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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속 그림자 제2막
겹겹의 검은 그림자
임무 목록
모험가 길드의 겨울 캠프 교관으로 초대받은 여행자는 설산에서 연구 중이던 알베도와 의견이 맞아, 설산에서 일어난 일을 나누어 조사하기로 한다. 진실을 향해 가는 길은 꽤나 험난해 보인다, 여행자는 길 위해서 새로운 사건과 끊임없이 마주하게 되는데…
페이몬:
알베도, 우리 왔어!
알베도:
여행자, 페이몬
여행자:
조사는 순조롭게 돼 가?
알베도:
너희 둘 표정을 보아하니, 설마 아무런 수확이 없는 거야?
페이몬:
조사도 하고 설산의 많은 곳을 유심히 보기도 했는데, 너랑 비슷한 사람은 못 봤어, 널 봤다는 사람도 없고…
알베도:
예상 못 한 상황은 아냐, 이쪽도 진전이 별로 없어. 우리가 조사하고 있는 걸 눈치채고 더 이상 눈에 띄는 행동은 안 하는 것 같아
여행자:
(아니면 눈에 안 띄게 행동하는 게 상대의 일관적인 행동 방식인가?)
알베도:
하지만 수확이 아예 없는 건 아냐. 설산의 일부 장소에서 발자국을 발견했어. 눈 때문에 좀 묻히긴 했지만, 나와 체형이 비슷한 사람이 남긴 거라는 건 알 수 있었어
알베도:
발자국이 꽤 많았는데, 설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험가를 하나씩 배제해야 할 것 같아…
페이몬:
모험가에 관한 거라면 우리가 도와줄 수 있어
페이몬:
그럼 우린 이제…
페이몬:
으아?! 엄청 큰 소리가 들렸어!
알베도:
저쪽에서 들려온 거 같아
페이몬:
그 사칭범이 또 나타난 건가?
여행자:
한번 가보자
페이몬:
응, 빨리!
페이몬:
엇, 방금 돌이 움직인 것 같은데? 좀 흔들리지 않았어?
유라:
후, 이게 무슨 봉변인지
페이몬:
너희였어!?
여행자:
운이 너무 나쁜 거 아냐?
엠버:
부정할 수 없네, 이 일대에서 며칠을 헤맨 건 사실이니까…
베넷:
아까 팔라드 씨도 만났어. 그 좀 경솔한 사람 말이야, 너도 알지? 운이 없다고 하길래 내가 모험가의 생존 지식을 좀 알려줬지…
유라:
그러고 바로 행사에 참여하러 가던데
페이몬:
설마 아직도 산기슭에 있는 캠프까지 못 갔다 온 건 아니겠지?
엠버:
아하하… 네가 보다시피…
베넷:
그냥 산사태나 쌓여 있던 눈이 무너졌다든가, 비탈길에서 굴러떨어지는 사소한 일들이 좀 있었어
알베도:
기억에 남을 만한 인생 경험이네
유라:
어쨌든… 캠프까지 못 간 건 사실이야. 요 며칠 운이 너무 나빴거든. 어떤 힘이 우릴 방해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유라:
제랄드한테 미리 안전한 곳에서 기본 체력 훈련을 시켜둬서 다행이야
베넷:
죄송해요… 전부 제 탓이에요. 전 운이 나빠서 제 옆에 있으면 불운이 옮거든요…
베넷:
저 때문에 성가신 일을 겪게 됐네요… 휴
베넷: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 아마 이게 운명의 힘이겠지. 모두가 두려워하는 그런 힘 말이야
알베도:
응, 맞아
여행자:
난 베넷이 무섭지 않은걸
페이몬:
맞아, 우린 익숙해진 지 오래라고! 게다가, 우리도 딱히 운이 좋진 않아서…
베넷:
진짜? 나보다는 훨씬 좋은 거 같은데!
페이몬:
그… 그럼 어떡해! 아니면 내 운을 좀 나눠줄까?
엠버:
내 것도 나눠줄게! 요새는 별로 운이 없는 것 같긴 하지만…
여행자:
나도 나눠줄게
베넷:
…너희들…
베넷:
흑… 좋아, 모두의 운을 받았으니 분명 산에서 내려갈 수 있을 거야!
엠버:
응, 당연하지!
베넷:
보물찾기 까마귀 휘장을 던져서 시험해 보자… 음! 뒷면이네, 내 예상과 정반대야!
페이몬:
이걸로 운을 점칠 수 있어? 게다가 못 맞혔는데 왜 그렇게 좋아해?
베넷:
이건 앞면이랑 뒷면이 있으니, 맞힐 수 있는 확률은 반반이야
베넷:
운의 본질이 확률이잖아. 그러니까 불운을 전부 써버리면 행운만 남게 되는 거지!
베넷:
휘장 던지기를 실패하면 불운을 소모해버린 거나 마찬가지고, 행운을 만날 확률이 더 높아지는 거야
여행자:
……
페이몬:
야! 베넷이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잖아! 왜 아무 말도 안 하는 건데!
여행자:
베넷은 네가 아니니까
베넷:
암튼, 내가 까마귀 휘장이 어떤 면인지 못 맞혔으니까 캠프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 거야!
페이몬:
설마…
베넷:
어디 보자, 이쪽 길 맞겠지?
베넷:
우악!! 에고… 엉덩이 아파… 이런 곳에 왜 부서진 얼음이 있는 거야!
