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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의 복숭아 부적·세 번째
퇴치의 기문술·저승을 평정하는 호마
임무 목록
이틀이 지났다. 왕생당에 가서 호두가 돌아왔는지 확인해 볼 때다…
페이몬:
모두 와 있었구나
호두:
페이몬, 잘 쉬었어?
페이몬:
응, 그럭저럭
여행자:
지금 상황은 좀 어때요?
응광:
이틀간, 리월항에 환자가 더 늘어났어
남연:
언니도 답장에서, 유롱항에도 환자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했어
페이몬:
유롱항에서도 시작된 거야?
호두:
우리가 문제만 잘 해결하면, 환자들 몸에서 죽음의 기운이 사라져 바로 건강을 회복할 거야
호두:
그리고 좋은 소식은, 천권 씨의 주도하에 리월 팔문의 위치를 전부 추산해 냈다는 거지
페이몬:
다행이다! 그럼 구체적인 계획은 뭐야?
응광:
우리는 오늘 밤 커다란 진을 구축하고 팔문의 각 진안에 호마 제단을 설치할 거야. 이후 왕생당의 술법으로 죽음의 기운을 태울 계획이지
응광:
팔문은 서로 지맥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이러면 술법의 힘이 리월 전체로 퍼져 나가 구석에 있는 죽음의 기운까지 전부 소각할 수 있어
호두:
맞아! 아마 왕생당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정화 제례가 될 거야
여행자:
그럼 팔문은 어디 있나요?
응광:
안심해, 다 찾아 놨으니까. 여덟 문 중 네 개의 위치는 이틀 전에 이미 파악해 놨어
응광:
생문(生門) 유롱항, 두문(杜門) 오장산은 각청과 감우가, 경문(驚門) 고운각과 상문(傷門) 층암거연은 각각 북두와 야란이 맡기로 했지
응광:
그리고 어젯밤, 나머지 팔문의 위치도 파악을 끝냈어. 제오문 경문(景門)은 적화주에 있고, 항마대성이 그곳의 진안을 지킬 거야
응광:
제육문 휴문(休門)은 경책 산장에 있고, 불복려의 두 사람이 직접 지키겠다고 했어
응광:
제칠문 개문(開門)은 이곳 리월항이고, 나와 남연 양이 지킬 거야
페이몬:
그럼 마지막 한 문은?
호두:
마지막 문, 사문(死門) 무망의 언덕은 본 당주의 몫이지
페이몬:
어? 잠깐만, 너희끼리 벌써 임무 분담을 다 끝낸 거야?!
호두:
정말 미안하지만, 너희가 늦게 왔는걸
호두:
본 당주의 일감을 뺏겠다고? 안 되지 안 돼
페이몬:
그치만 사문(死門)은 이름만 들어도 위험해 보이는데… 호두 넌 막 경계에서 빠져나온 참이잖아…
호두:
맞아, 사문(死門)은 대흉의 문이지. 그러니까 생사의 법술에 정통한 본 당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호두:
그렇게 뭔가 하고 싶으면 천권 씨의 개문(開門) 자리라도 뺏어 보든가, 히히
응광:
여행자,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은 잘 알아. 마침 나와 남연 양이 너와 꼭 상의하고 싶은 일이 있어
남연:
맞아 맞아, 여행자(이)랑 호 당주님이 일을 끝내면 다시 말할게
여행자:
호두가 나랑 처리할 일이 있어?
호두:
사실 내가 멋대로 네 시간을 찜한 거야
호두:
올해 해등절엔 놀 시간이 없어서 말이지. 저녁부턴 난 리월항에 없을 거고, 그럼 소등도 못 보잖아
호두:
그래서 지금 친구들에게 덕담 엽전을 선물하고 해등절을 보낸 셈 치려는데, 나랑 같이 가줄래?
여행자:
물론이지
응광:
후후, 그게 아니었으면 호 당주는 진작에 무망의 언덕으로 떠났을 거야
페이몬: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구나
호두:
히히, 시간이 없어서, 천권 씨 보고 팔문을 맡아주기로 한 사람들에게 덕담 엽전을 전하고 싶다고 부탁했어
호두:
원래 왕생당이 책임질 일인데, 다들 도와준 게 고마워서 말이야
응광:
그런 말 마, 호 당주
호두:
아직 리월항에 있는 친구들도 있을 거야. 우리 한 바퀴 돌아보지 않을래?
치치:
호두, 여행자, 페이몬…
백출:
오? 여러분이 이 시간에 방문하실 줄은 몰랐네요
백출:
우리는 경책 산장에 가려던 참이었어
호두:
늦지 않았나 보네, 헤헤. 우린 너희에게 덕담 엽전을 선물하려고 왔어
백출:
음, 호 당주님 기분이 좋아 보이시네요. 저 같이 성가신 사람도 챙겨주시는 건가요?
호두:
물론이지, 모두에게 준비했다구. 자, 이건 백출군 거
백출:
오? 이건 날 일(日) 문양이군요…
호두:
맞아, 백출군 말대로, 백출군은 나한테 정말 성가신 사람이잖아?
