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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승총과 장미 제3막

안개 속에 감춰진 외딴섬


안개 속에 감춰진 외딴섬
어두운 밤의 안개 속에 외딴섬이 모습을 드러냈다. 과연 이 섬은 일행을 어디로 이끌 것인가…
푸리나:
다들 수고했어! 오늘은 두 주인공의 크랭크업이야. 이제 거의 다 왔어!
페이몬:
「크랭크업」이 뭐야?
페이몬:
와! 넌 정말 아는 게 많구나!
푸리나:
이번 신은 두 사수와 백작이 마지막으로 대치하는 장면이야. 액션이 많긴 해도 다들 연습했던 대로만 하자고
푸리나:
레디, 쓰리, 투, 원, 액션!
뷔호:
오늘 밤하늘이 정말 아름답지 않나? 십 년 전 그날 밤이 떠오르는군
뷔호:
그래, 이렇게 맡아보니 심지어 꽃차 향이 나는 것 같기도 해
카미사토 아야카:
입 다물어, 어머니를 죽인 원수
뷔호:
사랑하는 아이리스, 어떻게 그런 심한 말을 할 수 있지? 난 네 아버지란다
슈브르즈:
내 이가 다 뽑히는 한이 있어도 절대 당신을 그렇게 부르지 않을 거야
뷔호:
…나의 딸들아, 너희는 멍청한 네 어미처럼 미련하구나
뷔호:
이 사회에서는 돈과 권력만이 절대적인 힘이란다
뷔호:
아이들로 나를 협박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감히 나에게 요구를 해? 정말이지, 너무 순진해 빠졌어
카미사토 아야카:
어머니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어. 그저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길 바라셨을 뿐이야
슈브르즈:
오히려 너희가 「편견」이라는 독을 먹여 어머니를 죽였지
슈브르즈:
그 독약에 비하면, 네가 맞을 총알은 아무것도 아닐 거야
뷔호:
하하하, 이러니 너희가 어미처럼 순진하다는 거다. 총만 있으면 무조건 이길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뷔호:
어디, 돈과 권력이 강한지, 너희 손에 든 총이 더 강한지 보자꾸나
슈브르즈:
당신이 졌어
뷔호:
쳇… 설마 겨우 여자아이 둘에게 질 줄이야…
카미사토 아야카:
우린 당신 아이인 적 없어. 그곳도 우리 집인 적이 없고
뷔호:
흥… 그럼 대체 왜 이 모든 일을 저지른 거지?
뷔호: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를 죽이다니… 죄를 지은 것 말고 뭐가 더 남나?
슈브르즈:
「정의」를… 남겼지
슈브르즈:
(탕——)
슈브르즈:
…이제 다 끝났어
카미사토 아야카:
…드디어, 끝났네
카미사토 아야카:
언니, 이제 어디로 갈 거야?
슈브르즈:
모르겠어, 아이리스… 꽃이 잔뜩 핀 곳에 가지 않을까? 어머니가 늘 말했던 그런 곳 말이야. 너는?
카미사토 아야카:
난 어머니의 묘에 가고 싶어
슈브르즈:
그래, 좋은 생각이야…
카미사토 아야카:
…! 언니, 저거 봐!
슈브르즈:
왜 그래?
카미사토 아야카:
어머니가 제일 좋아하던 무지개 장미가 피었어
푸리나:
(짝——짝——)
푸리나:
브라보, 정말 완벽해! 한 번에 이렇게 잘 찍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는데 말이야
푸리나:
좋았어, 두 주인공의 신은 여기까지!
페이몬:
아야카! 슈브르즈! 축하해!
카미사토 아야카:
감사해요. 슈브르즈와 제 분량이 이렇게 빨리 끝날 줄은 몰랐네요. 조금 아쉬워요
페이몬:
이해해. 며칠 뒤면 이 슬레이트랑 안녕이라고 생각하니까 나도 너무 아쉬운 거 있지! 영화 촬영은 정말 즐거운 일이야!
페이몬:
슈브르즈도 너무 좋았어. 「정의를 남겼다」는 대사 정말 멋있었어!
슈브르즈:
책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대사야. 전에 읽을 때도 혼자 방에서 손짓하며 읽었었지
페이몬:
슈브르즈에게 그런 면이 있는 줄은 몰랐는걸
슈브르즈:
정의가 악을 심판하는 이런 결말을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어? 게다가 난 폰타인 특별 순찰대 대장이잖아
르텔리에:
보고드립니다! 대장님, 긴급 상황입니다
슈브르즈:
…미안, 나 먼저 실례할게
페이몬:
걱정 말고 가 봐!
