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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로 빚은 시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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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드와 리월의 합동 이벤트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은 여행자와 페이몬은 상황을 확인하러 직접 가보기로 한다…
페이몬:
헤헤, 이번에는 어떤 시끌벅적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으려나?
호두:
어라, 여행자(이)랑 페이몬이잖아? 길에 자빠져서 모라를 발견한 것보다도 공교롭네. 마침 너희 얘기를 하고 있었거든
벤티:
오랜만이야. 보아하니 여행 중에 또 굉장한 모험을 겪었나 보지?
여행자:
여전하지 뭐
벤티:
음, 역시 내가 생각했던 대로네
페이몬:
그나저나 방금 무슨 얘기 중이었어? 먹는 얘기야? 노는 얘기야?
호두:
후후, [한] 여행자와 파트너, 이 [둘]은 [세]상을 떠돌며 [사]방의 친구를 만나고 [오]지를 [육]력동심으로 건너 [칠]전[팔]기하던 중에 [구]사[십]생으로…
페이몬:
왜… 왜 갈수록 험난해지는 건데?
벤티:
최근 석문 아래 [열]띤 분위기 속에서 다들 [엳아홉] 잔 술을 마시고 [예닐곱] 편 시를 쓰고 있어. [네댓] 나라를 누빈 너라면, 이 [두세] 마디 얘기를 듣고 어떠[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눈치챘겠지?
여행자:
숫자 세기 대회!
벤티:
하하, 그것도 나쁘지 않겠네
벤티:
정답은 시 짓기 대회야. 몬드와 리월에서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벤트지
벤티:
해등절 때 나랑 호 당주가 했던 약속 기억해?
페이몬:
아, 기회가 되면 같이 시를 쓰자고 했던 그 약속 말이지?
호두:
맞아. 그날 연회에서 이 형씨가 고상하며 범상치 않다는 걸 눈치챘거든. 정말 보기 드문 지기였지
호두:
그러다가 드디어 기회가 생긴 거야. 본 당주가 옥경대와 페보니우스 기사단에 분주히 연락한 끝에…
호두:
시 교류를 취지로 한 「양국 시가 우호 교류회」를 성사시켰어!
페이몬:
이상한 이름이네…
벤티:
리월은 시로 유명하고, 몬드도 「시와 술의 도시」로 불리지. 모처럼 좋은 교류 기회이니 북적이면 좋잖아?
벤티:
그래서 나랑 호두가 대회의 사회자를 맡기로 했어. 아직 리월 시의 형식을 접한 지 얼마 안 돼서 미흡하겠지만 양해해 줘
호두:
그럴 리가요! 방금 벤티 씨의 답시는 굉장했어요
벤티:
에이, 과찬이야
페이몬:
재밌을 거 같아! 우리도 참가하자!
여행자:
응, 시 쓰는 게 내 취미야
페이몬:
히히, 네 실력은 내가 잘 알지! 그때 주련 시를 단번에 써냈잖아! 「바람이 시작되는 곳은 바람이 불지 않는다」
여행자:
「운래해엔 구름이 다시 몰려오게 될 것이다」
호두:
호오, 대단한 재능인데! 대회 난이도를 좀 높여야겠는걸
페이몬:
아, 알겠다. 너희들 방금 대회에 관해 토론하고 있었구나?
호두:
오오, 페이몬이 더 똑똑해졌는데! 이렇게 쉽게——오답을 찾아낼 줄이야!
페이몬:
에엥? 잠깐, 틀렸다고?
벤티:
우린 특별 게스트를 초대 중이었어…
소:
…아까도 말했지만, 사양하지
페이몬:
소! 너도 있었구나!
소:
난 시를 지은 적이 없으니, 논평은 말할 것도 없어. 게다가 너희도 알다시피 난 업장 때문에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해야 해
호두:
에이, 뭐든 처음이 있는 법이에요. 다들 「시작부터 시작(詩作)」하잖아요?
호두:
굳이 현장에 오실 필요 없어요. 산 위에서 응원해 주시면 되죠 뭐
호두:
객잔이랑도 가까우니까 산책 겸 나오시는 것도 좋잖아요? 객잔 아래 흥미로운 것도 많던걸요
벤티:
이 유명한 여행자도 있으니까, 걱정할 거 없잖아?
