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눈동자」의 안내에 따르면, 힘의 조각 하나가 얼음 궁전 뒤편의 거대한 「차르 자작나무」 근처에 있다고 한다…
프세볼로트:
…물약은 완벽해. 알비스 대공께서 돌아오시면, 며칠 동안 연구에 매달린 내 노고를 칭찬해 주시겠지
프세볼로트:
여기서 조금만 쉬어야겠다. 후…
페이몬:
밖은 너무 추워… 역시 열차 안이 훨씬 편해…
「잿빛 눈동자」:
그것이 바로 「열차」가 존재하는 의미입니다. 지나치게 추운 환경에서 장거리 이동을 하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으니까요
「잿빛 눈동자」:
어쩌면 저를 창조한 분이 처음 이곳에 세우고자 한 이유도 그 때문일지 모릅니다… 애초에 이 얼음과 눈의 나라는 인간이 살아가기에 적합한 땅이 아니니까요
페이몬:
널 만든 사람이라… 아, 전에 만났던 이상한 여자?
여행자:
무례해! 이상한 여자라니!
페이몬:
네가 지금 말한 그 이상한 여자는 절대 아니야!
페이몬:
…그 있잖아, 불새가 있던 오쿠로프 마을이랑 눈 요정 저택에서 나타났던 그 사람 말이야. 이름이 악…
「잿빛 눈동자」:
악시냐 님입니다. 되찾은 기억에 따르면, 그분은 하얀 차르 휘하의 「근원 연구소」에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잿빛 눈동자」:
그분은 어떤 강대한 힘을 끌어내, 누구도 고통받지 않는 「내일」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 저를 창조했습니다…
「잿빛 눈동자」:
그곳은 질투와 증오, 사심을 버린 나라이자, 모든 생명이 함께 떠받쳐 올린 「근심 없는 정원」…
「잿빛 눈동자」:
「그리하여 찬란한 세계가 도래하고, 사람과 사람, 나아가 사람과 신 사이의 차이도 사라지리라」
페이몬:
사람과 신의 차이가 없는 세계라. 음, 대체 어떻게 해야 가능할까…
「잿빛 눈동자」:
「그곳은 신이 권능을 사용할 필요도 없고, 인간도 신에게 기대지 않아도 되는 순수한 인간의 세계다」
「잿빛 눈동자」:
…제가 기억하는 계획의 결과는 이러합니다
「잿빛 눈동자」: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하려 했는지는… 죄송합니다. 저는 최종 계획의 전모까지는 알지 못합니다. 전체 계획 속에서 저 역시 하나의 「도구」에 불과했으니까요
페이몬:
알겠어. 「안경」은 합성대 같은 거구나. 대단한 걸 만들 수는 있지만, 스스로 돌아다니며 재료를 먹진 않잖아
「잿빛 눈동자」:
적절한 비유군요. 다만 페이몬 님, 현재 스네즈나야에서는 연금술이 공식적으로 장려되는 학문이 아닙니다…
페이몬:
아, 맞다… 뭐, 그래도 지금은 우리 열차 안이니까 괜찮잖아…
「잿빛 눈동자」:
…그런데 저는 정말 마지막 힘을 찾아야 하는 걸까요?
「잿빛 눈동자」:
만약 마지막 힘을 얻은 뒤에도, 제가 떠올리고 싶었던 기억이 아니라면, 그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잿빛 눈동자」:
만약, 그것이 저를 만들어 낸 유일한 이유이자 정해진 용도라면…
페이몬:
맞아. 아무것도 모른 채 결정하는 건 좋지 않아. 일단 전부 떠올려 봐야지
페이몬:
아무튼… 「안경」은 우리를 많이 도와줬어. 처음 목적이 달랐더라도, 우리한텐 정말 소중한 존재야!
여행자:
그때가 되면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면 돼
「잿빛 눈동자」:
…그런가요
페이몬:
게다가 전에 몸을 되찾으면 우리랑 모닥불도 쬐고, 눈싸움도 하고, 얼음 벌판도 뛰어다니기로 약속했잖아!
「잿빛 눈동자」:
네. 저 역시… 몸을 되찾은 뒤 두 분과 함께 모험을 떠날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잿빛 눈동자」:
여행하는 내내 생각했습니다만… 저를 그곳에서 꺼내 주신 분이 당신이라 정말 다행입니다
「잿빛 눈동자」:
마지막 힘… 모든 답은 그곳에 있습니다. 그곳은 전대 얼음 왕, 하얀 차르라 불리던 그분의 마지막 안식처입니다…
「잿빛 눈동자」:
지도에 표시해 두었습니다
고양이:
야옹—— 야옹——
여행자:
(많이 배고픈 모양이네… 하지만 파블리나가 밥그릇에 담아 줘야 먹는다고 했는데…)
여행자:
(아쉽게도 주변에 먹이를 담을 그릇이 없는 것 같아…)
다들 잊으셨나요? 우린 그 순간을 위해 창조되었어요.
꺼져 가는 꿈을 일깨우고…
그 다음이…?
여행자:
(음… 여긴… 어디지?)
여행자:
(이상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분명… 열차 안에 있었는데?)
아자제르:
이즈마일로프… 하아. 또 딴생각을 하셨군요. 알 속의 그것을 계속 관찰해야 한다는 걸 잊으셨나요?
이즈마일로프:
딴생각을 한 게 아닙니다… 「원초 인간 원형」은 매우 안정적입니다. 그림자 영역에서도 진주처럼 빛나고 있으니까요
아자제르:
그렇다면 딴생각을 하신 게 아니라, 걱정하고 계셨던 거군요
이즈마일로프:
맞아요, 아자제르. 걱정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요
아자제르:
당신의 스승인 악시냐 님께서도 차르 폐하의 서거 소식을 듣고도 동요하지 않으셨는데, 무엇을 걱정하시는 겁니까… 혹시 다른 걱정거리라도 있으십니까?
이즈마일로프:
제가 걱정하는 건… 새로 즉위한 여왕 폐하의 태도입니다…
아자제르:
모라와 향락에 빠져 사는 요정 대공들에 대한 태도 말씀이십니까? 그거라면 썩 좋진 않습니다
이즈마일로프:
아뇨, 제가 걱정하는 건 「근원 연구소」에 대한 그분의 태도입니다…
이즈마일로프:
우리 연구는 금기를 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이어진 건 차르 폐하의 비호 덕분이었지만, 새로운 여왕 폐하는…
이즈마일로프:
사실, 소문을 좀 들었습니다
아자제르:
무슨 소문이요?
