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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 연과 봄바람 첫 번째

오색 연과 상서로운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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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 연과 상서로운 조짐
여행자와 페이몬이 1년에 한 번뿐인 해등절에 참석하러 리월로 돌아와 항구를 둘러보던 중, 아니나 다를까 익숙한 얼굴들을 만나게 되는데…
페이몬:
각청! 샤를로트도 있네? 이건 의외의 조합인걸?
각청:
오래간만이야, Путешественник, 페이몬
페이몬:
헤헤, 우리가 방해한 건 아니지?
샤를로트:
걱정 마, 인터뷰가 아니라 연 사는 일을 각청 씨랑 논의 중이었어
페이몬:
연? 폰타인에 이색 기념품을 사 가려고?
샤를로트:
맞아, 그리고…
각청:
페이몬은 아직 모르겠지만, 올해 해등절 테마가 바로 「연」이거든
페이몬:
엥? 그러고 보니 하늘에 연이 떠 있잖아!
각청:
리월이 끊임없이 발전하듯 해등절도 발맞춰서 발전해 나가야지
각청:
여기에 대해 「칠성」은 리월의 전통을 계승하는 걸 기초로 타국의 기술을 참고하는 것도 좋다고 판단했어. 타산지석이란 말처럼 말이야
각청:
그래서 전에 응광이 대표로 샤를로트 씨와 개인적으로 만나 관련 협력 추진에 관한 얘기를 나눴지
샤를로트:
내가 전에 리월항에 협력 건으로 「천권성」 응광 씨를 찾아갔던 거 기억해? 그게 이 일이야
샤를로트:
뭐… 「협력 추진」이라곤 했지만… 그냥 인맥 중에 재밌는 사람 몇 명을 응광 씨에게 소개해 드린 것뿐이야
각청:
양측은 최종적으로 리월의 전통 수공예인 연과 폰타인의 「기계식 수직 상승 장치」를 결합하기로 했어
페이몬:
기계식… 장치? 듣기만 해도 엄청 대단한데
페이몬:
근데 연은 바람만 있으면 날 수 있는 거 아니야? 왜 기계의 도움이 필요해?
각청:
답은 바로 네가 한 질문에 있어, 페이몬
각청:
연이 높이, 멀리 날 수 있는지 여부는 줄을 잡고 있는 사람의 기술 외에도 그날의 날씨에 달려있거든
샤를로트:
바람이 없는 날이면 아무리 경험이 많은 사람도 물속의 달콤달콤 구피처럼 속수무책이잖아
각청:
맞아. 이제 리월은 「인간이 다스리는」 나라인 만큼 연을 직접 날게 할 방법을 찾아야지
각청:
게다가 놀이 체험이 쉽고 재밌을수록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테고 말이야
샤를로트:
그치? 나도 정말 참신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해! 비용도 그렇게 많이 들지 않고
각청:
샤를로트 씨 덕분에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신형 기계식 연은 이미 항구 노점에서 판매 중이고 공급도 충분해
각청:
가격 측면에서도 정말 신경을 많이 써서 전통적인 연보다 많이 비싸지도 않아
페이몬:
정말 잘됐다! 각청이랑 샤를로트도 나처럼 장난감을 좋아하는구나!
각청:
장난감이라니… 이건 정말…
샤를로트:
봐요, 각청 씨. 대부분은 첫 반응이 이렇다니까요
각청:
음, 인정하는 부분이야. 연의 역사가 오래되긴 했지만, 특별한 의식에 사용되는 것 외에는 「민간 장난감」이라는 인식이 강하긴 해…
각청:
하지만 내게 연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야
각청:
다들 상상이 안 될 수도 있지만… 난 가볍고 얇으면서 실만 있으면 하늘 높이 날 수 있는 종이 연이 리월의 우아함을 품은 보물이라고 생각해
각청:
전에 이런 옛 시를 읽었어. 「연에 글을 담아 그리움을 보내니, 돌아오지 못한 이가 있음이라」
각청:
옛날 리월 시인은 종종 연을 통해 그리운 마음이나 평화로운 전원 풍경을 노래했어
각청:
오늘날의 우리도 놀이를 통해 그 재미를 느껴 본다면,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전통의 아름다움을 깨닫고 이어 갈 거야
페이몬:
역시 각청이야. 생각이 나보다 훨씬 깊다니깐
샤를로트:
정말 생각이 깊네요! 저도 많이 배웠어요
각청:
하하, 듣기 싫어하지 않아서 다행이네
각청:
난 연에 대한 여러 민속 이야기도 제법 알고 있어
각청:
예전에는 다들 연이 멀리 날아가 버리면 길조를 바라는 마음에 선인이 바람을 이용해 가져갔다고 했지
페이몬:
또 다른 재밌는 이야긴 없어?
