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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에가 새로운 활동 사진을 촬영 중인 듯하다…
후루타:
손님이 왔구나, 오랜만에 보는 것 같네
후루타:
아이고, 나이가 드니 기억력이 갈수록 안 좋아지는구나
후루타:
나이가 드니까 기억력도 점점 안 좋아지고 이제 젊은이들의 취향도 잘 모르겠구나
후루타:
전에 폰타인에서 온 어떤 사내 녀석이 무슨 「활동 사진」을 만들겠다고 우리 가주님한테 한참 설명했었단다
후루타:
아, 그 녀석 말끝마다 「친애하는」을 붙이던데, 아무데서나 그런 말을 하다니… 부끄러운 줄도 모르나?
여행자:
그 사람이 누군지 알 것 같아요
후루타:
맞아, 그 녀석이 네 얘기도 했단다
후루타:
들어보니 텐료 봉행의 지원을 받아 겨우 활동 사진을 제작했는데 그쪽에선 작품이 맘에 들지 않는 모양이더구나
후루타:
그런데도 아직 포기가 안 되는지 문화 예술 사업을 주관하는 야시로 봉행에 부탁하러 온 거야
후루타:
가주님께서 그 녀석의 부탁을 들어주실 줄은 몰랐단다. 게다가 코하루더러 도와주라고 하시다니, 활동 사진이 그렇게 재밌는 건가? 이 늙은이는 잘 모르겠던데
후루타:
하지만 가주님이 허락하셨으니 집사로서 더 이상 뭐라고 할 순 없지
후루타:
그래도 코하루가 걱정되긴 해
여행자:
걱정이요?
후루타:
그래, 딱 보니까 코하루는 그 수다쟁이 외국인이 마음에 안 드는 눈치였거든
후루타:
가주님과 아가씨의 분부라면 무조건 따르는 애라 명령에 불복하는 일이야 없겠지만 아직 어려서 신중함이 부족한 게 탈이야
후루타:
그 외국인 말하는 게 눈치라곤 전혀 없던데 행여나 코하루가 분노를 못 이기고 때리기라도 하면 큰일이잖아
후루타:
코하루도 꽤 오랫동안 수련을 했거든. 비록 뛰어난 실력은 아니지만 무예를 모르는 사람을 때려눕히는 건 일도 아니란다
여행자:
수련이요? 때려눕혀요?
후루타:
이 늙은이와 코하루의 정체가 무엇이라 생각하니?
후루타: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은 없단다. 야시로 봉행 카미사토 가문에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사람들이라는 것만 알고 있으면 돼
후루타:
너는 그 녀석이 누군지도 알고 카미사토 가문의 전적인 신뢰 또한 받고 있으니, 집사인 나 또한 자연스레 너를 믿게 되는구나
후루타:
시간이 된다면 활동 사진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해 줄 수 있겠니? 부탁하네
여행자:
알겠어요
후루타:
듣기론 그 녀석 사람들을 잔뜩 데리고 남쪽의 작은 섬으로 갔다더구나. 늙은이의 푸념을 끝까지 들어줘서 고맙네
후루타:
앞으로도 자주 방문해 주렴. 너 같은 손님을 모시는 건 카미사토 가문의 영광이란다
사사노:
벌써 열한 번째예요. 정말 이해가 안 되네요
코하루:
후… 그냥 솔직하게 말하세요. 이번엔 도대체 뭐가 문제죠?
자비에:
코하루 씨, 당신의 연기에서 그 어떤 열정도 느낄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예요
자비에:
제가 이 대사를 썼을 땐 허무하면서도…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했죠. 그래요, 허무하면서도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한 감정이요
자비에:
코하루 씨, 당신의 목소리로 이 풍부한 감정을 표현해 줬으면 좋겠어요
코하루:
하? 「허무하면서도 뜨거운」 「열정」이요?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죠?
사사노:
잠깐, 배우 모집 공고에는 분명 유명 작가가 쓴 대본이라고 적혀 있었는데요?
자비에: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이 시나리오는 유명 작가 카야부키 잇케이의 소설을 각색한 거예요. 각색한 사람이 바로 저고요
자비에:
코하루 씨, 사사노 씨, 두 분을 몇 번씩이나 오고 가게 만든 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자비에:
하지만 완벽한 예술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전…
사사노:
잠깐? 내가 아는 카야부키 잇케이는 한 명뿐인데요? 매일 야에 출판사에 투고를 하지만 퇴짜만 맞는 녀석이잖아요
사사노:
거기서 포기하지 않고 사비를 털어 소설을 출판했지만 단 한 권도 팔리지 않았다죠
사사노:
설마 우리를 열한 번이나 괴롭힌 시나리오가 그 사람 작품이에요?
코하루:
아! 이게 무슨 난장판이야. 더 이상 못 참겠어!
페이몬:
윽,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네. 코하루… 지금 당장이라도 사람을 때릴 것 같아
여행자:
일단 가서 인사부터 하자
페이몬:
저기… 자비에, 지금 활동 사진 촬영 중인 거야?
여행자:
오랜만이에요
자비에:
오, 여행자 그리고 페이몬! 친애하는 내 친구들, 여기서 두 사람을 만나다니 정말 기뻐
자비에:
보다시피, 드디어 《제7의 무사》를 이을 새로운 활동 사진 촬영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확보했어
자비에:
주인공 캐스팅이 아직 끝나지 않은 걸 제외하면, 카미사토님의 배려 덕분에 촬영에 필요한 자금이나 아이템 같은 건 전부 해결됐지
자비에:
혹시 만약에 말이야,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가 전에 했던 약속 기억해?
코하루:
여행자 님은 우리 야시로 봉행 어르신의 친구분이신데, 서로 아는 사이였어요?
자비에:
네, 항상 절 귀찮게 하는 우인단이나 소통하기 어려운 무사님들을 제외하면 여행자(이)가 제가 이나즈마에서 사귄 첫 친구예요
코하루:
여행자 님의 친구라니, 자비에 씨한테는 너무 과분한 것 같은데요?
사사노:
이렇게 보니 자비에 씨도 꽤 대단한 사람이네요…
여행자:
자비에 씨는 내 좋은 친구예요
자비에:
정말 그렇게 생각해? 비록 한 번도 진지하게 말한 적은 없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가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했어
자비에:
「친애하는 친구」라는 입에 발린 말이 아니라 정말 존경하고 믿을 수 있는 진짜 친구 말이야
여행자:
정말 친구라고 생각한다면…
자비에:
물론이지. 이렇게 난감할 때 마침 나타나주다니, 마치 수메르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은 것 같아
자비에:
만약 네가 전에 약속했던 대로 이 활동 사진의 남주인공 역을 맡아 준다면 말이지
자비에:
그러니까 내 말은… 내 활동 사진의 남주인공역을 맡아줄 수 있어?