호두:
그래서 의술 대성이니, 우화등선이니 같은 덕담은 안 줄 거야. 그럼 나만 더 골치 아파지는걸
호두:
날 일 문양은 평안을 기원하는 의미야. 백출군 문 앞에 병과 고통이 없고, 사람이 오기 전에 병이 먼저 달아나길 바라
백출:
하하, 알겠다. 백출의 일이 끊기길 기원하는 거구나
호두:
히히, 장생, 이건 네 거야
백출:
어디 어디, 사귈 교(交) 자 문양이라!
호두:
맞아, 사귈 교 문양은 천지교태, 만물번영의 뜻이 담겨 있지. 장생이 언젠가 잃어버린 힘과 기억을 되찾기를 기원하는 거야
백출:
호 당주는 세심하네. 치치 몫도 챙겼겠지?
치치:
저, 저요?
호두:
응, 이 평안 문양은 치치 거야. 모든 일이 평안하게 풀리라는 뜻이지. 다음에 약초를 따러 갈 땐, 위험한 곳에 가지 않기야
호두:
치치가 위험해지면 가장 골치 아파지는 건 백출군이라구. 장생의 비술을 연구할 수 없으니까 말이지
호두:
그다음은 묻을 사람이 없어진 본 당주의 골치가 아파질 거고
치치:
아, 알겠어요…
페이몬:
헤헤, 치치는 잘 회복한 거 같네
치치:
치치, 강시예요. 강시, 안 아파요…
백출:
음, 치치가 오늘 밤 팔문 칠문 진에 가겠다고 고집하더군요. 아무래도 죽음의 기운을 제거하는 일에 집착하는 것 같아요
치치:
죽음의 기운, 싫어요
치치:
아프면, 백 선생님이 치료하고, 죽으면, 호두가 묻어요
치치:
엄청 고생해요…
호두:
안심해, 치치. 오늘 밤 우리가 모든 걸 완벽하게 해결할 테니까
호두:
자, 그럼 모두, 우리는 이만 가 볼게
백출:
호 당주님, 잠시만요
호두:
뭐야 뭐야? 어? 뭐 하는 거야 백출군?
백출:
병이 없어도 비술을 쓸 수 있다니, 백출의 연구가 또 한층 발전했나 보군
백출:
오늘 밤 당주님은 가장 위험한 사문(死門)을 지키십니다. 저는 큰 도움이 안 되지만, 당주님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작은 활기를 남겼습니다
호두:
너한테 무슨 영향이 있는 건 아니지?
백출:
안심하세요. 당주님 근심의 근원인 제가 저에게 해 되는 일을 하겠습니까?
호두:
하하하하, 백출군답네. 알았어, 이제 정말 갈게, 다들 또 보자
치치:
호두, 무사해야 해요…
호두:
운근 운근! 운 선생! 운 사장!
운근:
어? 호두? 여기는 무슨 일이에요? 여행자 님이랑 페이몬 님까지…
운근:
며칠 전에 두 분이 찾아왔을 때, 호두의 험담은 안 했는걸요
호두:
하하, 보고 싶어서 왔지. 내가 오면 안 돼?
운근:
당연히 환영이죠
페이몬:
맞아 맞아, 호두가 덕담 엽전을 선물하고 싶대
호두:
히히, 자!
운근:
이건…?
호두:
척(尺) 자 문양의 덕담 엽전이야! 총 두 개인데, 하나는 너한테, 하나는 신염에게 주려고
호두:
너희는 리월항 최고의 공연 예술가니까, 실력이 백 척은 더 진보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어
호두:
신염 거는 운 선생이 좀 대신 전해줄래? 통 보이질 않는데, 그래도 밤에는 운 선생의 공연을 보러 올 거 아니야
운근:
고마워요 호두, 정말 마음에 들어요. 근데 밤에 직접 신염에게 전해주지 않으려고요?
호두:
아쉽지만 밤에 있을 소등회에 못 올 거 같거든, 그래서 지금 온 거야
운근:
네? 무슨 일이 있나요?
호두:
그냥, 처리해야 할 사소한 업무가 있어서
운근:
아, 총무부의 공지를 들었어요. 오늘 밤 옛 지혜를 빌려 불을 지피는 의식으로 최근에 만연한 음기를 몰아낼 거라고 했어요
운근:
호두가 하려는 일이, 그것과 관련된 건 아니죠?
호두:
역시 운 선생이야! 바로 맞혀 버리네!
운근:
위험한 일인가요?
호두:
아주 아주 조금의 조그마한 위험 정도? 여행자이(가) 증명해 줄 수 있어
여행자:
맞아, 호두가 하는 말은 진짜야
운근:
…정말인가요?
호두:
이런 이런, 운 선생, 나는 못 믿어도 여행자은(는) 믿어야지?
운근:
그런 뜻이 아닌데… 알았어요, 그럼 팔기연도도를 들려 드릴게요, 미리 하는 보충 공연인 거예요. 알았죠?
호두:
후후, 운 선생은 참 상냥하다니까, 고마워. 근데 난 그걸 더 듣고 싶은데, 뭔지 알지?
