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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의 흔적·제1막

해초 바다 탐색


해초 바다 탐색
시간이 꽤 흘렀다. 수선화 십자 결사회로 돌아가 조사에 진전이 있는지 확인해 보자
안:
여행자 기사님, 페이몬 님, 돌아오셨군요!
페이몬:
응응, 요새 뭐 새로 발견한 거 있어?
안:
네, 저랑 캐터필러가 같이 연구해 봤는데요——
페이몬:
응응!
안:
시모어는 아무래도 광역 섬멸 모드가 없나 봐요
시모어:
조각 정리 후 발견. 해당 단어는 소설 《죄수 6호: 오버런》에서 나왔을 확률이 높습니다
시모어:
해당 서적에서, 키메라를 사냥하기 위해 세계 기구는 광역 섬멸형 특공대를 파견해…
페이몬:
지금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캐터필러:
난 밖을 조사하면서 틈날 때마다 결사회에 소장된 책들을 다시 한번 쭉 살펴봤어
캐터필러:
처음엔 잘 몰랐는데 지금은 뭐랄까… 음, 참 잘 썼더라
캐터필러:
어떤 분의 수필인지, 아니면 필사원을 고용한 건지, 글씨체가 수려하고 깔끔한 게, 정말 명필가더라고
페이몬:
결국 그냥 글씨를 잘 썼단 얘기잖아?!
페이몬:
안 좋은 예감이 드는데, 설마 그동안 다른 발견이 없다는 건 아니겠지?
캐터필러:
하하, 농담은 그만할게
캐터필러:
전에도 우리가 알게 된 걸 남김없이 너희랑 공유했지만
캐터필러:
일부 세세한 단서들은 어떤 계기가 있어야 그 의미를 확실하게 드러내는 법이거든
캐터필러:
응. 살인사건이 드러나지 않으면 그림에 묻은 혈흔도 그저 붉은 자국에 불과하지
페이몬:
그럼 계기는 어떤 건데?
캐터필러:
음, 우리가 사건을 재구성해 보면 어떨까?
캐터필러: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추리해 보는 거야. 그러면 놓친 부분이 떠올라서, 우리의 추리를 지탱하거나 반박할 수도 있을 테니까
안:
좋은 생각이야. 난 줄곧 뭔가 익숙하면서도 아무것도 안 떠오르는 상태였거든
시모어:
반대합니다. 전 정리한 자료를 쉬지 않고 진술할 수 있——
안:
이 바보 개야. 저번에도 결국 우리 대화를 듣고 나서야 널 발명한 사람의 이름을 알아냈잖아?
시모어:
(기계 소음) …반대합니다. 단지 그걸 계기로 유사한 음성을 매칭했을 뿐, 정보를 잃었던 것은 아닙니다
시모어:
그래도 정정하겠습니다. 저 역시 키워드를 통해 스킵 리스트를 구축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 판단합니다
여행자:
그럼 무엇을 추리해볼까?
캐터필러:
일단 몸을 덥힐 겸, 아니… 머리를 덥힐 겸——
시모어:
「워밍업」 말씀입니까?
캐터필러:
그래, 그 뜻이야. 아무튼 비교적 간단한 문제부터 추리해 보자
캐터필러:
잠든 땅에 있는 「마리안」은 대체 뭘까?
안:
앗!
캐터필러:
당신도 느꼈군요. 그 「마리안」이라는 분에게 가장 큰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걸요
캐터필러:
탐정처럼 안락의자를 찾아볼까요? 맥주를 따도 좋을 것 같고——아, 당신은 아직 마실 수 없군요
캐터필러:
아무튼 일단 다 같이 단서부터 정리하도록 하죠
안:
내가 먼저 할게. 음, 「마리안」이란 이름은 익숙한 느낌이 들어
시모어:
제 보호 대상은 「마리안」이 맞습니다. 다만 잠든 땅의 「마리안」이 누구인지는 데이터 보충이 필요합니다
시모어:
맥락 결여. 지금은 그저 일반적인다른 부가 조건 없는 인간의 수명 한계를 통해 둘이 동일인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페이몬:
확실히, 벌써 몇백 년이 지났긴 해
페이몬:
나라면, 음… 난 오늘 아침에 버섯 닭꼬치를 먹었어!
캐터필러:
내가 얘기해 보자면, 너희는 그곳에서 개성 넘치고 인격을 가진 듯한 물의 동물을 만났다고 했지?
캐터필러:
물의 동물이나 풍부한 인격을 구현해 내기 위한 선결 조건은, 먼저 지혜로운 물의 정령이 그것의 원형을 이해해야만 하지
캐터필러:
안 님, 그 물의 동물은 당신이 구현해 낸 건가요?
페이몬:
익숙한 친구를 구현해 내서 기나긴 시간 동안 소꿉놀이를 했다니, 어째 정신 상태가 엄청 위험해 보이는데…
안:
아니거든요! 저랑 작은 양배추, 알 오빠랑 다른 애들은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친해진 거라구요
캐터필러:
그럼 이제 우리가 알아낸 사실로 어떤 결론을 추론해 낼 수 있는지 확인해 볼까?
여행자:
난 준비됐어
캐터필러:
알랭의 동생 마리안, 잠든 땅의 「마리안」, 「붉은 여왕」 릴리스, 그리고 우리 곁에 있는 안. 그녀들에 관한…
캐터필러:
결론은 무엇이며 그걸 어떻게 증명하고 반박할까?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캐터필러:
더 언급하거나 보충하고 싶은 정보가 있어?
시모어:
전에 언급했듯, 「마리안」은 안의 이야기 속 공주이자 제가 보호해야 할 사람입니다
시모어:
그분은 저——4ACV07의 설계자 알랭·기요틴 님의 동생이니까요
안:
나에 관한 거라면, 여행자 기사님도 이미 다 아실 거야
페이몬:
그러고 보니까, 우리 마지막에 엘리나스한테 이런저런 얘기를 왕창 듣지 않았어?
페이몬:
시모어도 거기서 고장난 거고
캐터필러:
뭔가 떠오른 거야?
캐터필러:
무엇을 들었는지 알려줄래?
캐터필러:
개와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음성의 주파수가 다르듯, 츄츄족이 들을 수 있는 건 인간이나 물의 정령과 달라서 못 들었을지도 몰라
시모어:
당신의 발언을 정정하겠습니다. 제가 들을 수 있는 저음과 고음의 주파수는 확실히 인간을 뛰어넘지만, 전 개가 아닙니다. 또한, 개와 인간은 저음 청력이 비슷합니다
캐터필러:
그래? 근데 내가 말한 건 진짜 개지 네가 아니야, 4ACV07
안:
하하, 이 바보 개!
안:
그나저나 여행자 기사님도 들으셨을 줄은 몰랐어요. 저와 같은 말을 들었는지 궁금하네요
여행자:
「하지만 모두가 여길 떠났어…」
안:
「…나도 더는 그들이 돌아오길 기다릴 수 없고…」
안:
우리가 들은 내용은 같네요. 아마 「마리안」이 흘린 마음의 소리겠죠
캐터필러:
다른 마음의 소리는 없었나요? 사생활을 엿듣는 건 좋아하지 않지만, 여행자이(가) 말했듯이, 이것도 일종의 수확이거든요
안:
음, 그 뒤에 「난 『수선화 십자 모험단』의 모험이 끝난 후 다 같이 즐겁게 간식을 먹는 이야기가 더 좋아…」라는 말이 들렸어
안:
그리고 또…
안:
「너희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아. 난 내 이야기가 더 좋은걸」
캐터필러:
…여행자, 너도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지?
시모어:
설명해주십시오
캐터필러:
일단 각자 다시 생각을 정리해 보자. 어쩌면 정말로 어떤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안:
다시 돌아왔구나.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마리안」을…
캐터필러:
바로 그겁니다, 안 님. 그 마음가짐을 이어가 주세요
캐터필러:
사실 전 당신이 조금 부러워요
안:
뭐?
캐터필러:
당신은 과거를 되찾을 희망이 있잖아요. 전 수백 년을 조사했지만, 아직도 제 과거를 찾지 못한걸요
캐터필러:
그러니 보잘것없는 애벌레인 저를 대신해 힘내주세요. 자신의 과거를 밝혀내고 지금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겁니다
안:
응, 꼭 그렇게 할게!
페이몬:
어, 전에 여기서 봤던 물방울도 사라졌네
안:
그건 「릴리스 공주의 마법」이니까요… 이야기의 설정이 그렇잖아요
캐터필러:
제가 방법을 생각해 볼게요
캐터필러:
지금부터 다들 눈을 감아봐
시모어:
잠시 광학 센서를 끄라는 겁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명령을 받은 후에 다시 광학 센서를 켜도록 하겠습니다
페이몬:
눈은 왜?
캐터필러:
무언극의 핵심은 흉내야. 여기에 뭔가 있는 것처럼 시늉하는 거지
캐터필러:
그리고 마법의 핵심은 믿음이야. 이곳에 의미가 있다고 믿는 거지. 그러니까 눈을 감아봐
캐터필러:
안 님, 여기 물방울이 있다고 상상해 봐요
눈을 감은 후, 당신은 잔잔한 물결 같은 파동을 느꼈다…
「난 『수선화 십자 모험단』의 모험이 끝난 후 다 같이 즐겁게 간식을 먹는 이야기가 더 좋아…」
페이몬:
진짜 나타났잖아!
캐터필러:
수선화 십자 결사회는 이렇게 한 사물을 상세하게 상상하는 단계를 「이미징」이라고 불렀어
페이몬:
빨리 가서 확인해 보자
페이몬:
왜 이번엔 입구가 사라진 거야!
페이몬:
안, 혹시 저 포털을 다시… 어… 그… 이… 「이미징」해 낼 수 있어?
안:
네, 다시 한번 해볼게요
눈을 감은 후, 당신은 적막으로 가득한 고요함을 느꼈다…
「하지만 모두가 여길 떠났어. 나도 더는 그들이 돌아오길 기다릴 수 없고…」
안:
안 되는 거 같아요…
페이몬:
이럴 수가?
페이몬:
그럼 「마리안」을 어떻게 만나지?
캐터필러:
아마도 포털의 의미가 사라져서 다시 만들어 낼 수 없나 보네
안:
……
캐터필러:
너희한테서 들었던 대로라면, 이곳에 있던 입구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이야기로 향하는 문이었을 거야
캐터필러:
하지만 그녀는 할 말을 다 했고 이야기에는 의미가 없어졌지. 「마리안」은 우리의 답을 거부하고 있어. 그래서 문을 닫은 거야
페이몬:
그냥 이대로 포기하고 돌아가야 해?
캐터필러:
일단은 그런 거 같네
여행자:
그래도 수확은 있었어
안:
여행자 기사님, 뭔가를 발견하신 건가요?
여행자:
안이 상상을 떠올릴 때, 어떤 목소리를 들었어
안:
기사님도 들으셨어요? 확실히 저도 어떤 말을 들었어요
안:
혹시 그게 바로 「마리안」의 본심일까요?
캐터필러:
무엇을 들었는데?
캐터필러:
아, 여기서 당사자의 개인사를 토론하기는 별로겠다. 누가 엿들을지도 모르고. 일단 돌아가서 얘기하자
캐터필러:
오늘은 날이 맑으니까… 아무튼 저쪽의 탑이 보이지?
캐터필러:
수선화 십자 결사회는 저 탑에 「궁극자의 탑」이라는 이름을 붙여줬어. 하지만 나중에 우리는 「게슈탈트의 탑」이라 불렀지
캐터필러:
분리된 사물은 하나로 조합해야 본래의 완전한 형식을 드러내
캐터필러:
아니다, 내가 거꾸로 말한 것 같네. 마음이란 원래 완전한 존재인데, 그걸 나눠서 연구한다는 건 틀린 거지
페이몬: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어!
캐터필러:
신경 쓰지 마. 문자 놀이는 원래 비밀 결사회가 자주 사용하는 수단이었으니까. 중요한 건 다음 할 일이 뭐냐는 거지
시모어:
일부 단어는 언어망에서 검색할 수 없어서 당신의 발언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시모어:
하지만 마지막 말은 이해했습니다. 제가 뭘 해야 할지 말씀하십시오
캐터필러:
전에 혼자 조사할 때 밀합의 인의 지도를 찾아냈어. 그냥 내가 네 개의 봉인을 찾아냈다고 이해하면 돼
안:
그러니까 그중 하나가 이 탑이라는 거지?
캐터필러:
저희가 가려는 곳은 거기가 아니지만, 누가 알겠어요? 어쩌면 저희의 운명이 저 탑에서 교차하게 될지도 모르는 거죠
캐터필러:
다만 이 탑을 기준으로 삼아 다른 네 곳의 위치를 알아내야 하니까, 먼저 이곳에 온 거예요
페이몬:
그 네 개의 봉인은 어떤 용도야?
페이몬:
뭐, 나랑 여행자의 경험상 봉인을 다 깨부수고 악당 우두머리를 쓰러뜨리면 늘 결과가 좋긴 하더라
캐터필러:
난 수선화 십자 성검을 복원하고 싶어
여행자:
오예, 새로운 무기로구나!
캐터필러:
의식용으로써의 의미가 더 크겠지만, 무기로도 사용할 수 있겠지…
캐터필러:
또는, 그냥 「답안」이라고 불러도 될 거야
캐터필러:
전에 말했지? 과거 수선화 십자 결사회엔 자아와 의지를 절단하는 의식이 있었다고
캐터필러:
그리고 그 의식엔 성검이 사용됐지
여행자:
확실히 그랬던 거 같아…
캐터필러:
만약 릴리스와 마리안의 의지에서 안이 탄생했다면… 만약 어느 츄츄족의 몸 안에 과거의 내가 들어가 있다면…
안:
아!
페이몬:
어… 그러고 보니, 전에 우리 수선화 십자 성검을 찾았잖아?
캐터필러:
뭐? 그런 일이 있었어?
페이몬:
응, 봐봐!
시모어:
목검이군요
안:
우리가 모험 중에 찾은 목검이네요
캐터필러:
음, 목검이었구나
여행자:
……
페이몬:
이봐! 무슨 반응이 그래!
캐터필러:
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그건 수선화 십자원에서 찾은 「수선화 십자 성검」이란 이름의 목검이니까 그럼 평범한 목검의 의미를 뛰어넘는 거잖아?
캐터필러:
때가 되면 쓸모가 있을지도 몰라. 이야기 속 성검처럼 말이야
페이몬:
진짜로? 우리를 위로하려고 빈말할 필요는 없어…
페이몬:
결국 그 무슨 게슈탈트의 탑인가 뭔가의 꼭대기에 떨어졌네
페이몬:
캐터필러랑 안 그리고 시모어랑도 흩어지고…
페이몬:
어떡하지? 아래로 가는 건 함정인 거 같은데
페이몬:
그래도 긴장감 좀 챙겨
페이몬:
네가 싸움을 잘하는 건 알지만, 다른 애들이 걱정된다구
페이몬:
지금으로선 내려가는 수밖에 없겠어…. 음, 저기가 입구겠지?
페이몬:
함정이든 뭐든, 다 깨부수면 되겠지 뭐!
야코브:
마스터가 설계한 시계가 중대한 고비에 문제가 생길까 걱정되어 직접 수리하러 왔거늘
야코브:
녹을 제거하고 윤활유까지 다 발랐는데 당신들은 이제야 내려온 겁니까
페이몬:
이 목소리는 방금 그! 너는 그… 그… 음…
페이몬:
보라쟁이!
