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row_back 원신 퀘스트
산속의 긴 하루·프롤로그
마의 산
임무 목록
바람 멎은 산 위에 버려진 요양원이 있다…
만:
자네, 죽고 싶어 환장했나? 지금은 산에 오르면 안 된다고 했잖아!
호프만:
휴, 만 어르신, 진정하세요
리프하르트:
방금까지 암야 술집에서 이 어르신과 기분 좋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거든요
리프하르트:
근데 바람 멎은 산에 간다는 얘길 꺼내자마자, 갑자기 절 붙잡고 여기까지 끌고 왔다니까요
페이몬:
어, 호프만이네. 무슨 일 있어?
호프만:
보다시피, 만 어르신이 사람을 말리고 계셔
호프만:
소개할게, 이쪽은 모험가 리프하르트야
만:
난 거기서 끔찍한 일을 겪었거든! 그래도 들어볼 텐가?
리프하르트:
휴, 오늘은 산에 못 가겠네요. 좋아요, 술집에서 하시던 허풍이라고 생각하고 들어볼게요
리프하르트:
도대체 뭐가 그렇게 위험하다는 거예요?
만:
요양원에 유령이 있어!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고!
페이몬:
뭐, 유령?!
만:
어젯밤에 말이야…
만:
내가 정말 유령을 봤다니까? 내 월급을 걸고 맹세할게!
리프하르트:
아까 술 마실 땐, 월급이 적다며 투덜대셨잖아요
만:
난 평범한 경비가 아니야. 철거 감독에 유적지 점검까지 맡고 있는데, 하는 일에 비해 월급이 적다는 거지
만:
그래도 월급이 적은 건 사실이니… 그렇다면 술집에서 쌓아온 내 명성을 걸고 맹세하지
호프만:
몬드 사람에게 그건 꽤 무거운 맹세죠
호프만:
평소라면 내가 직접 조사하겠지만, 오늘은 돈만 항구로 돌아오는 기사단 원정대와 만나야 하거든…
호프만:
미안하지만, 여행자. 나 대신 요양원에 가서 한번 확인해 줄 수 있을까?
페이몬:
으, 이런 약간 무서운 이야기 속에는 늘 음모가 숨어 있기 마련인데…
리프하르트:
그럼 엄청 무서운 이야기 속에는?
페이몬:
엄청 무서운 이야기 속에는… 음… 미신이 숨어 있지
여행자:
걱정 마, 싸움엔 자신 있으니까
페이몬:
하긴, 유령을 처음 보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말이 통했어
만:
그럼 이 세상에 진짜 유령이 있다는 건가?
페이몬:
아니, 유령은 다 원소의 힘이나 과학 현상일 뿐이야
리프하르트:
그럼 됐어. 오늘은 산에 안 갈래. 술이나 더 마셔야겠어
페이몬:
차이틀린트, 여기서 우릴 기다린 거야?
차이틀린트:
아니, 뭔가 이상해서 나온 거야
차이틀린트:
저거, 원래 저기에 있었어?
페이몬:
어? 진짜네! 뭔가 달라졌어!
여행자:
(대체 무슨 일이…)
페이몬:
으악!
니힐리타:
나는 「니힐리타」, 눈을 뜬 「공허」의 파수꾼이다
니힐리타:
고귀한 이방인이자 별바다의 귀객이여, 만나서 반갑군
차이틀린트:
너희… 아는 사이야?
여행자:
처음 봐
니힐리타:
그렇다. 나는 세계의 망루에 머물고 있었으니, 우리는 영겁의 시간이 흘러도 만날 일이 없었겠지
니힐리타:
허나 지금 난 속세로 추락했다. 부디 나 대신 하늘로 올라가, 고난에 빠진 「영원한 중생」들을 구원해 주지 않겠는가?
니힐리타:
저 바람 신의 신상이 「하늘」로 향하는 문이니, 만지면…
페이몬:
잠깐! 여기 일반인도 있는 거 안 보여?!
