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캐릭터 상세정보
스네즈나야에서 「알료샤」라는 이름은 사람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어느 젊은 사냥꾼이 세상을 놀라게 할 위대한 업적을 세워 이름을 널리 떨쳤기 때문이 아니라, 그 이름 자체에 깃든 아름다운 의미가 수많은 부모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용맹함, 순결함, 그리고 선량함…
그들은 자신의 아이가 그토록 아름다운 품성을 가지기를, 전설 속 영웅처럼 운명의 가혹한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소원했다.
하지만 그들은 간과했다. 스네즈나야의 눈보라는 결코 기도에 응답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혹한 그 자체가 가혹한 칼날과도 같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름만으로는 진정한 용기를 얻을 수 없고, 선량함만으로는 운명의 투창을 피하기 어렵다.
오직 영웅처럼 경험하고, 전투하며, 살아가는 자만이 현실의 저주를 깨뜨릴 수 있다. 오직 얼음같이 차가운 설원에 두 발을 거듭 내딛는 자만이 희망을 쟁취할 수 있다.
물론 알료샤에게 이런 이치를 가르쳐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 역시 깊이 고민하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는 그저 모두의 배를 불리기 위해 설원 더 깊은 곳으로 향해야 한다는 것, 더 많은 사냥감을 가져와야 한다는 것, 그리고 투가린과 함께 더 깊고 넓은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만 알고 있었을 뿐이다.
복잡한 계산은 「현실주의자」들이 저울질하도록 맡겨 두고,
심오한 철학은 「이상주의자」들이 토론하도록 내버려 둔다.
혹한을 사냥하는 사냥꾼으로서, 그는 그저 노리쇠를 닦고 방아쇠를 당길 뿐이다.
하지만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
「그는 참 좋은 젊은이야. 수많은 민간전설 속의 그 『알료샤』처럼 용맹하고, 순결하며, 선량하지…」
그리고 휘몰아치는 광풍은 이렇게 기도할 것이다.
「부디 크레스니크의 횃불이 그의 영혼만큼이나 뜨겁게 타오르기를」
캐릭터 스토리1
호감도 Lv.2 달성 후 개방
알료샤의 어릴 적 이상은 아주 단순했다.
아버지 밑에서 기술을 배워 아버지처럼 어엿한 사냥꾼이 되고, 성인이 되는 날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준비한 선물——세상에서 가장 멋진 볼트액션 엽총을 받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이상은 언제나 실현하기 어려운 법이다.
다들 알다시피 스네즈나야의 끝없이 펼쳐진 설원은 몹시 춥고 치명적이다. 게다가 올겨울은 유난히 더 혹독했다.
외딴 지역에 사는 평범한 가정들에게 이는 더 많은 지출, 더 적은 수입, 더 힘겨운 나날, 그리고 까딱 잘못하면 생계를 이어가기 힘들어지는 삶을 의미했다.
물론 이런 상황 속에서 알료샤의 가족처럼, 이 깨지기 쉬운 일상이 산산조각 나지 않기를 바라며 더욱 필사적으로 일하는 것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반면, 인간성을 철저히 포기하고 「현실」이라는 이름의 심연으로 타락하여 자신보다 더 약한 「약자」를 향해 도륙의 칼날을 휘두르는 것을 선택하는 자들도 있다. 바로 지금 창백한 돌 마을에 들이닥친 강도 떼처럼 말이다.
강도들은 녹슨 칼과 곤봉을 휘두르며 안 그래도 바람이 새는 마을의 나무문을 부수고, 얼마 남지 않은 모라와 수정석을 모조리 털어갔다. 심지어 톱밥에 밀가루가 섞인 검은 호밀빵조차 남겨두지 않았다.
물론 강도들의 악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마을 사람들이 두려움에 질려 제자리에 얼어붙은 것을 보자, 강도들은 갈수록 기고만장해졌다. 급기야 횃불을 가져와 챙겨가지 못한 가구와 집을 통째로 불태워 버리려 했다.
옷장 속에 숨은 알료샤를 지키기 위해 그의 부모는 목숨을 걸고 저항하기 시작했고, 마을 사람들 역시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집안의 식칼과 농기구를 집어 들었다…
두려움 탓이었는지, 아니면 날이 저물어가는 것을 보았기 때문인지 강도들은 결국 알료샤의 부모를 내버려 둔 채 부리나케 도망쳤다.
부모님은 애써 웃으며 괜찮다고 했지만, 알료샤는 알고 있었다. 치료비를 감당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그 상처가 겨우 아물기까지는 적어도 반년은 걸릴 것이라는 사실을.
노동력을 잃고, 막대한 치료비까지 필요한 상황이 식량도 돈도 바닥난 가정에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명백했다.
결국, 잠 못 이루던 그날 밤, 알료샤는 자신의 이상을 내려놓았다.
그는 집 바닥의 틈새를 들어내고 기름종이로 겹겹이 싸인 꾸러미를 풀어, 아버지가 1년 치 저축을 털어 그를 위해 준비한 엽총을 꺼냈다. 본래 성인이 되는 날 직접 건네받기로 되어 있던 성인식 선물이었다.
휘몰아치는 눈보라가 발자국은 감출 수 있겠지만, 꺾인 나뭇가지와 짓밟힌 얼어붙은 흙은 사냥꾼에게 길을 안내해 준다.
반나절이라는 시간은 어쩌면 강도들에게 추격을 안전하게 따돌렸다고 착각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알료샤는 이미 지름길을 통해 그들의 경로를 차단해 버렸다.
그들은 스스로 동물보다 더 똑똑하다고 믿었겠지만, 모든 생명체의 사소한 움직임마저 꿰뚫어 보는 알료샤의 눈앞에서 그들은 곧 사냥당할 짐승과 다를 바 없었다.
반나절도 채 지나지 않았다. 해가 뜨기도 전에 알료샤의 총구는 무방비한 이 도적 떼를 겨누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알료샤는 모든 강도를 남김없이 쓰러뜨렸다.
알료샤가 느낀 첫 느낌은——사냥보다 쉽다.
그렇다. 짐승은 총소리를 들으면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나지만, 인간은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용서를 구하기 마련이니까.