각청:
재밌는 거라… 아, 그럼 연을 만드는 것부터 얘기해 볼까? 이것도 아주 진귀한 전통 수공예의 일종이거든
각청:
내 조부님은 어렸을 때부터 윗사람들을 따라 연에 대해 하나하나 배웠다고 하셨어
각청:
가는 대나무로 뼈대를 만들고 상소지에 좋아하는 도안을 그려서 붙인 다음 실을 엮어서…
각청:
하늘을 올려다보며 직접 연을 구름 옆으로 날려 보내는 거지
각청:
누군가는 연에 이름이나 소원을 쓰고는 아예 실을 끊어 날려 보내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자신만의 뜻깊은 의미를 담은 문양을 연에 그려 넣기도 해
샤를로트:
문양과 뜻깊은 의미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는 거죠? 기록해 놓고 싶네요
각청:
음… 예를 들어 나비 문양의 연은 대부분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와 행복을 좇는다는 의미가 있어
샤를로트:
와! 또 뭐가 있나요?
각청:
제비 모양이 가장 기본적인 디자인인데, 행운과 좋은 소식을 상징하지. 색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샤를로트:
리월의 이런 메시지들은 세월 속에 관습처럼 정해진 건가요? 폰타인의 꽃말처럼?
각청:
그럴 거야. 집안 어르신들의 말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는 다 알 테니까
각청:
샤를로트 씨도 관심 있으면 집에서 참고가 될 만한 서적을 찾아서 빌려줄 수도 있어
샤를로트:
그래 주시면 저야 엄청 감사하죠!
샤를로트:
좋았어! 생생하고 리얼한 보도의 구상이 떠올랐다구!
여행자:
잘되길 바랄게
페이몬:
마침 우리도 여기저기 더 다녀 볼 생각이었어
각청:
응, 그럼 나도 샤를로트 씨 데리고 집에 가서 잠깐 쉴게
각청:
참, 올해 총무부에서 연날리기 대회를 개최한대. 해등절 당일 밤에 말이야
각청:
Путешественник랑 페이몬도 관심 있으면 연을 들고 와서 참여해 봐
각청:
룰도 간단해. 정해진 시간 내에 연을 가장 멀리, 가장 높게 날리는 사람이 특별한 영광과 비밀 상품을 얻는 거지
샤를로트:
그날 밤을 위해 사진 필름도 잔뜩 준비했다구. 그날 밤의 장관이 벌써 눈앞에 펼쳐진다니까?
여행자:
무조건 참여할게!
페이몬:
상품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지!
각청:
그래, 너희의 실력을 기대할게
페이몬:
그럼 그때 보자
페이몬:
Путешественник, 잠깐만! 오른쪽 좀 봐봐, 티 나지 않게… 오른쪽에 저 두 사람, 보여?
여행자:
응, 보여
페이몬:
눈치챘을진 모르겠지만, 아까 각청이랑 얘기할 때부터 저 둘이 엄청 부자연스럽게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어
여행자:
아무래도 칠성이 눈에 띄긴 하니까
페이몬:
응? 그것도 맞는 얘긴데…
페이몬:
아냐, 그래도 뭔가 마음에 걸려
페이몬:
혹시… 보물 사냥단 녀석들 아닐까? 해등절만 되면 소란을 피우곤 했잖아
페이몬:
그렇담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순 없지. 번개처럼 누구보다 빠르게 기선 제압을 하자고!
페이몬:
나는 왼쪽, 넌 오른쪽에서!
여행자:
잠깐만, 페이몬!
접홀:
음?
후강:
두 사람, 우리를 체포하려는 모양새인데, 어떤 연유에서지?
페이몬:
우와! 얘는 말투 한번 고상하네
페이몬:
그러는 너야말로 뭐 하는 사람인지 말해 보시지!
페이몬:
남의 대화나 몰래 엿듣는 걸 보면 좋은 사람일 리 없지. 솔직하게 이름부터 불어!
접홀:
그건…
후강:
이들에겐 굳이 숨길 필요가 없겠지. 나는 삼안오현 선인, 소월축양진군이다
후강:
인간 세계를 돌아보러 왔으니, 나를 「후강」이라고 부르도록 해라
여행자:
……
페이몬:
그걸 누가 믿어! 그 선록이 얼마나 체면을 중시하는데 직접 리월항에 왔겠냐구!
접홀:
크흠, 페이몬, 그만하거라…
페이몬:
흥, 내 이름을 안다고 내가 믿을 것 같아? 아예 네가 「리수첩산진군」이라고 하지 그래?
접홀:
그러하다! 나 역시 소월과 함께 인간 세계로 내려왔으니, 나는 「접홀」이라 부르면 된다
페이몬:
조사 참 열심히 했구나? 근데 내 경험상 철저할수록 엄청난 사기꾼일 가능성이 크거든!
페이몬:
Путешественник, 지금 당장 천암군한테 가서 선인을 사칭하는 이 두 녀석을 잡아가라고 하자!
후강:
어찌 감히 이럴 수가, 어찌 감히!
페이몬:
맞아, 확실한 증거를 대라고! 아무나 잡고 물어봐도 알 수 있는 거 말고!
접홀:
흐음…
접홀:
지난 해등절, 제군과 우리가 호로산에서 류운의 「요리 신기」로 죽순 수프를 만든 건 기억하겠지?
