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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박할 수 없는 논제
마녀의 사전에서 어린아이 말투로 쓰인 「도전장」 하나를 발견했다…
페이몬:
프루네한테 온 이거… 과제라기보단, 거의 도전장에 가까워…
페이몬:
「후후, 꼬마 마녀 사냥꾼이여, 날 쓰러뜨릴 방법은 찾아냈나? 큰 소리로 멋진 도전 멘트를 외친 뒤, 이 대마왕에게 패배할 준비를 하도록!」
페이몬:
이 말투는… 앨리스네. 「마녀 사냥꾼」이라고 안 쓰여 있었으면, 클레한테 보낸 건 줄 알았을 거야
페이몬:
안 그래도 프루네는 앨리스한테 적대심을 품고 있는데, 이런 도발을 받으면 화내지 않을까…
여행자:
분명히 일부러 이러는 거야
페이몬:
프루네한텐 좀 완곡하게 돌려서 말해줄까 봐
프루네:
뭘 말해준다는 거야? 어디 봐봐
페이몬:
깜짝아! 앗, 일단 진정하고 내 말 좀 들어봐…
프루네:
…시시해
페이몬:
어? 의외로 차분하네!
프루네:
하, 이런 유치한 수법은 이미 여러 번 봤어. 괜히 신비한 척하지만, 결국은 애들 장난 같은 악취미지
프루네:
길 한복판에서 도전 멘트 같은 걸 외치는 사람이 어디 있어? 모르는 사람들 눈엔 그냥 이상한 애로 보일 뿐이잖아. 난 안 속아
프루네:
그런 건 거리에서 「나는 바보다!」 하고 외치는 거랑 똑같다구
축음기:
나는 바보다! 나는 바보다! 나는 바보다!
프루네:
뭐, 뭐야?! 왜 내 목소리가 저기서 나오는 거지?
진상을 모르는 행인:
뭐지? 이게 무슨 소리야? 하하, 누가 바보라고?
구경하는 행인:
자기를 바보라고 말하는 사람도 다 있네, 하하하! 누가 내기라도 졌나 봐
이성적인 행인:
애들 장난일 게 뻔하지. 어디서 바보 같은 꼬마가 당한 모양이야
프루네:
우씨… 당장 멈춰, 그만해!
축음기:
나는 바보다! 나는 바보다! 나는 바보다!
프루네:
……
페이몬:
프루네, 진정해! 일단 부수진 말고…
프루네:
으으… 앨——리——스!!
앨리스:
다들 안녕? 어머나~ 이런 도전 멘트를 날릴 줄은 몰랐네. 아주 흥미로워. 마녀의 과제 도전을 성공적으로 개방한 걸 축하해!
앨리스:
이번 도전을 위해 특별한 의식용 마법 공간을 준비했어. 다만 이 마법은 불러오는 데 시간이 좀 필요하거든…
앨리스:
그래서 도전 멘트를 로딩 음성으로 만들어서, 기다리는 동안 사기가 오르도록 틀어주기로 한 거야. 어때, 마음에 들어?
축음기:
나는 바보다! 나는 바보다! 나는 바보다!
프루네:
아니, 그건 도전 멘트 같은 게 아니야! 빨리 이 망할 음성 꺼!
앨리스:
약간의 착오가 있었나 보네. 하지만 이 음성은 도전 마법과 하나로 묶여 있어서, 철회하면 도전을 포기하는 게 돼
앨리스:
정말 철회할 거니? 확실해? 그럼 다음을 기약하는 수밖에…
프루네:
어… 어딜 가! 모처럼 겨우 붙잡았는데…! 으으으… 이 망할 마법은 로딩을 언제까지 하는 거야?!
앨리스:
진작 다 됐지
앨리스:
어서 와. 여기는 티바트에서 가장 극적인 무대! 에피클레스 오페라 하우스… 를 마법으로 구현한 공간이야!
앨리스:
이번 과제는 바로 「토론」! 그래서 이런 마법 공간을 만들어 봤어. 어때? 완전 성의 있고 분위기도 잘 살렸지?