운근:
그거요? 어느 걸 말하는 건지…
호두:
그거 말이야 그거! 전에 들려줬던 거!
페이몬:
뭐야? 스무고개라도 하는 거야?
호두:
연극 버전 츄츄가 말이야! 전에 진 사람이 자기 창법으로 상대방의 가사를 부르는 내기를 했거든? 운근이 엄청 잘 부르더라고, 너희도 꼭 들어봐야 해
호두:
운 선생… 설마 여행자(이)가 있다고 부끄러워서 못 부르는 건 아니겠지?
운근: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정말
호두:
에이이, 운 선생… 운 언니! 한 번만 불러줘, 나 정말 듣고 싶단 말이야
운근:
알겠어요, 오늘 밤 공연이 끝나면 불러 줄게요, 됐죠?
호두:
싫어, 나 지금 들을래
운근:
왜 지금인데요?
호두:
운 언니, 모르는 척하기야? 호두의 호는 호되게 끈질기다의 호라구! 해줄 때까지 떼쓸 거야, 해줘해줘! 이잉!
운근:
어휴, 정말 어쩔 수가 없네요. 알겠어요, 대신 듣고 웃으면 안 돼요
페이몬:
와아! 운근의 츄츄가라니 정말 기대되는걸!
운근:
첫째 츄츄는 아프고, 둘째 츄츄는 병을 봐주네. 셋째 츄츄는 약초를 캐고, 넷째 츄츄는 달이네~
호두:
대만족, 정말 대만족이야! 어때? 나를 따라오길 잘했지?
여행자:
신선한 느낌이었어
운근:
정말 너무 창피해요
호두:
히히, 운 선생은 나한테 참 다정하다니까. 그럼 우린 이만 가볼게. 덕담 엽전을 줄 친구가 아직 남았거든
운근:
잠깐만요… 호두, 여행자 님 그리고 페이몬 님. 정말 저한테 뭐 감추는 거 없는 거죠?
호두:
당연히 없지, 괜한 생각이야
운근:
그러면 일이 다 끝나고, 내일이든 모레든 언제든 팔기연도도를 불러 드릴게요
호두:
어?
운근:
약속해요 호두, 그리고 여행자 님. 꼭 제 노래를 들으러 돌아오시는 거예요, 아셨죠?
호두:
응! 물론이지!
페이몬:
와! 향릉도 새 옷으로 갈아입었구나?! 정말 예쁘다!
호두:
흐흥, 그럼 어서 본 당주의 안목을 칭찬하도록
향릉:
그래 그래, 호두의 안목은 세계 최고야
여행자:
호두가 선물한 거였구나
호두:
보답이란 거지, 나도 그 폰타인의 디자이너를 찾아가서 향릉 걸 주문했거든. 여긴 이렇게, 저긴 저렇게 해달라고 말이야
향릉:
그 디자이너 정말 대단한 것 같아. 특히 이 누룽지 모자 좀 봐봐, 진짜 누룽지처럼 귀여워!
누룽지:
♪~
페이몬:
진짜 보기 좋다. 둘이 같이 새 옷을 입고 있으니까 꼭 친자매 같아
호두:
히히, 그야 물론이지
호두:
참, 향릉, 옷 말고 덕담 엽전 선물도 있어
호두:
이 사업 번창 엽전은 너한테 주는 거야. 요리 기술이 대성해서 만민당이 십만민당이 되기를 기원할게!
향릉:
너무 치켜세우지 마, 호두
호두:
또 있어, 이 부귀영화 엽전은 행추에게, 이 용마정신 엽전은 중운에게 주는 거야. 다들 침옥 협곡에 갔지? 나 대신 좀 전해줘
향릉:
돌아오면 직접 주면 되잖아, 뭐하러 나한테 줘
호두:
에이, 난 오늘 밤 바쁘단 말이야. 둘이 돌아왔을 때 내가 없을까 봐 그래
향릉:
그렇구나…. 그나저나 너 오늘 밤 그 무슨 제례를 하러 가는 건 아니지? 총무부가 공지하는 걸 들었거든
호두:
하러 가는 거 맞아. 이 제례가 끝나면, 행추의 증조부도 건강해지실 거고, 앵아 씨의 남자친구 상태도 좋아질 거야
향릉:
그렇게 대단한 거였어? 그래서 며칠 동안 바빴구나? 정말 고생이겠네. 같이 밥 먹자 해놓고 아직까지 먹지도 못하고 말이야
향릉:
이번 일이 끝나면, 꼭 같이 밥 먹자. 알았지?
호두:
응, 물론이지!
향릉:
근데 그래 놓고 또 우릴 바람맞히면 어떡할 거야?
호두:
여행자이(가) 보증해 줄 거야!
향릉:
그럼 약속한 거다? 또 안 오면 여행자한테 널 붙잡고 밥 먹으러 오랬잖아! 라고 외치게 할 거야!
여행자:
임무는 반드시 완수할게
호두:
알았어! 그럼 그렇게 하기로 하고, 우린 이만 갈게. 또 보자 향릉!