접홀:
그 속성 죽순 수프 맛은 제법 나쁘지 않았기에, 그날 이후 나는 류운에게서 기관과 레시피들을 얻어 와 간혹 요리의 재미를 즐기곤 했다
후강:
「간혹」이라? 그제 내가 손님으로 갔을 때 나를 보자마자 기관을 뒤에 있던 호박에 숨기지 않았나?
접홀:
그건…
접홀:
소월, 자네. 방금 내가 자네 편을 들었는데, 이리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인가?
후강:
이게 다 이들이 안 믿어서 그런 게 아닌가
접홀:
그렇다고 이런 사소한 일을 얘기해 버리면 류운과 똑같은 모양새가 되지 않나. 하아, 됐네 됐어. 자네와 더 논쟁해 무엇하겠나
접홀:
내가 산문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호로산에서 「탁산규」를 심은 건 기억하겠지?
접홀:
그 꽃의 씨앗은 가진낭시진군에게서 받은 것이지. 우리들 중 원예에 가장 소질이 있으니 말이야
접홀:
시들지 않는 꽃이라 쓸모가 많은 아이지만, 외출할 때마다 정성껏 가꾸는 게 번거로워, 시간이 지나니 나도 조금 힘들더군…
접홀:
그래서 이 도시로 와, 가진낭시에게 온순하고 관리하기 쉬운 꽃씨를 받은 것이다
후강:
그러던 중 아이들과 얽히게 됐는데, 신분을 노출할 수도 없고 곤란한 찰나, 결국 가진낭시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주었지
접홀:
아니…
접홀:
그걸 자네가 어찌?
후강:
그 「요요」라는 아이가 류운에게 알렸다더군
접홀:
…하아, 됐네 됐어. 이미 엎질러진 물인 것을
여행자:
그러고 보니 정말…
페이몬: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알겠어, 내가 오해했어. 미안해…
페이몬:
그러니 선인답게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 주게나!
여행자:
그만큼 위장을 잘했다는 뜻이죠…
후강:
Путешественник, 역시 영민하군. 류운이 높이 살 만해
페이몬:
근데 하나만 더 물어봐도 돼? 그러니까, 그게…
페이몬:
리수첩산은 그렇다고 쳐도, 소월축양은 어떻게 도시에 온 거야? 체면이 안 서서 못 오겠다며?
후강:
흥…
접홀:
하아…
후강:
어쩔 수 없어서 그런 것이다…
접홀:
어쩔 수 없어서 그런 것이다…
접홀:
류운까지 리월항에 오니 산속이 늘 조용하더군. 어제도 오늘도 말이야
접홀:
이제 곧 해등절이니, 우리는 류운이 올해의 일정을 공유해 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모습조차 보이질 않는 게 아니냐
후강:
류운이 무언가를 잊을 자가 아닌데 말이다
접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우리의 벗이 이제 리월항에 머무는 만큼, 우리도 인간의 모습을 하여 이렇게 류운을 찾으러 온 것이다
후강:
한데 방금 너희의 대화를 듣자 하니… 기계식 연이라 했던가, 대충 현황이 짐작이 가기에 그만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페이몬:
응? 류운은 안 보고 그냥 가려고?
접홀:
페이몬은 모를 테지만, 류운의 성정상 최근 들어 화가 난 게 분명한 것이다…
후강:
류운은 자존심이 세고 기관술에 자부심이 남다르니, 이번에 들여온 기관 기물을 쉬이 인정하지 않을 것이야
접홀:
분명 지금 가게 문도 닫고 자기 기관 제작에 몰두하고 있을 테니… 굳이 가서 된서리 맞을 필요는 없겠지
접홀:
하지만 나중에 혹여 류운을 만난다면, 우리 대신 안부를 전해주거라
페이몬:
좋아, 맡겨만 줘!
페이몬:
그럼… 조심히 돌아가. 풍경도 많이 구경하고, 즐거운 해등절 되길 바랄게
후강:
그래. 배웅은 마음만 받겠다
페이몬:
괜한 걱정을 했네. 다 아는 사람이었는데 말이야…
페이몬:
아직 시간도 이른데 저쪽에 연 파는 노점에 가 보자
페이몬:
대회에 참가할 만한 크고 예쁜 연이 있는지 봐보자구!
진연:
어서 오세요! 연 사러 오셨나요? 어떤 스타일이 있는지 소개해 드릴까요?
페이몬:
제비 모양도 있고, 나비 모양도… 어?!
진연:
아! 이 군옥각 도안 연은 최근 새로 나온 거예요. 요 며칠 정말 잘 팔렸답니다
페이몬:
그 도안에도 무슨 의미가 있는 거야?
진연:
당연하죠. 「군옥각」은 부자가 되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앞으로 더 부유해지시라는 축복이죠
페이몬:
와! 좋은걸!
용주:
미안한데, 잠시 실례할게. 진연 씨, 물건은 다 준비됐어?