덕분에 수고를 많이 덜었지만, 물론 알료샤는 그들을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안전을 확인한 뒤, 알료샤는 입김이 새어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머금고 있던 눈이 녹은 물을 뱉어내고, 몸을 숙여 쓰러진 강도들 곁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코를 찌르는 짙은 쇠 비린내는 분명 익숙했고, 이런 아수라장 역시 수없이 겪었을 것이다. 그들의 눈동자와 마주하는 일 또한 전혀 거북하지 않아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알료샤는 처음 아버지를 따라 눈 덮인 숲속으로 들어가 사냥감을 확인하던 때로 돌아간 것처럼, 발걸음을 어디로 내디뎌야 할지 몰라 서성거렸다.
다만 이번에는 따뜻하고 든든한 큰 손으로 그의 어깨를 짚어줄 이가 없었을 뿐이다.
그는 해가 머리 위로 높이 떠오를 때까지 그렇게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다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강도들의 꾸러미 속에서 그는 낡은 곡괭이 하나를 꺼내 들었다…
「원망하지 마, 자업자득이니까…」
캐릭터 스토리2
호감도 Lv.3 달성 후 개방
알료샤의 소년 시절 이상은 아주 단순했다.
매일 사냥감을 조금 더 잡아 자신의 몸과 어깨로 집안의 짐을 짊어지고, 부모님과 자신이 이 혹독한 겨울을 무사히 버텨내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이상은 언제나 실현하기 어려운 법.
강도들과의 혈투 끝에 빼앗긴 재물은 되찾았지만, 가정이 입은 피해까지 만회할 수는 없었다.
그 강도떼는 창백한 돌 마을에서 약탈한 장물 외에는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는 알료샤가 목숨을 건 사투 끝에 되찾은 것이 원래 그들의 물건뿐이라는 뜻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막대한 병원비와 부모님의 노동력 상실이라는 묵직한 타격은 이 가정을 완전히 절망으로 몰아넣고 말았다.
이 정도의 부담은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사냥꾼조차 짊어지기 힘든 무게였다. 하물며 키가 엽총보다 겨우 조금 더 큰 미성년자에게는 어땠을까?
더 끔찍한 것은, 이번 재앙으로 창백한 돌 마을의 거의 모든 가정이 피해를 입어 누구 하나 도움의 손길을 내밀 여유조차 없었다는 점이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이 되어서야 알료샤는 비로소 이해했다. 아버지가 왜 사격술보다 장부 정리 같은 「쓸데없는」 기술을 집요하게 가르치려 했는지를.
지금 처지에서는 알료샤의 사격 한 번, 걸음걸이 한 번, 심지어 끼니 한 번조차 아주 철저히 계산해야 했다.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순간, 간신히 버티던 집안이 한겨울 눈 속에 완전히 묻혀버릴 수도 있었다.
물론 아끼는 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새로운 수입원을 찾아야 했다…
바로 그때, 알료샤는 소문을 들었다. 마을 사람들 몇몇이 무리를 지어 광야 깊숙이 들어가 어떤 「활로」를 찾으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스네즈나야의 매서운 눈보라가 세상 모든 것을 삼켜버린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황야 깊은 곳에는 피에 굶주린 맹수들과, 그보다 더 잔인무도한 도적 떼가 도사리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황야 깊은 곳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자들은, 멍청한 얼간이거나 욕망에 눈먼 야심가들뿐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제 발로 찾아와 동업을 제안했을 때, 알료샤는 최소한 그들이 야심가라고 확신했다. 그들 역시 자신과 같은 인간들을 표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료샤 역시 그들의 말에도 일리가 있단 것을 알고 있었다. 현재 상황에서 겨우 쥐꼬리만 한 사냥감만으로는 이 위태로운 가정을 도저히 부양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남지 않아 텅 빈 집안을 바라보며, 알료샤는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또다시 자신의 이상을 내려놓았다.
알료샤는 아버지에게 조르고 졸라 겨우 배운 업계 은어 몇 마디를 섞어가며, 자신보다 훨씬 덩치 크고 나이 많은 사람들의 제안에 답했다.
「좋습니다, 함께 하죠. 하지만 미리 못 박아두는데, 우리는 『사냥꾼』이 되는 겁니다. 『이빨』과 『발톱』을 세운 『맹수』들만 노릴 뿐, 맨손인 『가금』들은 절대 건드리지 마세요. 인명 피해를 내서도 안 됩니다」
알료샤에게 돌아온 것은 죽음 같은 침묵과 멍청한 표정뿐이었다.
눈앞의 이 작자들은 그저 허황된 야심만 있을 뿐, 심리적으로도, 물질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의심할 여지 없이, 이들 역시 멍청이들에 불과했다.
좋은 선택이 아니라는 직감이 들었지만, 알료샤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속으로 가볍게 혀를 찬 뒤, 알료샤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가금』은 평범한 상인이나 행인을 뜻합니다. 반면 『맹수』는 무장한 노상강도나 조직들을 말하죠. 그놈들이 돈도 훨씬 더 많고, 그들을 치는 건 악당들끼리의 밥그릇 싸움이니 겨울군의 이목을 끌 일도 없습니다」
그렇게 창백한 돌 마을의 첫 노상강도 무리가 탄생했다
캐릭터 스토리3
호감도 Lv.4 달성 후 개방, 「영혼의 야상곡」 스토리 클리어
「사냥꾼」이 된 후, 알료샤의 이상은 단순했다.
부모님께 약속했던 것처럼 현상을 유지하며 이 혹독한 겨울을 평온하게 버텨내고, 부모님이 완전히 회복하시면 이 일에서 깨끗이 손을 떼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이상은 언제나 실현하기 어려운 법.
창백한 돌 마을의 「사냥꾼」들이 「맹수」의 입에서 꽤 많은 식량을 빼앗아 왔고, 그 전리품들은 일가친척의 생계를 유지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알료샤의 첫 판단대로, 그들은 그저 욕망과 이익에 눈이 먼 얼간이였다. 사소한 핑계 하나만 생겨도 그들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규칙을 깨고, 인성을 짓밟은 채 약자들에게 칼을 휘둘렀다.