야코브:
…말씀드렸을 텐데요. 절 야코브라고 부르시라고요
여행자:
함정은 대체 어떻게 설치한 거죠?
야코브:
전 「인격」의 결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곳에 놓였던 건 마스터 나르치센크로이츠가 스스로 절단한 인격이죠
야코브:
그걸 무지한 모험가들이 들고 가게 허락할 수 없어서, 물의 정령의 물방울만으로 열리게 했습니다
야코브:
그다음 상한을 가동하고, 공간을 봉인하기 전에 함정을 설치한 거죠
여행자:
당신은 왜 이곳에 있는 거죠?
야코브:
이상한가요? 여긴 원래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본거지입니다. 제가 이곳에 돌아온 게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야코브:
오히려 멋대로 이곳을 사용한 당신들은 인간의 법을 위반했다는 일말의 죄책감도 없는 겁니까?
야코브:
「본디 이곳은 위대하신 아버지가하늘의 다스리는 강대한 나라였거늘, 지금 왕좌엔 추악한 꿩이 앉아 있군요」 마치 지금의 세상처럼 말이죠
야코브:
그러니까 배상으로, 여러분이 소지한 마지막 물감, 즉 「인격」을 내놓으십시오
여행자:
거절합니다
야코브:
이런 때에도 여전히 고집을 부리시는 겁니까
야코브:
세계의 멸망이 카운트다운을 시작했습니다. 전 반드시 성검을 만들어 마스터에게 전달해야 합니다
페이몬:
그 마스터란 게 나르치센크로이츠를 말하는 거야?
야코브:
그렇습니다. 그의 「세계식」 계산에 따르면, 곧 두 번째 수위 상승이 일어날 겁니다. 그때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건 그뿐이죠
야코브:
성검을 단조해 내야만 그가 미완의 위업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폰타인, 더 나아가 전 대륙, 전 우주 인류의 의지를 자신의 육체에 담는 위업 말입니다
야코브:
원초의 바다가 다시 돌아오고 별을 삼킨 자가 하늘을 어둡게 뒤덮을 때, 오직 궁극자인 그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야코브:
그때 우리 모두는, 아니, 전 인류의 영혼은 멸망을 피하고, 그가 하사한 고요한 죄 없는 바닷속에서 여명을 맞이할 것입니다
페이몬:
그게 바로 너희의 세계 구원 계획이었구나?
페이몬:
동의도 구하지 않고 모두의 의지를 납치하려는 것처럼 들리는데?
야코브:
당신이 뭘 압니까. 두 번째 수위 상승이 일어날 땐 수선화 십자 마스터의 새로운 육체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야코브:
그는 모든 생명이 사라지더라도 홀로 살아남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중생을 걱정하고 있죠
야코브:
그는 모든 생명의 평등과 가치를 받아들였습니다. 이러한 헌신은 당신이 헐뜯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여행자:
그는 지금 어디에 있는데요?
야코브:
이곳의 가장 깊은 곳에 있습니다. 당시 폰타인의 사냥개들이 우리를 토벌할 때, 마스터는 홀로 이곳 아래에 있는 깊은 물속으로 떨어졌죠
야코브:
하지만 그는 분명 살아있습니다. 그리고 돌아올 날이 다가왔죠
야코브:
그러니 제가 모든 상한을 모을 수 있게 어서 그 물건을 내놓으십시오. 그럼 여러분은 가셔도 좋습니다
야코브:
그 대신 제 윤활유를 가져가셔도 좋습니다. 그 멍청한 개에게 전하는 안부 인사라고 치죠
야코브:
신세계의 여명에서는 놈과 기요틴의 환상이 설 자리가 없을 테니까요
여행자:
거절합니다. 세상은 당신 생각처럼 취약하지 않아요
페이몬:
맞아, 맞아. 나랑 여행자이(가) 목격한 위기만 해도 네가 지금까지 먹은 연꽃 파이보다 많다구. 근데 다 이겨냈잖아?
야코브:
정말 말이 안 통하는 분들이군요
야코브:
그러고 보니까 어린 시절 소꿉놀이할 때, 마스터는 늘 악룡 역할을 맡았죠
야코브:
하지만 누가 알았겠습니까. 결국 그는 정말로 용자가 되었고, 악룡들은 우리를 향해 끊임없이 달려들었죠
야코브:
기요틴은 사라졌건만, 아직도 당신들같이 독선적인 후계자들이 남아 있군요
페이몬: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야코브:
시간이 되었습니다. 수백 년 전의 예언대로, 그는 반드시 돌아올 겁니다
야코브:
당신들이 내놓지 않는다면, 제가 직접 가져가도록 하죠
야코브:
하… 하… 오랜만이군, 「번데기」. 부화할 징조는 하나도 안 보이는구나
야코브:
애벌레의 삶에 익숙해져 버린 건가?
야코브:
함께 이곳에서 보낸 시간은 이미 잊어버린 것이냐?
야코브:
우리의 영원함에 비하면, 그 시간은 확실히 짧긴 했지. 하지만 그 순간을 통해 우리는 모든 우주를 장악했다
캐터필러:
당시 전 당신들의 「전시품」일 뿐이라서 당신들의 위대한 계획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게다가 싫어하는 건 잘 기억하지 못하는 성격이죠
캐터필러:
근데 결국 돌아와서 「몰아내기 의식」까지 진행하시다니, 정말 꼼꼼하시네요
야코브:
그야 당연하지. 어떻게 영계의 불순물과 오염된 에너지를 마스터의 공간에 들일 수 있겠나?
야코브:
휴, 아직도 고치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니까 결국 그렇게 허무로 돌아가겠구나. 신세계엔 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여행자:
다른 부분도 내놓으시죠
야코브:
흥, 마음대로 하시죠. 아무래도 이번 이야기에선 당신이 성검을 쥔 용자고, 제가 검 아래 쓰러진 용인 것 같군요
야코브:
상관없습니다. 모든 요소는 갖춰졌고, 악룡을 물리치는 과정 역시 완성됐으니, 「이성」은 잠시 당신에게 맡겨두는 걸로 하죠
야코브:
어차피 누구도 성검을 진정으로 소유할 순 없습니다. 성검은 우리의 손에서 자신이 가야 할 방향으로 나아가니까요. 운명의 종점에 도달할 때까지 말입니다
캐터필러:
무엇이든 성검이 될 수 있어요. 단지 검에 특별한 상징적 의미가 있을 뿐이죠
캐터필러:
「이성」을 빙의시키기에 어울리는 물건을 꺼내자
페이몬:
그럼 저번에 주운 「수선화 십자 성검」을 사용하자
여행자:
(끄덕)
야코브:
이, 이건…
캐터필러: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야코브 씨
야코브:
뭐? 아…
캐터필러:
당신도 서둘러 성검을 다시 단조하려고 했잖아요?
야코브:
이제 다음은 물의 정령, 당신이 가서 검을 만지십시오
안:
…함정이야?
야코브:
아뇨. 성검은 물에서 온 모든 의지를 절단하지만, 반대로 의지를 통합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질서든 원시든, 모두 받아들이죠
야코브:
당신을 선택한 건, 당신이 그저 꿈같은 환상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당신에겐 저희 수선화 십자 결사회가 수년간 모아온…
야코브:
…의지의 힘이 담겨 있죠
캐터필러:
저 말을 믿어도 될까?
시모어:
비록 그의 생체 반응으로 봤을 때 거짓말일 확률은 낮지만, 전 여전히 의심됩니다
야코브:
뭘 그렇게 꾸물거리는 겁니까. 꼭 기요틴 녀석이 만들어 낸 녹슨 고철 덩어리 같군요
야코브:
윤활유로 뇌를 씻겨드릴까요?
여행자:
윤활유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페이몬:
윤활유가 왜?
여행자:
그 회중시계…
페이몬:
아, 맞다! 우리 윤활유로 그 시계의 녹을 제거해 보자
야코브: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안:
애들 얘기하는 데 어른은 끼는 거 아니야
야코브:
…
캐터필러:
음, 저도 어린애죠
페이몬:
오오, 열렸다!
페이몬:
안에… 사진이 있네?
야코브:
흥, 그리운 물건이군요. 과거의 저와 알랭, 르네, 그리고 릴리스 원장님과 마리안도 있네요
안:
나, 나 이 사진 기억나…
안:
어쩐지 기억이 날 거 같아…
시모어:
특징 매칭 완료, 이분은 제가 보호해야 할 마리안입니다
야코브:
어때요, 윤활유가 여러분의 막힌 부분을 뚫어주었습니까?
안:
결단을 내리고 전진하지 않으면, 영원히 추억에서 벗어날 수 없겠죠
안:
좋아요, 한번 시도해 볼게요
여행자:
안!
안:
괜찮아요. 전 이미 결심했는걸요
페이몬:
와…
페이몬:
진짜 수선화 십자 성검은 이렇게 생겼구나?
안:
말을 전혀 듣지 않으셨군요? 캐터필러가 말했잖요. 성검은 의미만 있으면 어떠한 형상에도 빙의할 수 있다고요
야코브:
아… 우리가 상상했던 수선화 십자 성검의 모습… 그대로군요…
페이몬:
워, 원래대로 돌아왔어!
야코브:
콜록콜록… 좋습니다. 제 사명은 완수했으니 이제 한 가지 거래를 제안하죠
야코브:
바로 지금, 물의 정령, 당신! 제 모든 감정과 기억을 전부 받아들여 주세요
안:
뭐?!
야코브:
제 모든 힘은 여러분에 미치지 못하며, 또한 곧 사라질 겁니다
야코브:
제 모든 걸 보존해, 신세계에서 모두와 재회하게 해주세요
여행자:
(아직 최근의 일을 모르는 모양이야…)
안:
하지만…
야코브:
「밀합의 인」에 따라 저희는 폰타인에 여러 노드를 설치했습니다. 세계 종말에 대비해서요
야코브:
지금은 가장 중요한 다섯 곳만 남았으니 마스터의 계획을 최소한으로만 실행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일종의 성공입니다
야코브:
신세계의 도래는 이미 정해졌으니까, 저는——
안:
난 네 인격과 감정을 흡수할 수 없어. 무거운 죄를 진 지금의 널 보존하기 싫으니까
야코브:
네?
안:
넌 더 이상 울보 야코브가 아니지만, 지금 모습으로 영원해져선 안 돼
안:
그 대신 우리가 널 도와줄게. 꼭 치료해줄게. 그러니까 자신의 행동에 대해 속죄하도록 해
야코브:
당신의 체내에 「붉은 여왕」의 일부가 있으니까, 그녀가 미래를 거부한다는 걸 알고 있을 텐데요
야코브:
그녀는 수선화 십자원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해요. 우리가 다시금 수선화 십자 모험단으로서 노는 걸 보고 싶어하죠
야코브:
세상의 영원이란, 아름다운 추억입니다. 다른 것일 수가 없죠
야코브:
제게, 영원을 내려주세요
안:
그러고 싶지 않아. 난 반드시 내 안에 있는 릴리스를 설득할 거야
야코브:
약속의 시간이 됐군요. 시계도 오랜 세월이 흘러 조금 빨라졌나 봅니다
캐터필러: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야코브:
「밀합의 인」은 나로 인해 역전됐고, 이성의 성검은 만들어졌다. 「세계식」의 정확성이 검증된 것이지
야코브:
「밀합의 인」은 고대 폰타인 문명이 생명의 근원을 봉인하는 의식이다. 이제 그것이 역전됐으니 모든 게 해방될 거야!
야코브:
이제 남은 건 마스터, 아니, 르네가 돌아올 때입니다!
야코브:
그는 봉인을 뚫고 생명의 근원을 장악할 것입니다. 가장 순수한 생명의 물은 그의 소생을 따라 세계를 집어삼킬 것이고, 거기서 새로운 우주가 탄생하겠죠
야코브:
모든 영혼은 영원히 보존될 거예요. 의지의 검은 바다로 가라앉아 진정한 주인의 손에 떨어질 겁니다
야코브:
우리는 하나로 모일 것이고 그리하여 종말에 대항할 힘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안:
야코브!
야코브:
전 이 육체에 정해진 운명의 종착점을 이미 예견하고 있었습니다. 「끝이다. 시곗바늘아, 떨어져라!」
야코브:
신세계에서 제 의지를 되찾으려면 마스터가 수고를 좀 하겠군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신세계에서 뵙죠!
안:
야코브!
캐터필러:
참으로 끔찍한 결말이네…. 하지만 슬픔이나 애도를 표할 시간은 없어. 한시가 급해
캐터필러:
공간 구조로 봤을 때, 이 아래가 아무래도 「게슈탈트의 탑」 내부일 거 같네
페이몬:
캐터필러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이야?
캐터필러:
거긴 마스터의 최종 목표에 가장 근접한 곳이야. 아마 가본 사람이 몇 안 될걸
여행자:
그러니까 아래쪽 상황은 미지수라는 거구나
캐터필러:
난감하지만, 확실히 그래
안:
이것들은… 뭐지?
시모어:
경고. 환경의 이상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페이몬:
딱 봐도 알 수 있거든!
캐터필러:
아무래도 시간이 얼마 안 남은 거 같네. 서두르자
캐터필러:
야코브가 말한 신세계가 탄생하기 전에
페이몬:
엄청나게 큰 기계 코어네
안:
우리 어떻게 내려가지?
캐터필러:
「광결합」 설계네요…. 모든 빛이 설정된 목적지를 쏘게 만들어야 하는 것 같아요
페이몬:
그럼 어떻게 해야 해?
캐터필러:
이 근처에 조작할 수 있는 장치가 있을 거야. 찾아 보자
안:
저 앞에 저게 「인격」의 결정인가?
시모어:
눈앞의 물질은 밀도를 분석할 수 없습니다. 중량이… 없는 것 같습니다
캐터필러:
마지막 부분을 손에 넣은 거 같네. 이제 최소한 상대랑 대치해 볼 수 있겠어
페이몬: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최소한 수선화 십자 결사회가 성검을 만들어 내는 걸 막은 거잖아?
캐터필러:
아니야, 페이몬. 우리의 최종 목표는 성검을 만들어 내고, 그 검으로 그들의 계획을 막는 거야
캐터필러:
물론, 이 검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잊어버리지 않았어요, 안 님
캐터필러:
의지를 절단하는 성검은 당신의 수수께끼를 풀 열쇠잖아요? 사실 저한테도 똑같이 중요하고요
캐터필러:
다만 지금 우리에겐 더 중요하고 긴박한 일이 있으니까, 자신의 수수께끼는 나중에 다시 풀도록 하죠. 어떠세요?
안:
난 문제없어
캐터필러:
그럼 여행자, 「인격」을 회수해 줘
캐터필러:
일단 여기까지 하자. 워밍업으론 충분하니까
캐터필러:
맞아. 잠든 땅의 기이한 부분은 모두 물의 정령의 능력으로 보여
캐터필러:
게다가 이런 건 안 님의 스타일도 아니야. 그렇다는 건…
페이몬:
잠든 땅에 다른 물의 정령이 있는 건가?
캐터필러:
「마리안」은 분명 그 물의 정령과 예사롭지 않은 관계겠지
캐터필러:
심지어… 공주 본인일지도 모르고
안:
그 말은 즉, 「마리안」이 바로 릴리스 공주님이라는 거야?