알베도:
정말 신기해… 그야말로 불운의 기적이랄까
유라:
난 원래 이런 거 잘 안 믿는데, 베넷은 정말 대단해
유라:
엠버, 혹시라도 나중에 베넷이랑 팀이 됐을 때, 이런 일 생기면 함부로 움직이지 말고 내가 올 때까지 기다려
엠버:
어? 아, 알겠어…
여행자:
다들 고생이 많아…
엠버:
그러고 보니 좀 지친 거 같긴 해…. 산길 걷는 것도 체력 소모가 심하네
알베도:
다들 피곤해 보이는데, 내 야영지로 가서 잠깐 쉬는 게 좋겠어
페이몬:
너무 졸려. 따끈한 수프 한 그릇 마시고 푹 자고 싶어…
엠버:
흐암——갑자기 엄청 잠 오네…
유라:
이러다 엠버가 눈밭에서 자버릴지도 몰라… 다들 움직여! 일단 알베도의 야영지에서 잠깐 쉬면서 재정비하고 다시 하산할 방법을 찾아보자
페이몬:
으아, 됐다!
페이몬:
저녁이 거의 다 된 거 같아, 다들 와서 저녁 먹어!
알베도:
몬드성에서 인기 있는 레시피를 몇 개 만들어 봤어. 「디어 헌터」만큼 맛있진 않겠지만, 배는 채울 수 있을 거야
알베도:
다들 사양 말고 많이 먹어
베넷:
와, 맛있는 냄새! 그럼 사양하지 않을게!
유라:
잠깐, 그 채소 부침 다 가져가지 말고 좀 남겨줘… 이봐!
페이몬:
아——배불러라, 맛있었당!
베넷:
알베도 너무 겸손한 거 아냐? 식당 요리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걸. 연금술사는 원래 요리도 잘 하나?
유라:
그럴지도 모르지
페이몬:
그치?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항상 플라스크를 조심히 다루는 손으로 설마 소금이랑 후추를 마구 넣겠어!
엠버:
일리 있어!
베넷:
배부르니까 졸리네… 후암…
엠버:
베넷 앉은 채로 잠든 거야? 엄청 피곤했나 봐
여행자:
매일 고생이 많잖아
유라:
잠든 자세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어, 좋아
베넷:
코오… 코오…
페이몬:
엄청 잘 자네, 잠꼬대 하는 거 아니야?
베넷:
으… 음, 아버지, 사과 안 먹을래요…. 허니캐럿그릴이랑 어부 토스트가 먹고 싶어요…
유라:
허니캐럿그릴… 엠버, 네가 좋아하는 요리잖아
엠버:
헤헤, 맞아, 난 「디어 헌터」의 허니캐럿그릴이 제일 좋아!
엠버:
여행자, 그거 알아? 유라랑 안지 얼마 안 됐을 때 같이 디어 헌터에 엄청 자주 갔었거든. 나중에는 사라 씨가 우리 얼굴만 보고도 요리를 대신 주문해 주더라니까
엠버:
우리가 맨날 같은 것만 시켜서 외워버리신 거 있지!
엠버:
몬드성 사람들이 우리처럼 같은 요리만 주문하면 일하기 훨씬 편해질 거라면서 말이야. 사람들이 좋아하는 요리를 외우기만 하면 되니까…
유라:
흠흠!
페이몬:
항상 같이 밥 먹는구나. 진짜 친한가 보네
페이몬:
나도 맨날 여행자(이)랑 같이 먹거든. 이게 바로 우정의 상징이겠지!
유라:
같이 식사하는 거뿐인데 뭐, 그런 걸로 관계를 가늠할 순 없어
알베도:
한 끼 먹는 거랑 여러 끼 먹는 건 차이가 있죠
여행자:
찬성이야
페이몬:
알겠다! 유라는 인정하기 싫은 일이 있으면 턱을 높이 치켜들거나 두 손으로 허리를 짚어
유라:
…흥
엠버:
다들 눈치챘구나. 유라의 특징은 역시 파악하기 쉽다니까
유라:
이제 휴식 시간이니까 자유롭게 활동해도 되지?
유라:
그럼 난 얼음 호수에 다녀와야 해서 먼저 실례할게
엠버:
이 시간에 얼음물에 들어가서 목욕하려고? 기, 기다려!
유라:
잔다고 하지 않았어? 넌 여기서 쉬고 있어
엠버:
나도 갈게. 날도 늦었고, 어둡잖아. 길 찾는 건 내가 더 잘하니까 같이 가는 게 좋을 거 같아
페이몬:
얼음물 목욕이라… 정말 대단해…
베넷:
쿠울… 고기가, 엄청 크다… 쿠울… 쿠울…
베넷:
으음… 아버지, 전 괜찮아요. 이제 어엿한 모험단 단장이라구요… 쿠울…
페이몬:
베넷 녀석, 잠꼬대 엄청 심하네
페이몬:
좋아, 이제부턴 자유 시간이야!
알베도:
그림 그릴 시간이야
알베도:
뭘 그릴지는 정했어?
페이몬:
물어볼 필요 없어, 당연히 최고의 파트너인 나지
여행자:
그럼 페이몬을 그릴게
알베도:
응, 하지만 장소를 바꾸는 게 좋겠어. 여기선 자고 있는 베넷한테 방해가 될 수도 있으니까 밖으로 나가자
페이몬:
오케이! 화판, 도화지, 붓이랑 물감 모두 까먹지 말고 챙겨!
