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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승총과 장미 제1막
정적을 깨는 총성
Quest List
폰타인의 「폰티날리아 축제」가 되면 아이들은 바구니를 들고 거리로 나가 사탕을 요구한다. 이렇게 떠들썩한 축제의 거리를 거닐다 보면 익숙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비에:
…네? 모리스 씨, 아니! 그걸 지금 얘기하시면 어떡해요?
모리스:
어휴, 저도 어쩔 수 없습니다…. 정말 돌발 상황이라니까요!
자비에:
그럼 제 영화는요?
모리스:
그건… 알아서 해결하시는 수밖에 없겠네요. 아니면, 영화제를 포기하시든가요…
자비에:
아……
페이몬:
저건 자비에잖아? 폰타인으로 돌아왔구나
페이몬:
자비에!
자비에:
아니! Traveler(이)랑 페이몬이잖아? 이럴 수가… 이런 곳, 이런 시간에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자비에:
원래 잘 지냈는데… 방금 끔찍한 소식을 듣고 말았어. 내 영화에 협력하기로 한 투자자가 재정 위기로 자금을 지원하지 못하게 됐대…
페이몬:
그럼 다른 투자자를 찾으면 되는 거잖아?
자비에:
아니… 이번 계약은 「폰티날리아 영화제」를 위해 체결한 계약이야. 이번 축제가 끝나기 전까진 다른 투자자와 협력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어
페이몬:
폰티날리아 영화제?
자비에:
아, 폰타인의 「폰티날리아 축제」에 참여하는 건 처음이지? 내가 간단하게 설명해 줄게
자비에:
「폰티날리아 축제」는 물의 정령을 찾아 물의 신 「에게리아」를 맞이했다는 전설 속 물의 기사를 기리기 위한 축제야
자비에:
이날은 폰타인의 건립과 그 고유의 「율법」 및 「심판」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서 폰타인의 가장 중요한 축제 중 하나지
페이몬:
자비에의 표정이 갑자기 어색해졌어. 꼭… 오래된 신문지를 억지로 삼킨 것 같아…
자비에:
다 책에 적혀 있는 말들이라…. 음, 불필요한 논쟁을 피하기 위해 책의 내용을 인용할 땐 보통 이렇게 외운 걸… 통째로 읊거든
페이몬:
아! 알겠어. 몬드의 윈드블룸 축제나 리월의 해등절 같은 거지?
자비에: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축제니까 모두가 좋아하는 게 당연하잖아? 다른 나라의 축제와 마찬가지로, 「폰티날리아 축제」가 되면 폰타인성은 이런저런 이벤트를 주최해
자비에:
사람들은 물의 기사를 기념하기 위해 그들을 따라 한 특별한 의상을 입고 금잔을 든 채 집집마다 돌면서 깨끗한 물을 받곤 하지
자비에:
근데 푸리나 님이 이런 건 너무 재미없다시면서 몇 년 전부터 「깨끗한 물」을 「디저트」로 바꾸셨어
페이몬:
정말 푸리나답네…
자비에:
이젠 카니발에 더 가까운 느낌이랄까? 아이들은 꽤 좋아하더라고. 해마다 「사탕을 안 주면 심판하겠어요!」라는 말을 들을 수 있거든!
페이몬:
엄청 재밌어 보이는걸! 근데 방금 얘기했던 「폰티날리아 영화제」는 뭐야?
자비에:
엇! 얘기가 잠시 샜네…. 너희를 만나서 너무 신이 났나 봐. 다시 본론을 얘기할게
자비에:
이건 올해 「폰타인 영화 협회」에서 제안한 이벤트야. 촬영 기술이 점점 발전되고 있으니까, 이 예술도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때가 된 거지
자비에:
협회는 축제 기간에 공개적으로 영화를 접수받고 심사를 진행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영화는 협회에서 수여하는 「푸리나」상을 받게 되지
페이몬:
뭐… 무슨 상?
자비에:
물의 신님의 이름을 딴 「푸리나」상. 음… 푸리나 님의 재위 기간에 지어진 것 같은데, 지금까지… 바꾸자는 사람이 없더라고
자비에:
다들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그런가 봐. 더 이상 물의 신님이 아니긴 하지만, 폰타인의 슈퍼스타로서 무대 위에서 활약하시던 모습은 모두가 봤으니까
페이몬:
뭐… 그러고 보니 어울리긴 하네…
자비에:
근데 자금에 문제가 생길 줄 누가 알았겠어. 에휴… 치오리 씨랑 멀리 이나즈마에서 온 배우들한테 뭐라고 얘기한담…
페이몬:
치오리? 귀에 익은 이름인데, 어디서 들어본 것 같지 않아?
여행자:
폰타인성의 옷 가게…
자비에:
맞아, 그분이셔. 치오리 씨한테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의 이미지 디자인을 포함한 전반적인 아트 디렉팅을 부탁했거든
페이몬:
아! 생각났다! 나비아가 자기 옷을 치오리한테서 주문 제작했다고 말했었어! 그리고 키라라도!
자비에:
치오리 씨는 뭐랄까, 음… 직설적인 타입에 일 처리도 예리하고 깔끔해. 폰타인 패션계에서는 그녀를 「뇌명의 재단사」라고 부르지
자비에:
치오리 씨의 뛰어난 의상 디자인 덕분에 많은 폰타인 사람이 이나즈마에 큰 흥미를 느끼게 됐어
자비에:
그리고, 치오리 씨는 내가 초대한 이나즈마 배우들과도 아는 사이야. 이번 국제 협력도 치오리 씨 도움이 컸지. 정말 친절한 분이야
페이몬:
이나즈마의 배우들? 누군데? 우리도 아는 사람들이야?
자비에:
아니면 너희도 같이 레일 보트 터미널로 마중 가서 인사할래?
