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row_back 원신 퀘스트
파도치는 암초·세 번째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
야란의 도움으로 아슈바티의 은신처를 찾아냈다. 그곳에는 황사 아래 감춰진 과거와, 모든 사건의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
야란:
예상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렸지만, 그자의 은신처를 찾아냈어
슈브르즈:
다시 한번 확인하지. 지금 상대의 손엔 극도로 위험한 무기가 있어. 리월은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해 둔 것 맞나?
야란:
「최악의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어. 내가 당신을 믿었던 것처럼, 폰타인도 리월의 약속을 믿어줬으면 해
북두:
걱정 마, 이미 선원들을 다 준비시켜 뒀으니까
슈브르즈:
그럼 믿어보지
나비아:
이번 작전에 많은 인원이 필요하진 않다고 했지만, 그래도 특별 순찰대만으로는 부족할 거야
나비아:
지부에서 실력이 뛰어난 젊은 친구를 몇 명 불러뒀어. 도움이 될 거야. 전시회 쪽은 나랑 클로린드가 지켜보고 있을게
페이몬:
다들 준비가 끝난 모양이네
야란:
우리의 중개자도 도착했으니, 지금 바로 출발할까
여행자:
가죠
라야:
저기…
슈브르즈:
너희는 같이 못 가. 전시회에 남아 있기로 아까 약속했잖아? 다 너희 안전을 위해서야
네브:
알아요…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정말 아저씨가 그 악당들이랑 한패라고 생각하세요?
슈브르즈:
지금은 답하기 어려워. 개인의 감상으로 판단할 수는 없으니까
네브:
이틀이나 지났는데 아저씨가 돌아오질 않아요… 전에는 이런 적이 없었는데. 악당의 동료여서, 잡힐까 봐 안 오는 걸지도 몰라요…
네브:
아저씨가 그 사람들이랑 한패면, 무기를 만들거나 팔기도 했겠죠? 그럼 아저씨도 악당인 거네요…
나비아:
무기를 만들고 파는 게 어때서? 전시회장에 있는 사람들도 거의 다 그런 일을 하는걸.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다 악당이라고 할 수 있을까?
네브:
누나…
나비아:
그러니까 너희 아저씨가 어떤 사람인지도 섣불리 판단하면 안 돼. 정말 무기를 만들어 팔았다 해도, 왜 그랬는지 이유를 알아봐야지
나비아:
우리 폰타인은 이런 문제의 답을 얻기 위해 아주 긴 절차를 만들어 놓기도 했어
네브:
그러네요. 아저씨는 왜 그런 일을 했을까요?
나비아:
이렇게 하자. 내가 총 든 누나랑 주사위 굴리는 누나 대신 약속할게. 무슨 일이 있어도 너희 아저씨를 무사히 데려오겠다고!
나비아:
그때 가서 아저씨한테 직접 물어보는 거야. 어때?
아티:
네, 고마워요 누나!
클로린드:
작전을 수행하다 보면 복잡한 상황이 될 수도 있어. 남 대신 약속하는 건 너무 섣부르지 않아?
북두:
하하하, 괜찮아. 아무리 복잡한 상황이 온대도 대비는 되어 있어
슈브르즈:
이건 반드시 필요한 약속이야. 이번에 얻는 답에 따라, 아이들이 「정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테니까
야란:
그럼 전력으로 이번 합동 작전을 완수해 보자고
슈브르즈:
꼼짝 마라!
페이몬:
아무도 없어
야란:
허탕인가…
슈브르즈:
그래도 꽤 많은 흔적이 남아 있어. 단서가 있을지도 모르니, 흩어져서 조사해 보지
아슈바티:
이 모든 죄는 금기를 어긴 묘론파 학자 한 명이 아카데미아에서 추방되면서 시작됐네
아슈바티:
사막에 도착하자, 그가 평생 배운 지식으로는 갈증을 달랠 물 한 모금조차 구할 수 없었지
아슈바티:
쿨럭쿨럭… 물 한 잔만 베풀어 주지 않겠소? 너무 힘들군… 나는 묘론파 학자요. 뭐든 필요한 게 있다면, 내가…
카엠와세트:
사막으로 흘러 들어온 학자는 다 너 같더군. 머리가 아무리 비상한들, 사막에선 생존조차 버거워하지
아슈바티:
지금 나를 비웃는 거요?