캐터필러:
네, 릴리스요.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붉은 여왕」이자, 참수를 좋아하는 바로 그 「붉은 여왕」이요
페이몬:
차, 참수?!
안:
어쩐지 나도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 같아
페이몬:
으아…
안:
하지만 그 릴리스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리안」이란 이름과 관련된 어느… 동화 이야기예요
캐터필러:
참수는 사실 그냥 비유야. 릴리스는 물의 정령이기 때문에 사람을 용해하고 의지를 뽑아내는 능력을 지녔거든
캐터필러:
수선화 십자 결사회는 그녀를 통해 자아를 뽑아내서 성인의 경지에 도달했어
시모어:
릴리스에 관해, 일부 키워드로 정보를 찾아냈습니다
안:
전 「붉은 여왕」이라는 단어 덕에 「마리안」의 일부가 떠올랐어요
캐터필러:
일단 이 정보들을 소화하고 안 님이랑 시모어랑 대화해 봐
캐터필러:
네가 얻어낸 결론이 어떤 기억을 일깨웠는지 확인해 보는 거야
여행자:
잠든 땅의 「마리안」…
페이몬:
모든 의문이 그녀를 가리키고 있네
캐터필러:
소거법을 썼다면 너도 대충 짐작하고 있었을 텐데?
여행자:
그건 안한테 예의가 아닌 거 같아서…
캐터필러:
네 말이 맞아. 하지만 네 마음속에도 이미 이야기가 만들어져 있겠지? 너만의 해석으로 엮은 이야기 말이야
캐터필러:
그럼 그 「마리안」을 찾으러 가 보자
시모어:
잠깐 실례합니다
시모어:
결론적으로 저는 더 이상 마리안 님을 보호하는 임무를 완수할 수 없게 된 겁니까?
페이몬:
우리가 지금까지 추리한 게 얼만데, 넌 거기에만 관심이 있는 거야?
페이몬:
으, 잔인한 사실이긴 하지만, 그건 기요틴 남매가 수백 년 전 사람이란 걸 알았을 때 이미 결론 난 거잖아…
시모어:
정정하죠.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제 무능함이 마리안 님을 위험에 빠뜨린 겁니까?
안:
너무 자책하지 않아도 돼. 망가질 정도로 싸웠잖아. 넌 충분히 할 만큼 한 거야
캐터필러:
기계에 이런 말을 한다는 게 이상하긴 하지만…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마
페이몬:
그러게. 꼭 세숫대야에 폰타를 붓고서 「세숫대야야, 그렇게 먹으면 뚱뚱해져!」라고 하는 거 같아
캐터필러:
4ACV07이야
여행자:
그 이름을 정확하게 기억하다니…
시모어:
제 정식 명칭을 부르시다니 무슨 일입니까, 캐터필러 님?
캐터필러:
방금 결론을 얻진 못했지만, 다음에 해야 할 행동은 확실해졌어
캐터필러:
생각해 봐, 잠든 땅에도 「마리안」이 한 명 있어. 수선화 십자 결사회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마리안 말이야
시모어:
제 장기 메모리 유닛에도 확실히 그런 사실이 입력되어 있습니다
캐터필러:
그러니까 아직은 네 논리 프로그램을 초기 설정 상태로 돌릴 때가 아니란 거야
캐터필러:
계속해서 함께 「마리안」을 찾아보자
시모어:
…
시모어:
논리 교정과… 감정 정리를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모어:
전… 다, 당신의 말이 일리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실패를 확정하고 초기 설정으로 돌아갈 때가 아닙니다
안:
응응, 그래야 우리 바보 개답지!
캐터필러:
일단 여기에 잠시 머물다가 준비가 다 되면 다음 단계에 들어가자
캐터필러:
같이 그 「마리안」을 보러 가는 거야. 어때?
캐터필러: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문제를 풀기 전에 일단 이 수수께끼부터 해결해 보자
안:
네네, 저도 그 문제가 신경 쓰였어요. 아무래도 제 기원과 관련된 일이니까요
시모어:
제 논리 모듈도 문제없다고 합니다
안:
그럼 출발하죠
여행자:
그럼 바로 시작하자
페이몬:
엥? 벌써 시작한 거야?
여행자:
일단 이전 상황을 다시 떠올려 볼게
캐터필러:
알겠어
시모어:
제가 여행자 님을 도와드릴 게 있다면, 얼마든지 분부하십시오
캐터필러:
어때? 준비는 다 됐어? 아니면 뭔가 궁금한 게 있어?
캐터필러:
우리는 해초 바다에 떠다니는 상자의 조각들을 하나로 조립했어
캐터필러:
그리고 지금 상자를 열었지.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결국 알게 됐어…
캐터필러:
——잃어버린 진주가 어떤 모양일지 말이야
페이몬:
음… 그게 무슨 뜻이야, 캐터필러?
페이몬:
힌트 주지 말아 봐. 내가 직접 생각해 볼게
페이몬:
우리는 단서를 통해 하나의 추측을 얻어냈어. 하지만 마지막 진실은 아… 아직 증명이 필요… 하다는 거지?
시모어:
그렇습니다. 제 언어 분석 모듈은 페이몬 님의 말이 맞다고 여깁니다
캐터필러:
사실 그 말의 참뜻은, 우리는 결코 진실을 알 수 없겠지만, 이 추측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뜻이야
안:
여행자 기사님, 이것이 바로 제 탄생의 비밀인가요?
안:
이 결론은… 지금 당장은 받아들이기 좀 어렵네요…
캐터필러:
이해해요, 안 님. 이건 자신을 새롭게 받아들여야 하는 충격적 사실이니까요
캐터필러:
하지만 그렇게 어렵진 않을 거예요. 자신의 과거를 알고 산다는 게 꼭 지금의 모든 걸 포기하란 의미는 아니니까요
시모어:
토론의 구체적인 맥락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저는 디스크가 손상되기 전의 저와 지금의 저 사이엔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모어:
안 님이 계속해서 저를 「바보 개」라 부르지만, 식별 코드는 여전히 4ACV07인 것처럼 말입니다
안:
그렇게 심각한 상태는 아니야. 난 여행자 기사님과 약속했는걸. 합리적이기만 하면 이 결론을 받아들이겠다고
캐터필러:
그렇다면 제안이 하나 있어요. 안 님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겸사겸사 나르치센크로이츠의 계획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죠
안:
나르치센크로이츠…
페이몬:
나르치… 아, 생각났어. 전에 캐터필러가 얘기했었지? 그 녀석은 뭐 하는 사람이야?
캐터필러:
뭐랄까, 쉽게 말하면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우두머리라고 할 수 있어
페이몬:
으엑?! 그렇게 굉장한 사람이었어? 근데 수선화 십자 결사회는 나쁜 일만 하는 거 같던데… 그럼 엄청엄청 나쁜 사람이겠네?
시모어:
그렇습니다. 주인님과 제작자, 그리고 다른 그림자 사냥꾼을 따라 행동하던 시절, 전 수선화 십자 결사회를 체포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시모어:
앞서 말했듯, 엘리나스에서의 작전 목표 역시 나르치센크로이츠를 붙잡거나 없애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기억체 중엔 그를 목격한 정보가 없습니다
캐터필러:
당연하지. 지금 생각해 보면 그는 우릴 미끼로밖에 생각하지 않았어. 나뿐만 아니라 야코브와 릴리스, 그리고 다른 결사회 멤버까지 말이야
캐터필러:
엘리나스에서의 작전은 그저 「미끼」에 불과했을 거야. 목적은 너와 기요틴 일행을 떨어뜨리고, 자신의 진짜 계획을 추진할 시간을 버는 거지
캐터필러:
내가 전에 말했던 종말의 시계 기억나?
페이몬:
어… 그 수선화 십자 결사회가 종말까지 남은 시간이라고 여기던 거 말이지?
캐터필러:
정확히는 「세계식」에 따라 연산해 낸 종말의 날이지. 이 별은 계속해서 돌아가겠지만…
캐터필러:
「뭇별의 짐승은 세계의 양수를 모조리 마셔버릴 거다. 그로부터 다시 100년쯤 지나면, 이 땅의 모든 생명이 사라져버리겠지」
시모어:
땅 위의 모든 생명이 사라지고 물속의 물고기들만 남게 된 별은, 언젠가 별바다로 항해할 수 있을까?
페이몬:
육지 생물이 멸망한다는 건 무섭지만, 문장 자체는 제법 낭만적이네…
시모어:
몇 년 전 야에 출판사의 라이트 노벨에 사용된 표제입니다. 마메흐 님이 그림을 배우려고 주워서 마을로 가지고 오셨죠
페이몬:
그, 그런 거였구나
캐터필러:
본론으로 돌아와서, 수선화 십자 결사회는 여기 있는 우리 모두가 겪은 고난의 근원이야
캐터필러:
하지만 결사회의 목적, 즉 나르치센크로이츠 일당의 최고 행동 강령은 매우 헌신적이지
캐터필러:
그는 세계의 종말을 계산해 냈고, 세계를 구하기 위해 그런 행동을 했어
안:
그럼 세계는 정말로 곧 멸망하는 거야?
시모어:
제가 볼 땐 편집증이 유발한 병리적 환상입니다
캐터필러:
세계 종말이 진짜라면, 너흰 나르치센크로이츠를 용서할 거야?
캐터필러:
아니다. 지금 이걸 묻기엔 너무 이른 것 같네. 안 님도 아직 자신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데 말이야
캐터필러:
시모어가 그에게 품은 적대감도 설계자가 설정한 것이고
캐터필러:
아무튼, 우린 수선화 십자 성검을 찾아야 해
여행자:
수선화… 십자 성검?
캐터필러:
물론, 내가 말하는 건 진짜 성검이야. 비록 마법 결사회의 의식검을 그렇게 부르는 건 좀 이상하지만 말이야
캐터필러:
그게 있으면 나르치센크로이츠의 계획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검의 특별한 힘으로 의지 융합을 역전시킬 수 있을지도 몰라
캐터필러:
그럼 릴리스와 마리안을 분리할 수 있고, 안 님은 악룡 나르키소스를 무찌르고 릴리스 공주를 구할 수 있을 거예요
여행자:
뭐가 어떻든 간에…
여행자:
…일단 움직이고 보자
캐터필러:
바로 그 정신이 필요해. 설명하자면 기니까, 지금 바로 움직이자. 장소에 도착하면 다시 설명할게
안:
여행자 기사님, 저 「마리안」이라는 이름이 생각났어요
안:
익숙한 이름이에요. 어느 동화에서 나와서 그런가 봐요. 「레드 퀸」 이야기와 뿌리는 같아요
안:
그 이야기에서 여주인공 리들은 메이드 마리안으로 오인되고, 마리안은 이야기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지 않죠
안:
어쩌면, 「마리안」은 실존한 적이 없는… 그저 누군가의 꿈속 환상일지도 모르겠어요
페이몬:
안은 어떻게 그 이야기를 알게 된 거야?
안:
그러게요. 어떻게 안 걸까요?
안:
어째 마룡 나르키소스의 이야기보다 더 익숙한 기억 같달까요…
시모어:
제가 두 분께 릴리스 키워드에 관한 요점 정리를 해드릴까요?
시모어:
규범 인용 양식을 줄이고, 보고 모드에 맞춰 출력을 재구성합니다…
시모어:
릴리스는 등재된 물의 정령 중 하나로, 그녀는 폰타인 밖 수역에 머물 자격이 없어서 결국…
시모어:
폰타인의 특수 정보원이 됐습니다. 그녀는 고아원 원장으로 파견됐으며, 주된 역할은 전대 물의 신의 자비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시모어:
하지만 고아원의 사무는 인간인 부원장이 거의 도맡아 경영했습니다
페이몬:
고아원의 원장이라고…? 그게 수선화 십자 결사회랑 또 무슨 연관이 있다는 거야?
시모어:
릴리스는 아이들을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지능은 물의 정령 중에서도 낮은 편에 속했습니다
시모어:
그녀는 사물의 인과를 잘 이해하지 못했고, 수도 못 셌습니다. 그래서 스파이 역할을 할 수 없었습니다
페이몬:
어쩐지 숫자를 못 세는 엄마 고양이 같네
페이몬:
고양이는 숫자를 못 세니까 아기 고양이를 하나씩 물어간대. 그렇게 아기 고양이가 안 보일 때까지 반복하고 나서야 전부 데려갔다는 걸 안다더라
시모어:
훗날 재앙의 시기에 고아원이 파괴되자, 그녀의 행적에 관한 공식 기록도 여기서 끊겼습니다
시모어:
그녀는 재앙과 도망친 고아들, 그리고 자신의 행동 사이의 연관성을 이해하지 못했고, 죄책감과 기대감에 빠져 폐허를 헤매고 다녔다고 합니다
시모어:
저에겐 수중 운동 모듈이 있습니다. 한때 주인님과 함께 잠수해서… 잠든 땅의 공간 좌표와 동일한 곳에 있는 고아원의 폐허로 돌아간 적이 있습니다
시모어:
그리고 거기서 그곳을 슬프게 배회하는 물의 정령을 확인했습니다…
시모어:
그녀가 다시 공문서 기록에 등장한 건, 이미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핵심 멤버이자 1급 지명수배자가 된 후였습니다
페이몬:
음, 나쁜 녀석은 아닌 거 같은데
페이몬:
안과 무슨 관계가 있는 걸 생각해보면, 분명 속았을 거야
시모어:
한 가지 더 주의할 부분이 있습니다. 고아원의 이름은——
시모어:
수선화 십자원입니다
여행자:
수선화 십자…
시모어:
이상은 모두 알랭·기요틴 님이 저를 설계할 때 광학 민감도를 테스트하며 기록한 그림자 수사청 공문서를, 문자로 전환한 다음 음성으로 전환해 출력한 것입니다
시모어:
릴리스로 의심되는 자에 대한 제 목격 정보로 미루어 봤을 때, 내용에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시모어:
그리고 다른 곳에서 알게 되셨을 수도 있지만, 언급해 드릴 점은…
시모어:
알랭 님과 마리안 님 남매는 그림자 사냥꾼 엠마누엘·기요틴에게 입양되기 전까지 수선화 십자원이 보호하는 고아였다는 사실입니다
여행자:
고마워, 시모어
시모어:
별말씀을요, 존경하는 여행자 님
페이몬:
그러고 보니까 캐터필러는 전에 메로피드 요새에서 봤을 때랑 많이 다르네…
캐터필러:
다섯 살 아이랑 열다섯 살 소년이 같을 순 없잖아? 어쩌면 여기서 과거의 사건과 과거의 자신이 떠올라서 그런 걸지도 몰라
캐터필러:
메로피드 요새에서의 시간은 정지된 상태였어. 하루든 백 년이든, 나한텐 아무 차이도 없었지
캐터필러:
그런 내 시간을 흐르게 한 게 바로 라느와야. 그 아이의 성장을 보면서 시간이 아직도 흐르고 있단 걸 깨달았어. 여전히 생명은 탄생해 빛을 발하고, 다시 꺼진다는 걸 말이야
캐터필러:
그래서 나도 같이 변했지. 하지만 현상황에서는 그 아이를 만나기 전의 내가 안 님과 시모어와 한 약속을 지키기 더 적합했을 거야
페이몬:
그렇구나…
캐터필러:
하하, 그러지 마, 페이몬. 라느와한테 이야기를 지어내 들려주는 것도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 습관을 어딘가 써먹으려 했던 것뿐이니까
캐터필러:
어쨌든 그 일들은 눈앞의 상황이랑 무관해. 여행자, 표정을 보니까 묻고 싶은 게 있는 거 같네?