그리고 그 핑계가 바로 「한겨울 계획」이었다. 생계 유지비가 늘어나자, 사람들은 저마다 머리를 굴려 새로운 살길을 찾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아득한 설원을 가로질러 순찰 중인 군인들을 피해, 소문 속 자유의 땅인 「노드크라이」로 도망치는 일 같은 것들이 있었다.
그리고 창백한 돌 마을의 이 「사냥꾼」 무리는 마침 피난민들이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길목을 지키고 있었다.
무방비 상태의 수많은 「가금」들이 끊임없이 자신들의 구역을 지나가는 모습을 보자, 「사냥꾼」들은 더 이상 탐욕을 억누를 수 없었다. 그들은 앞다투어 위장을 벗어 던지고 피에 굶주린 「맹수」로 타락했다.
현재 이 날뛰는 「맹수」들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고삐」는 오직 알료샤뿐이었다.
동료들의 타락을 막기 위해 온 힘을 쏟았지만, 그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이라곤 겨우 말뿐인 허망한 약속과 몇 차례 개조를 거친 엽총 한 자루, 그리고 아직 이갈이도 끝나지 않은 새끼 강아지 한 마리뿐이었다.
「그 애송이 말을 들어준 건 사냥 기술이 아쉬워서였지. 이제 도처에 널린 게 기름진 고기인데, 누가 그 녀석 눈치를 보겠어?」
「그 놈의 그 낡아빠진 엽총 말이야? 우리 손에 쥐어진 총이 몇 자루인데. 그 녀석의 총알이 버텨주기나 할까」
이내 「가금」을 집어삼키려는 첫 번째 맹수가 나타났다. 그자가 앞장서자 모방자들이 눈사태처럼 밀려들었다. 두 번째, 세 번째…
마침내 겁쟁이 토끼처럼 총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던 타라스마저 딴마음을 품기 시작했다.
알료샤는 그들이 더 이상 「사냥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전에 창백한 돌 마을에 쳐들어왔던 강도 떼와 다를 바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실전 경험이 더 풍부하고 무기도 더 좋아졌으니 오히려 훨씬 더 끔찍해진 셈이었다.
비록 그의 의도는 아니었으나, 결과적으로 그들에게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쥐여 준 것은 알료샤 자신이었다. 그렇다면 일이 완전히 돌이킬 수 없게 되기 전에 마무리를 짓는 것 또한 그의 의무였다.
마치 진짜 사냥꾼이라면 맹수가 마을로 접근할 때 기꺼이 맞서 싸우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또 한 번, 알료샤는 자신의 이상을 내려놓았다.
그날, 그는 투가린을 부모님 곁에 남겨두고 엽총 한 자루만을 챙겨 홀로 떠났다…
그날 이후, 스네즈나야의 설원 곳곳에서는 자주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람들 사이에서 끔찍한 소문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설원 깊숙한 곳에서 잔인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그중 한 명은 제정신이 나간 미치광이라 주변에 접근하는 살아있는 모든 것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한다는 소문이었다.
알료샤는 무고한 민간인을 해칠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때로는 영웅의 명성보다 미치광이라는 악명이 더 효과적인 법이다.
그 위협 덕분에, 그날 이후로 단 한 마리의 「가금」도 설원 속으로 들어서려 하지 않았다. 덕분에 무고한 민간인들이 강도질을 당하거나 다치는 일 역시 사라졌다.
관료들이 뒤늦게 소식을 듣고 군대를 보내 소동을 가라앉히려 했을 때는 이미 수많은 밤낮이 지나간 뒤였다. 황야의 총성은 가라앉은 지 오래였고, 인근 주민들은 이미 평화로운 일상을 되찾았다.
늦어버린 우인단 병사들은 설원에서 그 무엇도 건지지 못한 채, 흔한 범죄 조직 간의 이권 다툼으로 치부하고 사건을 대충 마무리했다.
살아남은 「맹수」들에게는 총알과 피로 만든 새로운 고삐가 채워졌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가금」에게 손대지 말 것
캐릭터 스토리4
호감도 Lv.5 달성 후 개방, 「영혼의 야상곡」 스토리 클리어
알료샤가 사람들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을 때, 그는 더 이상 「이상」이라는 말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못했다.
대면해야 할 「현실」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다.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하며 투가린을 먹여 살리는 것뿐만 아니라, 설원 깊은 곳에서 정체를 숨긴 채 「사냥꾼」과 「고삐」라는 두 가지 정체성을 계속 유지해야만 했다.
다행히 『노상강도 소굴』인 창백한 돌 마을 출신의 소년을 향한 사람들의 눈길은, 경계와 의심에서 수용과 신뢰로 변해갔다.
그를 걱정해 주는 이들의 눈에 순박하고 용감하며 성실한 청년 알료샤는, 그저 좋은 기회가 한 번만 찾아온다면 누구나 바라는 평화로운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기회」는 마을 사람들의 덕분에 스스로 찾아왔다.
그는 경호원을 대동한 정체불명의 인물이었다. 누구라도 그의 옷차림과 행동거지에서 고압적인 위압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수행원들을 물리고 알료샤와 단둘이 마주했을 때, 그 거만한 태도를 보고 알료샤는 확신했다. 이 자는 신분이 고귀할 뿐만 아니라, 필시 그 지위에 걸맞은 어마어마한 골칫거리를 몰고 올 것이라고.
지난 세월 터득한 생존 법칙이 알료샤에게 경고했다. 이런 상대를 만났을 때는 입을 굳게 닫아야 한다. 말재주를 부리려다간 도리어 큰 화를 자초할 수 있다.
「소문을 들으니 눈보라 속에서도 사냥감을 잡을 수 있다며? 스네즈나야 최고의 사냥꾼이라고?」
「……」
「네가 잡은 것들을 보았는데, 총알이 하나같이 척추나 심장을 관통했더군. 과연 소문대로 소질도 있고 훌륭한 스승을 둔 모양이야.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럭저럭 봐줄 만한 수준인데…」
사내는 알료샤의 대답을 들을 생각조차 없는지, 제멋대로 평가를 이어갔다.