이즈마일로프:
연금술과 관련된 모든 것을 금지한다더군요. 「근원 연구소」에는 생물 연금술 과제가 많으니, 폐지도 시간문제겠죠. 그렇게 된다면…
이즈마일로프:
차르 폐하의 마지막 위대한 숙원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아자제르:
어쩌면 그편이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지난번 실험」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잊으셨습니까? 게다가 차르 폐하께서도… 됐습니다…
이즈마일로프:
맞는 말씀이지만, 조금 더 생각해 봐야겠어요
아자제르:
이건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오늘은 높으신 분들이 회의를 여는 날 아닙니까?
아자제르: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그분들이 결정해서 우리에게 알려 주시겠지요
여행자:
(이상하다. 여긴… 그림자 영역인가? 페이몬도, 「잿빛 눈동자」도 없어…)
여행자:
(…앞에 두 사람이 있네. 일단 말을 걸어 보자)
이즈마일로프:
…음?
아자제르:
무슨 일입니까? 또 딴생각하셨군요
이즈마일로프:
하아, 누군가 지켜보는 것 같은데… 돌아보면 아무도 없군요
아자제르:
하하, 보셔야 할 것에나 집중하세요
아자제르:
그러고 보니 코셰이 씨가 급히 나가느라 문을 닫는 걸 깜빡하신 것 같네요. 이따 기록을 마치고 대신 닫아 드리죠
여행자:
(저 사람들한테는 내가 보이지 않는구나… 이상해… 뭔가 어긋난 듯한 묘한 느낌이 들어)
여행자:
(크게 불편하진 않으니까… 일단 주변부터 조사해 보자…)
프세볼로트:
…물약은 완벽해. 알비스 대공께서 돌아오시면, 며칠 동안 연구에 매달린 내 노고를 칭찬해 주시겠지
프세볼로트:
여기서 조금만 쉬어야겠다. 후…
여행자:
(문이 닫혔어… 무슨 방법이 없을까…)
고양이:
야옹——
여행자:
(…음, 밥그릇이 여기 있었구나)
여행자:
(알았어. 많이 배고팠지… 일단 밥부터 좀 줄게)
페이몬:
저게 바로…
「잿빛 눈동자」:
네. 저곳이 우리가 가야 할 곳입니다. 저곳은… 스네즈나야성 밖에 자리한 하얀 차르의 개인 행궁인…
「잿빛 눈동자」:
「하얀 왕관궁」입니다
「잿빛 눈동자」:
이곳에서 눈 여인이 우아하게 구슬라를 연주했고, 물 후예의 요정도 그 선율에 맞춰 설원을 다스리는 왕의 이름을 노래했습니다
「잿빛 눈동자」:
위엄 있는 야수 요정들은 차르의 총애를 얻기 위해 왕궁에서 끝없이 결투를 벌였고, 난쟁이 요정들은 궁의 보물 창고를 채우고자 온갖 진귀한 보물과 재화를 필사적으로 긁어모았습니다
페이몬:
우와… 보, 보물창고?
「잿빛 눈동자」:
네. 하지만 지금은 텅 비었을 겁니다
「잿빛 눈동자」:
전설에 따르면… 이곳은 하얀 차르가 자비를 베푼 땅이었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인간을 받아들이고 알현을 허락했지요…
「잿빛 눈동자」:
연약한 인간이 설원에서 땅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하얀 차르는 이곳에서 크레스니크의 불빛을 처음 밝혔으며, 그 빛은 사방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잿빛 눈동자」:
그리하여 「창백한 별 왕정」 시대에는 요정의 나라였던 이 설원은, 인간과 요정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나라로 변했고…
「잿빛 눈동자」:
하얀 차르는 이 나라에 「스네즈나야」라는 새 이름을 붙여 줬습니다
페이몬:
오… 스네즈나야가 그렇게 탄생했구나. 난 얼음의 여왕이 세운 줄 알았어…
페이몬:
그런데 「안경」은 여길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잿빛 눈동자」:
당연합니다. 저는 이 행궁의 비밀 방에서 만들어졌으니까요…
「잿빛 눈동자」:
전에 말씀드린 「근원 연구소」입니다… 이 행궁의 어두운 구석에 있죠…
페이몬:
오… 그렇게 대단한 궁전인데, 지금은 왜 이렇게 쓸쓸해 보여?
「잿빛 눈동자」:
오백 년 전, 하얀 차르가 심연의 마수 떼와 싸우다 죽었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유해는 이곳에 묻혔고…
「잿빛 눈동자」:
묻힌 신체 일부는 「차르 자작나무」로 변했습니다. 이후 권력을 쥔 여왕이 스네즈나야 궁에 머물게 되면서, 이곳을 찾는 이들의 발길도 끊겼죠
페이몬: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가려는 곳이 사실은 하얀 차르의 무덤이라고?
「잿빛 눈동자」:
네, 페이몬 님. 하얀 차르의 무덤이자, 제가 태어난 곳이기도 합니다
「잿빛 눈동자」:
…무단 출입을 권장하지 않지만, 금지 구역은 아닙니다
페이몬:
금지된 게 아니라면, 몰래 들어가도 된다는 뜻이잖아!
「잿빛 눈동자」:
어쩌면… 수배되는 것도 꽤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겁니다
페이몬:
으, 그건 싫어… 만약 스네즈나야 경비병한테 잡히면…
페이몬:
안내 장치가 잘못 안내해서 길을 잃었다고 하자! 길을 잃은 게 죄는 아니잖아!
페이몬:
…그런데 열차 길이 끊겼는데, 어떡하지?
「잿빛 눈동자」:
괜찮습니다. 저 길은 「눈속임」일 뿐, 하얀 왕관궁으로 들어가는 진짜 길이 아닙니다
「잿빛 눈동자」:
평범한 순례자나 추모자들에게 「그만 돌아가라」고 알려 주는 표시일 뿐이죠
「잿빛 눈동자」:
정말로 건너가려면… 「비밀 철도」를 작동시키는 장치를 찾아야 합니다
「잿빛 눈동자」:
「비밀 철도」를 불러내는 장치는 아마 저 탑 위에 있을 겁니다
「잿빛 눈동자」:
다만, 저 탑은 「차르 자작나무」에 둘러싸여 있으니, 우회로를 찾아야겠군요…
페이몬:
우와, 그 거대한 나무 아래가 이렇게 생겼을 줄이야…
페이몬:
저건… 궁전인가?