캐터필러:
우리는 모두 안 님과 릴리스의 관계에 관해 저마다의 추측이 있으니까, 서로 토론해 보자
여행자:
물의 정령은 어떻게 번식하는 거야?
캐터필러:
너라면 나보다 더 박식한 친구가 있을 텐데? 아니면 아주 엄밀한 자연철학 연구자를 찾을 수도 있을 거고
캐터필러:
또는 아는 물의 정령한테 물어봐도 될 걸, 나한테 물어보네?
캐터필러:
물론 네가 무슨 뜻으로 물었는지는 이해했어. 그게 네 추측인 거야? 알겠어
페이몬:
나… 난 모르겠어
캐터필러:
우리가 서로 정보를 교환할 때, 여행자은(는) 안 님이 「마리안」 꿈속의 존재라고 했지
캐터필러:
어쩌면 안 님은 「마리안」이 구현해 낸 물의 물의 정령일지도 몰라
페이몬:
물의 물의 정령이라니… 귀여워 보이려고 반복한 거야?
캐터필러:
이런, 표현이 적절하지 않았나 보네. 다시 말할게, 물의 정령이 물의 동물 버전의 물의 정령을 환상으로 구현해 낼 수 있을까?
페이몬:
으아, 엄청 철학적인 질문이네. 꼭 치즈볼로 치즈볼 속의 치즈를 만들 수 있냐는 거 같아
페이몬:
음, 그래서 답은 뭔데? 너무 신기한 문제라 엄청 궁금해
캐터필러:
하지만 넌 마도의 광기에 대해 잘 모르니까 내가 설명해 줄게
여행자:
얘기해 봐
캐터필러:
「잠든 땅」에서 인격을 지닌 물의 동물을 본 넌 어쩌면 이런 의문을 떠올렸을 거야——
캐터필러:
물의 정령이 물의 동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물의 인간이나 물의 물의 정령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캐터필러:
상식적으로 인간을 만들어 내는 건 극히 드문 일이야. 물의 정령의 품 안에서 사람이 익사하거나, 물의 정령이 사람과 아주 친밀하게 지내지 않는 이상 말이지
캐터필러:
그러려면 그 물의 정령의 지력과 공감 능력이 엄청 높아야 하는데, 그건 아마 에이스인 로데이아 급이어야 겨우 가능할 거야
페이몬:
이디이아가 엄청 대단한 거였구나…
캐터필러:
그러니까 인간을 만들어 내는 건 드문 일이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라는 거지. 하지만 동족을 만들어 내는 건 또 달라
캐터필러:
이 세계에서 인간의 지식으로 인간을 만드는 건 신에 버금가는 영역이야. 물의 정령이 물의 정령을 만드는 것도 같은 이치지. 일반적으론 불가능해
캐터필러:
다만, 인간 또는 물의 정령이 동족을 초월한 위치에 올라 그런 미친 짓을 저질렀다면 얘기가 다르지
페이몬:
그러니까, 자기를 신으로 여겼다는 거야?
캐터필러:
맞아. 신도들은 오랫동안 우두머리를 맹신했고, 우두머리도 오랫동안 자신을 맹신해 망상과 환각을 일으킨 거야
캐터필러:
「신이 되는 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신의 업적도 그리 위대하지 않다」
캐터필러:
하지만, 강렬한 믿음은 곧 강렬한 의지고, 마법은 의지를 현실로 바꾸는 기술이지
여행자:
어쩌면 후대의 가설이 더 합리적이겠어
캐터필러:
그럴 수도 있겠지. 네 생각은 나도 이해해
캐터필러:
최소한 내가 아는 릴리스는 그런 지능이 없어. 그런 광기도 없고
캐터필러:
물의 정령의 번식에 관해서는, 난 주류 의견과 조금 생각이 달라. 하지만 중요한 건 아니니까 나중에 얘기하자
페이몬:
으악, 이것들은 왜 또 튀어나온 거야!
페이몬:
아니지, 이건 알 일행이잖아?
알:
푸푸푸푸, 네, 저희예요. 여러분은… 여행자 기사님과 페이몬 님이죠?
알:
만나서 너무 반가워요. 너무 반가워서 참을 수가 없네요. 여러분 최대한 멀리 피해주세요
야크:
그녀의 전언이 담긴 친필 편지를 내 노랗고 하얀 손으로 꺼내서 읽어줄게. 크흠——
야크:
「너희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아. 난 내 이야기가 더 좋은걸」
캐터필러:
넌 그녀들을 연결 짓고 싶지 않은가 보네
여행자:
열거법이든 소거법이든, 안한테 너무 무책임하잖아
캐터필러:
공교롭네. 나도 그렇게 생각했거든
캐터필러:
나한테 다른 생각이 하나 있어. 어쩌면 앞으로 이어질 추측과는 상관없을지도 모르지만…
캐터필러:
어때, 한번 들어볼래?
여행자:
말해 봐
캐터필러:
전에도 물의 정령의 번식에 관해 말했었지?
캐터필러:
물의 정령은 동족을 만들어 내는 것을 극도로 금기시하고 있어. 인간이 인간을 만들어 내는 행위를 금기시하는 것처럼 말이야
캐터필러:
근데 인간은 인간을 만들어 내잖아? 사랑을 통해서 말이야
캐터필러:
「가라, 영원을 향한 추구는 신비가 아닌 사랑의 힘으로만 이루어 낼 수 있을지니」
캐터필러:
혹시 물의 정령의 번식은 상상력과 변화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캐터필러:
아쉬움과 후회 속에서 자신이 본래 걸어야 했을 길을 떠올리고, 그리하여 새로운 물의 정령이 탄생하는 거지
여행자:
재미있는 생각이네
캐터필러:
어쨌든 우리는 알 방도가 없어. 이건 물의 정령들 사이에서만 전해지는 비밀이니까
캐터필러:
준비가 되면 바로 시작할게
여행자:
알겠어, 출발하자
캐터필러:
봉인은 총 4곳이 존재해. 내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이쯤에 흩어져 있을 거야…
페이몬:
어라? 이 위치는…
여행자:
일부는 모험을 하던 도중에 가본 적이 있는 곳이네
캐터필러:
그래? 뭔가 수확은 있었어?
모험 당시의 상황을 설명한다
캐터필러:
…그렇구나. 그럼 두 가지를 알 수 있네. 첫 번째는 내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는 거야
페이몬:
또 하나는?
캐터필러:
두 번째는 상황이 좀 안 좋다는 거야. 서둘러야 해, 상황을 반전시킬 여지가 있는지 찾아봐야겠어
여행자:
알겠어, 출발하자
캐터필러:
봉인은 총 4곳이 존재해. 내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이쯤에 흩어져 있을 거야…
페이몬:
어라? 이 위치는…
여행자:
모험을 하던 도중에 가본 적이 있는 곳이네
페이몬:
응, 정확히 말하자면 4곳 중에 3곳만 가봤지만
캐터필러:
그래? 뭔가 수확은 있었어?
모험 당시의 상황을 설명한다
캐터필러:
…그렇구나. 그럼 두 가지를 알 수 있네. 첫 번째는 내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는 거야
페이몬:
또 하나는?
캐터필러:
상황이 좀 안 좋다는 거야. 서둘러서 4번째 좌표로 가보자
여행자:
네 이전 일들을 얘기해 줘
캐터필러:
음? 우리가 나눠서 조사하는 동안에 설마 넌 세상이라도 한 번 구하러 간 거야?
캐터필러:
그럼 도중에 확실히 많은 일이 있었겠네. 우리와 같이 겪은 일을 기억 못 하는 것도 당연해
캐터필러:
농담이야. 그냥 네가 피곤해서 그러거나, 아니면 일시적으로 안 떠오르는 거겠지
캐터필러:
간단히 말해, 전에 우리는 메로피드 요새에서 만났고, 너흰 날 도와 라느와를 구해줬어
캐터필러:
이젠 내가 너희를 도울 차례야
여행자:
나한테 떠오른 생각이 있어
캐터필러:
그거 기대되는걸
여행자:
일단 다른 사람하고 이야기를 해볼게
캐터필러:
알겠어
여행자:
알겠어, 출발하자
캐터필러:
아무튼 내가 지도의 각도를 정확하게 돌렸다면, 이 근처에서 봉인의 입구를 발견할 수 있을 거야
야코브:
하… 하… 오랜만이군, 「번데기」. 부화할 징조는 하나도 안 보이는구나
야코브:
애벌레의 삶에 익숙해져 버린 건가?
야코브:
함께 이곳에서 보낸 시간은 이미 잊어버린 것이냐?
야코브:
우리의 영원함에 비하면, 그 시간은 확실히 짧긴 했지. 하지만 그 순간을 통해 우리는 모든 우주를 장악했다
캐터필러:
당시 전 당신들의 「전시품」일 뿐이라서 당신들의 위대한 계획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게다가 싫어하는 건 잘 기억하지 못하는 성격이죠
캐터필러:
근데 결국 돌아와서 「몰아내기 의식」까지 진행하시다니, 정말 꼼꼼하시네요
야코브:
그야 당연하지. 어떻게 영계의 불순물과 오염된 에너지를 마스터의 공간에 들일 수 있겠나?
야코브:
휴, 아직도 고치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니까 결국 그렇게 허무로 돌아가겠구나. 신세계엔 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여행자:
다른 부분도 내놓으시죠
야코브:
흥, 마음대로 하시죠. 아무래도 이번 이야기에선 당신이 성검을 쥔 용자고, 제가 검 아래 쓰러진 용인 것 같군요
야코브:
상관없습니다. 모든 요소는 갖춰졌고, 악룡을 물리치는 과정 역시 완성됐으니, 「이성」은 잠시 당신에게 맡겨두는 걸로 하죠
야코브:
어차피 누구도 성검을 진정으로 소유할 순 없습니다. 성검은 우리의 손에서 자신이 가야 할 방향으로 나아가니까요. 운명의 종점에 도달할 때까지 말입니다
캐터필러:
무엇이든 성검이 될 수 있어요. 단지 검에 특별한 상징적 의미가 있을 뿐이죠
캐터필러:
「이성」을 빙의시키기에 어울리는 물건을 꺼내자
페이몬:
그럼 저번에 주운 「수선화 십자 성검」을 사용하자
여행자:
(끄덕)
야코브:
이, 이건…
캐터필러: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야코브 씨
야코브:
뭐? 아…
캐터필러:
당신도 서둘러 성검을 다시 단조하려고 했잖아요?
야코브:
이제 다음은 물의 정령, 당신이 가서 검을 만지십시오
안:
…함정이야?
야코브:
아뇨. 성검은 물에서 온 모든 의지를 절단하지만, 반대로 의지를 통합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질서든 원시든, 모두 받아들이죠
야코브:
당신을 선택한 건, 당신이 그저 꿈같은 환상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당신에겐 저희 수선화 십자 결사회가 수년간 모아온…
야코브:
…의지의 힘이 담겨 있죠
캐터필러:
저 말을 믿어도 될까?
시모어:
비록 그의 생체 반응으로 봤을 때 거짓말일 확률은 낮지만, 전 여전히 의심됩니다
야코브:
뭘 그렇게 꾸물거리는 겁니까. 꼭 기요틴 녀석이 만들어 낸 녹슨 고철 덩어리 같군요
야코브:
윤활유로 뇌를 씻겨드릴까요?
여행자:
윤활유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페이몬:
윤활유가 왜?
여행자:
그 회중시계…
페이몬:
아, 맞다! 우리 윤활유로 그 시계의 녹을 제거해 보자
야코브: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안:
애들 얘기하는 데 어른은 끼는 거 아니야
야코브:
…
캐터필러:
음, 저도 어린애죠
페이몬:
오오, 열렸다!
페이몬:
안에… 사진이 있네?
야코브:
흥, 그리운 물건이군요. 과거의 저와 알랭, 르네, 그리고 릴리스 원장님과 마리안도 있네요
안:
나, 나 이 사진 기억나…
안:
어쩐지 기억이 날 거 같아…
시모어:
특징 매칭 완료, 이분은 제가 보호해야 할 마리안입니다
야코브:
어때요, 윤활유가 여러분의 막힌 부분을 뚫어주었습니까?
안:
결단을 내리고 전진하지 않으면, 영원히 추억에서 벗어날 수 없겠죠
안:
좋아요, 한번 시도해 볼게요
여행자:
안!
안:
괜찮아요. 전 이미 결심했는걸요
페이몬:
와…
페이몬:
진짜 수선화 십자 성검은 이렇게 생겼구나?
안:
말을 전혀 듣지 않으셨군요? 캐터필러가 말했잖요. 성검은 의미만 있으면 어떠한 형상에도 빙의할 수 있다고요
야코브:
아… 우리가 상상했던 수선화 십자 성검의 모습… 그대로군요…
페이몬:
워, 원래대로 돌아왔어!
야코브:
콜록콜록… 좋습니다. 제 사명은 완수했으니 이제 한 가지 거래를 제안하죠
야코브:
바로 지금, 물의 정령, 당신! 제 모든 감정과 기억을 전부 받아들여 주세요
안:
뭐?!
야코브:
제 모든 힘은 여러분에 미치지 못하며, 또한 곧 사라질 겁니다
야코브:
제 모든 걸 보존해, 신세계에서 모두와 재회하게 해주세요
안:
하지만…
야코브:
「밀합의 인」에 따라 저희는 폰타인에 여러 노드를 설치했습니다. 세계 종말에 대비해서요
야코브:
지금은 가장 중요한 다섯 곳만 남았으니 마스터의 계획을 최소한으로만 실행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일종의 성공입니다
야코브:
신세계의 도래는 이미 정해졌으니까, 저는——
안:
난 네 인격과 감정을 흡수할 수 없어. 무거운 죄를 진 지금의 널 보존하기 싫으니까
야코브:
네?
안:
넌 더 이상 울보 야코브가 아니지만, 지금 모습으로 영원해져선 안 돼
안:
그 대신 우리가 널 도와줄게. 꼭 치료해줄게. 그러니까 자신의 행동에 대해 속죄하도록 해
야코브:
당신의 체내에 「붉은 여왕」의 일부가 있으니까, 그녀가 미래를 거부한다는 걸 알고 있을 텐데요
야코브:
그녀는 수선화 십자원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해요. 우리가 다시금 수선화 십자 모험단으로서 노는 걸 보고 싶어하죠
야코브:
세상의 영원이란, 아름다운 추억입니다. 다른 것일 수가 없죠
야코브:
제게, 영원을 내려주세요
안:
그러고 싶지 않아. 난 반드시 내 안에 있는 릴리스를 설득할 거야
야코브:
약속의 시간이 됐군요. 시계도 오랜 세월이 흘러 조금 빨라졌나 봅니다
캐터필러: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야코브:
「밀합의 인」은 나로 인해 역전됐고, 이성의 성검은 만들어졌다. 「세계식」의 정확성이 검증된 것이지
야코브:
「밀합의 인」은 고대 폰타인 문명이 생명의 근원을 봉인하는 의식이다. 이제 그것이 역전됐으니 모든 게 해방될 거야!
