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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키스의 애가


풍요를 매장한 모래 언덕·하
「영원의 오아시스」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부디 예상 밖의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제트:
다음은 세 번째 동굴이야…. 이 거대한 쇠구슬을 계속 사용할 수 있을까?
아자릭:
오백 년도 더 된 거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거야, 속전속결로 끝내자
릴루페르:
이제부터는 내가 안내할게요, 점점 일이 잘 풀리네요
아자릭:
좋아, 각자 위치로. 자, 조종실로 가자
아자릭:
계기판을 열면 될 거야. 음… 네가 조작하는 게 좋겠어
아자릭:
이런 재밌는 물건을 내가 먼저 만질 수는 없지
아자릭:
……
제트:
왜 그래? 아자릭, 어디 아파? 너무 힘들면 잠깐 쉬었다 가도 돼…
아자릭:
아니, 난 괜찮아…
아자릭:
제트, 할 말이 있어
제트:
응…? 중요한 이야기야?
아자릭:
그 전에, 여행자, 네게 부탁할 게 있어
여행자:
뭔가요?
아자릭:
「지니의 어머니」를 내게 맡겨줘
페이몬:
엥?!
릴루페르:
하아… 성급한 젊은이로군. 지나치게 조급해…
제트:
……
제트:
아자릭, 지금까지 난 널 오빠처럼 따랐어. 하지만 이번에는… 이해가 안 돼…. 더 자세히 설명해줄래?
아자릭:
이건 타니트를 위해서야. 곧 목적지에 도착하잖아. 「지니의 어머니」를 남의 손에 맡길 바에야 내가 보관하는 게 낫지
제트:
바벨 대모의 뜻이야?
아자릭:
이성적인 선택이지…. 분명 대모도 승인해주실 거야
제트:
대답해, 정말 바벨 대모의 뜻이야?
아자릭:
…말했잖아, 타니트의 이익을 위해서라고. 「지니의 어머니」는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겠지만 외부 사람들에겐 그저 장난감에 불과해
아자릭:
생각해 봐. 지니의 힘이 있다면 타니트가 사막에 울창한 오아시스를 재창조할 수 있을 거야…. 바벨 대모도 늘 그러길 바라셨잖아?
아자릭:
이번 탐험을 마치면 바벨 대모도 널 후계자로 인정하겠지…. 네 외부인 친구도 마땅한 명예를 얻을 거고
아자릭:
너나 나나 윈윈할 수 있는 선택인 셈이지…. 아, 네 친구도 마찬가지고
아자릭:
네 친구도 공감할걸, 그렇지?
페이몬:
릴루페르도 널 싫어하는 것 같던데? 분명 너와 함께 가지 않을 거야
릴루페르:
후후, 말 참 잘했어. 한 가지 덧붙이자면… 내가 맺은 계약을 깨는 방법은 죽음 뿐이야
아자릭:
알아, 미안해
제트:
…!
제트:
헛소리하지 마…
아자릭:
……?
제트:
이 궤변만 늘어놓는 배신자!
제트:
더러운 거짓말로 날 기만하다니, 내 검으로 되갚아줄 거야!
아자릭:
앗… 잠깐만, 카라칼. 조금 전까진 좋았잖아. 갑자기 왜 그래? 우린 지금껏… 서로를 가족처럼 여겨왔잖아, 안 그래?
제트:
가족…? 그럴지도… 아닐지도 모르겠네
제트:
첫째, 대모의 허락 없이 부족의 손님을 해치려 하고 그들의 권리를 모욕하는 건 배신이나 다름없어
제트:
둘째, 북방 외부인과 내통하여 배운 기술을 부족과 공유하지 않는 건 부족의 도덕성에 대한 모독이지
제트:
셋째, 동족을 속이고 곤경에 빠뜨리는 것 역시 배신행위야
제트:
그래…. 난 줄곧 널 오빠처럼 대하려고 했어, 하지만 넌?
제트:
넌 어머니의 이름을 저버렸어, 그러니 검으로 네 결백을 증명해 봐
아자릭:
잠깐, 진정해…. 사막 한가운데서 날 죽이면 누가 네 결백을 증명해 주겠어?
아자릭:
「호오… 우리 카라칼이 동족에게 이빨을 드러낸 건가?」 다들 이렇게 생각하지 않겠어? 이건 배신이야
아자릭:
이 사막에서 자기 부족을 배반한 자를 누가 또 받아주겠어?
제트:
그래서? 지금까지 널 살려둔 건, 네가 우릴 해치지 않았기 때문이야. 하지만 이제는 널 살려둘 이유가 없어졌지
아자릭:
진정해 우린 아직 대화로 해결할 여지가 있어
제트:
이보다 더 진정할 수는 없거든? 어서 검을 뽑아!
아자릭:
하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네…. 부디 날 용서해 줘
아자릭:
쿨럭… 제발… 잠깐만 멈춰 줘, 나의 카라칼…
제트:
닥쳐, 이 역겨운 자식
아자릭:
…쿨럭, 하… 용서는 바라지 않을게…. 하지만… 한마디만 하게 해줘
제트:
유언이야? 말해
아자릭:
네게 실망했다, 제트… 너만은 날 이해해주고… 쿨럭… 날 도울 거라 생각했는데…
아자릭:
큭… 하아… 너도 나처럼 이곳저곳을 떠돌던 아이였지. 우린 정말 닮았어…. 너도 타니트를 걱정하며 늘 부족에 충성해왔잖아… 그렇지?
아자릭:
잘 생각해 봐…. 쿨럭… 「영원의 오아시스」가 우리에게 뭘 가져다줄지…. 무궁무진한 미래, 비옥한 토지, 새로운 기회…
아자릭:
아이들은 더 이상 우림 도시에 구걸하며 연명하거나, 살생 기술을 배우지 않아도 돼. 강자에게 의지하지 않고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을 거야…
아자릭:
곰곰이 생각해 봐…. 바벨은 우리만큼… 타니트 부족을 이끌 자격이 없어
아자릭:
쿨럭… 듣고 보니 그렇지? 제트, 넌 똑똑하니까 타니트를 위해… 너도 똑같은 선택을 하게 될 거야…
제트:
얘기 끝났어?
아자릭:
그냥 가줘…. 날 살려준다면 밖에 있는 친구에게… 쿨럭… 너희를 그냥 보내주라고 할게…
아자릭:
하아… 진심이야? 정말… 쿨럭… 동족을 죽인 최초의 타니트인이 되겠다는 거야? 잘 생각해 봐, 배신자의 최후를——
「살아 돌아가지 못하는 쪽이 배신자야. 방금 네가 알려준 대로」 제트가 말했다
페이몬:
…!
릴루페르:
흠, 동족에게 묵념이니 그런 걸 해야 하는 건 알겠는데… 한마디만 할게. 이 덩치 녀석, 얼마 못 버틸 거야
릴루페르:
안전을 위해서라도 어서 이곳을 벗어나야 해
제트:
그래…. 가자
제트:
정신이 들어? 다행이다. 어디 다친 데는 없고? 계속 걸을 수 있겠어?
페이몬:
흐아… 방금 정말 무서웠어. 여행자, 괜찮아? 어서 나가자! 저게 또 폭발할지 누가 알아…
페이몬:
흥, 농담할 정신은 있나 보네! 어서 나가자!
릴루페르:
나도 아직 여기 있어, 병은 무사해
페이몬:
음, 제트. 넌 괜찮아?
제트:
상처만 몇 개 늘었을 뿐이야
릴루페르:
다행이네, 일단 나가서 다시 얘기하자
제트:
이 개만도 못한 녀석! 여기가 어디라고 뻔뻔하게 와? 제대로 변명하는 게 좋을 거야
아드라피:
잠깐, 일단 진정해…
제트:
얼마나 더 진정하라고! 아자릭 말이지? 벌써 내 손에 죽었어, 지금 당장 한 번 더 칼을 휘둘러볼까!
아드라피:
그 녀석을 오빠라고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제트:
오빠는 무슨! 이 배신자, 똑바로 말해. 지금부터 네가 내뱉는 말은 전부 유언이 될 테니까!
아드라피:
아… 잠깐, 정신이 없군… 생각 좀 정리할게…
제트:
생각을 정리한다고? 우인단이랑? 우인단 놈이 벌인 짓이지?
우인단 선발대:
으음…
우인단 선발대:
그게… 말하자면 긴데…
제트:
시끄러워! 악당들과 말 섞는 것도 지긋지긋해, 닥치고 내 칼이나 받아!
아드라피:
자, 잠깐…!
제트:
쳇… 칼날을 닦는 동안 대신 좀 봐줘
제트:
먼저 범인을 심판한 다음 증거를 찾는다… 음, 그게 그거지
제트:
아자릭은… 대모를 살해하고 나와 「정략결혼」을 통해 타니트의 우두머리가 되어… 북방인의 꼭두각시가 되려고 했지?
제트:
…그래서 이 사실을 알고 있을 널 제거하고 지니의 통제권을 얻으려 한 거야. 내가 끝까지 녀석을 믿고 따를 거라고 생각한 거지…
제트:
…한때 그렇게 믿었던 사람이… 이렇게 토악질 나오는 녀석이었다니…
릴루페르:
자, 원수는 갚아줬고, 촌극은 막을 내렸군. 짜잔! 승자가 누구지? 누굴까? 바로… 우리 제트입니다!
릴루페르:
음… 피곤한데, 계속 갈 건가요?
제트:
…먼저 바벨 대모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만 해
릴루페르:
겨우 이 사건을 알리려고 돌아간다고?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은데
릴루페르:
빈손으로 돌아가서 보고하면 그 사막 여자는 녀석들이 아니라 널 배신자로 생각할걸?
릴루페르:
배신한 증거가 있다지만… 사막인의 전통대로라면 증거보다 네가 동족을 죽인 사실을 더 중시할 텐데?
릴루페르:
증거가 있다고 바벨이 네가 동족을 죽인 일을 용서할까? 내 생각엔… 좋은 소식이나 가져가는 게 좋을 것 같네
제트:
……
릴루페르:
내 말은, 돌아가서 쉬는 건 좋다 이거야. 하지만 겪은 일은 비밀로 하는 게 좋겠어
제트:
……
제트:
알았어
페이몬:
음… 웬일로 안 싸운대?
여행자:
릴루페르 말이 일리 있어
제트:
…해야 할 일만 없었다면 놈들의 목을 베어서 보고했을 거야
여행자:
더 깊은 곳으로 가자
제트:
응, 뒤는 내게 맡겨
페이몬:
그나저나 어디로 가야 하지…?
페이몬:
「거대한 쇠구슬」 때문에 아수라장이 되어서 길을 찾을 수가 없어…
릴루페르: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릴루페르:
음… 쇠구슬이 떨어지면서 구멍이 생겼어…. 그 길을 지나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 거야
페이몬:
잉?! 그런 것도 알아? 릴루페르는 나침반보다 편하다니까…. 「나침병」이라고 불러야 하나…
릴루페르:
말했잖아, 내 조각이 날 부르고 있다고…. 가요, 주인님. 쇠구슬 안으로 들어가면 통로를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마세리아:
정말 어리석네요. 호랑이가 신부를 맞겠다고 이빨을 뽑고 발톱을 다듬다니
마세리아:
원하는 게 바로 코앞에 있으니, 그 아이는 뭐든지 버릴 준비가 되어있을 겁니다. 흥, 꼬리? 버려! 귀, 필요 없어!
마세리아:
하지만 잊지 마세요. 「잘못 사용하면 시미터의 검날이 자신을 향하게 될 테니」 후후… 아뇨. 카나리아, 당신 얘기가 아닙니다…
마세리아:
그냥 제트를 잘 챙기고 지켜주세요. 그 아이의 이빨을 숨겨주고, 솟은 머리칼을 정돈해주세요
제트:
그러니까… 「영원의 오아시스」까지 얼마 안 남았다는 거지?
페이몬:
왜 그래, 기분이 안 좋아?
제트:
음… 모르겠어. 곧 부모님의 염원을 이룰 생각에 기대되는 건 사실이지만
제트:
이런저런 일을 겪고 나니… 떠올릴 때마다 마음이 복잡해져
제트:
부족이 생겼지만 배반당하거나 이용되는 걸 피하지 못했어…. 내가 타니트에 돌아가는 게 맞는 걸까? 정말… 내가 받아들여진 걸까?
페이몬:
제트…
페이몬:
음… 제트, 괜한 걱정은 하지 마. 이미 지난 일이잖아. 악당들은 전부 우리가 처리했고!
여행자:
페이몬 말이 맞아. 이미 지난 일인걸
제트:
그래, 네 말이 맞아. 놈들은 그대로 모래에 묻히도록 두자. 우리에겐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제트:
하아… 옛날에는 「아버지가 계신 곳이 곧 집」이었지만 지금은 혼자가 되어버렸네…
페이몬:
흥, 내가 아는 제트는… 이렇게 신세 한탄만 하지 않는데! 게다가 아직 우리가 여기 있잖아
제트:
풉… 페이몬, 왜 화를 내고 그래? 근데 네 말이 맞아…. 기운 낼게
페이몬:
이래야 내가 아는 제트지… 이제 다시 출발할까? 이 플랫폼을 타면 위로 갈 수 있겠지?
제트:
하하, 알겠어! 감상에 젖어 있는 건 이쯤 하고… 출발할까?
바벨:
왜 그래, 여행자? 모험 중에 곤란한 일이라고 생겼나…
바벨:
아드라피 때문인가? 녀석은 곧 본인이 자초한 고통을 맛보게 될 거야…. 아니면, 네게 밉보인 녀석이 더 있다는 거야?
바벨:
걱정하지 말아라…. 충분한 처분을 내릴 테니까…
반짝거리는 조각이 릴루페르의 요술병으로 들어가자, 힘이 조금 빠져나가는 게 느껴진다…
지니의 희미한 시선 속에서 불길과 검이 보인다…. 서늘한 달빛과 끈적이는 꿀이 나타나고… 황금빛 꿀 사이로 감춰진 음모가 보인다…
의도하지 않은 죄의 결과를 본 공주는 광란에 빠진다…. 수많은 전쟁에서 승리한 왕의 사위는 비극에 흥분하고 탐욕스러운 마음은 희열에 사로잡힌다…. 모든 희비와 광기가 지니의 어머니를 위한 식량이 됐다…
「『꿀의 밤』의 광기 어린 막이 내린다. 이것이 지니의 연인이 맞이한 최후이다…」
제트:
지니, 쟤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겨 봐. 가만두지 않겠어
릴루페르:
해를 끼치다니? 말도 안 돼. 다만 이런 느낌에 중독될 수는 있겠네…
페이몬:
그것도 안 돼! 어쨌든… 안 된다면 안 되는 거야!
릴루페르:
황금빛 꿀과 황금빛 음모… 이별은 쓰린 일이지만 왕조는 찬탈자에 의해 계속 이어지지…
릴루페르:
직접 보셨잖아요?
릴루페르:
그가 이 땅에 더 나은 미래를 가져다주리라는 제 생각과 달리 그는 평범한 폭군과 다를 게 없었거든요. 그 사실에 분노… 아니, 괴로움을 느꼈죠
릴루페르:
전 한때 그를 깊이 사랑했지만 배신당한 후엔… 슬픔을 잠재우기 위해선 세 배만큼의 고통을 돌려줘야 했죠
릴루페르:
어쨌든… 전 제 친자식들의 손과 마음을 빌려 완벽한 살해를 이루었어요…. 그것이 바로 배신자의 최후입니다
제트:
……
제트:
소름 돋아. 어서 가자
제트:
저 중앙에 「아흐마르의 수정잔」이 있어. 저기서 「영원의 오아시스」에 가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야
릴루페르:
……
제트:
왜 그래? 지니, 할 말 있어?
릴루페르:
익숙한 기운이… 아, 별거 아니야
릴루페르:
어쨌든 우선 저쪽으로 가보죠…. 주인님, 조심하세요. 제가 모래폭풍으로부터 보호해 줄게요
???:
……
페이몬:
앗… 이 기운은 또 뭐지…?
제트:
조, 조심해. 정체불명의 힘이 느껴져!
릴루페르:
……
???:
아, 너로구나. 구라바드를 파멸한 원흉이자 수많은 간신배의 어머니
릴루페르:
나 왔어, 언니
???:
「언니」? 나한테… 「언니」라고 한 거야?
릴루페르:
응, 페리지스 언니… 나야
페리지스:
우리의 여주인을 뵈러 온 거야? 내가 맞혀보지, 새로운 주인과… 사막 출신 노예인가?
제트:
말하는 게 진짜 사람 열받게 하네
페이몬:
누가 릴루페르 언니 아니랄까 봐…
여행자:
아마 가문 전체가 다 저럴 거야…
페이몬:
앗! 저 집엔 절대 안 놀러 갈 거야…
페리지스:
쯧, 넌 여길 지나갈 수 없어
릴루페르:
언니가 뭘 걱정하는지 알아, 언니한테 무릎 꿇고 사과할 의향도 있어. 그러니 한 번만이라도 잠든 여주인을 뵙게 해줘…
페리지스:
타락한 배신자, 넌 이미 자격을 잃었어. 이 오아시스에 네가 설 자리는 없다
릴루페르:
……
페리지스:
이제 그만, 인내심이 바닥나기 직전이니까… 장치의 족쇄가 움직이기 전에 나가는 게 좋을 거다. 두 번 다시 나타나지 마
릴루페르:
언니, 지니의 형태를 버리고 이런 몸에 묶인 채 긴 시간 동안 자유를 잃는 게… 언니가 원하던 「삶」이야?
페리지스:
……
페리지스:
그래서? 또 호의를 베풀겠다? 비열하고 타락한 배신자 주제에 왜 자꾸 간섭하는 거야!
페리지스:
윽… 으아아… 족쇄… 족쇄가… 조여오고 있어…. 가, 가란 말이야!
릴루페르:
한 번만 더 도와주실 수 있나요? 부디 제 언니의 고통을 덜어줘요…
페리지스:
건방지고 속을 알 수 없는 건 여전하네…. 정말 실망스럽구나… 동생아…
페이몬:
으앗! 무슨 말인지 아직 이해도 못 했는데, 왜 또 갑자기 싸우려는 거야?!
페리지스:
네가 내 몸을 파괴했으니… 내 영혼도 곧 사라질 테지…
페리지스:
참으로 어리석고 인간답구나…. 대체 왜… 어떤 집념이 있기에…
페리지스:
공허한 묘지는… 곧 무너질 테지…. 나처럼… 그리고 불완전한 너처럼…
릴루페르:
나도 알아. 하지만 그래도 가야겠어…. 우리의 여주인님이 영원히 잠든 곳에 내가 찾는 답이 있으니까
페리지스:
아니… 아무것도 없어…. 그곳엔… 엉겨 붙은 후회만이…
릴루페르:
…안녕, 나의 자매
「페리지스」라는 오래된 장치이자 장치에 깃든 지니 「페리지스」가 영원한 침묵에 잠긴다

풍요를 매장한 모래 언덕·상
타니트 부족의 도움으로 다마반드산 내부로 들어가 「영원의 오아시스」 지하에 숨겨진 비밀을 찾게 된다…
제트:
여행자, 페이몬. 잘 잤어?
페이몬:
음… 릴루페르가 이상한 비유를 해서 잠들기 전에 머릿속에서 벌레랑 전갈들을 쫓아내느라 고생했어!
아자릭:
하아… 다들 잘 쉬었나 보네. 난 잠을 설쳤어…
제트:
허, 그러니까 누가 한밤중에 기어 나와서 바벨 대모를 찾으러 가래?
아자릭:
흥, 내가 아니라 대모가 날 찾아오신 거거든?
여행자:
바벨 대모가… 왜죠?
제트:
엇… 대체 왜?
아자릭:
크흠… 부족 어른들의… 일이랄까
릴루페르:
오… 공공연히 알려진 비밀을 들어버렸네요
여행자:
……
페이몬:
?
아자릭:
어젯밤 바벨 대모랑 이야기 해봤는데, 우리더러 모래언덕에 있는 터널을 지나 「영원의 오아시스」 지하로 가라 하더군
릴루페르:
음… 아흐마르 주인님은 인간들에게 물을 나눠주기 위해 모래 언덕 아래에 복잡한 송수관을 설치하셨죠
릴루페르:
아흐마르 님이 계실 때만 해도 폭풍이 몰아치는 모래 언덕은 녹음으로 가득한 언덕이었거든요
아자릭:
하지만 그 수로는 말라버린 지 오래야. 덕분에 우리는 모래언덕 내부에 있는 오아시스 지하로 바로 갈 수 있게 됐지
제트:
바벨 대모가 드디어 결심하셨나 보네
아자릭:
여행자(이)가 길을 안내해줄 지니를 찾았잖아. 게다가 내가 기막힌 말발로 대모를 설득했지!
릴루페르:
어젯밤에 제가 직접 본 게 있긴 하지만… 세세하게 알려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주인님
제트:
……
제트:
좋아, 그럼 바벨 대모랑 이야기하러 가보자
바벨:
여행자, 왔나? 우리 부족의 대접이 만족스러웠나 모르겠군
바벨:
아, 제트, 마침 잘됐어. 배신자 아드라피를 추격하는 임무를 네게 맡기마
바벨:
요즘 배신자가 판을 치는 게 아무래도 먼 북쪽의 설국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
제트:
「우인단」을 말하는 거예요?
여행자:
우인단이… 여기까지 침투한 건가?
페이몬:
놈들이 릴루페르가 말하던 두꺼비랑 지네인가 봐…. 어떻게 가는 곳마다 마주치는 거지?
바벨:
처음에는 「협력」이라는 명목으로 우리 상인과 결탁하더니 점점 우리 일에 간섭하기 시작했지…. 성가시지만 아마 배후 세력이 상당할 거야
바벨:
난 부족을 지키기 위해 북방인들을 쫓아내고 그들에게 사냥터에 얼씬도 하지 말라고 했지
바벨:
놈들은 이리 떼처럼 여전히 사막을 배회하고 있어. 놈들이 찾는 게 보물인지 의기투합할 동맹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아주 위험해
제트:
알겠어요. 정보가 됐든 적의 목이 됐든 가져올게요
바벨:
「정보'와' 목」
바벨:
정보와 적의 목, 둘 다 가져와
아자릭:
……
제트:
…알겠어요
바벨:
흠흠… 근데 오늘 이야기의 중점은 「우인단」 나부랭이가 아니다
바벨:
여행자, 한 가지 부탁이 있어. 대략적인 건 이미 아자릭에게 들었겠지
아자릭:
네, 말했죠
바벨:
좋아, 하지만 아주 위험한 여정이란 걸 명심하도록…. 우리의 척후병이 모래 벌레의 흔적을 발견했거든
아자릭:
거,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안전한 길로 안내할게요
바벨:
모래 벌레는 위험한 동물이니 방심해선 안 돼. 지니에게 유인된 놈들이 너희들을 습격할 수도 있단다
릴루페르:
내가 무슨 재앙의 상징처럼 말하지 마, 사막 여자!