여행자:
같이 즐기자
소:
……
소:
생각해 볼게
벤티:
시간이 거의 다 됐네. 대회장을 둘러보는 게 어때? 네 친구들이 많이 온 것 같던데
호두:
맞아, 맞아. 난 벤티 씨랑 오프닝을 논의해 봐야 하거든. 선인님도 구슬릴 수 있을 것 같고. 아무튼 이따 보자
페이몬:
알았어, 그럼 우린 먼저 가 있을게
벤티:
…이런 오프닝은 어떨까?
호두:
음, 좋은데… 기세가 조금 더 필요할 것 같아요!
호두:
일단 「콰당」으로 시작하고, 「츄릅」해서! 「후잇챠」로 마무리해요——
호두:
무슨 뜻인지 이해하셨죠?
벤티:
물론이지
행추:
오? 이게 누구신가. 이번 시 짓기 대회는 고수들이 많이 찾아왔네
페이몬:
헤헤, 행추랑 중운도 놀러 왔구나?
중운:
수련하러 산에 가던 길이었는데, 얘한테 억지로 여기까지 끌려왔어
행추:
어허, 양국의 우애를 다지는 대회가 요마의 방해를 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도 리월 도사의 소임이잖아?
행추:
게다가 이건 강호 인사들과 사귈 좋은 기회야. 너 방금 몬드의 여협객이 어떻게 그렇게 무거운 물건을 든 건지 궁금해했잖아?
페이몬:
노엘 얘기구나! 완전 천하장사라구!
행추:
오? 지인이었구나? 그럼 이따가 우리한테도 소개 부탁해
중운:
하아, 대신 조사해 주기로 약속한 일 잊지 마. 그것 때문에 여기까지 따라온 거니까
페이몬:
엥? 무슨 일인데?
행추:
크흠, 당연히 기억하고 있지. 페이몬도 때가 되면 알게 될 테니까 보채지 마
페이몬:
…음?
페이몬:
미카! 노엘!
미카:
앗, 여행자 님이랑 페이몬 님!
노엘:
두 분도 「양국 시가 우호 교류회」에 참가하러 오신 건가요?
페이몬:
음… 노엘이 진지하게 말하니까 대회 이름이 딱히 이상하게 들리진 않네…
여행자:
너희가 몬드의 대표야?
미카:
대… 대표라니… 당치도 않아요
미카:
저희는 현장의 질서를 유지하고, 대회장의 준비를 돕기 위해 페보니우스 기사단에서 파견된 거예요
미카:
비록… 이 탁자와 의자는 다 노엘 선배님이 몬드성에서 메고 온 거라… 전 도움이 안 됐지만요
노엘:
아니에요. 당신의 사전 측량 덕분에 장소 선정과 대회장 배치가 순조로웠는걸요. 게다가 따지고 보면 오히려 제가 선배라고 불러야 맞죠
미카:
아뇨, 아뇨. 그러지 마시고, 그냥 평소처럼 미카라고 불러주세요!
페이몬:
하루 종일 안부만 주고받을 것 같은 조합이네
노엘:
진 단장님이 업무를 끝낸 후에 이곳저곳 돌아보면서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보라고 하셨어요
노엘:
하지만 전 시 쓸 줄을 몰라서 대회에 녹아들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미카:
사실 저도 그게 걱정이에요…
페이몬:
응! 우리도 참가할 거니까 걱정 마! 여행자은(는) 시를 엄청 잘 쓰거든!
미카:
정말인가요? 그…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노엘:
설마… 시를 쓰는 것도 기사의 필수 과목인가요?
페이몬:
그 정도는 아니야…
페이몬:
아무튼 약속한 거다? 이따가 보자!
미카:
네! 선생님, 잘 부탁드립니다!
노엘:
앗, 저도 두 분께 부탁드리고 싶었는데 미카가 선수를 쳐버렸네요
여행자:
둘 다 가르쳐 줄게
페이몬:
디오나!
디오나:
여행자(이)랑 페이몬이네? 너희도 왔구나
페이몬:
넌 칵테일 만들러 온 거야?
디오나:
맞아. 난 캣테일 술집의 특파원이자 몬드의 주류업을 대표하는 바텐더 자격으로 참석했어
페이몬:
몬드 주류업을 대표한다고? 넌 그런 일을 싫어할 줄 알았는데
디오나:
당연히 싫지! 하지만 이건 몬드의 주류업을 무너뜨릴 절호의 기회야!
페이몬:
뭐? 어째서…?