페이몬:
헤헤, 기대된다, 우리 덕담 엽전은 어떤 걸까?
호두:
어디 어디… 찾았다. 페이몬, 여기
페이몬:
이 표식은 무슨 의미야?
호두:
보배라는 글자로, 재물을 부르는 뜻이 담겼어. 앞으로 페이몬에게 무한한 모라가 생겨서, 먹고 싶은 건 다 사 먹을 수 있기를 바랄게!
페이몬:
와아! 호두는 날 정말 잘 아는구나. 고마워 호두, 진짜 고마워
여행자:
내 거는?
호두:
내가 네 선물을 잊었을까 봐? 서두르지 말고, 잠시만 기다려 봐
호두는 왕생당에 들어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한 당주의 모습으로 튀어나왔다
페이몬:
어? 호두, 왜 다시 갈아입었어?
호두:
곧 업무를 봐야 하니까. 히히, 본 당주는 일할 땐 아주 엄숙하다고
여행자:
이게 내 선물이야?
호두:
여행자, 잘 봐봐. 본 당주한테 뭔가 달라진 거 없어?
호두:
정말이지, 이걸 세심하다고 해야 하나 아니라고 해야 하나?
호두:
자, 이 매화 가지 너 줄게
페이몬:
어, 이건 호두 모자에 있던 매화 가지잖아!
호두:
게다가 내가 직접 심은 거지. 여행자은(는) 리월항에 친구가 많으니까 덕담 엽전은 많이 받을 거 아니야
호두:
그래서 난 색다른 걸 주려고. 이러면 나중에 이걸 볼 때 나를 떠올릴 수 있겠지?
페이몬:
야! 그런 말을 하면 불안해지잖아!
호두:
그럼 이렇게 말할까? 나중에 내가 보고 싶어지면, 이 매화 가지를 봐줘
여행자:
더 불안해졌어!
호두:
뭐야,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난 페이몬처럼 항상 함께할 수는 없으니까, 만나고 싶어도 못 만날 때가 있잖아
페이몬:
그런 거지? 깜짝 놀랐네…
여행자:
그럼 나도 줄 게 있어
호두:
어? 이 덕담 엽전의 문양은… 이거 그 전설의 제군 엽전 아니야?
페이몬:
호두도 눈썰미가 대단하네! 그 제군 엽전 맞아. 근데 진짜인지는 모르겠어. 항마대성이 여기에는 법력이 없대
여행자:
어느 대단한 사람이 준 거야
페이몬:
맞아 맞아! 널 무사히 보호해 줄지도 몰라
호두:
그렇게 좋은 물건이란 말이야? 그럼 잘 받아 둘게, 후후. 고마워. 난 무사할 거니까 안심해
호두:
자, 슬슬 가야겠다. 난 준비하고 무망의 언덕에 가 볼게. 너희도 어서 옥경대에 돌아가 봐, 천권 씨가 볼일이 있다잖아
여행자:
호두, 꼭 조심해야 해
호두:
걱정하지 마
페이몬:
그럼 우리 갈게. 꼭 빨리 돌아와야 해? 같이 밥도 먹고 운근의 노래도 들어야지!
호두:
알겠어, 안녕
호두:
너희랑 함께해서 정말 즐거웠어…
호두:
어이쿠! 오셨네요, 객경. 오늘은 차 안 드세요?
종려:
물을 마실 때 우물 판 자를 떠올리듯, 차를 마실 땐 호 당주를 떠올리지
호두:
객경도 양심은 있었네요
종려:
당주, 잘 생각해 봤소?
호두:
병사는 장수로, 물은 흙으로, 귀신은 불로, 우리는 수천 년 동안 그렇게 대응해 왔어요
호두:
전설의 진을 쓰는 건 처음이지만, 결과가 어떨지는 아무도 몰라요. 다만 하나 확실한 건, 제가 반드시 죽음을 돌려보내야 한다는 거죠
호두:
맞다, 여행자이(가) 제게 특별한 덕담 엽전을 줬는데, 이게 제군 엽전이라네요. 객경은 박학다식하니까 감정 좀 해줄래요?
종려:
이건 진품이오. 상서로운 기운이 있으니 당주를 무사히 지켜줄지도 모르지
호두:
그렇군요. 그럼 오늘 밤이 지나고 객경이 대신 여행자에게 돌려주세요
종려:
당주의 의중을 말해 주겠소?
호두:
여행자의 여정은 이미 나타에 이르렀어요. 거기서 죽은 자의 나라에도 발을 들였다던데, 분명 위험이 가득할 거예요
호두:
복과 천명이 함께한 덕에 지금까진 무탈했지만, 그 성격에 다음엔 더 위험한 곳에 가겠죠? 걱정돼요
호두:
그러니까, 이 제군 엽전이 정말로 누군가를 지킬 수 있다면, 여행자의 앞길을 지켜줬으면 해요
종려:
당주의 말도 일리는 있으나, 여행자의 마음이기도 하잖소
호두:
그 마음 때문이기도 해요…
호두:
오늘 밤의 결과는 저도 장담할 수 없어요. 만약 제가 돌아오지 못하고, 여행자이(가) 아수라장에서 이 제군 엽전을 발견하기라도 한다면…
호두:
많이 슬퍼하겠죠? 엄청 자책하겠죠? 제가 그 꼴을 어떻게 봐요? 객경은 무슨 말인지 알죠?
