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row_back 원신 퀘스트
봄볕의 복숭아 부적·첫 번째
명절로 떠들썩한 리월항·팔기와 재액
임무 목록
해등절이 다시 돌아왔다. 올해 리월항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호두:
……
페이몬:
어? 저기 호두잖아!
페이몬:
그런데, 무슨 고민이라도 있는 것 같네. 어서 인사하러 가 보자
향릉:
거기! 영웅은 걸음을 멈추시오!
페이몬:
어?! 향릉이다!
향릉:
헤헤, 장난 좀 쳐 봤어. 많이 놀라진 않았지? 해피 해등절!
페이몬:
안 놀랐어. 우리는 막 호두한테 인사하려 가려던 참이었어
향릉:
역시 그랬구나, 그래서 너희를 말리러 온 거야. 새롭게 탈바꿈할 당주를 보고 싶다면, 지금은 방해하지 않는 게 좋아
여행자:
새롭게 탈바꿈할 당주?
향릉:
응! 내가 새 옷을 선물했거든. 근데 호두는 왕생당 예복이 익숙해서 그런지, 아직도 갈아입을지 말지 고민 중이지 뭐야
페이몬:
와, 어떻게 생긴 옷인데?
향릉:
해등절이니까, 당연히 불처럼 붉은 옷을 선물했지!
향릉:
너희는 모르겠지만, 호두가 요즘 계속 불안해 보였거든. 놀러 가자고 해도 거절하고, 같이 나가도 멍하니 있고
향릉:
무슨 일이냐고 물어봐도 얼버무리기만 해서 도와줄 방법이 없으니, 친구로서 호두에게 새 옷을 선물한 거야. 기분 전환이라도 되었으면 해서
페이몬: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는 걸까?
설마, 그 낙천적인 호 당주한테 걱정거리라니?
그때 돌연 시원한 촉감이 얼굴을 덮었다. 누군가 뒤에서 당신의 두 눈을 가린 것이다
호두:
「내가 누구게?」
호두:
이런 이런, 여행자, 객경이 제일 보고 싶었던 거야? 본 당주는 상심이 큰걸
여행자:
농담이야. 해피 해등절, 호 당주
호두:
후후, 해피 해등절!
페이몬:
와! 호두 너,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었구나! 정말 예쁘다!
호두:
다 향릉 덕분이지. 폰타인 디자이너에게 주문 제작한 거라던데, 애 좀 썼겠어
향릉:
아냐, 마침 디자이너가 이국의 명절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으려고 리월항에 왔거든. 나랑 성격이 잘 맞아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어
호두:
그랬구나, 고마워 향릉. 안목이 훌륭해!
향릉:
에이, 네가 좋으면 됐어
여행자:
호두, 요즘 무슨 고민거리라도 있어?
호두:
응? 왜 그런 걸 물어? 지금 내 말투는 봄바람처럼 따스한데?
향릉:
그래서 문제야, 호두. 우리는 친구잖아, 그런 말투를 써도 네 안 좋은 기분이 우리한테 감춰지진 않는다구
호두:
하하, 알겠어. 일부러 너희를 속이려던 건 아니야. 이건… 일 문제거든
향릉:
일 문제? 왕생당 일이야?
호두:
그래, 이제 알겠지? 애초에 내 개인적인 일이고, 지금은 또 해등절인데, 뭐하러 이런 근심을 퍼트리겠어?
호두:
걱정할 거 전혀 없어. 본 당주가 알아서 해결할 거야
페이몬:
그랬구나! 호두가 일 문제로 고민을 다 하다니, 이번 문제는 좀 복잡한가 보네?
호두:
아주 복잡하지! 본 당주조차 며칠째 골치를 앓고 있다니까
여행자:
그러면 각청한테 도와달라고 하자
페이몬:
어? 각청이 도울 수 있는 일이야?
여행자:
각청이라면 호두에게 일과 휴식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해줄 거야
향릉:
그래! 마침 명절이라, 총무부에서 새로운 거리 행사를 준비했대. 분명 재밌는 게 많을 거야
향릉:
자 호두, 일 생각은 일단 접어 두고, 같이 거리 구경부터 하러 가자!
페이몬:
응! 스트레스를 풀고 나면 분명 일 문제도 잘 해결할 수 있을 거야
호두:
이런 이런, 정~말 공교롭게도 이미 선약이 있어서 말이지. 누구랑 뭘 좀 의논하기로 했거든… 핑계가 아니고 진짜야
페이몬:
어? 그렇게 바빠?
호두:
아니면 너희 먼저 행사장에 가 있을래? 일이 끝나면 너희한테 갈게, 어때?
향릉:
어? 그래, 그럼 그래야지 뭐…. 그래도 빨리 와야 해? 이따 같이 만민당에 밥 먹으러 가자. 오늘은 내가 만들어줄게, 어때?
호두:
좋지! 향릉의 수제 요리를 또 맛볼 수 있겠어
페이몬:
에헤헤, 듣기만 해도 침이 다 고이네
여행자:
그럼 호두의 일이 순조롭게 끝나길 바라야겠네
호두:
안심하고, 먼저 행사장에 가 있어. 나도 일 끝나면 바로 갈게
각청:
여긴 올해 거리 행사 중 하나인 나만의 축하장 만들기 노점이에요. 자유롭게 무늬를 고르고 축하말을 적어 친구에게 선물할 수 있죠
각청:
남연 사부님도 관심 있으면 한번 해 보시겠어요?
남연:
이것들도 축하장의 일부인가요? 평범한 모라랑은 다른 것 같은데…
각청:
맞아요, 덕담 엽전이라고 유금청에서 특별 제작한 것이죠. 총 열두 종류로, 각각 길상의 뜻이 담긴 리월의 고대 바위 문양이 새겨져 있어요
각청:
예를 들어, 이 문양은…
남연:
도발비사문이네요! 원래는 고대 항마인으로써 강력한 법술에 쓰이다가, 지금은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부르는 의미로써 상인들이 애용하고 있죠
남연:
앗! 죄송해요, 흥미로운 걸 보면 주체하지 못해서요. 헤헤, 양해해 주세요, 옥형 님
각청:
후후, 별말씀을요, 남 사부님
각청:
남씨 가문의 선조는 침옥 협곡의 열두 부족으로 유구한 역사와 뛰어난 기문술을 자랑한다 들었는데, 확실히 감탄스럽네요
남연:
과찬이세요, 옥형 님! 저희 일가는 오래전 남씨 가문에서 갈라져 나온 잔가지일 뿐인걸요. 진짜 종가와는 비교할 수도 없어요
각청:
너무 겸손하시네요, 요즘 리월항에서 고대 바위 문양을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는걸요
각청:
그런 학식과 능력을 갖추었는데, 종가가 아닌들 어떤가요? 앞으로는 문제가 생기면 남연 사부님께 가르침을 청해야겠어요
남연:
헤헤, 그럼 겸손은 그만 떨까요? 전 옥형 님께서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환영이에요
페이몬:
각청! 역시 행사장에서 제일 바빠 보이네
각청:
여행자, 페이몬, 그리고 향릉, 만나서 반가워! 안 그래도 오늘 아침에, 올해는 언제 너희를 만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여행자:
각청도 일과 휴식의 균형을 잘 잡아야 해
각청:
하하, 너무 뭐라 하지 말아줘. 총무부는 올해 해등절에 정말 많은 노력을 들였거든
각청:
아, 소개가 늦었네. 이분은 남연 사부님이셔, 침옥 협곡 수공예 협회의 대가시지
각청:
이번에 총무부에서 해등절 거리 행사 준비 작업에 참여를 부탁드렸어. 너희도 이따 남 사부님의 작품을 볼 수 있을 거야
페이몬:
와, 남연, 만나서 반가워!