푸리나:
응? 왜 벌써 갔대? 칭찬이라도 해주려고 했더니
카미사토 아야카:
급한 공무가 있는 것 같았어요
푸리나:
아, 너희 파트가 순조로워서 다행이다. 촬영 계획을 조정하는 건 엄청 번거롭단 말이야
푸리나:
참, 오늘은 일찍 해산해도 된다고 말해주러 온 거야. 일찍 가서 쉬도록 해
푸리나:
그리고 아야카, 연기 실력이 대단한데 정말 배우로 전향할 생각 없어? 마침 여자 주연 배우를 찾는 좋은 극단이 있거든
카미사토 아야카:
칭찬 감사해요. 하지만 이나즈마 야시로 봉행에 해야 할 일이 많아서 폰타인에 오랫동안 있을 순 없을 거 같아요
카미사토 아야카:
이번 경험은 보물로 생각하고 마음속에 간직할게요
푸리나:
좋아, 그래도 아쉽네. 생각이 바뀌면 언제든 찾아와
카미사토 아야카:
그럼 저도 이만 가볼게요. 제 역할은 끝났지만 뒤에도 계속 올게요. 와서 일을 돕고 싶어요
카미사토 아야카:
여행자 님, 페이몬 님, 내일 봬요
페이몬:
그래! 내일 봐!
페이몬:
이제 어디 가지? 오늘도 슈브르즈랑 조사해야 하려나
슈브르즈:
여행자, 페이몬, 따라와
페이몬:
응? 어, 어디 가?
슈브르즈:
우리 배가 마침내 「외딴섬」을 찾아낸 모양이야
슈브르즈:
바티스트 씨, 계십니까?
바티스트:
이 늦은 시간에 누가… 아, 슈브르즈 님이군요
슈브르즈:
바티스트 씨, 경비대에 같이 가주시겠습니까? 사건에 대해 여쭤볼 게 있어서요
바티스트:
저번에 그 화승총 살인사건 때문인가요?
슈브르즈:
아직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바티스트:
맞단 얘기군요
슈브르즈: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바티스트 씨?
바티스트:
하아… 시간을 아껴드리죠, 슈브르즈 씨. 거기 두 분도 꽃을 꺾지 말아 주세요. 아직 필 때도 안 됐으니까요
페이몬:
윽…
슈브르즈:
「시간을 아껴준다」는 건…
바티스트:
제가 죽였습니다
슈브르즈:
……!
페이몬:
이, 인정했어!
바티스트:
진정하시죠. 제겐 아무런 무기도 없으니까요. 총은 뒤쪽 정원에 묻어뒀어요
슈브르즈:
…바티스트 씨, 지금 하시는 말씀은 전부 심판청에 주요 증거로 제출될 수 있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바티스트: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슈브르즈:
…이런 느낌, 정말 싫네요
바티스트:
제가 인정한 게 싫은 건가요, 본인이 틀린 게 싫은 건가요?
슈브르즈:
둘 다입니다
바티스트:
소설에 쓴 것과 같은 이유예요. 복수 때문이죠
슈브르즈:
……
바티스트:
그 사람과 저의 관계에 대해 알아내시지 못한 건 알고 있어요. 아니었다면 벌써 경비대에 잡혀 갔겠죠
바티스트:
하지만 그자의 얼굴은 영원히 기억할 겁니다. 그자가 제 어머니를 죽였으니까요
슈브르즈:
…당신의 어머님은 무사하실 텐데요
바티스트:
제가 입양되었다는 걸 알고 있잖아요? 전 제 친어머니를 말하는 겁니다
슈브르즈:
그런 건 고아원 기록에 없었는데…
바티스트:
눈앞에서 겪은 어머니의 죽음은, 여섯 살짜리가 거짓말로 스스로를 보호하는 법을 배우기에 충분했죠
페이몬:
그럼… 소설 속 이야기가 전부… 사실이야?