여행자:
영광이에요
페이몬:
오랫동안 같이 여행한 파트너니까, 여행자의 임기응변 능력이 뛰어나다는 건 내가 제일 잘 알지
페이몬:
이런 인재가 주인공을 맡아준다니! 자비에 너 횡재한 거야
자비에: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해. 여행자, 이제부터 촬영할 두 신의 대본이야
자비에:
네가 연기할 부분은 제1막의 제2장과 제3장이야. 내가 중점적으로 표시한 대사에 유의해 줘
사사노:
드디어 시나리오에 어울리는 주인공 배우를 찾았으니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봅시다
코하루:
후, 그래요. 저도 할게요
페이몬:
나름 제대로인걸? 어디 한번 여행자의 연기를 감상해 볼까?
자비에:
어때? 준비됐으면 촬영 시작하자
여행자:
준비됐어요
자비에:
좋아, 그럼 바로 시작하자
여행자:
아직 준비가 안 됐어요
자비에:
괜찮아. 아직 시간은 충분해. 네가 준비되면 시작하자
코하루:
봉행 어르신께서 활동 사진 제작 상황을 확인하라고 보내신 건가요?
여행자:
후루타 할머니가 걱정하고 계세요
코하루:
사부님께서요? 휴,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해서 마음이 안 놓이시나 봐요
사사노:
안 돼. 이러다간 저, 저들을 마, 막을 수 없을 거야
자비에:
사사노 씨, 좀 더 자연스럽게요!
사사노:
(하지만 이 대사들 너무 오글거리는데)
코하루:
우리가 희생할 수밖에 없네요
자비에:
코하루 씨, 감정! 감정을 담아주세요!
코하루:
(……)
자비에:
좋아, 여행자! 연기가 아주 좋았어
자비에:
사사노 씨, 코하루 씨, 두 분은 대본을 좀 더 열심히 읽어보셔야 할 것 같아요. 다음 신에도 두 분의 분량이 있어요. 이번보다는 더 잘해주셔야 해요
자비에:
여행자, 다음 촬영에는 전투 신이 많아. 너와 엑스트라 배우들이 함께 참여하게 될 거야
자비에:
최대한 화려한 기술을 사용했으면 좋겠어. 넌 분명 완벽한 이펙트를 보여 줄 수 있을 거야
자비에:
…사사노 씨 그리고 코하루 씨, 정말 너무 실망스럽네요
자비에:
이런 저급한 영상은 진정한 활동 사진에 비하면 비교조차 부끄럽네요. 이건 정말… 마치 몬드의 민들레주와 무알코올 사과주 같아요. 하나는 술이고 다른 하나는 아니죠.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것이란 얘깁니다
자비에:
휴,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자비에:
대사를 까먹지를 않나, 마음대로 대사를 수정하질 않나. 게다가 연기에서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잖아요. 이러면 안 된다고요!
자비에:
이건 예술에 대한 범죄예요. 여러분, 이렇게 하면 안 돼요
사사노:
……
사사노: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하지만 전 여기서 빠질게요
코하루:
봉행 어르신께 혼나도 좋고 벌을 받아도 좋아요. 저도 더 이상은 못하겠어요
자비에:
사사노 씨?
자비에:
비록 지금까지 보여준 연기는 문제투성이지만 계속 연습하다 보면 잘할 수 있을 거예요
코하루:
됐어요. 몇 번을 연습해도 자비에 씨의 시나리오를 이해할 순 없을 거예요
사사노: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도대체 왜 이 두 캐릭터가 갑자기 스스로를 희생하고 적진으로 뛰어든 거죠?
사사노: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요. 이건 오히려 주인공의 발목을 잡는 행동이잖아요
사사노: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지는 대사들, 너무 오글거려서 입 밖으로 꺼내지도 못하겠어요
사사노:
어쨌든 전 여기서 빠질게요. 그럼 이만
코하루:
저도 이만 가볼게요
자비에:
어? 이봐요 다들…
페이몬:
사사노도 코하루도 가버렸어. 배우도 없이 활동 사진을 어떻게 찍는담. 큰일이네
자비에:
난…
여행자:
슬퍼하지 마세요
자비에:
미안해.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겨서 너도 헛수고를 한 셈이 되어 버렸네
자비에:
지금 머릿속이 엉망진창이야. 일단 오유정에 가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겠어. 미안해
자비에:
다음에 다시 얘기하자
페이몬:
자비에도 가버렸네. 기분이 안 좋아 보여
페이몬:
한바탕 싸웠으니 마음이 안 좋을 거야. 우리가 위로해 줘야 할까?
페이몬:
음… 아까 오유정으로 간다고 했잖아. 거기로 가면 자비에를 만날 수 있을 거야
자비에:
헤헤, 여기까지 찾아왔네? 꺼억
페이몬:
윽, 술 냄새. 많이 취한 것 같은데?
자비에:
뭐야, 재미없게. 그렇게 말하니까 우리 엄마 같잖아. 같이 마시자
여행자:
전 됐어요
자비에:
쳇, 의리 없긴. 재미없어
자비에:
아까 활동 사진 촬영할 때 다들 내가 감독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
자비에:
사실 코하루 씨나 사사노 씨의 잘못이 아니야. 다들 처음에는 잘 협조해 줬거든. 꺼억
자비에: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나한테 재능이 없다는 거야
여행자:
그렇지 않아요
자비에:
그거 알아? 넌 정말 좋은 사람이야. 네가 너무 좋아. 어디 한번 안아보자!
페이몬:
이봐, 인사불성으로 취한 줄 알았더니 은근슬쩍 스킨십까지 하려고 하네?
여행자:
아니, 됐어요
자비에:
그거 알아? 저번에도 정말 열심히 활동 사진을 제작했는데 텐료 봉행의 어르신들은 결과물이 마음에 안 드시는 것 같더라
자비에:
대놓고 말하진 않으셨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소식도 없어. 마음에 안 든다는 뜻이겠지
자비에:
인정할 수 없어. 흥, 인정할 수 없다고!
자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미사토 님은 나한테 기꺼이 투자해 주셨어. 그러니까 이번 활동 사진은 최선을 다해 만들어야겠지?
자비에:
친형제자매보다 더 친애하는 소중한 친구야, 사실… 난 엔지니어야
자비에:
하지만 난 내가 엔지니어를 제외하고 다른 일에도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 책도 많이 읽었고 글도 잘 쓰니까
자비에:
난 활동 사진 작가도 될 수 있고 배우도 될 수 있고 감독도 될 수 있어
자비에:
내가 허풍을 치는 게 아니라니까? 난 정말 할 수 있어. 나 믿지?