진연:
아, 저쪽에 있어요. 상소지랑 죽첨, 염료까지… 전부 연을 만드는 재료예요
용주:
좋아, 내가 포장하고 표사한테 연락해서 유롱항으로 발송할게
페이몬:
유롱항? 해등절 기간 동안 거긴 어떤 모습이려나. 한번 가보고 싶네
용주:
유롱항에 관심 있어? 혹시 그쪽으로 갈 거면 가명을 불러서 같이 이것들을 옮겨 줄 수 있을까?
페이몬:
가명이라는 게 방금 말한 그 표사야?
용주:
맞아, 우리 화기청은 리월 구역의 교통 운반을 담당하는데, 호송국은 화기청의 산하 기관이거든
용주:
문제는 해등절 기간이면 동료들이 다 휴가 내고 가족들을 만나러 집에 가는 바람에, 인수인계 담당 인력이 갑자기 줄어든다는 거야
용주:
혹시 너희가 도와준다면, 난 미리 다음 고객한테 갈 수 있을 텐데 말이지…
페이몬:
정말 시간에 쫓기는 것 같긴 하네…
용주:
다행이다! 내가 보수는 넉넉하게 챙겨줄게!
용주:
이 시간대면… 가명은 아마 근처에 있을 거야. 큰길을 따라 쭉 걸어가다 오른쪽에서 짐승춤에 쓰는 짐승 탈을 찾아봐
진연:
연 사고 싶으시면 다시 오세요. 두 분께는 저렴하게 드릴게요
가명:
농담이지? 지는 사람이 다음에 아침 차 사기로 했잖아. 근데 무슨 표정에 화가 가득 찼네
가명:
화내지 마라, 야. 네가 사는 거로 하고 계산은 내가 하면 되지
가경:
그럼 평소랑 다를 게 없잖아! 그럼 안 되지, 가명
가경:
지기 싫은 게 아니야. 어휴, 난 그냥… 네가 그런 식으로 판을 뒤집을 줄은 몰랐다고!
가명:
헤헤, 별거 아냐. 상추 먹기만큼이나 간단한 일이지
페이몬:
찾았다, 가명이 여기 있어!
페이몬:
안녕, 가명! 아까 「화기청」 사람이 너한테 유롱항으로 물건 좀 옮겨 달라던데…
가명:
아아, 용주 형인가? 나 일이 생겨서 이만 가 볼게
가경:
그래, 가서 일 봐
가경:
돌아와서 시간 되면 또 하자. 다음엔 절대 지지 않을 거야
가명:
자, 물건은 나한테 줘. 오는 길에 무겁지 않았어? 이리 줘, 이리 줘
페이몬:
아니야. 연 만드는 재료들이기도 하고, 얼마 걷지도 않았어
가명:
연이라… 아하, 대충 알겠다, 야
가명:
페이몬은 정말 예의가 바르구나, 고맙다는 인사를 제대로 해야겠어!
가명:
넌 Путешественник 맞지? 반가워 반가워! 도와준 것도 정말 고맙고!
페이몬:
어? 우리를 알고 있었구나?
가명:
하하, 리월에서 둘을 모르는 사람이 더 희귀할걸? 사람들에게 얘기 많이 들었어. 엄청 유명하더라, 야!
가명:
참! 혹시 용주 형이 바빠서 감사 인사를 못 했으면 내가 대신 할게, 너무 마음에 두진 마!
가명:
사람은 좋은데, 요 며칠 엄청 바빴거든. 맨날 여기저기 뛰어다니더라니깐… 양해 좀 해주라, 야. 헤헤
가명:
이번에 해등절 보내러 온 거야?
페이몬:
응, 매년 이맘때가 제일 시끌벅적하니까. 가명이랑 같이 유롱항 쪽도 가 보고 싶고
가명:
나야 좋지, 같이 가자
가명:
내가 길을 잘 아니까 나만 따라오면 빙 돌아가는 일은 없을 거야. 또 이야기도 농담도 뭐든 가능하지
가명:
아, 가는 길에 가게가 몇 개 있는데, 전부 내가 자주 가는 맛집이거든. 시간 되면 같이 갈까?
가명:
재료도 신선하고 양도 많아. 게다가 저렴하기까지 해서, 뭘 시켜도 만족할걸
페이몬:
뭘 시켜도 만족한다니…
여행자:
페이몬, 너 침 떨어지려고 해
페이몬:
야! 새 친구 앞에서 이렇게 망신 줄 거야?
가명:
괜찮아 괜찮아, 그만큼 사이가 좋다는 거잖아. 나도 내 친구들이랑 서로 놀리곤 하거든
가명:
뭐 더 챙길 게 남았어? 기다려 줄게
페이몬:
아냐, 괜찮아. 우리는 늘 여행 중이라, 짐은 항상 준비되어 있어
가명:
아, 그렇구나! 그럼 출발하자. 내가 잘 보호해 줄게. 어쨌든 내가 표사니까, 야!
