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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과 흑룡 제1막

부식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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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식의 검
설산 여행 후 여행자와 페이몬은 산기슭에 있는 모험가 야영지에 가보기로 한다
설탕:
알베도 님은 분명 엄청난 걸 숨기고 있는 거겠죠? 아니면 왜 비밀로 하셨겠어요
페이몬:
어? 설탕이다!
페이몬:
너도 설산을 탐험하러 온 거야?
설탕:
으앗! 깜짝이야…. 연구 리포트를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놀래키지 말아주세요!
페이몬:
그냥 가만히 멍 때리며 서 있길래…
설탕:
그, 그럴 리가요. 새로 개발된 씨앗이 4배나 큰 달콤달콤꽃의 이름을 생각 중이었다구요
설탕:
오오? 관심 있으세요?! 새로운 성과가 나오면 꼭 보여드릴게요!
설탕:
설산에 오는 것만 아니면 항상 지니고 있었을 텐데, 아쉽네요…
페이몬:
참, 넌 원래 몬드성에서 연구하잖아. 왜 여기까지 온 거야?
설탕:
저랑 데마로우스 씨는 알베도 님을 도와 실험 데이터를 정리하고 있었어요. 데마로우스 씨는 방금 가셨는데, 못 보셨어요?
페이몬:
못 봤는데
설탕:
알베도 님에 비하면 자신은 데이터에 대해 너무 둔한 거 같다고 하셨어요
설탕:
알베도 님이 한눈에 알아보시는 걸 저흰 오랫동안 봐야 알거든요. 아마 학식과 경험의 차이겠죠…
설탕:
우울하셨는지 잠깐 산책 좀 다녀오신다길래 저 혼자 남은 일을 마무리하고 있었답니다
여행자:
(데마로우스 씨가 일부러 그런 것 같은데…)
설탕:
일 끝내고 주변을 좀 돌아보려고 했는데, 보고서에서 재밌는 데이터를 발견했지 뭐예요!
설탕:
휴… 제 비밀 탐험은 또 미뤄지겠네요…
페이몬:
비밀 탐험? 무슨 비밀인데?!
설탕:
아… 저기 혹시, 지금 한가하세요?
페이몬:
응응! 아무 일도 없어서 그냥 돌아다니고 있었어!
설탕:
그럼 저 좀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사실… 알베도 님이 저랑 데마로우스 씨한테 뭔가 숨기고 있는 거 같거든요
페이몬:
알베도는 너희들의 스승이잖아! 스승이 학생한테 숨길 게 뭐 있겠어
설탕:
그렇긴 한데, 진짜 뭔가 숨기고 계신 거 같다니깐요…. 분명 연금술에 관련된 엄청난 거겠죠!
페이몬:
아직 확실한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확신하는 거야!
설탕:
왜냐면 저랑 데마로우스 씨 모두 연금술에 미친 연구자잖아요. 만약 다른 거라면 저희한테 숨길 필요가 없죠
페이몬:
아… 듣고 보니 일리 있네…
설탕:
알베도 님이 뭘 숨기고 계시는지 좀 조사해주세요! 궁금해서 도저히 못 참겠어요! 부탁드려요!
페이몬:
음… 어때?
여행자:
설탕이 알고 싶다면 기꺼이 찾아주지
설탕:
와아——! 정말요? 진짜 고마워요!
페이몬:
좋아~ 그럼 우리 다녀올게!
페이몬:
알베도——!
여행자:
안녕, 우리 또 왔어
알베도:
응? 왜 다시 돌아왔어?
알베도:
길이라도 잃은 거야?
페이몬:
아니거든!
알베도:
음? 비밀?
페이몬:
아아아, 뭐 하는 거야!
페이몬:
이런 건 몰래몰래 해야지! 다 말해버리면 어떡해!
여행자:
어차피 알베도는 못 속일 걸
페이몬:
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알베도:
마침 잘 왔어. 너한테 부탁할 게 있거든, 여행자
알베도:
받아!
페이몬:
엥? 이게 뭔데?
알베도:
보다시피, 한손검이야
여행자:
무기도 만들 줄 알아?
알베도:
검은 내가 만든 게 아니야. 하지만 조금 전에 연금술을 더했어
알베도:
한번 써볼래?
여행자:
어? 나한테 주는 거야?
알베도:
연구해본 결과, 이 검은 특이하게도 너만 사용할 수 있어
알베도:
지금 당장 검에 관한 데이터가 필요하니까, 전투할 때 이걸 많이 사용해줘
페이몬:
잠깐, 여행자만 사용할 수 있는 검이라니,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여행자:
부작용 있는 거 아니지?
알베도:
예리하군. 이 검은 확실히 좀 특이해. 어떤 저주를 받았거든
알베도:
평범한 사람은 절대 이 한손검을 사용할 수 없지만, 넌 달라
페이몬:
뭐…?
알베도:
이 저주받은 검은 유독 너한테만 해를 끼치지 않아. 그렇다면 너 말고 누구한테 부탁하겠어?
알베도:
말로 설명하는 건 여기까지. 근처에 있는 몬스터로 확인해봐. 말보단 직접 해보는 게 빠를 테니까
험악한 남자:
찾았다! 저 녀석이 갖고 있어!