여행자:
자비에 씨를 믿어요
자비에:
그래! 당장 뽀뽀를 해주고 싶지만 술 냄새가 심할 것 같으니까 참을게
자비에:
다른 뜻이 있는 건 아니야. 여행자, 넌 정말 최고로 소중한 친구거든!
자비에:
소중한 친구한테 오늘은 무조건 내가 한턱내야겠어. 사양하지 마
자비에:
사장님, 여기 주문할게요. 친구야,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다 말해
여행자:
삼미 꼬치
자비에:
겨우 하나만 주문하려는 거야? 그건 안 되지. 넌 폰타인의 남자, 이 자비에의 가장 소중한 친구라고!
자비에:
친구한테 인색하게 구는 건 품격이 떨어지는 일이야. 난 품격이 없는 사람은 아니거든
자비에:
사장님, 삼미꼬치랑 사골 라멘… 이 가게에서 할 수 있는 요리는 전부 다 주세요
오카자키 리쿠토:
알겠습니다. 에리카, 이쪽 테이블에서 메뉴판에 있는 모든 요리를 1인분씩 달라시네
잠시 후, 주인장 오카자키 리쿠토가 상다리가 부러지게 음식들을 서빙했다
자비에:
친애하는 페이몬이랑 여행자, 이 정도는 먹어줘야 제대로 된 식사라고 할 수 있어
자비에:
자, 우리의 꿈을 위해, 먹자!
사사노:
참 호탕한 사람이네
사사노:
나도 자비에 씨를 난처하게 만들고 싶진 않아. 단지 넌 나처럼 열한 번씩 왔다 갔다 헛수고하는 일은 없었으면 해
오카자키 리쿠토:
에리카가 만든 음식을 이렇게 맛있게 먹어주다니 우리 부부의 영광이지. 자네들을 위해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것쯤이야 당연히 해야 할 일이야
오카자키 리쿠토:
자네들 식사가 끝나면 뒷정리하고 에리카를 먼저 들여보내야겠어
자비에:
스토리는 다 갖추어졌지만, 아직 감정선의 변화가 부족해. 흐음…
자비에:
이런, 미안해. 내가 좀 많이 취했었나 봐. 너도 식당에 같이 있었다는 걸 잊었네
자비에:
이제 제대로 된 새 시나리오를 쓸 수 있을 것 같아. 그리고 다시 도전해야지. 이번엔 반드시 해낼 거야
자비에:
나한테 시간을 좀 줘. 하루면 충분히 해낼 수 있어
자비에:
휴, 그런데 배우가 문제네. 코하루 씨나 사사노 씨는 더 이상 참여하지 않을 거고
자비에:
두 사람 탓을 할 순 없지. 다시 대책을 생각해 봐야겠어
여행자:
도와드릴까요?
자비에:
아니야. 이렇게 내 말을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돼
자비에:
친애하는 여행자, 넌 정말 내 말을 잘 들어주는 좋은 사람이야
자비에:
레이디 페이몬, 방금 전 내가 결례를 범했다면 부디 용서해 주길 바랄게. 절대 우습게 보고 한 행동은 아니야
페이몬:
응? 「레이디 페이몬」… 이 호칭 마음에 들어. 좋아, 너그러운 페이몬이 용서해 줄게
자비에:
다행이야, 이제 마음이 놓이네. 그럼 내일 코모레 찻집에서 만나자. 내가 더 좋은 시나리오를 보여 줄게
페이몬:
다시 기운을 차리니 다행이긴 한데… 오카자키 어르신도 걱정했잖아, 혼자서 정말 괜찮을까?
페이몬:
하루 안에 새 시나리오를 쓰겠다고 하다니, 이게 말이나 돼?
여행자:
도와줘야겠어
페이몬:
응, 시나리오에 관한 건 자비에한테 맡기고 우린 배우에 관한 문제를 해결해 보자
여행자:
내가 직접 배우들과 얘기를 해봐야겠어
페이몬:
그럼 자비에도 부담이 훨씬 줄어들 거야
후루타:
코하루는 여간 고집이 센 게 아니라서, 만약 코하루가 참지 못하고 이성을 잃으면…
후루타:
내 평소의 훈련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자비에:
꺼억
페이몬:
아, 자비에는 정말 좋은 사람이야! 내 가장 좋은 친구… 중 하나야!
오카자키 리쿠토:
음식 맛은 어떠셨나요?
자비에:
정말 맛있었어요. 밥과 생선 살코기 요리에서 진한 호수의 맛이 느껴지더군요. 그 달콤하고 부드러운 느낌, 제 고향인 페트리코 마을이 생각나는 맛이었어요
오카자키 리쿠토:
하하, 그래요?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입니다
오카자키 리쿠토:
제가 일부러 여러분의 대화를 엿들은 건 아니지만 아까 말씀하시던 활동 사진 말입니다. 정말 재밌어 보이던데 괜찮으시면 저한테도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자비에와 함께 오카자키 리쿠토에게 활동 사진에 관한 일을 설명해 주고 대본도 보여주었다
오카자키 리쿠토:
와, 그 이방인은 참 대단하군요. 어려울 때도 당당히 앞에 나설 수 있는 용기가 있다니
오카자키 리쿠토:
보통 사람은 아니네요. 잠깐의 망설임도 없어요
오카자키 리쿠토:
이길 수 없는 강적을 상대하면서도 적진을 향해 돌진해 결국 승리를 거두다니. 정말 어마어마한 기백이군요
오카자키 리쿠토:
자비에 씨는 아직 젊으시니 목숨을 건 싸움은 경험해 본 적이 없겠죠?
