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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승총과 장미 제2막

프레임 안팎의 허구와 진실


프레임 안팎의 허구와 진실
영화 촬영이 순조롭게 시작되고, 사진기 안에 기록된 이야기도 뷰파인더 밖의 어느 곳에서 펼쳐지기 시작한 것 같다…
페이몬:
아야카! 요이미야! 벌써 도착한 거야?
카미사토 아야카:
좋은 아침이에요. 자비에 씨한테서 어제 오후의 일이 순조롭게 풀렸다고 들었어요
페이몬:
너희는? 어디 놀러 갔었어?
카미사토 아야카:
어제 여러분과 헤어진 뒤로, 오빠는 최고 심판관 느비예트 씨를 뵈러 멜모니아궁을 방문했어요
카미사토 아야카:
저도 가려고 했는데, 오빠가 혼자 가도 된다면서 폰타인의 풍경을 구경하고 현지의 문화를 많이 느껴보라고 하더군요
카미사토 아야카:
그래서 요이미야와 함께 레일 보트를 타고 에리니에스섬의 오페라 하우스에 갔죠
요이미야:
근데 오페라 하우스 옆에 두 장치 인형이 춤을 추고 있더라고! 너희도 알지?
여행자:
코펠리아의 장송…
여행자:
코펠리우스의 겁벌…
요이미야:
맞아 맞아, 바로 그거야! 우와, 너무 신기한 거 있지!
카미사토 아야카:
거기서 한참을 봤는데,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더라고요
페이몬:
헤헤, 우리도 처음엔 그랬어
요이미야:
나중에 해변에서 수영도 했어! 정확히는 잠수였지. 물속에서 숨을 쉬는 건 처음이었어!
요이미야:
아야카의 손을 잡고 같이 하나, 둘, 셋하고 숫자를 센 다음… 「풍덩」하고 물속으로 뛰어들었지
요이미야:
처음에는 입을 벌리기 무서웠는데, 나중엔 정말 한계라 큰마음 먹고 물을 힘껏 들이마셨어. 하하, 근데 아무 맛도 안 나더라! 생각처럼 짜지 않았어!
요이미야: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숨이 쉬어지는 거 있지! 정말 신기한 느낌이었어! 아야카가 그러는데, 내가 너무 긴장해서 아플 정도로 손을 꼭 쥐고 있었대. 아야카는 생각보다 적응이 빨랐어
카미사토 아야카:
여행자 님이 할 수 있다면 저희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걱정 없이 잠수할 수 있었죠
카미사토 아야카:
폰타인의 바닷속은 정말 예뻤어요. 전 물속에서 만개한 바다 이슬 꽃이 좋아요. 꼭 밤거리의 촛불 같거든요
요이미야:
그리고 이나즈마에서 본 적도 없는 생물이 엄청 많았어!
요이미야:
「슈슈슉」거리면서 칼 같은 빛을 내뿜는 물고기랑, 사람만 보면 「웅웅웅」거리는 통통한 녀석도 있더라!
페이몬:
아, 「칼날 가오리」랑 「탱탱 물범」을 말하는 거구나
요이미야:
하하, 「탱탱 물범」이라니 너무 귀여운데? 돌아가서 아버지랑 아저씨들한테 얘기하면 안 믿으실 것 같아!
카미사토 아야카:
요이미야는 바다에서 한참을 헤엄쳤어요. 날이 어두워져서야 레일 보트를 타고 폰타인성으로 돌아왔죠. 피곤해서 오늘 늦잠 잘까 봐 걱정했어요
요이미야:
나도 못 일어날까 봐 걱정했어! 밤에 잘 때도 파도를 타고 흔들리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니까!
요이미야:
근데 아침에 모두랑 같이 영화 찍을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든 거 있지!
페이몬:
영화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다른 사람들은 어디 간 거야?
카미사토 아야카:
오빠와 자비에 씨는 촬영 장소 섭외로 호텔 사장님과 의논 중이라고 들었어요. 아마 곧 도착할 거예요
카미사토 아야카:
다른 분들은…
치오리:
우리 왔어
슈브르즈:
늦게 와서 미안. 방금 특별 순찰대의 10km 아침 조깅을 마치고 오는 길이거든
페이몬:
얼마라고?
푸리나:
하암——졸려 죽겠네. 아래층에서부터 너네 목소리가 들리더라. 그 지치지 않는 에너지는 정말 부러워
카미사토 아야카:
좋은 아침이에요
푸리나:
좋은 아침. 누가 나 대신 커피 한 잔 주문해 줄래? 우유 추가에 설탕은 조금만 넣어줘
카미사토 아야카:
제가 다녀올게요
치오리:
넌 여기 앉아, 화장해야 하니까. 옷에 커피가 묻으면 번거로워진다고
요이미야:
내가 갈게! 이런 일은 조연출이 해야지!
푸리나:
기운이 넘쳐 보이네. 뭐 따로 기운을 유지하는 비결이라도 있는 거야?