자비에:
보니까 레일 보트가 곧 도착할 거 같아. 치오리 씨도 그쪽에서 합류하실 거고
자비에:
치오리 씨…
치오리:
투자자랑 얘기가 금방 끝났나 보네. 레일 보트는 아직 안 왔어
치오리:
응? 얘넨 누구야?
자비에:
아, 소개할게요. 이쪽은 Traveler 그리고 페이몬이에요
치오리:
안녕
페이몬:
안녕! 「치오리 부티크」의 사장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얘기는 들었는데, 드디어 직접 만나게 됐네!
치오리:
고마워, 「아가씨」의 신분에 맞게 코디하려면 그 정도는 기본이지
치오리:
그래서, 무슨 일 있었어? 안색이 안 좋은데
자비에:
어떻게 된 거냐면요…
치오리에게 투자자와 자금에 대한 일을 설명한다…
치오리:
……
자비에:
잠시만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치오리 씨. 저, 전에 투자자가 이상하다고 경고하셨던 거 알아요…
치오리:
그럴 거라고 했잖아
자비에:
하지만 도저히 거절할 수 없었어요…. 다른 투자자의 두 배나 되는 예산을 제시했다고요…
치오리:
그게 문제라는 거야
자비에:
저, 저도 이유가 있었어요. 이렇게 훌륭한 대본을 손에 넣으면 영화를 완벽하게 촬영하고 싶은 게 당연하잖아요
자비에:
하지만 다른 투자자들이 제시한 예산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어요. 그러다 모처럼 통 큰 금액을 제시하는 투자자가 나타나는 바람에…
페이몬:
자비에, 너무 낙심하지 마. 어쩌면 우리가… 우리가 모라를 모아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자비에:
고마워, 페이몬. 마음은 고맙게 받을게. 하지만 영화 촬영에는 거액의 비용이 필요해…. 그냥 모으는 거로는 배우의 출연료도 감당하기 어려울 거야…
치오리:
됐어. 이미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지. 하지만 아직 포기하긴 일러
자비에:
네? 설마… 치오리 씨, 좋은 방법이라도 있는 건가요?
치오리:
그런 건 아닌데, 그냥 더 상의해볼 여지는 있겠다는 거지
치오리:
내가 추천한 「배우」는 모라보다 다른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하거든
요이미야:
으음! 이게 폰타인의 요리군요? 맛이 이나즈마랑은 굉장히 다르네요. 뭐랄까, 조리법이 좀 더… 복잡하달까? 맛도 더 풍부하고요!
자비에:
하하하, 제가 이나즈마에 갔을 땐 요리가 너무 담백해서 적응하는데 한참이 걸렸죠
카미사토 아야토:
이번 여행의 목적 말인데요, 자비에 씨. 영화는 어디까지 준비되셨죠?
자비에:
사실 멤버는 거의 다 구했어요. 조명 담당, 소품 담당, 의상 디자인… 그리고 대본도 소설 작가님한테서 저작권을 샀고요
요이미야:
아! 《두 화승총 사수》 맞죠? 오는 길에 자비에 씨가 보내준 대본을 읽어봤는데, 스토리가 제법 재밌던데요!
자비에:
원래는 아야토 님과 아야카 씨가 폰타인에 도착하는 대로 곧장 촬영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문제가 좀 생겼어요
카미사토 아야토:
말씀해보세요
자비에:
영화 투자자 모리스 씨가 오늘 아침 갑자기 재정 위기에 빠졌다며 약속한 모라를 줄 수 없다고 하시더군요…
카미사토 아야토:
폰타인은 법률이 체계적이라고 들었는데, 그쪽에서 계약을 위반한 거면… 심판청에 세우면 되지 않을까요?
자비에:
그것보다는 촬영 일정이 더 걱정이에요…. 심판청에 세운다고 해도, 절차대로라면 개정일이 한두 달 뒤에나 잡힐 테니까요
카미사토 아야토:
모금하는 방식으로 자금 문제를 해결할 순 없을까요?
자비에:
그것도 생각해봤지만… 단기간에 그렇게 많은 모라를 모으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폰티날리아 영화제」의 촬영 기간도 제한이 있고요…
카미사토 아야토:
……
카미사토 아야토:
자비에 씨, 저와 아야카가 무상으로 출연할 수 있다면, 자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자비에:
네? 그, 그건 말도 안 되죠! 멀리서 오셨는데 무료 출연이라니… 안 돼요, 절대 안 돼요
카미사토 아야카:
신경 안 쓰셔도 돼요, 자비에 씨. 자비에 씨의 초대를 받을 때부터 오빠랑 전 그럴 생각이었거든요
카미사토 아야카:
이나즈마는 쇄국령이 풀린 지 얼마 안 돼서 다른 나라와의 문화적 교류가 시급해요. 지금까지 폰타인과 교류가 적었던 만큼, 저희는 이번 여행이 좋은 출발점이 되길 바라고 있어요
카미사토 아야토:
사실 그게 저희 야시로 봉행이 폰타인에 온 진짜 목적이라고 할 수 있죠
자비에:
하지만… 무료 출연은 두 분한테 너무 죄송해서…
카미사토 아야토:
천만에요. 「문화 답사」라는 명목으로 폰타인에 온 건 사실이지만, 정식으로 문화 협력 관계를 구축하려면 저희부터 성의를 보여야겠죠
카미사토 아야토:
이번 영화는 이나즈마와 폰타인의 우호적 교류의 증거로서, 개인적으로도 무사히 상영됐으면 좋겠군요
카미사토 아야토:
그래도 정 신경 쓰이신다면, 나중에 제게 폰타인의 예술계 인재들을 소개해 주세요
자비에:
……
자비에:
알겠습니다. 아야토 님의 뜻에 따를게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 전재산을 탈탈 털어서라도 모라를 모아야겠어요!
