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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한 지혜의 축제 제3막
모이고 흩어지는 사람들
시간이 흘렀다. 아라브는 납치 사건 조사를 마쳤을까?
아라브:
왔구나. 심문이 방금 막 끝나서 너희한테 소식 전할 사람을 보내려던 참이었어
페이몬:
알아낸 게 있는 거야?
아라브:
뭐랄까, 예상치 못한 일들이 있었지
아라브:
납치를 계획하던 용병들은 생각보다 빨리 잡혔어. 사카인 씨로 위장한 사람이 나타나니까 금방 걸려들더라고
아라브:
문제는 심문을 마치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인데, 그 사람들을 고용한 사람이 사카인 씨의 아들인 것 같아
페이몬:
아들이 아버지를 납치하려고 했다고? 대체 왜?
아라브:
글쎄… 성에 잠입한 용병은 일부일 뿐이고, 성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일당도 꽤 많더라고
아라브:
인력을 더 투입해서 놈들을 한꺼번에 잡아들일 생각인데, 너희도 같이 갈래?
페이몬:
그래, 가서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봐야겠어
리와르:
형님, 또 누가 온 것 같습니다…
마자르:
이봐, 우리는 그저 돈 받고 시키는 대로 한 것뿐이라고. 사카인을 납치하라고 우릴 고용한 건 이쪽이야
???:
……
페이몬:
어떻게 된 거야? 누구한테 맞았길래 몰골이 이래?
마자르:
너희, 그 녀석들과 한패 아냐?
페이몬:
그 녀석들? 그게 누군데?
마자르:
날아다니는 꼬맹이가 다짜고짜 공격해 왔다고. 그 뒤로 또 녹색 옷을 입은 남자가 찾아오더니 우리에게 이것저것 물어봤지
아라브:
이미 다 알아냈어. 배후의 범인은 바로 여기, 사카인 씨의 아들 시와니야
아라브:
궁금한 게 있으면 지금 다 물어봐. 이따가 이 사람들을 아카데미아로 데려가서 심문할 거니까
페이몬:
왜 사람을 고용해서 사카인을 납치하려고 한 거야?
시와니:
흥, 몰라서 물어? 20년 동안 어디 숨어서 지내는 건지, 나는 안중에도 없더군
시와니:
더 열 받는 건 재산을 전부 아카데미아에 맡기더니 그걸 자기 마음에 드는 천재에게 물려주겠다고 계약까지 맺었다는 거야
시와니:
다 내 건데, 왜 다른 사람에게 양보해야 하지? 안 주겠다면 내가 직접 뺏어오면 그만이야
여행자:
설마…
시와니:
그래! 그 인간이 몰래 대회를 지켜보겠다고 했잖아?
시와니:
그럼 사람을 시켜서 그를 붙잡은 다음 계약서를 고치게 하면 그만이지. 아카데미아에서 동의를 안 해주면 내가 바로 사카인이 인정한 천재라고 말하게 할 거였다고!
여행자:
그래서 사카인 씨를 찾았어요?
시와니:
아니, 아주 잘 숨었더군. 어딘가에서 지금 내 꼴을 비웃고 있을지도 몰라
시와니:
난 20년 전부터 그 인간이 미쳤다고 생각했어. 미친 사람은 무슨 짓이든 하지…
여행자:
「통찰의 왕관」에 대해 알아요?
시와니:
통찰의 왕관? 그 인간이 아카데미아에 기증한 그 물건 말하는 거야?
시와니:
비싸다는 건 알고 있지. 그 왕관을 손에 넣기 위해 많은 재산을 팔아치웠으니까
시와니:
그걸 사들인 뒤부터 집에 귀신이 나온 적도 있어. 가끔 창고를 지나갈 때면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리곤 했지
시와니:
아카데미아에 기증하기 전엔 또 창고 안에서 몇 날 며칠 동안 그 왕관을 연구하기도 했어
시와니:
근데 그땐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어서 뭘 하든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지
페이몬:
제정신이 아니었다니, 어떻게 된 거야?
시와니:
어릴 때라 자세히 기억 안 나는데, 사막에 연구하러 갔다가 몇 년 동안 집에 안 들어왔던 것 같아
시와니:
나중에 돌아왔을 땐 아예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면서 밤낮없이 논문을 쓰더군
시와니:
대체 뭘 쓰는 건지 보러 갔다가 방에서 쫓겨났어. 그러곤 다 쓴 논문을 가지고 어디론가 또 나가더니 돌아오자마자 아카데미아와 계약을 맺었지
시와니: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부터 그 인간은 내 아버지가 아니라 사카인의 껍질을 쓴… 사막에서 온 마귀였던 거야
페이몬:
그런 말 하지 마! 듣기만 해도 소름 끼친다구!
시와니:
믿든 말든 알아서 해. 내가 아는 건 다 불었어. 대신 딱 하나만 부탁할게. 그 인간을 만나게 되면 한 마디만 전해줘——
시와니:
밖에서 얼마나 대단한 연구를 하든 당신은 내 눈엔 몹쓸 인간이었다고
아라브:
할 말 다 했나? 이제 가자고
아라브:
이번 사건의 주범은 모두 체포했어. 정보 고마워
아라브:
신경 쓰이는 게 더 있어?