페이몬:
요이미야는 원래 그래. 그러는 푸리나는 엄청 피곤해 보이는데,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익숙하지 않은 거야?
푸리나:
당연히 아니지! 이래 봬도 밤새 소설을 처음부터 다시 읽으면서 삭제하거나 강조해야 할 부분을 표시해 뒀다고
페이몬:
우와, 그렇게 진심일 줄은 몰랐네!
푸리나:
하, 내가 한때는 폰타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슈퍼스타였다고. 그 명성이 다 가짜였겠어? 난 진지해야 할 땐 진지한 사람이야
푸리나:
「신」을 연기할 때도 최선을 다했는데, 「내」 인생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을 이유가 어딨겠어?
요이미야:
푸리나 감독님, 커피 대령이요!
푸리나:
응, 고마워. 그 호칭도, 커피 향도 새벽녘에 들려오는 새의 지저귐처럼 가슴에 와닿는구나
자비에:
다들 제시간에 도착하셨네요
카미사토 아야토:
호텔 사장과 얘기 끝났어요. 앞으로는 호텔 2층 구역을 촬영지로 편하게 이용하면 됩니다
페이몬:
정말? 너무 잘됐다!
카미사토 아야토:
저희 영화를 기대한다면서, 이 기회를 통해 더 많은 손님이 몰리면 좋겠다고 하시더군요
카미사토 아야토:
그럼, 이제 남은 건 자비에 씨한테 맡길게요
자비에:
네, 고마워요
자비에:
일단 두 명의 새 멤버를 소개할게요
자비에:
우리 팀의 소품 담당, 베로니크예요. 영화를 촬영할 때 사용하는 소품을 담당할 거예요
자비에:
이쪽은 조명 담당, 보노예요. 촬영에 사용되는 조명 설비와 분위기 조명을 담당하고요
페이몬:
오! 뭔가 프로 촬영팀 같은 느낌이야!
자비에:
우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자비에:
바로 어제, 투자자가 예산이 부족하다고 했을 땐 정말 영화를 못 찍게 될 줄 알았어요
자비에:
그런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저를 도와주실 줄은 몰랐어요.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카미사토 아야카:
그런 말씀 마세요, 자비에 씨. 저흰 자비에 씨의 영화 촬영팀에 합류하게 돼서 영광인걸요
카미사토 아야토:
이나즈마에 있을 때부터 자비에 씨의 작품을 인상 깊게 봤어요
카미사토 아야토:
훗날 이 작품은 반드시 이나즈마와 폰타인을 잇는 문화 교류의 다리가 될 거예요
푸리나:
난 시나리오 때문에 합류한 거야. 이 영화에 최고의 감독이 빠지면 어떻게 될지 상상도 하기 싫거든
자비에:
어찌 됐든, 약속드리겠습니다. 이 영화의 프로듀서로서, 영화가 순조롭게 상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자비에:
이건 저 혼자만의 영화가 아니라, 여러분의 마음과 우리가 기울일 심혈이 담겨있으니까요!
자비에:
자! 그럼 《두 화승총 사수》 촬영이 시작되었음을 선언합니다!
자비에:
푸리나 감독님, 현장은 감독님께 맡길게요
푸리나:
자자, 다들 여기 주목!
푸리나:
첫 번째 신은 백작가에서 지내는 두 화승총 사수의 어린 시절을 촬영할 거야. 조명 담당과 소품 담당은 현장 배치를 부탁해. 주연 배우들은 화장부터 하고, 엑스트라들은 포지션을 확인해 줘
페이몬:
오, 푸리나의 감독 실력이 제법인데?
푸리나:
다들 잘 들었지? 난 누가 우산새처럼 촬영장을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다고
푸리나:
자, 다들 움직여! 현장 배치가 끝나면 촬영을 바로 시작할 거야! 이 영화로 폰타인을 해일처럼 휩쓸어 버리자고!
푸리나:
엇, 그, 그러니까… 정말 집어삼킨다는 게 아니라 그냥 충격을 선사한다고…
페이몬:
아직도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네…
페이몬:
어쨌든, 우리도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나 확인해 보자!
리브르:
레쇼의 태엽 공방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뭐가 필요하신가요?
슈브르즈:
최근 특별한 부품을 구매한 손님이 있는지 알고 싶어
리브르:
특별한 부품이라면…?
슈브르즈:
태엽 장난감이 아닌 총기에 쓰는 부품을 말하는 거야
리브르:
그건… 무슨 말씀이세요. 저흰 그런 부품은 안 팝니다…
슈브르즈:
트집 잡으려는 게 아니라 사건 조사 때문에 온 거니까 협조 좀 부탁해
리브르:
솔직히 총기에 사용되는 부품이 어떤 건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슈브르즈:
개인 명의로 부품을 구매하러 온 손님은?