자비에:
「목숨을 건 싸움」은 해본 적이 없긴 해요. 그래서 제 시나리오가 비판을 받는 걸까요? 음…
자비에:
그럼 오카자키 씨는 자신이 경험해 본 일을 바탕으로 해야만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자비에:
제가 알기론 위대한 작가들 중 대부분은 집에 있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답니다
자비에:
그리고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칼과 검으로 대화하는 건 아주 이나즈마스러운 일이죠
자비에:
오카자키 씨 전 이나즈마에 온 이상, 이나즈마의 개성이 담긴 활동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비에:
카야부키 씨의 원작도 이런 스타일이었죠. 그 독특한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원작의 내용을 최대한 많이 남겨두었어요
오카자키 리쿠토:
아, 카야부키 잇케이 씨를 말씀하시는 거죠? 아주 재밌는 젊은이죠
오카자키 리쿠토:
활동 사진에 대한 자비에 씨의 열정에 정말 감동했어요. 전에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자비에:
이렇게 가게에 앉아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듣는 것도 아주 이나즈마스러운 일이죠. 마음에 들어요
여행자:
저도요
페이몬:
음… 냠냠, 다들 말해. 난 일단 입에 든 것부터 다 먹어야겠어…
오카자키 리쿠토:
아주 먼 옛날, 세이시마루라는 사람이 있었답니다
오카자키 리쿠토:
세이시마루는 무사 가문에서 태어났어요. 그의 부모는 거물들을 위해 일했고 나름 괜찮은 실력을 자랑하는 사람들이었죠
오카자키 리쿠토:
그러던 어느 날 그의 부모가 일을 처리하던 도중 큰 실수를 저질렀고 그 책임을 물어 사형에 처해졌어요
오카자키 리쿠토:
부모를 잃은 세이시마루는 복수심에 칼을 갈았고 오랜 노력 끝에 부모님의 사형을 집행한 무사를 찾아냈죠
오카자키 리쿠토:
솔직히 말하면 사형을 집행한 무사도 제 일을 한 것뿐이니 그 무사에게 책임을 묻는 건 불합리한 일이죠
오카자키 리쿠토:
게다가 그 무사도 세이시마루의 가문과 아는 사이였거든요. 아이참, 성을 빼놓고 말하려니 번거롭네요
오카자키 리쿠토:
일단 임시로 그 무사의 성을 와카야마라고 할게요. 와카야마라는 성을 가진 이나즈마의 주민들이 저를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오카자키 리쿠토:
아, 방금 세이시마루가 눈앞의 원한에 눈이 멀어 와카야마에게 복수하리라 마음먹었다는 데까지 말했었죠
오카자키 리쿠토:
하지만 세이시마루가 그를 찾아갔을 때 그의 부모를 벤 무사는 이미 세상을 뜬 뒤였어요. 지금의 가주는 와카야마의 큰아들이었죠
오카자키 리쿠토:
그런데 세이시마루와 와카야마의 큰아들은 어렸을 때부터 절친했던 친구였답니다. 그런 두 사람이 하루아침에 원수가 된 거죠
여행자:
과거에 친구였던 두 사람이 서로를 미워하게 되는 이야기군요
오카자키 리쿠토:
이 젊은이는 참 똑똑하네요. 벌써 눈치채다니
페이몬:
나도 알 것 같아. 이제 곧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겠지. 몬드에서도, 리월에서도, 이나즈마에서도 이런 일은 항상 일어난다구
오카자키 리쿠토:
하하, 인간이란 어디에서 살든 비슷한 일로 고통을 받는군요. 아마 폰타인에서도 이런 일은 흔하게 일어날 것 같은데요
오카자키 리쿠토:
어쨌든 세이시마루는 와카야마를 죽이기 전 옛정을 생각해 테마리와 검을 꺼내 와카야마더러 직접 선택하라고 했답니다
자비에:
왜 그렇게 한 거죠?
오카자키 리쿠토:
세이시마루가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했는지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하지만 전 그 테마리와 검이 각각 생과 사를 의미했을 거라 생각해요
오카자키 리쿠토:
하지만 와카야마 가문의 장남은 잘못된 선택을 하고 세이시마루의 추격을 당하죠. 참 운도 지지리도 없는 젊은이예요
오카자키 리쿠토:
하지만 와카야마는 세이시마루가 그를 죽이러 오기 전 병으로 죽고 말았답니다
오카자키 리쿠토:
이렇게 보면 운이 좋다고 해야 할지 나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병으로 죽는 것과 살해당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나을까요?
오카자키 리쿠토:
하지만 와카야마의 죽음에 세이시마루의 책임이 아예 없다고는 볼 수 없어요. 세이시마루가 복수를 마음먹지만 않았다면 와카야마도 숨어 지내며 병에 걸릴 일은 없었을 테니까요
오카자키 리쿠토:
와카야마가 죽자 그의 동생이 또 복수의 칼을 갈기 시작했어요. 아휴, 끝없는 복수의 굴레가 시작된 거죠
오카자키 리쿠토:
세이시마루는 결국 깊은 산속으로 도망쳤고 그렇게 사라졌어요
오카자키 리쿠토:
누군가는 세이시마루가 와카야마 가문의 사람들이 무서워 도망쳤다고 말하고 다른 누군가는 마음속의 원한을 없애기 위해 스스로 잠적을 택한 거라고 말하죠
오카자키 리쿠토:
그 이유가 뭐였든 그 뒤로 누구도 세이시마루를 볼 수 없었답니다
오카자키 리쿠토:
그리고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원한, 치욕 등 사람들을 슬프게 만드는 일들은 세이시마루와 함께 깊은 곳으로 사라져버렸죠
오카자키 리쿠토:
갈등의 원천이 사라졌으니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에요
자비에:
이렇게… 끝이라고요? 세이시마루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거죠? 오카자키 씨도 모르시나요?
페이몬:
내 말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니, 어떻게 이렇게 끝날 수 있어?
오카자키 리쿠토:
죄송합니다. 제가 들은 이야기는 여기서 끝입니다. 민간에 떠도는 이야기니 그 결말도 확실치 않아요
오카자키 리쿠토:
자비에 씨, 보시면 알겠지만 사람들에게 모든 이야기를 끝까지 들려 줘야만 그들도 질문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답니다
자비에:
오카자키 씨는 정말 깊은 견해를 가진 신사분이시군요
자비에:
세이시마루 전설의 배경이 사실 폰타인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거예요
자비에:
특히 전설의 결말에서는 세이시마루가 원한을 없애기 위해 스스로 사라졌다고 하셨죠? 수메르 사람인 제 친구도 이런 이념을 따르고 있어요
자비에:
정말 감사합니다. 이야기를 들려주신 것도 그렇고 오카자키 씨의 독특한 가르침 덕분에 중요한 걸 깨닫게 됐어요
자비에:
제가 전에 만들었던 활동 사진에 뭐가 부족한지 이제 알 것 같아요
자비에:
오카자키 씨, 정말 감사합니다. 이건 오늘 식사 비용입니다
자비에:
제가 이 기회를 잡아 더 좋은 시나리오를 써낸다면 꼭 다시 와서 정중히 감사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오카자키 리쿠토:
외국에서 온 친구분은 젊고 추진력도 대단한 것 같네. 참 부럽구만
오카자키 리쿠토:
저런 분과 친구가 된 건 분명 신이 주신 축복이야. 젊은이도 분명 그만큼 대단한 사람이니 자비에 씨의 호감을 얻게 된 거겠지
오카자키 리쿠토:
젊은이와 자비에 씨의 앞날에 좋은 일만 있길 바라네
세이시마루의 전설을 들은 자비에가 무언가를 떠올린 듯하다…
코하루:
「배부르게 먹을 수만 있다면… 헤헤! 세이시마루 님을 모시는 것도 괜찮겠네요」 하하, 이 캐릭터 꽤 귀여운걸요?