릴루페르:
제가 주변을 엄호할게요. 당신이 모래 벌레에게 공격당하면… 힘을 모아서 당신을 지킬 수 있을지도 몰라요
제트:
나도 뒤를 지킬게, 여행자
페이몬:
와! 든든한 지원군이 둘이나 늘었네, 헤헤
바벨:
릴루페르 님, 「영원의 오아시스」 베이스에서부턴 당신이 일행을 이끌어야 합니다
바벨:
버려진 그 수로에 당신의… 조각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죠
릴루페르:
응, 알아… 근데 넌 어떻게 알았어?
릴루페르:
「외부인」에게 들은 거지?
바벨:
……
아자릭:
……
릴루페르:
뭘 긴장하고 그래? 학자들을 약탈하고 상인의 야영지에서 지도를 훔치는 건… 사막인의 오랜 수법이잖아! 그 정돈 나도 알아! 하하하하!
릴루페르:
네가 알려준 정보 덕분에 과거의 힘과 기억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됐어. 고맙긴 한데, 너와 네 내연남은 계속 지켜봐야겠어
제트:
너무해! 바벨 대모는 내가 부모님의 유품을 묻을 수 있도록 특별히 이번 탐험을 허락한 거야. 그런 식으로 모욕하지 마!
바벨:
제트!
바벨:
죄송합니다, 릴루페르 님. 당신이 뭘 걱정하는지 알아요. 신뢰를 살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릴루페르:
마음대로 해, 난 쉬어야겠어
제트:
……
바벨:
크흠, 내가 너희들을 너무 오래 붙잡아 두고 있는 것 같군. 최대한 빨리 출발해 줘
아자릭:
여기서부터 협곡을 따라 깊이 들어가면 「영원의 오아시스」 베이스로 향하는 터널이 보일 거야
제트:
음… 여행자, 모래바람을 조심해. 이런 협곡에는 가끔 벌판에서보다 더 강한 모래폭풍이 불거든
릴루페르:
걱정 마. 주인님은 내가 지킬 테니까. 계속 가요, 주인님
아자릭:
그럼 난 먼저 가볼게. 몸조심해
제트:
고마워, 너도 조심해
페이몬:
조심해야 할 사람은 혼자인 아자릭이지. 절대 모래 벌레한테 먹히면 안 돼!
제트:
타니트의 야영지와… 그들의 기록이야
제트:
바벨 대모는 우리 전에도 누군가를 이곳에 보냈어
릴루페르:
흥, 그 잘난 부족 전통을 존중하지 않는 자들이 있나 보네?
여행자:
야영지에 무슨 문제라도?
페이몬:
음… 여기 야영지가 있는 게 어때서?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겠는데
릴루페르:
우리보다 먼저 이 구역을 조사할 사람을 보냈지만 살아 돌아가지 못한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부족의 「금지된 구역」이 된 걸지도 모르죠
릴루페르:
그러니까 여기가 「금지된 구역」이 된 건 시시한 미신 때문이 아니라 위험해서란 거예요
릴루페르:
계속해서 사람을 보낸 진짜 목적은… 흥, 적어도 제트 때문은 아닐 겁니다… 앞쪽에 더 많은 텐트가 있을 거예요
제트:
…이 일은 돌아가서 바벨 대모에게 물어볼게. 우선 계속 가자
제트:
이게… 뭐야…?
제트:
섣불리 움직이긴 싫지만 앞으로 가려면 이걸 건드려야 할 것 같은데
페이몬:
으어? 위험한 물건이면 어쩌지…
릴루페르:
이건 물살 강도와 흐름을 제어하는 펌프 스위치야…. 단지 지금은 물 대신 모래가 있을 뿐이고
릴루페르:
하아… 주인님, 보시다시피 이곳은 한때 샘물이 있는 푸르른 낙원이었어요
릴루페르:
긴말은 안 할게요. 이 장치들을 다시 활성화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시도해볼까요?
페이몬:
여행자, 릴루페르가 여길 잘 아는 것 같아. 시도해 보자!
제트:
……
제트:
저쪽에 있는 파이프… 연결해서 모래를 치우면 통로를 열 수 있지 않을까?
릴루페르:
무모한 생각이긴 한데, 시도해 볼 만한 것 같네
제트:
진짜 짜증나는 녀석이라니까!
릴루페르:
내가 인정해준 거야, 꼬맹이
제트:
뭐? 꼬마?
페이몬:
제트는 나이가 어리고 릴루페르는 키가 작으니 둘 다 꼬마지, 풉
제트:
그러면 나이도 어리고 키도 작은 페이몬은 꼬꼬마겠네?
페이몬:
앗! 불똥이 왜 나한테 튀는데? 여행자, 네가 좀 나서 봐!
여행자:
……
릴루페르:
후후, 정말 귀엽다니까…
릴루페르:
다음 통로는 이 모래밭 밑에 있어요
제트:
음… 묻혀 있네…. 우리끼리 어느 세월에 이걸 다 파내지?
릴루페르:
실망하긴 일러. 근처에 모래를 배출할 수 있는 장치가 있는지 찾아보죠
페이몬:
좋아, 출동!
반짝거리는 조각이 릴루페르의 요술병으로 들어가자, 힘이 조금 빠져나가는 게 느껴진다…
지니의 희미한 시선 속에서 남루한 목동과 달빛 아래 사파이어처럼 빛나는 무용수가 보인다…. 광기 어린 증오는 숨겨져 있던 격정적인 사랑으로 급변한다…. 그건 어떤 인간도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마음을 좀먹는 감정이었다
「그렇다면 인간… 널 위해 어떤 염원을 이뤄줄까?」
제트:
여행자! 괜찮아? 대답해 봐!
페이몬:
여행자, 놀랐잖아! 괜찮아?
릴루페르:
걱정하지 마, 무사하실 거야
제트:
「다른 생각」? 난 네가 기절한 줄 알았어!
페이몬:
맞아! 엄청 걱정했다고!
릴루페르:
죄송해요,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네요. 하지만 보시다시피 제가 기억의 일부를 되찾았으니 더욱 잘 당신을 보호할 수 있을 거예요
페이몬:
그러고 보니 병 속의 빛이… 더 밝아진 것 같네
제트:
그러게, 마치 어젯밤 바벨 대모가 아자릭의 텐트에서 나왔을 때처럼
페이몬:
?
제트:
…이 이야기는 그만하자
릴루페르:
여전히 사막 곳곳에 제 조각들이 흩어져 있어요. 제가 영혼을 전부 되찾도록 도와주신다면 정말 감사할 거예요
릴루페르:
모든 지니의 조각 근처에는 작은 오아시스가 있죠…
릴루페르:
그건 지니 일족이 잠들기 적합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밖으로 에너지를 방출하기 때문이에요. 그 점을 기억해주세요
여행자:
알겠어
릴루페르:
정말 고마워요
페이몬:
나도 도울래! 페이몬은 시력이 엄청 좋으니까, 나한테 맡기라구!
릴루페르:
후… 정신이 맑아졌어! 이제 더 깊이 들어가 볼까요
제트:
그래, 어서 가자
페이몬:
와… 엄청 넓은 지하 동굴이네. 예전엔 물로 가득했겠지?
제트:
여긴…
릴루페르:
오아시스의 영원한 꿈을 위해 에너지를 공급하는 기관이야. 원래는 물로 가동했지만, 지금은 모래를 사용하고 있지
릴루페르:
큰 주인님의 수정잔은 중앙에 있어. 전설에 따르면 기쁨과 작별한 큰 주인님이 슬픔과 추억을 담기 위해 이곳에 술잔을 두셨다고 하지…
릴루페르:
그 슬픔과 추억 덕분에 꽃의 여주인은 영원한 잠에 들 수 있는 거고
제트:
그건… 네 시대에 일어난 일이야?
릴루페르:
음…? 가물가물하지만 그럴걸…. 조각난 기억뿐이라 겪었던 일들이 잘 떠오르지 않네
제트:
그럼 이제 저… 잔을 만져봐야 하나?
릴루페르:
잠깐, 저쪽에 입구가 두 개 더 있는 걸로 봐선 비슷한 장치를 해제해야 할 것 같아
릴루페르:
내 직감을 믿어주세요, 주인님
페이몬:
음… 근데 어떻게 지나가야 하지?
제트:
다시 지면으로 돌아가서 다른 통로를 찾는 수밖에 없겠네. 이봐… 지니, 지상에서 두 개의 입구로 통하는 길을 찾아줄 수 있어?
릴루페르:
쉽진 않겠지만 대략적인 위치는 파악할 수 있을 거야
제트:
응, 고마워. 지금으로선 지면으로 돌아가 다시 길을 찾는 게 최선인 것 같은데, 다들 괜찮겠지?
릴루페르:
주인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페이몬:
응…
제트:
어때, 뭐 좀 찾았어? 헤헤, 나도 보여줘!
제트:
출발하자, 잘 따라와
제트:
후… 바깥 공기가 정말 상쾌하네!
릴루페르:
그렇다기엔 똑같이 건조하고 덥잖아…
제트:
넌 사막인이 아니니까 이해하지 못하겠지!
???:
어이, 카라칼!
아자릭:
여기야! 이렇게 만나네?
제트:
아자릭, 여기서 뭐 해?
릴루페르:
……
아자릭:
늘 그렇듯 탐사와 정찰 중이지. 사막에서 동료와 마주치는 게 이상해?
페이몬:
모래와 전갈뿐인 사막에서 같은 사람과 여러 번 마주치는 건 우연이라고 해도 수상하잖아…
아자릭:
하하, 됐고! 많이 피곤하지? 먹을 거랑 마실 물 줄 테니까 따라와
제트:
음,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우리랑 같이 움직일래?
아자릭:
같이 가자고? 길을 찾은 거야?
릴루페르:
알려주면 안…
제트:
당연하지!
릴루페르:
……
아자릭:
하하, 그럼 그건 일단 제쳐두고. 날이 어두워지고 있으니 쉬었다 가자
제트:
하하, 고마워!
제트:
그나저나 릴루페르, 여유가 없어서 물어보지 못했는데…
제트:
넌 왜 그렇게 바벨 대모를 싫어해?
페이몬:
그러게, 릴루페르는 처음부터 여행자을(를) 제외한 모두에게 쌀쌀맞게 굴었잖아…. 바벨 대모에겐 유독 더 날카롭게 쏘아붙였고
릴루페르:
왜, 「부족의 어머니」를 무시해서 기분이 상했어?
제트:
당연하지! 그보다 그 이유가 더 궁금해…
릴루페르:
음… 이유라…
릴루페르:
후후… 이야기를 하나 들려줄게
사막에 내려앉은 어둠이 유달리 서늘하다. 은빛 초승달 아래, 모래언덕이 오래된 비밀을 속삭이고… 그 속삭임 사이로 지니의 이야기가 들려온다…
옛날에 지니와 인간들의 번왕이 서로 사랑하여 아이를 낳았어…
하지만 권력과 부귀영화에 눈이 먼 인간은 결국 사랑하는 지니를 배신했어…. 복수심에 불타오른 지니는 음모를 꾸며… 자식들로 하여금 아버지와 왕국의 운명을 파멸시키게 했지…
시간이 흐르고 흘러… 지니의 자식들은 왕국의 군주와 왕후가 되었지만, 또 같은 음모와 저주에 빠졌고… 결국 왕국은 파멸했어. 모든 게 지니가 짜놓은 결말대로였지
제트:
근데… 그 끔찍한 이야기가 내 질문이랑 무슨 상관인데?
릴루페르:
바벨이 이 이야기 속 지니와 비슷하지 않아?
릴루페르:
지니와 달리 인간 특유의 수치심과 허영심이란 가면을 썼지만… 같은 부류라는 게 티가 나
릴루페르:
그녀에겐 친자식 역시 계략을 위한 도구일 뿐이지
릴루페르:
주인님, 당신이 거기 없었다면… 그녀를 좋아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당신에게 위협이 되는 이상 나도 좋게 대할 수는 없어요
제트:
아니, 바벨 대모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릴루페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있었으니… 명령에 따라 「왼손」이 모르게 해야 할 일을 해왔겠지
릴루페르:
그 속에 담긴 이치를 묻긴 어렵겠지만… 넌 그 정도로 멍청하지 않으니, 차분히 생각해 봐
아자릭:
괜찮아, 제트! 그냥 흘려들어. 대모는 나도 똑같이 대하잖아!
릴루페르:
그건 네가 비겁한 노예라서야!
릴루페르:
할 얘기는 다 했어…. 미안해, 괜히 기분만 상하게 했네
제트:
……
페이몬:
음… 함께 한 시간이 조금 더 길었으면 어떨까? 릴루페르가 전보다는 제트를 살갑게 대하는 것 같아
페이몬:
음… 더 친해진다면… 오해가 풀릴지도…?
아자릭:
하아… 됐어, 다른 얘기나 하자!
제트:
알, 알겠어…
아자릭:
왜 그래, 제트? 정신이 딴 데 팔린 것 같네
제트:
아니야… 계속해…
아자릭:
그나저나 뭐 발견한 거 있어? 궁금하네!
제트:
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 오래된 파이프부터 산에 깃든 신전, 그리고 전설 속 「아흐마르의 수정잔」까지…
아자릭:
…그래서 그것들이 전설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한다는 거야?
페이몬:
무슨 소리야? 그 수정잔, 비싼 거야?
릴루페르:
푸훗… 그건 진짜 잔이 아니라 「영원의 오아시스」를 유지하는 장치일 뿐이야
페이몬:
비싼 수정잔이 아니었다니… 좋다 말았네
제트:
응, 우리가 본 바로는 그래
아자릭:
그렇구나…. 그럼 「영원의 오아시스」에 거의 다 왔네
제트:
응, 아버지가 항상 그랬지. 언젠간 「영원의 오아시스」에서 어머니와 만날 거라고…. 그 꿈을 내가 이렇게 빨리 실현하게 될 줄이야
제트:
아버지가? 하하, 그게 뭐가 중요해? 아버지는 단순한 바보니까…. 난 그저 아버지가 있어야 할 곳에 데려다주려는 것뿐이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관심 없어!
제트:
……
제트:
하아… 잘 모르겠다. 솔직히 난 잘 모르겠어…
제트:
우리 부모님이 정말 그런 곳에서 재회하게 되는 걸까? 그곳에 가는 게 무의미한 자기 위로일 뿐인 건 아닐까?
페이몬:
아니야! 제브라엘은 분명 기뻐할 거야! 제트가 대신 염원을 이뤄줬으니까…
제트:
어쨌든 여행자, 페이몬 정말 고마워…. 항상 제멋대로인 나와 함께 모험을 떠나겠다고 해줘서
제트: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로… 너희랑 있을 때만 마음이 놓여
페이몬:
헤헤, 제트와 또 모험을 떠나게 돼서 우리도 기뻐!
아자릭:
크흠, 나도 있거든? 소외감 느껴지네?
제트:
하하하, 농담도 참! 너도 내 가족이지! 내가 막 타니트에 왔을 때 지극정성으로 챙겨줬잖아
아자릭:
훗, 카라칼을 처음 봤을 땐 정말 섬뜩했지. 울지 않는 아이였거든. 울지도 않고 말도 안 했는데… 나랑 친해지고 나서 이렇게 밝아진 거야
페이몬:
제트도 조용했던 시절이 있구나? 상상이 안 가!
제트:
페이몬, 그만 놀려! 여행자, 쟤 말 듣지 마!
아자릭:
하하하하! 진짜야. 싸움에서 지든 남한테 얻어터지든 절대 울지 않았어. 무서울 정도로 침착했지. 하지만 한 번 열받으면… 「치지직… 펑!」하고 터지곤 했어
제트:
뭐라는 거야, 진짜! 맞을래?
아자릭:
어쨌든 제트가 어리긴 해도 또래보다 훨씬 의젓해서 별로 걱정이 없었어
제트:
됐어, 이제 그만해…. 하아, 타니트에 막 도착했을 땐 얼마나 창피했는지 몰라…
제트:
아버지가 떠난 후의 기억은 아직도 흐릿해. 그때만 해도… 내가 다시는 감정을 느끼지 못할 거라 생각했어
제트:
아자릭이 친오빠처럼 부족 생활을 알려주고 이끌어준 덕분에 조금씩 극복할 수 있었지…
아자릭:
그랬지! 고맙다는 말은 넣어둬!
제트:
휴, 아버지가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도 해주겠다고 했었는데… 이젠 어머니가 어떤 분이었는지 알 길이 없네
제트:
어머니는 밤하늘의 별처럼 아주 아름답고 멋진 인품을 갖춘 분이셨대. 마치… 「별들이 황야에 떠오른다…」처럼
아자릭:
……
제트:
「별들이 황원 위에 떠오르고, 부엉이는 무한한 시간에 싫증을 느끼니, 이제 장미의 왕관을 내려놓고 와인으로 속세의 먼지를 씻어낼 때로구나」
제트:
아버지가 불러주던 고전 동요가 어머니에 대한 유일한 추억이야
아자릭:
듣기 좋아
제트:
띄워주지 마. 내가 음치인 거 알면서!
여행자:
제브라엘보다 잘 부르네
제트:
하하, 기억할 줄 알았어. 한참 배웠지만 아버지가 계신 동안에도 완벽히 익히지 못했어
제트: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하하, 음정을 더 못 잡겠다니까. 그래도 나쁘진 않지?
페이몬:
응, 듣기 좋은걸! 제트는 목소리가 살짝 굵지만 부드러운 노래도 잘 어울려
여행자:
응, 꼭 제브라엘처럼
제트:
…그래
제트:
자, 내일 해야 할 일이 많으니 일찍 쉬자. 오늘은 내가 불침번을 설게
「자장자장, 우리 아가 영원의 오아시스가 쓸쓸한 나그네를 반기네. 맑은 샘이 흐르는 이곳에선 달콤한 추억을 영원히 느낄 수 있다네」
아자릭:
좋은 아침! 보여줄 게 있어. 날 따라와!
제트:
왜 이렇게 서둘러? 수상한데…. 여기서 얘기하면 되잖아
제트:
여행자, 페이몬. 잘 잤어?
여행자:
그럭저럭. 신경 써줘서 고마워
페이몬:
음… 릴루페르가 이상한 비유를 해서 잠들기 전에 머릿속에서 벌레랑 전갈들을 쫓아내느라 고생했어!
아자릭:
하아… 다들 잘 쉬었나 보네. 난 잠을 설쳤어…
제트:
허, 그러니까 누가 한밤중에 기어 나와서 바벨 대모를 찾으러 가래?
아자릭:
흥, 내가 아니라 대모가 날 찾아오신 거거든?
여행자:
바벨 대모가… 왜죠?
제트:
엇… 대체 왜?
아자릭:
크흠… 부족 어른들의… 일이랄까
릴루페르:
오… 공공연히 알려진 비밀을 들어버렸네요
여행자:
……
페이몬:
?
아자릭:
어젯밤 바벨 대모랑 이야기 해봤는데, 우리더러 모래언덕에 있는 터널을 지나 「영원의 오아시스」 지하로 가라 하더군
릴루페르:
음… 아흐마르 주인님은 인간들에게 물을 나눠주기 위해 모래 언덕 아래에 복잡한 송수관을 설치하셨죠
릴루페르:
아흐마르 님이 계실 때만 해도 폭풍이 몰아치는 모래 언덕은 녹음으로 가득한 언덕이었거든요
아자릭:
하지만 그 수로는 말라버린 지 오래야. 덕분에 우리는 모래언덕 내부에 있는 오아시스 지하로 바로 갈 수 있게 됐지
제트:
바벨 대모가 드디어 결심하셨나 보네
아자릭:
여행자, 네가 되찾은 지니가 우릴 인도해줄 거야. 게다가 너도 알다시피 내가 말을 참 잘하잖아?
릴루페르:
어젯밤에 제가 직접 본 게 있긴 하지만… 세세하게 알려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주인님
제트:
……
제트:
좋아, 그럼 바벨 대모랑 이야기하러 가보자
카드 게임과 잡담 속에 밤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이튿날 동이 틀 무렵, 일행은 서로를 베개 삼아 꺼진 모닥불 옆에 잠들어 있었다

풍요를 매장한 모래 언덕·중
사막에서 우연히 만난 아자릭을 따라 다음 장소로 이동하게 된다…
아자릭:
봐, 바로 이거야!
페이몬:
와… 엄청 크다…
제트:
쳇, 사막에 널린 게 이런 고물인데 굳이 왜 여기까지 부른 거야? 우리더러 저 안에 들어가서 놀라는 건 아니겠지?
아자릭:
진정해, 카라칼. 이 기계 내부는 멀쩡해! 이걸 써서 위험한 모래 지대를 지날 수 있을 거야!
릴루페르:
훗… 기계의 오묘함을 아는 부족인인가? 놀랍네
제트:
……
아자릭:
아드라피가 남긴 도면에 이것의 구조가 기록되어 있었어… 기본적인 지식만 있다면 쉽게 알아볼 수 있지
아자릭:
아마 저 멀리 북쪽에 있는 눈의 나라 사람들과 거래한 모양이야…. 이런 걸 구해다 어디다 쓰려고 한 건진 모르지만…
아자릭:
난 너희를 도우려고 온 거야! 여행자, 넌 경험이 풍부하니 이런 기계를 본 적이 있겠지?
여행자:
흥미롭긴 한데 잘 모르겠어요…
페이몬:
그러게. 유적 가디언은 많이 봤지만 이런 거대한 쇠구슬은… 용도를 모르겠네
제트:
똑같이 생긴 녀석들의 파편을 간혹 사막에서 봤었는데 이렇게 멀쩡한 건… 나도 처음 봐
아자릭:
호오… 재밌네. 우선 팔을 통해 들어가 볼까?
아자릭:
봐, 바로 이거야!
페이몬:
와… 엄청 크다…
제트:
쳇, 사막에 널린 게 이런 고물인데 굳이 왜 부른 건데, 우리더러 저 안에 들어가서 놀라는 건 아니겠지?
아자릭:
진정해, 카라칼. 이 기계 내부는 멀쩡해! 이걸 써서 위험한 모래 지대를 지날 수 있을 거야!