「풋내기는 토끼나 산새처럼 무해한 사냥감을 고르고, 평범한 사냥꾼은 맹수에게 총구를 겨누지. 하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사냥꾼은 아예 맹수를 길들여 자기 뜻대로 조종하는 법이지. 내 말이 틀렸나, 꼬마?」
「투가린은 맹수가 아닙니다」 소중한 친구를 보호하고자, 알료샤는 목소리를 낮추어 항의했다.
「그 녀석을 말한 게 아니야.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지닌 진짜 『맹수』들 얘기지. 이를테면 네 고향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부모를 다치게 한 강도나, 너와 한마을 출신이면서도 신의를 헌신짝처럼 버린 무법자 같은 자들 말이야」
그 말에 알료샤는 자신도 모르게 모자를 아래로 푹 눌러썼다.
「성과를 놓고 보면 성장한 것은 분명하나, 일류 사냥꾼이 되기엔 아직 갈 길이 멀어. 진짜 훌륭한 사냥꾼의 영역 안이라면 위험한 맹수들이 들끓도록 방치하진 않았겠지」
알료샤의 눈에 비친 경계심과 의문을 꿰뚫어 본 듯, 사내는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돌아가서 잘 생각해 봐. 네 마음에 답이 선명해질 때면, 내 의뢰가 뭔지 비로소 깨닫게 될 테니」
그날 밤, 알료샤는 투가린을 품에 안고 밤새도록 쉽게 잠들지 못했다.
눈을 감기만 하면 치열했던 교전 당시의 화약 연기와 불길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강도 무리는 무거운 벌을 받아 마땅하고 백번 죽어 마땅한 놈들이었지만, 그들 역시 지독한 가난에 찌들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약속을 어기고 죄 없는 이들을 괴롭힌 대가를 치르는 것은 타당하지만, 어째서 타라스 같은 겁쟁이까지 길을 잃을 뻔했던 걸까?
아침의 첫 햇살이 스네즈나야성을 비출 때, 알료샤는 그 사내가 묵고 있는 임시 숙소로 잠입했다. 이번에는 양손에 사냥총을 꽉 쥐고 있었다.
「드디어 갈피를 잡은 모양이군? 이런 삶을 쳇바퀴 돌듯 살아가 봐야 아무 쓸모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테지…」
사내는 방문을 예상했던 것처럼 보였다. 텅 빈 방 안 식탁에는 사내 혼자 앉아 있었고, 탁자에는 두 사람을 위한 소박한 아침 식사가 차려져 있었다.
「당신의 계획에서 제 역할은 뭡니까?」
「성급해하지 말게나. 자네도 알다시피 아직은 때가 아니야」 알료샤의 지쳤지만 단호한 눈빛을 보며, 사내는 맞은편 빈 의자를 가리키며 태연히 대답했다.
「일단 앉아서 밥을 먹을까? 아침을 즐기면서 울부짖는 바람이 전해온 신비로운 옛이야기들을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테니」
캐릭터 스토리5
호감도 Lv.6 달성 후 개방, 「영혼의 야상곡」 스토리 클리어
구성원 각자의 신분이 비밀에 부쳐져 있었지만, 알료샤는 「포효단」이 비범한 인재들이 모인 집단이라는 사실을 직감할 수 있었다.
조직 내 익명 인사의 추천으로, 알료샤는 마침내 스네즈나야성 내의 화려한 궁전을 드나드는 행운을 얻게 되었으며, 심지어 자신에게 꽤 괜찮은 부업까지 구하게 되었다…
정교한 발레극, 매혹적인 노래 공연, 구름에 닿을 듯 솟아오른 화려한 건축물, 봄처럼 따뜻한 실내 환경, 그리고 처음 본 거대한 기계까지…
이 모든 것은 마치 모험가와 상인이 들려주던 아득하고 찬란한 이야기가 어느 순간 모두 현실이 된 것 같았다. 총탄과 피에 익숙했던 청년에게 세상에 이런 모습도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끼게 해준 것이다.
특히 「일곱 성인의 소환」이 그랬다. 알료샤는 색칠한 종이쪽지와 쇳조각으로 이루어진 이 작은 장난감의 핵심 규칙이 계산일 줄 몰랐다. 과거 자신을 그토록 골머리 썩이게 만들었던 계산이 이렇게 매력적이라니!
「억울해, 어릴 때 이런 게임을 할 수 있었더라면 계산을 배울 때 적어도 엉덩이를 두 번은 덜 맞았을 텐데…」
「…하지만 내가 이 게임도 이렇게 못하는 걸 보시면, 두 대는 더 맞았을지도 몰라. 음… 이렇게 보니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네」
또 한 판을 지고 난 후 알료샤는 침묵에 빠졌고, 이 모습은 오늘 새로 사귄 플레이어의 걱정을 샀다.
「이봐, 친구! 괜찮아?」
「괜찮아. 그냥 네가 너무 잘하길래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나 생각 중이었거든」
「어? 그래? 아하하, 그렇게 잘하는 건 아닌데!」 메딘체프라는 이름의 청년은 남에게 이토록 진심 어린 칭찬을 들어본 적이 별로 없는지, 그 자리에서 그를 절친으로 여기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따지고 보면, 다 내가 몬드에 가봤기 때문이야! 거기엔 캣테일 술집이라는 곳이 있는데, 안에는 티바트에서 가장 뛰어난 플레이어들이 모여 있거든…」
티바트의 플레이어와 술집의 잊지 못할 특제 술 한 잔 한 잔…
기품 있는 기사단과, 자유로운 노래와 시까지…
메딘체프는 한참을 이야기했고, 알료샤도 한참을 들어줬다.
젊은 행상에게 이 대화는 그저 남들에게 자신의 위대하고 원대한 사업 계획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사업 수완과 지혜를 마음껏 뽐낼 또 한 번의 기회에 불과했다.
하지만 젊은 「이견자」에게 이 대화는 새로운 창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말할게, 친구. 안 믿을지도 모르지만, 난 가문 사업의 후계자 중 한 명이거든. 내게는 아주 대담한 사업 계획이 하나 있어!」 메딘체프는 말할수록 흥분했다. 「이 계획만 실현되면 집안 사업의 경영권은 내 차지야! 그때가 되면 마음껏 내 능력을 펼치며 포부를 이룰 수 있겠지, 하하하!」
「그럼… 경영권을 얻고 나면 뭘 할 생각인데?」
「어, 난…」 메딘체프는 말문이 막혔다.