페이몬:
그런 얘기를 일반인 앞에서 해도 되는 거야?! 일단 차이틀린트부터 집에 돌아가게 해줘
니힐리타:
……
니힐리타:
이런 일이 정말로 일어날 줄이야…
차이틀린트:
으악!
니힐리타:
진정해라. 난 그저 하늘에 오르면 겪을 무념무상의 고통을 겪지 않도록 보호했을 뿐이다
페이몬:
그러니까 우리가 차이틀린트도 데리고 가야 한다는 거야?
니힐리타:
그녀에게도 자신만의 여정이 기다리고 있지. 하늘에 오르면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거다
페이몬:
야! 우린 그 이상한 곳에 가겠다고 한 적 없잖아. 일단 차이틀린트부터 풀어 줘!
니힐리타:
이상한 곳이 아니라 하늘 위에 있는 관청, 「분할 관리 영역·타우」다. 잊힌 이름으로 부르자면…
니힐리타:
공간의 신전이지
여행자:
공간의… 신전
여행자:
(그리고 방금 그것도…)
니힐리타:
그래, 그곳은 네 앞에 나타났던 신, 그러니까 나의 창조주를 모시던 신전이다. 거기라면 네가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있겠지
니힐리타:
이걸 가져가라. 너희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페이몬:
으악, 저게 뭐지?
페이몬:
저게 대체 뭔지 설명 좀 해 보라구!
니힐리타:
파수꾼은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지켜볼 뿐
니힐리타:
안전해지면 이것이 차이틀린트를 원래대로 되돌릴 것이다
페이몬:
우리가 간다고 하지도 않았는데, 멋대로 책임을 떠넘기지 말라구!
니힐리타:
고귀한 이방인이여, 가겠는가?
페이몬:
또 혼자 떠들면서 말 돌리네. 아까부터 대체 무슨 소리하는 거야?
페이몬:
여행자, 넌 알아듣겠어?
여행자:
공간의… 신전
여행자:
갈게요
페이몬:
엥?!
페이몬:
그래. 네가 가고 싶다면, 같이 가줄게
페이몬:
엥, 어디 갔지?
니힐리타:
나는 속세에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을 테니, 내 무례함에 분노했다면 언제든 검을 들고 찾아와도 좋다
페이몬:
안녕!
이스토리아:
앗. 사람이네. 「발탁」은 이미 끝난 거 아니었나? 설마 힐다랑 같은 상황인가?
이스토리아:
아, 어쩌면 운이 없어서 이제야 「무념무상의 공간」 시련을 통과한 신입일 수도?
이스토리아:
안녕, 신입. 난 이스토리아야. 칠흑의 용왕이 하늘의 장막을 찢던 시대에 살았던 사람이지. 너희는?
페이몬:
그건 무슨 시대야?
여행자:
저는 여행자(이)예요
페이몬:
난 페이몬이야
차이틀린트:
전 차이틀린트예요
이스토리아:
차이틀린트라…
이스토리아:
!
이스토리아:
아! 덱스터! 너도 있었구나!
이스토리아:
알겠다. 너희는 도와주러 온 현대인이지?
페이몬:
상황 판단이 엄청 빠르네!
페이몬:
그리고 「오른쪽이」의 진짜 이름은 덱스터였구나. 네 친구야?
이스토리아:
사실 우리도 「오른쪽이」라고 불러. 근데 방금 얘가 나한테 신호를 보내길래
이스토리아:
「오른쪽이」라는 이름을 조금 더 멋지게 꾸며서 소개해 준 거야
페이몬:
여행자, 내 이름도 저렇게 멋지게 꾸며 줘!
이스토리아:
아무튼 지금은 이런 얘기 할 때가 아니야
이스토리아:
니힐리타가 너희를 이곳으로 보냈다는 건, 이제 반격할 때가 됐다는 뜻이겠지
페이몬:
잠깐! 너무 혼란스러워서 대체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어
이스토리아:
혼란스럽다니? 내가 처음 에셔의 그림을 봤을 때보다 더 혼란스러웠을까?