릴루페르:
훗… 기계의 오묘함을 아는 부족인인가? 놀랍네
제트:
……
아자릭:
아드라피가 남긴 도면에 이것의 구조가 기록되어 있었어… 기본적인 지식만 있다면 쉽게 알아볼 수 있지
아자릭:
아마 저 멀리 북쪽에 있는 눈의 나라 사람들과 거래한 모양이야…. 이런 걸 구해다 어디다 쓰려고 한 건진 모르지만…
아자릭:
난 너희를 도우려고 온 거야! 여행자, 넌 경험이 풍부하니 이런 기계를 본 적이 있겠지?
여행자:
우림에서 봤었어요
페이몬:
아, 그 「거대한 철산」? 아란리캔과 쟈자리랑 연구도 했었는데
제트:
똑같이 생긴 녀석들의 파편을 간혹 사막에서 봤었는데 이렇게 멀쩡한 건… 나도 처음 봐
제트:
아버지는 이것들이 오백 년 전에 남겨진 전쟁 기계라고 하셨어…. 대체 그 시대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페이몬:
근데 이 녀석은 우리가 봐왔던 기계랑은… 다른 것 같아
아자릭:
호오… 재밌네. 우선 팔을 통해 들어가 볼까?
아자릭:
봐, 바로 이거야!
페이몬:
와… 엄청 크다…
제트:
쳇, 사막에 널린 게 이런 고물인데 굳이 왜 부른 건데, 우리더러 저 안에 들어가서 놀라는 건 아니겠지?
아자릭:
진정해, 카라칼. 이 기계 내부는 멀쩡해! 이걸 써서 위험한 모래 지대를 지날 수 있을 거야!
릴루페르:
훗… 기계의 오묘함을 아는 부족인인가? 놀랍네
제트:
……
아자릭:
아드라피가 남긴 도면에 이것의 구조가 기록되어 있었어… 기본적인 지식만 있다면 쉽게 알아볼 수 있지
아자릭:
아마 저 멀리 북쪽에 있는 눈의 나라 사람들과 거래한 모양이야…. 이런 걸 구해다 어디다 쓰려고 한 건진 모르지만…
아자릭:
난 너희를 도우려고 온 거야! 여행자, 넌 경험이 풍부하니 이런 기계를 본 적이 있겠지?
여행자:
「다흐리인」이 남긴 전쟁 기계야
제트:
가끔 사막에서 기계로 만들어진 녀석들을 보긴 했지만, 이건 달라… 이렇게 멀쩡한 건… 처음 봐
제트:
아버지는 이것들이 오백 년 전에 남겨진 전쟁 기계라고 하셨어…. 대체 그 시대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자릭:
오백 년 전…? 재밌네. 내가 본 자료들에는 그 시기에 관한 기록이 사라져 있었거든
여행자:
그렇다고 할 수 있죠…
페이몬:
음, 나도 잘은 모르지만 어쨌든 아주아주 오래전 일이야!
페이몬:
그나저나 이 녀석은 우리가 전에 본 기계랑은… 다른 것 같아
아자릭:
호오… 재밌네. 우선 팔을 통해 들어가 볼까?
아자릭:
도면대로라면 에너지실은 이 아래에 있어. 일단 에너지를 공급해야 이 녀석을 움직일 수 있겠지
아자릭:
여행자, 한 번만 더 부탁할게. 에너지가 가동되면 바로 조종실로 이동하자
아자릭:
후… 어디 보자…. 에너지, 정상. 엔진, 정상. 무기는… 원거리 보조무기는 고장 났고 주무기도 작동이 안 되네. 근거리 무기인 왼팔은 정상이고…
아자릭:
음, 상태가 제법 나쁘지 않네
제트:
……
페이몬:
음… 제트, 왜 걱정이 가득한 얼굴이야?
제트:
아니, 그게 아니라 못 알아듣는 용어들이 몰아쳐서 그만…
제트:
아자릭이 다른 사람처럼 보여, 이런 모습은 처음이야…
아자릭:
그래? 더 듬직해졌다는 거지? 하하!
제트:
……
아자릭:
자동 조종 장치는… 음, 누가 뜯어갔나 봐. 코빼기도 안 보이네…
아자릭:
불편하겠지만 아무래도 직접 조종하는 수밖에 없겠어
릴루페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곁에서 길을 알려드릴게요
아자릭:
오, 길을 알아?
릴루페르:
당연하지… 내 조각의 진동이 느껴지니까
아자릭:
그럼 부탁할게. 자, 가동해 볼까?
여행자:
좋아요, 저한테 맡기세요
페이몬:
으아앗!
아자릭:
이렇게 큰 덩치가 움직이다니, 진짜 신기하네…
아자릭:
응? 여행자, 왜 그래? 도면대로라면 에너지실은 이 아래에 있어. 에너지를 먼저 가동해야 하는데, 네게 맡길게
아자릭:
젠장… 아드라피가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제트:
걘 부족의 배신자야
아자릭:
하지만 이 기계의 작동 방법을 아는 건 그 녀석뿐이잖아
아자릭:
잠깐, 심호흡하고… 아드라피가 남긴 도면에 어떻게 그려져 있었는지 떠올려볼게…
페이몬:
에너지를 얼마나 먹어야 움직이려나…. 앗, 움직임이 멈췄어. 너무 오랫동안 아무것도 먹질 않아서 그런가 봐
아자릭:
조종실 옆쪽에 무기 시스템을 위한 예비 에너지가 있을 거야
아자릭:
그들이 모조한 기계도 구조가 이랬거든. 이 고물도 마찬가지일 거야
릴루페르:
「그들」이 누군데?
아자릭:
넌 조각을 찾고 있고, 제트는 「영원의 오아시스」에 가고 싶을 뿐이잖아. 여기 「그들」이 궁금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같은데
릴루페르:
알겠어, 나중에 다시 물어보지
제트:
……
아자릭:
…미안, 제트. 내가 성격이 급해서
아자릭:
…예비 에너지를 못 찾은 거야?
아자릭:
조종실 옆쪽에 있을 텐데…. 그곳에 있는 장치를 켜면 에너지가 재가동될 거야
아자릭:
아드라피가 남긴 도면이 신빙성이 높아야 할 텐데…
아자릭:
이제 조종대를 조작해서 통로를 뚫을 수 있을 거야
여행자:
왜 직접하지 않으세요?
아자릭:
음, 글쎄… 어떤 일들은 네가 해야만 느낌이 있달까
아자릭:
으앗…! 다들 넘어진 건 아니지?
제트:
여행자! 괜찮아?
페이몬:
휴… 괜찮아! 다들 무사해서 다행이야!
아자릭:
팔 내부에 있는 통로를 통해 바로 동굴 입구로 들어갈 수 있을 거야
아자릭:
여길 지키도록 사람들을 배치해둘게, 우리는 계속 가자
제트:
「금기」가 걱정되지 않아?
아자릭:
너희들의 안전이 더 걱정돼
릴루페르:
……
제트:
음… 문이 닫혀 있네. 다른 길도 없고
아자릭:
주변에 문을 열 만한 단서가 있을 거야…. 다들 눈 크게 뜨고 찾아보자고
아자릭:
…이제 위쪽의 문을 열어야 해. 전처럼 이곳의 파이프를 연결해서 모래로 문을 열어보자
제트:
음, 근데 파이프 옆 장치가 녹슨 것 같아…
아자릭:
그럼 파이프를 연결할 다른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는 수밖에. 파이프 양쪽을 연결하면 한쪽은 문을 제어하는 구조로 연결되고, 다른 쪽은…
페이몬:
아, 다른 쪽은 저 방이 있는 방향으로 연결되겠네
아자릭:
응, 그럼 저쪽부터 확인해 보자
아자릭:
어떡할래? 계속 여길 탐색할래, 아니면 거대한 쇠구슬 안으로 돌아갈까?
아자릭:
좋아. 제트, 어서 가자!
반짝거리는 조각이 릴루페르의 요술병으로 들어가자, 힘이 조금 빠져나가는 게 느껴진다…
지니의 희미한 시선 속에서 굶주린 목동과 붉게 빛나는 석류가 보인다…. 폭군의 술 같은, 연인의 광기 어린 사랑 같은, 무고한 수난자의 피와 닮은 석류즙이 사방으로 흐른다…. 목동이 잘 익은 석류를 건네받는다…
「한 입 베어 물어 허기와 갈증을 달래도록 해. 하지만 터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제트:
여행자, 괜찮아…?
페이몬:
방금… 또 그렇게 됐어… 갑자기 넋이 나갔다구. 아무리 불러도 반응이 없어서 놀랐잖아
릴루페르:
걱정하지 마, 주인님은 괜찮으실 거야
페이몬:
그럼 다행이고…. 다들 너 때문에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릴루페르:
제 기억 때문에 괴로웠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덕분에 힘이… 조금 더 깨어났어요
릴루페르:
석류는… 수난자의 피로 영글어진 달콤한 과일이죠…. 기회가 된다면 주인님과 함께 나누고 싶네요
릴루페르:
잘 익은 석류알이 당신의 입안에서 터지는 모습을 보고 싶군요. 입가를 타고 흐르는 진한 석류즙도…
페이몬:
…? 듣기만 해도 침이 고이는데 왠지 음식 얘기가 아닌 것 같아…
제트:
……
제트:
크흠, 이만 가자. 더 많은 장치가 우릴 기다리고 있을 거야
릴루페르:
어? 또 기분 상했어?
제트:
아니거든! 가자고 말한 것뿐이거든!
아자릭:
후후, 카라칼이 물겠네
제트:
…!
제트:
여행자! 뭐 새로운 것 좀 찾았어?
페이몬:
아직이야! 네 쪽은 어때?
제트:
아직… 음, 벽을 따라가면서 찾아볼게
제트:
음… 이제 뚫어야 할 통로는 단 하나뿐이야
페이몬:
뭐…? 터널을 또 뚫어야 해? 다리 아파 죽겠는데!
제트:
응? 넌 걷지도 않잖아
페이몬:
아차차, 그렇지! 난 얘를 배려한 것뿐이야. 여행자, 너도 힘들지?
제트:
하하, 노련한 모험가잖아. 페이몬도 운동 좀 해. 그러다 여행자한테 버림받을라
페이몬:
으으, 아니야! 여행자는 언제까지든 날 기다려줄 거야…
릴루페르:
음… 기억이 어느 정도 회복돼서 길을 안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트:
여행자, 이제 갈까?
제트:
응! 아자릭, 어서 가자!
아자릭:
이 주변에 문을 여는 장치가 있을 테니 잘 살펴보자
아자릭:
그야 당연하지, 「밖에서 사귄 친구」가 많다고 했잖아. 다 그 녀석들한테 배운 거야… 부족인들을 무시하지 말라고
아자릭:
봐, 바로 이거야!
페이몬:
와… 엄청 크다…
제트:
쳇, 사막에 널린 게 이런 고물인데 굳이 왜 부른 건데, 우리더러 저 안에 들어가서 놀라는 건 아니겠지?
아자릭:
진정해, 카라칼. 이 기계 내부는 멀쩡해! 이걸 써서 위험한 모래 지대를 지날 수 있을 거야!
릴루페르:
훗… 기계의 오묘함을 아는 부족인인가? 놀랍네
제트:
……
아자릭:
아드라피가 남긴 도면에 이것의 구조가 기록되어 있었어… 기본적인 지식만 있다면 쉽게 알아볼 수 있지
아자릭:
아마 저 멀리 북쪽에 있는 눈의 나라 사람들과 거래한 모양이야…. 이런 걸 구해다 어디다 쓰려고 한 건진 모르지만…
아자릭:
난 너희를 도우려고 온 거야! 여행자, 넌 경험이 풍부하니 이런 기계를 본 적이 있겠지?
여행자:
우림에서 봤었어요
페이몬:
아, 그 「거대한 철산」? 아란리캔과 쟈자리랑 연구도 했었는데
제트:
똑같이 생긴 녀석들의 파편을 간혹 사막에서 봤었는데 이렇게 멀쩡한 건… 나도 처음 봐
제트:
아버지는 이것들이 오백 년 전에 남겨진 전쟁 기계라고 하셨어…. 대체 그 시대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페이몬:
근데 이 녀석은 우리가 봐왔던 기계랑은… 다른 것 같아
아자릭:
호오… 재밌네. 우선 팔을 통해 들어가 볼까?

눈물처럼 흐르는 모래의 신전
제트를 도와 함께 「영원의 오아시스」로 가서 먼저 고대에 발생한 일을 잘 알고 있는 지니를 찾자. 그 지니는 고대 신전의 폐허에 숨어있다고 한다…
아피아 지족 족장의 친서:
「…도착하면 바로 협곡에 주둔하며 외부인이 들어오지 못 하게 봉쇄하고, 타니트 부족과 다른 지족만 확인 후 통과시켜라…」
아피아 지족 족장의 친서:
「…지니 요술병을 지닌 자를 발견하면 즉시 약탈하고, 노획한 물자는 맹약에 따라 나누도록 한다…」
페이몬:
음… 그럼 일부러 제트를 습격하지 않은 거였네?
릴루페르:
…흥미롭군요
릴루페르:
나의 주인님, 일단 다음 야영지를 계속 소탕하시죠
제트:
머리를 그렇게 꽁꽁 싸매갖고 엄살은! 아흐마르가 직접 나서도 생채기 하나 못 내겠네! 아예 겁쟁이라고 놀릴지도 모르겠어!
아자릭:
하? 그게 연장자한테 할 말이냐, 이 꼬마 카라칼아? 할 일이 뭔지 잊어버렸어? 지금까지 목 빠지게 널 기다리고 있었다고!
제트:
아~ 유적 옆에서 몰래 햇볕이나 쬐면서 술을 홀짝거리는 게 할 일인가 보네?
아자릭:
흥, 남을 모함하면 벌받는다 너! 모래 속에 그 똑똑한 머리를 처박혀봐야 정신 차릴래?
제트:
웃기시네! 씨름을 가르쳐 준 그날부터 단 한 번이라도 날 이긴 적이 있어?
여행자:
참 사이가 좋아 보이네
페이몬:
그러게 말이야. 저렇게 만나자마자 서로 헐뜯는 애들은 처음 봐…
제트:
아, 여긴 아자릭이라고 내 타니트 부족 선배야!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오빠 같은 사람이지
아자릭:
어휴, 그래, 날 오빠로 여기긴 하지. 네가 여자애들하고 노는 걸 더 좋아하지만 않았어도… 우린 더 친밀한 사이였을 거야!
여행자:
오우…
페이몬:
오우…!
제트:
그게 뭐 어떻다는 거야! 불만 있어?
아자릭:
그래 알겠어… 여행자(이)라고 했나? 제트를 잘 부탁할게. 꽤 능력 있는 녀석인데 가끔 카라칼처럼 충동적인 게 흠이랄까
제트:
아 진짜! 지금 그게 칭찬이야 욕이야!
아자릭:
봐봐, 내 말이 맞지?
페이몬:
헤헤, 여행자은(는) 경험이 풍부한 모험가라구! 제트를 보살피는 일은 맡겨둬!
제트:
뭐야… 내가 무슨 애야?
아자릭:
하하하하… 흠흠, 자 이제 농담은 그만하고 본론으로 넘어갈게!
아자릭:
바벨 대모는 너희들을 이 성의 폐허 유적으로 인도하는 일을 내게 맡겼어. 내가 앞에서 길잡이를 할 테니 잘 따라오라고!
페이몬:
아… 그렇게 된 거였구나. 우리가 왜 여기에 온 건지 이제야 알았네!
제트:
응, 바벨 대모는 다른 사람의 귀와 입을 믿지 않아서 마을에서 너희에게 알려줄 수 없었어
제트:
우리는 이 폐허에서 「지니의 어머니」 조각을 발굴해야 해. 그게 있어야만 사막 중심에 있는 「영원의 오아시스」의 인정받을 수 있어…
아자릭:
지니는 「오아시스 여왕」의 권속으로, 태어날 때부터 오아시스의 인정을 받은 존재이지. 그녀들은 사막에 비옥한 땅을 만들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기도 해
아자릭:
그러니까 우린… 바벨 대모는 지니의 도움이 꼭 필요해. 그래야만 타니트의 땅이 비옥해지고 가축들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테니까
아자릭:
게다가 지니의 지혜가 있어야만 「영원의 오아시스」의 봉인을 돌파할 수 있어
제트:
맞아, 그런 거야!
아자릭:
이 유적에 들어가려면 먼저 이 신비한 「기계」들을 처리해야 해…
아자릭:
예를 들어 이건 특정 방향의 모래더미를 날려버릴 수 있는 것 같은데… 어, 아니지… 「모래를 날린」다기보다는 「봉인 해제」 같은 느낌이랄까…
아자릭:
이젠 아무도 봉인을 해제하는 방법을 모르지만… 그동안 내가 시도한 바에 의하면, 공격을 가해 방향을 바꾸면 흐르는 룬 문자를 생성할 수 있어
아자릭:
이렇게 하면 걸리적거리는 모래더미를 제거할 수 있을 거야
아드라피:
아, 너구나. 왔어?
아드라피:
바벨 대모가 너희는 우리 손님이라고 하시더라. 그러니 마음껏 구경하도록 해
아드라피:
응…? 내가 상인인 걸 알아차리다니 눈썰미가 좋네. 난 부족의 거래를 담당하고 있어. 화장품, 사치품, 의복, 장난감, 농수품, 농기계, 정밀하고 작은 도구까지… 전부 책임지고 있지
아드라피:
원하는 거 있어? 웬만한 건 내가 다 가지고 있거든. 필요한 게 있으면 말만 해. 도시에서든 폰타인에서든 다 구해 올 테니까
아드라피:
아… 넌 외부인이었지. 그렇다면 내 가게를 이용할 수 없을 것 같아. 미안
아드라피:
그래도 넌 우리 부족의 손님이니 내 텐트 안에 있는 물건을 가지고 가는 건 허락할게… 음, 물론 전부 가져가는 건 안 돼!
여행자:
가게에 책이 많이 보이던데. 구경해 봐도 돼요?
아드라피:
응? 책? 아! 바벨 대모한테서 들었어… 요즘 도시 사람들은 귀에 「허공」을 착용하고 다니는 게 유행이라며? 너도 분명 본 적이 있겠지?
아드라피:
그래서 도서관이 옛날 책들은 처분하는 경우가 많아졌어. 그 사실을 안 바벨 대모는 책을 구매해서 사람들한테 대여해주라고 했지. 흥… 이건 손해 보는 장사라고
아드라피:
다른 부족민한테서 그 「허공」이라는 물건도 들여봤는데… 사용하는 방법을 통 몰라서 불편하더라고. 분해도 안 되고 수리도 안 되고, 회로도 너무 촘촘해…
아드라피:
어쨌든, 그딴 장치에 의지해서 머리에 지식을 입력하는 것보다 직접 책을 읽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해
아드라피:
그렇게 쉽게 지식을 얻는다고? 그러다 머릿속에 이상한 거라도 백도어로 들어오면 어쩌려고?
여행자:
이만 가볼게요
아드라피:
볼일 있으면 신경 쓰지 말고 어서 가
페이몬:
으잇! 왜 우릴 막아서는 거야! 우리가 찾는 물건이 바로 저 앞에 있는데…
제트:
쉿…
제트:
뒤를 봐, 여기 있는 건 우리 셋뿐만이 아니야
아자릭:
대전은 안전해. 적이나 괴물, 위험한 장치 같은 건 보이지 않아
아자릭:
이 거대한 녀석만 빼면 말이지… 흠, 흥미로워
아자릭:
앞서 이곳에 왔던 사람이 남긴 고고학 보고서와 아드라피가 유적에서 가져온 고대 석판 내용을 종합해 보면…
아자릭:
이건 당시 「지니의 어머니」를 봉인하는 데 쓰인 메인 장치인 듯해
아자릭:
대충 관찰해 봤는데 옆에 있는 저 기계와 연결되어 있어서 서로 연동시킬 수 있을 것 같아
페이몬:
어… 그러니까 옆에 있는 저 기계를 먼저 활성화해야 중간에 있는 이 거대한 녀석을 작동할 수 있다는 거잖아?
아자릭:
맞아, 내 예상이 맞는다면. 그다음에는…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강을 건너는 수밖에 없겠지
제트:
돌다리라면 많긴 한데, 강은 주변에 없지 않아?
아자릭:
풉… 이해 못 했으면 그냥 가만히 있어, 제트
아자릭:
아마 문 앞에서 했던 것처럼 하면 될 거야. 먼저 이 기계를 활성화해 봐
유프텐:
안녕하세요, 타니트의… 손님
유프텐:
제, 제, 제트한테 착한 친구라고 얘기 많이 들었어요
유프텐:
농사도 짓고, 아, 악어한테 먹이를 주는 일, 일을 담당하고 있어요. 어떨 땐 악어를 도, 도, 도살하기도 하죠. 악, 악어의 껍질과, 고, 고기는 아주 유용하거든요
유프텐:
이, 이곳에는 사계절 내내 신선하고 깨끗한 샘물이 있어서 악어를 키우기 딱 좋은 곳이에요. 그, 그래서 우린 이곳을 악, 악어 양식장으로 만, 만들었죠
유프텐:
악어는 기르기 쉽고, 많은 양의 가죽과 고기를 얻을 수 있어요. 하지만, 농, 농사짓는 건 너무 어, 어려워요…
여행자:
농사도 지으세요?
유프텐:
그냥… 실험용으로 농사를 짓고 있어요. 바벨 대모가 외부인들을 초, 초, 초청해서 「비옥한 은혜」를 옮겨 오기도 했고, 또 도시에서 옛날 책들도 구, 구해 왔거든요…
유프텐:
그, 그 책에 적힌 대로 농사를 지, 지어보고 있어요
유프텐:
그런데 협곡에 있는 오아시스는 너, 너, 너무 비좁고 척박해요. 흙, 흙을 비, 비옥하게 만들 수 있는 비료를 개, 개발해야 해요
여행자:
「비옥한 은혜」에 대해…
유프텐:
하, 하지만 외부인들은 제조법을 공개하는 걸 꺼리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비료 제, 제조법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전, 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어요. 그게 마음에 안 들어요
유프텐:
그, 그래서 바벨 대모가 절 이, 이곳으로 보낸 거예요. 우리 부족만의… 「비옥한 은혜」를 개발하라고 말이죠
여행자:
그럼 방해하지 않을게요
유프텐:
괘, 괜찮아요. 악어 육포 먹, 먹고 싶으면 마, 마음껏 가져가세요. 바로 제 옆에 있으니까…
제트:
기계도 활성화했고 모래더미도 날려버렸는데… 이 커다란 장치는 꿈적도 안 하네
아자릭:
……
페이몬:
으… 왜 안 되지?
아자릭:
참, 여행자, 넌 우리 중에서 유일하게 마음대로 원소의 힘을 쓸 수 있는 사람이잖아?