「잿빛 눈동자」:
이상하군요…
페이몬:
안경아, 왜 그래?
「잿빛 눈동자」:
말씀드렸듯이… 제 힘은 세 조각으로 나뉘었으며… 그중 하나는 감지할 수 없는 어둠 속에 숨겨져 있습니다…
「잿빛 눈동자」:
하지만 이제 느껴집니다… 그 힘이 바로 이곳에 있습니다…
페이몬:
여기에?
「잿빛 눈동자」:
네… 이 「하얀 왕관궁」 안에 있습니다
페이몬:
「하얀 왕관궁」?
「잿빛 눈동자」:
스네즈나야성 외곽에 세워진 하얀 차르의 전용 행궁입니다
「잿빛 눈동자」:
이곳에서 눈 여인이 우아하게 구슬라를 연주했고, 물 후예의 요정도 그 선율에 맞춰 설원을 다스리는 왕의 이름을 노래했습니다
「잿빛 눈동자」:
야수 요정은 차르의 총애를 얻으려 어전 앞에서 끊임없이 결투했고, 난쟁이 요정은 왕궁의 보물창고를 채우려 보물과 재화를 모았습니다
페이몬:
우와… 보, 보물창고?
「잿빛 눈동자」:
네. 하지만 지금은 텅 비었을 겁니다
「잿빛 눈동자」:
전설에 따르면… 이곳은 하얀 차르가 자비를 베푼 땅이었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인간을 받아들이고 알현을 허락했지요…
「잿빛 눈동자」:
연약한 인간이 설원에서 땅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하얀 차르는 이곳에서 크레스니크의 불빛을 처음 밝혔으며, 그 빛은 사방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잿빛 눈동자」:
그리하여 「창백한 별 왕정」 시대에는 요정의 나라였던 이 설원은, 인간과 요정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나라로 변했고…
「잿빛 눈동자」:
하얀 차르는 이 나라에 「스네즈나야」라는 새 이름을 붙여 줬습니다
페이몬:
오… 스네즈나야가 그렇게 탄생했구나. 난 얼음의 여왕이 세운 줄 알았어…
페이몬:
그런데 「안경」은 여길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잿빛 눈동자」:
당연합니다. 저는 이 행궁의 비밀 방에서 만들어졌으니까요…
「잿빛 눈동자」:
전에 말씀드린 「근원 연구소」입니다… 이 행궁의 어두운 구석에 있죠…
페이몬:
오… 그렇게 대단한 궁전인데, 지금은 왜 이렇게 쓸쓸해 보여?
「잿빛 눈동자」:
오백 년 전, 하얀 차르가 심연의 마수 떼와 싸우다 죽었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유해는 이곳에 묻혔고…
「잿빛 눈동자」:
묻힌 신체 일부는 「차르 자작나무」로 변했습니다. 이후 권력을 쥔 여왕이 스네즈나야 궁에 머물게 되면서, 이곳을 찾는 이들의 발길도 끊겼죠
페이몬: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가려는 곳이 사실은 하얀 차르의 무덤이라고?
「잿빛 눈동자」:
네, 페이몬 님. 하얀 차르의 무덤이자, 제가 태어난 곳이기도 합니다
「잿빛 눈동자」:
…무단 출입을 권장하지 않지만, 금지 구역은 아닙니다
페이몬:
금지된 게 아니라면, 몰래 들어가도 된다는 뜻이잖아!
「잿빛 눈동자」:
어쩌면… 수배되는 것도 꽤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겁니다
페이몬:
으, 그건 싫어… 만약 스네즈나야 경비병한테 잡히면…
페이몬:
안내 장치가 잘못 안내해서 길을 잃었다고 하자! 길을 잃은 게 죄는 아니잖아!
페이몬:
…그런데 열차 길이 끊겼는데, 어떡하지?
「잿빛 눈동자」:
괜찮습니다. 저 길은 「눈속임」일 뿐, 하얀 왕관궁으로 들어가는 진짜 길이 아닙니다
「잿빛 눈동자」:
평범한 순례자나 추모자들에게 「그만 돌아가라」고 알려 주는 표시일 뿐이죠
「잿빛 눈동자」:
정말로 건너가려면… 「비밀 철도」를 작동시키는 장치를 찾아야 합니다
「잿빛 눈동자」:
「비밀 철도」를 불러내는 장치는 아마 저 탑 위에 있을 겁니다
「잿빛 눈동자」:
다만, 저 탑은 「차르 자작나무」에 둘러싸여 있으니, 우회로를 찾아야겠군요…
페이몬:
「안경」은 정말 대단해. 어떻게 모든 열차를 운전할 수 있지?
「잿빛 눈동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현재 스네즈나야에서 운행 중인 열차들은 어째서인지 「동력」만 남아 있어, 「원격 조종」이 불가능합니다
「잿빛 눈동자」:
오히려 이런 초기 모델에만 조작용 인터페이스가 남아 있지요…
페이몬:
그… 렇… 구… 나
「잿빛 눈동자」:
맞습니다… 그…렇긴… 한데… 그래도…
페이몬:
그——래——도——뭐가——?
페이몬:
설————마————
여행자:
(이상하네… 페이몬 말이 왜 이렇게 느려졌지…)
여행자:
(아니, 내가… 느려진 건가?)
여행자:
(아, 옆에 있는 약병이…)
프세볼로트:
아, 뭐야?
프세볼로트:
으악! 내 물약!
여행자:
(미안해요… 아, 문이 열려 있네. 들어가 보자…)
여행자:
(거대한 알이… 그림자 영역 한가운데에 있어…)
여행자:
(저 안에 뭔가 있는 걸까? 아까 그 사람들이 말한 「원초 인간 원형」?)
