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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투사의 설산 여행기·두 번째
지금은 포기할 때가 아니야
임무 목록
같은 취미가 모두를 하나로 모은다…
여행자:
응, 아직 괜찮아!
바레사:
좋아, 그럼 계속해 보자! 지금부턴 더 어려운 구간이야
바레사:
길 잘못 들지 않게 조심하고, 페이스 유지해. 관절 조심하고…. 오, 얀사 쌤의 가르침이 엄청 도움이 되네…
페이몬:
바레사, 네가 준 만화 다 봤어. 진짜 재밌더라!
바레사:
좋은 아침… 다 봤다고? 진짜 빠르다!
엘라니:
후후, 역시 너희도 피에티나의 매력에 푹 빠졌구나
페이몬:
내가 이해한 게 맞다면, 열혈 투사는 마수에 맞서 싸우는 나타의 영웅들이었어
페이몬:
만화에 마비카도 나오던데, 혹시 《열혈 투사 전기》는 나타의 역사를 다룬 만화야?
바레사:
응응. 《열혈 투사 전기》는 역사를 각색한 만화라, 캐릭터들이 다 실존 인물과 매치가 돼
바레사:
물론 만화라서 실제 역사랑 완전히 똑같진 않지만
엘라니:
열혈 투사는 터전을 지키기 위해 심연 마수와 싸우는 전사들이야
엘라니:
그리고 우리의 우상 피에티나는, 수많은 열혈 투사들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존재지
바레사:
불의 신님의 전투도 완전 멋지고 박진감 넘쳐!
바레사:
그분을 주인공으로 삼은 만화도 엄청 많아…. 다만 이 작품은 피에티나 님의 성장 일대기를 다루고 있어
바레사: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피에티나 님은 희망을 잃지 않지
바레사:
끊임없는 노력으로 신입 전사에서 믿음직한 지휘관으로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펼쳐지는 동료들과의 뜨거운 우정이란…
바레사:
아, 피에티나 님!
페이몬:
완전 감동에 젖었어
여행자:
피에티나를 보고 힘을 많이 얻었나 봐
엘라니:
그 마음 너무 알지! 나도 논문이 반려당할 때마다 피에티나가 겪은 고난을 떠올리곤 해. 그럼 내 일은 별일 아닌 것처럼 느껴지거든
바레사:
걱정 마세요, 엘라니 언니. 언젠간 통과될 거예요! 전 믿어요
엘라니:
바레사…
엘라니:
응, 당연하지! 그깟 논문이 뭐 대수라고. 나중에 아카데미아에 가서 다시 고치면 돼
바레사:
참, 너희도 「특전대」에 들어오지 않을래?
페이몬:
음, 만화 동아리면…
바레사:
복잡하게 생각할 거 없어. 우린 그냥 만화를 좋아해서 모인 사람들이야
바레사:
우리 「특전대」의 모토는, 기쁨을 나누고 슬픔을 털어버리는 것!
바레사:
무슨 일이 생겨도 같이 이겨내는 거야
바레사:
만화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느긋하게 보내면 돼
페이몬:
나 가입할래!
여행자:
나도
바레사:
좋아 좋아, 환영해!
엘라니:
대장, 우리 환영식 기억하고 있지?
바레사:
헤헤, 물론이죠. 저 잠깐 캠프에 물건 가지러 갔다 올 테니까, 널찍한 곳에서 기다려 주세요
엘라니:
음, 여기가 좋겠어
페이몬:
엘라니, 바레사는 뭘 가지러 간 거야?
엘라니:
아마 선서용 증표일 거야
여행자:
증표요?
바레사:
나 왔어. 오래 기다리진 않았지? 전속력으로 달려 왔거든!
바레사:
자, 여기! 내가 만든 피에티나 님 가면이야
페이몬:
고마워! 어? 이건 바레사가 싸울 때 쓰는 가면 아냐?
바레사:
맞아. 피에티나 님이 싸울 때 쓰는 가면을 똑같이 본떠서 만든 거야
바레사:
그… 더 자세히 설명해 줘도 돼?
페이몬:
물론이지. 편하게 말해
바레사:
…후
바레사:
《열혈 투사 전기》는 총 12권이나 되는 장편 만화야. 등장인물의 모습도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성장하고 변하지
바레사:
피에티나 님의 가면만 해도 버전이 다섯 개나 있어. 이건 그중 하나인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야
바레사:
만화에서 피에티나 님이 너무 많은 전투를 치르고 방황을 겪는 시기가 찾아와. 하지만 그때 동료들이 그분 곁을 지켜주지
바레사:
이 가면은 그분이 동료들에게 힘을 얻고 다시 일어날 때 쓴 거야
바레사:
그러니까, 새 멤버가 「특전대」에 들어온 상징으로 쓰기에 딱이지
페이몬:
오! 뭔가 의미 있어 보여!
바레사:
하하, 잘 들고 있어. 입단식을 정식으로 시작할게!
엘라니:
오~ 대장! 그거 하려고?
바레사:
자, 여행자, 페이몬, 나랑 같이 「열혈 투사 특전대」의 신조를 크게 외치자——
여행자:
꼬, 꼭 그래야 돼?
바레사:
그럼! 맛있는 요리를 먹으면 요리사한테 찬사를 보내잖아?
바레사:
친구들과 함께 있어서 행복할 때도 그 마음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해
바레사:
망설이지 말고 일단 큰 소리로 외쳐봐!
엘라니:
그래, 대장이 이렇게 말하니 내 말을 따라 해봐!
페이몬:
으… 응!
엘라니:
실패와 고통을 두려워 말고!
여행자:
실패와 고통을 두려워 말고!
엘라니:
사랑과 상상을 지켜내자!
페이몬:
사랑과 상상을 지켜내자!
바레사:
좋아, 이제부터 두 사람도 우리 「특전대」의 열혈 투사야
페이몬:
와아!
바레사:
헤헤, 빨리 실로닌 언니한테 이 기쁜 소식을 들려주고 싶다
엘라니:
내가 알기로 오늘 실로닌은 민니, 의강이랑 같이 훈련하러 갔어
바레사:
오! 그럼 우리 가보자!
민니:
헥… 헥…
탕의강:
…부대장님, 오늘은 여기까지 하는 게 어때요?
