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게임
몽그리니:
이름
몽그리니:
난 메로피드 요새의 안내원이야. 다들 몽그리니라고 불러. 자, 이제 너희 차례
페이몬:
어… 난 페이몬, 얘는 여행자인데…
몽그리니:
여행자(이)랑 페이몬… 못 들어본 이름인데. 메로피드 요새에 그런 사람들도 있었나?
여행자:
지금 눈앞에 있잖아요…
몽그리니:
응, 보이긴 해
몽그리니:
두 사람이나 이름이 빠져 있다니… 누가 농땡이를 부린 모양이네. 일단 이름은 적어뒀어. 명단을 똑바로 작성하지 않은 녀석에게는 대가를 치르게 해줘야겠군…
몽그리니:
아, 이건 너희 잘못은 아니니까 걱정 마
몽그리니:
규칙을 준수하고 품행을 단정히 하면 조기 출소할 수 있을지도 몰라. 신청서를 작성한 다음 승인이 날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면 돼
여행자:
아니, 그걸 말한 게 아니라…
페이몬:
방금 그걸로 수속이 끝난 거야? 너무 빨라서 뭐가 어떻게 된 건지 하나도 모르겠어…
페이몬:
아무래도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몽그리니:
재심을 청구하려면 규칙에 따라 신청서를 작성해야 해. 지금은 이미 시기가 지나서 다음 신청 날짜를 기다려야 하고
몽그리니:
그 밖에 다른 건… 다르시한테 물어봐. 이 근처에 있거든. 신입이 뭘 알려달라고 하면 좋아할 거야
갈바나:
어차피 이곳의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되지 않아. 너희 같은 녀석들은 쌔고 쌨거든. 클라인즈 그 멍청이는 대체 뭐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네. 해결책을 내놔야 할 거 아냐?
페이몬:
아니, 잠깐만. 우리는…
갈바나:
절차나 서류와 관련된 질문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 어차피 해결도 불가능하니까. 몽그리니가 책임자니까 그쪽을 찾아가 보든지
다르시:
어때? 지금 나랑 같이 에티앙을 찾으러 가지 않을래?
다르시:
신입? 심지어 둘이네? 메로피드 요새에 온 걸 환영해! 내 이름은 다르시야. 밖에서는 「예쁜 얼굴」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솔직히 좀 이상한 별명이라고 생각해!
다르시:
너희도 동의하지? 그래서 직접 멋진 별명을 하나 지었어. 앞으로는 「더러운 얼굴」 다르시라고 불러 줘. 어때? 멋지지?
페이몬:
참, 그보다 묻고 싶은 게 있는데…
다르시:
아아, 마음껏 물어 봐. 신입이니까 궁금한 게 많은 건 당연해. 이 「더러운 얼굴」 다르시가 도와줄게!
다르시:
궁금한 게 있으면 뭐든 물어봐!
여행자:
여기는 어떤 곳인가요?
다르시:
하하! 여기가 뭐 하는 곳인지도 모르고 들어온 거야? 흠… 차림새를 보아하니 폰타인 사람은 아닌 것 같네. 좋아, 내가 확실하게 설명해 줄게
다르시:
메.로.피.드 요.새——알아들었어? 여긴 메로피드 요새야. 여기선 누구라도 규칙적이고 평온 그 자체인 생활을 할 수 있어. 끝내주지 않아?
여행자:
더 궁금한 거 없어요
다르시:
그래, 또 궁금한 게 생기면 언제든 물어봐. 「더러운 얼굴」 다르시가 도와줄 테니까!
다르시:
일단 에티앙부터 소개해 줄게. 교도관이기는 하지만 나도 모르게 「형제」라고 부르고 싶어지는 사람이야!
다르시:
전에 격투기장에 간 적이 있는데, 링에 오르기 전에 나한테 몰래 「순수의 물」을 건네줬어! 비록 시합은 졌지만…
다르시:
어쨌든 진짜 좋은 사람이야. 어떤 일이든 그 사람에게 부탁하면 전부 해결되거든. 어때? 지금 만나보러 갈래?
다르시:
여어, 형씨! 거기에 귀여운 친구까지. 안녕들 하셨나? 「더러운 얼굴」 다르시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만 해!
여행자:
「더러운 얼굴」이요?
다르시:
맞아, 「더러운 얼굴」 다르시라고 불러 줘. 밖에서는 「예쁜 얼굴」이라고 불렸었지만… 전혀 멋지지 않은 별명이잖아!
다르시:
꼭 「더러운 얼굴」 다르시라고 불러줘… 아, 그래도 별명만 그런 거니까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마. 난 매일 얼굴을 깨끗이 닦는다고…
다르시:
아쉽게도 지금은 격투기 대회가 열리는 시간이 아니라… 흠, 어디 보자…
다르시:
아니면 재미있는 거 구경하러 갈래? 요즘 몇몇 녀석들이 외출권을 두고 다투고 있거든. 폰타인 과학원 사람들이 그렇게 말을 잘하는지 처음 알았다니까…
다르시:
슬슬 모여들 때가 된 것 같은데… 어때? 격투기 대회가 시작되기 전까지 시간이나 때우러 갈래?
다르시:
어때? 지금 나랑 같이 에티앙을 찾으러 가지 않을래?
다르시:
에티앙, 잘 지냈어? 여기 새로 온 친구 두 명을 데려왔어
에티앙:
아무래도 좀 안 좋은 시기에 온 것 같네. 저기 보여? 또 다툼이 시작됐어
제네비브:
…점수 측정 방식이 비과학적이에요. 심지어 참가자들을 지켜볼 감독관조차 없죠. 이런 식으로 하는데 어떻게 결과를 신뢰하라는 거예요? 처음부터 평가를 다시 해야 해요
제네비브:
대회라면 당연히 정교한 시스템과 공정한 규칙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참가자가 규칙을 따르지 않으면 실격 처리해야죠
레비:
맞는 말이야. 역시 인생의 쓴맛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은 뭔가 다르네
제네비브:
논문 날조 사건에 대해 말하는 거라면, 이미 여러 번 말했던 것처럼 아직 조사 중이에요. 그걸로 절 공격해 봐야 아무 소용없어요
레비:
네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 거겠지. 어차피 진실을 아는 건 자기 자신뿐이니까
다르시:
이런, 또 제네비브랑 레비네. 일단 내 이야기는 나중에 하는 걸로 하고… 그럼 이 두 친구 좀 잘 부탁할게!
다르시가 빠른 속도로 멀어져 갔다…
페이몬:
그냥 이렇게 우리를 내팽개치는 거야? 무슨 가이드가 저래? 완전 빵점이야, 빵점!
제네비브:
교도관님, 규칙에 관한 토론인데 당신도 참여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에티앙:
아하하… 그냥 시간 때우기용 게임에 이렇게들 열심히… 진지하게 참여할 줄은 몰랐네
에티앙:
아, 그래. 우리 새 참가자들에게 게임 규칙을 알려줘야겠어
페이몬:
후후, 우리가 이기지 못하는 게임은 없거든! 잠깐, 근데 우리 아직 무슨 게임인지도 모르잖아…
제네비브:
말 돌리지 마세요! 경기가 중반에 접어들었는데 기본 중에 기본인 규칙조차 모호하다니, 전 받아들일 수 없어요
여행자:
그래서 대체 이게 무슨 게임인데요?
제네비브:
특별 허가 쿠폰 억만장자예요
페이몬:
그런 게임은 처음 들어봐…
레비:
그렇겠지. 이건 어느 양심 없는 교도관이 우릴 가지고 노는 게임이거든. 참가자는 전원 패자야. 승자가 누구인지는 너희도 알 거라 믿어
에티앙:
그런 거 아니야.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참가자들은 자신의 힘으로 특별 허가 쿠폰을 벌고, 난 쿠폰을 가장 많이 모은 승자에게 쿠폰보다 더 귀한 상품을 주지
에티앙:
그러니까 모두가 다 승자인 거야. 그중 최대 수혜자가 있을 뿐인 거고, 그렇지?
페이몬:
특별 허가 쿠폰보다 훨씬 귀한 보상이라… 그게 뭔데?
에티앙:
다르시 식으로 말하자면 햇볕을 쬘 수 있는 기회랄까? 여기서는 주기적으로 바깥에서 점검 작업을 하는데, 누가 그 일을 맡을지는 내가 결정하거든
에티앙:
그냥 내 맘대로 작업자를 뽑는 건 너무 재미없잖아?
에티앙:
그래서 이 특별 허가 쿠폰 억만장자 게임이 생긴 거야. 외출 기회를 얻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지. 게임 중에 가장 많은 특별 허가 쿠폰을 획득한 사람이 승자가 되는 거고
에티앙:
혼자서 하는 게 부담스러우면 다른 사람들과 팀을 이루어서 참가할 수도 있어. 특별 허가 쿠폰을 얻는 방법에 대해서는… 딱히 제한은 없어
제네비브:
게임 치고는 규칙이 너무 모호하지만요
에티앙:
그것도 게임 전략의 일부인 거지. 폰타인 과학원에는 비슷한 「게임」이 없는 거야?
제네비브:
……
에티앙:
자, 그럼 새로 온 다르시의 두 친구들도 같이 할래?
여행자:
다들 미안하지만 우승은 제 거예요
레비:
후발주자가 따라잡는 것도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그건 나름의 방법이 있는 사람들 얘기고 얘네들은… 에티앙, 꼬맹이 전용 경기를 따로 만드는 게 어때요?
페이몬:
꼬맹이 전용 경기라니…
페이몬:
네가 얼마나 잘난 녀석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를 과소평가하지 않는 게 좋을걸? 우리는 산전수전 다 겪어본 모험가라고! 마지막에 이기는 것 정도는 식은 죽 먹기지
라느와:
아니, 틀렸어. 마지막에 이기는 건 나야
페이몬:
엥? 진짜 꼬맹이가 있네. 게다가 자신만만하잖아…
라느와:
캐터 오빠가 그렇게 말했거든. 오빠는 거짓말 안 해
노아유:
어이, 다들 여기 모여서 뭐 하는 거야?
노아유:
에티앙… 또 당신이 벌인 짓이야?
에티앙:
내가 무슨 규칙을 어긴 것도 아니잖아? 사실 모두의 노동 의욕을 자극했으니 오히려 공을 세운 거라 할 수 있지
노아유: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텐데… 교도관인 당신 입장을 생각하란 말이야. 지위를 이용해서 저들을 복종시켜야 한다고
에티앙:
나한테는 나만의 방식이 있어. 뭣보다 노아유, 메로피드 요새에 온 지도 꽤 됐잖아? 이제 그만 익숙해지는 게 어때?
노아유:
산만하고, 나태해… 난 메로피드 요새의 질서를 다시 세울 거야. 바로 너희들부터 말이지. 다들 여기 모여 있지 말고 각자 해야 할 일을 해
노아유:
난 에티앙처럼 무르지 않아. 질서 재건을 위해서라면 처벌도 마다하지 않을 거야. 너희도 어떤 처벌이 있는지 알고 싶지는 않겠지?
에티앙:
아이고 무서워라. 설마 나도 모르는 처벌이 있는 건 아니겠지?
에티앙:
…농담이야. 너도 시간 때우려고 하는 게임에 네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잖아? 메로피드 요새는 넓어. 네 관심이 필요한 다른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노아유:
쓸데없는 참견이야
노아유가 자리를 떴다. 제네비브와 레비는 각자 동료들에게로 돌아갔다. 조그만 소녀는 어느샌가 사라지고 없었다…
에티앙:
후우… 매사에 진지한 것도 장점 중 하나지만, 너무 지나치면 좋을 게 없지
에티앙:
아무튼 성가신 녀석이 갔으니… 새로 온 다르시의 두 친구, 시간 때우기용 게임에 참가하지 않을래?
페이몬:
우린 그 녀석 친구 아니야! 친구를 내버려 두고 도망치는 녀석이 어디 있어? 멋지지 않은 별명으로 불러버릴 테다! 진짜 못된 「예쁜 얼굴」 같으니라구!
페이몬:
…음? 딱히 험담한 것 같지가 않네…
에티앙:
하하, 알았어. 친구가 아니면 뭐라고 불러야 할까?
페이몬:
얘는 여행자, 난 페이몬이야. 그나저나 네가 말한 그 게임 말인데…
여행자:
생각 좀 해볼게요
에티앙:
알겠어.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 날 찾아오도록 해
페이몬:
여기 있었구나!
라느와:
아, 조금 전 그 오빠랑… 작은 새 맞지?
페이몬:
뭐? 내가 어딜 봐서 작은 새라는 거야…
페이몬:
듣기 좋은 새소리 같다는 거지?
라느와:
이상하네… 날 수 있는데 새가 아니라면… 악룡인가? 아기 악룡인 거야?
여행자:
먹성이랑 욕심이 많다는 점에서 비슷하네…
페이몬:
안 비슷하거든!
페이몬:
후… 어쨌든 우리 소개부터 할게. 얜 여행자, 난 페이몬이야. 넌 이름이 뭐야?
라느와:
난 라느와야. 여행자 오빠랑 페이몬 언니, 그… 나쁜 마법사는 갔어?
페이몬:
나쁜 마법사?
라느와:
응, 검은 옷을 입고 끝이 갈라진 지팡이를 든 나쁜 마법사 말이야. 캐터 오빠가 귀찮아질 거라면서 절대 마법사한테 들키면 안 된다고 했어…
여행자:
나쁜 마법사? 이 용자의 검으로 혼내줄게!
페이몬:
지금 장단 맞춰줄 때가 아니잖아… 우리가 조금 전에 만났던 그 사람이 나쁜 마법사인가 봐
페이몬:
교도관 말하는 거지? 그럼 에티앙과 노아유 중 누가 나쁜 마법사야?
라느와:
에티앙 아저씨는 좋은 마법사야. 지난번엔 내 치마와 똑같은 색깔의 꽃다발을 선물해 줬는걸!
라느와:
캐터 오빠가 책 사이에 그 꽃을 넣어서 압화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줬어. 그러니까 책의 글자들도 향긋해진 거 있지? 이런 게 바로 「지식의 향기」인가?
페이몬:
역시 노아유 얘기였구나
여행자:
에티앙도 그 사람이 성가시다고 했었어
페이몬:
나도 그 사람 태도가 별로더라…. 우릴 무시하는 것 같았단 말이야
페이몬:
아무튼 나쁜 마법사는 갔어. 그나저나 라느와, 너 같은 어린애가 메로피드 요새엔 어쩐 일이야?
라느와:
난 처음부터 이곳에 있었는걸. 이상하네, 왜 다들 그런 걸 묻는 거지?
라느와:
여행자 오빠랑 페이몬 언니는 집이 없어?
여행자:
가족이 있는 곳이 집이지
라느와:
캐터 오빠도 그렇게 말했어. 그러니까 내게는 나도 모르는 집이 하나 더 있다는 거지
페이몬:
응? 너도 모르는데 어떻게 집이라고 할 수 있어?
라느와:
음… 모르면 집이라고 할 수 없는 거야? 어렵다… 그래도 캐터 오빠는 답을 알고 있을 거야. 엄청 똑똑하고 많은 이야기를 알고 있거든. 대단하지?
페이몬:
캐터 오빠는 네 또래의 아이야?
라느와:
나보다 훨씬 키가 커. 여행자 오빠나 나쁜 마법사보다도 훨씬 크고
라느와:
하지만 나쁜 마법사를 무서워하는 게 분명해. 오빠는 검을 잃어버렸는데, 나쁜 마법사는 엄청 센 지팡이를 갖고 있거든. 그래서 오빠는 나쁜 마법사가 나타날 때마다 숨어버려
페이몬:
(캐터 오빠라는 애… 뭔가 신비한 느낌이야. 그리고 라느와는 너무 어려서 그런가? 본인 일조차 설명을 제대로 못 하는 것 같아. 캐터 오빠라면 라느와보다는 많은 걸 알고 있지 않을까?)
여행자:
(가서 만나보자)
페이몬:
라느와, 캐터를 만나보고 싶은데 혹시 오빠한테 우릴 데려다줄 수 있을까?
라느와:
알았어. 근데… 아직 돌아가기엔 너무 이른 것 같아. 나쁜 마법사가 없을 때 탐험하려고 하는데 오빠랑 언니도 나랑 같이 할래?
라느와:
오빠랑 언니, 준비됐어?
라느와:
아얏!
클라인즈:
미안해! 다들 괜찮아?
페이몬:
깜짝 놀랐네. 무슨 일이야?
라느와:
나쁜 마법사의 마법이야! 빛에 닿으면 잡혀간다고!
갈바리엣:
미안해, 지금 탐조등이 고장 난 상태거든. 수리하러 온 사람도 자기가 한 말에 비해 실력이 영 별로라…
클라인즈:
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라느와:
아, 마녀 언니다. 마녀 언니는 좋은 사람이니까 괜찮아
라느와:
근데 너무 밝아서 눈이 아파…
라느와:
휴우, 탐험이 거의 끝난 것 같네. 우리의 종착역은 특별 허가 식당이야
여행자:
역시 탐험의 끝은 밥이지
페이몬:
좋은데!? 탐험은 체력을 꽤나 필요로 하니까, 맛있는 음식으로 재충전을 해줘야 한다구
라느와:
맞는 말이야. 근데 페이몬 언니처럼 작은 언니는 처음 봐. 시그윈 언니보다 작다니…. 페이몬 언니는 많이 먹어. 그래야 키가 크지
페이몬:
나도!
라느와:
참, 여행자 오빠랑 페이몬 언니는 특별 허가 쿠폰 가지고 있어?
