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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자색 정원의 진실 제3막

옅은 주홍색의 새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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옅은 주홍색의 새 그림
카에데하라 카즈하:
Путешественник, 페이몬, 안녕. 이로도리 축제에 가이드가 있다는 말은 들었는데, 너희 일 줄은 몰랐네
페이몬:
헤헤, 우리도 카즈하가 손님으로 이나즈마로 돌아올 줄은 몰랐는걸
카에데하라 카즈하:
초대장을 받았을 때 나도 의아했어. 하지만 밖에서 떠돌다가 이번 기회에 고향에 돌아와서 옛 친구를 추모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지
페이몬:
카즈하, 멀리서 봤을 때 뭘 찾고 있는 것 같던데, 무슨 일이야?
카에데하라 카즈하:
그게, 방금 사람들이랑 배에서 내릴 때 갑자기 주변에서 아주 가벼운 발소리가 들렸거든
카에데하라 카즈하:
절대 평범한 승객의 발소리가 아니었어. 고개를 돌렸을 땐 이미 사라지고 없었고, 다리 아래서 「풍덩」 소리만 들렸지
카에데하라 카즈하:
상대방을 찾진 못했지만, 발밑에서 이상한 종이 한 장을 발견했어
페이몬:
카즈하, 네가 주운 종이에 혹시 시가 적혀 있었어?
카에데하라 카즈하:
어, 어떻게 알았어?
그동안 일어난 일을 카즈하에게 알려준다…
카에데하라 카즈하:
그런 일이 있었다니
여행자:
카즈하, 그 종이 좀 보여줄 수 있어?
카에데하라 카즈하:
응, 여기
페이몬:
「아오이 노 오키나」의 시 마지막에 「아카히토」를 언급했잖아. 역시 이번 편은 아카히토 이야기네
페이몬:
이번 이야기는 아카히토(赤人)가 붉은 도장을 좋아해서 이 이름을 얻었는데, 그가 표절한 걸 쇼군이 발견해서 유배됐다는 내용이야…
페이몬:
뭐랄까. 굳이 평가하자면 오늘 건 좀 불길하네
여행자:
이전 것들도 사실 별 차이 없었어…
카에데하라 카즈하:
난 괜찮은 이야기라고 생각해. 나도 전에 막부가 지명 수배를 내린 중범이었으니, 이야기 속 아카히토랑 비슷하네
페이몬:
이야기 속 아카히토는 나쁜 짓을 했다구. 쇼군에게 유배당한 건 자업자득이야. 카즈하랑 하나도 안 비슷해
페이몬:
이봐, 무슨 생각 해?
카에데하라 카즈하:
참, 방금 너희 친구가 사인하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 고민이라고 했지?
카에데하라 카즈하:
리월과 이나즈마에는 「도장이 곧 사인」이란 말이 있으니까, 괜찮은 생각일지도 몰라
카에데하라 카즈하:
항해할 때 가끔 물건을 조각하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도장 만드는 건 내가 도울 수 있을 거야
페이몬:
와. 다행이다! 그럼 당장 알베도한테 가서 상의하자
페이몬:
알베도, 행추를 도울 방법을 찾았어!
방금 일어난 일을 알베도에게 알려준다
알베도:
역시 다섯 가선의 이야기가 또 나타났구나. 게다가 이런 방법이 생기다니
알베도:
도장이라. 음. 생각 좀 해볼게…
알베도:
확실히 효율적인 방법이야. 더는 필체로 고민하지 않아도 되겠어. 다만…
알베도:
사인이 독자들에게 공개된 적이 있는데, 이번 신간에서 행추 씨만 도장을 쓰면 성의 없어 보이잖아
알베도:
다른 방법이 떠올랐어. 물론 도장도 그중 일부분이야. 지금 바로 오유정으로 가서 상의하자
히라야마:
힘내세요, 침옥 선생님. 오늘 쓴 글씨는 훨씬 좋아지셨어요. 어제 특훈이 효과가 있었군요!
행추:
휴, 한계예요. 손이 저려서 들 수도 없어요…. 이럴 줄 알았다면 서예 수업에서 소설 보는 게 아니었는데
히라야마:
방금 10분이나 쉬셨잖습니까. 좀만 더 버티세요!