카엠와세트:
아니, 왜 너 같은 외지인만 보면 마음이 약해지는지 한탄한 거야… 여기, 물통을 가져오도록
아슈바티:
꿀꺽꿀꺽…
카엠와세트:
갈 곳은 있나?
아슈바티:
쿨럭쿨럭… 이 물이 없었다면, 곧 사막의 독수리 뱃속으로 들어갔겠지
카엠와세트:
하하… 꽤 사막인 같은 말이군. 갈 곳이 없다면 우리 여단에 남는 건 어때?
아슈바티:
달리 갈 데도 없소… 내가 뭘 하면 되오?
카엠와세트:
여기 거둬진 다른 사람들처럼, 식량을 모으거나 수원을 지키면 돼
카엠와세트:
물론, 특기가 있다면 얼마든지 발휘해도 좋아.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면 뭐든지 환영이야
아슈바티:
내가 가장 잘하는 건… 무기 연구요
카엠와세트:
무기 연구?
아슈바티:
그렇소, 무기! 강력한 거대 병기부터 작지만 치명적인 무기까지, 옛것이든 요즘 것이든 가리지 않고 연구하지!
아슈바티:
나는 묘론파의 학술적 정수가 각종 무기에 담겨 있다고 생각하오. 그리고 무기 기술은 늘 세계의 발전을 이끌어 왔소
아슈바티:
모든 무기를 완벽하게 연구해서 더 선진적인 무기를 만드는 것이 내 평생의 목표요!
아슈바티:
허가 없이 민감한 자료를 「빌린」 것도 이 원대한 목표를 위해서였건만, 아카데미아의 높으신 분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하더군…
카엠와세트:
난 그런 건 관심 없어. 너희 학자들이 사막으로 추방당하는 이유는 늘 기상천외하니까. 중요한 건 여기서 네 「특기」가 도움이 되느냐지
아슈바티:
난… 모두에게 더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 줄 수 있소! 사막같이 위험한 곳에선 큰 도움이 될 거요
카엠와세트:
무기라? 사막에서 없어선 안 될 물건이긴 하군. 대부분의 여단은 주로 행상인에게 무기를 구매하지
카엠와세트:
하지만 여단을 지키는 데엔 이 칼만으로도 충분해. 네가 말하는 「무기」는 우리에게 좀 과한 것 같군
아슈바티:
당신들이 「무기」를 과하다고 생각하다니…
카엠와세트:
우리 여단은 운이 좋았어. 우리의 선조가 모래폭풍만 잘 대처하면 마를 일이 없는 오아시스를 발견했거든
카엠와세트:
게다가 여긴 외진 곳이라, 다른 여단과 충돌할 일도 거의 없고
카엠와세트:
덕분에 우리에겐 고향이라 부를 곳이 생겼어. 떠돌이 생활을 하며 다른 여단과 부딪힐 걱정 따위 없지
카엠와세트:
사막에선 야심에 파묻혀 죽는 사람이 너무 많아. 우리는 우리의 터전만 지킬 수 있어도 충분해
아슈바티:
그렇군… 그럼 내가 도울 만한 건 잡일 정도겠소
카엠와세트:
음… 듣자하니 묘론파 학자들은 재미있는 잡동사니를 만드는 데에도 일가견이 있다던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런 거 있잖아?
아슈바티:
혹시… 장난감을 말하는 거요?