이즈마일로프:
이상하네요…
아자제르:
아무것도 없는 곳은 그만 보시죠. 해야 할 일이 아직 많습니다…
쪽지:
(쪽지 한 장. 우아한 필체로 이렇게 적혀 있다…)
쪽지:
「며칠 동안 헤스페리데스 저택에 다녀와야 하니, 그동안 고양이를 부탁하마. 다른 사람들은 실험에 몰두하면 밤낮도 잊어버리니, 맡겨 두기가 영 불안해서 말이야」
쪽지:
「나의 동료, 코셰이. 너도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내 『라라』에게 밥 주는 일을 잊지는 않겠지… 열쇠와 특제 고양이 사료는 네 선반 위에 두었어」
쪽지:
「…기억해 둬, 내 『라라』는 밥그릇의 음식만 먹으니까, 절대 바닥에 뿌리지 마」
쪽지:
「추신: 고양이가 제대로 먹지 못했거나, 몸에 다른 동물의 부위가 돋아난 걸 발견한다면,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거다. 파블리나 남김」
누군가의 메모:
(쪽지 한 장. 차갑고 굴곡 없는 필체로 이렇게 적혀 있다…)
누군가의 메모:
「…실험 소재였던 죄수는 알비스에게 넘겼다. 그 실험의 결과가 『올바르지 않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누군가의 메모:
「하지만 그것이 인간과 사랑 없는 요정이 추구해야 할 『사랑』이란 말인가… 어쩌면 정신적으로 결핍된 눈 요정은 이 기술을 통해…」
누군가의 메모:
「처음부터 결여되어 있던 『사랑』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마치… 『그』가 내게 말했던 것처럼. 지나치게 거창한 꿈에는 의미가 없다. 어쩌면…」
누군가의 메모:
「『그』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 힘은… 우리가 받아야 할 보상이지, 악시냐의 이상한 꿈을 이루기 위한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메모:
「…여기까지만 적어 두자. 또 알비스한테 『우연히』 들켜서 괜한 문제가 생기기 전에」
여행자:
(저울 하나가 놓여 있다… 왼쪽에는 깃털 하나가, 오른쪽에는 아직 올려지지 않은 무언가를 위한 자리가 남아 있다…)
여행자:
(의식용 장치처럼 보인다. 깃털은 「존재하지 않는 듯한 가벼움」을 상징하고… 중요한 건 오른쪽이다. 실체가 있으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듯이 가벼운」 것은 대체 무엇일까?)
여행자:
(테이블 위에는 이런 것들이 놓여 있다…)
여행자:
(기묘한 빛을 발하는 액체다…)
여행자:
(아니야, 저울 반대편에 이걸 놓으면 안 돼)
여행자:
물약병
여행자:
(기묘한 빛을 발하는 액체다…)
여행자:
(아니야, 저울 반대편에 이걸 놓으면 안 돼)
여행자:
물약병
여행자:
(기묘한 빛을 발하는 액체다…)
여행자:
(…무엇을 올려놓아도 의식의 조건은 충족되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그 문장에는 다른 의미가 있는 건가?)
여행자:
(「분리된 모든 것은 원인이 아니다. 모든 것을 온전한 하나로 만들기 위해서는, 떨어져 나간 것들을 다시 하나로 융합해야 한다?」)
여행자:
(시도해 보자… 무언가를 서로 융합시키는 거야)
「옛 영혼을 버려라. 영혼이 더 이상 대지의 숨은 맥에 얽매이지 않도록」 「옛 의지를 버려라. 의지가 더 이상 하늘의 시선에 붙들리지 않도록」 「옛 육신을 버려라. 육신이 더 이상 속세의 번잡함에 마모되지 않도록」
노트의 지시에 따라, 노란 결정체와 크레스니크 수정석을 갈아 물약병 속에 녹여 넣었다.
그러자…
어떤 물질이 탄생했다
여행자:
(이상한 물약이다… 손에 들어도 전혀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여행자:
(일반적인 개념을 「초월한」 성질의 물질이기 때문인가?)
「성공이다… 이 물약의 성질은 한때 키테시성을 파괴했던 (…)의 성질과 동일해」
날카로운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진다.
「이 세상의 초월 법칙은 바로 『역환원』이야.
모든 『인간』은 본래 (…)에서 비롯되었으며, 이 힘만 있다면 나도 그들처럼 만들어 내고, 나아가 지배할 수 있어…」
「알 속의 인간은 나를 속이지 않았군… 『그』의 말이 옳았어. 어떻게든 『그』를 손에 넣어야 해. 조각 하나뿐이라도…」
「차르 폐하, 이것이야말로 저 알비스가 가져야 할 것이 아닙니까?
『그』의 힘은 완벽합니다. 『그』야말로 제가 오랫동안 찾아온 답입니다. 저는 『그』를 손에 넣어야 합니다」
「저는 『그』를 손에 넣어야 합니다!」
「저는 『그』를 손에 넣어야 합니다!」
「저는 『그』를 손에 넣어야 합니다!」
「저는 『그』를 손에 넣어야 합니다!」
「저는 『그』를 손에 넣어야 합니다!」
「저는 『그』를 손에 넣어야 합니다!」
「저는 『그』를 손에 넣어야 합니다!」
「저는 『그』를 손에 넣어야 합니다!」
여행자:
(으, 이상해. 방금 들린 목소리… 설마 이 방의 주인인가?)
여행자:
(…바늘이 떨어졌어)
악시냐:
내가 고대 휘페르보레아의 기술로 네 의식을 온전하게 이곳에 업로드한 걸 알면, 그들이 깜짝 놀라겠지!
악시냐:
정말 놀라운 기술이야. 좋아, 이 작고 가벼운 장치를 「잿빛 눈동자」라고 부르자
「잿빛 눈동자」:
…이 안경의 이름 말인가요? 분명 파란색 안경인데… 아무튼 지금 상태가 이상합니다. 팔다리에 아무런 감각도 없습니다
「잿빛 눈동자」:
이 작은 장치 안에서 희미하게나마 느껴지는 것은… 제 몸뿐입니다
여행자:
(이건 과거의… 악시냐와 「잿빛 눈동자」인가?)