알베도:
여기서 그리자
페이몬:
참고용으로 우아한 포즈를 취해줄게!
여행자:
?
페이몬:
야——! 뭐야 그 표정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얼른 내 포인트를 잡아서 그려봐! 완성되면 집에 걸어둘 거란 말야!
알베도:
패기가 넘치는 건 좋은 일이야, 네 작품 기대할게
알베도:
여기야. 다들 편하게 있어
알베도:
아… 참, 야영지에 의자가 그렇게 많지 않았지. 잠시만
페이몬:
뭐 하는 거지? 그림 그리는 건가?
엠버:
그림을 그리고 있어!
유라:
의자를 그리고 있어… 잠깐, 연금술로 그림에 있는 걸 만들어 내는 거야?! 그게 가능해?
알베도:
그림을 설계도라고 생각하면 돼요. 연금술로 제작 과정을 생략하는 거죠. 가장 기본적인 스킬이에요
알베도:
충분한 연구와 실험을 거치면 생물의 창생까지로도 확장할 수 있죠
베넷:
음… 그렇다면, 난 등받이 의자로 만들어 주라
여행자:
난 스툴 의자가 좋아
알베도:
좋아. 등받이 의자 필요한 사람?
베넷:
나!
엠버:
나도!
유라:
…나도 등받이 의자 하나 줘
페이몬:
그럼 나도!
여행자:
넌 의자가 많이 남을 거 같은데
페이몬:
네 작은 의자에 붙어 앉는 것보단 낫거든! 흥!
베넷:
진짜 의자가 생겼어, 대박! 정말 편리하다. 여기서 살고 싶어!
알베도:
필요하다면 오늘 밤 묵고 가도 괜찮아
알베도:
저녁 식사까진 아직 시간이 좀 남았으니, 먼저 좀 쉬고 있어. 난 가서 화롯불 좀 볼게
엠버:
알베도 혼자 일하게 둘 수 없지! 내가 도와줄게, 돕게 해줘!
페이몬:
그럼 머리부터 그려보자! 여행자 눈에 난 보통 어떤 표정을 짓고 있어?
페이몬:
응? 내가 너한테 그런 이미지였구나? 음…
페이몬:
됐어, 일단마저 그려봐! 다음은 몸통이야. 빨리! 네 마음속의 내 모습을 그려보라구!
여행자:
양질의 비상식량…
페이몬:
윽… 어쩐지 기분 좋은 작품일 것 같진 않은데… 게다가 좀 긴장된달까…?
여행자:
다 그렸어
페이몬:
어디 보자…
페이몬:
아! 이게 뭐야!!
여행자:
괜찮지? 잘 그렸잖아
페이몬:
너, 너… 너 진짜! 휴, 선도 매끄럽고 구도도 프로급인데, 왜 내가 이렇게 바보 같아 보이냐고!
알베도:
…매끄럽고… 프로급이라고?
페이몬:
그리고 이 눈빛도! 너무 평범해! 영혼이 없잖아!
알베도:
여행자, 예전에 다른 곳에서 미술 배운 적 있어?
여행자:
조… 조금…?
페이몬:
진짜? 그냥 취미로 한 거지? 전문적인 훈련을 받았을 리가 없어. 아니면 날 이 모양으로 그리지 않았을 테니까
여행자:
페이몬은 특별하니까
알베도:
그렇구나
알베도:
페이몬이 이 작품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면 내가 좀 수정해 줄 수도 있는데. 여행자, 네 생각은 어때?
여행자:
그럼 부탁할게
알베도:
……
알베도:
다 됐어
알베도:
페이몬, 어때?
페이몬:
이… 이건…
페이몬:
아예 다른 작품인데? 이렇게 아름답다니, 이거 정말 나야…?
알베도:
예술적 가공은 미술의 중요한 요소야
알베도:
네가 그림 속 모습이랑 다르다는 건 아냐. 서로 다른 아름다움을 표현한 거지
알베도:
어찌 됐든 그림의 모델은 너잖아. 그러니까 페이몬, 이 그림을 편하게 받으면 돼. 네가 좋아하는 곳에 걸어둬
여행자:
실력의 차이가 느껴지네
페이몬:
우와… 고마워, 알베도!
알베도:
난 포인트만 좀 추가했을 뿐이야. 감사는 여행자한테 해야지
알베도:
(거의 다시 그린 거나 마찬가지지만, 음)
페이몬: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어… 헤헤, 오예! 나도 내 초상화가 생겼어
페이몬:
나중에 여기저기 자랑해야지!
여행자:
페이몬이 엄청 좋아하네, 고마워
알베도:
아냐, 기회 되면 다음에 너도 한 장 그려줄게. 기념으로 집에 걸어둘 수 있게
알베도:
내 야영지에 이렇게 많은 손님이 오는 일은 잘 없거든. 시끌벅적하고 좀 소란스럽기도 하지만, 싫진 않아
알베도:
이 설산에서 「시끌벅적」하기란 정말 흔치 않은 일이지
???:
유라! 유——라——어디 간 거야!
유라:
엠버, 우리 여기 있어!
엠버:
유라! 여행자, 페이몬, 그리고 알베도랑 베넷! 다행이다. 다 같이 있었구나!