각청:
남 사부님, 이 세 사람은…
남연:
여행자와(과) 파트너 페이몬, 그리고 향릉이구나! 만나서 반가워!
각청:
하하, 남 사부님께서 또 흥미가 동하셨나 보네요
남연:
아! 죄송합니다… 헤헤, 이분들의 업적은 진작에 들어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만나니 조금 흥분돼서요
향릉:
저 같은 요리사한테 업적이라뇨? 남 사부님, 저까지 거기에 포함시키면 안 돼요
남연:
에이, 리월항에 와서 첫 식사 장소가 만민당이었는데, 그때 향릉 주방장의 솜씨에 감탄을 금치 못했는걸!
여행자:
안녕하세요, 남 대가님
남연:
그냥 남연이라고 불러줘. 일개 수공예인인데, 대가는 무슨
각청:
대가인지 아닌지는 작품을 보면 알겠죠. 아니면 다들, 같이 남 사부님의 작품을 보러 갈까?
각청:
봐, 이건 총무부가 거리 행사로 준비한 팔기 난투라는 게임이야. 등나무 인형을 조종해서 대전을 할 수 있어
각청:
비술이 적용되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등나무 인형이 여덟 개 있는데, 전부 전설에 등장하는 팔기 선인을 토대로 남 사부님이 만든 것들이야. 정말 신기하지?
페이몬:
듣기만 해도 엄청나! 근데 각청이 말한 팔기 선인은 뭐야? 여덟 명의 선인이란 거야?
각청:
진짜 선인은 아니고, 신통력을 지닌 전설적 여덟 인물을 말하는 거야. 존경을 담아 팔기(八奇) 선인이라 부르고 있지
페이몬:
우와, 그런 건 처음 들어봐!
각청:
그들의 활약상은 기간도 짧고, 지금으로부터 몇천 년 전의 이야기라 선인의 이야기만큼 널리 알려지진 않았어
각청:
리월항에 왔을 때 올해의 명소등은 봤지?
페이몬:
저 커다란 나무 말하는 거야?
각청:
응, 마신 전쟁 시기에 리월에는 신산이 하나 있었다고 해. 그 산에는 거대한 나무가 있었는데, 그게 「도도(桃都)」라는 마신이었지
향릉:
아! 나도 이야기꾼한테 「팔기연도도」인가 하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아. 설마 저 큰 나무가 「도도」야?
여행자:
「도도」가 마신이야?
각청:
맞아. 그 시절 사람들은 「도도」의 뒤에 죽은 자의 땅이 있다고 믿었어. 그래서 지은 죄가 많으면 영혼이 「도도」를 넘어 저승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여겼지
남연:
내 고향에는 아직도 「죽어서도 도도산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어. 물론 이건 욕이니까 배우진 마
각청:
이후 마신 전쟁이 시작되며, 「도도」는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어. 죽음의 땅이 흔들리고 유명(幽冥)이 뒤집히며 죽음이 삶의 영역을 침식하기 시작했지
페이몬:
어…? 그다음엔 어떻게 됐는데?
남연:
그 뒤의 이야기가 바로 「팔기연도도」야! 팔기 선인이 세상에 등장해 큰 진을 그리고, 힘을 모아 마신 「도도」를 정련해 냈어
각청:
맞아. 이후 「도도」의 유해는 지맥에 묻혀 경계가 돼서, 리월의 생과 사를 갈라놓았어
페이몬:
경계?! 리월의 생사의 경계가 그렇게 생겨난 거였어?
남연:
어디까지나 전설이지만. 그게 진실인지는 모를 일이지
페이몬:
그 여덟 명은 엄청 대단한 존재였구나, 마신을 정련해 내다니. 근데 진짜 선인이 아닌 거야?
남연:
선인은커녕, 대부분은 인간이었어!
향릉:
저도 기억나요. 이야기에서 그 사람들을 몇 명씩 묶어서 얘기했는데… 무슨 귀장이랑 연산이던가…
남연:
응, 귀장 삼 은둔자, 연산 이 현자, 도도 삼 요괴, 합쳐서 팔기야. 유력한 설에 의하면 귀장 삼 은둔자와 연산 이 현자는 모두 인간이었대
각청:
귀장 삼 은둔자 중 한 사람은 알아요. 「바람각을 읽는 영관(霊官)」이라 하는 분인데, 고대 리월 기문산술의 시조였다죠
각청:
제 기억이 맞다면, 그는 침옥 협곡의 열두 부족 중 하나인 남씨 가문의 선조로, 기문술을 물려줬다고 하던데, 제 말이 맞나요 남 사부님?
남연:
가문의 기록에 관련 내용이 있긴 한데, 기문술에 관해 제가 배운 건 빙산의 일각뿐이에요
각청:
또 흥미로운 게 있어. 귀장 삼 은둔자 중 다른 한 명은 민간에서 존경을 담아 「운래 낚시 노인」이라 불렀는데, 낚시 기술이 입신의 경지였다고 해
각청:
내가 배운 운래 검법, 그리고 그 이전의 운래 고대 검법이 「운래 낚시 노인」의 낚시 자세에서 유래한 거라나
향릉:
그런 유래가 있었다고? 꼭 행추가 들려주는 무협 야사 같아
페이몬:
음… 그럼 나머지 한 명은?
각청:
마지막 한 명은 「무망동자」로, 「무망 어르신」이라고도 불려. 아이의 모습을 한 은자로, 의술과 부적으로 귀신과 질병을 몰아내며, 생명을 구해냈다고 하지
각청:
여기에 관해서는 왕생당이 제일 잘 알 거야. 왕생당의 최초 창립자들이 바로 「무망동자」 밑에서 배웠다고 하거든
각청:
본래 평범한 인간이었던 그들은 미약한 몸으로 생사의 경계를 지켜야 해서 어려움이 컸는데, 비술을 습득한 덕분에 이를 대대손손 전하게 됐지
남연:
그럼 왕생당엔 정말로 특별한 비술이 있겠네요?
향릉:
호두가 그랬어요, 왕생당에는 대대로 내려오는 불 막대가 있는데, 그걸로 엄청난 정화 제례를 펼칠 수 있다고요
향릉:
물론 허풍일 수도 있지만요. 아, 남연 사부님은 호두를 모르시죠? 호두는 왕생당의 현 당주예요
남연:
당주의 명성은 나도 익히 들었지만, 아직 만날 기회가 없었어
페이몬:
그렇구나, 귀장 삼 은둔자가 확실히 대단하긴 했나 보네. 그럼 나머지 두 현자랑 세 요괴는?