여행자:
「통찰의 왕관」…
페이몬:
맞아, 알하이탐이 남긴 메모에도 언급됐었어…
아라브:
알하이탐 님도 이 사건을 지켜보고 계신다고?
아라브:
내 생각인데, 그 왕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주최 측에 말해서 대회를 중단하고 한번 조사해봐도 좋을 것 같아
페이몬:
맞는 말이야! 그럼 대회장으로 가서 카리나에게 이 일을 알리자!
페이몬:
카리나!
카리나:
후… 드디어 오셨군요
카리나:
계속 찾고 있었어요. 어디 가셨던 거예요? 3라운드가 이미 시작됐다구요
페이몬:
사카인을 노리는 녀석들을 잡으러 갔었어
페이몬:
아니지,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왕관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조사해 봐야겠어!
카리나:
문제가 있다뇨? 설마요
카리나:
20년 동안 대회를 열 때마다 사용했는데 전혀 문제없었어요. 어디서 들은 소식이죠?
여행자:
저희의 추측이에요
카리나:
중요한 일이니, 생각 좀 해볼게요…
카리나:
사실 3라운드가 시작되기 전에 이미 왕관을 마우티이마 숲에 뒀어요
카리나:
3라운드는 마우티이마 숲에서 왕관을 찾아서 지정된 장소에 두는 거예요. 제일 먼저 왕관을 배치하는 참가자가 4점을 얻게 돼요
카리나:
지금 참가자들의 점수가 크게 차이 나지 않으니, 제일 먼저 왕관을 배치하는 참가자가 최후의 승자가 되겠죠
카리나:
그러니 아주 치열할 거예요. 두 분이 도착하기 전에 끝날 수도 있어요…
여행자:
시도는 해봐야죠
카리나:
왕관의 위치를 표시해 둘게요. 지금 바로 현장에 가서 상황을 살펴봐주세요. 부디 아무 일 없길…
페이몬:
좋아! 바로 출발하자!
???:
드디어 왔구나…. 내 재산을 물려받고… 내 연구를 이어받을 자여
???:
자, 카베. 나한테 오거라…
카베:
…내 이름을 어떻게 아는 거지? 넌 도대체 누구야?
사카인:
내 이름은 사카인. 물론, 정확히 말하면 의식의 작은 조각에 불과하지
사카인:
참 기묘한 인연이군…. 널 보고 있으면 예전에 만난 그 사람이 떠올라. 하지만 넌 훨씬 강인하고 세상의 고통을 더 잘 아는구나. 넌 내 모든 걸 물려받을 자격이 충분해
사카인:
다들 처음 보는구나, 아이들아. 내가 이제부터 하는 말은 아주 중요하니 꼭 내 증인이 되어다오
사카인:
이번 학부 대항전에서 다들 훌륭한 활약을 보여줬다. 아카데미아에는 항상 인재가 넘치고, 너희 모두 특별한 존재지
사카인:
하지만 상속자를 한 명만 고르라고 하면, 카베, 널 고르겠다. 네가 우승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나와 아주 비슷한 성격을 가졌기 때문이지
카베:
…내가, 당신이랑?
사카인:
그래, 우린 모두 가엾은 이상주의자야. 그게 바로 우리가 느끼는 고통의 근원이지
사카인:
28년 전, 난 사막에 자리를 잡고 8년 동안 생활했다. 내가 그곳에서 뭘 봤는지 아나? 끊이지 않는 다툼과 죽음이었지
사카인:
물을 얻기 위한 다툼, 캐러밴에 대한 약탈, 백성들에 대한 착취, 하루도 멈춘 날이 없었지. 방사벽 밖의 세계는 내가 알던 것과는 전혀 다른 곳이었어
사카인:
난 내가 본 것들로 인해 너무나도 큰 고통을 느꼈고, 필사적으로 그들을 구원할 방법을 찾았지
카베:
그래서… 답을 찾은 건가?
사카인:
난 인론파 출신 학자이니, 인론파의 지식으로 답을 찾고자 했지
사카인:
난 역사를 연구하고 사회를 분석하면서 인간성에 대해 수많은 실험을 했어. 사막 깊은 곳에서 스스로를 「몰락한 학파」라고 칭하는 학자들과도 교류했지
사카인:
하지만 애초에 답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단다
사카인:
난 잘못을 어느 한쪽에 떠넘길 수 없었어. 죄악은 인간성 깊숙이 각인돼 있으니까. 인간성은 분쟁을 불러오고, 분쟁은 파멸을 초래하지. 그건 인간의 힘으로는 거스를 수 없는 필연적 흐름이야
사카인:
난 역사에서 교훈을 얻기 위해 연구했지만, 역사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 따윈 없었어. 결국 모든 건 더 나쁜 방향으로 흘러갈 테니까!
사카인:
내가 배운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알 수 없었어. 무거운 허무감에 난 더 이상 삶을 마주할 수 없었고, 그렇게 생을 마감하기로 했지
사카인:
하지만 우연한 기회로 내 일부 의식을 보존할 수 있는 왕관을 얻게 됐고, 난 내가 경험한 것들을 왕관에 기록한 다음 아카데미아에 내 재산 관리를 맡겼어
알하이탐:
역시, 아카데미아와 맺은 「계약」은 당신의 「유언」이었군
알하이탐:
하지만 이 세상에 대해 절망했으면서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지?