물론 알료샤가 이 질문을 처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예전부터 스스로에게 물었었다. 「한겨울 계획」이 저지되고 온 하늘의 눈보라가 걷힐 때, 그때의 스네즈나야는 또 어디로 나아가게 될까?
하지만 그 스스로도 이렇다 할 답을 내리지는 못했다.
수년간 길거리에서 뒹군 사람답게, 메딘체프는 금세 허허 웃으며 두 사람 사이의 어색한 침묵을 깼다. 「…정말이야, 친구. 기회가 되면 몬드에는 꼭 가봐야 해! 멀다고 불평하지 말고. 가보면 내 말이 다 맞다는 걸 알게 될 거야! 거기 술을 스네즈나야로 가져오면 분명 큰돈을 벌 수 있다니까!」
「응, 눈과 얼음이 녹을 때쯤 가볼게 …」
알료샤는 마음속으로 『이상 실현』이라는 이름의 기획서에 새로운 선택 단계를 추가했다.
다른 나라로 떠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첫 목적지는 몬드가 될 것이다.
가장 솜씨 좋은 플레이어들이 가득한 캣테일 술집이 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곳이 따뜻하고 자유로운 국가였기 때문이다.
그곳의 과거와 현재를 둘러보면, 어쩌면 스네즈나야의 미래를 위한 제대로 된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투가린」
호감도 Lv.4 달성 후 개방
스네즈나야 내의 많은 사람들처럼, 강아지에게도 더 이상 단순할 수 없는 이상이 하나 있었다.
충분한 먹을거리와 따뜻한 집.
하지만 인간조차 제 한 몸 지키기 버거운 이 시대에, 그런 이상은 너무 큰 사치다.
그 앞에 놓인 현실은 그저 설원에 버려진 채 몸을 웅크리고, 죽음이 다가오기를 조용히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길을 지나가던 알료샤 역시 해줄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그는 그저 주머니를 뒤져 마지막 남은 소시지 두 개를 꺼낸 뒤, 웅크려 앉아 대충 뜯어서 녀석의 발치에 던져줄 수밖에 없었다.
이후 녀석이 기력을 조금 회복하여 주위를 맴돌며 따라오려 할 때, 매정하게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
그는 애초에 자신의 식량으로는 애완동물을 키우기에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극도로 위험한 임무까지 맡고 있었다.
그의 관찰에 따르면, 최근 설원 일대에 식인 거대 곰 한 마리가 활동하고 있었다.
최대한 가죽을 온전하게 보존하고 총을 쏘는 횟수를 줄이기 위해, 알료샤는 눈 굴 속에 몸을 숨긴 채 스스로 미끼가 되어 사냥감이 걸려들기를 조용히 기다렸다.
하지만 알료샤가 사냥하려던 거대한 곰 외에도,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하나 더 있었다…
그 강아지는 체력을 완전히 회복했는지, 알료샤의 냄새를 쫓아 기어코 따라온 것이었다.
「쯧, 이거 큰일인데…」
거대한 곰이 알료샤를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본 순간, 강아지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아직 앳된 목소리로 다급하고 날카롭게 짖어댔다.
그 소리에 거대 곰이 몸을 돌렸다. 녀석이 굵직한 등을 사냥꾼에게 보이자, 알료샤는 녀석의 숨통을 한 번에 끊을 수 있는 각도를 잃고 말았다.
하지만 거대 곰이 몸을 돌려 강아지에게 달려드는 순간, 알료샤는 아무런 생각도 거치지 않은 채 거의 귀신에 홀린 듯 방아쇠를 당겼다.
날카로운 총성과 살점을 꿰뚫는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지자, 극심한 고통을 느낀 거대 곰은 처절한 비명을 내지르더니 이내 본능에 이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알료샤는 이번 총격이 거대 곰의 장기에 적중했으며, 계속 추격하기만 하면 확실하게 녀석을 사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제자리에 머문 채, 추격이 가져올 수 있는 손실과 그 속에 숨겨진 위험을 계산하고 있었다…
하지만 강아지는 계산할 필요가 없다. 강아지의 세계는 아주 단순하다.
——은인을 사냥하려던 거대 괴수가 자신에게 겁을 먹고 도망쳤으니, 반드시 뒤쫓아가서 최대한 멀리 쫓아내야 한다.
「정말 수지가 안 맞네…」
입으로는 불평하면서도, 알료샤는 결국 흑백이 섞인 재빠른 그림자의 뒤를 쫓아갔다.
차를 몇 잔 마실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알료샤는 마침내 그 강아지를 따라잡았다. 녀석은 이미 미동조차 없는 거대한 곰을 밟고 선 채, 여전히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가슴을 세차게 들썩이고 있었다.
하지만 알료샤의 발소리를 알아차린 후, 녀석은 곧바로 고개를 들고 털실 뭉치 같은 짧은 꼬리를 격렬하게 흔들어댔다.
그 신나서 의기양양한 모습은 마치 자신이 정말로 은인을 무사히 지켜내고, 혼자 힘으로 몸길이가 열 배는 족히 넘는 거대 곰을 물어 죽이기라도 한 것 같았다.
그리고 녀석의 단호한 눈빛은 마치 자신이 계속 사냥꾼을 따라다니며 지켜주겠다고 선언하는 듯했다.
오랜 기싸움 끝에, 알료샤는 결국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알았어, 네 말이 맞아. 어쨌든 사냥꾼한테 사냥개가 없을 순 없으니까… 기왕 이렇게 된 거, 이름이라도 하나 지어주는 게 좋겠어…」
「멍?」
「…그럼 널 『투가린』이라고 부를게. 앞으로 덩치가 좀 더 커졌으면 좋겠어. 그래야 곰 사냥개라는 이름에 어울릴 테니까」
「멍!」
신의 눈
호감도 Lv.6 달성 후 개방, 「영혼의 야상곡」 스토리 클리어
수수께끼의 인물이 찾아온 후 며칠 동안, 알료샤의 생활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었다. 그는 여전히 들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원래 자신이 맡은 역할을 그대로 수행했다.
