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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 연과 봄바람 두 번째
빛과 이슬을 담아 구름에 비는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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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명은 도와줘서 고맙다며 신월헌에서 아침 차를 한 잔 대접하겠다고 한다…
가명:
여! 일찍 왔구나, 야. 방금 시켜서 음식은 아직 안 나왔어. 어서 앉아
페이몬:
가명도 어서 앉아
가명:
자, 일단 찻잔부터 이리 줘
페이몬:
응, 고마워!
가명:
농담이지? 페이몬, 왜 그걸 바로 마셔?
가명:
이건 식기를 닦으라고 따라 준 거야
페이몬:
엑——그런 관습도 있었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따끈따끈한 음식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요요:
감우 언니, 감우 언니, 그만 자! 친구가 왔어!
감우:
친구가… 그래…
요요:
감우 언니——!
신학:
민트 기름을 가져왔는데, 한번 발라 보실래요?
신학:
만민당 손님이 추천해 줘서 써 봤는데, 민트를 씹는 것보다 잠이 잘 깨더라고요
감우:
코오…
신학:
하아…
신학:
…실례할게요
요요:
앗, 신학 언니! 거긴…!
신학이 초록색 병에서 민트 향을 풍기는 액체를 따르더니 감우의 두 뿔에 발랐다….
후강:
오오, 이 폰타인의 기계 장치는 정말 현묘하군…
접홀:
지금이 감탄이나 하고 있을 땐가? 이제 어쩔 겐가! 한눈파는 사이에 연이 사라지지 않았나!
후강:
진정하게. 연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어디인가?
접홀:
아무래도 오장산 쪽으로 날아간 것 같은데, 허어…
접홀:
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마음이 왠지 모르게 불안하군…
후강:
괜한 걱정인 듯하네만
후강:
지금쯤 류운은 성안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거나 거처에서 열심히 연구 중일 테니, 이 연은 알아채지 못할 걸세
후강:
그나저나, 바람 없이 홀로 나는 기술이 정말 오묘하군. 기관적 각도로 봤을 때… 류운의 기관술과 대등하겠는데…
접홀:
쉿! 말조심하게. 류운이 듣기라도 하면 우리가 빌려온 「요리 신기」도 무사하지 못할 걸세!
한운:
거기 두 사람… 이 연이, 자네들 것인가?
후강:
……!
접홀:
(이거 보게, 이거 봐! 이제 어쩔 겐가!)
후강:
(왜 날 보는 겐가? 우리 둘 다 동의해서 같이 연을 날린 게 아닌가?)
후강:
(리수, 뭐라 말 좀 하게. 자네라면 설득할 방도가 있을걸세)
접홀:
(불난 집에 부채질하란 겐가? 그냥 조용히 입 다물고 얼른 가세! 얼른 가!)
후강:
(해등절 동안엔 어찌저찌 숨더라도 축월절까지는 못 버틸걸세! 우리가 누군지 이미 알아챈 것 같지 않은가?)
한운:
…왜 말이 없는가?
접홀:
(자네가 가서 연을 받게나!)
후강:
(난 싫네, 자네가 하게!)
접홀:
그… 그 연은 우리 연이 아니올시다…
한운:
아, 그럼 이 몸이 잘못 보았다?
후강:
아! 호, 혹시 선인이십니까? 이것 참 실례했소이다!
후강:
대, 대체 누가 선인의 구역에서 연을 날린단 말인지? 정말 몹쓸 자로세, 몹쓸 자야…
접홀:
그, 그러게 말이오! 우리는 그저 주변 풍경을 구경하다, 그… 미, 민트를 감상하던 중이었다오
접홀:
그럼 별다른 일 없으시다면 우리는 이만…
페이몬:
휴… 드디어 따라잡았네. 하여간 선조 모드 한운은 너무 빠르다니까!
페이몬:
응?! 소월이랑 리수잖아? 여기서 뭐 해?
후강:
…너 이!
…내 이!
접홀:
…내 이!
여행자:
…저 이!
페이몬:
분위기가 이상한데? 내가 말을 잘못했나?
한운:
괜찮다. 저 둘이 누군지야 이 몸은 진작에 알아챘지. 그저 언제까지 연기하나 궁금했을 뿐이다
후강:
그럼 마음에 담지 않겠다는 얘긴가?