사카인:
아까도 말했지만, 난 인간성에 관한 수많은 실험을 했다. 이게 내 마지막 실험이라고 이해해도 좋아
사카인:
아카데미아에는 천재가 끊이지 않지. 보상이 높으면 인재가 나타나기 마련이니, 언젠간 인간성의 난제를 풀어 이 세상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사람을 기대하고 있어
알하이탐:
그러니까 당신이 원하는 상속자는 천재이면서 평범한 사람의 고통에 공감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거군. 그래야 인간성, 사회, 그리고 이 세상을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
카베:
……
알하이탐:
막대한 재산은 사람의 마음을 마비시켜 외부의 고통을 느낄 수 없게 한다는 생각, 해본 적 있어? 당신의 재산을 상속받는 이상주의자가 끝까지 버틸 거란 보장은 없어
사카인:
똑똑하군. 하지만 넌 내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나한텐 그것도 실험의 일부분이자 인간성에 대한 나의 고찰이거든
사카인:
상속자가 내 연구 때문에 고통받든, 허무한 쾌락에 빠져 살든, 내 연구는 한 단계 나아갈 것이야
사카인:
난 이 세상의 본질에 고통을 느끼고, 무거운 역사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끝내지 못한 내 연구에 아쉬움을 느끼지
사카인:
그러니 카베, 친애하는 아이야… 내게 도움을 다오
카베:
당신… 정말 모든 걸 나에게 맡길 생각이야?
사카인:
난 내 안목을 믿는다. 왕관을 쓰고 나 대신 이 길을 끝까지 걸어다오
카베:
이제 끝난 거겠지
페이몬:
카베…
타이나리:
괜찮아? 몸은 좀 어때?
카베:
난… 괜찮아… 윽…
카베:
고마워, 타이나리. 걱정 마
타이나리:
너무 무리하지 마
닐루:
카베 씨…
알하이탐:
카베 선수가 왕관을 깨뜨리긴 했지만, 그 전에 시합을 완료했죠
알하이탐:
규정에 따라 3라운드의 승자는 카베 선수가 되겠습니다. 총점을 봐도 이번 학부 대항전의 우승자가 되겠군요
알하이탐:
학부 대항전의 우승자, 그리고 사카인이 지정한 상속자로서, 카베 선수에게 사카인의 재산에 대한 상속권을 드립니다
알하이탐:
다시 한 번 묻지. 사카인의 모든 재산을 기증할 건가?
카베:
방금 말했잖아. 그가 이 세상을 별로라고 생각한다면, 그 재산으로 세상을 조금이라도 나은 곳으로 바꾸라고
카베:
부정만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어. 난 그와 달라
알하이탐:
좋아, 서기관으로서 이 일을 기록해두도록 하지
알하이탐:
재산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은 대회가 끝나면 현자가 직접 너와 얘기할 거야
카베:
…알았어
카베:
그 사람의 연구가 옳은 건지는 나도 몰라. 어떻게 완료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카베:
내가 아는 건, 여기서 끝내야 다른 참가자들이 고통받지 않을 거라는 거야
카베:
이번이 마지막은 아닐 테니 앞으로도 많은 사람이 참가할 거고… 미래의 학자들이 이 대회를 이어 나가겠지
카베:
사카인의 말은 고통스러울 뿐이야. 그러니… 여기서 멈춰야 해. 더 이상 퍼지게 둘 수 없어
카베:
우린 모두 학자야. 함부로 그의 관점을 뒤엎는 건 오만한 짓이지. 걱정 마, 그 책임은 내가 질 테니까
카베:
난 그걸로 됐어. 내가 할 수 있는 건… 딱 여기까지야
알하이탐:
……
알하이탐:
맞는 말이야. 그게 바로 사람들이 갈망하지만, 감히 실천하지 못하는 정의와 이상이지
알하이탐:
내 눈엔 여전히 가소롭지만. 넌 네 문제를 알아챘으면서도 자존심 때문에 인정하지 않았어
알하이탐:
그래도 너의 그런 관점은 시상대에서 말하기 딱 좋을 것 같군. 이번 대회의 조직 위원회를 대표해서 우승을 축하하지, 카베 선수
카베:
하? 됐거든? 그런 성의 없는 칭찬은 필요 없어!
카베:
그리고 지금은 논쟁할 때가 아니야. 내 관점이 아니라 대회 해설에나 집중하시지?
닐루:
축하해요, 카베 씨! 그럼 시상식 준비도 부탁드릴게요…
카리나:
왜 하필 이번 대회에…
페이몬:
알하이탐, 닐루, 혹시 다른 참가자들 못 봤어?
닐루:
못 봤는데, 아직 완료한 사람이 없거든…. 무슨 일 있어?
페이몬:
그 왕관, 뭔가 잘못된 것 같아…. 아! 알하이탐, 너라면 뭔가 알고 있지 않아?
알하이탐:
뭘 말하는 거지?
페이몬:
너어——됐어! 일단 왕관부터 찾고 물어보러 올게!
통찰의 왕관이 깨짐에 따라 모든 게 끝났다. 대회장으로 가서 카베를 위한 시상식에 참가하자
카리나:
참가자 여러분의 눈부신 활약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번 학부 대항전도 순조롭게 막을 내렸습니다!