각청:
두 현자 중 하나는 호롱 진인이라 해서 호롱을 잘 다루고, 다른 하나는 거울 진인으로 청동 거울을 잘 다룬대
각청:
그들에 관한 기록은 굉장히 적어서, 그들이 연산 비술이란 걸 익혔고, 그래서 「연산 이 현자」라 불린다는 것만 알아
남연:
석문 남쪽 산 깊은 곳에 비밀 공간이 있는데, 그곳이 그들이 남긴 도장이라고 들었어
각청:
그리고 세 요괴는, 함께 도도산에서 수행을 해서 「도도 삼 요괴」라 불렸어.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셋은 인간이 아니지
페이몬:
그럼… 요괴야?
각청:
응… 응? 감우?
페이몬:
뭐? 감우가 「도도 삼 요괴」라구?
감우:
여러분, 해피 해등절이에요
페이몬:
어? 감우가 온 거였구나!
여행자:
해피 해등절이에요, 감우 씨
감우:
죄송해요, 제가… 여러분을 방해한 건가요?
페이몬:
그럴 리가
각청:
감우, 응광이 돌아온 거야?
감우:
네, 다른 분들도 오셨어요
각청:
알겠어
각청:
미안, 나랑 감우는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먼저 실례할게
페이몬:
에휴, 너희들도 그렇게 바쁜 거야?
감우:
명절이니 총무부도 평소보다 더 바쁠 수밖에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각청:
응, 지금은 거리 행사를 마음껏 즐기도록 해. 별로인 게 있으면 언제든 우리한테 알려주고
각청:
그럼 먼저 실례할게
여행자:
잠깐만요, 감우 씨
감우:
왜 그러세요? 여행자
여행자:
감우 씨도 일과 휴식의 균형을 잘 챙기세요
향릉:
하하, 여행자이(가) 오늘은 상당히 친절하네, 모두의 건강을 생각해 주는구나
페이몬:
어쩌겠어. 귀중한 명절이지만, 그렇다고 일 중독자들 머리를 내려치면서 당장 가서 쉬라고 할 수는 없잖아!
감우:
배려 감사해요. 저희 모두 명심할게요…. 여러분도 잘 챙기세요
남연:
그러고 보니, 나도 왕생당에 개인적인 볼일이 있어
향릉:
어? 호두를 만나 보시게요? 마침 호두랑 같이 밥 먹기로 했는데. 남 사부님만 괜찮으시면 같이 가실래요?
남연:
정말? 그럼 나야 진짜 좋지!
향릉:
좋아요! 근데 호두는 바빠서 아직 안 왔는데, 아니면 같이 왕생당에 가 볼까요?
페이몬:
그럼 다 같이 가 보자!
호두:
먼저 행사장에 가 있어. 나도 일 끝나면 바로 갈게
백출:
두 분, 다른 용무가 남았나요?
여행자:
경책 산장에 있다는 마신의 잔재에 대해…
백출:
마신의 잔재? 일전의 강리와 가양 일이 생각났나 보구나? 그거라면 우리도 생각해 봤어
백출:
그땐 경책 산장에 있는 마신의 잔재가 교룡의 피라 여겼는데, 행추의 말을 들어보니까 좀 이상해. 설마 교룡이 아니고 도도였던 건가?
백출:
어찌 됐든, 적어도 현재 큰 어르신과 데마로우스 씨의 몸에선 마신의 잔재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마 다른 원인 때문인 것 같아요
백출:
응, 일단은 치치가 돌아오길 기다려 봐야지
조금 전, 왕생당 입구
호두:
안 집사님 말대로 타악기는 제외하는 게 좋겠네요
안소:
음, 경사스러운 날이니 조용히 진행하는 게 거리 분위기에 영향을 주지 않겠죠
호두:
그렇군요. 종이 태우는 건요? 장수 누각이나 수레, 배, 다리, 말이 필요한가요?
안소:
큰 어르신은 과한 걸 좋아하지 않으시니, 거창한 것들은 필요 없겠지요
호두:
그러면 종이옷만 하죠. 허례허식도 없고, 가족을 위로하기에도 좋고요. 어떤가요?
안소:
호 당주님은 세심하시군요. 좋습니다
호두:
납골함은 준비됐나요?
안소:
큰 어르신은 이 년 전 직접 찾으신 음침목을 장인에게 부탁해 납골함을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유롱항의 옛집에 두셨지요
호두:
음침목이라… 불에도 안 타고, 물에도 안 썩고, 벌레도 안 먹는 좋은 목재죠. 빈소는요? 가족들의 요청은 없었나요?
호두:
간략하게 짓더라도 너무 단촐해서는 안 돼요. 비운 상회 같은 집안이 무슨 일을 이렇게 처리하냐는 말이 나와서는 안 되니까요
안소:
호 당주님 말씀이 맞습니다. 큰 도련님도 그리 말씀하시며, 왕생당이 의례에 해박하니 어찌할지 잘 알 것이라고 하셨죠
호두:
좋아요, 그럼 경사진 지붕을 올리되, 각진 것 하나와 둥근 것 두 개를 잇죠. 좌석은 정확히 서른여섯 개를 넣고, 모두 비운 무늬를 새긴 새 비단으로 감쌀 거예요
호두:
앞에는 월량문과 태사 의자를 두고, 대나무 난간을 세워 시들지 않는 군자의 기개를 새기고요. 안 집사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안소:
더할 나위 없군요. 아, 바닥에는 바다거북색 융단을 까는 게 좋겠습니다. 큰 어르신께서 좋아하시거든요
호두:
물론이죠. 행진은요?
안소:
큰 도련님께서 음악은 필요 없고, 관을 메는 이는 열여섯이면 되며, 화려하지 않은 소복으로 갖춰 입으면 족하다 하셨습니다
호두:
혼차와 혼의는요?
안소:
화려한 가마가 한 대, 흰 깃발 네 쌍과 붉은 깃발 이십 쌍이 필요합니다
호두:
의장과 집사는요?
안소:
금집사 네 쌍과 인혼기 네 쌍이 필요합니다
호두:
그럼 금립과, 금월부, 금천등, 금병권을 택하시고, 청도기, 비호기, 비리기, 비오기를 택해주세요
안소:
당주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호두:
마지막으로, 대번과 영정은요?
안소:
번은 팔각 통자번으로, 모서리마다 여덟 술을 달고, 붉은 비단 산을 씌워야 합니다. 정은 채향정이 한 채, 배정이 두 채로, 각각 탈의와 네 가지 보물용이며, 모두 흰 막으로 덮어야 하죠
호두:
막에 자수는 안 하나요?
안소:
어이쿠, 가문원들 마음이 심란해 지엽적인 부분까지는 고려하지 못했군요. 당주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호두:
비운 상회는 리월의 대가문이에요. 가문이 번창하며 사대가 함께 살고 있죠. 큰 어르신은 집안의 어르신으로서 그 복을 누리셨어요
호두:
백 세로 장수를 누렸고, 평생 덕을 쌓았으며, 임종이 평안하시니, 세 복을 두루 갖춰 원만한 마지막이라 할 수 있죠
호두:
이를 볼 때, 장수의 다섯 박쥐와 회춘의 학과 사슴을 수놓으면 후손도 덕을 누리겠네요
안소:
역시 당주님은 헤아림이 깊으시군요
호두:
별말씀을요. 응? 백문 씨네요?