야코브:
이제 남은 건 마스터, 아니, 르네가 돌아올 때입니다!
야코브:
그는 봉인을 뚫고 생명의 근원을 장악할 것입니다. 가장 순수한 생명의 물은 그의 소생을 따라 세계를 집어삼킬 것이고, 거기서 새로운 우주가 탄생하겠죠
야코브:
모든 영혼은 영원히 보존될 거예요. 의지의 검은 바다로 가라앉아 진정한 주인의 손에 떨어질 겁니다
야코브:
우리는 하나로 모일 것이고 그리하여 종말에 대항할 힘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안:
야코브!
야코브:
전 이 육체에 정해진 운명의 종착점을 이미 예견하고 있었습니다. 「끝이다. 시곗바늘아, 떨어져라!」
야코브:
신세계에서 제 의지를 되찾으려면 마스터가 수고를 좀 하겠군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신세계에서 뵙죠!
안:
야코브!
야코브:
하… 하… 오랜만이군, 「번데기」. 부화할 징조는 하나도 안 보이는구나
야코브:
애벌레의 삶에 익숙해져 버린 건가?
야코브:
함께 이곳에서 보낸 시간은 이미 잊어버린 것이냐?
야코브:
우리의 영원함에 비하면, 그 시간은 확실히 짧긴 했지. 하지만 그 순간을 통해 우리는 모든 우주를 장악했다
캐터필러:
당시 전 당신들의 「전시품」일 뿐이라서 당신들의 위대한 계획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게다가 싫어하는 건 잘 기억하지 못하는 성격이죠
캐터필러:
근데 결국 돌아와서 「몰아내기 의식」까지 진행하시다니, 정말 꼼꼼하시네요
야코브:
그야 당연하지. 어떻게 영계의 불순물과 오염된 에너지를 마스터의 공간에 들일 수 있겠나?
야코브:
휴, 아직도 고치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니까 결국 그렇게 허무로 돌아가겠구나. 신세계엔 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여행자:
다른 부분도 내놓으시죠
야코브:
흥, 마음대로 하시죠. 아무래도 이번 이야기에선 당신이 성검을 쥔 용자고, 제가 검 아래 쓰러진 용인 것 같군요
야코브:
상관없습니다. 모든 요소는 갖춰졌고, 악룡을 물리치는 과정 역시 완성됐으니, 「이성」은 잠시 당신에게 맡겨두는 걸로 하죠
야코브:
어차피 누구도 성검을 진정으로 소유할 순 없습니다. 성검은 우리의 손에서 자신이 가야 할 방향으로 나아가니까요. 운명의 종점에 도달할 때까지 말입니다
캐터필러:
무엇이든 성검이 될 수 있어요. 단지 검에 특별한 상징적 의미가 있을 뿐이죠
캐터필러:
「이성」을 빙의시키기에 어울리는 물건을 꺼내자
페이몬:
그럼 저번에 주운 「수선화 십자 성검」을 사용하자
여행자:
(끄덕)
야코브:
이, 이건…
캐터필러: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야코브 씨
야코브:
뭐? 아…
캐터필러:
당신도 서둘러 성검을 다시 단조하려고 했잖아요?
야코브:
이제 다음은 물의 정령, 당신이 가서 검을 만지십시오
안:
…함정이야?
야코브:
아뇨. 성검은 물에서 온 모든 의지를 절단하지만, 반대로 의지를 통합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질서든 원시든, 모두 받아들이죠
야코브:
당신을 선택한 건, 당신이 그저 꿈같은 환상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당신에겐 저희 수선화 십자 결사회가 수년간 모아온…
야코브:
…의지의 힘이 담겨 있죠
캐터필러:
저 말을 믿어도 될까?
시모어:
비록 그의 생체 반응으로 봤을 때 거짓말일 확률은 낮지만, 전 여전히 의심됩니다
야코브:
뭘 그렇게 꾸물거리는 겁니까. 꼭 기요틴 녀석이 만들어 낸 녹슨 고철 덩어리 같군요
야코브:
윤활유로 뇌를 씻겨드릴까요?
여행자:
윤활유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페이몬:
윤활유가 왜?
여행자:
그 회중시계…
페이몬:
아, 맞다! 우리 윤활유로 그 시계의 녹을 제거해 보자
야코브: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안:
애들 얘기하는 데 어른은 끼는 거 아니야
야코브:
…
캐터필러:
음, 저도 어린애죠
페이몬:
오오, 열렸다!
페이몬:
안에… 사진이 있네?
야코브:
흥, 그리운 물건이군요. 과거의 저와 알랭, 르네, 그리고 릴리스 원장님과 마리안도 있네요
안:
나, 나 이 사진 기억나…
안:
어쩐지 기억이 날 거 같아…
시모어:
특징 매칭 완료, 이분은 제가 보호해야 할 마리안입니다
야코브:
어때요, 윤활유가 여러분의 막힌 부분을 뚫어주었습니까?
안:
결단을 내리고 전진하지 않으면, 영원히 추억에서 벗어날 수 없겠죠
안:
좋아요, 한번 시도해 볼게요
여행자:
안!
안:
괜찮아요. 전 이미 결심했는걸요
페이몬:
와…
페이몬:
진짜 수선화 십자 성검은 이렇게 생겼구나?
안:
말을 전혀 듣지 않으셨군요? 캐터필러가 말했잖요. 성검은 의미만 있으면 어떠한 형상에도 빙의할 수 있다고요
야코브:
아… 우리가 상상했던 수선화 십자 성검의 모습… 그대로군요…
페이몬:
워, 원래대로 돌아왔어!
야코브:
콜록콜록… 좋습니다. 제 사명은 완수했으니 이제 한 가지 거래를 제안하죠
야코브:
바로 지금, 물의 정령, 당신! 제 모든 감정과 기억을 전부 받아들여 주세요
안:
뭐?!
야코브:
제 모든 힘은 여러분에 미치지 못하며, 또한 곧 사라질 겁니다
야코브:
제 모든 걸 보존해, 신세계에서 모두와 재회하게 해주세요
안:
하지만…
야코브:
「밀합의 인」에 따라 저희는 폰타인에 여러 노드를 설치했습니다. 세계 종말에 대비해서요
야코브:
지금은 가장 중요한 다섯 곳만 남았으니 마스터의 계획을 최소한으로만 실행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일종의 성공입니다
야코브:
신세계의 도래는 이미 정해졌으니까, 저는——
안:
난 네 인격과 감정을 흡수할 수 없어. 무거운 죄를 진 지금의 널 보존하기 싫으니까
야코브:
네?
안:
넌 더 이상 울보 야코브가 아니지만, 지금 모습으로 영원해져선 안 돼
안:
그 대신 우리가 널 도와줄게. 꼭 치료해줄게. 그러니까 자신의 행동에 대해 속죄하도록 해
야코브:
당신의 체내에 「붉은 여왕」의 일부가 있으니까, 그녀가 미래를 거부한다는 걸 알고 있을 텐데요
야코브:
그녀는 수선화 십자원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해요. 우리가 다시금 수선화 십자 모험단으로서 노는 걸 보고 싶어하죠
야코브:
세상의 영원이란, 아름다운 추억입니다. 다른 것일 수가 없죠
야코브:
제게, 영원을 내려주세요
안:
그러고 싶지 않아. 난 반드시 내 안에 있는 릴리스를 설득할 거야
야코브:
약속의 시간이 됐군요. 시계도 오랜 세월이 흘러 조금 빨라졌나 봅니다
캐터필러: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야코브:
「밀합의 인」은 나로 인해 역전됐고, 이성의 성검은 만들어졌다. 「세계식」의 정확성이 검증된 것이지
야코브:
「밀합의 인」은 고대 폰타인 문명이 생명의 근원을 봉인하는 의식이다. 이제 그것이 역전됐으니 모든 게 해방될 거야!
야코브:
이제 남은 건 마스터, 아니, 르네가 돌아올 때입니다!
야코브:
그는 봉인을 뚫고 생명의 근원을 장악할 것입니다. 가장 순수한 생명의 물은 그의 소생을 따라 세계를 집어삼킬 것이고, 거기서 새로운 우주가 탄생하겠죠
야코브:
모든 영혼은 영원히 보존될 거예요. 의지의 검은 바다로 가라앉아 진정한 주인의 손에 떨어질 겁니다
야코브:
우리는 하나로 모일 것이고 그리하여 종말에 대항할 힘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안:
야코브!
야코브:
전 이 육체에 정해진 운명의 종착점을 이미 예견하고 있었습니다. 「끝이다. 시곗바늘아, 떨어져라!」
야코브:
신세계에서 제 의지를 되찾으려면 마스터가 수고를 좀 하겠군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신세계에서 뵙죠!
안:
야코브!
야코브:
하… 하… 오랜만이군, 「번데기」. 부화할 징조는 하나도 안 보이는구나
야코브:
애벌레의 삶에 익숙해져 버린 건가?
야코브:
함께 이곳에서 보낸 시간은 이미 잊어버린 것이냐?
야코브:
우리의 영원함에 비하면, 그 시간은 확실히 짧긴 했지. 하지만 그 순간을 통해 우리는 모든 우주를 장악했다
캐터필러:
당시 전 당신들의 「전시품」일 뿐이라서 당신들의 위대한 계획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게다가 싫어하는 건 잘 기억하지 못하는 성격이죠
캐터필러:
근데 결국 돌아와서 「몰아내기 의식」까지 진행하시다니, 정말 꼼꼼하시네요
야코브:
그야 당연하지. 어떻게 영계의 불순물과 오염된 에너지를 마스터의 공간에 들일 수 있겠나?
야코브:
휴, 아직도 고치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니까 결국 그렇게 허무로 돌아가겠구나. 신세계엔 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여행자:
다른 부분도 내놓으시죠
야코브:
흥, 마음대로 하시죠. 아무래도 이번 이야기에선 당신이 성검을 쥔 용자고, 제가 검 아래 쓰러진 용인 것 같군요
야코브:
상관없습니다. 모든 요소는 갖춰졌고, 악룡을 물리치는 과정 역시 완성됐으니, 「이성」은 잠시 당신에게 맡겨두는 걸로 하죠
야코브:
어차피 누구도 성검을 진정으로 소유할 순 없습니다. 성검은 우리의 손에서 자신이 가야 할 방향으로 나아가니까요. 운명의 종점에 도달할 때까지 말입니다
캐터필러:
무엇이든 성검이 될 수 있어요. 단지 검에 특별한 상징적 의미가 있을 뿐이죠
캐터필러:
「이성」을 빙의시키기에 어울리는 물건을 꺼내자
페이몬:
그럼 저번에 주운 「수선화 십자 성검」을 사용하자
여행자:
(끄덕)
야코브:
이, 이건…
캐터필러: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야코브 씨
야코브:
뭐? 아…
캐터필러:
당신도 서둘러 성검을 다시 단조하려고 했잖아요?
야코브:
이제 다음은 물의 정령, 당신이 가서 검을 만지십시오
안:
…함정이야?
야코브:
아뇨. 성검은 물에서 온 모든 의지를 절단하지만, 반대로 의지를 통합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질서든 원시든, 모두 받아들이죠
야코브:
당신을 선택한 건, 당신이 그저 꿈같은 환상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당신에겐 저희 수선화 십자 결사회가 수년간 모아온…
야코브:
…의지의 힘이 담겨 있죠
캐터필러:
저 말을 믿어도 될까?
시모어:
비록 그의 생체 반응으로 봤을 때 거짓말일 확률은 낮지만, 전 여전히 의심됩니다
야코브:
뭘 그렇게 꾸물거리는 겁니까. 꼭 기요틴 녀석이 만들어 낸 녹슨 고철 덩어리 같군요
야코브:
윤활유로 뇌를 씻겨드릴까요?
여행자:
윤활유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페이몬:
윤활유가 왜?
여행자:
그 회중시계…
페이몬:
아, 맞다! 우리 윤활유로 그 시계의 녹을 제거해 보자
야코브: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안:
애들 얘기하는 데 어른은 끼는 거 아니야
야코브:
…
캐터필러:
음, 저도 어린애죠
페이몬:
오오, 열렸다!
페이몬:
안에… 사진이 있네?
야코브:
흥, 그리운 물건이군요. 과거의 저와 알랭, 르네, 그리고 릴리스 원장님과 마리안도 있네요
안:
나, 나 이 사진 기억나…
안:
어쩐지 기억이 날 거 같아…
시모어:
특징 매칭 완료, 이분은 제가 보호해야 할 마리안입니다
야코브:
어때요, 윤활유가 여러분의 막힌 부분을 뚫어주었습니까?
안:
결단을 내리고 전진하지 않으면, 영원히 추억에서 벗어날 수 없겠죠
안:
좋아요, 한번 시도해 볼게요
여행자:
안!
안:
괜찮아요. 전 이미 결심했는걸요
페이몬:
와…
페이몬:
진짜 수선화 십자 성검은 이렇게 생겼구나?
안:
말을 전혀 듣지 않으셨군요? 캐터필러가 말했잖요. 성검은 의미만 있으면 어떠한 형상에도 빙의할 수 있다고요
야코브:
아… 우리가 상상했던 수선화 십자 성검의 모습… 그대로군요…
페이몬:
워, 원래대로 돌아왔어!
야코브:
콜록콜록… 좋습니다. 제 사명은 완수했으니 이제 한 가지 거래를 제안하죠
야코브:
바로 지금, 물의 정령, 당신! 제 모든 감정과 기억을 전부 받아들여 주세요
안:
뭐?!
야코브:
제 모든 힘은 여러분에 미치지 못하며, 또한 곧 사라질 겁니다
야코브:
제 모든 걸 보존해, 신세계에서 모두와 재회하게 해주세요
안:
하지만…
야코브:
「밀합의 인」에 따라 저희는 폰타인에 여러 노드를 설치했습니다. 세계 종말에 대비해서요
야코브:
지금은 가장 중요한 다섯 곳만 남았으니 마스터의 계획을 최소한으로만 실행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일종의 성공입니다
야코브:
신세계의 도래는 이미 정해졌으니까, 저는——
안:
난 네 인격과 감정을 흡수할 수 없어. 무거운 죄를 진 지금의 널 보존하기 싫으니까
야코브:
네?
안:
넌 더 이상 울보 야코브가 아니지만, 지금 모습으로 영원해져선 안 돼
안:
그 대신 우리가 널 도와줄게. 꼭 치료해줄게. 그러니까 자신의 행동에 대해 속죄하도록 해
야코브:
당신의 체내에 「붉은 여왕」의 일부가 있으니까, 그녀가 미래를 거부한다는 걸 알고 있을 텐데요
야코브:
그녀는 수선화 십자원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해요. 우리가 다시금 수선화 십자 모험단으로서 노는 걸 보고 싶어하죠
야코브:
세상의 영원이란, 아름다운 추억입니다. 다른 것일 수가 없죠
야코브:
제게, 영원을 내려주세요
안:
그러고 싶지 않아. 난 반드시 내 안에 있는 릴리스를 설득할 거야
야코브:
약속의 시간이 됐군요. 시계도 오랜 세월이 흘러 조금 빨라졌나 봅니다
캐터필러: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야코브:
「밀합의 인」은 나로 인해 역전됐고, 이성의 성검은 만들어졌다. 「세계식」의 정확성이 검증된 것이지
야코브:
「밀합의 인」은 고대 폰타인 문명이 생명의 근원을 봉인하는 의식이다. 이제 그것이 역전됐으니 모든 게 해방될 거야!
