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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의 칸티클·제2장

속박된 죄수


레무리아 최후의 날
「우스 씨」의 정체를 알게 된 일행은 지난날의 바다로 가서 보에티우스의 흔적을 찾기로 한다…
페이몬:
와… 우리가 전에 봤던 빛나는 이상한 물고기랑 엄청 비슷해!
페이몬:
주변에 있는 이상한 줄에 묶여있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고 있어…
우스 씨:
음, 아마 존엄자의 기억에서 만났을 거야
우스 씨:
「스킬라」, 과거에 존엄자를 섬기던 악룡이야. 지금은 보에티우스에게 제압당해 이곳에 봉인됐지
페이몬:
뭐? 악룡을 제압했다고? 그 무례한 녀석이 그렇게 대단한 일을 했다니…
우스 씨:
악룡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조금 더 강한 용 도마뱀에 불과해. 물들의 주인이 심해에 머무는 동안에는 새로운 물의 용이 탄생하지 않거든
스킬라:
오오오오, 참으로 따뜻한 해류구나! 난 드디어 자유의 몸이 되었노라!
스킬라:
꼬마야, 너희는 땅에서 왔느냐? 이 깊은 물속의 감옥까지 들어온 이유는 모르겠지만…
페이몬:
우린 꼬마가 아니야. 네가 너무 큰 거라구!
스킬라:
하하, 좋다! 어쨌든 천 년 동안 날 속박했던 사슬을 풀어줬으니 너희에게 은혜를 입은 셈이지
스킬라:
이 늙은이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말하거라. 답례라고 생각해도 좋다
페이몬:
헤헤, 말이 잘 통할 줄 알았어! 참, 난 페이몬이고 얘는 여행자, 그리고 이쪽은…
페이몬:
음… 넌 어느 이름에 더 익숙할지 모르겠네. 아무튼 우리는 「우스 씨」라고 부르고 있어!
스킬라:
아, 오랜만이로구나, 카시오도. 네가 돌아올 줄이야. 하지만 너무 늦었다… 무려 천년을 말이다!
페이몬:
어, 덩치 큰 녀석도 우스 씨랑 잘 아는 사이인 것 같네
우스 씨:
난 염치없는 배신자랑은 할 말 없어
스킬라:
입조심하거라, 인간! 너희 같은 오만한 일족과 달리 우리 용의 후예는 약속을 지키고 절대 배신하지 않느니라
우스 씨:
하루살이만큼이나 가벼운 발언이군. 네 배신은 명백한 사실이고, 그 배신 때문에 우리는 그 전쟁에서 졌어!
우스 씨:
우리가 그 전쟁에서 지지만 않았어도… 우리나라와… 존엄자께서는…
스킬라:
카시오도, 넌 너무 오래 떠나 있었다! 진실은 네가 생각한 것과 다르니라. 하긴 비밀스러운 계획이었으니 알 리가 없겠군
우스 씨:
…비밀스러운 계획이라고?
스킬라:
내가 용 도마뱀 대군을 이끌고 수도를 공격하는 것이 레무스의 마지막 비밀 계획 중 일부였다
스킬라:
그리고 이 모든 건 그의 나라와 백성을 구하기 위함이었지. 녀석의 배포는 위대하기 그지없었다
페이몬:
너무 이상하지 않아? 어떻게 한 나라의 왕이 자기 나라를 공격해 달라고 부탁해?
스킬라:
꼬마야, 레무스의 생각을 우리가 어떻게 짐작하겠느냐? 어쨌든 카시오도, 이걸 보면 너도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거다
우스 씨:
황금 벌이야…. 운명의 길을 인도하는 황금 벌은 「악장」의 부름에만 응답하는데, 어째서 존엄자께서 「악장」의 힘을 야만스러운 용에게 주신 거지?
여행자:
왜냐하면 그들은 약속했으니까요…
스킬라:
오? 꼬마야 꽤 잘 알고 있구나! 어디서 들었느냐?