바티스트:
아뇨, 당연히 아니죠. 소설은 각색한 겁니다
바티스트:
하지만… 전 어느 부자의 사생아였고, 그 부자가 제 어머니를 죽인 건 사실이에요
슈브르즈:
당신이 죽인 사람은 돈이 없었어요
바티스트:
그 사람은 돈으로 고용한 킬러예요. 모라를 위해 아무 잘못 없는 어머니를 죽인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죠
슈브르즈:
그게 사실이라면 저희에게 이런 걸 말하지 말았어야죠. 진짜 범인은 죽이지도 못했잖아요
바티스트:
…하하, 특별 순찰대 대장이 이런 말을 할 줄이야
슈브르즈:
전 당신의 모든 동기를 의심하는 겁니다
바티스트:
간단해요. 전 지쳤거든요. 더는 이 모든 걸 감내하고 싶지 않아요
바티스트:
제가 총을 쏠 용기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죠. 맞아요. 총을 쏘고 난 후의 모든 게 진짜 고난이니까요
슈브르즈:
그래서 이렇게 복수를 그만둔다고요?
바티스트:
그 사람은 너무 많은 돈과 권력을 쥐고 있어요. 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복수라는 걸 알아요
슈브르즈:
그래서요? 책에는 그렇게 쓰지 않으셨잖아요
바티스트:
우리 둘 중에 죄인은 저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저한테 범죄를 저지르라 부추기는 건가요? 경찰관님
슈브르즈:
그 부자의 이름이 뭐죠? 이 모든 게 사실이란 걸 어떻게 증명하실 건가요?
바티스트:
…아무래도 따로 이야기를 좀 해야겠군요
슈브르즈:
경비대랑 하시는 건 어떠세요?
바티스트:
아뇨, 여기에서 해야 다른 사람이 못 듣죠
슈브르즈:
…좋아요, 말씀하세요
바티스트:
제가 말한 「다른 사람」은 당신을 제외한 모두를 뜻한 거예요
바티스트:
…전 당신에게만 말할 겁니다
여행자:
……
슈브르즈:
…그래, 부탁할게
페이몬:
슈브르즈, 조, 조심해
슈브르즈:
이제 말씀하시죠
바티스트:
…정말 절 믿는 건가요?
슈브르즈:
그건 들어봐야 알 것 같네요
바티스트:
하, 좋아요…. 그럼 말씀드리죠…
바티스트가 이름 하나를 내뱉는다
슈브르즈:
……
슈브르즈:
이제야 모든 게 말이 되는군요
바티스트:
절 믿는 모양이군요
슈브르즈:
제가 진실을 밝히길 원하시나요?
바티스트:
아뇨, 당연히 아니죠. 적어도 지금은 아니에요…
슈브르즈:
그럼 이걸 왜 저한테 알려주신 거죠?
바티스트:
제 소설을 읽어보셨죠? 어떠셨나요?
슈브르즈:
……
바티스트:
지금 당신이 신문사에 이걸 공개한다 해도, 당사자는 부인하면 그만이에요
바티스트:
너무 오래된 일이죠…. 거의 20년이 지났고 증거는 이미 사라졌어요. 한때 「외딴섬」이 수면에 떠올랐었다고 해도, 지금은 바다 깊이 잠겨버렸죠
바티스트:
「정의」는 영원히 찾아오지 않을 거예요…
슈브르즈:
해 보지도 않고 그걸 어떻게 알죠?
바티스트:
당신이 특별 순찰대 대장으로서 「정의」를 믿고 싶다는 건 알아요
바티스트:
하지만… 감옥이 정말 그자에게 「정의」가 될까요? 그자는 메로피드 요새에서 누구보다 잘 지낼 거예요
슈브르즈: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가요?
바티스트:
당신들의 촬영 현장에 가본 적이 있어요. 화승총 사수 연기가 훌륭하더군요
바티스트:
죄인에게 정의의 탄환을 쏘는 것, 그거야말로 그자가 받아야 할 벌이 아닌가요?
슈브르즈:
…복수를 끝낼 수 있도록 지금 풀어달란 말씀이시군요
바티스트:
아뇨, 슈브르즈 경찰관님. 그건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어요
바티스트:
전 당신이 저 대신 복수를 해줬으면 해요
그 시각, 멀지 않은 곳에서…
페이몬:
음… 슈브르즈가 늦네. 대체 무슨 이야기 중일까?
페이몬:
걱정이야, 설마 위험한 상황은 아니겠지?
여행자:
슈브르즈를 믿어
페이몬:
그건… 알고 있지만
페이몬:
넌 진짜 범인이 누구라고 생각해? 그 작가는 왜 우리는 못 듣게 하려던 걸까?
슈브르즈:
여행자, 페이몬, 오래 기다렸지
페이몬:
슈브르즈! 어떻게 됐어?
여행자:
그 부자가 누군지 알아냈어?
슈브르즈:
바티스트를 경비대로 데려가 심문하라고 지시해 두었어. 정원 뒤쪽에는 증언대로 총이 숨겨져 있었고
페이몬:
그래서 배후 진범의 이름은 뭐야?