사사노:
너는 같이 활동 사진을 촬영했던 그, 그 이름이 뭐더라…
여행자:
여행자
사사노:
아, 정말 미안. 순간 네 이름을 까먹었네
사사노:
내가 기억력이 워낙 나쁘거든. 저번 활동 사진 촬영 때도 모두에게 폐를 끼쳐서 미안
사사노:
자비에 씨가 폰타인에서 온 사람이라는 거 알아.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도 외국인이라서 외국에서 혼자 생활하는 게 얼마나 고달픈지 잘 알고 있어
사사노:
지난번에 까탈스럽게 굴었던 걸 생각하면 정말 양심에 찔린다니까
여행자:
우린 배우가 더 필요해요
사사노:
자비에 씨의 생각인거야? 그, 그럼 난 반드시 참여하겠어
사사노:
나도 전에 촬영 참여 신청을 한 적이 있어. 비록 밥 한 끼 먹을 만큼의 보수이긴 하지만 그래도 돈은 돈이니까 끝까지 열심히 할 거야
여행자:
코모레 찻집으로 가면 돼요
사사노:
알겠어. 그럼 집에다 먼저 얘기하고 코모레 찻집으로 갈게
코하루:
여행자 님, 오셨나요? 이렇게 말하면 실례인 걸 알지만…
코하루:
죄송해요! 혹시 자비에 씨가 아직도 배우를 모집하고 있나요?
코하루:
제가 성질을 죽이지 못하고 멋대로 떠나 버린 바람에 절 위로해 주라는 사부님의 뜻도 헤아리지 못하고 가주님의 임무도 망쳐버린 데다 야시로 봉행부의 얼굴에도 먹칠을 해버렸어요
코하루:
사부님에게 이미 충분히 혼났어요. 제가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게 자비에 씨에게 이 일을 말씀해 주세요
여행자:
후루타 할머니가 무슨 말을 했나요?
코하루:
아녜요. 사부님은 별 말씀 하지 않으셨어요. 단지 제가 왜 야시로 봉행부에 남으려고 하는지 잘 생각해 보라고 하셨죠
코하루:
전 가주님과 카미사토 가문에 충성을 바치기로 맹세한 몸이라, 절대 제멋대로 가문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답니다
코하루:
제가 너무 경솔했어요. 카미사토 가문의 하인인데도 그만 화를 삭이지 못하고 그런 실수를 저지르다니…
코하루:
게다가 자비에 씨가 제게 그렇게 잘 대해주셨는데… 전 다시 한번 사과드리고 싶어요!
코하루:
그러니까 자비에 씨에게 사과하고 제 잘못을 만회할 기회가 아직 있다는 건가요?
코하루:
정말 다행이에요! 이번엔 반드시 잘 해내고야 말겠어요. 도움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여행자:
코모레 찻집으로 가면 돼요
코하루:
차림새를 가다듬은 다음 바로 갈게요
자비에:
완벽해요. 제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완벽하게 연기해냈군요
자비에:
여행자, 사사노 씨, 코하루 씨, 정말 감동적인 연기였어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사노:
하하, 그렇게 대단했나요?
코하루:
다행이에요!
자비에:
그럼요. 이건 저에게 있어 정말 완벽한 결말이었답니다
자비에:
전 언제나 완벽한 「검극 활동 사진」을 한 편 촬영하길 꿈꿔왔어요. 오늘 드디어 꿈이 이루어졌네요
자비에:
이제 가슴을 당당히 펴고 이 활동 사진을 야시로 봉행 어르신에게 바칠 수 있겠군요
사사노:
함께 참여할 수 있어서 저도 영광이었어요
코하루:
이 이야기는 왠지 낯이 익어요. 어디에선가 들어본 것 같은데
자비에:
코하루 씨도 세이시마루의 전설을 들어본 적 있나요? 전 얼마전에 오유정의 주인에게서 들은 거랍니다
코하루:
오카자키 어르신 말씀이신가요? …제가 듣기로 세이시마루의 성은 가와자키 아니면 시마자키라고 들은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아요
자비에:
괜찮아요. 원래 민간에 떠도는 이야기에는 여러 가지 버전이 존재하는 법이니까요. 폰타인과 수메르의 전설도 보통 그렇죠
자비에:
그렇네. 만약 수메르나 폰타인, 나타 현지에 내려오는 전설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쓴다면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기회가 된다면 그쪽에서 활동 사진을 찍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자비에:
하아… 그 전에 폰타인부터 갔다 와야 하지만 말이지. 듣자 하니 동종 업계 종사자 중에 누군가가 「영사기」와 비슷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기계를 만들어냈다는 것 같더라고
자비에:
그 사람들은 똑같은 기계에 「송화기」나 「영화기」같은 이름을 제멋대로 붙여서 부르고 있어… 자기가 진짜 특허 소유자라고 주장하면서 말이야
자비에:
어휴, 난 귀찮아서 그런 싸움에 끼어들기도 싫어… 어차피 무의미한 싸움이니까. 그냥 계속 「영사기」나 개조할래
자비에:
여행자, 이만 먼저 갈게.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활동 사진」 찍는 거 도와줘
자비에:
사사노 씨, 이번 막의 대사는 예전보다 훨씬 기니까 반드시 숙지해야 해요. 절대로 틀려서는 안 됩니다
자비에:
사사노 씨한테 너무 부담스러운 일인가요?
사사노:
지난번 그 시나리오를 가지고 힘들게 연기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루 만에 자비에 씨가 새로운 시나리오를 써낼 줄은 몰랐어요
사사노:
이렇게 고생했는데 나도 힘을 보태야죠. 걱정 마세요. 대사는 전부 숙지해 놓았답니다
사사노:
이번 시나리오는 제대로 연기해낼 자신 있어요
자비에:
좋아요. 코하루 씨, 시나리오와 관련해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나요?
자비에:
이번 막의 연기는 높은 수준의 감정 연기를 요구합니다. 깜찍한 성격의 차를 파는 아가씨 이미지를 연기해야 해요
코하루:
대사를 받은 다음 몇 번이나 연습했으니, 분명 예전보다 나을 거예요
페이몬:
우리가 좀 늦게 온 것 같아. 다들 이미 진지하게 연습 중인걸
자비에:
후우… 좋아. 주요 배우들이 모두 모였군
자비에:
여행자, 어제 약속한 대로 새로운 시나리오를 가지고 왔어. 좀 볼래?
자비에:
이번 스토리는 세이시마루 전설을 기반으로 각색한 거야. 세이시마루와 와카야마 말고도 오리지널 캐릭터 야노 마치코를 추가로 넣었어
페이몬:
스토리가 전보다 훨씬 매끄러운 것 같아!