가명은 부두 옆에서 쉬고 있는 뱃사공에게 다가가 몇 마디 하더니, 어느새 모두에게 뗏목에 오르라고 부른다…
페이몬:
으아, 드디어! 이제 좀 조용히 쉴 수 있겠네. 어깨가 너무 뭉쳤어, 배도 너무 고프고…
가명:
미안 미안, 내가 너무 서둘렀지? 근데 늘 밖에서 여행 중이라고 하지 않았어?
페이몬:
리월에 산길이 많아서 나느라 너무 힘들었다구! 겨우 배를 채웠는데, 다시 배가 홀~쭉해졌어…
가명:
그럼 동과 파이 먹을래? 내가 만든 건 아니고 가게에서 산 거야
페이몬:
응! 있는 만큼 다 줘!
가명:
농담이지? 욕심이 장난이 아니네? 그러다가 이따 밥 못 먹는다, 야
페이몬:
난 먹는 건 타고나서 괜찮아! 마치… 마치 가명은 체력이 타고나서 아무리 걷고 일해도 안 힘든 것처럼
가명:
그렇구나, 이해했어. 자, 페이몬, 여기 Путешественник도 받아
가명:
박소 아저씨, 아저씨 건 여기 옆에 둘게요
여행자:
(가명은 사교성이 좋은 것 같아. 누구에게나 쉽게 말을 걸고, 모두에게 친근하니까 말이야)
페이몬:
아~ 너무 달고 맛있어. 페이몬 부활이야!
가명:
헤헤,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야?
가명:
난 어릴 때부터 동과 파이를 먹었는데, 길거리 노점에서부터 큰 식당까지 수많은 가게에서 만들지만, 가게마다 맛이 조금씩 달라
가명:
혹시 마음에 들면 나중에 알아보고 가게 주소를 적어줄게
가명:
아! 혹시 조용히 풍경을 구경하고 싶은데 내가 방해한 거야? 난 괜찮으니까 너무 시끄럽다면 말해 줘
페이몬:
괜찮아! 뭔가 북 치는 것처럼 계속 말하는 것도 제법 재밌던걸?
가명:
페이몬은 배가 부르면 기분이 좋아지는구나?
페이몬:
그런 거 아니거든!
가명:
어, 그게… 음, 이걸 뭐라고 하지…
페이몬:
그냥 말해 봐
가명:
…저기 저쪽에 아저씨 아줌마 할아버지 할머니 보여?
가명:
모두 다 내 친척이야
페이몬:
와, 정말 대가족이네
가명:
다들 뭘 사기 시작하면 어두워질 때까지 절대 안 돌아가는데, 끝장났네
페이몬:
친척이 웬수도 아니고, 뭐가 무서워서 그래? 너 설마… 무슨 몹쓸 짓이라도 한 거야?!
가명:
무슨 생각하는 거야, 너
가명:
그냥… 친척들을 대하는 게 조금 어려워서 그래
가명:
피할 수 있으면 최대한 피하는 편이랄까…
가명:
기회가 생기면 제대로 설명할게. 일단 지금은 일이 우선이야
여행자:
그럼 몰래 피해서 가자
「가명이 아니니!」
가명:
솜씨가 좋구나, 야~ 존경이야, 존경!
페이몬:
이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지! 동과 파이처럼 두세 입이면 해결 가능이라구
가명:
그렇게 맛있었어? 그럼 다음엔 동과 파이를 동산처럼 쌓아서 페이몬이 파묻힐 만큼 사다 줄게
페이몬:
헤헤, 그래도 머리는 내놓게 해 줘야 해!
페이몬:
앗! 네가 왜 여기 있어?
한운:
하는 말 하고는, 이 몸을 만난 게 기쁘지 않나 보지?
한운:
여행자를 보아라, 이런 게 웃어른에게 지켜야 할 예의다
페이몬:
흥! 그래서 뭐…
페이몬:
근데 한운, 지금쯤이면 거처에서 기관 연을 연구하고 있어야 할 때 아니야? 이렇게 먼 곳까진 어쩐 일이래?
페이몬:
옆에 이렇게 큰 상자까지… 앗, 너 설마… 너 설마 지금 쇼핑하는 거야?
한운:
그게 어쨌다는 거지?
한운:
칠성이 폰타인 기술을 들여서 연날리기 대회를 하는 게 이 몸이랑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한운:
너희 눈에는 이 몸이 속세의 경쟁에 가담하고 화까지 내는 자로 보이나?
페이몬:
아… 아니, 내가 그렇다는 게 아니라 리수랑 소월이 그런 거야! 이름을 너무 어렵게 지어놔서… 기억도 잘 안 나네
페이몬:
아무튼, 그 둘이 널 찾아왔었어. 우리한테 대신 안부 전해 달라더라
한운:
……
페이몬:
한운?