여행자:
완전 미쳤군요!
야코브:
이제 남은 건 마스터, 아니, 르네가 돌아올 때입니다!
야코브:
그는 봉인을 뚫고 생명의 근원을 장악할 것입니다. 가장 순수한 생명의 물은 그의 소생을 따라 세계를 집어삼킬 것이고, 거기서 새로운 우주가 탄생하겠죠
야코브:
모든 영혼은 영원히 보존될 거예요. 의지의 검은 바다로 가라앉아 진정한 주인의 손에 떨어질 겁니다
야코브:
우리는 하나로 모일 것이고 그리하여 종말에 대항할 힘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안:
야코브!
야코브:
전 이 육체에 정해진 운명의 종착점을 이미 예견하고 있었습니다. 「끝이다. 시곗바늘아, 떨어져라!」
야코브:
신세계에서 제 의지를 되찾으려면 마스터가 수고를 좀 하겠군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신세계에서 뵙죠!
안:
야코브!
페이몬:
그러고 보니까 캐터필러는 전에 메로피드 요새에서 봤을 때랑 많이 다르네…
캐터필러:
다섯 살 아이랑 열다섯 살 소년이 같을 순 없잖아? 어쩌면 여기서 과거의 사건과 과거의 자신이 떠올라서 그런 걸지도 몰라
캐터필러:
메로피드 요새에서의 시간은 정지된 상태였어. 하루든 백 년이든, 나한텐 아무 차이도 없었지
캐터필러:
그런 내 시간을 흐르게 한 게 바로 라느와야. 그 아이의 성장을 보면서 시간이 아직도 흐르고 있단 걸 깨달았어. 여전히 생명은 탄생해 빛을 발하고, 다시 꺼진다는 걸 말이야
캐터필러:
그래서 나도 같이 변했지. 하지만 현상황에서는 그 아이를 만나기 전의 내가 안 님과 시모어와 한 약속을 지키기 더 적합했을 거야
페이몬:
그렇구나…
캐터필러:
하하, 그러지 마, 페이몬. 라느와한테 이야기를 지어내 들려주는 것도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 습관을 어딘가 써먹으려 했던 것뿐이니까
캐터필러:
어쨌든 그 일들은 눈앞의 상황이랑 무관해. 여행자, 표정을 보니까 묻고 싶은 게 있는 거 같네?
캐터필러:
우리는 모두 안 님과 릴리스의 관계에 관해 저마다의 추측이 있으니까, 서로 토론해 보자
여행자:
물의 정령은 어떻게 번식하는 거야?
캐터필러:
너라면 나보다 더 박식한 친구가 있을 텐데? 아니면 아주 엄밀한 자연철학 연구자를 찾을 수도 있을 거고
캐터필러:
또는 아는 물의 정령한테 물어봐도 될 걸, 나한테 물어보네?
캐터필러:
물론 네가 무슨 뜻으로 물었는지는 이해했어. 그게 네 추측인 거야? 알겠어
페이몬:
나… 난 모르겠어
캐터필러:
우리가 서로 정보를 교환할 때, 여행자은(는) 안 님이 「마리안」 꿈속의 존재라고 했지
캐터필러:
어쩌면 안 님은 「마리안」이 구현해 낸 물의 물의 정령일지도 몰라
페이몬:
물의 물의 정령이라니… 귀여워 보이려고 반복한 거야?
캐터필러:
이런, 표현이 적절하지 않았나 보네. 다시 말할게, 물의 정령이 물의 동물 버전의 물의 정령을 환상으로 구현해 낼 수 있을까?
페이몬:
으아, 엄청 철학적인 질문이네. 꼭 치즈볼로 치즈볼 속의 치즈를 만들 수 있냐는 거 같아
페이몬:
음, 그래서 답은 뭔데? 너무 신기한 문제라 엄청 궁금해
캐터필러:
하지만 넌 마도의 광기에 대해 잘 모르니까 내가 설명해 줄게
여행자:
얘기해 봐
캐터필러:
「잠든 땅」에서 인격을 지닌 물의 동물을 본 넌 어쩌면 이런 의문을 떠올렸을 거야——
캐터필러:
물의 정령이 물의 동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물의 인간이나 물의 물의 정령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캐터필러:
상식적으로 인간을 만들어 내는 건 극히 드문 일이야. 물의 정령의 품 안에서 사람이 익사하거나, 물의 정령이 사람과 아주 친밀하게 지내지 않는 이상 말이지
캐터필러:
그러려면 그 물의 정령의 지력과 공감 능력이 엄청 높아야 하는데, 그건 아마 에이스인 로데이아 급이어야 겨우 가능할 거야
페이몬:
로데이아가 그렇게 대단한 녀석이었어…?
캐터필러:
그러니까 인간을 만들어 내는 건 드문 일이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라는 거지. 하지만 동족을 만들어 내는 건 또 달라
캐터필러:
이 세계에서 인간의 지식으로 인간을 만드는 건 신에 버금가는 영역이야. 물의 정령이 물의 정령을 만드는 것도 같은 이치지. 일반적으론 불가능해
캐터필러:
다만, 인간 또는 물의 정령이 동족을 초월한 위치에 올라 그런 미친 짓을 저질렀다면 얘기가 다르지
페이몬:
그러니까, 자기를 신으로 여겼다는 거야?
캐터필러:
맞아. 신도들은 오랫동안 우두머리를 맹신했고, 우두머리도 오랫동안 자신을 맹신해 망상과 환각을 일으킨 거야
캐터필러:
「신이 되는 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신의 업적도 그리 위대하지 않다」
캐터필러:
하지만, 강렬한 믿음은 곧 강렬한 의지고, 마법은 의지를 현실로 바꾸는 기술이지
여행자:
어쩌면 후대의 가설이 더 합리적이겠어
캐터필러:
그럴 수도 있겠지. 네 생각은 나도 이해해
캐터필러:
최소한 내가 아는 릴리스는 그런 지능이 없어. 그런 광기도 없고
캐터필러:
물의 정령의 번식에 관해서는, 난 주류 의견과 조금 생각이 달라. 하지만 중요한 건 아니니까 나중에 얘기하자
여행자:
잠시만 기다려 줘
캐터필러:
알겠어, 천천히 생각해 봐
캐터필러:
시작할 준비 됐어?
시모어: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이번에는 논리 모듈로 도움을 제공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시모어:
제 청각 장치로는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행자:
괜찮아, 이미 충분히 도움이 되어줬으니까
시모어:
당신의 판단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잠든 땅의 「마리안」은 제가 보호해야 할 인물입니까?
시모어:
당신의 판단을 믿겠습니다. 비록 제 데이터를 한 번 업데이트해야 하지만 말입니다
시모어:
제 기록에 따르면 마리안·기요틴은 수선화 십자원이 파괴된 이후로, 다른 사람의 귀환을 기다리는 행위는 한 적이 없습니다
시모어:
즉, 그녀는 입양된 이후 일정 시간 동안 이 폐허로 돌아와 생활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매칭되는 시간대가 없는 것 같습니다
시모어:
…논리 에러, 조각 모음 시작…
시모어:
논리 에러, 조각 모음 중…
시모어:
걱정하지 마십시오. 사전 예열 덕분에 조각 모음은 곧 끝날 것입니다
시모어:
당신이 다시 추리를 시작하기 전에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안:
여행자 기사님
여행자:
뭔가 할 말은 없어?
안:
전 그저 생각하는 게 서투른, 아무것도 모르는 물의 정령일 뿐이에요
안:
기사님이 아무렇게나 지어낸 이야기도 그대로 믿겠죠. 세상은 복잡하고, 전 경험이 부족하니까요
여행자:
그런 짓은 안 해
안:
고마워요, 여행자 기사님
안:
아마 잠든 땅의 「마리안」도 저와 똑같을 거예요
안:
언뜻 보기에는 지적인 것 같지만, 복잡한 세상을 받아들이기 싫었던 그녀는 동화로 자신을 보호했겠죠
안:
하지만 아무리 동화라고 해도 결말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안:
당신을 믿어요, 여행자 기사님
안:
설령 당신의 이야기가 「마리안」의 동화만큼 아름답지 않더라도, 저에게는 결말이 있는 이야기가… 결말이 없는 동화보다 나아요
안:
여행자 기사님, 페이몬 님, 뭔가 궁금한 게 있으세요?
여행자: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려 봐줄 수 있어?
안:
어떤 부분이 안 떠오르시는 건가요? 음, 전 그저 작은 물의 정령일 뿐이라서 저희가 겪었던 일들을 다 설명하진 못할 거 같아요
안:
아무튼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전 그저 「작은 양배추」를 구하고 싶었을 뿐이었고, 다행히 기사님이랑 페이몬 님이 절 도와주셨죠
안:
그 후에 우린 「릴리스 공주님」을 구하고 악룡을 물리치려고 했지만, 마지막에 「마리안」을 만났죠…
안:
마리안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했어요. 뭔가 중요한 비밀을 숨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죠
시모어:
여행자 님, 제가 도와 드릴 일이 있습니까?
여행자:
명령: 이전에 겪은 일을 떠올려줘
시모어:
문제없습니다. 당신은 엘리나스 내부에서 저를 고쳐 주셨습니다. 그 전까지 저는 고정 대사를 반복하고만 있었죠…
페이몬:
맞아. 확실히 그랬어. 정말이지 너무했다구!
시모어:
중요한 내부 저장 항목을 보존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페이몬:
에이, 괜찮아. 마메흐도 용서했는데 뭐. 우리가 화낼 입장은 아니지
시모어:
마메흐 님…
시모어:
그분이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하군요. 장기 메모리 유닛이 그분의 근황 갱신을 계속 요청하고 있습니다
페이몬:
그러니까 걔를 보고 싶다는 거지?
시모어:
틀린 표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시모어:
그 후, 우리는 함께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멤버 야코브의 음모를 좌절시켰습니다
시모어:
그리고 저는 제가 보호해야 할 대상인 마리안 님을 찾아야 하기에,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행동할 것입니다
안:
이런 이야기를, 저는… 어떻게 알고 있는 걸까요…
안:
아, 참고로 덧붙이자면 결말에서 모든 것이 「붉은 여왕」의 꿈이었다는 게 드러나요. 그리고 레드 퀸은 조그만 고양이였죠
시모어:
제가 제공한 정보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캐터필러:
이제 우리 같이 방금 떠오른 정보를 종합해 정리해 보자. 시간이 좀 걸릴 거야. 목도 아플 거고
여행자:
시작하자
캐터필러:
그럼 시작하자
여행자:
좀 더 생각해볼게
캐터필러:
그래, 더 생각해 봐
캐터필러:
물의 정령의 번식 말이야?
캐터필러:
일단은 물의 정령이 어떤 방식으로 자기 체내의 생명을 상징하는 나선체를 분리해 냈다는 게 주류 가설이야
캐터필러:
새로 태어난 작은 물의 정령은 분명 무지하지만 또 그만큼 순결하지. 하지만 물의 동물은 전혀 달라
캐터필러:
물론 난 나만의 가설이 있지만, 이건 말하자면 길고
여행자:
고장난 시모어와 엘리나스…
페이몬:
응, 시모어는 엘리나스에서 고장 났어. 한동안 마메흐가 시모어를 보살펴 줬고!
시모어:
정말 부끄럽습니다. 물론 제겐 부끄럽다는 감정이 없지만, 저 자신에 대한 평가가 하락했습니다
페이몬:
그리고 엘리나스의 말에 따르면, 엘리나스 체내에서의 충돌은 끔찍한 상황으로 끝났다고 해
캐터필러:
시모어가 고장 날 정도로 치열한 전투였으니 분명 보통 일은 아니었겠지. 하지만 그렇다면…
안:
설마 시모어의 주인은…
캐터필러:
네, 상식적으로 미루어 보면 알랭·기요틴의 동생이자 시모어의 주인인 마리안은 최악의 결말을 맞이했을 가능성이 높죠
캐터필러:
시모어, 하지만 이 세상에는 충성스러운 기사가 목숨을 바쳐 기적을 일으켰다는 이야기도 있으니까 너무 슬퍼하지 마
시모어:
(충격을 받고 조각 정리 모드에 진입한다)
안:
그나저나 시모어의 주인 마리안은 평범한 인간이잖아? 지금까지 살아 있다면 이미 인간의 수명을 아득히 초월했을 텐데…
캐터필러:
뭔가 떠오른 거야?
여행자:
「붉은 여왕」 릴리스…
시모어:
그녀는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주요 인물로, 안 님을 제외하고 사건에 휘말린 또 다른 물의 정령입니다
캐터필러:
단둘뿐인 물의 정령 중 하나라…. 우리 아까 잠든 땅 배후에는 한 물의 정령이 있을 거라고 결론 내렸었지?
안:
하지만 그녀의 특징은 「마리안」에 부합하지 않는걸
안:
설마 배후에서 나를 포함한 모든 걸 만들어 낸 자가 바로 릴리스란 말인가?
캐터필러:
그럴 가능성은 낮아요. 시모어 말대로 릴리스의 지능은 그 정도로 높진 않으니까요. 작가가 자기보다 똑똑한 캐릭터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죠
캐터필러:
동화 속에서는 고양이도 생생한 주인을 꿈꿀 수 있다지만, 정신이 맑은 세계에서 그런 일은 불가능해요
안:
그럼 대체 누가 배후에 있는 걸까? 그 「마리안」은 또 누구고?
캐터필러:
뭔가 떠오른 거야?
여행자:
물의 정령 안…
안:
어, 무슨 일이세요?
페이몬:
우리도 전에는 네가 「마리안」의 꿈속 존재라고 의심했었어
페이몬:
넌 「마리안」이 배후에서 이 모든 걸 조종한 물의 정령이라고 생각하니?
안:
저, 전 잘 모르겠어요…
캐터필러:
그럼 혹시 릴리스라는 이름은 기억에 있으신가요? 그녀는 당신을 제외하고는 이 사건에 관련된 유일한 물의 정령이잖아요
안:
「붉은 여왕」이라는 호칭이라면 기억나
캐터필러:
뭔가 떠오른 거야?

뮤즈의 어머니
밀합의 인의 조각에 따라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봉인을 찾자
페이몬:
불꽃이 아직 타오르고 있어. 근데 왜 모닥불을 피워놓은 걸까? 여긴 폐허인데…
안:
일단 비석에 뭐라고 적혀 있는지 확인해 볼게요
시모어:
「이곳은 기억의 상한, 기억의 전당, 기억의 방이다」
시모어:
「찰나에 태어나」…「늘 서로 맞지 않아도 기나긴 잠을 함께 했으며, 절대 떨어지지 않았으니」…「타오르는 불꽃도 닿지 않음이라」…
캐터필러:
수수께끼네. 폰타인 고대 문명과 수선화 십자 결사회가 아주 좋아하는 것이지. 옛 관습이었는지 아니면 단순 취미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야
시모어:
모든 키워드를 검색해 보았으나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습니다
캐터필러:
이건 이미 풀린 수수께끼야. 아마 정답은 모닥불과 관련이 있겠지
안:
이미 풀린 수수께끼를 생각해봤자 무슨 의미가 있지?