하지만 누군가 마음먹고 설원 위의 총성을 기록했다면, 눈치챘을 것이다——그 「사냥꾼」이 방아쇠를 당기는 빈도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을.
결심했으며, 수렵의 필요성도 알고 있었고, 조준하고 조준당하는 일에 익숙해졌음에도, 알료샤는 여전히 피에 혐오감을 느꼈다.
특히 「포효단」이 가져온 정보를 얻은 후로는 더욱 그랬다.
「한겨울 계획」에 얽힌 수많은 비밀은 그가 오랫동안 품어왔던 추측을 뒷받침했다. 이 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제멋대로 활개 치는 조직이나 끊임없이 나타나는 흉악범들, 혹은 이권을 갉아먹는 부패한 관리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그저 이 혹한의 눈얼음이 만들어낸 합병증일 뿐이다.
병의 근원을 뽑지 않는 이상, 이런 하찮은 잔병치레들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사냥개를 훈련시킬 때조차 배불리 먹이고 육포를 보상으로 줘야 하는데, 하물며 끝없는 욕망을 품은 사람의 마음은 오죽하겠는가?
그렇다면 자신의 총구가 잘못된 대상을 겨누고 있는 건 아닐까? 자신이 흘리게 한 피 역시 아무 필요가 없었던 건 아닐까?
이런 생각에 잠길 때면, 늘 선명했던 그의 「시야」——거센 바람과 눈보라 속에서도 사냥감을 정확하게 포착하던 그 두 눈——가 조금씩 흐릿해지곤 했다.
그래서 알료샤는 망설이기 시작했다. 노상강도가 장물을 돌려주기만 하면, 비록 그들이 「가금」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철칙을 어겼어도, 애원하는 상대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을 선택했다.
하지만 맹수들은 결코 자비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의 눈에 물러서는 것은 그저 나약함의 낙인일 뿐이었다. 알료샤가 번번이 총구를 거두자, 마침내 위기가 닥쳐왔다.
그것은 그를 낚기 위해 교묘하게 설계된 덫이었다. 알료샤가 평범한 약탈을 저지하려 엄폐물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을 때, 무릎을 꿇고 애원하던 「맹수」와 공포에 질려 있던 「가금」이 동시에 위장을 벗고 그를 향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냈다.
겹겹이 둘러싼 포위망과 끊임없는 소모 속에서, 알료샤의 패색이 짙어졌다…
체력은 한계에 다다랐고, 탄띠에도 총알이 고작 몇 발밖에 남지 않았다.
구멍투성이 엄폐물 뒤에 숨어, 그는 마지막 남은 육포 한 조각을 투가린의 입에 밀어 넣었다.
「투가린, 도망칠 준비 해」
바로 그때, 포위망 한구석이 갑자기 찢어지며 총성이 터져 나왔다.
그 순간의 혼란을 틈타, 알료샤는 사지에서 벗어났다.
한구석에서, 알료샤는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마구잡이로 총을 쏘아대 무의식중에 포위망에 틈을 만들어낸 사람을 보았다. 그에게 매우 익숙한 얼굴, 바로 타라스였다.
알료샤는 총조차 제대로 쥐지 못하는 이 남자가 진작 마을에 정착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본래 그가 다시 사지로 발을 들일 이유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왔다——떨리는 두 다리를 이끌고.
타라스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어색하게 말했다. 「다들 아직 널 필요로 해…」
사시나무처럼 떨면서도 무기를 꽉 쥐고 있는 남자를 보자, 알료샤의 마음속을 뒤덮고 있던 탁한 안개가 순식간에 걷혔다.
이 나라의 병든 뿌리에 닿지 못한다면, 목적 없는 전투와 출혈은 아무 의미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처단해야 할 악에 맞서고, 아직 타락하지 않은 이들을 보호하는 것 자체가, 「모두가 굶주리지 않고,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지 않는 세상」이라는 원대한 이상에 도달하기 위해 거쳐야 할 필수적인 전제조건이었다.
타라스 개과천선한 사실이야말로 그 사실을 완벽하게 증명해 주는 가장 명백한 사례가 아닌가?
늘 선명했던 그의 「시야」가 돌아왔다.
이 염원을 달성하기 위해, 그는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울부짖는 눈보라에 동화되어 거대 괴수와 만년설을 산산조각 낼 준비가 되어 있었다. 물론, 그 눈보라가 올바른 궤도를 이탈한다면, 언제고 그 폭풍 그 자체마저 사냥할 생각이었다.
얇은 입단 신청서를 손에 꽉 쥔 채, 알료샤는 마침내 정체불명의 그 인물을 다시 찾아갔다.
「가입할 수는 있지만, 맹목적으로 당신들의 명령에 복종할 수 없습니다」
「문제없어. 우리 『포효단』의 신조는 본래 그렇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건 전적으로 네 자유지」 알료샤의 허리춤에서 은은하게 빛나며 순수한 원소의 빛을 내뿜는 「작은 물건」을 힐끗 본 사내의 얼굴에 보기 드문 미소가 떠올랐다. 「게다가 내 개인적인 입장에서도, 자네가 스스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기대가 되는군」
그렇게 휘몰아치는 광풍 속에 번개처럼 빠른 기운 한 줄기가 섞여들었다…
첫 만남…
안녕. 난 알료샤, 평범한 사냥꾼이야. 물론 도적 놈들에게 수소문하면 나의 또 다른 신분을 알게 되겠지만——그건 우리만의 비밀로 해두자
잡담·사격 실력
표적 맞히기로 연습한 사격 실력과 사냥으로 익힌 사격 실력은 차원이 달라. 전쟁에서 갈고닦는 경우도 있지만… 음, 이 얘긴 넘어가자
잡담·입양
혹시 강아지 입양할 생각 있어? 생각 있으면 나한테 얘기해, 어떤 종류든 다 있으니까. 너라면 믿고 맡길 수 있어
잡담·계산
이만큼은 집으로 보내고, 이만큼은 포효단 사람들이 약을 사게 줘야겠다. 그럼 엽총을 정비하는 데 쓸 모라는… 이번에는 어떤 도적단이 걸려들려나
비가 올 때…
후드가 다 젖겠네…. 투가린, 몸 털지 마!