제트:
응…?
아자릭:
그러니까 내 말은, 우리처럼 고대 지니의 남은 힘에 의지하지 않아도 원소의 힘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거지
제트:
응, 맞아
여행자:
그게 왜요?
아자릭:
그럼 이 거대한 녀석을 한번 만져봐
페이몬:
으… 근데 만에 하나… 위험하면 어떡해!
제트:
……
페이몬: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조심해야 해!
제트:
…바벨 대모와의 대화는 끝났어?
제트:
그럼 일단… 잠깐 쉬자
아자릭:
역시… 아까 장치를 활성화하면서 충전이 된 것 같아… 어, 이건 회로인가? 다른 세 장치가 있는 곳을 가리키고 있어
아자릭:
이 방향을 따라 장치가 있는 곳에 가면, 아마 이곳의 「봉인 해제」 기계 네 개를 모두 활성화하고 우리를 가로막는 모래더미를 제거할 수 있을 거야…
아자릭:
음, 이게 그동안의 유적 탐사 경험을 토대로 한 내 추측이야
페이몬:
우와… 넌 부족인인데 왜 이렇게 아는 게 많은 거야…
여행자:
페이몬, 그건 부족인을 무시하는 것처럼 들리는데
페이몬:
앗? 윽… 미안!
제트:
하하, 페이몬, 나도 부족인이라는 걸 잊지 마!
아자릭:
이제 잡담은 그만하고, 기계가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다른 세 장치도 찾아보자!
아자릭:
음… 내 생각엔… 여기부터 가 보는 게 좋겠어!
제트:
왜 그렇게 생각해?
아자릭:
헤헤, 사막인의 직감이랄까
제트:
흥… 혹시 길을 잃으면 다 네 책임이야!
아자릭:
걱정 마, 너도 있고 나도 있는데, 뭐가 나오면 처치하고, 위험하면 도망치면 되잖아!
마세리아:
바벨이랑은 얘기해 봤습니까? 또 바쁘다고 어디로 가버렸죠? 그 여자는 무슨 바람도 아니고, 도통 가만히 있질 못한다니까…
마세리아:
허허, 「바람」 말이 나와서 말인데… 사막에는 「지브리」라는 이름을 가진 바람이 있습니다
마세리아:
처음에는 별 느낌이 없지만 모래 폭풍이 지평선 위로 올라오면 공기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갑니다. 그리고 뭔가 이상함을 느끼게 될 때면…
마세리아:
높은 온도에 코가 타버려서 후각을 잃게 되고 말죠…
마세리아:
그때가 되면 뭐, 허허… 후회하기엔 이미 늦었죠
여행자:
못 알아듣겠어요…
마세리아:
별거 아닙니다… 그냥, 모래 폭풍을 조심하라고요
아자릭:
룬 문자가 생성되도록 공격을 가해 방향을 바꿔 봐. 그러면 길을 가로막은 모래더미를 날려버릴 수 있을 거야
아자릭:
왜 난 나서지 않냐고? 하하, 미안. 우리 부족인들은 이런 신비한 것들을 움직이는 걸 금기시하거든… 아무래도 조심하는 게 좋으니까
아자릭:
왜, 무슨 문제라도?
아자릭:
흐응… 이런 거대한 장치는 철 지난 논문에서나 봤던 건데… 이렇게 실제로 보게 될 줄은 몰랐네…
글씨가 반듯한 쪽지:
「…외부인 여행자의 특징: 금발의 황금빛 눈동자, 이상한 복장, 곁에는 날아다니는 작은 요정이 있다…」
글씨가 반듯한 쪽지:
「…지니가 있다면 강탈하고, 없다면 그냥 해치워버려라…」
글씨가 반듯한 쪽지:
「…연락자: 아드라피…」
페이몬:
…!
여행자:
아드라피였다니…
릴루페르:
아… 아는 사람인가요?
릴루페르:
주인님, 친구들을 다시 한번 살펴보세요. 지니의 속담에 이런 녀석들을 두고 하는 말이 있죠…
릴루페르:
「어깨가 쇠사슬로 꿰뚫린 사막인만이 충성스러운 사막인이다」
릴루페르:
녀석들을 전부 처리한 것 같으니 이제 돌아가요, 주인님
화물 영수증:
「…이를 근거로, 이번 매복 강탈에 필요한 모든 물자를 지원한다. 우애를 표하기 위한 추후 사례는 전담자가 동물 짐꾼 캐러밴을 통해 보낼 것이다…」
화물 영수증:
「…타니트 부족은 아피아 지족에게 경의를 보내며 평안과 만사형통, 그리고 가득한 향신료가 함께 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페이몬:
엣, 잠깐만! 타니트 부족이라니…
여행자:
그건 제트의 부족이잖아…
페이몬:
그러니까… 타니트 부족에서 이 나쁜 녀석들을 고용했다는 거잖아?
릴루페르:
사막인들도 증서를 사용하기 시작한 건가? 흥… 이번에는 그래도 좀 신선한 일이 생기는 걸
페이몬:
그치만 녀석들이 여기로 온 목적이 뭘까…
릴루페르:
그거야 알 수 없지. 어찌 됐건 녀석들이 적이라는 건 확실해
릴루페르:
흥… 여기에 증서가 있다는 건 다른 야영지에 더 많은 단서를 찾을 수 있단 얘기야
페이몬:
다른 야영지에 단서가 있을 거란 건 어떻게 알아?
릴루페르:
두꺼비는 한 번에 알을 하나만 낳지 않거든. 그리고 축축하고 음산한 곳에는 지네와 독전갈이 함께 몰려 있는 법이고
페이몬:
윽… 비유 진짜… 섬뜩해 죽겠어…
릴루페르:
어쨌든 이젠 더 이상 녀석들을 살려둘 필요가 없겠어요. 다음 야영지로 가 보죠
아자릭:
이전에 이곳에 왔던 용병이나 인공 「사안」을 지닌 자들 중 그 누구도 이 기계를 활성화할 수 없었다는 기록을 봤었어. 하지만 너라면…
여행자:
「사안」이라고요…?
아자릭:
어? 내가 뭘? 아무래도 귓구멍을 좀 청소해야 할 것 같은데? 사막의 열풍엔 늘 모래먼지가 섞여 있으니까
제트:
자자, 내가 뒤를 지켜주고 있으니까 걱정 마!
제트:
어… 그래도 조심해…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면 바로 나한테 알려주고
아자릭:
자, 가서 대전 중앙에 있는 기계를 만져봐. 나랑 제트는 여기에서 너희를 지켜보고 있을게
제트:
응, 여행자, 조심해야 해
아자릭:
오면서 인위적인 파괴 흔적이 있는 폐허를 수없이 발견했어… 아마 폭동이나 전쟁을 겪은 곳이었던 것 같아
아자릭:
난 학자가 아니라 흔적들의 분포 규칙을 알아볼 순 없지만… 이 신전의 결말이 그리 좋지 않았다는 건 분명해
제트:
책에는 「구라바드」가 불길과 지니의 분노 속에 파멸했다고 적혀 있었어…
아자릭:
지니가?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폭도나 병사, 아니면 우리 같은 부족 때문일지도 모르지…
제트:
그 문제는 나중에 다시 연구하기로 하고, 지금은 이 거대한 것부터 고민해 보자고?
아자릭:
다른 방에도 똑같은 회랑이 있을지도 몰라. 아니면 하나씩 탐색해 볼까?
제트:
좋아, 그럼 난 길 위에 표식을 남겨둘게
페이몬:
표식? 그런 건 못 봤는데?
제트:
아아, 모래 벌레 번데기에서 추출한 향유 말이야. 반드시 지나게 되는 길 위에 떨어뜨리면 길을 잃더라도 냄새만으로 원래 길로 돌아올 수 있거든
아자릭:
카라칼은 후각이 아주 발달해서 사냥할 때마다 큰 도움을 받고 있어
제트:
그런 쓸데없는 말은 좀 하지 마, 아자릭!
제트:
야, 너도 따라 부르면 어쩌자는 거야…
아자릭:
빨리 여길 봐봐!
제트:
그래, 더 많은 유적이 있었어
제트:
그냥 정사각형의 광장으로 보이는데… 반대편 산비탈에도 새로운 입구가 나타났어. 저게 우리의 목적지인 걸까?
아자릭:
그건 너희가 탐사해보면 알 수 있겠지
제트:
어? 우리랑 계속 유적을 탐색하는 거 아니었어?
아자릭:
미안하지만 바벨 대모가 나한테 맡긴 건 길 안내뿐이야. 남은 건 너희가 직접 해야 해
아자릭:
제트, 친구들과 자신을 지켜낼 수 있겠지?
제트:
쳇, 부모님도 아닌 주제에…
제트:
알겠어… 너도 조심해서 돌아가
아자릭:
여행자, 그럼 난 가볼게. 제트를 잘 부탁해!
페이몬:
잉… 왜 갑자기 가버리는 거야…? 우리랑 유적 깊숙이까지 들어가는 거 아니었어…?
제트:
이미 많이 와준 거야. 이 유적 안 대부분의 구역은 우리 타니트족에게 저주받은 금지 구역이니까… 우리 부족은 금기에 아주 민감하다고
제트:
다만 난 「반쯤 외부인」이니까 더 깊숙이 들어가도 상관없어. 게다가 친구를 실망시킬 순 없지!
페이몬:
그 오아시스를 찾는 데 우리 도움이 필요하다며. 널 위해 꼭 찾아내고 말 거야!
제트:
하하, 고마워!
여행자:
그럼 계속 앞으로 가 보자
제트:
응, 뒤는 나한테 맡겨!
???:
아, 제트잖아! 그리고 손님도 있네. 역시 여기 있었어
제트:
「역시」? 왜 갑자기 친한 척이야? 지금 바쁜 거 안 보여? 우리를 막아서는 이유가 대체 뭐야!
사절:
어… 아니, 그게… 바벨 대모가 서신을 전달하라고 보내셔서… 그, 어… 급한 일이 있으니… 야영지로 돌아오라고 하셨어
제트:
어, 어, 그, 그… 무슨 말을 그렇게 더듬어? 내가 혓바닥 좀 손봐줄까? 바벨 대모가 또 뭐라고 했어?
사절:
직접 만나서 알려주신다고 했어…. 미안해, 네가 화난 줄 몰랐어…
제트:
내가? 전혀 아닌데!? 마침 「지니의 어머니」를 찾았다고 바벨 대모한테 알려드리려던 참이었어!
제트:
나도 그렇고, 얘와 얘의 「주인님」도 기분이 아주 좋지. 새로운 노예가 생기셨으니까! 안 그래, 여행자?
여행자:
……
제트:
……
제트:
마침 바벨 대모가 부르니까 나 먼저 갈게. 여행자 왕자님, 끝까지 모시지 못해서 죄송하네요
제트:
자, 그럼 우린 바벨 대모를 만나러 가자
사절:
그… 그래. 그리고 부족 손님들은 이 협곡을 따라 쭉 가면, 타니트의 야영지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릴루페르:
……
여행자:
왜 그래?
릴루페르:
아뇨, 뭐랄까… 저 아이는 정말 재밌는 애네요
페이몬:
그건 그렇고, 제트가 불같이 화를 내던데…
페이몬:
설마… 이런 유리병을 질투하는 건 아니겠지?
릴루페르:
「유리병」이 어쨌다고? 흥… 하여간 너희 인간들은…
릴루페르:
그래도 그 애는 믿을 수 있는 착한 아이 같네요… 좀 바보 같긴 하지만
릴루페르:
이런, 점점 더 당신이 좋아지는걸요, 나의 주인님
페이몬:
으익… 네가 그런 말을 하니까 무섭잖아…
아자릭:
우리 여기 있어! 자, 여행자, 자리 찾고 앉아서 뭐 좀 먹어
제트:
……
페이몬:
안녕, 아자릭, 그리고 제트!
여행자:
정말 오랜만이에요!
아자릭:
하하, 그러게 말이야! 너희가 무사히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야. 제트도 얼마나 너희를 좋아하는데! 방금도 너희 얘기 중이었어
페이몬:
응? 무슨 얘기를 했는데?
여행자:
제트는 아직 화가 안 풀린 거야?
아자릭:
응? 화…?
제트:
……
아자릭:
아! 약간의 트러블이 있었다고 들었어. 제트는 털털한 것 같으면서도 사실 감정 표현에 서툴러서 말이야, 하하!
아자릭:
근데 너도 그래, 여행자. 제트가 걱정하는 만큼 너도 제트의 생각이 어떤지 더 관심을 가져주면 좋을 것 같아
제트:
아냐… 다 나 때문이야, 미안. 내가 너무 애처럼 굴었어
제트:
릴루페르가 이번 임무에 얼마나 중요한 줄 알면서도 너희에게 화를 내고 말았어…
페이몬:
릴루페르 말투가 좀 이상한 건 맞아. 가끔씩 화들짝 놀랄 만한 비유를 한다거나 하는 그런…
페이몬:
하지만 그동안 내내 우리를 보살펴 줬는걸… 예전에 만났던 사람들과는 좀 다르지만 나쁜 애가 아닌 것만은 확실해!
페이몬:
아무튼… 괜찮다구. 제트에게 있어 여행자은(는) 소중한 존재인 거잖아?
제트:
물론이지, 너희는 내 최고의 친구인걸
릴루페르:
……
페이몬:
으… 갑자기 제트가 진지해지니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제트:
아이 참! 분위기 왜 이래! 앞으로는 멋대로 화내지 않을 테니까 날 잘 감독해 줘! 알겠지?
아자릭:
하하하하, 이제야 제트답네!
아자릭:
참! 그 「지니의 어머니」 말인데… 지금 어디 있어?
여행자:
제 옆에 있어요
제트:
아자릭! 바벨 대모가 「지니의 어머니」에 대해 함부로 물어보지 말랬잖아…
아자릭:
괜찮아, 제트! 너희 여정의 절반은 내가 안내한 건데, 우린 동료나 다름없다구!
릴루페르:
동료? 그건 두고 볼 문제지
아자릭:
앗! 병이 말을 하잖아!?
릴루페르:
무례한 녀석 같으니! 내가 누군지 모르면 그냥 입을 다물고 있어!
아자릭:
윽, 꽤 사나운 녀석인걸… 얘가 바로 「지니의 어머니」야?
릴루페르:
함부로 입을 놀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이 사막 노예 녀석아!
제트:
여긴 내 타니트 형제인 아자릭이라고 해
릴루페르:
흥… 튼실한 게, 괜찮네. 머리랑 입이 좀 부족하지만
제트:
으… 어떻게 하면 이 녀석한테 화를 안 낼 수 있을까…
여행자:
익숙해지면 괜찮아…
페이몬:
너 전에 붐붐보고 귀엽다고 했었잖아! 그냥 말하는 붐붐이라고 생각해! 날아다니는 조그만 물건인 건 똑같잖아? 헤헤
아자릭:
하하하, 괜찮아! 전설의 「지니」가 말에 가시가 좀 돋쳐있다고 해서 문제 될 건 없지
아자릭:
어쨌든 우리랑 같은 편이 됐다니 안심이야!
릴루페르:
내가… 너희하고 「같은 편」이라고? 내가 뭘 잘못 들었나?
릴루페르:
미안한데 난 겉과 속이 다른 집 잃은 개하고는 「같은 편」이 될 생각 없어
아자릭:
……
제트:
……
릴루페르:
주인님이 널 신뢰하겠다면 그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그래도 난 널 계속 지켜볼 거야, 아자릭
제트:
으… 미안. 아마 지니는 원래 이런 식인가 봐
아자릭:
…괜찮아
아자릭:
아… 참, 잠시 떨어진 사이에 무슨 일 없었어? 궁금해
제트:
응, 나도 궁금해. 무슨 일 없었어?
여행자:
그게…
제트와 아자릭에게 협곡에서 겪은 일과 아드라피가 야영지를 떠난 일을 들려줬다…
제트:
……
제트:
부족의 배신자에 다른 지족의 끄나풀이라… 아마 전에 내가 쫓던 녀석들과 한패인 것 같은데, 우인단 같이 위험한 외부인들과 결탁했을 가능성이 높아
페이몬:
에…?
아자릭:
제한적인 정보만으로도 적의 정체를 알아내다니, 역시 제트라니까
제트: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야. 그동안 계속 대모를 도와 배신자들을 추적하고… 배제했으니까, 녀석들의 행동 방식과 행적에 익숙해진 거지
제트:
그리고 전에 아버지와 모험할 때 자신을 「우인단」이라고 하는 북방인들을 겪어봐서… 그리 낯설지도 않고
제트:
단지… 너한테 화내느라 오면서 녀석들의 음모를 눈치채지 못했어… 이건 다 내 잘못이야, 미안…
페이몬:
네 잘못은 아니니까 너무 자책하지는 마…
아자릭:
맞아, 너무 자책하지 마. 명령에 따라 일부러 널 습격하지 않았으니 네가 경계심을 늦춘 것도 정상이지
제트:
하지만 아드라피는… 도망친 걸 보면 배신자가 틀림없어. 타니트의 규칙을 어기고 손님까지 공격했으니 연민의 가치조차 없어
제트:
여행자, 반드시 녀석을 산 채로 붙잡아 올게. 절대 대모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거야
아자릭:
……
페이몬:
우와… 제트가 진지해졌어!
제트:
뭐야, 그럼 전에는 진지하지 않았다는 거야!?
아자릭:
하하, 제트가 점점 더 부족인 다워지는걸
제트:
그게 무슨… 내가 부족인이 아니라는 거야?
아자릭:
그게 아니라 친구의 일을 자기 일처럼 생각하는 네 모습이 기껍다고
제트:
이것도 부족의 일이니까…
아자릭:
응… 외부인들이 사막에서 활동하는 일이 점점 많아져서 부족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해… 외부인의 간섭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의 마음도 변하니까
아자릭:
그러니까 바벨 대모의 심복으로서 우리는 좀 더 신중하게 일을 처리해야겠지
제트:
응
아자릭:
아, 한 가지 더. 모래 벌레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계절이 되어서 주변 사막에 또 모래 벌레가 판 갱도가 생겼어
아자릭:
거긴 아주 위험한 곳이니 앞으로 모험할 때 가까이 가지 않도록 조심해
제트:
…겨우 모래 벌레 가지고? 평소에도 자주 사냥하는 녀석인데 무서울 게 뭐 있어?
아자릭:
그래도 방심하면 안 돼!
제트:
아——알겠어——
여행자:
모래 벌레가 뭐야?
제트:
아, 모래 벌레? 부족은 매년 모래 벌레를 사냥해서 그 체지방으로 향신료를 추출하거든. 양은 많지 않지만 꽤 좋은 값에 팔 수 있어
아자릭:
그래서 우리가 나름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거야. 모래 벌레의 사냥터만 파악할 수 있으면 장기적인 방목도 가능하니까 말이야
제트:
도시 사람들은 이런 진하고 매콤한 향신료를 아주 좋아해. 사막인들은 아니지만 말이야…. 사냥을 할 때 모래 벌레의 냄새가 너무 진하면 사냥감이 도망가거든
아자릭:
그래서 향신료 일꾼들은 사냥에 참여하지도 않고 암살자 일도 할 수 없어
제트:
성숙한 모래 벌레의 냄새에 비하면 번데기의 냄새는 훨씬 부드러운 편이야. 그래서 우리는 그걸 표식으로 삼아 동굴이나 유적에서 길을 잃는 걸 방지하곤 하지
아자릭:
하하, 전에 구라바드의 폐허에서 제트가 그걸 사용했었지
페이몬:
어… 그런데 모래 벌레는 위험하지 않아?
제트:
안 위험…
아자릭:
너희 외부인들에겐 위험할 수 있어
제트:
그래도 걱정 마. 우리가 지켜줄 테니까!
릴루페르:
푸훗…
페이몬:
엥? 왜 웃는 거야?
릴루페르:
아무것도. 그냥 아펩의 자손이… 지금은 이런 지경에 처했구나 싶어서…
페이몬:
그러고 보니… 릴루페르가 계속 말이 없었네
릴루페르:
안 그래도 날 잊어버린 거 아니냐고 물어보려던 참이었어. 흠, 내가 이야기 하나 해줄까?
페이몬:
헤헤, 좋아! 뭐 재밌는 이야기가 있어?
릴루페르:
너무 오랫동안 잠들어 있어서 요즘 일은 잘 모르고… 아주 옛날에 있었던 이야기들인데, 그래도 괜찮나요, 주인님?
여행자:
괜찮으니 얘기해
제트:
난 귀 막았으니까 해도 상관없어!
페이몬:
그럼 나도 귀를… 아니지! 귀는 왜 막는 거야?
제트:
책에서 봤는데, 지니의 언어에는 마력이 있어서, 이야기만 들어도 저주에 걸릴 수 있대!
릴루페르:
책에 그렇게 말하는 건 예의 없는 행동이라고는 안 적혀 있었니? 분위기 깨지 좀 마, 꼬마 아가씨
릴루페르:
음… 그럼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달빛이 모래를 하얗게 비추고, 차갑게 부는 밤바람에 모닥불이 사구를 따라 멀리 우는 밤… 지니는 오래된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천 년 전, 지금처럼 황폐해지기 전의 사막은 오아시스가 보석처럼 찬란하게 펼쳐져 있었어요…. 당시 지니들은 은색의 밤바람과 모래 속, 예측하기 힘든 바다 물결 속, 그리고 우림의 흐르는 샘물 소리 속 같은 대지의 곳곳에 살고 있었죠…
우리 지니는 평범한 생물이 아닌 꽃의 여주인의 권속이에요. 우리는 세상의 탐욕이나 물욕이 아닌 「생명」에 끝없는 집착을 가지고 있죠…. 꽃이 피고 지는 것, 창공의 새가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 이런 일들이 우리의 감정을 움직이는 거예요…. 그리고 그런 우리를 구속할 수 있는 건 오직 「진명」뿐…
꽃의 여주인께서 아직 존재하던 당시, 우리는 아무 근심 없이 끝없이 펼쳐진 울창한 낙원에서 신의 사랑과 위로를 받으며 살았어요…. 하지만 어느 날, 재난이 닥쳐버렸고, 주인이 떠난 낙원은 그녀를 따라 붕괴됐죠…. 모든 즐거움은 슬픔으로 변하고, 모든 아름다움은 후회와 고통 속에 괴팍하게 변하고 말았어요…
결국 우리는 아흐마르에게 진명을 바치고 그의 노예가 되고 말았어요…. 아흐마르가 그의 영원한 반려이자, 우리의 진정한 주인을 찾아주겠다고 약속했으니까요. 우리는 실낱같은 희망과 믿음을 품은 채 그에게 자유를 바치고 은색 병에 갇힌 채 그의 나라에 복종했어요…. 하지만 한번 잃어버린 것들은 영원히 돌아올 수 없었던 거였죠
그렇다고 우리 지니를 천한 노예라고 여기지 마세요. 미칠듯한 사랑 앞에서만 지니는 스스로 「진명」을 바치니까요. 꽃의 주인을 향한 깊은 사랑에 우리는 이 사막에 헌신했어요. 그리고 다시 깨어나서 맞이한 이 황량한 세계의 수없는 우매한 일들에도 불구하고, 괴팍한 성격의 지니는 그만 목동을 향한 사랑에 빠져버리고 말았죠…
릴루페르:
아… 깨어나셨군요…
여행자:
목동이라고…?