캐터필러:
의미야 있지요. 우리가 현재 모습으로 변했음에도,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내야 하는 것처럼요
안:
그건 그렇네
안:
그럼… 여행자 기사님, 답은 뭘까요?
여행자:
결석
페이몬:
확실히 결석은 불에 타지 않고, 장기 안에 숨어 있지. 하지만 찰나에 생겨나는 건 아니잖아?
시모어:
오랜 기간 동안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을 유지하면 생깁니다, 페이몬 님
안:
그럼… 여행자 기사님, 답은 뭘까요?
여행자:
물의 정령의 눈물
안:
그냥 낭만적인 말을 하고 싶으셨군요
페이몬: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아니잖아
안:
그럼… 여행자 기사님, 답은 뭘까요?
여행자:
그림자
캐터필러:
맞아, 그림자야
캐터필러:
빛이 비추는 찰나, 그림자는 태어나지
페이몬:
답은 알아냈지만 문은 이미 열려 있고… 이제 어쩌지?
캐터필러:
쟁탈전을 시작해야지. 이 수수께끼를 푼 사람보다 먼저 우리가 필요로 하는 물건을 손에 넣어야 하니까
페이몬: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누가 있었던 것 같아. 앞쪽에 있는 기묘한 장치들도 이미 열린 거 아닐까?
페이몬:
바닥에 아직 모닥불이 타고 있어
페이몬:
근데 왜 여기에 불을 피워 둔 거지?
페이몬:
일단 비석에 뭐라고 적혀 있는지 확인해 볼게
페이몬:
「이곳은 기억의 사…상…」
여행자:
상한
페이몬:
「…상한, 기억의 전당, 그리고 기억의 방」
페이몬:
「찰나에 태어나」…「늘 서로 맞지 않아도 기나긴 잠을 함께 했으며, 절대 떨어지지 않았으니」…「타오르는 불꽃도 닿지 않음이라」…
페이몬:
수수께끼 같네
페이몬:
답은… 불이야! 근처에 모닥불이 있으니까!
여행자:
정답이 내용에 떡하니 적혀 있는 수수께끼가 있을 리 없잖아…
페이몬:
그렇네. 그럼 정답이 뭘까?
여행자:
결석
페이몬:
확실히 결석은 불에 타지 않고, 장기 안에 숨어 있지. 하지만 찰나에 생겨나는 건 아니잖아?
페이몬:
그렇네. 그럼 정답이 뭘까?
여행자:
그림자
페이몬:
그렇네, 그림자가 맞는 것 같아! 불꽃이 닿을 수 없고, 평생 함께하니까
페이몬:
근데 이 수수께끼를 푸는 게 무슨 의미가 있지?
장치 위쪽의 공간을 자세히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페이몬:
결국 여기에는 아무것도 없는 건가?
캐터필러:
그렇지 않아. 분명 누군가가 먼저 가져간 거겠지
페이몬:
그럼 우리 계획은 실패한 거잖아?
캐터필러:
「이성」이 탄생하려면 4개의 상한이 하나로 합쳐져야 해. 나머지 상한을 먼저 확보한다면 아직 기회는 있어
안:
그럼 서둘러서 다음 장소로 이동하자
장치 위쪽의 공간을 자세히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페이몬:
여긴 여전히 아무것도 없네…
안:
그래서 캐터필러, 우리가 찾고 있는 게 대체 뭐야?
캐터필러:
우리는 수선화 십자 성검을 단조할 재료를 찾고 있는 거예요
캐터필러:
수선화 십자 결사회는 지하의 나라와 고대 폰타인의 신비 철학을 바탕으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가상 물질 4개를 물질의 세계에 구현해 냈어요
시모어:
이해할 수 없습니다
캐터필러:
신비한 것은 경험에만 작용해. 원소력보다 더 상식을 벗어난다고 할 수 있지
시모어:
저는 몇십 년 전 아카데미아 소론파의 교재를 입문에서 중급까지 수록했습니다만, 원소력도 그렇게 신기하진 않았습니다
캐터필러:
그래? 어쨌든 결론적으로 이건 폰타인의 고대법과 지하 고대 국가의 기술이 합쳐진 거라고 보면 돼
캐터필러:
세상에는 「기억」, 「염원」, 「영혼」, 그리고 「인격」이라는 네 가지 물질이 나타났어
캐터필러: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기억」의 결정, 「염원」의 결정, 「영혼」의 결정, 그리고 「인격」의 결정이라고 부를게
페이몬:
그게 왜 성검을 만드는 데 필요한 거야?
캐터필러: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신비 철학에서 신전은 축소된 우주를, 구성원은 신들의 대행자를, 성스러운 기름은 단련의 의지를 의미하거든
캐터필러:
성검은 모든 걸 절단하는 「이성」이야. 그건 온전한 사람의 의지로부터 태어나야 하지
여행자:
굉장히 심오하네
캐터필러:
하하, 신비 철학이라는 게 원래 그래. 비슷하다 싶으면 다 갖다 붙이는 거야. 이런 게 마법이 되면 가짜가 진짜로 변하는 거지
캐터필러:
아무튼 빨리 다음 장소로 가보자
장치 위쪽의 공간을 자세히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페이몬:
여기 물건도… 누가 가져가 버린 걸까?
캐터필러:
그런 거 같네
여행자:
대체 누가…
캐터필러:
야코브야
시모어:
우리는 전에 엘리나스에서 그와 충돌했었습니다. 보충하자면, 가장 최근에 엘리나스에 갔을 때입니다
캐터필러:
입구에서 불쌍한 희생자를 봤을 때, 난 그의 소행임을 눈치챘어. 역시 그는 여전히 활동 중인 모양이야
페이몬:
그 녀석은 여기 있는 물건을 가져가서 뭘 하려는 걸까?
캐터필러:
간단해. 그 역시 수선화 십자 성검을 다시 만들려는 거야.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과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캐터필러:
역시, 서둘러서 마지막 장소로 가는 게 좋겠어
장치 위쪽의 공간을 자세히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페이몬:
결국 여기에는 아무것도 없는 건가?
페이몬:
아냐, 누군가가 먼저 가져간 것 같아
페이몬:
대체 누구일까?
장치 위쪽의 공간을 자세히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페이몬:
여긴 여전히 아무것도 없네…
장치 위쪽의 공간을 자세히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페이몬:
여기 물건도… 누가 가져가 버린 걸까?

유성의 투창
밀합의 인의 조각에 따라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봉인을 찾자
안:
…아니, 그것보다 누군가가 쓰러져 있다는 걸 먼저 감지했어야지
페이몬:
엥? 우왓!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시모어:
죄송합니다. 방금은 비석 탐지가 최우선이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스캔을 진행하겠습니다…
시모어:
…죄송합니다, 안 님
페이몬:
뭐?!
캐터필러:
아직 간신히 숨은 붙어있지만, 생명의 기운이 구멍을 통해 모두 빠져나간 상태네. 이 수법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있어…
페이몬:
으으, 나 못 보겠어
페이몬:
어서 도와줄 사람을 찾아보자!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
의식을 잃은 사람을 등방울 항구로 옮겼다. 등방울 항구 사람들은 그 사람을 치료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그제서야 마음을 놓은 일행은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
페이몬:
됐다, 이제 비석을 확인해 보자
시모어:
「이곳은 염원의 상한, 염원의 신전, 염원의 방이다」
시모어:
「늘 서로 맞지 않아도」…「찰나에 태어나 기나긴 잠을 함께 했으며, 절대 떨어지지 않았고」…「죄의 열매에 물들었노라」…
캐터필러:
또 수수께끼네
페이몬:
대체 왜 여기서 이렇게 끔찍한 짓을 한 거지…? 설마 수수께끼랑 관련이 있나?
캐터필러:
폰타인 사람들은 「죄인」이니까 「원죄에 물든」 생명이지
캐터필러:
따라서 답은 「생명」이야. 확실해
안:
정말 그 답이 맞을까?
캐터필러:
저는 수선화 십자 결사회에서 사용하는 언어적 상징 체계를 꿰고 있거든요. 십중팔구 맞을 거예요
캐터필러:
그럼 슬슬 서둘러 볼까요
페이몬:
우왓! 여기, 여기 누가 쓰러져 있어!
여행자:
(의식불명 상태인 사람을 확인한다…)
페이몬:
설마, 설마…
여행자:
살아있어, 의식은 없지만
페이몬:
휴, 그나마 다행이네
페이몬:
어서 도와줄 사람을 찾아보자!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
페이몬과 함께 의식을 잃은 사람을 등방울 항구로 옮겼다. 등방울 항구 사람들은 그 사람을 치료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그제서야 마음을 놓은 일행은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
페이몬:
됐다, 이제 비석을 확인해 보자
페이몬:
「이곳은 염원의 상한, 염원의 신전, 염원의 방이다」
페이몬:
「늘 서로 맞지 않아도」…「찰나에 태어나 기나긴 잠을 함께 했으며, 절대 떨어지지 않았고」…「죄의 열매에 물들었노라」…
페이몬:
아무래도 수수께끼 같아!
페이몬:
으음… 여행자, 그럼 정답은 뭘까?
여행자:
꿈?
페이몬:
그건 아닌 것 같아. 아무리 이상한 꿈을 꿔도 그걸 죄라고 하지는 않잖아?
페이몬:
으음… 여행자, 그럼 정답은 뭘까?
여행자:
죄책감?
페이몬:
아니지 않을까? 내 죄책감은 아무리 길어봐야 15분밖에 안 가는걸
페이몬:
으음… 여행자, 그럼 정답은 뭘까?
여행자:
생명?
페이몬:
좀 이상하기는 하네. 생명이 원죄에 물들었다니?
페이몬:
그래도 어디서 비슷한 말을 들어본 것 같기는 해. 일단은 그게 맞다고 치자
장치 위쪽의 공간을 자세히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페이몬:
결국 여기에는 아무것도 없는 건가?
캐터필러:
그렇지 않아. 분명 누군가가 먼저 가져간 거겠지
페이몬:
그럼 우리 계획은 실패한 거잖아?
캐터필러:
「이성」이 탄생하려면 4개의 상한이 하나로 합쳐져야 해. 나머지 상한을 먼저 확보한다면 아직 기회는 있어
안:
그럼 서둘러서 다음 장소로 이동하자
장치 위쪽의 공간을 자세히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페이몬:
여긴 여전히 아무것도 없네…
안:
그래서 캐터필러, 우리가 찾고 있는 게 대체 뭐야?
캐터필러:
우리는 수선화 십자 성검을 단조할 재료를 찾고 있는 거예요
캐터필러:
수선화 십자 결사회는 지하의 나라와 고대 폰타인의 신비 철학을 바탕으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가상 물질 4개를 물질의 세계에 구현해 냈어요
시모어:
이해할 수 없습니다
캐터필러:
신비한 것은 경험에만 작용해. 원소력보다 더 상식을 벗어난다고 할 수 있지
시모어:
저는 몇십 년 전 아카데미아 소론파의 교재를 입문에서 중급까지 수록했습니다만, 원소력도 그렇게 신기하진 않았습니다
캐터필러:
그래? 어쨌든 결론적으로 이건 폰타인의 고대법과 지하 고대 국가의 기술이 합쳐진 거라고 보면 돼
캐터필러:
세상에는 「기억」, 「염원」, 「영혼」, 그리고 「인격」이라는 네 가지 물질이 나타났어
캐터필러: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기억」의 결정, 「염원」의 결정, 「영혼」의 결정, 그리고 「인격」의 결정이라고 부를게
페이몬:
그게 왜 성검을 만드는 데 필요한 거야?
캐터필러: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신비 철학에서 신전은 축소된 우주를, 구성원은 신들의 대행자를, 성스러운 기름은 단련의 의지를 의미하거든
캐터필러:
성검은 모든 걸 절단하는 「이성」이야. 그건 온전한 사람의 의지로부터 태어나야 하지
여행자:
굉장히 심오하네
캐터필러:
하하, 신비 철학이라는 게 원래 그래. 비슷하다 싶으면 다 갖다 붙이는 거야. 이런 게 마법이 되면 가짜가 진짜로 변하는 거지
캐터필러:
아무튼 빨리 다음 장소로 가보자
장치 위쪽의 공간을 자세히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페이몬:
여기 물건도… 누가 가져가 버린 걸까?
캐터필러:
그런 거 같네
여행자:
대체 누가…
캐터필러:
야코브야
시모어:
우리는 전에 엘리나스에서 그와 충돌했었습니다. 보충하자면, 가장 최근에 엘리나스에 갔을 때입니다
캐터필러:
입구에서 불쌍한 희생자를 봤을 때, 난 그의 소행임을 눈치챘어. 역시 그는 여전히 활동 중인 모양이야
페이몬:
그 녀석은 여기 있는 물건을 가져가서 뭘 하려는 걸까?
캐터필러:
간단해. 그 역시 수선화 십자 성검을 다시 만들려는 거야.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과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캐터필러:
역시, 서둘러서 마지막 장소로 가는 게 좋겠어
장치 위쪽의 공간을 자세히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페이몬:
결국 여기에는 아무것도 없는 건가?
페이몬:
아냐, 누군가가 먼저 가져간 것 같아
페이몬:
대체 누구일까?
장치 위쪽의 공간을 자세히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페이몬:
여긴 여전히 아무것도 없네…
장치 위쪽의 공간을 자세히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페이몬:
여기 물건도… 누가 가져가 버린 걸까?

큐피드의 연인
밀합의 인의 조각에 따라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봉인을 찾자
시모어:
「이곳은 영혼의 상한, 영혼의 사당, 영혼의 방이다」
시모어:
「기나긴 잠을 함께 했으며」…「찰나에 태어나 늘 서로 맞지 않아도, 절대 떨어지지 않았으니」…「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이로다」…
페이몬:
휴, 이번에는 끔찍한 일이 안 일어났네. 답은… 회중시계 아닐까?
페이몬:
그러고 보니 안에게도 하나 있지 않아?
여행자:
시계라… 시계가 비싸기는 하지
페이몬:
정답은 돈! 즉, 모라야!
캐터필러:
돈과 함께 영면에 드는 건 생에서 두 번째로 큰 비극이지. 첫 번째가 뭔지는 묻지 마
안:
첫 번째로 큰 비극이 뭔데?
시모어:
그거라면 제가 알고 있습니다. 답은 「빈털터리인 채로 관 속에 눕는 것」입니다
안:
그런 가치관은 좋지 않아. 세상에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많이 있어
캐터필러:
그러니까 제가 묻지 말라고 한 거예요
시모어:
죄송합니다
캐터필러:
본론으로 돌아가자. 앞서 말대로 답이 명품 시계나 모라일 것 같지는 않아
페이몬:
그럼 뭘까?
시모어:
답은 간단합니다. 이것과 비슷한 수수께끼를 이미 찾았습니다. 매칭률은 70%입니다
시모어:
수백 년 전에 출간된 고전 소설에 나오는 구절로, 원전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시선이 뒤얽히는 찰나에 태어나, 뒤쫓는 사람을 피해 도망쳤다」
시모어:
「…살과 뼈, 내장을 모두 도려내었음에도, 나는 여전히 골수 속에 남아 그대와 같은 침대에 누워 있다」
시모어:
답은 「사랑」입니다
안:
알 것 같아. 이 시계는 내 것과 똑같아. 이 안에도 분명 사랑으로 가득 찬 기억이 담겨 있을 거야
여행자:
그 시계를 열어볼 수 있으면 좋겠네
안:
네, 언젠간 열어볼 수 있을 거예요
안:
바보 개, 잘했어! 역시 기계 개들 중에서는 네가 가장 사랑스러워!