백문:
응광 님이 오셨습니다. 부디 옥경대로 발걸음을 옮겨주시길
호두:
벌써요? 알겠어요, 바로 갈게요
호두:
안 집사님, 죄송하지만 다른 약속이 있어서 그만 가 봐야 할 것 같네요
안소:
당주님은 바쁜 몸이시니, 편하게 생각하시지요
호두:
큰 어르신 일은 나루터지기 언니가 신경 좀 써 줘
나루터지기:
안심하세요, 당주님. 제가 잘 처리할게요
안소:
후대의 기세가 무서우니, 전대보다 어찌 못하다 할까. 호 씨 가문엔 복이 많군요. 호 영감 부자가 좋은 후임을 뒀어요
나루터지기:
후후, 당주님은 천생 당주님이니까요
안소:
아참, 장의사님, 방금 비용 얘기하는 걸 잊어버렸군요
나루터지기:
급할 거 없죠, 큰 어르신께서 쾌차하실 수도 있는 거잖아요. 안 집사님이 오늘 오신 것도 미리 준비하시는 것에 불과하지요?
안소:
하아, 맞습니다. 큰 도련님이 나중에 우왕좌왕하지 않도록 미리 보내신 거죠. 그러니 부디 이 건에 대해서는 함구 부탁드립니다
나루터지기:
물론이죠
안소:
음, 그럼 먼저 견적을 주시겠습니까? 돌아가 확인을 받을 수 있도록요
나루터지기:
잠시만요…. 너희는 무슨 일이니?
향릉:
언니, 저희 호두 보러 왔어요
나루터지기:
한발 늦었네, 당주님은 일이 있어서 외출하셨거든
남연:
그럼… 언제쯤 돌아오실지 알 수 있을까요?
나루터지기:
당주님이 알려 주시진 않았지만, 방금 나가셨으니 아마 좀 걸릴 거예요
나루터지기:
급하신 일이면 제게 먼저 말씀하세요. 당주님이 돌아오시면 전달해 드릴게요
남연:
음… 그렇게 급한 일은 아니에요…
나루터지기:
그럼 당주님이 돌아오시면 직접 말씀하세요
페이몬:
이것 참, 슬슬 호두가 일을 끝낼 때라 생각했는데
향릉:
호두는 생각보다 더 바쁜 것 같아. 그냥 이렇게 기다리지 말고 우리 밥부터 먹자. 배부터 채우고 다시 오는 거야, 어때?
페이몬:
그 말을 들으니까 배가 고파지는 것 같아, 그런데 호두는 더 안 기다리려구?
향릉:
장의사 언니 말대로라면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 걱정 마, 호두가 돌아오면 또 요리를 해주면 되니까
페이몬:
좋아! 남연도 배고프지? 우리 먼저 밥 먹으러 가자!
남연:
……
향릉:
남 사부님?
남연:
아! 미안해, 잠깐 딴생각을 하느라…. 너희 말대로 하자
향릉:
나루터 언니, 그럼 우리 먼저 가 볼게요. 호두가 돌아오면 말 좀 전해 주세요
나루터지기:
응, 다들 조심히 가
안소:
……
나루터지기:
안 집사님?
안소:
장의사님, 저 검은 머리 아가씨가 누군지 아시나요?
나루터지기:
저도 처음 보는 분이에요. 근데 은제비 머리장식을 보니 침옥 협곡에서 오신 분 같네요
안소:
침옥 협곡이라…
나루터지기:
왜 그러세요?
안소:
하아, 사실 며칠 전 물건을 사러 나왔다가 저 아가씨와 큰 도련님이 대화하는 걸 봤어요. 어떤 기이한 등나무 인형을 꺼내면서요
안소:
근데 나중에 큰 어르신의 침실을 정리할 때 침대 아래서 그 등나무 인형을 발견했지 뭡니까!
안소:
그 등나무 인형에는 주문이 쓰여 있었고, 얼음장처럼 차가워 큰 어르신 방까지도 싸늘하게 한 것이, 참으로 불길하기 그지없었죠
나루터지기:
정말요? 설마 큰 어르신 일에 뭔가 미심쩍은 부분이 있는 건가요?
나루터지기:
전에 침옥 협곡의 기문술 전승자가 무슨 오귀 사역술이니 하며 사람의 생명을 농락한다 들었는데…
안소:
함부로 추측할 수는 없는 법이죠…. 하지만 큰 어르신은 침상에 누워 계시고, 큰 도련님은 장례식이니 관이니 재촉하시니… 저는…
안소:
엇! 제 마음에 마가 끼었나 봅니다! 장의사님, 방금은 농담 정도로 여겨 주시고, 마음속에 담지도 소문을 내지도 말기를 부탁드립니다
나루터지기:
걱정 마세요, 안 집사님. 왕생당에는 말은 적게 하라는 규율이 있으니까요
향릉:
아버지, 친구들이랑 밥 먹으러 왔어요! 오늘은 제가 요리할게요! 어? 아버지? 아버지——
묘 사부:
향릉아, 여기다 여기!
페이몬:
저기 봐! 묘 사부가 앵아랑 같이 있어! 우리 같이 가보자
페이몬:
어? 데마로우스잖아? 얘 왜 이래?
남연:
이 기운은…
앵아:
부끄럽네요. 우리 자기가 며칠 전부터 같이 명절을 보내자고 했는데, 어젯밤에 도착해서는 몸이 안 좋다더니 방금은 쓰러져 버렸지 뭐예요
앵아:
아마도 여행이 힘들어서 감기에 걸렸나 봐요. 그래서 불복려에 데려갈 수 있도록 묘 사부님께 가게 좀 봐 달라고 하려고요
페이몬:
데마로우스를? 혼자서 데려갈 수 있겠어? 우리가 도와줄게
앵아:
죄송해서 어떻게 그래요?
여행자:
괜찮아요, 환자가 중요하죠
앵아:
그럼 부탁 좀 드릴게요
남연:
그럼 가게는 제가 봐 드릴까요? 저도 마침 향고에 대해 조금은 알거든요
앵아:
이분은…?
페이몬:
아! 소개할게, 이쪽은 침옥 협곡 수공예 협회의 남연이야! 아주 좋은 사람이지!
앵아:
친구분이셨군요. 그럼 부탁 좀 드릴게요
묘 사부:
향릉아, 거들 손이 많아졌으니 너는 나랑 돌아가자. 모두가 돌아오면 바로 배를 채울 수 있도록 식사를 준비해 둬야지
향릉:
헤헤, 역시 아버지예요. 저도 같은 생각이었거든요!
향릉:
데마로우스 씨를 어서 불복려에 데려다줘. 이따가 와서 밥 먹는 거 잊지 말고
앵아:
모두들 정말 감사해요
잠시 후, 일행이 데마로우스를 불복려로 데려다주자, 백출이 그를 내실로 들여 진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기서, 당신은 오랫동안 보지 못한 두 친구를 조우한다
행추:
여행자, 페이몬, 오랜만이야
중운:
해피 해등절
여행자:
행추, 중운, 해피 해등절
행추:
고마워, 마침 네 축복이 필요했거든
페이몬:
그 말은… 무슨 일 있어? 너도 어디 아파?