비가 그친 후…
동굴에 숨어 있던 녀석들이 나올 때군
번개가 칠 때…
매복하기 좋은 날씨야. 천둥소리에 총성을 숨길 수 있거든
눈이 올 때…
흠, 사냥감의 흔적이 다 지워지겠어
강풍이 불 때…
이런 날씨엔 모자를 쓸 수가 없어…
사막에 있을 때…
나도 털갈이를 하면 좋을 텐데…
아침 인사…
아침이 되면 숲속에서 새들이 짹짹거려… 가서 몇 마리 잡아볼까?
점심 인사…
난 보통 야외에서 점심을 먹지만, 딱히 추천하진 않아
저녁 인사…
밤이 됐네. 희귀한 사냥감들은 대개 이 시간부터 활동을 시작해
굿나잇…
먼저 쉬어. 난 밤에만 할 수 있는 일이 좀 남았거든
알료샤 자신에 대해·투가린
투가린을 처음 만났을 때, 녀석은 눈밭에 버려진 채 웅크리고 있었어.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했지. 그래도 목숨 하나는 질겨서, 소시지 두 개를 먹여 주니까 금세 내 주위를 빙글빙글 돌더라. 동물을 키울 만큼 식량이 넉넉한 건 아니지만, 사냥꾼한테 사냥개가 없어선 안 되지. 안 그래?
알료샤 자신에 대해·엽총
이 엽총은 아버지한테 물려받은 건데, 내가 전체적으로 다 개조했어. 목숨을 맡겨야 하는 이상, 무기는 주운 거든 뺏은 거든 산 거든 다 믿을 게 못 돼. 같이 생사를 넘나들 동료이니, 부품 하나까지 다 꿰고 있어야지. 근데 총기 정비랑 개조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가끔은 돈을 메꾸기 위해 몇 끼를 굶어야 할 때도 있어…
우리에 대해·사냥꾼과 모험가
전에도 말했듯이, 미지의 황야 앞에서 사냥꾼은 사냥감만 잡으면 발길을 돌리지만, 모험가는 언제나 더 먼 곳으로 나아가고 싶어 해. 그래서 세상을 뒤흔드는 큰일은 나 같은 사냥꾼과 얽힐 일이 거의 없지. 그래도 가끔 너 같은 모험가한테 스릴 넘치는 모험담을 듣는 건, 꽤 흥미로운 일이야
우리에 대해·이상
넌 스네즈나야가 어떤 나라가 될 것 같아? 훗… 누군가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건 처음이네. 당장 다음 끼니를 걱정하는 마을 주민이나, 지나가는 행인을 노리는 도적은 이런 문제를 논할 여유가 없으니까. 너는 이런 대화를 나누기 적합한 상대라고 생각해. 물론 지금 당장 답을 교환할 필요는 없어. 나도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보고 싶거든. 이 질문의 답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이상」일 테니까
「신의 눈」에 대해…
「신의 눈」은 한 사람의 소원을 상징한대. 하지만 「소원」이라는 말은 너무 막연하다고 생각해. 난 이게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가 중요할 뿐이야. 내 특수 능력을 강화해 준다는 사실을 몰랐으면, 아마 진작에 모라로 바꿔버렸을걸
하고 싶은 이야기…
스네즈나야의 설원에선 은어를 할 줄 아는 게 도움이 돼. 요정 갱단이나 도적을 만났을 때, 말이 통하면 귀찮은 일을 피할 수 있거든. 참, 입에 「닭고기」를 달고 사는 무리를 만나면 마음껏 털어버려. 「닭고기」는 푼돈을 들고 다니는 약한 행인을 뜻하거든. 만만한 「닭고기」만 건드리는 녀석은 도적 중에서도 쓰레기야. 너와 내 실력이면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지. 맞아, 악당이 악당을 터는 셈이야. 그 녀석들도 감히 겨울군에 신고하진 못할 테니, 억울해도 지네가 어쩌겠어?
흥미있는 일…
몬드성에 캣테일 술집이라는 곳이 있다던데, 티바트 각지의 일곱 성인의 소환 고수들이 거기 모여 카드 실력을 겨룬다고 들었어. 언젠가 다른 나라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난 무조건 거기부터 갈 거야. 유일한 단점은, 몬드가 여기서 너무 멀다는 거지…. 휴, 왜 스네즈나야에는 그런 술집이 없는 걸까?
「여왕」 폐하에 대해…
나에게 여왕 폐하는 이 땅에 내리는 눈 같은 존재야. 우리에게 뼛속까지 스며드는 추위를 견디게 하지만, 동시에 성가신 더러움을 덮어주시지. 그분은 언제쯤 자비를 베풀어, 나 같은 설국의 아이들에게 눈이 녹아내린 스네즈나야를 보여주실까
오데트에 대해…
오데트가 포효단의 멤버라는 걸 처음 알았을 땐 깜짝 놀랐어. 우인단 단원 중에도 포효단의 이념에 공감하는 자가 있을 줄이야. 하지만 그렇다면, 이상을 실현하는 게 생각보단 어렵진 않겠어. 이 나라의 미래도 아직은 기대해 볼 만해
보댜니차에 대해…
보댜니차는 포효단의 핵심 정보원이야. 나도 이런저런 걸 물어보러 자주 찾아가는데, 보댜니차가 주는 정보는 큰 도움이 돼. 하지만 공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을 때는 그 애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모르겠어. 오데트와는 훨씬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던데… 여자들끼리만 통하는 은어라도 있는 걸까?