실로닌:
체력 훈련은 여기까지 하자. 근데 이 다음 코스 적응 훈련은 꼭 해야 돼
바레사:
다들 주목! 짜자잔——「특전대」의 새로운 멤버, 여행자(와)과 페이몬을 소개합니다!
페이몬:
방금 입단식도 마쳤어. 이제 우리도 어엿한 열혈 투사야!
실로닌:
둘 다 어서 와. 근데 오늘은 환영식까진 못 해줄 것 같네
실로닌:
이 둘이 오늘 반나절 동안 체력 훈련하느라 뻗었거든
민니:
추… 축하해…
탕의강:
민니… 코스 훈련할 체력 남았어?
민니:
무… 물론이지
민니:
네… 넷이서 같이 하는 릴레이 경기니까… 각자 맡은 구간에서 최선을… 다해야 돼…
탕의강:
엘라니 누님은 좋겠다… 캠프에서… 지원만 해주면 되고
페이몬:
아이고, 다들 피곤해 보이니까 환영식은 패스하자! 어차피 다 아는 사인데 뭐
바레사:
흠, 그러기엔 좀 아쉬운데… 아, 좋은 생각이 났어. 이러면 되겠다!
바레사:
환영식 대신 같이 훈련하는 거야. 어차피 코스 연습은 해야 하니까
바레사:
이렇게 추운 날엔 다리를 좀 움직여 줘야지. 몸도 데울 겸!
바레사:
어때? 여행자
여행자:
나? 진짜로?
바레사:
응, 같이 뛰자! 수다 떨면서 가면 하나도 안 힘들어
여행자:
페이몬, 네 생각은 어때?
페이몬:
나? 나… 난 안 할래. 이유라면 있어!
페이몬:
난 날면 되니까 애초부터 뛸 필요가 없다구. 나… 나는 게 훨씬 빨라!
바레사:
흐음, 그래…? 그럼 이따가 우리 시합해 보자
페이몬:
뭐? 싫어——바레사의 달리기는 나는 것보다 빠르단 말이야!
실로닌:
알겠어, 페이몬은 안 해도 돼. 하늘을 나는 사람이 이어달리기를 하는 것도 좀 이상하지
실로닌:
나도 지금까지 충분히 쉬었으니, 너희랑 같이 뛸게
실로닌:
민니랑 의강은… 이렇게 하자. 더 할 수 있으면 천천히 같이 뛰고, 힘들면 여기서 좀 더 쉬어
탕의강:
감사해요, 부대장님! 전 여기서 조금만 쉴게요
민니:
전 더 할 수 있어요
실로닌:
그럼 나랑 바레사, 민니, 여행자, 넷이서 하는 훈련이 되겠네
바레사:
두 팀으로 나누자. 실로닌 언니랑 민니는 천천히 뛰어와. 나는 평소처럼 빨리 달릴게
바레사:
넌 네가 원하는 쪽에 들어가면 돼. 같이 훈련해 줘서 고마워
여행자:
돌아가서 민니와 합류하자
바레사:
좋아——오늘 훈련은 이걸로 끝!
바레사:
잠깐 쉬었다가… 오후에 같이 몬드성 구경 가지 않을래?
바레사:
우리가 지금 달리는 길은 대회의 정식 코스 일부야. 여긴 꽤 평탄한 편이지
바레사:
앗, 마물이다…. 설산이라 그런지 야생동물이랑 마물이 자꾸 튀어나오네
바레사:
전부 쫓아내자
바레사:
좋아, 해결됐네. 이러면 민니 쪽이 방해받을 일 없겠지?
바레사:
천천히 뛰어오기로 한 두 사람도 슬슬 도착할 것 같아
바레사:
여기서 잠깐 기다리자
바레사:
둘 다 괜찮아? 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
실로닌:
난 괜찮아. 민니 달리는 폼이 저번보다 많이 좋아졌더라
민니:
콜록콜록… 그래도… 아직 많이 부족해요
바레사:
이제부터는 쭉 오르막길이라서 꽤 힘들 거야
민니:
괜찮아… 더 할 수 있어… 나, 꼭 순위 안에 들 거야. 모두의 발목을 잡고 싶지 않아
바레사:
너무 무리하지 마. 순위도 좋지만 제일 중요한 건 건강이라구!
민니:
고마워, 바레사 언니. 하지만 나…
실로닌:
뭔가 「반드시 순위 안에 들어야 하는 이유」가 있나 보네?
실로닌:
전에 부모님이랑 「약속」을 했다고 했었지. 혹시 그것 때문에 그러는 거야?
실로닌:
그 얘기를 할 때 네 표정이 뭔가 부자연스러웠어. 꼭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 것처럼
실로닌:
내 경험상 어린아이가 그런 표정을 짓는 건 「누가 좀 도와달라」는 뜻이야
실로닌:
무슨 일인지 말해봐. 그래야 우리도 도와줄 수 있어
바레사:
음… 전에 민니가 편지로 그랬지. 이나즈마에 가서 만화가 어시가 되고 싶다고
바레사:
아니면 소품 제작자가 돼서, 독자들을 위한 만화 소품을 만들고 싶다고 했어
바레사:
그치만 부모님이 반대하신댔는데…. 혹시, 이번 대회가 그거랑 연관 있는 거야?
민니:
…휴, 솔직히 말할게…
민니:
언니 말대로 우리 부모님은 내가 타지에 가서 일하길 원치 않으셔
민니:
나는 우리 집 늦둥이 막내야. 게다가 어릴 때 자주 아파서, 늘 부모님의 속을 썩였지
민니:
그래서 내가 괜히 타지에 나갔다가 아플까 봐 걱정하시는 거야
민니:
게다가 두 분은 「현실적인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면서, 만화를 업으로 삼는 게 터무니없다고 생각하셔
민니:
그치만 난 그림이랑 공예 말고는 아무것도 소질이 없는걸
여행자:
자신을 너무 깎아내리지 마
민니:
부모님을 몇 번이나 설득해 봤지만 소용없었어. 내 생각을 철없는 꿈으로 여길 뿐이었지
민니:
하지만 이번엔 달라. 나처럼 만화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이 먼 몬드까지 와줬잖아
민니:
내가 크로스컨트리 대회에 나간다고 하니까 부모님이 놀라시더라. 내가 이런 건 못할 줄 아셨겠지
민니:
그래서 부모님이랑 약속했어. 내가 순위 안에 들면, 부모님도 내 꿈을 진지하게 생각해 주기로
바레사:
걱정 마, 민니! 나 달리기 하나는 진짜 잘해. 얀사 쌤도 인정했어!