행추:
내가 아니라…
중운:
행추…
행추:
괜찮아, 다들 내 친구인데 숨길 필요는 없지
행추:
사실 내 증조부, 그러니까 내 할아버지의 아버지가 며칠 전부터 침상에서 일어나질 못하고 계셔. 지금은 혼수상태시고
페이몬:
뭐?! 병으로 쓰러진 거야? 위독한 상태셔?
행추:
낙관적이진 않아. 가족들이 여러 의사를 불러 봤지만, 무슨 병인지도 알아내지 못하고 처방전 하나 없이 떠나 버렸어
페이몬:
무슨 병인지도 모른다고? 그럼 설마…
행추:
후우, 증조부께서 이미 백 세가 넘으셨는데도, 가족들은 아직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 같아
행추:
며칠 전에, 집사가 나한테 와서는 증조부께서 사술에 당한 거라며 퇴마사를 찾아달라고 했어
중운:
그래서 내가 가 봤는데… 큰 어르신의 방에는 확실히 싸늘한 기운이 돌았어. 하지만 요마의 짓은 아니라고 확신해
여행자:
그럼 뭐였는데?
중운:
꼭 뭐라고 정의해야 한다면, 그건 말이지…
행추:
말해도 괜찮아
중운:
수명이 다한 사람에게서 나는 죽음의 기운이었어
페이몬:
그럴 수가… 행추, 기운 내
행추:
고마워, 난 괜찮아. 가장 힘든 건 할아버지와 아버지시겠지…. 아무튼, 우리는 양쪽으로 준비를 해 뒀어
행추:
형님은 왕생당에 연락을 취했고, 나는 백 선생님을 찾아왔지.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집안에서 재계하며 증조부를 위해 기도하고 계시고
앵아:
좀 괜찮아졌어요?
데마로우스:
많이 좋아졌어요, 완전 싱싱한걸요. 전에는 분명 아침을 안 먹어서 그런 걸 거예요
앵아:
싱싱이 아니고 쌩쌩이요
백출:
큰 문제는 없습니다. 여독이 쌓이고 피로가 누적된 상태로 잘 쉬지 않아 잠깐 졸도한 거예요
앵아:
제 잘못이에요…
백출:
보양탕을 처방해 드릴 테니 잘 챙기세요. 매일 밤 자기 전에 복용하시고, 잘 쉬시면 곧 나을 겁니다. 또 불편한 데가 있으시면 바로 불복려로 오시고요
앵아:
감사해요, 백 선생님
페이몬:
데마로우스는 괜찮은 것 같네, 다행이다
데마로우스:
고마워 얘들아. 앵아 씨한테 너희가 나를 데려다줬다고 들었어
여행자:
별말씀을요
페이몬:
앵아, 데마로우스를 데리고 먼저 돌아가 봐. 백출이 잘 쉬어야 한다고 했잖아
앵아:
그럴게. 남 사부님을 계속 기다리게 해선 안 되지. 일 다 보면 꼭 다시 방문해 줘, 제대로 감사 인사를 할게
행추:
백 선생님
백출:
행추 도련님…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죠. 상황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복잡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행추:
그게 무슨 뜻인가요?
백출:
방금 백출이 말하지 않은 게 있어. 데마로우스의 상황이 정말 이상해, 비운 상회의 큰 어르신이랑 거의 똑같아
행추:
증조부와…?
백출:
네, 두 분은 같은 문제를 겪고 있더군요. 이걸 병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두 분 모두 신체가 빠르게 노화해 가고 있어요
중운:
노화요?!
백출:
예. 두 분의 노화 속도는 정상인보다 훨씬 빠릅니다. 원인은 저도 아직 모르겠습니다만…
백출:
백출을 탓하진 마, 나조차도 처음 보는 상황이니까. 봤는데 잊어버린 걸 수도 있지만
백출:
데마로우스는 아직 젊어서 쉽게 피로해지는 정도라 그나마 괜찮아. 근데 큰 어르신은 이미 연로한 상태라…
행추:
어떻게 그런? 설마 수명을 단축하는 사술인가요?
페이몬:
수명 단축?! 그럼 엄청 심각한 거 아니야?
백출:
하아, 백출이 방금 데마로우스에게 비술을 시도해 봤는데 소용이 없었어. 아주 제대로 골칫덩이가 걸린 것 같아
백출:
몇 가지 수가 남았으니, 최대한 시도해 봐야죠. 오늘 아침 치치에게 경책 산장에 가서 한 가지 약초를 채집해 오라 했습니다. 그게 도움이 될지도 몰라요
백출:
참, 경책 하니 생각난 건데, 행추 도련님, 최근 큰 어르신이 경책 산장에 가신 적이 있나요?
행추:
경책 산장이요?
백출:
우리는 매년 해등절마다 경책 산장에 왕진을 가거든? 근데 올해는 아직 갈 때가 안 됐는데도 그쪽에서 사람을 보내 물어보더라. 좀 급해 보였어
백출:
방금 전 환자분도 몬드에서 오시면서 경책 산장에서 휴식을 취했다 했습니다…. 제 생각엔 뭔가 연관이 있지 않나 싶네요
행추:
며칠 전에 증조부께서도 아버지와 함께 경책 산장에 친구분을 만나러 가셨어요
백출:
역시 갔었군…
행추:
왜 그러시죠? 경책과 관련이 있는 건가요? 경책 산장에 마신의 잔재가 있다는 소문이 돌던데, 혹시 그것 때문인가요?
중운:
마신의 잔재라고?
행추:
어느 노점상에서 구한 책에서 본 거라 신빙성은 높지 않아
행추:
경책 산에 무망인구라는 비밀 공간이 있는데, 칠문팔문법을 새겨 요마를 무수히 진압했다고 해. 그중 가장 존엄한 존재가 「도도」라는 마신이었고
페이몬:
도… 도도의 잔재라는 거야?!
백출:
죄송하지만, 제가 경책과의 연관성을 의심하긴 해도, 그게 마신의 잔재는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백출:
맞아! 마신의 잔재라면 백출과 내가 먼저 알아챘을 거야
페이몬:
그건 그렇겠네… 그러면 원인이 뭐지?
백출:
행추 도련님, 오늘은 우선 치치를 기다려 보시죠. 저도 다시 경책 산장에 가서 원인을 찾아보겠습니다. 어쩌면 진전이 있을지도 모르죠
여행자: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을까요?