이스토리아:
좋아. 지금부터 작전 회의를 시작할게. 다들 가까이 와 봐
차이틀린트:
저도요?
페이몬:
아참, 깜빡할 뻔했네. 이스토리아, 사람을 지상으로 내려보내는 방법 알아?
이스토리아:
응
페이몬:
그럼 차이틀린트를 내려보낼 방법을 알려 줘. 쟤는 일반인이야
이스토리아:
원래는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신전의 규칙과 체계가 무너져서 어렵지 않아
이스토리아:
대신, 작은 부탁 하나만 들어줘
페이몬:
알겠어. 진짜로 작은 부탁이어야 해
이스토리아:
아주 간단해. 경비병을 박살 내고 내 친구를 구한 다음, 우리를 기둥 전당 중심까지 데려다주면 돼
페이몬:
그렇게 어려운 부탁은 아니네
페이몬:
그럼 이곳의 신이 어떤 녀석인지 알아? 여행자이(가) 걔한테 볼일이 있거든
이스토리아:
공간의 신은 한때 여기에 머물렀으나, 지금은 자취를 감췄어
이스토리아:
주인을 잃은 두 관리자 중 한 명은 타락해 속세로 내려갔고
이스토리아:
다른 한 명인 「멜란타」는 하늘에 남았으나, 광기에 타락해 갈수록 엄격해졌지
페이몬:
「멜란타」? 그럼 속세로 내려간 관리자는 니힐리타야?
이스토리아:
맞아. 너희에게 오른쪽이를 소개해 준 파수꾼이 바로 또 다른 관리자, 공허의 「니힐리타」야
페이몬:
아, 자기 할 말만 하고 남은 신경도 안 쓰면서, 까다로운 화제가 나오면 도망치던 그 날개쟁이가 관리자였구나
이스토리아:
어? 그가 그렇게 말이 많았던가?
이스토리아:
아무튼, 그 둘은 신을 섬기는 권속으로, 공간의 신전에서 세계를 파수하고 있어
이스토리아:
그리고 공간의 신전에는 특정 시기나 멸망한 문명의 사람과 사물을 최소 단위로 삼아 발탁하는 규칙이 있어
이스토리아:
하늘로 승격된 자는 살아 있는 기억으로서 이곳에 영원히 보존되지
차이틀린트:
즐거운 일처럼 들리진 않네요
이스토리아:
확실히 원래대로라면, 이곳을 영원한 천국이라 부르긴 어렵겠지
이스토리아:
하지만 공간의 신의 자매들은 가끔 신전에 흥미로운 것들을 들여오기도 했고, 소소한 변화 정도는 눈감아줘서 그리 나쁘진 않았어
페이몬:
알겠다! 그러니까 고지식한 사람의 책장에 언니와 여동생이 스티커를 붙여놓고 라이트 노벨을 꽂아 둔 느낌이네
이스토리아:
멜란타는 창조주를 그리워한 나머지, 모든 규칙을 원래 상태로 돌려놓았어. 그리고 변해 버린 것을 청산하고, 규칙을 어긴 자를 처벌하기 시작했지
이스토리아:
난 안전한 신전 중심부에서 벗어나 처벌받은 친구를 구하려 했으나
이스토리아:
판크라티온 단련을 게을리한 탓에, 경비병에게 쫓기다가 너희와 처음 만난 장소에 숨어들게 됐지
페이몬:
좋아. 상황은 파악했어. 이제 계획은 뭐야?
이스토리아:
쳐들어가서 사람을 구하면 돼
페이몬:
알겠어. 멜란타한테서 신에 관한 단서라도 건질 수 있으면 좋겠네
페이몬:
역시 묘지엔 아무것도 없네
페이몬:
분명 만 할아버지가 잘못 본 거겠지!
페이몬:
그나저나 영정사진이 엄청 젊네. 분명 슬픈 사연이 있을 거야
차이틀린트:
너희도 언니 친구니?
페이몬:
으악!
여행자:
똑같이… 생겼어
페이몬:
어, 언니…?
페이몬:
알겠다! 넌 무덤 주인의 여동생이지?