한운:
……
여행자:
설마…
한운:
(리월항에 온 후로부터 하루하루가 점점 빨리 가는군. 설마 그 두 녀석까지 잊을 줄이야)
한운:
(사과의 뜻으로 선인초라도 가져갈까…. 아니지, 간만에 유롱항에 온 건데 찻잎을 골라 가는 게 낫겠어)
한운:
이 몸에게 좋은 생각이 났다. 사야 할 것이 생겼어
한운:
금방 다녀올 테니 너흰 여기서 잠시 기다리거라
페이몬:
응? 잠깐만! 우리를 그냥 두고 가는 거야?
페이몬:
어휴, 완전 자기 마음대로라니깐
여행자:
내가 한번 따라가 볼게
페이몬:
야! 그런 건 따라 하지 말라구!
페이몬:
빨리 갔다 와! 나… 나 혼자서는 무섭다구!
풍련:
자자, 고급 「송라선아」 찻잎입니다! 교영 마을 직송이에요! 손님, 찻잎 사시려고요?
한운:
(괜찮은 것 같군. 둘에게 하나씩 사 가면 되겠어…)
한운:
두 상자 부탁하네
풍련:
네, 손님. 지금 저희가 해등절 세일 중이라 세 상자에 10%, 네 상자는 20% 할인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한운:
(네 상자에 20%라? 합리적이군. 제군과 평이 것도 하나씩 사야겠어)
한운:
그럼 네 상자 주게
풍련:
아이고, 선물용이신가 봅니다, 손님! 그럼 저희 선물 세트도 한번 보시죠. 열 개를 반값에 드립니다요
풍련:
보세요, 선물함이 참 곱죠? 빨간 리본까지 달아서 얼마나 보기 좋습니까! 가족이나 친구에게 선물하면 딱이죠!
한운:
(열 개는… 너무 많으려나? 하지만 항마대성과 제자들까지 합하면…)
한운:
흠…
풍련:
생각해 보세요, 10이라는 숫자가 얼마나 완벽합니까? 아니면 제가 좀 더 싸게 해 드릴까요?
한운:
좋지, 그럼 이 몸… 아니, 아무튼 포장해 주게
풍련:
아이고, 그럼요
샤보니에:
손님 안목이 좋으시네요. 이쪽도 한번 보시죠!
샤보니에:
전 폰타인에서 온 장난감 상인입니다. 제 장난감은 전부 태엽으로 돌아가죠! 작고 귀여운 데다 운치까지 있지 않습니까
한운:
…흥
한운:
말해보게, 대체 어디에 운치가 있다는 건가?
샤보니에:
아, 그… 장난감이라는 게 놀아봐야 아는 거 아니겠습니까? 자자, 제가 꺼내서 보여 드릴게요
한운:
……!
한운:
크흠… 그럴 거 없네
샤보니에:
아이고, 손님…
한운:
제일 좋은 최신형으로 하나 주게. 포장 잘해서 말일세
샤보니에:
아, 네네네… 여기 있습니다
샤보니에:
설명서는…
한운:
됐네, 고맙네
한운:
(여긴 보는 눈이 너무 많군. 이 몸이 어린 녀석들의 장난감이나 사는 걸 누가 보면 체면이 안 서지)
한운:
(몰래 갖고 가서 연구해야겠어…)
여행자:
(한운이 눈치채기 전에 어서 돌아가자…)
페이몬:
어, 한운! 쇼핑은 어땠어?
한운:
훗, 이 몸은 소통이 싫을 뿐, 못 하는 게 아니다
여행자:
(한운은 영업에 잘 걸려드는 모양이야…. 슬쩍만 봐도 상자가 넘치려고 하는걸)
한운:
그러는 너희들은? 아무것도 사지 않은 건가?
페이몬:
아직 구경도 못 했어. 근데 유롱항에는 연 가게가 없나 봐…. 오히려 폰타인에서 온 물건이 많은 것 같아
한운:
설마 너희들도 그 연날리기 대회에 나가려는 건가?
여행자:
너희들도요…?
한운:
크흠, 그러니까… 애들이나 좋아할 대회가 아니냐는 얘길세
한운:
신나서 방방 뛰다가, 어느새 또 풀이 죽어선 가기 싫다고 근처를 빙빙 도는 걸 누가 견디겠나?
한운:
그래서 이 몸이 어쩔 수 없이 연 수업을 열어서 모두에게 연 만드는 방법을 알려줄 생각이다
페이몬:
아, 누구누구 오는데?
한운:
수옥과 신학, 그리고 감우랑 요요다
페이몬:
우와, 정말 많잖아!
페이몬:
한운은 성격이 은근히 좋다니까. 그냥 대회에 나가고 싶은 거면 연을 사서 날리면 될 텐데
한운:
하, 기계식 수직 상승 장치니 뭐니, 그저 인간이 만든 투박한 장치에 불과하지 않나
한운:
그에 비해 이 몸이 천 년 동안 연구한 기관 기술은 선인의 힘을 동력으로 삼는 걸 차치하더라도 구조부터 남다르지
한운:
마치 대나무처럼 가볍지만 쇠처럼 단단하고, 하늘에 날리면 바람을 타고 만 리를 날 수 있지. 또 그 구조는 육결 십이도를 따라…
한운:
…크흠! 됐다. 너희에게 말해 봤자 알아듣지도 못할 터, 이 몸의 입만 아플 뿐이지
페이몬:
이때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신나게 말해놓고는…
한운:
…그래서 올 거냐 말 거냐?