디오나:
흥, 이상한 재료를 잔뜩 넣어서 엄청 맛없는 칵테일을 만들면, 앞으로 몬드의 술은 하나도 팔리지 않을 테니까!
페이몬:
음…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
디오나:
흥! 이번에는 절대 실수하지 않을 거니까 두고 보라구!
페이몬:
디오나도 이따가 같이 시 쓸래?
디오나:
시라… 술집에서 음유시인들이 노래하는 건 들어본 적 있어도, 직접 써본 적은 없어
페이몬:
그럼 같이 써보자! 분명 재밌을 거야!!
디오나:
…좋아, 시간 되면 갈게
갑자기 불어온 강풍에 사람들이 눈을 감는다
벤티:
시와 음표를 담은 바람이 낯선 나라에 불어왔습니다
호두:
물속엔 물고기 두 마리가 볼록한 배를 두드리네요
벤티:
바람수정 나비는 황금 옷을 걸치고, 유리 속 등불은 반짝입니다
호두:
참새가 볍쌀을 물어가자 화가 난 숲멧돼지가 땅을 헤집는군요
벤티:
리월과 몬드가 공동으로 주최한 시 짓기 대회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호두:
정식 명칭은——「양국 시가 우호 교류회」죠!
호두:
이번 대회의 사회자를 맡은 리월의 골목 해학 시인, 호두와…
벤티:
——몬드 음유파 음주 시인, 벤티라고 합니다
벤티:
이번 대회는 양국이 시로 교류하자는 취지에서 주최했으니, 다들 새로운 벗을 사귀면서 대회를 즐기시기 바랍니다
호두:
여기 오신 모든 분이 손님이고, 모임은 즐기라고 있는 거죠!
벤티:
시를 써본 경험이 없어도 대회에 참가해 실력을 뽐낼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벤티:
저는 시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감정」이라고 생각해요. 평소에 감춰둔 속마음을 표현할 수만 있다면, 형식 따위는 중요하지 않죠
호두:
여러분이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저와 벤티 씨가 세 개의 주제를 준비했습니다. 총 사흘에 걸쳐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에요
호두:
자, 그럼 첫 번째 주제는 바로——수수께끼 시입니다!
행추:
(수수께끼 시라… 흥미로운걸. 몸풀기로는 딱 좋아)
미카:
(휴우… 시작부터 시를 쓰지 않아도 돼서 다행이네)
호두:
여러분, 현장에 걸려 있는 초롱이 보이시죠? 수수께끼 시를 위해 특별히 준비했답니다
호두:
수수께끼 시를 초롱에 걸어두면, 저랑 벤티 씨가 그중에서 일부를 골라 출제할 예정이에요
호두:
지금부터 초롱을 걸거나 사람들과 의논할 시간을 드릴게요. 수수께끼 시의 정답을 가장 많이 맞힌 분께는 상품을 드린답니다
벤티:
그럼——「양국 시가 우호 교류회」, 시작!
노엘:
미카는 시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아시나요?
미카:
어?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미카:
이럴 줄 알았다면… 리사 님한테 자주 들렀을 걸 그랬네요
페이몬:
중운! 행추!
행추:
아, 페이몬이구나. 방금은 위험했어. 하마터면 너희한테 질 뻔했다니까
페이몬:
응? 상품 받는 중이었어?
행추:
응, 갖고 싶으면 페이몬에게 양보해 줄게
페이몬:
진짜?! 상품이 뭔데?
중운:
음…
호두:
본 당주가 직접 준비한 왕생당 고급 맞춤형 서비스 1+1 쿠폰이야! 오~ 페이몬도 이걸 원할 줄은 몰랐네
페이몬:
으악! 싫어, 싫어. 안 받을래! 행추한테나 줘!
행추:
그래? 그럼 사양하지 않을게
호두:
잘 챙겨둬. 부르면 바로 찾아가는 서비스야. 운이 따르면 부르지 않아도 찾아간다구
행추:
그나저나 무슨 일로 우릴 찾는 거야?
페이몬:
흥, 너 찾으러 온 거 아니거든. 중운한테 도움이 필요한 거 같아서 온 거야
중운:
아, 그 일이라면…
행추:
내가 수수께끼 시를 낼 테니 맞혀 봐, 페이몬
페이몬:
응? 추가 문제야?
행추:
「요마 같지만 요마가 아니고, 악귀 같지만 악귀가 아니도다. 멀리서 보면 둥둥 떠 있고, 가까이서 보면 돌연 사라지는구나」 이게 뭘 가리키는 걸까?