차이틀린트:
너희도 언니 친구니?
여행자:
아마도, 아닐 거야
페이몬:
우린 이곳을 조사하러 왔어. 어젯밤에 경비 할아버지가 널 보고 놀라서 우리한테 부탁했거든
차이틀린트:
그랬구나. 난 언니를 찾으러 왔어. 그런데 그 소문이 진짜일 줄이야…
페이몬:
그 소문?
차이틀린트:
「요양원에 간 사람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는 소문이야
차이틀린트:
이번에 언니한테서 편지가 왔어. 요양원이 곧 문을 닫아서, 자기도 멀리 떠날 거래
페이몬:
음. 어쩌면 세계 여행을 떠난 걸지도 모르잖아?
페이몬:
아… 묘비 앞에서 내가 헛소리했네… 미안해
차이틀린트:
괜찮아, 나도 그렇게 생각했거든. 며칠 동안 마음의 준비를 하고 답을 찾으러 온 거야
차이틀린트:
그런데 너무 늦은 시간에 방문해서 할아버지를 놀라게 했나 봐
차이틀린트:
모두에게 폐를 끼친 것 같네. 나 대신 사과를 전해 줄래?
페이몬: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다들 이해해 줄 거야
차이틀린트:
어제는 시간이 늦어서 할아버지한테 상황을 물어보려 했는데, 바로 도망치시더라
차이틀린트:
오늘은 주변에서 단서를 찾아보려 해. 언니가 왜 이렇게 됐는지 알고 싶어…
페이몬:
날도 어두워졌는데, 우리가 도와줄게. 빨리 둘러보고 같이 내려가자
페이몬:
그치, 여행자?
페이몬:
참, 넌 이름이 뭐야?
차이틀린트:
아…
차이틀린트:
…
페이몬:
왜 그래? 말하기 부끄러워?
페이몬:
그럼 내가 별명 지어줄까?
차이틀린트:
아니, 난 그저… 음… 작별 인사를 하러 온 것뿐인데…
차이틀린트:
음…
차이틀린트:
내 이름은 차이틀린트야
페이몬:
좋아. 그럼 차이틀린트를 도와 주변을 조사해 보자, 여행자
이스토리아:
아이고, 대단하신 자살 예방 마스터 요세푸스 님이 왜 여기서 힘없이 저주만 하고 계실까?
요세푸스:
헛소리하지 마, 공간의 신전에선 사람이 죽을 수 없어
이스토리아:
신기하네, 자살 예방 마스터 그걸 어떻게 알아? 직접해 보기라도 했어?
요세푸스:
자꾸 떠들다간 경비병들이 또 몰려올 거야
이스토리아:
알았어. 비상 상황인 만큼 이번엔 비웃지 않고 넘어가 줄게
이스토리아:
여행자, 차이틀린트. 이쪽은 내 친구 요세푸스야
요세푸스:
아주 각별한 사이는 아니야. 여기선 모두가 서로 친구거든
요세푸스:
긴 시간 속에서는 모두를 사랑하고 모두의 사랑을 받아야 해. 그렇지 않으면 세상은 슬픔에 잠길 테니까
요세푸스:
세계의 중심으로 나아가자. 노인과 망자, 부자와 거지의 자리가 없는 나라로
이스토리아:
하하, 그 시는 이미 내가 인용했어
요세푸스:
여긴 안전해. 이유는 모르겠지만, 진압형 수호자는 이곳에 들어오지 못하거든
이스토리아:
정리형 수호자는 들어올 수 있는데 보통은 사람을 해치지 않아. 녀석의 유물을 빼앗으려 들지 않는 한 말이야
페이몬:
차이틀린트, 아까부터 가방을 너무 꽉 쥐고 있잖아. 손마디가 다 하얘졌어
페이몬:
여긴 안전하니까, 일단 가방부터 내려놔
페이몬:
음, 설마 가방 안에 훔친 유물이라도 들어있는 건 아니겠지?
차이틀린트:
알겠어
페이몬:
엄청 귀중한 물건들이 들어 있나 보네?