치오리:
뭘 그렇게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거야? 나도 「브랜드 협찬」이라는 명목으로 도와줄 수 있어
요이미야:
저도요! 이번 여행에 용돈을 많이 가져오진 않았지만, 없는 것보단 낫겠죠!
자비에:
다들 정말 너무 좋으신 분들이세요! 전 정말이지, 감동이… 감동이…
치오리:
거기까지만 해. 뭐 이제 두 주연 배우의 출연료도 아꼈겠다, 자비에가 모아둔 돈과 내 협찬까지 더하면 얼추 되겠네
치오리:
너희는 자금보단 다른 일을 도와줘
페이몬:
응? 어떻게 도와주면 되는데? 우린 영화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걸
치오리:
자비에, 그만 눈물 닦고 팀에 어떤 역할이 부족한지나 얘기해 줘
자비에:
…앗, 예… 예! 어디 보자… 아직 카메라맨 한 명, 스크립터 한 명, 소품팀 한 명이 필요해요…
자비에:
그리고 원래 감독은 제가 맡으려고 했는데, 「프로듀서」라는 신분만으로도 정신없이 바빠서요. 그래서… 감독과 조연출 자리도 공석이에요…
페이몬:
카메라맨이랑 소품 담당은 알겠는데, 「스크립터」는 뭘 하면 돼?
자비에:
「스크립터」는 카메라맨이 촬영하는 동안 슬레이트를 치고 각 장면의 정보를 기록하고 정리해야 해. 인내심과 꼼꼼함이 필요한 체력 노동이지
페이몬:
슬레이트라고?! 설마 촬영할 때 손에 들고서 「탁!」하는 그거?
치오리:
맞아, 혹시 관심 있어?
페이몬:
있어! 나 예전부터 그거 해보고 싶었다구!
치오리:
그럼 「스크립터」는 너한테 맡길게. 소품 담당은 가게 직원한테 도와달라고 하면 될 것 같고. 어때, 자비에?
자비에:
네, 전 좋아요. 그리고 「카메라맨」 역할은 Traveler한테 부탁하고 싶어
페이몬:
잘됐다! Traveler은(는) 사진을 엄청 잘 찍거든! 여기까지 오면서 얼마나 많은 사진을 찍었는지 몰라!
자비에:
응, 내 생각도 그래. 전에 같이 일할 때 Traveler이(가) 구도에 일가견이 있다는 걸 발견했거든
카미사토 아야카:
워낙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많은 걸 보고 들어서 그럴 거예요. 견문이 넓으니 카메라에 무엇을 담을지 자연스럽게 아는 거죠
자비에:
어때? 카메라맨을 맡아줄 수 있겠어?
여행자:
도움이 된다면요
자비에:
고마워, 넌 정말 친절하구나. 자! 사랑하는 나의 친구, 감사의 표시로 허그를!
여행자:
먼저 중요한 일부터 끝내야죠!
페이몬:
이제 「감독」과 「조연출」만 남았네…
요이미야:
나나나! 나 일단 「조연출」에 지원할래! 아무튼 감독을 돕는 역할인 거지? 내가 할 수 있어!
자비에:
마지막으로 「감독」은… 어휴, 요즘 폰타인의 유명한 감독들은 거의 다 저처럼 영화를 준비하고 있어서… 누가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페이몬:
어? 그러고 보니까 전에 푸리나가 연출 고문으로 극단을 도왔었는데, 감독으로는 딱이지 않을까? 게다가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으니까…
자비에:
푸… 푸리나 님?
자비에:
…그, 그분이 정말 이런 곳에 오실까?
카미사토 아야카:
…그 폰타인의 물의 신님이신 거죠? 오빠가 폰타인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얘기해 줬어요
페이몬:
응, 맞아. 얼마 전에 극단을 도와준 적이 있는데, 그 김에 지금은 감독 일을 하고 있거든
자비에:
그런…
치오리:
그 뮤지컬은 나도 봤어. 연기도 완벽했고 대본 연출도 훌륭했지
치오리:
과거 신분에 겁 먹을 거 없어. 내가 볼 때 푸리나는 우리한테 최고의 적임자라고. 한번 시도해 볼 만하잖아?
자비에:
알겠어요…. 치오리 씨 말이 맞아요. 제 영화를 위해서라면… 할 수 있어요!
자비에:
후… 그럼 Traveler, 페이몬. 푸리나 님 댁까지 안내를 부탁할게. 부디… 우릴 도와주셨으면 좋겠네
카미사토 아야토:
저희가 같이 가드릴까요?
자비에:
이런 일로 번거롭게 할 순 없죠. 폰타인에 방금 오셨으니, 구경하고 싶은 곳도 많으실 테고요
자비에:
이 일은 저한테 맡겨주세요. 이건… 「프로듀서」로서 제 의무니까요
카미사토 아야토:
알겠습니다. 그럼 좋은 소식 기다릴게요
치오리:
난 같이 갈게. 선물을 준비해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페이몬:
우리도 갈래! 우린 푸리나랑 친하기도 하고, 이 의견도 우리가 제안한 거니까
자비에:
좋아, 그럼 바로 준비하러 갈게. 선물은…
카미사토 아야카:
사람들이 알고 있는 물의 신님은… 어떤 선물을 좋아하시는 분이셨나요?
자비에:
푸리나 님은 시계 반지를 무척 좋아하셨어요. 이번에도 정교한 태엽 기계를 준비해야 하나…
요이미야:
네? 디저트 같은 건 안 되나요? 「폰티날리아 무스」 같은 거로요
페이몬:
응? 그건 너무 저렴하지 않을까…. 푸리나가 디저트를 좋아하긴 하지만…
요이미야:
요즘 폰티날리아 축제 기간이잖아? 레일 보트의 가이드 아이벨이 푸리나 씨가 축제 풍습을 디저트 주는 걸로 바꿨다고 했어
요이미야:
난 그게 디저트를 좋아해서 바꾼 거라고 생각해
치오리:
나도 요이미야의 생각에 찬성이야. 너무 과한 선물은 오히려 부담일걸
페이몬:
좋아, 그럼 「폰티날리아 무스」 1인분 사러 가자!