엠버:
유라 찾으러 왔는데 베넷도 있을 줄이야. 사이러스 씨가 네가 하도 안 와서 아무래도 위험에 처한 것 같다고 하셨거든
베넷:
하하하… 문제가 좀 있긴 했지… 고마워
엠버:
괜찮아, 그럼 이따 나랑 같이 사이러스 씨한테 가자!
엠버:
참, 여기서 다들 뭐 해? 무슨 일 생긴 거야? 내가 도와줄 거 없어?
유라:
탐험하던 중에 작은 문제가 있었던 것뿐이야. 전부 해결했어
베넷:
아! 맞아 맞아, 내가 운이 너무 나빠서. 지금은 괜찮아!
엠버:
그래? 그럼 다행이고. 이제 내려갈까? 베넷이랑 사이러스 씨한테도 가봐야 하니까
베넷:
좋아, 난 언제든 출발할 수 있어!
유라:
…응, 가자
페이몬:
셋 다 갔네
알베도:
여행자, 장소를 옮길까? 할 말이 있어
여행자:
좋아
알베도:
응, 그럼 내 야영지로 가자
엠버:
야영지 안은 정말 따뜻하네…
여행자:
요엘에 대해…
엠버:
요엘? 같이 놀아주는 사람이 있어서 엄청 좋아하더라고
엠버:
내 체력이 요엘보다 못하는 거 같다니까
엠버:
어릴 땐 놀 때만큼은 절대 지치지 않잖아
베넷: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여행자:
신인 모험가에 대해…
베넷:
아, 제랄드 씨에 대해 묻는 거야? 유라 씨가 그를 위해 훈련 프로그램을 풀세트로 짜줬다고 들었는데
베넷:
신인이긴 하지만 믿음직한 선배가 있으면 분명 빠르게 성장할 거야
유라:
설산에서도 이렇게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줄이야…
여행자:
눈사람에 대해…
유라:
눈사람? 해보니까 나쁘지 않더라고
유라:
……
유라:
근데 엠버는 내가 만든 눈사람의 포즈가 너무 예술적이래. 일반적인 동글동글한 눈사람이 아니라던데
유라:
칭찬인지 비웃는 건지. 어쨌든 이 원한, 기억해두겠어
알베도:
조금 더 기다려줘, 저녁 먹기 전에 준비할 게 있거든…
여행자:
물감에 대해…
알베도:
물감에 이렇게 관심 가져줄 줄이야
알베도:
전에 눈꽃의 영롱한 질감을 재현하기 위해 서리꽃을 가루 내서 하얀 물감에 섞은 적이 있어
알베도:
전체적인 효과는 아주 만족스러웠지. 대신 보관하는 게 좀 까다롭더라고
알베도:
직접 시도해보고 싶다면 내가 도와줄게
여행자:
설산에 대해…
알베도:
난 아직도 설산에 존재하는 위협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어
알베도:
하지만 최선을 다해 널 지킬 거야, 이것만은 믿어줘
여행자:
알베도 자신에 대해…
알베도:
하, 「난 괜찮아」라고만 대답하고 싶네
알베도:
하지만 넌 내 소중한 친구니까 나도 솔직해져야겠지
알베도:
최근 생각을 좀 하고 있어. 생명과 창조 등에 관해서 말이야
알베도:
기본적인 결론을 내리기 전에 함부로 너와 의논한다면, 너한테 곤란함만 더 많이 안겨주게 될 거야
알베도:
내 생각이 정리되면 말해 줄게. 그전까지는 좀 이해해 줘
여행자: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알베도:
걱정 마, 오늘처럼 화롯불에 둘러앉아 얘기할 수 있는 건 나한테 정말 소중한 기회니까
알베도:
대화에 깊이 참여하지 않는 건 내 개인적인 습관 때문이야
알베도:
내가 이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는 것만 알아줘
알베도:
물론, 나랑 더 얘기하고 싶다면 그것도 괜찮고
여행자:
저녁은 언제쯤 먹을 수 있어?
알베도:
거의 다 됐어. 여행자, 모닥불 피우고 다들 와서 식사할 준비하라고 해줘
여행자:
그럼 방해하지 않을게
알베도:
내가 쓰고 있는 야영지이긴 하지만, 어려워 말고 편하게 있어 줬으면 좋겠어
베넷:
쿠울… 쿠울…
베넷의 모습을 관찰하자:
베넷이 두 눈을 꼭 감고 곤히 자고 있다…
모험가 길드의 겨울 캠프 교관으로 초대받은 여행자는 설산에서 연구 중이던 알베도와 의견이 맞아, 설산에서 일어난 일을 나누어 조사하기로 한다. 진실을 향해 가는 길은 꽤나 험난해 보인다, 여행자는 길 위해서 새로운 사건과 끊임없이 마주하게 되는데…
엠버:
여행자, 페이몬! 괜찮아? 다친 덴 없어?
페이몬:
나, 난 괜찮아…
여행자:
괜찮아, 너는?
엠버:
후… 다행이다…. 난 팔만 살짝 스쳤어, 별거 아냐
여행자:
유라 씨는요?
유라:
멀쩡해. 다른 두 사람은 주변에 없는 걸 보니, 아마… 눈사태에 휩쓸려 절벽 밑으로 떨어진 것 같아
페이몬:
떨어졌다고?! 괘, 괜찮겠지…?