페이몬:
약초 채집은 우리도 잘하니까, 위치만 알려주면 우리가 찾아줄 수 있어
백출:
하하, 두 분의 호의는 잘 받아 두겠습니다. 필요하면 꼭 두 분께 부탁할게요
행추:
백 선생님께서 고생이 많으시네요
백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입니다
여행자:
백출 씨도 몸조심하세요
백출:
걱정 마세요, 위험은 구분할 줄 아니까요
행추:
여행자, 페이몬, 난 먼저 돌아갈게. 백 선생님이 하신 말씀을 집에 전해줘야겠어
중운:
같이 가자, 나도 큰 어르신 방을 다시 한번 확인해 볼게
행추:
응, 그러자
행추:
자, 다들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 나는 괜찮으니까
행추:
솔직히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비하면 난 증조부와 그렇게 가깝지 않아. 내 기억이 시작됐을 무렵엔 이미 말수가 적어지셨거든
페이몬:
휴, 힘든 건 너인데 우릴 위로해 주려고 하네. 네 마음은 우리도 알아
중운:
못 본 사이에 페이몬이 많이 똑똑해졌는걸
페이몬:
나는 항상 똑똑했거든
행추:
후후, 그러고 보니, 이유는 모르겠지만 요즘 계속 호두가 했던 말이 생각나. 삶과 죽음엔 모두 때가 있는 법이다…
행추:
요즘 통 바쁜지 좀처럼 만나질 못했는데, 며칠 지나고 다들 한가해지면 같이 식사라도 하는 게 어때?
여행자:
물론이야, 우린 언제든지 가능해
행추:
그럼 그렇게 하기로 하자. 나중에 봐
페이몬:
백출은 마신의 잔재랑 관련이 없다고 했지만, 난 여전히 「도도」의 일이 신경 쓰여. 각청에게 이야기를 끝까지 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여행자:
남 사부도 아는 게 꽤 많아 보였어
페이몬:
그럼 우리 돌아가서 물어보자, 아마 향릉이랑 둘이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거야
앵아:
두 분 돌아오셨군요. 덕분에 우리 자기가 진료를 받을 수 있었어요. 이 모라는 제 성의이니 받아 주세요
여행자:
손 드는 것만큼 쉬운 일이었는걸요
데마로우스:
나를 들고 불복려까지 간 거야? 명예 기사가 정말 고생이 많았겠는데! 우리 성의를 꼭 받아줘
페이몬:
그게 그런 뜻이 아니잖아!
앵아:
부끄럽네요, 우리 자기는 요즘 리월 속담을 공부 중이거든요
페이몬:
공부는 됐으니까 일단 쉬는 데 집중해! 어디 불편한 데 있으면 바로 불복려에 가고
여행자:
아참, 남 사부는요?
앵아:
아, 깜빡할 뻔했네요. 남 사부님은 호 당주님을 따라가셨어요. 대신 인사 전해달라고 하셨고요
페이몬:
가 버렸다구?
호두:
앵아 씨, 여기 운수홍진향… 어라라? 춘향요 사장님이 바뀌었나?
남연:
아뇨, 앵아 님이 용무 때문에 자리를 비우셔서 제가 잠시 가게를 봐 드리고 있어요
호두:
오, 임시 사장님인 거네? 그럼 여기 운수홍진향 세 개만 줄래?
남연:
운수홍진향이요? 들어본 이름이에요. 근데 여성분들이 쓰는 향고는 아니지 않나요?
호두:
맞아, 아마 진열대에는 없고 어디 구석에 있을 텐데, 수고스럽겠지만 좀 찾아줘
남연: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남연:
손님, 이거 맞나요? 제가 알기로, 이건 제사에 쓰이는 향인데 말이죠
호두:
오? 아가씨 보통 사람이 아닌걸? 이 향에 대해 아는 사람은 드문데
남연:
후후, 제가 잘 포장해 드릴게요
호두:
어머, 나 알겠다. 아가씨는 침옥 협곡의 남씨 가문 사람이구나!
남연:
어?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호두:
아가씨 머리에 있는 은장식, 그거 도도 삼 선인 중 하나인 은깃 옥 현조잖아. 후후, 내 말 맞지?
남연:
저… 손님은 대체?
호두:
하하, 나도 보통 사람은 아니거든~ 아쉽지만 오늘은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
호두:
또 만날 기회가 있으면 좋겠네, 임시 사장님
남연:
엇?
남연:
할아버지 말씀이 맞았어. 리월항에는 용과 호랑이가 숨어 있다더니, 향 사러 오는 손님조차 이렇게 비범할 줄이야…
앵아:
호 당주님, 새 옷이 정말 잘 어울리시네요
호두:
고마워 앵아 씨, 방금 춘향요에서 향을 샀는데, 그 임시 사장님 엄청 대단한 분이더라
앵아:
호호, 정말요? 잘됐네요
남연:
호… 호 당주님?
앵아:
남 사부님, 저희 왔어요. 고생 많으셨죠
남연:
앵아 님, 방금 앵아 님이랑 인사한 그분은…?
앵아:
왕생당의 호두 당주님이세요
남연:
네? 호 당주님은 왕생당 예복을 입고 건곤태괘모를 쓴다 하지 않았나요?
앵아:
해등절이잖아요. 명절 기념으로 새 옷을 입은 거겠죠
남연:
세상에, 저분이 호 당주님이셨군요
남연:
앵아 님, 제가 볼일이 생겨서요. 번거롭겠지만 다른 분들께 안부 좀 전해 주세요
앵아:
네? 이렇게 갑자기요?
페이몬:
남연이 호두를 쫓아갔다고? 이상하네…
여행자:
벌써 왕생당에 돌아갔을지도 몰라
앵아:
남 사부님을 찾으러 가시게요? 그럼 죄송하지만 이것도 같이 전해 주세요. 방금 가게 안에서 발견한 거거든요
페이몬:
어? 이건… 등나무 인형이잖아?
앵아:
우리 가게에 없는 물건이야. 아마 남 사부님이 놓고 가신 거 같은데
페이몬:
남연이 등나무 인형을 만들기는 하는데, 이건 거리 행사에서 보던 등나무 인형이랑은 좀 다른 것 같아. 위에 부적도 붙어있고…
앵아:
응, 평범한 물건은 아닌 것 같아. 중요한 물건일지도 모르는데, 남 사부님이 잃어버리신 거라면 어서 돌려드려야지
페이몬:
여행자, 아니면 우리 왕생당에 돌아가 볼까? 중요한 물건인데 없으면 곤란해할 거야
페이몬:
장의사 언니, 호두랑 남연은 돌아왔어?
나루터지기:
미안한데, 아직 안 오신 거 같아
페이몬:
어? 이상하네, 분명 이쪽 방향으로 왔을 텐데… 다른 일을 하러 간 건가? 장의사 언니는 알고 있어?
나루터지기:
평소 공적인 일은 오늘 약속처럼 우리한테 말해주시는데, 사적인 일은 따로 말해주진 않으셔
여행자:
그럼 호두는 개인 일을 보러 간 건가요?
나루터지기:
아마도. 최근 당주님은 고민이 있어 보이셨어. 전에는 해가 중천에 떠야 출근하곤 하셨는데, 요즘은 해 뜨기도 전에 나오시는 거야. 꿈이 많아서 잠이 안 오신다나
페이몬:
잠을 설쳐…? 우리가 알던 호두가 아닌데?
나루터지기:
아니면 종려 객경에게 물어보는 건 어때? 그분은 당주님을 더 잘 아시니까
페이몬:
맞아! 왜 종려를 생각 못 했지? 분명 어디서 차를 마시고 있을 거야
나루터지기:
후후, 객경은 연극을 보러 가셨어. 맞은편 이층에 계셔. 들어봐, 무슨 소리가 들리지 않아?
관찰:
요괴가 나무 아래에서 소동을 피우고…
페이몬:
앗! 연극 소리가 들려!