페이몬:
음…
호두:
야외의 유령을 말하는 거 같은데?
중운:
내가 설명할게…
중운:
사실 난 오늘 아침 수행하다가 인간이 아닌 존재를 발견했어
중운:
몸은 투명했고 하체가 없었지만 둥둥 떠 있었지. 난 드디어 「양의 체질」을 두려워하지 않는 요마를 발견했다는 생각에 곧바로 도술로 공격했어
중운:
하지만 내 도술이 전혀 효과가 없더라고. 확인하러 다가가 보니 갑자기 사라져 버렸지
호두:
유령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어?
중운:
유령은 아니야. 실체가 확실하게 느껴졌거든. 그리고 유령이었다면 날 본 순간 도망쳤을 거야
중운:
다 내 탓이지 뭐, 흥분하는 바람에 다짜고짜 공격부터 했으니까. 그런데 요마가 아니라면 설마 선인은 아니겠지?
행추:
그런 말 마. 처음 봤으니까 그렇게 반응하는 게 정상이야
행추:
게다가 우리도 같이 진상을 찾고 있으니 너무 걱정할 거 없어
호두:
벤티 씨는요? 중운의 설명을 듣고 뭐 떠오르는 거 없어요?
벤티:
당주는 어떻게 생각해?
호두:
짐작 가는 게 있다는 뜻이군요?
벤티:
엣헤, 사실 나도 확신할 순 없어. 다만 리월 사람들이 「요마」라고 부르는 존재는 아닐 거야. 적어도 위험하진 않으니까
벤티:
음… 이렇게 하자. 「물건 찾기」 코너를 내일의 시 짓기 대회에 추가하는 거야
페이몬:
응? 밖에서 놀면서 시를 쓰자는 거야?
벤티:
하하, 상당히 근접하긴 한데 정답은 아니야
벤티:
좋은 아이디어는 갑자기 떠오르지 않지. 다들 오늘은 일단 돌아가서 푹 쉬어!
페이몬:
이 녀석, 눈길이 벌써 술집에 쏠려 있잖아!
중운:
그게 정말 요마가 아니라고?
행추:
모두의 생각을 모으면 분명 답을 얻을 수 있을 거야
중운:
하긴… 잠깐, 너 설마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한테 알릴 생각은 아니겠지?
디오나:
추추 보옥을 넣는 게 좋을까, 아니면 말총을 넣는 게 좋을까…
디오나:
참, 기왕 리월에 왔으니까 절운고추도 좀 넣어 보자!
벤티:
헤헷, 우리 오프닝 어땠어? 괜찮았지?
호두:
소 선인님은 결국 산 위에서 살짝 구경만 하시겠대. 아쉽네, 선인님이 등장할 때 읊을 시까지 준비했는데
페이몬:
이 초롱에는 어떤 시가 적혀 있으려나…
페이몬:
음… 「고향을 그리워하는 사념이 뜰을 가득 채우고, 나그네는 꿈을 좇아 하늘 높이 날아가고 싶다고 하네」
페이몬:
딱 봐도 리월 시인이 쓴 시네
미카:
저도 방금 그 시를 봤어요. 리월의 시는 가끔 너무 난해한 것 같아요
노엘:
꿈과… 하늘이라… 새를 말하는 걸까요?
페이몬:
음… 대충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물인데, 한 번에 잔뜩 피고 높이 날 수도 있다는 것 같아
노엘:
역시 페이몬 님이시네요. 전 평소에 공부를 소홀히 했나 봐요
페이몬:
그…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야. 리월을 여행하다 보니 저절로 알게 됐어
미카:
아, 그렇군요. 저도 대단장님을 따라 현장을 조사할 때 무의식적으로 현지 풍습에 영향을 받은 적이 있어요
페이몬:
그나저나 이 수수께끼 시는 대체 뭘 가리키는 걸까?
노엘:
높고 멀리 날아가는 거라면… 민들레가 떠오르네요
미카:
앗! 일리 있어요. 게다가 몬드에서는 민들레가 그리움을 전한다는 뜻이 있잖아요
노엘:
우리가 너무 단순하게 생각한 걸지도 몰라요. 이건 리월 시 같은데… 리월에도 민들레와 비슷한 식물이 있지 않을까요?