자비에:
시간이 허락한다면 디테일한 부분을 좀 더 풍성하게 각색하고 싶지만, 지금의 내 능력으로는 이걸 전부 촬영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도전이야
자비에:
자, 그럼 잡담은 여기까지 하고 이제부터 진지하게 촬영에 임하자고
자비에:
조연으로 출연할 사사노 씨와 코하루 씨가 준비를 마쳤어. 제1막의 무대는 코모레 찻집에서 촬영하기로 했지
자비에:
토마 씨께서 미리 찻집 주인에게 말을 해주셨어. 정말 다행히도 찻집 안의 방 하나를 대절해 쓸 수 있게 됐어
자비에:
이제 주연인 너만 준비되면, 언제든지 촬영을 시작할 수 있어
자비에:
긴장하지 말고 먼저 시나리오를 보면 돼. 중요한 대사에는 표시를 해두었으니 천천히 숙지하도록 해
자비에:
혹시라도 대사를 틀리면 다시 촬영하면 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가장 완벽한 장면을 거두는 데 초점을 맞추는 거야
자비에:
그럼 준비를 마친 다음 나한테 알려줘
코하루:
걱정 마세요. 활동 사진에서 연기하는 걸 중요한 수행의 하나로 여기고 생명을 바칠 각오로 임할 테니까요
코하루:
대사도 열심히 숙지했답니다. 자비에 씨가 말한 「감정」 연기가 아직 부족하지만, 반드시 열심히 배우겠어요!
여행자:
준비됐어요
야마다 히후미:
재수 없게 이런 독한 녀석을 만나다니
야마모토:
젠장, 재수 없네
타나카:
아녜요. 어르신! 형님! 저희는 절대 형님 흉을 본 게 아니에요!
여행자:
대사 좀 볼게요
사사노:
「세이시마루, 오랜만이네」 음, 자비에 씨가 좀 더 낮은 톤으로 연기해야 한다고 했는데…
와카야마 케이스케:
세이시마루, 오랜만이네
와카야마 케이스케:
쿠로타니 가문의 일을 네가 다 수습하고 있다고 들었다
와카야마 케이스케:
보아하니 다 마무리 지었나 보군
와카야마 케이스케:
쿠로타니 가주님과 사모님은 이제 안 계셔
와카야마 케이스케:
네가 장남의 책임을 다하면서 가문을 이끌어야 해
와카야마 케이스케:
그럼 가주님과 사모님께서도 안심하실 거다
와카야마 케이스케:
너 설마 복수할 생각인 거냐?
와카야마 케이스케:
우린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야
와카야마 케이스케:
어찌 아직도 그리 어린애처럼 충동적이지?
와카야마 케이스케:
휴, 쿠로타니 가주님 정도면 조사가 불리하게 진행될 리는 없었을 거다
와카야마 케이스케:
그런데도 직접 죄를 고하고 벌을 받으신다고 하셨지
와카야마 케이스케:
상부에서 가주님께 내린 형량은 너무 지나쳐…
와카야마 케이스케:
그런데 쿠로타니 가주님이 직접 청하신 거라니…. 중간에 뭔가 있는 것 같다
와카야마 케이스케:
쿠로타니와 와카야마는 명망 높은 가문이야
와카야마 케이스케:
넌 가문의 무게를 짊어진 충성스러운 무사다
와카야마 케이스케:
노부시 같은 방랑자와는 달라!
와카야마 케이스케:
네가 얼마나 화났든 간에 지금은 참아야 해. 복수는 절대 용납할 수 없어
쿠로타니 세이시마루:
상부의 수하가 중간에서 수작을 부린 게 분명해!
쿠로타니 세이시마루: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부터 그것들이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고
와카야마 케이스케:
복수에 눈이 멀었구나. 엄한 데 화내지 말고 진정해!
와카야마 케이스케:
넌 뭐야, 누구의 사주를 받은 거지?
야노 마치코:
무사님들. 저, 저는 찻집에서 일하는 마, 마치코입니다
야노 마치코:
일부러 들으려던 건 아니었어요
야노 마치코:
세이시마루 님이 어제 제 목숨을 구해주셨어요. 그런데 그분이 돈도 쌀도 필요 없다고 하셔서…
야노 마치코:
나쁜 짓을 하려던 건 아니에요. 전 그저 그분께 보답하고 다시 찻집으로 돌아가려 했어요
와카야마 케이스케:
너… 됐다. 찻집에서 일하는 아가씨한테 무슨 예절을 바라겠나
와카야마 케이스케:
이분은 쿠로타니 세이시마루 님이시다. 쿠로타니 님이라고 부르거라
와카야마 케이스케:
그러고 보니 지금 쿠로타니가에 일손이 필요하구나
와카야마 케이스케:
찻집은 그만두고 쿠로타니 밑으로 들어오거라
야노 마치코:
쿠로타니 님보다는 세이시마루 님이라고 부를래요
야노 마치코:
배부르게 먹을 수만 있다면… 헤헤! 세이시마루 님을 모시는 것도 괜찮겠네요
와카야마 케이스케:
마음대로 해. 세이시마루, 쿠로타니 가문에 가주가 없으니…
와카야마 케이스케:
가주는 네가 맡아야 해. 그러니 바보 같은 짓은 하지 마
와카야마 케이스케:
너 또 제멋대로 굴면…
와카야마 케이스케:
아무튼 가문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는 걸 잊지 마라. 반드시 이어 나가야 해
와카야마 케이스케:
이 멍청한 놈! 왜 내 말을 안 듣는 거지?
와카야마 케이스케:
어디 한 번 물어나 보자
와카야마 케이스케:
정말 가족을 다 버리고 상부에 칼을 들이댈 생각이야?
와카야마 케이스케:
가장 높으신 분을 능멸하고 가문을 멸하려고?
와카야마 케이스케:
그래, 좋아. 네 분노가 멈추지 않는 이상 누구 하나 편하게 지내긴 어렵겠군.
와카야마 케이스케:
신경 써서 해준 말인데 넌 듣고 싶지도 않은 거 같으니까 나도 솔직하게 말하지
와카야마 케이스케:
나 와카야마 케이스케는 전대 가주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영광스럽게도 와카야마의 가주가 됐다
와카야마 케이스케:
그리고 쿠로타니 가주님이 죄를 고하실 때 형을 집행한 게 바로 우리 전대 가주님이시다
와카야마 케이스케:
전대 가주님은 쿠로타니 가문에 죄책감을 안고 사셨어. 우리의 우정도 그리 가볍지는 않잖아…
와카야마 케이스케:
비록 형 집행은 공적인 일이어서 어쩔 수 없었지만 난 네 가문을 최대한 돕고 싶다…
와카야마 케이스케:
네가 복수하고 싶어도 우리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어
와카야마 케이스케:
연대 책임이라도 질 테니 나한테 복수하는 건 어때?