자비에:
정말 그걸로 될까? 어찌 됐든 중요한 일을 부탁하러 가는 건데
치오리:
확실히 부족하지. 「폰티날리아 무스」만으로는 달콤함이 부족해
페이몬:
응? 폰티날리아 무스보다 더 달콤해야 한다고?
치오리:
그래. 어떤 디저트보다도 더 달콤한 선물을 곁들여야지
페이몬:
그게 뭔데?
치오리:
너희의 칭찬
푸리나:
준비됐어? 내 기준은 엄청 엄격하다고
푸리나:
사진기는 준비됐지? 문제 낼게
페이몬:
다 왔다! 푸리나는 여기서 지내고 있어
자비에:
좋아, 노크는 내가 할게
자비에:
……
푸리나:
아함——갈게, 간다고. 점심부터 대체 누가…
푸리나:
어… 넌 누구야?
자비에:
푸리나 님, 제 소개부터 할게요. 전 영화 감독, 자비에라고 합니다
푸리나:
안녕. 응? 뒤에 있는 건 Traveler(이)랑 페이몬이잖아? 그리고…
치오리:
난 치오리야
푸리나:
오! 「치오리 부티크」의 그 치오리구나! 만나서 반가워
푸리나:
그래서… 이렇게 우르르 몰려와서는, 나한테 무슨 볼일이야?
페이몬:
푸리나, 너 설마 지금 깬 거야? 해가 벌써 중천이라구
페이몬:
응? 아, 내, 내 말은… 점심 날씨가 참 좋네. 햇빛이 따스한 게 꼭 푸리나 같달까. 하하, 지금까지 푹 잔 건 정말 현명한 결정이었어!
푸리나:
응? 난 그냥 밤새 소설 읽느라 늦게 잔 건데? 그게 날씨랑… 무슨 상관이야?
자비에:
참, 이건 저희가 푸리나 님을 위해 준비한 소소한 선물이에요. 부디 받아주세요
푸리나:
그렇게 예의 차릴 것 없어. 지금의 난 평범한 사람일 뿐이니까. 우와, 이건 「폰티날리아 무스」잖아? 내가 좋아하는 디저트야
자비에:
다행이네요. 사실, 푸리나 님한테 부탁할 일이 있어서 찾아오게 됐어요…
자비에:
푸리나 님은 연기에 대한 추구와 이해가 탁월하시니까, 저희 영화의 「감독」 역할을 부탁드리고 싶어요
푸리나:
응? 근데 방금 소개할 때 네가 감독이라며?
자비에:
이번 작품에서 저는 「프로듀서」를 담당하고 있어요. 게다가 연기에 대한 이해라면, 푸리나 님에 비할 바가 못 되죠
푸리나:
Traveler(이)랑 페이몬도 촬영팀에 있는 거야?
페이몬:
응, 맞아! 난 스크립터고, 여행자는 카메라맨이야
푸리나:
카메라맨? 그건 기술력이 엄청 필요한 일인데, 영화의 최종 퀄리티에 영향을 미치니까. 정말 잘할 수 있겠어?
여행자:
경험은 있어
푸리나:
아, 널 의심하는 건 아니었어. 다만, 네가 사진기 쓰는 걸 별로 본 적이 없어서
페이몬:
푸리나가 시험 문제를 내는 건 어때?
페이몬:
Traveler의 촬영 실력이 네 마음에 들면 안심하고 우리 팀에 합류하는 거야. 어때?
푸리나:
윽… 정말 빈틈을 놓치지 않고 들어오는구나. 하긴, 나도 네 촬영 실력이 궁금하긴 해
푸리나:
그럼 이렇게 하자. 이 자리에서 소재를 찾는 거야. 내가 촬영 조건을 알려줄 테니까 네가 만족시킬 수 있는지 보자고
여행자:
알겠어
푸리나:
음, 실제 촬영 중에는 카메라맨이 감독의 의도를 꿰뚫어 볼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그건 사진을 보고 결정할게
푸리나:
솔직하게 얘기할게. 너네… 정말 촬영에 진심인 거 맞아?
푸리나:
앵글 각도에 포인트도 없고, 인물도 안 찍혔어. 대사의 의도마저 엘튼 해구로 새버렸잖아
푸리나:
너희가 새로운 예술을 추구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정말 믿을 만한 감독을 찾아야 할 것 같은데…
여행자:
그럼 결론은…
페이몬:
푸리나, 그럼 우릴 도와주는 거야?
푸리나:
그렇게 쉬울 리가 없잖아? 저번에 「물의 아이」 뮤지컬을 통해 내 이름이 다시 퍼지게 됐거든
푸리나:
솔직히 말하면, 이번 폰티날리아 영화제에도 여러 극단이 날 찾아왔어. 단지 대본이 지루해서 구미가 안 당기더라고
푸리나:
다른 사람들이 내가 너희의 제안을 이렇게 쉽게 수락한 걸 알게 된다면…
페이몬:
얘기는 아까 다 된 거 아니었어? 아니면 뭔가 마음에 안 드는 거야?
푸리나:
저기… 급… 급여는 얼마야?
페이몬:
어?
푸리나:
그러니까 얼마를 주고 날 감독으로 고용할 거냐고! 급여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란 말이야!
자비에:
그게… 음, 이 정도까지 드릴 수 있어요…
푸리나:
…뭐어? 겨우 그 정도? 그 정도는… 당장 느비예트한테 널 「저임금 노동력 착취」로 고소할 수도 있다고!
자비에:
죄송합니다. 하지만 지금 저희 팀의 자금 상황이…
푸리나:
알겠어. 지금 합류하는 건 물 건너간 것 같네. 근데 궁금해서 그러는데… 어떤 내용을 찍을 생각이야?