페이몬:
오늘 만난 사람들은 다 정신없이 바쁘던데, 하여간 종려만 제일 한가하다니까. 우리 빨리 가 보자
묘 사부:
향릉아, 모두에게 무슨 요리를 해 주는 게 좋을까?
향릉:
헤헤, 그거 어때요? 제가 개발한 최신 요리 눈에 취한 매화요!
운근:
…다음해의 제비는 가지를 물고 와 봄의 물결을 일으키네!
종려:
훌륭하군. 구극에 대한 운 선생의 재해석은 원작을 뛰어넘었소
운근:
과찬이세요, 종려 선생님. 그저 녹슬지 않은 정도인 걸요
차 명인 유소:
아이고오오! 운 선생님은 너무 겸손하시다니까. 연습 때도 이런 기량인데, 해등절 정식 공연은 정말 어떨지 무척 기대되네요
페이몬:
안녕! 종려, 운근, 여기 있었구나?
운근:
어? 여행자 님과 페이몬 님, 안녕하세요!
종려:
오랜만이군, 둘도 이 연극을 보러 온 건가?
차 명인 유소:
어이쿠, 이거 어쩌지? 오늘 희곡은 마침 다 끝났거든. 더 불렀다간 운 선생님의 목이 상할지도 몰라
운근:
후후, 유소 명인님, 이분들은 제 친구예요. 두 분이 원하시면 몇 번 더 불러도 괜찮답니다
페이몬:
헤헤, 고마워 운근! 그치만 운근의 연습을 방해할 수는 없지
운근:
아, 알겠네요. 다급해 보이시는 걸 보니 종려 선생님을 찾으러 오신 거죠?
종려:
무슨 일인가? 말해 보게
페이몬:
어 그러니까, 친구가 물건을 잃어버려서 돌려주려고 하는데, 그 친구가 마침 호두랑 같이 있거든. 종려는 호두가 어디로 갔는지 알아?
종려:
당주는 종잡을 수 없으니, 어디에 있든 이상할 게 없겠지
페이몬:
그렇구나, 종려도 모른다니…
운근:
중요한 물건인가요?
페이몬:
확실치는 않지만, 중요한 건데 필요할 때 없으면 안 되니까 얼른 돌려주려구
여행자:
(등나무 인형을 꺼낸다)
차 명인 유소:
아니아니아니! 이 등나무 인형은… 전설에 등장하는 오귀 등나무 인형 아닌가?!
운근:
오귀 등나무 인형요? 명인께서는 이걸 아시나요?
차 명인 유소:
요즘 거리에서 들리는 소문 모르세요? 비운 상회의 큰 어르신이 몸져누우셨는데, 집안 사람들이 방에서 기이한 등나무 인형을 발견했다는 거예요. 위에 오귀 사역술 부적까지 붙어 있고요
차 명인 유소:
그건 필시 요사스러운 물건일 겁니다! 어르신의 부와 복, 그리고 생명까지 전부 앗아갈 물건이지요!
차 명인 유소:
너희 등나무 인형이 소문의 그것과 비슷해 보이는데, 설마 같은 거 아니야? 에헤헤이, 빨리 멀리 치워 버려
페이몬:
그럴 리가 없잖아. 이 등나무 인형은 남연이 잃어버린 거라구. 이걸 들고 한참을 돌아다녔는데 아무 일도 없었는걸?
운근:
남연이요? 그 침옥 협곡 수공예 협회의 남 사부님 말씀이신가요?
차 명인 유소:
아이고오오! 침옥 협곡의 그 남씨? 그럼 더 말할 것도 없지. 남씨는 대대로 기문술이 전승되는 가문인데, 오귀 사역술 쯤은 일도 아니지!
차 명인 유소:
그럼 이제 남은 문제는, 그들과 비운 상회에 무슨 원한이 있냐는 거겠는데?
페이몬:
…뭐야? 꼭 정말인 것처럼 말하고, 그걸 믿느니 암왕제군이 슬라임이었다는 걸 믿겠어…
종려:
하하, 나도 동의하네. 등나무 인형에 그려진 바위 문양을 알아보지 못하다니, 유소 선생이 유언비어에 사고가 혼탁해지신 것 같군
차 명인 유소:
에? 종려 씨, 그게 무슨 뜻인가요?
종려:
이 바위 문양은 도발비사문이라 하여 사대 고대 항마인 중 하나로, 정기가 가득해 부정을 물리치는 효과가 있소
종려:
올해 리월항에도 고대 항마인이 각인된 덕담 엽전이 유통되고 있는데, 유소 선생이 못 알아보다니 좀 의외로군
차 명인 유소:
에? 아니아니아니… 아, 생각이 났네요, 생각났어요. 종려 씨 말이 맞습니다! 종려 씨의 박식함은 따라갈 수가 없군요, 정말 면목 없습니다
페이몬:
그래그래, 남연은 그런 나쁜 물건을 만들 사람이 아니라니까?
운근:
그럼 큰 어르신의 방 안의 등나무 인형은 아마 집안 사람이 복을 빌고 재앙을 물리치기 위해 놓은 거겠네요
페이몬:
그렇다면 이것도 데마로우스를 위해 남연이 준비해 둔 걸지도 모르겠네
종려:
아마 그럴 걸세
페이몬:
후! 그럼 급하게 남연을 찾을 필요는 없겠어. 원래는 중요한 물건인데 없으면 곤란할까 봐 그런 거니까
페이몬:
근데 그러면, 남연은 왜 호두를 찾은 거지? 호두는 또 무슨 일로 그렇게 바쁜 건지도 모르겠구… 정말 걱정돼…
여행자:
종려 씨는 아세요?
종려:
당주는 영민하고 헤아릴 수 없는 자지. 어쩌면 그녀의 고민은 우리 모두를 합친 것보다 많을지도 모르네
페이몬:
잠을 설치는 그런 종류의 고민도 있어?
종려:
그건 딱히 당주가 얘기한 적이 없네
종려:
하나 왕생당은 리월의 생사의 균형을 도맡고 있으니, 당주가 정말 아무 걱정 고민이 없는 자였다면, 그게 더 불안했을 걸세
운근:
맞아요, 저도 호두와 알고 지낸 지 꽤 됐는데, 호두는 자유분방한 성격이지만, 자부심도 있어요. 우리는 호두의 친구로서 그녀가 필요할 때 곁에 있어 주면 돼요
종려:
옳은 말이네. 당주가 능력 있는 자가 아니었다면, 나 역시 여기서 느긋하게 차와 연극을 즐기고 있진 않았겠지
페이몬:
야, 종려! 농땡이 부린다는 말을 그렇게 당당하게 하면 안 되지!
운근:
후후, 종려 선생님은 호두를 믿어 주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페이몬:
그렇기는 해, 종려가 이렇게 담담한 걸 보니까 나도 갑자기 걱정이 좀 사라졌어. 정말 이상하다니까, 헤헤
종려:
지금은 해등절이지 않나. 이 좋은 날을 낭비하지 말고 거리로 나가 즐기게
종려:
아직도 뭔가 걸리는 게 있나 보군. 이걸 주겠네
여행자:
이건…?
