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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자들의 거리


헛간 방화
길을 걷던 중, 스네즈나야 갱단이 시민을 괴롭히는 모습을 목격했다. 나서서 분쟁을 해결했지만, 그 뒤에는 더 복잡한 사정이 숨겨진 듯하다
이쇼구:
거기 누구냐?
이쇼구:
——누가 물건에 손을 댔어! 다들 빨리 와!
페이몬:
우와! 들켰어! 旅人, 빨리 도망쳐!
페이몬:
양쪽이 막혔는데, 어떡하지?
여행자:
지붕으로 올라가자!
메셀슨:
젠장, 저 노란 털이 지붕 위로 도망쳤어!
로리:
망할 좀도둑 놈. 역시 「작은 어르신」 말씀이 맞았어, 인간은 하나같이 「루치킨」처럼 뻔뻔하다니까
로리:
어이, 이제 도망칠 곳은 없다, 좀도둑 녀석…
로리:
죽어라! 인간 애송이
로리:
감히 「작은 어르신」의 물건에 손을 대다니, 간땡이가 부었군!
로리:
젠장…
로리:
제법인데…
로리:
하… 고작 이 정도인가…
로리:
이… 이럴 수가…
로리:
아, 「작은 어르신」… 죄송합니다…
린데노비치:
시슬리, 선을 넘었어. 이건 너희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
린데노비치:
저리 비켜!
시슬리:
여긴 「루치킨」의 구역이잖아. 당연히 우리가 관리해야지
시슬리:
설마 너희 「이즈마일로프」는 「가족과 부녀자, 어린아이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조직의 「규칙」을 잊은 거야?
린데노비치:
기어코 날 저지하겠다는 거냐?
페이몬:
무슨 일이야?
여행자:
둘 사이에 다툼이 생긴 것 같아
린데노비치:
마지막 경고야, 시슬리. 괜히 참견하지 마. 「어르신」께서도 「빚을 졌으면 갚는 게 당연한 이치」라고 가르치셨어!
마르파:
제발요… 며칠만 기다려 주세요. 아빠는 당신들의 벌목장으로 끌려가 빚을 갚고 계시고, 엄마는 아파서 일을 하실 수 없어요
마르파:
일부러 돈을 갚지 않은 게 아니에요! 아빠의 빚은… 할머니와 제가 인형을 팔아 갚고 있어요!
마르파:
정말 금방이에요… 할머니와 제가 하루에 인형을 일곱 개씩 만들 수 있으니, 4일… 아니, 3일만 시간을 주시면 이번 달치 돈을 모두 마련할 수 있어요!
린데노비치:
또 3일이라… 지난번 놈도 3일 뒤에 빚을 갚겠다고 했지. 하지만 그날 밤 지하 카지노에서 우리한테 붙잡혔어
린데노비치:
빚진 놈들은 자기가 왜 이 지경이 됐는지 생각조차 안 한다니까… 사람은 말이야, 신용을 잃으면 쓰레기가 된다고!
마르파:
그치만… 예정보다 일찍 오셨잖아요…
페이몬:
이봐! 왜 그 여자애를 괴롭히는 거야!
린데노비치:
이 노란 털 녀석이랑 꼬마 요정은 또 뭐야… 「루치킨」 놈들에 이어 이젠 「정의의 사도」까지 납셨나…
린데노비치:
쳇, 일이 이렇게 귀찮을 줄 알았다면, 로리 녀석과 바꿀 걸 그랬어
린데노비치:
어이! 헛소리 작작 해. 맨날 똑같이 불쌍한 척하는 건 이제 지겹다고
린데노비치:
시슬리, 정말 이 꼬마를 위해 나설 셈이야? 지난번에 우리한테 얻어터진 걸 벌써 잊었나 보군… 하하…
시슬리:
……
린데노비치:
나설 거라면 「규칙」대로 결투하자고!
시슬리:
난… 두들겨 맞더라도, 절대…
여행자:
내가 처리할게!
시슬리:
그럴 필요는 없어…
페이몬:
괜찮아, 旅人한테 맡기면 돼! 여자애나 괴롭히는 녀석 따윈 별거 아니야!
린데노비치:
하, 주제도 모르는 녀석… 「규칙」은 조직 간의 분쟁에만 적용되는 거지만… 대리인으로 나서겠다면 받아주지
린데노비치:
자, 노란 털, 덤벼 봐! 용기만큼 실력도 있는지 보자고!
여행자:
규칙이 뭔데?
린데노비치:
「결투 규칙」은 오직 손에 든 무기만으로 결투한다는 뜻이야
린데노비치:
우리는 「어르신」의 가르침에 따라, 오직 무기와 용기로 승부를 가리지!
여행자:
알겠어. 그럼 내가 알아서 할게
린데노비치:
흥, 시슬리보다 배짱이 두둑하군. 이를 악물어라, 지금 간다!
린데노비치:
하… 어디 네 실력 좀 볼까!
린데노비치:
쯧, 별것도 아니네
린데노비치:
제법인데… 다시!
린데노비치:
젠장, 내가 방심했어
린데노비치:
검이 정말 빠르군…
린데노비치:
훌륭한 검술이야… 내가 졌어
린데노비치:
배짱은 제법이지만, 「실력」이 따라 주지 않는군…
린데노비치:
제길… 어디서 굴러들어온 노란 털인가 했더니… 제법이군
시슬리:
린데노비치… 「규칙」에 따르면…
린데노비치:
나도 알아. 「규칙」에 따르면 내가 졌으니 기한을 이틀 미뤄주겠어. 하지만 이틀 뒤에 다시 올 거야
린데노비치:
꼬맹아, 빚 떼먹을 생각은 하지 마라!
마르파:
흑흑…
시슬리:
괜찮아, 마르파, 다 잘될 거야, 약속할게…
시슬리:
아, 참, 도와줘서 고마워! 너희가 아니었다면 이번 고비를 넘기지 못했을 거야…
시슬리:
난 시슬리라고 해. 「루치킨」의 일원이지. 너희 이름은 뭐야?
페이몬:
얘는 旅人, 난 페이몬이야!
마르파:
전… 마르파예요. 오빠, 고마워요!
페이몬:
괜찮아! 그런데 방금 그 녀석은 누구야?
마르파:
아빠한테 돈을 빌려준 사람들이에요. 아빠가 도박으로 빚을 엄청 많이 져서, 그 사람들한테 잡혀갔어요…
시슬리:
그 사람들은 다 「이즈마일로프」 사람들이야…
여행자:
「이즈마일로프」?
소피아:
「이즈마일로프」는 스네즈나야에서 제일 크고 제일 형편없는 조직이야
소피아:
특히 그들의 두목인 「작은 어르신」은 요즘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소피아:
모라에 눈이 멀어, 여자와 아이들에게까지 빚을 강제로 받아내고 있다니까…
소피아:
정말 짜증나는 녀석이야
소피아:
아! 소개를 깜빡했네. 나는 소피아·파블로브나·자이체바, 「정의」를 실천하는 「루치킨」파의 요정이지
소피아:
소문으로 들은 대로 실력이 상당하네, 旅人
여행자:
내가 꽤 유명하긴 하지…
소피아:
「이방의 여행자」, 우리도… 네 활약상은 어느 정도 들어봤어
소피아:
아무튼, 요즘 마르파처럼 「이즈마일로프」에게 쫓겨 우리에게 도움을 청하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어… 하지만 그 수가 너무 많아…
소피아:
우리 「루치킨」이 정의를 추구하지만…
시슬리:
그렇다고 모든 사람의 빚을 대신 갚아줄 수는 없어…
소피아:
정의는 별로 돈이 안 되거든
마르파:
괜, 괜찮아요. 이틀 안에는 저랑 할머니도 꼭… 빚을 갚을 돈을 마련할 수 있을 거예요!