자비에:
음… 소설 원작 《두 화승총 사수》를 각색한 대본이에요
푸리나:
…엥? 잠깐, 베스트셀러 1위로 등극했던 그 미스터리 소설?
페이몬:
푸리나도 읽어봤었구나
푸리나:
물론이지! 백성들이 좋아하는 예술 작품엔 신경을 아주 많이 쓰는 편이라구
푸리나:
아, 알겠다. 영화의 예산을 저작권에 전부 써버린 거구나?
자비에:
그건… 아니에요. 작가님은 소설을 각색한다는 얘기에 거의 공짜로 저작권을 양도해 주셨어요. 자금이 부족한 건 다른 사정 때문에…
치오리:
유명해지고 싶은 거겠지. 그 사람한테 돈은 중요하지 않으니까
치오리:
내가 만든 옷을 입고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는 어느 국제 배달원한테 나도 비용을 거의 받지 않아. 홍보 효과가 원가를 훨씬 뛰어넘었으니까
푸리나:
……
페이몬:
푸리나, 너 그 소설 좋아해?
푸리나:
그… 그럭저럭! 스토리 흐름은 꽤 훌륭한데 인물 관계는 개선의 여지가 있지. 읽을 때 뭔가 계속 아쉽더라구. 내 기준은 엄격하니까!
푸리나:
…크흠, 자비에. 만약에, 그러니까 만약에 말이야! 내가 감독을 맡으면 대본과 연출을 어디까지 수정할 수 있어?
자비에:
물론 최대한의 자유를 드려야죠! 제가 어떻게 감히 폰타인에서 가장 유명한 슈퍼스타, 푸리나 님의 안목을 의심하겠어요?
푸리나:
그러니까, 내 취향에 따라 이야기를 각색해도 괜찮다는 거지?
자비에:
물론이죠!
푸리나:
음, 알겠어. 너희는 역시 내가 돌봐주지 않으면 안 되는구나!
자비에:
그럼, 동의하신 건가요?
푸리나:
응, 합류할게. 내 몸값에 어울리는 급여는 아니지만, 최고의 대본에는 최고의 감독이 있어야 하는 법이니까!
푸리나:
자금 때문에 좋은 스토리를 망칠 순 없지. 그건 오븐이 없다고 좋은 빵과 치즈를 곰팡이가 피게 내버려 두는 거나 마찬가지야
여행자:
고마워, 푸리나
자비에:
아아, 물의 신님… 이게 꿈은 아니겠죠?
푸리나:
물의 신님은 어디에도 없으니까 벌써부터 너무 기뻐하진 말라고
푸리나:
영화 준비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해. 가장 어려운 대본과 캐스팅은 결정됐다지만, 아직 촬영지 예약, 조명 소품도 필요하지…
푸리나:
아, 참. 《두 화승총 사수》를 찍을 생각이라면 액션 디렉터도 찾아야 해. 실제로 화승총을 써본 적이 있는 전문가면 더 좋고
자비에:
저도 그 부분에 대해 생각해 봤어요. 원래는 푸리나 님 쪽 지인한테 부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푸리나:
나? 음… 예전 같았으면 클로린드한테 부탁하면 될 텐데, 연락 안 한 지 꽤 오래됐거든
푸리나:
나비아도 총을 쓰긴 하는데, 소설 속 인물이랑 총 쓰는 스타일이 많이 달라…
치오리:
특별 순찰대한테 부탁하는 건 어때?
푸리나:
아, 특별 순찰대 소속 화승총 소대를 얘기하는 거야?
치오리:
응, 매일 화승총을 다루니까 전문성 면에선 화승총 소대가 제일이지
푸리나:
그치만 그 소대는 느비예트의 관할이라서… 나랑은 별로 안 친하다고!
푸리나:
으음… 결국 느비예트한테 부탁해야 하나?
치오리: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 화승총 소대의 대장——슈브르즈랑 내가 아는 사이거든
페이몬:
응? 치오리가 어떻게 화승총 소대의 대장을 알아?
치오리: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어. 그냥 장사를 하다 겪게 되는 이런저런 일들을 슈브르즈가 몇 번 해결해 줬었거든
치오리:
그리고 나도 특별 순찰대가 나서기 어려운 일을 처리해 준 적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됐지
페이몬:
어… 특별 순찰대가 나서기 어려운 일을 의상 디자이너가 해결해 줬다고? 나 점점 치오리가 어떤 일을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
치오리:
잘 모르는 편이 좋을걸. 이 얘기는 나중에 하고, 슈브르즈한테 화승총의 액션 디렉터를 부탁하는 게 어때?
푸리나:
전문가를 초대할 수만 있다면 난 찬성이지. 게다가 대장급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고
자비에:
하지만 특별 순찰대라면 바쁘실 텐데, 영화를 촬영하러 오실 시간이 있을까요? 그리고 급여도…
치오리:
공교롭게도 슈브르즈도 딱히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야. 시간은 본인한테 직접 물어봐야 하지만
푸리나:
그럼 난 같이 안 갈게. 오늘은 마카로니가 할인하는 중요한 날이거든. 결과는 나중에 내일 일정이랑 같이 알려주면 돼
자비에:
문제없어요
페이몬:
헤헤, 푸리나가 합류하니까 뭔가 라인업이 확 굉장해진 것 같은데?
푸리나:
당연하지. 개봉일이 되면 너희는 「푸리나」라는 이름이 폰타인에서 갖고 있는 영향력에 감사하게 될 거야. 장담하는데 극장의 입석권까지 매진될걸~
푸리나:
겸사겸사 지인들한테 엑스트라에 지원할 사람이 있는지 물어볼게
페이몬:
헤헤, 푸리나가 드디어 사람들의 평가를 신경 쓰지 않게 됐구나!