와카야마 케이스케:
우리가 친구라서 망설여지나?
와카야마 케이스케:
그 정도 포부로는 어림도 없어. 넌 가문을 등질 준비도 안 됐잖아!
쿠로타니 세이시마루:
난 친자식도 아니고 가문은 나한테 별 의미가 없어
쿠로타니 세이시마루:
가문의 이름이 부모님의 목숨보다 중요하다는 건가?
쿠로타니 세이시마루:
내 각오가 어떤지 보여주지. 검을 꺼내!
쿠로타니 세이시마루:
그리고 탁자 옆에 테마리랑 같이 탁자 위에 올려놔
쿠로타니 세이시마루:
눈을 감고 네가 올려놓을 때까지 기다리마. 그 후엔 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겠어
쿠로타니 세이시마루:
내가 검을 가리키면 검으로 한 판 붙는 거고…
쿠로타니 세이시마루:
테마리를 가리키면 우리 우정은 여기서 끝나는 거다
쿠로타니 세이시마루:
모든 걸 하늘에 맡기는 거지
와카야마 케이스케:
흥, 좋은 생각이군
쿠로타니 세이시마루:
보아하니 운명은 이미 정해진 것 같군. 평생을 바쳐 너한테 복수하마
와카야마 케이스케:
네 뜻이 그러하다면, 나도 사나이답게 굴어야겠지
와카야마 케이스케:
내가 앞서 했던 말들은 반드시 지킬 거다. 네가 오기만을 기다리마
자비에:
다들 아주 잘해줬어요. 이번 촬영은 아주 완벽했어요
자비에:
사사노 씨의 연기에는 힘이 있답니다. 와카야마 케이스케의 매력을 온몸으로 보여줬어요
코하루:
음… 자비에 씨, 궁금한 게 있는데 여쭤봐도 될까요?
자비에:
물론이죠. 방금 연기한 마치코는 아주 활발하고 깜찍했어요. 제 인물 설정과 아주 제대로 맞아들어갔죠
코하루:
와카야마 케이스케가 세이시마루한테 복수하라고 했던 건, 실은 세이시마루의 화가 풀리기를 바라는 거 아닌가요?
코하루:
그럼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는 거니까 와카야마의 말투가 좀 더 부드러워져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의 이 대사는 조금… 잔인한 느낌이 들어요
자비에:
저도 와카야마 케이스케를 부드럽고 온유한 신사 이미지로 설정할까 고려해 봤지만, 결국 냉정하고 거친 성격으로 가기로 결정했답니다
자비에:
하지만 코하루 씨의 생각도 일리가 있어요…. 이 스토리에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둬야겠군요
자비에:
흐음… 좀 더 수정을 해야 하는 건가?
여행자:
자비에 씨, 지금 잘하고 계세요
코하루:
자비에 씨, 자신을 의심할 필요 없어요. 제가 이런 질문을 한 건 사실 어째서 이런 시나리오를 썼을까 하는 의문에서 비롯된 거니까요
코하루:
창작에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계신 게 느껴져요. 그러니 원래 가지고 있었던 계획대로 계속 진행해 주세요
자비에:
감사한 말씀이군요. 그럼 코하루 씨의 응원에 힘입어 계속 열심히 해볼게요
자비에:
다음 막의 스토리는 나즈치 해안에서 촬영하고 싶군요. 야외 촬영에는 자연광 문제가 있으니까 늦은 밤에 촬영하는 걸로 할게요
자비에:
그럼 다들 준비해 주세요. 늦은 밤 시간에 다음 막 스토리를 다시 촬영하도록 하죠
야마다 히후미:
「음영」이니 뭐니 그딴 건 우리랑 상관없어. 돈이나 내놓는 게 좋을 거야
타나카:
돈만 주면 「음영」을 찍든 뭘 하든 상관없다구, 낄낄
야마모토:
타나카, 그렇게 말하면 곤란하지. 아무리 돈을 준다고 해도 「음영」을 찍느니 마느니 하는 문제는 야마다 형님의 기분에 달렸다고
자비에:
이봐요 친구들, 전 이미 야시로 봉행에 신청을 마쳤답니다. 활동 사진 촬영은 이나즈마 현지 법률에 의거해 완전히 합법적인 행위예요
자비에:
만약 당신들이 원한다면 함께 촬영에 참여하는 것도 문제없어요. 마침 앞으로 찍을 몇 개의 신에는 엑스트라가 필요했으니까요
자비에:
예술의 창작 과정에 참여하는 건 돈보다 훨씬 값진 경험이죠
사사노:
저 사람들이 원하는 건 돈이라 이런 얘기를 해봤자 소용 없을 텐데…. 휴우, 겨우 순조롭게 촬영하나 싶더니 운도 지지리 없네
페이몬:
너무 안타까워
코하루: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다니, 자비에 씨도 참 안됐어요
페이몬:
그러게. 이 사람들 때문에 곤란하게 됐어
코하루:
음?
야마다 히후미:
이봐 노란 털, 지금 한번 해보자는 거야?
자비에:
네가 전투하는 걸 처음 본 건 아니지만, 역시 무시무시한 실력인걸
자비에:
우리가 친구라서 다행이야. 만약 적이었다면 아마 나 같은 사람 백 명이 덤벼도 널 상대할 수 없었겠지…
자비에:
그런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되는걸. 마침 다음 신에서는 방금 전투할 때 보여줬던 그런 박력이 필요해
자비에:
이번 신에는 대사가 없지만 그래도 대본을 좀 보는 게 좋을 거야
자비에:
준비가 되면 바로 시작할게
자비에:
준비가 되면 바로 시작할게
여행자:
준비됐어요
여행자:
대사 좀 볼게요
자비에:
좋아. 다들 한 번도 틀리지 않고 아주 자연스럽게 연기해줬어요
자비에:
응? 저 사람들은 왜 갑자기 가버리는 거지?