한운:
흥, 두 벗이 유희를 즐긴다는데 화낼 게 무언가. 요즘 것들을 신기해하는 마음도 이해하네
접홀:
크흠, 이게 다 명절이니 그런 게 아닌가. 우리도 문득 흥미가 생겨 유행을 따라본 것뿐일세
접홀:
다만 우리는 자네처럼 정교한 기술이 없어 연을 만들기가 너무 어렵지 뭔가. 그래서 그냥 편리한 걸 찾아본 거라네
후강:
류운의 기관술이야말로 오묘하고 대단하지. 하늘로는 바람과 구름을 움직이고, 아래로는 파도를 일으키니, 단연 세계 최고 아니겠나…
한운:
흥…
한운:
오늘은 거처에 손님이 있으니 이 몸은 먼저 가 보겠네. 우리는 다음에 만나도록 하지
한운:
Путешественник, 페이몬, 너희도 어서 따라오거라
페이몬:
또 날아야 해? 왔다 갔다 하면서 얼마 쉬지도 못했다구!
신학:
돌아왔네요
페이몬:
힘들어 죽겠네. 응? 왜 너희 둘밖에 안 남은 거야?
감우:
여러분이 가고 나서 요요랑 수옥이 먼저 연을 날렸는데, 얼마 못 가서 피곤해했어요
감우:
그래서 가명이 먼저 데려가 주겠다고 했고요
신학:
가기 전에 뭐라고 했는데, 전 말뜻이 잘 이해가 안 되네요
페이몬:
응? 가명이 뭐라고 했는데?
신학:
「연이 아무리 멀리, 아무리 높게 날아도, 실에 묶여 있으니 진짜로 자유롭게 날 수는 없어」라고 했지
신학:
이 말을 할 때 엄청 쓸쓸해 보였어
감우:
돌이켜 보면, 가명이 연을 대하는 태도가 좀 이상했어요…
여행자:
어쩌면 본인을 겹쳐 본 게 아닐까요?
신학:
본인이라…
신학:
내가 연이었다면, 그 실은 나에게 엄청 중요한 존재일 거야. 가족들과 연결됐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또…
페이몬:
신학?
신학:
응… 그건 얇고도 먼 연결이지만… 그 실이 없다면 나는 돌아갈 곳을 잃을 테니까
신학:
그래서 가명이 이걸 보고 자신을 떠올렸다면… 난 더욱 이해가 안 돼
감우:
각자의 입장이나 경험, 생각은 다를 수 있으니까요. 이상한 일은 아니죠
신학:
…누군가는 매운 걸 좋아하지만, 누군가는 먹지도 못하는 것처럼요?
감우:
네, 그래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중요한 거예요
한운:
이게 다 무슨 얘기냐,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니? 내가 너무 늦게 왔나?
페이몬:
그냥 수다 좀 떤 거야. 한운은 정말 뭐 하나라도 놓치기 싫은가 보구나? 근데 어디 갔었어?
한운:
흥, 그저 요리 솜씨를 좀 발휘한 것뿐이다
한운:
날이 졌으니, 급한 일이 없다면 다들 남아서 밥이라도 먹고 가거라
감우:
류운진군의 요리라니, 정말 오랜만이네요!
신학:
…음
한운:
제대로 만들었으니 걱정 말거라. 고기도 야채도 다 있다. 이 몸이 너희 취향도 모르겠느냐?
한운:
신학, 감우, 너희는 날 따라오거라
페이몬:
뭐 이렇게 비밀스러워… 설마 따로 특별 대우해 주는 건 아니겠지?!
페이몬:
서빙은 우리도 할 수 있다고!
감우:
…
수옥:
가명 오빠, 나 오빠랑 같이 해도 돼?
가명:
어? 농담이지? 나도 만들어야 해? 난 염료 비율만 조절해 드리고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페이몬:
넌 연 만들기에 관심 없어? 가명답지 않은걸
가명:
아니, 그건 아닌데, 뭐랄까…
가명:
어휴, 말로 설명을 못 하겠네. 알겠어, 그냥 만들게
가명:
뭘 만들지… 나비로 할까?
여행자:
(나비는 보통 속박을 벗어던지고 자유를 찾겠다는 이미지인데, 이게 가명의 마음속 소원인 걸까?)
가명:
혹시 수옥이는 만들고 싶은 모양 있어?
수옥:
난 산예를 만들고 싶어!
가명:
그건 제대로 만들려면 쉽지 않을걸?
수옥:
도전해 보고 싶어! 산예는 정말 귀엽단 말이야
가명:
좋아! 그럼 그렇게 하자, 야
수옥:
가명 오빠, 내가 색칠할까?