푸리나:
쓸데없는 설명은 사양이야
여행자:
개봉일이 기대되네
치오리:
그럼 출발하자. 마침 슈브르즈가 오늘 어디 있는지 알고 있거든
푸리나:
참,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내 급여도 그렇게 낮으면 주인공들은 어떡해? 먼 이나즈마에서 온 배우들이잖아?
자비에:
사실… 주인공들은 폰타인과의 문화 교류가 목적이라고 하면서… 출연료를 받지 않겠다고 했어요
푸리나:
뭐어? 설마 이 영화는 돈 안 받는 사람들만 모인 거야? 그럼 설마 치오리도…
치오리:
우린 친분이 좀 있거든. 게다가 내 브랜드를 가장 눈에 띄는 곳에 걸어두기로 했고
푸리나:
…날 가리키는 건 아니지만, 자비에는 정말 신의 보살핌을 받는 녀석이구나
푸리나:
…응? 몰라봤는데 너네 꽤 제법이구나
푸리나:
촬영 각도에 앵글감도 있고, 대사도 인물의 생각을 합리적으로 연출할 수 있게 배정했어…
치오리:
바로 여기야
페이몬:
응? 주변에 아무도 없는데? 화승총 소대 대장은 어딨어?
치오리:
저기 저쪽에 가판대 앞에서 책을 보고 있는 안대를 쓴 사람이야
페이몬:
아! 저 사람이었구나. 어쩐지 포스가 남다르더라니, 엄청 위엄 있어 보여!
치오리:
부를 테니까 여기서 잠깐 기다리고 있어. 지금은 근무 시간이라 무턱대고 찾아가면 문제가 될 수도 있거든
페이몬:
근무 시간? 그냥 서서 소설을 보고 있는 것뿐이잖아?
치오리:
그냥 내 말 들어
페이몬:
앗… 가버렸다…
페이몬:
치오리는 뭔가 신비로워. 의상 디자이너일 뿐이라고 말하면서, 엄청난 거물들을 많이 알고 있잖아?
자비에:
폰타인성은 타지인에 대해 그리 관대한 편이 아니라, 이곳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홍보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야. 경쟁이 치열한 패션계라면 더더욱 그렇지
자비에:
현지인인 나도 영화 하나 찍는 게 이렇게 힘든데, 치오리 씨가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얼마나 힘들었겠어. 아는 사람이 많은 건 좋은 일이지
치오리:
근무 시간에 책 읽는 거야?
슈브르즈:
응, 탐정 소설이야
치오리:
모노드라마?
슈브르즈:
아니, 주인공도 많고 분기점도 많아
치오리:
스토리는 어디까지 진행됐어?
슈브르즈:
주인공 중 한 명이 남은 생의 운명을 결정하고 있는데, 난 틀린 선택을 한다는 데 걸었어
치오리:
빨리 끝내줄 수 있어? 부탁할 일이 있거든
슈브르즈:
너도 알다시피, 그건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냐. 주인공의 선택에 달렸지
치오리:
그래서 내가 도와주러 온 거잖아
슈브르즈:
……
슈브르즈:
그렇군. 역시 틀린 선택을 한 건가
슈브르즈:
거기 서!
책 파는 노점 주인:
…! 뭐, 뭐야?
슈브르즈:
손에 든 거 내놔
책 사러 온 손님:
이건 그냥 책이에요. 다른 거 안 샀다고요
슈브르즈:
그럼 내가 잠깐 봐도 무방하겠네
책 파는 노점 주인:
경찰관님, 하루 종일 책도 안 사고 계신 건 뭐라 하지 않겠습니다만, 손님을 놀라게 하진 마시죠. 이러면 장사가 안 된다고요
슈브르즈:
너도 마찬가지니까 모르는 척 그만해
슈브르즈:
다시 한번 얘기하지. 난 폰타인의 특별 순찰대 대장 슈브르즈다. 순순히 손에 들고 있는 걸 내놔
슈브르즈: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기 전에 미리 얘기해 두지. 내가 널 제압하는 게 네가 머리 굴리는 것보다 훨씬 빠를 거야
책 사러 온 손님:
어흑! 알겠어요, 드리면 되잖아요!
책 사러 온 손님:
그… 근데 그 전에 할 말이 있어요! 책에 금지품이 있다면 그건 가게 사장이 멋대로 끼워 넣은 거예요. 저랑은 상관없다고요!
책 파는 노점 주인:
뭐? 이 망할 자식이 뒤통수를 쳐? 분명 네가…
슈브르즈:
할 말은 취조실에서 하도록!
슈브르즈:
르텔리에, 데려가
페이몬:
이게 무슨 상황이야? 방금까지 책을 읽고 있었는데 갑자기 체포라니?
슈브르즈:
이 사람들은… 응? 신문에서 자주 봤던 여행자잖아? 치오리, 네가 말한 부탁이라는 게 이 사람들과 관련된 거야?
슈브르즈:
좋아, 그럼 얘기를 나눠보는 것도 괜찮겠네
슈브르즈:
바셰 사건 이후로 「생트」의 생산은 단절됐지만, 폰타인 경비대는 아직도 시중에 유출된 잔여 생트를 회수하고 있는 중이야
슈브르즈:
그래도 믿음직한 정보 출처 덕에 방금 그 물건이 마지막이었어
페이몬:
슈브르즈는 범인을 체포하려고 거기서 책을 읽고 있었던 거구나…
페이몬:
아, 소개가 늦었네. 난 페이몬이고 얜 Traveler(이)야. 그리고 이쪽은 자비에
슈브르즈:
안녕, 난 슈브르즈야. 내 신분은 다시 소개 안 해도 되겠지
여행자:
방금은 왜 바로 체포하지 않은 거야?
치오리:
내가 준 정보가 정확하지 않을까 봐? 그래서 현행범으로 체포하려던 거야?