종려:
덕담 엽전이네, 요즘 서로 선물하는 게 유행이니 나도 따라 해보는 게지
페이몬:
에엥! 그 종려가 돈을 들고 나오다니, 올해 해등절은 신기하네
차 명인 유소:
아니아니아니! 종려 씨, 여기 새겨진 문양은 꽤나 특별해 보이는데요? 설마 이게 그 전설의 제군 엽전입니까?
페이몬:
제… 제군 엽전이라구?!
차 명인 유소:
여기 이 문양을 봐봐. 리월항에 유통되는 것과는 다르게 꼭 암왕제군의 표식 같단 말이지…. 이건 분명 암왕제군이 친히 만든 제군 엽전이 분명해!
종려:
유소 선생, 이건 그저 길가의 노점상에서 구한 것이오. 보아하니 모조품 같은데, 원한다면 내 그 상인을 소개해 주리다
차 명인 유소:
아… 길가 노점에서 구한 것이었군요. 저는 대대로 내려온 가보인가 했습니다
종려:
후후, 여행자, 잘 받아 두게나. 혹 마음의 근심을 풀어줄지도 모르니 말일세
페이몬:
뭐? 그런 엄청난 능력이 있다고?
차 명인 유소:
어허, 뭘 모르는군. 설령 이 엽전이 가짜라도 암왕제군의 표식은 가짜가 아니잖아. 표식이 진짜면, 마음의 위안 또한 진짜지! 암왕제군이 함께하신다 이거야!
차 명인 유소:
종려 씨, 번거롭겠지만 그 상인 좀 소개해 주세요. 저도 암왕제군의 축복을 받고 싶네요
종려:
후후, 그럼 같이 가 봅시다. 자네들은 다음에 또 보세
앵아:
자기~ 요 며칠은 잘 쉬는 거예요? 알았죠?
데마로우스:
누구 말씀인데 당연히 따라야죠
앵아:
그 말은 좀 괜찮네요
운근:
참, 며칠 후 해등절에서 제 공연이 있어요. 방금 연습했던 「팔기연도도」인데, 여러분도 와서 관람해 주시면 좋겠네요
페이몬:
운근이 방금 연습했던 게 그 「팔기연도도」구나? 나 진짜 궁금해, 꼭 갈게!
페이몬:
그러고 보니, 팔기 중의 「도도 삼 요괴」는 여전히 누군지 모르겠네
운근:
「도도 삼 요괴」요? 사실 그녀들은 「도도 삼 선인」이라고도 불려요
운근:
불을 불러오는 저승 나비, 은깃 옥 현조, 그리고 금색 눈의 달빛 말. 모두 신통력을 갖췄으며 사람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 상서로운 짐승이래요
페이몬:
어! 정말 사람이 아니었구나…. 저승 나비는 알아들었는데, 현조랑 달빛 말은 어떤 상서로운 짐승이야?
운근:
사실 제비와 백마를 가리키는 거예요. 도도를 정련하고 나서, 현조 선인과 바람각을 읽는 영관은 함께 유랑을 시작했고, 백마 선인은 세상에서 종적을 감췄다고 하죠
운근:
혹시 《죽림월야》를 읽어 보셨나요? 거기에 경책 산간에 출몰한다는 백마 선인이 언급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금색 눈의 달빛 말로 여겨요
페이몬:
그런 이야기가 있었구나…. 그럼 나비는? 나비 선인은 나중에 어떻게 됐어?
운근:
진에 자신을 희생했어요. 그렇게 팔기 중 유일한 희생자가 됐죠
운근:
팔기는 모두 신통력이 있었지만, 도도 역시 평범한 마신은 아니었기에 쉬이 정련해 낼 수 있는 게 아니었죠. 그래서 그들은 팔문 칠문 진이라는 비술을 사용했어요
운근:
이 진을 발동하면 반드시 문 하나를 지워야만 사악한 것이 나갈 길을 끊을 수 있어요. 저승 나비 선인은 지워진 그 문을 주관했고, 그렇게 세상에서 지워지게 됐죠
페이몬:
그럴 수가, 너무 안타까워…
운근:
다행히도 전설에 의하면, 팔기 중 무망 어르신이 저승 나비 선인을 위해 그녀의 의발을 수습하고 그 뜻을 계승했다고 해요
페이몬:
어? 내가 알기로 왕생당 창립자가 무망 어르신한테 법술을 배웠다고 한 것 같은데
운근:
음, 어쩌면 그게 바로 운명의 묘미일까요. 유명(幽冥)을 평정한 자와의 기연을 통해 후세가 법술을 배웠고, 계속해서 생사의 경계의 균형을 유지했으니까요
운근:
비록 생명은 지워졌지만, 리월을 지킨다는 대의는 수천 년을 지나서도 여전히 전승된 거죠. 자, 이게 바로 팔기연도도의 대략적인 내용이에요
페이몬:
고마워 운근, 덕분에 팔기에 대해 확실히 알게 됐어
운근:
별말씀을요, 이 극은 저도 오랫동안 불러 보지 않아서, 돌아가면 연습을 더 해야겠네요
여행자:
목이 상하지 않도록 조심해
운근:
네, 배려 감사해요. 그럼 나중에 또 봬요
향릉:
얘들아! 볼일은 다 봤어? 나 근처에서 한참을 기다렸다구
페이몬:
어? 향릉이잖아! 무슨 일이야?
향릉:
어느 공사다망한 두 분이 계속 안 돌아오니까 그렇지! 얼마나 찾았는데
향릉:
정말이지, 남한테는 몸조심하라느니 휴식과 일의 균형을 맞추라느니 하면서, 정작 본인은 밥도 제대로 안 먹고!
향릉:
자꾸 이러면, 밥 제대로 먹고 다니라고 하면서 머리를 한 대씩 쥐어박아 줄 거야!
향릉:
배가 벌써 홀쭉해진 거 아니야? 자, 너희를 위해 특별히 만든 거야, 향릉 주방장의 최신 요리——눈에 취한 매화! 얼른 먹어봐!
페이몬:
와! 역시 향릉은 배려심이 넘친다니까. 방금까지 별생각 없었는데 향기를 맡자마자 배에서 난리야. 나 빨리 먹어 볼래!
향릉:
페이몬, 여행자을(를) 따라다니는 게 힘들진 않아? 밥을 제때 못 먹을 때도 있잖아, 차라리 나랑 같이 다닐래? 내가 항상 맛있는 걸 만들어 줄게
페이몬:
우으! 조건이 너무 매혹적이야!
페이몬:
물론 그렇긴 하지만, 제때 밥을 먹지 않는 것도 사실이잖아!
향릉:
하하, 농담이야 농담. 페이몬이 먹는 걸 아무리 좋아해도, 그것만으로는 페이몬을 꼬실 수 없지
향릉:
그것보단 다들 어서 먹어봐. 행사장에 놀러 가든 다른 일을 하든, 일단은 배부터 채우고 봐야지!
차 명인 유소:
종려 씨, 제군 엽전을 판다는 그 노점은 어디 있는 겁니까?
종려:
아무래도 다 팔고 철수한 것 같소
차 명인 유소:
설마 저를 놀리시는 건 아니죠?
종려:
내 어찌 그러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