소피아:
이번엔 갚는다 쳐도, 다음은 어쩌려고? 이자가 계속 불어나서 지금은 이자조차 감당하기 힘들잖아…
마르파:
흑흑…
페이몬:
와, 「이즈마일로프」 녀석들 정말 못됐네!
소피아:
스네즈나야의 조직들은 원래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어… 하지만 「이즈마일로프」는 그 「규칙」을 깨버렸지
소피아:
그들은 이제 시민의 피를 빨아먹는 해충이 됐어…
소피아: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 「루치킨」의 힘으로는 「이즈마일로프」에 맞설 수 없어. 세력이 조금만 더 강했다면 저들의 악행을 분명 막을 수 있었을 텐데…
페이몬:
으, 그 녀석들 정말 못됐잖아! 우리가 도와주자, 旅人!
소피아:
도와준다면, 작게나마 보답을 준비해 뒀어…
페이몬:
음…
소피아:
물론, 작은 보답이라는 말은 겸손의 표현일 뿐… 실제론 제법 묵직할 거야
페이몬:
旅人…
여행자:
알았어. 작은 보답을 봐서라도…
페이몬:
헤헤…
소피아:
자, 따라와. 두목이 널 만나고 싶어 할지도 몰라
여행자:
두목…
소피아:
응, 즈메이 씨도 널 보면 무척 기뻐할 거야
소피아:
예전에는 요정들이 스네즈나야를 다스렸고, 우리 조직의 구성원도 대부분 요정이었어… 하지만 여왕님께서 집권한 뒤로는 인간이 더 우대받게 됐지…
소피아:
즈메이 씨는 인간이라, 높으신 분들과 소통하기가 우리보다 수월하거든…
소피아:
그도 지금 「이즈마일로프」 일로 고민 중일 거야. 따라와!
소드한:
야, 예신티. 저녁에 술 한잔하러 갈래?
예신티:
말도 마. 저녁에 일이 있거든. 이번만 넘기면 좀 한가해질 거야…
소드한:
또 무슨 일이야? 우리가 크바스닉 주점에 못 간 지 한참 됐잖아
예신티:
너도 알잖아… 요즘 조직 사정이 어떤지… 에휴…
즈메이:
오! 소피아, 돌아왔구나… 마르파는 지금 좀 어때?
소피아:
별일 없었어… 여기 있는 두 분이 도와줬거든. 즈메이 씨, 이쪽은 旅人, 그리고 이쪽은 페이몬이야
즈메이:
아, 너희가 바로 소문의 주인공이구나… 마르파와 「이즈마일로프」의 박해를 받는 모든 시민을 대표해 감사할게
페이몬:
헤헤, 별거 아니야!
즈메이:
나는 즈메이·루치킨이야. 「루치킨」의… 길잡이지
즈메이:
편하게 즈메이라고 불러줘
이리나:
이리나·니콜라예브나·보로니나야
페이몬:
아… 안녕
즈메이:
하하, 이리나는 오랫동안 「규칙」을 집행해 와서 겉보기엔 좀… 무뚝뚝하지만, 사실은 정이 아주 많아. 내가 장담할게
즈메이:
「어르신」께서 돌아가신 뒤로 이리나의 일이 훨씬 늘었거든. 요즘 예민한 것도 그 때문이지…
즈메이:
특히 요즘은 「이즈마일로프」 때문에…
소피아:
아, 맞다! 마침 그 얘기를 하려던 참이었어. 旅人, 페이몬이 우리를 도와 「이즈마일로프」를 따끔하게 혼내주기로 했거든…
즈메이:
오, 그거 참… 최근에 들은 소식 중 가장 반가운 소식이네. 정말이야? 너희가 직접 나서서 도와준다고?
즈메이:
하하, 이렇게 재미있는 사람인 줄은 몰랐네… 하지만 「이즈마일로프」를 상대하려면 용기만으로는 부족해…
즈메이:
어디 보자… 우선 수금 얘기부터 할게. 그들은 요즘 빚진 사람의 형편을 아랑곳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빚을 받아내고 있어
소피아:
맞아, 마르파가 딱 그런 경우야…
즈메이:
정상적인 조직이라면 이런 짓은 하지 않아. 이렇게 무자비하게 빚을 받아내면 아무도 그들에게서 돈을 빌리려 하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이즈마일로프」는 멈출 생각이 없어…
페이몬:
어, 그 녀석들… 모라가 많이 필요한가 봐!
즈메이:
맞아, 페이몬 아가씨! 정확히 짚었어. 우리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그들은 열차 칸을 빌리려고 많은 모라를 모으는 모양이야…
페이몬:
알겠다! 단체로 여행을 떠나려는 거네!
이리나:
풉…
즈메이:
아이고, 페이몬 아가씨. 단순히 열차를 빌려 여행하려는 거라면 그렇게 많은 모라가 필요하지 않아… 그들은 스네즈나야의 철도를 이용해 몰래 무언가를 옮기고 있는 거야…
즈메이:
떳떳한 일은 값이 정해져 있지만, 몰래 하는 일은 돈이 훨씬 더 들거든
여행자:
그래서, 그 녀석들은 뭘 운반하고 있는 건가요?
소피아:
장치 재료야. 아마 「그림자 영역」을 여는 장치를 만들려는 거겠지…
이리나:
소피아!
소피아:
…아
즈메이:
…괜찮아, 이리나. 진심으로 旅人에게 도움을 구하려면… 지금 솔직히 털어놓아야 해
즈메이:
상황은… 소피아가 말한 그대로야. 「이즈마일로프」의 「작은 어르신」이 그림자 영역을 여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 같아…
페이몬:
그림자 영역? 아, 예전에 우리가 알료샤랑 같이 들어갔던 그 이상한 곳이잖아…
즈메이:
너희는 그림자 영역에 들어가 봤나 보네. 솔직히 말하면, 그곳과 관련된 건 전부 위험해. 안에 있는 것이든, 영역 자체든…
즈메이:
「어르신」께서는 조직 사람들이 그림자 영역에 관여하는 걸 금지하셨어. 「규칙」에 따르면 관련된 물건은 겨울군과 에너지 협회에 맡겨야 하지
즈메이:
「작은 어르신」이 정말 그림자 영역과 관련된 일을 벌이고 있다면, 더 늦기 전에 우리가 막아야 해
즈메이:
지금 가장 시급한 건 운송 중인 물건의 정체를 확인하는 거야… 너희에게 부탁할게
여행자:
정보원은요? 그건 정보원이 할 일 아닌가요?
소피아:
…어, 우리 「루치킨」에는 쓸 만한 사람이 별로 없거든…
이리나:
소피아는 정찰 임무에 실패하고 상대방의 경계심만 키웠어
소피아:
으, 경비가 너무 삼엄했어. 조금 가까이 갔을 뿐인데, 우락부락한 「이즈마일로프」 서너 명이 몰려와서 날 둘러쌌단 말이야
즈메이:
소피아를 탓할 순 없어. 우리는 「이즈마일로프」와 서로 너무 잘 아는 사이거든… 하지만 넌 달라, 旅人
페이몬:
그렇구나! 우리는 녀석들이 처음 보는 얼굴이니까 의심하지 않겠네!
이리나:
맞아
페이몬:
그래서 그 녀석들이 물건을 운반하는 열차는 어떻게 찾는데?
즈메이:
우리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오늘 밤, 「이즈마일로프」가 스네즈나야성 중앙역에서 화물을 운송한다고 하니까… 네가 그 열차에서 원자재를 찾아줬으면 해…
즈메이:
가능하다면 그 원자재를 조금이라도 챙겨 와 주면 좋겠어
여행자:
도둑질까지 해야 하나요…?
