에 불과해…. 신들도 인간들처럼, 사막에서 서로 죽이고 싸우며 원한을 맺은 거라고
사이노:
너희들의 시야가 너무 좁은 거지
라흐만:
하… 하하… 만약 내가 직접 본 게 아니라면, 이 두 눈이, 이 두 귀가, 이 마음이 그 유언들을 직접 느낀 게 아니라면…
라흐만:
이 세상에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착오가 있다는 걸 어떻게 믿으라는 거야?! 그동안 내가 내 은인에게 칼을 들이댔다는 걸 어떻게 받아들이라는 거지?
데히야:
라흐만… 그만해요
데히야:
더 이상 말하지 마요. 당신만 우스워진다고요
라흐만:
…데히야, 네가 말해봐…
라흐만:
나와 여단은… 대체 뭘 위해서 싸워온 거지?
라흐만이 진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가 진정하는 사이 사람들은 신전 내부를 한번 둘러보았다
하지만 그건 당연한 반응이었다. 모든 신도들에게 이 모든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기 때문이다
데히야:
이봐요, 좀 어때요?
라흐만:
…괜찮아졌어, 고마워
라흐만:
가자고. 이곳에 계속 머무를 수는 없잖아
데히야: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입니까?
라흐만:
뭘 묻고 싶은 건지 알아. 내가 한 일에 대해서 후회하고 있어…. 너희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지
라흐만:
대신 시간을 좀 줘. 형제들에게 오늘 있었던 일들을 설명할 생각이야
데히야:
쉽지 않을 겁니다
라흐만:
그건 내가 해결할 문제지. 여기가 내 아지트야. 기억해둬
데히야:
언제 가는 게 좋을까요?
라흐만:
내일. 그때 너희가 우리와 동맹 관계라고 모두에게 설득하도록 하지
라흐만:
그 미치… 아니, 마을 지킴이도 전부 다 돌려보낼 거야. 다른 자원들도 너희들과 공유할 거고
사이노:
우리의 적은 현자라는 걸 깨달은 모양이군
라흐만:
맞아. 신은 인간을 포기한 적이 없어. 인간들 스스로 「업」을 쌓아온 거지
페이몬:
이제야 깨달은 것 같네
데히야:
라흐만은 그렇게 멍청하지 않아. 사막에서 자신의 세력을 키울 수 있다는 건 어느 정도 능력이 있다는 거지
데히야:
안타까운 건 적왕에 대한 신앙이 그를 좌우했다는 거지. 하지만 이제 우리를 도와줄 사람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야
여행자:
정말 잘됐어요
알하이탐:
결과만 봤을 때는 나쁘지 않아
페이몬:
우리도 돌아가자. 가서 맛있는 거 먹고 푹 쉰 다음 내일 그 사람들을 찾아가 보자
사이노:
……
페이몬:
이봐, 사이노——! 가자!
사이노:
…소리 좀 낮춰
학자들과 대화하기
데히야:
라흐만, 우리 왔어요
라흐만:
준비는 모두 마쳤어. 조금 있다 사람들이 저들을 아루 마을로 데려다줄 거야
데히야:
어찌 됐든 도와줘서 고마워요
라흐만:
고맙긴. 그런 우여곡절까지 겪었는데 뭘
라흐만:
서로 이해관계가 일치하니, 앞으로 동료라고 부르자고
사이노:
범인은 어디 있지?
라흐만:
날 따라와
알하이탐:
이 사람들이 마을 지킴이를 납치한 범인들인 건가?
모르기:
서기관?!
알하이탐:
소리칠 거 없어. 너희를 도와줄 사람은 없으니까
페이몬:
너희 때문에 우리가 사막에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사이노:
…맞아
모르기:
대풍기관?! 싫, 싫어. 차라리 죽여줘!
페이몬:
저 사람들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이네…
사이노:
나한테 걸릴 각오는 이미 해뒀겠지
모르기:
아니, 우리는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 당신도 알잖아요? 이, 이런 일은 고작 우리들끼리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요!
주다르:
안 돼, 사이노한테 당하기 싫어…. 맹수에게 쫓기는 짐승처럼 처참하게 도살당할 게 분명해!
사이노:
짐승만도 못할 수도 있지
모르기:
제… 제발 살려주세요…
사이노:
말 안 해도 상관없어. 입을 열게 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알하이탐:
그래서 위에서 너희들에게 이 모든 걸 지시한 목적이 대체 뭐지?