유라:
그 둘의 실력이라면 생명의 위험은 없을 거야. 하지만 바위나 얼음 눈덩이에 맞아 정신을 잃고 이 추운 곳에 쓰러졌다면…
유라:
얼른 내려가서 구해야 돼
엠버:
응, 바로 가보자!
페이몬:
응!
페이몬:
베넷ㅡ!
엠버:
베넷! 괜찮아? 들리면 대답해! 베넷!
???:
…우으…
유라:
저쪽에서 소리가 들려!
페이몬:
베넷? 너야, 베넷?!
베넷:
얘들아… 나 여기 있어…
페이몬:
괜찮아? 다친 덴 없어?
베넷:
마… 만져볼게…
베넷:
윽… 머리만 좀 어지럽고, 몸은 안 아파…. 다친 덴 없는 것 같아
엠버:
다행이야… 가슴 철렁했네
유라:
어지러우면 앉아서 좀 쉬는 게 좋겠어
베넷:
괜찮아요. 자주 겪는 일이라 별거 아니에요. 고마워요
베넷:
참, 알베도는? 너희랑 같이 있는 거 아니었어?
페이몬:
너랑 같이 절벽 아래로 떨어진 것 같은데, 아직 못 찾았어…
유라:
베넷을 찾았으니까 알베도도 그리 멀리 있진 않을 거야. 주변을 찾아보자
엠버:
알겠어!
엠버:
어때? 찾았어?
유라:
그의 흔적은 없었어
베넷:
나도 못 봤어
페이몬:
이상하다, 우리 쪽에도 없던데… 대체 어디 간 걸까…
알베도:
…너희들
페이몬:
아! 알베도?! 너, 너 괜찮아?
여행자:
다친 곳은 없어?
알베도:
괜찮아
유라:
드디어 다 모였네
베넷:
저기, 여, 역시… 나 때문에 눈사태가 일어난 것 같아
베넷:
까마귀 휘장으로 운세를 점치는 건 좀 아닌가 봐…. 그래서 다들 나랑 모험하기 꺼리는 거겠지, 휴
베넷:
정말 미안해!
유라:
그렇게 말하지 마. 나도 운이 좋은 타입은 아니거든. 사고 좀 일어났다고 해서 널 탓하진 않아
엠버:
맞아! 게다가 설산은 워낙 위험한 곳이잖아. 설산에서 눈사태가 일어나는 건 아주 정상적이라고, 운 때문일 리 없어
여행자:
(방금 전 일… 정말 사고였을까?)
엠버:
여행자, 왜 그래?
페이몬:
표정이 좀 안 좋은데, 너… 아! 설마 너도 머리를 부딪힌 거야?!
여행자:
아니, 난 괜찮아
페이몬:
휴…
알베도:
돌발 사고가 있긴 했지만, 우린 계속해서 가야 돼
유라:
설산이 예전보다 훨씬 위험해진 것 같은데… 내 괜한 착각이었으면 좋겠군
유라:
산 아래의 모험가들과 합류하는 게 급선무야. 나중에 위험한 상황이 닥쳐도 같이 헤쳐나갈 수 있으니까
엠버:
응, 다들 머리 위랑 발밑을 조심하면서 안전하게 움직이자
유라:
여행자, 표정이 무거워 보이네. 무슨 생각 해?
유라:
전투를 오래 해온 사람의 직감이 이런 거겠지
유라:
나도 좀 이상한 느낌을 받았어. 뭔가 달라진 것 같달까. 하지만 확신할 수도… 확인할 수도 없어
여행자:
(대체 뭘까…)
유라:
뭐라 함부로 말할 수는 없지만, 너도 비슷한 느낌이겠지
여행자:
(……)
알베도:
……
유라:
여행자, 내 생각엔…
여행자:
(…?!)
유라:
너…
여행자:
조심해요!
알베도:
…쳇
페이몬:
저게 대체 뭐야! 사람이었다가 식물이었다가…
알베도:
다들 다치진 않았지?
엠버:
괜찮아, 근데 무슨 일인지 좀 설명해줘. 뭐가 뭔지 모르겠어…
유라:
이 마물이… 내가 전에 만난 녀석이구나?
알베도:
맞아요
알베도:
유라 씨 생각대로, 이건 아주 희귀한 돌연변이 구라구라꽃이에요
페이몬:
구라구라꽃이 사람으로 변할 수도 있어?
알베도:
보통은 불가능해. 하지만 여긴 드래곤 스파인이야, 좀 특별한 경우지
알베도:
이 땅에 축적된 마룡의 피가 지맥을 통해 마물에게 전달돼서 빠르게 변이된 걸지도 몰라
베넷:
어떻게 이런 일이?!
알베도:
이 설산에는 마룡 두린의 시체가 숨겨져 있어. 상상을 초월한 생명 현상이 대륙 어딘가에 나타난다면, 그건 분명 이곳일 거야
알베도:
두린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기적의 생명체야. 그 존재는 무수한 가능성을 증명해냈지
알베도:
즉, 우리가 있는 이 설산의 본질은 생명의 신비를 위한 보금자리이자…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온상이지
유라:
그 눈사태도 이 사칭범이 일으킨 거겠네
여행자:
나도 그렇게 생각해
알베도:
맞아, 너희들이 하산하면서 겪은 일들도 이것의 짓일 가능성이 커. 아마… 나와 접촉했던 사람들을 노린 것 같아
여행자:
연금술 노트도 이 녀석이 훔친 걸까?