페이몬:
어, 없는 것 같은데…
여행자:
밥 먹기는 글렀나 봐, 흑흑
라느와:
아니야! 브랑한테 말하면 특별 메뉴를 받을 수 있어
라느와:
아, 브랑은 저쪽에 있는 태엽 장치야. 망가져서 못쓰게 된 걸 울지 아저씨가 고친 거래
라느와:
음, 다만 특별 메뉴는 인당 하루에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데다 무슨 메뉴가 나올지 알 수 없어. 맛있는 타스 스튜면 좋겠다…
페이몬:
무슨 메뉴가 나올지 알 수 없다고? 먹고 싶은 메뉴를 주문하면 되는 거 아냐?
라느와:
울지 아저씨는 무료 메뉴니까 「재미와 위험이 공존」해야 한다고 했어. 위험을 감수하기 싫으면 특별 허가 쿠폰을 내면 돼
라느와:
어때? 한번 먹어 볼래?
페이몬:
먹어볼래! 난 내 운을 믿어! 게다가 공짜 밥이 맛없을 리가 없잖아, 안 그래?
라느와:
휴우, 탐험이 거의 끝난 것 같네. 우리의 종착역은 특별 허가 식당이야
여행자:
역시 탐험의 끝은 밥이지
페이몬:
좋은데!? 탐험은 체력을 꽤나 필요로 하니까, 맛있는 음식으로 재충전을 해줘야 한다구
라느와:
맞는 말이야. 근데 페이몬 언니처럼 작은 언니는 처음 봐. 시그윈 언니보다 작다니…. 페이몬 언니는 많이 먹어. 그래야 키가 크지
페이몬:
나도!
페이몬:
브랑에게 가서 운을 시험해 보자! 이번엔 꼭 맛있는 밥을 먹고 말겠어!
라느와:
응! 타스 스튜가 나오면 좋겠다
라느와:
안녕, 브랑
브랑: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브랑:
네, 알겠습니다
브랑:
맛있게 드세요
페이몬:
내 것도 부탁해!
브랑:
맛있게 드세요
라느와:
나도 한 개 줘
브랑:
네, 알겠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라느와:
여행자 오빠, 페이몬 언니! 그럼 다 같이 동시에 열어볼까? 하나, 둘, 셋!
라느와:
우와, 맛있는 타스 스튜다!
라느와:
여행자 오빠랑 페이몬 언니는 뭐가 나왔어?
여행자:
솥은 어딨지? 직접 요리해야겠어
페이몬:
윽… 어떻게 이럴 수가…. 식욕이 싹 사라졌어…
라느와:
이럴 수가…. 나만 맛있는 메뉴를 뽑은 거야? 셋이서 나눠 먹기엔 부족할 것 같은데…
라느와:
참, 여행자 오빠랑 페이몬 언니의 행운의 쪽지엔 뭐라고 적혀 있어?
페이몬:
음, 내 쪽지엔 이렇게 적혀 있어. 「일시적인 행운은 짧은 만족감을 가져다줄 뿐이며, 영원한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게 뭐야!
페이몬:
여행자, 네 행운의 쪽지는?
여행자:
「가끔은 이런 일도 생기기 마련이니 너무 신경 쓰지 말자!」
페이몬:
…말이야 쉽지!
라느와:
내 쪽지엔 이렇게 적혀 있어. 「인생에서의 불행은 병이며, 마음이 맞는 친구는 좋은 약이다」
라느와:
여행자 오빠랑 페이몬 언니는 나랑 탐험을 함께해줬으니까 우린 마음이 맞는 친구야. 그런 친구들이 맛없는 음식을 받았다니…
라느와:
마녀 언니가 배은망덕한 사람이 되면 안 된다고 했어. 그러니까 이번엔 내가 여행자 오빠랑 페이몬 언니를 도와줄게!
라느와:
「허름한 뼈다귀 상점」으로 가자!
라느와:
에르바도 아저씨, 안녕하세요
에르바도:
아, 종달새구나. 폰타 하나 줄까? 최근에는 물건도 많이 들어왔으니 친구분들도 어떠세요?
페이몬:
여기가 「허름한 뼈다귀 상점」이구나
에르바도:
특별 허가 쿠폰만 있으면 가정 용품인 탁한 물의 환령 킬러부터 격투기장에서 쓸 수 있는 보조 장치까지…
에르바도: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허름한 뼈다귀 상점」에서는 무엇이든 다 구할 수 있죠
페이몬:
그런 건 필요 없잖아?
에르바도:
하지만 특별한 물건들은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답니다. 운이 좋으면 마침 원하시는 물건이 판매 목록에 올라와 있을지도 모르죠
에르바도:
기호품 같은 것들은 언제나 구비되어 있습니다. 그럼 아까 전 질문으로 돌아가서, 폰타 하나 어떠신지?
라느와:
음… 에르바도 아저씨네 가게에 있는 거 전부 다 살래요
에르바도:
딱히 문제는 없지만, 어디 보자… 대부분 팔려서 남은 건 음료나 음식뿐인데, 이것만으로도 특별 허가 쿠폰이 꽤 필요할걸?
페이몬:
엥?! 진짜 괜찮은 거야?
라느와:
왜? 특별 허가 쿠폰이라면 캐터 오빠가 준 게 잔뜩 있어서 아마 충분할 거야. 뼈다귀 상점엔 맛있는 게 잔뜩 있어. 페이몬 언니도 분명 좋아할 거야!
라느와:
캐터 오빠가 특별 허가 쿠폰만 있으면 불공평한 걸 공평하게 만들 수 있다고 그랬어. 아까 특별 허가 식당에서 나만 맛있는 타스 스튜를 먹었잖아. 그건 너무 불공평해
라느와: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특별 허가 쿠폰으로 여행자 오빠랑 페이몬 언니한테 맛있는 걸 사주고 싶어. 그게 공평하잖아
여행자:
야호! 밥이다!
라느와:
응! 밥이야!
페이몬:
여행자(이)랑 라느와가 내가 할 말을 해버렸네!
라느와:
에티앙 아저씨가 그랬어. 계속 배가 고프거나 맛없는 밥만 먹으면 작업 효율도 떨어지고 기분도 나빠진다고
라느와:
이따가 캐터 오빠를 만나러 갈 거니까 기분 좋게 가야지. 그러니까 일단 맛있는 걸 잔뜩 먹자
라느와:
에르바도 아저씨, 부탁드릴게요
에르바도:
하하, 알겠어. 매번 고맙네
페이몬:
라느와가 이렇게까지 말하니까… 우리도 사양하지 않을게
라느와:
응응! 페이몬 언니도 많이 먹어!
라느와와 함께 맛있는 식사를 했다… 뱃속에 들어가지 않은 것은 결국 페이몬의 배낭 속으로 들어갔다…
페이몬:
후아! 진짜 마음껏 먹었네. 배불러서 움직이지도 못하겠어…. 게다가 배가 부르니 슬슬 졸린 것 같아…
페이몬:
우리 원래 뭐 하기로 했더라…?
여행자:
잊어버렸으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겠지
페이몬:
아, 맞다! 우리 라느와가 말한 캐터 오빠를 만나러 가기로 했잖아
라느와:
지금 가자! 근데 캐터 오빠가 거기 있을지는 모르겠어. 뭐, 없어도 기다리고 있으면 올 거야
라느와:
캐터 오빠! 나 왔어!
캐터필러:
라느와, 돌아왔구나? 새 친구들을 사귄 모양이네
라느와:
응! 여행자 오빠랑 페이몬 언니야. 페이몬 언니는 이렇게 작고 날 줄 아는데 새가 아니래
라느와:
선령도 아닌 것 같고… 설마 조그만 물의 정령인 걸까? 처음 보는 거라 다들 몰랐던 걸지도
여행자:
페이몬은 페이몬일 뿐이야
페이몬:
맞아, 난 선령도 물의 정령도 아닌 나일 뿐이라고! 잠깐, 네가 「캐터 오빠」야?
여행자:
라느와랑 또래인 것 같은데…
캐터필러:
여행자 씨, 페이몬 씨. 전 캐터필러입니다
페이몬:
아, 응… 말 좀 편하게 할래? 왠지 어색해…
캐터필러:
라느와의 친구니까 그렇게 할게
페이몬:
잠깐, 「캐터필러」… 어디서 들어봤는데…
페이몬:
아! 여행자, 사무드라 해안에서 만났던 줄리앙 기억해? 그 화가가 말했던 친구가 라느와의 오빠였구나
캐터필러:
줄리앙을 알아? 정말 수메르에 갔구나…. 줄리앙은 잘 지내?
페이몬:
그게…
수메르에서 줄리앙과 겪었던 일을 들려줬다…
페이몬:
줄리앙은 「실물과 완전히 똑같이 그리는 능력」을 네게 받았다고 했었는데… 진짜 그런 대단한 힘을 갖고 있어?
캐터필러:
정말 그렇게 말했어? 이거 참, 과찬이라고 해야 할지…
페이몬:
뭐? 거짓말이었어? 근데 후추를 그린 그림은 진짜 사진 같았는걸… 색깔이 좀 이상하긴 했지만!
캐터필러:
그건 줄리앙 스스로의 능력이야. 난 그저 줄리앙이 그런 「확신」을 가지도록 도왔을 뿐이지. 순수한 사람일수록 내 도움은 더 효과적이야
페이몬:
순수한 사람이라… 줄리앙이 잘 속는 것 같긴 하더라
여행자:
신비한 새알…
캐터필러:
너무 많이 먹지만 않으면 건강에 좋긴 하지
캐터필러:
그런데 이런 식으로 「확신」을 깰 줄은 몰랐네. 어쩌면 줄리앙에겐 이게 최선일지도
페이몬:
그나저나 너희는 둘 다 어린애니까 보호자도 여기 같이 사는 거지? 겨우 아이 둘이서 이런 곳에 있을 리 없잖아…
라느와:
캐터 오빠는 어린애가 아니야
캐터필러:
맞아, 지금 내 모습은… 일종의 병이라고 생각하면 돼
페이몬:
그렇구나…
캐터필러:
과거에 저지른 일 때문에 이곳에 머무르게 된 지도 제법 오래됐네. 라느와의 상황은 그보다 좀 복잡해…
캐터필러:
여기서 태어났거든
페이몬:
뭐? 여기라면… 메로피드 요새 말이야?
라느와:
페이몬 언니도 참, 아까 줄곧 여기서 지냈다고 말했잖아
캐터필러:
라느와의 어머니 아그네스는 앓고 있던 고질병 때문에 얼마 전 세상을 떠났어
캐터필러:
난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캐내고 다니는 취미는 없는지라 두 모녀가 어떤 상황인지 잘 몰랐었는데… 아그네스가 죽고 난 뒤 라느와가 혼자 남겨졌다는 걸 알게 됐지
캐터필러:
내가 여기 오래 있었던 덕분인지 라느와는 금세 날 따르기 시작해서, 에티앙이 내게 잠시 동안 라느와를 맡아달라고 한 거야
페이몬:
그렇구나, 근데… 그럼 라느와는 여기 있을 필요가 없지 않아? 얜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잖아
캐터필러:
맞아. 지금은 내가 임시로 돌보고 있지만 라느와와 혈연관계인 가족한테 보내는 게 옳은 선택일 거야
캐터필러:
다행히도 메로피드 요새 밖에는 라느와의 가족이 있어
페이몬:
「자신도 모르는 집」이라는 게 그런 뜻이었구나. 그럼 라느와도 곧 가족과 만날 수 있겠네
캐터필러:
조금 복잡한 사정이 있어서… 아마 단기간 내엔 힘들 거야
페이몬:
응? 어째서?
캐터필러:
신분증이 없거든. 라느와를 메로피드 요새 밖으로 보내려면 아그네스가 직접 절차를 밟아야 했는데, 거기까진 미처 생각하지 못했나 봐
여행자:
요새 밖에 다른 가족이 있다면서?
캐터필러:
에티앙이 그러는데 아그네스가 전에 편지를 보냈는데 답장이 오지 않았대. 그 이후론 연락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해. 만약 상대방이 지금 이 상황을 알면 마음을 바꿀지도 몰라
캐터필러:
만약 그렇다면 난 라느와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 거야. 상대방이 라느와를 만나고 나서도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지
라느와:
왜 계속 메로피드 요새에서 지내면 안 되는 건데? 무시무시한 나쁜 마법사가 있긴 해도 착한 마법사랑 캐터 오빠가 있잖아. 난… 떠나기 싫어
라느와:
엄마도 메로피드 요새를 떠난 후에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았잖아
라느와:
나도 떠나면 엄마처럼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거지? 그럼 캐터 오빠랑 영영 헤어지게 될 텐데…
페이몬:
아그네스가 메로피드 요새를 떠났어?
여행자:
(엄마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직 모르나 봐)
페이몬:
아…
캐터필러:
아무튼 메로피드 요새는 아이들이 살만한 곳이 아니야. 이렇게 빛 한 줄기 안 드는 곳에서 어린 새싹이 어떻게 건강하게 자라겠어?
캐터필러:
그러니 라느와, 요새를 떠나. 내 이야기는 질리게 들었잖아. 요새 밖에 진짜 세계와 피로 이어진 진짜 가족이 널 기다리고 있어
캐터필러:
내가 데려다줄 테니 겁먹지 마
라느와:
응… 오빤 한 번도 거짓말한 적 없으니까 믿을게
페이몬:
그나저나 신분증이 없으면 라느와를 어떻게 요새 밖으로 보내지? 우리가 도울 일이 있을까?
여행자:
비밀 통로 같은 편법을 쓰는 건 어때?
캐터필러:
그런 길이 있긴 한데 너무 위험해. 그것보단 편법 같으면서도 정당한 방법을 쓰는 게 좋겠어
페이몬:
응? 어떤 방법인데?
캐터필러:
에티앙은 정기적으로 사람들과 함께 요새 밖으로 작업을 하러 가니까, 그 기회를 이용해서 라느와를 가족에게 돌려보내는 거야
캐터필러:
라느와는 신분증이 없으니까, 메로피드 요새 기록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사라지는 건 아무 문제가 되지 않겠지
페이몬:
설마 「특별 허가 쿠폰 억만장자」 얘기야? 에티앙한테 들었어. 정해진 기간 내에 특별 허가 쿠폰을 가장 많이 모은 승자에게 외출할 기회가 주어진다던데…
여행자:
이런, 벌써 특별 허가 쿠폰을 잔뜩 써버렸는데
페이몬:
앗, 허름한 뼈다귀 상점에 있는 물건을 사느라 라느와가 특별 허가 쿠폰을 거의 다 써버렸잖아! 이러다 우리가 져버릴 거야!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라느와:
지지 않아. 캐터 오빠가 이기겠다고 했으니까 무조건 이길 거야
페이몬:
라느와…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고 있어!
여행자:
쿠폰을 환불받을 수 있을까? 아이가 아직 뭘 몰라서 그런 거라고 하면…
캐터필러:
소비 행위가 성사된 이상 그런 말은 통하지 않을 거야
캐터필러:
괜찮아, 라느와에게 준 특별 허가 쿠폰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라느와의 자유이기도 하고 그 정도로는 결과가 달라질 리도 없으니까
페이몬:
그래도 좀 미안하니까 우리가 도와줄게. 에티앙이 팀으로 게임에 참가해도 된다고 했었지?
라느와:
와아! 여행자 오빠랑 페이몬 언니도 같이 게임하는 거야?
여행자:
다 같이 우승하자!
페이몬:
우리까지 합치면 네 명이니까 문제없을 거야! 그런데 어떻게 해야 단시간 내에 특별 허가 쿠폰을 최대한 많이 모을 수 있을까…?
캐터필러:
고마워, 너희가 도와준다니 마음이 놓이네. 특별 허가 쿠폰을 모을 만한 좋은 방법이 있긴 한데… 그건 내일 얘기하도록 하자
캐터필러:
많이 피곤하지? 공간은 충분하니까 너희만 괜찮다면 여기서 쉬어
페이몬:
으음, 피곤하긴 해. 여행자, 오늘은 일찍 쉴까?
여행자:
(조금 피곤한데 지금 쉴까?)
라느와:
캐터 오빠! 나 왔어!
캐터필러:
라느와, 돌아왔구나? 새 친구들을 사귄 모양이네
라느와:
응! 여행자 오빠랑 페이몬 언니야. 페이몬 언니는 이렇게 작고 날 줄 아는데 새가 아니래
라느와:
선령도 아닌 것 같고… 설마 조그만 물의 정령인 걸까? 처음 보는 거라 다들 몰랐던 걸지도
여행자:
페이몬은 페이몬일 뿐이야
페이몬:
맞아, 난 선령도 물의 정령도 아닌 나일 뿐이라고! 잠깐, 네가 「캐터 오빠」야?
여행자:
라느와랑 또래인 것 같은데…
캐터필러:
여행자 씨, 페이몬 씨. 전 캐터필러입니다
페이몬:
아, 응… 말 좀 편하게 할래? 왠지 어색해…
캐터필러:
라느와의 친구니까 그렇게 할게
페이몬:
그나저나 너희는 둘 다 어린애니까 보호자도 여기 같이 사는 거지? 겨우 아이 둘이서 이런 곳에 있을 리 없잖아…
라느와:
캐터 오빠는 어린애가 아니야
캐터필러:
맞아, 지금 내 모습은… 일종의 병이라고 생각하면 돼
페이몬:
그렇구나…
캐터필러:
과거에 저지른 일 때문에 이곳에 머무르게 된 지도 제법 오래됐네. 라느와의 상황은 그보다 좀 복잡해…
캐터필러:
여기서 태어났거든
페이몬:
뭐? 여기라면… 메로피드 요새 말이야?