악시냐:
당연하지. 네 의식이 이 「안경」 속에 있어도, 힘과 존재를 유지하려면 여전히 몸에 의존해야 하니까
악시냐:
애초에 네 몸이야말로 진정한 신세계를 여는 열쇠야
악시냐:
「열쇠」로서, 너는 이미 완벽한 피조물이야. 연구를 더 진행한다면…
「잿빛 눈동자」:
아쉽게도 폐하는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잿빛 눈동자」:
제 육신의 일부는 차르 폐하의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가끔 그분의 기억을 엿볼 수 있지요. 그러니 저는 알고 있습니다…
「잿빛 눈동자」: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당신은 그분의 유지를 이어받아 위대한 숙원을 이루게 될 겁니다… 그분도 분명 기뻐하시겠죠
악시냐:
「오직 너만이 나를 진심으로 웃게 만드는구나, 악시냐」 그분은 분명 이렇게 말씀하시겠지. 「교수」 앞에서 짓던 겉치레의 미소가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난 웃음을 지으며 말이야
악시냐:
주군의 기쁨을 위해 뭐든 바치는 게 「궁정 광대」의 역할이지
「잿빛 눈동자」:
「궁정 광대」는 왕궁을 드나들기 위한 허울뿐인 직함입니다. 인간인 당신이 총애받는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이들의 시기와 질투를 사지 않도록 마련한 것이었죠. 그러니 지금도 굳이…
악시냐:
허울뿐인 직함이라 해도 나는 나쁘게 생각하지 않아. 우스꽝스럽기는커녕, 지금도 여러모로 내게 편의를 제공해 주고 있으니까
악시냐:
어쩌면 이 직함으로 여왕 폐하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도 몰라… 내가 궁전에 있을 무렵에는 나가신 지 오래였지만…
악시냐:
어쩌면 그분이라면 차르 폐하의 뜻을 이해해 주실지도 몰라…
「잿빛 눈동자」:
그렇습니다. 악시냐 님
악시냐:
네 모습을 동료들에게도 보여 줘야겠어. 어쩌면 그들도 이 모든 연구에 가치가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되겠지. 적어도 알비스는 나를 지지해 줄 거야
악시냐:
잘하면 내가 이 위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줄지도 몰라…
악시냐:
그들과 나의 사상이 다르다는 건 알아. 하지만 서로 다른 생각도 결국 하나로 모일 테니, 마지막에는 서로를 이해하게 될 거야
악시냐:
그들도 나를 도와주겠지?
「잿빛 눈동자」:
……
「잿빛 눈동자」:
…그럴 겁니다. 악시냐 님
악시냐:
응
악시냐:
이것만이 내가 그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자, 내 삶의 유일한 의미야
악시냐:
나는 「원초 인간 원형」인 「너」를 반드시… 아니… 「너」한테 부탁할게. 원래 계획에서 차르 폐하가 맡았던 역할을 대신해——
악시냐:
부디 이 별의 지배자가 되어 줘
악시냐:
아, 이토록 위대한 업적을 이루는 데 타인의 인정이나 도움 따위가 왜 필요하겠어. 어쩌면 나 혼자서도 마지막 실험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몰라…
「잿빛 눈동자」:
……
정말 위대한 구상이군. 하지만 그다음은…?
악시냐:
안 돼… 어떻게 이럴 수가…
악시냐:
아… 정말 슬픈 배신이군요, 알비스, 코셰이, 파블리나…
악시냐:
우리가 이곳에 모인 이유와 그 빛나는 미래를 잊은 겁니까?
악시냐:
그분께서 베푸신 은혜와 명예마저 잊은 겁니까?
악시냐:
저를 그림자 영역으로 추방한들 소용없습니다. 아무리 오래 걸려도 반드시 돌아올 테니까요…
악시냐:
어째서… 욕망 때문에 위업을 무너뜨리고, 올바른 길마저 저버리는 거죠?
…이렇게 끝날 순 없어요.
「이제 와서 난 그들을 원망하지 않아, 그저 슬플 뿐이지」
누군가가 당신에게 말을 거는 소리가 들린다. 어느새 악시냐는 당신 옆에서, 과거의 자신이 그림자 속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모든 건 결국 올바른 궤도에 올라설 거야. 마치 빛이 매개 물질을 통과할 때 굽어 보이지만, 사실은 가장 옳고 빠른 길을 지나는 것처럼」
다들 잊으셨나요? 우린 그 순간을 위해 창조되었어요.
꺼져 가는 꿈을 일깨우고,
꿈 같은 낮의 아이를 따라 「내일」로 들어가는 순간 말이에요.
그곳에서 우리는 웃고, 춤추며, 별 대지의 유일한 왕좌를 둘러싸고——
순수한 나라이자 모든 사랑으로부터 태어난 고향을 세울 거예요——
오직 인간만을 위한 근심 없는 정원을 만들 거예요
페이몬:
Traveler, Traveler, 괜찮아? 무슨 일 있었어?
페이몬:
방금 앉자마자 몸이 굳어 버렸어…
「잿빛 눈동자」:
정신에서는 미약한 파동이 감지됐지만, 생체 데이터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여행자:
(그림자 영역에서 본 일을 이야기한다…)
「잿빛 눈동자」:
…일부 그림자 영역이 「현실계」의 육신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에만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잿빛 눈동자」:
하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페이몬:
Traveler, 너는 맨날 갑자기 이상한 것들을 잔뜩 본다니까!
페이몬:
…그러니까 네가 본 건, 오백 년 전의 그… 뭐였지?
「잿빛 눈동자」:
근원 연구소입니다
페이몬:
오백 년 전의 근원 연구소랑 과거의 「안경」까지 본 거네!
페이몬:
어때, 「안경」? Traveler의 눈앞에 나타난 것들에 대해 기억나는 게 있어?
「잿빛 눈동자」:
…죄송합니다. 예전에 있었던 일들은 저 역시 그다지 많이 기억하지 못합니다
「잿빛 눈동자」:
심지어 그림자 영역에 들어가기 전에 그런 대화와 다툼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페이몬:
그렇구나…
페이몬:
그래도 「안경」한테 정말 몸이 있었다는 사실은 확인했네!
「잿빛 눈동자」:
네, Traveler 님께서 들으신 대화 내용을 종합해 보면… 저도 이제 한시름 놓을 수 있겠군요
페이몬:
어쩌면 「안경」의 몸이 근원 연구소 중심에 누워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페이몬:
그, 그럼 마지막 조각이 근원 연구소 중심에 있는 거겠지…
「잿빛 눈동자」:
그랬으면 좋겠군요. 그러면 기억도 되찾고… 제 몸으로 더 빨리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
「잿빛 눈동자」:
곧 하얀 왕관궁에 도착합니다. 정차 시 흔들림에 주의해 주세요
페이몬:
괜찮아. 난 떠 있으니까 그런 건 하나도 안 무서워
여행자:
이름 없는 물약 제조법
여행자:
이름 없는 물약 제조법
고양이:
야아옹…?
프세볼로트:
아, 내 물약… 이 나쁜 고양이 같으니, 하아…
프세볼로트:
이봐, 이러면 또 처음부터 다시 조제해야 하잖아!