엠버:
참! 그랬었지, 깜빡했어!
알베도:
불가능한 건 아니야
엠버:
하지만… 목적이 대체 뭘까? 우릴 없애려는 건가?
알베도:
……
알베도:
그거에 관해서 짐작 가는 게 있긴 해
알베도:
구라구라꽃은 의태에 능한 생물이야. 우리가 평소 야외에서 보는 구라구라꽃은 보통 의태된 본체 주위에 나타나지
알베도:
그러니까, 본능적으로 「본체에 접근하고, 본체를 대신」하려는 의식이 깃들어 있을 거야
알베도:
식물일 땐 다른 식물로 위장해 그 무리에 섞여 자신을 숨기지. 의태 당한 식물은 그걸 눈치챌 수도, 막을 수도 없어
알베도:
하지만 그게 인간으로 위장하면…
페이몬:
널 대신해서 우리 무리에 섞일 생각이었나?
알베도:
응, 눈사태를 일으킨 건 우릴 해치우려고 벌인 짓일 수도 있어. 난 이런 상황을 미리 염두에 두고 눈사태를 틈타 숨어 있었지. 그게 모습을 드러낼 수 있도록
알베도:
그건 줄곧 우릴 지켜보고 있었어. 내가 사라지자마자 바로 내 자리를 대신하려 했으니까. 여기까지가 위장이고 그 뒤로는 「사냥감」을 죽이기 위한 단계였겠지
엠버:
응, 확실히 구라구라꽃의 습성과 일치해
유라:
요엘에게 접근해 공격한 건… 연습이었던 걸까?
알베도:
그럴지도 모르죠. 아니면… 인간으로 의태하는 게 재미있다고 느끼고, 인간이 된 기분을 체험해보고 싶었던 걸지도 몰라요
유라:
제때 발견해서 다행이야. 알베도를 제외하고, 이상함을 가장 먼저 눈치챈 건 여행자지?
여행자:
유라 씨도 예리하던데요
알베도:
여행자, 어떻게 가짜인 줄 안 거야?
베넷:
나도 궁금해! 난 그게 가짜인 줄 전혀 몰랐어… 완전히 똑같던데
여행자:
사칭범 목에는 별이 없었거든
알베도:
그랬구나…
알베도:
인간으로 의태하는 건 꽤 어렵나 봐. 이 돌연변이 구라구라꽃은 본체를 최대한 모방했는데도 놓친 디테일이 있다니
엠버:
정말 신기해…. 설산의 가능성이 이렇게나 무시무시한 거였다니…
여행자:
(구라구라꽃… 맞는 것 같지만, 뭔가 좀 이상한 것 같기도 해…)
여행자:
(…그날 도둑을 쫓던 중에 만난 사칭범도 이 구라구라꽃이었나? 느낌이 전혀 달랐는데…. 설마 구라구라꽃의 변화가 불안정한 걸까?)
베넷:
어쨌든 결국은 우리가 이겼네. 내 방법이 효과 있었나 봐. 액운을 전부 소모해 버리면 행운이 찾아온다고!
알베도:
그건…
알베도:
산에서 떨어졌는데 아무 상처가 없었던 건, 내가 안 보이는 곳에서 널 지켜줬기 때문이야
베넷:
어? 음… 난 그것도 행운이라고 생각해!
알베도:
하하, 그렇게 생각해도 틀린 건 아니지
알베도:
자, 꽤 오래 지체됐으니, 계속 앞으로 가자
페이몬:
응응, 출발!
알베도:
……
베넷:
야호ㅡ! 저 왔어요!
엠버:
사이러스 씨는 없는 것 같네… 산에 가셨나? 여기서 기다려보자
유라:
엠버, 좀 괜찮아?
엠버:
응! 나 괜찮으니까 걱정 마
베넷:
이번엔 정말 고마웠어. 너희 아니었으면 난 아직도 철장에 갇혀있었을걸…
베넷:
내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페이몬:
베넷 같은 체질은 마음씨 좋은 사람을 자주 만날 것 같은데? 사람들의 호의에 익숙해진 줄 알았어
베넷:
에이… 그런 말 마
베넷:
다른 사람의 도움은 아무리 많이 받아도 마음속에 단단히 새겨둔다고. 모두가 날 걱정한다고 그걸 당연시하진 않아
알베도:
그런 고마움을 다른 사람을 돕는 걸로 표현해보는 게 어때? 너도 분명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만난 적 있을 테니까. 네가 그들을 도와주면 선의가 전달될 거야
베넷:
응, 네 말이 맞아.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쭉 이어갈 거야
여행자:
그럼 초보 모험가를 돕는 일부터 시작하자
베넷:
하하하, 좋아! 사이러스 씨가 돌아오면 최선을 다해 도와드려야지!
유라:
후… 오늘 정말 많은 일이 있었네
엠버:
맞아, 긴장 풀리니까 너무 힘들다…
유라:
좀 쉬어야겠어. 잠시 실례할게
엠버:
나도 물 좀 마시고 과일 좀 먹을래. 휴식이 끝나면 신인도 가이드 해야 하고…
페이몬:
저 녀석들을 산에서 못 내려가게 하던 저주가 드디어 풀렸네
페이몬:
큰일을 해낸 기분이 들어. 우리도 쉬면서 수다나 떨까?