카리나: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하신 카베 선수의 시상식이 있겠습니다
카리나:
원래는 카베 선수에게 왕관을 씌워드리고 상금을 지급할 예정이었는데요
카리나:
카베 선수께서 사카인 씨의 재산을 상속받고 전부 기부하셨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마르와:
사카인의 재산을… 기부했다고?
알라에:
그 많은 돈을 어떻게…
카리나:
카베 선수의 선행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많은 가정에 운명을 바꿀 기회를 주었습니다
카리나:
왕관과 상금이 없으니 시상식은 간소하게 진행하겠습니다. 하실 말씀이 있나요, 카베 선수? 저와 마찬가지로 다들 거액의 재산을 기부한 이유를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카베:
어… 이런 자리에서 무슨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우승해서 정말 기뻐요. 운이 좋아서였지만요
카베:
그 돈을 기부한 이유는… 사카인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뭐든 직접 겪어야 하니까요. 저도 그 사람도 함부로 결론 내릴 자격은 없어요
카베:
너무 복잡하고 무거운 얘기라 이 자리에서 얘기하지 않을게요. 다른 건… 뭐 더 없는 것 같네요. 이 정도만 할게요, 감사합니다
카리나:
아, 카베 선수, 잠시만요
카리나:
이번 시상식에 많은 부분이 생략되긴 했지만, 상품은 드려야죠. 이 한정판 일곱 성인의 소환 카드를 잘 받아주세요
카리나:
그리고——명예로운 우승 기록 역시 카베 선수 파일에 기록되었습니다. 앞으로 아카데미아에서 연구 프로젝트를 신청하실 때 현자님의 우대를 받게 될 거예요
카베:
네, 잘 받을게요. 연구 프로젝트는… 아무래도 좋아요
카리나:
그럼——시상식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카베 선수에게 다시 한번 뜨거운 박수 부탁드려요!
아이샤:
역시 이해가 안 돼. 그렇게 큰돈이 있다면 평생 놀고먹을 텐데
베시:
네가 천재의 생각을 이해할 만큼 유별나진 않다는 거지. 우린 학부 홍보전이나 계속 즐기러 가자고!
카베:
후——! 드디어 끝났네. 나 연설에 꽤 소질 있는 것 같지 않아? 엄청 피곤하긴 하지만…
페이몬:
대회 때문에 피곤한 거 아니야? 별로 기뻐 보이지 않네…. 그래도 우승했는데, 자랑스러워할 일이잖아!
카베:
그건 그래. 아… 맞다, 사이노가 한정판 카드 갖고 싶다고 했잖아. 그게 지금 내 손에 있다고!
페이몬:
사이노한테 팔려고? 희귀한 카드면 떼돈 벌 수 있을 거야!
카베:
팔기는. 내가 갖고 있어 봤자 쓸모도 없는데 그냥 주면 되지. 괜찮으면 너희가 대신 갖다줄래?
페이몬:
이봐, 이런 중요한 일은 직접 하라구! 같이 사이노한테 가보자!
카베:
엥? 좀 쉬려고 했는데… 으악! 내 머리카락 잡아당기지 마!
페이몬:
사이노, 뭘 그렇게 보고 있어?
사이노:
사카인에 대해서 생각 중이었어. 무슨 일이야?
카베:
자, 한정판 일곱 성인의 소환 카드야. 나보단 너한테 더 필요할 것 같아서
사이노:
…한정판 카드잖아. 정말 나 주겠다고?
카베:
그래, 내가 갖고 있어 봤자 쓸모도 없는데 뭐
사이노:
……
사이노:
무려 한정판 카드라고…. 카베, 무슨 문제라도 생겼어? 이런 식으로 도움을 청할 필요 없어. 말하면 내가 도와줄게
카베:
그런 뜻이 아니야! 내 문제는 내가 해결해. 이 카드랑은 상관없어
사이노:
좋아, 그럼 고맙게 받을게
사이노:
근데 아직 이 카드의 진정한 가치를 모르는 것 같으니, 그냥 받을 순 없어
사이노:
…이렇게 하자. 지난번 럭셔리 한정판 카드 가격으로 살게, 어때?
카베:
됐어, 카드 한 장이 뭐 얼마나 한다고
사이노:
최소 100만 모라야
카베:
얼마??
페이몬:
100만 모라?!
사이노:
너무 적은 것 같으면 좀 더 얹어줄게
카베:
카드 한 장에 100만 모라?! 근데 너 저번에 카드 게임 할 때도… 반짝거리는 비슷한 카드가 많이 있었잖아…
사이노:
모든 카드가 그렇게 비싼 건 아니야. 예쁘지만 희귀하지 않은 것들도 많거든
카베:
그러고 보니 대풍기관 수입이 적지는 않을 텐데, 그 돈을 다 이런 데 쓴 거야…?
카베:
에이, 그래도 됐어. 친구 돈은 받는 거 아니지
사이노:
사양할 거 없어. 사들인 게 많아서 한 장 더 산다고 문제 되진 않거든
카베:
…근데 정말 취미에 돈을 다 쏟아붓는 건 아니겠지? 뭐든 적당히 해야지. 특히 한순간의 충동으로 돈 빌리는 짓은 절대 하지 마…. 빚쟁이 인생이 얼마나 고달픈데
사이노:
…경험담인 것 같네. 고생을 많이 했나 봐
카베:
하아… 그 얘기는 말자
사이노:
돈 문제는 나보다 네가 더 조심해야 할 것 같은데
사이노:
그럼 이 소중한 카드는 이 사이노 님이 가져가도록 하지! 카베, 이따가 나랑 같이 돈 찾으러 가자. 덕분에 이번 대회의 목적을 이뤘어
카베:
좋아, 그럼 나도 사양하지 않을게. 휴… 그럼 이번 달 상환일은 무사히 넘길 수 있겠어. 돈이 좀 남으려나? 내가 맛있는 거 살게. 타이나리랑 콜레이도 부르자
페이몬:
으하하, 「해피 엔딩」이네!