리브르:
장난감을 구매하러 온 손님은 많은데, 부품 구매는 회사 명의로 구매한 단골손님들이세요
슈브르즈:
그렇군… 알겠어, 협조 고마워
리브르:
당연히 해야 할 일인걸요
에스타블레:
응? 슈브르즈잖아? 화승총 정비 오일을 벌써 다 쓴 거야?
슈브르즈:
에스타블레, 요즘 가게에서 총기 부품을 주문한 손님이 있었어?
에스타블레:
아, 사건 조사 때문에 온 거였어? 어디 보자…
에스타블레:
없는 것 같네. 요즘 폰티날리아 영화제 때문에 총기 모형을 제작해 달라는 손님이 좀 있었는데, 다 거절했거든
페이몬:
응? 왜?
에스타블레:
돈이 안 되니까! 내 기계들은 진짜 총을 위해 준비되어 있는 건데, 축제를 위해 새로운 모형을 만들 여유가 어딨겠어?
슈브르즈:
그럼 부품을 공짜로 달라고 한 손님은?
에스타블레:
그건… 평소에 고물 같은 게 있으면 손님한테 따로 팔지 않고 잿빛의 강에 판매하거든
슈브르즈:
알겠어. 협조 고마워
에스타블레:
천만에, 화승총 소대가 자주 들러주기만 하면 그걸로 충분해
페이몬:
딱히 쫓을 만한 정보는 없는 것 같네
슈브르즈:
지금은 그렇지. 이제 잿빛의 강으로 가자
페이몬:
응? 그래도 괜찮아? 특별 순찰대 대장이 그런 곳에 가면 환영받지 못할 거 같은데?
슈브르즈:
아, 그래? 모르고 있었나 보네
페이몬:
뭘?
슈브르즈:
사실 난 잿빛의 강에서 자랐거든
슈브르즈:
테토, 오랜만이야
테토:
…할 말 있으면 바로 해
슈브르즈:
요즘 화승총에 대해 얘기한 사람이 있는지 알아보고 싶어
테토:
「정보」에는 가격이 있어
슈브르즈:
야외에 강도가 기승을 부려서 푸아송 마을의 물자가 영향을 받았다던데, 지원 인력을 더 보내줄게. 어때?
테토:
후후, 말 잘 통하는 건 여전하네
테토:
한 달 전, 어느 형제가 술에 거하게 취해서 화승총을 잃어버린 적이 있어. 그리곤 사흘 후 술집 구석에서 다시 찾았지
페이몬:
그게 뭐가 이상한데? 그냥 가게에 두고 간 거 아니야?
테토:
여긴 잿빛의 강이야, 꼬마 친구. 술집에 있는 게 주인 없는 고가의 물건이라면, 그게 쥐새끼라도 다음 날까지 남아있지 않아
테토:
근데 그 화승총은 멀쩡하게 돌아왔어. 발포된 흔적도 없고. 왤까?
슈브르즈:
그 총에 전과가 있어서겠지
테토:
탄흔이 그림자 수사청에 들킬까 봐? 그럴지도 모르지. 그게 사실이라면 범인은 정말 신중한 놈이야
슈브르즈:
누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얘긴 안 했는데
테토:
잿빛의 강에서 누가 죽었는지 알아내는 건 오늘 자기가 입은 옷을 알아내는 것만큼 쉬운 일이야
테토:
동쪽에 사는 녀석 맞지?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매번 꿍꿍이가 가득한 눈빛으로 술 한 잔만 시키거든
페이몬:
총을 잃어버린 사람은 누구야?
테토:
쓸데없는 짓이야. 물어본다 해도, 특별 순찰대 대장이나 낯선 사람한테 총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테니까
슈브르즈:
…맞는 말이야
테토:
네가 잿빛의 강에서 자랐다는 건 알아, 슈브르즈
테토:
「가시 장미회」는 널 환영하지만, 아무래도 이곳을 떠난 지 오래됐다 보니 널 모르는 사람도 많아. 특별 순찰대를 싫어하는 놈들도 많고
슈브르즈:
알고 있어
테토:
그러니까 네 안전을 위해 충고할게. 여긴 될 수 있으면 오지 마
슈브르즈:
내가 오고 싶으면 오는 거고, 가고 싶으면 가는 거지. 그리고 일 때문에 몇 번 더 들러야 할지도 몰라
테토:
…뭐, 난 어쨌든 충고는 했어
슈브르즈:
안녕, 묻고 싶은 일이 있어
에메랄드:
전 아무것도 몰라요
슈브르즈:
걱정 마, 누굴 체포하려는 게 아니니까
에메랄드:
처음에는 다들 그렇게 말하죠
슈브르즈:
정말이야, 그건 이걸로 보증하지
페이몬:
내, 내가 뭘 본 거지? 특별 순찰대 대장이 시민한테 뇌물을 준다고?!
에메랄드:
평범한 경비대는 아닌 것 같네요
에메랄드:
알고 싶은 게 뭐죠?