발레리에 대해…
발레리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내 앞을 가로막더니, 규정 몇 조 몇 항에 따라 군수궁에 접근할 수 없다면서 날 쫓아냈어. 보통 엽총을 메고 군수궁 근처에 잠입한 놈을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체포해야 정상 아닌가? 난 싸울 준비까지 끝냈었는데 말이야. 뭐, 결국 싸움은 안 났고, 군수궁에 아는 사람만 한 명 늘었지. 그는 어떤 부분에선 나와 생각이 잘 맞아. 우린 서로에게 명확한 선을 그어뒀어. 그 선만 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꽤 유쾌하게 지낼 수 있을 거야
미탸에 대해…
난 학교를 제대로 다닌 적이 없어서, 미탸 같은 사람과는 어울리기 힘들 줄 알았어. 하지만 그 녀석이 먼저 내 총을 몇 번 개조해 준 뒤로는,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었다는 걸 깨달았지. 미탸는 어울리기 쉬운 사람이야. 그냥 동네 친구처럼 대하면 돼. 딱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걔가 「과학 은어」를 중얼거릴 때는 방해하면 안 된다는 거야
알료샤에 대해 알기·첫 번째
내 비밀을 알고 싶다고? 지금 알려줄 수 있는 건, 「사냥꾼」이라는 신분이 꽤 편리한 위장이 되어 준다는 거야
알료샤에 대해 알기·두 번째
예전에 누가 나한테, 동물을 겨눌 때와 사람을 겨눌 때의 차이가 뭐냐고 물은 적이 있어. 난 그때 대답하지 않았지. 난 둘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믿지만, 총을 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방아쇠를 당기는 내 동작이 대상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거든…. 그래서 난 사람에게 총구를 겨누는 걸 좋아하지 않아. 언젠가 내 마음속에서 그 차이가 사라져 버릴까 봐 두려워
알료샤에 대해 알기·세 번째
어릴 때 도적단에게 우리 집의 전 재산을 털린 적이 있어. 부모님은 별일 아니라며 날 달랬지만, 그 재산을 잃는 게 우리 가족에게 어떤 의미인지 나는 알고 있었지. 그래서 난 내 능력을 이용해 도적단을 추적했어. 그렇게 나는 처음으로 동물이 아닌 대상을 사냥했고, 내 손에 피를 묻혔지…. 후회는 없었어. 그 도적들은 극악무도했고, 마땅한 대가를 치러야 했으니까. 하지만 그들 역시 가난에 찌든 자들이었다는 걸 깨달으면서, 나는 이 나라의 가장 큰 문제가 도적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됐어. 이 나라의 진정한 문제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내 손에 묻은 피는 아무 의미도 없을 거야
알료샤에 대해 알기·네 번째
내가 포효단에 들어가기로 결심한 건, 그곳의 이념이 지금의 스네즈나야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하지만 이런 이념도 언젠가는 스네즈나야에 어울리지 않는 날이 오겠지. 우리가 투쟁해 온 모든 게 결실을 맺고 나면, 많은 것들이 달라질 테니까. 진정한 시련은 그때부터 시작일 거야
알료샤에 대해 알기·다섯 번째
내가 보기에 「현실주의자」는 세상에서 제일 속물적인 사람들이야. 늘 돈과 권력, 그리고 마음속에 있는 더러운 일들에 눈독을 들이거든. 반대로 「이상주의자」는 세상에서 가장 고고한 사람들이지. 도둑질과 기만을 경멸하고, 티끌만 한 부정조차 용납하지 못하니까. 사실 또 다른 부류도 있는데, 바로 「현실적 이상주의자」야. 이들은 그 둘 사이에 끼어서 매일같이 내적 갈등에 시달리며 살아가지
알료샤의 취미…
개조, 정비, 사격 연습… 처음엔 총이 전투에 필요해서 관심을 갖게 된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매번 필요 이상으로 시간과 모라를 쏟아붓는 나를 발견한 후론, 이게 내 취미가 되어버렸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지
알료샤의 고민…
개조에 드는 모라, 정비에 드는 모라, 사격 연습에 드는 모라… 제대로 계산해 보면, 가장 좋아하는 취미가 가장 큰 고민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돼
좋아하는 음식…
잘 절인 고기,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빵, 불에 올리면 바로 녹아내리는 치즈… 이런 훌륭한 재료가 있다면,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곳에서도 불만 가지고 푸짐한 식사를 차릴 수 있어
싫어하는 음식…
껍데기가 있는 건 싫어해. 게나 랍스터 같은 거. 그 많은 모라와 힘을 들여서 집게나 가시와 씨름하는 게, 고작 쥐꼬리만한 살점 때문이라니? 가성비도 안 맞고, 성에도 안 차
선물 획득·첫 번째
고마워, 맛있네…. 혹시 이 음식, 나중에 먹을 수 있게 보관하는 방법도 알아?
선물 획득·두 번째
음… 희귀한 야생 고기를 몇 가지 추천해 줄까? 더 좋은 재료를 넣으면 훨씬 맛있어질 거야
선물 획득·세 번째
…음식을 낭비할 순 없지. 설원에 있는 마을엔 나보다 이걸 더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을 거야
생일…
오늘은 네 생일이지? 생일 축하해. 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은 「생일 챙기는」 걸 사치로 여겼어. 귀한 밀가루와 크림으로 케이크를 만들고,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인 정교한 물건을 찾아 선물을 마련해야 했으니까. 하지만 난 아이들에겐 잘못이 없다고 생각해. 생일이란 원래 그런 거잖아. 언젠간 스네즈나야의 모든 아이가 그런 생일을 보낼 수 있게 되면 좋겠어. 그래서 나도 정성을 담아 선물을 준비하고, 축하 글을 적어봤지. 소중한 친구에게 즐거운 하루를 선물하는 것, 어쩌면 그게 이상을 향한 괜찮은 첫걸음 아닐까?
돌파의 느낌·기
좋아, 조준이 훨씬 정확해졌어
돌파의 느낌·승
투가린이랑 호흡이 더 잘 맞게 됐어. 이 녀석도 성장하고 있네
돌파의 느낌·전
명중 횟수가 늘었어…. 이건 과연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돌파의 느낌·결
나의 이상에 닿으려면, 앞으로 얼마나 더 걸어가야 할까?
원소폭발·세 번째
사냥개보다 빨리 뛸 수 있겠어?
보물상자 오픈·첫 번째
뭐 빠트리지 않도록 잘 봐
보물상자 오픈·두 번째
모라로 바꿀 만한 거 있어?
보물상자 오픈·세 번째
다 챙겼으면 가자. 나쁜 놈들 눈에 띄기 전에
동료 HP 감소·첫 번째
내가 엄호할게, 물러서!
동료 HP 감소·두 번째
무리하지 마, 사냥감은 내가 보고 있어
전투 불능·첫 번째
이번엔 내가 사냥감인 건가?