한때 하얀 차르의 행궁이었으나 지금은 무덤이 된 곳에서, 「잿빛 눈동자」 힘의 일부를 되찾아야 한다…
「잿빛 눈동자」:
왕궁 뒤쪽 문이 닫혀 있습니다…
페이몬:
그럼 어떡해?
「잿빛 눈동자」:
잠시만요. 왕좌 앞에 접속 가능한 단자가 감지됩니다…
「잿빛 눈동자」:
이쪽입니다
페이몬:
안경아, 어떻게 됐어?
「잿빛 눈동자」:
장치의 권한을 획득했습니다
「잿빛 눈동자」:
…음, 왕궁 문의 봉인을 푸는 방식은 대문을 여는 방식과 같습니다
「잿빛 눈동자」:
「위대한 유해를 수호하는 쌍두 야수를, 본래 있어야 할 자리로 돌려보내라」
페이몬:
쌍두 야수라면, 혹시 아까 문 앞에서도 봤던 조각상이야…?
페이몬:
저쪽에서 문 열리는 소리가 난 것 같은데…
페이몬:
오, 방 안에도 문 앞이랑 똑같은 조각상이 있어…
페이몬:
본래 있어야 할 자리로 돌려보내라… 아, 알겠다. 이 조각상 두 개를 전부 저 큰 왕좌 앞 장치 위로 옮기라는 거지?
「잿빛 눈동자」:
그렇습니다, 페이몬 님
페이몬:
드디어 문이 열렸네… 그러고 보니 아까 이상한 동물이 정말 많았어…
「잿빛 눈동자」:
그건 코셰이가 근원 연구소에서 만들어 낸… 키메라입니다
페이몬:
그럼 아까 말하던 그 녀석은? 직접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지? 난 당연히 나올 줄 알았는데…
「잿빛 눈동자」:
그는… 「야수」입니다. 키메라의 우두머리이자, 코셰이가 만든 피조물 중 하나죠
「잿빛 눈동자」:
코셰이는 같은 재료로 수많은 「원형」을 만들었지만… 지성을 지닌 것은 「야수」와… 이상하군요, 하나가 더 있었는데 떠오르지 않습니다
「잿빛 눈동자」:
아무튼 코셰이는 「야수」를 실패작으로 여겨 버렸습니다
「잿빛 눈동자」:
실패작이었던 「야수」는 다른 동물의 종자와 융합해 키메라가 되었으며, 본래는 폐기될 운명이었습니다
「잿빛 눈동자」:
하지만 하얀 차르는 지성을 지닌 존재가 그런 식으로 죽어서는 안 된다고 여기시어, 「야수」를 거두셨습니다
「잿빛 눈동자」:
…소문에 따르면 하얀 차르의 유해는 중상을 입은 「야수」가 옮겨 왔다고 합니다
「잿빛 눈동자」:
그렇기 때문에 「야수」는 코셰이를 극도로 증오하죠…
「잿빛 눈동자」:
그 녀석은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죽었을 줄 알았는데… 다행히 살아 있었군요
「잿빛 눈동자」:
심지어… 무덤이 된 이 행궁에서 아직도 차르 폐하를 지키고 있었을 줄은 몰랐습니다
페이몬:
음, 왜 여기가 금지 구역이 아닌지 알겠어. 어차피 무단으로 들어온 녀석들은 전부 그 「야수」한테 쫓겨날 테니까
「잿빛 눈동자」:
역시 이곳은 너무 위험합니다. 「야수」는…
페이몬:
괜찮아. 여기까지 왔으니까, 우리가 꼭 네 몸을 찾아 줄게
여행자:
그 녀석이 또 나타나면, 그냥 쫓아내면 돼
「잿빛 눈동자」:
Traveler 님과 페이몬 님을 믿겠습니다…
「잿빛 눈동자」:
하지만 그 녀석은 또 나타날 테니, 늘 주변을 경계해야 합니다…
「잿빛 눈동자」:
그 일은 제게 맡겨 주세요
여행자:
(…음, 이상하네? 여긴 어디지…)
여행자:
(아, 「근원 연구소」와 느낌이 똑같아… 여기도 과거인가…)
악시냐:
폐하… 첫 번째 실험이 완료되었습니다
악시냐:
위대한 가설이 입증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배양을 이어 가면 완전한 「원초의 인간」 원형이 곧 탄생할 겁니다
???:
초기 실험이 완료되었다고?
악시냐:
네. 피험자는 무한한 기쁨의 경지에 들어섰습니다… 다시는 근심하거나 번뇌하지 않으며…
???:
다시는 그곳에서 깨어나지도 않겠군
악시냐:
그건 꿈이 아니니 「깨어난다」는 말이 성립할 수 없습니다, 폐하… 그것은 고치를 찢고 나온 나비이자, 알을 깨고 나온 새와도 같습니다
악시냐:
집착과 근심, 낡은 과거는 모두 벗어던진 고치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한낱 꿈이자 희미한 고통일 뿐이지요
???:
그 새로운 정원은 네가 꿈속에서 바라던 세계인가, 악시냐?
악시냐:
……
악시냐:
폐하의 뜻이 곧 제 뜻입니다
???:
…그렇다면 마지막 계획은 언제 시작되지?
악시냐:
폐하께서 전장에서 개선하실 무렵이면… 모든 준비가 끝나 있을 겁니다
악시냐:
폐하께서는 반드시 승리를 거두고 돌아오실 테니까요
???:
…그래, 악시냐. 이 「야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내 곁을 지킬 터이니 걱정하지 말거라
악시냐:
믿음직스럽군요
「야수」:
흥…
악시냐:
저는 이곳에서 폐하를 기다리겠습니다…
악시냐:
폐하의 염원과 의지가 이루어질 그날까지…
페이몬:
Traveler… 왜 또 갑자기 멈춰 섰어…
「잿빛 눈동자」:
또 무언가를 보신 겁니까…
여행자:
과거를 봤어…
페이몬:
음… 혹시 불편한 걸 본 건 아니지…?
여행자:
아니… 별거 아니야…
페이몬:
좋아, 그럼 하얀 왕관궁의 문도 열렸으니까, 계속 앞으로 가자!
페이몬:
음… 왠지 좀 긴장돼
여행자:
「야수」 때문이야?