가명:
좋아, 그럼 내가 일단 뼈대부터 만들게
감우:
저기, 신학… 다음엔… 내 뿔에 뭐 바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엄청 예민해서요…
신학:
그렇군요. 미안해요, 명심할게요
감우:
네, 그래도 이젠 괜찮아졌어요
신학:
네
신학:
…한 번만 더 만져봐도 돼요? 아무것도 안 묻힐게요. 감우 선배 뿔의 촉감이 늘 궁금했거든요
감우:
네? 선배라고 안 해도 된다니까… 어휴, 알겠어요. 대신 살살 만져요
신학:
(딱딱하고, 온도는 느껴지지 않아. 예전에 씹었던 약재랑 비슷한 느낌인데)
신학:
(감우 선배의 몸이 조금 떨리고 있어. 꼭 고양이가 수염을 잡혔을 때 같아…. 여기까지만 하자)
감우:
음…
신학:
…이해했어요
신학:
그럼 다음엔 이마에 묻힐게요?
감우:
그냥 제가 밖에서 낮잠을 안 잘게요!
감우:
아… 이제 연 만들기에 집중하죠…. 이따 류운진군이 와서 진행 상황을 물어보실 거예요
감우:
그럼 저희는… 제일 전통적인 모양으로 할까요?
신학:
좋아요
페이몬:
헤헤, 둘이 사이가 좋네. 우리 방해하지 말자
감우:
제비 모양을 만들려면, 휜 죽첨이 많이 필요한데…
신학:
아…
신학:
부러졌다
요요:
류운 아줌마, 이거 봐! 이렇게 하는 거 맞지?
한운:
좋아, 뼈대가 아주 탄탄하네. 이 모양은… 참새인 거니?
요요:
맞아! 짹짹짹
한운:
후후… 네 작품을 기대하마
페이몬:
요요는 무슨 색으로 칠할 거야?
요요:
아직 생각 못 했어. 파랑 참새는 내 친구를 닮았는데, 금색이면 나랑 닮았거든
한운:
혹여 이 몸의 의견이 필요하다면… 이 몸은 금색을 추천하마
한운:
선물이란 당사자의 취향을 생각해야 하지. 요요의 친구라면 요요를 닮은 참새 연을 더 좋아하지 않겠니?
요요:
어, 치치 줄 거라고 얘기한 적 없는데… 류운 아줌마는 어떻게 알았어?
한운:
그야 아줌마는 경험이 더 많으니까 말이야
요요:
대단하다! 고마워, 류운 아줌마!
요요:
그럼 이제 종이에 색칠할 준비를 해야겠다
한운:
그래, 이 몸이 옆에서 보고 있으마
한운:
너희는 이 몸보다 더 한가로워 보이는군? 연은 다 만든 게냐?
페이몬:
아, 아직 시작 안 했어! 내 말은… 거의 다 했다고!
요요:
연 만드는 법을 다 배우고 나면, 월계 모양으로도 만들고 싶어!
요요:
난 류운 아줌마가 선물해 준 월계가 제일 좋아!
한운:
후후… 잘 됐구나
페이몬:
우선 연 모양부터 정해야지…. 야, 왜 혼자 웃는 거야?
여행자:
우린 당연히 「페이몬」 연을 만들어야지
페이몬:
그래, 놀랍지도 않네
페이몬:
나라면 적어도 네가 길을 잃지 않게 해 주고, 길 가다 맛있는 거랑 재밌는 걸 만나게 해 줄 거야!
페이몬:
예술적인 면에 아직 부족하지 않아? 아예 더 과장되게 해 보자. 페이몬의 의미는… 「여행자의 수호신」이니까!
한운이 알려준 대로 연의 뼈대를 만들었다…
페이몬:
그럼… 표정은 생각해 봤어? 연은 아주아주 높은 곳에서 날 테니까…
여행자:
의기양양한 표정…
페이몬:
「와하하하! 연날리기 대회의 1등은 나다!」 이런 느낌으로?
여행자:
겁에 질린 표정…
페이몬:
「너무 높아! 기절할 것 같아, 살려줘!」 이런 느낌인가?
여행자:
제 발 저린 듯한 표정…
페이몬:
「페이몬은 절대 뭔가 잘못해서 이러고 있는 게 아냐…」 이런 느낌?
여행자:
다시 생각해 볼게…
페이몬:
연은 아주아주 높은 곳에서 날 테니까…
여행자:
이걸로 하자
페이몬:
결정했으면 바로 만들어 보자
페이몬:
휴… 드디어 완성이야! 역시 내 원판이 귀여우니까 연으로 만들어도 뭐… 나쁘지 않네
페이몬:
이제 줄만 묶으면 되지?
한운:
자, 다들 이 몸 앞으로 오거라
페이몬:
앗! 한운이 우릴 부르고 있어
한운:
어디…
요요:
감우 언니랑 신학 언니는 제비 연을 만들었구나! 정말 예뻐!