바레사:
실로닌 언니가 달리는 모습도 본 적 있지? 언니는 부족 대표로 출정한 적도 있는 영웅이라구
바레사:
순위 안에만 들면 부모님이 생각을 바꿔주신다 그거지? 우리 같이 힘내보자!
민니:
바레사 언니…
실로닌:
민니, 네가 직접 만든 피에티나 가면이랑 그림을 니페카한테 보내줬던 거 기억나?
실로닌:
니페카가 그걸 부족 애들한테 보여줬더니 다들 얼마나 좋아했는지 몰라. 심지어는 팔라는 애도 있었어. 니페카가 안 팔았지만
민니:
네? 정말요? 몰랐어요, 제 그림을 돈 주고 사려는 사람이 있다니…
실로닌:
네 작품엔 가치가 있어. 감정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생각해도… 훗, 당장 그걸 사고 싶어 하는 사람까지 나왔잖아?
실로닌:
내 생각엔, 이것만 봐도 이미 충분히 「현실적인 직업」 같은데?
바레사:
네 피에티나 님 가면이랑 그림은 비옥한 터전에서도 엄청 유명해! 누가 이렇게 잘 그리냐면서 난리야!
바레사:
우리 부족에 놀러 오면, 다들 우르르 몰려와서 너한테 사인해 달라고 할걸?
민니:
꼭 갈게! 날… 인정해 주는 사람이 이렇게 많았다니…
실로닌:
자, 이런 얘기는 나중에 다시 하자. 너는 일단… 여기 남아서 잠깐 쉬는 게 좋겠어
민니:
감사해요. 그럼 조금만 쉴게요
실로닌:
그래. 내가 옆에 있어줄게
바레사:
그럼 우리 둘은 힘내서 끝까지 완주하자
바레사:
앞쪽에 마물이 좀 있었는데, 다 쫓아내서 훈련엔 지장 없을 거야
바레사:
둘 다 괜찮아? 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
실로닌:
난 괜찮아. 민니 달리는 폼이 저번보다 많이 좋아졌더라
민니:
콜록콜록… 그래도… 아직 많이 부족해요
바레사:
이제부터는 쭉 오르막길이라서 꽤 힘들 거야
민니:
괜찮아… 더 할 수 있어… 나, 꼭 순위 안에 들 거야. 모두의 발목을 잡고 싶지 않아
바레사:
너무 무리하지 마. 순위도 좋지만 제일 중요한 건 건강이라구!
민니:
고마워, 바레사 언니. 하지만 나…
실로닌:
뭔가 「반드시 순위 안에 들어야 하는 이유」가 있나 보네?
실로닌:
전에 부모님이랑 「약속」을 했다고 했었지. 혹시 그것 때문에 그러는 거야?
실로닌:
그 얘기를 할 때 네 표정이 뭔가 부자연스러웠어. 꼭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 것처럼
실로닌:
내 경험상 어린아이가 그런 표정을 짓는 건 「누가 좀 도와달라」는 뜻이야
실로닌:
무슨 일인지 말해봐. 그래야 우리도 도와줄 수 있어
바레사:
음… 전에 민니가 편지로 그랬지. 이나즈마에 가서 만화가 어시가 되고 싶다고
바레사:
아니면 소품 제작자가 돼서, 독자들을 위한 만화 소품을 만들고 싶다고 했어
바레사:
그치만 부모님이 반대하신댔는데…. 혹시, 이번 대회가 그거랑 연관 있는 거야?
민니:
…휴, 솔직히 말할게…
민니:
언니 말대로 우리 부모님은 내가 타지에 가서 일하길 원치 않으셔
민니:
나는 우리 집 늦둥이 막내야. 게다가 어릴 때 자주 아파서, 늘 부모님의 속을 썩였지
민니:
그래서 내가 괜히 타지에 나갔다가 아플까 봐 걱정하시는 거야
민니:
게다가 두 분은 「현실적인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면서, 만화를 업으로 삼는 게 터무니없다고 생각하셔
민니:
그치만 난 그림이랑 공예 말고는 아무것도 소질이 없는걸
여행자:
자신을 너무 깎아내리지 마
민니:
부모님을 몇 번이나 설득해 봤지만 소용없었어. 내 생각을 철없는 꿈으로 여길 뿐이었지
민니:
하지만 이번엔 달라. 나처럼 만화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이 먼 몬드까지 와줬잖아
민니:
내가 크로스컨트리 대회에 나간다고 하니까 부모님이 놀라시더라. 내가 이런 건 못할 줄 아셨겠지
민니:
그래서 부모님이랑 약속했어. 내가 순위 안에 들면, 부모님도 내 꿈을 진지하게 생각해 주기로
바레사:
걱정 마, 민니! 나 달리기 하나는 진짜 잘해. 얀사 쌤도 인정했어!
바레사:
실로닌 언니가 달리는 모습도 본 적 있지? 언니는 부족 대표로 출정한 적도 있는 영웅이라구
바레사:
순위 안에만 들면 부모님이 생각을 바꿔주신다 그거지? 우리 같이 힘내보자!
민니:
바레사 언니…
실로닌:
민니, 네가 직접 만든 피에티나 가면이랑 그림을 니페카한테 보내줬던 거 기억나?
실로닌:
니페카가 그걸 부족 애들한테 보여줬더니 다들 얼마나 좋아했는지 몰라. 심지어는 팔라는 애도 있었어. 니페카가 안 팔았지만
민니:
네? 정말요? 몰랐어요, 제 그림을 돈 주고 사려는 사람이 있다니…
실로닌:
네 작품엔 가치가 있어. 감정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생각해도… 훗, 당장 그걸 사고 싶어 하는 사람까지 나왔잖아?
실로닌:
내 생각엔, 이것만 봐도 이미 충분히 「현실적인 직업」 같은데?
바레사:
네 피에티나 님 가면이랑 그림은 비옥한 터전에서도 엄청 유명해! 누가 이렇게 잘 그리냐면서 난리야!
바레사:
우리 부족에 놀러 오면, 다들 우르르 몰려와서 너한테 사인해 달라고 할걸?