종려:
알고 있소…
종려:
그저 이 엽전을 보며 근심하는 당주의 마음에, 미련이 생겼을까 걱정이오
호두:
하하, 객경은 정말 눈치가 빠르네요…. 당주가 가장 품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미련. 그러나 품게 되기 마련이니 금기시되는 거겠죠…
호두:
하지만 이번에는, 절대 아버지의 실수를 반복할 수 없어요…. 이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에요
호두:
에이, 여기까지 말한 거, 그냥 다 말해 버릴래요. 객경, 만약 오늘 밤 제가 정말로 못 돌아오면, 객경이 78대 왕생당 당주예요
종려:
…당주의 사명은 끝나지 않았소. 방관자는 대체할 수 없을 듯하군
호두:
삶과 죽음엔 모두 때가 있는 법. 만약 일이 잘못되면, 본 당주의 때가 다 된 거겠죠
종려:
당주,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신중해지시오. 뒤 문장은 내가 마저 읊어 주리다. 자신을 믿고, 최선을 다하시오
호두:
알고 있어요…. 자, 시간이 다 됐네요. 슬슬 출발할게요
호두:
오늘은 날씨가 정말 좋네요, 시 한 수 지어서 분위기 좀 살려볼까요!
호두:
진홍 꽃다발 만개할 때, 불안한 마음은 맑고 또 비 오듯 하네
호두:
붉은빛 따다 안식의 정원에 머무니, 꽃잎을 태워 향초를 피울 수밖에
종려:
…나비는 한 줄기 잔향을 남기네
페이몬:
응광, 남연, 우리 왔어. 무슨 일인데 그래?
응광:
남연 양의 얘기를 들어봐
남연:
며칠 전에 편지로 가족한테 진법에 관해 물어본다 했잖아? 답장이 왔어
페이몬:
아! 그랬었지, 그래서 호두 말이 맞대? 이 진법은 누가 지워질 필요 없는 거 맞지?
남연:
미안, 언니도 집안의 고서를 여러 번 찾아봤지만, 장담할 수 없다네
남연:
하지만 팔문 칠문 진이 지맥의 힘을 빌린다는 점에서, 언니는 한 사람을 지우는 게 바위와 대지의 규칙일지도 모르겠대
여행자:
자세히 얘기해 줄래?
응광:
한 사람의 존재를 지우는 게… 필수 조건일 수 있다는 거야. 우리는 지맥의 규칙을 어길 수 없어. 그리고 이번에 죽음의 기운을 진압할 문은 바로 호 당주가 지키는 사문(死門)이지
페이몬:
호두의 존재가 반드시 지워져야 한다는 소리야?!
남연:
추측일 뿐이지만. 언니가 호 당주님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면서 법문 하나를 보내줬어
남연:
이건 내가 호 당주님께 만들어 드린 등나무 인형인데, 여러 개가 있어. 역할은 뭔지 알지? 사악한 기운을 흡수하고 대신 재앙을 막아주는 거야
남연:
난 언니의 법문으로 등나무 인형들을 진 안에 연결했어. 이러면 호 당주님이 받는 죽음의 기운의 충격을 진 안의 다른 사람들이 분담할 수 있지
응광:
다들 이 방법에 찬성했어. 각청, 감우, 항마대성, 치치, 북두, 야란, 그리고 나와 남연 양까지. 모두 호 당주의 등나무 인형을 갖고 있지
응광:
지금의 리월은 하나로 단결했고, 암왕제군에 의지하지 않고도 마신의 위기를 평정할 수 있어…. 그러니 더더욱, 왕생당 홀로 생사의 재앙을 마주하게 해선 안 돼
응광:
그렇지만 여행자, 죽음의 기운은 지극히 위험해. 모두가 분담한다 해도 결과는 장담할 수 없어
응광:
우리는 네 도움이 필요해. 물론 선택은 너에게 달렸어. 만약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우리도 강요하지는…
여행자:
저도 가세할게요
남연:
제가 그랬죠! 여행자은(는) 백이면 백 도와준다니까요!
응광:
후후, 나도 믿어 의심치 않았어
남연:
그럼 너도 이 호 당주님 인형을 챙겨. 지금 바로 진에 연결할게
남연:
어? 이게 무슨… 이러면 안 되는데…
여행자:
왜 그래?
남연:
내… 내가 잘못했을 리는 없는데… 여행자을(를) 진에 연결할 수가 없어
응광:
뭐라고? 뭔가 문제가 생긴 거야?
남연:
이 법문은 진처럼 지맥의 힘을 사용하는데, 지맥이 여행자에게 응답하질 않아요. 마치 여행자을(를)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기듯이…
페이몬:
아! 설마 그거 때문인가?