소피아:
의적이라니까! 나쁜 놈의 물건을 훔치는 게 어떻게 도둑질이야, 이런 속담도 있잖아: 「나쁜 놈이 훔치려는 걸 먼저 훔쳐서, 더는 훔칠 게 없게 만들어라!」
페이몬:
무슨 속담이 그래? 결국 남의 물건을 훔치겠다는 거잖아? 아무튼… 어떤 열차인지 이미 알아낸 거지?
즈메이:
아니…
페이몬:
…설마 우리가 직접 찾아야 하는 거야?
즈메이:
그럴 필요는 없어. 열차는 몰라도 운송 책임자는 알아냈거든. 로리라는 작은 야수 요정이야…
즈메이:
그 녀석을 미행하면 재료 운반 열차를 찾아낼 수 있을 거야
즈메이:
들키지 않도록 조심해. 안 그러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전부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소피아가 너희를 지원할 거야
즈메이:
비록 실패했어도… 그녀는 여전히 우리 「루치킨」의 믿음직한 일원이거든
소피아:
비록은 무슨!
즈메이:
알았어. 소피아, 가서 준비나 해
즈메이:
旅人, 페이몬, 우리를 위해 선뜻 나서줘서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고마워
페이몬:
그냥 훔치는… 아니, 원료 샘플을 몰래 가져오는 것뿐이잖아. 이런 일은 전에도 많이 해봤어. 그치, 旅人? 우린 이미 숙련범이야!
여행자:
숙련공이야!
페이몬:
아 맞다, 숙련공, 숙련공!
즈메이:
그럼 여기서…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을게
로리:
이봐… 오늘 물건은 도착했겠지?
야윈 야수 요정 일꾼:
이미 승강장에 다 올려놨습니다
로리:
흥,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내가 넘어가 준다 해도 「작은 어르신」께서 절대 가만두지 않으실 거야!
야윈 야수 요정 일꾼:
제가 직접 확인했으니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걱정 마세요!
페이몬:
오, 저 녀석이 로리구나!
소피아:
맞아, 저 녀석이 너희가 미행해야 할 대상이야…
소피아:
저 녀석을 바짝 따라가면 짐을 실은 화물차를 찾을 수 있어… 들키지 않게 조심해. 그리고 가능하면 기차가 출발하기 전에 샘플을 빼내야 해
소피아:
행운을 빌게, 旅人, 페이몬
로리:
키노프, 화물 점검은 끝났어? 메셀슨, 이따가 이쇼구와 교대해. 그동안 수고 많았어.
키노프:
네, 대장님
메셀슨:
이쇼구는 어디 있지… 넌 먼저 쉬고 있어, 내가 가서 그 자식을 찾아올 테니까!
페이몬:
쟤네 교대하나 봐! 旅人, 지금이 기회야!
페이몬:
旅人, 저 녀석이 역 안으로 들어갔어!
페이몬:
이제 어떻게 할까?
페이몬:
응!
로리:
서둘러, 오늘 밤 화물은 절대 내일 아침까지 미루면 안 돼. 「도살자」는 정말 사람을 죽인다고
로리:
승강장이야. 빨리 화물을 실어, 뒤쪽 화물차 칸에…
페이몬:
열차역에 사람이 엄청 많네, 평소에도 이렇게 많았나…
페이몬:
어, 그 녀석 어디 갔지? 아까 오른쪽이었나, 왼쪽이었나?
당황한 승객:
큰일 났어! 칠리오나, 우리 길을 잘못 든 것 같아!
지친 승객:
모르가, 이쪽은… 방향이 잘못된 것 같아…
운송국 안전 요원:
손님 여러분, 침착하세요!
페이몬:
음, 사람은 많은데… 그 야수 요정은 안 보여
페이몬:
큰일 났어, 旅人. 아무래도 우리가 놓친 것 같아…
여행자:
(음, 아무래도 방향을 잘못 고른 것 같아…)
「이즈마일로프」 경비병:
이 앞은 관계자 외 출입 금지 구역이야. 돌아가
페이몬:
드디어 도착했네… 아, 쟤네가 옮기던 화물이 이건가 봐…
페이몬:
빨리! 旅人, 지금이야!
페이몬:
이 상자 안에서 샘플을 좀 꺼내자
페이몬:
그치만 난 팔이 짧잖아! 어서 네가 꺼내. 내가 망을 봐 줄게!
페이몬:
승객 여러분, 열차가 곧 출발합니다… 자리에 앉아 흔들림에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페이몬:
빨리, 빨리! 열차가 곧 출발해!
여행자:
꺼냈다!
페이몬:
좋아. 이제 열차에서 내리기만 하면… 어라…
몸이 살짝 흔들리고, 창밖 풍경이 뒤로 밀려나더니… 열차가 출발했다
페이몬:
샘플도 챙기고 녀석도 처리했는데… 어떻게 내려가지…
소피아:
——旅人, 페이몬. 여기야, 여기!
페이몬:
아, 소피아!
페이몬:
저건… 썰매인가?
소피아:
빨리, 올라타!
페이몬:
엥——
이쇼구:
전부 위로 올라가서 놈들이 물건을 들고 도망치기 전에 잡아!
여행자:
(뛰자!)
소피아:
무사히 받아냈지? 다들 괜찮아?
페이몬:
응! 旅人, 괜찮아?
소피아:
다행이다, 네가 잘못됐으면 즈메이를 볼 면목이 없었을 거야
페이몬:
휴… 기차가 출발했을 땐 정말 깜짝 놀랐어. 소피아가 우릴 마중 나오지 못할 줄 알았거든…
소피아:
기차가 출발했는데도 다들 안 내리길래, 썰매를 몰고 따라왔어!
리사:
역시 소피아야, 썰매까지 준비했네!
소피아:
음… 이 썰매는… 열차역에 있는 친절한 아저씨한테 급히 빌려온 거야…
페이몬:
친절한 사람이 도와줘서 다행이네! 아니었으면 나랑 旅人도 꼼짝없이 갇힐 뻔했어!
소피아:
하하, 나중에 그 아저씨한테 꼭 제대로 감사 인사를 해야겠어
소피아:
旅人, 샘플은 구했어?
여행자:
가져왔어
소피아:
좋아. 즈메이가 기다리고 있어. 빨리 가자!
소피아가 「빌린」 썰매를 타고 스네즈나야성으로 돌아왔다
즈메이:
혹시… 더 궁금한 게 있어?
즈메이:
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어르신」은 각 조직의 두목들이 모인 「최고 회의」의 의장이셨어… 적어도 멤버들에게는 그렇게 알려져 있었지
즈메이:
물론 이리나와 나, 레무소프, 그리고 「작은 어르신」에게 「어르신」은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존재셨어…
즈메이:
우리 양아버지셨거든
즈메이:
우린 스네즈나야의 고아였지만, 「어르신」께서 거두어 가족처럼 키워 주셨어. 성씨를 내려 주시고 조직까지 맡기셨지…
이리나:
안녕…
이리나:
작전이… 순조롭게 진행됐으면 좋겠어
즈메이:
이리나, 너도 알고 있지… 「어르신」은 「병사」하신 게 아니야… 분명 「작은 어르신」이 관련되어 있어
이리나:
응… 「작은 어르신」이라면 그랬겠지…
즈메이:
그게 사실이라면… 「작은 어르신」은 정말 너무하네…
이리나:
어쩌면… 그는 우리보다 먼저 「니콜라예비치」라는 이름을 증오하기 시작했을지도 몰라
즈메이:
난 증오한 적 없어, 이리나. 단 한 번도 증오한 적 없다고

의리없는 전쟁
「루치킨」 거점으로 돌아가 즈메이와 대화하여 현재 상황을 알아보자…
「루치킨」 거점으로 돌아온 후… 당신은 획득한 화물 샘플을 즈메이에게 건넸다…
페이몬:
어때…?