프루네:
토론? 저번에는 나한테 철저하게 패배했잖아. 또 망신당하게?
앨리스:
후후… 열두 살 수준의 논제에서 열여섯 살 수준의 지혜를 보여주다니, 그땐 정말 놀라웠지!
앨리스:
네가 반박형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이번엔 절대 반박할 수 없는 절묘한 논제를 준비했단다!
앨리스:
훌륭한 토론에는 공정하고 중립적인 심사위원이 필요해. 우리 중에 네가 최적의 인물이라는 데 이견은 없을 거야
여행자:
그럼… 페이몬은 저기 있어도 괜찮은 거예요?
프루네:
사실 아까부터 말하려고 했는데, 페이몬 저 녀석, 귀빈석에서 아까부터 저 자세로 있었어…
여행자:
이 대사, 왠지 익숙한데…
페이몬:
헤헤… 갑자기 이 자리로 순간이동되길래, 우리의 친구를 흉내 내봤어. 걘 폰타인의 슈퍼스타잖아!
앨리스:
페이몬은 구경하는 걸 좋아하잖아. 이 자리가 아주 명당이거든. 어때, 마음에 드니?
페이몬:
여기서 보는 풍경은 이렇구나… 으음, 근데 나 진짜 여기 앉아서 봐도 돼? 조금 과하지 않나…
앨리스:
걱정 마. 여긴 마법으로 만들어진 공간이고, 마녀의 말이 곧 법이야. 경비가 들이닥쳐서 잡아가는 일은 없어
앨리스:
그리고 높은 곳에 앉아 있는 페이몬, 귀빈석은 마음에 드니?
페이몬:
와, 완전 충격적이야! 엄청 웅장해… 이런 곳에 앉는 건 처음이라 말도 잘 안 나와
앨리스:
그럼 얼른 적응해 줘. 곧 펼쳐질 명장면에 네 환호와 박수가 꼭 필요하거든
프루네:
됐고, 할 거면 빨리 해. 논제가 뭐야?
앨리스:
클레는 나쁜 아이야!
페이몬:
뭐?
여행자:
네?
앨리스:
이게 네가 반박해야 할 주제야. 클레는 나쁜 아이가 아니라는 걸 증명할 수 있으면, 작은 선물을 줄게
프루네:
누가 당신 선물 따위 원한대! 클레는 당신 친딸이잖아. 그런 논제를 내는 게 말이 돼?
프루네:
당신은 정말… 뼛속까지 나쁜 여자야!
앨리스:
흐흥. 「그 엄마에 그 딸」이라고 하잖아? 내가 나쁜 여자면, 나쁜 여자의 아이도 나쁜 아이지. 내가 틀린 말 했어?
프루네:
틀렸어! 무식한 주장이야. 당신이 나쁜 건 당신 인성과 태도의 문제지, 그게 유전된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어
프루네:
게다가 유전보다 더 중요한 건 성장 환경이야. 몬드 사람들은 당신보다 훨씬 믿을 만해. 그 사람들 곁에서 자란 클레는 나쁠 수가 없어
앨리스:
하지만 클레는 물고기 폭파를 엄청 좋아해. 그건 나쁜 아이라는 강력한 증거야
프루네:
그건… 아직 선악 구분이 없는 아이라서 그래!
프루네:
항구의 배도 물고기를 잡아 오잖아? 클레 입장에선 왜 낚시는 되고 물고기 폭파는 안 되는지 구분하기 어려운 거라고…
앨리스:
그치만, 클레는 매번 감금실에 다녀와도 교정이 안 되던데?
프루네:
클레는 매번 감금실에 얌전히 들어갔어. 벌을 받아들였다는 뜻이지. 클레는 책임을 회피한 적 없어
프루네:
이미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진 아이에게 또다시 나쁜 아이라는 딱지를 붙여선 안 돼
프루네:
게다가 저번에 감금실에 갇힌 후로, 클레는 말로만 물고기 폭파하고 싶다고 하지 진짜로 실행에 나선 적은 한 번도 없어
프루네:
지난번 사건은 전적으로 신뢰하던 사람의 「부추김」과 「묵인」 때문이었어. 그 사람은 바로 나쁜 엄마였고 말이야!