슈브르즈:
그것도 말해줬어. 하지만 지금은 특별 순찰대로 돌아가 처리부터 해야 해
여행자:
(뭐지? 슈브르즈가 우리에게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은데)
슈브르즈:
앞으로 며칠 동안은 바빠서 촬영 현장에 오지 못할 거야
페이몬:
그래, 말하기 어려운 모양이구나. 그럼 《스팀버드》 소식을 기다리고 있을게!
슈브르즈:
…사실, 둘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
페이몬:
윽… 힘들어 죽겠네. 촬영 후에도 이렇게 먼 길을 걷다니
페이몬:
그래서, 우릴 여기까지 데리고 온 이유가 뭐야, 슈브르즈?
여행자:
무슨 단서라도 있어?
슈브르즈:
맞아. 결정적인 증거는 아니지만 그래도 중요한 거야
슈브르즈:
너희 에밀리라는 이름 들어봤어?
페이몬:
아, 그 유명한 조향사 말이지?
슈브르즈:
나랑 친분이 있어서 가끔 곤란한 일도 해결해 주곤 하거든
슈브르즈:
얼마 전에 사건 현장에서 찾은 무지개 장미를 에밀리한테 보내줬어. 아무래도 매일 꽃만 들여다 보는 사람이니까
페이몬:
그래서 결과는?
슈브르즈:
꽃에 별다른 흔적은 없었어. 토양 샘플도 특별할 게 없었고
슈브르즈:
근데 사건 현장에 있던 무지개 장미가 아주 희귀한 품종이라고 해
페이몬:
무지개 장미도 품종이 있어? 폰타인에 널리고 깔린 거 아냐?
슈브르즈:
어떤 꽃이든 환경이 인공이냐 자연이냐에 따라 피는 꽃도 달라져
슈브르즈:
우리가 사건 현장에서 발견한 꽃이 인공 환경에서 자랐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에밀리는 본인 기술을 통해 범위를 더욱 좁혀줬어
페이몬:
와! 그러니까 어느 집에서 기른 건지 알아내면 범인을 잡을 수 있다는 거네?
슈브르즈:
맞아, 구매 기록과 비교해 보니 폰타인에 이 품종을 기를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어
페이몬:
정말? 누군데?
슈브르즈:
바로 그 「작가」야
페이몬:
응? 하지만 네가…
슈브르즈:
난 여전히 내 생각이 맞다고 생각해. 그 사람은 누군가를 죽이지 않았어
슈브르즈:
범인이 그 사람의 집에 갔거나, 그 사람이 범인에게 본인이 기른 장미를 팔았을 수도 있지
슈브르즈:
어쨌든 취조는 한번 해봐야겠어
페이몬:
그럼 우리가 가는 곳은…
슈브르즈:
바로 「작가」의 집이지
슈브르즈:
저 집이야
페이몬:
주변에 경비 장치들이 많은데, 일반적인 집은 이렇지 않잖아?
슈브르즈:
저번에 만났을 때 들어보니까, 방해받기 싫어서 저렇게 했다더라
페이몬:
정원에 꽃을 엄청 심었네. 음… 저 경비를 뚫고 꽃을 따 오는 건 너무 힘들 것 같은데
슈브르즈:
그래서 작가가 범인이랑 분명 연관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해
페이몬:
노크라도 해봐야 하나?
슈브르즈:
안전을 위해서 내가 경비 장치들을 좀 해치워 둘게
페이몬:
이렇게 멀리서 어떻게 해치우게?
슈브르즈:
페이몬, 잊었나 본데… 난 진짜 「화승총 사수」야
슈브르즈:
됐어. 이제 가자
페이몬:
잠깐 잠깐, 저기 범인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좀 긴장돼. 내가 뭘 해야 하는지 다시 알려줘
슈브르즈:
우선 내가 문을 두드리고 건물 안이 안전한지 확인할 거야. 그런 다음 물어볼 게 있으니 경비대에 같이 가겠냐고 물어볼 거고
페이몬:
그냥 바로 체포하면 안 돼?
슈브르즈:
저 사람이 범인이라거나 범행에 동조했다는 증거가 없잖아
슈브르즈:
다만 내가 문을 두드리고 있을 때 너흰 무지개 장미를 하나 따 와주면 좋겠어. 그래야 나중에 그림자 수사청에 가져가서 비교할 수 있으니까
페이몬:
좋아, 맡겨줘. 슈브르즈 너도 조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