소피아:
설마 진짜로…
이리나:
……
즈메이:
보통 이럴 땐 나쁜 소식과 좋은 소식이 있기 마련인데, 상황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해. 지금은 나쁜 소식과 더 나쁜 소식밖에 없어
소피아:
「작은 어르신」이 정말…
즈메이:
맞아. 나쁜 소식은, 그가 진짜로 그림자 영역을 열 방법을 찾고 있다는 거야
이리나:
더 나쁜 소식은?
즈메이:
곧 성공할 거야. 적어도 성공에 아주 가까워졌어…
즈메이:
어렸을 때… 그림자 영역에 들어간 적이 있거든. 별로 좋은 기억은 아니지만…
즈메이:
그 뒤로 그림자 영역과 관련된 건 다시는 건드리고 싶지 않아
즈메이:
…그는 크레스니크 수정석에서 추출한 고순도 에너지로 그림자 영역을 여는 장치를 가동하려 하고 있어
소피아:
으아, 큰일이네. 적어도 장치는 이미 다 만들었다는 거잖아…
즈메이:
그런 것 같아…
페이몬:
잠깐, 너희들은 이런 그림자 영역과 관련된 정보를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여행자:
조직의 수완이 보통이 아니네요!
즈메이: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야. 「어르신」이 에너지 협회 쪽에… 연줄이 좀 있거든
즈메이:
조직 사람들도 예전에 에너지 협회 높으신 분들의 허드렛일을 도운 적이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이런 정보를 빼내는 건 어렵지 않아
이리나:
그 녀석의 목적은?
페이몬:
그러게… 그림자 영역을 여는 방법을 알아서 뭘 하려는 걸까?
즈메이:
그림자 영역 속의 유적을 노리는 걸 수도 있고, 얼음 궁전 앞에서 재앙을 일으키려는 걸 수도 있겠지. 그건 아무도 몰라…
즈메이:
그림자 영역은 위험해. 녀석의 속셈이 무엇이든 좋은 일은 아닐 거야…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이리나:
그림자 영역을 여는 장치가 대체 어디 있냐는 거지
페이몬:
맞아! 그 녀석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든, 장치만 부숴버리면 끝이잖아?
즈메이:
맞아. 다행히 너희가 샘플을 가지러 떠나기 전에, 우리 동료가 「이즈마일로프」의 핵심 거점에 잠입했어. 뭔가 발견했을지도 몰라
소피아:
맞아, 구리예바는… 아주 똑똑하거든. 「이즈마일로프」가 열차로 물자를 운송한다는 것과 로리가 화물을 운반한다는 것도 모두 걔가 우리한테 알려준 거야
이리나:
확실히 어떤 토끼보다는 훨씬 믿음직스럽지
소피아:
…음, 난 그냥 감정이 조금 앞설 뿐이라고
이리나:
그나저나 구리예바 말인데…
즈메이:
왜 그래?
이리나:
임무는 끝났는데… 아직 안 돌아왔어
이리나:
우리 쪽에서 찾고는 있는데, 아직 소식이 없네
소피아:
뭐라고?! 구리예바가… 그럴 리가 없잖아!
즈메이:
구리예바는 한 번도 늦거나 약속을 어긴 적이 없는데…
여행자:
문제가 생긴 건가요?
즈메이:
……
즈메이:
그럴 가능성이 높아. 큰일이네, 구리예바가 잠입한 곳은 「작은 어르신」의 이인자가 관리하는 거점인데…
즈메이:
들키기라도 하면, 「도살자」로 불리는 그 이인자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이리나:
들켰을 가능성은?
즈메이:
없어. 구리예바는 평소에도 비밀 임무를 수행해서, 「이즈마일로프」 녀석들은 구리예바를 알아보지 못할 거야
이리나:
혹시… 죽은 건 아닐까?
소피아:
아닐 거야, 그, 그럴 리가 없어… 구리예바…
즈메이:
「도살자」가 그런 짓을 하진 않았을 거야… 그 녀석 성격상, 구리예바한테서 더 많은 정보를 캐내려고 할 테니까
즈메이:
내가 「도살자」여도 그렇게 했을 거야…
소피아:
그, 그런가…
즈메이:
구리예바가 입을 열지는 않겠지만, 「도살자」가 인내심을 잃기 전에 빨리 구출해야 돼
즈메이:
하지만…
소피아:
하지만은 없어. 내가 구리예바를 구해올게!
이리나:
죽으러 가려고?
소피아:
흑…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낫잖아
즈메이:
충동적으로 행동하면 위험해질 수도 있어. 후…
즈메이:
旅人, 페이몬, 정말 미안하지만… 구리예바를 구출해 줄 수 있을까?
페이몬:
음, 들어보니까 아주 위험한 상황인 것 같은데… 旅人…
여행자:
음, 약소한 선물이 좀 커진다면…
소피아:
당연하지! 구리예바를 구해주기만 하면, 내 털가죽도 줄 수 있어!
페이몬:
그건 괜찮아. 스네즈나야는 추우니까, 소피아가 입고 있어
페이몬:
그럼 구리예바가 잠입한 거점은 어디 있어?
즈메이:
스네즈나야성 북서쪽에 있어. 한때는 「우인단」의 군사 기지였는데…
즈메이:
여러 주인을 거치다가 「이즈마일로프」의 손에 들어갔지
여행자:
조직의 수완이 보통이 아니네요!
즈메이:
어쨌든 모라는 만능이니까. 모라가 걸려 있다면 지맥의 흐름마저 빨라질지도 모르는데, 이런 작은 폐허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지
즈메이:
게다가 「이즈마일로프」는 늘 가장 부유한 조직이었거든
즈메이:
거긴 경비가 삼엄하니 정면 돌파는 어려울 거야… 조심해서 움직여. 구리예바도 걱정되지만, 너희 안전도 중요하니까
즈메이: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바로 철수해
페이몬:
알았어, 우리한테 맡겨!
소피아:
저… 즈메이… 날 보내고 싶지 않다는 건 알지만… 나도 같이 가면 안 될까…?
소피아:
구리예바가… 너무 걱정돼서 그래…
즈메이:
그래… 방해만 안 하면 되니까, 작전에 필요한 것들이나 준비해 둬…
소피아:
아, 알았어. 지금 바로 준비할게… 구리예바, 제발 무사해야 해…
「루치킨」 거점으로 돌아온 후… 당신은 획득한 화물 샘플을 즈메이에게 건넸다…
소피아:
여긴 예전에 우인단의 기지였어. 구조가 복잡하니까… 조심해
페이몬:
와, 아직 입구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경비병이 많네. 여길 어떻게 들어가지?
소피아:
구리예바가 대문은 경비가 삼엄하지만, 대문 위쪽에 무너져서 생긴 구멍이 있다고 했어…
소피아:
그쪽으로 지나갈 수 있을지도 몰라
이리나:
…더 앞으로 갔다간 눈에 띌 거야
소피아:
응… 우린 금방 들킬 거야…
페이몬:
알았어, 우린 낯선 사람이니까 나머지는 나랑 旅人한테 맡겨!
소피아:
구리예바는 너희한테 맡길게!
소피아:
나랑 이리나는… 밖에서 호응할게. 전에 너희들이 샘플을 훔쳤을 때처럼!
페이몬:
그럼 이번엔 소피아가 썰매를 준비해 줘
소피아:
……
소피아:
…하하, 알았어. 뭐가 됐든 내가 다 준비해 놓을게!