페이몬:
그나저나 다른 참가자들은 뭐 하고 있으려나? 특별 해설 위원이니까 다른 곳도 가보자!
파루잔:
옷은 딱 내가 추천하는 것만 사면 돼. 왕년에 아카데미아에서 내가 입는 옷이 곧 패션이었거든
데히야:
정말요? 그럼… 어… 파루잔 선배가… 요새 유행하는 옷 좀 몇 벌 골라주세요
페이몬:
파루잔, 닐루… 그리고 데히야랑 캔디스까지! 여기서 뭐 해?
데히야:
캔디스랑 쇼핑하다가 이 두 사람을 만났어
데히야:
파루잔 선배는 참 좋은 사람이야. 우리가 옷 보는 중이라고 하니까 선뜻 도와줬거든
파루잔:
음… 다 둘러봤는데 익숙한 스타일이 없네. 괜찮아, 원단을 사서 직접 만들면 되지
파루잔:
무채색 원단을 베이스로 빨간색과 분홍색 꽃, 그리고 초록색 잎을 수놓으면…
데히야:
잠깐, 요새 유행하는 스타일 맞아요? 뭔가 어르신들이 입을 법한 느낌인데
파루잔:
걱정 마. 클래식은 유행을 안 타거든——
데히야:
아니, 아무리 그래도 좀 이상하다구요
닐루:
잠깐잠깐, 파루잔 선배가 말씀하신 건 예전에 유행했던 클래식한 디자인이긴 한데, 요새는 다른 스타일도 많아
닐루:
괜찮으면 내가 몇 벌 골라줄까? 모처럼 이렇게 모였고, 캔디스 씨도 수메르성에 오랜만에 왔는데, 내가 싸고 좋은 가게를 추천해 줄게!
캔디스:
좋아, 그럼 닐루만 믿을게
파루잔:
나도 갈게. 하아, 젊은이들의 취향을 알고 있는 것도 선배의 책임이니까…
마르와:
파루잔 선배? 이쪽이야, 여기에 계셔!
파루잔:
음? 너는…
파우라:
입학한 지 얼마 안 된 신입생이에요. 선배가 대회에서 활약하시는 걸 봤는데, 저희가 들을 수 있는 수업이 있나요?
파루잔:
크흠! 당연하지. 언제든지 환영이야
마르와:
너무 기대돼요! 선배는 전공이 어느 쪽이세요? 정밀 기계 쪽인가요?
파루잔:
…난 지론파야
마르와:
네? 하지만 기계를 그렇게 잘 아시는데… 아, 그러고 보니 선배는 지론파 대표셨죠…
마르와:
하지만 지론파 수업은 너무 지루한걸요! 죄송해요, 선배. 다른 수업을 여시면 꼭 갈게요!
파루잔:
흥! 이럴 줄 알았어…. 넌? 같이 안 가?
파우라:
선배는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전 선배 밑에서 배우고 싶어요
파우라:
선배의 수업을 선택 과목으로 들으면 될 거예요. 다른 학부 수업을 듣는 게 쉽진 않겠지만… 잘 부탁드려요, 선배
파루잔:
오오… 정말 착한 아이구나! 걱정 마, 네가 다 이해할 때까지 이 선배가 제대로 가르쳐 줄게!
파우라:
감사합니다. 그럼 더 방해하지 않을게요. 수업 때 뵙겠습니다
데히야:
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지만 좋은 일이겠죠? 축하해요
캔디스:
旅人, 페이몬. 너희도 몇 벌 고르지 않을래?
페이몬:
미안, 카베랑 같이 밥 먹기로 했거든. 그 전에 다른 사람들 인터뷰도 해야 하고!
페이몬:
아! 그나저나 혹시 모자랑 레일라 못 봤어?
닐루:
모자 선수는 잘 모르겠고… 레일라라면 좀 전에 봤어
닐루:
명론파 학생들과 같이 있길래 말을 걸지는 않았는데, 저쪽으로 한번 가볼래?
페이몬:
명론파 학생이면… 레일라에게 투표한 사람들이지?
페이몬:
레일라가 우승을 못 했는데 어떤 태도이려나. 음, 가서 확인해 보자
타이나리:
돈은 충분해? 아껴 쓰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카베:
걱정 마, 정확히 계산해봤는데 절대 예산 초과될 일 없어. 예전에 많이 얻어먹었으니 내가 살 때도 됐지
카베:
旅人, 페이몬. 이쪽이야!
페이몬:
맛있는 게 엄청 많아! 헤헤, 우리가 왔다구~!
타이나리:
다른 참가자들을 보러 갔다고 들었는데, 어땠어?
페이몬:
파루잔은 새로운 제자가 생겼어. 레일라도 친구들의 기대에 부응한 모양이야. 모자 걔는 어디 갔는지 도통 보이질 않지만
카베:
알하이탐도 안 보이네. 모처럼 기분 좋아서 비싼 것 좀 사주려고 했는데 코빼기도 안 보이잖아?