카엠와세트:
그래. 괜찮다면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군. 사막의 삶은 너무 단조롭거든
아슈바티:
좋소…
아슈바티:
그렇게 해서, 각종 무기를 연구하던 묘론파 학자는 사막에 정착해 아이들의 장난감 제작자가 되었네
아슈바티:
좀 지루한 것만 빼면 제법 괜찮은 삶이었지. 여단 사람들은 금방 나를 받아들여 줬고, 아이들도 나를 잘 따랐어
아슈바티:
그대로 사막에서 늙어 죽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하필 거기서 그 녀석들을 만나고 말았네…
아슈바티:
재촉하지 말거라, 이런 재료는 구하기 힘들어
여단 경비병:
저 녀석들, 뻔뻔하게 돌아오다니?
카엠와세트:
센네젬, 오랜만이군
센네젬:
이봐, 이 오아시스엔 우리 지분도 있어. 맨 처음 오아시스를 발견한 무리 중에는 우리 선조도 있었다고!
여단 경비병:
촌구석이라고 무시할 땐 언제고? 저번에 모래바람이 심해서 다들 대처법을 찾고 있을 때, 네놈들은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났잖아!
센네젬:
이 넓은 사막 땅에서 한 군데에만 죽치고 있을 순 없으니까…
여단 경비병:
그때 우리도 너희처럼 떠났으면, 이 오아시스는 진작 말라버렸을 거야. 그러니까 이 오아시스는 더 이상 너희랑 상관없어!
여단 단원:
다른 여단에 몸담았다가 거기서 쫓겨났다던데, 결국 갈 곳이 없어서 돌아온 거 아닌가?
여단 경비병:
족장님, 저놈들 쫓아낼까요?
센네젬:
이봐, 싸울 생각이야? 우… 우리도 호락호락하게 당하진 않아!
카엠와세트:
…됐다. 어차피 이곳의 수원은 여단 두 개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양이야. 굳이 피를 볼 필요는 없지
카엠와세트:
평화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니까
아슈바티:
당시의 나는 카엠와세트가 또 한 번의 선행을 베푼 것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네
아슈바티:
그리고 다시 지루한 일상으로 돌아갔지. 하지만 한 명의 학자가 학술적 욕구를 완전히 내려놓기란 쉽지 않았네
아슈바티:
그래서 나는 예전에 베껴놓았던 도면을 몰래 연구했네. 그때 나의 최대 관심사는, 수메르 곳곳에 있는 유적 드레이크였지
아슈바티:
내가 알기로, 당시 그 자동 장치의 원리를 파악하고 재현할 수 있는 학자는 없었네
아슈바티:
하지만 나는 방법을 찾아냈어. 유도 장치를 제작해 목표를 추적하게 만들면, 자동 장치를 무기로 만들 수 있었지
아슈바티:
그러나 이 연구는, 놈들이 내게 눈독을 들이는 계기가 되었네
센네젬:
실례지만, 당신이 지금 연구하는 거, 혹시 무기인가?
아슈바티:
자네와 상관없는 일이네
센네젬:
다른 여단 사람들한테 들었어. 원래 아카데미아 학자였다지? 이런 곳에서 재능을 낭비하다니, 참 안타까운 일이야
아슈바티:
하고 싶은 말이 뭔가?
센네젬:
같이 사업 하나 하지 않겠어?
센네젬:
사막에는 아카데미아의 금지령 따위 없어. 얼마든지 원하는 연구를 해도 된다고. 그런데 지금은 바보같이 도면만 들여다보고 있잖아
센네젬:
그건 이 외딴곳에 자금이랑 물자가 충분하지 않아서 그런 거겠지?
아슈바티:
그 말은…?
센네젬:
나와 내 일족이 자금과 물자 문제를 해결해 주지. 대신 당신은 도면에 있는 물건을 만드는 거야. 어때?
센네젬:
우리 일족은 장사를 잘해. 팔릴 아이템이 없는 게 문제지. 그 도면에 나온 물건이라면, 거금을 주고라도 사겠다는 여단이 줄을 설 거야
아슈바티:
무기를 팔겠다는 건가…
센네젬:
이건 양쪽 모두에게 이득인 거래야. 당신이 물건을 제공하면, 우리는 그걸로 모라를 벌어서 당신의 연구를 얼마든지 지원해 줄 수 있지!