슈브르즈:
아니, 가게 주인이 자수할지 지켜보고 싶었어
슈브르즈:
몇 걸음만 다가와서 내게 「생트」를 어디서 주운 건지 모르겠다고 할 수도 있었어. 그랬다면 책임을 묻지 않았을 거야
치오리:
하지만 가게 주인은 그러지 않았지. 오히려 내가 너의 시야를 가리는 틈을 타 물건을 팔려고 했어
슈브르즈:
맞아, 잘못된 길을 선택했지. 올바른 길이 겨우 세 걸음 앞에 있었는데 말이야
치오리:
틀린 선택을 할 걸 너도 알고 있었잖아
슈브르즈:
알아. 그래도 이번만은 내가 틀렸길 바랐던 것뿐이야
페이몬:
……
슈브르즈:
자, 이 얘기는 나중에 하고. 나한테 무슨 볼일이야?
페이몬:
아, 실은…
슈브르즈에게 영화의 촬영 계획에 대해 설명한다…
슈브르즈:
《두 화승총 사수》라… 이야기를 고르는 안목이 있네
슈브르즈:
내가 뭘 하면 되지? 배우의 액션을 코치하면 되는 건가?
자비에:
맞아요, 이왕 찍는 거 프로처럼 촬영하고 싶거든요. 배우들이 총을 잡는 자세나 총기에 대한 이해가 진짜 화승총 사수에 가깝도록요
자비에:
다만, 시간을 많이 뺏을지도 모르는데… 촬영하는 내내 액션을 코치해야 하거든요. 그리고 급여 문제도…
슈브르즈:
괜찮아. 합류할게
페이몬:
오옷? 엄청 시원시원하잖아!
자비에:
저… 정말인가요? 정말 예산도 적은 저희 영화 촬영에 합류해 주실 건가요?
슈브르즈:
별일도 아닌데 뭐. 말했다시피 수사가 일단락됐으니까 당분간 다른 중요한 일은 없어
슈브르즈:
게다가 이건 원래부터 좋아하던 소설이라 집에 양장본도 소장하고 있거든. 권선징악의 작품은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지
치오리:
그럼 결정한 거지?
슈브르즈:
그래, 결정했어. 내일 촬영장에서 만나
자비에:
이럴 수가, 이건 너무 순조롭잖아! 얼른 푸리나 님한테 알려드려야겠어. 그리고 소품 담당과 조명 담당한테도 촬영 시작 준비를 해두라고 알려야지!
치오리:
침착해, 자비에. 영화는 하루아침에 다 찍을 수 있는 게 아니잖아
치오리:
뭐, 나도 돌아가서 배우들의 의상과 화장품을 준비하긴 해야겠어
페이몬:
알겠어, 그럼 오늘은 이쯤에서 헤어지자
슈브르즈:
Traveler, 페이몬. 두 사람한테 할 얘기가 있는데, 잠시 남아줘
치오리:
난 자비에를 바래다줄게. 흥분해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네. 촬영 첫날부터 분수에서 프로듀서를 찾는 건 사양이야
치오리:
그래, 내일 보자
페이몬:
그래서, 우리한테 할 얘기가 뭐야?
슈브르즈:
《두 화승총 사수》 읽어봤어?
슈브르즈:
그 소설은 백작가의 아이들이 서로 의지하며 어머니를 위해 복수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슈브르즈:
그들은 어렸을 때 백작의 집에서 지냈고, 어머니는 저택의 하녀였어. 백작과 하녀 사이의 사생아였던 두 사람은 좋은 취급을 못 받았지
슈브르즈:
어느 날 집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어머니가 살해된 채 방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어. 범인은 같은 집에 살면서 그들에게 독설을 퍼붓는 백작의 가족들이 분명했고
슈브르즈:
하지만 백작가의 세력은 소문을 잠재울 만큼 막강했어. 사건은 결국 자살로 종결되었고, 정의 구현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어. 남매는 도망쳐서 복수를 기약하기로 다짐했지
슈브르즈:
그 뒤로 몇 년이 흘러, 백작의 가족들이 하나둘씩 화승총에 살해됐어. 그들의 시신에는 죽은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던 무지개 장미가 한 송이씩 놓여 있었지
슈브르즈:
어머니의 원혼이 복수하러 왔다고 여긴 백작은 두려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냈어
슈브르즈:
하지만 실은 도망쳤던 두 남매가 서로 의지하며 꾸준한 훈련을 거쳐 화승총 사수가 됐던 거야
슈브르즈:
두 사람은 자신의 힘으로 단서와 증거를 모으고 계획을 실행해, 결국 백작가에 복수하고 어머니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사람들에게 알렸어
페이몬:
정말 속 시원한 이야기네
슈브르즈:
맞아. 인과응보이자 권선징악이지. 결국 정의는 승리한다. 난 그런 주제가 좋아
페이몬:
헤헤, 그게 슈브르즈가 합류하려는 이유인 거지?
슈브르즈:
이유 중 하나일 뿐이야
페이몬:
응? 다른 이유도 있는 거야?
슈브르즈:
너희에 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어. 사건의 재판에 참여한 것도, 폰타인의 위기 해결에 협력한 것도…
슈브르즈:
너희가 정의감 넘치고 추리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이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었지
여행자:
그럼 설마…
슈브르즈:
꽤 예리하네. 비슷한 상황을 많이 겪어본 것 같아
슈브르즈:
최근 화승총 살인 사건이 발생했어. 범인의 범행 수법은 소설 속의 스토리와 매우 유사해
페이몬:
응? 정말이야? 오늘 신문에는 그런 기사 없었는데!
슈브르즈:
그림자 수사청이 아직 사건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거든. 조사에 진전도 없고, 범인은 신중한 놈이니까
페이몬:
화승총 살인이라… 폰타인에서 화승총을 쓰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여행자:
설마 「화승총 소대」가…
슈브르즈:
그건 불가능해. 화승총 소대는 매일 총기의 상태와 탄약의 재고량을 점검하고 있어서 사용 흔적이 있다면 바로 알아낼 수 있어. 게다가 대원들은 다 내가 신뢰하는 사람들이야
슈브르즈:
다만… 오늘 알려줄 수 있는 정보는 여기까지겠네
페이몬:
응? 그게 무슨 얘기야?