슈브르즈:
요즘 잿빛의 강에 화승총과 관련된 사건이 있었나? 사소한 일이라도 상관없어
에메랄드:
화승총이라… 2주일 전부터 밤마다 잠에서 깰 정도로 굉음이 종종 들려왔어요. 제가 아는 건 이게 다예요
슈브르즈:
총소리였나?
에메랄드:
아마도요. 여기선 그게 뭐든 별 차이가 없죠
에메랄드:
누구 집 처마가 떨어지든, 파이프가 터지든… 시끄러우니까요. 근데 제가 말한 건 잠든 후의 일이에요
슈브르즈:
구체적인 위치는?
에메랄드:
기억이 잘 안 나요
슈브르즈:
기억이 안 나는 거야, 좀 더 생각해 봐야 하는 거야?
에메랄드:
글쎄요?
슈브르즈:
그럼 좀 더 생각해 봐
페이몬:
또 모라를 건넸어!
여행자:
난 못 봤는데
에메랄드:
남쪽 수로의 끝이었어요. 한번은 잠이 깊게 안 들어서 나가봤었거든요. 가까이 갈 엄두는 못 냈지만요
에메랄드:
제가 아는 건 이게 다예요
슈브르즈:
좋아, 믿을게
에메랄드:
파트 드 프뤼 고마워요
페이몬:
……
슈브르즈:
놀랄 필요 없어. 이곳에서 자랐다고 얘기했잖아. 이런 수단쯤은 익숙해
여행자:
무슨 수단?
슈브르즈:
넌 비밀을 잘 지킬 것 같네
슈브르즈:
그럼 계속 조사해볼까
페이몬:
망가진 나무판이랑 깨진 나무통, 그리고… 술병?
슈브르즈:
자세히 봐봐, 페이몬
페이몬:
응?
슈브르즈:
청소한 것 같긴 하지만, 이건 화승총의 총알에 관통된 흔적이야
슈브르즈:
그러니까 누군가가 이곳에서 화승총을 연습했다는 거지. 술병과 나무통은 과녁 대신이고
페이몬:
혹시 그 범인인 거 아냐?
슈브르즈:
아마도. 잿빛의 강에 총을 소지한 사람은 많지만, 자기가 남긴 탄흔에 이 정도로 신경을 쓰는 사람은 없거든. 청소는 더 말할 것도 없고
슈브르즈:
가자, 계속 조사해 보자고
슈브르즈:
단서는 이게 다인 것 같아
페이몬:
여긴 단서가 위보다 많은 것 같아!
슈브르즈:
그래. 이 단서들이 우리의 용의자를 가리키고 있다면, 결론은 대충 이렇게 되겠군——
슈브르즈:
한 달 전, 누군가가 총을 주워 집으로 가져간 후, 그걸 분해해 총의 구조를 익힌 뒤 다시 조립해 원래 자리에 돌려놨어
슈브르즈:
용의자는 몇 주간 새로운 화승총을 만들어 냈고, 잿빛의 강가에서 사격 연습까지 했지
슈브르즈:
그리고 며칠 전, 타깃을 찾아 범죄를 저질렀고… 소설에 나온 것처럼 무지개 장미 한 송이를 두고 갔어
페이몬:
…음, 굉장히 일리가 있게 들리지만, 그래도 범인이 누군진 모르겠는걸
여행자:
피해자는…
슈브르즈:
피해자는 잿빛의 강에 살고 있었어. 오랫동안 혼자 지냈고,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았지
여행자:
소설 속에서는 「귀족」이었는데…
슈브르즈:
그래… 이게 나도 아직 알아내지 못한 부분이야
슈브르즈:
정말 소설처럼 속사정이 있는 거라면, 아마 원한 때문에 죽인 거겠지. 하지만 조사 결과, 피해자는 명확히 원한을 산 사람이 없었어
슈브르즈:
나쁜 짓을 많이 하긴 했지만, 그에게 총을 쏘고 장미까지 놓고 갈 만한 원수는 없었을 거야
슈브르즈:
범인은… 대체 누구에게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걸까…
여행자:
소설 작가에 대한 의심은…
슈브르즈:
처음부터 조사했지
슈브르즈:
작가는 사건 당일 하루 종일 오페라 하우스에 있었다고 하더군. 티켓 확인하던 직원의 증언도 있었고
페이몬:
그럼 알리바이가 있다는 거네
슈브르즈:
그뿐 아니라, 작가는 「살인 동기」도 없어
슈브르즈:
좋은 가정에서 자랐고, 부모님도 건강하시거든. 더 조사해 보니, 6살 때 정식으로 입양됐더군. 6살 전까지 고아원에 살던 기록까지 있고
슈브르즈:
소설 속 두 주인공의 어머니는 주인공들이 10살이 된 이후 살해당했어. 소설이 현실에서 각색된 걸 수도 있겠지만 이 틀에 갇히고 싶지 않아
슈브르즈:
더 중요한 건, 내가 직접 얘기해 봤는데 총으로 사람을 죽일 정도로 간이 큰 사람은 아닌 것 같더군
페이몬:
그럼 이제 어떡해? 단서가 끊긴 것 같은데…
슈브르즈:
하루 만에 범인을 잡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어. 조사엔 시간이 필요해
슈브르즈:
…이렇게 하자. 며칠 동안은 정상적으로 촬영을 진행하고, 촬영이 끝나면 다시 조사를 진행하자. 단서는 분명 나타날 거야
페이몬:
하지만 그런 「외딴섬」 같은 정보는 쉽게 스쳐 지나가 버리곤 한다며?