노엘:
여행자 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여행자:
「민들레」가 정답인 것 같아
미카:
네, 그럼 민들레를 예비 답안으로 정해둘게요
여행자:
가장 중요한 건 「감정」이야
노엘:
그렇군요. 벤티 님 말씀처럼 해석이 합리적이고 거기서 깨달음을 얻을 수만 있다면, 정답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페이몬:
히히, 정답이 뭐든 수수께끼를 맞히는 과정도 재밌는 것 같아
페이몬:
그럼 다음 수수께끼 시를 살펴보자!
노엘:
네, 전 몬드 스타일의 시가 있는지 한번 찾아볼게요
페이몬:
여기에 적혀 있는 건… 으, 알아보기 힘든 필체네…
페이몬:
…「네모난 게 꼭 빵 같고, 속에는 후추와 참깨가 들어있네. 알알이 삼키면 먹을수록 영리해지네」
페이몬:
와아, 침이 막 고일 거 같아. 먹을수록 영리해지는 편리한 음식이 있다니!
행추:
하하, 페이몬. 수수께끼 시를 듣는 대로만 이해하면 정답에서 점점 멀어질걸?
페이몬:
응? 넌 정답을 알고 있어?
행추:
그건…
중운:
그 시는 행추가 붙여둔 거야
페이몬:
앗! 출제자가 행추였구나! 네 시는 좀 더 점잖은 느낌일 줄 알았는데
행추:
이번 대회는 교류가 주목적이잖아. 몬드에서 온 친구도 많으니까. 대중적으로 써야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지
페이몬:
헤헤… 그럼 나한테만 살~짝 정답을 알려주면 안 돼?
행추:
그건 안 되지. 정답을 공개할 때까지 얌전히 기다려
페이몬:
흥, 치사해!
행추:
분하면 너도 수수께끼 시로 날 고민하게 만들어 봐
페이몬:
내… 내면 되지! 내가 못 낼 거 같아?!
페이몬:
여행자, 도와줄 거지?
여행자:
물론이지
페이몬:
역시 네가 최고야!
행추:
하하, 그럼 너희 솜씨를 기대할게
페이몬:
흥, 대회장에서 만나자고!
페이몬:
음… 수수께끼 시를 내야 하는데 어떻게 써야 할지 감조차 안 잡히네
페이몬:
일단 다른 사람이 쓴 시를 보면서 영감을 찾아야겠어…
페이몬:
「작은 몸집에 다리는 네 개, 풀을 먹지도 물을 마시지도 않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하루 종일 손님을 등에 업네」
페이몬:
…이건 동물을 말하는 걸까?
디오나:
정답은 의자야
페이몬:
응? 벌써 정답을 맞혔다고? 설마 네가 낸 수수께끼 시였어?
디오나:
아냐, 그냥 갑자기 떠올랐어
디오나:
난 늘 가게에 있는 고양이들한테 힘들게 일하는 의자를 긁지 말라고 가르치거든
페이몬:
그런 거였구나… 수수께끼 시는 다른 걸로 혼선을 주기도 하네…
디오나:
너도 수수께끼 시를 생각하는 중이야?
페이몬:
응, 네 덕분에 하나 떠올랐어!
디오나:
나도 하나 생각해 두는 게 좋으려나…
페이몬:
헤헤, 다 붙였다! 디오나, 정답을 알려줄까?
디오나:
아냐, 난 상품에 딱히 관심 없거든
페이몬:
알겠어. 그럼 우린 슬슬 가볼게
디오나:
응, 재밌게 즐기다 와
호두:
다들 충분히 둘러보셨죠? 자자, 모두 주목해 주세요
호두:
여러분이 적어둔 수수께끼 시에 저랑 벤티 씨의 시도 추가해서 무작위로 추첨하겠습니다
호두:
마지막에 출제자는 추첨된 시의 정답을 공개해 주세요. 정답을 맞힌 사람은 1점, 맞힌 사람이 없으면 출제자가 1점을 획득합니다. 공평하죠?
벤티:
물론, 출제자가 공개한 답은 모두의 인정을 받아야 한답니다
호두:
맞아요. 다른 질문이 없으면 추첨을 시작할게요
미카:
(…내가 아는 게 나왔으면 좋겠다. 잠깐, 설마 먼저 답하는 사람한테 기회가 주어지는 걸까? 그… 그럼 손을 빨리 들어야 하나?)