아슈바티:
하지만…
센네젬:
뭘 걱정하는지 알아. 하지만 우리가 물건을 판다고 해서, 여기 사람들한테 해가 되진 않아
센네젬:
여기 사람들은 야심이 눈곱만큼도 없어서, 절대 분쟁에 끼어들지 않거든. 유일한 위험이라곤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모래폭풍뿐이지
아슈바티:
…자네는 평판이 좋지 않더군. 나를 방해하지 말아 주시게
센네젬:
이게 당신 인생에 남은 유일한 기회라는 걸 명심해
센네젬:
선진적인 무기를 만들어 학자의 꿈을 이룰지, 여기서 평생 애들 장난감이나 만들다 죽을지, 선택은 당신 몫이야
아슈바티:
나는 그때 내 선택이 옳기를 바랐네. 하지만 현실은…
센네젬:
이번엔 값을 더 쳐줘야겠어!
구매자:
소문대로군. 돈 벌 기회라면 하나도 놓치질 않아
센네젬:
뭔 당연한 소리야? 돈 벌 기회를 놓치는 건 머저리나 하는 짓이지
구매자:
흥, 좋아
아슈바티:
…아무래도, 우리의 협력을 끝낼 때가 된 것 같군
센네젬:
이봐, 갑자기 왜 그래? 우리 물건은 잘만 팔리고 있잖아
아슈바티:
팔려나간 무기가 어떻게 쓰였는지 대충 들었네. 난 더 이상 공범이 되고 싶지 않아
센네젬:
공범? 전쟁을 일으킨 건 우리가 아냐. 어차피 사막인은 걸핏하면 싸워대는 족속이라고. 칼에 찔려 죽든 우리가 판 무기에 맞아 죽든 뭐가 달라?
아슈바티:
정말 자네가 무기만 팔았을까? 왜 그 많은 여단이 무기를 사지 않으면 안 됐냔 말이야
센네젬:
원래 돈을 벌려면 「판촉 수단」이 좀 필요한 거야
아슈바티:
그리고 그게 내가 자네와 손잡기 싫은 이유지
센네젬:
아 그래, 그럼 여기서 갈라서자고. 나도 당신 덕분에 돈을 꽤 벌었으니, 슬슬 이 촌구석을 떠나야겠어
아슈바티:
뭐지?!
아슈바티:
젠장…
아슈바티:
버티시오!
카엠와세트:
……
아슈바티:
어째서 이런 일이…
센네젬:
사막에서 원수 하나 없는 여단은 없어. 예전에 이 오아시스를 빼앗으려다 쫓겨난 놈들이 있는데, 그놈들이 지금까지 앙심을 품고 있었던 거야
아슈바티:
내가 만든 무기를 이들의 원수에게 팔았단 말인가…? 자네는 양심도 없나? 이들은 갈 데 없는 자네들을 거둬준 은인 아닌가!
센네젬:
덕분에 상대에게 더 비싼 값을 요구할 수 있었지
아슈바티:
나중에야 알았네. 그자들이 돈 때문에 자길 거둬준 은인을 배신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더군. 그래서 떠돌이 신세였던 거지
아슈바티:
나는 그자들을 쫓지 않았네. 당장 눈앞의 사람들을 한 명이라도 더 구해서, 최대한 속죄하려 했지
아슈바티:
이미 발동한 유도 장치는… 나도 막을 방도가 없었네
아슈바티:
불타는 야영지를 샅샅이 뒤진 끝에, 포대기에 싸인 갓난아기 셋을 구해내는 게 최선이었어
아슈바티:
이 모든 게 바로, 나의 죄라네
페이몬:
이건…
슈브르즈:
당신들이 샘플과 함께 전시했던 모형이군. 그자가 범인인 건 확정적인 듯해
야란:
상황이 심상치 않아. 그자는 무기 기술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지. 아마도 샘플에 걸린 안전 장치를 풀어버린 것 같아
슈브르즈:
그 말은, 그자가 작동 가능한 귀종기를 손에 넣었다는 건가?