민니:
꼭 갈게! 날… 인정해 주는 사람이 이렇게 많았다니…
실로닌:
자, 이런 얘기는 나중에 다시 하자. 너는 일단… 여기 남아서 잠깐 쉬는 게 좋겠어
민니:
감사해요. 그럼 조금만 쉴게요
실로닌:
그래. 내가 옆에 있어줄게
바레사:
그럼 우리 둘은 힘내서 끝까지 완주하자
바레사:
교대 지점 도착! 고생 많았어!
바레사:
설산 코스는 지형이 까다로워. 미리 익혀두지 않으면 대회 때 헤매기 십상이지…
바레사:
그래도 조직 위원회가 코스도 잘 짜놨고, 이 길은 야생 동물이나 마물도 적어서 연습에 무리가 없네
바레사:
컨디션 어때? 계속 할 수 있겠어?
바레사:
후, 2단계 코스 교대 지점 도착! 오늘치 훈련 목표를 다 채웠어!
바레사:
이 뒤에 3단계랑 4단계도 있는데, 그건 내일 또 와서 뛰자
바레사:
여기서 보니까, 한참 뛰었는데도 아직 설산 중턱밖에 안 되네
바레사:
여기도 이렇게 추운데, 정상은 얼마나 더 추울까… 으
바레사:
안 돼 안 돼, 우리 그냥 돌아가자. 감기 걸리면 큰일 나
바레사:
실로닌 언니랑 민니한테 가서 같이 돌아가자
바레사:
실로닌 언니, 민니, 우리 왔어
실로닌:
너희가 위에서 훈련하는 사이에 의강도 합류했어
탕의강:
다들 이렇게 열심인데, 저만 빈둥거릴 순 없죠… 에취
민니:
감기 걸렸나 보다
실로닌:
시간이 다 됐으니 얼른 돌아가자. 추운 사람은 가서 옷 좀 더 껴입어
실로닌:
오후에는 몬드성 구경도 해야 하는데… 낮잠 잘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네…
바레사:
다들 훈련하느라 고생했어요! 이제부터는 자유시간이에요!
바레사:
미리 정해둔 대로, 오후 2시에 몬드성 기사단 건물에서 만나요
엘라니:
우리 도서관 가는 거 맞지? 그치? 응응?
바레사:
네. 기대되시나 보네요?
엘라니:
당연하지
탕의강:
나도! 며칠 내내 설산에만 있느라 성은 가지도 못했다고
바레사:
그럼 오후엔 알차고 신나게 놀아봅시다!
엘라니:
좋았어!
페이몬:
다들 쌩쌩하네. 놀자고 하니까 피로가 말끔히 가셨나 봐
실로닌:
열심히 훈련한 다음에는 역시 푹 쉬어줘야지
바레사:
헤헤, 나도 뭐 좀 먹으러 가야지… 자, 그럼 이제 해산!
민니:
헉… 나… 잠깐만 쉴게
실로닌:
신경 쓰지 말고 가. 민니는 내가 돌볼게
「나 피에티나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안 된다는 자에게 NO라고 말하는 것이다」
실로닌:
다들 집합!
엘라니:
몬드 도서관에 있는 만화책은 어떠려나? 후후, 직접 확인해 주겠어
페이몬:
실로닌, 우리도 왔어!
실로닌:
좋아, 다 모였으면 들어가자. 민니랑 바레사는 먼저 들어갔어
민니:
오늘은 머스크가 안 보이네. 원래는 항상 언어학 책장 쪽에 있는데
바레사:
두 사람은 도서관에 자주 오는 사람까지 다 기억해? 대단하다
민니:
그야 당연하지. 도서관은 내 비밀 아지트거든
민니:
무슨 책이 어딨는지, 누가 자주 오는지, 리사 씨가 어떤 브랜드 차를 마시는지까지 다 꿰고 있다구
민니:
처음 《열혈 투사 전기》를 다 읽은 것도 바로 이 자리야
민니:
「특전대」 멤버들한테 편지를 쓸 때도 매번 여기로 오고
민니:
여기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 리사 씨도 얼마나 친절하신지 가끔 간식도 주셔
바레사:
오… 맛있겠다, 간식…
바레사:
크흠… 그러니까, 우리 고향 「도서관」은 이렇지 않다는 말이었어
바레사:
우리는 책 말고 두루마리를 읽어. 보통은 벽에 걸려 있는데, 너무 높이 걸려 있는 건 키 작은 애들은 보기 힘들지
바레사:
헤헤, 근데 난 키가 빨리 큰 편이라, 친구들이 두루마리를 읽고 싶을 때면 내가 가서 읽어주곤 했어
바레사:
나중엔 나도 친구들이랑 같이 읽는 게 습관이 돼서, 만화 볼 때도 다 같이 북적이면서 보는 게 좋더라. 활기차고!
민니:
진짜? 그러면 각자 책 읽는 속도가 달라서 불편하지 않아?
바레사:
별로? 빨리 읽으면 기다려주면 되지. 그리고 여럿이서 보면 가끔 수다도 떨 수 있잖아. 얼마나 재미있는데!
바레사:
그러고 보니 생각난다. 나도 처음부터 실로닌 언니랑 이렇게 친했던 건 아니야
바레사:
언제 한번 볼일이 있어서 공방에 갔는데, 니페카가 만화를 읽고 있지 뭐야. 그것도 《열혈 투사 전기》를!
바레사:
그래서 니페카랑 신나게 수다를 떨다가, 막 잠든 실로닌 언니를 깨워버렸어
바레사:
언니는 우리를 조용히 시키려고 온 건데, 우리가 너무 신난 나머지 언니까지 끌어들여 버렸지
바레사:
그렇게 밤새 만화를 보고 놀다가… 결국 실로닌 언니가 우리 사이에서 곯아떨어졌어. 히힛, 그때부터 우리는 찐친이 됐지!
민니:
부럽다. 나도 나타에 가서 니페카를 보고 싶어
바레사:
오면 되지. 실로닌 언니라면 기꺼이 널 소개해 줄 거야. 그땐 나도 불러줘!
민니:
하지만…
바레사:
기죽지 마! 부모님이랑 약속했잖아. 이번 대회에서 순위 안에 들면 바깥 구경을 허락해 주신다며
바레사:
우리 힘내서 좋은 성적을 거두자. 그럼 나타에 갈 수 있을 거야!
민니:
응, 나 열심히 할게!