카베:
그 자식… 어디 간 거지? 그때 그 메모도 그렇고…
카베:
에라이, 모르겠다. 먼저 먹자!
다 함께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타이나리:
네가 왕관을 집어 던졌을 때 정말 놀랐어. 나중에 생각해보니 엄청 의외는 아니었는데, 그래도 잠깐은 망설일 줄 알았거든
카베:
…왕관을 손에 넣었을 때부터 사카인의 의식이 말을 걸어왔어. 그가 느끼는 절망과 공포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지
카베:
끊임없이 내 머릿속에 그의 생각을 밀어 넣는 게 꼭 정신을 조종당하는 것 같았어…. 그래서 머리가 점점 아파져 오더라고
카베:
전에 말한 것처럼, 그의 관점이 아예 가치 없다는 건 아니야. 하지만 사람을 불행으로 몰아넣는 연구라면, 차라리 존재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봐
사이노:
만약 그의 불법 연구가 안 좋은 형태로 전파돼서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준다면, 풍기관들이 나서서 막을 거야
타이나리:
잘한 것 같아. 연구를 물려받은 척하고 재산을 손에 넣자마자 연구를 포기하는 방법도 있어. 네가 할 법한 일은 아니지만
타이나리:
사카인의 이론이나 실험을 평가하고 싶진 않아. 하지만 적어도 그의 선택은 어리석지 않았어…. 널 선택한 게 그 증거야
카베:
그럴 수도 있겠지. 난 다른 사람의 재산을 받았으면 약속한 일은 완수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해
콜레이:
좋은데요? 카베 씨는 정직한 사람이란 거잖아요
카베:
응응, 정말 고마워…. 역시 콜레이가 날 잘 안다니까!
카베:
알하이탐이 없어서 다행이야. 여기 있었으면 또 듣기 싫은 소리나 했겠지
콜레이:
있든 없든 항상 알하이탐 씨 얘길 하시네요…
타이나리:
매번 이러니까 이젠 익숙해
사이노:
난 알하이탐이 이미 와있다고 생각하는데
카베:
와있다고? 어디? 왜 안 알려줬어?
사이노:
여기에 있는——모두의 마음속에 있지
타이나리:
……
콜레이:
……
카베:
정말 무서운 말이네. 소름 돋았어…
페이몬:
밥 다 먹고 얘기해서 다행이야. 식은 음식 먹을 뻔했네…
카베:
알하이탐 얘기는 그만하자. 타이나리 넌 대회에 참가한 목적을 이뤘어?
타이나리:
첫 라운드 때 이미 이뤘지. 홍보 효과가 괜찮은 것 같아. 소문이 계속 퍼져서 강좌를 신청한 사람이 역대급으로 많은 상태야
타이나리:
다음 달에 시간 있어? 와서 몇 마디 하고 갈래?
카베:
내가 가서 무슨 말을 해? 생론파에 대해선 아는 게 하나도 없다고
타이나리:
네가 잘 아는 얘기 하면 되지. 우림 건축물의 특징이라든가, 집 짓는다고 벌목을 너무 하진 말라든가…
카베:
그건 문제없지. 다음 달에 시간 내서 한번 갈게
카베:
다들 배부르게 먹었어? 뭐 좀 더 시킬까?
콜레이:
전 배불러요. 잘 먹었습니다
페이몬:
나도 엄청 배불러! 매일 이렇게 맛난 것만 먹으면 좋겠다!
카베:
시간 될 때 자주 모이자고. 아무리 바빠도 친구는 만나줘야지. 이 집 맛이 괜찮은데, 다음에 또 오자
사이노:
좋아, 괜찮은 가게 몇 군데 더 골라놓자고
페이몬:
맛있는 가게가 더 있다고? 우리도 불러줘!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는 거 엄청 좋아하거든!
레일라:
죄송해요, 3라운드 때 좀 더 분발했더라면…
시드라:
그런 말 마
시드라:
이렇게 잘한 네가 질책받으면, 우리처럼 출전도 못 한 사람들은 더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카마르:
대회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진 못했지만, 레일라 네가 유일하게 앞에 두 라운드에서 모두 득점했다며?
카마르:
게다가 3라운드에서도 제일 먼저 왕관을 찾았다고 들었는데, 우승할 뻔한 거나 마찬가지지
레일라:
전 그저 운이 좋아서…
시드라:
그건 아니지. 상대들이 얼마나 강했는데! 생론파의 유명한 타이나리, 대풍기관 사이노… 전부 대단한 사람들이라구!
시드라: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점수를 얻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거지! 사람들이 너한테 지어준 별명이 맞았어. 넌 정말 천재야!
레일라:
고마워요. 근데 천재는 아니에요. 두 번째 라운드에서 잠깐 잠들었다 일어나 보니 기계 옆까지 와있었거든요
시드라:
너무 겸손할 필요 없어. 다들 너의 축하 파티를 열어주려고 상의 중이야!
시드라:
자, 기운 차려! 이번 파티의 주인공은 너라구!
페이몬:
레일라 쪽도 잘 풀린 것 같네. 정말 다행이야!