자비에:
특별히 대사도 추가해 주고, 저 사람들이 동의해서 캐릭터 이름까지 실명으로 쓰기로 했는데…
사사노:
저런 약자에 강하고 강자에 약한 사람들은 신경 쓰지 마세요. 여행자이(가) 아니었다면 이번 신은 촬영도 못했을 거예요
자비에:
여행자, 너무 겸손한걸
자비에:
방금 그 신에서 평소처럼 물 흐르는 연기를 보여줬어. 이런 수준을 계속 유지한다면 앞으로 촬영할 클라이맥스 신도 문제없이 해낼 수 있을 거야
코하루:
앗, 마지막 막만 남았군요
자비에:
맞아요. 어제 대본을 집필할 때 생각해 봤는데 마지막 막은 반드시 절벽이 있는 곳에서 촬영하고 싶어요. 나루카미섬 동쪽의 작은 섬이 딱 알맞을 거예요
자비에:
그리고 이번 막의 야외 촬영은 전체 시나리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니까 석양의 노을을 배경으로 찍고 싶어요
자비에:
모두들 그동안 촬영을 계속하느라 많이 힘들었을 텐데, 이번 기회에 좀 쉬세요. 그럼 내일 저녁에 약속한 장소에서 만나기로 하죠
자비에:
제3막은 사사노 씨의 약간의 연기적 도약이 필요해요. 새로운 캐릭터 와카야마 코쥬로는 와카야마 케이스케의 동생이라, 사사노 씨가 연기하는 게 가장 어울릴 거예요
사사노:
지난번에 이미 알려주셔서 마음의 준비를 미리 해뒀죠. 다만 두 번째로 하는 전투 신이니까 여행자, 좀 살살해줘야 해. 하하
자비에:
앗, 대본! 대본을 여행자에게 주는 걸 깜빡했잖아
자비에:
촬영에만 집중하느라, 대본 주는 것도 깜빡했네. 정말 미안해
자비에:
지난 몇 막의 경험이 있으니까, 이젠 우리가 촬영하는 방식에 대해 익숙해졌을 거라 생각해
페이몬:
엥? 마지막엔 절벽에서 뛰어내려야 하잖아? 너무 위험한데
페이몬:
평소에도 자주 하는 거지만, 영사기 앞에서 뛰어내려야 하니까 좀 그럴듯하게 연기하는 게 좋겠어
페이몬:
하지만 무리해서 다치기라도 한다면 큰일이야
페이몬:
이 정도 위험에는 이미 적응이 됐겠지만, 네가 절대로 다치지 않는 철인은 아니니까 조심해야 해
자비에:
레이디 페이몬, 여행자이(가) 추락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 바람의 날개를 사용해서 절벽을 활강하면 돼요
여행자:
안심해
페이몬:
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알겠어
페이몬:
잘 할 수 있어, 파이팅!
코하루:
파이팅!
사사노:
파이팅!
자비에:
준비됐어?
여행자:
준비됐어요
여행자:
대사 좀 볼게요
야노 마치코:
세이시마루 님, 와카야마 가문의 사람을 찾았어요
야노 마치코:
그런데 케이스케 님은 이제… 안 계세요. 그만 포기하는 게 좋겠어요…
와카야마 코쥬로:
흥, 쿠로타니. 케이스케 형님에게 복수하러 온 거겠지
와카야마 코쥬로:
너와의 그 어리석은 약속 때문에 지난 일 년 동안 케이스케 형님이 밤낮으로 고생하셨다…
와카야마 코쥬로:
가문을 지키시다 결국엔 몸이 다 망가지셨지
와카야마 코쥬로:
이 나약한 자식, 넌 언제나 형 집행자에게 모든 원망을 떠넘기고 있어!
와카야마 코쥬로:
하지만 네가 복수하고 싶다고 한들 그렇게는 안 될 거야
와카야마 코쥬로:
나와 케이스케 형님의 아버지께선 이미 돌아가셨으니까
와카야마 코쥬로:
쿠로타니, 넌 네 양부모를 죽인 집행자에게 복수할 능력도 없어!
와카야마 코쥬로:
그런데도 널 좋게 타이르던 케이스케 형님까지 죽이려 했지. 넌 무사라 불릴 자격조차 없어
와카야마 코쥬로:
예전에 형님께서 말씀하신 적이 있어. 남을 처형시킨 이상 보복을 감당할 각오는 해야 한다고
와카야마 코쥬로:
이 정도 패기도 없다면 전장에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을 자격도 없다고 하셨지
와카야마 코쥬로:
그러니 형님은 비록 이곳에 안 계시지만…
와카야마 코쥬로:
케이스케 형님의 친동생, 나 코쥬로가 너의 복수를 받아주마!
와카야마 코쥬로:
도망치고 싶어도 이미 늦었어. 너 때문에 형님이 죽었다! 절대로 용서 못 해
와카야마 코쥬로:
도망갈 생각 마라!
와카야마 코쥬로:
지금 날 죽이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너를 향한 복수를 멈추지 않을 거다
야노 마치코:
죽은 사람은 없어서 다행이네요. 무사님들, 이제 그만하세요
야노 마치코:
서로 으르렁거려봤자 좋을 건 없잖아요…
야노 마치코:
가문이니 복수니 이런 말도 안 되는 것들로 왜들 그러시는지요
야노 마치코:
저 마치코는 찻집에서 일하지만 배만 채울 수 있으면 행복해요
야노 마치코:
야노 가문이든 쿠로타니 가문이든 와카야마 가문이든 다 상관없다고요
야노 마치코:
전, 싸움을 말리는 데는 익숙하지 않지만…
야노 마치코:
빗물이 호수에 떨어진 다음 호수가 마르면, 결국 하늘에서 또 비가 내리죠
야노 마치코:
빗물이 얼고 그걸 화로에 녹이면 맛있는 차가 되고요
야노 마치코:
찻집에서 마시는 차가 하늘에서 왔든 호수에서 왔든 주전자에서 왔든…
야노 마치코:
그런 걸 따지는 사람이 있을까요?
야노 마치코:
음, 좀 억지스럽긴 하네요
야노 마치코:
아무튼 저 마치코가 하고 싶은 말은… 무사님들, 이제 소란 그만 피우시고 집에 가서 식사나 하시죠
야노 마치코:
에? 이런 타이밍에 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 부끄럽잖아요
야노 마치코:
휴, 일단은 세이시마루 님이 와카야마 님과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 받아들일게요
야노 마치코:
얼른 돌아가요. 저분은 지금 움직이지도 못하잖아요
쿠로타니 세이시마루:
비로 태어났으니 차로 생을 끝내야겠지
쿠로타니 세이시마루:
삶은 물과도 같으니 집착할 것도 없는 법
야노 마치코:
바로 그거예요!
여행자:
하늘에서 내린 비가 땅을 적시는 것처럼 나도 어딘가에 도움이 되려나
야노 마치코:
세이시마루 님!
와카야마 코쥬로:
쿠로타니!
사사노:
난 돈보다는 활동 사진 자체에 관심이 있어서 모집에 응모한 거였어
사사노:
자비에 씨는 언제나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사람이야. 다만 대본이 조금 이상할 뿐이지…
사사노:
휴, 난 싸움은 잘 못해. 이따가 좀 봐주라
코하루:
이번 장면은 위험하니까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