탕의강:
여긴 만화랑 라이트 노벨 코너가 따로 없네. 야에 출판사에서 나온 책은 전부 「아동 도서」 코너에 있어
여행자:
잘못된 분류는 아니네
탕의강:
무슨 소리야! 《열혈 투사 전기》랑 《멧돼지 공주》가 어떻게 같냐?
엘라니:
조용히 해! 그리고 《멧돼지 공주》 무시하는 거야?
탕의강:
죄송해요.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 저도 《멧돼지 공주》를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만문집사에서 세트도 질렀다고요
여행자:
의강, 네가 보고 있는 건 뭐야?
엘라니:
《열혈 투사 전기: 기갑 웨이브》 1권… 어, 이거 외전이잖아
탕의강:
맞아요. 전 이 외전을 보고 열혈 투사 시리즈에 입덕했어요
탕의강:
여기서는 흔한 육탄전을 벌이지 않고, 영웅들이 군옥각만큼 커다란 기갑을 타고 싸우죠
탕의강:
기갑 설정도 신선하고, 본편에는 없는 짜릿한 공중전까지 나와요
탕의강:
하, 이 외전을 본 건 성인도 되기 전이었는데, 기갑전이랑 공중전이 동시에 펼쳐지는 걸 보고 홀딱 반해버렸다니까요
엘라니:
아하, 넌 원래 기갑을 좋아했구나
탕의강:
헤헤, 네. 그 뒤엔 열혈 투사 시리즈를 전부 찾아 읽고, 야에 출판사에서 낸 기갑 전사 피규어도 다 샀어요
탕의강:
에휴, 기갑 전사 피규어는 종류도 많고 너무 비싸서, 월급이 남아나질 않는다니까요
엘라니:
하긴, 《열혈 투사 전기》는 주기적으로 재출간도 하잖아. 소장판, 외전, 번외편… 온갖 종류로
탕의강:
악독한 출판사 같으니, 만화랑 피규어를 팔려고 안 쓰는 수법이 없어요. 전 또 거기에 맨날 넘어가지만요
엘라니:
사실 나도 그래…
실로닌:
여기 분위기 좋네. 조용하고 은은한 꽃향기도 나고, 의자도 엄청 편해 보여. 여기 관리자는 감각이 상당한걸?
실로닌:
그나저나 이 도서관을 관리하는 분이 안 보이네
페이몬:
이 시간이면 리사는 점심 휴식을 취하고 있을 거야
실로닌:
점심 휴식이라… 하… 원래는 나도 쉬고 있을 시간인데
실로닌:
안 되겠다, 좀 자야겠어. 너희는 바레사한테 가봐. 난 책상에 조금만 엎드려 있을게
실로닌:
모처럼 아늑한 장소를 찾았는데, 안 자고 가면 아쉬울 거야
실로닌:
음… 저기가 좋겠다. 아까부터 저 커다란 책상을 눈여겨보고 있었어
여행자:
대체 언제부터죠…
페이몬:
쉬는 걸로는 실로닌이랑 리사가 잘 통하는 부분이 있네
실로닌:
새근… 새근…
페이몬:
벌써 잠들었잖아! 진짜 빠르다, 방금까지만 해도 얘기하고 있었는데!
여행자:
업무가 몬드까지 쫓아오진 않을 테니까…
페이몬:
응, 역시 실로닌이야
바레사:
오늘 운동을 많이 해서 그런가, 배가 금방 꺼지네
실로닌:
오전 내내 훈련만 했는데 배가 안 고픈 게 더 이상하지
엘라니:
휴, 조직 위원회에서 오늘 보온 물자를 잔뜩 나눠줬어
엘라니:
반나절 내내 상자만 날랐더니 나도 배고파 죽을 지경이야. 민니, 몬드 현지인으로서 추천하는 맛집 없어?
민니:
그럼… 「디어 헌터」는 어떠세요? 거기 스테이크가 진짜 맛있어요
탕의강:
오, 좋다! 나 지금 머릿속에… 에취… 고기 생각밖에 없어
엘라니:
의강, 너 훈련하다 감기 걸린 거 아니지?
실로닌:
가자, 가서 따뜻한 국물도 시켜야겠어
리사:
잠깐 쉬고 온 사이에 손님이 많이 왔네? 어서 와, 귀염둥이랑 페이몬. 오랜만이야
리사:
응. 난 이쪽 나타 손님이 도서관 규칙을 잘 읽고 지켰을 거라고 믿어
리사:
그리고 다른 한 명은… 후후, 곤히 자고 있네. 이곳의 편안한 분위기를 잘 즐기고 있어
리사:
그럼 다들 빌리고 싶은 책은 골랐어?
탕의강:
안녕하세요, 저는 이 《기갑 웨이브》요
바레사:
전 민니한테 추천받은 《소녀 베라의 우울》이요
리사:
그래. 그리고 그쪽에 엎드린… 표범 아가씨는? 빌리고 싶은 책 있어?
실로닌:
어… 음? 책? 아… 난 괜찮아. 이 책 좋더라. 제자리에 꽂아둘게
리사:
이건… 어머, 《신과 함께》네. 책 고르는 안목이 뛰어난걸?
리사:
후훗, 베개로 쓰는 건 더 잘할지도
실로닌:
콜록, 크흠…
리사:
좋아, 그럼 이 책들 대출 등록해 줄게. 다들 등록 끝나면 가져가
리사는 책 정보를 꼼꼼하게 기록한 후, 모두를 문 앞까지 배웅해 줬다…
민니:
「디어 헌터」는 인기 많은 맛집이에요. 저희 가족도 자주 와서 먹어요
민니:
다만 자리가 넓지 않아서, 몇 명씩 나눠서 앉아야 할 것 같아요
실로닌:
좀 아쉽지만, 요 며칠 계속 붙어 있었으니 괜찮아. 이번엔 떨어져서 앉자
엘라니:
하하, 대장의 눈은 이미 메뉴판에 꽂혀 있네
바레사:
맛있는 냄새… 고기 스튜랑 해산물 냄새가 나… 와!
사라:
주문 도와드릴까요?
바레사:
잠시만요… 음, 일단 가볍게 시킬게요
바레사:
장원 팬케이크 30개, 불꽃 미트 스파게티 30개, 통통 연꽃 해산물 수프 7개 주세요
바레사:
아, 회오리 짐승고기도 30개요. 후식은 가볍게… 아펠슈트루델 20개랑, 버터 송이구이 20개만 주세요
바레사:
좀 더 시킬까? 아니면 먹어보고?