페이몬:
그럼 큰일이잖아!
야란:
하지만 뭔가 이상해. 여기엔 그 사람 한 명의 흔적밖에 없어. 왜 배후의 두목을 만나기 전에 물건의 안전 장치를 풀어버린 거지?
슈브르즈:
지금은 그런 걸 고민할 여유가 없어. 그자가 어디로 갔는지부터 알아내야 해
슈브르즈:
이 기록은…
야란:
당신도 이게 우연이라고 생각하진 않겠지?
페이몬:
왜 그래?
슈브르즈:
전에 양쪽의 정보를 대조할 때도 말했지만, 놈들은 무척이나 신중해. 단서를 남기는 일이 거의 없지
슈브르즈:
우리가 찾은 유일한 단서는 놈들이 실수로 남긴 화물 리스트였어. 그 단서가 있었기에 우리가 이쪽까지 추적해 올 수 있었던 거야
야란:
우리 쪽도 비슷해
슈브르즈:
그런데… 아슈바티가 남긴 기록에 그 화물 리스트가 있군
페이몬:
설마, 실수로 단서를 남긴 조직원이 아슈바티라는 거야?
야란:
글쎄. 폰타인과 리월에서 동시에 같은 단서가 발견됐다는 건, 아무리 봐도 「실수」 같지 않아
슈브르즈:
마치 우릴 유인하는 것 같아… 대체 목적이 뭐지?
페이몬:
여기에 웬 편지가 있어
야란:
이렇게 가지런히 놓여 있다니… 설마 우리 보라고 일부러 남긴 건가?
슈브르즈:
우리가 올 걸 미리 알고 있었다는 거야?
야란:
만약 사실이라면, 정말 대단한 상대인걸
슈브르즈:
잠시 후 정보를 취합할 때, 이 편지를 다 같이 살펴보도록 하지
야란:
상황이 우리 생각보다 더 복잡한 것 같네. 아슈바티가 우리가 쫓는 조직과 관련이 있는 건 맞지만, 그 관계가…
슈브르즈:
당신은 아슈바티가 그 조직과 한패가 아니라고 생각하나?
야란:
우리를 노드크라이로 끌어들이고 따로 무기까지 비축해 둔 걸 보면, 우리와 조직 사이에 있는 제삼자 같아
슈브르즈:
조사를 계속하려면, 그자를 계속 파보는 수밖에 없겠어
여행자:
일단 그 편지를 확인해 보자
슈브르즈:
그래. 지금으로선 이게 확인하지 않은 유일한 단서니까
아슈바티:
다들 수고 많았네. 하루 만에 조직원 절반을 소탕하다니, 폰타인 특별 순찰대와 리월 칠성 정보관은 과연 소문대로 대단하군
아슈바티:
이제 이 은신처도 곧 발각될 테지. 다음은 내 차례일 거야
아슈바티:
하지만 다행히도, 나는 더 이상 도망칠 필요가 없다네. 심판을 받기 전에, 자네들에게 내 죄를 털어놓도록 하지
슈브르즈:
꼼꼼히 조사해 봐. 단서가 있을지도 몰라
야란:
이상하군. 우릴 여기로 유인한 건가?
센네젬:
아슈바티?
아슈바티:
십여 년 만이군, 센네젬
센네젬:
여긴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거지?
아슈바티: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약속 장소의 접선 암호는 그대로더군. 그래서 연락책인 척하며 자네가 보낸 첩자를 떠봤지
센네젬:
쓸모없는 것들, 오기만 해 봐라…
아슈바티:
기다릴 필요 없네. 그자들은 이미 폰타인 법률 집행청과 리월 총무부에 붙잡혔거든. 한 명도 빠짐없이 말이야
센네젬:
폰타인 법률 집행청과 리월 총무부… 놈들이 여기까지 왔을 리가 없어
아슈바티:
글쎄, 누군가 고의로 단서를 흘려 그들을 전시회로 끌어들였다면 말이 다르지
아슈바티:
그들이 자네의 부하들을 처리해 주지 않았으면, 나도 자네를 끌어낼 수 없었을 거야
센네젬:
하, 그래서 나도 놈들에게 넘길 생각인가?