알베도:
그럼 날 따라와
여행자:
(역시, 나한테 할 얘기가 있나 보네…)
알베도:
눈치챘어? 그럼 가자
페이몬:
응? 또 야영지로 가려고? 여기서 수다 떠는 거 아니었어?
여행자:
페이몬, 가자
페이몬:
알겠어… 같이 가면 될 거 아냐…
알베도:
응, 그럼 지금 바로 출발할게, 괜찮지?
여행자:
좋아
알베도:
미안, 또 여기로 데려왔네. 이런 얘기는 사람 적은 곳에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페이몬:
아까 그 사칭범에 관한 얘기야?
알베도:
맞아
알베도:
솔직히… 여행자, 네가 나와 그 사칭범의 차이를 눈치챈 게 무척 의외였어
여행자:
목에 있는 그…?
알베도:
그래, 이 표식이 모든 것의 시작점일지도 몰라
페이몬:
오! 그 말 들으니까 갑자기 되게 흥미진진해지는데? 좋아
알베도:
응, 이제부터 내가 할 말은 그림책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니까
알베도:
너희는 이 마름모 표식이 뭐라고 생각해?
페이몬:
음… 타투? 휘장? 아닌가?
여행자:
설마 흉터?
알베도:
아니, 이건 인간으로서의 내 「결점」이야
알베도:
유리로 제작된 그릇 본 적 있지? 「유리 불기」라고 하는 공예 기법이 있어
알베도:
티바트 대륙에선 잘 쓰이지 않는 기법이야. 그래서 불기 공예로 제작된 유리그릇은 대개 비싼 값에 팔리지
알베도:
불기 기법은 이름 그대로 공기를 주입할 수 있는 입구가 필요해. 풍선을 부는 것처럼
알베도:
따라서 이런 유리 제품에는 가끔 마무리 작업할 때 남는 구멍이 있어. 그 구멍이 바로 인공 제작의 흔적이야
페이몬:
정말 신기해
알베도:
기묘하고 아름다운 공예 기법이지. 앨리스 아줌마는 이런 수공예의 흔적이야말로 인공 기법의 가치이자 완벽한 예술품의 유일한 「결점」이라고 했어
알베도:
이 표식도 비슷한 거야
알베도:
인공 생명과 자연 생명의 차이점은 생명이 흐르는 방향이지
알베도:
자연 생명의 힘은 내부에서 외부로 향해. 꽃은 웅크린 상태에서 활짝 피어나고, 잎은 휜 상태에서 점점 펴져. 그래서 우린 꽃을 감상할 때 「피어난다」라는 말을 쓰는 거야
알베도:
그에 반해 인공 생명을 창조할 땐 힘이 외부에서 내부로 주입돼야 해. 최종적으로 태아는 유리 제품이 마감되는 그 부분에서 생명력을 얻게 되지
알베도:
연금용 포션을 몇 방울 떨어트린 후 각 방향으로 퍼져서 교묘하게 이 마름모 모양을 만들어낸 거야
페이몬:
그렇게 생긴 거였다니…
알베도:
이 창조된 흔적이 인간으로서 내 「불완전함」을 증명해
알베도:
그 사칭범은 자신이 불완전한 게 싫어서 일부러 이 표식을 빼버린 걸지도 몰라
여행자:
……
여행자:
이런 걸 말해줘도 괜찮아?
알베도:
넌 다른 사람들과 본질적으로 달라. 너와 비밀을 공유할 땐 복잡한 생각 안 해도 돼
알베도:
페이몬이 말한 것처럼 이 모든 건 전부 「이야기」 속에나 나올법하지. 다른 사람한테 말해줘도 기상천외한 소설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을 거야
알베도:
인간은 초월과 기적을 갈망하지만, 「평범함」에 대한 추구도 우리의 상상을 훨씬 초월해
여행자:
그래서 「이류」가 생기게 된 거고
알베도:
자신과 전혀 다른 것들은 이야기 속에서만 존재하면 돼. 그렇게 생각하는 게 훨씬 편하니까
알베도:
달리 말해, 최근 벌어진 불가사의한 일들은 아마 꽤 괜찮은 이야기 소재가 될 거야
알베도:
소설 쓰는 친구가 몇 명 있는데, 그 친구들이 쓰면 훨씬 더 복잡한 이야기가 탄생할지도 몰라
페이몬:
이야기 쓰는 건 나도 할 줄 알아!
알베도:
오? 페이몬한테 그런 재주가 있을 줄은 몰랐네
페이몬:
흐흥, 난 티바트 최고의 가이드라고. 이야기는 내 전문이지
알베도:
그렇다면 이야기 만들기 시합해보는 게 어때?
알베도:
소재는 최근 있었던 일로 하자
페이몬:
좋아! 근데 우리 모험가 길드도 도와줘야 되는데…
알베도:
창작은 조급하게 하면 안 되지. 천천히 생각해보고, 영감이 생기면 날 찾아와
알베도:
그때 누구 이야기가 더 흥미로운지 겨뤄보자
페이몬:
응!
페이몬:
그럼 우린 모험가 길드로 돌아갈게!
알베도:
응
베넷:
여어! 좋은 아침!
엠버:
어제 진짜 잘 잤어! 너희는? 푹 쉬었어?