페이몬:
와, 바레사는 여전히 먹는 양이 엄청나네. 사라, 그럼 방금 말한 대로 부탁해
사라:
지, 진심이세요? 이 인원수로…
실로닌:
남길 일 없으니까 걱정 마
사라:
네? 아, 네… 그럼 바로 준비할게요
바레사:
헤헤, 배고플 땐 즐겁게 배불리 먹어야 한다구
잠시 기다리자, 사라가 힘겨워하며 음식을 한가득 가져왔다
「잘 먹겠습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바레사가 음식을 와구와구 먹기 시작했다
실로닌:
몇 번을 봐도 감탄스럽다니까. 역시 「비옥한 터전」의 에이스 선수랄까, 먹는 양이 실력만큼 어마어마해
바레사:
든든하게 먹어야 훈련할 힘이 나지. 그리고… 피에티나 님이 「편식이 나쁜 건 심연 마수도 안다」고 하셨어. 그러니까 가리지 말고 잘 먹어야 돼
엘라니:
대장, 특별편인 《피에티나와 심연 봉독자의 바비큐 대결》에 나오는 대사 말하는 거지?
여행자:
대사를 전부 아세요?
엘라니:
《열혈 투사 전기》의 대사라면 전부 다 꿰고 있어. 이게 바로 찐팬의 저력이지
탕의강:
하하, 역시 누님이시네요. 그거 만화가들이 장난삼아 그린 거라 진짜 웃기던데요
탕의강:
진짜 나타였으면, 심연 마물이랑 많이 먹기 대결을 하는 건 상상도 못 했을 거예요
실로닌:
그러게, 가능성의 경계가 넓어진 느낌이야. 이런 독특한 스토리를 생각해 내는 것도 재능이지
바레사:
난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인물 구상이 더 대단한 것 같아
바레사:
전설을 바탕으로 열혈 투사 피에티나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낸 걸 보면, 만화가들 진짜 대단해
바레사:
「나 피에티나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안 된다는 자에게 NO라고 말하는 것이다」
바레사:
이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피에티나 님의 명대사 중 하나야
엘라니:
참고로 말하자면 《열혈 투사 전기》 3권에 나오는 대사지
바레사:
설명 고마워요, 언니
바레사:
민니, 넌 《열혈 투사 전기》에서 제일 좋아하는 대사나 장면 있어?
민니:
나는… 「꿈」에 대해 말하는 장면
민니:
심연 마물이 끊임없이 밀려들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피에티나는 꿈 속의 집을 위해 노력하며 이렇게 말했어
민니:
「해보지도 않고 안 되는지 어떻게 알아?」
바레사:
아! 나도 그 대사 진짜 좋아해
엘라니:
이것도 《열혈 투사 전기》 3권에 나오는 대사네
바레사:
꿈을 위해 포기하지 않는 피에티나 님은 내 마음속 1등 영웅이야
민니:
맞아. 그치만… 피에티나 님처럼 포기하지 않는 건 너무 어려워
민니: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주위에선 현실적이지 않다고만 하고…. 나도 내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걸
민니:
가끔은 그냥 포기할까 싶어져. 펜을 내려놓으면 편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
민니:
근데 또 막상 펜을 내려놓으면 계속 생각나더라. 잡화점에서 베이컨을 살 때도, 집에서 집안일을 할 때도 항상
실로닌:
결국 다시 펜을 잡고 그림을 그리게 되지?
민니:
네, 이런 식으로 포기했다가, 미련을 못 버리고 다시 펜을 잡은 게 벌써 몇 번째예요
민니:
전 피에티나처럼 대단한 사람은 못 되나 봐요
바레사:
아니야, 민니. 피에티나 님도 훈련이나 식단 하기 싫은 날이 있었을 거야!
바레사:
「포기하지 않는다」는 건 꼭 어떤 일을 매일 반복해야 하는 게 아냐
바레사:
진짜 「끈기」란, 언제 어디서나 열정을 내려놓지 않고 가슴속에 품고 있는 거지!
바레사:
배가 나오면 살을 빼면 되고, 근육이 줄면 다시 만들면 돼. 체력도 얼마든지 다시 키울 수 있어
바레사:
제일 중요한 건 좋아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거야! 이런 말도 있잖아…
민니:
「사랑이야말로 녹슬지 않는 힘의 원천이다」
바레사:
맞아! 《열혈 투사 전기》 6권에서 피에티나 님이 악당을 쓰러뜨릴 때 한 대사. 잘 기억하고 있네!
민니:
…응. 쭉 기억하고 있었어!
여행자:
꿈을 위해 건배
페이몬:
…잠깐, 바레사. 그쪽 접시는 언제 다 비운 거야?
바레사:
다 같이 얘기할 때~ 피에티나 님 얘기하면서 먹으니까 고기가 더 맛있었어~
페이몬:
치사해! 다들 빨리 먹자, 빨리!
당신들은 재빨리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남은 음식을 싹싹 긁어먹었다
페이몬:
배불러… 꺽
탕의강:
더는 못 먹겠어. 배가 터질 것 같아
실로닌:
그럼 소화할 겸, 슬슬 걸어서 캠프로 돌아가자
탕의강:
에취… 이 기온… 몬드성은 따뜻했는데 설산은 진짜 춥네. 전 텐트로 들어가서 몸 좀 녹일게요
엘라니:
같이 가. 나도 너무 많이 먹어서 이불 덮고 한숨 자야겠어
민니:
아, 그럼 저도 짐 챙기러…
모리츠:
민니!
셸린:
정말이지, 드디어 찾았다
민니:
엄마, 아빠! 왜 설산까지 오셨어요
셸린:
우리가 안 왔으면 네가 집에 들어오기는 하고? 하루이틀 있다 올 줄 알았는데 지금이 대체 며칠째니?