여행자:
물속에 흩어져 있던 기억으로부터요…
스킬라:
그래 네 말이 맞다! 우리는 서로 약속했지. 하지만 이 늙은이는 그의 기대와 고귀한 희생을 저버리고 말았구나
스킬라:
결국 나는 금빛 궁전에 제때 도착하지 못했다! 그렇게 거센 파도는 우리 일족과 도시 전체를 삼키고 말았지
우스 씨:
…어떻게 그런 일이…
스킬라:
흥, 배신자라면 보에티우스야말로 진정한 배신자이니라!
스킬라:
그 교활한 마귀가 감언이설로 우리를 속이지 않았다면, 고대 용 이후 용의 후예를 통솔한 왕인친왕 내가 그리 쉽게 패배했겠느냐?
스킬라:
그 마귀는 레무스의 뜻에 따라 군단에 투항 명령을 내렸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가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갑자기 돌변했지…
스킬라:
돌이켜 보면 녀석은 어디선가 레무스의 비밀 계획을 듣고 날 함정에 빠뜨린 것이겠구나
스킬라:
그렇게 내 육신은 바위가 돼버렸고, 천 년이 지난 오늘에야 너희 덕에 풀려난 것이다
우스 씨:
보에티우스는 자신의 행동이 큰 재난을 초래하리라는 것을 알았을 텐데… 설마 「포보스」의 통제권을 탈취하려고 그런 죄악을 저지른 건가…
여행자:
아직 사건의 전모를 모르겠어요…
페이몬:
어휴, 남한테 배신자라고 하더니, 오히려 녀석이 영락없는 배신자였잖아?!
페이몬:
근데 왜 그런 짓을 한 거지…. 그 무례한 녀석을 찾아가서 묻는 수밖에 없나? 하지만 사실대로 털어놓지 않을 것 같은데…
스킬라:
음? 그 염치없고 고집스럽기 짝이 없는 마귀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단 말이더냐?
페이몬:
맞아! 게다가 녀석은 엄청 많은 폰타인 사람의 영혼까지 빼앗아 갔다구! 우린 그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여기까지 온 거야…
페이몬:
황금 궁전에서 우릴 기다리겠다고 했는데… 아니지, 정확하게는 우스 씨를 기다린다고 했어. 우린 초대 없이 찾아온 용자고!
페이몬:
근데 문도 안 열어 줬네. 역시 무례한 녀석이었어
스킬라:
야누스의 문이라… 흥, 아무리 눈속임을 해봤자 결국 교활한 술수를 부린 돌문에 지나지 않는다
스킬라:
비록 육신을 잃었어도 너희 꼬마들을 보내주는 건 식은 죽 먹기지
스킬라:
잘 보거라, 꼬마들아!
페이몬:
오오! 덩치 녀석, 꽤나 든든한데!
스킬라:
이제 모습을 드러낸 봉인을 하나씩 부수기만 하면 된다. 준비 다 되었으면 출발하자꾸나!
페이몬:
그럼 우스 씨, 준비됐어?
우스 씨:
여기까지 온 이상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지
페이몬:
좋아, 그럼 여행자 넌? 준비됐어?
여행자:
가자
여행자:
준비 좀 할게…
스킬라:
그래, 그럼 네가 준비되면 출발하도록 하지. 난 밑에서 기다리마
스킬라:
꼬마들, 준비는 다 됐느냐?
여행자:
가요
여행자:
준비 좀 할게요…
스킬라:
그래, 그럼 네가 다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마
여행자:
용 도마뱀이 이렇게 크게 자랄 줄은 몰랐네요
우스 씨:
흥, 교양 없고 야만스러운 종족이니까 더 이상한 모습으로 자랐다 해도 놀랄 일은 아니지
여행자:
그러고 보니 느비예트 씨도…
페이몬:
맞아! 느비예트가 물의 용이잖아? 그럼 이 녀석 설마 느비예트보다 나이가 훨씬 더 많은 건가?