오노데라:
역시 팀장님의 원고 독촉은 우리 중에서 제일 무시무시하다니까요
무라타:
네, 상대하기 어려운 작가님이 있으면, 야에 님이 결국엔 팀장님을 보내시니까요…
페이몬:
어떡해, 얼마나 못 봤다고 행추가 벌써 좀비가 다 됐어
알베도:
히라야마 씨, 실은 저희가 방금 방법을 하나 찾았어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알베도:
리월과 이나즈마는 도장을 많이 사용하죠. 종종 사인 대신 쓰이기도 하고요. 이 논리대로라면 더 쉽게 사인할 수 있을 거예요
알베도:
물론 도장만 가지곤 안 됩니다. 사인은 두 부분으로 구성돼야 해요
알베도:
우선은 개인 도장입니다. 이 부분은 침옥 선생님의 사인을 본 떠서 도장을 파면돼요
알베도:
그리고 제가 침옥 선생님을 위해 예쁘고 그리기 쉬운 도안을 디자인할 테니, 침옥 선생님은 모든 책에다 이 도안을 사인하면 됩니다
히라야마:
흐음…
히라야마:
네, 가능하겠군요! 작가의 친필 사인이고, 미관상으로도 좋을 겁니다
행추:
진짜요? 그럼 전 탈출인가요?
오노데라:
편집장님, 갑자기 생각났는데요. 현장 사인회를 포기한 건 작가님이 사인하시는 데 오래 걸리기 때문이잖아요
오노데라:
하지만 이 방법으로 사인하면, 현장 사인회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오노데라:
그리고 모든 작가님이 비슷한 방법으로 사인하면, 침옥 선생님의 사인이 어색해 보이지도 않을 겁니다
알베도:
괜찮다면 다른 작가님들의 사인도 얼마든지 디자인해 드릴 수 있습니다
카에데하라 카즈하:
도장 파는 일은 저에게 맡기세요
히라야마:
그럼 지금 바로 신간 발매회의 다른 두 작가님에게 연락하겠습니다
얼마 뒤 두 작가가 도착한다…
사토미:
백악 선생님이 디자인한 사인을 받을 수 있다니, 정말 영광이에요
카데노코지 켄자부로:
전 필명이 어려워서 사인회에 참가하기 좀 그랬는데, 드디어 소원 성취하겠군요!
페이몬:
잘됐다. 다들 이 방안에 동의하는 모양이야
히라야마:
며칠 동안 침옥 선생님 고생하셨는데 죄송해서 어떡하죠. 이제부턴 저희에게 맡기고 푹 쉬세요
히라야마:
사인한 책들은 나중에 야에 출판사 행사의 특별 상품으로 사용하겠습니다
오노데라:
휴… 살았어요. 이제 한숨 돌릴 수 있겠네요!
행추:
여러분이 도와주신 덕에 저랑 오노데라 씨가 어려운 상황을 넘길 수 있었어요
페이몬:
헤헤. 행추도 이제 자유네. 나가서 바람 좀 쐬자
페이몬:
아직 시간이 이른데, 이제 어디 갈까?
카미사토 아야카:
여러분, 드디어 찾았네요
페이몬:
어? 아야카랑 벤티다… 왜 둘이 같이 있어?
카미사토 아야카:
실은 방금 이로도리 축제 행사장에 꽃꽂이 수업 준비를 하러 갔는데, 화분대에서 의문의 쪽지를 발견했어요
카미사토 아야카:
마침 이 음유시인님이 옆에 계셨는데, 요 며칠 여러분이 비슷한 걸 찾으셨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같이 찾아왔죠
벤티:
하지만 이분이 발견한 쪽지는 기존에 우리가 봤던 거랑 좀 달라
카미사토 아야카:
여기 있어요. 한번 확인해 보세요
페이몬:
기존에 본 시는 길이가 비슷했는데, 이번엔 두 마디밖에 없네
알베도:
두 마디뿐인데, 제목이랑 붙어있지도 않고, 종이 가운데에 쓰이지도 않았어
알베도:
글씨의 위치가 마치 이 두 마디 외에 다른 내용이 더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아
행추:
글의 내용을 보면, 「종이를 물 위에 놓으면, 진실이 자연스럽게 나타난다」라는 뜻이네요
행추:
그러고 보니 저희 집에 고대의 기이한 이야기를 기록한 고서가 있는데, 물에 닿으면 나타나고, 마르면 사라지는 잉크가 있다고 적혀 있었어요
벤티:
그럼 한번 해볼까? 마침 근처에 물이 있어
종이를 조심히 물에 넣는다…
페이몬:
와. 이것 봐. 종이에 글씨가 엄청 많이 나타났어!
페이몬:
뭐라고 쓰여 있는지 빨리 봐보자!