민니:
말씀드렸잖아요, 며칠 있는다고
모리츠:
그래. 하지만 잠은 집에서 잔다고도 약속했었지? 자, 집에 가자
민니:
알겠어요. 친구들한테 인사만 하고 올게요
민니:
다들, 저 오늘은 집에 가볼게요. 내일 훈련 때 봬요
모리츠:
아니, 내일 또 오겠다고? 민니, 이제 그만해
모리츠:
친구들이랑 이만큼 놀았으면 충분해. 네 몸으로 이 엄동설한을 어떻게 견디겠다는 거야
모리츠:
어릴 때 한 번 열나면 며칠씩 앓아누웠던 거 잊었어? 엄마 아빠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민니:
하지만…
바레사:
안녕하세요. 전 민니 친구 바레사라고 해요
모리츠:
그래, 네가 바레사구나. 민니한테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내 딸이랑 친하게 지내줘서 고맙구나. 휴, 선물이라도 들고 왔어야 하는데…
바레사:
네?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보다 드리고 싶은 말이 있는데… 민니는 이번 대회를 정말 오래 준비해 왔어요
바레사:
훈련 시간이 되면 제일 먼저 와서 제일 늦게 떠났죠
바레사:
체력 훈련이든 코스 훈련이든 제일 열심히 한 사람도 민니였고요
바레사:
두 분, 민니랑 약속하셨죠? 순위 안에 들면 민니의 꿈을 진지하게 생각해 주시기로
바레사:
민니는 만화 일에 진심이고, 많은 노력을 쏟아왔어요. 그게 헛수고가 되는 건 두 분도 원치 않으실 거예요
셸린:
물론 그렇지. 하지만…
민니:
엄마, 저…
모리츠:
그만! 지금 그런 게 네 건강보다 중요해?
모리츠:
아빠가 몇 번이나 말했지, 취미로는 괜찮다고. 하지만 장난이랑 일은 구분할 줄 알아야지
모리츠:
그런 말 같지도 않은 일 하다가 몸이라도 상하면 어쩌려고 그래?
셸린:
민니야, 말 들어. 엄마 아빠는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
셸린:
넌 아직 어리니까 뭔가를 열심히 좋아하는 건 나쁜 일이 아니야. 하지만 네 장래도 진지하게 생각해야지
셸린:
네가 그린 만화 엄마도 봤어. 잘 그렸더라. 하지만, 그건 직업으로 삼기엔 적절하지 않아
모리츠:
…휴. 민니야, 아빠는 널 혼내려는 게 아니야
모리츠:
네가 얼마나 노력하는지 우리가 왜 모르겠니. 넌 우리의 대견하고… 자랑스러운 딸이야
모리츠:
하지만 엄마 아빠의 마음도 이해해 줬으면 좋겠구나
모리츠:
이 세상 모든 꿈이 꼭 열매를 맺고 배를 채워주는 건 아니야
민니:
엄마 아빠, 우리… 다른 데 가서 얘기해요
셸린:
그래. 저쪽으로 가자꾸나
민니:
엄마 아빠, 그런 거 아니에요. 전 정말…
셸린:
그만하고 집에 가서 얘기하자
실로닌:
두 분, 잠시만요. 드릴 말씀이 있어요
모리츠:
넌… 실로닌 부대장이로군. 민니한테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무슨 일이지?
모리츠:
대회라면 참가할 테니 걱정 마. 하지만 민니가 이런 무가치한 일에 시간을 버리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야. 민니한테도 막 이야기한 참이고
실로닌:
저도 남의 가정사에 끼어들 생각은 없어요. 하지만 곧 같이 대회에 나가는 만큼, 팀원의 컨디션을 챙길 의무가 있어서요
실로닌:
무거운 마음으로 대회에 나가면, 민니도 실력 발휘를 못 할 거예요
실로닌:
그리고 딸이 사랑하는 일을 「무가치」하다고 하시는 건, 민니의 노력을 제대로 안 보신 거 아닐까요
실로닌:
정말로 남의 집 일에 끼어들고 싶진 않지만… 제 제자가, 민니의 그림을 참 좋아해요
실로닌:
그런 제자의 마음을 전하는 것도, 스승으로서 제 의무라고 생각하고요
모리츠:
물론 내 딸이 그림은 잘 그리지. 하지만 취미와 일은 달라. 주위 몇 사람이 좋아해 주는 정도로는…
실로닌:
이 편지를 봐주시겠어요?
모리츠:
이건…?
실로닌:
민니의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낸 선물이에요
실로닌:
원래는 각자 편지를 한 통씩 쓰려고 했는데, 너무 많아서 제가 다 들고 올 수가 없더라고요
실로닌:
그래서 제 제자인 니페카의 제안으로, 다 같이 민니에게 줄 그림을 그렸어요
실로닌:
참여자가 너무 많아서, 한 사람당 한 획밖에 못 그었죠
민니:
니페카… 다들…
실로닌:
미안해, 민니. 원래는 니페카가 대회 끝나고 서프라이즈로 주라고 했는데…
실로닌: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미리 꺼내는 수밖에 없었어
모리츠:
그럼 이게 다 몇 명이라는…
실로닌:
민니의 열정을 「시간 낭비」라고 여기는 건, 아버님이 만화를 무가치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실로닌:
그리고 아버님이 생각하는 만화에 부족한 「가치」란 「불안정한 수입과 독자」고요. 맞죠?
모리츠:
…그렇지
실로닌:
그럼 이제 아시겠네요. 민니의 그림을 좋아하는 팬이 얼마나 많고, 또 얼마나 열정적인지요
실로닌:
몬드성에 왔을 때, 「음유시인」이 무척 존경받는 직업이라고 들었어요
실로닌:
민니의 꿈과 음유시인을 같이 놓고 비교해 보세요. 민니의 작품과 팬을, 음유시인의 노래와 청중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실로닌:
그래도 민니의 창작 활동을 반대하실 건가요? 아직도 그게 「무가치」한 일이라고 생각하세요?
셸린:
하지만 이 아이는 정말로 몸이…
바레사:
아… 제가 말씀드릴게요! 두 분, 있잖아요, 민니는 두 분 생각만큼 약하지 않아요
바레사:
저, 어릴 때부터 부족의 운동 경기에 많이 참가해 봐서, 이쪽으로는 잘 안다고 자부해요
바레사:
민니는 물론 튼튼하다고까진 못하지만, 그렇다고 약한 체질도 아니에요
바레사:
너무 집에만 있는 것보단, 적당히 운동하는 게 건강에도 더 좋을 거예요
민니:
엄마 아빠, 저 이제 진짜 괜찮아요… 몸도 하나도 안 아파요
민니:
매일 훈련했더니 식욕도 늘어나고 밤에 잠도 훨씬 잘 자는걸요
모리츠:
민니. 이제 다 컸다고 생각도 많아졌구나
모리츠:
엄마 아빠는 네가 매일 보는 만화나 야에 출판사 같은 건 잘 몰라
모리츠:
우리는 그저, 네가 힘든 일 없이 평화롭고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길 바랄 뿐이야
모리츠:
이번 대회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우리랑 약속한 것도 있으니, 힘내서 끝까지 완주해 봐라
민니:
네! 그럴게요!