시모어:
영광입니다. 다만 「사랑스럽다」는 것은 주관적인 표현으로,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칭찬은 「믿을 수 있고 오래 가는 프로토타입 4ACV07」입니다
안:
응응, 그게 바로 네가 이렇게 사랑스러운 이유야
캐터필러:
…혹시 지금 어떤 말을 인용하고 계신 건가요? 왠지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느낌이…
캐터필러:
아무튼 서두르죠. 이 수수께끼는 이미 누군가가 풀었으니까요
페이몬:
여긴 얼마 전에 누가 왔었던 거 같아. 설마 우리보다 유적 탐사에 더 익숙한 사람이 있을 줄이야
페이몬:
어라? 바닥에 뭔가가 떨어져 있는 것 같은데… 회중시계인가?
페이몬:
일단 하던 대로 비석 내용부터 확인해 보자
페이몬:
「이곳은 영혼의 상한, 영혼의 사당, 영혼의 방이다」
페이몬:
「기나긴 잠을 함께 했으며」…「찰나에 태어나 늘 서로 맞지 않아도, 절대 떨어지지 않았으니」…「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이로다」…
페이몬:
생각을 해보자. 귀중한 시계와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
페이몬:
알았다. 정답은 모라야!
여행자:
아… 아닌 것 같은데…
페이몬:
그런가? 하긴, 보통 수수께끼가 그렇게 유치하지는 않지. 좀 더, 뭐랄까…
페이몬:
맞다, 「재물」이야!
여행자:
좋아, 일단 오답이라고 생각해 보자
페이몬:
에잇, 짜증 나! 왜 그렇게 날 못 믿는 거야?
페이몬:
그럼 네가 맞혀 봐!
여행자:
오늘 날씨 참 좋다
페이몬:
이봐, 말 돌리지 말고
장치 위쪽의 공간을 자세히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페이몬:
결국 여기에는 아무것도 없는 건가?
캐터필러:
그렇지 않아. 분명 누군가가 먼저 가져간 거겠지
페이몬:
그럼 우리 계획은 실패한 거잖아?
캐터필러:
「이성」이 탄생하려면 4개의 상한이 하나로 합쳐져야 해. 나머지 상한을 먼저 확보한다면 아직 기회는 있어
안:
그럼 서둘러서 다음 장소로 이동하자
장치 위쪽의 공간을 자세히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페이몬:
여긴 여전히 아무것도 없네…
안:
그래서 캐터필러, 우리가 찾고 있는 게 대체 뭐야?
캐터필러:
우리는 수선화 십자 성검을 단조할 재료를 찾고 있는 거예요
캐터필러:
수선화 십자 결사회는 지하의 나라와 고대 폰타인의 신비 철학을 바탕으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가상 물질 4개를 물질의 세계에 구현해 냈어요
시모어:
이해할 수 없습니다
캐터필러:
신비한 것은 경험에만 작용해. 원소력보다 더 상식을 벗어난다고 할 수 있지
시모어:
저는 몇십 년 전 아카데미아 소론파의 교재를 입문에서 중급까지 수록했습니다만, 원소력도 그렇게 신기하진 않았습니다
캐터필러:
그래? 어쨌든 결론적으로 이건 폰타인의 고대법과 지하 고대 국가의 기술이 합쳐진 거라고 보면 돼
캐터필러:
세상에는 「기억」, 「염원」, 「영혼」, 그리고 「인격」이라는 네 가지 물질이 나타났어
캐터필러: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기억」의 결정, 「염원」의 결정, 「영혼」의 결정, 그리고 「인격」의 결정이라고 부를게
페이몬:
그게 왜 성검을 만드는 데 필요한 거야?
캐터필러: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신비 철학에서 신전은 축소된 우주를, 구성원은 신들의 대행자를, 성스러운 기름은 단련의 의지를 의미하거든
캐터필러:
성검은 모든 걸 절단하는 「이성」이야. 그건 온전한 사람의 의지로부터 태어나야 하지
여행자:
굉장히 심오하네
캐터필러:
하하, 신비 철학이라는 게 원래 그래. 비슷하다 싶으면 다 갖다 붙이는 거야. 이런 게 마법이 되면 가짜가 진짜로 변하는 거지
캐터필러:
아무튼 빨리 다음 장소로 가보자
장치 위쪽의 공간을 자세히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페이몬:
여기 물건도… 누가 가져가 버린 걸까?
캐터필러:
그런 거 같네
여행자:
대체 누가…
캐터필러:
야코브야
시모어:
우리는 전에 엘리나스에서 그와 충돌했었습니다. 보충하자면, 가장 최근에 엘리나스에 갔을 때입니다
캐터필러:
입구에서 불쌍한 희생자를 봤을 때, 난 그의 소행임을 눈치챘어. 역시 그는 여전히 활동 중인 모양이야
페이몬:
그 녀석은 여기 있는 물건을 가져가서 뭘 하려는 걸까?
캐터필러:
간단해. 그 역시 수선화 십자 성검을 다시 만들려는 거야.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과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캐터필러:
역시, 서둘러서 마지막 장소로 가는 게 좋겠어
장치 위쪽의 공간을 자세히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페이몬:
결국 여기에는 아무것도 없는 건가?
페이몬:
아냐, 누군가가 먼저 가져간 것 같아
페이몬:
대체 누구일까?
장치 위쪽의 공간을 자세히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페이몬:
여긴 여전히 아무것도 없네…
장치 위쪽의 공간을 자세히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페이몬:
여기 물건도… 누가 가져가 버린 걸까?

희비의 가면
밀합의 인의 조각에 따라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봉인을 찾자
캐터필러:
이제 남은 건 여기뿐이네
안:
다행히 입구가 아직 봉인돼 있어
안:
그 야코브라는 사람도 아직 이곳의 수수께끼는 풀지 못했나 봐
캐터필러:
아니면 답을 찾았지만, 그걸 제출할 수는 없었거나요
페이몬:
어디 보자… 이전의 답이 「그림자」랑 「생명」, 「사랑」이었던가?
시모어:
지금까지의 패턴을 기반으로 논리 모듈을 사용해서 추론해 본 결과, 이번 비석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모어:
「절대 떨어지지 않았으니」…「찰나에 태어나 늘 서로 맞지 않아도, 기나긴 잠을 함께 했으며」…
페이몬:
마지막 구절은——「그것은 원초의 한 방울이로다」네
페이몬:
캐터필러랑 시모어는 이 수수께끼의 답이 뭔지 알겠어?
캐터필러:
이제 남은 건 여기뿐이네
페이몬:
지금까지의 탐사는 아무런 수확도 없었어…
캐터필러:
그렇네. 하지만 여기는 입구가 닫혀 있어. 그건 즉, 아직 우리에게 기회가 있다는 뜻이지
캐터필러:
보아하니 우리의 경쟁자는 아직 여기 수수께끼를 풀지 못했나 보네
시모어:
비석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절대 떨어지지 않았으니」…「찰나에 태어나 늘 서로 맞지 않아도, 기나긴 잠을 함께 했으며」…
페이몬:
마지막 구절은——「그것은 원초의 한 방울이로다」네
캐터필러:
이전의 수수께끼도 이런 식이었지? 정답이 뭐였는지 혹시 기억해?
여행자:
「그림자」
여행자:
「생명」
여행자:
「사랑」
페이몬:
으음, 답이 점점 추상적으로 변해가네
페이몬:
캐터필러랑 시모어는 이 수수께끼의 답이 뭔지 알겠어?
캐터필러:
이제 남은 건 여기뿐이네
페이몬:
지금까지의 탐사는 아무런 수확도 없었어…
캐터필러:
그렇네. 하지만 여기는 입구가 닫혀 있어. 그건 즉, 아직 우리에게 기회가 있다는 뜻이지
캐터필러:
보아하니 우리의 경쟁자는 아직 여기 수수께끼를 풀지 못했나 보네
페이몬:
근데 대체 우리가 누구랑 경쟁하고 있는 거야?
캐터필러:
수백 년의 세월 동안 수선화 십자 결사회는 다시 부흥하기는커녕 그대로 몰락했고,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가정하에 지금 상황을 고려했을 때, 상대는——
캐터필러:
아마 야코브일 거야
안:
그 시모어를 괴롭혔다던 나쁜 사람 말이야? 그 녀석이 왜 그 물건을 노리는 거야…?
캐터필러:
그의 목적은 아마 우리와 같을 거예요. 바로 수선화 십자 성검의 재료를 찾는 거죠
캐터필러:
수선화 십자 결사회는 지하의 나라와 고대 폰타인의 신비 철학을 바탕으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가상 물질 4개를 물질의 세계에 구현해 냈어요
시모어:
이해할 수 없습니다
캐터필러:
신비한 것은 경험에만 작용해. 원소력보다 더 상식을 벗어난다고 할 수 있지
시모어:
저는 몇십 년 전 아카데미아 소론파의 교재를 입문에서 중급까지 수록했습니다만, 원소력도 그렇게 신기하진 않았습니다
캐터필러:
그래? 어쨌든 결론적으로 이건 폰타인의 고대법과 지하 고대 국가의 기술이 합쳐진 거라고 보면 돼
캐터필러:
세상에는 「기억」, 「염원」, 「영혼」, 그리고 「인격」이라는 네 가지 물질이 나타났어
캐터필러: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기억」의 결정, 「염원」의 결정, 「영혼」의 결정, 그리고 「인격」의 결정이라고 부를게
페이몬:
그게 왜 성검을 만드는 데 필요한 거야?
캐터필러: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신비 철학에서 신전은 축소된 우주를, 구성원은 신들의 대행자를, 성스러운 기름은 단련의 의지를 의미하거든
캐터필러:
성검은 모든 걸 절단하는 「이성」이야. 그건 온전한 사람의 의지로부터 태어나야 하지
여행자:
굉장히 심오하네
캐터필러:
하하, 신비 철학이라는 게 원래 그래. 비슷하다 싶으면 다 갖다 붙이는 거야. 이런 게 마법이 되면 가짜가 진짜로 변하는 거지
캐터필러:
어쨌든 우리의 상대는 아직 수수께끼를 풀지 못했어. 아니면 수수께끼는 풀었지만 제출할 수 없었거나. 그런데 상대는 야코브니까 분명 후자의 상황이겠지
시모어:
비석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절대 떨어지지 않았으니」…「찰나에 태어나 늘 서로 맞지 않아도, 기나긴 잠을 함께 했으며」…
페이몬:
마지막 구절은——「그것은 원초의 한 방울이로다」네
캐터필러:
이전의 수수께끼도 이런 식이었지? 정답이 뭐였는지 혹시 기억해?
여행자:
「그림자」
여행자:
「생명」
여행자:
「사랑」
페이몬:
으음, 답이 점점 추상적으로 변해가네
페이몬:
캐터필러랑 시모어는 이 수수께끼의 답이 뭔지 알겠어?
캐터필러:
「원초의 한 방울」이라는 부분에서 뭔가 감이 오기는 해
캐터필러:
아무래도 세계 창조 직후 처음으로 내린 비를 말하는 것 같아. 이런 건 고대 폰타인과 수선화 십자 결사회 양쪽 모두에게 환영받는 개념이거든
페이몬:
그런 걸 무슨 수로 찾아내라는 거야!
캐터필러:
그러니까 그 물방울은 이미 모든 물속에 녹아들어 있어. 모든 물방울이 원초의 한 방울인 셈이지
캐터필러:
마치 원초의 신이 위대한 잠재력을 퍼트린 것처럼 말이야. 우리 모두의 몸속에는 신성함이 깃들어 있어
페이몬:
하지만 정답이 그렇게 간단했으면 앞사람이 쉽게 답을 제출했을 텐데?
캐터필러:
그렇네. 아마 내가 틀렸을 거야
캐터필러:
정답은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대답이잖아? 수수께끼를 만든 사람이 낭만을 모르는 것 같아
페이몬:
너처럼 문제를 내면 수수께끼 낸 사람한테 비웃음당할 거야!
시모어:
전 대답할 수 없습니다. 원초의 한 방울에 관한 검색 결과는 총 1200개입니다
시모어:
「전설에 따르면 최초의 술 한 방울은 바람 신이…」
시모어:
알겠습니다
안:
그거라면 제게 공유할 만한 게 있어요
안:
한 전설에 따르면, 물의 정령은 전대 물의 신의 첫 번째 눈물이라고 해요
안:
그리고 최초의 물의 정령이 인간을 이해하고 흘린 눈물이 바로 대지의 첫 번째 눈물이죠
페이몬:
최초의 눈물은 첫 번째 인간의 아기가 흘린 거 아닐까?
안:
사실 동물은 염분을 배출하려고 눈물을 흘려요. 하지만 평화로웠던 그 시대의 인간은 태어날 때도 웃으면서 숨을 쉬었죠
안:
——전설에는 그렇게 나와요
시모어:
사실 아기의 울음은 동물의 염분 배출처럼 감정적이지 않은 행위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모어:
수메르의 생론파 교재에 따르면, 아기가 우는 건 외부 자극과 폐를 빨리 채우기 위해서라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고 합니다
페이몬:
그래서 정답은 물의 정령이야?
페이몬:
그럼 앞사람이 정답을 못 맞힐 만하네
여행자:
지푸라기라도 잡아 보자
페이몬:
내가 보기엔 그럴싸한 생각 같아!
캐터필러:
수선화 십자 결사회에 대한 내 이해로 미루어 보면, 합리적인 거 같아
캐터필러:
어딘가에서 꿈을 꾸고 있는 「붉은 여왕」, 겉과 속이 영원히 다른 「꿈속의 존재」…
페이몬:
네가 한 말이 수수께끼보다 훨씬 어려워
캐터필러:
뭐 어때. 벌써 마지막이잖아. 어찌 됐든 정답은 이번 사건의 마지막에 공개될 텐데
여행자:
안, 그럼 부탁할게
안:
네, 한번 해볼게요. 혹시라도 제가 실패하면 서둘러 다른 정답을 생각해 보세요
페이몬:
열렸어!
캐터필러:
마지막 조각은 꼭 손에 넣어야 해. 안 그러면 성검은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손에 들어갈 거야
안:
저 앞에 저게 「인격」의 결정인가?
시모어:
눈앞의 물질은 밀도를 분석할 수 없습니다. 중량이… 없는 것 같습니다
캐터필러:
마지막 부분을 손에 넣은 거 같네. 이제 최소한 상대랑 대치해 볼 수 있겠어
페이몬: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최소한 수선화 십자 결사회가 성검을 만들어 내는 걸 막은 거잖아?
캐터필러:
아니야, 페이몬. 우리의 최종 목표는 성검을 만들어 내고, 그 검으로 그들의 계획을 막는 거야
캐터필러:
물론, 이 검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잊어버리지 않았어요, 안 님
캐터필러:
의지를 절단하는 성검은 당신의 수수께끼를 풀 열쇠잖아요? 사실 저한테도 똑같이 중요하고요
캐터필러:
다만 지금 우리에겐 더 중요하고 긴박한 일이 있으니까, 자신의 수수께끼는 나중에 다시 풀도록 하죠. 어떠세요?
안:
난 문제없어
캐터필러:
그럼 여행자, 「인격」을 회수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