페이몬:
음… 여기 보면 스미조메가 아카히토의 시집을 손에 넣은 뒤 시냇물 위에 놓았다고 해
페이몬:
그리고 표절했다고 지목당한 시의 글씨가 번졌대… 왜지?
카미사토 아야카:
페이몬 님, 인쇄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엔 책에 쓴 손글씨는 습기가 차면 쉽게 흐릿해졌답니다
카미사토 아야카:
글을 오래 보존하기 위해서 특제 잉크를 사용하거나 다 쓴 후에 종이에 방수 도료를 칠한 경우가 많았어요
카미사토 아야카:
특제 잉크를 제작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고가 필요했고, 도료를 칠하는 것도 쉽지 않았죠
카미사토 아야카:
하지만 아카히토의 시집은 쇼군께 바치는 중요한 물건이었으니, 분명 두 방법 중 하나를 사용했을 거예요
카미사토 아야카:
다만 지금 그 표절한 시는 아카히토의 도장도 없고, 글씨가 물에 닿은 후의 상태도 다른 종이와 아주 다르네요
페이몬:
그러니까 아카히토는 나쁜 짓을 안 했을뿐더러, 모함을 받은 거잖아!
알베도:
그래, 이게 바로 스미조메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알리려는 진실이야
알베도: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아카히토」와 「스미조메」 두 그림의 내용은 정할 수 있겠어
알베도:
카즈하 씨, 아야카 씨, 그림의 모델이 되어 주시겠어요?
카미사토 아야카:
물론이죠
카에데하라 카즈하:
저도 좋아요
페이몬:
다행이다. 그럼 한 번에 두 장을 완성할 수 있겠어!
알베도:
응. 이제 이야기 네 편을 다 모았으니까 다섯 가선의 이야기도 드디어 완성이네
얼마 뒤, 알베도가 그림 두 장을 완성한다…
페이몬:
음… 으음…
페이몬:
응, 실은 다섯 가선 이야기를 다 읽고 계속 이해가 안 가는 게 있어
페이몬:
다섯 가선에는 「쿠로누시」도 있잖아?
페이몬:
지금 쿠로누시가 등장하지도 않았는데 다섯 가선의 이야기가 끝난 상황 아냐?
벤티:
풉… 푸하하하. 아직도 모르겠어?
페이몬:
야 각설이, 뭐가 그렇게 웃긴데! 내가 뭘 모른다는 거야?
알베도:
페이몬, 사실 기존의 시 네 편에는 쿠로누시의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어
페이몬:
엥? 정말?
벤티:
사건의 관건은 「아오이 노 오키나」가 시집을 물에 씻는 스미조메를 본 뒤에 쓴 시야
벤티:
일반인의 눈에 소녀가 시냇가에서 아카히토의 시집을 씻는 모습은 어리둥절한 광경이겠지
벤티:
「아오이 노 오키나」조차 「스미조메」가 왜 그러는지 몰랐어. 그는 그저 추억이 담긴 광경을 보고 옛 친구를 떠올렸을 뿐이야
벤티:
다만 아카히토를 모함한 범인은 달랐지
벤티:
범인은 그 시를 본 쇼군이 아카히토 표절 사건의 진실을 알아낼까 봐 걱정했어. 그럼 범인은 끝장이니까
벤티:
그래서 위험을 무릅쓰고 「아오이 노 오키나」를 위협해 그 시를 찢어낸 거야
페이몬:
「아오이 노 오키나」를 위협한 녀석이 바로 「아카히토」를 모함한 범인이구나!
여행자:
그 범인이 바로 「쿠로누시」야
페이몬:
뭐, 범인이 「쿠로누시」라고?!
벤티:
맞아. 시는 네 편밖에 없지만, 「다섯 가선」의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어
벤티:
시에 나오는 쇼군은 분명 가선이 아닐 테니, 남은 등장인물은 그 정체불명의 사람밖에 없지
페이몬:
너희 설명을 듣고 나니 이해됐어
알베도:
근데 난 지금 다른 일을 생각 중이야
알베도:
다섯 가선의 이야기는 우리 주위에 일어난 일이랑 많든 적든 연관이 있어
알베도:
그럼 현실에도 「쿠로누시」 같은 인물이 있지 않을까?
페이몬:
현실의… 「쿠로누시」?
벤티:
그러고 보니, 카즈하가 뭔가를 생각해냈을지도 몰라
페이몬:
카즈하? 그렇네. 카즈하가 조금 전부터 아예 말이 없던데, 가서 물어보자
페이몬:
카즈하, 무슨 일이야? 조금 전부터 계속 빈 캔버스 앞에 서 있고, 표정도 안 좋은데
알베도:
미안해요. 이건 저희 추측이지만, 혹시 다섯 가선 이야기 때문에 뭔가 생각난 게 있나요?
