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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등절·세 번째

바다 안의 명소(明霄)


바다 안의 명소(明霄)
해등절은 계속되고, 주인공은 소, 케이아, 천암군의 도움으로 웃픈 「음모」를 좌절시키고 이 「음모」를 꾸민 어리석은 도둑을 천암군에게 넘긴다. 오늘 주인공은 약속대로 소에게 이번 일을 보고하기 위해 망서 객잔으로 향한다
소:
어때, 잘 마무리됐나?
여행자:
응. 그런데…
소:
그럼 됐어
여행자:
진짜 명소등 보러 안 가?
소:
안 가. 말했잖아, 북적이는 곳은 질색이라고. 특히 매년 이맘때는 더
여행자:
올해의 명소등은 「이소도천진군」이야
페이몬:
맞아. 엄청 멋지고 위엄 있어 보이는 사슴이야. 같이 보러 가자~!
소:
「이소도천진군」…
소:
결국 소등일 뿐이잖아. 인간이 만든 모형엔 흥미 없어
소:
그냥 너희들끼리 가서 구경해
베르 고데트:
또 소랑 같이 큰일을 해결한 모양이네
회안:
아주 떠들썩하던데? 여기서도 소식 들었어
베르 고데트:
그나저나 소는 올해도 해등절에 안 갈 건가 보네. 거의 끝나가는데…
회안:
휴… 지난 몇 년간 소가 해등절에 간 건 한 번도 못 봤지
회안:
아마 해등절에 데려가는 것보다 해등절을 통째로 옮겨오는 게 더 쉬울 거야
페이몬:
해등절을… 옮겨와…?
여행자:
좋은 생각이야
페이몬:
맞아! 소가 해등절에 안 가면, 우리가 해등절을 옮겨오면 되잖아!
회안:
응? 그냥 농담이었는데…. 진짜로 「옮겨오겠다고」? 어떻게?
페이몬:
돌아다니면서 「소등」 만드는 법도 배우고, 이색 먹거리를 파는 가게도 찾았거든…
페이몬:
맛있는 거랑, 예쁜 소등이랑, 또… 음… 과거의 영웅들과 옛 친구들
페이몬:
이게 해등절의 전부잖아!
베르 고데트:
맞는 말이긴 한데, 어디에 꾸미려고…?
회안:
노점을 세울 만큼 넓은 곳이어야 해. 음… 객잔 밑에 자리가 있을지도 모르겠군
회안:
같이 내려가서 장소를 물색하지. 너희가 어떤 노점을 원하는지 대충 알겠어…
회안:
참고할 만한 형식이 있을 텐데, 어디 보자…
회안:
여기 괜찮은걸? 구석지고 조용하니 딱이군
회안:
그럼 여기로 하지. 그리고 너희가 원하는 노점을 어떻게 지을지도 생각해놨어
회안:
잠시만 기다리게. 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회안:
다 됐다. 대충 이런 느낌이야. 한번 보게
여행자:
지배인 아저씨 목공 솜씨가…
회안:
하하, 보잘것없는 손재주일세. 배운지 하도 오래돼서 다 까먹었어
회안:
노점을 만드는 김에 위에 「소등」도 올려봤는데, 꽤 괜찮지?
여행자:
소등도 만들 줄 알아요?
회안:
하하, 내 나이쯤 되는 리월 사람들은 다들 소등을 만들 줄 알아
회안:
참, 해등절인데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야지. 어떤 걸 준비할지는 생각해봤어?
페이몬:
음… 「행인두부」! 전에 소한테도 대접했었어!
여행자:
「흘호어 구이」도요
회안:
「행인두부」랑 「흘호어 구이」? 좋아, 바로 언소한테 준비해달라고 할게
회안:
마침 객잔에 식자재도 있으니 요리 몇 개쯤은 뚝딱 만들어 낼 수 있겠지
회안:
그럼 너흰 가서 소를 데려오렴. 내려오면 음식이 완성돼 있을 거야
소:
또 무슨 일이지?
여행자:
같이 해등절에 가고 싶어
소:
…사람 많은 곳은 싫다니깐 너희들끼리 놀다 와
여행자:
리월항에 안 가도 돼
소:
…그게 무슨 말이야
여행자:
해등절을 옮겨왔어
소:
「옮겨와」?
페이몬:
그러니까 객잔 밑에 맛있는 거랑 소등을 잔뜩 준비해놨다구. 사람도 별로 없어
여행자:
「행인두부」랑 「흘호어 구이」도 있어
페이몬:
빨리 내려가자! 음식 다 식겠어!
페이몬:
어때? 널 위해 해등절을 옮겨와 봤어! 되게 맛있어 보이지?
소:
이게 너희가 옮겨온 해등절인가? 인간은 왜 항상 이런 괴이한 행동을 하는 거지?
소:
이러는 이유가 뭐야?
소:
…그런가? 인간의 마음은 정말 헤아리기 어렵군
페이몬:
얘기만 하지 말고 빨리 먹자! 음식이 식는다니까!
페이몬:
헤헤, 나 먼저 먹는다!
페이몬:
맛있는 것도 먹었으니까 이제 「명소등」 보러 가야지
여행자:
소도 같이 가자
소:
너희 둘이 가. 난 그런 거에 관심 없어
여행자:
그럼 데려다만 줘
페이몬:
맞아. 같이 가서 보는 건 싫어도… 데려다줄 수는 있잖아
페이몬:
여기서 리월항까지 가려면 얼마나 멀고 험한데…. 그치? 엄청 위험하다고!
페이몬:
시내까지 갈 필요 없어. 리월항 밖까지만 데려다주면 돼
소:
……
소:
…후
소:
좋아. 그럼 리월항 밖까지만 데려다주지
페이몬:
응응! 어서 출발하자!
소:
여기까지만 데려다주지. 시내엔 안 들어갈 거야
소:
할 말이 아직 남았나?
페이몬:
해등절에 기념하는 영웅에 분명 너도 포함될 텐데… 왜 보러 가길 꺼리는 거야?
소:
난… 사람이 많은 걸 좋아하지 않아
소:
아무 걱정 없이 평화로운 사람들…. 난 그들과 달라
소:
난 오랫동안 살육을 해와서 그런 고행엔 익숙해졌어. 행복한 사람과 같이 있어봤자 난…
소:
…이 얘기는 그만하지
소:
그럼 이만
여행자:
진짜 나랑 같이 안 볼래?
소:
시끌벅적한 게 그렇게 좋은가?
여행자:
글쎄, 맞춰봐
페이몬:
이봐! 이건 그냥 시끌벅적한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오락 거리라구!
소:
…제대로 된… 이라
소:
됐어. 어서 등을 보러 가
소:
조심해. 위험한 일이 있으면 내 이름을 부르고
여행자:
시내엔 있지도 않을 거면서 금방 올 수 있겠어?
소:
언제 어디든
소:
네가 됐든 리월이 됐든. 모든 등불과 평안을 기원하는 소원 모두는 이미 들었으니까
소:
너희들끼리 가서 구경해. 난 해등절엔 관심 없어
회안:
어때, 우리 주방장 솜씨 좋지? 다 먹고 빨리 시내로 가봐. 「명소등」 날릴 때가 거의 다 된 것 같군
베르 고데트:
소를 진짜 데리고 내려올 줄이야. 소가 이러는 건 정말 처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