릴루페르:
당신은 아니에요… 하지만 당신과 많이 닮았죠, 나의 주인님… 예전의 그분과 많이 닮았어요…
제트:
……
릴루페르:
왜, 또 질투하는 거야?
제트:
아니, 다만 그 이야기가… 어쩐지 익숙해서…
릴루페르:
이미 일어난 일이니까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겠지
제트:
음…
릴루페르:
아아… 지니에게 있어 「사랑」은 무서운 족쇄와도 같답니다. 마치 숙주를 조종하는 기생충처럼 상대를 위해 목숨조차 바치게 만들죠…
페이몬:
으악… 또 나왔어! 릴루페르의 저 괴상하고 무시무시한 비유!
릴루페르:
후후, 지니에겐 인간들의 따분한 수치심 같은 게 없으니 사랑 이야기를 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죠
제트:
크흠…!
릴루페르:
하지만 지니에게 있어… 미친 사랑의 배신은 용납할 수 없어요. 그건 세 배로 미친 증오와 보복을 낳는답니다
릴루페르:
구라바드의 촌극 같은 결말은 바로 이 때문이었어요…. 물론 그건 다른 이야기지만요
제트:
그런데 물어보고 싶은 게 하나 있어… 네가 「진명」을 바치는 데 정말 다른 목적은 없는 거야?
릴루페르:
응? 후후, 경계심을 갖는 건 좋은 거지
릴루페르:
음… 확실히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긴 해. 나도 너희와 「영원의 오아시스」에 가고 싶어… 아직 끝내지 못한 일들이 있거든
여행자:
무슨 일인데?
릴루페르:
그게 무엇인지는 여행 중에 천천히 알려드릴게요, 나의 주인님. 지금은 때가 아니니까요
릴루페르:
어쨌든 당신을 만난 건 제 행운이랍니다
제트: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으니 앞으로는 잘 지내보자구. 건배할까?
릴루페르:
뭘로 건배하려고, 설마 나?
페이몬:
푸하하하하하!
아자릭:
자, 이상한 이야기 시간은 여기까지! 이제는 좀 가벼운 주제로 넘어가 보자
아자릭:
여행자, 혹시 카드 게임할 줄 알아?
여행자:
미안해요, 카드 게임은 잘 몰라요
릴루페르:
흥, 뭐… 좀 더 우아한 여가활동은 없는 거야?
아자릭:
할 줄 모른다니 아쉬운걸. 그럼 서로 각자의 견문을 얘기해 보자!
일행은 서로 수많은 기이한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직접 겪은 신비한 모험과 풍문으로 들은 괴상한 이야기들까지…. 셋은 서로 술잔을 부딪치며 옛일을 이야기하기도, 괴상한 이야기에 포복절도하기도, 슬픈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언제나 아자릭이 우스갯소리로 마무리를 지으며 모두를 즐겁게 했다
하늘에 달이 걸렸을 때, 아자릭이 악어와 동물 짐꾼에 관한 저속한 농담을 하는 바람에 일행의 모포에서 쫓겨났다. 제트는 계속해서 당신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난번에 헤어지고 난 후 타니트에서 알차게 시간을 보낸 듯하다
잡담을 나누는 사이 밤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이튿날 동이 틀 무렵, 일행은 서로를 베개 삼아 꺼진 모닥불 옆에 잠들었다
페이몬:
우와… 주변의 식물이 전부 말라 죽었어… 뭔가 심상치 않아!
???:
흠… 물론이지. 그런데 그게 누구 때문일까…?
페이몬:
앗!? 여행자, 여길 봐. 병이 말을 하고 있어!
???:
시끄러운 꼬마 같으니… 그런 시끄럽고 쓸모없는 혀는 대체 왜 갖고 있는 거지?
페이몬:
히익——!
여행자:
네가 그 「지니의 어머니」 야?
???:
「지니」? 하하… 그래, 난 그중 하나야. 그런데 「어머니」라? 음… 누군가의 어머니였던 적도 있었지
???:
하지만… 「지니의 어머니」라고…? 비천한 사막 주민이 날 웃기려는 건가? 우습긴 한데 그리 웃기지는 않군…
제트:
우린 타니트 부족을 대표해서 당신을 만나러 왔어요. 당신의 능력으로 우리가 나부·말리카타가 잠든 곳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
아, 사막인인가. 난 귀여운 아가씨를 좋아하지… 예의도 바르고 말투도 재밌어. 그래, 즐겁군
???:
하지만… 하지만 말이야… 물러서도록 해. 난 네 주인하고만 얘기하니까
제트:
……?
???:
음… 먼 곳의, 이름 모를 향료 냄새… 사막인 여자 노예에, 날아다니는 애완동물이라…
???:
당신은 타향을 떠도는 왕자로군요, 그렇죠?
릴루페르:
릴루페르, 절 릴루페르라고 불러주세요
제트:
릴루… 페르… 헉!? 네가 바로… 책에 기록된 그…!
릴루페르:
모래나 먹는 노예 주제에 주인 앞에서 시끄럽게 구는구나!
제트:
…!
여행자:
제트는 내 친구야!
페이몬:
맞아, 제트는 노예가 아니야! 너무해!
릴루페르:
아… 그런가요. 당신은 정말 재미없는 분이군요…
릴루페르:
하아, 제 영혼이 이렇게 사분오열되어 힘을 모을 수 없는 상태만 아니라면… 어떤 아름다운 모습으로든 변해서 당신을 기쁘게 했을 텐데
릴루페르:
무용수나 소년, 나한이나 야차… 심지어 달빛 속에서 사라진 아름다운 짐승으로도… 변해봤고, 살아봤고, 그렇게 나의 주인님을 흡족하게 해드렸건만…
제트:
「주인님」…?
릴루페르:
내 진명을 맡긴 주인님, 그런 주인님이 계셨지…. 그리고 오늘, 그분의 그림자를 본 것 같은 기분이구나
제트:
그 말은… 잠깐, 잠깐만!
여행자: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제트:
그러니까 저 말은… 으… 그러니까, 지니와 사람 사이의 계약 방식을 말하는 거야. 지니가 진짜 이름 즉, 「진명」을 제공하면 그 「진명」을 통해 지니를 마음대로 부릴 수 있거든
릴루페르:
음, 꽤 똑똑한 사막인이군? 당신의 노예는 제법이군요
제트:
하지만… 지니와 이런 계약을 맺은 사람은 십중팔구 지니의 끔찍한 복수에서 벗어날 수 없어… 지니는 인간을 증오하는 종족이니까
릴루페르:
하! 「증오」라니! 표현이 과하군!
페이몬:
음… 그러니까 제트가 한 말이 틀렸단 거야?
릴루페르:
넌 독충이나 두꺼비를 「증오」하나?
페이몬:
으아……
제트:
…그리고 「릴루페르」는 구라바드의 왕 오르마즈드 가족 전체를 꿀로 익사시켰다는 전설 속의 흉악한 정령과 같은 이름이야…
제트:
그 사건 후로 구라바드의 역사는 어두운 비밀 속에 묻혀 버렸다고 해… 그게 내가 책에서 읽은 내용이야
제트:
하지만… 이해가 안 가… 바벨이 그토록 찾던 게 이런 위험한 녀석이었다고?
릴루페르:
사막인 아가씨가 제법 재밌는 이야기를 하는군… 너희의 전설 속에선 내가 그런 이미지라는 거잖아?
릴루페르:
계약을 맺으면 내가 네 주인… 그러니까 네 친구를 해칠까 걱정된다는 거지?
릴루페르:
근데 넌 나부·말리카타가 잠든 곳을 찾는다고 하지 않았니? 하하, 난 너나 그 「우두머리 어머니」인지 뭔지를 도와줄 생각은 없어…
릴루페르:
난 너희의 정치나 음모에는 관심 없거든…. 하지만 네 친구인 이분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진명」을 바칠 거야
제트:
그, 그럼 왜… 여행자에게는 「진명」을 바칠 수 있다는 거야? 뭔가 이유나 목적이 있을 거 아니야!
릴루페르:
마음에 드니까
페이몬:
엥?! 여행자은(는) 분명 누구나 마음에 들어 할 만한 녀석이긴 하지만…
제트:
네가…?!
릴루페르:
뭐가 이상하다는 거지? 난 여행자이(가) 마음에 들어. 여행자의 몸에서 나는 향료 냄새, 노예와 애완동물을 고르는 안목까지… 왕자라는 신분에 어울려
릴루페르: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시죠. 왕자 전하, 준비는 되셨나요?
페이몬:
노예와 애완동물이라는 게… 설마 제트랑 나야? 와! 얘 진짜 예의 없네!
페이몬:
제트 말이 틀린 게 없다니까! 처음부터 수상했어. 우리 그냥 이거 버리자
제트:
여행자, 내 생각엔 그래도…
여행자:
친구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 위험이야 감수할 수 있어
제트:
너… 하지만… 으…!
제트:
아니, 괜찮아… 이게 네 결정이라면…
릴루페르:
훗… 당신은 정말 귀여운 분이네요
릴루페르:
자, 왕자 전하, 절 귓가에 대세요. 제 「진명」을 알려드릴 테니…
페이몬:
여행자…
여행자:
걱정 마
제트: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여행자:
(릴루페르가 말한 대로 행동한다)
당신은 요술병을 귓가로 가져갔다…. 그러자 웃음소리와 함께 어떤 부드럽고 우아한 목소리가 귓가로 흘러들었다…. 그녀가 털어놓는 것은 밤하늘의 바람처럼 알아듣기 어려웠지만, 당신은 한마디도 빼먹지 않고 전부 기억했다. 이후 그 말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귓바퀴에는 차갑고 축축한 느낌만 남았다…. 마치 독사의 입맞춤처럼 말이다
릴루페르:
이제 계약이 성립되었어요. 앞으로 제가 당신을 사막과 열풍, 역병과 음모로부터 지켜드릴 거예요. 영원히 제 날개로 안전히 지켜드릴게요, 나의 주인님
제트:
……
페이몬:
그럼 이제 이 병이 여행자 곁을 날아다니는 거야?
릴루페르:
후후, 유감스럽게도, 맞아
제트:
자, 이제 지니를 얻었으니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어서 나가자
제트:
여행자, 뒤에서 새로운 통로를 발견했어. 여기로 가보자!
여행자:
어떻게 여기에…
제트:
몰라, 알 바도 아니고! 그래서 나랑 갈 거야 말 거야!
페이몬:
왜 갑자기 화를 내는 거야…?
릴루페르:
흠… 아직 어머니가 되어보지 않은 여자아이들은 보통 이러곤 해
페이몬:
에에——?
아자릭:
다들 괜찮아?
제트:
응… 괜찮아
여행자:
저도요
제트:
음, 괜찮다니 다행이야
페이몬:
어휴… 깜짝 놀랐네…
아자릭:
…방금 그 진동의 진원지는 북쪽이었어, 신전 밖이야
제트:
맞아… 나도 느꼈어
페이몬:
왜 나는 느껴지지 않는 거지…?
페이몬:
듣고 보니 그렇네! 윽… 날아다닌다고 아무 고충이 없는 건 아니거든!
제트:
여행자, 어서 가보자! 밖에 분명 큰일이 벌어졌을 거야!
아자릭:
우리 여기 있어! 자, 여행자, 자리 찾고 앉아서 뭐 좀 먹어
제트:
……
페이몬:
안녕, 아자릭, 그리고 제트!
여행자:
정말 오랜만이에요!
아자릭:
하하, 그러게 말이야! 너희가 무사히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야. 제트도 얼마나 너희를 좋아하는데! 방금도 너희 얘기 중이었어
페이몬:
응? 무슨 얘기를 했는데?
여행자:
제트는 아직 화가 안 풀린 거야?
아자릭:
응? 화…?
제트:
……
아자릭:
아! 약간의 트러블이 있었다고 들었어. 제트는 털털한 것 같으면서도 사실 감정 표현에 서툴러서 말이야, 하하!
아자릭:
근데 너도 그래, 여행자. 제트가 걱정하는 만큼 너도 제트의 생각이 어떤지 더 관심을 가져주면 좋을 것 같아
제트:
아냐… 다 나 때문이야, 미안. 내가 너무 애처럼 굴었어
제트:
릴루페르가 이번 임무에 얼마나 중요한 줄 알면서도 너희에게 화를 내고 말았어…
페이몬:
릴루페르 말투가 좀 이상한 건 맞아. 가끔씩 화들짝 놀랄 만한 비유를 한다거나 하는 그런…
페이몬:
하지만 그동안 내내 우리를 보살펴 줬는걸… 예전에 만났던 사람들과는 좀 다르지만 나쁜 애가 아닌 것만은 확실해!
페이몬:
아무튼… 괜찮다구. 제트에게 있어 여행자은(는) 소중한 존재인 거잖아?
제트:
물론이지, 너희는 내 최고의 친구인걸
릴루페르:
……
페이몬:
으… 갑자기 제트가 진지해지니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제트:
아이 참! 분위기 왜 이래! 앞으로는 멋대로 화내지 않을 테니까 날 잘 감독해 줘! 알겠지?
아자릭:
하하하하, 이제야 제트답네!
아자릭:
참! 그 「지니의 어머니」 말인데… 지금 어디 있어?
여행자:
제 옆에 있어요
제트:
아자릭! 바벨 대모가 「지니의 어머니」에 대해 함부로 물어보지 말랬잖아…
아자릭:
괜찮아, 제트! 너희 여정의 절반은 내가 안내한 건데, 우린 동료나 다름없다구!
릴루페르:
동료? 그건 두고 볼 문제지
아자릭:
앗! 병이 말을 하잖아!?
릴루페르:
무례한 녀석 같으니! 내가 누군지 모르면 그냥 입을 다물고 있어!
아자릭:
윽, 꽤 사나운 녀석인걸… 얘가 바로 「지니의 어머니」야?
릴루페르:
함부로 입을 놀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이 사막 노예 녀석아!
제트:
여긴 내 타니트 형제인 아자릭이라고 해
릴루페르:
흥… 튼실한 게, 괜찮네. 머리랑 입이 좀 부족하지만
제트:
으… 어떻게 하면 이 녀석한테 화를 안 낼 수 있을까…
여행자:
익숙해지면 괜찮아…
페이몬:
너 전에 붐붐보고 귀엽다고 했었잖아! 그냥 말하는 붐붐이라고 생각해! 날아다니는 조그만 물건인 건 똑같잖아? 헤헤
아자릭:
하하하, 괜찮아! 전설의 「지니」가 말에 가시가 좀 돋쳐있다고 해서 문제 될 건 없지
아자릭:
어쨌든 우리랑 같은 편이 됐다니 안심이야!
릴루페르:
내가… 너희하고 「같은 편」이라고? 내가 뭘 잘못 들었나?
릴루페르:
미안한데 난 겉과 속이 다른 집 잃은 개하고는 「같은 편」이 될 생각 없어
아자릭:
……
제트:
……
릴루페르:
주인님이 널 신뢰하겠다면 그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그래도 난 널 계속 지켜볼 거야, 아자릭
제트:
으… 미안. 아마 지니는 원래 이런 식인가 봐
아자릭:
…괜찮아
아자릭:
아… 참, 잠시 떨어진 사이에 무슨 일 없었어? 궁금해
제트:
응, 나도 궁금해. 무슨 일 없었어?
여행자:
그게…
제트와 아자릭에게 협곡에서 겪은 일과 아드라피가 야영지를 떠난 일을 들려줬다…
제트:
……
제트:
부족의 배신자에 다른 지족의 끄나풀이라… 아마 전에 내가 쫓던 녀석들과 한패인 것 같은데, 우인단 같이 위험한 외부인들과 결탁했을 가능성이 높아
페이몬:
에…?
아자릭:
제한적인 정보만으로도 적의 정체를 알아내다니, 역시 제트라니까
제트: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야. 그동안 계속 대모를 도와 배신자들을 추적하고… 배제했으니까, 녀석들의 행동 방식과 행적에 익숙해진 거지
제트:
그리고 전에 아버지와 모험할 때 자신을 「우인단」이라고 하는 북방인들을 겪어봐서… 그리 낯설지도 않고
제트:
단지… 너한테 화내느라 오면서 녀석들의 음모를 눈치채지 못했어… 이건 다 내 잘못이야, 미안…
페이몬:
네 잘못은 아니니까 너무 자책하지는 마…
아자릭:
맞아, 너무 자책하지 마. 명령에 따라 일부러 널 습격하지 않았으니 네가 경계심을 늦춘 것도 정상이지
제트:
하지만 아드라피는… 도망친 걸 보면 배신자가 틀림없어. 타니트의 규칙을 어기고 손님까지 공격했으니 연민의 가치조차 없어
제트:
여행자, 반드시 녀석을 산 채로 붙잡아 올게. 절대 대모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거야
아자릭:
……
페이몬:
우와… 제트가 진지해졌어!
제트:
뭐야, 그럼 전에는 진지하지 않았다는 거야!?
아자릭:
하하, 제트가 점점 더 부족인 다워지는걸
제트:
그게 무슨… 내가 부족인이 아니라는 거야?
아자릭:
그게 아니라 친구의 일을 자기 일처럼 생각하는 네 모습이 기껍다고
제트:
이것도 부족의 일이니까…
아자릭:
응… 외부인들이 사막에서 활동하는 일이 점점 많아져서 부족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해… 외부인의 간섭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의 마음도 변하니까
아자릭:
그러니까 바벨 대모의 심복으로서 우리는 좀 더 신중하게 일을 처리해야겠지
제트:
응
아자릭:
아, 한 가지 더. 모래 벌레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계절이 되어서 주변 사막에 또 모래 벌레가 판 갱도가 생겼어
아자릭:
거긴 아주 위험한 곳이니 앞으로 모험할 때 가까이 가지 않도록 조심해
제트:
…겨우 모래 벌레 가지고? 평소에도 자주 사냥하는 녀석인데 무서울 게 뭐 있어?
아자릭:
그래도 방심하면 안 돼!
제트:
아——알겠어——
여행자:
모래 벌레가 뭐야?
제트:
아, 모래 벌레? 부족은 매년 모래 벌레를 사냥해서 그 체지방으로 향신료를 추출하거든. 양은 많지 않지만 꽤 좋은 값에 팔 수 있어
아자릭:
그래서 우리가 나름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거야. 모래 벌레의 사냥터만 파악할 수 있으면 장기적인 방목도 가능하니까 말이야
제트:
도시 사람들은 이런 진하고 매콤한 향신료를 아주 좋아해. 사막인들은 아니지만 말이야…. 사냥을 할 때 모래 벌레의 냄새가 너무 진하면 사냥감이 도망가거든
아자릭:
그래서 향신료 일꾼들은 사냥에 참여하지도 않고 암살자 일도 할 수 없어
제트:
성숙한 모래 벌레의 냄새에 비하면 번데기의 냄새는 훨씬 부드러운 편이야. 그래서 우리는 그걸 표식으로 삼아 동굴이나 유적에서 길을 잃는 걸 방지하곤 하지
아자릭:
하하, 전에 구라바드의 폐허에서 제트가 그걸 사용했었지
페이몬:
어… 그런데 모래 벌레는 위험하지 않아?
제트:
안 위험…
아자릭:
너희 외부인들에겐 위험할 수 있어
제트:
그래도 걱정 마. 우리가 지켜줄 테니까!
릴루페르:
푸훗…
페이몬:
엥? 왜 웃는 거야?
릴루페르:
아무것도. 그냥 아펩의 자손이… 지금은 이런 지경에 처했구나 싶어서…
페이몬:
그러고 보니… 릴루페르가 계속 말이 없었네
릴루페르:
안 그래도 날 잊어버린 거 아니냐고 물어보려던 참이었어. 흠, 내가 이야기 하나 해줄까?
페이몬:
헤헤, 좋아! 뭐 재밌는 이야기가 있어?
릴루페르:
너무 오랫동안 잠들어 있어서 요즘 일은 잘 모르고… 아주 옛날에 있었던 이야기들인데, 그래도 괜찮나요, 주인님?
여행자:
괜찮으니 얘기해
제트:
난 귀 막았으니까 해도 상관없어!
페이몬:
그럼 나도 귀를… 아니지! 귀는 왜 막는 거야?
제트:
책에서 봤는데, 지니의 언어에는 마력이 있어서, 이야기만 들어도 저주에 걸릴 수 있대!
릴루페르:
책에 그렇게 말하는 건 예의 없는 행동이라고는 안 적혀 있었니? 분위기 깨지 좀 마, 꼬마 아가씨
릴루페르:
음… 그럼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달빛이 모래를 하얗게 비추고, 차갑게 부는 밤바람에 모닥불이 사구를 따라 멀리 우는 밤… 지니는 오래된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천 년 전, 지금처럼 황폐해지기 전의 사막은 오아시스가 보석처럼 찬란하게 펼쳐져 있었어요…. 당시 지니들은 은색의 밤바람과 모래 속, 예측하기 힘든 바다 물결 속, 그리고 우림의 흐르는 샘물 소리 속 같은 대지의 곳곳에 살고 있었죠…
우리 지니는 평범한 생물이 아닌 꽃의 여주인의 권속이에요. 우리는 세상의 탐욕이나 물욕이 아닌 「생명」에 끝없는 집착을 가지고 있죠…. 꽃이 피고 지는 것, 창공의 새가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 이런 일들이 우리의 감정을 움직이는 거예요…. 그리고 그런 우리를 구속할 수 있는 건 오직 「진명」뿐…
꽃의 여주인께서 아직 존재하던 당시, 우리는 아무 근심 없이 끝없이 펼쳐진 울창한 낙원에서 신의 사랑과 위로를 받으며 살았어요…. 하지만 어느 날, 재난이 닥쳐버렸고, 주인이 떠난 낙원은 그녀를 따라 붕괴됐죠…. 모든 즐거움은 슬픔으로 변하고, 모든 아름다움은 후회와 고통 속에 괴팍하게 변하고 말았어요…
결국 우리는 아흐마르에게 진명을 바치고 그의 노예가 되고 말았어요…. 아흐마르가 그의 영원한 반려이자, 우리의 진정한 주인을 찾아주겠다고 약속했으니까요. 우리는 실낱같은 희망과 믿음을 품은 채 그에게 자유를 바치고 은색 병에 갇힌 채 그의 나라에 복종했어요…. 하지만 한번 잃어버린 것들은 영원히 돌아올 수 없었던 거였죠
그렇다고 우리 지니를 천한 노예라고 여기지 마세요. 미칠듯한 사랑 앞에서만 지니는 스스로 「진명」을 바치니까요. 꽃의 주인을 향한 깊은 사랑에 우리는 이 사막에 헌신했어요. 그리고 다시 깨어나서 맞이한 이 황량한 세계의 수없는 우매한 일들에도 불구하고, 괴팍한 성격의 지니는 그만 목동을 향한 사랑에 빠져버리고 말았죠…
릴루페르:
아… 깨어나셨군요…
여행자:
목동이라고…?