라느와:
페이몬 언니도 참, 아까 줄곧 여기서 지냈다고 말했잖아
캐터필러:
라느와의 어머니 아그네스는 앓고 있던 고질병 때문에 얼마 전 세상을 떠났어
캐터필러:
난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캐내고 다니는 취미는 없는지라 두 모녀가 어떤 상황인지 잘 몰랐었는데… 아그네스가 죽고 난 뒤 라느와가 혼자 남겨졌다는 걸 알게 됐지
캐터필러:
내가 여기 오래 있었던 덕분인지 라느와는 낯설어하지 않고 비교적 빨리 날 따르기 시작해서, 에티앙이 내게 잠시 동안 라느와를 맡아달라고 한 거야
페이몬:
그렇구나, 근데… 그럼 라느와는 여기 있을 필요가 없지 않아? 얜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잖아
캐터필러:
맞아. 지금은 내가 임시로 돌보고 있지만 라느와와 혈연관계인 가족한테 보내는 게 옳은 선택일 거야
캐터필러:
다행히도 메로피드 요새 밖에는 라느와의 가족이 있어
페이몬:
자신도 모르는 집이라는 게 그런 뜻이었구나. 그럼 라느와도 곧 가족과 만날 수 있겠네
캐터필러:
조금 복잡한 사정이 있어서… 아마 단기간 내엔 힘들 거야
페이몬:
응? 어째서?
캐터필러:
신분증이 없거든. 라느와를 메로피드 요새 밖으로 보내려면 아그네스가 직접 절차를 밟아야 했는데, 거기까진 미처 생각하지 못했나 봐
여행자:
요새 밖에 다른 가족이 있다면서?
캐터필러:
에티앙이 그러는데 아그네스가 전에 편지를 보냈는데 답장이 오지 않았대. 그 이후론 연락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해. 만약 상대방이 지금 이 상황을 알면 마음을 바꿀지도 몰라
캐터필러:
만약 그렇다면 난 라느와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 거야. 상대방이 라느와를 만나고 나서도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지
라느와:
왜 계속 메로피드 요새에서 지내면 안 되는 건데? 무시무시한 나쁜 마법사가 있긴 해도 착한 마법사랑 캐터 오빠가 있잖아. 난… 떠나기 싫어
라느와:
엄마도 메로피드 요새를 떠난 후에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았잖아
라느와:
나도 떠나면 엄마처럼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거지? 그럼 캐터 오빠랑 영영 헤어지게 될 텐데…
페이몬:
아그네스가 메로피드 요새를 떠났어?
여행자:
(엄마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직 모르나 봐)
페이몬:
아…
캐터필러:
아무튼 메로피드 요새는 아이들이 살만한 곳이 아니야. 이렇게 빛 한 줄기 안 드는 곳에서 어린 새싹이 어떻게 건강하게 자라겠어?
캐터필러:
그러니 라느와, 요새를 떠나. 내 이야기는 질리게 들었잖아. 요새 밖에 진짜 세계와 피로 이어진 진짜 가족이 널 기다리고 있어
캐터필러:
내가 데려다줄 테니 겁먹지 마
라느와:
응… 오빤 한 번도 거짓말한 적 없으니까 믿을게
페이몬:
그나저나 신분증이 없으면 라느와를 어떻게 요새 밖으로 보내지? 우리가 도울 일이 있을까?
여행자:
비밀 통로 같은 편법을 쓰는 건 어때?
캐터필러:
그런 길이 있긴 한데 너무 위험해. 그것보단 편법 같으면서도 정당한 방법을 쓰는 게 좋겠어
페이몬:
응? 어떤 방법인데?
캐터필러:
에티앙은 정기적으로 사람들과 함께 요새 밖으로 작업을 하러 가니까, 그 기회를 이용해서 라느와를 가족에게 돌려보내는 거야
캐터필러:
라느와는 신분증이 없으니까, 메로피드 요새 기록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사라지는 건 아무 문제가 되지 않겠지
페이몬:
설마 「특별 허가 쿠폰 억만장자」 얘기야? 에티앙한테 들었어. 정해진 기간 내에 특별 허가 쿠폰을 가장 많이 모은 승자에게 외출할 기회가 주어진다던데…
여행자:
이런, 벌써 특별 허가 쿠폰을 잔뜩 써버렸는데
페이몬:
앗, 허름한 뼈다귀 상점에 있는 물건을 사느라 라느와가 특별 허가 쿠폰을 거의 다 써버렸잖아! 이러다 우리가 져버릴 거야!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라느와:
지지 않아. 캐터 오빠가 이기겠다고 했으니까 무조건 이길 거야
페이몬:
라느와…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고 있어!
캐터필러:
소비 행위가 성사된 이상 그런 말은 통하지 않을 거야
캐터필러:
괜찮아, 라느와에게 준 특별 허가 쿠폰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라느와의 자유이기도 하고 그 정도로는 결과가 달라질 리도 없으니까
페이몬:
그래도 좀 미안하니까 우리가 도와줄게. 에티앙이 팀으로 게임에 참가해도 된다고 했었지?
라느와:
와아! 여행자 오빠랑 페이몬 언니도 같이 게임하는 거야?
여행자:
다 같이 우승하자!
페이몬:
우리까지 합치면 네 명이니까 문제없을 거야! 그런데 어떻게 해야 단시간 내에 특별 허가 쿠폰을 최대한 많이 모을 수 있을까…?
캐터필러:
고마워, 너희가 도와준다니 마음이 놓이네. 특별 허가 쿠폰을 모을 만한 좋은 방법이 있긴 한데… 그건 내일 얘기하도록 하자
캐터필러:
많이 피곤하지? 공간은 충분하니까 너희만 괜찮다면 여기서 쉬어
페이몬:
으음, 피곤하긴 해. 여행자, 오늘은 일찍 쉴까?
페이몬:
앗, 타이밍이 좋지 못한 때 온 것 같네…
에티앙:
하핫!
노아유:
…뭐지?
노아유:
너희가 여행자와(과) 페이몬이야? 너희 둘은 잠깐 기다리고 있어
노아유:
지난 백 년간의 문서를 찾아본 결과 「캐터필러」에 관한 기록은 찾지 못했어. 문서가 분실된 걸지도 모르니 우리가 다시 작성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겠어, 캐터필러?
에티앙:
그게 그렇게 급한 일은 아니지 않나? 이렇게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노아유:
에티앙, 당신의 언행은 이곳의 질서를 바로잡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느낌을 주곤 해
노아유:
난 당신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어. 자유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과한 자유가 그들에게 얼마나 해로운지 알지 못하는 법이지
노아유:
난 나만의 방식으로 이 무질서한 혼돈을 바로잡을 거야. 그리고 다시 한번 말해두는데, 내 공무를 방해하지 마
에티앙:
무질서한 혼돈은 무슨, 이런 게 바로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유연한 대처법」이지. 어휴, 말을 말자
노아유:
「캐터필러」는 네 본명인가? 그리고 또 네 죄목을 낱낱이 말해 봐. 시간, 장소, 최종 선고를 받은 형량까지 전부 다
노아유:
자세히 얘기할수록 기록을 찾을 가능성은 커지겠지. 설령 문서가 진짜 분실된 거라고 해도 네 진술에 따라 다시 기록을 하면 되는 거고
캐터필러:
기억하기론 어릴 때부터 「캐터필러」라고 불렸어요. 제게 딱 맞는 이름이자 가장 제 본질에 가까운 이름이었죠
노아유:
본명… 「캐터필러」, 이건 정확하군. 그럼 이제 죄목을 말해 봐
캐터필러:
전 주인님의 명령에 따라 임무를 수행했어요. 임무는 실패했지만 누군가는 그 때문에 불행해졌죠. 그게 제 죄예요
노아유:
주인? 그자의 이름은 뭐지? 또 그 사건이 일어난 시기는?
캐터필러:
주인님은 저와 달리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죠. 사건은 아주 오래전 일이에요
노아유:
…지금 나랑 말장난하는 건가?
캐터필러:
전 사실만을 말하고 있어요
아이의 몸에서 나온 거라곤 생각할 수 없는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더 자극적인 진술이나 상상의 나래를 펼칠 만한 저속한 내용이 필요하신가요?」
「비밀 회당의 구조부터 제가 지레짐작한 동료의 생각까지… 그날 있었던 일은 하나부터 열까지 조금의 과장도 없이 그대로 들려드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사건이 끝난 뒤 꺼내는 날조된 기억일 뿐이죠. 잘 알고 계시겠지만 당신이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에요. 이는 진실을 꾸미는 장식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진실한 역사는 황폐한 정원과 함께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당신이 알고 싶은 건 더욱 단순한 진실입니다. 죄인은 마땅히 있어야 할 곳에 있다, 그것이 진실이죠. 다른 세세한 내용은 당신에게 무의미합니다」 「중요하지 않은 내용이니 당신이 말하는 그 질서를 해칠 일도 없습니다」
「모든 게 정상이니 신경 쓸 것 없다는 말입니다」
노아유:
죄인은 마땅히 있어야 할 곳에 있으며…
노아유:
모든 게 정상이니 신경 쓸 것 없다…
에티앙:
「일시적으로」 찾지 못한 문서보다 로셸 확성기 남용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시급하지 않을까?
에티앙:
허가도 없이 함부로 사용한 것도 문제지만 반복적인 확성기 소리 때문에 미치겠다는 신고가 다수 접수됐어…
노아유:
당신 말이 맞아. 교도관의 규정 위반 행위는 근절되어야 하지. 지금 바로 사건을 조사하러 가자
에티앙:
그럼 더 늦기 전에 어서 가지
페이몬:
(이상하네, 왜 갑자기 태도가 180도 달라진 거지?)
여행자:
(뭔가 수상해)
페이몬:
캐터필러가 한 말 때문인 걸까? 듣다 보니 졸리긴 하던데…
페이몬:
차라리 직접 물어보자!
라느와:
여행자 오빠, 페이몬 언니! 우리가 한참 지고 있어
캐터필러:
에티앙에게 물어보니 현재 상황이 이렇대
페이몬:
어디 보자… 오! 캐터필러도 특별 허가 쿠폰을 좀 얻었네…? 아니, 잠깐! 우리가 최하위권이잖아!
페이몬:
혼자 대회에 참가한 다르시보다도 뒤처졌어! 어째서…
캐터필러:
다르시는 몽그리니 씨를 포함한 교도관들을 도와 귀찮은 일들을 처리하거든
페이몬:
그렇구나… 앗, 그럼 처음에 우리한테 살갑게 군 것도 이유가 있어서였어!?
페이몬:
이러다간 결국 져버릴 거야! 허름한 뼈다귀 상점에서 물건을 쓸어 담지만 않았어도…
캐터필러:
괜찮아, 기간 내에 모은 특별 허가 쿠폰의 총합을 산정하는 거라 가지고 있는 쿠폰을 사용해도 게임에 영향은 없어
라느와:
그러니까 페이몬 언니는 좀 더 먹어도 돼!
페이몬:
라느와… 우리가 지게 생겼다니까! 다들 왜 이렇게 태평한 건데?
캐터필러: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 거야
라느와:
여행자 오빠, 많이 피곤해? 어깨 두드려줄까?
페이몬:
너무 편애하는 거 아냐? 나도 피곤하다구
라느와:
그럼 페이몬 언니도 해줄게
페이몬:
헤헤, 고마워!
캐터필러:
내일은 따로 흩어져서 행동하자. 그러다 뭐 좀 모으면 다시 만나는 거지, 어때? 그 편이 효율적일 거야
페이몬:
좋은 생각이야
캐터필러:
참, 너희만 괜찮다면 지난번처럼 여기서 쉬고 가
페이몬:
알겠어. 여행자, 피곤하면 잠깐 쉬자
여행자:
(지금 쉴까?)
레비:
애들이랑 노니까 재밌어?
레비:
전에 만난 적 있잖아
페이몬:
무슨 일이야? 서로 경쟁하는 사이한테 순수하게 재밌냐고 물어보러 온 건 아닐 테고
레비:
내겐 다양한 장점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상당히 도움이 되는 게 바로 「호기심」이야
레비:
이해가 되지 않는 건 끝까지 파고드는 성격이라 남들보다 더 많은 것들을 파악하고 있다는 말이지
여행자:
오, 저도 그래요
레비:
말이 잘 통할 것 같네
레비:
단지 좀 궁금해서, 너희가 이 게임에 참가한 목적이 뭐야?
레비:
단지 외출 기회를 얻기 위해서라면 내가 다른 방법을 알려줄 수 있는데…
여행자:
게임을 좋아하고 이기는 건 더 좋아하거든요
레비:
적을 경계하는 건 좋지만, 난 네 경쟁자가 아니야
페이몬:
그게 무슨 뜻이야?
레비:
단순히 이기고 싶은 거라면 나랑 연합하자는 거야
페이몬:
뭐? 하지만 넌 1등이잖아
레비:
그렇기 때문에 서로에게 좋을 거라는 거야
페이몬:
잠깐, 우린 라느와를 돕기 위해 게임에 참가한 거야
레비:
그 꼬맹이? 너희가 나랑 한 팀이 되어주면 그 꼬마의 소원이 뭐든 들어줄게
여행자:
그렇게까지 한다고요? 너무 수상한데요
레비:
툭 터놓고 얘기하자면 체면 때문에 그래. 캐터필러와 개인적인 갈등이 좀 있거든
레비:
무슨 말로 너희를 구슬렸는진 모르겠지만… 그 녀석은 마물이야. 인간의 탈을 쓴 마물이라고
노아유:
뭘 그렇게 쑥덕대는 거야? 규정에 반하는 계획을 꾸미는 건 아니겠지?
레비:
…쳇
레비:
교도관님, 마침 잘 오셨네요. 캐터필러 조사 결과 말인데요…
노아유:
캐터필러의 문서가 사라진 건 맞지만 괜찮아. 죄인은 있어야 할 곳에 있고, 모든 게 정상이니까
레비:
문서가 사라졌다고요? 말도 안 돼, 녀석이 수를 쓴 게 틀림없어…
노아유:
…사라진 문서를 다시 작성해야 하는데 내가 왜 그 일을 잊어버린 거지? 흐음…
노아유:
…참, 다들 농땡이 부리지 말고 각자 가서 할 일이나 해
라느와:
여행자 오빠, 페이몬 언니! 어서 와!
캐터필러:
오늘은 제법 모았네. 이 정도면…
페이몬:
으앗, 다르시보다 조금 많은 정도잖아…
라느와:
와! 드디어 꼴찌가 아니게 됐어!
페이몬:
그쪽과 달리 우린 네 명이잖아…
라느와:
그럼 대단한 4인방인 거지!
페이몬:
이대로 괜찮은 걸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두 개나 있다고…
라느와:
캐터 오빠, 우리가 이기는 거 맞지? 나랑 약속했잖아
캐터필러:
그래, 둘 다 너무 걱정 마. 이상한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캐터필러:
가끔은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마음껏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아
페이몬:
알겠어…
페이몬:
참, 조금 전에 1등한테 연합 제안을 받았어. 근데 말투가 너무 무례하더라, 너보고 무슨…
페이몬:
으으… 어쨌든 굉장히 무례한 말을 했어!
여행자: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캐터필러:
사소한 갈등이 있었을 뿐이야. 내게도 같은 제안을 했었는데 도저히 받아들일 이유가 없어서 거절했거든
캐터필러:
그 후에 날 혼쭐내겠다며 부하들을 보냈지만… 난 마물이 맞아. 그는 날 건드렸으면 안 됐어
페이몬:
그, 그런 말 마! 너도 네가 원해서 이렇게 된 게 아니잖아!
라느와:
만약 마물이라 해도 캐터 오빠는 좋은 마물일 거야. 착한 마법사와 나쁜 마법사가 있는 것처럼 말이야, 흐아암…
페이몬:
왜 그래? 졸린 거야?
라느와:
응… 그치만 어제 이야기를 끝까지 못 들었는데…
페이몬:
졸리면 일찍 쉬어야지
라느와:
여행자 오빠, 페이몬 언니. 우리 내일도 만날 수 있을까?
페이몬:
갑자기 그건 왜?
라느와:
만약 둘이 더는 우리랑 같은 팀을 하기 싫다고 하면…
페이몬:
에이, 우리 같이 우승하기로 했잖아! 이제 두 팀만 더 따라잡으면 되니까, 내일 더 힘내보자!
라느와:
응, 힘내자! 하암… 졸려. 그럼 여행자 오빠, 페이몬 언니도 좋은 꿈 꿔
여행자:
(지금 쉴까?)
제네비브:
안녕하세요…
페이몬: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무슨 일이야?
제네비브:
그럼 말할게요. 여러분이 저와 함께 에티앙에게 항의해 주셨으면 합니다
페이몬:
뭐?
제네비브:
여러분도 이 게임의 참가자니 제 뜻을 이해하실 수 있겠죠? 저희에겐 더 투명한 규칙이 필요해요…
여행자:
규칙을 바꾸면 어떻게 되는데요?