차이틀린트:
그냥 떠나기 전에 작별해야 할 물건들이 보관되어 있을 뿐이야
페이몬:
응?
차이틀린트:
아무것도 아니야
이스토리아:
언니랑 성격이 꽤 다르구나
차이틀린트:
뭐라고요?!
차이틀린트:
아… 저기… 혹시 제 언니를 본 적 있으세요? 아까 언급하신 힐다가 설마…
이스토리아:
진정해, 차이틀린트. 네 언니 이야기는 이 오빠가 천천히 해줄게
요세푸스:
뻔뻔하긴. 라움힐다는 널 할아버지라고 불렀잖아
이스토리아:
나도 내가 어느 시대 사람인지 잘 모르겠어. 네 말로는 아주 오래전에 신들이 지상에서 전쟁을 벌였다고 하던데
이스토리아:
내가 살던 시대엔 지상에 신조차 없었거든. 너 혹시 천사를 본 적 있니?
라움힐다:
그럼 완전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잖아요? 하하, 이스토리아 할아버지
이스토리아:
그건 아니야. 이곳에 온 사람은 모두 멈춘 시공에 갇히기 때문에, 성자와 범부, 현자와 우인, 노인과 아이의 구별도 사라지지
이스토리아:
아무튼 날 할아버지라고 부르진 마
라움힐다:
그럼 서로 편한 대로 불러요. 전 할아버지라고 부를 테니까 당신은 저를 동생이라 불러도 좋아요
이스토리아:
라움힐다는 착한 아이였어. 그런데 늘 얼굴에 그늘이 있었지
요세푸스:
맞아
페이몬:
이봐, 감탄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가방을 도둑맞았다구!
차이틀린트:
아, 얼른 돌려줘!
요세푸스:
도망쳤군, 쫓아가긴 힘들겠어
차이틀린트:
어, 어떡하죠…
이스토리아:
걱정 마, 차이틀린트. 나한테 짐작 가는 곳이 있어
이스토리아:
여행자, 날 따라와
이스토리아:
역시 여기 있었군
차이틀린트:
다행이에요
페이몬:
근데 일부가 빠진 것 같아
이스토리아:
역시 내 예상대로, 수호자는 이 가방을 유물로 간주해서 보관한 모양이야
이스토리아:
빠진 물건은 다른 구역에 보관되어 있겠지
페이몬:
걱정 마, 차이틀린트. 우리가 같이 찾아줄게!
차이틀린트:
…정말 고마워
이스토리아:
그럼, 테마 구역에 대해 설명해 줄까?
페이몬:
그럼 말해 봐
여행자:
듣고 싶어요
이스토리아:
여긴 사람뿐만 아니라, 일부 경관, 문물, 생태계도 함께 발탁하지
이스토리아:
발탁된 것들은 원래 신전이 인문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조각에 불과했지만, 일부는 점차 자신만의 기능을 갖추기 시작했어
이스토리아:
예를 들면 고대 리월의 녹양 서원은 회화 예술 구역이 됐고
이스토리아:
적왕의 무덤에서 벽돌을 나르던 인부 베니피는 명령에 따라 사막 양식의 건축물 「모래 위 누각」을 재건했지
이스토리아: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진리의 공간」에는 고전 서적뿐만 아니라 발탁자들이 쓴 최신 소설도 있어
이스토리아:
하지만 공간의 신전은 진화가 아니라 보존을 목적으로 삼았기에, 그 세 곳이 가장 먼저 처벌받았지
페이몬:
그 세 곳에서 차이틀린트가 잃어버린 물건을 찾을 수 있다는 거지?
이스토리아:
맞아. 겸사겸사 구역을 해방해 사람들을 구해줬으면 해
페이몬:
후훗, 이스토리아. 그건 추가 비용을 내야 해
차이틀린트:
물건을 찾는 것보다 사람 돕는 게 먼저 아닌가요?