슈브르즈:
돌아가서 푹 쉬고, 내일 조사 협력 여부를 결정해 줬으면 좋겠어
슈브르즈:
너희한테 폐를 끼치는 부탁이라는 건 알지만, 정의로운 조력자들은 많을수록 좋으니까
여행자:
특별 순찰대는 조사에 참여 안 해?
슈브르즈:
이건 특별 순찰대의 직무가 아니니까. 범인을 체포하는 게 우리 일이고, 범인을 찾아내는 건 그림자 수사청의 일이야. 조사는… 내 개인적인 욕심이지
슈브르즈:
난 「화승총」의 이름이 더렵혀지는 걸 원치 않아. 그리고… 범행 수법이 소설과 유사하다는 점도 마음에 걸려
페이몬:
배후에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슈브르즈:
맞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슈브르즈:
다시 한번 얘기할게. 이건 명령도 거래도 아닌 부탁일 뿐이야
슈브르즈:
내일 촬영하면서 사건에 흥미가 생겨 조사에 협력하기로 결정한다면 정말 고마울 거야
페이몬:
음… Traveler, 어떻게 생각해?
여행자:
오늘은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어…
페이몬:
응, 네 말이 맞아. 아침부터 쉬지 않고 돌아다녔더니 나도 좀 피곤하네
슈브르즈:
오늘은 먼저 돌아가서 쉬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땐 머리를 냉정하게 유지하는 게 필수거든
슈브르즈:
그렇지 않으면 중요한 순간에 세 걸음 밖의 길도 제대로 보이지 않을 거야
요이미야:
…정말? 그럼 너희는 어디서 지내는데?
아이벨:
우리 멜뤼진의 집은 바다 거품 마을에 있어요. 물속으로 들어가야 갈 수 있는 곳이죠!
요이미야:
우와, 그럼 매일 출퇴근하는 거 엄청 힘들지 않아? 한참 헤엄쳐야 하잖아!
아이벨:
정말 친절한 분이시네요! 일부 멜뤼진은 폰타인성에서 지내요. 그럼 더 편리하니까요
카미사토 아야토:
도착했군요
요이미야:
에? 벌써? 아이벨이랑 더 얘기하고 싶었는데!
카미사토 아야카:
저도 아이벨 씨의 소개를 재밌게 들었어요. 실감 나게 설명해 줘서 지루한 줄 몰랐네요
아이벨:
고마워요! 전 평소에 이 레일 보트에서 근무해요. 나중에 또 뵀으면 좋겠네요! 아직 소개드리지 못한 관광 명소가 많거든요
치오리:
폰타인성에 온 걸 환영해
카미사토 아야카:
치오리 씨! 정말 많이 변하셨네요. 치오리 씨가 이나즈마를 떠난 뒤로 처음 뵙는 것 같아요
치오리:
그러게. 정말 시간이 많이 흘러 버렸어. 급하게 떠나느라 둘한테 인사도 제대로 못 했네
카미사토 아야토:
초대해 줘서 고마워요, 자비에 씨. 이번 폰타인 여행에서 거둘 수확이 기대되는군요
자비에:
카미사토 씨가 와주신 게 제 영광이죠
페이몬:
자비에가 말한 「배우」가 너희들이었어?
카미사토 아야카:
어? Traveler 님, 페이몬 님!
요이미야:
우와! 신기하다! 방금도 아야카랑 너희 얘기를 하고 있었거든. 너희도 영화 찍으러 온 거야?
페이몬:
행사장에서 자비에를 만나 같이 오게 됐어
요이미야:
헤헤, 근데 난 배우는 아니고 아야토 님이랑 아야카가 배우야. 그것도 주연 배우! 난 아야카 따라서 놀러 온 거지
여행자:
「영원한 남자 주인공」은 나일 줄 알았는데
자비에:
아 그게… 촬영을 기획할 때 너랑 연락이 안 돼서 어쩔 수 없었어. 다른 일로 바쁠 수도 있는데 방해하면 안 되니까…
자비에:
그래서 이번 영화에서는, 널 잠시 마음속에 담아두고 다른 「주인공」을 찾는 수밖에 없었어
카미사토 아야카:
저도 폰타인으로 오면서 어떻게 하면 여러분을 만나 깜짝 놀라게 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근데 선수를 뺏겨 버렸네요
자비에:
어? 다들 아는 사이셨나요? 정말 우연이네요! 모두가 이곳에서 재회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요
자비에:
이왕 이렇게 만난 거 다 같이 드보르 호텔에서 식사하면서 얘기를 나누는 건 어떨까요? 자리도 미리 예약해 뒀거든요
페이몬:
응? 우리 자리도 있어?
자비에:
물론이지! 맛있는 요리를 몇 개 더 올려달라고 사장님한테 얘기해 둘게
카미사토 아야토:
그럼 길 안내를 부탁할게요, 자비에 씨
카미사토 아야카:
저흰 걱정하지 말고 어서들 다녀오세요
요이미야:
우리가 준비한 선물이 푸리나 씨 마음에 들면 좋겠어. 아! 선물이 부족한 것 같으면 언제든지 찾아와. 폭죽을 만들어 줄 테니까!
푸리나:
마카로니 말고 토마토 소스도 좀 사야지~
요이미야:
우와! 폰타인의 건축물은 정말 높고 크구나!
카미사토 아야카:
아이벨 씨가 언급했던 분수도 있네요. 정말 아름답고 화려해요
요이미야:
중앙의 둥근 구체는 어떤 원리로 회전하는 거지? 저게 태엽 장치라는 건가?
카미사토 아야토: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