소피아:
旅人, 페이몬, 꼭 무사히 돌아와야 해
즈메이:
진동이 멈췄어… 그림자 영역의 영향도 점차 가라앉고 있는 모양이야…
즈메이:
「이즈마일로프」 사건은 일단락됐어… 바실리가 그림자 영역을 여는 기술을 손에 넣었다면, 「최고 회의」도 그와 함께 파멸했을 거야
즈메이:
「최고요정 조직 연합회 회의」와 「루치킨」, 그리고 피해를 입은 시민들을 대표해 다시 한번 감사를 전할게…
즈메이:
旅人, 페이몬, 너희의 도움이 없었다면, 일이 이렇게 순조롭게 풀리지 않았을 거야
이리나:
나, 이리나도 감사를 전할게
소피아:
나도… 아, 구리예바도 있었지. 구리예바 몫까지 감사할게
페이몬:
헤헤… 고마워할 거 없어!
페이몬:
그런데 「작은 어르신」이 없는 지금… 남은 「이즈마일로프」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즈메이:
그건 「최고 회의」에서 결정할 거야. 너희한테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이런 사소한 일까지 신경 쓰게 할 순 없지
즈메이:
남은 일들을 처리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해… 괜찮다면 나중에 잿불 구역으로 와. 너희에게 줄 작은 선물이 있어…
페이몬:
맞다!
소피아:
괜찮다면 자주 놀러 와. 내… 내 꼬리를 만지게 해줄게!
페이몬:
꼬리 얘기만 나오면 이상해진다니까——
페이몬:
흠흠! 아무튼 꼭 찾아갈게!
즈메이:
언제든지 환영해. 너희는 「루치킨」의 친구니까
페이몬:
즈메이! 우리 왔어! 어라? 이리나랑 소피아, 그리고 구리예바는 어디 있어?
즈메이:
「이즈마일로프」 일로 처리해야 될 게 많아서, 요즘 다들 꽤 바쁘거든
즈메이:
참, 약속한 보수와 별개로 선물 두 가지를 더 준비했어
페이몬:
그게 뭔데?
즈메이:
이건… 크레스니크 수정석을 정제하고 정련해서 만든…
여행자:
그림자 영역의 「열쇠」인가요?
즈메이:
정확히 말하면, 그림자 영역 가동 장치의 「열쇠」야. 장치가 파괴된 지금은 별다른 쓸모가 없어…
즈메이:
그냥 순수한 에너지 수정일 뿐이야. 우리가 보관하기엔 부담스럽지만, 너희한테는 쓸모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즈메이:
이 「뜨거운 감자」를 너희한테 넘겨줄게
페이몬:
차라리 진짜 뜨거운 감자였으면 먹을 수라도 있을 텐데. 그래서 두 번째는 뭔데?
즈메이:
두 번째는… 바로 이거야
페이몬:
음? 표식이 있는… 지도?
즈메이:
혹시 구리예바가 「도살자」의 책상에서 가져온 상자 기억나? 사람을 불러 열어 봤더니, 안에 이 보물 지도가 들어 있었어
즈메이:
옛날에 악당들만 골라 털던 도적들이 보물을 어딘가에 숨겨 놨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즈메이:
어쩌면 그게 바로 「대도의 보물」일지도 몰라
즈메이:
「이즈마일로프」가 돈이 궁하던 때, 「도살자」가 이 보물 지도를 어디선가 구해 온 모양이야. 다만 상자는 열지 못했던 거지
페이몬:
와… 근데 무려 「대도의 보물」인데, 너희는 필요 없는 거야?
페이몬:
「루치킨」은 왠지 좀…
즈메이:
하하… 뭐랄까, 소피아가 예전에 「정의」는 돈이 안 된다고 말한 적 있지?
즈메이:
난 정의가 돈이 안 되기 때문에 오히려 순수할 수 있다고 생각해
즈메이:
게다가 지도가 있어도 보물을 찾는 건 꽤 번거롭거든. 그래도 좀 아쉽긴 하네…
즈메이:
내가 후회하기 전에 얼른 가져가!
페이몬:
진, 진짜 후회하는 건 아니지, 즈메이?
즈메이:
글쎄…
즈메이:
이제 다 끝났으니 더는 방해하지 않을게. 그래도 시간 나면 들러 줘. 다들 기뻐할 거야
즈메이:
「루치킨」은 언제나 너희를 환영해, 「이방의 여행자」 친구들!
페이몬:
즈메이! 우리 왔어! 어라? 이리나랑 소피아, 그리고 구리예바는 어디 있어?
즈메이:
「이즈마일로프」 일로 처리해야 될 게 많아서, 요즘 다들 꽤 바쁘거든
즈메이:
참, 약속한 보수와 별개로 선물 두 가지를 더 준비했어
페이몬:
그게 뭔데?
즈메이:
이건… 크레스니크 수정석을 정제하고 정련해서 만든…
여행자:
그림자 영역의 「열쇠」인가요?
즈메이:
정확히 말하면, 그림자 영역 가동 장치의 「열쇠」야. 장치가 파괴된 지금은 별다른 쓸모가 없어…
즈메이:
그냥 순수한 에너지 수정일 뿐이야. 우리가 보관하기엔 부담스럽지만, 너희한테는 쓸모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즈메이:
이 「뜨거운 감자」를 너희한테 넘겨줄게
페이몬:
차라리 진짜 뜨거운 감자였으면 먹을 수라도 있을 텐데
페이몬:
근데 旅人, 전에 알료샤가 비슷한 걸 찾고 있다고 하지 않았어? 설마 이건가?
여행자:
나중에 가져가서 보여줄까?
페이몬:
그러자… 근데 즈메이, 우리한테 두 개를 주겠다고 했잖아. 첫 번째는 이 이상한 코어고, 두 번째는 뭐야?
즈메이:
두 번째는… 바로 이거야
페이몬:
음? 표식이 있는… 지도?
즈메이:
혹시 구리예바가 「도살자」의 책상에서 가져온 상자 기억나? 사람을 불러 열어 봤더니, 안에 이 보물 지도가 들어 있었어
즈메이:
옛날에 악당들만 골라 털던 도적들이 보물을 어딘가에 숨겨 놨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즈메이:
어쩌면 그게 바로 「대도의 보물」일지도 몰라
즈메이:
「이즈마일로프」가 돈이 궁하던 때, 「도살자」가 이 보물 지도를 어디선가 구해 온 모양이야. 다만 상자는 열지 못했던 거지
페이몬:
와… 근데 무려 「대도의 보물」인데, 너희는 필요 없는 거야?
페이몬:
「루치킨」은 왠지 좀…
즈메이:
하하… 뭐랄까, 소피아가 예전에 「정의」는 돈이 안 된다고 말한 적 있지?
즈메이:
난 정의가 돈이 안 되기 때문에 오히려 순수할 수 있다고 생각해
즈메이:
게다가 지도가 있어도 보물을 찾는 건 꽤 번거롭거든. 그래도 좀 아쉽긴 하네…
즈메이:
내가 후회하기 전에 얼른 가져가!
페이몬:
진, 진짜 후회하는 건 아니지, 즈메이?
즈메이:
글쎄…
즈메이:
이제 다 끝났으니 더는 방해하지 않을게. 그래도 시간 나면 들러 줘. 다들 기뻐할 거야
즈메이:
「루치킨」은 언제나 너희를 환영해, 「이방의 여행자」 친구들!
구리예바:
어? 넌 「도살자」가 아니잖아… 「이즈마일로프」도 아니고
구리예바:
넌 누구야…? 즈메이나 이리나가 보냈어? 본인들이 직접 올 줄 알았는데
구리예바:
하하, 내가 알기론 「이즈마일로프」엔 인간이 없어. 이렇게 날렵한 인간이라면 더더욱 없고
페이몬:
맞아, 즈메이가 우릴 보냈어. 참, 소피아도…
페이몬:
네가 구리예바야?
구리예바:
맞아… 친구, 여긴 위험해. 구해주지 않아도 되니까, 가서 내 말만 전해줘. 잘 들어…
여행자:
할 말은 직접 전해
페이몬:
맞아, 우리가 구해줄 테니까, 직접 말하라구!