릴루페르:
당신은 아니에요… 하지만 당신과 많이 닮았죠, 나의 주인님… 예전의 그분과 많이 닮았어요…
제트:
……
릴루페르:
왜, 또 질투하는 거야?
제트:
아니, 다만 그 이야기가… 어쩐지 익숙해서…
릴루페르:
이미 일어난 일이니까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겠지
제트:
음…
릴루페르:
아아… 지니에게 있어 「사랑」은 무서운 족쇄와도 같답니다. 마치 숙주를 조종하는 기생충처럼 상대를 위해 목숨조차 바치게 만들죠…
페이몬:
으악… 또 나왔어! 릴루페르의 저 괴상하고 무시무시한 비유!
릴루페르:
후후, 지니에겐 인간들의 따분한 수치심 같은 게 없으니 사랑 이야기를 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죠
제트:
크흠…!
릴루페르:
하지만 지니에게 있어… 미친 사랑의 배신은 용납할 수 없어요. 그건 세 배로 미친 증오와 보복을 낳는답니다
릴루페르:
구라바드의 촌극 같은 결말은 바로 이 때문이었어요…. 물론 그건 다른 이야기지만요
제트:
그런데 물어보고 싶은 게 하나 있어… 네가 「진명」을 바치는 데 정말 다른 목적은 없는 거야?
릴루페르:
응? 후후, 경계심을 갖는 건 좋은 거지
릴루페르:
음… 확실히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긴 해. 나도 너희와 「영원의 오아시스」에 가고 싶어… 아직 끝내지 못한 일들이 있거든
여행자:
무슨 일인데?
릴루페르:
그게 무엇인지는 여행 중에 천천히 알려드릴게요, 나의 주인님. 지금은 때가 아니니까요
릴루페르:
어쨌든 당신을 만난 건 제 행운이랍니다
제트: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으니 앞으로는 잘 지내보자구. 건배할까?
릴루페르:
뭘로 건배하려고, 설마 나?
페이몬:
푸하하하하하!
아자릭:
자, 이상한 이야기 시간은 여기까지! 이제는 좀 가벼운 주제로 넘어가 보자
아자릭:
여행자, 혹시 카드 게임할 줄 알아?
릴루페르:
주인님이라면 물론이지
여행자:
어떻게 알았어…?
릴루페르:
하시는 걸 보고 싶으니까요
아자릭:
하하, 좋아! 실력이 어떤지 나도 좀 궁금한걸!
유프텐:
안녕, 타니트의… 귀한 손님
유프텐:
부족에서 하,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해도 좋아요. 뭐, 뭐든지…
유프텐:
농사도 짓고, 아, 악어한테 먹이를 주는 일, 일을 담당하고 있어요. 어떨 땐 악어를 도, 도, 도살하기도 하죠. 악, 악어의 껍질과, 고, 고기는 아주 유용하거든요
유프텐:
이, 이곳에는 사계절 내내 신선하고 깨끗한 샘물이 있어서 악어를 키우기 딱 좋은 곳이에요. 그, 그래서 우린 이곳을 악, 악어 양식장으로 만, 만들었죠
유프텐:
악어는 기르기 쉽고, 많은 양의 가죽과 고기를 얻을 수 있어요. 하지만, 농, 농사짓는 건 너무 어, 어려워요…
여행자:
농사도 지으세요?
유프텐:
그냥… 실험용으로 농사를 짓고 있어요. 바벨 대모가 외부인들을 초, 초, 초청해서 「비옥한 은혜」를 옮겨 오기도 했고, 또 도시에서 옛날 책들도 구, 구해 왔거든요…
유프텐:
그, 그 책에 적힌 대로 농사를 지, 지어보고 있어요
유프텐:
그런데 협곡에 있는 오아시스는 너, 너, 너무 비좁고 척박해요. 흙, 흙을 비, 비옥하게 만들 수 있는 비료를 개, 개발해야 해요
여행자:
「비옥한 은혜」에 대해…
유프텐:
하, 하지만 외부인들은 제조법을 공개하는 걸 꺼리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비료 제, 제조법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전, 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어요. 그게 마음에 안 들어요
유프텐:
그, 그래서 바벨 대모가 절 이, 이곳으로 보낸 거예요. 우리 부족만의… 「비옥한 은혜」를 개발하라고 말이죠
여행자:
그럼 방해하지 않을게요
유프텐:
괘, 괜찮아요. 악어 육포 먹, 먹고 싶으면 마, 마음껏 가져가세요. 바로 제 옆에 있으니까…
마세리아:
하하, 당신이었군요… 젊은 친구, 제트와 함께 저주받은 성으로 갔다고 들었다던데, 어떻게 그걸 알았냐고요?
마세리아:
사냥꾼은 매와 사냥개를 통해 정보를 입수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젊은 친구, 「저주」라는 이름은 그냥 생기는 게 아니니 조심하는 게 좋을 겁니다
마세리아:
금으로 포장된 빵 속에는 모든 이를 미쳐버리게 만드는 악독한 독이 숨겨져 있는 법이니까요
마세리아:
어쩌면 이번에도 함정에 빠진 탐욕스러운 사냥감이 살아 돌아올 수 없을지 모르지요. 허허허…
유프텐:
안녕, 타니트의… 귀한 손님
유프텐:
부족에서 하,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해도 좋아요. 뭐, 뭐든지…
유프텐:
농사도 짓고, 아, 악어한테 먹이를 주는 일, 일을 담당하고 있어요. 어떨 땐 악어를 도, 도, 도살하기도 하죠. 악, 악어의 껍질과, 고, 고기는 아주 유용하거든요
유프텐:
이, 이곳에는 사계절 내내 신선하고 깨끗한 샘물이 있어서 악어를 키우기 딱 좋은 곳이에요. 그, 그래서 우린 이곳을 악, 악어 양식장으로 만, 만들었죠
유프텐:
악어는 기르기 쉽고, 많은 양의 가죽과 고기를 얻을 수 있어요. 하지만, 농, 농사짓는 건 너무 어, 어려워요…
여행자:
농사도 지으세요?
유프텐:
그냥… 실험용으로 농사를 짓고 있어요. 바벨 대모가 외부인들을 초, 초, 초청해서 「비옥한 은혜」를 옮겨 오기도 했고, 또 도시에서 옛날 책들도 구, 구해 왔거든요…
유프텐:
그, 그 책에 적힌 대로 농사를 지, 지어보고 있어요
유프텐:
그런데 협곡에 있는 오아시스는 너, 너, 너무 비좁고 척박해요. 흙, 흙을 비, 비옥하게 만들 수 있는 비료를 개, 개발해야 해요
여행자:
「비옥한 은혜」에 대해…
유프텐:
하, 하지만 외부인들은 제조법을 공개하는 걸 꺼리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비료 제, 제조법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전, 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어요. 그게 마음에 안 들어요
유프텐:
그, 그래서 바벨 대모가 절 이, 이곳으로 보낸 거예요. 우리 부족만의… 「비옥한 은혜」를 개발하라고 말이죠
여행자:
그럼 방해하지 않을게요
유프텐:
괘, 괜찮아요. 악어 육포 먹, 먹고 싶으면 마, 마음껏 가져가세요. 바로 제 옆에 있으니까…
마세리아:
하하, 당신이었군요… 젊은 친구, 제트와 함께 저주받은 성으로 갔다고 들었다던데, 어떻게 그걸 알았냐고요?
마세리아:
사냥꾼은 매와 사냥개를 통해 정보를 입수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젊은 친구, 「저주」라는 이름은 그냥 생기는 게 아니니 조심하는 게 좋을 겁니다
마세리아:
금으로 포장된 빵 속에는 모든 이를 미쳐버리게 만드는 악독한 독이 숨겨져 있는 법이니까요
마세리아:
어쩌면 이번에도 함정에 빠진 탐욕스러운 사냥감이 살아 돌아올 수 없을지 모르지요. 허허허…
카드 게임과 잡담 속에 밤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이튿날 동이 틀 무렵, 일행은 서로를 베개 삼아 꺼진 모닥불 옆에 잠들어 있었다
카드 게임과 잡담 속에 밤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이튿날 동이 틀 무렵, 일행은 서로를 베개 삼아 꺼진 모닥불 옆에 잠들어 있었다
아자릭:
왜 그래, 여행자? 그렇게 가만히 있지 말고 카드 게임이나 하자고. 괜찮아, 좀 못해도 놀리지 않을 테니까
아자릭:
자, 얼른 한 판 해보자!
제트:
하, 이따가 여행자에게 지고 나서도 입을 놀릴 수 있나 보자고!
바벨:
돌아왔구나! 여행자, 페이몬
바벨:
돌아온 것을 정말 환영한다. 제트와 아자릭도 너희를 기다리고 있어
여행자:
찾으신 물건을 가지고 왔어요
바벨:
제트에게 들었다.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
여행자:
돌아오는데 협곡에 매복이 있었어요
바벨:
…뭐? 방금 뭐라고 했지?
페이몬:
돌아오는 길에 너희 부족인들에게 습격당했다고! 협곡에 왕창 매복해 있다가 우리를 습격했단 말이야!
페이몬:
엄청 놀랐다고!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
바벨:
……
바벨:
아니, 나도 영문을 모르겠군
바벨:
배신자와 부족을 떠난 망명자들이 약탈을 일삼는 건 흔한 일이지만, 이쪽의 협곡에도 있을 줄이야… 내가 녀석들의 세력을 너무 과소평가했던 건가…
여행자:
이건 아드라피와 관련된 일이에요
바벨:
뭐라고…?
페이몬:
맞아! 우리가 이걸 발견했어!
아드라피의 쪽지를 바벨에게 보여준다…
바벨:
아드라피의 글씨체가 틀림없군… 계약서에 서명한 걸 보면 우리를 배신한 게 분명해
여행자:
하지만… 혹시라도 누군가의 모함이라면요?
바벨:
그렇다 하더라도 타니트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에 자신의 이름을 사용했으니 벌을 받는 건 똑같아
바벨:
다만, 하아… 아드라피는 물건을 사러 간다며 야영지를 떠났어… 경각심을 가졌어야 했는데 미안하군
바벨:
하지만 이 배신자 녀석을 추방하고 다시는 타니트의 사냥터에 얼씬도 못 하게 할 거야… 범인으로 붙잡혀 오는 게 아니면 말이지
바벨:
타니트 부족을 대표해 반드시 이 일을 샅샅이 조사할 테니 안심해.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도록 둘 수는 없지
바벨:
그보다는 그 「지니의 어머니」를… 직접 봐도 될까?
바벨:
존경하는 릴루페르 님, 나부·말리카타의 충복이자 구라바드의 창조자이시며 아이·하눔의 영원한 죄수이시여… 타니트족의 하찮은 바벨이 당신을 뵙고자 합니다
릴루페르:
하암… 어… 뭐라고? 날 부른 거야? 내 이름이 그렇게 많았나?
바벨:
예, 저희는 그저 릴루페르 님께서 길을 인도해 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영원의 오아시스」로 향하는 길을, 깊이 잠든 여왕을 알현하러 가는 길을…
릴루페르:
후암… 졸려… 주인님, 겨우 이런 노예 때문에 절 보러 왔던 거였나요? 하아… 왜 이런 비천한 사막인들과 어울리시는 건지 이해할 수 없네요…
릴루페르:
그럼 바벨, 춤이라도 춰볼래? 우리를 즐겁게 하면 너의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줄지도 모르잖아
바벨:
……
릴루페르:
음? 왜? 아! 미안 미안, 넌 부족의 어머니였지 참! 하하하하하하!
릴루페르:
실례했네. 네 얼굴에서 노예근성이 느껴지는 바람에, 그만 네가 춤을 추면서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광경이 보고 싶어졌지 뭐야
바벨:
전 그저 당신의 하인일 뿐입니다. 「오아시스 여왕」 나부·말리카타의 고귀한 유언에 따라 당신께서 내리는 모든 명령에 따르겠나이다
릴루페르:
하하! 내가 그렇게 무례할 리 없잖아! 아첨은 그 정도로 됐어. 난 이미 주인님이 생겨서 노예를 받을 생각은 없거든. 그러니까 네 작전은 실패야
바벨:
……
페이몬:
(우와… 바벨 대모가 이렇게 저자세로 비굴하게 나올 줄은 몰랐는데…)
릴루페르:
고작 이런 걸로 놀라면 곤란하지!
릴루페르:
주인님, 진명을 맡긴 이상 전 오직 주인님의 명령만 따를 거예요
릴루페르:
결정은 주인님이 하세요. 전 불결한 사막인과는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으니까요
바벨:
「주인님」…? 당신의… 「주인님」이라고요?
릴루페르:
맞아, 이 고귀한 왕자님이 바로 내 주인님이지. 무릎은 꿇지 않아도 돼
바벨:
……
페이몬:
(으앙… 적당히 좀 하라구! 안색까지 변해버렸잖아…!)
바벨:
알겠습니다. 그럼… 여행자, 우리를 도와주지 않겠어?
여행자:
「영원의 오아시스」로 갈 수 있게 도울게요
릴루페르:
그게 주인님의 선택이라면, 기꺼이 그 결정에 따르겠어요
릴루페르:
그러니까… 나도 돕겠다는 말이지! 사막 여자, 함께 잘해보자구!
릴루페르:
하지만 경고하는데, 죽음 외에는 「진명」의 계약을 깰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명심해
릴루페르:
주인님의 안위를 위해 언제 어디에서든 널 지켜볼 테니까… 날 조종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버려
바벨:
…알겠습니다
릴루페르:
알았으면 됐어. 그럼 난 지금 좀 쉬어야겠으니까 더 귀찮게 하지 마
바벨:
……
바벨:
그러니까 이미 계약을 맺었다는… 거지?
여행자:
맞아요…
바벨:
음… 그렇게 된 거였군. 아주 잘했어
바벨:
지니는 오만으로 가득 한 생물이지. 그런데 그런 녀석을 제어할 수 있다니, 이건 내 예상을 뛰어넘는 일이야…
바벨:
이런 상황도 나쁘지 않겠어… 「영원의 오아시스」로 가는 계획이 더 수월해졌군
바벨:
여행자, 내가 정중하게 요청 하나 하지… 반드시 릴루페르가 네게 충성을 바치도록 해야 해…
여행자:
그렇게 할게요
바벨:
그래… 정말 고맙군
바벨:
아, 제트와 아자릭도 돌아왔으니 젊은 친구들끼리 어울리면 되겠군. 난 방금 보고받은 정보들을 처리해야 하니 이만…
페이몬:
바벨 대모는 정말 바쁜 것 같아…
릴루페르:
주인님, 잠깐만요. 앞에서 안 좋은 기운이 느껴져요…
페이몬:
으아… 그럼 계속 여기로 지나갈 거야…?
릴루페르:
…괜찮아요. 그래도 이 길로 지나가야 해요
릴루페르:
주인님도 분명히 앞에 도사린 악의를 느끼셨겠죠…. 하지만 매복이 있다는 걸 알아챈 이상, 역으로 반격할 수도 있죠
릴루페르:
앞에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의 주인님, 제 운명을 맡긴 당신이기에… 제가 함께 위협에 맞설 거예요
페이몬:
여행자은(는) 아주 강하니까 안심해. 게다가 아무리 위험한 상황이라도 여행자에겐 내가 있는걸, 안 그래?
릴루페르:
보세요, 제가 뭐랬어요? 그럼 준비하세요, 나의 주인님
페이몬:
이봐, 너희들… 너희 제트의 친구들이잖아?
페이몬:
으잇, 겁주지 말라고… 왜 입을 굳게 닫고 있는 거야…
릴루페르:
나의 주인님, 한 명은 산 채로 남겨 놓는 걸 잊지 마세요…
릴루페르:
녀석이 도망치는 곳이 어딘지만 알면, 녀석의 동료가 누군지 알아내 한 번에 일망타진할 수 있으니까요

영원한 녹음의 꿈
마침내 영원한 「오아시스」에 도착한 일행이 제트의 마음속 응어리를 풀어준다…
페이몬:
와… 사막 한가운데에 이런 곳이 있다니…
페이몬:
어라? 우리가 지하에서 나올 때 해가 지고 있었나?
릴루페르:
아니, 이곳은 여주인의 낙원. 수평선에서 「기교」와 「자애」가 맞닿을 때 비로소 영원한 세상이 펼쳐지지
페이몬:
음…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래서 모든 게 멈춰있단 거지?
제트:
그래서 부모님이… 여길 종착지로 생각한 걸까?
릴루페르:
난 그렇게 말한 적 없어… 하아, 딱한 아이로구나, 마음대로 생각하렴
릴루페르:
나의 여주인은 이곳에 없지만…
릴루페르:
난 여기서 내 조각을 찾았어요…
릴루페르:
……
반짝거리는 조각이 릴루페르의 요술병으로 들어가자, 힘이 조금 빠져나가는 게 느껴진다…. 하지만 곧 따뜻한 온기가 그 자리를 채운다
지니의 희미한 시선 속에서 루비로 쌓아 올린 궁궐과 화원을 본다…. 만개한 꽃들 사이로 새들의 지저귐이 들린다. 여주인의 지혜로운 수하인 지니들은 그녀의 악사이자 술시중이다. 미친 승려와 몰락한 여행객이 화원에서 춤을 추며 포도 넝쿨 여식의 피를 홀짝이고 있다…. 한때 여주인의 거처였던 이 유일무이한 화원은, 그녀가 영원히 잠든 무덤이 됐다…
「불처럼 피어난 장미가 밤꾀꼬리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지만, 찬란하게 불타는 촛불은 나방에겐 재앙과도 같다」
달빛처럼 투명한 손이 다가온다.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자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보인다. 모든 아름다운 지니는 모두 그녀의 꽃잎과도 같다. 주변에는 은은한 꽃향기가 감돌았다…. 그러다 마주친 그녀의 눈은——
텅 비어있었다 그 무한한 공허를 보자 엄청난 공포가 밀려온다…
의식이 점점 돌아오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손을 잡고 있는 제트가 보인다
제트:
정신이 들었구나… 괜찮니?
제트:
방금 너… 휴, 아니야. 괜찮으면 됐어
페이몬:
뭘 본 거야…? 무서운 꿈을 꾸는 것 같던데…
릴루페르:
……
릴루페르:
그분은 여기 없어요. 그가 우리 모두를 속인 거예요
제트:
뭐라고…?
릴루페르:
괜찮아요. 오래된 계약이 파기된 것뿐이니까요. 아무래도… 자유의 몸이 된 것 같네요?
릴루페르:
사막의 왕은 이곳에 잠든 꽃의 여주인이 언젠가 깨어날 거라고 했는데… 어째서…
릴루페르:
이해가 안 돼요…. 여주인은 세상을 떠났고, 그는 나와… 내 동족을 속였는데
릴루페르:
그를 사랑하고 존경했던 만큼, 이 사막과 여주인의 죽음을 위해서라도 그를 증오하는 게 정상인데…
릴루페르:
증오할 마음이 사라졌어요…. 대체 어째서…
여행자:
그게 「자유」가 아닐까
릴루페르:
그런가요…
제트:
……
릴루페르:
흥, 설교하지 마세요…. 당신은 여전히 제 주인님이에요. 우리 계약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요…
릴루페르:
가죠, 제트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제트:
음… 저기 좋은 곳이 있네. 내가 먼저 가 볼게
제트:
너도 따라오는 걸 잊지 마
제트:
……
제트:
여긴… 어머니의 일기장에 그려진 스케치와 비슷한 곳이네. 아마 이곳인가 봐
릴루페르:
여기가… 편히 잠들 수 있는 곳이라는 거지?