페이몬:
아, 그 녀석도 말이 통하잖아. 잘 설명하면 오해를 풀 수 있을지도 몰라…
「잿빛 눈동자」:
「소통하면 서로 이해할 수 있다…」 어쩌면 페이몬 님의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군요…
페이몬:
헤헤…
「잿빛 눈동자」:
고에너지체 접근 감지… Traveler 님 조심하세요!
페이몬:
수없이 경고했거늘, 끝내 죽음을 자초하는구나
「야수」:
윽… 젠장, 네가 거기 있는 걸 안다. 그 작은 장치 안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겠지…
「야수」:
하, 죽은 줄 알았건만… 당장 모습을 드러내라!
「잿빛 눈동자」:
…나도 네가 오래전에 죽은 줄 알았어
「야수」:
하, 그런 우스운 꼴이 되다니
「야수」:
네 얼굴을 다시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쉽군. 그 얼굴은 너 따위보다 훨씬 소중하거든
「야수」:
…저 인간이 네가 고른 새 주인인가? 아니면 또 다른 희생양인가?
「야수」:
하하하, 금발의 인간아. 네가 지금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지 알고 있느냐?
「야수」:
…하아, 아직도 너처럼 강하고 순수한 인간이 남아 있다니… 하지만 경고하마. 그 녀석을 너무 믿지는 마라
페이몬:
이봐, 우린 「안경」이랑 함께 여행했고…
페이몬:
이미 친구가 됐단 말이야! 「안경」 험담하지 마!
「야수」:
하하, 그럼 새 친구들에게 옛 친구들 이야기를 들려주지 그래, 「안경」?
「잿빛 눈동자」:
난… 몰라
「야수」:
정말 모른다고?
「야수」:
모른다니… 하, 하하. 그 여자는 그림자 영역으로 떨어졌고, 네 몸은 셋으로 갈라지면서 힘도 흩어졌지
「야수」:
하하하하, 콜록콜록… 힘을 잃은 탓에 모든 걸 잊어버리다니… 이토록 우스운 이야기는 처음 듣는군
「야수」:
운명이란 대단해. 모두를 실처럼 엮어, 누구도 벗어나지 못하게 하지. 넌 모든 걸 잊고도 결국 여기까지 돌아왔어…
「잿빛 눈동자」:
너덜너덜해진 네 몸 앞까지 말이야…
「잿빛 눈동자」:
「야수」, 난 그저 내 것을 되찾고 싶을 뿐이야
「야수」:
콜록콜록… 헛소리 마라. 처음부터 네 것이었던 건 하나도 없었다. 네 모든 것은 차르 폐하가 내리신 것이니까!
「야수」:
우리의 피도, 우리의 살도, 머릿속 깊이 뿌리내린 의식의 씨앗도 모두 그분께서 내리신 것이지
「잿빛 눈동자」:
그랬구나. 나도… 너와 같은 「원형」 피조물이었어
「야수」:
…나는 실패작으로 남았지만, 너는 「열쇠」를 담을 그릇으로 성장했지. 쳇, 네 「의식」은 진작 지워졌어야 했거늘
여행자:
「열쇠」?
「야수」:
바로 저 녀석의 육신이다. 차르 폐하를 「바탕」으로 자라난 완벽한 작품이니까, 저 녀석의 가치는 육신뿐이지
「야수」:
그 밖에 가치가 있다면 얼굴 정도겠군… 유화에 담긴 어린 시절의 폐하와 판박이니까
「야수」:
하지만 정말 그 얼굴을 보면 반드시 찢어 삼켜 버릴 거다
「잿빛 눈동자」:
우리는 같은 존재인데, 왜 그렇게까지 적대하는 거지?
「야수」:
웃기는군. 나는 너와 달라. 나는 폐하를 따르는 「야수」다… 폐하께서 직접 내게 「야수」라는 이름을 내려 주셨지
「야수」:
그분은 나를 인정하고 칭찬했으며, 불멸의 영광까지 허락하셨다. 내 뒤틀린 육신은 본래 폐기될 운명이었으나… 그분 덕분에 내 삶은 헛되지 않았지
「야수」:
나는 폐하를 따라 수많은 전장을 누볐고, 키메라와 요정들과 함께 심연의 파도에 맞섰다… 그리고 칠흑 같은 전장에서 그분의 시신을 되찾아 왔지
「야수」:
하, 그때 죽었어야 했는데… 폐하. 저는 오백 년 동안 당신의 잠든 육신을 지켜 왔습니다. 드디어 당신을 따라갈 때가 온 것 같군요
「야수」:
저는 제 맹세를 지키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목숨을 당신께 바쳤습니다…
「야수」:
그리고 너는… 하하, 참 불쌍하구나. 세상에서 가장 가련한 존재여…
「나와 같은 피를 나눈 동포이나 형제는 아닌 자여…
『원초 인간 원형』, 너는 이름조차 가져 본 적이 없구나…」
그 말을 끝으로, 야수는 고개를 떨구었다.
그 몸을 지탱하던 것은… 힘이 아닌 의지였으니——
의지가 사라지자, 야수의 몸은 순식간에 모래처럼 흩어지고 희미한 울음소리만 남았다
여행자:
(또 이 느낌이야… 이것도 「과거」의 기억인가?)
여행자:
(맞아, 눈앞에 있는 건… 과거의 「야수」야…)
「야수」:
폐하, 무슨 일로 저를 부르셨습니까…?
「야수」:
혹시 며칠 전, 제가 허가도 없이 그 인간 귀족을 처형한 일 때문입니까? 부디…
???:
그리 긴장할 필요는 없다
???:
사정은 악시냐와 코셰이에게 들었다. 밤꾀꼬리 가문의 장자가 보아서는 안 될 것을 보았다더군… 그건 그들의 잘못이다
???:
너는 코셰이의 큰 골칫거리를 해결해 준 셈이지
「야수」:
저는 그를 도우려던 것이 아닙니다! 그저… 폐하의 비밀을 지키려 했을 뿐입니다…
???:
「야수」여, 너를 창조한 자는 코셰이다. 어쩌면 그야말로 네 진정한 아버지라 할 수 있겠지
「야수」:
폐하, 맞습니다. 그는 저를 창조했고, 제게 불완전한 지성과 목소리를 주었습니다…
「야수」:
그렇다고 해도, 그가 저를 폐기해야 할 실패작으로 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야수」:
폐하, 피조물은 창조주 앞에 반드시 머리를 조아려야 합니까? 그의 냉대와 혐오, 분노를 무조건 견뎌야 합니까?