페이몬:
내가 쓴 수수께끼 시가 추첨될 수 있으려나…
호두:
첫 번째 수수께끼 시입니다. 어디 보자… 오오, 수수께끼랑 필체가 무척 흥미롭네요——
호두:
「네모난 게 꼭 빵 같고, 속에는 후추와 참깨가 들어있네. 알알이 삼키면 먹을수록 영리해지네」
페이몬:
행추의 시가 추첨됐어!
행추:
얼른 대답하지 않으면 기회를 뺏길걸?
페이몬:
으! 어쩔 수 없지… 다… 답은 피자야! 맞지?
호두:
땡——출제자가 말 안 해도 오답인 걸 알겠네요. 피자를 먹는다고 영리해질 리가 없잖아요?
호두:
그리고 피자는 둥글게 생기지 않았나요? 모라육처럼요
페이몬:
그치만… 피자를 먹으면 기분이 좋고, 기분이 좋아지면 문제를 더 쉽게 해결할 수 있잖아…
페이몬:
알았어, 내가 너무 급하게 답했네…
노엘:
(다른 요리인 걸까? 아냐, 그렇게 단순한 수수께끼는 아니겠지. 영리해지는 물건이라면…)
페이몬:
이럴 줄 알았으면 책을 더 많이 읽는 건데…
페이몬:
왜… 왜 그래? 뭔가 떠올랐어?
여행자:
「책」이야!
페이몬:
뭐?
여행자:
네모나고, 속에 깨알 같은 글씨가 있잖아!
페이몬:
아! 그런 거였구나!
페이몬:
…「책」이야! 정답은 「책」이야!
행추:
하하, 내 야심작의 정답을 이렇게 빨리 맞힐 줄은 몰랐네
호두:
오? 출제자가 정답을 공개한 것 같네요. 그럼, 페이몬 1점 획득!
미카:
(응? 정답은 「책」이었구나. 후, 조금만 더 생각하면 맞힐 수 있었을 텐데…)
페이몬:
헤헤, 우리 실력 봤지?
여행자:
…크흠
페이몬:
난… 네 실력을 칭찬한 거야! 네 덕분에 득점했잖아!
벤티:
그럼 두 번째 수수께끼 시를 추첨하겠습니다——
미카:
(이번엔 나도 적극적으로 답해 볼까…)
벤티:
「만길의 산마루, 쓸쓸한 눈 속에서 성현처럼 외로이 자리를 지키네」 오, 이건 리월 시 같군요
노엘:
앗! 이건…
미카:
알겠어요!
노엘:
……
미카:
……
페이몬:
응? 둘이 사전에 이 시에 관해 토론했나 보네. 일종의 높고 추운 곳에서 자라는 식물 같은데?
노엘:
미카는 몬드를 대표하는 페보니우스 기사단의 기사니까, 미카가 답하는 게 좋겠어요
미카:
아뇨 아뇨. 아까 노엘 선배님이 먼저 생각해 내신 거니까 선배님이 답하세요
노엘:
제 답이 옳다는 법은 없잖아요. 게다가 답변할 기회도 미카가 얻어 낸 거고요…
미카:
하지만 방금 노엘 선배님이 먼저…
벤티:
대회장에서 서로 양보하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벤티:
그럼 두 분이 동시에 정답을 말해주시죠? 정답을 맞히면 각각 1점씩 드리겠습니다
노엘:
(방금 나도 모르게 그만…)
미카:
(우… 우리가 너무 시간을 끌었나…)
미카:
그… 그럼, 노엘 선배님…
노엘:
네, 우리의 답은——
미카:
「세실리아꽃」이에요
벤티:
정답인 것 같네요. 높은 곳에서 피는 세실리아꽃은 아름다운 의미를 가지고 있죠. 사람들 마음속의 「바람의 꽃」이기도 하고요
벤티:
어라… 출제자가 정답을 공개하지 않네요. 출제자의 뜻과 다르다는 걸까요?
미카:
(틀렸다니… 리월의 식물이었나?)
행추:
…이 시는 고결한 느낌이 나네요. 혹시 「청심」이 정답인가요?
칼리로에:
맞아, 이건 내가 낸 수수께끼 시야. 정답은 바로 「청심」이지
페이몬:
앗! 행추한테 선수를 뺏겼네!
칼리로에:
…그런데 방금 사회자의 말을 듣고 떠올랐어. 「세실리아꽃」도 고결한 꽃이라는 사실을 말이야
칼리로에:
따라서 두 몬드 참가자의 대답도 정답으로 인정할게
노엘:
정말요? 감사합니다…
벤티:
하하, 출제자분이 그렇게 말한다면야 세 분께 각각 1점씩 드리겠습니다!