모리츠:
고맙다, 명예 기사. 솔직히 말해서… 네가 있어서 한결 마음이 놓여
모리츠:
휴, 됐어. 민니, 훈련도 좋고 대회도 좋지만, 잠은 집에 와서 자야 한다. 알겠지?
민니:
네!
민니의 부모님은 내일 민니를 훈련에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민니는 짐을 챙긴 뒤 부모님을 따라 캠프를 떠났다
실로닌:
…후, 이 정도면 일단 잘 넘어간 것 같네
여행자:
실로닌의 설득이 효과가 있었네요!
실로닌:
하아, 나 이런 일에 진짜 소질 없어. 그 편지가 안 통했으면 나도 포기했을 거야… 그래도 어떻게든 됐네
실로닌: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난 원래 니페카한테 줄 그… 굿즈 사러 온 건데
여행자:
하지만 아까 설득할 때…
실로닌:
그건 그냥… 옛날 일이 좀 생각나서
실로닌:
세상엔 누군가를 너무 사랑하다 못해, 그 상대를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려는 사람이 있어
실로닌: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속박하는 「사랑」은, 빨리 내려놓는 편이 좋아
실로닌:
뭐, 민니의 부모님은 그 정도 수준은 아니지만
실로닌:
자, 우리도 가서 준비하자. 내일 대회에서 꼭 좋은 성적을 얻어야 해
실로닌:
이제 별다른 일정은 없으니, 캠프로 돌아가면 각자 편하게 쉬도록 해
민니:
잘됐네요. 너무 배불러서 졸린 참이었거든요
페이튼:
어, 민니! 너 왜 여기 있어, 한참 찾았잖아
민니:
오빠? 무슨 일 있어?
페이튼:
무슨 일은, 네가 며칠째 집에 안 들어와서 엄마 아빠가 얼마나 걱정하고 계신데
민니:
난… 오늘 친구들이랑 같이 훈련하다가, 잠깐 성에 들러서 밥 먹고 가는 길이야
민니:
엄마 아빠한텐 며칠 뒤에 대회가 있어서 설산 캠프에서 훈련한다고 다 말해뒀어. 허락도 받았고…
페이튼:
휴, 우리 엄마 아빠가 어떤 분들인지 몰라? 약속이고 뭐고 네가 안 보이면 걱정부터 하시잖아
민니:
아…
페이몬:
민니, 얘가 네 오빠야? 술집의 페이튼이랑 남매였구나!
페이튼:
얘가 그 친구였어? 뭐야, 명예 기사잖아!
페이튼:
안녕! 나랑 민니랑 남매 맞아. 나이 차가 좀 많이 날 뿐이지
페이튼:
민니, 너 언제 명예 기사랑 친해진 거야? 우리한테 말도 안 해주고
민니:
어… 그게… 명예 기사는 합류한 지 얼마 안 돼서 말할 기회가 없었어
페이튼:
친구들, 우리 민니가 폐 끼치고 있는 건 아니지?
바레사:
그럴 리가요. 민니는 좋은 친구예요. 다 같이 훈련하는 게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요
페이튼:
그럼 다행이고. 민니, 집을 며칠이나 비워서 엄마 아빠가 보고 싶어 하셔. 빨리 집에 들어오래
페이튼:
취미를 가지는 것도 좋고 노는 것도 좋지만, 하루 종일 집에도 안 들어가면 안 되지
페이튼:
훈련은 내일 다시 하고 얼른 들어가. 두 분 화나실라
민니:
알겠어, 오빠…
민니:
일단 친구들이랑 캠프로 돌아가서 짐만 챙기고 갈게…
페이튼:
그래, 너무 오래 걸리면 안 된다. 그분들 성격에 설산까지 잡으러 갈 수도 있어
페이튼:
다들 시간 뺏어서 미안했어. 나도 이만 일하러 돌아가 볼게
페이몬:
민니 부모님 기세가 엄청나네… 왠지 끼어들 수가 없었어…
바레사:
민니한테도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전혀 끼어들질 못하겠더라…
바레사:
두 분 다 민니를 생각해서 저러신다는 건 알겠어. 민니 몸도 걱정하시고, 달래기도 하시고…
바레사:
방식이 뭔가 잘못된 것 같긴 한데, 어디가 문제인지 딱 집어내질 못하겠달까…
바레사:
응? 그게 무슨 말이야? 부모님이라면 다 자기 자식 편이지 않나?
바레사:
내가 밥을 먹든 잠을 자든 훈련을 하든, 우리 엄마 아빠는 늘 웃으면서 나를 지켜봐 줬어
바레사:
근데… 왜 민니 부모님은 민니 앞에서 그렇게 딱딱하게 구시는 걸까?
바레사:
들어보면 민니를 엄청 위하는 것 같은데, 겉으로는 화만 내시고, 잘 모르겠어…
바레사:
민니네 부모님이 민니를 대회에 참가 못하게 하면, 그동안의 노력이 헛수고가 되는 건데 어쩌지…
바레사:
으… 난 민니의 대장인데, 아무 도움도 되지 못했네…
실로닌:
…후, 니페카가 챙겨 보낸 이 「선물」이 여기서 쓰이게 될 줄이야
실로닌:
원래는 마지막에 깜짝 선물로 주려고 했는데, 지금 안 쓰면 안 되겠어…
여행자:
좋은 방법이라도 있어요?
실로닌:
민니네 부모님을 웃게 하진 못해도, 민니가 대회에 참가하게 할 순 있을 것 같아
여행자:
(민니가 부모님과 대화 중이다. 조금 엄한 분위기다)
민니:
나타는… 엄청 덥겠지…
바레사:
하하, 설산이랑 비교하면 안 더운 데가 어딨겠어!
엘라니:
의강, 뭐 빌릴지 정했어?
탕의강:
전 《기갑 웨이브》 1권이요! 오랜만에 클래식으로 가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