제네비브:
새로운 규칙에 따라 대회를 다시 진행해야죠
페이몬:
엥?! 그럼 지금까지의 노력이 헛수고가 되잖아
제네비브:
흔한 일 아닌가요? 수년간 진행해온 연구도 연구 방법이나 이론적 오류로 뒤집히는 경우가 허다한데요
페이몬:
그건 완전히 다른 얘기잖아…
여행자:
이번엔 그냥 하고… 다음에 다시 얘기해요
제네비브:
규칙을 바꾸고 개선하려면 시간이 필요한 건 사실이에요. 어쩌면 다음 게임에서나 적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죠…
제네비브:
하지만 전 이번 게임이 공평하게 이뤄졌으면 해요. 뒤늦게 공평해져봤자 이미 발생한 무의미한 손실은 어떡하죠? 전 이 때문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어요…
페이몬:
음, 좋은 생각이긴 한데… 여기 있는 몇 명이서 결정할 일은 아니지 않아? 우선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보는 건 어때…
제네비브:
에티앙은 분명 딴소리만 할 거예요. 레비는… 어린이 여러분은 그를 조심하는 게 좋을 거예요
페이몬:
어리다고?! 윽… 반박하고 싶지만 남들 눈엔 확실히 꼬맹이 무리로 보이겠지…
페이몬:
아무튼 알려줘서 고마워. 하지만 널 도와주진 못할 것 같아
제네비브:
괜찮아요. 어느 정도 예상했거든요
제네비브:
더는 방해하지 않을게요. 행운을 빌어요. 전 그다지 잘 되어가진 않지만 쉽게 패배를 인정하진 않을 거예요
페이몬:
그, 그래. 네게도 행운이 따르길 바랄게…
페이몬:
교, 교도관이 왜 여기에…
노아유:
마침 잘 왔군
노아유:
잠깐, 우선 내 질문에 대답해 줘
노아유:
너희도 알다시피 분실한 문서를 다시 작성해야 하는데, 그게 캐터필러에게 마냥 나쁜 일은 아니야. 문서가 없으면 죗값을 다 치른 후에도 이곳을 떠날 수 없거든
노아유:
그러니 내 질문에 성심성의껏 대답해 주길 바랄게
노아유:
캐터필러가 언제 메로피드 요새에 왔는지 알고 있어?
페이몬:
글쎄… 아주 오래전에 이곳에 왔다고 했지만 정확히 언제 왔는진 우리도 몰라
노아유:
그 말은 선고받은 형량과 구체적인 죄목도 모른다는 뜻이겠네
페이몬:
맞아…
노아유:
캐터필러가 전에 말한 「주인」에 대해 아는 건?
페이몬:
그런 얘기는 못 들었어…
노아유:
캐터필러와 대화할 때 뭔가 수상한 점은 없었나?
여행자:
아직은 없었어요
노아유:
아직은 없었다고? 그렇군
노아유:
너희도 아는 게 많지 않은 것 같으니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게. 앞으로 뭔가 수상한 점이 있다면 즉시 보고하도록 해. 다 너희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
노아유가 자리를 떴다…
페이몬:
이제 보니까 우린 캐터필러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네…. 그렇지만 형량이나 죄목 같은 건 본인이 말하길 원치 않으면 물어보기가 좀 그런 걸
여행자:
아무래도 상관없어
페이몬:
캐터필러도 우리의 과거를 묻지 않았잖아
페이몬:
하지만 뭐가 됐든 지금 하는 일이 좋은 일인 건 맞잖아!
페이몬:
라느와도 캐터필러를 엄청 믿던데…. 그러니까 나쁜 사람은 아닐 거야, 그치? 음, 적어도 지금은 그런 거겠지?
여행자:
어쨌든 조심하는 게 좋겠어
페이몬:
응
한참을 기다리자 캐터필러와 라느와가 돌아왔다
라느와:
여행자 오빠, 페이몬 언니! 일찍 왔네? 갈바나 언니랑 얘기하느라 조금 늦었어
라느와:
짠, 사탕도 받았어! 사막 오아시스에 있는 나무 열매로 만든 거래
라느와:
사막 오아시스가 어떤 곳이냐고 물어봤더니 사방이 바다처럼 많은 모래로 둘러싸인 작은 물웅덩이라고 했어
라느와:
그럼 사막 오아시스는 메로피드 요새 같은 곳이겠네? 메로피드 요새는 정반대로 사방이 물이지만
페이몬:
여길 벗어나면 직접 볼 수 있을지도 모르지! 그나저나 지금껏 열심히 했으니 순위가 좀 올랐겠지?
캐터필러:
에티앙에게 물어보니 현재 순위는 이렇대…
페이몬:
뭐야, 전혀 변화가 없잖아! 어떻게 된 거지?
여행자:
상대도 열심히 하고 있나 봐
캐터필러:
맞아. 레비는 인맥도 많은 데다 그의 연구원과 탐정 조수도 각자 특기가 있거든
페이몬:
지금 상대를 칭찬할 때야? 으…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이러다간 진짜 질 거라고…
라느와:
진다고? 그럼 메로피드 요새를 떠나지 않아도 되는 거야?
캐터필러:
라느와, 전에 말했잖아. 여기 있으면 나쁜 마법사에게 잡혀가진 않을지 매일 걱정해야 해
라느와:
으… 떠나는 게 좋을 것 같네. 하, 하지만 페이몬 언니가 우리가 질 거라고 했는걸…
페이몬:
아, 아니야! 아직 게임이 안 끝났잖아. 남은 시간 동안 역전할 수 있을 거야!
여행자:
이번에 지면 다음을 기약하면 돼
페이몬:
여행자, 왜 기운 빠지는 소리를 하고 그래? 자신감을 가져. 분명 이번에 이길 수 있을 거야!
캐터필러:
에티앙이 정한 기한까지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다음엔 바로 관리 구역 게시판 앞에서 만나자
페이몬:
최종 결과 발표까지 얼마 남지 않았나 봐… 아무래도 오늘 밤엔 악몽을 꿀 것만 같아…
라느와:
페이몬 언니, 무서우면 나한테 살짝 얘기해도 돼
페이몬:
꼬마한테 위로받는 꼴이라니… 난 무섭지 않아! 라느와야말로 좋은 꿈 꿔야 해
라느와:
응! 난 지금까지 좋은 꿈을 많이 꿨어! 여행자 오빠랑 페이몬 언니한테 조금 나눠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여행자:
(지금 쉴까?)
페이몬:
어라, 캐터필러랑 라느와가 왜 안 보이지?
레비:
질 게 뻔한데 뭐 하러 오겠어?
여행자:
과연 그럴까요?
페이몬:
맞아! 너희도 고작 우리보다 아주 조금 앞선 거면서…
레비:
풉, 아주 조금이라고?
레비:
에티앙, 지금 바로 결과를 발표하면 안 돼요? 아니지… 그냥 기다릴게요. 최고의 순간은 마지막까지 남겨두는 게 좋죠
에티앙:
더는 기다릴 필요가 없겠는걸, 저기 두 사람이 오네
라느와:
여행자 오빠, 페이몬 언니! 결과 봤어? 우리가 이긴 거야?
페이몬:
아직 모르겠어…
레비:
다들 모였으니 이제 발표하시죠
에티앙:
잠깐, 아직 캐터필러 팀의 결과를 산정 중이야…
레비: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 같은 불쌍한 사람들을 가지고 놀다니, 정말 너무하다니까
레비:
양심에 그나마 남은 친절함을 짜내서 베푸시죠? 희망 고문은 그만하고 녀석들에게 절대 메울 수 없는 차이가 있다는 걸 알려주세요
에티앙:
최종 결과는 아니지만…
라느와:
캐터 오빠가 오늘 얻은 특별 허가 쿠폰까지 합치면 우리가 이길 거야, 맞지?
페이몬:
어라, 제네비브 팀 점수가 왜 0점이지?
제네비브:
반대했었는데 결과를 보니 합리적인 선택이었던 것 같네요
페이몬:
그게 무슨… 으앗, 레비 팀 점수가 왜 이렇게 높아!
제네비브:
레비에게 필요한 건 외출할 기회가 아니었고, 우리에게 필요한 건 1등이란 칭호가 아니었거든요
페이몬:
가지고 있던 특별 허가 쿠폰을 전부 레비한테 준 거야? 이거 규칙 위반인 거 아니냐고!?
제네비브:
쿠폰 양도를 금지하는 규칙은 없어요. 게다가 공평한 경쟁을 위해 규칙을 바꾸려고 했는데 다들 시큰둥했잖아요
에티앙:
제네비브 말이 맞아. 아쉽네, 다들 규칙을 보다 잘 이용했더라면 더 흥미진진한 대회가 됐을 텐데
레비:
교도관님한테만 「흥미진진한」 대회였겠죠. 이런 시시한 게임에 규칙 따위가 뭐가 중요하겠어요. 결국 중요한 건 체면뿐인데
레비:
자, 그럼 점수도 공개했으니 최종 결과를 발표하시죠
캐터필러:
아직 오늘 치 점수를 더하지 않았잖아
레비:
쳇, 쓸데없는 짓을 하는군
에티앙:
점수를 다 더한 결과는 이래
라느와:
우와, 여행자 오빠, 페이몬 언니! 저길 봐, 우리가 이겼어!
레비:
뭐…? 말도 안 돼! 대체 어떻게 한 거지?
페이몬:
우와, 이렇게 많다고? 다 세지도 못하겠는걸… 으…
캐터필러:
마법보다 훨씬 더 간단한 방법이지
캐터필러:
전에 모은 특별 허가 쿠폰으로 많은 사람을 고용했고, 그간 그들이 모은 쿠폰이 우리 몫이 된 거야. 이 또한 규칙의 허용 범위를 벗어난 행동은 아니겠지
제네비브:
아무리 그래도 이 점수는 너무 지나친데요…
캐터필러:
내겐 꼭 이겨야 할 이유가 있어. 게다가 두 친구에게 도움도 받고 있는데 지면 너무 아쉽잖아
캐터필러:
허영심 때문이냐고? 그럴지도 모르지
에티앙:
점수 산정이 끝났으니 최종 결과를 발표할게. 이번 게임의 우승자는 캐터필러, 여행자, 페이몬이야
에티앙:
이의 있는 사람?
제네비브:
전 없어요. 아무래도 상대를 잘못 고른 모양이네요. 홧김에 주먹을 휘둘러 사람을 때리는 바람에 이곳에 오게 된 거니 이번엔 같은 우를 범하지 말아야겠죠
레비:
…네 선택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어
페이몬:
와, 저런 말을 실제로 하는 사람이 있다니
여행자:
뻔한 말이네
에티앙:
다들 준비는 끝났지? 준비됐으면 바로 출발하자
에티앙:
노아유가 오기 전에 가야지. 하루빨리 깨달았으면 좋겠네. 노아유 그 녀석의 생각이 잘못된 건 아니지만 이곳에는 맞지 않다는 걸 말이야
캐터필러:
라느와, 준비됐지?
라느와:
응! 모두에게 작별 인사했어
여행자:
우리도 준비됐어
에티앙:
좋아, 조금 이따가 조용히 있기만 하면 돼. 미리 손을 써뒀으니 별문제는 없을 거야
캐터필러:
미안해, 내가 좀 늦었지? 저번에 얘기했던 쿠폰을 얻는 방법 말인데…
여행자:
무슨 짓을 한 거야?
페이몬:
화가 잔뜩 나있는 게 남의 말을 쉽게 듣지 않을 기세였는데 그렇게 쉽게 포기해버리다니…
캐터필러:
잔재주를 좀 부려봤지
캐터필러:
「죄인은 마땅히 있어야 할 곳에 있다」, 이 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잖아
캐터필러:
바르고 곧은 사람일수록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을 「확신」하게 만드는 건 쉬운 일이야
여행자:
줄리앙처럼?
캐터필러:
응, 맞아
캐터필러:
알다시피 난 여기 오래 있었어. 그리고 한곳에 오래 있다 보면 자연스레 주변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잔재주를 익힐 수 있게 되지
페이몬:
겨우 몇 마디 말로 고집스러운 사람의 생각을 바꾸다니, 정말 마법 같은 일이네…. 설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당한 거 아냐!?
여행자:
페이몬도 한 순진하잖아, 걱정이네
페이몬:
여행자, 너도 마찬가지거든! 잠깐… 내가 줄리앙처럼 잘 속는다는 거야?
캐터필러:
이런 잔재주에는 많은 제약이 따라, 눈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지. 심지어 그 효과가 늘 만족스러운 것도 아니야
캐터필러:
줄리앙은 눈에 이상이 있는 탓에 자신감이 부족했을 뿐, 실력 자체는 처음부터 뛰어났어. 「잘 그린다」는 「확신」은 이미 줄리앙의 내면에 있었던 거야
캐터필러:
다만 「확신」은 그 개념 자체가 워낙 추상적이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편이야
캐터필러:
이번엔 내가 무모하긴 했지. 하지만 그에게 시간을 뺏기면 라느와를 메로피드 요새 밖으로 내보내는 계획이 또 미뤄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캐터필러:
너희도 계속 질문 세례를 받고 싶진 않았잖아?
여행자:
무모하게 구는 건 좋지 않아
캐터필러:
맞는 말이야
캐터필러:
본론으로 돌아와서… 만약 생각이 바뀌었다면 다른 팀으로 가도 좋아. 모처럼 사귄 친구인 만큼 라느와는 당분간 슬퍼할 테지만
페이몬:
음… 라느와랑 약속까지 했는데 이제 와서 번복하긴 좀 그렇지?
여행자:
약속은 약속이니까
페이몬:
응, 라느와를 돕는 거라고 생각하자
페이몬:
그나저나 라느와는 어디 갔어?
캐터필러:
떠나기 전 예행연습을 하려는 건지 아침 일찍 「탐험」하러 갔어. 마침 잘 됐지, 곧 귀찮은 일을 처리하러 가야 하거든
캐터필러:
교도관이나 다른 사람들을 도와 귀찮은 일을 처리하면 보수를 받을 수 있어
페이몬:
아, 그런 거라면 잘 알지! 모험가 길드 의뢰랑 비슷한 거잖아!
캐터필러:
맞아, 그리고 이번 의뢰는 너희가 도와줬으면 해
페이몬:
알겠어, 어디로 가면 되는데?
캐터필러:
아래층에 있는 버려진 생산 구역으로 가자
캐터필러:
미안해, 내가 좀 늦었지? 저번에 얘기했던 쿠폰을 얻는 방법 말인데…
여행자:
무슨 짓을 한 거야?
페이몬:
화가 잔뜩 나있는 게 남의 말을 쉽게 듣지 않을 기세였는데 그렇게 쉽게 포기해버리다니…
캐터필러:
잔재주를 좀 부려봤지
캐터필러:
「죄인은 마땅히 있어야 할 곳에 있다」, 이 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잖아
캐터필러:
바르고 곧은 사람일수록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을 「확신」하게 만드는 건 쉬운 일이야
캐터필러:
순진한 사람일수록 타인의 말에 더 쉽게 휘둘리거든
캐터필러:
알다시피 난 여기 오래 있었어. 그리고 한곳에 오래 있다 보면 자연스레 주변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잔재주를 익힐 수 있게 되지
페이몬:
겨우 몇 마디 말로 고집스러운 사람의 생각을 바꾸다니, 정말 마법 같은 일이네…. 설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당한 거 아냐!?
여행자:
페이몬도 한 순진하잖아, 걱정이네
페이몬:
여행자, 너도 마찬가지거든! 잠깐… 내가 잘 속는다는 거야?
캐터필러:
이런 잔재주에는 많은 제약이 따라, 눈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지. 심지어 그 효과가 늘 만족스러운 것도 아니야
캐터필러:
전에 그림 실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고 싶어 하는 팔랑귀 청년을 만난 적이 있어. 그는 눈에 이상이 있는 탓에 자신감이 부족했을 뿐, 실력 자체는 처음부터 뛰어났지
캐터필러:
「잘 그린다」는 「확신」이 이미 내면에 있었기에 그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았어. 결과는 예상과 다르긴 했지만 말이야…
캐터필러:
이번엔 내가 무모하긴 했지. 그에게 한동안 시간을 뺏기면 라느와를 메로피드 요새 밖으로 내보내는 계획이 또 미뤄질 거라는 생각뿐이었거든…
캐터필러:
너희도 계속 질문 세례를 받고 싶진 않았잖아?
여행자:
무모하게 구는 건 좋지 않아
캐터필러:
맞는 말이야
캐터필러:
본론으로 돌아와서… 만약 생각이 바뀌었다면 다른 팀으로 가도 좋아. 모처럼 사귄 친구인 만큼 라느와는 당분간 슬퍼할 테지만
페이몬:
음… 라느와랑 약속까지 했는데 이제 와서 번복하긴 좀 그렇지?
여행자:
약속은 약속이니까
페이몬:
응, 라느와를 돕는 거라고 생각하자
페이몬:
그나저나 라느와는 어디 갔어?
캐터필러:
떠나기 전 예행연습을 하려는 건지 아침 일찍 「탐험」하러 갔어. 마침 잘 됐지, 곧 귀찮은 일을 처리하러 가야 하거든
캐터필러:
교도관이나 다른 사람들을 도와 귀찮은 일을 처리하면 보수를 받을 수 있어
페이몬:
아, 그런 거라면 잘 알지! 모험가 길드 의뢰랑 비슷한 거잖아!
캐터필러:
맞아, 그리고 이번 의뢰는 너희가 도와줬으면 해
페이몬:
알겠어, 어디로 가면 되는데?