슈브르즈:
페이몬, 책에는 내가 말해주지 않은 구절이 있어
페이몬:
…뭔데?
슈브르즈:
——하지만 안개를 헤치며 탐험하다 보면, 언젠가는 외딴섬 하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요이미야:
여기 놓으면 될까요?
보노:
조금 더 왼쪽에 놓아주세요
요이미야:
네!
페이몬:
요이미야, 우리가 뭐 도울 거 있어?
요이미야:
앗, 괜찮아. 이쪽은 별로 안 바쁘거든. 조명 배치는 폭죽이랑 비슷해서 나중에 조성될 분위기를 떠올리니까 너무 재밌어!
요이미야:
여행자은(는) 촬영 담당이고, 페이몬은 스크립터였지? 하하, 두 사람한테 어울리는 역할이네
페이몬:
응? 날면서 슬레이트 치는 게 더 편해서 그래?
요이미야:
그런 이유도 있지만, 그래서 어울린다고 한 건 아냐
요이미야:
두 사람은 내내 함께 여행했으니까, 팀워크도 분명 찰떡궁합일 거 아냐! 카메라맨은 스크립터가 슬레이트를 쳐야 촬영을 시작하잖아, 맞지?
요이미야:
그런 거였구나! 하하하, 영화는 정말 신기하네!
보노:
요이미야 씨, 저쪽 조명도 부탁해요!
요이미야:
네! 바로 갈게요!
요이미야:
그럼 난 일 도우러 가볼게,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 영화를 찍게 되다니, 정말 설레네!
페이몬:
요이미야는 완전 신난 것 같아
페이몬:
여행자, 우린 요이미야가 말한 것처럼 찰떡궁합이겠지?
여행자:
말할 필요도 없지
페이몬:
헤헤, 네가 그렇게 말해줘서 기뻐
치오리:
……
카미사토 아야토:
아야카한테 두 사람이 어릴 때 사이좋게 지냈다고 들었어요
치오리:
아무 말 말아줄래. 지금 네 눈 화장을 고민 중이거든
카미사토 아야토:
소설 주인공에 어울리기 위해선가요?
치오리:
「어린 시절」이라는 신을 해결하기 위해서지
카미사토 아야토:
제 눈가의 주름이 너무 깊은가요?
치오리:
눈빛에 담긴 속내가 너무 깊은 거야
카미사토 아야토:
하하, 직설적인 건 예전 그대로네요
치오리:
…조용히 해
카미사토 아야카:
이게 화승총인가요?
베로니크:
이건 그냥 화승총의 모양을 본떠 만든 소품이에요
슈브르즈:
잘 만들었네, 진짜를 봤나 봐?
베로니크:
그냥 책과 신문에서 본 거예요. 사진상의 비율과 모양을 참고해 만든 거죠
베로니크:
촬영할 때 총구에 특수 제작한 화약을 바르면 진짜 총기의 불꽃과 연기 같은 효과를 구현할 수 있어요
슈브르즈:
그러니까 총기의 반동은 배우의 연기로 표현해야 한다는 거군
베로니크:
맞아요. 그리고 총소리도 후처리로 편집해야 해요
슈브르즈:
고마워, 베로니크. 어디서부터 지도해야 할지 알 것 같아
슈브르즈:
다만 화승총의 톱니바퀴와 격침 쪽은 좀 더 조율해야겠어. 금속 마찰 흔적이 추가되면 더 리얼하니까
슈브르즈:
그리고 매번 촬영하기 전에 기름으로 닦는 게 좋겠어. 총기를 꼼꼼하게 관리한 것처럼 보이게
베로니크:
알겠어요
카미사토 아야카:
역시 슈브르즈 씨네요. 평소에 총기를 자주 다루시나 봐요
슈브르즈:
난 하루도 빠짐없이 총기를 관리하거든. 화승총 사수에겐 밥 먹고 자는 것처럼 잊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
카미사토 아야카:
저도 매일 검을 손질해요. 검의 모양과 무게를 익히고, 제 몸의 일부가 되게 하는 거죠
슈브르즈:
그래야 중요한 순간에 무기가 배신하지 않을 테지
카미사토 아야카:
맞아요. 아무래도 저흰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네요
페이몬:
두 사람은 공통 화제를 찾은 것 같네
슈브르즈:
내가 사용하는 화승총은 이 소품과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요점은 알려줄 수 있어
카미사토 아야카:
네, 그럼 한 수 가르쳐 주세요
슈브르즈:
우선 가장 중요한 건 총구를 남에게 겨누지 말라는 거야. 진짜 총이든 모형이든, 손에 들고 있든 테이블 위에 있든 마찬가지지. 적을 상대할 땐 별개의 일이지만
카미사토 아야카:
그렇군요
슈브르즈:
총을 겨눌 땐 팔을 어깨와 나란히 곧게 펴고, 시선은 눈금과 조준점을 지나 타깃을 조준해야 해
카미사토 아야카:
이렇게요?