구리예바:
…태양과 별이 찾아온 것처럼 든든하네. 즈메이가 오랜만에 사람을 제대로 골랐어. 좋아, 너희가 마음에 들어!
구리예바:
자, 작은 태양! 문 좀 열어줘!
여행자:
(문을 연다…)
구리예바:
고마워, 요 며칠 진짜 피곤했거든. 돌아가면 꼭 즈메이한테 급여를 올려달라고 해야겠어
페이몬:
녀석들이 눈치채기 전에 얼른 가자!
구리예바:
…음, 서두를 것 없어. 이 하얀 꼬마 별은 이름이 뭐야?
페이몬:
나? 난 페이몬이야
구리예바:
그럼 이 금발의 태양은?
여행자:
旅人…
페이몬:
잠깐, 지금 한가하게 자기소개나 할 때가 아니잖아!
구리예바:
괜찮아, 여긴 「도살자」밖에 안 오니까. 녀석이 오려면 아직 한참 남았어
구리예바:
게다가 이미 3일이나 갇혀 있었는데, 조금 늦게 나간다 해도 별 차이는 없어. 그리고 뭐랄까…
구리예바:
난 당한 건 반드시 되갚아야 직성이 풀리거든. 이대로 초라하게 도망칠 순 없어…
구리예바:
별명이 「도살자」인 그 친구한테 깜짝 선물을 주고 갈 거야
페이몬:
그럼 옆에서 기다렸다가, 「도살자」가 들어오면 바로 때려줄게!
구리예바:
하하, 귀여운 새 친구들을 귀찮게 할 순 없지. 너희는 그냥 밖에 있는 상자 뒤에 잠깐 숨어 있어…
구리예바:
잠깐이면 돼, 금방 끝날 거야. 대신 조용히 있어
페이몬:
아, 알았어!
당신과 페이몬은 상자 속에 숨었다. 잠시 후 문이 열리더니, 누군가 구리예바가 갇힌 창살로 향했다
「도살자」:
네가 미치지 않았다는 건 알아. 내 인내심이 바닥나기 전에 전부 털어놔. 그러면…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야
구리예바:
그래? 「도살자」님은 정말 자비롭구나?
「도살자」:
정의나 자비는 약한 녀석들이나 따지는 거야. 애송이들이나 그런 말을 떠들지. 내가 널 살려둔 이유는 너도 알 텐데?
구리예바:
…내 뒤에 누가 있는지 알고 싶은 거지?
구리예바:
네가 「작은 어르신」을 진심으로 따랐다면 날 죽였겠지. 하지만 넌 지금 내 배후를 알아낸 뒤 어느 쪽에 붙을지 「저울질」하려는 거잖아
「도살자」:
닥쳐
구리예바:
「어르신」의 죽음에 문제가 있다는 건 다 알고 있잖아, 안 그래?
「도살자」:
「어르신」의 시대는 오래전에 끝났는데, 너무 늦게 떠나셨지… 됐어…
「도살자」:
말하지 않겠다면, 늘 하던 대로 시작하지…
구리예바:
으윽… 으아…
구리예바:
안, 안 돼… 제, 제발 하지 마… 더 이상은…
「도살자」:
하하, 더 버틸 줄 알았는데… 어서 말해. 다 털어놓으면 아프지 않을 거야…
구리예바:
흑흑, 말할게… 가까이 와줘… 남들이 들으면 안 되니까…
「도살자」:
흐흐, 진작 이랬으면 고생할 필요도 없었잖아…
구리예바:
알았어… 내가 잘못했어… 가까이 오면 얘기할게…
「도살자」:
자, 네 정체가 뭐… 윽…
「도살자」:
윽… 이 자식…
구리예바:
자, 착하지, 긴장하지 말고 얌전히 있어… 어차피 소리도 못 낼 테니까
구리예바:
하——옳지. 겁먹지 마. 불쌍한 친구, 어지러운 건 정상이니까…
「도살자」:
윽——윽——
저항이 사그라들고, 거친 숨소리도 물결처럼 잦아든다… 곧이어 온기만 남은 몸이 바닥에 떨어지는 둔탁한 소리가 울린다
구리예바:
가자, 다 끝났어
페이몬:
괜… 괜찮아?
구리예바:
괜찮아, 나 지금 기분이 너——무 좋거든. 이야, 탈옥하기 딱 좋은 날씨네!
페이몬:
그럼 다행이네, 어… 어서 가자!
페이몬:
문 열어줘! 어… 「작은 어르신」한테 전할 중요한 소식이 있다구
「이즈마일로프」 경비병:
이봐! 암호를 불러!
「이즈마일로프」 경비병:
뭐, 뭐라고?
소피아:
아니, 그러니까 암호를 말한 게 아니라… 오늘 온종일 아무것도 못 먹어서, 달콤달콤 닭고기 스튜를 먹고 싶다는 뜻이야…
소피아:
암호는 「오이디푸스」!
「이즈마일로프」 경비병:
이상하네, 암호는 맞는데 사전 통보가 없잖아…
페이몬:
긴급 정보라니까!
「이즈마일로프」 경비병:
알았어. 문을 열 테니까, 잠깐만 기다려…
「이즈마일로프」 경비병:
어… 너희는…
「이즈마일로프」 경비병:
…「루치킨」?!
「이즈마일로프」 경비병:
적의 습격이다!
거점으로 돌아온 후, 즈메이는 구리예바가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모든 내용을 하나로 취합했다
즈메이:
소중한 동료 구리예바를 구해줘서 고마워, 旅人, 페이몬
즈메이:
몇 번을 감사해도 부족할 거야
페이몬:
헤헤, 고맙긴 뭘!
즈메이:
그리고 구리예바… 좀 괜찮아졌어?
구리예바:
아직 숨은 붙어있어
즈메이:
그럼 됐어. 이제 이번 사건에 대해 얘기해 보자
즈메이:
…몇 달 전 어느 밤, 우리는 「어르신」이 갑작스러운 병으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어
소피아:
맞아, 「어르신」은 정정하셨거든. 게다가 그날 밤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 「작은 어르신」과 「도살자」였다는 소문이 돌았지…
즈메이:
영감님이 병사했다는 것도 지금 생각해 보면 의문투성이야…
구리예바:
나는 그 녀석들이 한 짓이라고 거의 확신해
즈메이:
…사실 「최고 회의」에도 의심하는 사람이 많아. 그래서 「어르신」이 돌아가신 뒤로 산하 조직들이 혼란에 빠졌지
이리나:
「규칙」을 어긴 조직원에 대한 처분이…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어
즈메이:
그중 상당수가 「이즈마일로프」와 관련돼 있었어. 또한 그들은 어떤 계획에 막대한 모라를 쓰며 강제로 빚을 거둬들이기까지 했지…
여행자:
그림자 영역 때문이었군요…
즈메이:
맞아. 그림자 영역을 열거나, 여는 방법을 얻기 위해서야…
페이몬:
그런데 그 기술을 얻어서 어디에 쓰려는 거지?
구리예바:
「작은 어르신」은 이런 방법을 통해…
구리예바:
요정 조직도 에너지 협회와 대등한 기술을 다룰 수 있다는 걸 높으신 분들에게 증명하려는 거지. 그 녀석은 「최고 회의」를 룰렛의 판돈으로 걸 생각이야…
소피아:
정말이야?
구리예바:
내가 듣기로는 그래… 우리처럼 잿더미 속에서 뒹구는 데 만족하는 털 뭉치들과 달리, 그 녀석은 스네즈나야성 평의회에 진출하려는 야심을 품고 있거든
즈메이:
그 녀석은 잘못된 길로 너무 깊이 들어섰어. 그림자 영역을 여는 장치는 이미 완성됐고…
구리예바:
정제된 수정석으로 만든 그 「열쇠」도 거의 완성됐으니…
구리예바:
이제 「열쇠」를 장치에 꽂고 돌리기만 하면… 해수면 위로 끌려 나온 물고기처럼, 그림자 영역이 「펑——」 하고 이 세계에 떠오르겠지
페이몬:
잠깐, 그럼 그 상자는 어디에 쓰는 건데? 「도살자」의 상자 말이야!