제트:
…맞아
제트:
배신과 음모로 가득한 사막에서 용서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는 일을 막 겪었는데…
제트:
이곳에 오니 마음이 편안하고… 기뻐. 왜 그런 걸까…
릴루페르:
여기가 꽃의 여주인의 마지막 영역이니까…. 하늘의 은혜 덕분에 멈춰있는 이 지하 공간에 그분의 영혼이 남아있어…
릴루페르:
그래서 그분이 세상을 떠났어도 이곳은 예전처럼 평온할 수 있는 거야. 이곳에 발을 들인 사람도… 자연히 편안함과 기쁨만 느끼게 되는 거고
릴루페르:
미친 승려와 몰락한 여행객의 보호자가 바로 여주인이었으니까…. 그들에게 이 낙원은 종착지나 마찬가지지
제트:
……
제트가 묵묵히 어머니의 노트를 내려놓고, 그 옆에 제브라엘의 도끼를 비스듬히 세운다…. 마치 두 물건이 한 번도 떨어진 적 없었던 것처럼
제트:
미안….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제트:
시간이 흐르는 걸 잊기라도 한 듯 모든 게 멈춰있어. 신비로운 광경은 둘째치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져
제트:
이런 곳에서 세상을 떠난 신과 영원히 잠든다라…. 후, 부모님이 떠나지 않았다면 좋았겠지만
제트:
그래도 두 분이 이곳에서 영원히 시간에 잊히지 않았으면 해
릴루페르:
……
릴루페르:
하지만 우리가 조각의 힘을 흐트러뜨리고 유지 장치를 파괴했으니… 여긴 곧 무너져내리고 결국 모래에 묻히고 말 거야
릴루페르:
그렇게 되면 오아시스를 유지하던 여주인의 일말의 힘도 사라지겠지…. 되돌릴 수 없어
제트:
응… 알아. 그래도 그전에 우리 부모님은 다시 만나게 될 거야… 한 번도 떨어진 적 없었던 것처럼
제트:
어쩌면 언젠간 나도 이곳에 돌아오겠지…. 모험이 지겨워지고 「집」이라고 부를 곳이 전혀 남지 않게 되면 말이야
제트:
다시 돌아오는 그날엔 반갑게 「돌아왔어요!」라고 말하고 부모님 사이에 누워 잠들 거야
제트:
……
페이몬:
제트… 그날이 오려면 아직 멀었다구! 음… 제브라엘이 정말 기뻐하겠어. 무덤덤한 얼굴이겠지만 분명 속으로는 좋아하고 있을 거야…
제트:
고마워, 페이몬…
제트:
여행자, 이기적인 내 소원을 위해 함께해 줘서 고마웠어…. 그런데 지금은 혼자서 부모님과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
제트:
응… 고마워
릴루페르:
제트는 참 좋은 아이예요
릴루페르:
저 아이는 태생부터 맹수 기질이 있죠. 똑똑하지 않을진 몰라도 생존 직감은 누구보다 예리해요…
릴루페르:
그녀는 자신을 공격하려는 자의 냄새를 맡으면…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가차 없이 반격하죠. 상대가 얼마나 친한 척을 해도 말이죠…
릴루페르:
후… 하지만 제트는 어떤 함정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지, 자신이 그토록 바라는 그 고향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몰라요
릴루페르:
제트를 아낀다면 부디 잘 지켜주세요, 주인님
릴루페르:
그러니까 제 말은… 그냥 한 어머니로서 잘 챙겨줬으면 좋겠다는 뜻이에요…
제트:
……
제트:
(제트는 가만히 앉아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제트:
……
제트:
기분이 나아졌어, 고마워
페이몬:
정말 괜찮아? 더 쉬어도 괜찮은데
제트:
돌아가자. 바벨 대모에게 우리가 겪은 일을 보고해야지
페이몬:
응, 정 그렇다면… 어서 가자
제트:
바벨 대모, 우리 왔어요
제트:
「영원의 오아시스」의 비밀을 밝혀냈어요. 부족이 오갈 수 있게 길도 뚫어놨고
제트:
부모님의 숙원을 이룰 기회를 주셔서 정말 고마웠어요…. 비록 두 분은 타니트의 보우를 받지 못한다 해도
바벨:
됐어. 네 숙원은 항상 기억하고 있었단다.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건 대모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
제트:
고맙습니다…
바벨:
수고했다, 제트. 그나저나 아자릭 일은…
제트:
대모의 판단이 맞았어요…. 배신자가 확실해요
페이몬:
어, 아자릭이 배신할 거란 걸 알고 있었어…?
제트:
아니, 심증만 있어서 계속 지켜보고 있었지. 근데 아자릭이 그렇게 빨리 본모습을 드러낼 줄이야
제트:
바벨 대모가 경고했지만, 당시 난 아자릭을 믿었었지
제트:
보세요, 그 녀석이 우인단과 결탁했다는 증거예요
제트가 바벨 대모에게 아드라피의 편지를 건넸다
바벨:
……
제트: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바벨 대모…
바벨:
그래… 흑심을 품었다는 건 진작 눈치챘지만 내 손으로 직접 처리할 수가 없었구나…. 그 아이를 아꼈으니까
바벨:
부족의 상황이 점점 위태로워지고 있군…. 잘 키운 아이 둘을 잃었으니, 앞으로 부족의 대소사는 네가 맡아줘야겠다
페이몬:
어… 그럼 제트가 진급한 거야? 축하해, 제트!
바벨:
진급? 하하… 사막과 안 어울리는 말이네
바벨:
사막인에겐 계급 개념이 없거든. 책임지는 일이 많아질수록 더 많은 권력을 쥐게 될 뿐이지
바벨:
제트… 타니트의 미래가 네게 달렸단다. 절대 부족을 실망시키지 말도록 해라
제트:
부족이라… 이제 절 진정한 타니트 부족의 일원으로 인정해주는 건가요?
바벨:
바보 같은 소리. 난 늘 그렇게 생각해왔다. 무슨 일이 있었든 넌 우리와 같은 피가 흐르는 타니트의 딸이야
제트:
네… 고마워요
페이몬:
음, 수상한 일에 대해 얘기한다는 걸 깜빡한 것 같은데…
페이몬:
여행자, 아까 우리가 뭘 봤더라?
릴루페르:
넌 오아시스에 부족인을 보내 죽게 내버려 뒀지. 그래서 「금기」를 운운하며 출입을 막은 거지?
릴루페르:
그런데 왜 그런 말은 쏙 빼고 우릴 위험한 곳으로 보낸 거야?
제트:
……
바벨:
……
바벨:
존경하는 릴루페르 님, 일전의 오해에 대해서는 사과하도록 하죠
바벨:
하지만 타니트 부족이 얼마 전부터 구라바드 유적과 「영원의 오아시스」를 탐사한 건 사실입니다…. 부족인을 여럿 보냈었죠
바벨:
덕분에 그곳들의 위치와 지형을 파악할 수 있었고요
바벨:
하지만 너무 위험한 탓에 살아 돌아오는 이도, 얻을 수 있는 정보도 거의 없었죠…
바벨:
그래서 계획을 중단하고 부족의 금기 구역으로 지정한 거예요
바벨:
아자릭, 그 배신자 녀석도… 동료들과 함께 협곡과 유적에 갔었죠. 그 아이가 길을 안내해줄 거라고 믿었는데…
제트:
그런데 왜 얘기해주지 않았나요?
바벨:
너희가 무사히 돌아오리란 걸 알았으니까. 넌 내 신뢰하는 후배란다, 제트
바벨:
너의 지혜와 용기, 부족인과 친구를 향한 진심과 배려를 전부 보았지
바벨:
내 딸이 사막에 묻히지 않았다면 너와 똑같았을 거야. 어떤 위험이 닥쳐와도, 그게 설령 모래폭풍이라 해도 극복해냈겠지…
바벨:
그래서 널 믿으며 묵묵히 기도했단다
제트:
……
제트:
…죄송해요, 바벨 대모. 제가 괜한 트집을…
바벨:
아니, 사과할 사람은 나야. 나 때문에 오해와 불신이 생겼으니
릴루페르:
……
릴루페르:
미안, 내가 쓸데없는 걱정을 했네
바벨:
오해가 다 풀려서 정말 다행이야. 여행자, 타니트 부족의 손님으로 온 걸 영원히 환영한단다
바벨:
존귀한 「지니의 주인」이여, 필요한 게 있으면 얼마든지 얘기하렴. 최대한 들어줄 테니
여행자:
뭐든 상관없어요?
바벨:
그래
여행자:
보수로 모라를 주세요
페이몬:
바로 그거야! 모라, 모라!
바벨:
자, 네가 받아야 할 보수야. 그리고… 제트를 보살펴줘서 고맙구나
바벨:
이제 더 붙잡아두진 않을게. 고마웠어. 「지니의 주인」… 언젠가 다시 우리 타니트 부족에 들러줘…
바벨:
우린 너와 릴루페르 님의 인도를 따르는 존재니까
제트:
……
제트:
(제트는 가만히 앉아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행자:
(일단 방해하지 않는 게 좋겠어)

지혜로 세운 일곱 기둥
모험가 길드 수메르 지부의 캐서린이 여행자를 찾는 것 같다…
타니트 부족 척후병:
니는 누꼬?
페이몬:
와아! 강도다!
멘다스:
강도라니… 참말로 버릇이 없다 카이! 난 이곳을 지키는 척후병 멘다스고, 점마는 휴그웨다
여행자:
우린 지나가던 여행자예요
멘다스:
그런기고… 대모가 외부 여행자들을 해치는 건 금지했었지. 퍼뜩 여서 나가라!
멘다스:
흥… 왜 하필 제트가 안 보이는 기고. 외부인들과 대화하는 건 제트가 잘하는데…
페이몬:
엥? 방금 제트라고 했어?
멘다스:
뭐꼬? 제트는 얼마 전부터 부족에 합류한 가스나다. 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지
멘다스:
제트 점마는 항상 대모를 모시고 있다 아이가…. 흥, 우리조차 그런 대우를 받지 못했는데
멘다스:
……
멘다스:
제트의 친구니까 들어가그라. 쭉 가다 보면 부족 야영지가 보일 기다
멘다스:
제트는 아직 돌아오진 않았지만, 아드라피와 마세리아, 유프텐은 야영지에 있을 기다. 금마들은 외부인과 말이 나름 통한다 아이가
멘다스:
긍께 점마한테 가그라… 하지만 우릴 속인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기다
멘다스:
아, 너그들이가. 계속 가면 된다
???:
…하, 하지만… 전 그 외부인들이 무슨 목적을 가졌는지 몰랐어요… 제 잘못이 아니라고요! 제 얘기 좀 들어주세요, 바벨 대모…
바벨:
……
???:
제발요… 부탁드려요!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대모… 어르신! 타니트에 대한 충성을 증명해 보일게요… 정말이에요, 제 얘기 좀 들어주세요… 목숨을 바쳐서라도 타니트를 지킬게요…
바벨:
닥치거라
바벨:
그녀에게 썩은 이빨을 다 뽑힌 것도 모자라 남은 혀까지 잘리고 싶은 건 아니겠지?
???:
……! 제발 자비를……
바벨:
이해가 안 되는군… 타니트를 위해서 목숨까지 바칠 수 있다면서 왜 살아서 날 만나러 온 거지?
바벨:
게다가 아까 날 「어르신」이라고 불렀지?
바벨:
난 눈의 나라의 말은 한마디도 몰라. 도시 사람들의 궤변에도 관심 없고… 명심해. 이곳에 「어르신」 따위는 없어
바벨:
그리고 언제부터 날 가족이 아닌… 「어르신」으로 생각하게 된 거지?
바벨:
네 혀에는 외부인의 독이 가득하고 머리 또한 외부인의 황금에 오염됐구나. 그러니 널 살려둘 수 없어
바벨: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당장 끌어내거라… 한때 우리 부족 사람이었으니 어떻게 할지는 너희도 알고 있겠지
울부짖는 남자가 끌려 나가고, 긴장감이 맴도는 침묵만이 흐른다…
잠시 후, 구경하던 사람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대모를 알현할 길이 생겼다
페이몬:
(으아… 방금 그 상황 뭐야, 완전 무서워!)
바벨:
음…?
바벨:
아… 미안. 아깐 정신이 없어서, 너희가 온 줄도 몰랐네
바벨:
정말 미안해… 손님한테 이런 창피한 모습을 보여주다니. 다 내 잘못이야. 타니트 대모로서 이에 대한 보상은 해줄게
페이몬:
윽… 피, 필요 없어. 아까 이빨이 어쩌고 혀가 어쩌고 하던데…
바벨:
풉… 아까는 도둑에게 걸맞은 벌을 내렸을 뿐이야. 손님에게 못 볼 꼴을 보였네. 족장으로서 사과할 테니 이해해 주기 바랄게
바벨:
도시에 법이 있듯이 각 부족에도 부족만의 규율이 있는 법이야. 너무 신경 쓰지 마
바벨:
아, 두 손님이 바로 여행자와(과) 페이몬이지? 제트한테서 얘기 많이 들었어
여행자:
우린 제트를 만나러 왔어요
페이몬:
그런데… 타이밍이 별로 안 좋았던 것 같네
바벨:
아냐, 그렇게 생각할 것 없어! 아주 좋은 타이밍이었으니까!
바벨:
제트는 내 허가를 받아 너희들을 이곳으로 초대했지. 그 덕분에 너희들이 타니트 사냥터를 안전하게 지나 도착할 수 있었던 거야
바벨:
후후, 민망하지만… 너희를 이곳으로 부른 건 제트가 마치지 못한 일 때문이야
페이몬:
뭐… 「사냥터」?
바벨:
너희를 사냥하는 건 아니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너희는 타니트의 귀빈이니까. 귀빈의 얼굴을 알아본 이상 우리 구역에서 너희가 위험해질 일은 없을 거야
페이몬:
…그래도 너무 무서운데…
바벨:
하하, 나 같은 어른 때문에 젊은이들이 겁을 먹으면 안 되는데… 아, 마침 제트가 왔네
제트:
바벨 대모, 돌아왔어요
바벨:
그 녀석은 어떻게 처리했지?
제트:
마지막 존엄은 지켜줬어요
바벨:
…잘했다. 하지만 그걸 너무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마. 그 아이는 한때 우리의 부족민이었고, 너의 부족민이었잖니
제트:
…네
바벨:
하하, 이만하면 됐어. 오늘 같이 좋은 날 설교할 수는 없지. 네가 그토록 기다리던 친구들이 도착했으니 슬픔을 거두고 반갑게 친구들을 맞이하렴
제트:
엇, 바벨 대모…?
여행자:
오랜만이야
페이몬:
제트! 우리 왔어!
제트:
여행자! 페이몬! 정말 와줬구나!
제트:
바벨 대모, 정말 고마워요! 이 일로 부족민들한테 화냈던 게 부끄러워지네요…
바벨:
됐어. 이렇게 함께 모인 모습을 보니까 내가 기분이 다 좋네. 네가 한 말, 네가 한 행동, 다 내가 허락한 일이니 더 이상 의구심을 품지 말거라
바벨:
다만… 앞으로 네가 가야 할 길은 험난하고 음모로 가득할 거야. 그러니까 몸조심하렴…
사절:
바벨 대모, 아자릭이 소식을 보내왔습니다…
바벨:
알겠다…
바벨:
난 부족의 잡다한 일들을 처리해야 해서 이만 실례할게. 젊은이들끼리 회포 풀어
제트:
네!
바벨 대모는 서둘러 전령과 함께 자리를 떴다
페이몬:
제트, 뭔가 달라진 것 같은데?
제트:
후후, 역시 페이몬은 눈썰미가 좋다니까. 그럼 말해 봐. 어디가 변했는데?
페이몬:
피부가 더 까맣게 탔어…
제트:
이봐——! 너 말을 그렇게밖에 못해?
여행자:
더 성숙해진 것 같아
제트:
그렇구나…. 헤헤, 많은 일을 겪었으니 성숙해지는 게 당연하지
페이몬:
여행자 말이 맞아. 제트는 이제 뭐든 혼자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
제트:
에이. 그냥 이곳에서 생존에 필요한 다양한 요령을 배웠을 뿐이야. 살아남기 위해서 바쁘게 살았던 거고
제트:
그동안, 바벨 대모가 날 엄청나게 챙겨줬어. 물론 나도 대모를 도와 많은 일을 했지… 날 부족인으로 받아준 대모에게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
여행자:
그동안 잘 지냈어?
제트:
왜, 내가 설마 상사병이라도 걸렸을까 봐?
페이몬:
으아——! 너 그렇게 닭살 돋는 말은 어디서 배운 거야!
제트:
하하하하하, 부끄러워할 줄 알았는데 아니네!
제트:
농담, 농담이야. 부족 남자애들이 다 이런 식의 실없는 소리만 해대는데 얼마나 짜증 나는지 몰라… 게다가 전부 나보다 약한 자식들뿐이란 말이야
제트:
흠흠… 솔직히 여기서 지내는 것은 꽤 힘들어. 다들 서로 돕고 지내니까 그나마 살만한 거지
제트:
가끔 아버지의 가르침이나 아버지가 날 지켜주던 때가 떠오르기도 해. 여기 오고 며칠 동안은 정말 힘들었어… 아버지가 계셨을 땐 내가 아버지를 꽤 귀찮아했지만
제트:
하지만, 좋았던 기억들이 밥을 먹여주진 않지. 게다가, 바벨 대모와 타니트 사람들이 항시 날 엄청 챙겨주거든… 그러니까 미래를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야지
제트:
타니트 부족에서 날 받아줬으니 나도 타니트 부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거야
제트:
참, 우리 지금 이렇게 한가하게 있을 때가 아니야. 마침 해야 할 잡일이 있거든? 너희가 나 좀 도와주라!
페이몬:
뭐, 오랜만에 만난 친구한테 일부터 시키는 거야?
제트:
헤헤, 미안 미안. 하지만 누구나 바쁠 때가 있는 법이잖아?
제트:
음… 어디 보자. 유프텐 씨가 악어에게 먹이를 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어. 그쪽으로 가보자!
캐서린:
안녕, 너한테 온 편지야. 제트 씨가 보낸 거지
페이몬:
엥, 너도 제트를 알아? 제트는 잘 지내고 있어?
캐서린:
모험가 길드와 도금 여단은 공식적 협력관계야. 서로 알고 지내도 이상할 게 없지. 여기 왔을 때는 너희와 만나는 게 기대된다며 무척 기뻐했었어
페이몬:
그렇구나. 여행자, 제트가 뭐라고 썼는지 얼른 확인해 보자!
페이몬:
음… 잘 지내는 것 같네. 전에 헤어졌을 때보다 훨씬 밝아진 것 같아
페이몬:
그런데… 「타니트 야영지」라… 뭔가 익숙한 이름인데. 어디서 봤더라?
캐서린:
「타니트」는 제트 씨가 속한 부족이야. 적왕 사막의 깊숙한 곳, 구라바드 유적에 야영지를 세웠지… 지도에 표시해 줄게
페이몬:
와, 캐서린 넌 아는 게 되게 많구나…
캐서린:
하하, 과찬이야. 모험가들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게 모험가 길드가 할 일인걸
캐서린:
예전부터 타니트 부족은 모험가 길드와 좋은 무역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었던 데다, 제트 씨가 중간 다리 역할을 잘해준 덕분에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사이가 됐어
페이몬:
그랬구나…. 편지를 보니까 저번에 끝내지 못한 일을 마치고 싶다고 적혀있네. 게다가 우리를 콕 집어서 같이 가자고 제안했고. 뭔가 수상한데… 도대체 무슨 일을 말하는 걸까?
캐서린:
음, 난 편지 보낸 사람의 사생활을 캐물을 권한은 없어서 말이야. 직접 가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페이몬:
천하의 캐서린도 모르는 정보가 있다니!
캐서린:
미안하지만 이건 결코 내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직업윤리를 지키는 거야. 그래야 이런 문제로 민원이 들어오지 않을 테니까
캐서린:
타니트 부족의 야영지 위치는 지도에 표시해놨어. 타니트 부족의 이동 습관에 따르면 앞으로 2~3년 정도는 여기에 머무를 거야
캐서린:
일단 그쪽으로 가봐. 만약 타니트 부족이 그곳을 떠났다면 바로 나한테 연락하고. 사막 부족의 최신 이동 정보를 알려줄 테니까
페이몬:
와아… 거기까지 생각해주니 고맙기는 한데, 제트를 만나러 가는 데 2~3년이나 걸리진 않을 거야…
페이몬:
좋아, 여행자. 이제 제트가 어디 있는지 알았으니까 어서 움직여볼까? 제트를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자구!
캐서린:
그럼 구체적인 정보는 제트 아가씨와 소통해서… 아, 미안. 이번에는 협회 의뢰 때문이 아니라 친구로서 만나는 거였지…
캐서린:
어쨌든, 별과 심연을 향해. 너희의 재회가 새로운 모험이 되기를!
타니트 부족 척후병:
니는 누꼬?
페이몬:
와아! 강도다!
멘다스:
강도라니… 참말로 버릇이 없다 카이! 난 이곳을 지키는 척후병 멘다스고, 점마는 휴그웨다
여행자:
제트의 초대를 받아 왔어요
페이몬:
맞아! 제트가 우리에게 초대 편지를 보냈어!
멘다스:
편지? 마 갖고 온나
척후병에게 제트가 보낸 편지를 보여준다…
멘다스:
제트의 친구니까 들어가그라. 쭉 가다 보면 부족 야영지가 보일 기다
멘다스:
제트는 아직 돌아오진 않았지만, 아드라피와 마세리아, 유프텐은 야영지에 있을 기다. 금마들은 외부인과 말이 나름 통한다 아이가
멘다스:
긍께 금마들한테 가그라… 하지만 우릴 속인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기다
유프텐:
안녕, 낯선 이. 무, 무슨 일로 온 거야?
유프텐:
아, 대, 대모한테 얘기 들었어
유프텐:
제트를 찾아온 거라면, 지금 외출 중이야…. 우선 바벨 대모를 만나러 가봐. 대모가 널 오랫동안 기, 기다렸어
여행자:
제트에 대해서…
유프텐:
제트는 착한 아이야
여행자:
네…?
유프텐:
제트는 새 친구를 사귀었다고 아, 아이처럼 기뻐했지… 그 모, 모습을 보니까 나도 기분이 좋아졌어
유프텐:
아… 갑자기 북적대는 걸 보니 바벨 대모가 돌아오셨나 보네. 자, 자. 대모를 기다리게 하, 하지 말고 얼른 가봐
마세리아:
안녕, 여행자 맞지?
마세리아:
쉿… 어디 보자… 너희들 친구 만나러 온 거지?
여행자:
네, 그런데…
마세리아:
제트는 정말 착한 애야. 제트한테 너 같은 친구가 있다니 기뻐
여행자:
고맙습니다…
마세리아:
하하, 그런 의미에서 충고 한마디만 할게… 암살자처럼 생겨서는 「동료」라니? 동료는 암살자에게 약점이 될 뿐인데… 그것도 아주 치명적인 약점 말이야
여행자:
무슨 뜻인지 모르겠네요…
마세리아:
그럼 한 귀로 듣고 흘려버려. 음… 바벨 대모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으니까 유프텐을 만나러 가봐. 아마 악어가 사는 시냇가에 있을 거야
아드라피:
안녕, 젊은이. 무슨 일이지?
페이몬:
음… 제트를 찾으러 왔어. 혹시 지금 여기에 있어?
아드라피:
제트? 음… 그런 사람이 있긴 한데 무슨 일로 찾는 거지?
여행자:
안녕하세요, 우린 제트 친구예요
아드라피:
친구…? 아하
아드라피:
제트가 너희 얘기를 한 적이 있긴 해. 「용감하고 믿을만한 소년이」라고 하던데. 흥, 제트가 밖에서 오래 지내더니…. 이상한 복장을 한 부잣집 친구를 사귀었나 보네
여행자:
……
페이몬:
이봐,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아드라피:
미안, 실례했네. 하지만 외부인 접대는 내 담당이 아니라서 말이야. 무슨 일 생기면 바벨 대모랑 얘기하도록 해
아드라피:
그녀는 착한 아이야
페이몬:
그래서…?
아드라피:
「그래서」 뭐? 제트는 착한 아이야. 그래서 외부인에게 나쁜 걸 배우는 건 용납할 수 없어. 말했지만 무슨 용건 있는 거면 바벨 대모를 찾아가. 난 결정권이 없으니까
아드라피:
됐어. 너랑 더 할 얘기 없어… 마세리아에게 가보는 게 어때? 그 괴짜 영감이라면 너희를 반길지도 몰라
???:
…하, 하지만… 전 그 외부인들이 무슨 목적을 가졌는지 몰랐어요…. 제 잘못이 아니라고요! 제 얘기 좀 들어주세요, 바벨 대모…
바벨:
……
???:
제발요… 부탁드려요!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대모… 어르신! 타니트에 대한 충성을 증명해 보일게요…. 정말이에요, 제 얘기 좀 들어주세요…. 목숨을 바쳐서라도 타니트를 지킬게요…
바벨:
닥치거라
바벨:
그녀에게 썩은 이빨을 다 뽑힌 것도 모자라 남은 혀까지 잘리고 싶은 건 아니겠지?