슈브르즈:
비슷해. 이제 대사를 읊어 봐
카미사토 아야카:
…이것이 너의 말로다
슈브르즈:
음, 몸을 좀 더 기울여 봐. 그러면 적에게 노출되는 부분이 줄어드니까. 어깨 힘은 풀고. 내가 시범을 보여주지
슈브르즈:
…이것이 너의 말로다
카미사토 아야토:
……
카미사토 아야토:
…잠깐 실례할게요, 치오리 씨
카미사토 아야토:
푸리나 감독님, 상의드리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푸리나:
응? 얘기해 봐
카미사토 아야카:
이렇게요?
슈브르즈:
그래, 훨씬 좋군
카미사토 아야토:
…어떻게 생각하시죠?
푸리나:
응, 나도 봤어. 일리 있는 말이야. 근데 정말 그렇게 하려고?
카미사토 아야토:
그렇게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네요
푸리나:
좋아,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알겠어
푸리나:
흠흠, 아야카, 슈브르즈, 잠깐 이리로 와줄 수 있어?
페이몬:
응? 무슨 일인데? 벌써 촬영 시작이야?
카미사토 아야카:
일단 가보죠
슈브르즈:
무슨 일인가요?
푸리나: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 슈브르즈, 화승총 사수 역을 맡아줄 수 있어?
슈브르즈:
…네?
카미사토 아야토:
정확히는 제 역할을 슈브르즈 씨한테 양보하고 싶어요
카미사토 아야카:
하지만… 오빠…
카미사토 아야토:
걱정 마, 아야카. 나한테는 오히려 잘된 일이니까
카미사토 아야토:
안 그래도 촬영 중에 시간을 내서 어떻게 멜모니아궁 쪽과 문화 협력 사안을 추진하러 가나 고민이었거든. 폰타인은 수속 절차가 복잡하다고 들었어
카미사토 아야토:
이제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겠어. 그리고 내가 얼굴을 드러내는 연기 일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거, 너도 잘 알잖아
카미사토 아야카:
…정말 괜찮겠어?
푸리나:
감독의 관점으로 봐도 원작의 두 화승총 사수의 관계에 대해 개선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어
푸리나:
원작에선 주도권이 오빠에게 있고 기세마저 너무 강렬한 탓에 여동생의 분량이 묻혀버려. 그럼 두 사람이 서로 의지하고 지지하는 이야기의 주제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지
푸리나:
하지만 두 주인공을 나이대가 비슷한 자매로 수정한다면… 오히려 더 흥미로워질지도 몰라
푸리나:
그리고 슈브르즈 네가 아야카를 지도하는 모습을 봤어. 그 냉혹하고 위엄 있는 기질은 화승총 사수 역으로 아주 적합하지
카미사토 아야토:
물론, 결정은 슈브르즈 씨가 내려야겠죠
슈브르즈:
……
페이몬:
슈브르즈가 이 소설을 엄청 좋아했었지? 분명 역할을 맡고 싶을 거야
슈브르즈:
…알겠어요, 해볼게요
푸리나:
그럼 문제없겠네. 대본은 바로 수정할게
푸리나:
조명, 소품, 의상도 배역에 어울리게 조율해 줘
푸리나:
아, 예감이 들어. 이건 분명 원작을 뛰어넘는 이야기가 될 거야!
카미사토 아야토:
고마워요, 슈브르즈 씨. 큰 도움이 됐어요
슈브르즈:
아닙니다. 마침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였기도 하고, 오히려 제가 감사해야죠
카미사토 아야카:
오빠의 결정이라면 나도 더는 걱정 안 할게
카미사토 아야카:
가요, 슈브르즈 씨.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게요
슈브르즈:
그냥 슈브르즈라고 불러 줘
치오리:
화장할 때 생긴 문제를 이런 식으로 해결한다고?