험악한 남자:
어서 물건을 내놔, 도둑놈아!
페이몬:
엥? 이렇게 추운 곳에도 보물 사냥단이?
험악한 남자:
잔말 말고 빨리 내놔!
알베도:
조심해!
페이몬:
우리보고 도둑이라니. 자기들이야말로 도둑이면서!
알베도:
정말 빨리도 왔네
알베도:
그럴 리가
페이몬:
저 녀석들이 말한 게 이 검 같은데.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알베도:
뭐야, 그 표정은? 내가 훔쳤을 리 없잖아
알베도:
얼마 전에 기사단이 몬드성 밖에서 보물 사냥단 무리를 잡았는데, 그들이 불법으로 가져온 장물도 같이 압수당했지
알베도:
이 검도 그중 하나였어. 장물인데 찾아가는 사람도 없고 어디서 왔는지도 모른 채 계속 창고에 방치돼 있었지
알베도:
창고에 뭐 좀 가지러 갔을 때 발견한 거야. 솔직히 이 정도로 낡은 검은 기껏해야 연금술 재료로만 쓰일 수 있을 걸
페이몬:
야, 그래도 장물을 자기 물건인 것처럼 말하면 안 되지!
페이몬:
그래서? 그냥 가져와 버린 거야?
알베도:
응. 원래는 실험용으로 쓰려고 했는데, 조사하던 중에 이 검의 진짜 유래를 알게 됐지
알베도:
이 낡아 보이는 무기는 지금은 고인이 된 한 대장장이가 만든 전설의 마검이래
페이몬:
마검?!
알베도:
소문에 의하면 그 대장장이는 검을 만들고 난 뒤 실종됐고, 검도 행방불명 됐대
알베도:
압수된 물건 중에 있던 걸 보면, 아마 보물 사냥단이 훔쳐 간 바람에 지금까지 못 찾았던 거겠지
페이몬:
으악! 검을 만든 사람이 실종됐다고?! 소름!
페이몬:
괜히 저주 받은 마검이 아니네!
알베도:
맞아
여행자:
인간이 이런 마검을 만들어 낼 수 있다니…
알베도:
혹시, 「두린」과 이 설산에 관한 이야기 알아?
알베도:
「두린」은 수백 년 전 「바람 신 바르바토스」와 「드발린」이 함께 무찌른 몬드를 위협했던 흑룡이야
알베도:
마지막까지 격렬히 싸우다 패배한 두린은 하늘에서 새하얀 눈 속으로 추락했지
알베도:
설산의 눈이 일 년 내내 녹지 않는 건 아주 기묘한 일이야. 두린이 이곳으로 떨어진 건 과연 우연일까, 필연일까?
페이몬:
설마 필연이라는 거야?
알베도:
설산을 무덤으로 택한 건, 모든 걸 봉인하는 얼음의 힘으로 두린의 독을 억제하려는 건지도 몰라
알베도:
바르바토스와 같은 신이라면 분명 이런 방법을 생각해냈을 거야
페이몬:
우와… 바르바토스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알베도:
내 추측일 뿐이라 근거는 없어. 하지만 이 설산과 두린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건 확실해
알베도:
그리고 네 손에 있는 그 검엔 두린의 유해가 들어있을 거고
페이몬:
용의 유해가 있다고?!
알베도:
응. 죽은 드래곤의 눈, 발톱, 비늘을… 가루로 만들어 검신에 바른 거지
알베도:
이렇게 하면 두린의 더러운 독이 검에 녹아들어 그 위력의 원천이 될 수 있어
알베도:
이건 아주 수준 높은 기술이 필요하니, 대장장이는 검을 완성한 후 분명 너무 감격스러워서 직접 검을 휘둘러 봤을 거야
알베도:
이 검을 사용했다면 검에 있던 오염된 힘이 그의 몸속으로 흘러 들어갔을 테지
알베도:
평범한 사람은 이런 힘에 대항할 수 없어. 저주받은 뒤 정신착란이 온 대장장이는 미친 듯이 날뛰다 어딘가에서 사고를 당했을지도 몰라
페이몬:
으익…
여행자:
……
알베도:
드발린의 눈물을 정화시킨 너한텐 아주 보긴 드문 힘이 있어
알베도:
그 힘 때문에 넌 독에 침식당하지 않고, 위험 요소들을 완벽히 제거할 수 있어
알베도:
그러니까 오직 너만이 이 검을 사용할 수 있는 거지
페이몬:
아무리 그래도 이 검은 너무… 앗!
페이몬:
검, 검이 번쩍인 것 같아!
알베도:
나에겐 실험을 시작하라는 신호라고
알베도:
이 검은 아직 약해. 하지만 힘을 흡수할 수 있지. 이런 방법으로 검은 계속 강해질 거야
알베도:
어떤 의미에서 이건 「생물」인 셈이지
알베도:
여행자, 이걸 가지고 마음껏 모험을 펼쳐봐. 네가 이 검을 성장시켜줬으면 해
알베도:
머지 않은 미래에 모든 가설들이 입증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