캐터필러:
아래층에 있는 버려진 생산 구역으로 가자
여행자:
(캐터필러는 특별 허가 쿠폰을 모으기 위해 다른 곳으로 갔나 봐. 그래도 우릴 위해 단서를 남겨뒀네…)
여행자:
바다 침식 균열 입구
여행자:
(특별 허가 쿠폰을 얻을 수 있을지도…)
여행자:
감방 구역 우편실
여행자:
(특별 허가 쿠폰을 얻을 수 있을지도…)
여행자:
허름한 뼈다귀 상점
여행자:
(특별 허가 쿠폰을 얻을 수 있을지도…)
여행자:
생산 구역 하층 북쪽
여행자:
(특별 허가 쿠폰을 얻을 수 있을지도…)
여행자:
감방 구역 남쪽
여행자:
(특별 허가 쿠폰을 얻을 수 있을지도…)
여행자:
생산 구역 상층 동남쪽
여행자:
(특별 허가 쿠폰을 얻을 수 있을지도…)
여행자:
(캐터필러가 우리를 위해 특별 허가 쿠폰을 얻기 위한 단서를 남겨둔 것 같아…)
여행자:
가서 운을 시험해 보자
다르시:
「더러운 얼굴」 다르시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도와줄게!
페이몬:
언제든 도와주긴! 방금도 우리를 두고 도망쳤으면서!
다르시:
어쩔 수 없었어. 연구원들은 한 번 떠들기 시작하면 멈출 생각을 안 하니까. 처음에는 나름 신선했는데, 난 이미 여러 번 들었거든
다르시:
너희는 처음이었을 텐데, 어땠어? 재미있었어?
페이몬:
대체 어디가 재미있다는 건지 전혀 모르겠는데…
다르시:
흠, 아쉽게도 아직 격투기 대회가 열리는 때가 아니네. 그쪽이 훨씬 재미있는데 말이야! 좀 더 기다려야겠어
에티앙:
마음이 바뀌거든 날 찾아와. 게임 중반에 참가하는 건 뒤처진 채로 시작한다는 걸 뜻하지만 그런 게임이 더 재미있는 법이잖아?
포와레:
말했잖아, 그 사람한테는 말해봤자 소용없어. 신경도 안 쓴다니까
제네비브:
너도 알겠지만 우리는 같은 부류가 아니야. 난 너처럼 직감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해. 직접 해봐야만 판단할 수 있다고
레비:
무슨 일이야?
레비:
웃는 얼굴로 다가오는 사람은 더 조심해야 한다니까
레비:
…어린애는 일찍 들어가라. 뭐, 돌아갈 곳이 있다면 말이야
에너브:
사장님, 혹시 특별 허가 쿠폰 있어?
에너브:
아니야? 진작 말하지
델라소:
……
에르바도:
뭐든 다 있는 「허름한 뼈다귀 상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만, 지금은 아무것도 없네요, 하하
에르바도:
나중에 새 물건이 들어올 테니 그때 구경하러 오세요
라느와:
여행자 오빠랑 페이몬 언니랑 신기한 맛의 폰타를 마셨어…. 페이몬 언니는 엄청 많이 마셨는데도 공중에서 떨어지지 않더라!
캐터필러:
대단한 마법을 많이 알고 있나 봐
라느와:
우와… 페이몬 언니 최고다!
라느와:
몽그리니 언니한테 들었는데… 나타랑 폰타인은 완전히 다르대. 언니는 화산 온천에 가보고 싶다고 했어
라느와:
화산이라면… 불을 뿜어대는 산을 말하는 걸까? 산은… 돌과 흙이 높게 쌓여 있는 걸 말하는 거고? 흐음…
캐터필러:
이곳을 나가면 화산이든 뭐든 직접 볼 수 있을 거야
라느와:
그럼 캐터 오빠랑 같이 탐험하러 갈래! 음… 여행자 오빠랑 페이몬 언니도 초대하자, 분명 재밌을 거야!
라느와:
하암… 졸리다…
캐터필러:
어서 가서 자
라느와:
그치만… 아직 이야기가 안 끝났잖아. 다 듣고 잘래…
라느와:
갈바나 언니가 준 사탕… 진짜 맛있다
캐터필러:
자기 전에 양치하는 거 잊지 말고
라느와:
응, 알겠어!
니자미:
애들이랑 놀아주기 힘들지? 조금 쉬다가 나랑 대련하러 와!
니자미:
상대는 강할수록 좋지!
갈바리엣:
그렇게 오래 걸린다고? 너 혹시…
클라인즈:
이 난장판에서 벗어나고 싶은 건 나도 마찬가지야! 아니 그리고 너희… 제발 좀 설명서에 적힌 대로 장치를 사용할 수는 없는 거야?
레비:
무슨 일이야?
레비:
그래, 일 년 중 비가 내리는 날은 거의 없으니까
에너브:
근데 지금 들어가도 돈을 벌 수 있을까?
에너브:
이 폰타라는 거, 진짜 너무 잘나가는 거 아니야? 맛이 다양하긴 하다만…
에너브:
수메르인이 만든 건강 음료란 건 좀 희망이 있을지도? 소액이라도 투자해 볼까…
델라소:
우리가 친구는 아니지만 투자하지 않는 걸 추천해
제네비브:
……
제네비브:
…죄송합니다. 고민할 게 좀 있어서요
포와레:
무슨 일이야? 너도 고양이를 잃어버린 거야?
여행자:
고양이요?
포와레:
아! 아직 모르는구나. 그럼 됐어
포와레:
이런 곳에서 고양이를 잃어버리는 사람은 없겠지
에티앙:
아이고, 일은 역시 고되다니까
에티앙:
하하, 너희도 고생 많았어
에너브:
고민 끝에 결국 투자하기로 했어
에너브:
일시적인 만족감과 각성 효과보다 오랫동안 건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잖아?
에너브:
다들 똑똑하니까 이 점을 깨달을 수 있을 거야
에너브:
이 사업은 대박 날 거야!
델라소:
다음엔 내 의견을 묻지 않는 걸 추천해
제네비브:
…기술자가 그 정도로 많이 필요하진 않을 텐데
여행자:
네?
제네비브: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저 폰타인 과학원에서 봤던 낯익은 얼굴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서요
레비:
내 제안을 거절하지 않는 게 좋을 텐데
레비:
끝까지 그 결정에 흔들림이 없기를 바랄게
에너브:
…생산량을 늘려야 해서 추가로 투자가 필요해
에너브:
하지만 요즘 주머니 사정이 영 안 좋아서 말이지, 혹시…
델라소:
안 돼, 물어도 보지 마
에너브:
우리 사이에 너무 그러지 마! 흑자로 전환되면 너한테 좀 더 많이 나눠줄게
에너브:
…그래도 안 돼? 진짜?
델라소:
안 된다면 안 되는 거야
포와레:
결국 의지할 수 있는 건 자기 자신밖에 없어
포와레:
인간은 참 고독한 생물인 것 같아.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여행자:
지금 바로 가요!
다르시:
좋았어, 가자!
여행자:
잠깐만요, 이해가 잘 안되는데…
페이몬:
말이 너무 빠르다고! 잠깐, 우리 생각 좀 해볼게…
다르시:
아! 미안. 강요하려는 건 아니었어. 천천히 생각해 보고 결정했으면 날 찾아와!
여행자:
좋아요, 어서 가죠
다르시:
그럼 출발!
여행자:
조금 이따 얘기해요
다르시:
그냥 시간 때우기라고 생각하면 돼! 아무튼 결정하고 나면 날 찾아와. 우리의 교도관 형제, 에티앙을 소개해 줄 테니까!
여행자:
쉬자
「캐터 오빠,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줄 거야? 주인공이 용자인 이야기는 이제 지겨운데…」 「그럼 오늘은 한 여자아이에 관한 이야기를 해줄게」 「여자아이? 여자아이도 주인공이 될 수 있어?」 「여자아이의 이야기니까 당연히 여자아이가 주인공이지. 다른 이야기에선 용자나 악룡도 될 수 있어. 그 아이는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거든」
아주 먼 옛날, 거인의 정원에 사는 한 여자아이가 있었어. 거인은 정원에 있는 꽃을 아주 정성껏 가꿨고, 그 누구도 꽃을 꺾지 못하게 했지. 그는 사람들이 함부로 정원에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 정원 주변에 높은 담장도 세웠어. 그래서 여자아이도 거인의 정원에서 한 발짝도 벗어날 수 없었지. 거인은 여자아이에게 바깥세상이 위험하다고 늘 이야기했어. 정원보다 안전한 곳은 없으니 마음 편히 이곳에서 지내라면서 말이야
「그다음엔 어떻게 됐어? 여자아이가 거인의 말대로 했어? 왠지 아닐 것 같아! 그럼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았을 테니까!」 「맞아, 여자아이들은 대체로 말괄량이니까」 「응…?」 「뒷이야기는 다음에 계속해줄게」
여행자:
쉬자
「캐터 오빠, 얼른 지난번 그 여자아이 이야기를 해줘!」 「거인의 정원에서 살던 여자아이 말이야…」 「분명 거인의 정원을 떠났겠지? 근데 어떻게 벗어났을까…?」
하루는 담장 너머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어. 친절한 거인님, 정원에 있는 보라색 꽃을 나눠주실 수 있나요? 그 부탁은 거인에게 통하지 않았어. 거인은 길길이 날뛰며 담장 너머에 있는 여자한테 빨리 떠나라고 했지. 하지만 여자는 떠나기는커녕 애원하기 시작했어. 그녀는 친구의 병을 낫게 하는 보라색 꽃을 구하기 위해 멀리서 찾아온 거였거든. 그 이야기를 듣게 된 여자아이는 여자와 친구가 불쌍하다고 생각했어. 거인의 정원에 꽃이 이렇게나 많은데, 한두 송이 없어진다고 무슨 문제가 되겠어?
그래서 여자아이는 담장 너머의 여자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지. 보라색 꽃을 드리고 싶은데 거인이 허락해 주지 않는 데다 담장이 너무 높아서 드릴 방법이 없네요. 그러자 담장 너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어. 사실 난 마법을 부릴 줄 아는 마녀야. 네가 정원 밖으로 보라색 꽃을 갖고 나오고자 마음만 먹는다면 마법으로 거인의 정원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줄게…
「그다음엔 어떻게 됐어? 분명히 마녀의 부탁을 들어줬겠지? 그렇지 않으면 마녀의 친구가 나을 수 없을 테니까. 근데… 거인의 말을 어기고 정원을 떠나면 어떤 벌을 받게 될까?」 「오늘은 늦었으니 뒷이야기는 다음에 해줄게」
여행자:
쉬자
「지난번에 마녀가 여자아이에게 보라색 꽃을 가져오기만 하면 마법으로 거인의 정원에서 꺼내주겠다고 약속하는 부분까지 얘기했잖아」 「하암… 졸리네. 하지만 뒷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 그 여자아이는 어떻게 됐어? 마녀의 친구는 구했어?」
거인은 바깥세상이 위험하다고 경고했지만 여자아이는 담장 너머로 나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위험이 뭔지 몰랐어. 여자아이는 담장에 대고 말했지. 보라색 꽃을 가져가도록 도와줄게요. 여자아이는 정원에 아름다운 꽃이 널리고 널렸는데, 거인이 왜 그렇게 꽃을 아끼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거든. 그러자 담장 너머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어. 그렇게 여자아이는 꽃다발을 꼭 쥔 채 바람을 타고 바깥세상에 나왔어
키가 큰 마녀가 보라색 꽃을 건네받았어. 여자아이는 자신이 좋은 일을 했다는 생각에 무척 기뻐했지. 하지만 정원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여자아이는 깨달았어. 담장과 정원, 거인이 전부 사라졌다는걸. 친절한 마녀님, 제가 거인의 정원으로 돌아가게 마법을 써주실 수 있나요? 여자아이가 물었어. 그러자 마녀가 대답했지. 그럼 넌 내게 뭘 줄 수 있지?
「앗, 그 여자아이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게 된 거야? 마녀의 친구를 구했지만… 난 이 이야기 마음에 안 들어」 「누구에게나 마음에 들지 않는 이야기가 있는 법이야」 「그럼 다음엔 내가 캐터 오빠한테 이야기를 들려줄게…. 일단 오늘은 이만 자야겠다. 후암…」
여행자:
쉬자
「이번엔 내 차례야! 이야기를 많이 들은 덕분에 이야기를 하는 법을 배웠거든」 「그럼 잘 부탁해」 「응, 내 이야기도 거인의 정원에서 시작돼」
아주 먼 옛날, 보라색 꽃이 잔뜩 핀 정원에 왕자와 공주, 용사가 살았어… 아! 정원 주인인 못된 거인도 있었어. 마녀는 보라색 꽃이 너무 가지고 싶었지만 꽃을 아끼는 못된 거인은 그 누구에게도 꽃을 꺾지 못하게 했어. 마녀가 거인에게 물었어. 친절한 거인님, 정원에 보라색 꽃이 정말 많던데 혹시 한 송이만 주실 수 있나요? 하지만 그 부탁은 못된 거인에게 통하지 않았고, 거인은 크게 소리쳤어. 안 돼, 여기 있는 꽃들은 전부 내 거야. 그 누구와도 나누지 않을 거야
그러자 마녀가 말했어. 친절한 거인님, 전 머나먼 분수가 있는 곳에서 왔답니다. 그곳에 있는 물의 정령이 병에 걸렸는데 보라색 꽃의 향기를 맡으면 마음이 진정된다고 들었어요. 이곳의 꽃을 한 송이만 가져다주면 몸이 나아질지도 몰라요…. 하지만 피도 눈물도 없는 거인은 먼 곳에 사는 물의 정령이 아픈 게 자신과 무슨 상관이 있냐며 마녀의 부탁을 단칼에 거절했어
그럼 대가로 뭘 해드리면 될까요? 제 마법으로 당신을 도와드릴게요. 친절한 거인님, 이제 제 부탁을 들어주실 건가요? 거인은 고민 끝에 마녀에게 말했어. 내가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렸는데, 마법으로 되찾아주면 좋겠군
「그럼 거래가 성사된 거야?」 「응, 결국 마녀의 친구도 살았고 거인도 잃어버린 물건을 찾았어. 이 이야기가 훨씬 더 좋지? 어쨌든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맞았잖아…」
여행자:
아직 할 일이 있어
여행자:
조금만 더 생각해 볼게요
다르시:
알겠어. 괜찮아!
여행자:
지금 바로 가요
다르시:
그럼 출발!
여행자:
조금만 기다려줘
라느와:
알겠어
여행자:
출발하자
라느와:
헤헤, 출발!
여행자:
잠시만
라느와:
으… 그럼 꾹 참고 여기서 오빠랑 언니를 기다릴게
여행자:
출발하자!
라느와:
헤헤, 출발!
포몽:
「아앗…! 너, 너 이 악녀! 기억났어, 기억났다고…!」
메일라:
아냐, 그 대사를 칠 때는 관중을 정면으로 바라봐야 해. 그리고 표정으로 후회 3할, 놀라움 6할, 그리고 생존의 기쁨 4할을 표현해야 한다고
포몽:
네가 방금 말한 거 다 합해 봐. 수치가 이상하잖아…. 아, 혹시 백 할이 만점이야?
메일라:
그런 사소한 건 신경 쓰지 마. 아무튼 넌 정면으로… 그래, 저 의자가 관중석 방향이니까 때가 되면 저쪽을 바라보면 돼…
메일라:
그리고 저기에 사람이 앉아 있다고 생각해!
포몽:
후… 알았어. 다시 해볼게

자에는 자로
라느와:
여행자 오빠, 페이몬 언니, 혹시 벽 같은 거 못 봤어? 여긴 이상하게 벽이 하나도 없어
페이몬:
벽? 벽이야 당연히 없지?
라느와:
벽이 엄청 먼 곳에 있는 건가? 캐터 오빠가 너무 멀리 있으면 눈으로는 볼 수 없다고 그랬거든. 꼭 「지평선」처럼 말이야
라느와:
여행자 오빠, 페이몬 언니, 여긴 어디야?
라느와:
여긴 물이 가로로 흐르고 있는 데다 벽으로 가로막혀있지도 않아
라느와:
음… 하늘에 떠 있는 건 「달」이야? 만약 「태양」이었다면 사악한 마법사의 마법처럼 눈을 찔렀을 거야
라느와:
전부 처음 보는 거랑… 책에서만 봤던 것들이야! 여행자 오빠, 페이몬 언니! 우리 같이 모험하자
라느와:
캐터 오빠 말이 맞았어. 밖에서 탐험하는 건 메로피드 요새를 탐험하는 것보다 훨씬 재밌을 거야!
여행자:
맞아. 바깥세상은 무척 넓거든
라느와:
여행자 오빠랑 페이몬 언니가 부러워…
캐터필러:
라느와, 탐험은 나중에 하고 일단은 네 가족을 찾는 게 먼저야…
노아유:
움직이지 마! 어디 가는 거지? 그리고 그 꼬맹이는 누구야?
라느와:
사, 사악한 마법사한테 들켰어!
에티앙:
너랑은 상관없는 일이잖아. 근무 외 시간에 경비 장치를 데리고 순찰해도 승진 못 할 텐데
노아유:
신고 메시지를 받고 급히 달려왔지…. 설마 당신도 이 녀석들이랑 한패야? 에티앙, 당신 지금 크게 실수하는 거야
에티앙:
오히려 실수를 수습하고 있다고 봐야겠지…. 게다가 다른 사람들의 서류 작업도 줄여준 셈이니, 몽그리니 씨가 감사의 의미로 둘만의 식사 자리에 초대해 주실지도 몰라
노아유:
아냐… 아니라고! 저 녀석들은… 범죄자야! 문서에 적힌 번호가 유실됐어도 엄연한 범죄자라고!
여행자:
이렇게 작은 꼬마가 범죄자라고요? 제정신이세요?