카미사토 아야토:
그럴 리가요. 모두 공무를 위해서입니다
치오리:
됐어, 그런 이유는 나한테 안 통해. 아야카가 말한 「오빠」는 동시에 열 가지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분명 다른 이유가 있는 거겠지
카미사토 아야토:
그럴지도요. 아야카는 늘 밖으로 나와 여행자처럼 견문을 넓히고 싶다고 했거든요
카미사토 아야토:
하지만 아야카에게는 이국의 색다른 풍경뿐만 아니라, 다양한 친구들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오빠」가 계속 곁에 있으면 친구를 사귀기 쉽지 않겠죠
치오리:
당신이란 「오빠」는 여동생을 너무 애지중지하는 것 같네
페이몬:
아야토! 난 네가 화승총 사수를 연기하는 걸 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여행자:
「이것이 너에게 내리는 징벌이다!」
카미사토 아야토:
그만 놀리시죠. 장담하건대 두 분도 제가 그 대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을걸요
페이몬:
헤헤, 사실 상상이 잘 안 가
여행자:
이제 공무를 처리하러 가실 건가요?
카미사토 아야토:
네, 멜모니아궁 쪽과 이따 만나기로 했습니다. 덕분에 이제 준비할 시간이 많아졌네요
푸리나:
카메라맨, 스크립터, 준비해 줘! 배우들도 대기하고! 첫 번째 신 시작할게!
카미사토 아야토:
얼른 가보세요. 아야카를 잘 부탁할게요
페이몬:
응, 걱정 마!
여행자:
저희한테 맡겨요
카미사토 아야토:
네, 여러분의 작품을 기대할게요
푸리나:
자, 다들 스탠바이. 이번 신의 요점을 간단하게 설명할게——
푸리나:
이번 신은 두 주인공이 아직 백작의 집에 머물 때의 내용이야. 가족들로부터 따돌림과 핍박에 시달리고 있지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지. 세상 물정 모르는 캐릭터를 잘 연기해야 해
푸리나:
슈브르즈는 언니 「튤립」을, 아야카는 여동생 「아이리스」를 연기할 거야. 카메라맨은 중요한 타이밍에 주인공을 클로즈업해 줘
푸리나:
그럼, 다들 조용! 쓰리, 투, 원, 액션!
페이몬:
예!
카미사토 아야카:
…언니, 엄마가 왜 이렇게 안 돌아오시지?
슈브르즈:
꽃을 따러 길을 돌아오시는 걸 거야. 어머니는 꽃을 좋아하시니까
일레인:
아이리스, 튤립. 엄마 왔어
카미사토 아야카:
…엄마! 왜 이렇게 늦게 오셨어요. 저랑 언니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요
일레인:
미안, 그래도 이렇게 무사히 돌아왔잖니? 봐, 너희가 좋아하는 애플파이야
슈브르즈:
어머니… 그 손의 멍은 어떻게 된 거죠?
여행자:
(어머니 클로즈업)
일레인:
응? 멍? 아… 아마 어제 일할 때 실수로 부딪힌 것 같아
슈브르즈:
아침까지만 해도 못 봤는걸요
일레인:
그럼 오늘 나갔을 때 실수로 넘어졌나 봐
일레인:
그나저나, 집에서 재밌게 놀았니?
카미사토 아야카:
……
일레인:
아이리스, 왜 그러니?
여행자:
(「아이리스」 촬영)
카미사토 아야카:
사실 다들 우리랑 안 놀아줘요
슈브르즈:
아이리스의 인형을 뺏어가고 우리한테 침도 뱉었다고요
일레인:
……
카미사토 아야카:
그리고 우릴… 우릴…
일레인:
아… 괜찮단다, 괜찮아… 우리 아가, 엄마 말 잘 들어…
여행자:
(세 사람의 풀 숏)
일레인: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중요하지 않아. 아무도 너희를 단순한 단어로 정의할 수 없단다
일레인:
너희들이 살게 될 삶은 너희의 이름처럼 아주 찬란한 꽃과 같을 거야
일레인:
아직 꽃망울이 피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그 무엇보다 아름답게 피어날 거란다
일레인:
지금의 토양이 활짝 피어날 꽃을 꺾지 않게 하렴. 알겠니? 내 소중한 딸들아
푸리나:
——컷!
푸리나:
잘했어. 배우들의 감정 표현이 적절해서 이대로 가져가도 될 것 같아
푸리나:
참, 스크립터. 슬레이트 칠 때 소리 안 쳐도 돼
페이몬:
윽, 아, 알겠어…
카미사토 아야카:
…다행이네요. 너무 긴장했을까 봐 걱정했거든요. 슈브르즈는 어땠어요?
슈브르즈:
난 그럭저럭. 대사가 어렵지 않았거든. 아마 감독님이 수정해 주셔서 그런 거겠지
일레인:
후후, 두 분 다 잘하셨어요. 영화를 처음 접했다고는 믿을 수 없는걸요. 조금 더 자신감을 가져도 좋아요
카미사토 아야카:
격려해 주셔서 고마워요
푸리나:
배우 스탠바이! 다른 앵글로 몇 개 더 촬영하고 다음 신으로 넘어가자!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푸리나는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디테일을 조율했고, 이제 두 번째 촬영을 시작하려 한다…
푸리나:
이 장면은 두 주인공이 집에 돌아와 살해된 어머니를 발견하는 장면이야. 스탠바이, 쓰리, 투, 원, 액션!