여행자:
지맥 안에는 내 정보가 없어
응광:
어떻게 그런? 이것도 하늘의 뜻인가…
남연:
그런 원인은 생전 처음 들어봐!
여행자:
다른 방법은 없을까?
남연:
…모르겠어, 이런 상황은 나도 처음이라…. 언니한테 편지로 다시 물어볼 수는 있겠지만, 그러면 너무 늦어 버릴 것 같고…
응광:
응… 이제 곧 소등회 시간이야
응광:
여행자, 마음은 이해하지만,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마지막 휴식을 취하는 게 좋겠어
응광:
우리가 호 당주가 받는 충격을 충분히 받아내길 바라야지. 그리고 호 당주의 승리를… 믿어 보자
여행자:
(지맥에 연결될 수 없다는 건, 다시 말해… 지맥이 나는 지울 수 없다는 뜻이야)
여행자:
(즉, 나는 호두를 대신해 진의 대가를 받아낼 수 있어. 지금 급선무는 호두를 찾아내는 거야)
종려:
두 사람, 즐거운 해등절 되시게
페이몬:
종려구나! 여행자, 왜 종려한테 물어볼 생각을 못 했지?
종려:
지맥 일 말이군
페이몬:
어? 종려는 그걸 어떻게 안 거야?
종려:
후후, 이곳에서 자네들을 꽤 오래 기다렸거든
여행자:
종려 씨는 저를 지맥에 연결할 수 있나요?
종려:
그건 여행자의 체질이 원인이니, 나도 방도가 없네
페이몬:
휴, 난 또 무슨 수가 있나 했네… 그럼 우리는 왜 기다렸어?
종려:
당주가 이 제군 엽전을 자네에게 돌려주라 하더군
여행자:
왜요?
종려:
당주의 마음일세. 자네의 앞길이 순탄하길 바라서지
페이몬:
어?! 그럼… 호두한테는 무슨 일이 생긴다는 거야?
종려:
그건 당주의 운명에 달렸겠지
페이몬:
어떡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거야?
종려:
몇 가지 생각은 있네. 팔문 칠문 진은 지맥으로 운행되니, 자연히 사람을 지우는 것 역시 마찬가지가 되지
종려:
하지만 자네는 지맥에 연결될 수 없어. 이게… 무슨 뜻인지 이해하겠나?
페이몬:
어?
여행자:
지맥이 저와 연결될 수 없는 게, 의미하는 건…?
종려:
해등절이 곧 시작되겠군
응광:
모두들…
소몽:
저기 봐, 응광 님이야!
아비:
올해는 응광 님이 직접 나오셨네
룰루:
제례 때문이겠지? 총무부 공지를 보니까, 올해는 명소등을 켜서 제례를 진행한다나 봐
응광:
…하늘이 소등으로 채워지는 이때, 우리는 선현의 지혜를 본받아, 불로 재액을 물리치고 리월의 태평을 기리려 한다
응광:
시작하라!
페이몬:
서, 성공한 건가?!
응광:
제례는 성공했을 거야… 하지만…
페이몬:
왜 그래? 다들 왜 그렇게 우울한 표정인데…
남연:
호 당주님의… 등나무 인형이 망가졌어. 당주님의 기운도 느껴지지 않아…
페이몬:
뭐?! 어떻게 그런… 설마 호두가 정말… 그럼 어떡해?!
페이몬:
어? 여행자은(는) 또 왜 안 보이는 거야?
종려:
지혜로운 여행자은(는) 뭔가 깨달은 듯하더군. 그래서, 내가 배웅해 줬네
페이몬:
…깨달았다니, 뭐를?
각청:
아, 여행자(이)랑 페이몬이구나, 여기는 어쩐 일이야?
페이몬:
팔문 칠문 진에 대해 들었거든, 그래서 너를 보러 왔어
각청:
그랬구나. 응광이 너희한테도 상황을 설명했나 보네
여행자:
생문(生門)에 대해…
각청:
생문(生門)은 성장과 번영, 만물의 부활을 주관하는 문으로, 팔문 중 대길문이야. 우리가 있는 유롱항이 바로 생문이지
각청:
오늘 밤 난 이 문의 생기를 빌려, 등나무 인형을 매개체로 호 당주가 받을 죽음의 기운의 충격을 분담할 거야. 여기에 다른 문들까지 힘을 보태면… 무사히 위기를 넘길 수 있겠지
감우:
두 분을 설마 오장산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
페이몬:
팔문 칠문 진에 대해 들었거든, 그래서 너를 보러 왔어
여행자:
두문(杜門)에 대해…
감우:
안심하세요. 두문(杜門)은 은거의 장소이자 중평의 문. 길조가 따르는 곳이라 스승님과 몇몇 선인들께서 은거하기 적합하죠. 지금 그분들은 거처에서 논의를 하고 계실 거예요
감우:
이번 일이 해결되면 여러분도 한동안 와서 지내보세요. 요양하기에도 좋은 곳이거든요
북두:
여! 너희가 어쩐 일이야? 설마 또 응광이 심부름을 시킨 건 아니겠지?