페이몬:
어… 응? 우리를 초대하는 거였어?
여행자:
저는 관심 있어요
한운:
좋다. 재료는 따로 준비할 것 없다. 이 몸이 손수 준비해 주지
한운:
그럼 모레 오후, 오장산에서 보자꾸나
페이몬:
근데 한운, 그냥 이렇게 가려고? 나무상자가 저렇게 큰데 표사라도 불러야 하지 않아?
한운:
웃기는 소리. 이 몸은 자유로운데 왜 남에게 의존하겠는가
페이몬:
뭐?! 이 상자… 혼자 날 수 있는 거였어? 대체 어떻게 이런 걸 만든 거야?
한운:
이름하여 「유목운송 신기」이니라
페이몬:
…으, 엄청 자랑스러워 하네
페이몬:
걷는 모습은 정말 멋있는데, 주변 사람들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단 말이지. 에이, 모르겠다…
페이몬:
Путешественник, 있잖아, 한운 상자에 무슨 기계식… 어쩌고 장치가 잔뜩 들어 있어!
페이몬:
일부러 훔쳐본 건 아니야! 내가 날다가 실수로 제일 위에 있는 비단에 닿았는데…
페이몬:
안에 있는 물건들이 홀랑 떨어질 뻔해서 내가 잡아주기까지 했다니까!
여행자:
어휴, 너도 참
페이몬:
하여간 체면 엄청 챙기네…
페이몬:
말로는 투박한 장치다 뭐다 하지만, 집에 가면 안에 뭐가 들었는지 들여다볼 게 분명해
여행자:
한운다운 거지
페이몬:
맞아. 어쨌든 기분 상하지 않게 우린 모른 척하자
페이몬:
그게 어른에게 지켜야 할 예의 아니겠어?
…
한운:
…
샤보니에:
…
한운:
……
페이몬:
어휴, 위험했네. 하여튼 정말 어딜 가든 보물 사냥단이 있다니깐…
가명:
운송 중에 사냥단을 만나는 건 흔한 일이야. 그래서 우리 같은 표사가 필요한 거지
페이몬:
옆에서 보니까 동작이 제법 전문가스럽던데?
가명:
아! 그건 표사라는 직업이랑 별개로, 내 취미 때문이야
가명:
짐승춤이라고 들어봤어?
가명:
농담이지? 짐승춤은 침옥 협곡 지역에서 엄청 유명하다고!
가명:
새로 가게를 열거나, 명절에 좋은 기운을 받고 싶은 집은 짐승춤을 의뢰하곤 해
가명:
뭐, 하긴… 리월극에는 비할 수가 없겠지
가명:
나도 알아, 리월항에서 짐승춤을 보려는 사람은 얼마 없다는 거… 그래서 그냥 부업 삼아 하고 있어
페이몬:
뭐? 부업도 해? 가명 너 체력이 정말 좋은가 봐
가명:
난 안 힘들던데. 좀만 쉬면 괜찮아지잖아?
페이몬:
아~ 알겠다. 너 맨날 눈이 떠질 때까지 자는구나?
가명:
아니, 어젯밤에도 밤새 카드 게임 했는데?
페이몬:
어… 음…
가명:
가자, 부두가 코앞이야. 잘 따라와야 해
페이몬:
와, 도착이다!
가명:
물건 잘 챙겨. 발밑 잘 보고 내리고. 헛디디면 물에 빠질 수 있으니까
가명:
박소 아저씨, 감사해요. 몸조심하시고 다음에 또 봬요
가명:
따라 와, 이쪽이 제일 가까워. 호송국은 위에 있어서 승강기를 타고 올라가야 해
진연:
그러고 보니, 저희 외숙모를 아시나요? 다들 아산파라고 부르는 분이신데
진연:
외숙모도 전에 가명을 언급하셨어요. 열정적이고 말도 잘하는 바른 아이라고요
페이몬:
무시무시하네…. 나도 한마디도 못 끼겠어
가명:
미안해, 사실 다 좋은 분들인데…
가명:
하아… 그만 생각하고 일단 물건부터 배달하자, 야
페이몬:
좋아, 그럼 그건 나중에 말하고 싶을 때 다시 얘기하자
가명:
지귀 아저씨, 저 왔어요. 여긴 제 친구 Путешественник(이)랑 페이몬이에요. 저랑 같이 물건 배달하러 왔어요
가명:
그럼 물건은 용찬 아저씨 쪽에 둘게요?
지귀:
그래, 고생해라
지귀:
둘도 고생 많았어. 차를 가져올 테니까 일단 좀 쉬고 있을래?