페이몬:
대회가 끝나고 나선 모자를 못 본 것 같네…. 곧 밥 먹기로 한 시간이니까 다시 카베랑 사이노한테 가보자
페이몬:
휴… 학부 대항전도 무사히 끝난 모양이네!
페이몬:
사카인과 왕관에 관한 일도 잘 풀렸고. 더 걱정되는 거라도 있어?
여행자:
사카인의 연구…
페이몬:
맞아, 사카인이 연구 자료를 '아'로 시작되는 곳에 뒀다고 했는데,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카베가 왕관을 깨뜨렸잖아
페이몬:
다른 사람이 그 자료를 찾게 되면 좀 위험하지 않을까? '아'로 시작되는 게… 어디일까?
여행자:
「아루 마을」?
페이몬:
아루 마을! 사카인이 사막에서 연구했다고 했잖아. 그렇다면 연구 자료를 아루 마을에 뒀을 수도 있겠어!
페이몬:
응, 그럼 아루 마을로 가보자!
알하이탐:
여기서 만날 줄이야
페이몬:
알하이탐! 네가 여긴 어쩐 일이야?
페이몬:
그리고 지금 보고 있는 그거, 설마——
알하이탐:
사카인의 연구 자료야
알하이탐:
파일을 정리할 때 사카인의 일생을 알게 됐는데, 그의 연구에 흥미가 생겼거든
알하이탐:
그게 아니면 처음부터 해설 위원은 하지도 않았겠지. 사카인의 의식 조각을 봤을 때 몇 가지 추측이 떠올랐는데, 역시 여기에 그의 연구 자료가 있었어
페이몬:
너너너, 그 자료를 이미 본 거야?
페이몬:
괜찮아? 어디 불편한 곳은 없어?
알하이탐:
뭔가 오해한 것 같은데, 사카인이 그 유명한 건축가 선생을 연구의 계승자로 삼은 건 오직 그만이 자료에 기록된 「재난」과 「인간성」을 진정으로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야
알하이탐:
공감할 수 있어야 고통을 느끼고, 역사에 허무감을 느껴 현실을 방황하며 미래를 비관적으로 볼 수 있거든
알하이탐:
공감 능력은 양날의 검이야. 보다시피, 나와 사카인은 절대 같은 부류가 아니지
알하이탐:
공감을 잘하는 사람은 친구가 많아. 넓은 인간관계는 사회적 편의를 가져다주지만, 목표 달성을 더 어렵게 만들기도 하지
페이몬:
왜 그런 거야?
알하이탐:
중요한 일은 항상 타인과 엮이기 마련이거든. 누군가에게 상처 주지 않고 사는 건 거의 불가능해
알하이탐:
목표를 이루려면 타인과 적이 될 준비를 해야 하지. 모든 사람이 그걸 감당할 수 있는 건 아니야
알하이탐:
이 자료에 있는 객관적이고, 무겁고, 비관적인… 그러나 결국엔 사카인의 관점에서 본 「실험」과 「결론」처럼 말이지
페이몬:
넌 이걸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어?
알하이탐:
학자로서 사카인이 천재인 건 틀림없어
알하이탐:
그는 세상의 어두운 면을 인간성에 돌렸고, 수많은 실험을 통해 얻어낸 결론도 꽤 그럴듯해…. 아니, 거의 「정답」이라고 할 수 있지
페이몬:
그럼 정말 사카인 말처럼 인간은 악한 존재고, 모든 게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거야?
알하이탐:
그건 내가 답할 문제가 아니야. 곧 다른 사람이 올 테니, 그 사람에게 물어봐
알하이탐: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이 세상은 「정답」만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단 거야. 단순한 「정답」도 무의미할 때가 있어
알하이탐:
「위대한 이상은 허무주의에 대항할 수 없을지라도, 작은 선택은 가능하다」
알하이탐:
「이상주의자는 선택을 통해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은 누릴 수 없는 행복을 주려고 한다. 그의 두 눈을 가리고 있는 무지함을 걷어내기 전에는 결코 진리의 끝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
알하이탐:
난 특정한 이론을 신봉하지 않아. 자기희생으로 이뤄낸 「해피 엔딩」은 사카인이어도 이해할 수 없었을 거야
알하이탐:
하지만 안타깝게도 어떤 관점이든 지지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고, 성격은 운명을 결정하지
알하이탐:
어쨌든 이곳에 온 목적은 달성했어. 자료는 너희에게 맡길게. 그럼 이만
페이몬:
잠깐, 그게 다라고? 이거 하나 보려고 모임에 안 온 거야!?
알하이탐:
모임? …아, 그래. 친구끼리 모이기 딱 좋은 때이긴 하군
페이몬:
모처럼 카베가 밥 산 건데
알하이탐:
아마 따로 포장했을 거야. 다음에 보자고
페이몬:
그냥 가버렸네…. 그래도 다행히 알하이탐은 자료에 영향을 안 받은 것 같아
페이몬:
우리 질문에 답해 줄 사람이 올 거랬는데, 누굴까?
자료 옆에서 잠깐 기다린다…
나히다:
旅人, 페이몬, 이미 와있었구나?
페이몬:
나히다, 그리고… 모자?
페이몬:
모자에게 학부 대항전에 참가해달라고 한 게 나히다였어?
나히다:
맞아, 나야. 좀 놀랐지?