페이몬:
팔문 칠문 진에 대해 들었거든, 그래서 너를 보러 왔어
여행자:
경문(驚門)에 대해…
북두:
뭐야, 여기가 경문(驚門)이란 걸 알고 있었구나
북두:
자고로 경문(驚門)은 공포와 스산함의 땅, 대흉문이지
북두:
고운각 아래엔 암왕제군이 진압한 요마가 셀 수 없이 많다는데, 분명 그게 원인일 거야
북두:
하지만 이런 장소야말로 우리 남십자함대에 딱 어울리는 곳이지, 하하
북두:
오늘 일만 아니었어도, 너희를 데리고 근처를 돌아다녔을 텐데 말이야
호두:
할아버지, 그리고… 아빠. 나를… 나를 마중 나온 거야?
호두:
나 잘 해냈어? 왕생당의 이름에 먹칠한 건 아니겠지?
아버지:
당연하지, 아빠보다 일만 배는 더 잘했어
할아버지:
우리 호두가 최고란다
호두:
그럼 나도 안심하고 함께 갈 수 있겠어
아버지:
우리 착한 호두, 우리는 그저 네가 보고 싶어서 온 거란다
호두:
나도 보고 싶었어…. 근데… 나 마중 나온 거 아니었어?
할아버지:
삶과 죽음엔 모두 때가 있는 법이지…. 호두야, 아직은 너의 때가 아니란다
아버지:
그래, 온 가족이 함께 모일 날은 언젠가 올 거야, 조급해할 필요 없어
할아버지:
보렴, 너를 집으로 데려가 줄 사람이 왔구나
야란:
어? 너흰 호 당주와 할 일이 있지 않았어? 여기는 어쩐 일이야?
페이몬:
야란은 소식이 빠르구나. 사실 팔문 칠문 진에 대해 들었거든, 그래서 너를 보러 온 거야
여행자:
상문(傷門)에 대해…
야란:
상문(傷門)에 대해 궁금했구나, 여기는 좋은 곳이 아니야. 상문은 고문의 상처를 상징해서, 경문(驚門), 사문(死門)과 함께 삼대 흉문으로 불려
야란:
사실 아주 오래전에는, 이곳에도 침옥 협곡의 부족이 살고 있었어
야란:
하지만 알다시피 이후 거대한 재앙이 덮쳤고, 내 선조와 선중야차는 이곳에서 함께 싸우며 피로 흙을 적셨지
야란:
그러니 지금 이곳의 진안을 지키는 건 내가 아니면 안 돼. 용무가 있는 게 아니라면, 여기 오래 있지는 마
야란:
함께 거연의 밑을 탐색했던 만큼, 여기가 얼마나 위험한지는 너희도 알고 있지?
소:
음? 여행자, 페이몬. 경계에서 막 돌아왔을 텐데 몸은 괜찮아?
페이몬:
완전 멀쩡해. 방금 팔문 칠문 진에 대해 들었거든, 그래서 너를 보러 왔어
여행자:
경문(景門)에 대해…
소:
걱정할 거 없어. 경문(景門)엔 타오르는 불길이 있어 마음에 화가 차기 쉽지만, 빛도 그만큼 밝게 비추며 어둠을 상쇄해 주니까
소:
오늘 밤의 시련도 이곳이 아니라, 호두가 있는 사문(死門)에 달렸다고 할 수 있지
소:
그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나도 최선을 다할게
백출:
호 당주님의 축복은 잘 받았습니다. 안심하고 용무를 보러 가세요
치치:
호두, 무사해야 해요…
운근:
일이 잘 풀리면 좋겠네요. 여러분을 기다릴게요
향릉:
얼른 다녀와. 이번에는 꼭 밥 먹으러 와야 돼
옥경대를 떠난 당신은 호두와 닮은 등나무 인형을 손에 든 채, 아무 말 없이 바라봤다
당신도 모르는 사이, 당신은 또다시 익숙한 왕생당 입구에 이르렀다
연비:
빨리! 해등절이 곧 시작할 거야! 운 선생의 공연을 놓치면 안 된다구!
요요:
언니 천천히 가, 그러다 넘어지겠어!
향릉:
사람 엄청 많다…. 호두 일이 순조롭게 빨리 끝나서 같이 명절을 보내면 좋겠어
운근:
신염, 어서요. 자요, 호두가 주는 덕담 엽전이에요
신염:
우와, 나한테 주는 거야? 호두는 어디 있는데?
남연:
천권 님, 개문(開門)은 준비됐어요. 문제는 없고요
응광:
응. 오늘 밤에 성패가 결정되겠네
응광:
호 당주도, 우리도 모두 무사하길
여행자:
(호두는 여기에 없어… 이것들은…)
여행자:
(불 막대가 조용히 그 자리에 서 있다. 마치 주인이 이미 떠났음을 아는 듯이)
이틀 후, 당신은 불복려 내실에서 깨어났다
페이몬:
여행자, 일어났구나! 괜찮아? 어디 아픈 데는 없고?
여행자:
여기는…?