이스토리아:
네 물건이 제일 중요해, 차이틀린트. 너는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이니까
이스토리아:
이곳은 과거의 집합체일 뿐이야. 미래를 만들어낼 수는 없어. 하지만 너에겐 아직 미래가 있잖아
이스토리아:
네 바람이 가장 중요해. 알겠지?
차이틀린트:
사람은 결국 묘비에 이름만 남기고 사라질 뿐이잖아요
이스토리아:
이름만 남더라도, 그 안에는 끝없는 그리움과 이어질 이야기, 그리고 힘이 담겨 있어, 차이틀린트
이스토리아:
일단 돌아가서 잠깐 쉬자. 너희도 더 물어보고 싶은 게 있을 테니까
차이틀린트:
들어오면 나갈 수 없다는 마성의 산…
페이몬:
음, 우리가 정확히 뭘 찾아야 해?
차이틀린트:
쪽지나 메모, 아니면… 생활 흔적?
차이틀린트:
여긴 철거 중이라서, 아마 단서는 없을 거야. 그래도 난 꼭 찾아야만 해
여행자:
에… 셔? 엔지니어 에셔인가요?
이스토리아:
들어본 이름이야? 근데 아주 옛날 사람이라 네가 아는 그 사람은 아닐 거야——
이스토리아:
아, 어쩌면 그 녀석은 역사에 이름을 남긴 유명한 인물이라서 들어봤을지도? 젠장, 난 이름도 못 남겼는데
이스토리아:
일단 우리끼리는 그 녀석을 「마우키」라고 부르자
여행자:
에셔요?
이스토리아:
운도 없고 성격도 좀 괴팍한 화가야
이스토리아:
우리와 그의 가족들은 그를 「마우키」라고 불렀어
페이몬:
「마우키」,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이스토리아:
아, 지금은 이런 얘길 할 때가 아니지
이스토리아:
혹시 너희는 레무리아 제국 신임 백인대장 정도의 전투력을 갖고 있어?
페이몬:
걱정 마. 여행자의 전투력은 아주 막강하다구!
이스토리아:
그럼 그 녀석들한테 「판크라티온」 맛 좀 보여줘. 「마카이라」도 괜찮고
차이틀린트:
…
페이몬:
!
페이몬:
차이틀린트, 괜찮아?!
차이틀린트:
응, 불편하진 않았어. 그냥 시간 감각이 조금 이상했을 뿐이야. 오랜 세월이 흐른 것 같기도 하고, 한순간 같기도 해
여행자:
맞아, 나도 겪어 봤어
차이틀린트:
너도 겪어봤구나?
차이틀린트:
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나 보네. 얼마나 지났어?
여행자:
한… 500년?
차이틀린트:
뭐? 그 사이에 시간이 그렇게 많이 흘렀다고?
페이몬:
아, 얘는 자기가 당했을 때를 말한 거야
페이몬:
그러고 보니, 정말 500년이 지난 건지도 확실하진 않네
페이몬:
지금은 한 10분 정도 흘렀을 거야
차이틀린트:
뭐? 그 사이에 시간이 그렇게 많이 흘렀다고?
여행자:
그러고 보니…
차이틀린트:
응?
여행자:
우리 이름은 안 물어봤네
차이틀린트:
맞아. 아까 살려 달라고 외치려다가, 널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더라
차이틀린트:
미안, 처음엔… 음, 아무것도 아냐
차이틀린트:
여행자, 네 이름은 아까 들었는데, 이 애완동물 이름은 뭐야?
페이몬:
이봐! 난 애완동물이 아니라 여행자의 가이드이자 동료라구!
여행자:
페이몬은 애완동물이 아니야
페이몬:
너 또 날 놀리려는 거지?
차이틀린트:
그랬구나. 미안해, 페이몬
차이틀린트:
그럼 만나서 반가워, 여행자, 페이몬
페이몬:
응, 널 무사히 돌려보내줄게. 그런데 방법을 모르겠네
페이몬:
일단 같이 주변을 둘러보자. 물어볼 사람을 찾아야겠어
페이몬:
요양원 입주자 침대에 먼지가 잔뜩 쌓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