여행자:
조금…
페이몬:
설마 나히다 넌 처음부터 왕관이 이상하다는 걸 알고 있었어? 그럼 왜 왕관을 바꾸지 않은 거야?
나히다:
사카인의 연구가 아예 터무니없는 건 아니거든. 그가 평생을 연구한 끝에 얻어낸 자료들이니까
나히다:
이게 그가 가진 「지혜」의 결정이야. 이 자료들이 불러올 혼란이 걱정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카인이 진리를 좇는 과정에서 한 노력을 없애진 않을 거야
나히다:
그래서 모자 선수에게 대회를 지켜봐달라고 부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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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이젠 모자라고 부를 필요 없잖아
나히다:
이 이름 별로야?
{REALNAME[ID(1)|HOSTONLY(true)]}:
…하아
나히다:
음, 어쨌든 사카인이 선택한 사람이 연구를 감당하지 못했거나, 이 연구가 사람들에게 고통을 줬다면 모자가 나서서 막았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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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카인이 선택한 사람은 이 연구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지, 흥
나히다:
이 기회에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법을 배웠으면 했는데… 효과가 없었나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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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 없어. 과거의 빚도 못 갚았는데, 더 빚지고 싶지 않아
페이몬:
나히다, 방금 사카인의 연구가 아예 터무니없는 건 아니라고 했잖아. 그의 연구를 인정하는 거야?
나히다:
음… 이렇게 설명해줄게. 나한테 진리는 버섯 돼지와도 같아
나히다:
어떤 사람은 등에 있는 버섯을 보고 「버섯 돼지는 버섯」이라고 하고
나히다:
어떤 사람은 몸통을 보고 「버섯 돼지는 멧돼지」라고 하지
나히다:
또 자신이 본질을 꿰뚫어 봤다고 생각해 「버섯 돼지는 짐승고기」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나히다:
모두 어느 정도 맞는 부분이 있지만, 버섯 돼지를 객관적으로 묘사하고 있진 않아
페이몬:
알 것 같으면서도 잘 모르겠어…
나히다:
이 세상도 같아. 날 포함한 어느 누구도 세상의 모든 걸 알 순 없어. 우린 모두 진리를 찾기 위한 여정에 있지
나히다:
유한한 지식 안에서 누군가는 맹목적으로 세상은 아름답다고 믿는 반면, 오만하게 이 세상의 추악함을 비난하는 사람도 있어
나히다:
중요한 건 지금 이 세상의 모습이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세상의 모습이야.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꼭 어떻게 해야 한다고 강요할 생각은 없어
나히다:
결국 모든 지혜가 작용하도록 인도하는 게 지혜의 신의 책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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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자료들은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지?
나히다:
이 연구를 계승받은 카베가 더 이상 전파되는 걸 원치 않았으니, 이 주인 없는 연구 자료는 봉인시킬게
나히다:
하지만 사카인의 연구는 「부정적인 지혜」로써 진리를 구성하는 일부분이니, 만약 누군가 사카인의 길을 걷는다면 막지 않을 거야
나히다:
인론파 후배들이 사카인의 이론을 이해하고 절망을 타파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 기대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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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인론파에 그런 인재가 있을 리가… 잠깐, 나더러 계속 인론파에 남으라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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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학자가 된 기억은 없는데. 네 눈에 난 이용 가치가 있는 죄수에 불과하잖아?
페이몬:
또 시작이네…
나히다:
그래? 수메르에서는 죄수도 교육받을 권리가 있어
나히다:
인론파에서 공부하면서 너의 업보를 해결하고 과거에 진 빚을 갚을 방법을 터득하길 바랄게
나히다:
너의 「논문」은 내가 직접 심사할 테니, 부디 정성을 다해서 써줘, 모자 씨
{REALNAME[ID(1)|HOSTONLY(true)]}:
…쳇
닐루:
수메르성에 자주 오시는 게 아니면, 딱 기본 스타일도 좋아요. 유행을 잘 안 타거든요
닐루:
피부에 바로 닿는 거니까 재질도 중요해요. 보기엔 예쁜데 입으면 불편한 옷들이 있어요…
파루잔:
나도 동의해. 패션은 돌고 도는 거잖아, 안 그래? 그러니 내가 말한 스타일도 고려해봐…
데히야:
잠깐만요, 선배가 말한 스타일이 유행하려면 엄청 오래 걸릴 것 같은데…
캔디스:
전 파루잔 선배가 추천하신 스타일이 예쁜 것 같은데요?
파루잔:
그렇지? 역시 잘 아네!
레일라:
사람들이 저에게 실망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에요
레일라:
드디어 편히 잘 수 있겠어요——
사이노:
마침 다들 한가하니 일곱 성인의 소환이나 몇 판 할래?
타이나리:
방금 손에 넣은 한정판 카드를 벌써 자랑하고 싶은 거야?
사이노:
자랑이 아니라 지금까지 이것저것 도와준 것에 대한 감사지. 가장 먼저 카드를 감상할 권리는 제일 친한 친구에게만 주어진다고!
타이나리:
좋아, 근데 내 카드를 안 가져와서 좀 빌려야 할 것 같아
콜레이:
스승님, 실은 얼마 전에 새로운 덱을 만들어 봤는데…
타이나리:
…공부할 시간을 다 카드 게임에 쓴 건 아니지?
카베:
자자, 뭐가 그렇게 심각해~ 취미가 최고의 스승이라는 말도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