노아유:
난 멀쩡해. 누구든 범죄자가 될 수 있어. 어린 여자아이도 예외는 아니지
페이몬:
진짜 무서운 사람이네…
노아유:
너희가 뭘 하려 했든 지금은 날 따라 메로피드 요새로 돌아가야 해
여행자:
일단 돌아가서 다시 계획을 세우는 게…
노아유:
너희는 이미 여러 번 죄를 지었으니, 메로피드 요새로 돌아가면 따로 수감되어 조사를 받게 될 거야. 그러니 허튼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아
페이몬:
도저히 빠져나갈 길이 안 보이잖아!
에티앙:
길은 꽤 많은 것 같은데. 경비 장치 몇 대쯤 고장 나도 그건 누군가가 규정을 위반하고 장치를 조작한 탓이니까
페이몬:
그 말은…
노아유:
잘못을 뉘우칠 생각은 없나 보군. 그럼 어쩔 수 없지. 경비 장치는 끝까지 저항하는 범죄자의 사정 따윈 봐주지 않아
에티앙:
맙소사, 난 네 동료야. 나까지 체포할 셈이야?
노아유:
범죄자와 한통속이 되었으니 당신도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지
라느와:
캐터 오빠… 여행자 오빠, 페이몬 언니… 흑…
노아유:
경비 장치는 폐기하면 그만이야. 너희는… 아무리 마물이라도 다치긴 하겠지
페이몬:
이… 이 츄츄족이 정말 캐터필러라고? 믿을 수가 없어…
라느와:
페이몬 언니, 캐터 오빠를 못 알아보는 거야? 캐터 오빠잖아…
캐터필러:
난… 난 사람의 탈을 쓴 마물이야
노아유:
마물… 메로피드 요새에 이런 마물이 있을 줄은… 말 할 줄 아는 츄츄족이라니!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노아유:
하, 대체 무슨 방법으로 모두를 속인 거지?
노아유:
지성이 없는 마물 주제에… 대체 어떤 사악한 술법으로 사람의 탈을 뒤집어쓰고 무해한 척, 사람들 속에 섞여든 걸까…
노아유:
대체 왜 도망치지 않는 거지? 사람 흉내라도 내는 건가? 물론, 도망친다 해도 끝까지 따라가서 널 잡을 거야
노아유:
너처럼 위험한 마물은…
캐터필러:
저한테 죄가 있는 건 인정할게요. 하지만 라느와는 아무 잘못도 없어요. 그곳에 있어선 안 돼요
캐터필러:
그 어떤 판결문에도 라느와의 이름은 없고, 라느와에겐 죄도 없어요. 그냥 예상치 못한 일로 메로피드 요새에 남아있게 된 것뿐이죠
캐터필러:
순순히 메로피드 요새로 따라갈 테니까, 라느와는 에티앙을 따라 집으로 돌아가게 해주세요
라느와:
캐터 오빠…
노아유:
마물 녀석, 나랑 거래라도 하겠다는 건가?
캐터필러:
맞아요, 라느와를 집으로 보내주세요. 메로피드 요새 입장에서 라느와는 처음부터 그곳에 존재하지 않던 사람이니까 라느와가 사라져도 달라질 건 전혀 없어요
캐터필러:
저 같은 마물을 잡아가면 큰 공을 인정받을 수 있겠죠. 지난 수백 년 동안 폰타인에 저 같은 마물은 없었으니까요…
캐터필러:
이번에 절 놓치면 전 또 사람의 탈을 뒤집어쓰고 사람들 속으로 섞여 들어가겠죠…. 지금 같은 기회는 다신 오지 않을 거예요
노아유:
……
노아유:
네 말이 맞아, 난 메로피드 요새에서 저 꼬마를 보지 못했어. 그러니 굳이 신경 쓸 필요는 없겠지
노아유:
하지만 넌… 너무 위험해. 사악한 마물이 도망가게 놔둘 순 없어…
노아유:
거래를 수락하지. 네가 메로피드 요새로 돌아가면 저 꼬마는 보내주겠어
캐터필러:
죄지은 자는 마땅히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고, 라느와는 가족의 곁으로 돌아가는 거야. 모든 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어
캐터필러:
이 사람은 규칙에 충실한 것뿐이야. 이 또한 규칙에 맞는 결과고
노아유:
자, 마물. 이제 넌 체포됐어. 다들 같이 메로피드 요새로 가줘야겠어. 물론 저 꼬마도 함께 말이야
페이몬:
뭐? 하지만 방금…
노아유:
마물과 거래할 사람이 어딨어? 저 마물의 입에서 나온 말이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사악한 주술이 아니라고 누가 보장할 수 있는데?
노아유:
난 더 이상 속지 않아. 그냥 내 규칙에 따라 행동하기로 했어. 문서가 분실됐다고? 그럼 메로피드 요새에 평생 있으면 되겠네
여행자:
당신에게 심판을 건너뛸 권리는 없어요
노아유:
그 점을 강조하고 싶다면 제소장에 명시해 주지. 하지만 그전까지 너희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어
몽그리니:
…어서 와
몽그리니:
제소장이라면 이미 노아유가 작성해 뒀어. 하지만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조용히 지내는 게 좋을 거야
몽그리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노아유를 건드리면 안 된다는 소리지만
몽그리니:
규칙을 잘 지키는 동료가 생겨서 업무 스트레스가 줄어들 줄 알았는데… 노아유가 온 뒤로 오히려 더 바빠졌어
몽그리니:
아… 진짜 쉬고 싶다. 나타에서 휴가를 보내면 얼마나 좋을까
페이몬:
여행자, 지금은 그런 말 할 때가 아니잖아! 라느와 일행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네…
몽그리니:
「엄격한 감시」를 받고 있어. 같은 대우를 받고 싶지 않으면 얌전히 지내는 게 좋아
페이몬:
왜 네가 여깄어?
에티앙:
그래, 왜 내가 여기 있어야 하는 거지?
에티앙:
노아유의 말에 따르면 「실수를 만회할 기회」라나 뭐라나. 난 그 녀석의 선배라고. 후배 주제에 나한테 명령을 하려 들다니
여행자:
그럼 왜 여기 있는 거예요?
에티앙:
「실수를 만회하러」 온 거지, 뭐
페이몬:
왜 전혀 안 놀라는 거야? 전부터 캐터필러… 음, 그 녀석의 정체를 알고 있었어?
에티앙:
그 녀석이 우리 중 그 누구보다도 여기 오래 있었다는 것만 알고 있었지
에티앙:
그 외에 다른 것들이 정말 중요할까? 겉으로 보기에도, 말하는 것도 평범한 인간과 다를 바 없잖아. 오히려 괜찮은 말동무라고 봐야겠지
에티앙:
아마 내겐 겉모습보다 본질이 더 중요해서 그런 걸지도 몰라
에티앙:
어쨌든 캐터필러를 찾으러 온 거라면 저기 안에 있어
페이몬:
라느와는? 라느와도 캐터필러랑 같이 있어?
에티앙:
라느와는 서류를 쓰러 갔어. 금방 돌아올 테니까 걱정 마
페이몬:
알겠어. 그럼 일단 캐터필러부터… 뭐가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자…
캐터필러:
너희들까지 휘말리게 해서 미안해. 라느와를 가족 곁으로 돌려보내고 혼자 돌아올 생각이었는데, 계획이 완전히 실패한 것 같네
여행자:
묻고 싶은 게 많아
캐터필러:
그럴 것 같아
페이몬:
넌… 캐터필러가 맞는 거지?
캐터필러:
응
페이몬:
그럼, 음… 넌 츄츄족이야?
캐터필러:
응
페이몬:
하지만 츄츄족은 지성이 없잖아? 게다가 전의 그 캐터필러는 평범한 꼬마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걸. 으… 어느 쪽이 진짜 모습인지 헷갈려…
페이몬:
전에 병 때문에 그 모습이 됐다고 했지? 누구든 다른 사람들한테 알리고 싶지 않은 비밀이 있다는 건 알아…. 게다가 넌 라느와한테도 무척 잘해줬고, 라느와도 널 신뢰하고…
페이몬:
하지만 네가 인간이 아니라… 츄츄족이라면…
캐터필러:
날 신뢰할 수 없다는 거네
페이몬:
음…
여행자:
노아유가 물었던 질문의 답을 알고 싶어
캐터필러:
솔직하게 대답할게
여행자:
언제 메로피드 요새에 온 거야?
캐터필러:
400년도 더 전에
페이몬:
4, 400년?! 여기 오래 있었다고 하길래 삼사 년 정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페이몬:
400년이면 벌써 몇 세대가 지나간 거지? 아… 참, 넌 츄츄족이었지…
여행자:
어떤 죄를 저지른 거야?
캐터필러:
역사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면 알지도 모르겠네…. 난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멤버야. 주인님의 계획에 협력한 죄로 유죄 판결을 받게 됐지
캐터필러:
종말의 예언… 내 주인님은 자신이 파멸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믿으셨어. 그리고 우린 그것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지. 그건 위대한 마법이자, 사악한 계획이었어…
캐터필러: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게 중요치 않아. 계획은 실패했고 「수선화 십자 결사회」는 실질적으로 더는 존재하지 않지. 폰타인이 파멸할지 말지도 더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 되어버렸고
여행자:
그 주인님이라는 게 대체 누군데?
캐터필러:
나르치센크로이츠, 위대한 마법사지. 내게 인간의 언어를 가르쳐 주시고 기억과 지혜도 전수해 주신 주인님이야
페이몬: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정말 존재하는 걸까? 음… 하지만 확실히 캐터필러는 겉모습을 제외하면 평범한 사람과 다를 게 없는 것 같아…
캐터필러:
과거의 사소한 부분들은 잊혀 가는 기억에 따라 흐릿해졌지만, 이 기억만은 유난히 생생해…
캐터필러:
아주 오래전의 일이었어. 그때의 난 다른 사람 눈에 비치는 내 모습을 자유롭게 바꿀 수 없었지
캐터필러:
화려한 복장이나 남루한 옷을 입은 다양한 사람들은 호기심을 보이기도 하고 경멸을 내비치기도 했어. 하지만 그들의 질문은 같았지
캐터필러:
「츄츄족이 정말 말을 할 수 있다고?」 「츄츄족에게 정말 지성이 있다고?」
캐터필러:
그러자 나의 주인님은 수선화 십자의 성검을 높이 들어 올리셨어. 의식에 사용하는 검이라 날카롭진 않았지만, 햇빛을 받아 밝게 빛났지
캐터필러:
「보아라」 주인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 「이리 추악한 마물조차 수선화 십자 화신인 이 몸의 힘을 통해 지혜와 속죄의 기회를 얻을 수 있나니」
캐터필러:
난 주인님의 작품이었어. 수선화 십자의 힘의 증거로서 결사회를 위해 검을 든 적도 있지
캐터필러:
하지만 성검도 주인님의 실패와 파멸의 운명을 막지 못했어. 신기한 마법 도구들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됐지
캐터필러:
그러니까 나처럼 사람의 탈을 쓴 마물이 더 생길 일은 없을 거야
여행자:
왜 라느와를 도운 거야?
캐터필러:
그건 「연민」 때문이었어…
캐터필러:
다른 사람들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을 바꾸는 방법을 배우게 된 것처럼, 인간성을 가질 순 없어도 흉내 낼 순 있었지
페이몬: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
캐터필러:
여행자, 페이몬. 너희들은 선하고 자비로운 품성을 타고났어. 그러니 왜 남을 도와야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없을 거야.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캐터필러:
봐, 많은 일들은 사실 결과적으로는 별 차이가 없어. 라느와가 메로피드 요새가 아니라 가족들 곁에 돌아가야 한다는 건 우리 모두가 동의하는 사실이지. 그래서 라느와를 도운 거고
캐터필러:
너희의 행동은 타고난 선의에서 비롯됐어. 쓸데없는 고민이나 계산이 필요하지 않지. 하지만 난… 이편이 좀 더 인간다워 보여서 그렇게 행동했을 뿐이야
캐터필러:
웃기지 않아? 난 결코 진정한 인간이 될 수 없는데도 인간 흉내를 멈출 수 없더라
캐터필러:
꼭 「속죄」하는 것처럼… 인간의 법대로라면, 내 속죄는 오래전에 끝났어야 해. 하지만 인간이라면… 진정한 인간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캐터필러:
아마 자신이 저지른 잘못과 타인에게 준 상처, 구하지 못한 사람과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을 영원히 용서할 수 없겠지…
캐터필러:
그러니 내 속죄가 끝나는 날 같은 건 영원히 와선 안 돼. 난 영원한 나만의 죄수로 남을 거야
여행자: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야?
캐터필러:
라느와를 가족들에게 돌려보내줘야지
페이몬:
응? 하지만… 지금은 메로피드 요새는커녕, 저 문을 나서는 것도 어렵지 않을까?
캐터필러:
약속했으니까… 반드시 지켜야 해. 라느와는 더 이상 여기 있으면 안 돼. 특히 내 곁엔 더더욱
캐터필러:
지오드 갱도… 위험한 길이지만 충분히 가능성 있어
페이몬:
지오드 갱도… 맞아, 전에 클라인즈가 갱도에 외부와 연결된 틈이 있다고 했어…
페이몬:
그래서 교도관이 클라인즈한테 바다 침식 균열에 쓰는 것과 같은 봉쇄 장치를 설치해 달라고 부탁했었지
여행자: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고 하던데…
페이몬:
으엑, 분명 좋은 물건은 아닐걸! 정말 그쪽으로 가려고? 그쪽의 연구 단말기는 두 사람이 동시에 조작해야 하는 걸로 기억하는데
페이몬:
라느와는 키가 작으니까 조작하기 어려울 거야…
페이몬:
여행자, 우리가 도와주는 게 어때?
페이몬:
응!
여행자:
그리고 결사회에 대해서도 궁금한 게 있어…
캐터필러:
메로피드 요새는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역사 얘기를 하기에 적합한 곳이 아니라고 생각해
페이몬:
그건 라느와를 가족에게 돌려보낸 후에 얘기하자…. 지금은 일단 여기서 벗어날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어. 그리고 우선 라느와랑 합류부터 해야지
캐터필러:
문은 에티앙이 열어줄 거야. 하지만 에티앙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계가 있어…
페이몬:
에티앙은 입구 쪽에 있겠지? 가서 물어보자!
페이몬:
음… 일단 문부터 두드려볼까?
무푸알:
…가려고?
페이몬:
엥? 에티앙이 아니잖아!
무푸알:
에티앙은 다른 일이 있어서 내가 대신 맡게 됐어. 휴… 사람들이 나도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걸 언제쯤 알게 될까!
페이몬:
아… 그, 그럼 우리 나가도 돼?
무푸알:
안 될 건 없지만… 밖은 무척 위험해. 얼마나 위험하냐면, 신입 교도관의 정신 상태만큼 위험하지…
무푸알:
노아유는 제정신이 아니라니까. 난 이렇게 많은 경비 장치를 작동시킬 수 있는 것도 처음 알았어! 게다가 노아유의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이 있을 줄이야…. 물론 그들이 진심으로 그러는 건지는 또 모르지
무푸알:
떠날 거면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게 좋아…. 다신 돌아오지 말라는 얘기야
페이몬:
하지만 라느와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데…
라느와:
나 왔어! 방금 무푸알 아저씨가 데려다줬어
캐터필러:
그럼 더 지체하지 말자. 라느와, 지난번 게임은 아쉽게도 사악한 마법사에게 지고 말았지만 다시 도전할 준비는 됐겠지?
라느와:
새로운 게임이야? 아니면 새로운 모험? 난 준비됐어! 이번에는 사악한 마법사한테 절대 잡히지 말아야지…
페이몬:
다 준비한 모양이네. 여행자, 넌 어때?
여행자:
준비 끝났으니까 출발하자
캐터필러:
도와줘서 고마워
여행자:
잠깐 준비 좀 할게
캐터필러:
얼마든지
무푸알:
이제 가려고?
무푸알:
이제 가려고?
여행자:
네
무푸알:
조심해서 가
여행자:
아직이요
무푸알:
사고는 치지 마…. 지금 얘기해 봤자 늦은 것 같긴 하지만
페이몬:
여기가 지오드 갱도야? 전에 들어보긴 했지만, 상상했던 거랑은 뭔가 다르네…
라느와:
우와——엄청 예쁜 돌멩이다! 이게 다 보석이야?
캐터필러:
이건 「아르케 광석」이야. 폰타인 과학원에 사고가 발생한 후로 채굴 작업이 중단됐지
페이몬:
…너무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겠어
페이몬:
역시 여기도 연구 단말기가 있네. 음… 옆에 노트가 놓여있는 거 같은데? 클라인즈가 남긴 걸까? 빨리 읽어보자!
페이몬:
이게 클라인즈가 말한 「깜짝 선물」인 걸까…. 그냥 깜짝이지 선물은 무슨!
페이몬:
음… 앞의 연구 단말기를 활성화하려면 이동식 에너지 저장 장치가 필요해. 하지만 에너지 저장 장치를 휴대하고 다니면 에너지 도둑한테 추격당할 위험이 있어…
페이몬:
에너지 도둑이랑 겨루는 수밖에 없겠네!
페이몬:
그, 그렇다고 전부 클라인즈 탓은 아니잖아…
라느와:
여행자 오빠, 페이몬 언니. 달리기 시합하러 가는 거야? 파이팅!
페이몬:
어쨌든 여기에 있는 연구 단말기는 캐터필러랑 라느와한테 부탁 좀 할게. 저 앞은 우리한테 맡겨
캐터필러:
주변 경계는 나한테 맡겨. 너희도 조심하고
페이몬:
엥?! 또 닫혔잖아!