「야수」:
피조물은… 반드시 창조주가 정한 길을 걷고, 그 결정을 따라야 합니까?
???:
……
「야수」:
아, 폐하를 두고 드린 말씀은 아닙니다…
???:
「야수」여,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고 중요하지도 않다. 때로는 선택만이 중요하지
???:
선택하고 후회하지 않는 것… 중요한 것은 그뿐이다
「야수」:
폐하, 방금 제 무례를 사죄드립니다…
???:
괜찮다. 나도 너처럼 선택을 내렸으니, 그런 일로 흔들리지 않는다
???:
「야수」여, 나는 너를 용서하마… 네게 필요하지 않은 용서일지라도, 창조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은 너를 용서하겠다
「야수」:
폐하, 저는 그 용서를 받아들이겠습니다
「야수」:
저는 당신의 기대를 짊어지기로 선택했기에 이 용서를 받아들이겠습니다. 제 생명도 언젠가 당신께 바치겠습니다…
「야수」:
부디 기억해 주십시오. 이것은 누구의 명령도 아닙니다. 오직 제가 스스로 내린 선택입니다
???:
그래, 나의 사랑스러운 벗이여… 네 맹세를 영원히 마음속에 간직하마
「잿빛 눈동자」:
이전과 같은 정신 파동이 감지되었습니다…
여행자:
윽!
페이몬:
또 이상한 걸 본 거야?
「잿빛 눈동자」:
하얀 왕관궁 상층에 가까워질수록 이곳이 Traveler 님께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군요…
「잿빛 눈동자」:
그리고 Traveler 님은 일반인보다 훨씬 뛰어난 감지 능력을 지니신 듯합니다
「잿빛 눈동자」:
다행히 이런 영향이 별다른 부작용을 일으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페이몬:
그래?
페이몬:
Traveler, 뭘 본 거야?
여행자:
(본 것을 이야기한다…)
페이몬:
음, 누군가가 그 「야수」랑 이야기하고 있었다는 거지…
「잿빛 눈동자」:
……
페이몬:
왜 그래, 「안경」? 뭔가 떠오른 거 있어?
「잿빛 눈동자」:
「야수」와 대화하던 분은 하얀 차르 폐하였을 겁니다… 오백 년이 지난 지금도 그분의 의지가 이곳에 무언가를 남긴 모양이군요…
「잿빛 눈동자」:
하지만 그분께서 무엇을 하려 하셨는지는… 모든 힘을 되찾아야만 기억해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페이몬:
좋아~
페이몬:
…그런데 말이야, 「안경」의 이름은 「잿빛 눈동자」가 아닌 거야?
「잿빛 눈동자」:
…아마 그런 것 같습니다… 「잿빛 눈동자」는 그저 「이 장치」의 이름일 뿐인데, 제가 착각한 모양입니다…
「잿빛 눈동자」:
저는…
페이몬:
괜찮아. 그 「야수」의 말이 틀렸을지도 몰라. 힘을 되찾으면 네 진짜 이름도 알 수 있을 거야
「잿빛 눈동자」:
…그랬으면 좋겠군요
여행자:
그럼 지금은 뭐라고 불러야 하지…
「잿빛 눈동자」:
「잿빛 눈동자」든 「안경」이든 다 괜찮습니다… 이 장치에 의식이 깃든 이상, 둘 다 어울리는 호칭이니까요
페이몬:
좋아, 「안경」. 이제 네 몸의 조각을 찾으러 가자. 바로 앞에 있겠지?
페이몬:
음… 이게 「안경」의 조각이구나. 옆에 쪽지도 남아 있어
페이몬:
「탐욕스러운 난쟁이 요정 알비스는 신성한 육신을 더럽힌 대가를 치렀고, 그가 차지했던 육신은 신 키테시성에서 회수했다…」
페이몬:
잠깐, 그럼 이 조각은 처음부터 여기에 있었던 게 아니란 말이야?
「잿빛 눈동자」:
식별 결과, 악시냐 님의 필체입니다
「잿빛 눈동자」:
이러면 처음에 이 조각을 감지하지 못한 이유도 설명이 됩니다… 신 키테시성은 아주 멀리 있으니까요
페이몬:
악시냐가 이 조각을… 신 키테시성에서 가져온 거구나. 거긴 스네즈나야성 동남쪽 도시였던 것 같은데…
페이몬:
맞다, 네토치카가 예전에 신 키테시성에 살았다고 하지 않았어?
페이몬:
근데 「알비스」가 누군지는 모르겠네…
페이몬:
아, 하얀 왕관궁에 들어오기 전에 봤던 옛 「근원 연구소」 말이지?
페이몬:
알비스도 거기서 봤어?
여행자:
직접 보지는 못했어…
「잿빛 눈동자」:
알비스… 난쟁이 요정들의 대공입니다. 그도 한때 「근원 연구소」의 일원이었지만, 아쉽게도 지금 기억나는 것은 이름뿐입니다
페이몬:
누구였든 간에, 쪽지 내용을 보면 그다지 좋은 최후를 맞지는 못한 것 같네
페이몬:
어라, 뒷면에도 한 줄 적혀 있어. 「왕의 육신을 돌려보내라. 『열쇠』로 새로운 시대를 열라. 이것이 최후의 사명이다」
「잿빛 눈동자」:
……
페이몬:
이게 무슨 뜻이지…
「잿빛 눈동자」:
부서진 육신은 힘을 되찾았다고 해도 스스로 다시 빚어질 수 없습니다. 그러니… 어딘가에 두어야 합니다
페이몬:
주우면 끝나는 게 아니라, 어딘가에 돌려줘야 하는 거구나…
여행자:
저절로 합성되는 줄 알았네!
페이몬:
어쩌면 합성대랑 원리가 비슷할지도 몰라. 생각해 보면 셋을 하나로 합치는 거잖아…
페이몬:
그런데 「안경」의 몸을 복구하려면… 어디에 둬야 하는 걸까?
「잿빛 눈동자」:
「육신은 이미 부서졌으니, 성체를 다시 빚고, 열쇠를 새로 벼려, 저편의 문을 두드린 뒤 돌려보내라. 왕의 육신이 마땅히 돌아가야 할 곳은…」
「잿빛 눈동자」:
「근심 없는 정원」
페이몬:
근심 없는 정원? 그게 어디야?
「잿빛 눈동자」:
……
「잿빛 눈동자」:
…바로 저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