아슈바티:
아니. 자네만은 내 손으로 직접 처리하려 하네
센네젬:
우인단의 기술? 역시 대단하군. 무기 연구 재능만큼은 정말 타고났다니까
센네젬:
지난 몇 년 동안 큰 사업에 끼워주지 않아서 서운했겠지. 이해해. 아직 솜씨가 녹슬지 않은 것 같으니, 지금이라도 나와 함께하지 않겠어?
아슈바티:
여기까지 와서 내가 자네와 손을 잡을 것 같나?
센네젬:
아니면? 설마 그 여단 때문에 복수라도 하겠다는 거야?
센네젬:
그래, 딴에 녀석들한테 거둬져서 잠깐 살았다고, 여단의 일원이라도 된 것 같았겠지
센네젬:
하지만 당신도 살아봤으니 알잖아. 「의리」나 「소속감」 같은 건 손해 보는 물건이야. 빨리 손 터는 게 좋다고
센네젬:
우리 일족이 사막에서 딱 하나 배운 게 있어——마지막에 웃는 사람은 정직한 사람이 아니라, 손해 보지 않은 사람이야
센네젬:
봐, 예전의 난 여단 사이에서 장사하는 사막인이었지만, 지금은 더 큰 돈을 버는 폰타인 사람이 됐어
아슈바티:
모두가 다 자네처럼 뻔뻔하진 않아
센네젬:
뻔뻔하다고? 모라만 있다면 뭐든 살 수 있어. 고상한 명성도 예외는 아니지
센네젬:
지금의 난 바사리 회랑에 사는 폰타인의 상류층이자, 각종 연회에 얼굴을 비추는 자선가야. 누구도 날 손가락질하지 못해!
아슈바티:
할 말은 다 했나?
센네젬:
하… 이 정도면 충분히 참아준 것 같군. 내 호의를 무시한 건 당신이야
센네젬:
그보다, 날 없애고 싶다면서 여기까지 혼자 오다니, 너무 멍청한 거 아닌가?
아슈바티:
그래서 무기를 하나 준비했네. 자네 부하가 몇 명이든, 자네를 무조건 없앨 수 있는 무기를!
센네젬:
저건… 당신 미쳤어? 저게 날아오면 당신도 끝장이야!
아슈바티:
바라던 바네. 같이 심판을 받아보자고!
센네젬:
이런 미친…! 저 자식 당장 뭉개버려! 어떻게든 배리어를 해제하게 만들라고!
슈브르즈:
꼼짝 마! 움직이면 바로 쏜다!
센네젬:
법률 집행청이잖아…
아슈바티:
예상보다 빨리 왔군…
페이몬:
저기 봐. 하늘에 있는 저거, 조금 위험해 보이지 않아?
슈브르즈:
아슈바티, 이자들이 폰타인에서 죗값을 치르게 해주겠다고 약속하지. 그러니까 어서 배리어를 해제하고, 우리와 철수하자!
아슈바티:
폰타인의 법은 놈들에게 너무 관대해… 어서 도망치시게
슈브르즈:
미련하게 구는군…
여행자:
아이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아슈바티:
…난 그 아이들을 볼 자격이 없네. 내가 지은 죗값을 치러야만 해
야란:
당신이 지은 죄가 뭔데? 무기 연구?