주다르:
그… 그건 항아리 지식을 추출하기 위해서…
알하이탐:
시치미 떼지 마. 내가 뭘 묻는지 잘 알고 있을 텐데
알하이탐:
신의 항아리 지식을 추출해서 뭘 하려고 한 거지?
모르기:
정… 정말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페이몬:
이봐! 뭐야 그 태도는! 매운맛 좀 볼래?
데히야:
사서 고생할 필요 없잖아?
여행자:
내가 물어봐도 될까요?
사이노:
안 될 건 없지
여행자:
현자들은 지금 신을 만들려고 하는 거죠?
사이노:
——!
알하이탐:
……
데히야:
뭐? 그거 비유가 아니라 진지하게 물어보는 거야?
모르기:
…그… 그걸 어떻게 알았죠?
주다르:
더 숨길 것도 없지… 당신 말이 맞아요
주다르:
아카데미아는 이 세상을 바꿀 위대한 계획을 실행 중에 있어요. 그들은 자신들과 수메르를 위한 새로운 신을 만들려고 하고 있죠
주다르:
겉으론 아주 거창해 보이지만, 위대한 룩카데바타님이 돌아가신 뒤 수메르는 그렇다 할 학술적인 성과가 없었어요…
주다르:
게다가 최근 세계수가 점점 메말라가고 있어서 현자들이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그들은 늘 말했죠. 만약 위대한 룩카데바타님이 계셨다면…
사이노:
…계속해
주다르:
그때 마침 「도토레」라고 하는 우인단이 왔어요…. 그는… 「신의 심장」 하나를 들고 와서는 아카데미아의 시설을 빌려 연구하고 싶다고 했죠
주다르:
「도토레」는 예전에 수메르 아카데미아에서 추방당한 사람이었고 현자들은 그를 무시했었죠…. 하지만 그가 그 말을 꺼내자마자 사람들의 표정이 달라졌어요
주다르:
그는 이렇게 물었어요. 「신을 만들고 싶나?」
알하이탐:
…이게 바로 학술의 끝인 미련함과 오만함이군
주다르:
아카데미아는 오랜 시간을 들여 정교한 생체 인형을 토대로 「신의 몸체」를 만들었어요
주다르:
그리고 「화신 탄신 축제의 윤회」를 이용해 꿈을 수확했고 허공의 출력을 극대화했죠…
주다르:
「도토레」의 도움을 통해 최대로 출력된 허공은 「신의 심장」에 담긴 힘을 이끌어냈고, 그것을 「신의 코어」로 만들었어요
주다르:
그리고 그들은 새로운 신에게 「신의 지혜」를 얻게 하려고 했어요. 그러기 위해서 대… 대량의 신의 항아리 지식이 필요했던 거죠
데히야:
…이제야 이해가 가네
알하이탐:
하지만 그게 신의 지식이라고 어떻게 확신했지?
모르기:
추측일 뿐이에요. 아카데미아에서 수백 년 동안 연구했지만, 학자들이 왜 미쳐버리는 건지 아직 밝혀내지 못했거든요…
모르기:
이런 불가사의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죠. 이게 무슨 의미인지는 잘 알고 있겠죠?
모르기:
만약 이해할 수 있는 인간이 아무도 없다면 그건 신만이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인 거죠…. 그게 바로 지혜의 신이 전지전능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알하이탐:
……
알하이탐:
이미 눈치챘겠지만 아카데미아는 신이 누구인지 신경 쓰지 않아. 그들은 단지 지혜의 권능을 지배하려고 신을 이용하려는 것뿐이야
알하이탐:
「전지전능」이라는 단어는 그들에게 있어 피를 불태우는 저주와도 같지
알하이탐:
일부 생물에게는 「굴광성」이라는 게 있고, 평생을 빛을 향해 움직이지. 현자들에게는 지혜의 정점을 상징하는 신이 있어야만 희망이 보였던 거야
알하이탐:
이 역시 일종의 굴광성과 같아. 지혜의 신이 만약 존재하지 않는다면 수많은 학자들에겐 평생을 어둠 속에서 모색하는 것과 다름없어
사이노:
그럼 작은 쿠사나리 화신은 너희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지?
사이노:
그녀는 실제로 존재하는 신이 아니라는 건가? 이미 새로운 신이 존재하고 있는데 왜 또 다른 신을 만드는 거지?