???:
……! 제발 자비를……
바벨:
이해가 안 되는군…. 타니트를 위해서 목숨까지 바칠 수 있다면서 왜 살아서 날 만나러 온 거지?
바벨:
게다가 아까 날 「어르신」이라고 불렀지?
바벨:
난 눈의 나라의 말은 한마디도 몰라. 도시 사람들의 궤변에도 관심 없고…. 명심해, 이곳에 「어르신」 따위는 없어
바벨:
그리고 언제부터 날 가족이 아닌… 「어르신」으로 생각하게 된 거지?
바벨:
네 혀에는 외부인의 독이 가득하고 머리 또한 외부인의 황금에 오염됐구나. 그러니 널 살려둘 수 없어
바벨: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당장 끌어내거라… 한때 우리 부족 사람이었으니 어떻게 할지는 너희도 알고 있겠지
울부짖는 남자가 끌려 나가고, 긴장감이 맴도는 침묵만이 흐른다…
잠시 후, 구경하던 사람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대모를 알현할 길이 생겼다
페이몬:
(으아… 방금 그 상황 뭐야, 완전 무서워!)
바벨:
음…?
바벨:
아… 미안. 아깐 정신이 없어서, 너희가 온 줄도 몰랐네
바벨:
정말 미안해… 손님한테 이런 창피한 모습을 보여주다니. 다 내 잘못이야. 타니트 대모로서 이에 대한 보상은 해줄게
페이몬:
윽… 피, 필요 없어. 아까 이빨이 어쩌고 혀가 어쩌고 하던데…
바벨:
훗… 아까는 도둑에게 걸맞은 벌을 내렸을 뿐이야. 손님에게 못 볼 꼴을 보였네. 족장으로서 사과할 테니 이해해 주기 바랄게
바벨:
도시에 법이 있듯이 각 부족에도 부족만의 규율이 있는 법이야. 너무 신경 쓰지 마
바벨:
아, 두 손님이 바로 여행자와(과) 페이몬이지? 제트한테서 얘기 많이 들었어
여행자:
제트가 우릴 여기로 초대했어요
페이몬:
그런데… 타이밍이 별로 안 좋았던 것 같네
바벨:
아냐, 그렇게 생각할 것 없어! 아주 좋은 타이밍이었으니까!
바벨:
제트는 내 허가를 받아 너희들을 이곳으로 초대했지. 그 덕분에 너희들이 타니트 사냥터를 안전하게 지나 도착할 수 있었던 거야
바벨:
후후, 민망하지만… 너희를 이곳으로 부른 건 제트가 마치지 못한 일 때문이야
페이몬:
뭐… 「사냥터」?
바벨:
너희를 사냥하는 건 아니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너희는 타니트의 귀빈이니까. 이제 얼굴을 확인했으니 우리 구역에서 너희가 위험해질 일은 없을 거야
페이몬:
…그래도 너무 무서운데…
바벨:
하하, 나 같은 연장자 때문에 젊은이들이 겁을 먹으면 안 되는데…. 아, 마침 제트가 왔네
제트:
바벨 대모, 돌아왔어요
바벨:
그 녀석은 어떻게 처리했지?
제트:
마지막 존엄은 지켜줬어요
바벨:
…잘했다. 하지만 그걸 너무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는 말거라. 그 아이는 한때 우리의 부족민이었고, 너의 부족민이었으니까
제트:
…네
바벨:
하하, 이만하면 됐어. 오늘 같이 좋은 날 설교할 수는 없지. 네가 그토록 기다리던 친구들이 도착했으니 슬픔을 거두고 반갑게 친구들을 맞이하렴
제트:
엇, 바벨 대모…?
여행자:
오랜만이야
페이몬:
제트! 우리 왔어!
제트:
여행자! 페이몬! 정말 와줬구나!
제트:
바벨 대모, 정말 고마워요! 이 일로 부족민들한테 화냈던 게 부끄러워지네요…
바벨:
됐어. 이렇게 함께 모인 모습을 보니까 내가 기분이 다 좋네. 네가 한 말, 네가 한 행동, 다 내가 허락한 일이니 더 이상 의구심을 품지 말거라
바벨:
다만… 앞으로 네가 가야 할 길은 험난하고 음모로 가득할 거야. 그러니까 몸조심하렴…
사절:
바벨 대모, 아자릭이 소식을 보내왔습니다…
바벨:
알겠다…
바벨:
난 부족의 잡다한 일들을 처리해야 해서 이만 실례할게. 젊은이들끼리 회포 풀어
제트:
네!
바벨 대모는 전령과 함께 서둘러 자리를 떴다
페이몬:
제트, 뭔가 달라진 것 같은데?
제트:
후후, 역시 페이몬은 눈썰미가 좋다니까. 그럼 말해 봐. 어디가 변했는데?
페이몬:
피부가 더 까맣게 탔어…
제트:
이봐——! 너 말을 그렇게밖에 못해?
여행자:
더 성숙해진 것 같아
제트:
그렇구나…. 헤헤, 많은 일을 겪었으니 성숙해지는 게 당연하지
페이몬:
여행자 말이 맞아. 제트는 이제 뭐든 혼자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
제트:
에이. 그냥 이곳에서 생존에 필요한 다양한 요령을 배웠을 뿐이야. 살아남기 위해서 바쁘게 살았던 거고
제트:
그동안, 바벨 대모가 날 엄청나게 챙겨줬어. 물론 나도 대모를 도와 많은 일을 했지…. 날 부족인으로 받아준 대모에게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
여행자:
그동안 잘 지냈어?
제트:
왜, 내가 설마 상사병이라도 걸렸을까 봐?
페이몬:
으아——! 너 그렇게 닭살 돋는 말은 어디서 배운 거야!
제트:
하하하하하, 부끄러워할 줄 알았는데 아니네!
제트:
농담, 농담이야. 부족 남자애들이 다 이런 식의 실없는 소리만 해대는데 얼마나 짜증 나는지 몰라…. 게다가 전부 나보다 약한 자식들뿐이란 말이야
제트:
흠흠… 솔직히 여기서 지내는 것은 꽤 힘들어. 다들 서로 돕고 지내니까 그나마 살만한 거지
제트:
가끔 아버지의 가르침이나 아버지가 날 지켜주던 때가 떠오르기도 해. 여기 오고 며칠 동안은 정말 힘들었어…. 정작 아버지가 계셨을 땐 아버지를 엄청 귀찮게 여겨놓고도 말이야
제트:
하지만, 좋았던 기억들이 밥을 먹여주진 않지. 게다가, 바벨 대모와 타니트 사람들이 항상 잘 챙겨주거든…. 그러니까 미래를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야지
제트:
타니트 부족에서 날 받아줬으니 나도 타니트 부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거야
제트:
참, 우리 지금 이렇게 한가하게 있을 때가 아니야. 마침 해야 할 잡일이 있거든? 너희가 나 좀 도와주라!
페이몬:
뭐야, 오랜만에 만난 친구한테 일부터 시키는 거야?
제트:
헤헤, 미안 미안. 하지만 누구나 바쁠 때가 있는 법이잖아?
제트:
음… 어디 보자. 유프텐 씨가 악어에게 먹이를 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어. 그쪽으로 가보자!
제트:
유프텐 씨 안녕! 여긴 내 친구들 여행자이랑 페이몬이에요
유프텐:
아, 안녕, 제트. 드, 드, 드디어 일을 다 마친 거야?
제트:
네! 그러니까 도와주러 왔죠! 친구들도 도와주러 왔어요!
유프텐:
그래? 고마워, 제트. 잊, 잊, 잊지 않고 날 도와줘서!
유프텐:
하하, 예전에 브레다 장로가 계실 때도 넌 악어에게 먹, 먹이를 주자고 항상 졸랐지…
제트:
크흠…! 말조심하세요
유프텐:
으음… 사, 사료는 이쪽에 있어. 신선한 짐승고기야, 가져가
제트:
네. 가자! 여행자!
제트:
악어한테 먹이 주는 건 꽤 쉬워…. 생고기를 던져놓으면 알아서 냄새를 맡고 달려들거든
페이몬:
그나저나, 아까 너희 대모 되게 무섭더라…
제트:
아까? 왜 무슨 일인데? 아! 별거 아냐, 배신자를 처리한 것뿐이지
제트:
내가 사막에서 보름이 넘도록 추적해서 잡아 온 녀석이야. 교활한데다가 사납기가 그지없는 놈이었지. 강냉이를 날리고 나서야 겨우 제압했다니까…. 으, 아직도 손이 얼얼하네…
페이몬:
와… 듣기만 해도 엄청 끔찍해…
제트:
그러니까 꼬마 페이몬도 말조심해. 내 심기를 건드리면 알지?
페이몬:
어, 어어…
여행자:
페이몬은 강냉이를 잘 지켜야겠네
페이몬:
너무해!
제트:
하하하하하,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 우린 친구잖아. 농담한 거야!
페이몬:
근데 너 여기서 엄청 대접받는 것 같아… 다들 널 존중해 주고 있잖아!
제트:
음, 그게… 모험대에서 일했던 경험 덕분에 부족 바깥의 사물에 대한 통찰력이 이곳 사람들보다 뛰어나서야
제트:
그래서 대모가 의심스러운 외부인을 추적하는 일, 부족 배신자들을 처리하는 일을 나한테 맡겼어
제트:
난 타니트 부족 출신이 아니라 더 과격한 방식으로 죄인들을 벌할 수 있다고… 바벨 대모가 말씀하셨어
제트:
난 크게 신경 쓰지 않아…. 하지만 이게 특권인지, 아니면 거리감의 증명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제트:
후, 난 타니트 출신이 아니라 이곳의 환경이 아직 어색해. 그러니까 이곳에 적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어.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여행자:
많이 힘들어?
제트:
그럭저럭 괜찮아… 열심히 사는 거지 뭐. 그리고 많이 배우고 있기도 하고
제트:
자, 악어들도 이제 배불리 먹은 것 같으니 이만 가자!
유프텐:
먹, 먹이는 다 줬어, 제트?
제트:
네, 목욕 좀 해야겠어요! 사료 냄새가 너무 고약해서 몸에서 온통 피비린내가 진동해요!
유프텐:
하하… 배, 배신자 피 냄새보다 더 고약할까?
제트:
놀리지 좀 마세요!
유프텐:
다들 고마워. 여, 여기까지 온 김에 하나만 더 부, 부탁해도 될까?
유프텐:
이건, 바람에 말린 악, 악어 살코기야. 이걸 아드라피에게 전해줘
제트:
네——악악악악어 고기는 제가 책임지고 아드라피에게 전해줄게요——
유프텐:
하하, 이런 발, 발칙한 녀석!
제트:
하하하, 가볼게요!
제트:
아드라피, 나 왔어!
아드라피:
어? 새로 사귄 친구 자랑하러 온 거야?
제트:
뭐 그런 셈이지! 온 김에 유프텐 씨가 직접 말린 악어 고기도 전해주고!
아드라피:
오, 고마워. 넌 정말 친절한 것 같아
제트:
헤헤, 무슨! 그런데 붐붐 말이야… 수리 가능하겠어?
아드라피:
심각한 문제 아니니까 걱정 마. 이틀 뒤면 끝날 거야
제트:
음… 알겠어! 그럼 이만 갈게!
아드라피:
조심해서 가
제트:
후… 왔다 갔다 하니까 금세 땀범벅이 됐네…
제트:
하하, 좀 바쁘긴 한데 견딜만 해
제트:
아이참, 내 정신 좀 봐… 너희한테 심부름이나 시키려고 여기로 부른 게 아닌데!
제트:
그게 무슨 일이냐면, 바벨 대모가 며칠 전에 아버지를… 정확히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유물을 「영원의 오아시스」에 묻어도 된다고 동의했어
페이몬:
어? 「영원의 오아시스」…? 정말 그런 곳이 존재했단 말이야? 그냥 전설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제트:
응, 사실 너희들과 헤어지고 나서 나도 어떻게 찾아야 하나 막막했거든… 하지만 바벨 대모는 그곳이 이 사막 어딘가에 있을 거라 확신하고 있는 눈치야
제트:
타니트인들은 사막 한가운데 있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모래 폭풍이 「영원의 오아시스」를 지키고 있다고 믿거든
제트:
하지만 타니트 부족은 그곳을 금단의 구역으로 정하고 봉쇄한 상태야. 순찰하는 척후병들을 제외하고 그 누구도 접근할 수 없지
페이몬:
금단의 구역…? 엄청 위험한 곳인가 봐?
제트:
응, 엄청 위험해. 어르신들 중 일부는 그곳에 인간의 영혼과 육체를 먹이로 삼는 고대 정령이 떠돌고 있다고 믿는 분들도 계셔…. 굉장히 신비로운 곳으로 포장하긴 하는데, 아무튼 난 안 믿어
여행자:
듣기만 해도 엄청 끔찍한 곳인 것 같아…
제트:
맞아, 하하. 그런데 난 하도 이런저런 괴상한 걸 자주 봐서 하나도 안 무서워. 검으로 벨 수만 있다면 무서울 거 없지!
제트:
벨 수 없는 자식들을 만나면 빨리 도망치면 되고
제트:
하하, 아무튼 난 부족의 금기 같은 건 신경 쓸 필요 없이 마음껏 「영원의 오아시스」의 위치를 탐색할 수 있어
제트:
이건 내 숙원이자 부족민들의 미래이기도 해. 타니트 부족은 영원의 오아시스에 꽃의 여주인의 비밀이 묻혀있다고 믿거든
제트:
이 비밀을 밝힐 수만 있다면… 부족민들은 황량한 사막에서의 삶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거야
제트:
이 일은 내겐 임무이자 명예야.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너희들과 함께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제트: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신 뒤로… 내가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은 너희들뿐이잖아…. 그래서 이기적인 걸 알면서도 너희를 이 여정에 초대한 거야
페이몬:
으헝… 제트… 걱정하지 마. 우리가 도와줄 테니까!
여행자:
친구의 신뢰를 저버릴 순 없지
제트:
응, 고마워!
제트:
흠흠… 그럼 우선 구라바드 유적지로 가서 「지니의 조각」이라는 걸 찾아야 해…
제트:
사실 나도 그게 뭔지는 잘 몰라. 부족의 전설에 따르면 오직 그녀만이 「영원의 오아시스」로 가는 길을 열 방법을 알고 있다고 했어. 그래서 그녀를 찾으러 가야 해…
제트:
음… 내가 알고 있는 정보는 이것뿐이야. 아자릭이라면 더 많은 걸 알고 있을지도 몰라. 그럼… 이제 출발해도 될까?
여행자:
응, 그러자
제트:
좋아, 출발하자! 너희한테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아!
제트:
어때? 이제 출발할까?
제트:
그래, 출발하자!
아드라피:
난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 너도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해
마세리아:
제트를 만나려면 바벨 대모가 돌아오기를 기다려야 해… 그 이유는 곧 알게 될 거야…
유프텐:
어, 어서 가서 대모를 뵙도록 해. 바벨 대모도 제트도 너희를 만나면 분명 기뻐할 거야
아드라피:
아, 너구나…
아드라피:
대모는 만나봤어? 대모가 널 내쫓지 않았다는 건 네가 우리의 손님이라는 걸 의미하지… 그럼 마음껏 편하게 구경하도록 해
아드라피:
응…? 내가 상인인 걸 알아차리다니 눈썰미가 좋네. 난 부족의 거래를 담당하고 있어. 화장품, 사치품, 의복, 장난감, 농수품, 농기계, 정밀하고 작은 도구까지… 전부 책임지고 있지
아드라피:
원하는 거 있어? 웬만한 건 내가 다 가지고 있거든. 필요한 게 있으면 말만 해. 도시에서든 폰타인에서든 다 구해 올 테니까
아드라피:
아… 넌 외부인이었지. 그렇다면 내 가게를 이용할 수 없을 것 같아. 미안
아드라피:
그래도 넌 우리 부족의 손님이니 내 텐트 안에 있는 물건을 가지고 가는 건 허락할게… 음, 물론 전부 가져가는 건 안 돼!
여행자:
가게에 책이 많이 보이던데. 구경해 봐도 돼요?
아드라피:
응? 책? 아! 바벨 대모한테서 들었어… 요즘 도시 사람들은 귀에 「허공」을 착용하고 다니는 게 유행이라며? 너도 분명 본 적이 있겠지?
아드라피:
그래서 도서관이 옛날 책들은 처분하는 경우가 많아졌어. 그 사실을 안 바벨 대모는 책을 구매해서 사람들한테 대여해주라고 했지. 흥… 이건 손해 보는 장사라고
아드라피:
다른 부족민한테서 그 「허공」이라는 물건도 들여봤는데… 사용하는 방법을 통 몰라서 불편하더라고. 분해도 안 되고 수리도 안 되고, 회로도 너무 촘촘해…
아드라피:
어쨌든, 그딴 장치에 의지해서 머리에 지식을 입력하는 것보다 직접 책을 읽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해
아드라피:
그렇게 쉽게 지식을 얻는다고? 그러다 머릿속에 이상한 거라도 백도어로 들어오면 어쩌려고?
여행자:
이만 가볼게요
아드라피:
볼일 있으면 신경 쓰지 말고 어서 가
마세리아:
바벨이랑은 얘기해 봤습니까? 또 바쁘다고 어디로 가버렸죠? 그 여자는 무슨 바람도 아니고, 도통 가만히 있질 못한다니까…
마세리아:
허허, 「바람」 말이 나와서 말인데… 사막에는 「지브리」라는 이름을 가진 바람이 있습니다
마세리아:
처음에는 별 느낌이 없지만 모래 폭풍이 지평선 위로 올라오면 공기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갑니다. 그리고 뭔가 이상함을 느끼게 될 때면…
마세리아:
높은 온도에 코가 타버려서 후각을 잃게 되고 말죠…
마세리아:
그때가 되면 뭐, 허허… 후회하기엔 이미 늦었죠
여행자:
못 알아듣겠어요…
마세리아:
별거 아닙니다… 그냥, 모래 폭풍을 조심하라고요
유프텐:
악, 악어들은 대체로 온순하긴 하지만… 먹, 먹이를 줄 때는 조, 조심해야 해…
유프텐:
특히 손가락 말이야…
아드라피:
아, 너구나. 왔어?
아드라피:
바벨 대모가 너희는 우리 손님이라고 하시더라. 그러니 마음껏 구경하도록 해
아드라피:
응…? 내가 이미 내 소개를 한 줄 알았는데… 난 부족의 거래를 책임지고 있어. 화장품, 사치품, 의복, 장난감, 농수산품, 농기계, 정밀한 소도구까지…
아드라피:
원하는 거 있어? 웬만한 건 내가 다 가지고 있거든. 필요한 게 있으면 말만 해. 도시에서든 폰타인에서든 다 구해 올 테니까
아드라피:
아… 넌 외부인이었지. 그렇다면 내 가게를 이용할 수 없을 것 같아. 미안
아드라피:
그래도 넌 우리 부족의 손님이니 내 텐트 안에 있는 물건을 가지고 가는 건 허락할게… 음, 물론 전부 가져가는 건 안 돼!
여행자:
가게에 책이 많이 보이던데. 구경해 봐도 돼요?
아드라피:
응? 책? 아! 바벨 대모한테 들었어… 요즘 도시 사람들은 귀에 「허공」을 착용하고 다니는 게 유행이라며? 너도 분명 본 적이 있겠지?
아드라피:
그래서 도서관이 옛날 책들은 처분하는 경우가 많아졌어. 그 사실을 안 바벨 대모는 책을 구매해서 사람들한테 대여해주라고 했지. 흥… 이건 손해 보는 장사라고
아드라피:
다른 부족민한테서 그 「허공」이라는 물건도 들여봤는데… 사용하는 방법을 통 몰라서 불편하더라고. 분해도 안 되고 수리도 안 되고, 회로도 너무 촘촘해…
아드라피:
어쨌든, 그딴 장치에 의지해서 머리에 지식을 입력하는 것보다 직접 책을 읽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해
아드라피:
그렇게 쉽게 지식을 얻는다고? 그러다 머릿속에 이상한 거라도 백도어로 들어오면 어쩌려고?
여행자:
이만 가볼게요
아드라피:
볼일 있으면 신경 쓰지 말고 어서 가
유프텐:
안녕, 타니트의… 손님
유프텐:
제, 제, 제트한테 착한 친구라고 얘기 많이 들었어
유프텐:
농사도 짓고, 아, 악어한테 먹이를 주는 일, 일을 담당하고 있어. 어떨 땐 악어를 도, 도, 도살하기도 하지. 악, 악어의 껍질과, 고, 고기는 아주 유용하거든
유프텐:
이, 이곳에는 사계절 내내 신선하고 깨끗한 샘물이 있어서 악어를 키우기 딱 좋은 곳이야. 그, 그래서 우린 이곳을 악, 악어 양식장으로 만, 만들었지
유프텐:
악어는 기르기 쉽고, 많은 양의 가죽과 고기를 얻을 수 있어. 하지만, 농, 농사짓는 건 너무 어, 어려워…
여행자:
농사도 지으세요?
유프텐:
그냥… 실험용으로 농사를 짓고 있어. 바벨 대모가 외부인들을 초, 초, 초청해서 「비옥한 은혜」를 옮겨 오기도 했고, 또 도시에서 옛날 책들도 구, 구해 왔거든…
유프텐:
그, 그 책에 적힌 대로 농사를 지, 지어보고 있어
유프텐:
그런데 협곡에 있는 오아시스는 너, 너, 너무 비좁고 척박해. 흙, 흙을 비, 비옥하게 만들 수 있는 비료를 개, 개발해야 해
여행자:
「비옥한 은혜」에 대해…
유프텐:
하, 하지만 외부인들은 제조법을 공개하는 걸 꺼리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비료 제, 제조법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전, 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어. 그게 마음에 안 들어
유프텐:
그, 그래서 바벨 대모가 날 이, 이곳으로 보낸 거야. 우리 부족만의… 「비옥한 은혜」를 개발하라고
여행자:
그럼 이만 가볼게요
유프텐:
괘, 괜찮아. 악어 육포 먹, 먹고 싶으면 마, 마음껏 가져가. 바로 내 옆에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