구리예바:
결국 마지막까지 안 쓴 걸 보면 별로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아
즈메이:
이상한 수집품 같던데, 비싸게 팔 수 있을지도 몰라. 아무튼 중요한 건…
이리나:
…어떻게든 그를 막아야 해
페이몬:
그런데 녀석은 어디서 그림자 영역을 열까…?
즈메이:
구리예바…
구리예바:
열차 무덤에서 열 거야… 들어가는 암호가 「오이디푸스」라는 것도 알아냈어
이리나:
열차 무덤일 줄이야…
즈메이:
하하, 그게 아니라, 그냥 현지인들만 아는 속칭일 뿐이야…
소피아:
음… 사실 거긴 미완성 터널이었는데, 그림자 영역 때문에 반쯤 무너져 공사가 중단됐어…
소피아:
그 후로는 어째서인지 버려진 열차가 쌓이는 곳이 돼버렸지
페이몬:
그런 거였구나
즈메이:
만약 그곳에서 「그림자 영역」을 전개했다가… 실수로 폭주해버리면, 주변 마을 주민들까지 휘말리게 될 거야
즈메이:
하지만 그곳에 가려면 극한 구역을 지나야 해… 열차를 한 대 준비해야겠어…
소피아:
열차 대여 비용은 우리가 낼게…
페이몬:
오! 단체 여행!
소피아:
이건 단체 여행이 아니야…
페이몬:
알아, 그냥 농담이야… 그나저나 「이즈마일로프」도 「루치킨」도 열차를 자주 빌리나 보네?
즈메이:
다들 자기만의 루트가 있거든… 아무튼 서둘러 출발하자!
구리예바:
이쪽 비밀 통로로 나가자
페이몬:
아, 여기에 비밀 통로가 있었구나. 왔던 길로 돌아가야 하는 줄 알았어…
구리예바:
하하, 생각지도 못했지?
구리예바:
「도살자」도 자기 방 뒤에 비밀 통로가 있을 줄은 몰랐을 거야. 음… 아쉽네, 조금만 더 잘했으면 내 힘으로 도망칠 수 있었을 텐데
구리예바:
그리고 「도살자」가 늘 이 상자를 조사하던데, 중요한 게 들어 있나 봐… 이것도 챙겨가자
구리예바:
골동품일지도 모르니까, 즈메이한테 보여줘야겠어…
구리예바:
이런 속담도 있잖아: 「나쁜 놈이 훔친 걸 훔쳐서, 더는 못 찾게 만들어라!」
페이몬:
소피아한테서도 비슷한 말을 들었던 것 같은데… 잠깐, 그럼 도둑맞은 사람이 너무 불쌍하잖아!
구리예바:
자, 그만 움직이자. 태양과 별이 어두운 동굴에서 떠오를 시간이 됐어
즈메이:
자, 거의 다 왔어!
이리나:
…역시
즈메이:
저… 가동 장치의 상태와 「그림자 영역 에너지」 농도를 보면… 이제 곧 열릴 것 같아…
여행자:
그럼 아직 늦지 않았네요
바실리:
하하, 「아직 늦지 않았다」라… 영감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지. 하지만 세상에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 훨씬 많아
바실리:
결국 왔구나, 사랑하는 내 동생들아…
페이몬:
설마… 네가 그?!
이리나:
맞아… 「작은 어르신」, 바실리·오이디푸스·이즈마일로프야
바실리:
오? 싸움꾼까지 데려왔나? 정말 꼴사납군. 영감이 없으니 외부인에게까지 손을 벌린 건가?
즈메이:
…제발 정신 차려! 그림자 영역을 전개해도 이득은 없어. 피해자만 생길 뿐이라고! 「겨울군」까지 움직인다면… 「최고 회의」는 끝장이야!
즈메이:
최악의 상황이 오기 전에 그만둬…
즈메이:
아직 늦지 않았어
바실리:
닥쳐! 즈메이… 영감이 너를 「최고 회의」 의장 자리에 앉히려 했다는 걸 내가 모를 줄 알았나?
바실리:
영감은 네가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바꿀 수도 없기에 널 의장에 앉히려 했지
바실리:
하, 그동안 우리 요정 조직은 줄곧 무시당해 왔어…
바실리:
겨울군과 에너지 협회는 자신들이 싫어하는 궂은일은 다 「이즈마일로프」한테 떠넘겼지. 이런, 철로에 눈이 쌓였네? 그럼 「레무소프」한테 시켜!
바실리:
돈도 없고 집도 없어서 추위에 벌벌 떠는 불쌍한 거지들? 다 「루치킨」으로 가라고 해!
바실리:
하, 우린 높으신 분들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개일 뿐이야!
바실리:
넌 내가 그 높으신 분들을 위해 형제들과 함께 얼마나 많은 사람을 때리고, 얼마나 많은 더러운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겠지
바실리:
하지만 이제 다 달라질 거야… 불쌍한 우리 양아버지는 에너지 협회를 중요하게 생각하잖아?
바실리:
이제 에너지 협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즈마일로프」도 할 수 있고, 에너지 협회가 할 수 없는 일도 「이즈마일로프」는 해낼 수 있어!
바실리:
「최고 회의」? 그딴 소꿉놀이는 너희끼리 해! 「규칙」은 영감이 우리 목에 채운 개목줄일 뿐이야!
이리나:
바실리!
바실리:
아, 미안, 여기에 진짜 개가 있다는 걸 깜빡했네!
바실리:
영감도 평생 개 노릇을 했어. 흥, 「근원 연구소」에 있을 때나 에너지 협회 회장과 「최고 회의」 의장을 맡았을 때나 달라진 건 없었지…
바실리:
아무리 명예로워 보여도 결국 남의 명령에 따르는 개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그날 밤… 난 영감에게 사업을 넘겨 달라고 다시 한번 간청했어…
바실리:
하지만 그는 이렇게 말하더군. 「사명은 이미 완수했다. 난 그림자 영역에서 원하던 것을 찾았고, 앞으로는 에너지 협회도 그림자 영역의 일에 깊이 관여하지 않을 거다…」
바실리:
웃기지 마! 그런 권력을 가졌으면서 아무것도 안 하겠다니, 그럼 우리는 뭘 위해 그토록 더럽고 험한 일을 해 온 거지?
바실리: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 영감은 이미… 하하…
즈메이:
역시 너였군
바실리:
그래, 내가 한 짓이야. 이제 영감도 없으니 아무도 날 막을 수 없어!
바실리:
난 평의회에 진출해 「이즈마일로프」를 스네즈나야의 권력 중심에 세울 거다!
바실리:
그 높으신 분들에게 똑똑히 보여주겠어. 나, 바실리·이즈마일로프는 「작은」 어르신이 아니라는 걸!
바실리:
덤벼라! 어리석은 동생들아! 안타깝게도 너희는 「이즈마일로프」의 찬란한 미래를 보지 못할 거다!
바실리:
「이즈마일로프」여, 내게 가치를 증명해라! 너희의 희생은 기억될 것이다!
소피아:
…아, 구리예바! 돌아왔구나, 흑…
구리예바:
괜찮아, 우리 토끼… 그만 울어. 이렇게 살아서 돌아왔잖아? 친구들이 보고 웃겠다
소피아:
흑흑… 旅人, 페이몬… 이걸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소피아:
이, 이렇게 하자. 난 내 꼬리만큼은 자신 있어. 어릴 때 얼음 칼에 한 번 베인 뒤로는 다친 적이 없거든…
소피아:
「어르신」도 야수 요정 중에서 이렇게 복슬복슬한 꼬리는 보기 드물다며 칭찬해 주셨어. 그러니 감사의 뜻으로 내 꼬리를 잘라 선물할게…
페이몬:
남의 꼬리 좀 탐내지 말라구!