카에데하라 카즈하:
뭔가 생각나긴 했지만, 그건 저희 가문의 옛일일 뿐입니다
카에데하라 카즈하:
여러분에게 말해도 상관없지만, 더는 폐를 끼치면 안 될 것 같아서요
페이몬:
카즈하, 우린 네 친구야. 폐를 끼치다니 당치도 않아
카미사토 아야카:
카에데하라 씨, 실례지만 혹시 생각난 게 「뇌전오전」과 관련이 있나요?
페이몬:
「뇌전오전」이 뭐야?
카에데하라 카즈하:
제가 카미사토 아가씨와 같은 생각을 했나 보군요
카에데하라 카즈하:
이 일은 야시로 봉행과 연관이 깊은데, 이걸 모두에게 말해도 괜찮을까요?
카미사토 아야카:
여기 있는 분들은 다 믿을 수 있어요. 말해도 괜찮습니다
카미사토 아야카:
하지만 이 일은 좀 복잡하니, 제가 「뇌전오전」에 대해서 먼저 설명할게요
카미사토 아야카:
다들 아시다시피 야시로 봉행은 제사와 문화 전승을 주관하죠. 이나즈마의 「검 단조 기술」도 그중의 중요한 부분이에요
카미사토 아야카:
「뇌전오전」은 이나즈마에서 검 단조에 가장 뛰어난 다섯 유파였죠. 다섯 가문은 검 장인이었지만, 야시로 봉행에서 높은 관직을 지녔어요
카미사토 아야카:
아쉽게도 지금은 뇌전오전의 「아메노마류」만이 전승되고 있죠. 「잇신」의 기술은 사라졌지만, 다행히 후손이 아직 살아 있어요
카미사토 아야카:
카에데하라 가문이 바로 「잇신」의 후손이죠
페이몬:
카즈하가 귀족인 것만 알았지, 야시로 봉행과 검 단조와도 연관이 있는 건 몰랐어
카에데하라 카즈하:
응. 하지만 이건 아주 오래전의 일이야. 「잇신의 기술」은 증조부 세대에서 몰락했어
카에데하라 카즈하:
제 할아버지는 증조부의 무능함에 불만을 품고, 젊었을 때 티바트를 유람하며 가업을 일으킬 방법을 찾았지만 실패했습니다
카에데하라 카즈하:
그리고 저의 대에 와서 마지막으로 남은 가문의 저택마저 잃었죠
카미사토 아야카:
저희 오빠는 「뇌전오전」이 빠르게 몰락했다고 했어요. 불과 수십 년 사이에 세 가문이 여러 불행한 사건에 말려 완전히 사라졌대요
카미사토 아야카:
그후에 이 모든 불행이 실은 「뇌전오전」의 멸문을 원하는 누군가 암암리에 조종한 결과라는 설이 있었죠
카미사토 아야카:
다만 뇌전오전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어요. 그런 설은 결국 세간의 뜬소문으로 취급됐죠
카에데하라 카즈하:
맞아요. 저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카에데하라 카즈하:
하지만 증조부가 젊으실 적 「큰 사건」이 있었다고 압니다
카에데하라 카즈하:
그 사건은 저희 카에데하라 일족뿐만 아니라, 카미사토 가문이 야시로 봉행에서 차지하는 지위까지 흔들 뻔했죠
카에데하라 카즈하:
다섯 가선의 이야기를 읽고 나서, 이야기가 그 사건의 진실을 암시하고 있다고 느꼈어요
페이몬:
카즈하, 그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카에데하라 카즈하:
그 사건의 자세한 부분은, 증명해줄 사람을 찾아야 해. 다들 내일 점심에 다시 여기로 모이죠
카에데하라 카즈하:
때가 되면 제가 아는 모든 걸 여러분께 자세하게 알려드릴게요
히라야마:
오노데라 씨, 발매회 변동 사항을 직접 야에 님께 전하세요. 분명 마음에 들어하실 겁니다
히라야마:
오노데라 씨는 두뇌 회전이 빠르니까, 일 처리만 좀 더 신중하면 앞으로 큰일 해낼 수 있을 거예요
오노데라:
감사합니다, 편집장님
무라타:
이런 걸 보고 전화위복이라고 하죠? 신간 발매회가 「사인회」로 변했으니 독자님들도 좋아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