유라:
평소랑 같아, 나쁘지 않았어
여행자:
나도 꽤 잘 잤어
알베도:
낮엔 밝으니까 산길 가기도 많이 편할 거야. 지금 산 밑 캠프로 돌아가는 게 좋겠어
페이몬:
출발! 빨리 가면 같이 점심도 먹을 수 있을 거야
엠버:
휴우! 꽤 오래 걸었고 방향도 정확해! 산기슭에 거의 다 온 것 같아!
페이몬:
승리가 코앞이야, 좋았어!
페이몬:
캠프에 도착하면 뜨거운 국물 한 사발에 고기도 구워 먹을 거야!
베넷:
다들 더 이상 사고 없이 무사히 도착할 수 있으면 좋겠네…
여행자:
(……)
여행자:
(이번 설산 여행은 이상한 점이 많아. 엄청난 위화감도 들고, 대체 뭐가 문제일까…?)
페이몬:
야, 여행자, 왜 그래? 아까부터 딴생각하는 거 같더니
페이몬:
뭐 걸리는 거라도 있어? 음… 배가 고픈 거야, 추워서 그런 거야? 네 머리를 꼭 안아주면 좀 따뜻해지려나?
여행자:
마음만 받을게, 페이몬
엠버:
설산에 이렇게 오래 있던 적은 잘 없는데. 춥기는 해도 풍경은 정말 좋은 것 같아! 그치, 유라?
유라:
……
엠버:
유라?
유라:
아, 미안, 못 들었어. 방금 뭐라고 했어?
엠버:
전에 너 찾으러 설산에 왔을 때도 항상 가던 데만 갔었잖아. 근데 여긴 우리 생각보다 훨씬 넓은 것 같아. 풍경도 훨씬 아름답고
엠버:
좀 더 따뜻하고 안전하면 설산에 놀러 오는 사람도 많아질 텐데
유라:
그러게… 사람들은 추위를 두려워하고 위험을 기피하지만, 얼음은 겉표면에 불과하다는 걸 모르지. 얼음 아래 숨어 있는 것들은 심혈을 기울여야만 발견할 수 있어
여행자:
(유라 씨도 뭔가 신경 쓰이는 게 있나 보네…. 설마 유라 씨도 이상한 점을 발견한 걸까?)
유라:
알베도, 이쪽이 산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야?
알베도:
맞아요
베넷:
이 일대는 길이 하나만 있는 게 아닌 것 같아. 아까 머리를 부딪쳐서 그런가, 아직도 좀 어지럽네…. 음, 이 갈림길인가?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엠버:
나도 아직 좀 어지러워, 시야가 흔들릴 때도 있고…. 그냥 배고파서 그런 걸 수도 있겠지?
알베도:
두 길 다 갈 수 있어. 이쪽은 좀 은폐된 길이지만 더 짧아. 오늘은 다들 지쳤으니 지름길로 가는 게 좋겠어
알베도:
날 따라와
여행자:
……
엠버:
하하하, 눈사람 만드는 건 정말 오랜만이네, 재밌다! 좀 춥긴 하지만… 으… 손가락에 감각이 없어…
유라:
엠버, 추우면 캠프에서 뜨거운 수프 마시면서 좀 쉬어. 무리할 필요 없어
요엘:
엠버 누나는 추위를 타는군요… 유라 누나는 끄떡없어 보이는데
유라:
서로 다른 능력을 갖고 있어서 그런 거겠지. 원소의 힘이… 크흠, 미안. 너한테 할 얘긴 아냐. 어쨌든, 능력의 차이라는 거야
엠버:
맞아, 추위를 견디는 것도 능력이지. 유라는 추위에 강해서 여름에 옆에 서 있으면 엄청 시원해!
요엘:
음… 능력이요? 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괜찮아요, 저도 눈사람 만드는 거 좋아해요
요엘:
아… 아빠도 이 눈사람들을 봤으면 좋겠어요…
그림을 자세히 관찰한다…:
(이건 예술적이고 아름다운 작품이다. 그림에서 우아하고 아리따운 자태의 페이몬이 신비롭고 낭만적인 미소를 띠고 있다. 살짝 올라간 입꼬리가 뛰어난 지성을 나타낸다. 아름답지만 페이몬과는 별 상관이 없는 것 같다…)
유라:
잠깐
유라:
베넷이랑 엠버 안색이 좀 안 좋아 보이는데 좀 쉬었다 갈까? 한숨 돌리고 다시 출발하자
베넷:
어… 그러고 보니 확실히…
엠버:
어? 난…
유라:
아까 정신없는 와중에 머리를 부딪힌 걸 거야
엠버:
눈, 눈치챘구나, 헤헤… 이렇게 사소한 일로 모두의 시간을 지체해도… 정말 괜찮을까?
페이몬:
괜찮아, 몸 상태가 우선이지!
여행자:
둘은 조금 쉬고 있어
엠버:
응… 미안, 다들 고마워
베넷:
모두들… 고마워
알베도:
……
여행자:
……
베넷:
어지러울 땐 물 마시면 좀 나아져! 반듯하게 눕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엠버:
고마워, 베넷. 이런 거에 대해 정말 잘 아는구나
베넷:
아하하… 삶이 준 선물이랄까…?
유라:
베넷은 전에도 어지럽다고 했었지? 둘 다 무리하지 말고 푹 쉰 다음 움직이자
엠버:
풉…
엠버:
유라가 겉으론 차가워 보여도 친구를 걱정할 땐 누구보다 열심이라니까. 유라의 그런 표정을 볼 때마다… 으아! 째려보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