아슈바티:
…자네는 리월 사람이었지? 리월 사람들은 일찍이 화약을 발명했으나, 그 기술로 아이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폭죽을 만들었다고 들었네
아슈바티:
오늘날 리월 사람들이 평화롭게 지내는 것은, 아마도 이런 선택 덕분이겠지
아슈바티:
하지만 나는 내 기술로 무기를 만들었고, 그 탓에 수많은 아이가 고향을 잃었네. 이게 죄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야란:
당신 몰랐구나? 장난감인 폭죽도 원래는 무기였어
아슈바티:
뭐?
야란:
리월의 폭죽은 원래 무기로 개발된 물건이야. 막강한 위력으로 사악한 기운과 사나운 짐승을 몰아내는 데 쓰였지
야란:
사악한 기운이 등불을 피해 숨고, 사나운 짐승이 깊은 산에 몸을 감춘 뒤에야, 폭죽도 축제용 장난감이 된 거야
야란:
우리가 무기를 장난감으로 만든 덕분에, 평화를 누리게 된 게 아니라…
야란:
무기로 평화를 이룬 덕분에, 무기를 장난감으로 만들 수 있었던 거지
야란:
악행을 저지르는 건 언제나 사람이야. 사악하고 짐승 같은 사람. 무기는 악행에 이용되는 도구일 뿐이지
아슈바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네. 어서 도망치시게
야란:
걱정 마. 악당이 잡혔으니, 이젠 귀종기 같은 무기도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장난감」으로 변신할 수 있어
아슈바티: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그 악당의 행방을 조사하며 세 아이를 키웠네
아슈바티:
부디 나의 고백을 아이들에게 전해주시게. 이건 아이들이 마땅히 알아야 할 진실이야
아슈바티:
그리고 가능하다면, 아이들이 진정한 집을 가질 수 있도록, 좋은 양부모를 찾아 주었으면 하네
아슈바티:
나는, 그때 끝내지 못한 일을 마무리하러 가겠네
페이몬:
세상에, 이 말이 전부 사실이면…
야란:
이자도 조직의 두목을 쫓고 있었던 거야. 그것도 복수를 위해서
슈브르즈:
단서를 흘려 우릴 노드크라이로 유인한 건, 자기 복수를 돕게 하기 위해서였나…
야란:
곤란하게 됐네. 그 남자가 귀종기를 어디에 쓰려는지 알 것 같아
페이몬:
그럼 빨리 찾자! 위험한 일을 하려는 것처럼 보여. 아티한테 그 사람을 안전하게 데려다주겠다고 약속했잖아
슈브르즈:
나도 그자가 두목을 죽이게 놔둘 순 없어. 이 사건은 연루된 범위가 커서, 아직 잡히지 않은 가담자가 많거든
여행자: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야란:
음…
슈브르즈:
아…
페이몬:
뭐 짚이는 거 있어?
야란:
아마 그자는 우리가 여기를 조사하는 사이에, 우리의 원래 계획을 실행하려 할 거야
여행자:
접선 장소에서 매복하는 계획 말이죠?
페이몬:
아! 그 사람은 조직이랑 한패가 아니니까, 우리가 쓰려던 그 방법이 통하겠네
슈브르즈:
접선 시간이 거의 다 됐어. 서둘러 움직이자
얌전히 있어!
아슈바티:
리월의 귀종기가 이런 용도로 쓰일 줄이야
슈브르즈: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야 하니, 당신도 동행해 줘
아슈바티:
저항하지 않겠네. 나에겐 죄가 있으니까. 다만… 내 죄목이 무엇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군
슈브르즈:
…솔직히 나도 마찬가지야. 당신의 사정을 고려하면, 폰타인의 법률 전문가가 와도 한참 골머리를 앓아야 할 테지
슈브르즈:
하지만 안심해. 이 조직의 죄목만큼은 참작의 여지 없이 명백하니까
슈브르즈:
물론 법의 심판만으론 당신의 원한이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겠지. 하지만 적어도, 이것으로 저들의 죄와 벌을 모든 피해자에게 알릴 수 있어
슈브르즈:
아무도 모르게 죽여서 복수하는 것보다는, 이쪽이 더 「정의」 구현에 가깝지 않겠어?
아슈바티:
…알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