카미사토 아야카:
엄마, 우리 왔어요
카미사토 아야카:
…안 계신 건가?
슈브르즈:
……!
카미사토 아야카:
언니, 왜 그래?
슈브르즈:
아이리스, 오지 마!
카미사토 아야카:
응? 왜…
카미사토 아야카:
…! 엄마!
카미사토 아야카:
언니… 엄마가…
슈브르즈:
……
슈브르즈:
이 찻잔에… 독이 들어 있어
카미사토 아야카:
이 찻잔의 디자인은…
슈브르즈:
칫… 귀족 놈들, 아예 숨기지도 않는 건가!
카미사토 아야카:
……
슈브르즈:
……
슈브르즈:
…아이리스, 여길 떠나야 해
카미사토 아야카:
…떠난다고? 엄마도 안 계시는데… 어디로 간다는 거야…
슈브르즈:
어디든, 이 집을 떠나야 해
카미사토 아야카:
하지만… 이대로 그 사람들을…
슈브르즈:
우린 꼭 복수할 거야. 내가 약속할게. 하지만… 지금은 아냐…
카미사토 아야카:
……
슈브르즈:
…가자
카미사토 아야카:
아니, 잠깐만…
카미사토 아야카:
엄마를 이렇게 둘 순 없어. 적어도… 엄마의 가슴 위에… 장미 한 송이를 놓아드릴래…
카미사토 아야카:
우리 오늘 엄마한테 드릴 장미꽃을 사려고 밖에 나간 거잖아…
슈브르즈:
…그래
슈브르즈:
…안녕히 계세요, 어머니. 어머니의 복수는 저희가 반드시 할게요
푸리나:
——컷!
푸리나:
브라보, 완벽한 연기였어!
요이미야:
세상에, 정말 대단해, 아야카! 그 눈물 다 진짜지? 어떻게 한 거야?
슈브르즈:
나도 놀랐어
카미사토 아야카:
칭찬 감사해요. 사실 감독님이 「액션」을 외칠 때부터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순수하게 스토리 속 주인공의 감정을 느끼고 이입하자고 스스로에게 얘기했거든요
카미사토 아야카:
아무 생각도 안 하고 눈앞의 모든 것에 집중하는 점이 검술을 수련할 때의 깨우침과 유사한 것 같아요
푸리나:
(이 녀석… 설마 연기 천재인 건가?)
푸리나:
다들 조용, 다음 신 바로 갈게!
하루 동안의 촬영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페이몬:
휴우! 벌써 끝난 거야? 아직 슬레이트를 맘껏 치지도 못했는데
페이몬:
어때? 팔 안 아파? 내내 카메라를 들고 있었잖아
슈브르즈:
둘 다 수고 많았어
페이몬:
슈브르즈의 연기도 굉장하던걸
슈브르즈:
소설을 여러 번 읽어봐서 주인공의 감정은 완전히 이해하고 있거든
슈브르즈:
어때? 어제 내가 한 부탁은 아직 기억해?
페이몬:
앗! 너무 신나게 노느라 깜빡할 뻔했다…
페이몬:
범행 수법이 소설이랑 비슷하다고 했지? 음… 구체적으로 뭐가 비슷한데?
슈브르즈:
소설 속의 주인공은 성장한 후 화승총 사수가 됐고, 매번 화승총으로 복수했지
슈브르즈:
이 외에도 사망자의 몸 위에 무지개 장미를 놓아둠으로써 「우리가 돌아왔다」는 시그널을 보냈어
여행자:
설마…
슈브르즈:
맞아, 아주 예리하네. 바로 그 소설 속의 무지개 장미였어
페이몬:
엇! 점점 더 신경 쓰이는걸
페이몬:
특히 오늘 대본을 읽으니까, 나조차도 정말 무슨 속사정이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하게 되더라구…
페이몬:
여행자, 넌 어떻게 생각해? 넌 똑똑하니까 네 말대로 할게
여행자:
그저 협력이라면…
슈브르즈:
좋아. 폰타인 특별 순찰대를 대표해 네 정의감에 감사를 전할게
슈브르즈:
그럼 더 지체하지 말고 바로 조사하러 가자. 따라와
페이몬:
응? 지금? 하루 종일 촬영해서 힘든데…
슈브르즈:
가치 있는 정보는 어두울 때 드러나는 법이야. 꼭 바다 위의 외딴섬처럼,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안개 속에서 스쳐 지나가게 되지
슈브르즈:
내가 좋아하는 책에서 나온 대사야
치오리:
……
푸리나:
이쪽은 딱히 도울 일 없으니까 다른 사람들한테 가봐
카미사토 아야카:
…화승총이란 게 이렇게 생긴 거였군요
슈브르즈:
다 그런 건 아니야
관찰:
깨진 나무통과 술병… 거기엔 총알이 뚫고 간 흔적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