페이몬:
아니야, 우린 금방 또 가봐야 해
가명:
에이, 기왕 온 거 좀 앉았다 가라, 야. 우리 호송국의 「송라선아」는 아주 제대로거든. 마셔보면 분명 다시 생각날걸
가명:
지귀 아저씨도 앉으세요. 제가 어떻게 아저씨한테 차 심부름을 시키겠어요? 제가 할게요
가명:
둘 다 겸사겸사 하면 되니까 제가 다 할게요. 금방 돼요
가명:
Путешественник은(는) 가리는 거 없지? 페이몬은 단 걸 좋아하니까 차는 연하게 타 줄게. 다과도 좀 가져오고
페이몬:
우와? 그런 것까지 기억하는 거야?
지귀:
너흰 가명이랑 알게 된 지는 얼마나 됐어?
페이몬:
얼마 안 됐어. 우연찮게 같이 유롱항에 오게 된 것뿐이야
페이몬:
근데 쟤가 성격이 워낙 좋아서, 대화 몇 마디도 안 했는데 친구가 됐지 뭐야
지귀:
하하, 녀석이 원래 그래. 기억력도 좋고, 사람을 대할 때 아주 섬세하지
지귀:
얼마 전에 나이가 좀 있는 표사가 비가 좀 왔다고 휴가를 냈거든. 뼈가 시리다나
지귀:
그랬더니 가명이 일부러 불복려의 백 선생님께 약 처방을 받아와서는, 밤을 새워서 어르신에게 갖다줬다니까
지귀:
이러니 녀석을 안 예뻐하고 배기겠어?
지귀:
그냥 집안에서 조금…
가명:
지귀 아저씨, 용찬 아저씨가 요즘 일손이 부족하다고 하던데, 그냥 제가 갈까요?
지귀:
어휴, 그럼 너무 번거롭지 않겠어?
가명:
이 연 만들기 재료가 아이들을 위한 걸 수도 있잖아요
가명:
이맘때에 배달시킨 건 분명 해등절 전에 받고 싶어서일 거예요
가명:
아 참! 자자, 일단 차부터 마셔, 야
「송라선아」의 깔끔한 차향이 입안에 감돈다.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지귀:
어휴, 알겠어. 그렇게까지 생각한다면 네가 가도록 해
가명:
너희 모레 아침에 시간 돼? 신월헌에서 아침 차라도 마시는 건 어때? 내가 쏠게
페이몬:
에이… 뭘 그렇게까지
가명:
내가 신세 진 건데 당연히 그래야지. 게다가 우리 집안 사정은 제법 복잡해서, 앉아서 천천히 얘기해야 할 거야…
페이몬:
좋아, 먹을 것만 있다면야 난 거절하지 않지!
여행자:
그럼 신월헌에서 보자
가명:
좋아, 그럼 난 이만 가 볼게. 모레 보자, 야. 미리 말하지만 너무 배부르게 오지 마, 페이몬
페이몬:
얘가 날 무시하네? 이거 아무래도 내 실력을 보여줘야겠는걸!
페이몬:
그러고 보니, 가명의 가족사가 정말 그렇게 복잡한가?
페이몬:
성격도 밝고… 일도 빠릿빠릿 꼼꼼하게 잘하는데. 무슨 문제길래 저러는지 상상이 안 되네…
지귀:
음… 뭐랄까…
지귀:
본인이 말하겠다고 했으니, 이 아저씨는 말을 줄이도록 할게
지귀:
보니까 서로 나이도 비슷한 것 같은데, 말이 잘 통할지도 모르겠네
지귀:
혹시 괜찮다면 나 대신 설득 좀 해줘…. 부탁 좀 할게
여행자:
한번 해볼게요
페이몬:
그럼 아저씨는 시간 될 때 깃발 하나 만들어 줘
페이몬:
위에다——「뭐든 도와드림」이라고 써 놓게
지귀:
나 진짜 만든다? 혹시 다른 문구라든가, 더 요청 사항은 없어?
페이몬:
농담이지? 난 그냥 장난이었는데…
지귀:
하하하, 그새 가명의 말투를 배웠구나. 똑같네 똑같아
지귀:
차는 다 마셨어? 더 줄까?
페이몬:
괜찮아. 모처럼 여기까지 왔는데 부두 쪽도 좀 구경하고 싶어. 아까는 친척들 피하느라 제대로 못 봤거든
페이몬:
어쩌면 리월항에는 없는 연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고!
여행자:
계획 하나는 잘 짠다니까
지귀:
그래, 편한 대로 해. 차가 더 필요하면 말하고, 얼마든지 쉬었다 가
지귀:
가명 이 녀석은 참, 다 좋은데 그게 좀 걱정된단 말이지
지귀:
너흰 나이도 비슷하니까 얘기가 잘 통할지도 모르겠네. 잘 좀 설득해 줘
풍련:
해등절 세일이요, 세일! 고급 「송라선아」 찻잎입니다! 교영 마을 직송!
풍련:
세 상자에 10%, 네 상자는 20% 할인입니다. 열 상자는 반값에 드려요
샤보니에:
어떻게 팔긴 팔았는데… 리월의 손님들은 대체 뭘 보고 사는 거지?
샤보니에:
나도 그 뭐야… 할인 행사라도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