모르기:
아카데미아는… 처음부터 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모르기:
그때 아카데미아는 새로운 지혜의 신인 작은 쿠사나리 화신을 찾았죠. 현자들은 그녀가 위대한 룩카데바타님처럼 지혜롭기를 바랐지만 현실은…
모르기:
그때 그녀의 지능은 평범한 아이와 비슷했고, 이 일로 인해 현자들은 위대한 룩카데바타님이 죽었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됐어요
모르기:
게다가… 작은 쿠사나리 화신의 「신의 심장」은 허공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었고, 그녀에게는 신의 힘도, 뛰어난 지혜도 없었죠…
모르기:
그래서 그녀는 점점 사람들에게 잊혔어요
사이노:
그게 바로 현자들의 선택인 건가…?
여행자:
(이 지경이 되도록 그들은 작은 쿠사나리 화신을 단 한 번도 직시하지 못했어…)
여행자:
(…신으로서 그렇게 잔혹한 일을 겪었을 줄이야)
데히야:
자, 일단 진정해. 다들 기분도 안 좋은데 기분전환 겸 장소를 옮겨볼까?
데히야:
라흐만, 우리와 마을 지킴이들을 아루 마을로 데려갈 사람 몇 명만 보내줘요. 그리고 이 두 학자도 같이 데려가야겠어요
라흐만:
알겠어, 너희들 말을 따를게
아루 마을 촌장의 집으로 돌아가기
캔디스:
돌아온 마을 지킴이들은 각자 집으로 돌아갔고 관리인을 붙여줬어요. 두 학자는 엄격히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다들 수고 많으셨어요
페이몬:
윽… 분위기가 정말 무겁네…
여행자:
(그런 일을 겪었으니 좀 슬픈 게 당연하지)
여행자:
(인간을 위해 많은 걸 바친 작은 쿠사나리 화신은 아카데미아에 있어 정선궁에 버려진 패에 불과해)
여행자:
(그녀의 보호를 받은 사람들은 단 한 번도 그런 작고 어린아이 같은 신이 있다고 상상도 못 했을 거야)
페이몬:
이봐, 멍때리지 말고 무슨 말이라도 해봐!
데히야:
흠흠! 이봐… 다들 하고 싶은 이야기 없어? 그럼 물이라도 마시면서 분위기 전환 좀 시켜보는 건 어때?
캔디스:
아니면 제가 간식거리를 좀 가지고 올게요…
페이몬:
그, 그럼 내가 캔디스랑 같이 다녀올게! 아하하…
사이노:
여행자,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이지?
데히야:
맙소사, 일 얘기를 하려는 것처럼 들리는데…
여행자:
내가 알고 있는 걸 다 알려줄게요
알하이탐:
역시 아직 말 안 한 게 있구나
이야기를 준비하는 동안 캔디스와 페이몬은 황급히 간식과 음료를 내온다
데히야는 무거운 주제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듯 여유로운 모습이다
사이노는 무언가를 결심한 듯 진지한 표정이다. 그를 지탱해오던 신념, 그가 추구하던 「올바른」 길에 대해… 확신을 얻은 듯했다
알하이탐은 경청을 하겠다는 의사를 보인다
…그러고는 겪은 모든 일들을 말하기 시작한다. 이전에 수메르에서 보고 들은 것과 느꼈던 점, 현재까지 파악한 비밀들을 자세히 사람들에게 밝힌다. 그들과 이런 정보를 공유한다는 건 이제부터 모두 동료라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부터 공통된 목적을 위해 싸울 것이다
페이몬:
나도 겪은 일이지만 네가 말하는 걸 들으니 여전히 불가사의해
여행자:
여기까지가 우리가 수메르에서 겪은 일들이에요
데히야:
정말 놀라워. 듣는 내내 숨도 제대로 못 쉴 정도였어
알하이탐:
…앞으로 마주해야 할 문제들이 생각했던 거보다 많겠어
사이노:
……
데히야:
근데 타이밍은 정말 좋네. 라흐만 일행도 마침 합류했고, 사람은 많을수록 좋은 거니까
사이노:
이제 계획을 세워보자고
알하이탐:
지금 보니 「규칙」에 어긋난 일들이 너무 많아. 더 이상 악화되게 놔둬선 안 되겠어
캔디스:
다들 결론을 내신 건가요?
사이노:
현자를 무찌르고, 신을 구하는 게… 우리의 최종 목표야
알하이탐:
그럼 쓸만한 자원이 더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자고
데히야:
다음번에 이곳에서 회의할 때는 반드시 결론을 내야 해
페이몬:
응! 분명 문제없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