페이몬:
구리예바를 무사히 구출해 낸 것만으로도 정말 기뻐
소피아:
흑흑…
구리예바:
토끼야, 울고 싶은 건 알겠는데, 난 지금 다친 상태야. 언제까지 여기 세워 둘 거야?
구리예바:
게다가 즈메이랑 이리나한테 할 얘기도 있다고. 아야, 허리도 아프고 등도 아파… 있잖아, 그 「도살자」가…
소피아:
알았어. 내가 바로 데려다줄게. 이번엔 제대로 된 썰매도 빌려왔으니까… 이따가 타고 돌아가자
소피아:
그리고 나중에 내가 「도살자」를 혼내줄게!
페이몬:
어…
소피아:
페이몬, 왜 그래?
구리예바:
?
페이몬:
아, 아무것도 아니야! 빨리 돌아가자!
이리나:
그만해, 바실리! 이러다 광갱 전체가 무너질 거야! 주변 사람들도 다 죽을 거라고!
바실리:
그만두라고? 이건 내가 몇 년이나 준비해 온 계획이야!
바실리:
난 우리 같은 사람들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 거야… 너희는 안 돼. 오직 나만이 할 수 있어!
소피아:
…「작은 어르신」
바실리:
그렇게 부르지 마! 난 영감이 이루지 못한 위대한 업적을 세울 거야. 머지않아 모두가 날 「바실리 각하」라 부르겠지…
바실리:
앞으로 그 영감은 니콜라이·파르한·이즈마일로프라는 이름이 아니라, 「바실리 각하」의 아버지로 기억될 거야!
바실리:
난… 반드시 아버지를 뛰어넘겠어!
즈메이:
하지만 그림자 영역은 너무 위험해… 폭주하기라도 하면 너도 죽게 될 거야!
바실리:
그럼 다른 방법이라도 있어? 이건 모두를 위한 일이야. 결국 모두에게 이득이 될 거라고!
이리나:
분명 다른 방법이 있을 거야…
바실리:
있긴 뭐가 있어? 아직도 그 영감이 만든 「규칙」 따위를 고집할 셈이야?
바실리:
영감은 평생 애썼지만, 결국 내 손에 죽었어!
바실리:
누구나 그러하듯…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을 맞았지…
즈메이:
바실리…
바실리:
난 그 고지식한 영감에게 내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겠어!
페이몬:
오… 정말로 빌려왔네!
소피아:
당연하지. 「어르신」은 세상을 떠났어도 그분의 인맥과 은혜는 여전히 남아 있으니까
즈메이:
「어르신」의 인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어. 휴, 뭐 그건 나중에 생각할 일이지
페이몬:
즈메이, 이리나, 소피아… 어? 구리예바는 안 왔어?
소피아:
좀 많이 다쳐서 쉬고 있어…
페이몬:
알았어, 그럼 열차 무덤으로 출발하자
즈메이:
열차 무덤… 하아, 거기일 줄은 생각도 못 했는데…
페이몬:
무슨 문제라도 있어?
즈메이:
…별건 아니고, 어렸을 때 「어르신」이 종종 우리를 데리고 그곳에 놀러 갔었거든
즈메이:
나랑 이리나… 지금은 「작은 어르신」이라고 불리는 바실리, 그리고… 신 키테시 쪽으로 쫓겨난 루보프…
즈메이:
아, 루보프는 지금 「레무소프」의 가주인데, 하는 짓이 좀 지저분해서 나도 소식을 못 들은 지 꽤 됐어…
즈메이:
어쨌든 우리 네 사람은 함께 자랐지만, 나무에서 뻗어 나온 가지처럼… 자랄수록 서로 멀어졌어
여행자:
다들 각자의 방향이 있으니까요…
즈메이:
응, 맞는 말이야
이리나:
하지만 비뚤어진 나뭇가지는 쳐내야 해
즈메이:
우리도 어둠에 발을 담그고 있잖아… 남의 길이 잘못됐다고 지적할 자격은 없어
즈메이:
다만 우리를 짐승과 구별해 주는 건, 어쩌면 인의일지도 몰라
소피아:
인의?
즈메이:
그게 바로 「규칙」의 첫 구절이잖아. 「인의에 어긋나는 일은 하지 말 것」
즈메이:
인의는 마음가짐이라, 삶에 바쁜 사람들은 미처 챙길 여유가 없지만…
즈메이:
살다 보면, 인생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선택과 마주하는 순간이 있어
즈메이:
예를 들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해칠 것인지 말 것인지 선택해야 할 때가 있지
즈메이:
사람은 인의를 따라 올바른 길을 선택해야 해
즈메이:
단 한 번이라도 전자를 선택하면… 계속 선을 넘다가 결국 돌이킬 수 없게 되거든
즈메이:
바실리는 지금… 그 경계선 너머의 짙은 어둠 속을 헤매고 있을 거야
바실리:
하, 왜 난 늘 원하는 걸 손에 넣기 직전에 놓치고 마는 걸까…
바실리:
안 보여… 아무것도 안 보여… 너무 어두워…
바실리:
아… 생각났다, 어릴 때… 너무 깊숙이 숨었다가 길을 잃은 적이 있었지…
바실리:
그때는… 정말 무서웠어. 다신 못 나갈 줄 알았거든… 마지막에 누구였지…
즈메이:
나랑 이리나였어, 바실리. 우리가 네 이름을 부르면서 널 찾았잖아
바실리:
맞아…
바실리:
즈메이… 거기 있어…?
즈메이:
여기야… 나랑 이리나 둘 다 있어…
이리나:
……
바실리:
여긴… 아무것도 안 보여, 즈메이, 날 데려가 줘…
소피아:
장치가 멈췄어!
페이몬:
휴, 정말 아슬아슬했네… 너무 무서웠다구…
페이몬:
으앗! 어떻게 된 거지?
소피아:
그림자 영역이 이곳의 물리 구조에 영향을 준 것 같아. 이 터널은 예전에도 이렇게 무너진 적이 있어!
즈메이:
바실리…
여행자:
이제 가야 해요
이리나:
가자, 즈메이
소피아:
이쪽으로 나갈 수 있어!
이리나:
회수해야 할 건 다 확보했으니까… 가자!
페이몬:
딸랑——딸랑——
건장한 야수 요정 일꾼:
뭐야? 왜 이렇게 시끄러워? 쿠비예프, 가서 확인해 봐
야윈 야수 요정 일꾼:
마트료시카네. 뭐지? 안에서 소리가 나는 건가…
야윈 야수 요정 일꾼:
어, 열었더니 안에 하나가 더 있네… 누가 이런 걸 여기다 둔 거야?
페이몬:
어, 이상한 마트료시카에 정신이 팔렸어. 지금 몰래 빠져나가자!
「이즈마일로프」 경비병:
「어르신」이 돌아가신 밤, 마지막으로 그분을 만난 건 「도살자」와 「작은 어르신」이었지…
「이즈마일로프」 경비대장:
…죽고 싶어? 여기서 그 얘기를 왜 해! 못 들은 걸로 할 테니까, 제발 우리 둘의 목숨을 위해서 다시는 그 얘기 꺼내지 마…
페이몬:
…저게 뭐지?
페이몬:
마트료시카잖아? 누가 여기에 둔 거야——그런데 왜 이렇게 시끄럽지?
페이몬:
이걸 일부러 겹겹이 쌓아 놓다니… 대체 어떤 못된 녀석의 짓이야?
페이몬:
좋아, 지금 바로 가 보자, 旅人!
구리예바:
서둘러, 녀석이 오기 전에 잘 숨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