페이몬:
고장 난 걸까? 이번엔 적어도 폭발하지는 않겠지…
캐터필러:
누군가가 쫓아온 걸지도 몰라…
페이몬:
그, 그럼 돌아가서 확인해 보는 게 어때?
노아유: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군
노아유:
너희들은 악이고, 난 정의야…. 경비 장치가 없어도 너희가 도망가게 놔 둘 순 없어…
노아유:
순순히 항복해라!
노아유:
저 녀석은… 저 녀석은 그저 마물일 뿐이잖아! 대체 왜 너희는 저 마물을 돕는 거지? 왜 다른 사람들까지 저 마물을 돕는 거냐고?
라느와:
캐터 오빠는 마물이 아냐! 왜… 왜 사악한 마법사는 캐터 오빠를 마물이라고 부르는 거야…
라느와:
엄마가 메로피드 요새를 떠난 뒤로 캐터 오빠는 나한테 계속 잘해줬어. 캐터 오빠는 거짓말 같은 거 안 해…
라느와:
다른 사람들도 친절하지만… 캐터 오빠처럼 나한테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은 없었어…
라느와:
그러니까 캐터 오빠를 마물이라고 부르는 건 용서 못 해!
노아유:
왜지? 악은 정의를 이길 수 없을 텐데…
에티앙:
정의니, 악이니 여기 그런 게 어딨어?
페이몬:
에티앙! 너까지 오다니!
에티앙:
거참, 미안하게 됐네
에티앙:
저 녀석이 마음대로 작동시킨 경비 장치를 회수하느라 애 좀 먹었어. 이건 뭐 원칙도 어기고 규정까지 위반해 버렸네
에티앙:
이젠 네가 벌을 받아야 할 차례야. 이만 돌아가자
에티앙:
너희는… 떠나려거든 지금이 마지막 기회야. 휴, 이 녀석이 큰 소란을 피워댔으니 또 무슨 일이 생길지도?
에티앙:
물론 아무 일 없을 수도 있어
캐터필러:
감사합니다
에티앙:
정말 고마우면 다신 들어오지 마
이후, 에티앙의 도움으로 다시 통로를 열었다…
페이몬:
드디어 나갈 수 있다…. 이제 다른 문제는 없겠지? 휴… 또 문제 생기기 전에 빨리 가자!
라느와:
또 메로피드 요새를 떠나는 거야? 나중에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여행자:
밖에서 나쁜 짓을 하면 다시 오게 될지도 몰라
라느와:
그럼 난…
페이몬:
어이! 돌아오려고 일부러 나쁜 짓을 저지르면 안 돼!
라느와:
그럼, 안녕. 메로피드 요새야
캐터필러:
너희들까지 휘말리게 해서 미안해. 라느와를 가족 곁으로 돌려보내고 혼자 돌아올 생각이었는데, 계획이 완전히 실패한 것 같네
여행자:
묻고 싶은 게 많아
캐터필러:
그럴 것 같아
페이몬:
넌… 캐터필러가 맞는 거지?
캐터필러:
응
페이몬:
그럼, 음… 넌 츄츄족이야?
캐터필러:
응
페이몬:
하지만 츄츄족은 지성이 없잖아? 게다가 전의 그 캐터필러는 평범한 꼬마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걸. 으… 어느 쪽이 진짜 모습인지 헷갈려…
페이몬:
전에 병 때문에 그 모습이 됐다고 했지? 누구든 다른 사람들한테 알리고 싶지 않은 비밀이 있다는 건 알아…. 게다가 넌 라느와한테도 무척 잘해줬고, 라느와도 널 신뢰하고…
페이몬:
하지만 네가 인간이 아니라… 츄츄족이라면…
캐터필러:
날 신뢰할 수 없다는 거네
페이몬:
음…
여행자:
노아유가 물었던 질문의 답을 알고 싶어
캐터필러:
솔직하게 대답할게
여행자:
언제 메로피드 요새에 온 거야?
캐터필러:
400년도 더 전에
페이몬:
4, 400년?! 여기 오래 있었다고 하길래 삼사 년 정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페이몬:
400년이면 벌써 몇 세대가 지나간 거지? 아… 참, 넌 츄츄족이었지…
여행자:
어떤 죄를 저지른 거야?
캐터필러:
역사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면 알지도 모르겠네…. 난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멤버야. 주인님의 계획에 협력한 죄로 유죄 판결을 받게 됐지
페이몬:
「수선화 십자 결사회」… 들어본 적 있어!
캐터필러:
지금까지 결사회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어…
캐터필러:
종말의 예언… 내 주인님은 자신이 파멸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믿으셨어. 그리고 우린 그것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지. 그건 위대한 마법이자, 사악한 계획이었어…
캐터필러: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게 중요치 않아. 계획은 실패했고 「수선화 십자 결사회」는 실질적으로 더는 존재하지 않지. 폰타인이 파멸할지 말지도 더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 되어버렸고
여행자:
그 주인님이라는 게 대체 누군데?
캐터필러:
나르치센크로이츠, 위대한 마법사지. 내게 인간의 언어를 가르쳐 주시고 기억과 지혜도 전수해 주신 주인님이야
페이몬: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정말 존재하는 걸까? 음… 하지만 확실히 캐터필러는 겉모습을 제외하면 평범한 사람과 다를 게 없는 것 같아…
캐터필러:
과거의 사소한 부분들은 잊혀 가는 기억에 따라 흐릿해졌지만, 이 기억만은 유난히 생생해…
캐터필러:
아주 오래전의 일이었어. 그때의 난 다른 사람 눈에 비치는 내 모습을 자유롭게 바꿀 수 없었지
캐터필러:
화려한 복장이나 남루한 옷을 입은 다양한 사람들은 호기심을 보이기도 하고 경멸을 내비치기도 했어. 하지만 그들의 질문은 같았지
캐터필러:
「츄츄족이 정말 말을 할 수 있다고?」 「츄츄족에게 정말 지성이 있다고?」
캐터필러:
그러자 나의 주인님은 수선화 십자의 성검을 높이 들어 올리셨어. 의식에 사용하는 검이라 날카롭진 않았지만, 햇빛을 받아 밝게 빛났지
캐터필러:
「보아라」 주인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 「이리 추악한 마물조차 수선화 십자 화신인 이 몸의 힘을 통해 지혜와 속죄의 기회를 얻을 수 있나니」
캐터필러:
난 주인님의 작품이었어. 수선화 십자의 힘의 증거로서 결사회를 위해 검을 든 적도 있지
캐터필러:
하지만 성검도 주인님의 실패와 파멸의 운명을 막지 못했어. 신기한 마법 도구들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됐지
캐터필러:
그러니까 나처럼 사람의 탈을 쓴 마물이 더 생길 일은 없을 거야
여행자:
왜 라느와를 도운 거야?
캐터필러:
그건 「연민」 때문이었어…
캐터필러:
다른 사람들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을 바꾸는 방법을 배우게 된 것처럼, 인간성을 가질 순 없어도 흉내 낼 순 있었지
페이몬: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
캐터필러:
여행자, 페이몬. 너희들은 선하고 자비로운 품성을 타고났어. 그러니 왜 남을 도와야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없을 거야.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캐터필러:
봐, 많은 일들은 사실 결과적으로는 별 차이가 없어. 라느와가 메로피드 요새가 아니라 가족들 곁에 돌아가야 한다는 건 우리 모두가 동의하는 사실이지. 그래서 라느와를 도운 거고
캐터필러:
너희의 행동은 타고난 선의에서 비롯됐어. 쓸데없는 고민이나 계산이 필요하지 않지. 하지만 난… 이편이 좀 더 인간다워 보여서 그렇게 행동했을 뿐이야
캐터필러:
웃기지 않아? 난 결코 진정한 인간이 될 수 없는데도 인간 흉내를 멈출 수 없더라
캐터필러:
꼭 「속죄」하는 것처럼… 인간의 법대로라면, 내 속죄는 오래전에 끝났어야 해. 하지만 인간이라면… 진정한 인간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캐터필러:
아마 자신이 저지른 잘못과 타인에게 준 상처, 구하지 못한 사람과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을 영원히 용서할 수 없겠지…
캐터필러:
그러니 내 속죄가 끝나는 날 같은 건 영원히 와선 안 돼. 난 영원한 나만의 죄수로 남을 거야
여행자: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야?
캐터필러:
라느와를 가족들에게 돌려보내줘야지
페이몬:
응? 하지만… 지금은 메로피드 요새는커녕, 저 문을 나서는 것도 어렵지 않을까?
캐터필러:
약속했으니까… 반드시 지켜야 해. 라느와는 더 이상 여기 있으면 안 돼. 특히 내 곁엔 더더욱
캐터필러:
지오드 갱도… 위험한 길이지만 충분히 가능성 있어
페이몬:
지오드 갱도… 맞아, 전에 클라인즈가 갱도에 외부와 연결된 틈이 있다고 했어…
페이몬:
그래서 교도관이 클라인즈한테 바다 침식 균열에 쓰는 것과 같은 봉쇄 장치를 설치해 달라고 부탁했었지
여행자: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고 하던데…
페이몬:
으엑, 분명 좋은 물건은 아닐걸! 정말 그쪽으로 가려고? 그쪽의 연구 단말기는 두 사람이 동시에 조작해야 하는 걸로 기억하는데
페이몬:
라느와는 키가 작으니까 조작하기 어려울 거야…
페이몬:
여행자, 우리가 도와주는 게 어때?
페이몬:
응!
여행자:
그리고 결사회에 대해서도 궁금한 게 있어…
캐터필러:
메로피드 요새는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역사 얘기를 하기에 적합한 곳이 아니라고 생각해
페이몬:
그건 라느와를 가족에게 돌려보낸 후에 얘기하자…. 지금은 일단 여기서 벗어날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어. 그리고 우선 라느와랑 합류부터 해야지
캐터필러:
문은 에티앙이 열어줄 거야. 하지만 에티앙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계가 있어…
페이몬:
에티앙은 입구 쪽에 있겠지? 가서 물어보자!
페이몬:
음..? 에티앙이 어디로 간 거지?
무푸알:
에티앙은 다른 일이 있어서 내가 대신 맡게 됐어. 휴… 사람들이 나도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걸 언제쯤 알게 될까!
페이몬:
아… 그, 그럼 우리…
무푸알:
라느와를 데리고 여길 떠나려는 거지? 안 될 건 없지만…
무푸알:
밖은 무척 위험해. 얼마나 위험하냐면, 신입 교도관의 정신 상태만큼 위험하지…
무푸알:
노아유는 제정신이 아니라니까. 난 이렇게 많은 경비 장치를 작동시킬 수 있는 것도 처음 알았어! 게다가 노아유의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이 있을 줄이야…. 물론 그들이 진심으로 그러는 건지는 또 모르지
무푸알:
떠날 거면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게 좋아…. 다신 돌아오지 말라는 얘기야
페이몬:
응! 하지만… 제일 중요한 라느와가 어디 간 거지?
라느와:
나 왔어! 방금 무푸알 아저씨가 데려다줬어
무푸알:
맞아. 착하고 친절한 무푸알 아저씨가 에티앙의 근무를 대신할 때 라느와를 데려왔지
라느와:
착하고 친절한 무푸알 아저씨, 고마워!
캐터필러:
그럼 더 지체하지 말자. 라느와, 지난번 게임은 아쉽게도 사악한 마법사에게 지고 말았지만 다시 도전할 준비는 됐겠지?
라느와:
새로운 게임이야? 아니면 새로운 모험? 난 준비됐어! 이번에는 사악한 마법사한테 절대 잡히지 말아야지…
페이몬:
다 준비한 모양이네. 여행자, 넌 어때?
에티앙:
역시 자연의 바람이 더 상쾌하네. 안 그래?
에티앙:
아래쪽에는 환풍기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구역의 공기가 정체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단 말이야
에티앙:
격투기장의 환풍기는 꼭 노아유 같다니까. 그곳에 환풍기가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에게 고통을 선사해
에티앙: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라느와:
여행자 오빠, 페이몬 언니. 파이팅!
캐터필러:
여긴 우리한테 맡겨
캐터필러:
일단 교도관에게 먼저 물어보자
캐터필러:
라느와도 돌아왔으니까 언제든지 출발할 수 있어
라느와:
새로운 모험… 준비 다 됐어! 여행자 오빠, 빨리 가자. 이번엔 사악한 마법사한테 지지 않을 거야!
에티앙:
캐터필러를 찾는 거면 안에 있어. 라느와는 서류 작성을 끝내면 돌아올 거야

그 후…
캐터필러:
봐, 저곳이 네가 돌아가야 할 집이야. 아그네스가 얘기한 것처럼, 부드러운 바람이 산기슭과 꽃이 만발한 잔디밭을 스치고 있어
라느와:
저기야…? 엄마가 말한 거랑 똑같아…
캐터필러:
여행자, 페이몬. 라느와는 너희가 데려다줘
라느와:
그럼 캐터 오빠는? 캐터 오빠는 같이 안 가?
캐터필러:
난 힘들어서 여기서 좀 쉬고 있을게. 금방 갈 테니까 걱정 마
라느와:
그럼 나도 쉴래. 캐터 오빠가 다 쉬면 같이 가자
라느와:
여행자 오빠랑 페이몬 언니도 힘들지? 하지만 이곳엔 브랑도 울지 아저씨도 없네…
라느와:
…조금이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어졌어
페이몬:
어디로?
라느와:
그거야 물론 메로피드 요새지
페이몬:
라느와,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은 거야? 봐, 종점이 바로 눈앞에 있는걸. 종점에 도착하면 모험도 끝이야
페이몬:
그러고 보니 라느와의 가족과는 구면인 것 같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런저런 내용들이 맞아떨어져
전에 언쇼 할아버지를 도와 왕자와 공주, 용사를 되찾은 일을 설명했다…
페이몬:
언쇼 할아버지가 만든 타스 스튜는 엄청 맛있으니까, 라느와도 분명 좋아할 거야!
캐터필러:
라느와… 봐봐, 아그네스가 얘기한 것처럼 걱정할 필요 없어. 이만 집에 돌아가자, 언쇼 할아버지가 널 잘 보살펴 줄 거야
라느와:
그럼 캐터 오빠도 푹 쉬고 난 후에 나랑 같이 돌아가는 거야?
캐터필러:
라느와…
캐터필러:
라느와, 사람은 누구나 돌아가야 할 곳이 있어. 네가 집에 돌아온 것처럼 나도 내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야 해
라느와:
그럼… 그럼 나중에 다시 만날 수 있어? 이야기가 끝나면, 이야기의 캐릭터들은 사라지잖아…. 분명 서로 못 만났을 거야…
캐터필러:
그럴 리가, 라느와의 모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인걸. 아직 넓은 세상이 널 기다리고 있어
캐터필러:
잠시 이별하는 것뿐이니까, 우린 곧 다시 만나게 될 거야
라느와:
정말, 정말이지? 캐터 오빠가 거짓말을 한 적은 없지만, 그래도…
캐터필러:
라느와, 이야기 하나 해줄까?
캐터필러:
옛날옛날에… 한 견습 마법사가 있었어. 그는 둔한 학생이라, 마법 언어를 배우는 데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배나 되는 시간이 들었지
캐터필러:
하지만 명성이 자자한 그의 위대한 스승님은 제자의 어리석음을 걱정하지도, 나무라지도 않았어. 오히려 그의 성장을 칭찬하고, 심지어는 중요한 업무를 맡기기도 했지…
캐터필러:
그래서 그는 스승님의 지시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어. 그가 마법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한 사람이 다름 아닌 대마법사였으니까
캐터필러:
대마법사의 공방에는 작은 수조가 있었어. 어쩌면 어항이라고 부르는 게 더 정확할지도 몰라. 아무튼 대마법사는 그 어항에 작은 물고기를 길렀지
캐터필러:
어느 날, 물고기가 견습 마법사에게 말을 걸었어. 「이봐, 거기 멍청이. 나 좀 도와줘」
캐터필러:
견습 마법사는 깜짝 놀랐어. 대마법사를 제외한 이곳의 그 누구도, 어떤 생물체도 그에게 말을 건 적이 없었거든. 궁금해진 견습 마법사는 자기가 뭘 도울 수 있는지 물었지
캐터필러:
알고 보니 넓은 바다에서 살고 있던 물고기는 이곳에 온 후로 가족들과 헤어지게 됐어. 물고기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 봤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지
캐터필러:
「널 집에 데려다주고 싶긴 하지만, 스승님에게 외출 금지를 당했어…」 견습 마법사의 말에 물고기는 실망한 표정으로 수조의 구석으로 가더니,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캐터필러:
그러던 어느 날, 견습 마법사는 수조의 물고기가 사라진 걸 발견했어. 누가 물고기를 데려간 걸까? 누가 물고기를 집에 데려다준 걸까? 견습 마법사는 무척 궁금해졌어
캐터필러:
물고기가 사라진 수조는 어쩐지 허전했지. 넓은 바다는 대체 어떻게 생겼을까? 견습 마법사는 어느새 공방 밖의 세계를 상상하고 있었어…
라느와:
나중에는 어떻게 됐어? 견습 마법사는 분명 공방을 떠났을 거야!