앨리스:
으흠~
프루네:
결국 나쁜 아이 딱지를 받아야 할 사람은 당신이야! 아니, 나쁜 어른! 아니지, 이렇게 유치한 어른이 어디 있어? 나쁜 어른이!
여행자:
전세가 뒤집혔어!
페이몬:
엄청난 기세네… 제대로 한 방 먹였어! 상대는 과연 어떻게 받아칠까?
앨리스:
그래도 그건 클레에게 고의적인 악의가 없다는 것만 증명할 뿐이야. 그게 모두의 눈에 나쁜 아이가 아니라는 이유가 될 수 있을까?
프루네:
아직도 억지를…
프루네:
그럼 잘 들어, 이것만큼은 절대 반박할 수 없을 테니까——
프루네:
클레는 귀여우니까, 모두가 용서할 수밖에 없어
여행자:
맞아!
페이몬:
맞아! 그렇게 귀여운데 실수 좀 하면 어때. 어쨌든 내 눈에는 절대 나쁜 아이가 아니야!
프루네:
클레는 당신이 말한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아. 장난감을 기꺼이 나눠 주고, 놀고 싶어도 다들 바쁘면 한쪽에서 얌전히 기다릴 줄도 알고…
프루네:
무엇보다 클레는 모두에게 선의를 품고, 모두를 좋은 사람으로 여겨줘. 자기 엄마를 적으로 여기는 나까지도 말이야…
프루네:
아무튼, 이렇게 귀여운 애를 나쁜 아이라고 말하는 건 절대 못 참아!
앨리스:
……
앨리스:
항복이야! 엄마로서 그 말엔 반박할 수 없지
앨리스:
게다가 네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다니, 진심으로 클레를 좋은 친구로 여기게 된 모양이구나
앨리스:
내 딸, 엄청 귀엽지? 내가 말했잖아. 클레를 찾아가면 너도 행복해질 거라고
프루네:
뭘 우쭐대는 거야? 내가 이 먼 몬드까지 오게 된 건 전부 당신 장난 때문이잖아!
앨리스:
하하. 클레 옆에 너처럼 좋은 친구가 함께해 줘서, 훨씬 마음이 놓여
앨리스:
너희가 성장할 모습이 정말 기대되는걸. 클레가 내 나이가 되어서도 물고기 폭파를 하고 있진 않을 테니까
프루네:
잠깐, 설마 「이 과제가 진짜 시험하려던 건 클레를 향한 너의 진심이란다」 같은 촌스러운 말을 하려는 건 아니지?
앨리스:
정답이야. 그럼 이제 도전 결과 발표로 넘어가 볼까? 심사위원 선생님~
여행자:
크흠, 「프루네 어린이의 마녀 도전 과제, 합격! 이에 마녀의 축복을 내립니다」…
여행자:
「클레처럼 근심 없이 잘 먹고 건강하게, 행복한 아이로 자라주기를」
앨리스:
너도 클레도 모두 착한 아이야. 가끔은 실수를 하거나 투정을 부려도 괜찮단다
프루네:
고… 고마워…? 하지만 그건 그거고, 날 어린애 취급하지 말라니까
프루네:
내가 마녀 사냥꾼이라는 거 잊지 마. 당신이랑 화해할 생각 없으니까 꿈도 꾸지 말라고! 당신이 졌으니까, 그 커다란 인형 뒤에 숨지 말고 순순히 나와
앨리스:
오늘 너~무 재밌었어. 다음에 또 놀러 올게. 안녕~
프루네:
내 말 안 들려? 도망가지 마——
페이몬: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네… 정말 앨리스답다니까
프루네:
제길——반드시 찾아내고 말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