수옥:
응, 색깔이… 스승님 같아
페이몬:
꼬리만 붙여 놓으면 완전 똑같은 수준이겠는걸!
페이몬:
근데 자세히 보니까 깃털 몇 개의 색이 삐져나와 있는데… 설마 감우가 색칠할 때 존 건가?
신학:
내가 칠한 건데
신학:
종이를 보면서 한참 생각해 봤지만, 새의 색깔이 떠오르지 않았어. 스승님만… 빼고 말이야
신학:
학의 모습을 한 스승님이랑 너무 오래 있어서 그런가? 인간의 모습을 한 스승님을 봐도, 머릿속에는 푸른색과 흰색 조합밖에 떠오르지 않았어
페이몬:
으아, 그렇게 말하니까 나도 머리에 떠올려 버렸어…
신학:
맞아. 그래서 아예 눈을 감고 기억에 따라 그렸지
가명:
농담이죠? 이게 바로 선인의 제자란 건가? 눈을 감고도 그림을 그린다니…?
한운:
효심이 가득한 신학 덕에 이 몸은 아주 흡족하구나
감우:
가명과 수옥의 산예 연은 정말 멋지네요. 하늘에 날리면 엄청 위엄있을 것 같아요
수옥:
눈이랑 귀에서는 빛까지 나요! 저녁이 되면 볼 수 있을 거예요
수옥:
요요가 만든 황금 참새 연도 귀여워!
요요:
응, 전부 류운 아줌마의 「가르침」 덕분이야
신학:
Путешественник이(가) 만든 연은 어떤 거야?
페이몬:
짜잔——! 여기 있지!
한운:
안하무인인 모습이 정말 실물과 닮았군
요요:
벌써 대회에서 1등한 것 같은 표정이야
페이몬:
어차피 조만간 일어날 일인걸
한운:
흥…
가명:
풋, 이거 너무 웃기다, 야
페이몬:
난 왜 네가 웃으니까 기분이 하나도 안 좋지?
가명:
연이 위로 날든, 끈이 끊어져서 밑으로 떨어지든, 이 표정이랑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아
가명:
너 좀 소질 있구나, 야
신학:
페이몬이랑 닮았어
페이몬:
엥? 신학은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신학:
저번에 Путешественник이(가) 자기 그릇에 고기가 없어진 것 같다고 했을 때, 네가 딱 저 표정이었거든
페이몬:
그, 그랬었나?
여행자:
…그게 너였구나
요요:
너희 먼저 가, 가면서 조심하고!
가명:
연줄이라…
감우:
연을 날린 사람이 무사해야 할 텐데요…
신학:
스승님은 늘 적당히 하시는 분인데… 감우 사저가 괜한 걱정을 하는 것 같아
수옥:
스승님을 잘 부탁해요
거처 앞에서 잠시 기다린다…
페이몬:
이… 이건…!
감우:
(으… 바람이 다리에 부니까 차가워. 조금 부끄럽네…)
감우:
(머리 장신구들은 괜찮겠지? 나오기 전에 류운진군께 봐 달라고 할 걸…)
신학:
예뻐?
감우:
(헉?! 저렇게 대놓고 물어보다니…)
여행자:
예뻐요
페이몬:
감우도 예뻐. 뭐랄까, 단아하면서도 세련된 느낌? 아무튼 다들 잘 어울려
한운:
이 몸이 리월에서 가장 뛰어난 재봉사를 찾았으니 더 말할 것도 없지
한운:
신학과 감우는 요즘 무슨 색을 좋아하지?
감우:
(요즘? 류운진군께서 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시지?)
신학:
저는 검정색이요
한운:
역시 이 몸이 키운 제자답군, 이 몸의 취향까지 물려받았어
신학:
(최근에 크게 깨달았어. 검정색이 때가 덜 타)
한운:
감우는?
감우:
검정색이랑 파란색, 둘 다 좋아해요
한운:
이 재질은 입기도 편할 테지?
감우:
네, 감사해요, 류운진군. 연 말고도 이런 소중한 해등절 선물을 받을 줄은 몰랐어요
신학:
감사합니다, 스승님
한운:
마음에 든다니 됐다. 앞으로도 자주 입거라
일행은 향긋한 음식을 가져와 식탁에 둘러앉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다…
페이몬:
한운의 요리 솜씨가 더 좋아진 것 같은걸!