라느와:
하지만 물고기… 물고기도 집에 돌아갔겠지? 바다는… 물이 엄청 많은 곳이잖아. 견습 마법사가 물고기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캐터필러:
남은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해줄게
라느와:
에엑——
캐터필러:
나만 이야기하는 건 재미없잖아
캐터필러:
나중에 다시 만날 때 내 이야기가 재미없으면, 라느와가 언쇼 할아버지한테 들은 얘기를 해줘
캐터필러:
언쇼 할아버지도 분명 너한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거야
라느와:
음… 그럼… 다음에 만날 때, 멋진 이야기를 잔뜩 준비해 둘게…
캐터필러:
나도 라느와의 이야기가 기대돼
캐터필러:
자, 그럼 이젠 집에 돌아갈 시간이야, 라느와. 잠시 이별하는 것뿐이니까, 우린 곧 다시 만나게 될 거야
라느와:
응… 캐터 오빠. 그럼… 다음에 봐!
라느와:
여행자 오빠, 페이몬 언니. 가자!
캐터필러:
봐, 저곳이 네가 돌아가야 할 집이야. 아그네스가 얘기한 것처럼, 부드러운 바람이 산기슭과 꽃이 만발한 잔디밭을 스치고 있어
라느와:
저기야…? 엄마가 말한 거랑 똑같아…
캐터필러:
여행자, 페이몬. 라느와는 너희가 데려다줘
라느와:
그럼 캐터 오빠는? 캐터 오빠는 같이 안 가?
캐터필러:
난 힘들어서 여기서 좀 쉬고 있을게. 금방 갈 테니까 걱정 마
라느와:
그럼 나도 쉴래. 캐터 오빠가 다 쉬면 같이 가자
라느와:
여행자 오빠랑 페이몬 언니도 힘들지? 하지만 이곳엔 브랑도 울지 아저씨도 없네…
라느와:
…조금이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어졌어
페이몬:
어디로?
라느와:
그거야 물론 메로피드 요새지
페이몬:
라느와,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은 거야? 봐, 종점이 바로 눈앞에 있는걸. 종점에 도착하면 모험도 끝이야
캐터필러:
저 오두막의 주인은 언쇼라고 불리는 선량한 사람이야. 라느와의 가족이기도 하지
캐터필러:
라느와, 봐. 걱정할 필요 없어. 이만 집으로 돌아가자, 언쇼 할아버지가 널 잘 보살펴 줄 거야
라느와:
그럼 캐터 오빠도 푹 쉬고 난 후에 나랑 같이 돌아가는 거야?
캐터필러:
라느와…
캐터필러:
라느와, 사람은 누구나 돌아가야 할 곳이 있어. 네가 집에 돌아온 것처럼 나도 내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야 해
라느와:
그럼… 그럼 나중에 다시 만날 수 있어? 이야기가 끝나면, 이야기의 캐릭터들은 사라지잖아…. 분명 서로 못 만났을 거야…
캐터필러:
그럴 리가, 라느와의 모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인걸. 아직 넓은 세상이 널 기다리고 있어
캐터필러:
잠시 이별하는 것뿐이니까, 우린 곧 다시 만나게 될 거야
라느와:
정말, 정말이지? 캐터 오빠가 거짓말을 한 적은 없지만, 그래도…
캐터필러:
라느와, 이야기 하나 해줄까?
캐터필러:
옛날옛날에… 한 견습 마법사가 있었어. 그는 둔한 학생이라, 마법 언어를 배우는 데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배나 되는 시간이 들었지
캐터필러:
하지만 명성이 자자한 그의 위대한 스승님은 제자의 어리석음을 걱정하지도, 나무라지도 않았어. 오히려 그의 성장을 칭찬하고, 심지어는 중요한 업무를 맡기기도 했지…
캐터필러:
그래서 그는 스승님의 지시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어. 그가 마법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한 사람이 다름 아닌 대마법사였으니까
캐터필러:
대마법사의 공방에는 작은 수조가 있었어. 어쩌면 어항이라고 부르는 게 더 정확할지도 몰라. 아무튼 대마법사는 그 어항에 작은 물고기를 길렀지
캐터필러:
어느 날, 물고기가 견습 마법사에게 말을 걸었어. 「이봐, 거기 멍청이. 나 좀 도와줘」
캐터필러:
견습 마법사는 깜짝 놀랐어. 대마법사를 제외한 이곳의 그 누구도, 어떤 생물체도 그에게 말을 건 적이 없었거든. 궁금해진 견습 마법사는 자기가 뭘 도울 수 있는지 물었지
캐터필러:
알고 보니 넓은 바다에서 살고 있던 물고기는 이곳에 온 후로 가족들과 헤어지게 됐어. 물고기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 봤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지
캐터필러:
「널 집에 데려다주고 싶긴 하지만, 스승님에게 외출 금지를 당했어…」 견습 마법사의 말에 물고기는 실망한 표정으로 수조의 구석으로 가더니,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캐터필러:
그러던 어느 날, 견습 마법사는 수조의 물고기가 사라진 걸 발견했어. 누가 물고기를 데려간 걸까? 누가 물고기를 집에 데려다준 걸까? 견습 마법사는 무척 궁금해졌어
캐터필러:
물고기가 사라진 수조는 어쩐지 허전했지. 넓은 바다는 대체 어떻게 생겼을까? 견습 마법사는 어느새 공방 밖의 세계를 상상하고 있었어…
라느와:
나중에는 어떻게 됐어? 견습 마법사는 분명 공방을 떠났을 거야!
라느와:
하지만 물고기… 물고기도 집에 돌아갔겠지? 바다는… 물이 엄청 많은 곳이잖아. 견습 마법사가 물고기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캐터필러:
남은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해줄게
라느와:
에엑——
캐터필러:
나만 이야기하는 건 재미없잖아
캐터필러:
나중에 다시 만날 때 내 이야기가 재미없으면, 라느와가 언쇼 할아버지한테 들은 얘기를 해줘
캐터필러:
언쇼 할아버지도 분명 너한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거야
라느와:
음… 그럼… 다음에 만날 때, 멋진 이야기를 잔뜩 준비해 둘게…
캐터필러:
나도 라느와의 이야기가 기대돼
캐터필러:
자, 그럼 이젠 집에 돌아갈 시간이야, 라느와. 잠시 이별하는 것뿐이니까, 우린 곧 다시 만나게 될 거야
라느와:
응… 캐터 오빠. 그럼… 다음에 봐!
라느와:
여행자 오빠, 페이몬 언니. 가자!
언쇼:
오! 너희들이구나. 그리고 이 꼬마는…
언쇼:
이상하다… 이 아이, 어쩐지…
페이몬과 여행자는 캐터필러에게서 들은 아그네스의 이야기를 언쇼에게 전했고, 라느와도 앳된 말투로 두어 마디 보탰다…
언쇼:
그랬던 거였구나… 바보 같은 녀석은… 이미…
라느와:
엄마는 메로피드에 없는데, 여기에도 없는 거예요?
언쇼:
그래. 여기가 싫어서 떠난 후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단다
라느와:
왜요? 여긴 엄마가 좋아하는 것들이 잔뜩 있잖아요
라느와:
왕자랑 공주, 그리고 용사까지. 한눈에 알아봤어요
라느와:
엄마는 스스로 변덕이 심하다고 했어요. 그래서 아빠… 아니, 외할아버지한테 한참이나 떼를 써서 겨우 강아지를 키울 수 있게 됐다고 했죠. 강아지를 꾸미는 건 재밌고 즐거웠지만…
라느와:
곧 더 좋아하는 게 생겼고, 그래서 강아지가 자라는 걸 볼 수 없었다고 했어요
라느와:
엄마는 왜 안 오는 걸까요? 엄마가 돌아오지 않으면, 나도 곧 다 자라 버릴 텐데
라느와:
정말? 더 좋아하는 게 생겨서 안 오는 건 아닐까…
라느와:
그럼 앞으로는 여기가 제 집이에요?
언쇼:
착한 아이구나, 맞아. 이제 여기가 네 집이란다…
라느와:
음… 타스 스튜 냄새가 나는 것 같아요!
언쇼:
먹고 싶은 만큼 마음껏 먹으렴
라느와:
…집에 돌아왔으니까, 캐터 오빠도 이제 기뻐할 거예요
언쇼:
캐터 오빠는… 지금까지 라느와를 돌봐준 그 아이 맞지? 괜찮다면 들어와서 잠시 쉬어 가라고 하렴
여행자:
캐터필러는 다른 할 일이 있어요
라느와:
맞아요, 캐터 오빠는 아는 게 많아서 다들 캐터 오빠한테 도움을 청하거든요
언쇼:
그래? 아쉽게 됐구나. 그럼 대신 말 좀 전해줄래? 언제든 이 집의 문은 항상 그 아이를 위해 열려있다고
언쇼:
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 아이도 집에 초대할 수 있으면 좋겠구나
여행자:
네, 대신 전해줄게요
페이몬:
응응, 우리한테 맡겨
라느와:
다음에 만나면 멋진 이야기를 잔뜩 들려줄 거라고 캐터 오빠랑 약속했어요…
언쇼:
음, 그럼 멋진 이야기를 많이 준비해 둬야겠구나. 캐터가 들려줄 이야기보다 백 배는 더 멋진 걸로 준비해야겠지?
라느와:
…좋아요! 백 배… 캐터 오빠가 깜짝 놀랄 만한 이야기로 준비해야지!
언쇼:
그땐 차를 마시고 디저트를 즐기면서 얘기를 나누자꾸나…
페이몬:
우여곡절 끝에 집에 돌아왔네. 라느와도 피곤할 테니까 우린 이제 가볼게
라느와:
여행자 오빠, 페이몬 언니. 벌써 가는 거야?
여행자:
우리도 우리만의 모험을 계속해야지
라느와:
알겠어… 나중에 내가 좀 더 크면 같이 모험해도 돼? 캐터 오빠도 같이!
여행자:
언젠가는 갈 수 있을지도 몰라
라느와:
응… 여행자 오빠, 페이몬 언니. 나중에 봐!
언쇼:
벌써 가려고? 착한 아이들아… 정말 고맙구나. 조심해서 가렴
페이몬:
여기 맞겠지? 저기…
언쇼:
음? 지나가는 등산객이니? 무슨 일 때문에 찾아온 거니?
언쇼:
이상하다… 이 아이, 어쩐지…
언쇼:
음… 아무것도 아니란다. 늙어서 헛것이 보이는 거겠지
페이몬:
믿기 힘들겠지만, 실은 이렇게 된 일이야…
페이몬과 여행자는 캐터필러에게서 들은 아그네스의 이야기를 노인에게 전한다. 라느와도 앳된 말투로 두어 마디 보태곤 했다…
언쇼:
그랬던 거였구나… 바보 같은 녀석은… 이미…
라느와:
엄마는 메로피드에 없는데, 여기에도 없는 거예요?
언쇼:
그래. 여기가 싫어서 떠난 후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단다
라느와:
왜요? 여긴 엄마가 좋아하는 것들이 잔뜩 있잖아요
라느와:
왕자랑 공주, 그리고 용사까지. 한눈에 알아봤어요
라느와:
엄마는 스스로 변덕이 심하다고 했어요. 그래서 아빠… 아니, 외할아버지한테 한참이나 떼를 써서 겨우 강아지를 키울 수 있게 됐다고 했죠. 강아지를 꾸미는 건 재밌고 즐거웠지만…
라느와:
곧 더 좋아하는 게 생겼고, 그래서 강아지가 자라는 걸 볼 수 없었다고 했어요
라느와:
엄마는 왜 안 오는 걸까요? 엄마가 돌아오지 않으면, 나도 곧 다 자라 버릴 텐데
라느와:
정말? 더 좋아하는 게 생겨서 안 오는 건 아닐까…
라느와:
그럼 앞으로는 여기가 제 집이에요?
언쇼:
착한 아이구나, 맞아. 이제 여기가 네 집이란다…
라느와:
음… 타스 스튜 냄새가 나는 것 같아요!
언쇼:
먹고 싶은 만큼 마음껏 먹으렴
라느와:
…집에 돌아왔으니까, 캐터 오빠도 이제 기뻐할 거예요
언쇼:
캐터 오빠는… 지금까지 라느와를 돌봐준 그 아이 맞지? 괜찮다면 들어와서 잠시 쉬어 가라고 하렴
여행자:
캐터필러는 다른 할 일이 있어요
라느와:
맞아요, 캐터 오빠는 아는 게 많아서 다들 캐터 오빠한테 도움을 청하거든요
언쇼:
그래? 아쉽게 됐구나. 그럼 대신 말 좀 전해줄래? 언제든 이 집의 문은 항상 그 아이를 위해 열려있다고
언쇼:
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 아이도 집에 초대할 수 있으면 좋겠구나
여행자:
네, 대신 전해줄게요
페이몬:
응응, 우리한테 맡겨
라느와:
다음에 만나면 멋진 이야기를 잔뜩 들려줄 거라고 캐터 오빠랑 약속했어요…
언쇼:
음, 그럼 멋진 이야기를 많이 준비해 둬야겠구나. 캐터가 들려줄 이야기보다 백 배는 더 멋진 걸로 준비해야겠지?
라느와:
…좋아요! 백 배… 캐터 오빠가 깜짝 놀랄 만한 이야기로 준비해야지!
언쇼:
그땐 차를 마시고 디저트를 즐기면서 얘기를 나누자꾸나…
페이몬:
우여곡절 끝에 집에 돌아왔네. 라느와도 피곤할 테니까 우린 이제 가볼게
라느와:
여행자 오빠, 페이몬 언니. 벌써 가는 거야?
여행자:
우리도 우리만의 모험을 계속해야지
라느와:
알겠어… 나중에 내가 좀 더 크면 같이 모험해도 돼? 캐터 오빠도 같이!
여행자:
언젠가는 갈 수 있을지도 몰라
라느와:
응… 여행자 오빠, 페이몬 언니. 나중에 봐!
언쇼:
벌써 가려고? 착한 아이들아… 정말 고맙구나. 조심해서 가렴
페이몬:
캐터필러… 지금 모습으로 언쇼와 라느와를 만나지 않을 거야? 정말 이대로 가도 괜찮겠어?
캐터필러:
라느와는 평범한 세상으로 돌아가 진짜 가족과 함께 살아가게 됐어. 좋은 결말인 셈이지
캐터필러:
그리고… 라느와는 금방 날 잊을 거야
페이몬:
그런 말 하지 마! 네가 라느와한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는 너도 알잖아. 라느와는 너희 둘의 약속을 기억할 거라구
페이몬:
네가 두 번 다시 라느와를 만나지 않는다면, 라느와는 분명 무척 슬퍼할 거야…
캐터필러:
아냐. 어린아이는 만남도, 이별도 금방 잊어. 그래야만 성장할 수 있거든
캐터필러:
난 단지 이야기의 등장인물일 뿐이야. 어쩔 땐 용자가 되기도 하고, 또 어쩔 땐 사악한 마물이 되기도 하는…
캐터필러:
환상 속 이야기는 과거의 추억으로만 남겨두자. 지금 라느와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 세계가 환상 속 이야기보다 훨씬 훌륭하니까
캐터필러:
여행자, 페이몬. 고마워
캐터필러:
전에도 얘기했지만, 역사 이야기에 어울리는 수선화 십자 결사회라는 곳이 있어…
페이몬:
듣기만 해도 되게 신비한 장소 같아…. 근데 어디 있는데? 어떻게 해야 갈 수 있어?
캐터필러:
확실히 신비한 곳이긴 해. 몇백 년 동안 바깥세상은 많은 것이 변했으니… 수선화 십자 결사회로 향하는 통로를 다시 찾아야 할지도 몰라
페이몬:
그럴 수가… 그래도 우린 경험이 풍부한 모험가니까 역사적인 유적도, 비밀 장소도 두렵지 않다고
페이몬:
분명 찾을 수 있을 거야!
페이몬:
캐터필러… 지금 모습으로 언쇼와 라느와를 만나지 않을 거야? 정말 이대로 가도 괜찮겠어?
캐터필러:
라느와는 평범한 세상으로 돌아가 진짜 가족과 함께 살아가게 됐어. 좋은 결말인 셈이지
캐터필러:
그리고… 라느와는 금방 날 잊을 거야
페이몬:
그런 말 하지 마! 네가 라느와한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는 너도 알잖아. 라느와는 너희 둘의 약속을 기억할 거라구
페이몬:
네가 두 번 다시 라느와를 만나지 않는다면, 라느와는 분명 무척 슬퍼할 거야…
캐터필러:
아냐. 어린아이는 만남도, 이별도 금방 잊어. 그래야만 성장할 수 있거든
캐터필러:
난 단지 이야기의 등장인물일 뿐이야. 어쩔 땐 용자가 되기도 하고, 또 어쩔 땐 사악한 마물이 되기도 하는…
캐터필러:
환상 속 이야기는 과거의 추억으로만 남겨두자. 지금 라느와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 세계가 환상 속 이야기보다 훨씬 훌륭하니까
캐터필러:
여행자, 페이몬. 고마워
캐터필러:
전에도 얘기했지만, 역사 이야기에 어울리는 수선화 십자 결사회라는 곳이 있어…
페이몬:
앗, 전에 가본 적 있어!
캐터필러:
그럼 길 찾는 수고는 덜 수 있겠다. 빨리 출발하자
페이몬:
응!
언쇼:
너희는… 여행자, 그리고 페이몬?
페이몬:
응! 언쇼 할아버지한테 긴히 전해야 할 말이 있는데… 나중에 다시 얘기해 줄게!
언쇼:
무슨 소식인데 그리 비밀스럽게 구는 게냐? 알겠다, 기다리고 있으마
언쇼:
등산객이니? 혹시 내가 도울 일이라도 있을까?
페이몬:
음… 우리는… 아니, 나중에 다시 얘기해!
언쇼:
도움이 필요하면 억지로 버티지 말고 얘기하렴
캐터필러:
라느와를 집에 데려다주는 일은 너희에게 맡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