페이몬:
앗, 행추가 바짝 따라오고 있어!
여행자:
수수께끼 시는 아직 많이 남아있잖아
페이몬:
하긴, 네 말이 맞아
호두:
세 번째 수수께끼 시입니다. 어라? 둥실둥실한 필체네요…
호두:
「날개는 없지만 날 수 있고, 둥둥 떠 있어도 지치지 않네. 뱃속에는 모라가 한가득해서 바다에 빠지면 꼬르륵 가라앉네」
페이몬:
내 거다! 내가 쓴 수수께끼 시가 추첨됐어!
중운:
……
행추:
……
여행자:
……
페이몬:
응? 다들 왜 말이 없어? 내가 너무 어렵게 냈나?
행추:
그게 아니라 수수께끼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쉬워서 그래
페이몬:
에이, 그럴 리가. 그럼 정답이 뭔지 말해 봐
중운:
정답은… 「페이몬」 맞지?
페이몬:
…엥?
행추:
「페이몬」이겠지
여행자:
「페이몬」이겠지
노엘:
「페이몬」 같은데요…
미카:
사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페이몬:
틀렸어!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잖아! 왜 다들 나라고 생각하는 건데!
행추:
페이몬, 넌 날개가 없잖아?
페이몬:
…으, 없지
중운:
페이몬은 계속 떠다니는데도 전혀 안 힘들어 보이잖아
노엘:
그리고 페이몬 님은 식성이 좋아서 여행자 님의 모라를 많이 썼을 것 같아요
미카:
기사단 선배님들은 여행자 님이 페이몬 님을 바다에서 구했다고 했어요. 수영을 못 하는 페이몬 님이 또 바다에 빠진다면…
페이몬:
꼬르륵…
페이몬:
잠깐… 설마 정답이 정말 나, 나인가?
여행자: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봐
페이몬:
아냐! 정답은 「군옥각」이야! 하늘에 둥둥 떠 있는 그 「군옥각」이라구!
행추:
그런 거였어? 근데 「페이몬」만큼 어울리는 정답은 아닌 것 같아
행추:
수수께끼 시에 두어 마디 더 보태면 더 완벽할 것 같은데
페이몬:
응? 더 보탠다니?
행추:
——「여행자와 동행하는 최고의 가이드, 말솜씨가 좋아 모두가 칭찬하네」
페이몬:
정… 정말 그래도 돼?
여행자:
전혀 손색이 없어
페이몬:
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에헤헤…
페이몬:
좋아! 그럼 정답을 공개할게. 정답은 바로… 만인의 사랑을 받는 「페이몬」이야!
호두:
좋아요! 만인의 사랑을 받는 페이몬이 정답을 맞힌 참가자들에게 1점씩 쐈습니다!
수수께끼 시 대회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속에서 계속 이어졌고,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다…
페이몬:
헤헤, 정말 재밌었어. 결국 행추에게 졌지만 어쩐지 좀 더 똑똑해진 기분이야
페이몬:
참, 전에 중운한테 조사할 일이 있다고 했지? 가서 물어보자
벤티:
친구들이 열정적으로 토론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함께 즐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네
벤티:
하지만 호두랑 약속했으니까 사회자 역할에 충실해야겠지…. 음, 말을 많이 해서 목이 타네. 마실 걸 좀 찾아야겠어
벤티:
그거 알아? 시인에게 있어서 최고의 먹물은 바로 술이야. 목도 축일 수 있고 영감도 채울 수 있지!
수수께끼 시 확인:
「고향을 그리워하는 사념이 뜰을 가득 채우고, 나그네는 꿈을 좇아 하늘 높이 날아가고 싶다고 하네」
수수께끼 시 확인:
「네모난 게 꼭 빵 같고, 속에는 후추와 참깨가 들어있네. 알알이 삼키면 먹을수록 영리해지네」
수수께끼 시 확인:
「작은 몸집에 다리는 네 개, 풀을 먹지도 물을 마시지도 않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하루 종일 손님을 등에 업네」
수수께끼 시 확인:
「날개는 없지만 날 수 있고, 둥둥 떠 있어도 지치지 않네. 뱃속에는 모라가 한가득해서 바다에 빠지면 꼬르륵 가라앉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