페이몬:
특히 이 골든크랩은 겉이 바삭하고 게살이 탱글탱글한 게, 헤헤. 나 엄청 많이 먹었어
페이몬:
가명이 없어서 다행이야. 안 그랬으면 둘이 젓가락으로 싸웠을지도 몰라
한운:
연 때문에 괜히 온 것도 있고, 오후에도 수옥이를 돌봐줘서… 밥이라도 한 끼 먹일 생각이었는데 말이야
한운:
뭐… 나중에 이 몸이 따로 감사 인사를 전하도록 하지
감우:
류운진군께서 이렇게 중시하는 사람은 흔치 않은데 말이에요
한운:
하, 다 이 몸의 기준이 높아서 그렇지
한운:
보아하니 크게 될 인재인 것 같아서 말이야, 재능이 아깝더군
신학:
본인의 연줄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 모양이던데요
한운:
연줄? 이건 또 무슨 비유지? 신학이 만민당에 간 후로 배운 새 화법은 이 몸이 따라가질 못하겠구나
페이몬:
어디서부터 말하지… 아, 한운! 혹시 가명이 아빠하고 사이가 어떤지 알아?
한운:
글쎄, 이 몸은 그저 가족들과 사이가 안 좋다는 것만 안다만…
페이몬:
가출하고 나서 한 번도 집에 돌아간 적이 없대!
신학:
응?
한운:
그런 일이 있었다고?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처음부터 말해보거라
페이몬:
에휴, 알겠어. 가명이 화내진 않겠지…
가명의 집안 사정을 있는 그대로 한운에게 전한다…
신학:
…어?
한운:
그럼 안 되지!
한운:
올해의 해등절이 코앞인데, 「천천히」라니?
한운:
얼마 전 재봉사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연락하던 중, 문득 심원 대장 미노가 떠오르더군
한운:
옷 디자인을 잘하던 친구야. 원단 선택이나 색 조합에 있어서 조예도 깊고, 어떤 장신구가 옷을 입는 이의 기질을 드러낼지까지 잘 알던 친구지
한운:
전에 선인 모임에서 벌난이 몰래 우리 여인들에게 불평을 늘어놓더군. 미노가 만들어 준 치마는 너무 길고 화려하기만 해서, 전투할 때 불편하다고 말이야
한운:
그래서 내 미노를 은근슬쩍 떠봤었지. 하나 그는 펄럭이는 치맛자락이야말로 선인의 「풍채」라 하더군. 그 친구는 늘 그랬어. 옷에 대해서는 제군께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지
한운:
나중엔…
여행자:
……
한운:
이런, 너무 멀리 갔군
한운:
아무튼 이 몸의 뜻은, 해등절엔 가족이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운:
아쉬운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고 아직 나이도 젊으니, 문제가 있다면 문제를 해결해야지
한운:
운명이란 끝없이 변하는 것. 고난과 사고는 이 세상에서 가장 무정한 불청객이지. 가능하다면 젊은 녀석은 그런 일을 겪지 않는 게 좋아
페이몬:
말은 그렇지만…
감우:
류운진군께선 좋은 생각이 있으신가요?
한운:
선술을 쓸까? 안 되지… 아니면 기관술을? 그것도 이번엔 안 될 것 같군…
신학:
…제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요?
한운:
흠…
한운:
모두의 힘을 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
한운:
좋아! 이 몸에게 좋은 계책이 떠올랐다
한운:
차라리 이걸 이렇게 해서…
한운:
…다들 잘 알겠느냐?
페이몬:
응! 이건 반드시 성공해야 해!
한운:
흥, 이 몸이 생각해 낸 계책인데, 실패할 리가?
한운:
그럼 다들 일찍 쉬거라. 각자 준비해서 이틀 뒤에 보도록 하지…
접홀:
후… 한시름 놓았군
후강:
그럼 이 연은 어떻게, 더 날릴 텐가?
접홀:
날리세? 장소만 바꿔서
후강:
자네 구역으로 갈까? 자리도 넓으니 말이야
접홀:
안 될 거 없지, 안 될 거 없어…
감우:
저건… 군옥각인가요?
한운:
응?
부드러운 바람이 불더니, 「군옥각」이 근처로 날아들었다…
한운:
호오, 허락도 없이 감히 이 몸의 구역에서 연을 날렸겠다…
한운:
게다가… 이런 허접한 기관이라니?!
한운:
누가 이리 겁이 없는지 이 몸이 확인해야겠구나!
한운:
금방 다녀올 테니 실이나 마저 묶고 있거라
감우:
진군…!
감우:
Путешественник, 페이몬, 류운진군을 따라가 줄 수 있을까요?
수옥:
스승님은 괜찮지 않을까요?
감우:
아뇨… 제가 걱정하는 건 연을 날린 사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