우스 씨:
벌써 새로운 물의 용이 태어났다고? 하긴 물들의 주인도 세상을 떠난 지… 한참 됐으니까…
우스 씨:
아무튼 악룡 스킬라는 존엄자의 친구였어. 하지만 우리 레무리아 사람과… 폰타인 사람이 결전을 펼칠 때 갑자기 반란을 일으켰지
우스 씨:
당시 악룡은 포악한 용의 후예를 이끌고 「마키모스」에 진입해 존엄자가 있던 수도 「카피톨륨」을 공격하려 했어
페이몬:
응, 마을 주민들도 「마키모스」랑 종탑을 얘기하더라…
우스 씨:
맞아. 「마키모스」는 수도의 외곽이야. 악룡이 수도로 진입하려면 반드시 「야누스의 문」을 지나야 해
우스 씨:
그건 성의 안팎을 가르는 장벽이야. 존엄자와 악사들이 엮어 낸 악장도 「야누스의 문」을 가로지르는 금빛 수로를 통과해야만 레무리아 전역으로 퍼질 수 있지
우스 씨:
보에티우스와 녀석의 군단은 바로 이 점을 이용해 「야누스의 문」을 닫고 결국 악룡을 봉인했어
우스 씨:
스킬라의 목적지는 존엄자의 왕좌였겠지만 실패했고, 악룡은 레무리아와 함께 깊은 물속으로 가라앉았어. 존엄자 역시 오늘날까지 행방이 묘연하고…
여행자:
(뭔가 이상해…)
우스 씨:
여행자, 뭔가 떠오른 거야?
여행자:
좀 혼란스러워요
우스 씨:
응… 사실 나도 다 나중에 들은 거야. 재난이 일어났을 때 난 수도에 없었거든…
우스 씨:
당시 존엄자 신변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아는 사람은 없어. 단서를 더 찾으려면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우스 씨:
성에서 봤던 그 빛나는 거대 물고기는 스킬라가 돌 감옥의 균열 사이로 내보낸 사념체일 거야
우스 씨:
아마 진작에 우리 존재를 느낀 것 같아. 오랫동안 봉인되어 있었으니까, 모처럼의 외부인을 감지한 만큼 온갖 방법으로 유인하려 했겠지
페이몬:
그랬구나…
페이몬:
잠깐, 황금 궁전으로 가려면 무슨 문을 지나가야 한다고 했는데, 보에티우스가 이미 닫아버렸다며? 그럼 못 가는 거 아니야?
우스 씨:
확실히 곤란해졌지…
페이몬:
와, 역시 무례하네. 「황금 궁전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했으면서, 문조차 안 열어주다니!
페이몬:
나라면 차라리 악룡을 제압한 봉인을 풀어서, 녀석한테 문을 부숴달라고 할 거야…
우스 씨:
그건 안 되지! 어찌 됐든… 녀석은 레무리아의 원수인데…
여행자:
적의 적은 바로 친구죠!
페이몬:
맞아. 게다가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까 반성하고 착한 용이 됐을 수도 있잖아?
우스 씨:
그래도 용이잖아…
페이몬:
에이, 용이라도 말이 통할 수 있다구. 우리가 용을 상대해 본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니고. 안 그래, 여행자?
여행자:
예를 들어 풍마룡 드발린이라든가…
페이몬:
맞아. 저주에 걸린 드발린이 몬드에 폭풍을 일으키는 바람에 우리가 드발린이랑 한바탕 싸웠었지…
여행자:
예를 들어 야타용왕이라든가…
페이몬:
맞아. 야타가 봉인을 깨려고 해서 다 같이 녀석을 쓰러뜨리고 다시 봉인했지…
여행자:
예를 들어 사막의 아펩이라든가…
페이몬:
맞아. 수메르를 파괴하겠다고 그랬는데… 나중에 우리가 아펩 몸 안에 있던 변이 생명체를 쓰러뜨려서 건강을 되찾게 해줬지…
페이몬:
음, 어째 별로 설득력이 없는 것 같네…
우스 씨:
……
페이몬:
그, 그런 의혹의 눈초리로 우릴 봐도, 지금은 다른 뾰족한 수가 없잖아!
우스 씨:
에휴, 네 말이 맞아. 그럼 한번 해보자
우스 씨:
악룡을 속박하고 있는 봉인은 세 곳과 연결된 것 같으니까, 그 세 곳의 사슬을 푸는 것부터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