페이몬:
이틀이나 쓰러져 있었다구! 백출이 단순 탈진이라고 했으니까 망정이지
페이몬:
아무튼 깨어나서 다행이야. 백출 녀석, 빈말은 안 하는 녀석이네. 나도 이제 마음 놓을 수 있겠어
여행자:
나 불복려엔 언제 온 거야?
페이몬:
해등절 당일 밤에. 호두가 너를 업고 왔는데, 네가 혼수 상태여서 정말 기겁했다니까. 종려가 옆에서 괜찮을 거라고 해서 다행이었지
페이몬:
하여튼 호두랑 애들한테 나쁜 것만 배웠어. 말도 없이 사라지고, 숨바꼭질이야 뭐야
여행자:
상황이 긴박했거든
페이몬:
에휴, 알아. 호두가 다 말해줬어. 이번에 너희가 진짜 큰일을 해냈다며
페이몬:
이틀 동안 사람들이 끝도 없이 계속 왔어. 종려에, 응광에, 남연에… 아무튼 아는 사람이고 모르는 사람이고 다 왔다니까!
여행자:
지금도 있어?
페이몬:
다들 일 보러 갔겠지. 근데 호두는 계속 어디 안 가고 밖에서 지키고 있어
페이몬:
일단 누워서 좀 쉬고 있어! 백출부터 불러올게
불복려 내실을 나서자, 눈에 다시 평화로운 리월항의 모습이 들어왔다. 당신은 안심했다
그때, 차가운 두 손이 얼굴을 덮었다. 또 누군가가 당신을 「습격」한 것이다
호두:
「한 번 더 물을게. 내가 누구게?」
호두:
음! 농담할 기운이 있는 걸 보니까 몸은 문제없나 보네!
호두:
좋아 좋아. 이젠 너무 걱정 안 해도 되겠어…. 돌아온 걸 환영해, 나의 영웅!
여행자:
영웅은 내가 아니고 너야
호두:
하하, 뭐야 그게. 우리 둘밖에 없는데 겸손 떠는 거야? 뭐, 난 하루 종일 받아줄 수 있어
여행자:
그… 호두 몸은 괜찮아?
호두:
누구 덕분에 더할 나위 없이 좋지. 백출군이 너를 진찰할 때 나도 봐줬거든
호두:
너야말로, 기운은 있어 보이는데, 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 후유증이 없어야 할 텐데
여행자:
문제없을 거야
호두:
그러면 좋겠네…. 네가 그런 모험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어. 너도 우리 호 씨가 될래? 호기 부리다의 호거든
여행자:
호기를 부린 사람은 내가 아닐걸?
호두:
크흠… 흠! 저기 봐, 이 각도에서 보는 리월항은 정말 아름답지? 어디 어디, 다들 지금 뭘 하고 있으려나?
호두:
음… 저 두 꼬마들은 참 빨리도 달리네. 덕담 엽전을 만져 보려는 것 같아…
호두:
저기 저 아가씨는 얼굴이 꼭 저녁노을처럼 붉네. 음음, 확실해. 분명 낭군님을 기다렸다 같이 불꽃놀이를 하려는 거야!
호두:
정취 가득한 풍경을 보니, 자연스레 시상이 떠오르는걸! 헤헤, 어디 한번 읊어 볼까…
호두:
…또 한 해의 명절이 다가오고, 새 매화와 새 부적이 새벽을 여네…
호두:
…고난의 과거는 삼키고,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맞이하리
호두:
여행자, 고마워. 해피 해등절
남연:
빨리 다녀와, 여행자
여행자:
팔문에 대해…
남연:
어? 팔문에 대해 알고 싶어? 전에 말한 것처럼 팔문은 리월 지맥 중 중요한 여덟 장소를 가리켜
남연:
다만 네가 궁금한 건 총무부가 왜 팔문의 위치를 추산해야 하는가이지?
남연:
사실 기문술에 의하면, 인간의 생활은 지맥과 매우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어. 바꿔 말하면, 인간의 활동이 지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거지
남연:
그래서, 팔문의 위치는 계속 고정되어 있지 않아
남연:
할아버지는 침옥 협곡의 선조들이 층암거연 근처에서 살았을 적에는 그곳이 생문(生門)이었다고 하셨어. 하지만 지금 그곳은 상문(傷門)이 되었지
남연:
그래서야. 착오 없이 정확하게 진법을 설치하려면, 전부 한 번씩 새로 추산해야 해
응광:
호 당주의 일이 끝나면 잊지 말고 돌아와 줘. 너에게 부탁할 일이 있으니까
여행자:
팔문의 책임자에 대해…
응광:
후후, 가서 얼굴이라도 보려고? 그럼 서둘러야겠네, 큰 일을 앞두고 있으니까
응광:
생문(生門)은 유롱항에, 두문(杜門)은 오장산에, 각각 각청과 감우가 맡고 있어
응광:
경문(驚門)은 고운각에, 상문(傷門)은 층암거연에 있고, 각각 북두와 야란이 맡았지
응광:
적화주의 경문(景門)은 항마대성이 맡았고, 이 다섯 문의 책임자들은 지금 제 위치에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